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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순 시인 두 번째 시집 〈바람이 내게 이르기를〉

뒤늦은 등단에 한풀이일까. 쌓인 게 그만큼 많은 때문일까. 지난해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문종순 시인이 첫 시집‘밤하늘의 연가’를 낸 지 6개월 여만에 두 번째 시집을 냈다. ‘바람이 내게 이르기를’(한강출판사). ‘끝없이 가고 싶다. 날마다 허기진 가슴으로,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말, 그 말을 토해 내고자 부단히 채찍질하여도, 내 마음 모두는 영글지 못하고 허기진다.’시인은 ‘시를 쓴다는 건 가슴에 삽질하는 것, 삽질하여 시의 고랑이 될 때까지 아프리라, 시를 쓴다는 건 가슴에 불을 놓는 것, 끝없는 열정으로 사랑하리라, 태워지리라’는 다짐으로 시집의 문을 열었다.대한항공, 전주동물원, 성형화학 이사를 거쳐 현재 (주)동우에서 책임수의사로 재직하고 있는 직장 경력과 굴곡진 삶을 산 그이기에 지난 세월의 그리움이 더 진한 것 같다. ‘내 젊은 혈기는 / 밤을 포효하고 언ㅌ제나 너의 곁에 /이성을 잃은 야성의 가치 속에서 /우리는 한 쌍의 짐승이기를 원했다 // 영원을 뛰어넘어 날뛰던 나의 영혼 / 순수를 잃은 욕망이라 말하지 말라 / 꿈 같던 시절 아름답던 사랑이 / 어찌 한 계절 달빛만의 이유일까//(‘젊은 날의 초상화’중에서)이 작품을 포함 5부에 걸쳐 실린 70여편으로 엮인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표제시인‘바람이 내게 이르기를’에서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까지 사랑을 이야기 했다.‘세월이 모두를 시들게 하여도 / 사랑은 변치 않는 아름다운 꽃이며 / 그대의 향기는 내 영혼을 사로잡습니다//(‘사람아!’중에서)사랑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시인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도 시 곳곳에 묻어뒀다.시인은 전북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주)대한항공을 거쳐 전주동물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군산 소재 (주)동우실업 책임 수의사로 재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2 23:02

