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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봉수군 '담이' 어떻게 꿈을 이루었을까

내 이름은 강담. 열네 살인디, 나 어리다고 놀리지들 말어. 돌아가신 울 아부지 따라 나도 봉수대를 지키는 봉수군이랑께. 봉수군이 뭐냐고? 아따 무식하기는! 나라에 중헌 일이 생겼을 때 봉화를 올리는 사람이여. 천것들이나 하는 일이냐고? 오메. 나라 지키는디 천헌 일 귀헌 일이 어디 있간디?200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당선으로 등단한 아동문학가 서성자 씨(63)가 장편동화 <봉홧불을 올려라>를 펴냈다(사계절). 저자는 어린시절 달리기는 꼴찌에, 여럿이 하는 줄넘기는 무서워서 할 염두도 못 낼 정도며, 냇가에서 헤엄치는 친구들이 벗어 던진 옷을 지키는 게 임무였단다. 이런 겁 많고 소심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되돌리고 싶어 봉수군 담이하는 당당하고 용기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동화는 임진왜란 당시를 배경으로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버무려져 이야기 속으로 빠지게 만든다. 배성호 역사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마치 임진왜란이 일어날 당시의 봉수대 앞에 서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저자는 동화 집필을 위해 실제 진안에 있는 봉수대를 일곱 번이나 올랐다. 거기서 동화 속 주인공인 담이를 생각했고, 그 담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봉수군의 꿈을 이룬 담이를 그려냈다.동화에 등장하는 태평 봉수대는 실재 존재할까. 봉수대는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지금도 봉수대는 남아있을까. 정여립은 어떤 인물이며, 임진왜란은 왜 일어난 것일까. 역사 동화답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문제들을 던져주며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해준다. 동화의 주인공인 담이처럼 우리의 어린이들이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장편 동화에 담겼다.29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저자는 학교를 떠난 뒤 아이들에게 못해 준 게 많은 것에 후회도 있지만, 잘했다 싶은 게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준 것과 동화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는 말로 동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 씨는 본보 신춘문예에 동화약속작품으로 당선됐으며, 동화 모임 손바닥발바닥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28 23:02

