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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JTV 아나운서로 활동 하면서 대학과 단체, 기업 등을 찾아 활발하게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박근아씨(35). 항상 당당하게만 비치는 그가 어려서 부끄러움 많은 소녀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장수 산골 출신의 그는 친척들 얼굴보기가 부끄러워서 급하게 장롱 틈에 숨다가 얼굴에 흉터를 내기도 했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꺼려 핑계거리가 없나 끙끙댄 적도 많았단다. 그렇다면 이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부끄러움을 많이 탄단다.그럼에도 자신을 보는 이들은 '부럽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일확천금이나 큰 명성을 가져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듣는 이에게 부럽게 느껴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생각한 대로 실천했다'는 데 답이 있다고 했다. "대부분은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것이 많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부끄러워 자신 없어 하는 이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그가 에세이집 〈부끄러움을 버리고 부러움을 사다'를 펴낸 배경이다(미래문화사).그는 그동안 젊은이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것이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통해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변화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감을 가질 수 없고, 마음속에 변화가 있어야 확신이 생기며, 확신이 오면 자신감이 붙는다는 논리다.'부끄러운 꿈은 없다' '결혼자금 모으지 말고 능력자금 모아라''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본 적 있습니까?''알고보니 다 내성적이야''눈치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보게 된다''자신의 매력을 발견하면 자신에 대한 애정도 살아난다''마음의 자세는 몸으로 드러난다''인사는 가장 빠른 자기소개서다''가끔 단순한 게 답일 때도 있다''무엇이 춤추던 고래를 주눅 들게 했을까''개성 있는 리모델링이 경쟁력을 키운다''여유의 참 맛은 바쁠 때 드러난다''최고의 기회은 최악의 타이밍에 온다''힘을 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뜨거울 때는 맛을 느끼지 못한다'등의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담을 버무려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사)한국문인협회 고창지부(지부장 최재언)가 주관한 제10회 고창 꽃무릇시화전시회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꽃무릇의 전국 최고 명소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에서 열렸다.28일 열린 기념식에는 이강수 군수, 박래환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김국재 교육장, 임동규 도의원,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 한국문협 정군수 도지부장, 문인협회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회결과는 △일반부 대상 홍선경(고창군 상하면) △초등부 금상 김은섭(신림초 1학년) △중등부 금상 김현우(고창중 2학년)등 34명이 수상했다.최재언 지부장은 "꽃무릇의 전국 최고 명소인 고창 선운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여 뜻 깊게 생각한다"며, "많은 회원들이 문학적 감수성을 더욱 키워 좋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해 9월, 가람 이병기 시인(1925년 '조선문단')부터, 양병호 시인(1992년 '시문학')에 이르기까지, 매주 1회씩 소개해오던 '전북시의 숨결을 찾아서'를 지난 주에 마치게 되었다. 본래의 계획은, 최근 2010년에 등단한 시인들까지 100인의 전북현대 시인을 다루어 보고자했으나,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50인을 먼저 소개하고, 이후에 등단한 분들은 차후로 미루게 되어 아쉽다.이번 연재는 단순한 문예미학적 논평이나 작품 해설 위주의 감상평에서 벗어나 이 땅의 전북 시인들이 시대의 고난을 어떻게 승화하고 극복해 왔던가, 곧 그들의 정신사적 맥락을. 조명해봄으로써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소중한 정신적 유산으로 삼아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료의 부족과 제한된 지면과 시간, 그리고 집필을 거듭한 가운데 본의 아니게 누락된 분들이 있어 차후 2차 집필 시 이 분들의 자료를 수집보완하여 다루고자 한다. 등잔 밑이 어둡고, 한 동네 점쟁이 알아주지 않는다더니, 그간 건성으로만 알고 지내던 전북시인들의 작품을 가까이 살피게 되다보니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그분들의 넓고 깊은 작품 세계가 보다 확연하게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예부터 우리 전북이 문향이요 예향임을 다시금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다 가까이 다가가 비로소 만나게 되는 전북 시인들의 맑고 드높은 영혼의 정수.