[7. 서동요와 무왕 (상)] 삼국유사 속 낭만적 사랑 이야기

삼국유사 무왕조에는 향가 서동요(薯童謠)를 창작하게 된 배경설화와 함께 그 작품이 오롯이 전해오고 있다. 30대 무왕의 이름은 장(璋)인데 그의 어머니는 과부로 서울 남지(南池)변에 집을 짓고 살았다. 연못의 용과 관계(池龍交通)하여 아들을 낳았다. 어릴 때는 서동이라 불렀는데 그릇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器量難測)로 뛰어났다. 항상 마(薯)를 캐어서 팔아가지고 어렵게 살았으므로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마동, 혹은 서동(薯童)이라고 하였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빼어나게 아름답다(美艶無雙)는 말을 듣고 서울로 가서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면서 친하게 지내고 자신을 따르게 한 후에 서동이 아이들을 꾀어서 부르게 한 동요는 다음과 같다. 선화공주님은남몰래 얼려(嫁)두고마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신라로 건너간 마동은 자신이 지은 참요(讖謠) 서동요를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는데, 선화공주가 밤마다 마동과 놀아난다는 이 노래가사는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졌다. 결국 선화공주는 유배형이 내려지게 되었고, 유배 도중에 나타난 마동과 눈이 맞아(遇爾信悅) 익산 금마로 가서 왕이 된 무왕과 미륵사를 창건하였다. 미륵산 사자사(師子寺)에 불공을 드리러 가던 어느 날, 길가 연못 속에서 미륵삼존불이 나타나자, 선화공주가 이는 필시 불사(佛事)를 일으키라는 부처의 뜻이라고 무왕에게 말하고 지명(知命)법사의 신력(神力)을 빌어 하루 만에 연못을 메우고 그 위에 미륵사를 창건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선화공주와 무왕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에 묻어 고려조까지 이어졌고, 끝내는 삼국유사에 실려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삼국유사에 전해오는 향가 24수 모두가 월명사나 충담사, 영재 같은 신라의 승려나 신충과 같은 관료, 또는 어떤 노인 등 그 배경설화와 더불어 작위(作爲)적인 인물로 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 유일하게 서동요의 작자만은 백제 무왕이라는 역사적 인물로 전해진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보 온달이 산 속에서 홀어머니와 외로이 살다가 선녀 같은 고구려의 평강공주와 혼인하여 대장군이 된 역사적인 사랑이야기의 구조와도 유사한 형태다. 이는 평민도 왕족과 혼인할 수 있다는 본디 인간에게 내재된 신분상승욕구의 잠재소원심리가 성취되어 나타난 결과에 다름 아니다. 서동요와 그 배경설화도 백제와 신라 양국의 왕들이 세력이 막강한 고구려를 견제하면서 자국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나제동맹(羅濟同盟)의 일환으로 맺게 된 정략적 혼인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동맹은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정책으로 두 나라가 위협을 받자, 백제 24대 동성왕이 AD.493년 신라 소지왕에게 사신을 보내 왕족인 비지의 딸을 왕비로 맞이한 것을 시작으로 출발되었다. 하지만 신라 진흥왕 때 백제 26대 성왕이 관산성 전투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면서 양국간의 화해와 협력관계가 결렬된 정책이었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무왕조에서 고본(古本)에는 무강(武康)왕이라 했으나 백제에는 그런 왕이 없으므로 이는 잘못이다라는 주(註)를 달았다. 그러므로 삼국유사는 고본이라는 역사서를 바탕으로 하여 쓴 것으로 무강왕이 아니라 무왕이라고 했다. 그리고 선화(善花)를 혹은 선화(善化)라고도 한다는 주(註)를 달거나, 미륵사를 국사에서는 왕흥사라 했고, 삼국사에는 무왕을 법왕의 아들이라고 했으나 여기서는 과부의 아들이라 했으니 자세히 알 수 없다라고 하는 등 네 번씩이나 주를 단 것을 보면 일연(一然)은 역사에 대해서도 해박한 승려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측면에서 무왕은 나제동맹이 이어졌던 25대 무녕왕이라는 사학자들의 견해도 있었다. 강(康)과 녕(寧)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 또한 역사적인 사실이나 연대상으로 보아도 무왕과 일치하지 않는다. 무녕왕은 25대왕이요, 무왕은 30대왕이며 100년이란 시간적 간극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연의 삼국유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무왕조의 역사적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삼국유사는 고본이라는 사서(史書)에 의지해서 썼다는 주(註)를 보아도 다른 어떤 역사서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래도 아니라면 유전해 오는 유물, 유적이 남긴 자취를 더듬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 십 년간 이어져온 미륵사지 발굴과 복원과정에서 2009년에는 세상이 놀랄만한 역사적 유물이 나왔다. 전북 익산군 금마면 기양리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있는 국보 11호인 미륵사 서탑 기단층 아래에서 금제사리봉안기 1장(전면 음각 금석문 99자, 후면 94자 총 193자) 이 1370년이란 아주 까마득한 천사백년 꿈을 깨고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 봉안기엔 무왕의 왕후가 선화공주가 아닌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로 명기돼 있었고, 미륵사를 창건한 후 무왕 40년(서기 639년)에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대의 서탑을 세웠다는 기해년 정월 29일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국문학계나 역사학계를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고조선의 단군설화까지 기록되어 반만년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엄연한 조선의 역사서인 삼국유사를 허황된 것이었다고 단언키는 더욱 어려운 문제이다. 더구나 풍요, 헌화가, 도솔가와 더불어 원시고시가 4구체 향가인 서동요의 정체성(正體性)을 흔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사학자인 이도학과 노중국 교수는 선화공주는 31대 의자왕의 생모이며, 30대 무왕의 왕후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문학자전주대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11.21 23:02

