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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 韓定食 살리기

전주가 ‘맛의 고장’을 자임하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기후나 토양, 물이 좋아 생산되는 각종 농수산물의 영양성이 높다. 거기다가 김치나 장아찌같은 염장류, 젓갈, 독특한 조리기법등이 한 몫을 하며 음식맛의 다양한 조화를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밑반찬 가짓수로 기를 꺾는 한정식이나 비빔밥, 콩나물국밥 같은 음식이 전주의 대표적 음식 브랜드다.그러나 한 번 얻은 명성이라 해서 전주 음식의 성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 정도는 전국 어느 음식점에서나 내놓는 단골 메뉴이고 심지어 일본에서는 돌솥비빔밥을 만들어 자기네 음식이라고 강변할 정도다.음식에 대한 기호도 변한다. 아무리 전통음식이라 해도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입맛을 단숨에 바꿔 놓을수는 없다. 전주를 찾는 외래관광객들 사이에는 음식맛이 옛날만 못하다는 불평 또한 없지 않다. 실제로 한정식 같은 경우는 이미 이웃 광주가 더 낫다는 입맛타령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이런 마당에 ‘그래도 음식맛은 아직은 전주운운 해봤자다. 명성을 지키려면 소문값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전주시내의 한다하는 유명 음식점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주한정식의 옛 명성찾기 방안을 논의한 것도 그런 연유로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 쇠락하기보다는 자구책을 강구하겠다는 취지 아니겠는가. 이들은 인터넷에 전주한정식을 소개 하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매년 한차례씩 ‘한정식 축제’를 개최하자는데 뜻을 모았다한다. 또 옛 조리방식만 고집할게 아니라 변화하는 입맛에 맞춰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한다. 이에앞서 음식점 주인들이 서울과 광주의 유명 한식점을 찾아 벤치마킹까지 했다니 내심 조바심이 단단히 났던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그런데 이 자리에서 전주음식이 외면받는 이유중 하나인 서비스 부재나 위생관리의 미비점등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북도가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받은 업소에 대한 재정비에 나선 것도 이런 지적 때문이란 사실을 업주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일까? 그렇다면 명성되찾기는 아무래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볼수밖에 없다.연전에 전주대 학생 몇몇이 인터넷에 ‘얌얌(Yam Yam)’이라는 이름의 음식전문사이트를 개설한 일이 있다. 전주시내 음식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밝힌 이들의 그후 소식이 궁금하다. 유명 음식점 주인들이 그런 사이트를 한번이라도 검색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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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6 23:02

[오목대] 가로수 숲길

숲이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5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국민 한 사람당 1백만원이 넘는‘자연보너스’가 지급되는 셈이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사방사업 효과, 휴식공간 제공과 같은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모두 합친 결과다.우리가 이만한 혜택을 입는것이 지난 반세기 동안 나무심기에 쏟은 정성때문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광복과 6.25를 겪으면서 민둥산 아닌곳이 없던 우리나라 산야에 푸른 옷이 입혀지기 시작한것은 60년대 초부터라고 보면 틀림없다.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덕택이다.지금 전국 어느곳을 가나 웬만한 산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입목축적량이 3억㎥대가 넘는다. 전후(戰後)독일의 조림사업이후 최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런 산림의 70%이상이 아직 30년생 미만의 어린 나무로서 목재 자급률이 6%를 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숲은 우거졌으되 경제림 조성에는 실패했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하지만 산림녹화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 가로수 조성사업은 어떤가. 성공적이다. 전국 각 지자체들이 기왕의 가로수대신 특색있는 나무심기에 경쟁적이다. 근래의 플라타나스나 포플러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사과나무나 감나무 살구나무같은 유실수를 심어‘꿩 먹고 알먹고’식의 실속있는 가로수 조성사업이 눈길을 끈다. 은행나무 가로수 같은 경우는 이미 보편화되어 아예 경쟁 축에도 끼지 못한다.산림청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숲으로 전남 담양의‘메타세콰이어’길을 뽑았다. 이 길은 그야말로 이름값을 한다. 도로 좌우로 울창하게 가지를 뻗은 숲의 경관은 보는이들의 감탄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 72년부터 심기 시작했다니 지금 수령이 대략 30년쯤 된다.그동안 도내에서는 어쨌는가. 담양군과 이웃한 순창군 구림면에도 비슷한 가로수 숲이 조성돼 있다. 결코 담양군에 못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은 전군도로를 흉내내 도로변에 벚꽃나무 심기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해마다 봄철이면 도내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성황을 이룬다. 너도나도 경쟁을 벌여 멋진 가로환경을 만든다는게 고작‘벚꽃길 조성’으로 멍든 모습이다. 숲의 효용가치나 기능, 도심공원의 경관조성, 미래 전망등에 보다 안목있는 산림정책을 펴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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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5 23:02

