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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사람, 최북과 김환태

무주 구천동은 옛부터 산자수명한 오지(奧地)의 대명사였다. 그런 산천을 닮아서인지, 무주는 걸출한 문화예술인 2명을 배출했다. 하나는 300년 전에 태어난 직업화가 최북(1712-1786)이요, 또 하나는 100여년 전에 태어나 한국비평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김환태(1909-1944)다. 각각 그림과 문학분야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흔히 후기인상주의 작가 고흐와 비견되는 무주 사람(경주 사람으로 보는 견해도 있음) 최북은 그의 호 호생관(毫生館)이 말해주듯 붓 한자루로 조선과 중국 일본을 오가며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짓눌린 조선 유교사회 탓에 그의 기행(奇行)은 작품보다 더 크게 부각된 면이 없지 않다. 어느 세도가 양반이 마음에도 없는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하자 스스로 한쪽 눈을 찔러 애꾸눈이 되었다는 일화가 그것이다. 또 금강산을 여행하다 "천하의 명인이 천하의 명산에서 죽어야 한다"며 구룡연 폭포에 뛰어 들었다는 얘기도 전한다.하지만 국립전주박물관이 마련한 탄생 300주년 특별전은 그의 작품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그는 중인 출신이었으나 남종문인화풍으로 일가를 이뤘고, 시·서·화에 모두 능했다. 영의정을 지낸 당대의 문장가 남공철이 자신의 문집에 최북의 전기 '최칠칠전'을 남길 정도였다. 칠칠(七七)은 최북이 자신의 이름 북(北)을 파자해 지은 별명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작품으로 전하는 180여 점 중 산수화, 화조영모화 등 57점을 선보였다. 표훈사, 사시8경첩, 계류도, 메추라기, 게 등이 눈에 띤다. 이번에 전시되지는 않았으나 1763년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린 '한여름(松下觀瀑圖)'은 북한의 국보로 지정돼 있다.한편 무주읍 출신으로 일본 규슈제대(九州帝大) 영문과를 나온 눌인(訥人) 김환태는 1930년대 우리 문단에 순수비평의 씨앗을 뿌렸다. 35년의 짧은 생애동안 김동인 김상용 정지용 등 다양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평론을 발표했다. 또한 도산 안창호와의 친분관계로 구속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서울대 권영민 교수는 "일본 군국주의의 사상 탄압에 대응하면서 발표된 그의 평문에는 문학비평의 대상이 사회도, 정치도, 사상도 아닌 문학 그 자체라는 명제가 제시돼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무주군은 이들의 이름을 걸고 문학관과 미술관을 개관했다. 이들의 예술혼을 널리 알리는 계기였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06.18 23:02

전주대사습놀이와 무형문화유산

전주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전주대사습놀이의 전승성과 현재성에 대한 새로운 가치 발견이다. 전주대사습놀이와 관련한 기존 연구에서 대사습의 특성을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로 평가했던 예가 없지는 않으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특성을 부각시켜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본격적인 시도는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 주말, 전주문화방송이 주관한 전주대사습놀이 학술세미나에서는 전북대 함한희교수가 발표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전주대사습놀이 특성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무형문화유산은 지역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표현물이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보유 집단의 자긍심을 높이고 사람들의 창조적 정신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무형문화유산은 형체로 남아 있는 유형문화유산에 비해 물질적인 토대가 없기 때문에 쉽게 눈에 뜨이지 않고 그 변화의 과정도 쉽게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화과정에서 우리의 수많은 전통문화유산이 소멸되거나 단절된 이유도 이러한 무형문화유산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사실 대사습은 그 연원이 300년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것을 고증해낼만한 자료나 문헌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승성이 강조되는 무형문화유산의 기준으로 보자면 가치를 평가 받는데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함교수는 그 전승성을 증명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전주대사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보다는 이 놀이가 19세기부터 분명히 존재했고, 그것이 전승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유산은 원래 그 유산의 정확한 시점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오히려 그것이 완성되어 나타나는 과정과 현재에 이르는 전승력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함교수의 주장이다. 그의 말대로 무형문화가 현재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전주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를 발견하고 성격을 규명하는데 에는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전승주체를 조직화해 그들로 하여금 창조적 활동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제 시작된 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적 가치 조명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다. 단순히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대사습놀이의 전승과 과제를 모색하고 실현해나가는데도 중요한 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6.15 23:02

