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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배치된 우주군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1일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이색적인 전속행사가 열렸다. 제8통신중대 소속 공군 안톤 솔로셴코 등 장병 3명이 제8임무지원단 사령관 제니퍼 펠프스 대령의 주재하에 우주군(USSF: United States Space Command)으로 편입되는 입대 선서식을 했다. 이들을 포함해 8명의 미 우주군은 오산 공군기지 내 제 607항공작전센터에 배속돼 미 공군한국 공군과 함께 유사시 대비태세를 위해 근무 중이다. 우주군은 그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다. 그러나 냉전시대를 맞아 우주전쟁이 현실화하면서 1982년 미 공군 내에 우주사령부가 운영되어 오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때 창설됐다. 우주군의 명칭은 지난해 11월 창설 1주년을 맞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가디언스(guardians수호자들)라고 명명했다.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따왔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우주군의 존재에 대해선 미국 사회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초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우주군 관련 질문에 와우 우주군이라며 코웃음을 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출입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창설한 우주군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되는지 묻는 질문을 농담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존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도 화상 회의 질문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우주군이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그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 어머니를 이해시켰다고 전했다. 우주군의 주요 임무와 역할은 우주 안보와 우주에서의 전투력 투사, 우주 기동성과 군수지원, 우주를 경유하는 정보의 보안성 등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우주 공간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활용 능력과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실제 중국은 반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과 우주 인공위성에 레이저 무기 탑재 추진, 지상 우주통제국에 대해 사이버 공격 자행, 그리고 민군 융합전략에 의한 우주 무기 확장 등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01년과 2003년 아프간과 이라크의 대테러전쟁도 첨단 무기를 동원한 국지전이지만 실제론 우주 통신인공위성과 군사위성에 의해 정밀 타격이 이뤄진 우주전 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주가 이미 전투 도메인(war-fighting domain)으로 변질됐다고 전한다. 인도가 2019년 반위성 타격위성 미사일을 운용하는 우주군을 만들었고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우주 전담기구나 군부대를 창설했다. 한국 공군도 미 우주군과 정례협의체를 개설하고 우주작전 교육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이젠 스타 워즈(Star Wars)시대를 맞고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2.17 16:45

농촌인구의 두 얼굴

삽화=권휘원 화백 설 연휴 때 예정에 없던 일로 고향에 다녀왔다. 어릴 적 면(面)단위 소재지 치곤 꽤 큰 편이었는데도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아무리 코로나 국면이지만 명절이 무색할 지경이다. 하지만 결코 코로나만 탓할 일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같은 분위기가 서서히 이어진 것이다. 그 이전만 해도 거리에서 지인 23명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젊은층 대부분이 도시로 떠나면서 고향은 활기를 잃어 버린 듯 무겁게 가라않았다. 유년시절 왁자지껄한 추억이 가득한 동네가 말 그대로 낯설고 물설은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농촌지역이 고령화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은 지도 오래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한 11개 자치단체가 인구소멸위험지역이다. 전북은 2018년 처음으로 1만 명에 이어 이듬해까지 2만6천여명이 고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율 또한 지난 1981년 신생아 4만7천여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 0.97명으로 경기도 0.94명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낮았다. 이와 더불어 고령화 문제도 심각해 65세이상 노인비율이 21%로 전국 세번째다. 농촌인구가 줄어들면서 이에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당장 학교 갈 애들이 없는 데다 도시전학으로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 위기에 놓였다. 도내 766개 학교 거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이에 해당되며 지역사회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추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사각지대에 방치된 의료혜택 서비스에 대한 개선여론도 비등하다. 14개 시군 가운데 3개 자치단체는 아이 낳을 분만 산부인과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더욱이 4개군에는 외래진료소마저 갖춰지지 않아 9개 시군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분류돼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치단체 눈물겨운 노력도 돋보인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신생아 지원혜택은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귀촌인구 유치 프로젝트도 그 일환의 하나다. 시군마다 도시인들 농촌 정착에 필요한 전방위 지원에 나선 상태다. 그 중 눈길 끄는 것이 최근 발표한 순창군의 한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다. 도내 처음으로 도입한 이번 기획은 도농간 문화격차로 인한 시행착오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스스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인근 도시와 가까울수록 농촌지역 피폐화는 그만큼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뒤집어 보면 은퇴후 귀촌을 원하는 연금세대층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상당수가 구매력을 갖춘 파워 실버이기 때문이다. 도내 귀촌인구가 2017년 22187명 이후 2018년 21058명, 2019년 19145명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 수치가 농촌탈출 인구와 맞먹어 의미심장하다. 도시인 농촌유입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 기간동안 이들 사업에 233억원을 쏟아부었는데도 효과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농촌지역 미래에 대한 절박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2.16 16:48

