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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聖域

우리 사회에 성역(聖域)은 과연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 표현이 주는 인상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그리고 그런 성역은 존속하는 것이 좋을까 없을수록 좋을까.성역은 종교적으로 신성한 지역을 가리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역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거룩하고 삼가야 하는 땅이며 조신(操身)해야하며 절대자와 종교지도자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순종만이 있을 뿐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 하기때문이다.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종교적 성역은 사회의 발달과 더불어서 하나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종교인이 소득이 과세대상이 되는가에 대한 논란은 그런 추세를 대변하는 한 사례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종교인의 소득이 종교적인 대상이라기보다 실정법의 대상에 더 가깝다는 인식으로 구성원의 공감대가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나아가 ‘성역 없는 수사’등의 비유적 표현은 종교적 의미의 성역이 더 이상 감히범접치 못할 대상이 아니라는 구성원들의 의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런 성역을 빗대는 표현이 긍정적인 사안보다는 부정적인 일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이런 성역이 과연 부정적이기만 한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우리 사회의 뒤안길에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인생을 바치는 종교인들은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보배들이기 때문이다.그런 가운데 요즈음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서 운영해 온 한 종교인이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연유야 어찌 되었건 우리에게 남아 있던 성역 하나가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다. 아마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숭고한 뜻에서 출발한 사회활동이 실정법 상의 문제를 불러온 모양이다.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한 지 30여 년 가까이 되었으니 처음 뜻을 잃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검찰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다행스러운 것은 이 일을 계기로 이미 종교계에서는 옮고 그름을 떠나서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숭고한 뜻보다 민주적인 조직, 재단운영에 대한 여러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 등 바람직한 해법이 제시되는 것을 보아, 앞으로는 좀더 건실한 사회복지재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25 23:02

[오목대] 한국판 메간법

국내에서 열띤 논란끝에 지난 2001년 8월 청소년 성범죄자의 이름과 주소, 직업이 처음으로 공개됐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법적장치와 감시체계를 마련해 시행중이다.그중 대표적인 것이 ‘메간법(Megan′s Law)’이다. 이 법안은 지난 1994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살던 메간이라는 일곱살된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 부근에 살던 제시라는 성범죄 전과자에 의해 성폭행 당한뒤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제정됐다. 당시 법인은 두차례나 어린이 성추행 협의로 복역했지만 주민들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어 더욱 충격을 줬다.사건이후 주민들도 재범이 우려되는 성범죄자가 인근에 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둥하자 주의회는 피해 여아의 이름을 딴 ‘메간법’을 통과시켰고, 1996년 당시 클린턴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이 법은 범죄유형에 따라 범죄자의 신원과 전과기록, 주소 등을 경찰, 학교및 유치원, 성범죄자 거주지로부터 특정경계선 안에 있는 주민들에게 공개하도록 되어있다. 주(州)에 따라서는 차량번호까지 등록하며, 집앞에 범죄자 표지를 설치하기도 한다. ‘현대판 주홍글씨’인 셈이다.영국에서도 지난 1997년 제정된 성범죄법에 따라 아동 성범죄자는 경찰에 거주지를 신고토록 하며, 경찰은 해당지역 학교 등에 관련정보를 제공한다. 프랑스는 1998년부터 성범죄자의 유전자를 채취, 명부를 작성하고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한다.최근 청소년보호위가 인수위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사진과 구체적 신원을 이웃 주민들에 알릴 수 있게하는 방향으로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보고했다. 현재 신상을 공개하는 방식으로는 실제 자신의 집근처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메간법’이 제정될 당시 미국이나, 또 우리나라에서 신원공개제도가 처음 시행되면서 제기된 ‘인권침해’‘이중처벌’논란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성(性)에 대한 중독이나 정신병 환자로 간주되는 성범죄자를 ‘왕따’시키는 것이 성범죄 감소의 한 방안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절실한 것은 우리사회에 건전한 윤리의식과 도덕관념을 확립하기 위한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일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24 23:02

[오목대] 탈권위주의 바람

권위주의는 상사에 많은 권위를 부여하고 엄격하게 형성된 상하질서 속에서 상사는 명령을 내리고 부하는 복종하며 일을 해나가는 스타일을 말한다. 이를 통해 집단이 크게 위계서열에 의존하고, 폐쇄적인 질서를 형성한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상사가 준 명령에 따라 일을 하게 된다.물론 이러한 권위주의적 시스템은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격하는 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권위주의체제 하에 국가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일사불란하게 달성하기 위해 국민을 동원하는 시스템을 사용하여 왔다.그러나 이제 권위주의적 시스템이 창의력을 제약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IMF에 따른 성과주의의 확산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성과주의의 출현은 직장의 위계질서보다 개개인의 성과를 중요시하게 되었고 따라서 개인의 지식활용과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게 되었다.이와 더불어 새로운 세대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권위주의와 다른 문화환경 속에서 자라서 귄위주의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서로의 권위를 주장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누구나 직접 대통령, 장관, 도지사, 또는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또는 그러한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가능하졌다. 이전까지 갖가지 의전절차를 거쳐 최고상관을 만날 수 있던 시스템이 와해된 것이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최고 상사와 또는 각종 기관장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권위보다는 글이나 생각의 내용 속에 얼마나 알맹이가 있는가가 더 중요하고 형식적인 지위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있다.이러한 탈권위주의를 노무현 당선자가 더욱 재촉하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가 국민이 대통령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수렴하며, 다양한 모임에서 일방적 결정보다는 토론을 통한 결정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탈권위주의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각자 개방적으로 다양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창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면서도, 의견이 모아지거나 합리적으로 의결이 이루어지면 승복하는 모습이 우리사회의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23 23:02