[오목대] 후보 단일화

우리는 해방 이후 대통령선거를 치를때 마다 기발하고 엉뚱한 방법으로 전개되는 선거행태를 신물나게 보아왔기 때문에,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또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 하는 버릇이 생겼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부정선거, 폭력이 난무한 가운데 치러진 극도의 공포분위기선거, 선거판을 통째로 사버린 체육관선거, 오직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정략적으로 급조한 3당합당과 당대 당연합 등, 정상 궤도를 일탈한 대통령선거에 익숙해져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그러나 이번 대통령선거는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대로라면, 또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대로라면 그같은 기대는 기우(?)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면, 집권당 후보가 주도권을 잡고 대선을 치렀던 것이 통례인데, 이번에는 집권당 내부의 자중지란으로 아직까지 지리멸렬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대선 또한 묘한 구도로 엮어져,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후보들이 지역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유권자가 많은 쪽의 후보가 유리할 것은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최근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공도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후보가 33.8%의 지지률로 정몽준(鄭夢準)후보(22.7%)와 노무현(盧武鉉)후보(20.8%)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더구나 정후보와 노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에도 이후보는 노후보를 44.6%대 36.0%, 또 정후보를 42.5%대 38.5%로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제16대 대선은 한마디로 체육관선거 이후 가장 싱거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처럼 대선 판도가 이후보의 독주 구도로 굳혀져 가자 노후보와 정후보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필패(必敗) 게임이 될 것은 너무다 자명한데 그냥 앉아서 최후를 맞을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듯 하다. 그러나 총론만 뜻이 같았지 각론에서는 여전히 ‘내가 진정한 후보’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선이 47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두 후보는 아직도 현실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정략적 연대 논의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 국민은 하나마나한 선거보다는 멋진 한판 승부를 보고 싶어한다. 청산해야할 3김시대의 정치력이 그립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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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4 23:02

[오목대] 20%의 여유

운동을 하다 보면 소위‘결정타’라고 하는 스매싱이 있다. 이 스매싱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하는 구기종목에서는 그 명칭만 조금씩 다를 뿐 그 역할은 모두 한가지다. 아주 빠른 속도로 공을 쳐서 상대방이 받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인데 이런 속도를 내려면 온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스매싱은 정말 모든 힘을 다 쏟아야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자신이 쏟을 수 있는 힘의 약 80% 정도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는 공의 빠르기와 그 방향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런 스매싱의 속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 덕분에 경기를 좀더 재미있고 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만약 기회가 올 때마다 100%의 힘으로 스매싱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량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한 스매싱의 속도가 일정하기때문에 상대방은 쉽게 그런 공에 적응하게 될 것이고 오히려 반격의 기회로 삼게 될 것이 뻔하다.이런 20%의 여유를 떠올리게 된 것은 어제 폐막식을 치른 제8회 2002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경기대회때문이다. 부산에서 7일간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 진행상황은 차치하고 개회식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는 일부 언론의 모습과 의례적인 방송내용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이런 실망은 대회 홈페이지(http://www.fespic.or.kr)의 게시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언제나처럼 그렇구나…’라는 표현에서 장애인들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관중이 없는 것도 아니고 관중석이 아예 없는 경기장에서의 경기, 경기가 끝난뒤에도 추위에 떨며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셔틀 버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 등은 장애인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그래도 이런 모습에서 희망을 보는 것은, 인색하기는 했지만 방송과 지면을 통해서 장애인들의 경기하는 모습이 안방까지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다. 레슬링 종목도 양정모가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언론매체가 중계를 거듭한 뒤에야 그 이해의 폭이 넓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장애인 경기 중계방송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비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들의 삶이 한결 풍성하고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20%의 여유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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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2 23:02

[오목대] 도박산업

경마, 경륜, 카지노, 복권등 합법적 도박산업을 꼭 패가망신으로 이어지는 도박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적은 돈을 베팅하며 놀이나 오락수준에서 즐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가히 ‘도박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박’이 터지는 곳이면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로 들끓고 있다. 특히 도박산업에 대한 고삐가 여기저기서 풀리면서 돈이 있건 없건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큰 돈을 베팅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최근 재경부와 문화관광부가 국회 예결위에 제출한 도박산업 재정수입현황은 우리나라의 도박산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절실히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도박산업 매출 추산액은 경마 7조8천억원, 경륜·경정 2조2천5백여억원, 카지노 4천9백여억원, 복권 1조22억원등 모두 11조5천5백여억원에 달한다. 99년의 4조4천4백여억원에 비해 3년사이 2배이상 증가한 것이다.이에따른 재정수입도 경마 1조7천7백여억원등 모두 2조8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라북도의 한해 예산이 2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고 보면 도박산업의 규모를 짐작할만 하다. 도박산업이 국가 기간산업화 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이같은 도박산업의 급팽창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도 결코 만만치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는 성인인구의 9.3%인 3백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도박은 마약 만큼이나 강한 중독현상을 일으킨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오죽하면 ‘손가락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한다’고 까지 했을까. 도박중독은 1980년 미국 정신과의사들의 질병진단 분류표에 정식 등재된 정신질환이다. 도박중독자는 도박을 하지않으면 불안 초조 불면 허전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도박은 점차 강도높은 스릴을 요구하는데 도박에 탐닉할수록 판돈을 키우는등 더욱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도박중독자들은 스스로를 환자로 인정하지 않아 치료에 애를 먹는다.이제 도박중독과 이에따른 폐해를 개인차원의 문제로 간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도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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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1 23:02