이재영·다영 자매의 교훈

삽화=권휘원 화백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로이스 던컨이 1973년에 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997년 제작된 호러(공포) 영화 제목이다. 어느 여름날 밤 행인을 차로 친 남녀 고등학생 4명이 사체를 유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1년 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적힌 편지가 날아오고 관련 인물들이 하나 둘 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영화다. 흥행에 힘입어 다음 해 속편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도 나왔다. 1편 만큼 흥행은 못했지만 긴 제목의 영화는 풍자적인 비유와 많은 패러디를 남겼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사건은 이들 영화 제목처럼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준 어두운 과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10여 년전 철없던 중학교 시절 저질러진 일이었지만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은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치유되지 않은 채 가해자인 두 자매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15일 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과 소속팀의 무기한 출전정지 결정이 내려져 이들은 하루 아침에 선수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스포츠계의 폭력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져나온다. 눈 뜨고 싶지 않다. 저 사람들이 그냥 무섭고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일기장에 남기고 폭행과 괴롭힘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고 최숙현 선수. 서울소재 모 고교 아이스하키 감독의 선수 폭행과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상습 폭행, 이택근안우진 등 프로야구 선수의 후배 선수 폭행, 대학 운동부 학생들의 후배 집단 폭행 등 스포츠계의 어두운 과거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혹시 어린 시절부터 경험해온 운동부의 일상적 폭력이 이들의 잠재적 인식에 깊게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운동 선수의 학창 시절 폭력 사건과 스포츠계에서 빈발하는 폭력 사건 등은 한국 체육의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성적 지상주의, 메달 지상주의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함께 손을 맞잡는 아름다운 경쟁보다 승자 독식의 경쟁 만능주의가 만연한 탓이다. 인성 교육이 외면된 채 진행되는 훈련이 타고난 재능으로 우월감에 빠진 어린 선수에게 약자와 패자를 배려하기보다 승자의 자만심을 가르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왜 뛰어야 하는가?의 이유로 군대를 안 간다고!라고 말하는 영화 국가대표 속 대사도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쓴웃음을 짓게 한다. 1926년 미국에서 조직된 스포츠맨십 친목회가 스포츠인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스포츠맨십)로 제시한 8가지 항목 가운데는 동료 선수와의 신뢰, 잔인한 플레이 하지 않기, 승리에 겸손하기, 패배에 당당하기 등이 포함돼 있다. 폭력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스포츠계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2.15 16:50

지방선거 엿보기

삽화=권휘원 화백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전북에서 선출직 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줄기차게 민주당 지지를 이어왔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든 다음에도 묻지 마라 갑자생처럼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선거가 닥치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간혹 무소속과 민주평화당 소속의 단체장이 되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정서상 같은 맥락이었다.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질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 힘이 사활을 건 이유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선거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선 때 지방선거를 함께 치르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야 정치권이 합의해야 이뤄질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입지자들 가운데는 민주당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 설을 지내면서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그간에는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만 놓고 우열을 가렸지만 설 연휴를 보내면서 누가 전북발전을 이끌 적임자냐를 놓고 관심을 끌었다. 도내서는 총리를 지낸 이낙연 대표가 계속해서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진안 출신 정세균 총리가 후발 주자로서 국민시대를 기반 삼아 외연을 확대해 간다. 지사 전주시장 선거구도가 맞물려 누가 대선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선거구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이 대통합 할 것으로 보여 정동영이춘석유성엽 전 의원도 지사선거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5월 초 당 대표 선거에서 누가 당권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가변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전주시장 선거전에 김승수 현 시장이 3선에 도전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3월로 재판이 연기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판결 결과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그간에는 민주당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현직자나 퇴직자들이 좌고우면 했으나 이번에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전주시장 선거에 최훈 행정부지사나 우범기 정무부지사의 출마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익산시장에는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연말에 정년퇴직한 조 전 청장은 전주에다가 거처를 마련,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은 현직에 있을 당시부터 정관재계의 마당발로 통하고 특히 친화력과 추진력이 남달라 주변에서 정치 입문을 적극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환 교육감이 3선으로 졸업하기 때문에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등 10여 명의 입지자들이 설을 앞두고 도내 곳곳에다가 출마를 알리기 위해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선거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2.14 16:47

