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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영화 촬영지 관광

영화나 TV드라마가 주는 감동은 여러가지다.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일수록 그 감동은 더하다. 배우들의 열연이나 주제곡, 줄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배경이 되는 촬영장소는 두고두고 추억거리가 된다.'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 팩의 명연기는 영화 팬이라면 평생을 두고 못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로맨스를 꽃피우는 '트레비분수'를 어찌 잊을까. 햄포리보카스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열연한 '카사블랑카'는 또 어떤가. 이 영화가 없었다면 아프리카 대륙 북쪽의 모로코라는 나라를 사람들이 얼마나 알수 있었을까.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모정(慕情)의 촬영지는 홍콩과 마카오였다. 지금도 밀리엄 홀덴과 체니퍼 존스의 애절한 사랑이 싹을 틔운 그 현장에서 세계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깊은 향수를 느낀다.굳이 외국의 예 뿐이랴. TV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이 됐던 강원도 정동진, 영화 '친구'의 부산 자갈치 시장, '서편제'의 청산도 풍경은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이곳들은 지금 모두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해당 지자체의 발빠른 홍보전략도 한 몫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유치하는등 영상관련 산업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결과다.최근 종영된 드라마 '올인'의 배경이 된 제주도 '섭지코지'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한다. 사실 제주에서 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적한 해변이 섭지코지다. 그런데도 드라마 한편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됐으니 부러운 일이다.도내에도 근래 들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을 내는 곳이 적지 않다. 부안에서 TV드라마 '태양인 이제마'를 찍었고 전주에서는 '이것이 법이다'라는 영화를 촬영했다. '용의 눈물'을 경기전에서 촬영하기도했다. 그러나 '용의 눈물'을 빼고 둘 다 시청률이나 흥행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해 별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그러나 정작 아쉬운 것은 그런 촬영지를 체계적으로 묶어 테마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정책 마인드의 부재다. 임실군 덕치면의 구담마을이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였다는 사실 조차 최근에야 알려질 정도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그것도 제작진이 촬영기념비를 세운 뒤의 일이라니 한심스럽다. 이러고도 과연 관광진흥이란 말을 입에 올릴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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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9 23:02

[오목대] 농지제도 개선

"지금 농촌은 어디로 가고 있소?”한끼 쌀값이면 껌한통값도 안되는 세상에, 그것도 우리 쌀값이 국제시세보다 네다섯배나 비싸다고 투정하는 마당에, 농촌에 무슨 장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앞두고 요즘 농민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만약 다가오는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지 못한다면 농민의 주소득원인 쌀농사는 조종을 울리고, 농촌은 급속도로 해체단계에 접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사실 DDA협상이 아니더라도 농업은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무역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비교우위론이 어떻고 투자우선순위가 어떻다면서 농업을 교역대상 정도로 취급하는 나라인데, 농업이 '생명산업'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그나마 농촌을 이만큼이라도 지탱해 온 것은 평생 허리 한번 제ㅐㄷ로 펴보지 못하고 살아온 노인세대들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농촌은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어렵게 농촌을 지켜온 노인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데, 희망이 없는 농촌에 돌아올 청년은 없고, 설상가상으로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농촌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다.농촌이 이지경까지 몰린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국내외의 농업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농업 관련 법이나 정책은 게걸음으로 일관했다. 농경문화사회때 만든 법률이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서 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으니 외부 자본이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원천 봉쇄되고, 따라서 농촌은 낙후를 거듭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렸다. 농업 관련 악법이 한둘이 아니지만 대표적인 것이 헌번 제121조에 규정한 '경자유전의 원칙'과 '소작제도의 금지'조항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잇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농민만 농업을 해야 한다니, 또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나 다름없는 소작금지 제도를 계속 지키라니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농지법을 천형처럼 안고 산다고 한탄하지 않는가.정부가 '농지거래와 소유의 자유화'를 근간으로 하는 새 농지제도의 틀을 짜기 위해 연구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세계적 추세에 부합하고 한국적 여건에 맞는 농지법을 제정하여 농민들의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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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7 23:02

[오목대] '古宮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오십(五十)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한 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 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이십(二十)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찾아오는 야경군들만 증오하고 있는가/…중략…/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이발쟁이에게/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야경군에게 이십(二十)원 때문에 십(十)원 때문에 일(一)원 때문에…이 시는 '어느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수영 시인이 그린 서민들의 모습이자 자화상이다. 30여년이 지나고 민주화된 세상이 된 지금, 서민들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그 중 하나가 지난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났던 네티즌들의 활동이었다. 정치와 사회의 현안에 대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좋은 장(場)이 되어 준 것이다.그런데 서민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이 그 도를 넘은 것일까? 검사에게 항의성 전자우편을 보낸 교사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일이 생긴 것이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전자우편 주소를 알게 된 경위인 듯 하다. 그리고 검찰조사 결과, 편지를 보낸 교사의 행위가 범죄는 아니라고 밝혀진 모양이다.우리나라에서 검사는 법무부에 속하는 단독제의 행정관청으로, 국가 또는 공익의 대표자 지위를 갖는다. 이는 피해자의 개인적 감정이나 이해보다 국가적 관점에서 공소권을 적절하게 행사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피해 당사자가 아닌 동료 검사가 내사를 벌인 것 등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본다.하지만 이번 일은 서민들의 법감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다시 확인 시켜주었다. 전자우편 주소를 가진 사람들은 원하지 않은 편지를 일상적으로 받는다. 심지어는 전자우편 주소록을 팔겠다는 광고편지까지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번 일이 어떻게 다가올까? 문득 김수영의 시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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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5 23:02

