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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勝者全取

요즘 한 방송국 드라마가 도박을 소재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붓는다는 의미로 도박판에서 사용하는 단어인 '올인'은 드라마 제목으로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올인'에 이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무일푼'이란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런 의미는 아마 한 판에 승부를 걸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은 무일푼 신세를 면치 못해서 생긴 말쯤으로 헤아려진다.올인은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승자전취(勝者全取) 올아웃(all out)을 꿈꾼다. 마치 '무일푼'이란 말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극히 일부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런 행운을 얻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복권도 마찬가지 형편이다.그런데 도박이나 복권에서 행운을 얻었다고 좋아만 할 일도 아니다. 도박으로 돈 벌어서 부자됐다는 소문은 들리지 않는다. 복권 역시 행운의 주인공이 된 뒤에 겪게 되는 일들은 대부분 불행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선인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 불행한 일도 많다는 교훈을 남겼나 싶다.엊그제 신문에 난 토막 소식 하나. 이라크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영국군이 사격연습을 하고 있던 현장에 난데없이 이라크 군인들이 백기를 흔들며 투항했다고 한다. 이라크 점경 수비대 소속의 병사들이 총소리를 듣고 전쟁이 난 것으로 착각하고 투항하려 했던 모양인데 영국 군인들은 이들 이라크 병사에게 아직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으니 되돌아 가라고 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서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날을 잡아 놓고 열심히 공부하듯 전쟁을 준비하는 미국과 영국이 있는가 하면 그 새를 못 참고 투항이나 하는 이라크 병사도 있다는 사실이 웃음을 짓게 한다.아무리 나쁜 평화도 가장 훌륭한 전쟁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WTO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 발발시 50만명의 인명피해와 임산부와 어린이 등 5백40만명에 대한 구호기관의 긴급구호와 의료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우리 나라의 협조를 기대한단다. 하지만 병주고 약 준다는 말처럼, 구호활동을 예견하는 전쟁을 피하기보다는 하려 드는 미국과 영국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과연 이런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인지 테러전쟁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요즘 미국을 보면 이라크 석유의 올아웃을 꿈꾸는 도박꾼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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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15 23:02

[오목대] 낚시 면허제

인간이 지구상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했을 때 부터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한 수렵과 낚시였을 것이다. 기원전 2천년 경의 이집트 그림에는 그물을 비롯 낚싯대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묘사되어 있으며, 기원전 4세기경 중국 문헌에는 대나무 낚싯대에 명주실로 낚싯줄을 매고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워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낚시의 대명사가 된 중국 주나라 때의 강태공(姜太公)은 웨이수이(渭水)에서 낚시로 소일하면서 천하의 경륜을 탐구했다. 강태공이 쓴 낚싯바늘은 미늘이 없이 곧은 것이어서 물고기가 낚이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사람들은 '강태공이 세월을 낚았다'고 말했다. 강태공은 훗날 문왕에 의해 중용돼 나라에 크게 공헌했다. 오늘날 큰 인물이 될 사람을 위빈지기(渭賓之器)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연유다. 공자도 낚시를 조이불망(釣而不網)이라 하여 군자는 낚시를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양에서도 3백여년전 아이작 월턴은 그의 저서 '완전한 낚시꾼'에서 낚시를 '영상하는 사람들의 레크리에이션'이라 했다.이처럼 낚시는 대자연과 호흡하면서 즐기는 고상한 취미활동이지만 근래 낚시 인구가 급증하면서 낚시터 주변의 환경오염과 물고기 남획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내의 낚시인구는 5백만명으로 추산되며, 전국적으로 인물 낚시터만도 6천여 곳에 이른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음식 찌꺼기등 각종 쓰레기량은 연간 3만톤에 달한다. 호수및 저수지에 뿌려지는 떡밥 등으로 수질오염도 날로 가속화 되고 있다.해양수산부가 최근 이같은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낚시면허제 도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내년가지 용역을 마쳐 2003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조성된 세원은 수질환경 개선과 어족자원 보호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 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낚시면허제는 지난 92년과 95년에도 당시 환경부가 도입을 추진했으나 관련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국민들의 취미활동까지 정부에서 규제하는 것이 모양새는 좋지 않다. 하지만 수질오염 방지및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동장치는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국민 전체의 여론수렴을 거쳐 낚시도 즐기면서 환경도 보호되는 친환경적인 면허제를 연구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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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14 23:02