주택 ‘공급폭탄’ 허와 실

삽화=권휘원 화백 가련산 개발을 둘러싼 전주시와 LH의 법정소송이 점입가경이다. 추진계획이 두 차례나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LH는 2018년부터 전주 덕진 가련산 공원내 아파트 단지 건설을 추진해 왔다. 시는 주택보급률이 113%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신 녹지공원 조성방침을 밝혔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결국 법정으로 이어졌으나 일단 법원 판결은 LH의 손을 들어준 형국이다. 주택보급률을 앞세운 전주시 도시팽창 억제논리는 역세권 개발에서도 논란만 키우고 있다. 이 사업은 당초 2018년 국토부가 전주시와 협약했던 LH 제안에 따라 전주역 일대를 공급촉진지구 로 지정함으로써 시작된 것이다. 뒤늦게서야 시가 반대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사업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김승수 시장이 최종 승인권을 쥐고 있는 국토부를 방문해 주택공급 과잉 등을 거론하며 이들 지역 개발계획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전체 사업중 비율은 적지만 두 군데 모두 서민주거형 공공임대 아파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저소득층 주민 입장에선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송천동 천마지구나 에코시티 2단계 개발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더구나 그 지역은 민간 분양이 예정돼 있어 투기과열 사태가 점쳐지는 곳이다. 일부선 전주시 도시팽창 억제입장이 최근 정부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 발표한 전국 83만6000가구 주택부지 공급계획도 예외는 아니다. 이 중에는 지방 22만 가구도 포함된 데다 공급폭탄이라고 언론에서 떠들 정도로 고강도 대책인데도 시는 끄떡하지 않는다. 이번 대책은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밝힌 신규 택지개발을 통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공급을 늘리겠다 는 방침에 따른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도 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공급을 계속 줄이겠다는 분위기다. 2025년까지 전주지역에 1만9000여세대 아파트입주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돈 없는 서민들에겐 남의 일 얘기나 마찬가지다. 억대 프리미엄이 붙는 중대형 아파트는 이들에게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전주시 주택보급률이 113%가 되는 상황에서도 무주택자 35%가 존재하는 건 시사하는 바 크다. 문재인정부 들어 주택 인허가 건수 감소추세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인허가 물량은 45만7514가구로 전년비 6.2% 감소했다. 인허가 건수가 많았던 2015년에 비해 30만가구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흐름은 전국적 상황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부터 해마다 물량이 10만가구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 대개 인허가 34년 뒤에 실질 입주가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향후 공급부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 어느 때보다 당국자의 정책판단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2.09 17:41

암행어사 소환

삽화=권휘원 화백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 앞둔 지난 7일 민주당 국회의원 15명이 부산 가덕도에 모였다. 부산갈매기 의원단에 속한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 국회통과 결의대회를 열고 2월중 특별법 통과를 다짐했다. 부산갈매기 의원단은 부산에 연고나 인연이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 18명으로 구성됐다.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18명 가운데 민주당은 3명, 나머지 15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15곳을 민주당 의원들이 제2의 지역구로 삼아 부산 민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8일 현역 의원 122명을 전국 58개 원외 지역위원회와 자매결연하는 협력의원단을 띄웠고, 부산갈매기 의원단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부산갈매기 의원단은 국민의힘이 호남 구애 전략으로 만든 호남동행 의원단을 벤치마킹한 느낌이다. 호남동행 의원단은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이 주도해 지난해 9월 만들어졌다. 전북과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28명 가운데는 민주당 소속이 27명, 무소속이 1명으로 국민의힘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50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고나 인연이 있는 호남 지역구 28곳의 41개 시군구를 제2의 지역구로 정한 것이 호남동행 의원단이다. 부산갈매기 의원단이나 호남동행 의원단은 각 정당의 취약열세지역 지지기반 확대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출범했지만 지역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전북에서는 장수군 동행의원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장수군의 숙원사업이었던 백두대간 육십령 산림정원 조성사업의 추진 근거가 되는 산지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완주군 동행의원인 이종성 의원도 건강보험공단 완주지사 신설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으로 가보면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최대 이슈다. 2006년 동남(영남)권 신공항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김해공항 확장, 밀양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을 놓고 PK와 TK가 샅바싸움을 해왔다. 밀양 신공항 건설을 주장해온 대구경북지역의 거센 반발에 그동안 눈치를 보던 국민의힘도 결국 가덕도 신공항 건설 쪽에 섰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관련 특별법은 이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발의한 상태며, 민주당은 오는 2월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시한까지 밝히고 있다.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3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눈에 밟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공공의대법은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지만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는 달리 감감무소식이다. 선거에 함몰돼 정략적 판단에만 치중하고 있는 정치권을 문초할 암행어사라도 찾아야 할 모양이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2.08 16:39