[오목대] 특수부대

전쟁을 치르면서 정규군이 수행하기에는 불가능한 작전이 있기 마련이다. 적진 깊숙히 침투하여 거점을 확보하고 정보를 캐내며, 포로가 된 아군을 구출하는 등의 임무가 특공기습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에 주어진다.특수부대를 가장 먼저 창설한 국가는 영국이다. 오늘날 미국·소련 등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는 영국 특수부대의 원형과 전술을 본뜬 셈이다. 영국은 지난 1941년 이집트에서 영국 특수부대의 대표적인 부대인 특수공정대(SAS)를 창설했다. SAS는 3차대전 말기 북아프리카 지중해에서 특수작전을 전개해 독일 이탈리아 군의 군사전략시설을 소규모 병력으로 파괴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영국이 SAS를 창설한 이후 각국에서 잇따라 특수부대가 창설됐다. 오늘날 미국 육군의 레인저부대, 델타포스, 2권베레, 해군특전단(SEAL), 소련의 알파부대와 오몬, 프랑스의 GIGN, 호주의 공수특전단(SASR), 이스라엘의 하헤브라가 특수부대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이스라엘의 하헤브라가 정보기관 모사드와 함께 지난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기습적으로 벌인 엔테베작전은 성공한 특공작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반면에 델타포스와 그린베레 등 각국 특수부대가 합동으로 지난 80년 4월 수행한 이란주재 미국대사관원 인질구출 작전에서의 참담한 실패는 특공작전이 얼마나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이라크전쟁이 한창인 엊그제 미 특수부대원들이 포로구출작전을 멋지게 성공시켜 그동안의 전황에 답답해하던 미국민들에게 시원한 소식을 제공했다. 이라크군의 매복공격을 받아부상을 입고 동료 부대원과 함께 포로로 잡힌 여군 린치일병을 적격적으로 구해낸 것이다. 이번 작전에는 육군 레인저부대와 해군 특수부대(SEAL)가 투입됐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수전은 속성상 베일속에서 진행되는게 관례이다. 하지만 이번 작전에는 이례적으로 촬영팀이 동행하여 구출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까지 공개됐다.아무리 첨단무기가 동원돼도 전쟁의 승패는 지상전이 판가름한다. 따라서 지상전에서의 병력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적의 예봉을 꺽기 위해서는 특수부대의 작전이 불가피하다.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로 우리도 이제 이라크전쟁의 참전국이 됐다. 매일매일 전해오는 전황이나 특수부대의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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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4 23:02

[오목대] 박물관장 자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차관급으로 승격한 뒤 이건무 현 학예연구실장이 박물관장으로 임명되었다. 한국 전체의 박물관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이다. 이건무 박물관장은"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만큼 박물관은 문화교육의 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적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기초작업이 큰 틀이 되겠지요”라고 말했다. 정말 그러한 방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활성화시키고 한국 전체의 박물관들을 활성화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그렇지만 그가 이 분야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의 경력에 박물관을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성화시킨 예가 없어서이다. 그는 고고학을 전공하고 대학졸업 후 30여 년간 박물관에서만 살아온 박물관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한 일은 국내 최고의 붓과 현악기 유물들이 나온 경남 창원 다호리와 광주 신창동, 서울 암사동 유적 등 고대사를 다시 썼던 굵직한 발굴들을 주도한 일로 그치고 있다.이러한 발굴이야 문화재연구소나 각종 발굴기관에서 하면 되는 것이고 박물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문화교육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봤는지, 아니면 어떤 좋은 전시를 기획해서 사람들에게 전시를 통한 감동을 주었는지, 또는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박물관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나와있지 않다. 실제 그는 발굴에 전념하여 박물관 전시, 문화교육, 활성화에 기여한 경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발굴을 잘하는 일과 박물관을 잘 운영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일 것이다. 그도 이야기했듯이 박물관장에게 중요한 일은 발굴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전시, 문화교육, 조직운용을 잘하여 박물관이 잘 운영되고 관람자가 즐겁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중앙국립박물관장에 응모한 사람들이 미술사교수나 고고학자 등으로 박물관 경영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선진국 주요 박물관에서는 주로 박물관경영에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박물관장으로 임명한다. 고고학, 미술사, 민속학자 등은 학예사로서의 전문역할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학예직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우리나라도 박물관 경영을 종합적으로 아는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이들이 박물관을 운영해야 박물관이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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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3 23:02

