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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특별전, 내년 1월 24일까지

고흐의 예술작품을 보고 에너지가 가득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예술작품을 에너지 저장소로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예술작품은 어떻게 고갈되지 않고, 매번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일까? 전북도립미술관이 특별전 예술과 에너지: 에너지 교류기와 우리 삶의 저장소를 통해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한다. 전시 제목만 보면 과학적인 에너지를 연상케 하지만, 그보다는 미학적인 에너지에 가깝다. 예술작품을 보며 뺏고 뺏기는 에너지의 힘, 즉 예술과 에너지의 조응 관계를 살피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인문학, 동역학, 기하학, 기술학 그리고 대중문화라는 다섯 영역을 다룬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백남준을 비롯해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김윤철, 이형구, 최우람 등 국내외 작가 19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실은 예술과 에너지의 발생학적 구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몇몇 분절점을 따라 나눴다. 제2전시실 주제는 중력과 은총. 중력이 현실로 하강하는 운동이라면, 은총은 그 구속에서 벗어나 상승하는 정신 운동을 은유한다. 일례로 이형구 작가의 키암코이섹을 보고 있으면 시각적 위상차에 따른 에너지의 발생 조건을 떠올리게 된다. 제3전시실은 동력장치와 아방가르드를 주제로 구성했다. 동역학의 기계적 운동은, 톱니바퀴를 매개로 미적 에너지의 흐름을 유인한다. 송민규 작가의 톱니들이 멈춘 날과 낮보다 밤이 환한 지역은 동력장치로 지탱되는 시대의 풍경화와 같다. 최우람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기계라는 것을 주제로 삼아, 기계가 생명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로 명쾌하게 요약한다. 그의 작품 하나는 식물(꽃) 혹은 희미하게 호흡하는 착생식물의 어떤 순간을 연상시킨다. 이어 제4전시실 기하학에서 디자인까지에서는 에너지 경영을 다룬다. 여기서는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사이의 교차와 가치 평가가 작가들의 주제가 된다. 제5전시실 원자, 그 너머에서는 에너지가 자아내는 집단의 감정을 살핀다. 백남준 작가의 삼원소는 빛의 에너지가 끌어낼 초 전자정보사회의 환희를 제안한다. 반면 정주하 작가가 포착한 불안의 이미지는 에너지의 유토피아적 미망을 들춰낸다. 김은영 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로감에 몸과 마음이 처져 있는 오늘, 운동하는 에너지의 힘을 다양한 시각예술의 미학적 실험들로 경험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도립미술관 본관 2~5전시실에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08 19:02

국립민속국악원서 11일부터 14일까지 제2회 대한민국 판놀음 펼쳐져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펼쳐지는 제2회 대한민국 판놀음에서 창극 경성스케이터와 내 이름은 사방지를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또 완창 판소리를 감상하는 소리 판에서는 김나영의 심청가와 정윤형의 적벽가를 만나볼 수 있다. 11일 오후 7시에 만날 별별창극은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경성스케이터다. 1936년 독일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 참가한 조선인 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이 작품은 딸의 보청기를 사주기 위해 차별, 멸시와 싸우며 레이스를 펼치는 주인공 달진의 이야기이다. 14일 오후 7시에 만나는 또다른 창극은 제이유(JU)창극발전소의 내 이름은 사방지다. 조선왕조실록 세조13년의 기록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사람들과 다름이 틀림이 되는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방지의 인생을 다룬 작품이다. 판소리 완창 공연이 펼쳐지는 소리 판의 12일 오후 3시에는 김나영이 들려주는 심청가를 만난다. 김나영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 이며,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과 진도민요경창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실력파 소리꾼이다. 13일 오후 3시에는 정윤형의 적벽가가 울려퍼진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 장원과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젊은음악가상을 수상하고 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윤형은 보성소리의 고제 목을 잘 구사하며 성음이 분명하고 소리의 강약과 감정표현이 좋은 소리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주 판소리 완창공연의 감상을 도와줄 해설에는 최동현(군산대학교 명예교수)가 맡았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08 17:59