[20. 매창의 '이화우 흩날릴 제'(하)] 탁월한 시재, 지절 갖춘 부안의 대여류시인

유희경이 의병에 가담하기 위해 매창과 이별하고 부안을 떠난 후, 임진왜란이 끝난 지도 15년이 지났지만 사랑하는 매창을 만나지 못하였다. 그는 의병활동을 마치고 서울에 살면서 의병활동의 전공으로 정 3품 통정대부, 종 2품 가의대부를 받아 신분이 상승되었고, 당대의 문사들과 시로서 교유하느라 매창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희경은 창덕궁 서편 원동의 금천 상류부근에 집을 지어 침류대(枕流臺)라 이름하고 살았다. 이곳은 17세기 당대 유명한 시인과 학자들이 모이는 상류층문화 사랑방이었다. 그리고 종내는 삼청시사(三淸詩社)로 이어져 중인 평민들의 위항문학(委巷文學)의 산실이 되었다. 완평부원군 이원익과 장유, 이수광, 차천로, 신흠, 조우인 등 당대의 이름난 시인과 학자들이 이 침류대를 수시로 드나들며 풍류를 즐겼다. 이수광은 그가 쓴 침류대기에 대(臺), 즉 너른 바위 둘레에는 복숭아나무 여러 그루가 둘러 심어져 있어 때로는 시냇물 양쪽으로 복숭아꽃비가 흩뿌려져서 마치 비단물결이 춤추는 것 같으니 옛 무릉도원이 어찌 이보다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있으랴며 찬탄하기도 했다.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도 유희경은 매창을 꿈에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였다. 그대의 집은 부안에 있고/ 내 집은 서울에 있어/ 사무치게 그리워도 서로 만날 수 없고/ 오동나무에 비 뿌릴 땐 나의 애가 끊어지네와 같은 그리움의 연시(戀詩)들이 10여 편이상이나 〈촌은집〉에 실려 전하는 걸 보면 매창에 대한 깊은 사랑을 짐작할 수가 있다. 지금은 부안과 서울이 두 세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지척간이지만, 그 옛날엔 산 넘고 물 건너가야 할 천 리, 만 리 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서로 처해진 여건과 환경은 물리적인 시공보다 더 훨씬 더 멀고 힘들었기 때문에 보고 싶어도 만나기 어려웠을 게 틀림없다. 푸른 송백 앞에 두고 맹세하던 날(松柏芳盟日)사랑은 바다보다 훨씬 더 깊었더라 (恩情與海深)강남 간 파랑새는 날아 올 줄 모르니(江南靑鳥斷)이 한밤 나 혼자만이 애간장을 녹이네(中夜獨傷心)고운 뜰엔 배꽃피고 두견새 피를 토해 우는데(瓊苑梨花杜宇啼)달빛만 뜰에 가득 차니 더더욱 서러워지네(滿庭蟾影更凄凄)꿈에서라도 볼까 해도 잠은 더욱 오지 않아(相思欲夢還無寐) 매화 핀 밤 창가에 기대서니 새벽닭소리 들리네(起倚梅窓聽伍鷄)-규중원(閨中怨)매창은 유희경을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었던 옛날을 회억하며 그리움과 보고픔을 이토록 애절하게 시로 승화시켰다. 사랑이 익어갈 땐 누구나 눈서리가 내려도 변함이 없는 소나무나 잣나무에 비겨 서로 변치 않을 것을 맹세를 한다. 논어 자한편의 추운 겨울날이 되어야 소나무나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그 세한송백(歲寒松柏)의 지조와 절개를 들어 사랑의 굳은 맹세를 해 보지만, 그런 사랑도 머지않아 허무에 젖어드는 게 우리 인생사다.서울로 간 그임은 1년이 가고 10년이 되어도 돌아올 줄 모르가 때문에 강남 간 파랑새는 다시 돌아올 줄 모른다고 독수공방의 고독 속에서 시적화자는 괴로워하고 있다. 이러한 고독을 더욱 상승시키는 소재로 두견새, 달빛 가득한 뜰, 매화 핀 창가, 새벽닭 울음소리 등이 동원되면서 그리움은 고조된다. 예로부터 두견은 사랑을 못다 이룬 피맺힌 사랑의 한조(恨鳥)다. 고려조 의종 때 정서(鄭敍)의 정과정곡으로부터 소월의 진달래꽃에 이르기까지 죽어서라도 못다 한 슬픈 사랑을 상징했던 주요소재였다. 그래서 귀촉도, 촉혼, 소쩍새, 불여귀, 자규, 두견새 등 시제나 시의 내포된 의미 따라 제각각 이름을 달리하며 자주 용사(用事)되었다. 매창도 달빛 교교히 쏟아지는 한밤 피를 토해 우는 두견처럼 자신을 한조에 의탁하여 상사의 한을 담아내었다. 꿈에서라도 임을 만나 사랑을 나누려 하지만 짓궂은 새벽닭의 울음소리로 그것마저 이룰 수 없는 화자의 애틋한 상사의 정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적인 재회는 헤어진 지 15년 만인 선조 40년(1607년) 유희경이 회갑을 넘은 나이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그것도 불과 열흘 남짓의 짧은 만남이었음을 촌은이 매창에게 남긴 중봉계랑의 시제 중봉(重蓬)에서 읽을 수 있다. 예부터 임 찾는 일은 다 때가 있다하는데/ 시인께는 어찌하여 이리도 늦어졌는지/ 내 온 것은 임만나려는 뜻만이 아니라/ 시를 논하자는 열흘 기약이 있었기 때문이라오, 외로운 산비들기 물가로 돌아날고/ 날 저문 모래밭엔 안개까지 드리운데/ 술잔을 맞들고서 마음을 주고받지만/ 날이 밝으면 이몸이야 먼 하늘 끝에 가 있으리라며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동시에 드러내었다. 그리고 시제처럼 이들은 열흘 만에 다시 헤어졌다. 서울 침류대에 두고 온 문화 사랑방 일도 그러려니와 가정을 가진 유부남과의 기구한 인연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희경이 떠난 3년 후인 광해조 2년(1610년)에 매창은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그리움을 한으로 승화시키는 절명(絶命)시를 남기고 나이 서른일곱에 홀연히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도원에서 맹세할 땐 신선 같던 이 몸이(結約桃園洞裏仙)오늘 이다지도 처량할 줄 그 뉘 알았으리(豈知今日事悽然)애닯은 이 마음 거문고에나 실어볼까(坐懷暗恨五絃曲)만 가닥 온갖 사연 시로나 달래볼까 (萬意千事賦一篇)이 풍진세상 고해에는 시비도 많은데 (塵世是非多苦海)홀로 지새는 이 밤 수 년 같이 길기만 하네(深閨永夜苦如年)덧없이 지는 해를 머리 돌려 쳐다보니(藍橋欲暮重回首)구름 속에 첩첩청산 눈앞만 가리우네(靑疊雲山隔眼前) 허무한 사랑에 지치다 못해 세상을 버린 매창의 부음을 접한 유희경은 맑은 눈 하얀 이에 푸른 눈썹을 지닌 계랑아/ 홀연히 뜬구름 따라 네 간곳 어딘가/ 꽃다운 그대의 혼백 저승으로 갔느냐/ 그 누가 있어 임의 옥골 고향 땅에 묻어주리/ 다행히도 정미년에 그대 다시 만나 즐겨웠는데/ 이제는 슬픈 눈물만 내 옷을 함빡 적시네라 부시(賻詩)하고 통곡하며 애도하였다. 10년간이나 정신적 교유를 하며 매창을 사랑했던 허균도 한 바탕 소리내어 곡을 하고 율시 2편을 지어 매창을 애도했다는 기록이 허균의 〈성소부부고〉에 전한다. 매창은 문재가 탁월하고 옛 백제의 여인들처럼 지절이 있는 기생이었다. 허균의 끈질긴 구애에도 몸을 끝내 허락지 않았고, 대신 자신의 질녀를 허균의 침소에 들여보낼 정도로 몸가짐이 단정했음을 허균의 문집에서 엿볼 수 있다. 또한 매창이 술취한 사람에게 준 증취객(贈醉客)이란 5언절구 술 취한 손님 비단저고리 잡으니/ 그 저고리 손길 따라 소리내며 찢기우네요/ 그까짓 비단 저고리 하나쯤이야 어쩌리오만/ 임이 주신 사랑까지 찢겨질까 두려웁네요란 절창에서도 매창의 이 같은 면모가 읽혀진다. 가람 이병기도 이러한 매창의 절조를 담아 지은 매창뜸 연시조 3수가 매창공원의 시비에 새겨졌다. 신석정은 〈매창시집〉을 대역(對譯)하면서 매창을 천생의 서정시인이라 추앙하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필치로 매창의 한시를 재창작하듯 번역하여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개경에는 박연폭포, 황진이, 서화담의 송도삼절이 있었다면, 부안엔 직소폭포, 매창, 유희경의 부안삼절(扶安三絶)이 있었노라고 하였다. 이렇듯 매창은 당대의 혁혁한 문사들이 찬탄했던 조선의 단아한 기생이었고, 황진이의 시재를 뛰어넘은 이 고장 부안의 대여류시인이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2.28 23:02

