UPDATE 2025-12-13 01:46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30) 가람 이병기(李秉岐)의 현대시조와 국문학] 청정·고아한 서정, 전북이 낳은 영롱한 별

가람 이병기(1891- 1968)는 전통적인 조선조의 시조장르를 현대시조로 계승 발전시킨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다. 가람은 변호사(이 채)의 장자로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1898년부터 고향의 사숙에서 한학을 익히다가 중국의 량치차오(梁啓超)의 〈음빙실문집(飮氷室文集)〉을 읽은 후, 신학문에 뜻을 두고 1910년 전주공립보통학교를 마치고 1913년 관립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였다. 재학시절인 1912년에는 조선어강습원에서 주시경으로부터 조선어문법을 배웠고, 이듬해부터 전주 제2, 여산공립보통학교에서 교사로 봉직하며 국어국문학과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문헌을 수집하고 시조를 중심으로 우리 국문학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였다. 1921년에 권덕규, 임경재 등과 더불어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하여 우리 어문연구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듬해부터 동광고등학교, 휘문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시조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1926년 ‘시조회’를 발기하고 시조혁신을 제창하는 논문들, 〈시조란 무엇인가〉(동아일보 1926. 11. 28- 12. 13), 〈율격과 시조〉(동아일보 195811.28- 12.1), 〈시조원류론〉(新生 1929. 1-5), 〈시조는 唱이냐 作이냐〉(新民 1930. 1), 〈시조를 혁신하자〉(동아일보 1932. 1. 23- 2. 4), 〈시조의 발생과 가곡과의 구분〉(진단학보 1934. 11) 등 20 여 편을 발표하면서 시조의 본질적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가람 이병기는 시조의 명칭은 본디 시절을 노래한다는 ‘시절가’로서 ‘시절가조(時節歌調)’를 줄인 말인 ‘시조’에서 나왔으며, 신광수(숙종38년 1712년 -영조51년 1775년)의 〈석북집〉 관서악부 15장에 수록된 ‘일반적으로 시조는 장음과 단음을 늘어놓은 것으로 장안의 가객 이세춘으로부터 나왔다’라고 했던 가장 오래된 시조의 명칭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즉 시조는 당시에 유행했던 민요 창조(唱調)의 유행가였으며, 당대 유명한 대중가수였던 이세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시조는 민요에서 파생하여 시조장르가 나왔다는 향가연원설을 주장하였고, 처음으로 시조를 평시조, 엇시조, 사설시조 등 세 종류로 분류하여 시조의 장르와 형태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서 우리 국문학을 정립한 국문학자로 양주동과 더불어 국문학의 태두로 불리고 있다.1930년에 조선어철자법 제정위원이 되었고, 보성전문, 연희전문 강사를 겸하면서 1942년엔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되어 국어사전 원고를 안고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 출옥한 후 익산 여산으로 귀향했다가 광복을 맞아 상경한 이후 군정청 편수관을 지냈고, 1946년 서울대학교 교수와 여러 대학의 강사를 역임했다. 6.25동란 때인 1951년에는 전시연합대학 교수, 전북대학교 문리과대학장을 역임하다가 1956년에 정년을 하고 1957년 학술원 추천위원, 1960년 학술원 임명회원이 되었다. 가람은 그의 〈국문학개론〉(1965년)에서 ‘시조는 가곡의 창조(唱調)로 민요에서 파생하여 향가와 병행하다가 고려 초에 향가가 소멸하면서 향가의 장점을 섭취하여 그 형태를 이루었다는 것’과 향가체인 백제의 〈정읍사〉가 시조의 원형이라고 처음으로 주장한 국문학자의 학술적 공과는 이후 학계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다음으로 현대시조는 첫째, 실감실정(實感實情)을 표현하자, 둘째, 취재의 범위를 확장하자, 셋째, 용어의 수삼(數三; 선택), 넷째, 격조의 변화, 다섯째, 연작(連作)을 쓰자, 여섯째, 쓰는 법, 읽는 법 등 6종의 혁신론을 주장하여 전통적인 옛 관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현대시조의 정체성을 주장하였기 때문에 가사장르와 달리 지금까지도 현대시조시로서 향유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러므로 현대시조는 정형시이면서 자유시이고 자유시이면서 정형시가 되어야 하며, 전통적인 시조와 다른 점이 정형이라는 틀에 구속되지 않으면서 자유시가 되지 않는 점이 묘미라 했다. 그런 점에서 시조가 정형(定型)이 아니라 정형(整形)이라고 역설한 가람 이병기는 현대시조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좌표를 정립 제시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가람은 1939년부터 〈문장〉지에 김상옥, 이호우, 장응두, 조남령, 오신혜 등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여 시조중흥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시조와 현대시를 동질적인 것으로 보고 시조창으로부터 분리하여 시어의 조탁(彫琢)과 관념의 형상화, 연작(連作) 등을 주장하며 시조혁신을 선도하였다. 1939년에는 이러한 정신에 입각하여 창작한 작품들을 엮어 〈가람 시조〉를 발간한 이후 〈국문학개론〉, 〈국문학전사〉, 〈가람문선〉 등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여는 역저를 출간하기도 했다. 가람의 대표적인 시조는 연시조로서 〈가람시조〉와 〈가람문선〉에 실려 전하는데 ‘별’, ‘난초’, ‘냉이꽃’, ‘송별’ 등이 유명하다. 그중 ‘별’의 연시조는 국정국어교과서에 실려져 소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곡으로도 작곡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바람이 서슬도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산뜻한 초사흘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저별은 뉘별이며 내별 또한 어느게오잠자코 호올로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별)-한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드는 별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새로 난 난 잎을 바람이 휘젓는다깊이든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중략)본래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정(淨)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두고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받아 사느니라 -(난초)-연시조 ‘별’은 가람의 고향땅 익산 여산에서 늑대 눈 마냥 시퍼렇게 쏟아져 내리는 별밤하늘을 머리에 이고 보면서 읊은 시조다. 저녁밥을 먹고 바람을 쐬러 뜰 앞에 나서니 산바람 싸늘하게 옷깃에 젖어드는 정경을 ‘바람이 서슬도 하여’라 그린 것을 보면 시상도 그러려니와 맑고 청정한 가람의 서정이 흠뻑 베어난다. 초저녁 초사흘 달이 서산을 넘어가고 별들만 총총히 깊어가는 밤에 별을 헤어보면서 저별은 누구의 별이며 내별 또한 어느 것이냐는 동심같은 청징한 시상에 멎으면 가람의 청초하고 담담하며 고아한 우아미가 온 몸으로 번져온다. 이러한 가람의 미학은 7연시조 ‘난초’에 수정처럼 알알이 맺혀 영롱한 빛을 더욱 발한다. 가람의 난은 술복, 글복, 제자복이라는 ‘삼복(三福)’에 버금가는 가람의 재산이며 제 2의 가람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 돋아난 난 잎을 거센 광풍이 꺾어버릴 듯 휘젓고 지나가는 순간 혹여 난 잎이 꺾이면 어찌할까 가슴 조아림은 가람만이 지니고 있는 천진성이다. 마치 어린 아이 손처럼 여린 난 잎이 바람에 흩날리다 꺾여버리는 아픔을 차마 눈뜨고 어찌 보아 넘길 수 있냐는 사려 깊은 통찰력과 완벽한 시상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티끌 한 점 없는 깨끗한 공기와 영양가 하나 없는 비나 이슬 같은 맑은 물을 머금고 태양을 향하지 않고 살아가는 청징무구한 난초처럼 오로지 책과 제자와 술만을 가까이 하며 국문학을 연구해온 가람은 그가 노래한 난초 7연시에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리고 전주 교동 한옥 마을에는 말년에 그가 기거했던 양사재(養士齋)가 있고, 다가공원엔 말년에 병고의 삶을 반추한 연시조 3수가 담긴 가람시비가 공자의 ‘천상탄(川上嘆)’을 되 뇌이듯 흘러가는 전주천을 굽어다 보고 있다. 가람 이병기 선생은 우리 전북이 낳은 영롱한 별로, 청정한 한 포기 난초로 길이 남아 우리 한국국문학의 지남(指南)이 되고도 남는 분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5.30 23:02