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 그 어느 고장 유명한 시인들의 작품에 결코 뒤지 지 않는 정신적 사유, 그러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상 속에서 삶이 곧 시가 되고 시가 곧 삶이 되는 아름다운 시인들이 적지 않았음을 발견하면서 그때마다 옷깃을 여미곤 하였다.그것은 이제까지 주변의 시인들을 하나의 타자로서만 여겨왔던 선입관에서 벗어나 그들과 한 몸이 되는 접촉에서 만나게 되는 공감이었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시각적(視覺的) 관망에서, 그들과 살을 부비고 동거(同居)하면서 듣게 되는 그들의 가쁜 숨결과 그늘에서 움트게 되는 연민과 사랑이었다. 이것이 이번의 연재에서 얻게 되는 나름의 성과가 아니었든가 한다. 때마침 금년 가을 전북문학관 개관 1주년 기념식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전국대표자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갖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전북이 한국문학의 발상지'임을 천명하고 그 표지석을 세우게 된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 전북은 이처럼 예부터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이 땅을 지켜왔던 것이다. 백제인의 후예답게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는 검이불루(儉而不陋) 순진무구의 소박한 자연주의 혹은 동양적 전통의 정신세계를 추구한 시인들이 많았다. 순명(順命), 순천(順天)하는 가운데 누가 뭐라해도 순리와 도리에 맞게 자신의 삶을 갈무리해가는 선비의 풍모도 여기에 준하지 않은가 한다.남북분단에서 빚어진 민족의 한(恨)과 뒤이은 독재, 이에 따른 저항과 좌절의 신음소리도 들을 수가 있었다. 남다른 통찰과 직관으로 결핍되고 불의한 현실을 응시하고 이를 승화의 경지로 이끌어 가는 초월과 통합의 세계도 있었고, 형이상학적 탐구미학으로 새로운 정신세계를 추구해가는 분들의 작품도 있었다. 일제침략기와 6.25, 그리고 권력과 탄압, 소외의 질곡을 극복하고, 때로는 반면교사로 우리를 일깨워 주면서, 자본과 경쟁에 도구적 존재로 내몰린 오늘의 우리에게 이 분들의 시는 큰 교훈과 감동을 남겨 주었다. 무국적 무정형으로 가볍게 흔들리기 쉬운 우리들에게 이번의 연재가 다소나마 정신적 건강과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후 '전북현대시 100년사'를 완성하고자 함도 이런 연유에서이다.그간 불비하고 미거한 '전북시의 숨결을 찾아서'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독자제현 그리고 선뜻 지면을 할애하여 전북인의 정신세계를 메마르지 않게 가꾸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전북일보 문화부에 감사를 드린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개천절과 한글날을 앞두고 진안 출신의 시조시인 구름재 박병순(朴炳淳, 1917~2008) 선생이 평생 덕목으로 삼은 나라사랑한글사랑시조사랑의 '삼애'(三愛) 정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구름재 박병순선생 생가복원사업 추진위원회(공동 대표 김남곤윤석정이운룡)는 선생의 고향 생가를 복원, 진안 문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로 지난달 27일 진안 전통문화전수관에서 '구름재 박병순 선생 시조문학 세미나'를 가졌다.구름재 선생과 동향이며 제자이기도 한 이운룡 전북문학관장은 이날 기조 강연을 통해 "구름재 선생은 전형적인 선비요 인간미 넘치는 시조시인이었다"며, "시조는 곧 선생님의 존재 이유이고 삶 자체였다고 할 만큼 시조 사랑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실제 '겨레의 시조가 민족정신의 표상'이라는 말로 시조의 품격을 높이 받들었고, 스승이셨던 가람 이병기해강 김대준 시인의 시화 액자를 좁은 안방의 벽에 걸어놓고 음송하셨다고 구름재 선생을 회고했다.구름재 선생은 또 때와 곳을 막론하고 국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그 자리에 서서 경례했고, 철저히 한글 전용을 주장했으며, 연호는 반드시 단기를 쓰는 등 나라사랑과 한글사랑이 각별했다며, 그 삼애에 의해 고향 진안에서 다시 부화하게 됨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이 관장은 덧붙였다.이지엽 경기대 교수(한국시조시학회 회장)서정섭 서남대 교수(국어문학회 회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또 권성훈 경기대 교수가 '박병순 시조의 고향의식 연구', 유진선 단국대 교수가 '박병순 시조와 문학세계'를 발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송영선 진안군수, 구동수 진안군의회 의장, 허소라 석정문학관장, 서재균 김환태문학제전위원장, 최공엽 언론인, 정군수 전북문인협회장 정군수, 유휘상 전북시조시인협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 회장, 이승철 진안예총 회장, 정병렬 강천문학회장 정병렬,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양병호 전북대 교수, 김재환 진안문인협회장 김재환, 최규영 전 진안문화원장 최규영, 전형교 진안문화원 사무국장, 송영수 전 진안문인협회장, 이목윤 시인과 문인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칼로리 계산하지 말고 먹어라, 배가 부를 때까지 먹어라, 삼겹살이 밥보다 좋다, 한우보다 수입산 소고기가 좋다, 채식 절대로 하지 마라, 체중계에 올라가지 마라, 유산소 운동 하지 마라, 운동 이틀에 한 번이면 족하다, 운동 한 시간을 넘기지 마라, 남자처럼 운동하면 여신이 될 수 있다'전주 전일고 출신의 남세희씨가 말하는 '다이어트 10계명'이다. 