교수·문인 50인 삶에 큰 영향 준 소설들

내게 소설은 무엇인가, 나는 왜 이 소설을 읽고 기억하고 있는가전국의 대학교수와 문인 50인이 이에 답을 했다. 〈만약 당신이 내게 소설을 묻는다면〉(소라주).장성수 전북대 국문과 교수(최명희문학관장) 주도로 전국의 대학교수와 소설가시인 50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을 선정해 소개한 독서 에세이다. 50인은 전북 연고의 교수와 문인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고대소설인 김만중의 〈구운몽〉에서부터 한국의 근현대문학에 우뚝 선 소설, 세계문학사에 빛나는 외국작품들을 선택한 이들 50인 필자들의 소설읽기에서 해당 소설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소설이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필자의 글을 통해 소설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매력이다.△민족과 분단 이 시대 최대 화두50인이 선택한 소설 중 분단문학을 배경으로 한 작품, 장편소설 분야가 상대적으로 많다. 한국출판 사상 1000만부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두 명의 필자가 선택하기도 했다. 소설가 문순태는 이 작품을 분단극복의 새로운 방향성과 통일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했으며, 윤석민 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문학이 내 삶에서 무엇인지, 뚜 무엇이어야 하는지 삶의 좌표를 설정해준 작품으로 주목했다.고교 문학교과서와 해외에 가장 많이 소개된 최인훈의 〈광장〉도 두 명의 필자가 서로 각기 다른 방향에서 주목했다. 김흥수 국민대 국문과 교수는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 이념과 분단현실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이 지금도 유효하며,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현재와 미래를 짚고 가늠해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송하춘 고려대 명예교수는 대학시절 만난 이 작품이 기억 속에 늘 젊은 소설로 살아있다고 했다.임명진 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북한 홍석중의 〈황진이〉를 남북한의 독자가 함께 공감하는 작품으로 꼽으며, 통일문학과 통합문학사 수립에 가장 확실한 길이 남북 독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작품이라고 평했다.장미영 전주대 교수는 윤정은의 〈오래된 약속〉이 표면적으로 탈북자 이야기지만 그 내면에는 서로 다른 정반대의 두 체제 안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분단민족의 서글픔을 담았다고 보았다.△토지, 태백산맥, 그리고 혼불장일구 전남대 국문과 교수는 최명희의 〈혼불〉이 소설을 넘어 관혼상제를 비롯한 한국인의 생활사와 풍속사, 의례와 속신을 깊이 있게 정리한 가히 백과사전이라고 일컬으며, 혼불읽기에 빠져드는 것은 문학 고유의 예술성과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일이라고 했다.소설가 김저운씨는 박경리의 〈토지〉를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았다. 〈혼불〉이 전북의 말을 수놓듯이 새겼다면, 〈태백산맥〉은 전남지역의 말을 꼬막처럼 알차게 살찌웠고, 〈토지〉는 경상도지역의 말을 강물처럼 풀어놓았다고 적었다. 그는 글을 읽다가 대화 흉내 내어 보라. 자신이 소설 속 인물이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인물의 삶과 정서를 체득해 보는 것도 글 읽기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함한희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을 식민지 근대기와 전쟁과 분단시대를 겪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 소설이기는 하지만, 한국인들이 겪은 근대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어떤 사회문화적 연구 못지않게 시사점을 던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소설에 대한 새로운 평가도 나왔다. 우한용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김유정의 〈만무방〉을 추천하면서 소설읽기의 자세를 전제로 했다. 작품을 읽는 것은 작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연구자나 비평가에게는 물론 일반 독자의 독서 또한 같은 역할을 한다. 창조적인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독서 결과를 전복해야 한다. 통념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 〈동백꽃〉이 김유정의 대표작으로 부각됐지만, 그는 여기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식민지 조선 농민의 현실적 삶의 모순 구조를 〈만무방〉 만큼 섬뜩하게 그린 작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나를 찾게 한 소설한창훈 전북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현기영의 〈변방에 우짖는 새〉, 제주 민중의 수난과 저항을 치밀한 고증과 연구를 통해 문학적으로 형상화 한 작품. 변방의 한 외침에 불과했던 역사적 사건을 문학의 힘으로 호출해낸 작가의 힘에 주목. 소설 자체도 읽는 재미를 충분히 주고 있으나 일기형태의 사료도 존재하고, 영화도 만들어 있어 다양한 방식의 비교 읽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권했다.또 소설과 연관된 필자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다. 장성수 교수는 황순원의 〈별〉을 읽으며 먼저 떠나보낸 누이를 떠올렸으며, 양병호 국문과 교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방황하던 시절 김성동의 〈만다라〉를 통해 성찰의 기회를 가졌단다. 김춘섭 전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김승옥과의 의기투합했던 시절을 떠올렸으며, 송준호 우석대 교수는 박범신의 〈덫〉에서 박범신 선생님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소설가 정도상은 장수 출신 박상륭의 〈죽음의 연구〉로 자신의 죽음 관련 소설의 전범으로 삼았다. 소설가 김병용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시인 문신은 이병천의 〈저기 저 까마귀떼〉를, 극작가 최기우는 서권의 〈시골무사 이성계〉를 주목했다.장성수 교수는 우리가 소설에 대해 생각해온 것,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모아 보는 것으로 우리는 21세기 초반 우리 당대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함께 증언하는 셈이며, 미지의 후학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는 지침을 줄 수도 있을 것라는 생각으로 책 안에 모이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25 23:02