[오목대] 새만금 갯벌 논란

갯벌은 자연이 주는 생명의 보고이다. 연안에 서식하는 조개류 낙지 굴 갯지렁이등 해양생물의 60%이상이 갯벌을 먹이와 번식장소로 이용한다. 어업활동의 90%가 직간접적으로 갯벌에 의존할 정도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의 하나다.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갯벌 10㎢가 갖는 정화능력은 인구 10만명의 도시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종말처리장 시설과 맞먹는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당 9천9백90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농경지의 생태적 가치 92달러보다 1백배 이상 높은 수치다.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적 수준이다.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연안, 아마존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지역의 하나다. 그중에서도 규모면에서 가장 잘 발달된 갯벌이 새만금지역이다. 이지역은 유네스코가 지구 자연유산의 하나로 지정을 검토할 정도로 희귀선을 인정 받고 있다.환경단체를 비롯한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한사코 새만금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것도 바로 이 갯벌훼손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 2천3백여㎢ 가운데 30%에 이르는 8백여㎢가 이미 시화호 지구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사라지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단계다. 이곳에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해 대륙진출 전초기지를 만든다는게 전북도의 장기 개발구상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산업단지는 고사하고 농경지로서의 목적도 상실됐으므로 아예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독일 환경관계자나 틱낫한 스님도 반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오늘도 삼보일배(三步一拜) 고행을 통한 반대운동이 거세다.그런데 끝막이 공사가 끝난 1호방조제 바깥으로 새로 갯벌이 형성되고있다는 농업기반공사의 발표가 나와 관심을 끈다. 최근 4년사이 갯벌 34㏊가 새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즉각 이를 반박하고 있다. 단순히 조수 속도가 약해져 수심이 얕아지는 현상일뿐이라는 것이다.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 어느쪽 주장이 옳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벌여온 해묵은 논쟁도 잠재울수 있다. 사실이라면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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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2 23:02

[오목대] 질병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질병의 역사와 함께 한다. 질병이 하나의 문명을 파멸로 몰아넣기도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문명의 싹을 튀우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문명의 쇠퇴가 아테네를 휩쓸 역병때문이고 로마제국의 멸망을 앞당긴것도 페스트와 천연두라는 당시로서는 전대미문의 괴질때문이었음이 이를 증명한다.중세 유렵을 휩쓸 페스트가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게 했다거나 남미대륙의 아스텍 왕국의 스페인 원정대에 의해 멸망한것도 천연두라는 질병때문이었다니 문명과 질병의 관계를 역사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수 있다.하긴 주라기 시대 지구상에 생존했던 공룡화석에서 조차 뇌막염을 앓았던 흔적이 발견되고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나병이나 말라리아 같은 병원균이 발견됐다니 어쩌면 질병은 지구의 역사보다도 더 오래된 자연의 역리(逆理)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이제 질병은 인간에 의해 대부분 극복되어 가고 있다. 페니실린의 발명은 의학사의 한 획이다. 모든 병원균은 페니실린 한 방으로 거뜬히 박멸할수 있을것으로 믿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신이 내린 천별로 규정된 발견하지 못한 인류 최대의 재앙이다. 그런데 그 에이즈가 출현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는 또 하나의 괴질로 공포에 휩싸여 있다.이름하여 '급성 호흡기 증후군'으로 불리우는 이 괴질은 지난해 11월 중국남부의 광동성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기침을 통반한 감기증상 비슷하게 보이는 이 괴질은 지금 홍콩·싱가포르·태국을 거쳐 유럽으로, 미국·캐나다등 전세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환자수가 15개국에 1천5백명을 넘고 사망자도 56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를 여행한 사람가운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병원체를 옮기는 숙주가 무엇이냐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으로만 보일뿐 마땅한 치료제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지금 이라크에서는 전쟁이 한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다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수 있다. 괴질은 다르다. 언제 어떻게 우리 주변에 침투할지 알수 없다.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문명을 부끄럽게 하는 신종 괴질의 정체를 밝히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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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1 23:02

[오목대] 政治圈 새판짜기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한 탓인지 우리나라처럼 당명(黨名)이 자주 바뀌고 정치권이 이합집산하는 나라도 드문 것 같다. 박정희(朴正熙)나 김대중(金大中)정권같이 혁명이나 수평적 정권교체로 집권당이 바뀐 예는 차치하고라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정권처럼 한뿌리에서 재집권한 경우도 어김없이 신당이 탄생했으니, 대한민국을'정당공화국'이라 불러 손색이 없을듯 하다. 반세기 헌정사에 어제 이름짓기도 힘들만큼 수많은 정당이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정치인들이 이렇게 권력지향적이고 공명심에 빠져있나, 새삼 놀라운 생각이 든다.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 살생부라는 괴문서가 나돌아 분위기가 심상찮다 싶더니, 또 정치권 새판짜기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안희정(安凞正)민주당 국가발전연구소 부소장을 시작으로 이강철(李康哲)의원이 구주류와의 결별 가능성을 흘려오다, 최근에는 신주류의 좌장격인 김원기(金元璂)고문과 이상수(李相洙)사무총장, 염동연(廉東淵)전 정무특보까지 총출동하여 '신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 구주류 측 짐작대로 뭔가 시나리오가 있긴 있는 것 같다.사실 정치권에선 집권당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말이 떠돈지 오래다 기본 구도는 다당제(多黨制)로 그리고, 새로 태어날 신당은 민주당 신주류와 한나라당의 개혁성향 그룹, 수도권 초재선 구룹, 부산경남권 의원들이 주축이 된다는 설(說)이 파다하다. 여기다 노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참여하면, 이념 중심의 거대한 개혁적 전국 정당이 탄생하면서 기존 정당들은 보수적 지역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자민련은 호남과 대구·경북, 충청권을 기반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꼬마 야당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어디까지나 아직은 구체적 정황이 없지만, '5월 거사설'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것을 보면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정치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민도가 높아져 지금의 지역구도가 깨지지 않는 한, 집권세력이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로 갈공산도 없지 않다. 민주당 구주류가 ”스스로 걸어나가면 망하지만, 쫓겨나면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유는 다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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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31 23:02