정운광 개인전 ‘오지게 핀 서정성’

고향 정읍에서 30년 넘게 예술적 여정을 묵묵히 꾸려온 정운광 화가가 여정의 봇짐을 풀어놓는다. 정 작가의 개인전 오지게 핀 서정성이 오는 15일까지 정읍 연지아트홀에서 열린다. 삶의 중심에 그림 그리는 일을 위치시키고, 항상 붓을 들고 사는 미술가. 그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차게 다져서 선보이는 자리다. 그는 지난 1991년 전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서구 현대미술의 흐름을 익혔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고향에 닻을 내리고 정착했다. 그때부터 30여 년 간 아름다운 정읍의 산과 들, 일상에서 대면한 정물 속에서 자연의 미감을 탐구해왔다. 그는 구상과 추상을 경계 없이 넘나든다. 찐득한 물감을 나이프로 쌓고 긁어내는 기법으로 시간과 공간을 담는다. 그리고 그 위에 암시적인 기호와 모호한 형상들을 숨긴다. 이를 두고 문리 미술평론가는 정운광의 회화는 지극히 감각적이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울림을 준다. 거듭 쓴 양피지처럼 끊임없이 감각을 절제하면서 색채와 이미지들을 중첩하기 때문이라며 팔레트 위의 모든 색을 변주한 풍성한 색채는 시각에 호소하고, 물질적 현존의 공간으로 바꾸어서 구축한 질감은 촉각을 건드린다고 평했다. 정 작가는 전주대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경희대 교육대학원과 파리 그랑쇼미에르에서 수학했다. 현재 서영여고 미술교사로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05 18:56