출판업계 불황 심화 초판 3000부도 안찍어

출판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초판으로 찍는 물량이 3000부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일 발표한 ‘2013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각 출판사가 찍은 초판(초도 배본 부수)은 평균 2732.9부로 3000부에도 미치지못했다. 2002년 5449.7부, 2007년 3815.6부와 비교하면 갈수록 감소세가 가팔랐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다매체 환경을 맞아 소비자의 도서구입비와 신간도서를 배포할 서점의 수가 감소함에 따라 출판사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배본부수를 줄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실제로 거래서점 수는 2002년 출판사당 99곳에 달했지만 2007년 78곳에 이어 2012년에는 46곳으로 줄어들었다.문체부 산하 관련 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다른 출판 통계와 달리 실제로 활동하면서 매출 실적을 올리는 출판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동안 출판산업의 규모는 문체부의 콘텐츠산업통계 자료를 인용하거나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납본대행 통계로 추정한 규모를 활용했다.조사는 문체부에 신고된 출판사 4만6395개(이하 2012년 기준) 가운데 사업자등록 출판사 7036개 중 매출을 낸 4147곳이 대상이다. 이번 시범조사를 거쳐 정확한 조사 방법과 확정 값은 차기년도 조사에서 보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2.21 23:02

이문근 전북대 교수 시집 '메타-엑스' 컴퓨터 공학자 논리로 쓴 진정한 존재의미 찾는 시

이문근 시인(53, 전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 보는 세상은 참 혼탁하다. 사회 구석구석이 위선과 거짓, 모순, 갈등, 부조리로 가득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식사회가 더 심하다. 처음 / 진짜인줄 알았다 // 진짜를 말하고 / 진짜를 번민하고 /진짜를 표방했다 //하지만 /대상에 따라 / 경우에 따라 / 조건에 따라 // 진짜가 달랐다//하나의 진짜는 / 여러 개의 진짜가 되었다 //여러 진짜의 / 진짜-진짜는 무엇이었을까(가짜 지식인의 진짜-진짜중에서)그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현상들을 부정하고 이 부정을 다시 부정하며, 부정된 부정을 또 부정하는 부정들을 부단히 반복한다. 그 부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존재의 모순과 허구를 통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봄이 오는 까닭〉 이후 4년만에 낸 시집 〈메타-엑스〉를 통해서다(문예연구사).진정 원하는 것은 참세상을 발견하는 것처럼 참자아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참자아는 메타-사유능력을 가진 어는 메타-존재, 즉 어느 평범한 인간이라면 가능하다는 것을 시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철학적이고 논리적이어서 얼핏 어렵고 낯설지만, 그의 시를 꿰뚫는 중심은 참세상과 참자아를 찾고자 하는 데 있다. 시집 제목에메타(더 높은, 초월의)를 붙인 것도 현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와 세상을 갈망하는 시인의 염원이 담겼다.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조롱도 하지만, 시인 특유의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이를 희로애락 4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24절기에 대한 단상을 희로, 이기적인 사랑독재자모순거짓과의 싸움 등을 로로 엮었다. 미국 이민생활 15년과 독일에서의 군대생활 등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애로 풀었으며, 메타-패러독스가 된 시인시인의 패러독스메타-딜레마등의 작품을 락으로 승화시켰다.컴퓨터 공학과 시와의 관련성에 대해 시인은 100년전 이루어진 논리에 바탕을 둔 게 컴퓨터이며, 시도 논리의 구조로 파악했다. 굳이 그런 연관을 짓지 않더라도 세상에 시 아닌 것이 없다고 답했다. 시장 아주머니들의 이야기가 곧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시인은 고교 졸업후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민을 간 뒤 고향이 그리워 1990년대 중반 역이민으로 전주에 정착했다. 2004년 〈표현〉과 2009년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이번 시집까지 4권의 시집을 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21 23:02