다이어트에 관한 기존 상식을 뒤엎은 권유다. 역다이어트론이라 할 만하다. 그가 낸'다이어트 진화론'(민음사)이 화제다.잘못된 다이어트 상식들을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하고 더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화인류학, 역사, 스포츠 생리학, 식품 영양학을 넘나들며 이야기 거리를 던진다.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진화과정을 토대로 인간 본성에 감춰진 진정한 건강과 아름다움의 해답을 제시한다.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책으로도 유용하다는 게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말이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성큼 다가왔다. 전북의 경우 장수에 경주마 목장이 들어서고, 경주마 뿐 아니라 승마용 말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학마다 앞 다투어 말 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말과 관련된 자격에 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도 말산업과 관련된 특구를 지정하고, 각종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경주마 산업과 관련된 국내 연구와 논의는 아직 일천하다.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소순열교수팀이 최근 일본의 고야마 료타의 저서를 편역한 '경주마 산업과 협동조합'(한국학술정보)을 펴내 연구자들에게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소 교수와 유찬주 전북대농업경제학과 겸임교수, 김재욱 전북대농업과학기술연구소 전임연구원 등 3명이 참여해 편역한 이 책은 우리보다 앞서 경주마 산업에 눈뜬 이웃 일본의 경주마 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서다. 국내에서 경주마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전문서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우리보다 앞서 경주마산업을 발전시킨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 히다카 지역을 중심으로 경주마 생산과 산지 형성과정, 경주마 산업이 협동조합 형태로 생산되는 과정과 지역산업의 클러스터 등을 담았다. 여기에 경마의 국제화와 향후 발전방향, 경주마 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들을 분석했다.
군산 채만식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송하춘)가 제10회 군산시 채만식문학상 수상작으로 공선옥 소설가의 작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선정했다.심사위원회는 지난 25일 수상작 심사를 벌여 '5월의 광주'라는 시대의 고통을 개인의 삶 속에 담으면서도 활달한 서사와 해학을 기반으로 고통을 극복해 가는 건강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작가는 작품을 통해 광주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한 여성이 시대와 사회, 계층과 성별의 다층적인 폭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혀내며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개인의 존재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소중하게 기록하고 있다.이를 통해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 묻혀있는 개인의 삶의 소중함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선옥 작가는 1963년 전남 곡성 출생으로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에서 '씨앗불'로 등단했으며, 제13회 신동엽문학상, 제28회 요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채만식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0월 1일 군산시민의날 행사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스스로 수필을 쓰는 것도 아니었지만, 수필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무화과 열매 속에 가득 찬 알갱이처펌 무수히 많은 수필가들을 보살폈다. 수필을 위해 정진하는 사람들을 안으로 품어서 키워낸 사람, 그녀가 한 일은 드러나지 않지만, 안에 가득 단맛을 끌어안고 있는무화과 열매처럼 사랑이 가득하다.'(강돈묵 거제대 교수)'출판사 일, 남편 내조, 거기에 가사, 또 자녀 양육, 운동선수의 어머니, 도대체 1인 몇 역을 하시는지 경이로웠다. 거기에다 문화유산에 대한 공부에 여성박물관회에 남성도 부담이 될 후원까지, 나로서는 오직 탄성만 터져 나왔다.'(수필가 김순영)'신아출판사에 자주 드나들었지만 황의순 여사가 의자에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을 한번도 본일이 없다. 