고무줄 萬里長城

중국 북경에 들르면 꼭 찾는 관광코스 가운데 하나가 팔달령이다. 사통팔달에서 유래된 팔달령은 만리장성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해발 1000m에 이르는 험산준령을 따라 견고한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같은 장성이 중국 서쪽 자위관에서 동쪽 산하이관(山海關)까지 약 5000km 걸쳐 이어져 세계 7대 건축물, 8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우리의 전통적인 거리 단위인 리는 400m이지만 중국의 리, 즉 화리(華里)는 500m로 그래서 만리장성으로 불린다. 그런데 이 만리장성의 길이가 고무줄처럼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국가문물국 퉁밍캉 부국장이 "2007년부터 5년간 만리장성에 대한 정밀 조사와 측량 작업을 진행한 결과 장성의 총 길이가 2만1196.8㎞에 이르며 총 4만3721곳의 유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6000km를 조금 넘는다던 만리장성이 2009년 장성의 동쪽 끝을 기존의 허베이성 산하이관에서 압록강 하구의 후산(虎山)산성으로 수정하면서 총 길이가 8851.8㎞라고 했고, 이번에는 3년 만에 무려 3.5배나 부풀렸다. 문제는 중국 동북부 지방에 있는 고구려의 천리장성과 발해의 장성들까지 중국의 만리장성으로 둔갑시키는 역사왜곡이다. 이 같은 이면에는 중화주의의 영토적 확장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는 북한 청천강 유역까지 만리장성으로 표시해 놓고 있다. 중국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한 동북공정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아니 중국의 또 다른 장성판(版) 동북공정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이 같은 역사왜곡은 '통일적 다민족국가관'이란 역사관에서 비롯되고 있다. 중국 영토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가 중국사라는 주장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동북공정뿐 아니라 서북 서남 등 중국 변방 소수민족의 역사 편입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만리장성의 확대를 통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중국이 발표한 '역대 장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리장성의 개념하고는 다르다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고 학계도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통일된 목소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정부와 학계가 나서서 적극적인 대응전략 마련과 통일된 대응논리 개발이 시급하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6.14 23:02

새만금의 불편한 진실

언제부턴가 전북하면 새만금이 전부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노대통령과 정치적 담판을 지어 착공했다. 착공 20년이 지나는 동안 새만금은 종교처럼 돼버렸다. 33㎞나 되는 세계서 가장 긴 방조제를 막았다고 모두가 기뻐했다. 지금까지 방조제 개통 이후 1500만명이 다녀갔다. 새만금은 글로벌 시대를 견인할 아이콘임엔 틀림없다.MB정권은 2020년으로 준공을 10년 앞당기고 당초 농지와 산업용지 비중을 3대7로 바꿨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북에 큰 혜택을 줬는데도 전북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섭섭해 한다는 것. 농지를 산업용지로 대폭 변경해 땅값을 상승시켰기에 그 만큼 혜택이 주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직접 피부로 느끼려면 해마다 1조원의 사업비를 쏟아 부어야 가능하다.새만금은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주객이 바뀐 모습이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추진해야할 사업인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마지 못해 하는척 시늉만 내 전북도만 애 태웠다. 이 정권서도 똑같다. MB가 처음에는 대선 출정식을 새만금에서 갖는 등 나름대로 의지를 보였지만 개발에 따른 로드맵 정도만 밝히고 새만금개발청 설립과 특별회계 설치 그리고 매립용지 분양가 인하 등은 다음 정부로 넘길 것 같다.그간 집권 세력들이 새만금을 너무 오래 갖고 놀았다. 선거때 표만 많이 주면 모든 걸 해결해 주겠다는 식이었다. 철석같이 믿었던 DJ정권 때는 광주·전남 출신들이 훼방꾼이었다. 선거때마다 도민들이 조삼모사 (朝三暮四)처럼 돼버렸다. 지금도 유력 대선주자가 전북을 방문하면 김완주 지사는 어김없이 새만금사업에 도 입장을 설명한다. 당장 그자리에선 뭔가를 해결해 줄 것처럼 말하지만 돌아서면 함흥차사다. 새만금사업 때문에 도민들이 속앓이를 많이 했다. 아무리 정치판이 속고 속이는 판이라해도 국책사업을 그렇게 무책임하게 다룰 순 없다. 역대 지사들도 그 장단에 맞춰 춤추기는 매 한가지였다. 선거 때만 닥치면 새만금은 득표수단으로 바뀐다.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전북도가 지금껏 정치인들에게 전북 이미지를 새만금 하나로만 각인시킨 게 잘못이다. 새만금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것처럼 정치인들에게 애걸복걸했기 때문이다. 전북의 이미지를 다양화 하는 게 중요하다. / 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6.13 23:02

김 교육감의 청렴관

"…공사, 납품, 승진과 전보, 프로젝트 발주 등의 교육비리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와 자료들을 입수해 놓고 있습니다. 교육감으로서 단돈 백 원의 뇌물도 받지 않겠습니다. 저와 교육행정을 맡은 관료들에게 뇌물 건네기를 시도하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습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전북을 교육 청정지역으로 바꿔놓는 교육감이 되겠다."며 2010년 7월1일 취임식 때 밝힌 청렴선언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청렴한가.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맑아졌다'는 게 지배적이다. 다른 건 물라도 김 교육감의 청렴성 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교육감 본인만 깨끗했지 밑에서는 해 먹을 것 다 해먹는다'는 비아냥이 그것이다. 얼마전 감사원이 밝힌 감사결과는 아직도 불법 비리가 여전하다는 걸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도교육청과 14개 지역교육청, 일선 학교에 대한 감사(2008년~올해)에서 146명이 금품·향응·횡령 등을 저질러 적발됐다. 파면·정직 또는 수사 의뢰되고 이에 연루된 2493개 업체는 입찰참가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교육 수장이 청렴을 제일 가치로 내걸었지만 현장에서는 비웃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엔 촌지 사건도 있었다. 그러자 김 교육감이 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불법 비리 공직자는 단 1%의 관용도 베풀지 않겠다고 했다. 불법 비리 등의 부패는 고도의 은밀성을 띤다.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들은 은밀히 준비되고 진행되기 때문에 내부의 속사정을 아는 구성원이 아니고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인사와 계약, 입찰방식 등이 그런 것들이다. 먹이사슬이 활발하게 작동되는 분야다. 일이 벌어지면 단도리 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매번 으름짱 놓기를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보다는 제도적으로 보다 엄격한 보완책을 강구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 중의 하나가 내부고발제다. 공정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이걸 활성화시키면 허튼 수작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도 2001년에 부패방지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고발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숙제다. 청렴선언을 반복하기 보다는 보다 파격적인 내부고발제를 도입해 청렴의지를 제도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6.12 23:02