[오목대] 전쟁과 게임

제 정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 중 하나는 현실과 환영(幻影)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보노라면 이걸 전쟁이랄 수 있는지 그리고 제 정신으로 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럽기만 하다.얼마전 인터넷 신문에 실린 미군의 아프간 공습 화면인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한 밤중에 상공에서 내려다 본 회교사원의 모습으로 시작된 그 동영상은 ' AC-130 Gunship'의 지상폭격 장면들이었다. 이 비행기의 특징은 표적 상공에 장시간 머물면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것이 특징인데 회교사원을 선희하면서 움직임이 포착된 차량, 사람 나중에는 회교사원까지 정말 게걸스럽게 폭격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런 화면과 더불어서 "잡았다”라는 탄성에 가까운 승무원들의 음성은 이들이 전쟁을 한다기보다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지상의 사람들은 폭격기가 자신들의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듯 차량에서 내려 다른 사람을 만나 한가로이 이야기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폭격기를 향해서 어떤 위협을 가하는 상황도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들은 폭격기의 일차 목표가 되었고 잠시후 그들은 화면에서 사라졌다. 조종사의 "잡았다”라는 탄성과 함께. 이어서 여기 저기서 흰 개미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화면은 놓치지 않고 따라다녔다. 그리고 잠시 후면 포연과 함께 이들 흰 개미의 움직임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어찌 보면 이들 비행기 조종사들과 그 승무원들은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아무런 계기와 이유 없이 앗아가는 잔혹한 게임을 말이다. 이들이 지상의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매체는 오로지 화면뿐이었을 것이다. 적의선을 이용한 야간투시 화면은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움직임을 거뜬히 보여 주는 훌륭한 게임도구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실제 상황은 이들에게 집에서 하는 게임과 다를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다만 포탄이 떨어질 때 생기는 구름의 모양이 게임보다 실감나게 재현되었다는 차이 정도는 느꼈을지도 모르겠다.이번 이라크 공격에서도 미국과 영국 폭격기 승무원들은 게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영(幻影)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하는 짓이라면 이들은 미친 게 틀림 없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3.29 23:02

[오목대] 全州와 한국영화

6·25전쟁이 끝난후 우울하고 어둡기만 하던 1950년대 당시 사람들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는 영화였다. 스크린위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계는 당시 일상생활의 고단함과 궁핍함으로 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했다. TV가 대량 보급되기 전인 1950∼60년대를 한국영화의 황금기로 꼽는 것도 이같은 사회적 상황 때문일 것이다.당시 한국 영화문화의 중심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서울 충무로였다. 그러나 충무로와 쌍벽을 이루었던 또 하나의 중심지가 바로 전주였던 사실을 아는 도민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문화적 환경이 영화제작에 열악하기 짝이 없던 지방도시 전주가 그 기능을 담당했던 것이다.한국 영화사에서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아리랑'이 이 지역에서 제작되었고, 최초의 컬러영화인 '선화공주'나 '애정산맥''성벽을 뚫고''애수의 남행열차'등 당시 흥행성공작들도 전주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던 대표적 영화들이다. '피아골''아리랑'을 감독한 이강천감독은 배우에서 출발하여 당시 전주 백도극장의 선전부장을 거쳐 감독반열에 오르면서 한국영화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전주 영화문화의 실질적인 주역이였다.전주가 한국영화의 중심이였다는 사실은 전주에서 활동하던 영화인들이 제정한 '전북 영화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59년 한 차례에 그치고 말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이였다는 영화사적 가치는 평가할 만하다. 지난 2000년 부터 전주 국제영화제를 전주에서 개최하기 시작한 것도 이처럼 반세기동안 단절됐던 영화사를 다시 잇는다는데 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최근 한국영화와 전북과의 인연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흥미로운 통계가 발표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2년 시도별 극장관객 및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전북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63.3%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전국 평균치 48.3%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영화 팬이 가장 많은 지역임을 입증한 샘이다.전주를 문화영상산업 수도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이 지금 한창 진행중에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전통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입지여건은 이미 검증받았다. 여기에 첨단 디지털이 접무되면 전주가 한국 영상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정부당국의 과감한 지원을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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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8 23:02