'전북의 재발견' 시리즈 완성

전북인의 삶과 정신을 체계적으로 조명한 <전북의 재발견>시리즈가 2013년 편‘예’와 ‘얼’이 발간되면서 6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전북의 재발견>시리즈는 전라북도가 지니고 있는 독보적인 역사와 문화콘텐츠 등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구성해 펴낸 책으로, 2008년 맛과 소리를 시작으로, 2009년 쌀과 길, 2010년 말과 흥, 2011년 문학과 영화, 2012년 먹(서예)과 흙(도예) 편이 차례로 나왔다. 이번에 발간된 시리즈 마지막 편인 ‘예’와‘얼’은 전북 사람들의 수공예와 전라북도 사람들의 정신문화를 담고 있다. 한지·부채·침선·자수 등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따질 수 없는 전통 수공예의 세계를 ‘예’로 조명했다. 오늘날 수공예가 기계문명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북 수공예의 역사와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를 이어 전통수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수공예 명가와 오늘날 공예산업을 일으키고 있는 장인들의 삶을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담았으며, 수제 국수 공장·시골 장터의 대장간과 도장집 등 수공예의 범위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확장한 것도 흥미롭다. ‘얼’은 시리즈의 전 테마를 관통하고 아우르는 주제로, 전북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도이기도 하다. 전북의 정신으로 저항과 풍류, 포용과 개척정신, 미륵신앙, 선비문화 등을 꼽고 이를 바탕으로 전북에서 동학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다양한 종교가 번성할 수 있었으며 전통문화가 융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 ‘전북의 어른상’ 수상자를 비롯한 전북의 어른들의 입을 통해 전북의 정신을 이야기하고, 4대 종교와 관련된 성지 순례로 장소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문신 시인과 최기우 극작가(대표집필)·김미영 수필가·김혜선 카피라이터가 ‘예’편 집필에, 최기우 극작가(대표집필)와 김규남 전북언어문화연구소장·김사은 원음방송 PD가 집필에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0 23:02

전북신문학상에 곽병술 수필가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이남구)는 지난 7일 전북신문학상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박연복)를 열어 2013 전북신문학상 수상자로 시인이자 수필가인 곽병술씨(81)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수필'벽오동나무를 바라보며''꽃 앞에서''나의 선 자리''학바위 회상''가을의 길목에서' 등 5편이다. 박연복 심사위원장은 "곽병술씨의 수필은 자연을 노래한 작품으로 평화로움과 풍요로움, 조화로움과 평등함은 물론 공동생활에서의 그리움을 불러일으켜 주는 동시에 잠들어 있는 일상을 자극하고 잔잔한 깨달음을 안겨주는 거울이다"며, "특히 그의 수필은 우유체(優柔體)로서 작품전반에 걸쳐 감정이 강하게 물 흐르듯 흘러넘치고 있다."고 평했다. 수상자 곽병술씨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지역과 나라의 운명을 이끌고 있다는 사람이 문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문인들은 평소 작은 행동마저도 함부로 하면 결코 안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임실 출신으로 1995년 '현대수필', 97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협, 한국크리스천문학회, 전북문협,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임실문협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고향의 달'등 9권의 수필집과 시집 '봄이 오는 소리', '푸른 넋을 찾아서'가 있다. 시상식은 16일 오후 4시 전주 백송회관에서 신문학 제6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1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진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연복 시인이 '우리는 현대시를 어떤 방법으로 해석할 것인가'주제로 문학강연이 열리며, 전주시청 노송광장에 회원 시, 수필화 약 40편이 전시된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15 23:02

"동학농민혁명 새 지평 열어갈 기념사업 절실"

동학농민혁명은 전북에서 일어나 전국에 떨친 한국 역사상 가장 큰 농민항쟁이었다. 동학농민혁명을 빌미로 청나라와 일본군이 들어와 청일전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했고 전통적인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지역질서까지 재편시켰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동학농민혁명이 갖는 역사적 의미가 1980년대 이후 활발하게 재조명됐고, 이를 바탕으로 혁명 발생 110년만인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그러나 혁명에 관한 기념사업들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기념일 제정을 두고 지역간 첨예하게 맞서 혁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또 혁명의 역사적 흔적들이 대부분 지워졌고, 유적지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게 현주소다.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호)가 내년도 혁명 2주갑(120년)을 앞두고 발행한 〈전주성을 점령하라〉는 앞으로 어떻게 혁명을 기려야 할 지 제시하고 있다. '전주완주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답사안내서'로 제작됐지만, 혁명의 전체적 윤곽과 함께 전주완주 유적지별로 과거와 현재의 거울로 비추고 있다. 사업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에 조성된 기념시설물은 70여곳. 1895~1935년까지 조선정부와 유림지방유지 등이 건립설치한 기념시설물 40여 곳, 1960~80년대 군사독재정권시기에 관주도로 설치된 시설물 10여 곳, 종교단체인 천도교에서 설치한 시설물 10여 곳, 민간단체에서 설치한 기념물 10 곳 등을 합쳐서다.사업회는 1960~1980년대 군사정권시기에 추진된 기념사업을 3가지 특징으로 분류했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세력들이 취약한 정통성을 가리고 미화하기 위해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편취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경우, 특정 종교단체와 관련된 기념사업을 시혜적으로 허용한 경우, 민간 기념사업을 통제하면서 특정지역 몇 곳에만 기념사업을 추진하거나 묵인한 경우 등이다.이 책에서는 또 동학농민혁명군의 전주성 점령과 전주화약이 갖는 의미를 부각시켰다. 전라도 수부인 전라감영이 자리한 전주성은 조선 건국자의 본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풍부한 물산의 집산지로 조선왕조 재정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1893년 고부에서 모의된 사발통문 거사계획 때부터 제1차 점령목표였다. 그래서 1894년 4월27일 농민군의 전주성 점령은 혁명 전 과정에서 농민군이 이룬 최대 승전이었다. 특히 농민군의 전주성 점령 후 조선정부와 동학농민군 사이에 '전주화약'이 성립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라도 53개 군현에 집강소를 설치, 폐정개혁을 단행한 것은 우리 역사상 최초로 피지배계층인 농민이 직접 통치권을 행사한 근대 민주정치의 효시라고 평가했다.동학농민군의 숙영지였던 삼천, 진을 쳤던 용머리고개, 가장 먼저 진격했던 전주성 서문지, 집강소 총본부인 대도소가 설치됐던 전라감영 터 등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의 모습들을 책에서 담고 있다.사업회는 "동학농민혁명은 한국근대 민족민주운동의 총 본산으로 동아시아 역사와 세계역사에서 그 맥락과 의미를 추구할 때 비로소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산이다"며, "전라도 지방사로 왜곡축소되어온 동학농민혁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기념사업 모색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15 23:02