[오목대] 성악설과 범죄

사람이 얼마나 악할수 있을까를 말할때 흔히 ‘도척(滔蹠)같은 놈’이라고 한다. 흉포하고 간교하기 이를데 없던 이 도적은 무리를 이끌고 다니며 노략질과 부녀자 겁탈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장자’도척편에 보면 사람의 간을 회로 쳐서 먹는 그를 보고 공자가 설득하려다가 되레 경을 치고 도망쳐 나왔다는 대목이 보일 정도다. 사람의 간을 회로 쳐 먹을 정도면 그건 이미 사람이 아니다. 악마라고 해야 옳다. 그렇다면 사람의 어디에서 이런 악행이 나올수 있는 것일까.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다(性惡說)고 했다. 태어 날때부터 악한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선해질수 있는것은 교육이나 수알등을 통해 후천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맹자’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사람은 본래 착한 인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물욕때문에 후천적으로 악해 질수 있다고 본것이다. 결국 사람이 선하고 악하고는 그 사람이 자란 환경이나 사회적 배경, 교육의 수준등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웬 난데없이 성악설인가. 엊그제 인천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때문이다. 범인들은 단지 ‘옛 애인의 남자친구와 목소리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20대청년을 살해한후 시체를 토막냈다. 이 소름끼치는 범행에 또다른 30대 여성을 끌어들였다. 그녀를 성폭행한후 사진까지 찍어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인륜이니 도덕이니는 이들에게 발톱밑의 때만도 못했던 것이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람을 생매장해 살해한 막가파나 살인공장까지 차려놓고 무작위로 사람들을 유인해 죽인 지존파의 범행숫법이 세상을 놀라게 한것이 불과 몇년전이다. 빚을 갚지 않는다고 장기(臟器)를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샤일록같은 채권자도 있고 구덩이를 파놓고 생매장을 위협하는 폭력조직이 아직도 건재하는게 범죄세계다. 이런 범죄자들의 유전인자속에 과연 선이란 염색체가 존재하는 것일까를 생각하면 ‘순자’의 성악설에 일응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선과 악의 이중성을 ‘지킬막사와 하이드’가 잘 표현하고 있다. 중세 철학자들은 인간을 천사와 악마의 중간적 존재로 규정했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천사도 되고 악마도 될수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악마들은 안된다. 사회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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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22 23:02

[오목대] 하품하는 실업자

취업과 취직은 대개 동의어(同義語)로 해석되지만 엄격하게 구분하면 차이가 있다. 취업은 ‘일 할 기회’를 얻는 것이고 취직은 ‘고정적으로 일 할 자리’를 얻는 것으로 볼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개념인 실업이나 실직도 마찬가지다. 실업은 노동능력과 노동의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기회가 없는 상태를 말하지만 실직은 고정적으로 일 해오던 직장을 잃은 상태를 뜻한다.바꿔 말하면 아예 일할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 실업자이고 일자리에서 여러가지 이유(정년·구조조정 또는 과실따위)로 물러난 사람이 실직자인 것이다. 기억하기도 싫은 IMF사태로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 앉은 사람들이 대량 해고로 인한 실직자들이라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실업자의 표본인 셈이다.경제학자들에 따라서 해석이 다르긴 하지만 대략 1년 이상 일자리를 갖지 못해 낙심한 실업자를 ‘만성 핵심 실업자’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런 사람들은 일자리를 ‘생명’처럼 여기기 때문에 실업이 장기화하면 자신이 살아 있으되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일종의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다고 한다.그런 실업자들이 1백만명 가까이 버려져 있는것이 우리 사회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방대 출신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학벌 타파니 지방대출신 차별화금지니 따위는 그야말로 말장난 수준일 뿐이다. 대기업이나 원만한 중소기업조차도 지방대 출신 학력으로는 입사지원서도 내밀기 힘든게 현실이다.취업소개업체인 인크루트가 지난해 회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 지방대출신 재수생의 경우 1천4백72개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던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는 그중 2백곳에서 서류심사에 통과했고 50곳에서 면접을 봤지만 지난해 말 겨우 중소기업 영업사원으로 취직하는데 그쳐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지금도 계속 이력서를 제출하고 있다한다. 이것이 지방대 출신의 현 주소다.그래도 그 젊은이는 최소한 ‘취직’은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만 하다. 아직도 ‘일 할 기회’를 못 얻은 수많은 젊은 실업자들은 어쩔것인가. ‘될대로 되라’식의 실업증후군을 앓는 절음이들이 많은 사회는 결코 건강할수 없다. ‘바쁜 벌은 근심할 틈이 없지만 하품하는 사람이 혁명을 기다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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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21 23:02