[오목대] 대량복제시대의 문화

옛날에는 문화나 생각을 모두 말이나 행동으로만 전달하여야 했다. 이때 말이나 행동으로 생각, 놀이, 의례, 신화, 굿 등이 주로 마을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을전통이 강하고 마을사람의 공동체의식이 강했다. 마을을 넘어서서 생각, 이야기, 놀이, 신화, 굿, 공연을 일상적으로 공유하기 어려워 다른 마을의 사람들과 문화공유하기가 어려웠다.그런데 삼국시대 이후 책들이 조금씩 퍼지면서 동일한 내용을 널리 퍼트릴 수 있어, 왕족, 귀족, 승려들이 책을 통해 종교, 의례, 신화, 제도를 공유하며 국가적 전통을 확립할 수 있었다. 따라서 책을 보고 서로 국가전통을 공유하는 상층은 국가의식이 아주 강해졌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은 문맹이고 책은 비싸서 보지 않았다. 주로 마을내 사람끼리 생각과 신화와 놀이 등의 생활을 공유하다 보니 국가보다 마을전통이 더 중요하였다. 그 결과 마을의 소전통과 국가의 대전통이라는 이중적 문화체계가 형성되었다.이러한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책이나 잡지 또는 신문으로 같은 소식, 생각, 이야기, 오락 등을 전국적으로 퍼트릴 수 있는 대량복제 시스템이 생기면서이다. 대중에게까지 국가를 단위로 동일한 소식, 생각, 이야기가 전달되자 생각과 놀이와 예술과 신화와 역사나 전통도 국가로 통일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문화의 공유는 국가 영역 내에 있는 사람들끼리의 같은 민족이고 국가라는 의식을 강화시켜 국가와 민족의식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마을사람이라는 의식은 갈수록 퇴색하고 또한 자신의 마을이나 지역의 소식, 생각, 이야기, 오락, 예술에 대한 관심도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역전통도 쇠퇴하기 시작했다. 책, 신문, 음반, 영화, 라디오, 텔레비젼이 대량으로 동일문화를 배포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배포하는 서울의 문화지배는 더욱 견고해졌다.이제 책, 신문, 방송, 영화, 음반을 통해 대량복제하여 문화를 전달하는 시대가 조금씩 지나가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통한 중소집단의 다양한 문화소통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대량복제시대와 다른 집단의식, 생각, 정서, 문화현상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지방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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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13 23:02

[오목대] 술 상무

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임원 직함을 갖고 행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술 상무'들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란 그저 상대방에게 술대접을 하는일이 전부다. 기업의 오너나 임원들을 대신해 술좌석에서 술을 마셔주는 직업 술꾼인셈이다. 그렇다고 꼭 전문적인'술 상무'만 있는것도 아니다. 실질적으로 임직원이면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술판을 자주 벌여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도 통칭'술 상무'에 속한다.우리 사회에'술상무'라는 직함이 통용하기 시작한것은 대략 7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로 추정된다.'빨리 빨리'와'기브 앤드 테이크'라는 성장지상주의 가치관이 향략문화와 접속하면서 이를 충복시킬 창구가 필요 조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공식 직함은 아니지만 업무상 거래처 사람들을 접대하기 위해 대부분 기업들이 비공식적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속으로야 어떻든 겉으로 드러나는'술 상무'들의 생활은 화려(?)하다. 서울 강남같은 고급 유흥가의 단골 손님이 이들이다. 하룻밤 술값이 얼마고 뿌리는 팁이 얼마인지 짐작이 쉽지 않다. 현금으로 수천만원의 돈다발을 술상에 올려놓고 호기를 부리는'술 상무'도 있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허구한 날 술자리를 전전하다 보니 이들의 건강이 배겨나지 못할게 뻔하다. 전투하듯이 거의 결사적으로 마셔대는 술때문에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술 상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과음올 인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도 이들의 보상을 받는 일은 드물었다. 업무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 간간히 제기됐고 그때마다 부분적으로 구제를 받는게 고작이었다.노동부가 앞으로 업무상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신견과 간질환에 걸린것으로 판정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로 했다한다. 산재법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니'술 상무'들에겐 그야말로 복음이나 다름없는 소식이다.그러나 문제는 다른데 있다. 세계에서 그 예를 찾기 힘든'술 상무'라는 직함이 기업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아직도'술 상무'의 대접이 있어야 기업이 돌아가고 심지어 이를 위해 비자금까지 조성해야 할 기업환경이라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사회다. 새 정부 들어 개혁바람이 한 창 거센데 바로 이런것도 개혁대상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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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12 23:02

[오목대] 檢事들과의 대화

민주주의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굴러간다는데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중요한 국정과제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며 대화를 통해 실천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것은 대의정치와 다른 민주정치의 또다른 묘미다.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이런 정치실험을 처음 시도했다. 이른바 '국민과의 대화'다. 당시만 해도 이는 파격(破格)이었지만 국민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었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외양(外樣)에 얽매이다 보니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고 심도있는 문제 제기와 해결방안 제시가 미흡하다는 평도 받았던게 사실이다.지난 일요일 노무현(盧武絃) 대통령의 '평검사들과의 토론회'도 여러모로 이런 형식과 무관하지 않다. 우선 당면한 검찰 개혁과제를 놓고 대통령이 간부들이 아닌 일선 평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벌인 모양새부터 그렇다. 일체의 격식없이 대통령과 검사들이 벌이는 토론이 때로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이르겠지만 허심탄회하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검사들이 대통령의 불확실한 청탁성 전화나 대통령형의 처신문제까지 거론하면서도 타율개혁을 초래하게된 오늘의 검찰 현실에 대해 겸허한 자기 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참여정부'첫 국정토론이고 생방송으로 공개돼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번 토론회는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은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해당 부처 장관을 제쳐 놓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그렇다면 장관은 앞으로 무슨 역할을 해야 하나? 당장 교육부의 교육정보시스템(NEIS) 도입문제를 두고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공무원 노조의 설립인가, 행정고시 합격자들의 서열파괴 문제등도 논란의 불씨가 잠재돼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온갖 이익집단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해 나가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이럴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는 어렵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는 말이다.국민들이 배심원 노릇을 한 이런식의 평검사와의 토론회는 한 번으로 족하다. '세상 많이 변했다'거나 '어떻게 감히 대통령에게…'라고 생각하는 보수적 국민감정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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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11 23:02