새만금 고교백일장 대상에 조예슬·최가희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최하는 '제8회 전북새만금 고교생백일장'이 지난 9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날 전북지역 고교생 258명이 참여한 이날 백일장에서 운문부 대상은 전북외국어고 조예슬(2년), 산문부 대상은 전주여고 최가희 학생(1년)이 각각 차지했다. 또 최우수상에는 운문부 전북여고 최유진(3년), 산문부 전북여고 양혜진 학생(2년)이 선정됐다.이번 백일장 글제는 '새만금 갑문'과 '석정문학관'이 제시됐다. '새만금 갑문'은 국가차원의 최대 현안사업인 새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문화성과 주민 참여성, 가능성, 친환경성, 미관, 개발 가능성 등 잠재적 가치를 우리 청소년들이 어떻게 이해하느냐를 알아보기 위한 글제였다. '석정문학관'은 한국 시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신석정 시인의 고결한 인품과 시 정신을 널리 선양키 위해 건립된 석정문학관에 대한 청소년들의 견해와 현대 한국 시문학의 고봉 신석정시인의 청조한 인품과 도도한 시 정신을 널리 선양 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의 기준은 표현미와 주제의식의 조화에 맞췄다. 즉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언어로 구사하는 표현력과, 주제의식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시상을 전개시키는 구성력, 그 두 가지에 비중을 두었다"며 "백일장은 논술대회가 아니며 문학적인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백일장 참석자들은 새만금 일원을 투어하며 새만금에 대한 해설을 듣고, 문학강연과 시낭송·시화전을 들러보았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14 23:02