지혜로운 이의 삶

삽화=권휘원 화백 입춘이 지났다. 바람결이 차가워도 봄 햇살 기운이 느껴진다. 1년 이상 코로나19로 숨죽인 채 살았지만 새해에는 백신 접종이 가능하고 치료 약이 속속 개발될 전망이어서 희망적이다. 누구나 새해가 오면 장밋빛 계획을 세운다.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꼭 등산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흐지부지하고 만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억새마냥 마음이 자꾸 흔들려서 실천을 못한다. 부안 내변산 월명암 입구에 법보장경에 나오는지혜로운 이의 삶이 적혀 있다. 오가는 등산객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면서 그 깊은 뜻을 반추해 보게 한다.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수양이 덜 된 탓에 잘난체하거나 교만할 때가 많다. 자기도 모르게 불리할 때는 한없이 비굴해지는 속성이 있다. 그때마다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게 된 거라며 자신을 미워한다. 어려움을 피하려고 그런 경우가 있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얼마나 멋진 말인가.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은 귀가 얇아 무슨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생각지 않고 쉽게 행동한다. 그러다 보면 자주 실수를 한다. 경솔한 행동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많다. 금쪽같은 시간을 아껴 써야 할 상황에서 허투루 행동하다 보면 손해를 본다.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말은 할 말 안 할말이 따로 있다. 말에도 씨가 있다. 말 하는 대로 된다는 뜻이다. 그게 세상 이치다.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라는 말처럼 말을 자주 하다 보면 실언하고 기가 빠진다. 여자들은 말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말 많이 하다 보면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허언을 하게 된다. 말 많이 한 사람은 신뢰도가 낮다. 남아일언 중천금이란 말처럼 행동으로 옮기면 인격으로 쌓인다.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세상살이에 가장 중요한 게 겸손이다. 겸손한 사람한테는 미워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사람이 없다. 자기를 누운 풀처럼 낮추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스마트 폰으로 네이버나 다음으로 들어가서 검색해보면 뭐든지 알 수 있는 세상이다. SKY대학 나왔다고 많이 배웠다고 우쭐댈 일도 아니다. 많이 배우지 못했어도 경험이 풍부해 지혜를 많이 쌓은 사람이 있다.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물질을 우선시하는 세태지만 그래도 선비적 사고와 상인적 기질을 잘 융합시키면서 살아야 한다. 지산겸(地山謙)은 주역 64괘 가운데 15번째 괘로서 마치 높은 산이 땅 아래에 파묻혀 있는 것 같은 형상이다. 겸손은 관계론의 최고 형태로 세파를 이겨낼 백신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2.07 17:05

‘동반자’였다는 ‘이웃국가’