목산 이기경 탄생 300주년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로 누구를 꼽을까. 선뜻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그들의 학문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학문이 뛰어났다는 이유만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그 학문이 후손이나 제자들에 의해 잘 계승·발전된 덕이 더 크다. 나아가 그들의 학문이 제자들에 의해 현실정치에 적용되면서 빛을 발한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호남(전북)의 유학은 인물의 빈곤이나 학문의 깊이를 탓하기 전에 계승·발전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물론 1589년 일어난 정여립 역모사건(?)이 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인재 자체가 고갈된 측면도 없지 않다.어쨌든 이러한 토양에서도 학문과 선비정신의 싹을 보인 인물들이 없지 않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목산 이기경(李基敬·1713-1787)이 아닐까 싶다. 전주 오목대(梧木臺) 아래 산다하여 아호를 목산(木山)이라 붙인 그는 오늘날 각광받고 있는 한옥마을 선비정신의 원조격이다. 영조때 주로 활동한 목산은 전주 출신으로 몇 안되는 고위 관료이자 학자였다. 최근 전북대 민중생활사연구소에서 펴낸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김명엽 씀)'에 따르면 목산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목산은 27세에 문과에 장원급제한 이후 벼슬길에 올랐다. 하지만 별탈없이 관직생활을 한 기간은 20년에 지나지 않았다. 군수, 현감과 함께 사도세자를 가르친 서연관, 북경에 다녀온 서장관, 승지, 황해감사, 대사간 등을 지냈다. 사직하고 고향에 머문 것이 15년, 유배기간이 4회에 걸쳐 13년이었다. 그는 스승 이재의 가르침에 따라 난진이퇴(難進離退·벼슬길에 나아감을 어렵게 여기고 물러남을 쉽게 함)를 거듭했다. 그를 아끼던 영조가 좋은 자리에 중비(中批·오늘날의 특채)하려 할 때마다 규정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벼슬을 받지 않았다. 또 영조가 탕평책의 일환으로 펴낸 '유곤록'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노여움을 사기도 했다. 당쟁이 심하던 당시 탕평책이 진정한 인재를 발탁하기 보다 노론과 소론인사들을 적당히 안배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죄지론(罪地論)을 이유로 호남의 인재를 등용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내년이면 목산 탄생 300주년이다. 소신을 굽히지 않고 선비정신을 올곧게 실천한 목산의 학문과 생애가 지역에서부터 재정립되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06.11 23:02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여강'

중국 윈난성(雲南省) 북서부 남쪽에 있는 '리장(麗江)'은 해발 2400m의 아름다운 고원도시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나시족의 왕도였던 리장에는 지금도 한족보다는 나시족을 비롯해 이족 라후족 장족 바이족 등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1996년, 리장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리장 고성과 그 일대 건축물들은 살아남았다. 강진을 견뎌낸 비밀은 목조건물에 있었다. 이듬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남은 리장의 고성(麗江古城)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낡은 목조 건물이 밀집되어 마치 거대한 호수 같은 풍광을 지니고 있는 고성에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리고 2005년, 이곳 리장에서 새로운 문화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印象)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인상여강' 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상여강'은 차마고도의 신비가 서려있는 설산고원의 도시 리장의 상징인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형가무극이다. '인상여강'의 배우들은 모두 리장 오지에 살고 있던 소수민족 농민들이다. 나시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농민 500여명은 '인상여강'의 배우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이곳 옥룡설산에 왔다. 2년 가까운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이들은 배우가 됐다. 2007년 6월 첫무대를 올린 이후 '인상여강'은 리장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장이머우 감독이 2000년부터 추진해온 대형프로젝트 '인상시리즈'는 중국 도시들의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4년에 올린 '인상유삼저'를 시작으로 '인상여강' '인상서호'가 화제를 몰고 오면서 중국에서만도 4개 도시에서 대형공연물을 더 만들었다. 인상시리즈는 지역의 설화나 전래되는 스토리를 다루고, 배우들도 지역에서 고용한다. 일자리가 창출되니 지역에 경제적 결실이 고스란히 돌아가는 성과다. 공연무대도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곳을 택해 지역적 특성을 살려낸다. '인상여강'도 그 무대가 해발 5596미터 옥룡설산의 중턱이다. 3100미터의 고원에 재현해놓은 차마고도의 길은 설산의 바람과 비 눈 안개 햇빛 등 자연요소를 모두 껴안은 원시성과 조화를 이루어 감동을 준다. 지금 전 지구에서 하나밖에 없는 설산위의 공연을 보기 위해 리장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한해 5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도시가 마케팅을 위한 대형 공연물을 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성공 사례는 만날 수 없다. 혹시 그 이유가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정작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창조성은 외면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6.08 23:02