[오목대] 不老長生法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러나 가능하면 오래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오래 살고자 한다. 현대에 와서도 오래 살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아니 과거보다 더 심하게 그러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우리나라나 로마제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평균수명이 과거에는 30살을 넘기기 어려웠다. 산업사회에 들어와서야 평균수명이 40세, 50세를 넘어 80세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과거보다 의료, 보건, 영양,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어 그렇다. 이론적으로 인간이 왜 죽는지를 알아냈다. 인간이 죽는 것이 아니라 인간세포 일부가 죽고 이에 영향을 받아 다른 세포들이 죽어 결국 인간이 죽는 것이다. 인간세포를 늙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냈다. 각 세포에 존재하는 유전자 염색체의 끝부분에 달려 있는 텔로메어가 세포의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텔로메어가 싱싱하면 세포가 싱싱하다. 텔로메어가 줄어들어 약해지면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가 죽는다.텔레메어는 세포가 재생될 때마다 자꾸 닳아 줄어든다. 인간세포는 기존의 것을 차츰 버리고 새로운 세포가 재생되어 대체하는 과정을 평생 반복한다. 바로 이 과정이 텔레메어를 닳게 하고, 세포를 늙게 하는 것이다. 텔레메어가 닳으면 면역력도 약화되어 점차 세포활동이 약해져 죽게 된다.텔레메어를 싱싱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아직 직접적으로 이들을 싱싱하게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간접적으로 이들을 파괴를 막거나 또는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성인이 된 후 식사를 많이 하면 음식을 소화하면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텔레메어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식을 하면 장수한다. 쥐를 실험한 결과 소식쥐가 과식쥐보다 2배나 오래 살기도 한다. 또 하나는 운동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다. 운동을 적절히 하면 세포가 싱싱해진다고 한다.아마 몇십년이 지나면 인간의 6조개 에 달하는 세포의 텔레메어를 직접 싱싱하게 만드는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100살 이상 살기는 아주 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밥을 적게 먹고, 운동을 적절히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간접적으로 텔레메어를 싱싱하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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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31 23:02

[오목대] 火葬유언 남기기

양지바른 명당을 골라 조상의 묘를 써야 발복(發福)한다는게 우리 전래의 장묘 풍습이다. 봉분이 크고 잘 가꿔져야 체통있는 집안소리를 듣는다는 통념도 여전하다. 그러다보니 매장풍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해마다 여의도 면적 한배 반 크기의 국토가 죽은자의 몫으로 잠식당하고 있는것이 우리의 장례문화 현실이다.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묘지난을 겪고 있을 정도로 악화된 매장풍습 개선을 위해서는 이제 화장(火葬) 밖에는 대안이 없다. 시신을 화장하여 재를 뿌리거나 납골당에 안치하는 화장은 이미 여러나라에서 보편화된 장묘풍습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거의 1백%에 가깝고 불교문화권인 태국이 90%이상,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도 80%이상 선호하고 있다. 아마도 종교적인 이유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만큼 화장율이 낮은 나라가 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화장비율은 아직도 38%선에 머물고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라고 화장에 대한 인식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90년대부터 사회저명인사나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후 장기기증과 화장참여운동이 활발히 전개 되고있다. SK그룹의 고 최종현회장의 사후 화장실행은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바 있다. 천주교 사제들중 상당수가 장기기증과 사후 화장서약서를 작성하고 있기도 하다.실제로 화장은 위생적으로나 사후 관리측면에서 매장보다 훨씬 바람직한 장례 방식이다. 그 선호비율도 전국적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도내의 경우는 매우 더디다. 지난 2000년 한 해 동안 도내 화장률은 22%선이다. 전국 평균 38%에 비하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도민들의 보수성, 산지가 넉넉한 지리적 여건등을 낮은 화장률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주시와 주부클럽연합회 전북지회가 내달 1일부터 노인층을 상대로 화장유언 남기기 교육에 나선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화장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참 서약서도 받을 예정이라 한다. 전주시가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화장률(27.8%)이 조금 높은것도 이런 캠페인 결과였던가 보다.최근들어 장묘문화개선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납골당 조성으로 ‘죽은자’와 ‘산자’의 거리감을 좁힌다면 묘지난 해소는 물론 사후세계의 천착(穿鑿)이란 영적교감 또한 의미있는 정서가 될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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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30 23:02

[오목대] 민간 교도소

지금 미국에서는 주로 소도시들이 교도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한다. 과거에는 주민들이 교도소 설립 저지를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근래 교도소가 지역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보고가 나온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한 도시에 1천명 정도의 죄수를 수용하는 교도소가 들어설경우 지역사회에 대략 3백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기며 세수(稅收)증대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민간교도소의 경우다. 미국은 이미 80년대에 교도소의 민영화를 도입했고 성인범의 2%, 소년범의 50% 정도가 민간시설에 수용된다. 여기서는 주로 의료서비스나 정신치료, 약물치료 같은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더러는 교도소 시설 자체를 민간회사가 지어 운영하고 정부는 관리 감독만 하는 경우도 있다.경우는 좀 다르지만 교도소 자리를 관광명소로 만든게 미국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안의 알카트래즈섬이 바로 그 케이스다. 마피아 두목 알카포네가 4년반동안 갇혀 있었던 악명 높은 알카트래즈 교도소는 지금은 폐쇄됐지만 연간 1천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남아공 남단의 로벤섬 또한 흑인 인권대통령 넬슨만델라가 27년간 갇혔던 감옥터이다. 이곳역시 오늘날 남아공을 찾는 관광객들의 단골 방문 코스다. 교도소가 죄지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음울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관광소득원으로 각광받는 계기다.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교도소는 두 말할것도 없이 기피대상이다. 전국의 교도소가 수용인원이 초가돼 재소자들의 처우개선 문제가 심각한 현안이 되고 있지만 새로 짓거나 넓히는 일은 엄두를 못낸다. 우선 재정이 어려운것도 문제지만 예상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혹시 자기 지역에 교도소 이전을 검토한다는 설만 나와도 알래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그 흔한 머리띠 시위를 각오하고도 해결책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우선 코앞의 전주교도소 이전문제만 해도 그렇다. 시세 확장에 따라 도심권이된 전주교도소 이전이 시급한 과제지만 묘안은 없다. 어제‘교정의 날’을 맞아 교정행정의 선진화운은은 얘기됐지만 교도소가 처한 환경개선문제는 거론조차 안되고 있다. 교도소를 유치하면 당근을 주는 묘책이라도 써야 할 판인데 아직 우리는 기독교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교도소 설립움직임조차 초보단계서 맴돌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10.29 23:02