[오목대] 殺生簿

딱히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나 역사적 변혁기에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숙청 작업이 어김없이 뒤따른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을 잡은 정치집단은 어떤 형태로든 낡은 제도와 관행을 일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데,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것이 인적청산이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거니와, 과거 대립적 관계에 있던 껄끄러운 인물들과 한 배를 타는 것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은 쪽에서는 어떻게든 반대 편을 털고 가려고 궁리를 한다. 반드시 ‘구(舊)시대 인물’이라는 죄목과 ‘새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구실을 붙여….대통령이 바뀌지만 정권을 재창출한 소수 정권이라서 모두 함께 가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백과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단어인 ‘살생부(殺生簿)’라는 것이 나돌아 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살벌한 모양이다. 민주당 의원 94명을 특1등공신부터 역적중의 역적에 판단 유보 및 기타까지 7등급으로 나눈 이 살생부를 보면, ‘우리가 아직도 조선시대를 살고 있나’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물론 살생부와 공신전 명단은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이번 대통령선거를 지켜본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노당선자의 승리를 기적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선거기간 내내 살얼음판을 걸었고 떨어지기도 했으니 그 긴장감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선거에 비협조적이었던 의원이나 후단협(候單協)을 만들어 노당선자를 흔들어 댔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에 대해 섭섭한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한나라당 의원이 아닌 이상 어찌 노당선자가 패배하기를 바랐겠는가. 굳이 나누자면 공신에 등급을 매겨야지 ‘역적중의 역적’이라는 표현은 다분히 권력투쟁의 냄새가 짙게 풍기고, 섬뜩하다는 느낌마저 든다.단순히 노당선자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 정치생명이 엇갈려서는 안된다.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할 정치인이 있다면 과거 그의 행적으로 평가해야지, 줄서기에 다름아닌 선거기여도로 따질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적어도 정치적 명분을 고려한다면 노당선자에게 부담만 안겨주는 살생부 논쟁 따위는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 진정한 정치 개혁은 공(功) 싸움을 해서 절대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20 23:02

[오목대] 취재원의 권익

언론중재위원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처리한 중재신청이 총 511건으로 이중 정정·반론 및 해명성 기사에 의한 실질적 피해구제율이 60.2%라고 발표했다.매체별로는 일간신문이 301건(58.9%)으로 가장 많았고, 주간신문 96건(18.8%), 방송 90건(17.6%), 월간지 12건(2.4%), 주간지 9건(1.8%), 통신 3 건순으로 나타났고 매체별 시정권고건수는 일간신문 129건(90.9%), 통신 12건(8.5%), 주간지·주간신문 1건(0.7%)으로 일간신문이 가장 많았으며, 일간신문 129건 중 지방일간신문이 101건(78.3%)으로 중앙일간신문(28건, 21.7%)에 비해 훨씬 많았다.이런 언론중재의 대상이 되는 것들은 한 쪽의 주장만을 전달한 편파보도,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꾸민 허위보도, 사실을 그릇되게 과장한 보도, 전체 사실 중 일부분만을 부각하여 나쁜 인상을 심어준 보도,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을 보도하여 피해를 준 경우, 필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글을 고쳐 원래의 뜻과 다르게 표현된 보도, 인명이나 지명, 통계수치 등을 잘못 기록한 보도 등이다.사실 분쟁에 휘말리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그 내용이 언론매체에 기사화될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이 때 사실과 다른 기사내용으로 입게 되는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취재원 개인에 대한 이미지 손상과 본업에 대한 의욕상실 등에 그치지 않고 그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기때문이다.예를 들어 자백과 강압수사 관행에 대한 고발이라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취재라 하더라도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와 인과관계 등을 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사건에 대한 예단을 갖고 취재원을 만난다면 불행한 일이다. 또한 취재원으로부터 의도한 진술이 나올 때까지 답변을 유도한 다음, 전반적인 대화의 흐름과 다른 내용을 인용하는 태도나 취재원의 초상을 본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사용하는 등의 태도는 아무리 취재 관행이라 하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하다.이런 점에서 18∼19세기 미국 신문들이 편파보도를 일삼다가 취재원들과의 소송에서 거듭 패해 재산손실을 입게 되면서 사실보도를 중시하는 미국 저널리즘의 전통이 세워진 사실을 참고할 만하다. 언론의 보도와 논편에 대한 자유는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부당한 보도에 대한 취재원의 권익 역시 적극적인 언론중재를 통해서 충분히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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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1.18 23:02

[오목대] ‘福三’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3’을 ‘복삼(福三)’이라 하여 무척 좋아했다. 구한말 고종황제는 숫자 3과7을 유난히 좋아하며 조정의 큰 일을 치를때는 3과 7일이 든 날이나 그 수가 겹치는 날또는 그 수로 나누어지는 날을 택했다고 한다.우리 민속이나 전통생활에서 숫자‘3’이 갖는 의미는 각별했다. 어린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태어난 날로 부터 세이레(21일) 까지는 부정을 멀리한다는 뜻으로 금줄을 매어달고 외부인들의 출입을 자제하게 하기도 했다. 가위 바위 보 나 각종 내기 등을 할때 삼세판은 기본이다. 수태를 원할때는 삼신(三神)할머니에 기도했으며, 혈연관계도 3대(三代)까지로 생각했다.우리나라의 건국신화는 환인(桓因), 환웅(桓雄), 환검(桓儉) 3성(三聖)을 주축으로 이뤄졌으며, 세계의 세 성인으로 석가, 공자, 예수를 꼽는다. 이밖에도 유교 도덕의 기본이 되는 세가지 도리가 삼강(三綱)이며, 부모에 대한 세가지 효도를 삼도(三道)라 하였고,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을 삼락(三樂)이라 했다.불교에서도 ‘3’이라하는 숫자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법당에는 부처님을 세분(三尊) 모신다. 인간의 괴로움은 3욕(三慾, 식욕·수면욕·음욕)으로 부터 비롯되며, 3욕에 의해 빚어지는 3업(三業, 입·몸·마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은 끝없이 사바세계를 윤회하게 된다고 경고했다.‘3’은 특히 중국에서 성스러운 숫자로 인식되었다. 도교에서‘3’은 모든 것을 둘로 나누면 평형의 중심이 되는 최초의 강한 숫자로 해석됐다. 한자 ‘三’은 ‘一’ ‘二’를 합한 것으로 보았으며, ‘三’이라는 글자는 그획이 각기 하늘·인간·땅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3각형이 주는 안정성을 의미하듯 ‘3’은 완벽한 숫자이자 복을 가져다주는 숫자로 여겨져 왔다. 기업들도 ‘3’을 선호해 삼성, 삼익, 삼부등 3자가 들어가는 회사명이 많고 이름에도 ‘3’을 이용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최근 한 신문이 노무현당선자가 유달리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고 보도했다. 북핵문제 해결도 3대원칙을 강조했으며, 대기업 개혁정책이나 공기업 등의 인사원칙으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노 당선자 주변에서는 당선자가 지난 90년 3당 합당에 참여하지 않고 그로인해 부산에서 ‘3번’낙선한 기연(?)까지도 연관짓는 모양이다.아무튼 올해 역시 ‘3’으로 끝나는 해다. ‘3’과 인연이 깊고 ‘3’을 좋아하는 노 당선자와 함께 이 나라의 국운이 융성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17 23:02