퍼펙트 스톰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가 유로존으로 확대 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만약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고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세계 경제는 대공황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유럽 사태가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그는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지는 것은 유럽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정부의 재정위기에서 민간까지 파급되는 은행 위기로 확산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스페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조5000억 달러로 그리스의 5배에 달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지난 5일 "현재 세계경제 위기는 대공황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1929년 대공황은 제조업 펀더멘탈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금융시장이 투기 등으로 혼란해져서 발생한 일이지만 지금은 펀더멘탈이 문제인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가 10년 이상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실제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경제는 지난 5월 실업률이 8.2%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글로벌 증시에 폭락사태를 불러일으켰다. 유럽에선 그리스와 스페인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의 경제지표가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과 독일의 지난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유로존 전체 17개국의 4월 실업률은 평균 11%로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경제지표도 상승추세가 꺾이고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언했던 누리엘 루비니(Roubini) 미 뉴욕대 교수는 지난해 6월 "2013년 이전에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폭풍이 충돌하여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한꺼번에 악재가 겹쳐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정부나 기업 가계 모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6.07 23:02

무주공산(無主空山)

통상 물갈이 뒤끝의 정치력은 떨어진다. 19대들어 전북 정치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을 쏟아낸다. 18대는 정동영· 정세균·다선의원들이 포진해 외형상으로는 전북 정치력이 강해 보였다. 실상 외형만 그럴싸하게 포장됐을 뿐 서로가 각개약진 해 속빈강정이었다. 국회의원끼리 함께 모이자해도 서로가 개 닭보듯 해 지역관련 논의는 거의 못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김완주지사만 애달았다.지금 종로서 정세균이 5선 깃발을 세웠지만 대선 주자로서 지지도가 낮아 이름 값을 못한다.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정심'의 지지를 암묵적으로 받은 김춘진의원이 떨어진 것만 봐도 정심의 실체가 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정세균은 친박 주자인 홍사덕을 꺾어 대선 주자의 반열에는 올랐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1~2 콤마 이하로 나와 기대를 못 갖게 하고 있다. 너무 좌클릭해서 낙선한 정동영은 벌써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양 정씨가 빠진 전북정치권을 재선의 이춘석이 이끌게 됐지만 힘이 부쳐 보인다. 열심히 상임위 활동을 한 패기는 돋보였지만 아직 정치력이 약해 당내는 물론 새누리당의 협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자연히 김지사가 이끄는 전북도정이 국가예산 확보로 애를 먹을 공산이 크다. 국가예산 확보는 우격다짐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정부 여당의 협조를 잘 이끌어 내야 실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요즘 양 정이 빠진 전북에 대권주자들이 제집 안방 드나들듯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비대위원장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호 정몽준의원이 방문해 새만금과 관련된 전북도의 건의를 받고서 해결해줄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전북도는 새만금사업이 가장 절박한 만큼 대권 주자들이 오면 단골 메뉴로 꺼내 놓는다.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하는 후보들로서 이 싯점서 뭣인들 못한다고 하겠는가. 어제도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전북을 찾았지만 아직도 굼뜨고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아 관심을 못 끌었다. 손 대표는 내심 축쳐진 지지도를 전북에서부터 띄우고 싶었겠지만 그 주변인들마저 인기 없는 사람들이어서 별다른 성과를 못올렸다. 도민들은 양 정씨가 킹 보다는 킹메이커로 그칠 공산이 짙자 대선판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권교체를 내세우는 민주당 후보로 안철수 서울대교수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6.06 23:02

요원한 '국민 눈높이 국회'

"4년 동안 국회에서 생활해 보니 국회의원들이 어떻더냐"고 장세환 전 국회의원한테 좀 막연한 질문을 했다. 송곳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위선적인 의원들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었다. 정의를 외치고 국민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일 수록 실제 행동이나 생활은 정 반대더라는 것이다. 겉 다르고 속 달라야 살아남는 게 우리 정치풍토라면 위선적인 그들이야 말로 정확히 현실을 읽고 있는 셈인지도 모른다. 장 전 의원이 작년 12월14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판에 대한 자괴감과 자신의 무력감이었다. 기자회견문은 '야권 통합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제목을 달았지만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과 '사심과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것' 두가지를 내세웠다. 국민은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전투구식으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지난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점을 남겼다. '폭력국회'와 '식물국회'라는 질타를 들었다. 전기톱과 해머를 휘두르고 최루탄을 터뜨린 폭력적인 행태가 외신을 타고 세계에 전파됐다. 국민적 비아냥 속에서도 잇속 챙기기에는 여야 모두 적극적이었다. 세비와 보좌관을 늘리고 의원직을 그만 두면 65세부터 평생 매월 120만 원씩 받는 '노후연금'까지 챙겼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특권이 200여 개나 생긴다고 한다. 장관급 예우와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에다 철도 선박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의원들은 한해 1억2400여 만원의 세비를 받고 보좌관과 비서관, 비서 등 7명을 채용할 수 있다. 국회의원 300명에게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된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19대 국회는 절반 가까운 149명이 초선으로 물갈이됐다. 개혁성향도 앞서고 국민적 기대감도 높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면서 특권을 과감하게 버린다면 이런 비용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오늘이 국회 개원일이다. 원구성 협상이 난항이다. 국민을 위하고 민생과 개혁을 주창하지만 당리당략에 매몰돼 있다. 18대 때와 똑같다. 국민 눈높이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데 우리 국회는 이런 기술이 없는 모양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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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6.05 23:02