[6. 정읍사 (하)] 믿음 바탕 여유로운 기다림 미학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읍사는 백제오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사가 전해오는 노래다. 정읍사에 담긴 정서가 이토록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내면에 면면히 흐르는 곱고 아름다운 여인의 기다림의 미학이 우리 고시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을 만큼 유려하다. 조선조의 건국이념인 유교윤리에 정읍사에 내재된 여필종부의 미덕이 이만큼 부합된 노래가 없기 때문에 백제오가 가운데 정읍사만이 '악학궤범'에 실려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신라여인들은 자유분방한데 비해 백제 여인들의 성정을 지조(志操)와 정절(貞節)이라고 규정한 소이연도 여기에 기인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려사'에 곡명과 더불어 노래의 내용만이 간단하게 소개된 정도이지만, 선운산, 정읍, 지리산, 방등산, 무등산 등의 백제오가나, '삼국사기'에 전해지고 있는 도미설화 등은 정절의 백제여인상을 대표하는 귀중한 자료다. 그러기에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여성들의 성정을 요약할 때 백제의 여인들은 다른 나라들 여성보다 비교적 아름다운 정절과 곧은 지조를 지녔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싶다. 고려조 속요들은 대부분 이별을 노래하거나 영원히 이별하지 아니할 것을 노래하는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에 반해, 정읍사는 그러한 정조를 노래하는 속된 심사와는 차원을 달리한 여인의 믿음을 바탕으로 여유 넘치는 기다림을 노래하고 있다는데서 그 미적 가치를 찾아볼 수가 있다. 그리움이나 기다림의 화자(話者)의 간절한 기원은 하늘에 높이 떠있는 보름달만큼이나 상승되면서 정읍사에 토로되어 절정에 이르기 때문이다. 정읍사의 내레이터인 행상인의 아내에게서 느껴지듯이 남편이 행상을 나가면 오랫동안 자유분방한 상태에 놓이게 됨으로써 고려조의 속요 쌍화점, 만전춘별사나 신라 향가 처용가처럼 다분히 다른 남정네들과의 에로틱한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정읍사의 여인은 그런 부정(不貞)의 여지를 조금도 허용칠 아니한다. 신라의 처용이 달 밝은 밤 탑돌이를 나간 사이에 외간남자와 정을 통해버리고만 처용 아내의 유희적 방탕성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는 말이다. 행상인의 처라고 하는 제한적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일편단심 남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정읍사야말로 인간의 본능과 감성적 욕망을 극복한 절창(絶唱)이 아닐 수 없다. 즉 사랑과 도덕, 낭만과 지성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내는 이 작품은 본능과 현실적 도덕성간의 근원적 양면성이 동시에 내재돼 있는 노래라는 것이다. 그러한 인간 본연의 갈등이 표출되지 않은 채 절제되어 형상화한 시가가 바로 정읍사라는 점이 이 노래가 지니는 매력이다. 정읍사가 달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도 여느 작품과 다르다. 처용가의 달이 '유희(遊戱)를 위한 달'이라면 정읍사의 달은 기다림과 기원을 담은 '정절(貞節)의 달'이라고 할 수가 있다. 허소라 교수는 '정읍사 주제고(井邑詞主題攷)'에서 달이 밝을수록 그 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임과 나와의 거리도 그 만치 가까워진다는 이등변삼각형의 기하학(幾何學)적인 특수구조를 보이는 노래라고도 하였다. 즉 기다리는 남편과 내레이터인 나 사이에 떠 있는 달이 높이 오를수록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원리를 통해 화자의 간절한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읍사는 달에게 내 마음을 전해달라는 유럽의 직소(直訴)적인 소야곡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노래다. 오로지 남편만을 걱정하는 기다림과 기원이 달을 매체로 함축적으로 형상화된 것도 이 작품의 품격을 고양시키는 점이다. 그리고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가 주장한 바와 같이 물-진흙탕물이지만-과 달, 여성의 3요소가 하나의 생생력환대(生生力環帶)를 이루어서 남편의 무사안녕을 비는 종교적인 기원은 숭고한 신성성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믿음을 바탕으로 한 백제 여인의 기다림의 미학은 오로지 사랑하는 임의 무사안전만을 위해 아무 곳이나 짐을 벗어놓고 쉬고 오라는 여유의 아름다움으로 표상된다. 이러한 믿음을 전제로 한 부부지정이 내면에 흐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여유가 가능한 것이며, 남편의 무사함을 능가할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름다운 여심(女心)으로 나타난다. 오늘밤의 무사귀환이야말로 순전히 남편에게 달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당신의 임의대로 해달라는 소박한 마음속엔 일체의 불안이나 질투, 잡념이 스며들 여지가 없고, 오로지 변할 줄 모르는 부부의 믿음만이 노래가사의 행간에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순지고(至純至高)한 여인의 사랑은 자기 스스로를 죽이고 남편만을 위하는 유교적인 윤리를 근본으로 하여 더욱 영롱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유교윤리적인 기다림의 미학은 이후 고려조의 속요인 가시리. 이상곡, 동동 등으로 접맥되었고, 현대에 이르러 김소월의 진달래꽃으로 승화 계승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읍사야말로 한국여성의 기다림의 미학의 정화(精華)요, 한국여인의 아름다운 정절(貞節)의 원형이 되었다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 국문학자전주대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11.14 23:02