[오목대] 메소포타미안 문명

몇일전 이라크의 장관이 자신들이 법률을 만들었을 때, 영국과 미국은 동굴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의 이라크가 인류 최초의 문명 발생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듯한 말이다.이라크에서는 인류가 약 7천년전경 농경을 시작하여 정착하기 시작하다가 약 5500년경 최초의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 곳이다. 미국이 전쟁을 치루고 있는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 유역이 바로 그곳이다. 현재 이들 강의 교량을 두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인간이 하늘에 닿기 위해 탑을 쌓다가 신이 노해 무너뜨렸다는 바벨탑으로 유명한 바빌론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두 강 사이의 땅'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메소포타미아는 개방적인 지리적 요건 때문에 다양한 이민족의 침입과 다양한 문화들의 혼합이 잦아 국가의 흥망성쇠와 거주민족의 변화가 많았다. 약 5천년전에 수메르인이 이곳을 장악하고 최초의 문명을 꽃 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당시 이미 멀리 이집트나 인도 등과 교역을 하였고, 각종 문명과 종교로 이집트나 인더스의 문명발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이때부터 현재의 이란 접경지역과 이라크 북부지역의 고원의 산악부족의 빈번한 침입이 있었고, 또한 이집트, 페르시아, 유럽의 마케도니아, 터어키 등으로부터의 칩입도 있었다. 물론 몽고도 13세기 바그다드를 함락시켜 왕조를 세우기도 했다.두강 사이의 유역은 늪지로 나일강과 달리 강의 범람이 불규칙적이어 치수와 관개사업에 많은 힘을 들여야 했다. 일단 이러한 시설을 해놓으면 천해의 옥토로 많은 곡물의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곳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들이 많았다. 승리한 집단이 강유역에 도시국가를 형성하여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이들은 신전국가로 성 내에는 종교, 정치, 생활의 중심이 되는 커다란 사원이 있었다. 바벨탑도 이러한 사원의 하나이다.이곳에서 약 4천년전 세계 최초의 성문법인 수메르법이 생겼다. 이 당시 영국이나 미국의 조상인 유럽은 신석기시대여서 동굴이나 움집생활을 했다. 약 3800년전 함무라비 대왕은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었다. 첫째 조항 중의 하나가 "남의 눈을 멀게 했으면 그 가해자의 눈을 멀게 한다”였다. 이번 전쟁과 관련하여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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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7 23:02

[오목대] 건강식품'떴다방'

속칭'떴다방'이란 용어는 사전에 없다. 세대 변화에 따라 생겨난 일종의 신조어(新造語)다. 잠깐 자리 잡았다가 사라지는 장소, 또는 행위 쯤으로 해석된다. 투기열풍이 몰아닥친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처음 이 용어가 사용됐다. 프레미엄을 노리고 당첨권의 즉석 전매를 알선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지칭한 것이다.그래서일까? 용어 자체가 썩 긍정적이지 못하다. 별로 떳떳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일에 접두어로 붙여지는 인상을 주기 때문일것이다. 그런데 그런'떴다방'이 요즘에는 건강식품 판매에서 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도 변화하는 세상 물정에 별로 밝다고 할수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소위 방문판매업으로 신고를 마친후 임시매장을 차리기 때문에 이들에게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 더구나'떴다방'에는 공연팀이 동행해 노래와 춤, 즉석무대까지 벌이기때문에 노인들에게 인기도 높다. 대량으로 살포하는 무료입장권이나 초대권에는 어김없이'00공연예술단 경로잔치'타이틀이 붙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그러나 여기서 판매하는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 전자제품들이란게 영 시원치않다. 별로 알려지지 못한 약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돼 턱없이 비싼 값에 팔린다. 노인들의 심약함을 노려'건강에 특효가 있다'거나'특별 할인판매 기간'이라며 현혹하면 효과는 백%다. 물론 노인들도 그런 상술에 무작정 현혹되는건 아니다. 공짜로 주는 값싼 화장지나 플라스틱 생활용품 따위를 챙기는 알뜰 실속파도 없지는 없다. 요즘 시골 슈퍼마켓에서 화장지가 안팔린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는것도 그 때문이다.그런'떴다방'이 근래에는 도시 한복판에서도 성황을이루고 있다. 대형상가나 예식장등에서 열리는 이름께나 알려진 연예인공연 초대권이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무더기로 뿌려지고 있다. 그것도 60대이상 노년층이 살고 있는 집을 쪽집게처럼 짚어서 말이다.판매업체 관계자들이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뛸지는 몰라도 그런 공연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그것이 그것이라는것쯤은 다 안다. 노년층을 상대로 한 이런 상술이 버젓이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도 변화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6070세대들이 무슨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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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6 23:02