한하운 시인 문학세계 재조명

완주군은 삼례문화예술촌 내 완주책박물관(관장 박대헌)에서 오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제15회 기획전시 전라도 길 황토길-한하운 시인을 기리며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슬픈 역사를 노래한 나환자 시인 한하운(韓何雲, 1919-1975)에 초점이 맞춰진다. 한하운 시인은 천형(天刑)인 나환자(癩患者, 한센병)로서 겪었던 절망과 고독을 황토색 짙은 시어와 객관적 어조로 승화시킨 시인. 이번 전시회에선 온전한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서정적이고 민요적인 시어를 통해 표현한 한하운시초 보리피리 등 대표적인 문학작품과 관련 자료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특히 이번 기획전은 한하운의 시가 생명력을 얻어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시인의 일대기를 따라 함흥에서부터 전라도일본중국을 거쳐 형성된 문학적 영향력이 세계를 향하고 있음을 나타냈고, 회귀하듯 새로운 출발을 꿈꾸기 위해 전라도 길 황토길을 선보인다.한편 30일 완주책박물관서 열리는 고서대학은 시인 한하운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할 수 있는 관련 자료에 대한 강의로 꾸며질 예정이다.유효숙 문화관광과장은 나환자 시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하운 시인의 삶과 민요적이고 서정적인 문학 작품들의 재조명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지역 주민과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문화 콘텐츠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경모
  • 2014.05.27 23:02

"글 쓰기 어렵지 않아요" 최명희문학관 특강 마련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최명희문학관, (사)문화연구창(대표 유대수)이 전북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특강을 마련했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문장강화(文章講話)다(6월11일부터 7월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 총 6개의 강좌로 구성된 문장강화는 만만한 글쓰기와 바르게 쓰기 두 테마로 진행된다. 만만한 글쓰기 강사는 우석대 송준호 교수(소설가)와 경종호문신 시인. 송준호 교수는 나를 바꾸는 글쓰기를 주제로 자신감을 심어주며, 경종호 시인은 어린이들이 쓴 동시로 읽는 세상을 주제로 아이들의 놀라운 발상을 체험케 한다. 문신 시인은 미술인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가장 아름답고 쉬운 글쓰기의 실제를 보여준다. 바르게 쓰기 강사는 교열교정 전문가인 정혜인씨가 맡는다. 흔히 틀리기 쉬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비롯해 총 3회에 걸쳐 미술인들의 작가노트평론, 공연예술인들의 작품소개줄거리, 지자체문화시설들의 홍보물 등 팸플릿과 브로슈어에 담긴 글을 함께 읽고 잘못 쓴 맞춤법과 띄어쓰기, 비문을 찾는다. 강좌가 끝난 후 강사들과 수강생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글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나누는 시간을 별도로 가질 예정이다. 수강료 5만원(개별강좌 2만원). 송준호 교수와 경종호 시인의 강좌는 공개강좌다. 모집은 6월 10일까지.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27 23:02

"새만금, 미래 가치를 사라" 홍장수씨 〈새만금에서 꿈꾸는 미래〉출간

토지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홍장수씨가 <새만금에서 꿈꾸는 미래>를 냈다(신아출판사). 30년 가깝게 전주시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저자는 명예퇴직 후 부동산컨설턴트로 변신, 2000년대 초부터 새만금 투자에 주목했다. 이 책은 새만금의 현실과 비전을 도표와 그래픽, 사진 등을 곁들여 새만금 개발의 방향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또 새만금개발에 따른 부동산 투자가치가 어떻게 바뀔지 예상했다. 특히 군산김제부안고창 등 새만금 배후도시의 발전 잠재력을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고 그 가능성에 주목했다. 저자는 10년 후 폭등할 배후도시로 군산의 고군산군도신역세권내초동오식도, 김제의 만경진봉광활심포, 부안의 변산격포하서곰소, 고창의 구시포심원면 등지를 지목했다.그는 육지와 바다가 접근한 지역이 미래가치에서 앞서갈 것이다고 진단하면서, 땅을 사지 말고 향후 10년 앞을 보고 미래가치를 사라고 권한다. 2030년 세계엑스포 개최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최근 새만금에 대한 관심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중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이 책을 조만간 중국어판으로 낼 계획이다. 전북역도연맹 전무이사를 지냈으며, <새만금 아리울 강남아줌마가 반했다> 책을 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23 23:02