늘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의 출판사, 오늘의 서정환 사장이 있게 된 데는 알게 모르게 뒷바라지를 해 준 황 여사의 덕이 크려니 싶다. 속이 깊은 서정환 사장이 황의순문학상을 제정, 아내의 이름을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황의순문학상은 출판인이자 수필가인 서정환 사장의 아내 사랑법이자 수필 사랑법이다.'(수필가 김학)전북지역 대표적 출판사인 신아출판사와 한국문단의 대표적 수필전문지 '수필과 비평'의 발행인인 서정환씨는 오늘의 이 출판사와 문예지가 있게 한 것을 아내의 공으로 돌렸다. "누구는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이 둘은 팔 할이 아니라 백 할이 당신이었다"고 했다.고인의 10주기를 맞아 맞아 '황의순추모문집'이 나왔다(신아출판사).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시와 수필로 고인을 추모했다. 조귀옥안평옥소재호주봉구정희수유휘상진동규 시인이 백두산 두메양귀비꽃구절초코스모스로 비유하거나 거목 아래 큰 뿌리로 회고했다. 유병근정진근한상렬박옥근맹난자김학남민정정호경박영수김애자김홍은이명애강돈묵서재균이목윤은옥진김용옥김춘자김순영씨 등 수필가소설가아동문학가들은 고인과의 인연 등을 통해 문단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인을 추억했다.추모문집에서는 또 고인이 1960년대 전북일보에 연재했던 '女人 지대'칼럼과, 3자녀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글이 함께 수록됐다.서정환 대표는 책 머리말을 통해 "당신을 보내고 나는 없었다. 당신을 잃은 것은 내 전부를 잃은 것이었다"고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부인과 같이 살기 위해 황의순문학상을 제정했다고 덧붙였다.
끈끈한 풀을 쑵니다. 식구들 가을 양지 녘에 앉아비바람 맞으며 살아온 삶의 무늬 얼룩 얼룩진 파리똥 어지러운 문종이에물을 처발라 좍좍 뜯어냅니다.놀이하듯 신나게 남루를 발겨냅니다. 눈부시게 새하얀 내일을 재단하여각진 문살에 창호지 척척 발라뉘엿뉘엿 쓸쓸한 하오의 햇볕 서러운 가을바람에 말리면꾀죄죄한 살림이 시나브로 탱탱해집니다.퀴퀴한 세상이 상큼 환해집니다. 귀뚜라미 울음 머금은 댓잎별빛 우러러 파르란 국화 잎사귀로사군자 치듯 무늬를 수놓으면출렁이는 달빛 휘영청 쏟아지고 길손 바람 문풍지를 흔들며 놀다 가면이윽고 배부른 해가 꺼억, 트림처럼 떠오릅니다. - '가을 門 도배' 일부고고학자들이 문화재를 발굴하듯, 양병호 시인(1960~, 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잊혀져가는 지난 날 우리네 유년의 공간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오이관복(吾以觀復)의 자세로 정관(靜觀)하고 있다. 그것은 그의 말처럼 '바람 속을 속수무책 통과하며 스친/ 풍경들을 그러모아/ 추억의 박물관을 건축하는' ('구봉서와 배삼룡' -시인의 말)일이요, 잃어버린 낙원과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길이기도 하다. 매콤 쏘면서도 달큼하게 앵키는 알싸한 그 맛이여라우.푸-욱 썩어서 그러것지라우.시한이면 겁나게 춥고여름이면 또 펄펄 끓어버리는 옥천에서미역도 감고, 밤하늘 별도 헤면서맨날 푸르게만 자랐지라우.아 그러다가 뒤숭숭 바람불어쌓던 열여섯 가을에 참말로 바람이 나버렸지라우. 맵고 독하고 얼큰하게 바람 들어버렸지라우. 우리는 눈 맞자마자 들이댑다 가마솥에서 뻘뻘 온몸을 달군 다음 아랫목에서 큼큼 뜨겁게 사랑하다가서까래에 매달려 엄동설한 깡깡 얼었다가장독에서 소금물에 질끈 절여졌지라우.글고도 숯과 고추가 오장육부를 다 뒤집어버리데요.기진해서 인생 포기하고 널브러져 누웠는데동네 아주메들이 달라 들어갖고 이도령 기다리는 춘향이 마음 한 줌회문산 휘돌아온 서러운 바람도 한 자락전봉준 이글거리며 타는 눈빛 한 줄기강천산 흘러내린 옥천물도 한 바가지동학 때 베잠방이들의 울분과 함성 한 주먹별빛 머금은 여치 울음소리도 한 가락섞어갖고 육자배기 부르며 설설 버무립디다.한 많은 이 세상 썩어 문드러진 이 년을 어르고 달래붉고 찰지고 알싸하게 앵키는 년으로 맹글어버립디다. 생각해 봉께, 이러코롬 살아온 내도 모진 년은 참 모진 년인갑소. - '순창고추장', 전문전통 순창고추장의 숙성 과정을 모질고 강인한 이 고장 여인네들의 일생에 비유하여 한 편의 서사시처럼 장중하게 읊고 있다. 정감어린 전라도 지방(남원·순창) 방언의 토속적 구사도 그려러니와, 지난 날 우리네 농촌의 풍경과 그 속에 깃들어 사는 농민들의 애환과 시대상이 한 폭의 민속화를 보듯 정겹게 그려져 있다. 그것은 마치 걸쭉한 육자배기처럼 때로는 구수한 재치와 입담으로, 때로는 범상치 않은 풍자로 우리의 무딘 타성과 무료한 일상에 일침을 가하면서 한국 향토시의 새로운 장(場)을 연 또 다른 로컬리즘의 서정 미학이 아닌가 한다. 〈끝〉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완주군청 주무관 서진순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19회 독서문화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또 김제시립도서관 주무관 강정자씨는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국무총리 표창 수상자인 서진순씨는 '책 읽는 지식도시 완주'사업과 재능 나눔, 도서기부 릴레이 캠페인, 소외계층을 위한 정보봉사, 특색 있는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도서관의 가치를 알리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공을 평가받았다.이번 제19회 독서문화상 수상자는 대통령 표창 2명과 국무총리 표창 2명, 장관 표창 25명이다.시상식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제14회 전북여류문학상에 아동문학가 양봉선씨(55)가 선정됐다.