[오목대] 紅島해역 지진

지진은 태풍이나 화산 폭발과 같은 가장 제어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중 하나이다. 태풍은 기상관측 시스템이 발달함에 따라 사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화산폭발도 마찬가지다. 휴화산(休火山)의 폭발빈도나 용암활동등을 면밀히 분석하면 어느 때 쯤 폭발이 있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지진은 다르다. 지구의 판(板)구조에 따라 수백 수천m 지하에서 일어나는 지각활동을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수없이 기록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이에 미리 대비해 피해를 줄인다는것은 불가능한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물론 지진계(地震計)가 설치되 땅 밑의 미세한 진동까지 계측할수는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재난대비에 완벽한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에서 이를 경험으로 토목건축공학에 지진대비 설계를 강화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도가 고작이라고봐도 틀리지 않는다.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진에 있어서만은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다. 이웃 중국이나 일본만해도 역사적으로 수많은 지진으로 숱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입어 왔지만 우리는 큰 피해가 기록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기록상 삼국시대 이래로 꾸준히 지진활동이 계속되고 있는것으로 파악되고 잇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1백50년 주기로 한반도에 지진 활성기가 찾아 오며 현재는 1905년부터 시작되는 활성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그런 정도는 사실 통계로도 나와 있다. 지난 한해에만 45회나 가벼운 지진이 발생했고 이는 지난 78년 충격을 준 홍성지진(강도 5)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수치다.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한 징후를 나타내는 것이이다.지난 주말 전ㅇ남 홍도 북서쪽 50km 해역에서 진도 4.9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이는 계기(計器)로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63년이후 다섯번째 강진이라한다. 이 지진으로 서해안일대는 물론 전북 내륙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을 느꼈다니 예사롭지 않다. 이제 우리도'그 정도쯤이야...'로 지진에 방심할 땐느 아닌것 같다. 가깝게는 지난 95년 일본고베대지진이나 엊그제 멕시코·중국의 경우가 결코 남의 나라 일로만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재난대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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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5 23:02

[오목대] 討論문화

'참여 정부'가 탄생한 후 '토론 문화'에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헌정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직된 환경의 지배를 받고 살아온 탓에 아직까지 성숙한 토론 문화를 경험하지 못했으나,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의사결정과정에서 토론을 중시하면서 토론 문화가 일대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노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수단으로 토론을 신봉한 대목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재야 인권변호사 시절, 같은 길을 가던 문재인(文在寅)민정수석과 밤샘하며 토론을 했다는 일화에서 부터, 우리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당혹감을 함께 안겨준 평검사들과의 대화가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노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지나치게 권위적이어서 합리성이 무시된 과거의 부정적 패러다임을 바꿔나간다는 점에서 환영해 마지많을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토론의 난이도와 토론이 갖는 함정 때문에 토론만능주의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시 말해 토론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말이다. 토론을 통해 다수 의견이 모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결론이라고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은 대립된 의견을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면 자신의 의견을 보강하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토론에 앞서 항상 절반은 남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공허한 말싸움으로 끝나거나, 되레 감정만 붇돋아 아예 토론을 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보기 십상이다. 이와함께 토론은 연령이나 직급·격식을 모두 파괴하고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토론자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거나 나중에 '찍힐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낀다면, 그것은 이미 토론이 아니다. 또한 집단적 사고(思考)도 건전한 토론 문화를 해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론을 정해놓고 토론에 임하는 국회가 좋은 본보기다. 이와같은 이유에서 토론은 긍정론과 부정론으로 크게 엇갈린다. 탈(脫)권위주의와 개방성이라는 차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무질서와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대로 된 토론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이 토론에 대한 올바른 훈련부터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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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4 23:02

[오목대] 他山之石

이제나 저제나 하던 일이 그예 일어나고 말았다. 미국과 영국이 국제연합(UN)의 동의 없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이번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는 이라크를 좀더 알 필요가 있다. 이라크는 '저지(低地)'를 의미하는 페트시아어로, 메소포타미아 평원에 자리잡은 이슬람 국가이다. 아버지 부시때부터 이라크는 미국과 대립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으며 알카에다 등의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기때문에 미국의 이번 이라크 공격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영국의 가디언도 지난 2월 22일자 기사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이유는 중동에 팍스 아메리카를 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석유전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라크가 '마지막 남은 지구 최대규모의 에너지 창고'로 불리지만 이번 공격에 적극적인 미국과 영국이 유전개발 협상에서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에 밀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석유전쟁이라는 표현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이번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이라크는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1991년 이라크가 유엔의 대량살상무기 금지 결의를 수용한 이래 유엔 사찰단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그 단원 중에서 미국인을 추방하거나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미국과 영국의 공군은 이라크의 군사시설들을 파괴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찰거부와 협조를 반복하게 된 이라크가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은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라크는 전역에 걸친 유엔 사찰에 협조하게 되며 올해 2월 사찰단은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했음을 안보리에 보고한 바 있다.하지만 이런 이라크의 노력은 결국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막는데 실패하였다. 오히려 공격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무제한 허용했던 무기사찰 결과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어 준 셈이다.이런 이라크의 형편을 보면서 해방 후 한 때 유행했던 말이 떠오른다.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은 믿지 말고 일본은 일어나니 조선은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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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2 23:02

[오목대] 바둑'그랜드 슬램'

