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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중절모

1960년대초까지만 해도 남성 정장(正裝)에 중절모는 필수품이었다. 자유당 시절까지 유행했던 ‘마카오 신사’라는 말도 바로 신사복차림에 중절모를 갖춰 쓴 중년 남성의 반듯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왜 하필‘마카오 신사’인가. 8·15 광복직후 마카오를 중심으로 중계무역이 성행했고 그 때 서양 사람들이 즐겨 쓰던 중절모를 국내에 수입해 오면서 그런 별칭이 붙었다. 실제로 중절모는 근엄과 지성미, 부(富)와 권위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는게 지금 노년층의 설명이기도 하다.그랬던 중절모가 정장차림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것은 미국 대통령에 존 F 케네디가 당선되면서 부터다. 그는 당시까지 유행하던 중절모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모자를 벗어버린 그의 윤기 넘치는 멋진 헤어스타일은 곧 전세계를 풍미했다. 신사의 상징이었던 중절모 시대의 증언이었다.물론 지금도 중절모를 쓰지 않는건 아니다. 권위의 상징으로 구 소련이나 동구권 지도자들이 중절모를 고집했던것도 불과 얼마전 까지다. 그러나 지금은 대개 영화속의 향수로나 그 모습을 대할수 있다.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함프리보카드, 대부(代父)의 말론 브란도가 쓰고 나온 중절모는 올드팬들의 가슴을 적시고도 남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상영된 ‘파멸로 가는 길’(Road To Perdition)이라는 갱 영화에서의 폴 뉴먼의 모습은 또 얼마나 인상적인가.대부분 마피아 영화에서처럼 중절모는 그러나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와 멋과 낭만이 동시에 겹쳐 진다. 추적추적 눈비가 내리는 어두운 화면, 두툼한 코트에 중절모로 얼굴을 반쯤 가린 어둠의 사내…, 뒷골목 가로등밑에서 담뱃불을 붙이는 등급은 중절모 차림의 사나이, 이런 것들이 대개 갱이나 폭력영화들의 단골 실루엣이다.최근 ‘모래시계’이후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의 김두한의 중절모가 장안의 화제다. 바바리코트에 반쯤 내려쓴 중절모차림의 그 멋이라니…. 정의의 주먹이 소시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 이 보다 더한 장면이 어디 있겠는가. 인터넷 쇼핑몰에 김두한 중절모가 오르고 동대문상가에서는 하루 20개가 넘게 팔리고 있다한다. 엊그제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도 중절모를 쓰고 나와 금연홍보를 했는데 그걸 주목한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긴또깡’의 인기에 편승한 단순한 수집취미겠지만 그 신드롬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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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3 23:02

[오목대] 修能, 쪽집게 과외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해마다 교육부 1년 예산을 훨씬 웃도는 20조원 정도가 사교육비로 지출된다는 통계가 있다. 국민총생산(GNP)의 6%선이다. 도시지역 가구당 연평균 교육비보다 농촌지역 지출이 앞서가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사정이 이러하니 자녀교육비때문에 가계가 휘청거린다는 푸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벌그룹 간부사원 부인이 자녀 과외비를 벌기위해 식품점 점원으로 취업하거나 중소기업 사장부인이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는 사례가 종종 지면을 장식한다. 어디 그뿐인가. 몇해전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주부들이 과외비를 벌기위해 매춘(賣春)에 나섰다는 충격적인 보도도 있었다. 공무원들의 뇌물수수등 우리 사회의 관행적인 부조리 이면에는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과외비를 마련하겠다는 과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마디로 과외망국이라는 자탄이 절로 나올만 한 세태다.불법과외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매우 완강했다. 검찰이 심심찮게 과외현장을 적발하고 서울 강남의 쪽집게 강사들에게 철퇴를 내린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 때뿐, 뿌리깊은 과외열풍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오히려 지난2000년 헌법재판소가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법률조항은 자녀교육권등 국민의 기본권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린후 사실상 합법화 단계에 들어섰다. 일정 수준을 정해 아직도 규제는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과외공부를 특별히 불법으로 어려워 하는 경향은 사라진지 오래다.이런 헌재의 결정에 굴민들 다수가, 특히 돈없는 서민층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과외를 허용하면 있는 자와 없는자, 계층간에 위와감이 조성된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공교육이 붕괴되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실력있는 교사들이 학원으로 빠져 나가면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학교교육이 더욱 큰 타격을 입을게 뻔하다. 천만원짜리 ‘쪽집게 과외’를 받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를 같은 조건에서 경쟁시키는것 또한 부당하게 보인다.그러나 어쪄랴. 해마다 수능(修能) 철이면 어김없이 성가를 높이는게 쪽집게 강사들인데. 공교육 정상화와 과외허용 문제를 다시 생각케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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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2 23:02