[(29) 판소리 6마당 개작자 신재효] 신분 초월한 민족문학예술로 승화

판소리는 소리를 하는 소리꾼 창자와 북을 치는 고수, 보고 듣는 청중의 3자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판을 이루어서 실행되는 예술행위를 일컫는 장르이다. 판소리란 소리꾼의 소리를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예술형식이기 때문에 많은 청중이 있어야 하며, 흔히들 일고수(一鼓手) 이명창(二名唱)이라 이르듯이 소리에는 반드시 고수의 장단과 추임새가 필수적이다. 판소리의 연행은 창자의 소리와 말인 아니리, 몸짓인 발림(너름새), 고수의 북소리와 흥을 돋우는 추임새(보비위)가 반드시 기본이 된다. 여기에 청중들의 추임새가 어우러지면 판소리는 이런 요소들이 한데 어울려 하나의 소리판이 이루어짐으로써 신명나는 예술행위로 태어난다. 우리나라의 판소리는 대개 조선 숙종조(1675- 1720년) 전후인 18세기 초에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판소리의 기록물로서 1754년 유진한이 한문으로 쓴 〈춘향가〉와 남원의 양주익이 한문으로 쓴 〈춘몽연(春夢緣)〉이 전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배뱅이굿〉과 〈변강쇠가〉 등의 예를 든 북방계설이 있기도 하지만, 판소리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무당들의 무가(巫歌)를 중심으로 비롯되어 되었다는 남방계설이 통설이다. 신재효(1812- 1884년)는 전북 고창에서 아버지 광흡과 절충장군 상려(常礪)의 딸인 경주김씨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나 35세 이후에 이방이 되었다. 후에 호장(戶長)이 되었다가 1876년 기전삼남(幾甸三南)의 한재민(旱災民)을 구제한 공으로 정3품 통정대부가 되었고, 절충장군을 거쳐 가선대부에 오르고 이어 호조참판으로 동지중추부사에 올랐다. 그는 꾸준히 신분상승을 꾀하면서 한시문학보다 판소리의 정신세계에 몰입하여 즐기는 한편, 넉넉한 재정을 바탕으로 판소리 광대들을 모아 그들의 생활을 도와가며 판소리를 가르쳤다. 진채선(陳彩仙), 허금파 등의 여성광대를 최초로 발탁하여 길러냄으로써 여성도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최초로 열었고, 김세종, 전해종 등의 명창들을 길러내기도 하였다. 가람 이병기는 그가 지은 「국문학개론 1965」에서 판소리는 그 내용에 극적 요소가 많고 그 체제가 소설적이라기보다 희곡적이며, 그 문체가 산문체가 아니고 시가체적인 것이라 하여 극가(劇歌)의 장르라고 최초로 정의하기도 하였다. 신재효는 특히 고졸(古拙)한 소리와 직선적인 성음을 갖추고 박자가 빨라서 너름새를 하기 어려운 동편제와, 화려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갖추면서 느린 박자로 쉽게 너름새가 이루어지는 서편제의 장점을 조화시키면서 듣는 판소리에서 보는 판소리의 묘미를 더해 드라마틱한 면모를 살려낸 판소리 제작자이다. 그리고 춘향가를 남창(男唱)과 동창(童唱)으로 구분하고 어린광대가 수련할 수 있는 대본을 마련하여 판소리의 다양성에도 기여하였다. 또 창 형식을 빌어 판소리의 이론을 처음으로 정립하는 〈광대가〉를 창작하여 판소리의 이론적 바탕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는 여기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판소리에서 소리꾼인 광대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 예컨대 판소리는 반드시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라는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져야 한다는 법도를 가사장르에 맞춰 다음과 같이 논리적으로 정리 제시하였다. 거려(居廬)천지 우리행락 광대행세 좋을시고/그러나 광대행세(廣大行勢) 어렵고 또 어렵다/광대라 하난 것은 제일은 인물치레/둘째난 사설(辭說)치레 그 즉차 득음(得音)이오/그 즉차 너름새라 너름새라 하난 것이/귀성지고 맵시 있고 경각(頃刻)의 천태만상/위선위귀(爲仙爲鬼) 천만변화 좌상(座上)의 풍류호걸/귀경하는 남녀노소 울게 하고 웃게 하는/이 귀성 이 맵시가 엇지 아니 어려우며/득음이라 하난 것은 오음(五音)을 분별하고/육율(六律)을 변화하야 오장(五臟)에서 나는 소리/농락하여 자아낼 제 그도 또한 에렵구나/사설(辭說)이라 하난 것은 정금미옥(精金美玉) 좋은 말로/분명하고 완연하게 색색이 금상첨화/칠보단 미부인이 병풍되어 나셔 난 듯/삼오야(三五夜) 밝은 달이 구름 밖의 나오난 듯/세(細)눈뜨고 웃게 하기 대단히 에렵구나 /인물은 천생이라 변통할 수 없거니와 (중략) 이와 같이 광대가 지녀야 할 조건의 세부적인 설명 속에는 판소리에 대한 신재효의 해박한 경지를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즉 너름새는 구성지면서 맵시가 있어야 하며, 때론 변화무쌍한 연기력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아 일희일비하도록 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득음(得音)은 오음(五音; 궁, 상, 각, 치, 우의 5음)을 분별하고 육률(六律;12율 중 양성에 해당하는 태주, 고선, 황종, 이칙, 무역, 유빈 등의 6소리)을 변화시켜 오장과 육부에서 나오는 소리로 만들어져 청중들을 농락할 수 있어야 하며, 깨끗하게 정련된 금과 아름다운 옥과 같이 곱디고운 말로서 칠보단을 두른 선녀가 병풍 속에서 나오듯 하거나, 삼오야 밝은 달이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밀듯 해야만 한다고 하였다. 판소리는 먼저 우아한 표현의 사설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음악적 기교가 뛰어나야 하며,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기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요건을 갖춘다면 반드시 한시문학과 어깨를 겨눌 수 있다는 자부심도 가져야 한다고도 하였다. 그간 전해오던 송만재의 1910년대 「관우희(觀優戱)」에 의하면 판소리는 본디 〈춘향전〉, 〈심청가〉, 〈홍보가〉, 〈수궁가〉, 〈적벽가〉, 〈변강쇠타령〉, 〈배비장타령〉, 〈장끼타령〉, 〈옹고집타령〉, 〈왈자타령〉, 〈강릉매화타령〉, 〈가짜신선타령〉 등 12마당이 있었다. 1940년대의 「조선창극사」에도 송만재의 12마당 가운데 〈왈자타령〉을 〈무숙이타령〉으로, 〈가짜신선타령〉 대신에 〈숙영낭자전〉으로 대체되었지만 12마당은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1933년 이선유가 발간한 「오가선집」에는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수궁가〉, 〈화용도(적벽가)〉의 5편만 실려 전해왔다. 신재효는 종래의 12마당의 판소리 가운데 이선유의 5마당 외에 〈변강쇠타령 -가루지기타령〉을 넣어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별가〉, 〈적벽가〉, 〈변강쇠가〉 등 6마당으로 개작하였는데, 여기에 사설을 개작하여 작품 전체가 체계적이고도 합리적인 구성을 갖추게 함으로써 그가 지향했던 상층취향의 전아한 의취를 살려냈다. 기존의 12마당 판소리들 가운데 청중들의 호응을 받은 작품들은 살아났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들은 문장체 고소설로 그 흔적을 남기었다. 기왕의 소박하고 산만한 사설들을 천재적인 문장력으로 바르고 아름답게 개사(改詞)함으로써 양반층을 끌어들이는 계기를 만들었으나 구비문학의 역동성을 깨뜨렸다는 비판을 받음과 동시에 당대 공연되었던 판소리 대본을 살려냈다는 예찬을 아울러 받기도 했다. 그러나 판소리의 창법을 분류하고 개발하여 전수한 신재효의 공은 판소리사에서 역사적이라 할 수 있고, 판소리가 상하층 계급의 관심을 아울러 불러일으키게 됨으로써 신분을 초월하여 민족문학예술로 승화시키는데 크게 공헌을 하였다. 신재효는 판소리 외에도 30여 편이 넘는 허두가(虛頭歌)라는 단가를 지었는데, 규방 여인들이 재산 모으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 〈치산가(治産歌)〉, 외국의 침략으로 인한 시련을 걱정하는 〈십보가(十步歌)〉, 〈심한 西洋되놈〉, 경복궁낙성을 기리는 〈방아타령〉, 〈오섬가(烏蟾歌)〉, 〈도리화가(桃李花歌)〉 등을 창작하여 판소리문학예술의 차원을 드높이기도 했다. 판소리 가집으로 〈신오위장본(申五衛將本)〉이 전해온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5.23 23:02