[오목대] 학력 인플레

요즘 세상은 먹고 마실것이 지천으로 널려 배고픈 설움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알 바 없지만, 불과 4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민족은 허리끈 동여매고 서럽게 넘던 보릿고개가 있었다. 찬물 한바가지에 주린 배를 달래며 잠을 청하던 그 시절에는 호구지책(糊口之策)이 급선무라 식구 입 하나 줄이는 것이더 절박했지, 자식 공부시키는 일은 언감생심이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그때는 대학생이 얼마나 귀했던지 시골 면지역에 제복입은 대학생 하나만 나타나면 동네 아이들이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닐 정도였다.그러다 5·16혁명 이후 온국민이 역량을 결집하여 역동적으로 추진한 조국근대화 운동의 영향으로 대다수 국민이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되자,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이 불붙기 시작했다. 자신이 못배운 한(恨)을 풀기라도 하듯, 입에 풀칠만 할 정도라면 먹고 입고 쓰는것 지독하게 절약하여, 자식 공부시키는 일에 몰두하였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소까지 내다팔아 학비를 댔다 해서, 대학을 가리켜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빈정거리는 말이 생겨난 것이 이때요, 부모는 죽기살기로 가르치며 하는데 공부는 뒷전이고 빈둥거리며 놀기만 하는 학생에게 ‘먹고 대학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아준 것도 이때다. 어쨌거나 우리 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은 국가 발전의 동인(動因)이 되었고, 오늘날 우리나라가 10대 무역국을 구가하며 이정도나마 살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칠줄 모르는 우리 국민의 교육열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데 최근에는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몰려드는 고급 두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50∼1백명 모집 예정에 총 1만명이 응시한 H은행은 응시자 중 30∼40%가 공인회계사, MBA(경영학 석사), 외국대학 졸업자, 석·박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5명 안팎을 뽑는 증권거래소도 공인회계사 3백4명,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 5백65명, 외국대학 졸업자 50명이 대거 지원했다. 고급 두뇌가 몰려오는데 무엇이 걱정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실업자 신세가 두려워 ‘묻지마 취업’을 한 고급 인력은 길어야 1년 정도 버티다 회사를 떠나기 때문에, 반가운 손님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력 높아지는 것이야 탓할수는 없지만 ‘학력 인플레’가 또다른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대체 갈피를 잡을수가 없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10.28 23:02

[오목대] 장애인 경기대회

오늘은 제8회 부산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The 8th Busan FESPIC Games)가 열리는 날이다. 42개 국 5천여명이 참가하여 7일간의 열전을 벌이게 되는 이번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경기(Far East and south pacific Games for the Disabled)는 1975년 일본 오이타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다.이 대회는 1970년대 초 일본 오이타에서 장애인 재활사업을 하던 나카무라 박사가 장애인의 재활과정에서 스포츠가 갖는 중요성에 착안하여 주변국에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경기연맹의 설립을 제안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결과 1974년 일본 오이타에서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경기연맹이 출범하게 되었고 그 이듬해인 1975년에 첫 대회가 일본 오이타현에서 열리게 되었다.이 대회가 아시안 게임을 치른 도시에서 열리게 된 것은 1994년 중국 북경에서부터인데 이는 올림픽 개최 도시가 장애인 올림픽을 같이 치르는 세계 스포츠계의 흐름을 따르면서 개최국가 선정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때문이었다.이 대회는 장애인의 재활의지 고취 및 사회인식 개선, 국내 장애인복지 향상 도모, 장애인 스포츠 발전의 도약대 구축, 국제친선과 우호증진 기여 등을 목적으로 한다.그런데 이번 부산대회에서 그 목적이 어느 정도 성취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의 재활의지가 오로지 장애인들만의 문제인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인지만 그에 앞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은 과연 개선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런 사회인식을 선도하고 반영해야 하는 것이 언론매체라고 볼 때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 감히 서질 않는다. 지난 아시안게임과 달리 너무 조용하고 무관심하기때문이다.그리고 국내 장애인 복지 향상을 도모한다는 이야기 역시 꺼내기 부끄럽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여름에 사용했던 숙소의 형편과 연습시설이 어떠했으면 연습보다 농성을 택할 정도가 되었을까. 그리고 이들이 경기결과로 받게 되는 연금이 왜 비장애인의 3분의1 정도밖에 되지 않은지 그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사실은 전체 인구의 약 9% 정도가 후천적 장애인이고 선천적 장애인은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떠나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웃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서로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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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6 23:02