전북여류문학회(회장 한선자)는 23일 양 씨가 여류문학회 등 문인단체의 참여도가 높고 다수의 작품 활동으로 문학의 잠재적 인구를 넓인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 1994년 월간 '아동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동화집 '웃음꽃 피는 날', 동시집 '은행나무', 시집 '빗물로 온 당신', 독서치료집 '내 곁에 있는 파랑새'와 '동화로 만나는 중국의 신화' 등 1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근로자문화예술제 문학부문, 한국아동문화 대상, 전북아동문학상, 전라예술 공로상, YWCA '제4회 참아줌마'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아동문학회 전북지회장, 한국아동문학연구소 운영위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 이사, 전북아동문학회 회장,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사)한국미래문화연구원 부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시상식은 전북여류문학회의 동인지 '결' 제25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오는 26일 오후 7시 전주리베라호텔에서 열린다. 전북여류문학회는 1985년 여류 문인간 상호 교류와 문인 발굴, 문학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결성됐다.
2013년도 중산시문학상 수상자에 이소애 시인(70)이 선정됐다. 중산시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김병국)가 주최하고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관하여 공모시상하는 이 문학상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운룡 전북문학관 관장이 향토시문학과 한국시문학 발전을 목적으로 제정, 올해로 23회째 수상자를 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시문학으로 구현, 시인의 창작역량 강화와 작품의 질적인 수준 향상, 전북문학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수상자와 수상작을 엄선하여 시상하는 문학상이다. 3년 이상 전북에 거주하며 등단 11년 이상의 기성시인 전체를 대상으로 신작시 3편씩을 공모해 선정한다. 심사위원들은 "응모작 모두가 건강하고 오래 공들인 수준작들이었다. 후끈 달아오른 시정신의 열기와 언어감각의 치밀성 때문에 선자들은 몇 번씩 읽고 숙고해야 했다. 당선작은 기존의 틀이나 문법에 구애 없이 '파도'를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해석하고 있으며, '색'은 궁극적으로 내가 만든다는 자율적 관조로 엮어낸 최우수작이었다"고 평가했다. 심사는 김남곤정병렬허소라 시인이 맡았다.이소애 시인은 정읍 태인 출신으로, 1994년 '한맥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와, 수필집 '보랏빛 연가' 등을 냈다. 전북여류문학상허난설헌문학상한국미래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북여류문학회 회장가톨릭문우회 회장을 지냈다. 이 시인은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가 들려왔다. 내 영혼의 씨앗이 눈을 뜨게 하는 소리였다. 나의 용기로 싹튼 초록은 팽팽하고, 젊고, 싱싱한 언어로 성장할 희망이 될 것이다. 사물의 본질에 탐닉하여 시의 언어로 표상하는 힘,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시세계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창작지원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10월9일 오후 4시 30분 전북대 인문대학 2층 교수회의실에서 열린다.
국립박물관 승격을 앞둔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신축이 사실상 확정됐다. 그간 신축에 부정적이던 기획재정부가 최근 입장을 바꿔 설계용역 예산을 반영하면서다. 16일 전북도와 김윤덕 국회의원에 따르면 기재부가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신축을 위해 내년 설계용역예산 3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안은 이달 말 국회에서 심의를 거친 뒤 10월께 확정될 전망이다.이로써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신축은 지난 2009년 이춘석 의원이 '고도지정 익산 국립박물관 설립' 법안을 발의한 뒤 4년 만에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익산공주부여를 묶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대상에 최종 선정된 가운데, 국립박물관 신축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덕 의원은 "국립박물관 승격은 문화융성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그간 기재부의 반대가 있었지만 앞으로 이번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특별한 요인은 없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축 설계용역예산인 만큼 이는 미륵사지전시관 신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는 2만여 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으며, 특히 지난 2009년에는 국보급 사리장엄 9700여점이 출토됨에 따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보존전시의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어떤 삶이 진정 후회 없는 삶이고 좋은 삶인가? 