[19. 매창의 '이화우 흩날릴 제' (상)] 여성적 정서로 담아낸 상사지정

매창(1573- 1610)은 선조대에 태어난 부안기생으로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에서 쌍벽을 이룰 만큼 시재가 출중한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이다. 호가 매창(梅窓)이며 본명은 향금(香今)인데 계유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계생, 계랑이라고도 했다. 아전 이양종의 딸로 거문고와 시문, 노래에 뛰어나 허균, 유희경, 이귀 등 당대 유명한 문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그들과도 매우 깊은 교분을 맺었다. 유희경(1545-1636)은 을사사화가 일어난 때에 강화에서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병자호란이 날 때까지 92세의 장수를 누린 당대 이름난 시객이었다. 그가 남긴 문집 <촌은집>에는 천얼(賤孼) 출신이라 명기되어 있는데, 불행히도 이는 평생 벼슬할 수 없는 문객의 일생을 운명적으로 밝혀주고 있다. 천얼이란 첩 소생인 서자도 아니고 비첩(婢妾)과의 사이에서 낳은 천한 얼자란 뜻으로 계급사회인 조선조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계층이다. 그러한 유희경이 당대 이름 있는 사대부들과 교유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조가 성리학을 기본으로 한 문치주의의 사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또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사회적인 대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 신분상승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희경은 1591년 46세 때 남도를 방랑 유람하다가 부안에서 처음으로 매창과 운명적인 조우를 하였다. 말로만 전해 듣던 18세 꽃다운 매창을 비로소 만나게 되자 만남의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벅차오르는 기쁨을 다음과 같이 시로서 읊었다. 일찍이 남국의 계랑 이름 들어 알고 있었네(曾聞南國癸娘名)시 재주와 노래솜씨 장안까지 울려 퍼졌는데(詩韻歌詞動洛城)오늘에야 그 진면목 서로 마주하고 보니 (今日相着眞面目)마치 선녀가 천상에서 내려온 것 같구나(却疑神女下三淸) - 증계랑(贈癸娘)유희경과 매창은 이 때 처음 서로 만나게 되었지만, 이미 서로 상대방의 시세계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다가 꿈에 그리던 매창을 만나게 된 유희경은 천상세계의 선녀가 하강한 듯 이내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천민출신과 기생이라는 유유상종의 조화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그들은 곧바로 깊은 사랑에 빠져들었다. 매창은 유희경의 증계랑이라는 증시(贈詩)에 아래와 같이 화답을 했다. 내게는 오래전 연주하는 거문고 있어(我有古奏箏)한번 타면 온갖 정감들이 일어나네(一彈百感生)세상에선 이곡을 알아줄 이가 없더니(世無知此曲)비로소 임의 피리소리에 맞추어 보네(遙和俱山笙)이 두 사람은 28년이란 많은 나이 차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밤이 이슥하도록 시에 화답하며 술잔이 오고 갈수록 정분이 깊어가면서 이내 두 사람은 원앙금침에 들어가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었다. 그러나 한 쌍의 원앙같이 아름답던 이들의 사랑도 그리 오래가질 못하였다. 꿈결 같던 매창과의 1년여의 세월이 흐른 뒤에 임진왜란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임진왜란은 단군이 나라를 세운 이래 처음으로 조선사회에 엄청난 국가사회적 대변화를 가져오면서 민중들의 의식을 일깨운 개안(開眼)의 혁신을 불러온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위기에 처한 왕과 지배계급들은 민중의 힘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민중들은 분연히 앞장서서 의병 봉기를 함으로써 왜병들을 물리치는 전공을 크게 세웠고, 승병들까지도 이에 합세하면서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 조선조의 사대부들도 정의가 도전을 받고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의연히 구국의 길에 들어서서 헌신하는 그런 선민적 의리나 정신이 투철한 이들이 많았고, 일반 평민이나 천민들까지도 이에 동참하여 앞장을 선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왜란이 평정되자 선조는 전공(戰功)에 따라 비복들에게도 면천을 해주었고, 사대부들에게도 통정대부 같은 정 3품의 벼슬을 내려 신분상승의 기회를 주어 보상해 주었다. 유희경도 매창과 1년여의 밀월의 단꿈을 박차고 나가 왜놈들에게 짓밟힌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병활동에 앞장을 섰다. 배꽃이 봄비처럼 흩날리던 어느 봄날, 유희경이 구국을 길을 가기 위해 매창의 곁을 떠나가게 되자, 매창은 단장(斷腸)의 이별의 아픔을 이화우(梨花雨)의 시조 한 수에 담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는가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라매창의 대표적인 시조 이화우는 당대문사이자 천민시인이었던 촌은(村隱) 유희경을 이별한 뒤 그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조라는 주가 붙어 시조집인 <가곡원류>에 실려 전해온다. 봄비마냥 배꽃이 비에 젖어 흩날리는 모습을 흡사 임과 이별하며 함빡 젖은 화자의 눈물에 비겨 노래한 이 시조는 우리나라 별리(別離)의 연가 가운데 절창이 아닐 수 없다. 이별한 임과 봄비의 배꽃낙화로부터 가을 추풍낙엽으로 이어지는 별리의 시공을 초월한 이러한 시심은 오로지 유희경으로만 향하는 그리움과 사랑의 절정을 이룬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은 인간사에 있어 가장 슬프고 안타까운 극한상황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의 전장터로 출정하는 마당에 서게 되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절망으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고려조 시인 정지상도 7언절구 송인(送人)에서 떠나는 사람 고이 보내는 사람이 흘린 눈물로 하여 대동강 물이 언제 마르겠냐는 발성을 토해 냈을까 싶다.유희경이 사랑하던 매창의 곁을 떠나간 지 1년 후에 간단한 편지 한 장과 동봉한 시 한 편이 바람처럼 전해왔다. 헤어진 그대는 아득히 멀기만 하고/ 떠도는 나그네는 그리움에 잠 못 이루네/ 소식조차 끊겨 애가 타는데/ 오동잎 찬비소리는 나를 울리네. 매창은 유희경을 그리워하며 보내온 편지와 동봉된 시를 밤새워 눈물로 읽고 또 읽으며 임께로 향한 이 같은 그리움을 수많은 시로 남겼다. 봄날이어도 추워서 엷은 옷을 깁는데(春冷補寒衣)따스한 햇볕이 임 마냥 사창을 비치네(紗窓日照時)손길 가는 데로 머리 숙인 채 놓아두니(低頭信手處)구슬 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만 적시우네(珠淚滴針絲) 유희경이 매창에게 보낸 시가 10여수가 넘듯이 매창도 유희경을 그리워하여 읊은 시가 당대의 문사들 가운데 가장 많다. 허균의 문집<성소부부고>에도 허균이 계생과 주고받은 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을뿐더러 매창이 37세로 요절하자, 허균이 곡을 하며 몹시 애도했다는 기록이 전해오고 있다. 계랑의 문집 「매창집」엔 그리움과 보고픔이 응결된 상사지정의 유려한 여성적 정서가 형상화된 <추사(秋思)>, <춘원(春怨)>, <증취객(贈醉客)>, <견회(遣懷)>, <부안회고(扶安懷古)>, <자한(自恨)> 등이 실려 전한다. 이 문집은 현종 9년(1668년) 부안 변산 개암사에서 부안현의 아전들이 대대로 이어 암송해 오던 매창의 한시 수백 수 가운데 5언절구 20수, 7언절구 28수, 5언율시 6수, 7언율시 4수 총 58수를 모아 목판본 2권 1책으로 펴낸 것이다. 실전된 매창의 주옥같은 수백수의 한시를 대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그래도 뜻있는 아전들에 의해 구송되어 오던 작품들을 모아 <매창집>으로 발간되었기 때문에 이 정도만이라도 유전되어서 매창의 시세계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것은 천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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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1 23:02