[오목대] ‘피바다’해프닝

북한의 대표적 공연예술인 혁명가극은 1970년대 이후 김일성주석의 교시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피바다’는 북한이 자랑하는 5대 혁명가극 중에서도 첫손으로 꼽힌다. 이 가극의 원작은 1930년대 우리 선조들이 만주를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펼쳤던 시기에 ‘까마귀’라는 익명의 작가가 쓴 ‘혈해지창(血海之唱)’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북한에서는 이 연극을 김일성주석이 창작한 것으로, 그리고 내용도 일제에 항거하다 일본군에게 잔혹하게 학살당한 남편의 뒤를 이어 항일투쟁에 나서면서 역사적 현실에 눈뜨고 혁명의 진리를 깨닫는다는 과정으로 개작했다. 희곡적 측면에서는 구성이 빈약하지만 북한이 내세우는 사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가극은 1971년 7장4경의 대작으로 만들어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피바다’가극은 30년간 해외공연을 포함하여 1천5백여회의 공연기록을 세웠다. 많은 배우가 출연하여 대군중(大群衆) 군무가 펼쳐지기 때문에 대형무대가 필요하다. 1972년 5월 비밀리에 방북한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평양대극장에서 가극 ‘피바다’를 관람하고 극장의 엄청난 규모를 당시 박정희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그후 서울 장충동에 번듯한 국립극장이 새로 세워졌다는 뒷얘기도 있다.가극에 앞서 같은 내용의 영화는 1969년 제작되었다. 또 교향곡은 1973년에 만들어졌는데 1악장 ‘피바다’등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최근 전주시립교향악단이 ‘피바다 교향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연주를 기획 사전조사 단계에서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진 것이다. 사전에 이같은 구상을 보고받지 못한 관계공무원들에세는 시장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공안당국도 비상이 걸렸다.그동안 ‘아리랑’‘도라지’등 전통민요를 편곡한 북한작품을 연주한 적이 있는 전주시향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화계 지적처럼 북한작품 연주가 예술외적인 문제로 여론에 떠밀리는 것은 안다까운 일이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무르 익었던 남북 화해분위기가 불과 며칠후 북한의 핵 개발 시인으로 갑자기 식어버려 타이밍도 맞지 않았다. 전주시향이 냉온탕을 왔다갔다하는 남북관계의 애꿎은 희생양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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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5 23:02

[오목대] 전주한옥마을

전주전통문화특구의 이름이 전주한옥마을로 바뀌었다. 부르기 쉽고 편안한 이름이다. 그러나 조금 평범한 이름이라 브랜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성명이 그 개인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운명론적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름에 각각 고유의 뜻과 기운이 있어 평생동안 이 기운이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성격과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 좋은 이름은 부를수록 좋은 기운이 작용하고, 나쁜 이름은 부르면 부를수록 불행한 기운이 작용하여 사람을 그렇게 유도한다고 말해졌다. 따라서 한자 획 하나 하나에 깃든 각종 운세를 따지면서 좋은 이름을 지으려고 노력하였다. 또 이름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음이나 양으로만 이루어진 이름은 평생에 실패와 좌절이 많고 가정운과 부부운이 좋지 않아 쓸쓸한 말년을 보내기 쉽다고 말해지기도 하였다.이제는 이름이 그 사람의 운세를 결정한다는 생각을 지닌 젊은이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좋은 이름이 기업이나 상품의 미래가치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음양오행 때문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그 이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에 잘 각인되고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이름을 짓기 위해 회사들이 들이는 노력은 눈물겹다. 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장조사와 고객반응을 통해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기호에 알맞는 이름을 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성공한 이름의 값어치는 천문학적이다. 코카콜라는 이름의 값어치만 무려 689억달러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로케트 밧데리라는 이름을 수백억원에 판 예가 있다. 그렇다면 전주한옥마을은 얼마짜리 정도의 이름일까?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고 방문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더 튀는 이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전주전통문화를 팔기 위한 전략적인 포지셔닝이나 시장성을 반영한 것일까? 국가적으로 유명한 인물과 연계되고(예를 들어 이성계) 특구 내의 문화적 특성(도시적 전통문화)을 드러내는 이름이었다면 보다 쉽게 전국적인 명성을 유도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여기저기 한옥마을이 많아 경쟁이 심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전주한옥마을이 한국 최고의 한옥마을로 발전하여 전주한옥마을의 이름 값도 천장부지로 솟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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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4 23:02