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최일걸 씨

제8회 전북해양문학상 대상에 극작가 겸 아동문학가·시인인 최일걸 씨(47)가 선정됐다. 본상은 아동문학가 황현택 씨(71)가 차지했다. 또 ‘찾아드리는 상’에는 문학평론가 오하근 씨(73)를 수상자로 선정했다.전북해양문학상은 ‘바다의 날’을 기념해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 주관, (주)국제해운(대표 윤석정) 주최, 해양수산부가 후원하고 있다.바다와 관련된 작품 전 분야를 공모 심사하여 선정한 해양수산부장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일걸 씨의 수상작은 시 ‘바닷가 시인 학교’. 최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된 후 극작가, 시인 등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전태일문학상·5·18문학상 등을 수상했다.본상 수상자 황현택 씨의 수상작은 장편동화‘새만금바다3총사! 고군산군도를 정복하다’. 황 씨는 월간아동문학에 동화로, 표현문학에 시로 신인상을 받았다. 동화집<청대골 아이들> 등 12권의 저서를 냈다.공모상 심사위원장 허소라(군산대 명예교수) 시인은 “최일걸 씨의 시 ‘바닷가 시인 학교’가 평범한 소재임에도 다양한 이미지를 구사한 점과 주제의 참신성을 높이 샀으며, 황현택 씨의 동화에서는 어린이들의 현실 참여의식과 꿈의 실천의지에 공감하여 미소를 짓게해 본상으로 뽑았다”고 밝혔다.한편, ‘찾아드리는 상’수상자인 오하근 씨는 1981년 현대문학지에서 평론부문으로 추천을 받았으며 전북문협 평론분과 위원장· 원광대 교수를 지냈다. <전북문학>(상·하) 등의 저서가 있으며, 목정문화상·김환태평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찾아드리는 상’ 심사위원장 소재호 시인(석정문학관장)은 “오하근 씨는 문학의 바람직한 길을 향도하며 예리한 비평으로 문학의 옥석을 가리고 문학의 토양을 기름지게 한 주역이다”고 평했다.대상과 본상은 해양수산부장관의 상장과 (주)국제해운이 창작지원금 300만원과 200만원을 지원하며, ‘찾아드리는 상’ 수상자에게는 해양수산부장관의 상장과 순금 열 돈이 수여된다.시상식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고려해 ‘바다의 날’(5월31일)이 아닌, 9월로 예정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16 23:02