향토사학자 신정일 '갑오동학농민혁명답사기' 출간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동학이나 황토현이라는 말만 나와도 색안경을 끼고 보았고, 요시찰인물로 낙인을 찍었다. 정부에서 동학을 인정한 뒤 유족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이곳저곳에 기념물이 세워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여자들이 주도하는 음의 세상이 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수운이, 해월이 꿈꾸었던 세상은 도래하지 않았고 이 세상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문화사학자인 신정일 씨(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가 갑오동학농민혁명답사기를 냈다(푸른영토). 30여 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인문지리서 시리즈를 발간해온 그에게 동학은 숙제였다. 잊어버리자, 그냥 모른 체 하자. 이 세상에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은 데, 그까짓 것 백여 년 전 일을 곱씹고, 곱씹는단 말인가.그리 맘 먹고도 그 끈을 놓지 못한 것을 동학농민혁명이이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를 보여주는 희망인 동시에 상처의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책 머리에서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펴낸 이 책은 동학농민혁명의 봉화를 올린 고부 두승산을 시작으로 녹두장군 전봉준의 태몽설화를 간직한 고창 소요산 등 17장에 걸쳐 동학농민혁명의 무대를 샅샅이 담았다.주요 유적지 마다 동학과 얽힌 설화와 역사적 의미, 저자가 느낀 감동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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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4.02.19 23:02

전북문학관 '김동수 시인 연중 문학특강' 개설

전북문학관(관장 이운룡)이 ‘김동수 시인의 연중 문학특강-전북 시인의 맥을 찾아서’를 개설한다. 강좌는 전북 시인들의 중심 사상과 문학적 특성을 개인 별로 심층 분석하고 질의 응답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문학관은 단순한 문예미학적 논평이나 작품 해설 위주의 감상평에서 벗어나, 이 땅의 전북 시인들이 시대의 고난을 어떻게 승화하고 극복해 왔던가, 곧 그들의 정신사적 맥락을 조명함으로써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정신적 유산으로 삼기 위한 취지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가람 이병기, 신석정, 서정주, 이철균, 정렬, 허소라,정양, 이준관, 안도현, 김용택, 복효근, 송희, 최근에 등단한 최정아, 윤수하, 지연 등 60여 시인들의 중심사상과 작품 세계를 심층 분석하고 토론한다. 이운룡 관장은 “그간 피상적으로 알고 지내었던 전북 시인들의 작품을 이번 특강을 통해 시인과 작품의 특성을 투시함으로써 우리 전북이 한국시 내지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절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수 시인은 2012년 9월부터 본보에 ‘전북 시의 숨결을 찾아서’를 문패로 전북 출신 시인 50명을 조명하기도 했다.강좌는 1차로 오는 3월 5일부터 6월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30~12시) 16주간 진행된다. 기성문인과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을 대상으로 선착순 30명. 수강료는 5만원. 문의 063)252-4411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19 23:02

정태석 전북대 교수 '행복의 사회학' 펴내

정태석 전북대 교수(일반사회교육과)가 숫자와 통계를 통해 2014년 대한민국 사회를 진단한 <행복의 사회학>을 펴냈다(책읽는수요일).생활과 밀접한 통계와 지표들의 의미를 해석하고 설명함으로써 현대 사회와 한국인들의 모습을 그린 책이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 현실의 다양한 특성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일러스트와 인용들을 통해 사회학적 개념 및 원리들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책 속에는 지니계수와 소득 분배 지표, 실질 임금 증가율, 비정규직 고용 동향, 행복지수, 국제 학업 성취도, 조혼인율 및 이혼율, 1인 가구 동향, 생태 수용능력 등 행복의 현주소를 밝히는 지표들을 제시한다. 또 선성장 후분배, 경제 민주화, 경쟁 교육, 성장 논리 등을 비판적으로 살피며, 노동정치복지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소한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대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또 기성세대들을 반성케 했던 대학생들의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연대로도 읽힌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다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데도 왜 가난한 사람이 많을까를 따져 물어야 한다면서 우리들의 삶을 규정해 왔던 자연적사회적 환경과 조건에 대해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정진우
  • 2014.02.19 23:02