바둑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 신화상의 성군인 요(堯)임금이 고안했다고 하며, 3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부터 폭넓게 퍼져 남북조시대(AD 420-589년)에 크게 융성했다. 한(漢)고조 유방, 항우를 궤멸시킨 명장 한신, 간웅(奸雄)의 대명사로 일컫는 조조, 당태종 이세민, 명태조 주원장 등이 모두 바둑의 애호가였다고 한다.바둑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로 보고 있으며, 주로 왕실에서 두었던 것으로 전해져 온다. 고려때는 여인들도 바둑을 즐겼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바둑은 중국 것과 달랐다. 우리의 경우 흑백 각각 8점씩 16군데에 먼저 돌을 깐 다음 두는'순장바둑'이라는 재래바둑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일제시대에 현재의 바둑으로 변모하게 되었다.바둑은 동양에서 시작된 지역적 특성으로 세계회가 더뎠다. 근래들어 유럽과 미주지역에 보급되고 있지만 발상국인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3개국 가운데 최고수가 세계 정상을 차지하는 세밍다.전주가 배출한'국보급 기사'이창호 9단이 엊그제 중국이 주최하는 춘란배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대망의 그랜드슬램을 달성, 국내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요다·덴소배에서 우승한데 이은 쾌거이다. 이로써 이9단은 현재 개최되고 있는 7개 국제대회에서 한번 이상씩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상에 서보지 않은 미답봉(未踏峰)이 한개도 없는 셈이다. 그야말로'천하에 자신의 땅이 아닌 곳이 없는( )'최신판 전관(全冠)석권의 새로운 역사를 쓴것이다.물론 이9단의 전관왕 이전인 94년과 지난해에 조훈현9단과 유창혁9단이 전관 제패를 달성한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제대회는 3개∼5개에 그쳤다. 국제대회가 7개나 되는 현 시점에서의 명실상부한'전관 제패자'는 이9단 뿐 인 것이다. 전문기사도 평생에 한번 우승하기 어려운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통산 15회나 우승한 것을 포함하여 이9단의 국내외 기전통산 우승횟수는 1백14회로 늘어났다.아직 20대 후반인 이9단의 이같은 기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9단의 가장 무서운 적은 정작 자기자신 일 것이다. 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오래도록 세계정상을 지킴으로써, 도민들에'자랑스런 전북인'으로 계속 기억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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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1 23:02

[오목대] 이라크 전쟁

이라크는 세계 최초의 도시, 정부, 법전, 문자 그리고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발명되어 5천년전부터 인류의 문명을 선도하였던 곳이다. 바빌로니아·아시리아제국·페르시아제국등을 거치면서 바그다드는 8세기부터 이슬람문명의 중심이었다. 1534년 투루크왕조에 속하게 되어 20세기초까지 지배당하였다. 영국이 1차대전 당시 이곳에 진주하여 위임통치를 하였으나 1932년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하였다.1958년 쿠데타로 왕정이 폐지되고 공화국이 되었다. 이후 잦은 쿠데타가 있었고, 1968년 바트당이 집권한 이후로는 일당독재가 계속되고 있다. 1979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사담 후세인이 지금까지 지배하고 있다. 면적은 43만㎢로 한반도의 두배, 인구는 2천3백33만명으로 남한의 반절이다. 사우디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석유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18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망명과 상관없이 이라크로 진격할 것이라고 밝혀 이제 이라크를 무조건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점령 후 미국이 필요한 기간동안 미군이 주둔할 것으로 밝혀 친미정권을 수립하여 계속적인 영향력을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이번 전쟁이 대량살상무기 해체나 테러지원세력 제거보다는 직접적인 이라크 장악을 통해 이라크의 석유를 독차지하고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더불어 사우디 등의 중동석유의 가격조절력을 미국이 가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현재 전세계적으로 반전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침략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세계적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연일 계속되는 반전시위로 영국 등은 장관 등이 사임하는 등 정권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유엔의 합의도 얻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침략하는 것이 과연 미국이나 그 맹방인 영국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심스럽다.1991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폭격이 쿠웨이트를 침입한 독재자 사담 후세인에 대한 보복이었음에도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여 아랍진영에서 미국에 대한 반발심만 키워놓았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폭격에서도 민간인이 많이 죽었다. 보복은 정확하게 테러관련자들에게 한정되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민간인까지 엄청난 희생을 겪게 되면 테러의 악순환이 커질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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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0 23:02

[오목대] 盜聽 진실게임

도청이나 감청은 어감만 다를뿐 남의 통화 내용을 엿듣는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다만 도청은 통신비밀보장법상 불법행위요 감청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용인되는 점이 다르다.오늘날 어느 나라에서나 합법적인 감청은 일상화돼있다. 국가안보나 마약 테러같은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의 사생활을 엿들어 범죄에 악용할수 있는 도청과 달리 감청은 그래서 국가기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함정은 있다. 감청과 도청은 자의적 판단 유혹이 크기 때문에 운용에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고 시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지난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폭로한 국정원 도청자료라는 것도 그런 유형이다. 최초의 폭로는 정현근(鄭賢根)의원이 국정감사장에게 했지만 그후정·관·언론계 인사들의 통화자료가 무더기로 공개됐다. 그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고 개연성이 있어 보였다. 구어체(口語體)로 된 통화내용에 대해 해당자들이 대체로 사실에 가깝다고 증언해 파문이 확산됐다.정부기관의 부도덕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측 주장이었지만 그 실선거전략 차원의 폭로라는게 대부분 국민들의 시각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폭로작전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것으로 보인다. 메이저언론들이 연일 대서특필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민주당측이'비열한 정치공작'으로 몰아 부치는등 역풍을 만났다. 국정원측의 태도도 워낙 완강했다.현재 국정원 도청및 감청장비 도입설은 국정원이 한나라당과 해당 언론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선거가 끝난후 이사건은 흐지부지되는듯 했다. 정치적 공방이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했지만 명확한 진상이 밝혀진 예를 찾아볼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만은 사정이 다를 모양이다.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도청설 진상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어제 검찰이 국정원 내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국정원 직원 3명을 긴급체포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제'도청'이냐 '조작'이냐를 두고 한나라당이나 국정원 어느 한 쪽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게 어느 쪽이 됐건 진짜 이번만은 속시원히 진상이 밝혀져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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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19 23:02