(28) 마이산을 노래한 이산구곡가(하) - 마이산 경치 묘사속 망국 恨·구국 의지 노래

8곡은 옥 같은 물이 소(沼)를 이루어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아름답게 흐른다 하여 금탄(琴灘)이라 한 것을 노래한 것이다. 옥으로 만든 진(軫)과 금박으로 박은 휘(徽)가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부르면서 진락(眞樂)에 젖어듦을 읊고 있다. 고조(古調)를 알 이 없으니 혼자 즐겨 하노라는 조선조 사대부들이 흔히 즐겨 쓰는 일종의 관형구이다. 이는 춘추전국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가 자신을 알아주었던 유일한 벗인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이를 한탄하고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고사를 용사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정조는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고금영(古琴詠)에서도 이 곡조 알 이 없으니 집겨 놓아 두어라로 이어졌고, 전술했던 현종대 장복겸의 <고산별곡> 10곡 중 9곡 종기(鍾期)를 못 만나니 이 곡조 게 뉘 알리로 연결되었다.<이산구곡가>는 이이의 <고산구곡가>나 주희의 <무이구곡가>와 구성이나 그 내면에 흐르는 은자(隱者)들의 정조가 동질적이다. 이산천석( 山泉石)구경의 서곡 1수, 본곡 풍혈냉천, 수선루, 광대봉과 용연, 용암동천과 와룡선생, 이산묘, 나옹암의 나옹선사, 금당사, 봉두굴과 방사원, 마이산 승경 등 9수로 모두 10연의 형식을 취하였다. 무이구곡가는 7언 절구의 형식이지만 고산구곡가는 연시조이며, 이산구곡가는 전형적인 조선조 은일가사의 형식에 연장체의 구조가 특이하다. <서곡> 어와 우리 벗님네야 젊었을 제 구경가세 봉래방장(蓬萊方丈) 구경 말고 이산천석 찾아가자 무이구곡(武夷九曲) 귀로 듣고 고산구곡(高山九曲) 가서보며 파곳구곡(巴串九曲) 역람(歷覽)하니 이문목도(耳聞目睹) 하던 중에이런 명승도 있으랴 이 내잔 정지하고 구곡가를 들어 보소 서곡은 작자가 유자(儒者)로서 주자의 무이구곡과 이이의 고산구곡을 흠모하고 또 그 곳에서 노래한 작품들이 전범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곳 진안 마이산의 9곡이 무이구곡이나 고산구곡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승지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4곡은 삼국지의 제갈량이 용바위에 새겨진 용마그림을 알아낸 뒤, 팔진도의 전법을 벌여 나라를 부흥시킨 역사적 사건을 마이산 이산정사에서 창의한 의병장 이석용 장군의 거병에 용사하여 상징적으로 노래하였다. 1907년 8월 이산묘에서 면암이 의병봉기를 선창함에 따라 이 고장 의병장 이석용과 전기홍을 중심으로 300여명의 우국동지들이 의병을 일으키기 위해 동맹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이산묘 앞 바위 용암에 제단을 설치하고 소를 잡아 천지신명께 제를 올린 뒤 거병하여 진안읍으로 진격한 것이 호남 의병운동의 효시가 되었다.5곡은 이산정사를 노래하였는데 이 이산묘는 친친(親親), 현현(賢賢)의 양계(兩契)가 황단치성(黃壇致誠))의 정신을 이어가는 중심이 되는 곳으로 고종이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덕수궁주인(非禮勿動 德壽宮主人)라 쓴 어필을 하사한 곳이기도 하다. 이산묘의 오른쪽 바위에 주필대라 음각한 글씨가 있고, 바로 옆에는 허준이 쓴 마이동천(馬耳洞天)의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주필대는 이성계가 고려 우왕 6년(1380년) 7월에 왜장 아지발도를 남원운봉 황산에서 물리친 뒤, 꿈속에서 하늘로부터 금척(金尺)을 받은 산이 이 마이산과 흡사했으므로 이곳을 찾아 머문 곳이라 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읊었다던 <속금산(束金山)>과 <몽금척요(夢金尺謠)>가「태조실기」에 전하고 있는데, 이것은 조선 개국의 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일 뿐만 아니라 조선이 왜놈에게 짓밟힐 수 없는 나라임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한 민족혼은 연면양옹(淵勉兩翁) 애국사상 7분상(七分像)에 나타나니에 그대로 드러난다. 연면양옹은 연재 송병선과 면암 최익현 선생을 말하는데 백범 김구가 영광사(永光祠)라 휘호한 사당에 송병선과 최익현 등 조국광복을 위해 충절을 바친 27위를 배향하였고, 해공 신익희가 영모사(永慕祠)라 쓴 사당에는 전문부, 정희계, 남재, 하연 등 역대 청백리와 충신, 효자, 열사 등 32위를 모시고 있다. 또 이산묘 뒤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광복기념비(大韓光復記念碑)라 친필 휘호한 비각이 있는데, 이곳엔 이렇듯 조선의 건국이나 광복과 관련된 사적들이 모두 산재해 있다.<9곡> 구곡은 어데 인고 마이산 기절형상(奇絶形狀) 금으로 묶으고 독으로 솟은 봉이 말귀 같고 동불(童佛)같이 중중(重重)이 나열하니 채필(彩筆)로 그려내도 형용치 못 하겠다 이 경치를 못 다보면 평생유한(平生遺恨) 되오리라9곡은 마이산의 신기한 형상을 노래한 것으로 이 산은 금강산과 같이 4계절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르다. 즉 봄철엔 주위 산들이 마치 바닷물과 같이 초록빛처럼 바람에 흔들리는데 마이산은 그 위에 돛대처럼 우뚝 솟았다 해서 돛대봉, 여름엔 잡목이 우거져서 마치 녹용뿔 같다 해서 용각봉, 가을엔 말귀와 흡사하여 마이봉, 겨울엔 하얀 눈 위에 먹물을 묻힌 붓처럼 생겼다하여 문필봉이라 일컫고 있다. 또 신라 때는 솟다가 섰다라는 뜻의 한자음을 딴 서다산(西多山)이라 했고, 고려 때는 솟는다는 뜻의 용출산 혹은 솟금산이라 했는데 이 솟금산을 태조의 몽금척과 관련하여 금척(金尺)을 묶었다는 뜻으로 속금산(束金山)이라고도 하였다.즉 속금산이란 태조 이성계의 꿈에 나라 다스림의 상징인 금척 여러 개를 묶은 것을 하늘의 신선으로부터 받았다는 의미를 지니므로 조선개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칭인 셈이다. 또 어떤 때는 말귀와 같이 신기한 형상을 띠기도 하지만, 아기부처와 같이 소담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동불(童佛)같이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마이산기절형상(馬耳山奇絶形狀)은 무이구곡을 주자가 쓴 욕식개중기절처(欲識箇中奇絶處)라는 무이구곡가 서곡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곳 지명을 말귀의 형상으로 신령스럽다는 뜻을 가진 마령(馬靈)이라 칭하고 있는 소이연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에 「이산구곡가」의 낙구에서 이러한 성지(聖地)를 보지 못한다면 평생에 한이 될 것이라는 기행가사의 형식을 빌어 노래하고 있다.4곡에서는 삼국지의 와룡선생 제갈량을 용사(用事)하여 진안지방에서 거병한 이석용 장군의 창의를 상징적으로 노래하였다. 이러한 정조는 5곡에서 충신열사 연재 송병선과 면암 최익현의 애국사상으로 이어지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이 머물렀다는 주필대의 유적, 조선 개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몽금척과 관련이 있는 속금산 기암괴석의 절승을 노래한 9곡으로 귀결된다.이이의 「고산구곡가」는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전고용사하고 있으나, 후산 이도복의 이산구곡가는 이들 작품의 구성형식을 빌면서도 서사와 9곡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전범에서 벗어나 마이산 승경의 묘사 속에 망국의 한과 구국의 의지를 구상화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이 작품의 서곡은 무이구곡을 귀로 듣고 고산구곡을 가서 본다고 노래한 반면 이 셋의 구곡가 5곡에서는 모두 무이정사, 수변정사, 이산정사에서 성현의 심사에 젖거나 후진들의 강학(講學)에 힘써야함을 노래했다는 공통성이 발견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5.16 23:02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엮은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방법