[오목대] 아파트 分讓價

오늘날 연립주택 형태의 소형(4∼5층 규모) 아파트가 처음으로 건축된 시기는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노동자들을 위한 근대식 개념의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부터는 아파트를 빼놓고는 주택문제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주거문화를 선도하고 있다.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일제강점기 때, 당시만 해도 서울 서대문에 풍전 아파트, 적선동에 내자 아파트, 통의동과 삼청동에 공무원 아파트가 들어서 생경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다가 1960년대 마포 아파트가 건축되어 성공을 거두면서,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건축 붐이 일기 시작하더니, 이제 한국인의 47%가 아파트에 거주할 만큼 가장 보편적인 주거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약해서 말하자면, 아파트를 떠나서는 주택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말이다. 한데 요즘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 때문에 집없는 서민들이 죽을 맛이라고 한다. 지난 98년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 되면서 평당 5백5만원에 불과하던 서울지역 분양가가 지난해에는 8백67만원까지 뛰어 오르더니, 올해는 무려 1천1백84만원으로 37%나 폭등했다. 분양가 폭등은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가 평당 6백27만원으로 24%가 올랐고, 부산이 6백13만원으로 34%나 뛰었다. 전주도 예외가 아니다. 타지역에서 비해 땅값이 싸 3백만원을 조금 웃돌던 분양가가 올해는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4백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덩달아 기존 아파트값도 들먹거리고 있다.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좋은 집 지어 제 값 받겠다는데 무슨 시비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이같은 맥락에서 수도권 건설업체들은 이미 제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상품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그급 마감재''특별한 공간미학''자연친화적 전원형 아파트'등등 미사여구도 가지가지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때, 적정선 이상의 마진을 챙기려는 건설업체의 장삿속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분양가 인상이 기존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기존 아파트값 상승이 다시 분양가를 인상시키는 악순환속에서 결국 집없는 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것이다. "아파트 분양가 원가(原價)를 공개해야 한다”는 소비자 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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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10 23:02

[오목대] 떡 이야기

옛날 이야기 하나. 오두막 집에 늙은 부부가 살고 있었단다. 형편이 넉넉치 못했던 그 집에 어느날 떡 한 조각이 생겼는데 둘이 나눠 먹을 처지가 못 되었던 모양이다. 서로 양보를 했으면 좋으련만 서로 먹으려고 티격태격 다투다가 내기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먹기로 합의를 했는데 그 내기란 것이 '말 안하기'였다고 한다.안방에 좌정을 하고 앉은 두 사람 사이에 떡 한 조각이 놓인 건 물론이었다. 누구든 먼저 입을 열면 상대방이 떡을 차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그렇게 서로 말을 참고 있었는데 그 집에 도둑이 들었단다. 아무도 없는줄로 착각한 도둑은 이 물건 저 물건을 챙겼을 테고 안방까지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노부부는 꼼짝도 않고 떡 먹을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놀란건 도둑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도둑이 물건들을 챙겨서 나가려는 순간, 참다못한 할머니가 '도둑이야'하고 그만 입을 열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잽싸게 떡을 가져 가면서 '이 떡은 내꺼다'하더란다.이런 이야기에 하필이면 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설정되었느냐고 반문을 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다. 그저 우리 선조들이 살아 가면서 터득한 지혜를 후손들에게 교훈 삼아 들려 주고 싶어 만든 이야기 정도로 받아 들이기 바란다.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사안의 경중(輕重)과 그 우선순위 등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을 법한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레 꺼내는 것은 요즘 세상 한 켠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이와 흡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우리 나라의 주변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들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 일각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이 군수 시절 모 지방신문의 대표직을 겸직해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장관이 법을 어기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그 사건의 전말을 종합해 볼 때 과연 언론매체에서 제일 중요한 기사로 다룰 만한 것이었는지는 재고해 보아야 한다. 과연 이런 성격의 기사가 언론매체에서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사라는 판단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진정 국민이 알아야 할 것에 예지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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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8 23:02

[오목대] 아첨

중국 동한(東漢)시대의 애황제(哀皇帝)는 정치를 외척에게 맡기고 여색을 탐닉하다 국정을 파탄시킨 어리석은 임금이다. 충신 정숭(鄭崇)이 수차례에 걸쳐 정사를 돌볼 것을 간했으나 번번이 책망만 당하고, 오히려 불충(不忠)한 신하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아첨과 모함의 명수인 간신 조창(趙昌)이"요즘 정숭의 집은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고 있습니다. 역적 모의를 하고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라며 의심의 불을 지폈다. 애제가 정숭을 불러 사실을 확인하자 정숭은"맞습니다. 제집 앞에는 아첨하는 무리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나라가 안정돼야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정숭은 감히 천자에게 대든 꼴이 되어 하옥당했다가 끝내 옥사하고 말았다.우리나라 헌정사상 대표적인 아침 금메달 감은 자유당 시절 2인자인 이기붕(李起鵬)과 당시 내무장관인 이익흥(李益興)을 꼽아 손색이 없다. 이승만(李承晩)의 종신집권을 위해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을 강행한 것이나, 60년 3·15대통령선거때 노골적인 부정선거로 정·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기붕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힘든'아첨의 극치'를 이룬 작품(?)이었다. 또 이승만과 함께 낚시를 하다 그가 터뜨린 배기가스 소리에"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애교석인 아침을 한 이익흥은 오늘날까지도'재미있는 아부의 본보기'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자고이래로 권력과 부에는 마치 파리떼처럼 수많은 아첨꾼들이 따라다닌다. 기회포착과 변신에 능한 이들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이 달성될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주변이야 거꾸로 가든 망가지든 알 바아니다. 한데 얄궂게도 권력과 돈을 거머쥔 실력자들은 바른 말인줄 알면서도 충언(忠言)을 싫어하고 아부하는 말인줄 알면서도 감언(甘言)에 귀를 기울인다. 더구나 기들은 만인을 발아래 두고싶어하는 속성이 강해, 설사 아첨꾼들의 실체가 드러난다 하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하는 기질이 있다.'자손심이 강할수록 아첨의 밥이 된다'는 스피노자(spinoza)의 경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을 겪었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이 더이상 설 땅이 없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부디 초심이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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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7 23:02