삽화=권휘원 화백 2016년 이른 봄. 서울 대학로의 아르코 극장에 오른 연극 한편에 특별한 관심이 쏠렸다. 원로극작가 노경식 작 <두 영웅>. 2007년 국립극장이 의뢰해 완성되었지만 그해에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10년 동안 텍스트로만 남아 있던 작품이었다. <두 영웅>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조선과 일본의 두 영웅 사명대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다. 1604년 조선에서 탐적사로 파견된 사명대사가 두 차례의 왜란으로 잡혀간 선량한 조선인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이어가는 협상의 긴 여정을 통해 나라를 살리고 시대를 살리는 진정한 영웅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역사극이다. 극중 사명대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전쟁 중단 선언이 진짜인지 진정으로 화해할 뜻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파견된 일종의 특사다. 1604년 일본에 들어가 1607년까지 3년 동안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적국 일본에서 보내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신뢰를 이끌어내 마침내 협상을 성공시킨 사명대사의 이야기가 바탕이다. 400년도 더 지난 이 역사 이야기에 관객들이 주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잠자고 있던 극본을 깨운 것은 문화관광부의 연극인 지원 프로젝트였다. 10년 가깝게 묻혀 있던 극본이 생명을 얻게 되고 거기에 원로 중견 배우까지 기꺼이 의기투합해 나섰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오기 족했으나 무대 위의 <두 영웅>을 주목하게 한 동력은 또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외교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은 결렬되고 한일 관계는 오히려 악화된 시대적 환경이 그것이다. 작가가 2016년에 발표한 작품 <세 친구>가 최근 한국극작가협회의 <한국희곡명작선>에 꼽혀 출간됐다. 유치진 차범석으로 이어지는 정통 리얼리즘의 계보를 있는 작가가 발표한 작품은 40여권. 한일관계의 얼크러진 역사를 주목해 시대적 상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 적지 않다. <세 친구> 역시 일제강점기 친일예술가들의 행적을 그린 이야기다. 책머리에 친일토착왜구 적폐청산이나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가겠다는 작가의 강한 메시지가 있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이 바로 잡아지지 않으니 한일 역사에 천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을 리 없다. 최근 발간된 2020 국방백서는 일본에 대한 정의를 동반자에서 이웃국가로 격하했다. 한국과 일본이 언제 진정한 동반자였던 시절이 있었던가 되돌아보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2.04 16:58

하버드대 교수의 궤변

삽화=권휘원 화백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어용 논문 한 편이 한국 사회를 발끈하게 만들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일본법을 강의하는 존 마크 램지어 교수가 다음 달 한 학술지에 실릴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했다. 그는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이고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내무성 자료를 근거로 들며 그는 매춘부로 일하는 여성만 위안부로 고용할 것을 모집업자에게 요구했다면서 여성이 매춘시설에서 일하도록 속인 조선 내 모집업자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여성들에게 매춘을 강제한 것은 아니며 일본군이 부정한 모집업자에게 협력한 것도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엉터리 궤변으로 일관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은 일본 내 극우언론이자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부정적으로 다뤄 온 산케이신문을 통해 보도됐다. 아직 학술지에 발표도 안 된 내용을 극우성향 신문이 미리 집중 조명한 것은 뭔가 짬짜미 의혹이 짙다. 램지어 교수의 배경을 보면 이러한 개연성이 높다. 그는 미국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18세까지 성장했고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학술연구지원기금을 통해 하버드대 일본 법학 교수가 됐다. 2018년에는 일본 정부에서 주는 훈장 중 3번째로 높은 욱일중수장을 받기도 했다. 하버드대 교수까지 동원한 일본의 위안부 역사 왜곡행위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불리한 여론과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철거하려다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 그리고 독일 정당 등이 강력히 반대함에 따라 무산됐었다. 미테구는 2019년 7월 위안부 소녀상이 전쟁피해 여성의 인권 문제라는 점에서 소녀상 설치를 허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제막식을 앞두고 철거 위기에 몰렸다가 반대 여론이 비등해지자 중단됐다. 지난 1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2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이 처음 인정됐다. 앞서 일본에서 열린 4건의 손해배상 소송에선 모두 패소했었다. 20명이 제기한 또 다른 위안부 피해 손해배상 소송 결과는 오는 13일 나온다. 독일은 시시때때로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를 거듭해왔다. 반면 일본은 반성과 사죄는커녕 패전기념일에 버젓이 총리가 전범을 참배하고 역사 부정과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런다고 반인륜적 전쟁범죄와 부끄러운 역사를 가릴 수는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2.03 17:01