[오목대] 農村주택

피감(被監)기관의 정책과 행정행위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국정감사장이 조용할 리야 없겠지만, 올해 국회 건교위 감사장은 극과극을 오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벌집을 쑤셔 놓은듯 시끄러웠다. ‘부양과 억제’‘폐지와 부활’이라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을 반복한 부동산 정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냉온탕식 목욕법’‘불붙은 호떡집’‘양치기 소년’이라는 수사를 동원해가며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던 것이다. 맞는 말이다. 서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주택정책을, 재산형성에 결정적 계기를 부여하는 부동산 정책을 수시로 바꿨으니, 의원들로 부터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다.그러나 조령모개(朝令暮改) 식이라는 부동산 정책을 거꾸로 한번 뒤집어 보자.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부양책을 썼고, 투기가 얼마나 극성을 부렸으면 다시 억제책을 써야 했는가. 그리고 만약 경기침체가 이어지는데도 부양책을 쓰지 않고, 투기가 극성을 부리는데도 억제책을 쓰지 않았다면 그때는 또 어떤 질타를 당해야 하는 것인가. 국민의 정부 들어 마흔세번 씩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고 닦아세우기만 할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했다고 오히려 격려를 하면 안될 일인가.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 강남의 부동산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아직도 개포동 어느 아파트는 13평형이 3억3천만원을 호가하고 반포동 25평형 아파트는 6억8천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우수한 주거환경, 즉 강남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투기꾼들이 붙지 않았다면 가당키나 한 금액이며, 또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부합되는 가격이라고 생각되는가.지겹도록 듣고 보아온 이야기지만, 지금 농촌주택은 거저주어도 가져갈 사람이 없어 흉칙한 모습으로 쓰러져가는 빈집이 한두채가 아니다. 정부가 나서 보조금까지 줘가며 철거를 하고 있는데도 농촌을 등지는 농민이 끊이질 않아 아직도 농촌에는 공가가 많다. 자민련 원철희(元喆喜)의원 등 50여명의 의원이 농촌주택은 1가구 2주택이라도 양도세를 면제토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국회재경위에 제출했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라도 이 법이 통과되어 농촌을 살리는데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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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1 23:02

[오목대] 觀戰 포인트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미국이 보여주는 전쟁을 이미 한 차례 관전했다. 이제는 두 번째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그 대상은 이라크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은, 말이 전쟁이지 사실은 그 수준이 소탕작전이나 토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의 모습을 보면 변변한 전투랄 것이 없었던 일방적인 전투쯤으로 기억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이라크와의 전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관전 포인트라고 하면 월드컵 축구경기나 아시안 게임 등을 연상하겠지만 여기서는 전쟁을 한 차례 이미 치렀고 이제 또 다른 전쟁, 즉 이라크와의 전쟁을 공공연히 예고하고 있는 국제정서에 관한 것이다. 싸움이란 상대가 있는 법이다. 지금 우리가 관전할 전쟁에서 상대는 미국이 고르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가 된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라크가 그 상대이지만 언제 파트너가 바뀔 지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싸움이란 싸울 상대도 필요하지만 그 결과로 얻게 되는 진리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는 순식간에 90%대까지 반동했으며,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던 MD정책이 순조롭게 통과됐고,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통해서는 군수산업이 활성화되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질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된다면 중동 산유시장을 그 전리품으로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리품들은 미국, 특히 부시 대통령에겐 매력적인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싸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그 동기의 당위성인데 미국이 주관하는 이번 싸움에서 제일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9.11 테러는 사실이지만 누가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얼마 전 일어난 발리섬의 테러나 프랑스 유조선에 대한 테러 역시 아직 누구 소행인지 모른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알 카에다 소행이라고 하니 그리 알 도리밖에 따로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번 테러는 누구 짓이다’라고 하겠느냐는 전폭적인 믿음만 가질뿐이다. 하지만 피의자도 판결을 받기 전에는 죄인으로 취급해선 안되는데 인권국가인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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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9 23:02

[오목대] 자원봉사

‘나눔과 공동체정신의 실천’으로 불리는 자원봉사 활동은 1617년 영국에서 ‘빈센트 드 폴’신부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든 ‘자선부인회’의 봉사활동이 효시다. 그후 1863년 스위스에서 시작한 적십자운동, 19세기 낙후지역 봉사활동인 러시아의 브나로드 운동, 20세기초 미국에서의 농촌청소년 의식개혁을 위한 4H클럽과 청소년 선도를 위한 BBS 운동등이 자원봉사의 대표적 활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환자나 노인등만 있는 어려운 이웃의 농사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어주는 공굴제(共屈制)가 있었으며, 두레·품앗이 등도 공동체정신 아래 이루어진 봉사활동 이였다.사회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원봉사는 갈수록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국제적 행사나 예고없는 각종 재난등 국가나 지자체의 능력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이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최근들어 우리 국민들의 공동체의식이 높아지면서 자원봉사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국제행사나 재난현상 뿐아니라 양로원 병원 사랑의 집짓기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김없이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8월 태풍‘루사’가 전국을 강타했을때는 전국적으로 43만명의 이름없는 자원봉사자들이 수해현장을 찾아 시름에 차있는 수재민들에게 큰 위안과 힘을 보탰다. 지난 6월 월드컵 대회때는 1만6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도내서도 영화제·소리축제등 국제행사나 재난현장에서 아낌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전주시가 이같은 공동체정신의 숭고한 실천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중 유일하게 ‘자원봉사과’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까지 되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다.마침 올 한해 전주시 자원봉사활동을 총결산하는 ‘2002전주 자원봉사한마음축제’가 오늘부터 덕진공원에서 열린다. 3개단 2백29개단체,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며 알리고 실천의 보람을 느끼는 한마당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참석자 모두가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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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8 23:02