[연재를 시작하며] 어쩌다 마주친 문구로 사회 다시 보기

송준호 우석대 교수가 새봄을 맞이해서 본보 독자들과 다시 만난다. 작년 봄부터 여름까지 본보에 절찬리 연재했던 글쓰기-이제 당신도 시작하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그 사이 송 교수는 연재했던 글을 모아 책을 발간했고, 몇 군데 강연에도 불려가서 글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거라고, 글을 쓰면 자기 자신을 확실히 바꿔나갈 수 있다고 뻥(?)도 좀 치면서 바쁘게 지냈단다.이번 연재물은 오늘의 사회 현상과 우리 모습들을 필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기획이다. 우리말의 깊은 맛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사진 한 장 쳐다보면서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쓸 계획입니다. 일상의 도처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문구나 장면을 앞에 두고, 거기 적힌 우리 사회의 보편화된 인식이나 특정한 현상에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뒤통수에 대고 빈정거리기도 하고, 손가락질도 좀 곁들이고, 또 때로는 어깨를 토닥여주기도 하는 것이지요.그는 이번 연재를 위해 적잖이 준비를 했다. 그동안 이러저런 생각을 일으키는 문구를 대할 때마다 그걸 스마트폰에 담아두었단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가장 좋지요. 글과 함께 실리게 될 사진을 독자들도 함께 보시면서 각자 떠오르는 생각과 제가 쓴 글의 내용을 비교하시면 글을 읽는 재미가 더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송준호 교수의 스마트폰으로 세상읽기는 매주 수요일에 독자들을 찾아간다. 필자는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창작과 글쓰기지도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좋은 문장 나쁜 문장 문장부터 바로쓰자 송준호의 문장 따라잡기 나를 바꾸는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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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19 23:02

1. '삽질' 그 우직함에 대하여 - 신념을 가진 '삽질'은 값지다

그 옛날 남정네들은 식솔들이 살아갈 집을 짓고, 농사를 지었다. 그 두 가지 짓기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가장의 기본이었다. (물론 여자들은 밥을 짓고, 옷을 지었다.) 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연장 중 하나가 괭이와 삽이었다. 그런데 이 삽의 뜻이 다양하다.삽은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뜻으로 쓰인다. 거 왜 기공식 같은 걸 할 때 그 자리에 참석한 높은 사람들이 예쁜 리본을 매단 삽으로 미리 쌓아놓은 흙을 두어 번 떠서 던지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던가. 그게 바로 첫삽이다. 우리말의 -질은 어떤 행동을 낮춰 부를 때 주로 쓴다. 훈장질, 도둑질, 손가락질, 선생질 등이 그런 예다. 삽질도 예외가 아니다. 엉뚱하거나 쓸데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는 걸 비꼴 때도 이 말을 쓴다. 그런 경우 삽질은 헛일이고, 그래서 헛삽질인 것이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삽질하지 말라가 된다. 옳은 말이다. 쳐다만 봐서는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 없다는 말을 차돌같이 믿고 열심히 도끼질을 해야 나무를 올라가든지 넘기든지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삽질 정신이다. 불도저 앞에서 삽질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 어떤 불도저가 굉음을 내지르며 흙을 뭉텅뭉텅 퍼내도 한 삽 한 삽 꿋꿋이 떠낼 줄 아는 게 삽질 정신이다. 그걸 잘 보여준 인물이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다. 거의 맨주먹으로 월남한 그는 삽질 정신으로 수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섰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리면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나무랐고,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앞을 가로막는 이들한테는 언제 해본 적은 있느냐고 호통을 쳤던 이가 바로 정주영이다.당시 5백 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 그림을 배짱 좋게 들이대서 26만 톤짜리 선박 공사를 수주했던 사람이니 그만하면 말 다했다. 말년에는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소떼 천 마리를 자신이 만든 트럭에 나눠 싣고 북한으로 향하는 장관까지 연출했다. 삽질 정신의 대가는 따로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고졸, 그것도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게 학력의 전부인 그는 순전히 삽질 하나로 자신을 키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라도 말로 헛심 팽기는 일의 대가였던 것이다. 부림사건에 뛰어든 것부터가 그랬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그는 정치 생명이 걸린 3당 야합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삽질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다음은 알려진 대로다.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 모두 삽 하나만 달랑 들고 부산 지역에 출마했다가 불도저에 밀렸다.불도저의 힘을 맹신하는 이들에게 그의 행보는 늘 삽질 자체였다. 제 무덤을 파는 한심하고 철없는 짓이었다. 스스로를 수렁으로 몰고 가는 무모하기 짝 없는 행동이었다. 그야말로 -질에 불과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노사모가 그걸 증명했다.대통령이 되고도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삽질하기를 결코 주저하거나 멈추지 않았다.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누군가 가야 하는 길이라면 아무리 그게 삽질이라 해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의 이른 죽음이 그래서 더욱 아픈 것이다. 불도저로 흙을 파내거나 옮기는 건 손쉽고 빠르다. 그게 상식이고,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길이다. 그에 비하면 삽질은 수십 수백 배 고되다. 그래도 신념을 가진 삽질은 값지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만들어가는 힘은 불도저가 아니라 그런 삽질에서 나온다. 어느 가든의 마당 한쪽에서 발견한 그림의 삽질닷컴은 거기 적힌 그대로 미니 포크레인 임대와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어느 사업체의 이름일 것이다. 헛일로 보편화된 삽질을 업체명으로 쓴 발상이 참신하다. 게다가 삽질 정신을 감안하면, 이 또한 재미도 있지 않은가. 우석대 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4.02.19 23:02