[오목대] 소리축제 준비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9월27일부터 10월5일까지 행해진다. 그러나 아직도 기본 계획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소리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1년 전에는 기본적인 계획이 완성되어 관람자들이 내년의 소리축제를 위해 미리 휴가날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작년에도 두달전까지 정확한 프로그램이 나오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계획서만 일찍 나와도 반절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계획서의 완성이 시급하다.물론 좋은 계획서를 완성하기 위해 먼저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발굴하여야 한다. 또한 좋은 음악가를 모셔와야 한다. 현재 소리축제조직위가 이러한 업무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소리축제로 성장하기 위해 세계의 좋은 전통소리음악을 발굴하고 초청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냥 끈이 닿는 음악가나 또는 이미 한국에 들어온 음악가를 섭외해서 무대에 세워서는 세계적인 소리축제로 성장하기 어렵다. 총감독이나 기획자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미주대륙을 찾아다니며 좋은 전통소리음악을 발굴해 초청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만 제대로 해도 소리축제가 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창조적인 작업을 제대로 하기에는 아직도 소리축제 조직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공무원이 파견된 사무국이 예산으로 조직위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 결과 총감독이나 프로그램 기획자들의 창의적인 기획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예산을 통제하여 창의적인 기획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지난 2년간의 소리축제 평가보고서도 공무원 파견을 최대한 줄이고 또한 파견 공무원의 역할이 지원으로 그쳐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래야 보다 창의적인 문화행사가 가능하다. 문화가 엄격한 행정절차와 규칙으로 활성화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물론 사무국을 관리하는 총감독의 책임도 크다. 형식적으로 총감독이 사무국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총감독이 보다 확실하게 축제 전반을 장악하고 창의적인 도약을 향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사무와 기획업무를 확실하게 관장하고 세계적인 전통소리음악을 적극적인 발굴하여 진정한 세계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 총감독의 색채도 살고 소리축제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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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06 23:02

[오목대] '말'과 馬事高

우리 속담에'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다. 그만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과 친숙한 동물이 말이다. 날쎄고 힘이 센데다가 영리하여 짐을 실어 나르거나 사람이 타고 다니는등 운송수단으로 이용돼왔고 고대로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우리나라에서 말을 사육하기 시작한것은 이미 선사시대부터로 짐작된다. 문헌상으로는 부여나 옥저, 고구려때 목마장을 뒀다는 기록이 보이고 통일신라때는 국영 또는 민영 목마장이 전국에 1백74개소나 설치됐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가 서울 동대문밖에 마조단(馬租壇)을 설치하여 봄철에 길일(吉日)을 탯해 말 제사를 지냈을 정도다.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말은 호마(湖馬)와 향마(鄕馬) 두 종류다. 호마는 몽골이나 여진을 통해 들어온 체격이 큰 북방계 마링고 향마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조랑말이다. 6년대까지만 해도 주요 운송수단의 하나였던 마차를 끌었던게 바로 조랑말이고 호마는 기마병이 타거나 레저 스포츠용으로 경마나 승마에 이용된다.지난 3일 국내 유일의 말 관련 전문기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마사고교가 장수군 장계면에서 개교했다. 기수과와 승마과 2개 과에 정원은 40명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말에 관한 체계적인 학습교재가 없어서 한 교사가 직접 말과 생활하며 생태를 관찰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교과서로 만들었다해서 화제를 모은 바로 그 학교다.앞으로 이 학교에서는 경마장에 출장하는 기수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승마에 필요한 전문기술등을 교육할 계획이라 한다. 사실 경마는 이미 레저 수준을 넘어 일종의 사행산업으로 번창일로다. 경마에 중독돼 전재산을 날리는등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유쾌하게 즐길수 있는 오락으로 오락으로 이만한 종목이 따로 없다.아쉬운것은 이 학교보다 먼저 추진해온 경무마목장조성사업이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요존국유림 해제면적을 둘러싸고 환경부와 산림청등이 제동을 걸어 계속 허덕거리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환경보호나 지역발전 레저산업육성과 같은 다양한 이익은 균형있게 조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정책적인 배려가 이뤄져 장수가'말의 고장'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할수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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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5 23:02