전근표 시인 두 번째 시집 〈사랑합니다! 아버지〉

진안 출신의 전근표 시인이 5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사랑합니다! 아버지〉를 냈다(한솜미디어). 자연과 고향, 그리움과 아름다움, 행복이 녹아 있는 시 60여편과 수필·여행기를 묶었다.전 시인은 "산속에서, 들판에서, 물가에서, 작은 들풀, 들꽃 작은 돌멩이 하나에 맺혀진 이슬방울까지도,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생명력이 꿈틀거릴 수 있기를 원했다"고 시집 머리글에서 밝혔다. 시인은 시를 통해 과거의 추억을 되뇌며 가난을 벗 삼아 살아온 질곡의 삶이 겹겹이 쌓여 따뜻한 가슴에 시원한 청량제 같은 향기를 품어내길 바랐다.김태일'풍자문학'발행인은 전 시인의 시에서 휴머니즘과 살가운 정이 살아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전 시인의 작품을 음미하다 보면 고향 집 툇마루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과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대지에 맨발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깊어가는 가을에 자연과 함께 동화하며 나른한 꿈을 꾸고 싶어진다"고 해설로 달았다.육권 중령 출신의 전근표 시인은 2008년 등단했으며, (주)하림 상무이사를 거쳐 현재 (주)명보쇼핑 대표이사로 있다. 첫 시집 〈아버님! 하늘나라 그곳에도 꽃은 피었나요〉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08 23:02

'신뱅이' 대표 안명자씨 산문집 〈김치는 나의 혼 우리의 문화〉

'음식을 맛나게 잘 만드는 사람은 참으로 많다. 손맛 좋은 사람도 부지기수다. 더욱이 맛의 고장 전라도에서는 왠만해서 음식 잘한다고 자랑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김치로 승부를 보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 현실에서 대학교수의 아내로 살던, 평범한 주부였던 안명자씨(57)가 '신뱅이'상표를 걸고 김치 사업을 시작한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한 과일 김치를 만들어 발표회를 연 후 평소 그를 아끼던 인사가 "그까짓 김치 좀 한다고 요란 떨지 말라, 순한 남편의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가슴에 대못을 박는 충고도 들어야 했다.그런 곡절을 거쳐 안씨는 전주 한옥마을을 살찌우는'김치 명인'이 됐다. 그가 대표로 있는'신뱅이'식당은 한옥마을의 인기 투어코스며, 전국 각지에서 그의'김치학'강연 초청이 쇄도한다. 일본에서 김장축제를 열어 '김치 한류'를 일으키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99년 김치 사업에 손을 댄 지 10여년만에 현재 김치 사업가로서, 김치 연구가로서, 김치 전도사로서 명성을 굳건히 한 안명자씨가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과정과 '김치 철학'을 책으로 담았다. 산문집 〈김치는 나의 혼 우리의 문화〉(이룸나무).그는 이 책에서 '신뱅이'이름이 붙여진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1992년부터 완주군 구이면 항가리 신전(新田)5반에서 살았던 인연을 바탕으로 신뱅이를 탄생시켰다. 그곳 주민들은 5개 마을을 합쳐 신뱅이로 부른단다. 전주한옥마을에 새 밭을 일구는 마음으로, 김치 만드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겠다는 각오가 그 이름에 담겼다.안씨는 오늘의 '신뱅이'가 있게 한 데 어머니와 남편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안명자식 절대 미각'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단다. 남편(이철량 전북대 교수)은 우리 전통문화 중에 아직 인정받지 못한게 식문화며, 그중에서 가장 하대받는 김치가 각광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말로 격려했다.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김치에 무엇을 담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남편의 충고가 오늘날까지 김치를 돈이 아닌, 문화로 생각하게 한 바탕이 됐다.독일인 여교수가 김치의 매력에 빠진 일화, 외교관들에게 김치를 강의하는 보람, 김대중 대통령도 맛본 신뱅이 김치, 과일 김치가 나온 배경, 생활한복을 벗은 이유, 일한 식문화연구회를 만들고 일본 김장 축제를 치렀던 경험, 그 과정에서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지금은 통역 없이도 강연을 할 수 있게 된 과정 등 김치와 얽힌 진솔한 뒷이야기들을 책에서 만날 수 있다.저자는 김치맛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레시피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시장에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맛의 고장 전주에서는 김치 소비가 줄고 있는 점도 안타까워 했다. "나의 인생 최대 목표는 김치에 나의 꿈을 담는 것이다. 신뱅이에서 매일 만나는 고운 인연들에게 친정 엄마의 따뜻한 정성을 나누고 싶다. 안명자가 있어 한국의 김치가 일본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한옥마을에서 우리 김치가 다시 생명력을 얻어 부활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는 게 저자의 소망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08 23:02