[오목대] 인터넷 사회

인간은 의사소통수단이 변하면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사고내용도 바뀌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말을 통해 의사소통을 했다. 말을 통하면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해야 하며 수십명 이상에게는 의사전달하기 어렵다. 말은 대체로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앞에서 한 말은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해진다. 따라서 누가 더 인상적으로 말했는가의 인상만 남게 된다. 이때의 인식과 사고는 인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논리적인 이론전개는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없다. 대신 인상적 언어구사와 신화적 사고방식이 주도하게 된다.그러나 문자가 일반화되면서 인식방법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자는 기록되어 반복적으로 읽을 수 있으므로 전후의 논리적 전개가 중요한 것이다. 한 부분만 인상적이어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점차적으로 논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서적과 신문이 일반화되면서 일반사람들도 논리적 전개 그리고 사건의 전후관계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책을 통해 한 번에 수천만에 똑같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수천만이 동일한 문화와 의식을 지니는 현상이 나타났다. 50-60년대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이러한 문자형 세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이제 서적, 신문, 방송을 지나 인터넷이 주도하는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컴퓨터 앞의 개인은 서로 권위를 부릴 수 없다. 서로 보지 않고 타이프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사장인가 전문가인가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기득권층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기득권과 이에 의존하는 권위가 무력화된 것이다. 대신 마우스에서 권위가 나온다. 그리고 리플이 가능하여 쌍방향식 의사소통이 일반화된다. 여기에서는 권위와 상관없이 추종자, 동감자가 많은 사람이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끼리도 쉽게 동호회를 구성하고 가입하고 헤어질 수 있다.이미 우리나라의 2400만명이 인터넷을 접속하고 살고 있다. 20-30대의 대부분이 매일 인터넷을 항해한다. 인터넷이 새로운 의사소통수단으로 일상화되어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인식방법과 사고내용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권위주의, 논리적 검증, 상하조직원리가 해체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1.16 23:02

[오목대] 일확천금

힘 들이지 않고 단번에 큰 돈을 얻는게 일확천금이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금광을 찾아 몰려든 동부사나이들의 꿈이 바로 일확천금이었다. 지금도 카리브해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바닷속에서 보물선찾기에 열중하는것도 한번 성공하면 돈방석에 앉을 수 있는 일확천금의 꿈때문이다.그러나 그런 꿈이 가장 비생산적으로 성행하는 곳이 있다. 카지노장이나 경마장 경륜장 같은 곳이다. 성공확률이라고는 불과 몇%도 안되는 이 도박성게임에 전재산을 날리고 패가망신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행 오락산업은 번창일로다.그런 측면에서 보면 복권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물론 이 역시 사행심이나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부정적 시각이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은 돈으로, 재미삼아 복권 한 장을 사는것은 혹시 모르는 ‘행운의 기대심리’를 생활의 활력소로 삼을수도 있기때문에 그리 탓할 일이 아니다. 적어도 우리의 경우는 그렇다.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복권 발행액이 1천억 달러 수준이고 그 대부분을 소화하는 미국이 유럽쪽의 경우는 다르다. 매주 복권이 발행되는 날이면 일확천금을 노리는 소시민들이 판매소앞에 줄을 서는것이 보통이고 실제로 돈벼락을 맞아 메스콤의 화제가 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소득이 유리알처럼 투명한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이 한번에 배만장자의 꿈을 이루는 기회는 복권당첨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연간 평균 2장 이상씩의 복권을 구입한다는 통계도 있다.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 69년 주택복권이 처음 발행됐을때만 해도 그저 재미로 한 두장 사는것이 보통이었다. 그랬던것이 해가 갈수록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지금은 복권 종류만 즉석에서 긁어 맞추는 스크래치식을 비롯 20여가지가 넘고 시장규모도 지난해 9천억원대에 이르렀다한다. 가히 복권 기회의 나라가 돼가는 것일까?엊그제 한 40대 가장이 당첨금 사상 최고인 65억7천만원짜리 로또복권에 당첨됐다하여 화제다. 그야말로 힘 안들이고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거머쥔 셈이다. 그러니 너도나도 ‘행여나’심리가 발동되지 않을리가 있나. 돈벼락(?)을 맞은 그의 소바한 꿈이 매우 가상하다. ‘어머니 모시느라 고생한 동생부터 돕겠다’는 뜻 말이다. 느닷없는 돈벼락이 재앙의 씨앗이 되는 일도 적지않은게 세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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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15 23:02