[오목대] 선비골 한옥마을

전통문화를 가꾸고 보존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무형의 예술이라면 몰라도 그것이 유형의 자산이라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예스러움의 가치를 너무 좇다보면 자칫 변화의 흐름에 뒤처질수 있고 정서적인 일로 좌절감을 맛볼수도 있기 때문이다.바로 전주 한옥 마을을 두고 하는말이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조성된 한옥마을은 그 뿌리가 깊다. 조선시대 이래 양반동네로 손꼽혀 왔고 개발시대 이전에는 부촌으로 불렸던 곳이다. 자유당 정권때 이승만 대통령이 단지 그 겉모습만 보고도 '전주는 이만하면 살만한 도시'라고 평했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체험하고 즐거워할수 있는 문화유산일지라도 그 안에서 삶의 또 아리를 틀고있는 주민들에겐 사정이 같을수 없다. 생활하는데 너무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차라리 한옥마을 지정은 '문화적 허영(?)' 일뿐이라는 비아냥의 대상만 될수도 있다.그러나 그래서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끊임없이 조간을 빌어왔던 한옥마을의 오늘은 가히 눈부시다 전주시가 야심찬 계획으로 이 일대를 전통문화 관광단지화 한 것이다. 태조로(太祖路)가 조성되고 온갖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준비돼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전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토박이들에게조차 그 변신이 경탄으로 다가올 지경이다.이 한옥마을에 엊그제 문화제의 귀중한 손님들이 다녀갔다. 사회건강연구소장 이시형박사를 위사한 태평로포림 회원들이 그들이다. 회원들은 '전국 어느곳을 돌아봐도 전주처럼 한옥마을이 잘 보존된곳은 없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옛 삶의 모습과 소리가 어우러지는 전통한옥마을 조성'을 당부하면서 이것이 바로 문화관광상품의 백미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충고도 곁들였다. 한옥마을이 보존은 잘 됐지만 요즘 새로 짓는 현대한옥들은 전통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고건축 전문가의 자문과 고증을 받아 옛것을 온전히 계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사실 그런 점들은 비단이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검토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필요하다. 그 방법과 제도적 지원이 얼마나 체계적이냐의 문제다. 이시형박사는 표현대로 '전주에서 선비한번 돼볼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한옥마을의 역할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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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4 23:02

[오목대] 靜電氣

겨울철 밖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와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때 짜릿하는 느낌에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정전기(靜電氣)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동차의 문에 열쇠를 꽂거나 문을 열고 닫을 때도 똑같은 체험을 하게 된다.정전기에 대해 인간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유래는 고대 그리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인들은 호박(琥珀)을 문지르면 깃털같은 가벼운 물체들을 끌어당기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바로 정전기인 것이다. 그들은 호박에서 발생한 것으로 믿는 묘한 힘을 그리스어로 '일렉트론'(electron)이라 불렀다. 여기에서 오늘날 전기를 뜻하는 '일렉트리서티'(electricity) 라는 단어가 탄생하였다고 한다.정전기는 마찰이나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말 그래도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 전기다. 정전기 발생은 습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정전기가 특히 요즘같은 겨울철에 기승을 부리는 이유도 습도가 40% 이하일때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습도가 높은 경우에는 정전기가 발생하기 힘들다. 피부나 물질표면에 있는 물 입자가 전하(電荷)를 띠는 입자들을 빠르게 중성화하기 때문이다.정전기로 인해 전기적 충격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젊은 사람들 보다 피부가 건조한 노인들이 정전기의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감각이 예민하고 피부가 부드러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전기를 더 많이 느낀다. 이같은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전기 방지용 옷감으로 만든 양복이나 신소재를 이용해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구두, 그리고 섬유 유연제나 스프레이등 각종 아이디어 상품이 개발 판매되고 있다.그러나 불쾌감만을 주는 것같은 정전기도 일상생활에 쓸모잇게 응용된다. 가정이나 식당에서 많이 쓰는 식품포장용 랩이나 1938년 미국의 체스터 칼슨이 발명한 복사기도 정전기 특성을 이용한 문명의 이기(利器)다.16세기말 윌리엄 길버트가 정전기와 자기(磁氣)와의 관계를 본격 연구하면서 전기를 발명하는 단초를 제공했듯 생활주변의 사소한 현상이 인류문명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순간적으로 머리끝까지 쭈뼛해지는 겨울철 불청객 정전기도 지혜롭게 다스리는 요령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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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3 23:02

[오목대] 대학 등록금

먼저 질문 하나 던져 보자.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교직원 선생님들의 봉급부터 동결시켜 주세요.”면전에서 학생으로부터 이런 당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 대학교 교직원의 입장에서는 뭐라고 답해야 좋을까.요즘 대학교는 개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도내 대학들은 여러 가지로 매우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제일 심각한 것은 정원을 채우는 문제일 것이다. 몇십 명 결원이 생긴 학교는 오히려 행복한편에 들 정도로 정원을 채우기가 어려워졌다.학생충원 문제보다 다급하진 않을지 몰라도 올 7월부터 시행되는 경제자유구역법 역시 대학을 어렵게 할 것은 뻔한 이치다. 지난해 11월 14일 국회를 통과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류(약칭 경제자유국역)'은 교육개방의 전주곡(前奏曲)으로, 많은 내국인 학생들이 외국 자본으로 설립한 경제자유구역 내 대학교에 진학할 것이 예상되기때문이다.우리 나라에서 교육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없다. 그만큼 형편과 처지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고 특별히 효과 있는 해결책도 찾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이런 교육 선반에 대한 이야기보다 조금은 지엽적인, 그러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를 하나 제기해 보자.글머리에서 던졌던 대학생의 질문으로 돌아 갔을때 여러분은 그 대학생에게 어떤 대답을 해 줄 수 있겠는가? 아마 성질이 급한 분이라면 손이 먼저 올라가려 들 것이고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는 비굴한 답변을 준비하기 십상일 것이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차라리 학생의견에 찬동을 해서 학생들로부터 영웅대접을 받을 수도 있겠다.하지만 아무리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원칙도 없고 논의의 대상을 구분하지도 못하면서 살아갈 일은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대학의 등록금이 학교당국과 학생들의 흥정거리가 되어 버렸다. 동결과 인하를 외치는 학생들과, 구차한 여러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서 인상된 등록금을 관철시키려는 대학측이 서로 기싸움을 벌이는 현실은 보기에도 참으로 민망하다. 대학의 질적인 성장이 등록금 액수의 다과(多寡)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정말 서로 다툴만한 일거리를 가지고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대학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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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01 23:02