유료화된 경기전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상징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조경묘와 경기전, 오목대·이목대 등이 그곳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경기전(慶基殿·사적 제339호)은 태종 때인 1410년 조선왕조를 연 태조 이성계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어졌다. 이 어진은 서울을 비롯 경주 평양 개경 영흥 등 6곳에 봉안되었으나 전주본만 유일하게 남았다. 처음 명칭은 어용전(御容殿)이었으며 경기전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은 세종 때인 1442년이었다. 경기전에는 어진 말고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것으로 유명하다. 천신만고 끝에 유일하게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이 두 문화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동학혁명, 일제 등 숱한 고난을 딛고 600년의 세월을 건넜다. 그 과정에서 이 지역 유림 등 지역민들이 이들을 지키기 위한 수고가 무척 컸다.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실록은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돼 있고, 태조 어진은 보물 제931호(1872년 모사본)에서 국보로 승격돼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모습의 경기전은 정유재란때 불에 타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인 1614년 중건한 것이다. 이같은 역사를 지닌 경기전이 6월 1일부터 유료화되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 명소인 이곳이 입장료를 받게 된 것이다. 유료화 문제는 그 동안 찬반 양론이 분분했다. 찬성측은 경기전이 가진 문화재적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고 보다 나은 관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료 개방을 계속할 경우 무분별한 출입으로 질서 유지가 곤란하고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도 들었다. 반면 반대측은 경기전이 오랫동안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했고 별달리 볼만한 것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한 해 400만 명이 찾는 한옥마을 관람객들의 필수 방문코스인데 자칫 부정적 이미지를 낳는다는 말도 나왔다. 어쨌든 전주시는 여론조사와 공청회, 조례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입장료 징수에 들어갔다. 이제 꽁짜로 드나들던 옛 경기전이 아니다. 그런 만큼 그에 걸맞는 안전한 보전관리와 쾌적한 환경,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 보여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중심도시의 상징적 문화자산인 경기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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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6.04 23:02

창극의 발견

콘텐츠의 시대다. 시대야 어떻든 그 이유로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공연예술무대에도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형식과 내용 그 모두에서다. 전통문화의 가치가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공연무대의 양식은 확실히 풍요로워졌다. 요즈음 공연무대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창극에의 새로운 발견이다. 창극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음악극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연극, 춤, 화려한 무대에 관현악 악기반주까지 결합해있는 종합예술이라는점에서 서양의 오페라와 비교되기도 한다. 최초의 창극은 '원세계'. 1908년 원각사에서 '원세계'가 올려진 이후 창극은 1950년대 말까지 가장 인기있었던 공연예술이었다. 우리 전통문화가 말살되었던 일제강점기, 창극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삶의 근원이 뿌리째 흔들리는 전통문화 말살의 환경에서 창극은 그나마 대중들의 삶을 위로하는 통로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새로운 대중문화가 밀려들면서 창극은 더 이상 대중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설자리를 잃었던 창극은 1962년 국립창극단이 만들어지면서다시 일어섰다. 과정은 지난했으나 창극은 100여년동안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적자의 자리를 그대로 지켜온 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의 무대에서 창극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우리의 양식으로 발전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신명은 있으나 감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소리꾼의 절창에 가슴 뜨거워지지만 창극 무대가 여전히 낯선 탓이다. 다행히 창극에 대한 관심이 근래들어 높아지고 있다. 창극의 스토리는 여전히 고전소설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해지는 콘텐츠 덕분에 새로운 스토리의 등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전의 변용으로 스토리의 참신한 변화도 눈에 띄지만 무대양식의 다양한 실험도 창극의 틀을 바꾸어가고 있다. 그런점에서 보면 창극은 적어도 우리음악분야의 '오래된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주부터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소리문화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창극무대가 열리고 있다.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전주문화재단이 기획한 마당창극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다. 판소리 '춘향가'중 변학도 생일잔치와 암행어사 출도장면을 재구성한 이 무대는 창극의 정통적 요소를 열린무대의 새로운 양식과 결합시켜 신명을 한껏 돋궈낸다. 10월까지 한시적 야간상설공연무대로 기획된 아쉬움이 있지만 5개월 동안의 장정이 창극의 대중성을 높이는 시간으로는 부족해만 보이진 않는다. 이제 시작인 무대에 주최 측이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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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2.06.01 23:02

바다 영토

오늘은 17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1994년 12월 유엔해양법협약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바다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오늘(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신라 시절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6월 8일을 세계 바다의 날(World Oceans Day)로 정하고 기념해오고 있다. 올해 바다의 날 기념행사는 '우리의 바다, 세계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여수세계박람회장 한국관에서 열린다.바다는 자원의 보고다. 우리는 바다로부터 산소의 75%, 식량의 25%, 석유와 각종 광물자원의 30%를 얻고 있다. 그래서 독일 속담에 '바다는 인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라도 인간은 바다를 떠나서 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남한 육지면적의 4.5배에 이르는 44만3000km²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보유하고 있다. 또 3200여 개의 섬과 1만2682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섬나라인 일본은 우리나라나 중국이 해양영토라는 개념이 없던 19세기 말부터 무인도를 자국령으로 편입시켜왔다. 이 같은 결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은 447만㎢로, 우리나라보다 10배 넓으며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387만㎢보다도 더 넓다. 덕분에 일본은 석유 대체자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메탄하이드레이트와 희토류 망간 등 엄청난 해양자원을 확보했다.바다영토 확보전은 지구상 마지막 자원의 보고인 북극해에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4분의 1이 북극해에 매장돼 있다고 추정한다. 러시아와 캐나다가 북극해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미국 노르웨이 그린란드 덴마크 등도 자국의 200해리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천연자원의 개발권을 주장하는 등 총성없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이들 연안국 외에도 중국이 1990년 쇄빙선 쉐룽호를 북극으로 보내고 2004년 탐사활동을 위한 기지를 건설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부터 북극해 해양자원 조사연구를 시작해 대상 지역을 점점 넓혀가는 중이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투입, 북극 항로를 개척하고 북극해의 영유권 확보를 통해 에너지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제 바다 영토 확보는 경영학에서 말하는 블루 오션(blue ocean),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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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2.05.31 23:02