나태주 시인(69)은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삶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고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고 답을 냈다. 그런 다음, 타인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거나 칭찬의 대상이 된다면 그 삶은 더없이 좋은 삶, 최상의 삶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북시인협회(회장 송희) 초청으로 지난 14일 전북은행 본점 3층 회의실에 가진 강연에서 나태주 시인(공주문화원장)은 '아름다운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그는 자신의 시 행복한 삶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시 '행복'을 소개했다.'저녁 때 /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전문)그는 또 '인생을 고행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기서 글자 하나를 바꾸기를 권유했다. '인생은 여행이다'고. 마음의 병이 가장 큰 병이라며, 근심과 걱정을 버려라고 강조했다.또 이정록 시인(50)이 이날 시 쓰기 특강을 벌였다. 이 시인은 "시에서 퇴고는 시의 혈관을 풀어주고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의 상상력에 건전지를 끼워주고 태엽을 감아주는 퇴고가 되어야만 시인의 통찰력이 독자에게 건너갈 수 있으며, 새로운 연대의 힘이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퇴고는 또 "첨(添)이 아니라 삭(削)이어야 한다.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통찰만이 단순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이와 함께 시의 끝맺음이 중요하다고 시인은 보았다. "'떠날 때믄 말없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끝말은 없어도 좋다. 어설픈 시의 결말은 사족일 뿐이다. 군더더기가 아닌 감동과 여운의 꼬리를 잡아채려면 밋밋한 마무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살아갈수록 기억해야 할 슬픔이 많아지니 익숙한 듯 묵은 아픔을 꺼내 자네 이름을 덧씌워 새기다가 어느 새 등을 돌려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친구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네. 그러나 자네가 오랫동안 응시했던 곳은 보이지 않네.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은 자네 눈길과 몸속의 따뜻한 온기를 옮겨놓은 곳은 어디인가. 가을의 찬 기운이 땅에 내리기도 전에 자꾸 몸이 춥다고 말한 자네에게 살아서 눈물을 만드는 이 몸의 온기 한 점 불어넣지 못한 우리가 죄인이 되어 자네가 만든 높은 산 아래서 자리 하나를 만들고 있는 오늘, 친구라는 말이 이렇게 대책 없이 허술한 것이었던가를 생각하니 우리가 주고받던 웃음과 말과 술잔들을 일시에 잃은 듯 낯선 사람처럼 망연히 서 있을 뿐이라네. 그러나 친구여 들리는가. 어렸을 적 자네가 휘돌린 진안 백운면 시골마을 집 곁을 흘러내리는 데미샘의 물줄기도 오늘 잠시 이 자리에 와서 머무는 것을. 매일같이 출퇴근하며 시를 떠올리던 생계의 길 위에서 자네를 기다리는 잎들이 가늘게 떨리며 너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무엇보다도 자네를 살려내어 우리 곁에 함께 세우려는 친구들의 허망한 눈물이 네 가슴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있느냐고 어깨를 흔들어 묻고 싶네.자네는 이 세상 누구보다 순수하고 해맑은 감성을 지닌 친구였지. 우리가 잠들고 있을 때 맑은 시를 썼고 게으르고 무딘 우리들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네가 간밤에 뒤바꿔놓은 아름다운 세상을 눈으로 볼 수 있었네. 그것이 자네가 불면의 고통 속에서 이룬 밤샘 작업이었음을 알고도 우리는 따뜻한 위로 한 마디 건네지 못했으니 서서히 닫혀가는 문밖에서 이제야 자네를 찾아보지만 훌쩍 모든 것 거두어 가버렸구나. 밤 열두 시만 되면 우리의 호주머니 속에서 홀로 울던 자네의 목소리 이제는 들은 지 오래되었으니 짐짓 강한 척 했던 우리가 전송하지 못한 젖은 목소리는 이제 누구에게 들려주어야 하는가. 눈 내리는 겨울날 덕진의 어두운 자취방에서 오랜 후에 찾아올 미래도 모른 채 웃어대던 날들이 떠오르는데. 은행나무 노란 서리 지붕 밤새워 녹이던 그날의 온기를 하늘을 날고 있는 금구의 왜가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 자네를 따라 오르던 태백산 주왕산 산길 위에 우리가 남기고 온 세상을 짓밟던 호기는 이제 별로 떠서 가물거리며 어서 따라오라고 손짓하고 있는데. 남은 아내와 예쁘고 잘생긴 아들딸들 이제 어찌하여야 한단 말인가. 친구라는 호칭은 본래 우리 감정이 당겨놓은 말이라서 남겨놓고 간 자네의 걱정을 끝까지 짐 지지 않는 법이지. 그러하니 하늘에 간 친구여, 아니 저 높은 산 아고산대쯤 바람으로 불어 우리 머리 위를 날고 있을 친구는 굽어 살펴 주리라 확신하네. 이제 남은 날들은 생명 있는 자의 차지여서 자랑스럽게 살아 보일 테니 자네는 시를 지어 하늘에 펼쳐 보여주기 바라네. 자네의 서늘한 삶의 열기를 맞고 싶으면 자네 좋아하는 막걸리를 받아 고결한 생각이 지치는 곳으로 굽이쳐 갈 것이라네. 가야할 길 바쁜 삶들이 밀어낸 자리에 가다가 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한 움큼 슬픔을 되살리면 그때는 자네가 보여주었던 치열한 시의 열정만이 손에 잡히리라. 그리하여 우리 힘차게 시를 아는 자 시를 쓰고 소설하는 자 소설을 다시 쓰고 세상과 싸우는 자의 싸움도 처절해져야 하리. 유고시집 한 권에 담겨 나올 친구의 시를 보면서 그 누구보다 눈부시게 문학의 열정을 불살랐던 그대의 혼을 오래도록 모시며 그리워할 것이라네. 이제 아프던 삶의 몸살은 끝났으니 깨달음은 남은 자의 몫일 것이고 편히 쉬다 보면 어느 날 그대의 이름 부를 날 있을 것이네. 잘 있게. 임영섭 남성여고 교사