[오목대] 퇴출된 주판

매년 요즘같은 학년초가 되면 학생을 둔 가정에서는 새 학기에 필요한 학용품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책가방이나 노트, 필기용구 등은 그동안 품질과 디자인의 변화만 있었을 뿐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사라진 학용품 중의 대표적인 것이 주판일 듯 싶다.지금 40대 이상의 장년층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70년대 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기본교과목으로 주판(珠板)을 이용하여 계산을 하는 주산을 가르쳤다. 어린이 두뇌발달에 좋다고 해서 도시에는 주택가 골목마다 주산학원이 즐비했었다. 상업고교 출신으로 주산만 잘하면 은행 취직은 떼어 논 당상이었다. 당시 상업고교의 실력 수준은 주산 유단자 학생 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또 선거때면 전국에서 올라오는 투개표 상황을 집계하는 것도 주산 유단자 학생들의 몫이었다.그같은 주판이 80년대 전자계산기가 대중화되면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여 지금은 우리생활 주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의 신세대들에게 주판을 설명하려면 골동품 가게를 찾아야 할 정도가 되어버렸다.산판(算板), 수판(藪板), 주판(珠板)으로도 불리는 주판의 원조는 3천여년전 지금의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에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사용한 모래주판이다. 모래를 깐 판자를 여러 행(行)으로 나누어 그 위에 줄을 긋거나 기호를 써서 계산했다고 한다. 약 2천5백년전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에서는 선(線)주판을 사용했다. 판자위에 여러 개의 줄을 긋고 그 위에 돌을 놓아 계산했다. 선주판은 그후 아라비아 숫자가 보급되면서 필산(筆算)으로 바뀌어 17세기말경 사라졌다.동양에서는 중국 후한(後漢)말에 서악(徐岳)이 쓴 '수술기유'(藪術記遺)에 주판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선조때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해온 주판은 주로 윗알 1개에 아래알 4개 짜리이고, 아래알이 5개인 것도 있었다. 예전에는 윗알 2개에 아래알 5개인 중국식 주판이 사용되기도 했다.이처럼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주판이 개발된지 불과 50년 정도인 전자계산기에 자리를 빼앗기고 퇴출당한 셈이다. 우리는 섬세한 손가락 끝의 감각을 지녀 손재간이 뛰어난 민족이다. 사라져버린 주판을 자라나는 세대들의 손재간 발달과 두뇌개발의 수단으로 다시 활용했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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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8 23:02

[오목대] 물러난 DJ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임기를 마쳤다. 5년간이 길고 긴 세월이었으리라. 취임전부터 IMF극복을 위해 뛰어야 했고, 취임 후에도 집권야당이라 불리는 한나라당과 거친 공격에 시달려야 했고, 각종 사건과 스캔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퇴임 후에도 불공정한 평가로 실패한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다.정말 실패했을까? 주류언론에 넘치는 평가글들이 아주 자의적이다.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 따져야 하는데 자신들이 정한 저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D나 F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억울한 일이다.김 전 대통령은 역사적인 업적을 많이 남겼다. 남북화해정책과 정상회담은 해방 이후 획기적인 사건이다. 남북관계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밀고 나갔다. 현대와 관련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문제에 있어서 한국 최고의 대통령이다.경제부분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엄청난 인권탄압, 정경유착, 부패, 정치말살을 통해 경제개발을 시도했다면 김대중은 민주적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IMF를 극복했을 뿐만아니라 기업의 불투명성을 많이 줄였다. 소득격차의 확대, 비정규직 확대, 아들의 부패사건, 벤쳐부패사건 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전의 어느 대통령보다도 부패가 적었다. 그 정도는 평가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정치에 있어서 소수정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한나라당과 일부언론의 강공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인사문제에 대해 공정성과 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다. '경상도의 씨를 말린다'는 등의 과장된 비판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다. 올바른 방향이었지만 의약분업, 교육개혁 등에 실수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어떤 대통령보다 선거에 관권이나 국정원을 활용하지 않았다. 인권개선, 여성권리 신장에서도 가장 많은 공을 세웠다.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인권탄압, 정경유착, 부패, 정치말살이 심각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대통령은 아니다. 이에 비해 김대중은 옳은 방향으로 노력했고, 상당한 업적을 성취하였다. 역사가 흐르면 20세기 한국의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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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7 23:02

[오목대] '죽음의 백색가루'