물갈이 효과

변화를 요구한 도민들의 바람이 4·11 총선서 관철됐다. 7명을 물갈이 했기 때문이다. 시중서는 국회 원구성도 하기전에 초선 당선자들에 기대 보다는 걱정들을 많이 한다. 물 설고 길 설어 물당번 하기도 벅찰 것 같다는 생각들이다. 초선들이라 중앙 인맥이 부족하고 경험도 별로여서 제대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 거린다. 대부분의 당선자들은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 보이지만 유권자들은 맘에 안찬 느낌이다.이번에 도민들이 대거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한 것은 지역에 참신성을 불어 넣어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그간 다선 의원들 한테 지역을 맡겨봤자 지역이 특별하게 바뀐 것이 없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도민들은 다선의원들의 정치력 보다는오히려 젊은 후보들의 패기를 선택했다. 너무 오랫동안 지역에 안주하다 보니까 썩은물이 됐다며 변화와 개혁을 요구했던 것.처음부터 초선들이 큰 정치는 못한다. 의욕을 갖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길이 보이는 법이다. 전북의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한 정세균의원도 초선 때는 정치력이 별로였다. 선수가 쌓이면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오늘 같은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를 정도의 큰 정치인이 됐다. 정치적 거목으로 커 가려면 시대정신을 꿰뚫어 보면서 금도(襟道)와 원칙을 고수할 줄 알아야 한다.지금 도민들이 할 일은 당선자들이 의정 활동을 잘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국회의원을 바꿨으면 어느 시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간 도민들은 국회의원 책임 묻는데 엉성했다. LH문제를 따끔하게 혼내주지 않고 어물쩍하게 넘긴게 대표적 사례다. 그 같은 도민들의 엉거주춤한 태도가 문제다. 현재 전북이 매너리즘에 빠지고 패배주의에 휩싸인 것은 일차적으로 정치인 책임이 크지만 도민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아무튼 지역 사회에 역동성을 불어 넣으려면 19대 원 구성을 계기로 낡은 '전북판'을 확 바꿔야 한다. '나 가수다'의 첫 방송이 나갔을 때처럼 뭔가 치열하고 근성 있는 모습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몽땅 바꾼 것도 축 늘어쳐진 전북사회를 힘 있게 만들자는 뜻 아니었던가.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 지역사회를 이끌도록 구태의연한 리더십을 청산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을 물갈이 한 효과가 나온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5.30 23:02

김지사의 불출마 논란

"김완주 지사님은 남은 2년 마무리 잘 하시고, 최규성 김춘진의원 두 분은 아름다운 경선을 하시기 바랍니다." 김영기 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가 '후원 주막'이 열린 지난 23일 건배를 제의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후원 주막'은 회포를 풀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참여자치전북연대가 마련한 행사다. 23·24일 이틀 동안 전주 서신동 KT사무실 직원 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회원과 시민, 초청인사 등 200여명이 참여했고 김완주 지사와 최규성 김춘진 의원, 민주당 전북도당 당직자들이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건배사 내용을 액면 그대로 들으면 문제될 게 없다. 당연하고도 의례적인 수사(修辭)일 수 있다. 하지만 깊고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건 "당신이 약속한 대로 차기 선거는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김 두 국회의원한테 아름다운 경선을 하라고 부탁까지 했으니 김완주 지사가 듣기에는 아주 고약한 내용이겠다. 축하하러 온 김 지사를 두고 김 대표가 작심한 듯 발언한 데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자 전북일보 칼럼('전주·완주 통합의 불편한 정치적 진실')에서 "김완주 지사는 재선 초기 참여자치연대와의 간담회에서 차기 선거 불출마를 공언했다."고 썼다. "통합논의를 전북도가 주도하고 있는 이상 정치적인 숨통을 전북도가 풀어주어야 하고, 통합이 성공할려면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며 김 지사의 불출마 발언을 소개했다. 그런데 김 지사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간담회 자리도 불출마 얘기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김 대표가 건배사에서 맞받아 친 것이다. 한가지 팩트(사실)를 두고 이렇듯 다른 주장이 나오니 귀신 곡할 노릇이다. 과거에도 불출마 논란은 있었다. 재선 당선 뒤 인사차 들른 원로한테 "차기 선거 불출마 뜻을 피력했다."는 이야기가 나돈 적도 있다. 측근 주요 자리 배치 인사를 놓고는 "다음 선거에는 뜻이 없는 모양"이라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어쨌건, 시중에는 김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이냐, 마느냐가 화두로 던져져 있다. 선거는 2014년인데 벌써부터 불출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어쩔 수 없지만 누구 말이 옳은지 진실은 가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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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5.29 23:02