[오목대] 승부근성

운동경기에서 승패는 결국 승부근성이 좌우한다. 단체경기나 개인경기나 마찬가지다. 기량을 발휘하여 전력투구하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오기같은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의 근성은 알아 줄만 하다. ‘엄마 나 참피온 먹었어’로 유명한 프로복서 홍수환은 4전5기의 신화를 일궈낸 인물이다. 무제한 넉다운경기에서 네번 다운되고도 다섯번째 카라스키야선수를 쓰러뜨린 그의 괴력은 바로 꺼질줄 모르는 승부근성에서 나온 것이었다.미국 프로골프에서 박세리가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때‘땅콩’김미연은 찬밥신세였다. LPGA투어에서 별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녀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허름한 ‘밴’승용차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미전역을 떠돌아 다녔다.때로는 라면으로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면서…. 그랬던 그녀가 드디어 정상의 기쁨을 맛본것은 불과 2∼3년전이다. 하루 10여시간씩 스윙연습을 하며 체력과 끈기를 다져온 그녀의 성공신화 뒤안결의 고행은 자못 눈물겹기까지 하다. 최경주골퍼 역시 마찬가지다. 자칭 ‘촌놈’이라던 그가 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PGA우승컵을 안기까지 쏟은 혼신의 노력은 경외스럽다. 어제 끝난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또 한차례 우승이 기대됐으나 아깝게 2위에 그치고 말았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한 라운드 11언더파의 ‘매직쇼’를 연출한 그의 선전(善戰)은 한마디로 피와 눈물과 땀으로 일궈낸 승부근성의 결정이다.한국 테니스 1백년 사상 처음으로 이형택이 호주 ATP투어 테니스대회 단식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주 토요일 시드니에서 열린 스페인 출신 페레로선수와의 결승전 경기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3세트, 3게임이나 내주고도 듀스에 이어 타이브레이크까지 걸린 마지막 승부에서 승리를 낚아 올린 그의 끈질긴 투혼에 테니스 동호인은 물론 온 국민의 환호성이 터졌다.한 때 귀족경기라던 테니스는 이미 대중화했고 사치수립다는 골프인구 또한 3백만명선에 이르는 시대다. 그런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국위선양을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스포츠 심리학에 등장하는 ‘승부조성’의 개가가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고루 빛을 발휘했으면 한다. 특히 요즘 최대 화수가 되고있는 개혁이야말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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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14 23:02

[오목대] 言論개혁

5년전,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김대중(金大中)정부가 들어설 때, 많은 국민들은 여론을 과점(寡占)하고 제4부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언론에 대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발등의 불인 IMF를 극복해야 하고, 보다 더 다급한 분야의 개혁을 위해서는 언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우선 순위에 밀려, 정작 필요한 언론 개혁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아니 어쩌면 공연히 시끄러운 언론 잘못 건드려 국제사회의 눈총이나 받고 서로 상처만 내느니 좋은게 좋은것 아니냐는 안주(安住)심리가 작용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패권적 언론사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정부는 ‘세무 조사’라는 극약 처방을 하기에 이르렀고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신문사는 집권 후반기내내 국민의 정부에 딴죽을 걸어 ‘실패한 정부’로 낙인을 찍어 버리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자업자득의 일면이 없지 않다.언론 개혁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란 속성상 풀어주면 풀어줄수록 자유분방 해지고, 누르면 누를수록 저항이 심해진다. 또 타율적인 개혁은 세계 언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고, 자율적인 개혁은 아예 기대하는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하기는 반드시 해야 하는데 방법이 문제다. 노무현(盧武鉉)대통령 당선자 측의 말대로 정부가 개입하는 타율 보다는 언론 수용자 스스로의 각정과 참여를 통해 언론 개혁이 이뤄진다면 더 말할것이 없다. 그러나 전적으로 이 방법에 의존하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언젠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겠지만 그땐 이미 너무 많은 댓가를 치르고 난 후일 것이다.작금의 한국 언론시장은 눈뜨고는 보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다. 힘있는 언론사의 횡포나 이만저만이 아니고, 군소 신문사의 난립 또한 도를 지나친지 오래다. 언론 피해에 대한 구제장치도 아직은 미흡하다. 새 정부는 법과 원칙을 그대로 적용해서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사이비 언론이 창궐하지 못하도록 신문사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한다. 언론의 권력화에 대해서도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또 건전한 언론은 사회적·국가적 소명을 다할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노당선자의 평소 언론관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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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13 23:02