마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이 아편이나 모르핀 헤로인등이다. 모두 양귀비의 덜 익은 열매에서 얻은 진을 모아 만든다. 양귀비의 원산지는 본래 지중해 연안으로 BC900년께부터 재배되기 시작했고 아라비아 인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흘러 들어온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자유당정권때까지만 해도 농가에서 흔히 한두그루 재배한것이 양귀비였다. 아편 한 덩어리는 진통제로 농촌의 상비약이 되다시피 했다. 물론 지금은 마약관리법에 의해 단 한 그루의 관상용 재배도 엄격히 금지돼 있고 위반할 경우 처벌도 매우 중하다. 아편쟁이니 아편중독자니 하는 말이 사라진 대신 지금 통칭 중독자들이 은밀히 찾는 마약은 대부분 화학성분의 합성마약이나 대마초 코카인 마리화나 등이 주류를 이룬다.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행하는것이 히로뽕이다. 1941년 일본의 한 제약회사가 상품으로 내놓은 히로뽕은 그리스어 필로폰에서 인용해온 말로 '피로를 날려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있다한다. 메스암페타민이란 화학성분을 띤 이 약은 졸음이나 피로감을 없에는데 탁월하다. 2차대전 당시 조수공장 노동자나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공포감을 억제하기 위해 주로 복용했다한다.퇴폐 향락문화의 확산과 함께 마약 사범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도내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확산돼온 마약이 지금은 가정주부 회사원 대학생들에게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입경로도 문제다. 마약복용자들은 은행계좌를 통해 필로폰대금을 지불한후 고속버스나 퀵서비스 택배등을 이용해 은밀히 공급받아 복용해 왔다는 것이다.마약은 강한 진통·마취 효과를 내 일종의 치료용 약물이지만 습관성이 있어서 중독증세를 보이고 환각작용을 일으키는데 문제가 있다. 사용을 중단할 경우 금단증세를 일으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고 종국에 가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폐인에 이르고마는 무서운 물질이다. 환각상태에서 마약사범들이 저지르는 각종 돌출범죄 또한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라는 점도 경계를 늦출수 없게하는 요인이다.'죽음의 백색가루'로도 불리우는 마약은 인류공동의 적이다. 그런 마약이 갈수록 확산되는 일은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 갈수록 지능화하는 공급루트부터 철저히 봉쇄하는 일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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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6 23:02

[오목대] 사랑의 음악회

음악회 하면 사람들은 대개 근엄하고 품격있는 음악인들의 모임 쯤으로 여긴다. 그것이 클래식이라면 더 말할것도 없다. 웬만큼 고전음악에 대한 상식이 있거나 성악에 대해 조예가 없다면 '나와는 별 상관없는' 그들만의 잔치 쯤으로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기 일쑤다.대중음악은 마찬가지다. 이름이 알려진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에 팬들이 몰려들어 열광하지만 그야말로 매니아들의 잔치일 뿐이다. 세대간 계층간 정서적차이가 음악을 듣고 즐기는 패턴을 좌우한다. 하지만 근대 들어 클래식이 대중화를 선언한 일부 성악가들의 파격이 심심치 않게 화제를 모은다. KBS일요음악회가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 여기 출연하는 유명, 성악가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관중들의 박수를 받는다.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런 매너로 관객과 열창 때문이다. 그야말로 영혼을 울리는 감동의 메아리라 음악회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요즘은 달랑 기타나 바이얼린 하나만 어깨에 걸친채 지하철 역사안에서 1인연주회를 갖는 가수도 있고 공원이나 대합실등을 찾아 다니며 즉석 공연을 펼치는 연주자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일상화된 풍경이다. 정부가 이런 음악인들을 지원해 삭막한 도시분위기를 정서적으로 순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기는 나라들도 많다. 전북대병원이 입원환자와 그 가족, 외래객들을 위해 마련한 '사랑의 음악회'가 한진한 감동을 불리 일으키고 있다. 엊그제 스물여덟번째 공연을 가졌다. 벌써 두 돌째 이어온 행사와 본관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는 클래식은 물론 국악, 대중가요, 합창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보는이들을 즐겁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종합병원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지우고 환자나 그 가족, 병원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신적 긴장감을 풀고 화합을 다질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 환영을 받을만 하다. 물론 환자의 정신건강을 맑게 함으로써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니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음악이 흐르는 병원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평화롭다. 인술과 클래식의 조화는 경건하게 보이기조차 한다. 이제 격식과 품위만을 고집하는 음악회는 대중의 호응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다.음악이 우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듯 그런 작지만 보람있는 음악회를 자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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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5 23:02