[오목대] 중절모

1960년대초까지만 해도 남성 정장(正裝)에 중절모는 필수품이었다. 자유당 시절까지 유행했던 ‘마카오 신사’라는 말도 바로 신사복차림에 중절모를 갖춰 쓴 중년 남성의 반듯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왜 하필‘마카오 신사’인가. 8·15 광복직후 마카오를 중심으로 중계무역이 성행했고 그 때 서양 사람들이 즐겨 쓰던 중절모를 국내에 수입해 오면서 그런 별칭이 붙었다. 실제로 중절모는 근엄과 지성미, 부(富)와 권위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는게 지금 노년층의 설명이기도 하다.그랬던 중절모가 정장차림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것은 미국 대통령에 존 F 케네디가 당선되면서 부터다. 그는 당시까지 유행하던 중절모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모자를 벗어버린 그의 윤기 넘치는 멋진 헤어스타일은 곧 전세계를 풍미했다. 신사의 상징이었던 중절모 시대의 증언이었다.물론 지금도 중절모를 쓰지 않는건 아니다. 권위의 상징으로 구 소련이나 동구권 지도자들이 중절모를 고집했던것도 불과 얼마전 까지다. 그러나 지금은 대개 영화속의 향수로나 그 모습을 대할수 있다.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함프리보카드, 대부(代父)의 말론 브란도가 쓰고 나온 중절모는 올드팬들의 가슴을 적시고도 남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상영된 ‘파멸로 가는 길’(Road To Perdition)이라는 갱 영화에서의 폴 뉴먼의 모습은 또 얼마나 인상적인가.대부분 마피아 영화에서처럼 중절모는 그러나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와 멋과 낭만이 동시에 겹쳐 진다. 추적추적 눈비가 내리는 어두운 화면, 두툼한 코트에 중절모로 얼굴을 반쯤 가린 어둠의 사내…, 뒷골목 가로등밑에서 담뱃불을 붙이는 등급은 중절모 차림의 사나이, 이런 것들이 대개 갱이나 폭력영화들의 단골 실루엣이다.최근 ‘모래시계’이후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의 김두한의 중절모가 장안의 화제다. 바바리코트에 반쯤 내려쓴 중절모차림의 그 멋이라니…. 정의의 주먹이 소시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 이 보다 더한 장면이 어디 있겠는가. 인터넷 쇼핑몰에 김두한 중절모가 오르고 동대문상가에서는 하루 20개가 넘게 팔리고 있다한다. 엊그제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도 중절모를 쓰고 나와 금연홍보를 했는데 그걸 주목한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긴또깡’의 인기에 편승한 단순한 수집취미겠지만 그 신드롬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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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3 23:02

[오목대] 修能, 쪽집게 과외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해마다 교육부 1년 예산을 훨씬 웃도는 20조원 정도가 사교육비로 지출된다는 통계가 있다. 국민총생산(GNP)의 6%선이다. 도시지역 가구당 연평균 교육비보다 농촌지역 지출이 앞서가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사정이 이러하니 자녀교육비때문에 가계가 휘청거린다는 푸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벌그룹 간부사원 부인이 자녀 과외비를 벌기위해 식품점 점원으로 취업하거나 중소기업 사장부인이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는 사례가 종종 지면을 장식한다. 어디 그뿐인가. 몇해전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주부들이 과외비를 벌기위해 매춘(賣春)에 나섰다는 충격적인 보도도 있었다. 공무원들의 뇌물수수등 우리 사회의 관행적인 부조리 이면에는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과외비를 마련하겠다는 과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마디로 과외망국이라는 자탄이 절로 나올만 한 세태다.불법과외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매우 완강했다. 검찰이 심심찮게 과외현장을 적발하고 서울 강남의 쪽집게 강사들에게 철퇴를 내린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 때뿐, 뿌리깊은 과외열풍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오히려 지난2000년 헌법재판소가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법률조항은 자녀교육권등 국민의 기본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린후 사실상 합법화 단계에 들어섰다. 일정 수준을 정해 아직도 규제는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과외공부를 특별히 불법으로 어려워 하는 경향은 사라진지 오래다.이런 헌재의 결정에 굴민들 다수가, 특히 돈없는 서민층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과외를 허용하면 있는 자와 없는자, 계층간에 위와감이 조성된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공교육이 붕괴되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실력있는 교사들이 학원으로 빠져 나가면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학교교육이 더욱 큰 타격을 입을게 뻔하다. 천만원짜리 ‘쪽집게 과외’를 받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를 같은 조건에서 경쟁시키는것 또한 부당하게 보인다.그러나 어쪄랴. 해마다 수능(修能) 철이면 어김없이 성가를 높이는게 쪽집게 강사들인데. 공교육 정상화와 과외허용 문제를 다시 생각케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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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2 23:02

[오목대] 農村주택

피감(被監)기관의 정책과 행정행위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국정감사장이 조용할 리야 없겠지만, 올해 국회 건교위 감사장은 극과극을 오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벌집을 쑤셔 놓은듯 시끄러웠다. ‘부양과 억제’‘폐지와 부활’이라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을 반복한 부동산 정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냉온탕식 목욕법’‘불붙은 호떡집’‘양치기 소년’이라는 수사를 동원해가며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던 것이다. 맞는 말이다. 서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주택정책을, 재산형성에 결정적 계기를 부여하는 부동산 정책을 수시로 바꿨으니, 의원들로 부터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다.그러나 조령모개(朝令暮改) 식이라는 부동산 정책을 거꾸로 한번 뒤집어 보자.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부양책을 썼고, 투기가 얼마나 극성을 부렸으면 다시 억제책을 써야 했는가. 그리고 만약 경기침체가 이어지는데도 부양책을 쓰지 않고, 투기가 극성을 부리는데도 억제책을 쓰지 않았다면 그때는 또 어떤 질타를 당해야 하는 것인가. 국민의 정부 들어 마흔세번 씩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고 닦아세우기만 할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했다고 오히려 격려를 하면 안될 일인가.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 강남의 부동산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아직도 개포동 어느 아파트는 13평형이 3억3천만원을 호가하고 반포동 25평형 아파트는 6억8천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우수한 주거환경, 즉 강남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투기꾼들이 붙지 않았다면 가당키나 한 금액이며, 또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부합되는 가격이라고 생각되는가.지겹도록 듣고 보아온 이야기지만, 지금 농촌주택은 거저주어도 가져갈 사람이 없어 흉칙한 모습으로 쓰러져가는 빈집이 한두채가 아니다. 정부가 나서 보조금까지 줘가며 철거를 하고 있는데도 농촌을 등지는 농민이 끊이질 않아 아직도 농촌에는 공가가 많다. 자민련 원철희(元喆喜)의원 등 50여명의 의원이 농촌주택은 1가구 2주택이라도 양도세를 면제토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국회재경위에 제출했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라도 이 법이 통과되어 농촌을 살리는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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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1 23:02