[5. 정읍사 (중)] 달 보며 남편의 무사기원

루마니아 민속학자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는 달은 일정한 주기에 의해 탄생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반복하는 재생의 상징으로 보았다. 초승에서 보름, 그믐달로 이어지는 운행에 따라서 달의 인력으로 인해 조수 간만(干滿)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여성의 생리주기 28일 혹은 29일과도 일치한다. 신은 여성에게 생명을 잉태케 하는 놀라운 능력을 준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서해 바다가 동해나 남해보다 달의 인력에 의해 밀물과 썰물의 차가 심하기 때문에 각종 어패류들도 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친 그믐달 이후에야 충실한 것이 많은 것과도 일치한다. 홍용희도 '창조신화의 세계'에서 논밭과 같은 대지는 씨(種子)를 뿌리면 이를 받아들여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풍요다산과 상관되는 자연현상으로 일치된다고도 하였다. 인간도 이와 같은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월 대보름 밤 동산에 떠오르는 달을 보고 아들, 딸 낳기를 기원했고, 달의 모양을 보며 한 해 농사의 풍흉년을 예언한다고도 하였다. 이런 현상학적 견지에서 보면 정읍사의 여인이 행상나간 남편의 밤길의 위해(危害)를 흙탕물에 비유하여 달에게 무사안녕을 기원한 것은 민속신앙 그 이상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밤길에 어떤 범해를 당할까 염려하는 정읍사 여인의 기우(杞憂)도 정읍사에선 용납되질 않는다. 정읍사의 기구(起句) '달하'는 일체의 부정(不淨)이 끼어들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 선언이요, 외경(畏敬)적 기원이기 때문이다. 호격조사 '하'는 '아'의 중세어로서 신격(神格)에만 사용되는 '극존칭호격조사'다. 자연만물의 생성과 소멸이 달과 물과 여인이란 3자의 요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정읍사 여인이 남편의 무사귀환을 비는 이와 같은 종교적 기원의례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왔고, 실제로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에서도 왕왕히 그런 민속신앙의 모습들을 찾아 볼 수도 있다. 이렇듯 달은 물과 여자와 더불어 생생력환대(生生力環帶)를 이루어 그 속에서 달이 풍양(豊穰), 산아(産兒), 건강(健康) 등에 관련된 생생력 상징으로 인간에 의해 숭앙되었다는 사실은 김열규에 의해서도 지적된 바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정화수(井華水)를 떠놓고 손자나 아들의 과거급제를 기원하거나 무사함을 달님에게 비는 우리네 할머니나 어머니들의 기원의례가 지금까지도 전해져왔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아름다운 성정이 남편의 무사안녕을 비는 행상인의 아내의 마음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고 있다고도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목욕재계(沐浴齋戒)한 정읍사의 여인이 하늘에 덩실 떠있는 달을 보며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경건한 아내의 모습에서 차원이 낮은 일상인들의 의부증이나 부정이 일체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즌대'를 터무니없는 육정(肉情)적인 해석이나 퇴폐적인 의미로 풀이함으로써 백제여인의 아름다운 정절을 폄훼(貶毁)하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된다. '고려사' 악지의 기록대로 혹여 행상나간 남편이 밤길에 어떤 범해를 입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여심이 '즌대'를 디딜까 두려운 것으로 비유된 것으로 보아야 옳다. 아무런 전거나 근거도 없이 자기 나름의 주관적인 인상(印象)이나 속단에 의지하여 정읍사를 터무니없이 음사라고 규정을 하고 여인의 성(性)과 관련시켜 엉뚱한 해석을 해서도 아니 된다. 조선이 개국한 이후 궁중악의 취택(取擇)과정에서 고려조의 속요들이 대부분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나 음사(淫詞)로 낙인 찍혀져 사리부재(詞俚不載)되었다. 그런 가운데 남녀간의 노골적인 사랑을 노래한 '쌍화점(雙花店)'이나 '동동(動動)', '만전춘별사(滿殿春別詞)', 이상곡'(履霜曲)' 같은 육정적인 고려조 속요들을 조선 성종조의 '악학궤범'이나 '시용향악보', '악장가사'에 왜 실어놓았는지 그 까닭을 알 길이 없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면면히 이어온 궁중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어려웠을 것이요, 또 바꾸었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익숙했던 노래보다 그만한 흥취나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 중종조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정읍사가 음사라는 상소가 왜 이어졌는지 모른다. 굳이 그러한 까닭을 찾는다면 신라를 계승한 고려의 집권층이 조선조에도 그대로 기득권층으로 이어진 결과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읍사가 왜 음사로 논의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실 정읍사는 백제가요이지만 이 노래에 담긴 정서가 그처럼 아름다울 수 없다. 그리고 내면에 면면히 흐르는 여필종부의 미덕이 조선의 건국이념인 유교철학에 이만큼 부합되는 노래가 없었기 때문에 유일하게 조선조의 악장에 그 노래가사가 실려 오늘날까지 전해진 게 아닌가 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3.11.07 23:02