[오목대] 超能力

"초능력이라고요? 천만에 내 눈앞에서 진짜 초능력을 보여주면 1백만달러를 주겠습니다” '초능력은 사기'라고 단정하는 카나다 토론토 출신의 미국 원로 마술사 제임스 랜디씨(74)가 최근 SBS-TV의 '도전! 1백만달러 초능력자를 찾아라'프로그램에 출연, 국내외 자칭 초능력자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면서 초능력의 허구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마에 동전을 탑처럼붙여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염력의 달인 아키야마(일본), 맨손으로 형광등을 켜는 전기 인간 모하메드(말레이시아), 숟가락에서 다리미 까지 닥치는대로 몸에 붙일 수 있다는 자석인간 타냐(불가리아)와 임유숭(대만), 사람의 몸 속을 투시하는 X-레이 눈의 소유자 김재현(한국) 까지 모두5명이 출연했으나 결과는 모두 '속임수 마술'로 밝혀진 것이다.지난 1960년대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서 온 몸을 결박한채 헬리콥터에 매달렸다가 탈출하는 기상천외한 마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랜디는 부상으로 마술을 그만둔 뒤, 초능력자들의 트릭을 찾아내는데 인생을 걸었다. 그는 1984년도에 내한, 염력으로 '숟가락 구부리기'마술을 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유리 겔러(uri Geller)와 3차례의 재판 끝에 '속임수'를 밝혀내 초능력자 사냥꾼이라는 별명 까지 얻었다. 랜디는 심령치료 ·텔레파시·원격투시·수맥찾기와 같은 신비의 초능력은 대표적인 '눈속임의·마술'이라면서 간혹 새 수법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수백년 동안 쓰여온 트릭들을 응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는 또 초능력이라는 마술에 사람들이 속아넘어가는 것은 그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대중매체들이 제대로 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비한 현상으로만 소개해왔던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초능력자가 나타날때 까지 검증을 계속하겠다는 랜디, 그는 초능력자를 사냥하는 이유에 대해 "마술사의 일부가 속임수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쌓거나, 염력을 이용하여 의료행위를 하다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보고 방관만 할 수 없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세상에 원인이 없는 결과가 어디 있을까 마는 인간은 스스로가 설정해놓은 덧에 자신들이 걸려드는 것을 모르고 착각속에 빠져 살고 있다.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세태에 순박한 백성들이 조금이나마 눈을 뜨는 계기가 됐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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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4 23:02

[오목대] 放火사건의 공범

먼저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으로 고통을 당하는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언제나 대형 사건과 사고가 터질 때마다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임을 강조하며 추후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고 나름대로 사후조치를 취해 왔다. 그런데 이런 참혹한 사건을 또다시 겪게 되다니 그동안 경험했던 사건사고의 경종이 아직도 부족해서인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각종 보도자료들을 접하면서 이번 참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합작품(合作品)'이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가연성 소재로 구성된 열차 내부시설의 문제, 화재시 배연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승강장의 환기구조 문제, 비상시 작동되었어야 할 전원 문제, 화재시 승객안전을 고려했어야 할 승무원의 안전의식 문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지않은 역무원 문제, 그리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종합사령실 등등 어찌보면 이번 사건은 시설과 인력 그리고 그 운용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다.이런 문제점들은, 여늬 사건 뒤에도 그랬던 것처럼, 어느 정도 개선이 될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이런 문제에 대한 제도적인 감시와 견제장치도 마련될 것이다. 그 다음, 머지 않아 세인들의 기억 저편으로 아스라히 잊혀질것이 분명하다. 이 역시 전에 있었던 사건사고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쳇바퀴처럼 반복될 것이 뻔한 일련이 과정들을 떠올리면서 엉뚱맞은 '민주주의'란 단어가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우리는 민주국가에 산다.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민주국가를 움직이는 힘은 다수의 국민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출마자들이 머리를 읊조리며 한 표를 호소하는 대상도 우리 국민들이다. 그런데 참 희한한 것은 선거가 끝나면 이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민주국가에서 국민들 손에 뽑힌 사람이 전횡을 휘두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국민들의 감시가 소홀했거나 이들의 행동에 동조 또는 방조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하철과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이 나라에서 불쑥불쑥 터지는 각종 사건사고의 배후에는 '이 정도는 괜찮아'하는 안전불감증이로 쪄든 우리들의 방기와 방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은 아니었는지 반문해 본다. 그 점에서 사실은 우리도 공범(共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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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2.22 23:02

[오목대] 경차

1886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가 4륜마차에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를 처음 발명한뒤 자동차는 한 세기를 거치는동안 외양과 기능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사람과 기능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사람과 물건을 편하고 빠르게 이동시켜 준다는 기본 기능은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실용적인 면을 추구하는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자동차의 외관 보다는 편리함과 경제성을 더 중시했다. 유럽이 경차의 천국이 된 것도 주차하기 쉽고 좁은 길도 잘 달리는데다 유지 관리비가 싸 유럽인들의 취향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각국에서는 중대형차보다 경차를 국가 경쟁력의 상징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경차 점유율이 20%-30%에 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경차중 대표적 차종이 독일의 폴크스바겐(Volkswagen)이다. 이 차는 독재자 히틀러가 1936년 자동차왕 포르세에게 의뢰해 제작된 우스꽝스런 모양의 차로 '딱정벌레'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폴크스바겐은 종전후에도 계속 생산돼 전후 독일부흥의 효자노릇을 했으며 1976년 독일에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처음 모델 그대로 1천9백만대를 생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로 경차의 생산은 이전까지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돼왔던 자동차 소유를 대중화시대로 이끄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하지만 경차의 점유율은 1998년 IMF 위기때 27%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0년 8.8%, 지난해 4.7%로 감소했다. 이같은 이유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판촉전략이 주효하기도 했겠지만 아직도 자동차를 사회적 신분이나 권위의 상징으로 착각하여 경차를 경시하는 풍조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심지어 정부에서까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그동안 가장 좋은 혜택이던 1가구 2차량 중과세 면제를 99년 폐지하였고, 경차에 주는 각종 지원책도 미미한 실정이다. 원유가가 30달러 선을 오르내리자 정부가 갑자기 바빠졌다. 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각종 대착을 마련한다고 한다. 현재 배기량 8백cc 미만으로 돼 있는 경차기준을 1천cc 미만으로 높이고, 차폭과 차량 길이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10부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기름 한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몇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근시안적 행정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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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2.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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