전주어진박물관, 태조어진 진품 30일까지 특별전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년)는 쇠퇴한 고려를 바꾸기 위해 당시 권문세도가에 밀린 신진사대부들과 손을 잡고 역성혁명에 성공한다. 1392년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국호를 조선이라 칭하고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시작된다. 전주는 태조의 본향으로 그 선대가 살았던 곳이다. 그의 아들 태종 이방원은 이를 기념해 1410년(태종 10) 전주에 경기전을 건립하고 태조어진을 봉안했다. 이후 1872년(고종9) 구본이 낡자, 이를 세초해 땅에 묻고 박기준, 조중묵, 백은배 등 8인의 화사가 태조어진을 새로 모사해 경기전에 모셨다. 당시 모사한 경기전 태조어진은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다. 평상시 집무복인 익선관과 청룡포 차림으로, 백옥대와 흑화를 착용한 전신상이다. 태조는 키가 크고 몸이 곧바르며, 귀가 아주 컸다고 한다. 이런 태조어진 진본을 전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진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국보 제317호인 조선태조어진 진본을 6일부터 이달 30일까지 3주간 특별 공개한다. 경기전 경내에 위치하고 있는 어진박물관은 평소에는 태조어진 모사본을 전시하지만, 매년 개관일에 맞춘 시기에 진본을 전시한다. 또 조선의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도유형문화재 224호)와 올해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의장물 용선과 봉선(도유형문화재 271호)도 함께 전시한다. 경기전 일월오봉도는 태조어진 뒤에 펼쳐져 있던 것이다. 1872년 태조어진을 새로 모사해 경기전에 봉안할 때 제작 한 것으로, 다른 일월오봉도와 달리 특이하게 산 양편에 폭포 그림이 없다. 어진 뒤에 펼쳐진 일월오봉 병풍은 경기전의 것이 유일하다. 용선, 봉선은 왕의 위엄을 높이기 위한 의식구로, 각각 양면에 황룡과 봉황이 그려져 있다. 태조어진 거둥 시, 의장대가 들고 어진의 뒤를 따랐으며, 평상시에는 경기전 정전 내에 도열해 두었다. 경기전 용선 봉선은 조선왕실의 의식구로 유일하게 남아있어 그 가치가 높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05 17:51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KBS 한국인의 노래 앵콜 로드쇼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2020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이미 많은 공연과 축제들이 취소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주의 가을 하늘 아래서 마주했을 공연을 컴퓨터 모니터와 스피커로 만날 때, 야외에서 즐겼던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그리워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축제를 이어가기 위해 애쓴 스태프들 덕분에 공연은 녹화공연을 편집해 보여주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영상은 현장에 있는 듯 가까웠고, 사운드는 생생했다. 올 6월 26일부터 8월 21일까지 KBS1에서 방송한 <한국인의 노래>는 9번의 방송을 통해, 음악을 버리지 않은 보통사람의 삶과 꿈을 보여주었다. <한국인의 노래>는 충분히 많은 전문가들 틈바구니에서 삶에 깃든 음악과 음악에 스민 삶으로 카메라와 마이크를 옮겼다. 모든 출연자들이 비전업/아마츄어 음악인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언제 음악을 만나고, 어떻게 음악에 사로잡혔는지 보여주고, 삶에 밀려 음악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가면서도 음악을 놓을 수 없는 진심을 토로할 때, <한국인의 노래>는 음악의 보편성과 힘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빛났다. 사실 음악조차 자신이 누군가의 삶에 이렇게 깊숙이 뿌리내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인의 노래>는 음악이 필연이 되어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빌어 음악의 의미와 가치를 묻고 답했다. 전업 뮤지션이거나 전업 뮤지션에 육박하는 실력을 갖춘 이들의 솜씨는 이미 수준급이었다. 게다가 진심을 다한 노래가 마음을 흔들지 않을 리 없었다. 2020년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에서 를 올린 것도 음악의 가치와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김준수, 김은혜, 윤준, 임수현, 손세운, 김도연, 임철호, 정보권으로 이어진 출연진들은 두 곡의 노래만 불렀지만, 프로그램을 본 이들은 노래에 배어 있는 열정을 알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 뮤지션 하광훈 역시 그들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맞고 다정하게 소개했다. 돌고 돌아 가는 길로 시작한 공연이 신라의 달밤으로 이어지는 동안 16곡의 노래는 대부분 잘 알려진 한국인의 노래였다. 사실 출연진에 따라 노래의 완급과 소화력에서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공연은 누가 더 잘하는지 겨루는 장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만큼 노래하면 족했다. 음악의 빈 틈은 하광훈이 이끄는 밴드가 채웠다. 하광훈은 특유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터치로 군더더기 없고 트렌디한 사운드를 결합시켰다. 다만 또 다른 기회가 있다면 더 다양한 한국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도 좋지 않을까. 이제는 토종 한국인만 한국인이 아니고, 한국인의 노래가 트로트와 성인 가요, 전통음악만은 아닐 테니까. 그때는 진행자가 젊은 출연진에게 은근하게 말을 놓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 전시·공연
  • 기고
  • 2020.11.05 17:51

김병기 전북대 교수 서예전, 25일까지 전북대박물관

내년 2월 퇴직을 앞둔 중진 서예가 김병기 전북대학교 교수가 축원평화오유라는 주제로 한 서예전을 전북대학교박물관에서 25일까지 연다. 서예는 문장을 쓰는 예술이기에 어떤 예술보다도 구체적인 뜻이 담긴 간절한 축원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김 교수가 이번 전시에 결혼, 수연, 출산, 이사, 개업 등을 축원하는 명언을 쓴 서예작품을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성공을 축원하는 뜻을 담아 지어준 이름과 호에 얽힌 이야기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서예를 통해 분노와 원망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여러 사례와 함께 그럴 때마다 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이전이 외적 발산 위주의 생활이었다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내적 수렴과 수양을 생각하게 됐다며 서예를 통해 내적 성찰을 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조용하지만 강한 오유를 하며, 아름답고 뜻깊은 말을 써줌으로써 남이 잘 되기를 축원을 할 수 있다면 서예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부친 김형운 선생으로부터 한문과 서예를 배웠고, 강암 송성용 선생의 문하에서 서예가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서예학을 토대로 일제에 의한 광개토태왕비의 변조를 증명한 권위 있는 서예학자이기도 하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국제서예행사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제1회 원곡서예학술상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03 17:51