[오목대] 호박에다 줄 긋기

현대사회에서 학위(學位)는 힘이자 권위요 명예다. 그중에서도 박사는 적어도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학식과 덕목을 갖춘 지성의 상징이라 할 만 하다. 그러나 고학력 인플레 시대가 되면서 우리 사회에 박사가 너무 흔하다. 옛날 유행가에는 거리를 지나다가 '사장님'하고 부르면 열명중 여덟 아홉명이 돌아다 본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대상이 '박사님'으로 바뀌었을 정도다.그보다 격이 좀 낮은 석사(碩士)는 또 어떤가. 지금 공직이나 기업체 교육계에 근무하는 중견간부쯤 되면 웬만한 석사학위는 필수(?)다. 대학원에 진학해 전공분야를 더 성취하겠다는 학구파도 있지만 학력만능주의 풍토에서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는 자구적(自救的) 수단으로서의 선택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석·박사가 많다는 사실이 결코 흉이 될수는 없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아는것이 곧 힘'이기때문에 고학력 인플레는 오히려 국력을 신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일이다.문제는 다른데 있다. 자신이 노력해서 학문적 성취를 얻기보다 '논문대필'로 학위를 돈으로 사려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만 들어가도 관련 정보가 수두룩한 세상에 굳이 힘들여 공부하지 않아도 얼마쯤 주고 학위를 딴다는 유혹을 당사자들이 쉽게 버리기 이려울 것이다. 실제로 그런 필요에 의해 성행하는것이 논문대필업 아닌가.석·박사 학위의 논문표절이나 대필이 문제가 된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게으른 대학생의 석사논문까지 대필해주는 업체도 있는 마당이다. 몇년전 부산 모 대학 교수들이 캐나다 모 대학 교수의 논문을 표절했다가 학회지(學會誌) 폭로로 망신당한 일이 있고 모 치과대학 교수가 돈을 받고 박사학위 논문을 대필해 줬다가 유죄판결을 받은 일도 있다. 그때마다 여론의 질타는 비등했지만 그 때 뿐, 지금도 대필업은 여전히 성업중임이 밝혀졌다. 값만 올라 박사는 5백만원, 석사는 3백만원이 공정가(?)로 거래된다고 한다.능력은 없으면서 학위는 욕심내는 얼치기 지성인이 사라지지 않는한 이런 류의 논문대필업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그 병폐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엉터리 논문이 양산돼 학문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다. 더구나 학문의 전당에서 이런 일이 은밀이 저질러지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돈을 주고 학위를 사는 일이 호박에다가 줄 긋고 수박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3.18 23:02

[오목대] 多面평가제

새 정부가 고위직 후속 인사에도 '다면평가제'를 적극 활용토록 하라는 지침을 각 부처에 시달하면서 공직사회 내부가 찬반 양론으로 나뉘며 술렁거리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온 인사시스템을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고, 반대하는 측은 공직사회의 내부결속을 해치고 조직장악력을 떨어뜨릴 뿐 '인기투표'에 다름아니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도 다면평가에 대한 견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김영진(金泳鎭)농림장관은 "내부적으로는 승복문화를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외부적으로는 납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서 "여러우려에 공감은 하나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대기업 CEO출신의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장관은 "다면평가제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쓰지않고 있다”면서 "아래 사람 눈치보지 않고 소신대로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명숙(韓明淑)환경장관도 "2년여 동안 다면평가제를 실시한 결과 폐해가 많이 나타났다”면서 "일은 적당히 하지만 사람이 좋으면 오히려 높은 점수가 나와 소신있게 일할 동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결국 노대통령이 나서 "다면평가제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나. 신뢰를 통해 얻는 것이 워낙 크다. 그리고 다면평가제는 하나의 참고사항이며, 승진인사의 경우는 부분적으로 반영되므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마무리 지음으로써 '일단 시행'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어떤 제도든 그 성패는 제도 자체보다도 제도를 시행하는 구성원들의 의지와 운용의 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시대에 임금이 고위관리를 임명할 때, 사헌부와 사간원의 서명을 받도록 한 서경(暑경)제도도 초기에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으나, 후기 들어 이 서경제도가 문란해지면서 왕조가 흔들리게 된 것은 좋은 본보기라 아니할 수 없다. 아울러 다면평가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평가강법의 다양화와 함께, 평가방법에 대한 철저한 사전교육과 감정적인 평가에 대한 엄격한 제재조치 등 합리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3.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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