[오목대] 위탁관리의 책임

1000억원이라는 도민의 혈세로 지어졌고, 매년 도민의 혈세 30여억원을 사용하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혼란스럽다. 전라북도 도민의 자부심이던 소리문화의 전당이 도민의 부끄러움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소리문화의 전당직원들이 연일 도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소리문화의 전당 직원 10명이 이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을 하였고, 조직에 큰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며 퇴진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또한 도지사가 나서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며 도지사의 개입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3명의 직원이 해고당하였고 시위에 가담한 7명의 직원이 앞으로 해고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사장은 일부 직원의 업무를 빼앗았다. 다른 직원의 업무도 빼았았다가 돌려주었다. 또한 직원들 옆에 책상을 마련하고 앉아 직원들에게 계속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현재 도청에서는 소리문화의 전당이 민간에게 위탁된 사업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즉, 민간에게 위탁된 기관에 위탁기간동안 커다란 불법적인 사태만 없으면 계약기간 동안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정말 도에는 위탁시설을 위탁기간에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개입할 책임이 없는 것일까? 그건 그렇지 않다. 전주시의회에서는 전주전통문화센터의 부실공사에 대한 특감을 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시에서도 조사를 했다. 즉, 위탁기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위탁자에 있다.물론 위탁업자의 자율성을 부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율성을 최대한 주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개입해서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율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이 제대로 행사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시위직원에 따르면 소리문화의 전당 이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으로 조직을 크게 혼란에 빠트렸고, 대관위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전라북도의 예술을 활성화하는 데 관심이 없었으며, 중요한 운영 노하우를 전북출신 직원들에게는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교수나 시민단체도 문제제기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아주 심각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진상파악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도의 책임이다. 이를 통해 소리문화의 전당이 올바로 서고 도민들의 자부심으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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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7 23:02

[오목대] 발리 섬의 테러

인도네시아 ‘순다’열도의 가운데 쯤에 위치한 ‘발리’는 흔히 환상의 섬으로 불리운다. 면적 5천5백61㎢에 인구 2백77만명(1990년)의 작은 섬이지만 아직 오염이 덜 돼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상낙원으로 꼽힌다. 인도양에 연해있는데도 뮤지컬 영화 ‘남태평양’을 이 섬에서 찍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남태평양에 있는 섬으로 오인하기 쉽니다.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힌두문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곳이 이 섬이다. 아직도 4천6백여개의 힌두교 사원이 섬전체에 산재해 있다. 주민들은 섬 최고봉인 아궁산(높이 3,142m)을 ‘발리의 봉우리’라 부르며 숭상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음악과 노래와 춤, 심지어 화장(火葬)의례까지 모두 힌두교 전통을 따르고 있다. 섬 남부에 자리잡은 덴파사르시가 발리 섬의 관광중심지다, 세계 각국에서 연간 수천만명의 관광객이 이 섬을 찾는다. 재미있는 것은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이 돈 많은 자본가들이나 화이트칼라인데 비해 발리 섬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산층이나 블루칼라들이란 점이다. 이웃 호주 국민들이 단골 손님이지만 유럽 각국과 동남아시아 사람들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근대들어 많이 찾는다. 숙박비나 음식요금이 싼데다 경치가 아름다운 해안, 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사원, 전통 민예품등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직 문명의 때가 덜 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순박함이 이 섬의 매력 포인트라 할수 있다. 이 섬에서 엊그제 폭탄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1백80여명이 사망하고 3백명 이상이 부상했다. 한국인 문모씨 자매도 희생된 것으로 추정됐다는 대사관측의 설명이다. 미국은 즉시 이슬람과격단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단정짓고 이라크 공격과 동시에 테러범들을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낸 이번 테러는 그러나 아직 정확한 배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의 소행이라거니 워싱톤의 음모·공략설등이 제기되고 동남아가 제2의 중동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테러는 가장 야망적이고 반문명적인 행위이다. ‘힘의미국’을 겨냥한 이슬람의 복수극은 언제까지 계속 될것인가. 지구촌 전체가 테러를 응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가장 원시의 탈을 벗어나지 못한 발리섬에서 원시적 만행이 저질러진것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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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6 23:02

[오목대] 정치 철새의 계절

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왔다가 다시 때가 되면 날아간다. 그러나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늘 신비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밝혀 낸 유력한 학설은 철새들이 태양의 위치를 봐가며 이동방향을 정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조류학자가 찌르레기를 관찰한 결과 얻어낸 결론이다.지구의 자장(磁場)으로 방향을 측정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태풍이나 폭풍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행할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낯선 해안가나 내륙 깊숙이까지 날아들 때가 있는데 이는 바로 지진이나 태풍등 자연계의 이상징후를 미리 감지해 내고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밤에 날아다니는 철새의 이동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못된다. 별자리를 보고 이동한다는 설이 그래서 나온다.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텃새는 57종에 불과하지만 철새는 무려 2백83종에 이르고 그중 겨울 철새가 1백16종으로 여름 철새의 두배 가량 된다. 철새들은 번식을 하거나 월동을 위해 초능력에 가까운 생존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령 고니나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들은 스스로의 이동거리를 알기 때문에 이동할때 필요한 에너지를 여름철에 충분히 섭취해 둔다. 몸무게의 두배까지 지방질을 비축하는 놈도 있다고 한다. 가장 멀리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의 경우 북극에서 남극까지 2만㎞가 넘는 거리를 날기도 하는데 그런 힘이 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요즘이 바로 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벌써부터 서해안 대규모 철새도래지에 선발대들이 서서히 내려 앉기 시작했다고 한다. 머지않아 청둥오리 기러기 같은 겨울철새들의 장관이 연출될 것이다.그래서일까?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서서히 인간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어제 민주당의 전용학의원과 자민련의 이완구의원이 각각 소속당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에도 입당했다.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충청권 출신이다. 지난 3월 이원중 충북지사에 이어 5월에는 함석재의원이 탈당하여 한나라당에 옮겨간지 6개월 남짓만이다. 당시 ‘충청의 고장을 변절의 고장으로 변질시킨 기회주의적 형태’라는 민주당측의 비난이 귓가에 생생하다. 그러나 어쩌랴. 생존본능을 위해 천리를 마다 않고 때 되면 날아 가는게 철새인데. 하물며 ‘인간철새’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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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5 23:02