코로나19로 지친 마음 ‘전시’로 달래볼까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겐 예술의 힘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그림 한 폭, 노래 한 곡, 시 한 구절은 현실의 고통과 우울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여기 마음 한자리 내어줄 전시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갤러리숨은 오는 14일까지 이순애 작가 개인전을 연다. 갤러리숨의 전시공간지원 기획 공감-공유전의 일곱 번째 순서다. 이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생활 속 모습을 작품에 담아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연, 인물, 꽃 등에 반영해 다양한 이미지로 나타낸다. 단순화된 배경 위에 사물을 간략한 형태로 표현하고자 에스키스(esquisse. 초고) 기법을 사용했다. 몇몇 작품은 대상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천을 오려 콜라주(collage) 작업했다. 이 작가는 한남대 미술교육과와 원광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기린미술관은 오는 9일까지 동행의 삶 이야기라는 주제로 장동호 작가와 김상준 작가의 동행전을 선보인다. 제1전시실의 장동호 작가는 삶의 다양한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둘이 만나 하나 돼 동행하듯, 그의 작품은 믿음, 소망, 사랑 안에서 하나 돼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장 작가는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츠쿠바대 대학원 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전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2전시실의 김상준 작가는 삶의 이야기를 개별적인 조형 언어로 드러낸다. 작업 과정에서 보여주는 의미 조각들은 모여 새로운 이미지를 불러온다. 새로운 이미지 표현은 지속적인 이데아 속에 이어진다. 김 작가는 자유로운 사유의 공간전(세종갤러리)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02 19:08

아쟁연주자 김은, 스승 이태백의 길 따라

아쟁연주자 김은 씨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독주회를 연다. 이번 독주회는 그의 스승이자 남도 음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태백 명인의 이태백류 아쟁산조 전 바탕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이기도다. 이 명인은 지난 2018년부터 아쟁산조 가락을 엮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씨가 곁에서 학습하며 채보(採譜)해 나갔다. 이태백류 아쟁산조는 장단과 선율이 정교하고 조화롭게 표현돼 있다. 우조와 계면조 외에 아쟁산조에 쓰이지 않았던 평조, 경드름, 봉황조, 완자거리 등도 등장한다. 5음 음계 안에서 다양한 조바꿈이 이뤄져 연주자의 기량을 십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김 씨는 부족함 많은 제자가 스승의 산조를 학습하고 채보해 발표할 기회를 갖게 돼 가슴 벅참과 동시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며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농익은 소리는 아닐지라도 이번 독주회를 발판 삼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더욱더 정진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북대와 동 대학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했다. 벼리국악단 단원, 전북어린이예술단 아쟁지도교사, 온소리예술단 아쟁수석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02 14:06

홍순무 화백 예술인생을 되돌아보다

전북출신 저명한 화가인 홍순무(85) 화백의 예술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회고전이 내달 30일까지 고창군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고창 출생의 홍순무 화백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서울대 미술대학에 진학해 현대적인 의미의 정규교육을 받은 광복 1세대 화가다. 그는 자신이 처한 혼란스럽고도 어려운 시대환경을 극복하고, 혼신을 다해 새로운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이번 회고전의 의미가 더욱 깊다. 이번 전시에서는 60여 년 넘게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혼이 깃든 그림을 걸었다. 그는 우리 소리의 원류인 농악의 풍경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홍순무라는 이름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가 즐겨 그렸던 농악과 여인도는 꾸밈 없이 흥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며 민중의 삶을 대변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전주 인후성당에 성화(聖畵)를 봉헌하는가 하면, 신앙심을 담은 작품도 다수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시대별로 나눠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누드와 일련의 인물, 정물, 풍경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확대를 시도했다. 1990년대는 정착기다. 생각에서 목욕 후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유채, 수채, 모노크롬 등 새로운 매체와 변형 캔버스에 의한 표현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2000년 이후는 완성기로 본다. 사물놀이에서 한국의 소리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은 신들린 생동감까지 담아낸 구성과 긴장감을 뛰어넘는 공간의 충만감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홍 화백은 출향작가로 활동해 오다 늦게나마 고향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는 기회를 가져 감회가 깊다며 많은 화가들이 역사의식, 시대정신을 주장하면서 실험으로서의 행위나 연출로서의 작품을 내 보이고 현대미술을 외치면서 추상미술, 전위미술의 화려한 옷을 바꿔 입지만 나는 나서 살아온 전북지역을 외골수로 살면서 그리고 가르치고 또 그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전주교육대학에서 38년 동안 미술교수로 재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개인전 24회 개최, 전라북도 예술인 공로상(1984), 전라북도 문화상(1985), 목정문화상(1997), 대통령 황조근정훈장(2000), 고창 예술인상(2007), 가톨릭미술상 특별상(2012)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01 19:01