진안 출신의 문정(본명 문정희) 시인이 심장마비로 지난 11일 별세했다. 향년 52세.고인인 문 씨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8년부터 우석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국어를 가르쳤다. 지난 2008년 '하모니카 부는 오빠'로 문화일보의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2012년 전북작가회의가 제정한 '물고기자리'로 '제1회 작가의 눈' 작품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김경금 씨와 자녀 계현·서연·서정 씨 등 3남매가 있다.빈소는 전주 뉴타운 장례식장. 발인은 9월13일 오전 10시. 장지는 승화원. 연락처는 010-8645-6746.
'달님이 엿보는 일기장', '달을 삼킨 개구리', '똥꽃' 등의 동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아동문학가 신천희씨가 새로운 동시집을 출간했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발하게 바라보며 재치 있는 언어로 이를 풀어낸 '그림자는 착하다'(하나의 책). '그림자는 착하다'에서는 신씨가 아이가 됐다는 상황설정을 통해 그가 엄마와 아빠, 친구, 강아지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속마음을 그려낸다. 어른들은 생각하지 못한 아이들의 귀여운 투정이나 욕심 등이 순수하게 그려져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한번 읽고 끝내기보다는 온 식구가 읽으며 시의 분위기와 메시지, 소감 등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 동시를 통해 아이가 엄마 아빠와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대화의 주제를 자유자재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동시라고 해서 꼭 아이들에게만 한정 지어 생각하기보다는 마음을 열고 아이와 함께 작품을 감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 무주암에서 수행을 하는 그는 '아동문예' 신인상 수상, '대전일보' 신춘문예, 창주문학상, 녹색문학상 당선 등을 거쳐 동시집 '달님이 엿보는 일기장', '달을 삼킨 개구리', '밤하늘 엿보기' 등을 출간했다. 특히 '꽝포 아니야요! 남북 공동 초등학교'는 초등학생 필독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무단결석을 밥먹듯 하는 반 아이가 있었다. 결석계도 내지 않았던 아이에게 어느날 담임 선생님은 자를 세워 손을 때렸다. 그 아이는 피하는 법도 없이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체벌을 받았다. 며칠 뒤 선생님은 장날 시장 한 켠에서 바지락을 팔고 있는 아이를 봤다. 선생님은 순간, 죄의식이 들어 자기 반 아이를 아는체하지 못했다. 이듬해 여름 선생님은 아이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통곡밖에는 나오지 않았다.선생님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음과 같이 나타냈다. '만경(萬頃) 갯벌 나가/왼종일/보리개떡 하나 못 먹고/바지락 주워/앙상한 생활을 엮는다//황해바람 가지에 손은 거북등/대대손손(代代孫孫) 찌든 가난/하마 기죽은 갈잎이 알랴//망태기에 반도 안 찬 바지락들/어머니 멍든 가슴 토하누나//어슴저녁 하늘가, 기러기 떼/허기진 시오리 길 북극성 된다.'부안 태생으로 전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조영화 시인이 지난 1996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지 17년 만에 '느림의 계단'이라는 시집을 냈다(도서출판 화백). 만경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를 하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한 등단작 '어린 제자'를 비롯해 켜켜이 묻었던 52편의 시를 세상에 드러냈다. 그는 "느림은 사유와 사색의 전제 조건이다"면서 "자연과의, 타인과의, 나 자신과의 화해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는 마음의 분노를 정제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 책을 출간했다"고 덧붙였다.그가 겪은 분노의 대상은 특정인이 아니라 권력과 나라였기에 자신과의 화해를 하는데 세월이 필요했다. 그는 정연주 전 KBS사장의 부인으로 지난 1980년 해직기자로 투옥과 수배를 겪은 남편 때문에 경찰서 밀실에서 머리채도 잡혀보고 맞아도 봤다. 미행은 일상적이었다. '일천구백칠십팔년 겨울 며칠-면회가는 날'에는 당시 심경이 담겨있다. 고초를 겪고 난 뒤 1982년부터 19년간 미국에 살면서도 트라우마는 남았다. 그는 "미국에 간 뒤 2~3년간은 휴스턴 길 한복판을 걷다가도 누가 쫓아오나 뒤를 힐끔 돌아보거나 머리채를 잡힐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고 밝혔다. '느림의 계단'에는 '화해'하고 난 뒤 서정적인 정서가 가득하다. 시인 강기옥은 시집의 해설에 부쳐 조영화의 시세계를 '등로주의(登路主義)적인 삶의 서정적 이미지'라고 압축했다. 