[오목대] 觀戰 포인트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미국이 보여주는 전쟁을 이미 한 차례 관전했다. 이제는 두 번째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그 대상은 이라크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은, 말이 전쟁이지 사실은 그 수준이 소탕작전이나 토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의 모습을 보면 변변한 전투랄 것이 없었던 일방적인 전투쯤으로 기억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이라크와의 전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관전 포인트라고 하면 월드컵 축구경기나 아시안 게임 등을 연상하겠지만 여기서는 전쟁을 한 차례 이미 치렀고 이제 또 다른 전쟁, 즉 이라크와의 전쟁을 공공연히 예고하고 있는 국제정서에 관한 것이다. 싸움이란 상대가 있는 법이다. 지금 우리가 관전할 전쟁에서 상대는 미국이 고르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가 된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라크가 그 상대이지만 언제 파트너가 바뀔 지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싸움이란 싸울 상대도 필요하지만 그 결과로 얻게 되는 진리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는 순식간에 90%대까지 반동했으며,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던 MD정책이 순조롭게 통과됐고,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통해서는 군수산업이 활성화되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된다면 중동 산유시장을 그 전리품으로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리품들은 미국, 특히 부시 대통령에겐 매력적인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싸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그 동기의 당위성인데 미국이 주관하는 이번 싸움에서 제일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9.11 테러는 사실이지만 누가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얼마 전 일어난 발리섬의 테러나 프랑스 유조선에 대한 테러 역시 아직 누구 소행인지 모른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알 카에다 소행이라고 하니 그리 알 도리밖에 따로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번 테러는 누구 짓이다’라고 하겠느냐는 전폭적인 믿음만 가질뿐이다. 하지만 피의자도 판결을 받기 전에는 죄인으로 취급해선 안되는데 인권국가인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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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9 23:02

[오목대] 자원봉사

‘나눔과 공동체정신의 실천’으로 불리는 자원봉사 활동은 1617년 영국에서 ‘빈센트 드 폴’신부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든 ‘자선부인회’의 봉사활동이 효시다. 그후 1863년 스위스에서 시작한 적십자운동, 19세기 낙후지역 봉사활동인 러시아의 브나로드 운동, 20세기초 미국에서의 농촌청소년 의식개혁을 위한 4H클럽과 청소년 선도를 위한 BBS 운동등이 자원봉사의 대표적 활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환자나 노인등만 있는 어려운 이웃의 농사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어주는 공굴제(共屈制)가 있었으며, 두레·품앗이 등도 공동체정신 아래 이루어진 봉사활동 이였다.사회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원봉사는 갈수록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국제적 행사나 예고없는 각종 재난등 국가나 지자체의 능력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이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최근들어 우리 국민들의 공동체의식이 높아지면서 자원봉사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국제행사나 재난현상 뿐아니라 양로원 병원 사랑의 집짓기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김없이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8월 태풍‘루사’가 전국을 강타했을때는 전국적으로 43만명의 이름없는 자원봉사자들이 수해현장을 찾아 시름에 차있는 수재민들에게 큰 위안과 힘을 보탰다. 지난 6월 월드컵 대회때는 1만6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도내서도 영화제·소리축제등 국제행사나 재난현장에서 아낌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전주시가 이같은 공동체정신의 숭고한 실천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중 유일하게 ‘자원봉사과’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까지 되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다.마침 올 한해 전주시 자원봉사활동을 총결산하는 ‘2002전주 자원봉사한마음축제’가 오늘부터 덕진공원에서 열린다. 3개단 2백29개단체,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며 알리고 실천의 보람을 느끼는 한마당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참석자 모두가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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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8 23:02

[오목대] 위탁관리의 책임

1000억원이라는 도민의 혈세로 지어졌고, 매년 도민의 혈세 30여억원을 사용하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혼란스럽다. 전라북도 도민의 자부심이던 소리문화의 전당이 도민의 부끄러움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소리문화의 전당직원들이 연일 도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소리문화의 전당 직원 10명이 이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을 하였고, 조직에 큰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며 퇴진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또한 도지사가 나서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며 도지사의 개입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3명의 직원이 해고당하였고 시위에 가담한 7명의 직원이 앞으로 해고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사장은 일부 직원의 업무를 빼앗았다. 다른 직원의 업무도 빼았았다가 돌려주었다. 또한 직원들 옆에 책상을 마련하고 앉아 직원들에게 계속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현재 도청에서는 소리문화의 전당이 민간에게 위탁된 사업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즉, 민간에게 위탁된 기관에 위탁기간동안 커다란 불법적인 사태만 없으면 계약기간 동안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정말 도에는 위탁시설을 위탁기간에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개입할 책임이 없는 것일까? 그건 그렇지 않다. 전주시의회에서는 전주전통문화센터의 부실공사에 대한 특감을 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시에서도 조사를 했다. 즉, 위탁기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위탁자에 있다.물론 위탁업자의 자율성을 부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율성을 최대한 주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개입해서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율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이 제대로 행사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시위직원에 따르면 소리문화의 전당 이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으로 조직을 크게 혼란에 빠트렸고, 대관위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전라북도의 예술을 활성화하는 데 관심이 없었으며, 중요한 운영 노하우를 전북출신 직원들에게는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교수나 시민단체도 문제제기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아주 심각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진상파악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도의 책임이다. 이를 통해 소리문화의 전당이 올바로 서고 도민들의 자부심으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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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7 23:02