전북민예총 “1894, 왕의 나라에서 민의 나라로”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신분제라는 낡은 봉건제도를 극복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 세상을 추구한 반봉건민주주의운동이자 일제의 국권침탈에 결연히 맞선 항일의병전쟁이었습니다. 이는 중세문명을 근대문명으로 전환한 일대 사변으로, 왕(王)의 나라를 민(民)의 나라로 바꿔놓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시원입니다. (전북민예총 문병학 이사장)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주최하는 제17회 전북민족예술제가 31일 오후 5시 30분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마당에서 열린다. 올해 전북민족예술제 주제는 1894, 왕의 나라에서 민의 나라로로 정했다. 아시아 최초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관협치기구인 대도소가 운영됐던 전라감영이 복원된 해를 기념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전북민족예술제 제1부는 전북민예총 전주지회의 음악극 1894년, 전주로 막을 연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대금연주자 이창선과 재즈밴드 바람처럼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지난해 11월에 창단한 녹두꽃 시민합창단도 함께한다. 제3부에서는 창작극 꿈 넘어 꿈, 집강소를 선보인다. 무대 주변에서는 사람 다시 하늘이 되다라는 주제로 만장 설치전을 진행한다. 전북민예총 문병학 이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제반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지난 16년간 펼쳐온 전북민족예술제를 멈출 수는 없었다며 전북과 전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1번이자 아시아 민주주의 1번지이다. 얼마 전 새롭게 문을 연 전라감영 복원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은 이번 전북민족예술제가 전북과 전주가 지닌 역사적 위상과 그 의미를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민족예술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행사 현장은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0.29 20:34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아쉬움, 또 다른 여정으로 푼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오는 1일부터 19일까지 19일간, 전주역 광장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19X19 챌린지를 진행한다. 209개 예술단체, 약 8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약 140시간, 8000 여분의 공연 시간을 잇는 유례없는 도전이 시작된다. 공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리축제 공식 유튜브 및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19X19 챌린지는 소리축제 19회의 분기점에서 맞은 19일의 릴레이 공연으로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공연의 본질, 지속가능한 예술에 대한 고민을 담아 탄생한 사업이다. 코로나 19로 문화예술계가 위축되고 예술인들의 공연 기회가 축소된 가운데 예술가들의 예술적 행위와 존재 의미, 역할은 계속된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다. 비일상성을 띠는 축제의 특성에 걸맞게 장기간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우리 지역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진행된다. 공모를 통한 선정 및 섭외, 찬조 출연 등을 통해 200여 팀의 최종 참여가 성사됐다. 전통음악, 클래식, 대중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음악 공연 외에도 연극, 현대무용, 드로잉, 샌드아트, 마술, 버블아트, 그림책 낭독, 시낭송 등 다채롭게 19일간의 여정을 꾸려 나갈 예정이다. 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이번 19X19 챌린지를 통해 하나 된 예술인들의 마음이 전주로 모이고, 유례없는 도전과 실험을 통해 예술인들이 스스로의 저력과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공연이 펼쳐지는 전주역 광장에는 예술가와 관객들 간 안전과 방역을 위해 투명 아크릴 무대가 설치된다. 자세한 공연 일정 및 참여 아티스트는 소리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0.10.29 19:48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 “현 위의 노래”