글의 목적,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무엇이든 글을 받는 상대방은 단시간 안에 글의 목적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첫줄부터 횡설수설하는 글, 복잡한 글은 가차 없이 탈락되거나 부정적인 회신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문학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다.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간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전주 출신의 강원국씨(52)가 <대통령의 글쓰기>로 그 답을 냈다. 동향의 김현종씨가 대표로 있는 (주)메디치미디어에서 발간했다.대우그룹 회장과 효성그룹 회장의 연설문 작성에도 참여했던 저자는 그간 체득한 글쓰기 비법을 40가지로 이 책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이 설명과 예문으로 이루어진 반면, 이 책은 저자가 겪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엮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통령의 무수한 문장들, 위기의 순간에 발표한 연설문에 얽힌 일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 다소 과격한 글이지만, 사람들은 인사 청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그 의지를 단 한마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법을 주로 썼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전진하다. 햇볕정책 등 머릿속으로 곧바로 그려지는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표현했단다.책에서는 또 연설비서관이었기에 볼 수 있었던 청와대 안의 속사정도 엿볼 수 있다. 술을 먹고 연설문을 쓰는 바람에 광복절 경축사의 꼬랑지가 잘린 사연, 대통령의 글을 받아 적기 위해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사건, 대연정 제안, 2차 남북정상 회담 당시 북에서 쓴 대(對)국민 보고연설, 이라크 파병 때 쓴 연설에 관한 일화들에서 연설비서관으로서 느끼는 중압감을 볼 수 있다. 저자는 글의 목적, 대상, 전달하는 매체, 장소, 상황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해야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주목했다.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메디치미디어 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09 23:02

이호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출간

여행작가이자 시인, 기자인 이호준이 안부 열풍을 일으키며 매일 아침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아침에 쓰는 편지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라는 이름으로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출간되었다.옛 풍경과 추억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을 펴내면서 가슴 따뜻한 감동을 포착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은 이호준은 이후 이 작품으로 문화관광부 추천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 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는 글쓰기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지난 시절의 느림과 불편함 속에서도 그 안에서 우리가 누렸던 행복과 기쁨, 그리고 낭만까지 사소한 삶의 단편조차 놓치지 않고 그려내온 그가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를 통해 동시대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계급의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타인의 곤궁한 삶의 현실을 다정하면서도 세밀한 언어로 어루만진다.이 책에서 저자 이호준은 당신과 마음의 높이를 맞추고 싶습니다, 행복해서 울었으면 좋겠네, 이젠 당신이 안부를 물을 차례입니다. 등 세 가지 따뜻한 안부 글의 형식으로 묶인 92편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삶의 단면 단면을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만약 황금을 캐지 않고 사람을 캐야 한다면 저는 반드시 이호준이라는 사람을 캐고 싶습니다. 그는 지구에서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잘 발효된 진국일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진실로 값진 인생이 무엇인가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가르쳐줄 수 있는 인품을 간직한 안내자입니다. / 이외수 (소설가)각박하고 무정한 세태 속에서 문사가 쇄말적인 자의식에 탐닉하기보다는 동시대인들의 삶의 조건과 내용을 살피고 그들의 안녕함을 묻는 글을 꾸준하게 써왔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글쓰기의 사회적 의미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일뿐만 아니라 인류 공동체 구성원의 일원으로 냉엄한 세상 온도를 높이는 아름답고 귀한 작업이다. /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초대문화부 장관)아침에 외로운 사람, 아침에 쓸쓸한 사람, 아침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에겐 아직 세상에서 더 껴안고 살아야 할 그리움과 소망이 남아 있다. 삶에서 무엇인가를 남겨둔 슬픔은 복이 있다. 그에겐 그 슬픔을 듣기 전에 이미 그 슬픔을 알아버린 영혼이 있다. 그 모든 괴로움의 굽이마다 손 내미는 따뜻한 음성, 아침의 그 막막한 눈시울을 어루만지는 위안의 손끝. 이호준의 안부는 그래서 더 아침마다 눈물겹다. 삶보다 아름다운 위안의 음성이 여기 있다. / 류근 (시인)▣ 저자 소개 / 지은이 _ 이호준여행작가, 시인, 기자인 이호준은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10년 넘게 전국을 떠돌았다. 사강(思江)이란 필명으로 에세이와 칼럼을 써왔으며,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2권을 출간했다. 이 도서는 이후 문화관광부 추천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됐으며,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글과 사진이 실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호준의 터키기행 시리즈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문명의 고향 티그리스 강을 걷다』 등이 있다. 서울신문 기자, 뉴미디어 국장 겸 비상임 논설위원, 편집위원 등을 지냈고, 편집국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대학교 등에서 여행과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신재용
  • 2014.05.02 23:02