말(馬)산업

스포츠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헬스 등 기계와 함께 하는 운동이다. 바로 윗 단계는 자연과 더불어 하는 운동이다. 골프가 이에 해당한다. 그 위는 승마처럼 동물과 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맨 윗단계는 남녀가 밤에 하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누가 웃자고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꽤 그럴듯하다.실제로 국민소득의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레저 형태도 변화해 왔다. 레저업계에서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으면 테니스, 1만5000 달러는 골프, 2만 달러는 승마, 2만5000 달러 시대는 요트가 대중화 된다고 보는 게 통설이다. 한 때 테니스가 귀족 스포였던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해서 인지 요즘 승마가 각광받고 있다. 한국마사회(KRA)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9월까지 한 번이라도 말을 타 본 사람은 66만2200여 명이었다. 어림잡아 1년에 90만 명 쯤 승마를 즐긴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승마장도 지난 해 9월 말까지 330개로 늘어났다. 이제 승마도 '귀족 레포츠'에서'생활 승마'로,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승마는 남성보다 여성이 즐겨한다. 여성은 생리적 특성상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골격이 약화되고 비만해지기 쉽다. 이러한 시기에 승마는 전신 운동을 통해 허리 운동 및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또 바른 자세를 통해 어긋나 있는 뼈가 제자리를 찾고 골반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스포츠로 즐기기도 하지만 재활승마로의 역할이 크다. 중년 남성들의 말 못하는 고민 1위인 전립선염에 좋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말을 타면 전립선과 좌골 등에 마사지 효과가 커, 자신감 넘치는 신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에서도 2011년 2월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말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원조격으로 전국 2만8000여 마리의 77%를 육성하는 제주도를 필두로 경북 영천과 구미 상주, 충남 홍성, 경기도 화성, 강원 정선, 전북 장수 등이 그러하다. 농촌진흥청은 여기에 더해 말고기 산업을 농촌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육용마를 키워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말고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지식경제부로 부터 '말 레저 특구'로 지정된 장수군도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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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5.28 23:02

칼스루에의 선택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미디어아트(매체예술)'가 대세다.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미디어아트는 이제 문화예술현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여수엑스포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모든 공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이러한 미디어아트의 가능성을 주목해 지역 발전 동력으로 삼은 도시가 있다. 독일 서남부의 도시 칼스루에다. 전쟁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칼스루에의 인구는 30만 명. 이 중소도시에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거대한 규모의 미디어아트센터가 있다. ZKM(Zentrum fur Kunst und Medientechnologie)이다. 현대미술관과 미디엄 뮤지엄, 미디어 도서관과 미디어 극장, 음악 스튜디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ZKM은 세계가 주목하는 미디어 아트센터다. 미술가 조각가 음악가가 실제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공간 뿐 아니라 후진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추어 놓아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공간의 전신이 탄약공장이라는 사실이다. 칼스루에는 정보과학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헤르츠'라는 단위를 만들어낸 하인리 헤르츠가 칼스루에 대학 출신이다. 정보과학에 대한 개념 역시 50년대 칼스루에를 중심으로 정리됐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정도다. 칼스루에시는 그런 도시의 전통을 기반으로 이 분야의 많은 아이디어를 과학자 뿐 아니라 예술가, 주민,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전략을 모색했다. 정보 통신, 방송시설, 문화예술 영역을 통합해 발전시키는 정책 역시 그러한 전략으로부터 나왔는데, 그 결실이 바로 미디어아트센터 설립이었다. 1985년 시의 기획과 칼스루에 미술대학의 공동연구로 시작된 미디어아트센터는 미래지향적인 기능과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예술적 건축으로 환경친화적인 건물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당초 건설 후보지는 중앙역 옆의 빈터. 파리와 프라하를 잇는 철도와 함부르크와 이탈리아를 잇는 철도가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교통의 중심지였던 칼스루에의 지리적 장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국제 공모를 통해 네덜란드 건축가 램 콜하우스의 설계안이 당선됐지만 막대한 예산문제에 부딪혔다. 이때 제안 된 곳이 탄약공장이다. 비어있는 동안 음악가와 미술가들이 작업장으로 활용하고 있던 탄약공장을 미디어아트센터로 바꾸는 작업은 시민들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칼스루에는 오늘날 미디어아트를 이끄는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이 도시의 탁월한 선택이 가져온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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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2.05.25 23:02