[오목대] 노벨상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로 의기소침하던 일본 열도가 오랜만에 축제분위기로 들떠 있다. 언필칭,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 해 두명 씩이나 배출하고, 수상 부문도 물리학과 화학으로 기초과학분야였으니, 그들이 열광하는 기분을 충분히 짐작할만 하다. 더구나 화확상은 200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수상하여, 기초과학 분야에 관한 한, 일본인들이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해도 지나친 평가가 아닐듯 싶다. 이번 고시바 마사토시(小紫昌俊)의 물리학상과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의 화학상 수상으로 일본은 물리학과 화학에서 각각 4명, 문학 2명, 의학과 평화에서 각각 1명 등 모두 1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솔직히 말해 부럽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인류복지에 가장 구체적인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이 상을 주라’는 노벨의 유언에 따라, 스웨덴 왕립과 학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주관하여 190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는 이 노벨상은 세계가 공인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적 문화상이다. 때문에 노벨상은 가끔 국제사회에서 그 민족의 우수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 세기가 다 지나도록 노벨상 하나 구경도 못하다가 마침내 백년만에 평화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렸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몇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민주화의 불씨를 살린 공을 인정받아, 아시아인으로서는 여덟번째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이다. 2000년 이맘때 소식이 전해지던 날 한반도는 일본 열도 못지않게 감격 또 감격했던 일을 우리 국민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그런데 이게 웬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최규선(崔圭善)이 난사람이 김대통령 노벨상 수상을 위해 로비를 했다니 또 로비 가능성이 충분히있으니 이를 밝혀야 한다니, 이게 무슨 정신나간 소리인가. 아무리 상대가 밉고 대통령선거가 임박했기로서니,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무릅쓰면서 까지 저질공방을 해대는 것은 정말 구역질 나는 일이다. 노벨상도 돈주면 살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치적 이해관계만 걸려 있으면 이성을 잃어버리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백년만에 찾아온 노벨상을 이렇게 천대하는 나라에도 미래가 있을까, 참으로 가슴터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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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4 23:02

[오목대] 주장과 면책특권

‘112억원의 예산, 500명의 집필진, 8년간의 작업, 50만 단어’로 요약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이 한마디로 엉터리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난 4일 문화관광부 종합감사에 나선 한 국회의원이 ‘50만 단어중 우리말은 변동되거나 없어지고 반면 중국 한자어와 일본어 등이 다수 수록되었다’고 지적하고 ‘국어사전의 수정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져햐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단어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 쓰이지 않는 한자어를 넣었는가 하면 외래어와 파생된 외국어도 올렸고 일보에서도 잘 쓰이지 않는 일본말까지 표준말로 등재시켰다는 것이다.10월이 되면 우리 고유의 문자와 언어에 대한 고뇌가 더 깊어지고 속앓이를 하게되는 형편에서 국회의원의 이런 식견은 반갑기 그지 없는 일이다. 다른 국회의원들의 국어실력이 이 정도만 되어도, 아니 그 반만 되어도 우리 나라의 국어정책은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그런데 이런 주장의 속내를 들여다 보니 국회의원 스스로의 판단은 아닌 듯하다. 적어도 국어사전이 뭐에 쓰이는 물건인지만 알았더라도 그리고 이런 사전편찬 작업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조금만 알아 보려고만 했더라도 이런 황당한 생각을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장한 내용을 보니 발표할 내용의 부분들이 서로 모순되는지,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 등에 대한 분별력도 없어서 남이 써 놓은 내용을 검토하지도 않고 그냥 낭독한 정도라고밖에 말하기 어렵다.일상 생활용어가 아니면 사전에 싣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참으로 황당하다. 국어사전, 그것도 대사전이라고 불리는 데에 일상 생활용어만 실어야 한다는 것은 모르는 내용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상식에도 못 미치는 발상이기때문이다. 그리고 500명의 전문학자들이 8년간 무엇을 해 왔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들은 것이 있다면 기존의 사전에 실린 35만 단어보다 15만 단어가 많은 이유를 중국과 일본사전에서 도용되었을 가능성에서 찾는 태도는 차마 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런 주장의 진중함을 저울질해 보니 요즘 정치판에서 연일 쏟아내는 폭로내용들의 수준이 대략 짐작된다. 그리고 무책임한 주장으로 져야 될 위협부담을 피하라고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을 주는 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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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2 23:02