기재부출신 3인방

삽화=권휘원 화백 요즘 도청 주변에선 기재부(기획재정부) 출신 3인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고위공무원 중에서도 속칭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이 같은 시기에 도내 주요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점도 극히 드문 케이스다. 전북현안 추진과 관련해서도 뗄래야 뗄 수 없는 막중한 자리에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국가예산 확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물론 30년 숙원 새만금 개발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우범기 정무부지사를 가리킨다. 이들 3인방이 중앙에서 다져 온 오랜 인맥과 경험을 통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하는 만큼 그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소위 국가예산을 주무르는 기재부 관료는 그에 걸맞는 위세와 영향력이 대단한 걸로 정평이 나 있다. 단적으로, 국회의원들도 지역구 예산확보를 위해 기재부 간부를 만나 통사정하는 건 예사다. 사정이 이럴진대 지방 시장군수는 면담은커녕 명함조차 건네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광역 자치단체장들은 주로 부지사부시장 자리에 이들을 선호한다. 현재 7곳 광역자치단체에 발탁된 것만 봐도 그들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송하진 지사도 이런 능력을 높게 평가해 우 부지사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 최고 성과로 꼽히는 전북예산 8조원 시대를 개막하는데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명 모두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선후배로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다. 전북에 내려와서도 지역현안 소통을 위해 서로 공을 들이는 편이다. 각각 남원과 부안 출신인 양 청장과 우 부지사의 남다른 애향심은 소문대로다. 실제 기재부 시절 고향현안 예산확보에 숨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우 부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전주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 공직에 몸담고 있어 부담스런 눈치지만 사적 모임을 늘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 개발도 최근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양 청장이 취임한 지 6개월 정도 되는데 예산을 늘리고 가시적 성과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동서도로 개통과 더불어 2만5천 인구의 수변도시 착공이 이뤄진 가운데 기업유치 움직임도 활발하다. 다만, 인접 자치단체의 해묵은 기득권 싸움이 이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도 마찬가지다. 국제금융센터 건립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마음 졸이고 있다. 지금 추진동력이 떨어지면 연기금 관련 금융산업의 주도권마저 뺏긴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김용진 이사장도 이런 흐름의 중요성을 의식해 기금운용본부를 축으로 금융 클러스터 구축에 적극적 입장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 여건이 쉽지않은 상황에서 예산경제 전문가로 내공을 쌓은 이들 3인방이 전북현안 해결사로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2.02 16:47

리더의 조건

삽화=권휘원 화백 미국의 리더십 연구가이자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랜드연구소 객원연구원인 사이먼 사이넥은 왜(Why)라는 질문에 답해야 진정한 리더라고 강조한다. 비영리재단 새플링이 운영하는 동영상 강연회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에서 사이넥의 강연은 조회수 3300만회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있고 유명하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를 쓴 사이넥은 왜(Why)를 먼저 고민한 리더로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와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꼽는다. 1900년대 초 비행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새뮤얼 랭글리였다. 하버드대학 졸업생인 그에게 많은 자금과 우수한 인재가 모여들었지만 최초의 비행기는 1903년 12월 17일 오하이오 데이턴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에 의해 개발됐다. 엘리트 랭글리와 촌뜨기 라이트 형제의 결정적 차이는 비행기에 대한 꿈과 환상이었다. 최초의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진 라이트 형제와 달리 돈과 명성을 생각한 랭글리의 차이가 성패를 갈랐다. 사이넥은 랭글리가 나는 왜 비행기를 개발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1963년 여름 미국 워싱턴의 한 쇼핑몰 앞에는 무려 25만 명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듣기위해 모였다고 한다. 킹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연설을 잘하는 사람도, 인권탄압으로 고통받던 유일한 흑인도 아니었지만 다른 인권운동가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대중들에게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은 대신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는 흑백 갈등을 넘어 미국의 미래에 대한 위대한 신념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는 16일 도내 최대 경제단체 리더인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 경제단체의 수장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인데도 전주상의 회장 선거는 3명의 후보가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연말 1000명 넘는 신규 회원이 가입해 정치판의 당내 경선처럼 동원 의혹을 사고 있고, 이들을 회원으로 인정하느냐를 놓고 빚어진 내부 갈등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전주상의 회장을 맡겠다고 나선 후보들은 돈과 명예가 아닌 전주상의는 물론 전북경제의 미래를 위한 꿈과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왜(Why) 전주상의 회장이 되려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지역경제계의 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2.01 16:57