[오목대] 코엘류 감독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는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차기 감독 후보로 압축됐던 코엘류와 브뤼노 메추 감독 중 코엘류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6월의 감동이 연상되어서인지 온, 오프 라인 상의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런 감독선임 과정을 다투어 보도하였다.그런데 그 과정에서 메추 감독과 달리 코엘류 감독의 이름은 언론매체마다 그 표기가 제각각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코엘류와 더불어 코엘료, 코엘요, 코엘유, 코엘뉴, 코엘뇨 등으로 말이다. 심지어는 꼬엘류라는 표기도 볼 수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표기의 발원지인 포르투갈어 표기는 Humberto Coelho이다. 그리고 움베르토 코엘류라고 표기한단다. 이 때에도 움베르토인지 움베르투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하지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은 어찌 보면 사필귀정이다. 우리나라의 어문 규정으로는 한글 맞춤법(문교부 고시 제88-1호), 표준어 규정(문교부 고시 제88-2호), 외래어 표기법(문교부 고시 제85-11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문화관광부 고시 제2000-8호)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외국어를 우리말로 표기하는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 외래어 표기법 규정 중에는 포르투갈어에 대한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먼저 코엘류란 표기의 발음을 먼저 국제 음성 기호로 바꾸고 다시 그 기호와 한글의 대조표를 통해서 한글로 바꾸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번거로움과 전문성 부족 때문에 1991년 정부와 언론이 같이 구성한 ‘정부·언론 외래어심의 공동위원회’에서 주로 언론에 보도되는 시사성 있는 말을 중심으로 외래어의 표기를 심의하여 한글 표기를 결정해 왔다. 그런데 이 위원회는 두 달에 한 번 장례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문제가 된 코엘류 감독에 대한 정확한 표기는 심의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셈이다.하긴 대표팀 감독 이름이 이 공동위원회에서 심의되었다 하더라도 그대로 통용 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40대 대통령 레이건(Reagan Ronald Wilson)은 대통령 후보시절 ‘리건’으로 불리웠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레이건’으로 불러달라고 요청을 해서 그 표기가 바뀐 것으로, 규정대로만 표기되는 것만도 아니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코엘류 감독이 한국에 와서 본인 이름의 표기에 만족할 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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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11 23:02

[오목대] 사이버 運勢 보기

새해 정초가 되면 대개 1년 운세를 점쳐보는 것이 세시풍속이자 재미이다. 용하다는 역술인을 찾기도 하고, 길을 지나다 토정비결 책을 펼쳐 놓은 점쟁이에게 한해 신수를 묻기도 한다. 그러나 그같은 방법은 이제 고전에 속한다. 신문지면을 통해 하루 운세를 보는 것은 보통이고, 요즘은 인터넷·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사이버 운세보기가 인기라고 한다. 수백개에 이르는 전문 점술사이트 뿐아니라 대부분의 포털사이트에서 운세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최첨단 정보통신과 점(占)의 결합이지만 토정비결·사주·궁합등 전통적인 운세풀이를 비롯 최근에는 별자리·혈액형 등을 연결시킨 이른바 ‘퓨전 운세’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경우 운세 서비스 이용건수가 평소 하루 50만건 수준이었으나 연말연시를 맞아 무려 30%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일부 사이트는 오프라인 점집과 연계해 부적을 배달해주기도 하며, 이동통신 3사는 단말기 배경화면에 부적 서비스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이처럼 사이버 운세보기 특히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않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편리함과 오프라인 점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이용료는 무료 또는 1천∼2천원 수준이며, 이동통신도 건당 5백∼7백원에 운세 서비스와 함께 모바일 부적 서비스 까지 제공해주고 있다.전통과 형식 보다는 변화와 자유분방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이 이같이 사이버 운세를 많이 찾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파스칼이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보라빛 꿈과 기대속에 살기 때문에 미신에 빠지기 쉽다’고 말한 것처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가지(不可知)의 미래의 공백에 기대를 거는 것은 나이든 층이나 젊은 세대나 별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그러나 이같은 운세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계시’라기 보다 ‘삶의 지침’이자 ‘선인의 덕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4백여년 이상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토정비결고 불운에 대해서는 피해나갈 방법을 보험처럼 제시하고 있다. 점이란 결국은 세상 조심하며 살아가라는 충고가 대부분이다. 운세로 불확실한 미래를 액땜하기 보다는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각오와 자세가 절실한 정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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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10 23:02

[오목대] 세대문화혁명

16대 대통령 선거의 후폭풍이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여당후보가 야당후보보다 더 근본적인 개혁을 외치면서 당선되었다. 그만큼 근본적인 개혁열망이 국민들에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만큼 기존 사고와 행태에 식상해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해 식상해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여당이나 야당뿐만 아니라 각종 조직과 개인들이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단순히 정치세력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의 사고와 행동을 크게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의 연줄과 인맥으로 막후에서 중요한 사안을 결정했던 시스템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논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20-40대의 당당하고 평등하고 공정한 개인주의적 사고와 행태가 확산될 것이다.사고와 행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문화혁명이 이전에도 많이 나타났다. 1만년전 농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사회시스템을 전면 교체한 농업혁명이나 250년전의 산업혁명 등 장기간 진행된 경우도 있다. 프랑스혁명이나 러시아혁명처럼 단기간 엄청난 무력투쟁을 동반하기도 하고 영국의 명예혁명처럼 피를 흘리지 않고도 사회시스템을 교체한 혁명도 있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서구의 60년대 학생운동이 서구에 엄청난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일으켰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너무 철저하게 시도하다가 실패한 문화혁명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낡은 것(낡은 문화, 낡은 사상, 낡은 관행, 낡은 습관)을 철저히 바꾸자며 전국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고 갔었다.현대에 와서는 대중매체가 문화혁명을 일상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또한 선거를 통해 조금씩 세력이 교체되면서 문화혁명이 조금씩 진행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러한 평화적 문화혁명을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게 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선거들이 그러한 변화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번 선거는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로 무장하며 이전과 다른 새로운 의식과 행동을 보여온 새세대의 거대한 진군나팔소리이기도 하다. 기성세대가 새세대와의 갭을 메꾸며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현재의 문화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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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9 23:02