[오목대] ‘세녹스’논란

화석연료 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압력 때문에 세계 각국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심혈을 쏟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세제혜택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연구 개발을 독려하고있다.미국의 경우 나무나 재생 가능한 폐기물로부터 정제한 에탄올에 휘발유를 85대15의 비율로 혼합한 가소홀(gasohol) 이라는 대체연료를 20여개 주에서 사용하고 있다. 사용량으로 볼때 미국 자동차 연료시장의 1% 차지한다. 유럽연합(EU)에서도 오는 2005년 까지 자동차연료의 5%를 화석연료에서 바이오연료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우리나라의 한 벤처업체가 개발한 다목적 연료첨가제 ‘세녹스’도 그런 경우다. 그런데 이 제품의 판매를 놓고 빚어지고 있는 논란이 도내에 까지 확산되고 있다. ‘세녹스’는 솔벤트, 톨루엔, 메틸알코올을 60대30대10의 비율로 섞어 만든 연료첨가제 이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이 제품의 제조허가를 내준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각종 검사등을 통해 우수성이 입증되자 휘발유에 40%까지 섞어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그러나 산자부는 환경부와는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 ‘세녹스’가 석유제품의 혼합을 금지하고 있는 석유사업법상 ‘유사휘발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환경부는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에 ‘소량’으로만 규정돼 있는 첨가제 비율을 ‘2%’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한발 물러섰다.그렇지만 문제는 법률의 개정으로 그치지 않는데 있다. 제조업체는‘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품을 개발 시판을 하다가 ‘석유사업법’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돼 개발비를 비롯 생산시설등의 투자비를 날리게 됐다. 정부 부처간 일관성 없는 정책의 희생양이 된 업체는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소비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립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 처럼 환경오염 저감을 비롯 휘발유보다 싼 가격에 연비증가와 엔진세정등의 효과가 있다면 법규정만 내세우는 산자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혹시 양 부처간 힘겨루기에서 환경부가 밀렸거나 아니면 막강한 재력을 앞세운 정유업계의 로비가 작용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한번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소비자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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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1 23:02

[오목대] 소리문화전당 재위탁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의 내홍이 점점 크게 번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이사장의 도덕성과 전횡을 문제삼으며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사장은 문제를 주도하는 직원일부를 자신과 소리문화의 전당을 음해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해고하였다.이들 직원은 이사장이 여직원과 도적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할만한 여러가지 정황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중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비디오 촬영장면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를 제기하는 직원들은 이사장이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당 내에 갈등이 커졌기 때문에 이사장이 퇴진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사장은 자신이 결백한데 일부 직원들이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비디오에 찍힌 내용에 대한 해명이나 조직운영 문제에 대한 해명이 오락가락하여 이사장의 말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더구나 소리문화의 전당의 평가책임을 맡았던 교수가 이사장이 부도덕한 행동을 했고 이를 통해 조직에 혼란을 일으켰다며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내용의 글을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이러한 내용의 글을 소리문화의 전당의 게시판에 게재하여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문제는 도(道)와도 관련되어 있다. 도에서는 도덕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며 중앙공연문화재단에 위탁을 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직운영 평가가 양호하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문화의 전당의 책임자가 도덕성을 아무렇게나 갖춰도 운영만 잘하면 된다는 말인가?소리문화의 전당은 도민 전체의 것이고 도민들의 가장 중요한 문화예술기관이다. 과연 도에서 이야기하듯이 도기관을 민간위탁하는 데 그 지도자의 도덕성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아주 심각하게 도덕성을 상실한 사람이 그 기관을 잘 운영하면 계속 그 사람에게 위탁을 주어야 하나?공공기관이 도덕성을 방기한다면 이 사회의 도덕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공공기관은 더욱 더 강한 도덕성을 유지해야 사회적 공공성을 확보하고 공중이 주인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도민의 세금으로 설립한 기관의 운영자가 도덕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앞으로 도에서는 어떻게 질 것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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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0 23:02

[오목대] 556돌 한글날

한글은 한(韓)나라의 글, 세상에서 첫째 가는 글이라는 뜻이다. 세종대왕이 우리민족 최대의 문화유산을 창제할때 그랬다. 사람이 하는 말을 맛과 향과 결을 살려 그대로 글로 옮겨 놓을수 있는것은 지구상에 오직 한글뿐이라고 한다. 그러니 유네스코가 한글을 지구 문화유산으로 지정한것도 당연하다.그런 우리 한글이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다. 오래된 일이다. 1932년 5월 조선어학회가 펴 낸 학술지 ‘한글’의 창간사를 보자. ‘한글은 모양이 곱고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글인데 도리어 푸대접하고 짓밟아 버려 아주 볼 모양없이 됐다’고 개탄하고 있다. 그때는 일제 강점기로 총독부가 우리 말과 글을 말살하기 위해 광분하던 때이니 그렇다 치자. 그때로 부터 7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어솨요’(어서와요)‘글쿠나’(그렇구나)‘가튼데’(같은데)‘칭구(친구)같은 단어들이 이미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말을 소리나는대로 줄이고 사정없이 비틀어 버린 이런 말들이 사이버 공간을 휘젓고 있다. 뿐만아니라 각종 광고문구나 인쇄매체에도 버젖이 등장할 정도다. 비속어·은어·국적불명의 외래어가 우리 말과 글을 여지없이 흔들어대고 있는 것이다.이런 현상이 비단 인터넷상의 걱정거리만도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어 실력은 1백점 만점에 평균 29.8점 수준이라는 평가 결과도 나왔다. 문롸관광부가 전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문규범능력검사’결과다. 이 검사를 맡았던 서울대 민현식교수는 그 원인을 ‘청소년층을 지배하는 인터넷문명과 사회전반의 한글 경시 풍조’에서 찾고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라면 장차 세대간 계층간 대화와 의사소통마저 어려워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딱하다. 정부가 어문정책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오늘은 556돌 한글날이다. 우리 말과 글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민족의 문화적 잠재력을 한층 다져 나갈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그런데 그런 의미있는 날이 국경일에서 기념일로 낮춰져 그냥 기념식하고 한글날 노래 제창하는 정도로 끝나 버리고 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기를 바라는 33인 모임’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글날 국경일 회복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소박한 주장은 ‘한글을 제대로 되접하기 위해서’이다. 그게 그얼게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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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9 23:02