[오목대] 발리 섬의 테러

인도네시아 ‘순다’열도의 가운데 쯤에 위치한 ‘발리’는 흔히 환상의 섬으로 불리운다. 면적 5천5백61㎢에 인구 2백77만명(1990년)의 작은 섬이지만 아직 오염이 덜 돼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상낙원으로 꼽힌다. 인도양에 연해있는데도 뮤지컬 영화 ‘남태평양’을 이 섬에서 찍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남태평양에 있는 섬으로 오인하기 쉽니다.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문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곳이 이 섬이다. 아직도 4천6백여개의 힌두교 사원이 섬전체에 산재해 있다. 주민들은 섬 최고봉인 아궁산(높이 3,142m)을 ‘발리의 봉우리’라 부르며 숭상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음악과 노래와 춤, 심지어 화장(火葬)의례까지 모두 힌두교 전통을 따르고 있다. 섬 남부에 자리잡은 덴파사르시가 발리 섬의 관광중심지다, 세계 각국에서 연간 수천만명의 관광객이 이 섬을 찾는다. 재미있는 것은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이 돈 많은 자본가들이나 화이트칼라인데 비해 발리 섬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산층이나 블루칼라들이란 점이다. 이웃 호주 국민들이 단골 손님이지만 유럽 각국과 동남아시아 사람들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근대들어 많이 찾는다. 숙박비나 음식요금이 싼데다 경치가 아름다운 해안, 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사원, 전통 민예품등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직 문명의 때가 덜 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순박함이 이 섬의 매력 포인트라 할수 있다. 이 섬에서 엊그제 폭탄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1백80여명이 사망하고 3백명 이상이 부상했다. 한국인 문모씨 자매도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다는 대사관측의 설명이다. 미국은 즉시 이슬람과격단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고 이라크 공격과 동시에 테러범들을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낸 이번 테러는 그러나 아직 정확한 배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의 소행이라거니 워싱톤의 음모·공략설등이 제기되고 동남아가 제2의 중동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테러는 가장 야망적이고 반문명적인 행위이다. ‘힘의미국’을 겨냥한 이슬람의 복수극은 언제까지 계속 될것인가. 지구촌 전체가 테러를 응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가장 원시의 탈을 벗어나지 못한 발리섬에서 원시적 만행이 저질러진것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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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10.16 23:02

[오목대] 정치 철새의 계절

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왔다가 다시 때가 되면 날아간다. 그러나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늘 신비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밝혀 낸 유력한 학설은 철새들이 태양의 위치를 봐가며 이동방향을 정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조류학자가 찌르레기를 관찰한 결과 얻어낸 결론이다.지구의 자장(磁場)으로 방향을 측정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태풍이나 폭풍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행할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낯선 해안가나 내륙 깊숙이까지 날아들 때가 있는데 이는 바로 지진이나 태풍등 자연계의 이상징후를 미리 감지해 내고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밤에 날아다니는 철새의 이동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못된다. 별자리를 보고 이동한다는 설이 그래서 나온다.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텃새는 57종에 불과하지만 철새는 무려 2백83종에 이르고 그중 겨울 철새가 1백16종으로 여름 철새의 두배 가량 된다. 철새들은 번식을 하거나 월동을 위해 초능력에 가까운 생존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령 고니나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들은 스스로의 이동거리를 알기 때문에 이동할때 필요한 에너지를 여름철에 충분히 섭취해 둔다. 몸무게의 두배까지 지방질을 비축하는 놈도 있다고 한다. 가장 멀리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의 경우 북극에서 남극까지 2만㎞가 넘는 거리를 날기도 하는데 그런 힘이 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요즘이 바로 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벌써부터 서해안 대규모 철새도래지에 선발대들이 서서히 내려 앉기 시작했다고 한다. 머지않아 청둥오리 기러기 같은 겨울철새들의 장관이 연출될 것이다.그래서일까?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서서히 인간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어제 민주당의 전용학의원과 자민련의 이완구의원이 각각 소속당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에도 입당했다.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충청권 출신이다. 지난 3월 이원중 충북지사에 이어 5월에는 함석재의원이 탈당하여 한나라당에 옮겨간지 6개월 남짓만이다. 당시 ‘충청의 고장을 변절의 고장으로 변질시킨 기회주의적 형태’라는 민주당측의 비난이 귓가에 생생하다. 그러나 어쩌랴. 생존본능을 위해 천리를 마다 않고 때 되면 날아 가는게 철새인데. 하물며 ‘인간철새’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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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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