[오목대] 파파기아니스 법칙

‘증거의 부재(不在)는 부재(不在)의 증거가 될수‘없다’는 파파기아니스의 법칙이란게 있다. 미국 보스턴 대학 천문학교수인 파파기아니스가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내놓은 이론이다. 바꾸어 말하면 현대 과학의 오랜 논란의 대상인 UFO는 분명히 있고 그 파편이 없다고 해서 UFO가 없다고 단정지을수 없다는 말이다. 그는 자연과학의 힘으로 실증(實證)하지 못하고 있을뿐 UFO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다.이 이론은 범죄를 다루거나 어떤 여론을 이끌어 나갈때 흔히 인용된다. 가령 심증으로나 모든 주변 상황으로 보아 틀림없는 범죄행위지만 다만 증거가 없다고 해서 무죄로 추정할수 없다는 해석 따위다. 그런데 그 UFO가 난대없이 한 종교집단에 의해 인용돼 화제다. 지난 연말 사상 첫 복제아기가 탄생했다고 선언한 라엘리안 무브먼트라는 종교단체말이다. 이 교단은‘인류는 미확인비행물체(UFO)를 타고 지구에 온 외계인이 과학적인 복제과정을 통해 만들어 낸 존재’라는 믿음을 갖고있다한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클로네이드라는 인간복제기업을 창설했고 희망자를 접수해 첫 복제아기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밀레니엄 직전 전세계적으로 지구의 종말을 예언한 신흥 종교집단이 창절했던데 비하면 이 교단은 상당히 과학적(?)으로 과거와 미래를 내다보는 합리적교파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면 인류 탄생의 기원(基源)에 대한 지금까지의 학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종교적으로 인류는 신에 의해 창조됐다는것이 가장 정설이고 과학적으로는 진화설이 우세하다. 이 교파의 주장대로라면 여기에 외계인 창조설까지 가담하게 되는 것인가?지금까지 지구이외에 다른 천체(天體)에 생명이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럴 가능성이라고는 숫자적으로 1조(兆)에 1조를 곱하고 거기에 다시 10억을 곱하것의 하나보다도 작다고 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 역시 파파기아니스의 법칙에 따른다면 전적으로 부정할수만도 없다는 생각이다. 태양계의 맨 끝자리에 있는 명왕성에 탐사선을 보면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목격하고 있는것이 오늘날의 지구 인류 아닌가. 그러니 한 종교집단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현혹될 일은 아니다. 다행인것은 이 단체의 복제아기 탄생이‘단순 사기극’일수도 있다는 추측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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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8 23:02

[오목대] 엘니뇨 寒波?

기상의 에이즈, 또는 암으로 비유되는것이 엘니뇨현상이다. 몇년 주기로 반복되는 이 현상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않은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98년에 가장 심했던것 같다. 눈이라고는 구경조차 못했던 아프리카 남단에 눈이 내리고 열사의 사막에 폭우가 쏟아졌는가 하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내린다는 소식도 들렸었다.남미 태평양에 1천4백만㎢쯤 퍼져 있는 온난해수대를 엘니뇨라 하는데이 이것은 요동을 치면 기상이변을 불러 들이는 것이다. 바닷물의 흐름까지도 뒤집어 놓는 이 현상으로 온 세계를 통틀어 때아닌 홍수, 가뭄, 폭염, 폭설 피해가 잇따르고 심지어 태풍의 진로까지도 바꾸는 심술을 부린다.한 때 소멸됐던 엘니뇨가 올해 다시 기승을 부릴것이라는게 세계 기상학계의 전망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 해 벽두부터 세계 곳곳에서 기상 재앙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에 살인적인 한파로 때아닌 홍수가 겹쳐 2백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소식이다. 폴란드에서 피해가 가장 커 혹한으로 1백83명이 동사했고 핀란드는 영하20도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벨기에 독일 프랑스등지에는 폭풍과 홍수가 몰아닥쳐 라인강이 범람 일보직전까지 가는가 하면 포르투갈에서는 산사태로 교통이 두절되는 소동도 겪고 있는 모양이다. 뿐만아니라 인도 북부에도 난데없는 한파가 몰아쳐 동사자가 속출하는등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있다한다. 우리나라 기후도 예사롭지는 않다. 새 해 들어 전국에 한파가 몰아닥쳐 강원도 일부지방은 영하20도를 넘게 기록했고 가장 따뜻하다는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도로가 끊기는등 피해가 크다. 지난해 엄청난 폭우에도 끄떡 없었던 도내에도 최고 32㎝의 폭설이 내렸는가 하면 연 닷새째 강추위로 농작물 피해가 적지 않은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새해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 해서 반기는 현상이고 한 해 풍년이 들 징조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매서운 한파가 겹치면 반갑다기보다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전국에서 항공기 여객선이 묶이고 양식장 어류가 때죽음 하는등 우울한 소식이 상공의 ‘한기(寒氣)주머니’가 주범이라 하는데 오늘부터는 서서히 풀리리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엘니뇨의 영향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대비에 발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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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7 23:02