[오목대] 노숙자

IMF이후 사회적 관심사가 된 노숙자 문제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 여러나라, 일본등 아시아 국가에도 노숙자는 많다. 유엔 복지기구의 파악으로는 그 숫자가 모두 합치면 수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선진국들의 노숙자는 주로 부랑인에 가까운 생존경쟁의 낙오자들이다. 기존 질서나 사회복지를 자발적으로 거부하고 ‘홈리스’생활을 즐기는 부류들도 있다. 영국 노숙자의 50%이상의 대졸 이상의 고학력 전문직 출신이란 조사결과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다. 미국이나 일본정부가 별대책없이 최소한의 기본적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것도 그 때문이다. 아파트 옥상이나 공공건물 뒷자리, 지하철역, 도심공원에서 유유자적하는 저들나라가 노숙자들의 모습에서 생존의 절박감 같은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숙자는 그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IMF이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사회인이었다가 대량 해고등으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고 가정까지 버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98년 한해에만 2만명에 달하는 노숙자들이 수도권 지역 주요역과 공원등지에서 비참한 노숙 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 됐었다. 그동안 경기회복과 정부의 실업대책등으로 노숙자수는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수천명의 노숙자들이 여전히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들은 추위나 배고픔보다는 사회적 냉대와 가정과 주위로부터 소외당한 설움에 더 가슴 아파 하고있다. 기약없는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기 위한 재기의 몸부림 또한 눈물겹다. 하지만 이들의 고달픔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본의 아니게 거리로 내몰린 이들이 새 삶을 찾을수 있도록 돕는 길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그런 점에서 보면 엊그제 전주시내 변화가 한 복판에서 온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한 한 노숙자의 절규는 우리 모두에게 자괴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그에게 다리 밑에 마련한 숙소에서 나와 행려자수용소에 입소하라는 당국의 조치가 틀린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서럽고 배고파도 속박은 싫다’는 그의 주장도 한번쯤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었을까? 노숙자에게 의료보험료를 부과한 사회적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머지않아 또 추운 겨울이 닥친다. 진정한 노숙자대책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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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8 23:02

[오목대] 과소비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과 미-이라크 간 전쟁 가능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사실상 세계 경제를 끌고 가는 미국의 장기 불황은 나스닥 지수를 6년만에,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를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면서, 유럽 증시와 아시아 증시 까지 뒤흔들고 있다. 더구나 미국 경제의 절대적 영향권 내에 들어있는 한국 증시는 미국발 악재가 터질때마다 맥을 못추고 비틀거리고 있다. 도대체 한국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안타깝게도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경제의 재침체와 미-이라크전 장기화 우려, 유가 불안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전성 증대, 그리고 부동산 거품 제거와 대통령 선거 전후의 정책 혼선 때문에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한치 앞을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사정이 이러한데 국내 소비지출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청방지축 날뛰고 있다. 빚을 내서라도 쓰고 보자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차입성 소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발표한‘가계의 소비지출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올 2·4분기 외상 및 할부구매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통한 가계의 차입성 소비는 7조9천4백45억원으로 전체 소비의 9.1%를 차지했다. 지난 98년의 -4.7%, 99년의 3.1%, 2001년의 6.5%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진 수치이다. 더욱이 올들어 수입자동차와 모피의류 가전제품과 같은 고급 사치성 수입품 소비가 작년 보다 배이상 늘었다니, 국가 경제 좀먹고 자신을 망치는 과시형 소비행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걱정이 앞선다. 카드로 명품 구입에 열을 올리다 접대부로 전락하고, 카드빚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는 것이 어찌 남의 일 일수만 있겠는가.서울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국제학술대회(4∼5일,COEX)에서 정운찬(鄭雲燦) 서울대총장은 “한국 경제의 장래는 그리낙관적이지 않으며, 언제든지 환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IMF구제금융을 받은 나라 중 82.5%가 또다시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아무리 잊기 좋아하는 국민이라도 국가 환란사태가 얼마나 참담했었던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튼튼한 경제는 건전한 소비로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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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7 23:02