전북대 전정구 교수, 김환태 평론문학상 수상

제5회 눌인 김환태 문학제가 지난 2일 무주읍 김환태문학관에서 열렸다. 김환태문학제전위원회(위원장 서재균)와 눌인문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무주군과 문학사상사, 전북문인협회와 PEN전북위원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홍낙표 군수와 이강춘 군의회 의장, 전북문인협회 정군수 회장, 서울대 권영민 교수(문학사상 주간 등 100여 명이 참석해 故 김환태 선생의 문학세계를 공유하고 업적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눌인김환태문학제집행위원회 전선자 위원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기념식을 비롯해 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 회원 김주순 씨가 정양 시인의 작품 '갈채'를 낭송했으며, 2부에서는 제24회 김환태평론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인 '비평의 논리와 감성(전정구 전북대 교수)'에 대한 시상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비평의 논리와 감성'이 아카데미즘으로서의 문학연구와 저널리즘적 비평의 긴장관계를 잘 보여주는 평문들로 채워져 있으며, 비평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인 논리와 감성문제를 실천비평이 근거해 균형있게 해명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또 방민호 서울대 교수(문학평론가)가 '김환태 비평이 남긴 것'이라는 주제로 김환태 선생의 비평가적 위상과 비평문학에 기여한 점 등을 되짚어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김환태 선생의 묘소 참배와 설천면 소재 문학비를 탐방하는 시간도 가졌다.

  • 문학·출판
  • 김효종
  • 2013.11.04 23:02

전북여성백일장 장원 운문 이문희·산문 이석영 선정

전북여성백일장 장원에 산문부문 이석영(24), 운문부문 이문희(48) 씨가 뽑혔다.(재)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지난 30일 '모퉁이, 고향집, 나의 어머니, 편지, 나무'를 주제로 개최한 제41회 전북여성백일장에서 이석영 씨의 '내 인생의 모퉁이'와 이문희 씨의 '모퉁이'를 최고작으로 선정했다고 지난 31일 밝혔다.'내 인생의 모퉁이'는 모퉁이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필력과 재능이 눈에 띄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장원에 꼽혔으며, '모퉁이'는 손녀와 할머니간의 아련한 추억을 독특한 어법과 은유로 감칠맛나게 엮어내는 글솜씨가 돋보였다는 평가다.이번 백일장에는 결혼이민여성을 포함해 150여명이 참여했다. 결혼이민여성 대상은 야기노부코 씨의 '모퉁이' 로 모두 5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향과 문학'이라는 주제의 강연과 함께 백일장 심사를 맡았던 김동수 시인은 "주제의 통일성과 작품의 참신성,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심사했다"면서 "결혼이민여성의 작품에서는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는 힘과 한국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의지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백일장 수상자에게는 전문강사의 글쓰기 지도와 작품집 제작을 할 수 있는 문학모임 '글벗' 회원으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3.11.01 23:02

고창 출신 고은산 시인 '버팀목의 칸탄도'…서사시 주류

고창 출신의 고은산 시인이 시집 〈버팀목의 칸탄도〉를 냈다(고요아침). 2010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고 시인은 등단과 함께 2010년 시집 〈말이 은도금되다〉를 냈었다.이번 시집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서사적 시가 주류를 이룬다. 긴 시들이 많은 이유로, 시인은 한 인생의 삶을 시적 성취로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집을 통해서 삶의 진실을 담고 싶었고, 가벼운 아방가르드적 요소부터 이미지즘 요소 등을 통해서 독자에게 다가 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윤의섭 시인(대전대 교수)은 시집 해설을 통해 "세상에 대한 미시적 재현과 시인이 갖고 있는 음악적 감성을 통해 번져오는 따뜻한 인간미라는 휴머니즘으로 충만하다. 시인의 시선은 세밀한 부분까지 지각하고 있으며 시인의 청각은 들리지 않는 음악을 듣는다. 일상은 무덤덤하게 흘러가기 마련이나 고은산 시인의 일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고은산 시인의 시 의식은 그만큼 치열한 것이다"고 적었다.시집 제목으로 삼은 '버팀목의 칸탄도'시와 관련, 윤 교수는 "어부의 힘겹지만 희망 가득찬 노동에서 체로의 소리가 나타나 영화의 배경음악처럼 울려나오는 듯한 황산에 빠진다"며, 들리지 않는 음악이 들리는 듯한 것은 시인의 음악적 감성에 의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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