소설 '혼불' 함께 읽어요...최명희문학관, 완독 강좌 마련

최명희 작가(1947~1998)의 소설 혼불의 완독을 위한 강좌가 시작한다.혼불기념사업회 주최, 최명희문학관 주관으로 생각의 꽃, 혼불프로그램이 21일부터 오는 7월11일까지 금요일 격주 오전 10~12시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 전주시의 후원으로 모두 11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 사업은 매년 시민과 함께 혼불을 읽으며 감상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뤄지고 있다. 강좌는 혼불 10권을 각 권마다 다양한 주제를 설정해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소설 속 우리말과 한자어를 살피는 언어적 학습뿐 아니라 도내 문화와 역사, 전통과 민속도 고찰한다. 설정월대보름추석의 풍습과 한지염색부채에 담긴 이야기, 사천왕상 등 문화콘텐츠를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한다. 올해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오는 4월25일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천 일대를 걷는 문학기행과 10월10일 최명희 작가의 수필을 함께 읽는 초청 문학강연이 보태졌다. 최명희 작가의 소설과 수필에 묘사된 전주의 문화유산을 찾는 심화학습 과정이다. 강사로는 지난 2009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한 수필가 이진숙 씨가 참여한다. 이 씨는 최명희 작가는 17년의 산고 끝에 지식의 보고, 민속학의 보고인 혼불을 남겼다며 이 소설을 통해 잃어버린 전통문화를 찾고, 생각의 꽃을 피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무료다. 자세한 문의는 063-284-0570번.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02.17 23:02

전북수필문학상 이종택·김재희씨 시상

전북수필문학회(회장 서정환)가 주관하는제26회 전북수필문학상 시상식이 14일 전주 서노송동 대우빌딩(지하) 웨딩뷔페홀에서 열렸다. 신영규 수필문학회 사무국장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수상 작가인 이종택김재희 씨와 정군수 전북문협 회장, 김경희 국제펜 한국본부 전북위원장, 김정길 영호남수필 회장, 이용미 행촌수필 회장, 김재환 전북수비작가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이종택 작가의 수필은 인간 본향으로의 진입일 터이며 그로인해 수필이 인간학이라는 명제를 충실히 해결해 버린다. 그의 수필은 평범한 이야기지만 골을 깊이 파서 신선한 의미를 수북이 채우고, 특별한 모랄을 띄운다. 참으로 재미있다 참으로 찡하다 참으로 뭉클하다고 평가했다. 또 김재희 작가의 수필은 글의 구조가 입체적이면서도 한 가닥(한 줄기, 한 주제)으로 모든 서류들이 영입되어 한 가지 톤으로 흘러간다. 묘사는 소설적으로 정확하고 문장의 기교는 시적으로 그 테크닉이 범상치 않다고 평했다. 이 씨는 여생을 정리 할 때가 되어 글 쓰는 걸 소홀히 하고 있는 터에 귀한 상을 받고 보니 죽는 날까지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의 아직 받아야 할 상이 아닌데도 큰상을 받고 보니 부담이 크다며 오늘의 영광을 되값음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전북수필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1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졌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 앞서 전북수필문학회는 2014 정기총회를 열고 제17대 회장으로 서정환 현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감사 역시 은종삼김재환 씨가 재추대됐다. 서정환 회장은 부족한 부분은 채워서 잔이 철철 넘치도록 전북수필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회장 재임 포부를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17 23:02

의병전쟁 전·중·후기로 분류 논문·문헌 기록들 분석·정리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였던 정읍은 항일의병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대한의금부를 결성해 의병전쟁을 주도했던 임병찬 선생과, 중국에서 친일주구배들의 처단을 위해 몸을 던졌던 백정기 의사 등 걸출한 독립운동가들이 정읍지역에 항일운동의 불을 지폈다. 그러나 임병찬 선생이 동학농민군 지도자였던 김개남 장군을 고발했다는 일설에 따라 동학농민혁명과의 관계 속에 정읍지역 항일의병 활동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다. 정읍문화원(원장 정창환)이 이런 문제들까지 포함해 정읍지역의 항일운동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정읍의 항일의병사>를 펴냈다. 익산보훈지청의 ‘2013 문헌발간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행한 사업으로, 기존의 여러 논문과 문헌기록들의 분석을 거쳐 정리한 책이다.이 책은 호남의 전기 의병을 동학농민혁명으로 확대했으며, 정읍 무성서원에서 창의한 태인의병을 중기 의병으로, 무성서원에서 병오창의에 동참했다가 각 지역으로 흩어진 의병들이 다시 의병을 일으킨 것을 후기의병으로 분류한 점이 특색이다. 또 의병의 중심 세력들 유림과 천민출신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측면을 강조했다.책 발간을 주도한 정읍문화원 이용찬 사무국장은 “동학농민혁명 이후, 혁명에 참여했던 농민군 잔존 세력들이 유림들이 주도했던 전·중·후기 의병전쟁에도 참여했으며, 후기 정미의병 전쟁부터는 항일투쟁 선봉의 의병장에 나섬으로써 호남의 후기의병을 주도했던 역사적 사실들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무성서원에서 창의한 병오년 태인의병들은 10여일의 항일투쟁에 그쳤지만 당시 거병에 참여했던 의병들이 무성창의를 모델로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 각지의 의병들을 이끌면서 강력한 항일전선을 구축했던 호남의병사 전반에 대한 내용도 살필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2.1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