[오목대] 인터넷과 우리 말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우리말 표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규범적인 표현으로 바꿔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별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요즘 한 기업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인터넷 언어 바로 쓰기’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경품이 걸린 행사라는 점도 그렇지만 외국회사의 이벤트라는 점에서 더욱 뜻밖이다.이 회사는 과거 지하철에서‘’등을 구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자사제품 광고를 실은 바 있는데 열차 내부의 한쪽 벽면을 동일한 내용으로 채워서 그 광고의 물량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 회사가 그런 광고를 내게 된 계기는 자신들이 만든 문서작성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좀 유별난 데가 있었다.한글과 컴퓨터사에서 만든‘한/글’프로그램이 외국 프로그램보다 점유율이 매우 높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유율 문제와 관계 없이, 문서작성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두 회사 제품은 한글을 구현하는 방식이 달라었다.‘한/글’프로그램에서는 현대어에서 조합 가능한 11,172자가 모두 표기될 수 있었지만 경쟁관계에 있던 이 외국회사의 제품은‘’등의 글자를 표기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워드프로세서 제품의 성능차이가 아니라 한글이라는 글자의 속성에 대한 이해에 관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개발에서 사용자들의 편리와 더불어 그 나라의 문화적 정서와 속성이 배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외국회사는 자신들의 관점에서 한글로 구현될 수 있는 글자의 가짓수를 제약하는 방식을 취하였던 것이다. 만약 이 외국회사의 워드프로세서 제품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서작성용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되었더라면 우리의 어문생활은 이 회사의 한글구현 방침에 따라 좌지우지 될 뻔했던 것이다.지금은 다행히도 문서작성용 프로그램에서 이런 한글구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 외국회사가 한글을 바로 사용하자는 이벤트를 벌인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악어의 눈물(僞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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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5 23:02

[오목대] 내셔널 트러스트

개발과 환경보전 사이에는 명분등을 놓고 갈등과 마찰이 빚어지기 마련이다.이 과정에서 환경파괴가 예상되는 지역의 토지나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사들여 영구보존하는 시민환경운동이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자연신탁국민운동)이다.이 운동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800년대 후반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오래된 유적들이 파괴되고 자연도 심하게 훼손되었다. 1895년 로버트 헌터등 사회운동가와 성직자들이 뜻을 모아 자연자원 매입운동을 벌인 것이 내셔널 트러스트의 효시다. 1907년에는 ‘국민신탁법’까지 제정돼 이 운동의 법적근거까지 마련됐으며, 이 단체의 공식명칭으로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전국토의 1.5%, 해안지역의 17%에 달하며, 회원수도 2백50만명에 이른다. 현재 미국·일본·뉴질랜드등 전세계 24개국으로 이 운동이 확산됐다.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활동이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최초의 가시적 활동으로는 1994년 광주에서 도심의 팽창과 무등산 훼손을 막기위해 시민들의 성금으로 ‘무등산 공유화재단’이 설립돼 현재도 무등산 매입과 난개발 저지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0년에는 경기도 용인시 죽전택지개발지구내 대지산 일대의 산림훼손을 막기위해 ‘땅 한 평 사주기운동’과 함께 국내 초유의 ‘나무오르기 시위’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결국 개발포기를 이끌어낸 것은 우리 환경운동 역사상 가장 뜻깊은 성과로 꼽힌다.‘전주 도심의 허파’인 완산칠봉을 지키자는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이 도내 최초로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로 있다. ‘완산칠봉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모임(약칭 완산모)’은 인위적 파괴행위가 극성을 부려 갈수록 훼손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완산칠봉을 살리기 위해 ‘완산칠봉 땅 사주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완산모’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1만원 단위 ‘1인 1구좌 갖기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우선 3천만원 정도 모금하여 안행지구 주변의 무허가 건물 3∼5채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한다.훼손된 자연은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재앙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국가나 지자체가 다하지 못하는 일이 시민들의 정성으로 이루어지는 쾌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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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4 23:02

[오목대] 개천절

오늘은 BC 2333년 단군왕검이 이 땅에서 처음으로 개국한 날이라 하여 개천절이라 하였다. 그러나 개천절(開天節)은 개국한 날이라기 보다는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으로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이 하늘을 열고 바람, 비 등을 다스리는 신하를 데리고 이 땅의 태백산 신단수(神壇樹)에 내려와 사람을 다스리기 시작한 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인간세상에도 질서가 잡히고 드디어 우리가 사는 세상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하늘이 열리거나 또는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대부분의 민족이 신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민족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이 땅에 내려와 존재하게 되었고 어떠한 강력한 신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는 다양한 신들이 자연현상을 다스리는 것으로 이해했던 그 당시의 사고방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하늘이 열리는 장면은 구약성경에 나온다. 태초에 혼돈하고 공허하고 어둠에 가득찬 세상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으로 나누고 하늘과 바다를 만들고 각 생물을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자신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였다. 이로부터 세상이 시작한 것이다. 인간이 타락하자 노아의 방주만 남기고 홍수로 휩쓸어 노아의 후손이 세상에 퍼지게 되었다.이집트 신화에서도 처음 세상은 암흑세계로 물로 가득 찬 세계였다. 갑자기 아무 것도 없는 세상에 빛이 발생하여 탄생하였다. 이는 태양으로 이집트 신화에서는 태양신이 가장 강한 신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러 신들이 태어나면서 신 중의 한 명이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어 인간이 탄생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각종 동물과 식물을 만들어 지금과 같은 세상이 된 것이다.그리스로마 신화에서도 처음에는 세상이 커다란 혼란덩어리 즉 카오스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만물의 씨앗이 카오스에서 나타나 최초의 신으로 태어났으며 이어 다양한 신들이 태어났다. 제우스의 명령을 받고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가 진흙으로 사람과 동물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각종 편의를 봐주는 다양한 신이 존재하였고 사람은 이들을 모셨다. 진흙인간이 타락하자 돌 인간을 만들어 대체하였다. 세상 어디에서도 신들이 세상을 열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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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3 23:02