[(26) 치부의 노래 치산가(하)] 조선조 여인의 열정적인 치산·교육력 반영

치산하라 이른 말이 우선농사 힘을 쓰소산상육등 박토라도 거름하면 곡식되리옛 사람은 전하되 농불실시(農不失時) 일렀도다상평전(上坪田)에 하평전에 농사하기 재미내소(중략)우마계(牛馬鷄)돝 양식동물 암 짐승을 가려두소육축짐승 잘되기는 사람에게 있나니라온갖 채소 잘 가꾸어 삼시반찬 장만하여서라좋은 반찬 곁에 두고 값진 고기 사지마소(중략)송죽(松竹)이라 하는 것은 여염가에 허다 있어쓰고 남은 송죽베어 팔아다가 전답사소밭을 사고 논을 사면 가세(家勢) 자연 요부(饒富)하리앞에 노적 뒤에 노적 석숭왕가 가소(可笑)로다치산가의 주제인 살림살이와 가난퇴치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서술된 단락이며, 재산을 늘려야만 집안이 번성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물질철학이 두드러진 부분이다. 이는 아마도 실학정신이 들어온 정조대 이후 조선조 말엽의 사회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가난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다. 길고 긴 봄날 하루를 죽 한 사발로 연명하고, 아들 손자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동네를 돌면서 걸식(乞食)하는 일이란 부모로서 참을 수 없는 처절한 절망이다. 걸식하는 아이들이 밥은커녕 오히려 매를 맞고 돌아오는 상황이라든지, 우는 아이 달래려고 밥이나 고기를 주겠다고 속임수를 써서 부모가 거짓말로 울음을 달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서러움의 극한상황이다. 매터를 만지면서 매 맞으면 쉬 큰단다/ 우지마라 지발 덕분 우지마라/ 밥을 주마 우지마라 고기주마 우지마라는 극단적인 가난의 고통을 표현하는 패러그랩이다. 부모 자신의 고통쯤이야 스스로 견뎌낼 수 있지만, 분신같은 자식의 고통과 쓰라림은 참고 견딜 수 없는 게 이 세상 부모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오죽했으면 밥을 주고 고기를 줄 테니 우지마라라고 거짓으로 달래었을까 말이다. 이런 처절한 고통은 치산(治産)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치산의 방법을 구체화한다. 첫째, 제초와 시비로 농사에 힘을 기울이면 산상 육등부의 박토(薄土)일망정 수확이 가능하고, 특히 농사란 절대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윗뜰의 상평전이나 아랫뜰의 하평전이라도 농사하기에 재미를 붙이고, 모맥과 서숙, 두태(豆太)밭에도 제초하기를 힘쓴다면 가을 수확은 양양만가(揚揚滿家)일 것이니 이 아니 좋은 일인가라고 서술하고 있다.둘째, 농사일뿐 만이 아니라 양잠과 길쌈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봄, 여름 두 계절에는 마포(麻布)와 저포(紵布)를 힘써 낫고, 석 달 농사가 양잠이므로 누에치기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衣食)이 일체이니 농사만이 아니라, 의복에도 힘을 써서 거느리고 있는 종에게도 옷을 만들어 입힌 후에 남은 것은 내다 팔면 그것 또한 재물이 된다는 것이다. 재물이 많아지면 자연히 귀한 손님도 많이 드나들게 되고 판서자제, 참판, 수령방백들도 모여드는 법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치산가는 재물이 있어야만 집안이 흥성할 수 있다는 생각 끝에 적극적으로 치산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교술(敎述)적인 가사이다. 셋째, 소나 말, 닭과 돼지 등은 암컷을 잘 가려둬서 번식시켜야 재물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짐승들은 사람이 어떻게 양축(養畜)하는가에 달려 있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넷째, 채소를 잘 가꾸어서 반찬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순연히 자급자족의 방식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과정 중에 남은 것은 내다 팔아 재물로 만든다는 것이 주된 치산의 방편이다. 채소와 같은 좋은 반찬을 놓아두고 값진 고기를 사지 말 것이며, 삼시 세 때 정성으로 반찬을 마련하되 쓰지도 맵지도 않게 알맞게 장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이란 그 집안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고 경계하는 것도 주목된다. 다섯째, 청결과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고 나면 뜰을 쓸고 상 밑과 그릇까지 정성스럽게 닦아 청결을 유지하여 가정의 건강을 돌봐야 하며, 부엌에서 불조심을 게을리 하여 화재를 만난다면 모든 게 헛수고가 된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여섯째, 송죽의 임산관리로 재물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송죽이라는 것은 여염가에 흔히 있는 것이므로 쓰고 남은 것들을 베어서 장에 내다팔아 논과 밭을 사게 되면 가세가 자연 요부(饒富)하게 된다는 것이다. 양반가에는 울창한 산이 많으므로 나무를 베어내어 팔아다가 전답을 사서 농사를 짓게 되면 앞뜰과 뒤뜰에 노적가리가 가득하여 진나라 때 부호인 석숭(石崇)이가 부럽지 않다는 용사(用事)까지 하고 있다.이렇듯 치산가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치산의 방법이다. 일반 규방가사에선 이 치산조가 얼마 되지 않지만 이 작품은 47행 96구로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개의 내훈조의 규방가사들은 근려(勤勵)와 절검의 덕목으로 입치레 곧 군음식금지, 몸치레의 의복치레금지, 헌옷 기워 입기, 잡음식도 버리지 말 것과 집안 청소, 기명(器皿)간수를 잘하여 그릇이 깨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 등으로 되어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치산가는 그 보다도 재산관리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데 그 특성이 있다. 옛적의 해임태사 임태(姙胎)하여 태교 하네태교란 뜻 들어 보소 낳기 전에 가르치소궂은 빛과 음탕소리 보고 듣지 아니 하네이렇듯 십삭만에 탄생하매 옥동자라(중략)어진 스승 맞아다가 글공부를 가르치소사서삼경 백가어를 무불통리(無不通理) 가르치소근본재주 있는 고로 수용산출(受容算出) 기지로다문장탁월 무슨 일고 태교 덕이로다태교는 여훈(女訓) 속에 임자(妊子)로 나와 있는데 특히 소학 성학십도(聖學十圖) 입교편의 입태육보양지교(立胎育保養之敎)조를 근저로 하고 있다. 치산가의 궂은 빛과 음탕소리 보고 듣지 아니 하네는 소학 권1 입교편의 목불시사색 이불청음성(目不視邪色 耳不聽淫聲)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다른 규방가사의 경우도 소학의 입교편을 국문으로 그대로 옮겨놓았다고 말할 정도로 너무 혹사하다. 자식을 가르치는 것도 소학의 맹모삼천지교의 전범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맹자의 어머님은 세 번 옮겨 가르칠 제/ 처음으로는 장가이요 두 번째는 묏가이요/ 세 번째는 학당이라는 여느 규방가사와 같이 소학 권4 계고(稽古)조를 그대로 용사한 것에 불과하다. 어진스승 찾아 가르치니 천고의 맹자로다는 성학십도의 입교 가운데 입사제수수지교(立師弟授受之敎)로 어진 스승 맞아다가 글공부를 가르치소에 그대로 연결된다.치산가가 아니더라도 집안을 잘 다스려서 부자로 만들고 자식을 잘 기르고 가르쳐서 과거에 급제하고 영달(榮達)하게 되는 것은 규방가사의 일반적 내용이며, 이 또한 여인네들의 한결같은 꿈이요, 소망이었다. 그러므로 과거는 거의 모두가 장원급제로 과장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조선조 여인들의 열정적인 치산과 교육력에 의해 자식들이 잘 가르쳐지고 길러져서 가정이 번창을 하였고, 나라가 잘 지켜져서 오늘의 부강한 국가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5.02 23:02