[오목대] 人事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대로 정권을 잡기 위해 3당합당을 감행하여 군사정부를 종식시킨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이 인사(人事)와 관련해 한말씀 하셨다가 망신을 산일이 있다. 제14대 대통령 후보 시절 김전대통령은 당시 몸이 좀 불편한 김대중(金大中)후보를 겨냥,“머리는 빌려 쓸수 있으나 건강은 빌려 쓸수 없다”는 공격을 하여 그 선거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았었다. 그는 집권후에도 같은 맥락에서‘인사가 만사(萬事)’라는 경구(警句)를 즐겨쓰곤 했다. 그러나 집권 말기 해방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IMF(국가환란사태)가 터지자 국민들은“머리는 아무나 빌려 쓰나, 빌려 쓸 머리가 있어야지”라며 인사를 망사(亡事)로 만들어 버린 그의 국가관리능력을 혹독하게 비판했다.세상사 모두 인간이 경영하고 누가 어떤 자리에 앉아 있는가에 좌우되기 때문에, 인사처럼 중요하고 인사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그런데 인사는 개개인의 성격과 성향이 백이면 백 모두 다르고 사람의 능력도 객관적 잣대로 계량화 할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 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인사권자는 조직의 사활을 걸고 인사를 해야 하고, 인사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개인의 장래가 달려있어 양측의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객석에서 인사를 보는 시각도 백가쟁명식이어서 만점 인사를 기대하는것 자체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인사가 얼마나 어려우면 세계적인 인사관리 권위자인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니켈니콜슨교수가‘인사는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고 했을까.지난 연말 도청 정기 인사를 시작으로 기초자치단체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번 도청 인사에서도 어김없이 파열음이 들려온다. 김제(金堤)부시장과 부안(扶安)부군수가 도 인사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법에 정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그들의 심정이나, 난마처럼 얽힌 인사를 풀어보려는 도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당사자와 충분히 협의가 안된 상태에서 인사대상자들을 총무과에 대기시키면서 까지 밀어붙인 도청이나, 조식의 형편을 끝까지 외면해버린 그들의 처신을 보면서 영 개운찮은 뒷맛이 남는다. 시·군청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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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6 23:02

[오목대] 사형제도

지난해 말 김대중 대통령은 122명에 이르는 특별사면을 단행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특별사면의 남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사법부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소위 ‘사법살인’이라고 불리는 74년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지 불과 20시간만에 8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어 현직판사들로부터도 ‘가장 수치스러운 판결’로 기억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사람들이 사형을 당해도 마땅한 범죄인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우리 나라에서도 사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그 주장의 핵심은 헌법에서 보장한 생명권을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형이 집행된 다음에는 결백함이 밝혀진다 해도 원상회복의 길이 없다는 점에서도 사형제도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런 사형폐지론에 반대하는 사형존치론자들은 사형이 범죄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있으며 인과응보는 당연하다는 점을 들어 계속 존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사형폐지론자와 존치론자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팽팽하게 대립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사형제도와 관련해서 전직 교도소장이 쓴 책이 있어서 우리로 하여금 이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안내하고 있다. “88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란 제목은 ‘클린턴 더피’라는 지은이가 교도소 소장으로 13년간 재직하면서 사형을 집행한 사람들인데 이들을 접하면서 피할 수 없었던 인간적 고통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극악무도한 사형수여서 모든 사람이 그의 죽음을 마땅하게 여긴다 하더라고 실제 사형집행 장면을 목도한 다음에는 참담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더라는 경험을 기술하고 있다.이런 경험을 교훈으로 받아 들인다면 사형제도는 적어도 그 집행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1973년 이후 99명의 사형수사 뒤늦게 무죄가 입증돼 풀려났으며, 16년간 사형수로 복역하다 형집행 1시간 전에 억울한 누명을 벗은 사례도 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사형수의 80%가 흑인이고 국내 사형수의 50%는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무직자나 막노동자 등이라는 점에서 인권국가로 자임하는 우리나라에서 사형제도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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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1.04 23:02

[오목대] ‘세계 물의 해’

인류 문명의 주요 발상지는 모두 강(江)유역을 끼고 형성됐다. 중국 황해(黃海)와 이집트 나일강, 인도의 인더스및 갠지스강, 터키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그러나 이들 강마저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자원 증발과 물 사용량 급증, 하천오염등으로 건조기에는 바다로 흘러가지 못할 정도로 수위가 낮아져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이처럼 수자원이 곳곳에서 물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은행(IBRD)은 ‘20세기 국가간 분쟁의 원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는 물 분쟁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계의 화약고’라는 중동지역의 분쟁도 속내는 물을 차지하려는 다툼이라고 볼 수 있다.지난 1967년의 유명한‘6일 전쟁’도 요르단강의 댐건설을 둘러싸고 촉발됐다. 요르단강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의 접경을 끼고 흐른다. 총길이 2백60㎞에 폭은 3m에 지나지 않는 협소한 강이지만 연중 물이 흐르기 때문에 중동에서는 생명수와 같은 것이다. 시리아가 요르단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려 하자 이스라엘 요르단강의 수량 감소를 우려해 전쟁을 일으켰다.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이 금강산댐을 비롯 임진강 상류에 황강댐을 건설하면서 화천댐과 경기도 북부에 용수부측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남북한간 물 분쟁의 한 형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이 두나라 이상의 영토를 흘러 분쟁의 소지가 있는 강은 전세계 약 50개국에 걸쳐 2백14개에 이른다.물부족으로 인해 초래될 지구촌의 대재앙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난 98년 현재 세계적으로 2천5백만명이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해 숨지는 사람도 하루평균 5천명이나 된다고 한다. 앞으로 15년이내에 세계인구의 절반인 약 30억명이 물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또한 유엔은 지난 93년부터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유엔이 이같이 물부족의 심각성을 전인류에게 알리기 위해 올해를‘세계 물의 해’로 지정했다. 수자원의 보전과 효율적 사용은 이제 전인류의 시대적 과제가 된 셈이다. 물은 더이상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재가 아니다. 소중히 관리하지 않으면 생명체의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된다.‘세계 물의 해’지정을 계기로 보다 철저한 물관리 대책과 물을 절약하는 시민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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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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