농촌 양극화

농촌지역 양극화 문제가 도시보다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나 전통적인 농촌공동체의 붕괴가 우려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농촌사회의 양극화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의 소득 하위 20% 계층에 비해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2005년 9.6배에서 2010년 12.1배로 확대됐다. 도시가구의 경우 2005년 5.4배에서 2010년 7.1배로 확대되는데 그쳤다. 도시보다 농촌의 소득 양극화가 5년 전에 비해 더욱 크게 벌어진 것이다. 특히 농촌은 소득뿐만 아니라 교육과 건강 등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농촌사회의 심각성이 크다. 교육의 경우 농촌주민 중 중졸이하의 저학력자 비중이 50%에 달해 도시의 22%보다 배 이상 높았다. 농촌주민들은 병을 앓고 있는 인구비율(유병률)도 2010년 25.3%로, 도시주민 19.7%보다 높았다. 농촌 주민들 역시 양극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소득에 대해 양극화 인식은 전체의 58.3%로 나타났으며 고용 부문 55.1%, 교육 부문 41.4%, 건강 부문 36.5%, 사회참여 부문 46.9% 등 이었다.이처럼 농촌지역의 양극화 문제는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다문화·조손가정 증가, 도시 은퇴자들의 귀농 귀촌 등이 늘어남에 따라 농촌사회의 동질성이 점차 약화되면서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동안 추진해 온 농촌개발이 공동체 회복과 사회적 경제보다는 지나치게 시장논리만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사실 우리 전통적인 농촌사회는 두레나 품앗이, 향약과 계(契) 등 서로 돕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전통이 미풍양속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농촌의 피폐화로 농촌 공동체가 무너지고 소득 불균형과 함께 인심마저 각박해지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농촌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농촌의 기초 소득보장과 일자리 기회 확대, 정부 정책자금의 형평 지원 등이 요구된다. 또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확대와 학교 교육여건 개선, 주거 및 기초생활여건 충족, 취약계층 복지 강화도 필요하다. 그동안 산업위주 국가정책으로 상대적 희생을 강요당한 농촌의 복원을 위해선 절대 규모의 경제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5.24 23:02

전북과 대선

올 대선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4.11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여대야소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어느당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키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남았다. 의석수를 놓고 볼때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통합당이 총선때 수도권서 이겨 놓아 그 누구도 속단하기가 빠르다. 하지만 총선을 승리로 이끈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여론 조사에서 계속 1위를 달려와 유리한 국면은 만들었다. 7명의 국회의원을 신진들로 대거 갈아 치운 전북의 속사정도 그리 간단치 않다. 정동영이 강남을서 패한 바람에 당내 입지가 좁혀지면서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고 종로서 홍사덕을 꺾고 5선이 된 정세균도 지지도가 뜨질 않아 속 태우고 있다. 도내 두명의 중진들이 대권주자로서 역할 보다는 오히려 킹메이커로 그칠 공산이 짙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났다. 이미 상당수 핵심들이 김두관 경남지사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쪽으로 줄 서 있다.여기에 호남에서 젊은층의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 서울대교수의 출마 여부다. 안교수의 아버지가 "아들이 민주당에 입당해서 경선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박원순씨가 서울시장 되는 방식을 답습하거나 아니면 무당층을 결집해서 나가더라도 다음달 중에는 출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안교수는 박근혜 위원장과 1대1 구도를 이뤘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도민들은 지난번 정동영후보 대선 출마 때에 비해 차분하다. 아직 여야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럴 수 있지만 도내 출신의 대권주자 지지도가 너무 낮아 큰 기대를 걸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연말 대선이 한국 사회의 정치판 즉 지방권력까지도 확 바꿔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전북 정치인들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새누리당으로 정권이 승계되면 지지율 여하에 따라 또다시 고난이 이어질 수 있다.아무튼 총선이 끝난 직후부터 전주·완주 통합과 바짝 도민들의 삶의 질을 챙기고 나선 김완주지사의 3선 출마 여부도 연말 대선과 맞물려 있다. 너무 오랫동안 단체장을 해온 그를 도민들이 그 때가서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여론의 힘이기 때문이다./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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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2.05.23 23:02

소탐대실 행정

서민이란 일반적으로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사람,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재산의 정도를 기준으로 서민을 측정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재산은 2011년 기준 2억9765만 원이다. 통계청이 전국 1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가계금융 조사를 벌인 결과다. 중위 값은 1억5926만원, 중위 부채는 3천80만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중위 값에서 부채를 뺀 1억3천만원 정도가 중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순 재산 총액이 1억3천만원 이하의 가구라면 서민이라고 불러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긴 강남에서 십 몇억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자기는 서민이라고 우기는 이도 있긴 하지만. 서민들의 가장 커다란 꿈은 내집 마련이다. 과거 주택공사가 영구임대, 20년 장기임대 아파트 등을 지어 분양했다. 주택공급을 늘리고 서민들도 내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업성보다는 공공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늘 수 밖에 없다. 2009년 10월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빚이 지금 300조에 이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공 빚이 대부분이다. 택지와 주택 공급을 전담하는 공기업으로선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적 기능수행이 우선이라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 LH가 고분양가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전주 효자5지구 보금자리 아파트(560가구) 분양가가 3.3㎡당 719만~730만원이었다. 아파트 한 채 값이 2억4000만원에 이른다면 무주택 서민하고는 거리가 멀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경제적 여유 있는 계층을 노렸다면 전주시민을 '봉'으로 삼은 셈이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 속에 수십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건 아이러니다. 지방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벌떼 같이 일어나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분양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LH사업 인허가를 못해주겠다고 공문까지 보낸 전북도의 처사는 성급했다. 소탐대실 행위일 수 있다. LH는 빚 때문에 임대아파트 사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 정부 요구 때문에 마지못해 한다. 도내 시군은 물론 전국의 지역들이 임대아파트 건설 로비를 벌이는 판인데 그런 공문이나 보낸다면 사업을 축소할 명분을 줄 수 있다. LH의 전북맨들은 실리를 챙겨야 할 전북도가 똥 오줌을 가리지 못한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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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5.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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