익산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10월까지

익산시립도서관(관장 김병재)은 1일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한 색다른 책읽기 운동인 ‘제3회 익산둘레길 독서마라톤’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2012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독서마라톤은 책 1페이지를 1m로 환산해 시민들이 쉽게 책을 접하고 독서에 흥미를 줄 수 있도록 해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책 읽는 문화도시 익산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시립도서관은 또 함라산길(4.3km), 성당포구길(10km), 무왕길(18.4km), 강변포구길(25.6km) 등 4개의 둘레길 코스를 준비해 참가 시민들이 자신의 독서능력에 맞게 독서량을 정해 완주할 수 있도록 이번 독서마라톤을 진행하게 된다.익산둘레길 독서마라톤에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고 각자 읽은 책의 내용과 짧은 감상평을 남기는 독서일지를 작성하면 된다. 10월 말까지 목표 독서량을 채운 완주자들에게는 완주메달과 인증서가 수여된다.김병재 관장은 “독서마라톤이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접할 수 없던 시민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익산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lib.iksan.go. kr). 문의 063)859-3731

  • 문학·출판
  • 엄철호
  • 2014.05.02 23:02

'제4회 혼불학생문학상' 주인공을 찾아라

전주문화방송(사장 전성진)과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전북대 명예교수), 최명희문학관이 제4회 혼불학생문학상 주인공을 찾는다. 혼불학생문학상은 소설 <혼불>을 통해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확산시키고,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삶과 문학 열정을 확산시키기 위해 2011년 제정됐으며, 청소년들이 글의 가치와 바른 글쓰기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전북 지역 소재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은 새만금(2011)과 전라도 사투리(2012), 전라북도 사랑이야기(2013) 등 매년 전라북도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삼았다. 올 주제는 2주갑(120년)을 맞은동학농민혁명. 동학농민혁명은 민중의 자각에 의한 최초의 전국적인 농민항쟁으로, 전북이 그 중심에 있었다.동학농민혁명을 테마로 주요 인물이나 전투상황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자신만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다시 창작하거나 특정 부분을 떼어내 재구성하는 등 자유롭게 스토리텔링하면 된다. 대상과 차상 학생에게 각 200만 원과 100만 원의 장학금과 전라북도교육감상이 수여되며, 42명의 학생과 3명의 교사에게 총 1000만 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수필소설희곡취재기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A4용지 2-3장(200자 원고지 20매 정도)로 써서 이메일(domin.co.k rnate.com) 혹은 방문(최명희문학관) 접수하면 된다. 모집은 7월 31일까지.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4.29 23:02

김석천 시인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부드러운 은유·폭 넓은 성찰 감동적"

이리중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김석천 시인(75)이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을 냈다(미래문화사). 1998년 첫 시집 <세상 뱃 속에 있다가> 이후 16년 만이다.내 시詩가 착용하고 다닐 / 브래지어를 고르느라 고민을 한다 // 젖가슴이 너무 드러나도 천하게 보이고 / 투박하게 꽁꽁 동여매 놓으면 / 민가슴같아 설렘이 없고//(중략)//가슴이 보일락말락한 크기와 /부드러운 질감이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천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시집 제목으로 따온 위 표제시에 시인의 섬세하고 조심스런 마음이 담겨 있다. 틈틈이 물을 주며 가꾸어온 시들이 제법 파랗게 함 뺌이나 자랐습니다. 이제 옮겨 심어도 될 것 같아 이앙이게 올려놓았습니다만, 잘 자랄 지 모르겠습니다.시인이 시집 발간에 이렇게 붙인 말도 같은 맥락이다.시인의 고교(남성고) 친구인 류근조 시인(전 중앙대 교수)는 김 시인의 시는 부드러운 은유 속에 숨은 폭넓은 성찰의 힘이 있고, 깊은 경륜이 빚어낸 시적 변주가 감동을 준다고 해설했다. 김석천의 시 전편에 포괄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이면 누구나 습관적으로 지나치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장면들을 예리한 시각으로 포착하여 놓치지 않고 거기에 가리어진 본질을 시로서 형상화하여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고도의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곁들였다.모자이크 준비열쇠남기고 싶은 묘비명소주병의 임무 등 6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4.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