[오목대] 출산율 저하

농경시대에는 자식 많은것도 부귀다복(副貴多福)의 한가지 조건이었다. 그래야 일손도 늘고 노후에 자식의존도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저 먹을것은 갖고 태어난다’는게 우리 조상들의 굳은 믿음이었다. 경제학자 말사스가 들으면 기절초풍한 논리지만 적어도 광복후 60년대, 산업화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한 가구당 식구가 평균 5명이 넘던 우리나라 인구 출생율과 자연증가율이 낮아지기 시작한것은 70년대 이후부터다. 경제개발시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산아제한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결과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가족계획협회의 홍보에다 예비군 정관수술, 가임주부의 루프시술등 인센티브제가 시행되면서 인구억제는 가시적 효과로 나타났다. 80년대 중반이후 출생율은 0.7%수준, 자연증가율도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물론 생활수준의 향상, 자녀에 대한 의존도 약화라는 사회문화적 변화바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율이 1.3까지 떨어져 장차 심각한 인구부족 현상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출산율 1.3은 유럽 선진국이나 미국·일본보다 낮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2023년에 우리나라 인구는 5천70만명에 도달한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게 통계청의 추계다.출산율 저하는 당장 국방력 부족현상 우려도 나타났다. 정부가 산업체 공익요원 근무제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현역 자원이 남아 돌아 산업체 근무로 병역의무를 대체해 왔지만 이제는 입영자원이 모자라 미리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논리다. 뿐만 아니다. 출산아는 줄어 드는데 반해 평균 수명은 늘어나 장차 부양돼야 할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지는것도 문제다. 고착화 되다시되 한 농촌인구 감소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복지나 문화적 차원에서 심각하게 인구정책을 고려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물론 아직도 인구밀도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에서 인구감소가 그리 대수냐는 반혼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인구도 긍극적으로는 자원이다. 진념(陳念)전 경제부총리가 출산장려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이 지난 연초다. 그만큼 정부도 정책차원에서 접근중이라는 증거다. 그런데 엊그제 발표한 강현욱지사의 공약사업에는 그 인구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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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2 23:02

[오목대] ‘나바론 팀’

영화 ‘나바론’은 1961년 미 콜럼비아 영화사가 제작한 첩보전쟁 영화다. 6명의 영국군 특공대가 난공불락의 독일군 나바론 요새의 대포를 파괴함으로써 연합군 상륙작전을 승리로 이끈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그래고리 팩의 젠틀하면서도 지적인 연기, 안소니퀸의 터프하면서도 인간적인 풍모, 이중스파이로 등장 하는 여주인공의 비극적인 죽음 등이영화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준 명화다. 1943년 2차대전 당시 에게해의 게로스 섬에 주순중인 영국군이 이 작전의 성공으로 위기에서 구출되고 뒤이은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승리로 2차대전을 종식시킨것이 전쟁사다.난데없이 영화 나바론 이야기가 나온것은 한나라당에 ‘나바론 팀’이란 정부 여당 공격팀이 생겼다는 보도때문이다. 국회 정무위등 상임위에서 요즘 쟁점이 되고있는 현대의 대북(對北) 비밀지원설을 폭로한 한나라당의 엄호성·김문수·이성헌·이재오·정형근의원 등 5명을 당내에서는 ‘나바론 팀’으로 부른다고 한다. 중앙 모 일간지가 보도한 내용이다. 난공불락의 나바론 요새를 함락시킨 특공대의 활약상을 이들이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곤경에 처한 이회창 대선후보의 방어를 위해 전력투구 하는데 빗대 그렇게 명명했다는 것이다. 정치 공방과 나바론 요새가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그 진행과정을 보면 전혀 무관하지만도 않은것 같아 실소를 금할수 없다.주목되는것은 이 팀을 이끄는 정형근의원의 행보이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 대공수사국장과 1차장을 역임한자타가 공인하는 정보통이다. 변장도구를 상비하고 휴대폰을 10개나 가지고 다니며 정보원들과 007식으로 접촉한다는 그의 활약상(?)을 보면 그야말로 첩보영화의 주인공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검찰연행 소동을 겪은후 한동이 뜸하던 그의 정보안테나가 대선정국을 맡아 재가동되는 모양이니 앞으로도 제2·제3의 폭로전으로 정치권을 꽤나 귀찮게(?) 할기세다.민주당의 이낙연대변인은 이들의 주장을 ‘추리소설의 백일장’을 보는 느낌이라고 한마디로 깎아 내리고 있다.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도 못하면서 설(說)만 유포시키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는것이다. 그러나 어느쪽 말이 맞는지 정작 헷갈리는것은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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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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