최병미 주일한국문화원 기획조정부장 도쿄에 산다는 이유로, 가을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은 못 가봤지만 언젠가 꼭 참여해보고 싶었던 전주세계소리축제. 그런 축제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생방송으로 만나게 되었다. 행사의 온라인 개최는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with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틀을 구축해야하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20여년 오프라인 개최 실적과 더불어 이번에 얻은 축제의 디지털 운영능력은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소리축제로서 자리매김해 가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올해 축제는 현악기의 매력을 집중 조명하는 무대로 기획되어 5일간 5편의 공연이 개최되었고, 둘째 날 열린 현 위의 노래는 그중 백미였다. 현을 매개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원숙미와 신선미, 기악과 성악 등 대립되는 두 개념들이 실은 현위에서 연결되어진 하나라는 것을 소리는 물론 영상을 통해 인상 깊게 전달했다. 첫 무대 줄타기 시나위부터 관객을 몰입시켰다. 명인의 아쟁과 명창의 소리는 같은 공간 줄 위의 줄타기 명인과 하나가 된다. 줄이 현이고, 현이 곧 줄이다. 줄을 타는 박회승의 몸짓과 아쟁을 타는 김영길의 활과 운지가 중첩되며 현 위의 노래라는 제목을 극명하게 각인시킨 매력적인 시도였다. 10대의 가야금과 12대의 첼로가 협연한 두 번째 무대 산조와 바흐는 공생과 화합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한 무대였다. 작곡가 지성호는 이 곡을 편곡함에 있어 전통 12현 가야금으로 산조는 산조대로 그리고 첼로는 첼로 그대로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연주하며 자신들의 고유성을 표현하면서도,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가 방해되지 않는 큰 의미의 융합된 하모니를 만들었다. 형태와 방식에 구애되지 않고, 흥과 감동으로 조화된 무대였다. 가야금 하수연과 거문고 장서연이 연주한 「탈(TAL)」 은 즐거운 반전이다. 우리 민족의 현악기을 대표하는 두 악기가 고구려와 가야의 언어가 아니라 현대어로 탈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하다. 문득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하는 리베르 탱고를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났다. 그는 자유스럽고 보편적인 가치를 우리에게 전달하려 했다. 그룹 달음의 연주에서도 그 모습을 보았다. 유종의 미를 장식한 공연은 더블 시나위. 각 악기가 2부로 편성되고, 판소리 합창까지 더해져 기악과 성악으로 국악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빛깔의 소리들을 뿜어내었다. 악사들 구성은 화려했다. 열정적으로 활약하며 한껏 물이 오른 예술가 10인의 기량을 한 무대에서 보는 호사를 누린다. 정준호의 소리북은 어깨춤을 추게 하고, 이창선의 대금청은 애간장을 녹인다. 십인십색 희노애락의 감정을 자극한다. 이 연주와 함께 선 굵은 방수미의 소리가 마치 살풀이를 추듯 치유와 위안의 소리를 풀어낸다. 악사와 소리꾼이 혼을 태우듯 빚어낸 소리는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증폭되었고, 이윽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하얗게 태우고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났다. 어려운 시기에 귀한 행사를 보게 되니 오랜만에 지식이 아닌 감성으로 공연을 즐겼다. 참여하신 예술가와 조직위 및 관계자분들께 이 글을 통해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현악기의 모습에서 지혜로운 이의 모습을 본다. 높은 음의 상대를 만나면 현을 조여 음을 올리고, 낮은 음의 상대를 만나면 현을 풀어 자신을 낮춘다. 어느 악기와도 어느 소리와도 소통하는 현. 다음에 한국 갈 때는 경기전 앞에서 막걸리 한잔 해야겠다. /최병미 주일한국문화원 기획조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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