서정주의 속에 깊은 내면의 가치와 함께 입체적인 주제가 담겨있다고 풀이했다. '느림의 계단' 이라는 시의 경우 '산중의 시계는 느리다/범종 소리도 느리다/적묵당(寂默堂) 돌담 아래/채송화동 느리게 핀다/선(禪)스님 기도 소리는 더욱 느리다.'처럼 변함없는 물리적 현상을 상대적인 개념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조영화 시인의 정서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전주다. 그는 "유년시절 정서가 평생 간다"며 "고향은 전동성당과 만경평야로 상징되는데 답답한 일이 있어도 전주에 오면 위로를 받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남원 출생인 복효근(1962-)시인은 일상적 체험이나 자연적 소재 속에서 비판적 현실인식과 자기성찰로 가치 지향적 세계를 향하면서 존재에 대한 탐구와 생의 깊이를 더하는 변증법적 실존미학을 추구하고 있다.늘 푸르다는 것 하나로내게서 대쪽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 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하건대 나는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흰 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아아 고백하건대 그 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 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있는 것이다. - '어느 대나무의 고백'에서'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등과 같이 현실과 맞서 있는 시인의 자세가 사뭇 비장하다. '생의 맨 끄트머리에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거리며 버티고 있는 그의 가치 지향적 열망이, 마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는 - 북방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서도'('절정') 광복을 위해 한 몸을 던진 육사의 지사적 풍모를 연상케 한다."그의 시는 개인의식과 사회·역사의식이 서로 서로 껴안고 감싸면서 서정성과 예술성 그리고 철학성을 함께 섭수해 들임으로써 새로운 서정시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가고 있다."(김재홍) 사랑과 이별이라고 하는 어찌할 없는 인간의 숙명적 고독을 '익어야 하는 것은 갈빗살인데 / 석쇠가 먼저 달아오른다.// 너를 사랑하기에 숯불 위에 / 내가 아프다'('석쇠의 비유'에서〉)고 절절하게 풀어내면서, '하나'가 되기 위해 '내가 먼저 달아올라 - 너를 안고 벌겋게 - 뒹굴어도' 영원한 타자로 끝내 분리될 수밖에 없는 석쇠의 고통과 외로움에 대한 응시도 그 중의 하나다.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되나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토란잎이 물방울 털어내기도 전에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되나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전문안도현 시인은 '토란잎과 그 위에서 구르는 물방울의 관계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 놓은 시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토란잎도 둥글고 물방울도 둥글다. -시인은 생태학적 상상력과 불교적 사유를 배경으로 시적 자아의 보폭과 목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세속을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세속에 동화되지 않으려는 자아가 부단히 자기 성찰을 행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빛나는 시들을 낳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양자가 서로 상처 받지 않고 둥글기 위해서는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 전에 흔적 없이 내가 먼저 사라지는 자기 절제와 희생이 담보되어야 함을, 그리하여 '사랑은 그저 주는 것이지, 취하는 것이 아님(love is giving, not take)'을 비유적 암시로 일깨워 주고 있다.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소설 '밤의 대통령'·'황제의 꿈'·'강안남자' 의 작가인 이원호의 '천년한(恨) 대마도'를 소재로 한 독후감대회가 열린다.후불제여행사 투어컴(대표 박배균)은 '천년한(恨) 대마도'의 출간을 기념해 독후감대회를 개최한다.박배균 대표는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하는 일본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 대마도 반환과 영유권 회복을 위한 전 국민 독후감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회의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소설을 읽고 다음달 31일까지 1500자 이내의 독후감을 작성해 투어컴 독후감대회 페이지(http ://tourcom.co.kr)에 신청하면 된다.시상은 대상을 포함해 모두 11명에게 이뤄지며 2박3일간 대마도 문학기행 여행권과 투어컴 여행상품권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오는 11월11일 투어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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