전북은행 출신 서한국 은행장

삽화=권휘원 화백 전북은행에서 자행 출신이 은행장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간에는 관치금융의 연장선상 속에서 금융당국 출신이나 한은 대주주의 입김이 작용 안하면 은행장이 될 수 없었다. 노조가 나름대로 줄기차게 자행 출신이 은행장이 되어야 한다고 그 당위성을 제기해왔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나 4연임을 눈 앞에 둔 임용택 현 행장이 지난달 18일 밤 사내게시판에다가 전격적으로 용퇴를 선언해 서한국 수석부행장(57)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 2014년11월 증권 캐피털 은행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임 행장이 취임했지만 3연임 관계로 장기집권에 따른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노조의 협조로 연임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부담으로 작용, 뭔가 묘책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상 내부에서는 전혀 임 행장이 사퇴할 것으로 생각치 않고 1년 정도 더 하다가 지주회장으로 갈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의 목포상고 동기인 선친 임종기 전국회의원의 정치적 DNA를 이어 받아서인지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 자행 출신 은행장을 본인의 의중대로 만들고 떠나게 됐다. 은행장 후보 숏리스트(최종 후보자 명단)에 서한국 수석부행장과 함께 올랐던 임 행장이 용퇴 함에 따라 서 수석에게 물꼬를 터줬다. 그런 방식이 아니었으면 내 외부에서 서로가 경쟁하면 혼란에 빠질 수 있고 자칫 자행 출신 행장 선출도 물건너 갈 수 있었다. 임 행장이 서 수석을 낙점한 것은 그가 종합기획부 출신으로 은행업무에 정통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적임자로 일찍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한 지주회장과 임 은행장의 보이지 않는 갈등관계속에서 한동안 은행을 떠났던 그를 다시 임 행장이 불러들이면서 수석부행장을 맡긴 게 주효했다. 정읍 입암면 출신으로 입암중 전주제일고를 졸업한 후 입행, 종기부 등에서 은행 전반에 걸친 발전전략과 수익모델 등을 수립해온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한국방송통신대와 전북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강한 학구열을 보여왔다. 고등학교 때 3년 개근할 정도로 성실성이 몸에 밴 탓에 각종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해왔다는 평을 얻었다. 내부에서 다정다감하고 선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소문난 그가 꽃길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 코로나19로 악성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늘리는 게 당면 과제다. 갈수록 영업환경이 안좋은 상황에서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나갈지도 관건이다. 특히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놓고 지역에서 전북은행이 부산은행 같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도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기업으로서 사회공헌사업은 물론 도민들로부터 대출금리가 높다는 불만을 개선하는 것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무한경쟁시대에 사랑받는 은행으로 제 역할을 다하려면 제2창립에 버금갈 정도의 환골탈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무튼 도민들은 자행 출신이 은행장 된 것을 반기면서 낙후된 전북경제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1.31 16:43

GM이 떠난 제인스빌과 군산

미국에는 제인스빌이란 이름을 가진 도시가 여럿이다. 위스콘신 주에 있는 제인스빌은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 GM(제네랄 모터스)사의 가장 오래된 공장으로 이름을 알린 도시다. 이 도시는 각국 지도자들이 조약에 서명할 때 사용한다는 만년필 파커펜 회사로 이미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그 유명세를 지속시킨 것은 GM이었다. GM과 이 도시와의 인연은 1910년대에 시작됐다. 제인스빌 출신 사업가의 전략적 기업 유치 노력이 바탕이었다. 트랙터 생산으로 시작된 제인스빌 GM 공장은 1923년부터 쉐보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생산이 전성기에 이르렀을 때 인구 6만 3천명의 작은 도시 제인스빌에서는 7천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 공장에서 일을 했으며 인근지역에 들어선 부품 생산업체까지 합하면 9천여 명이 고용돼 일자리를 가졌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쇠락하기 시작했던 1970년대에도 제인스빌의 GM 공장은 멈추지 않았다. 제인스빌이 제조업으로 기반을 닦은 미국 작은 도시들의 전형이 된것도, 80여년 GM의 가장 오래된 자동차 공장의 역사가 곧 제인스빌의 상징이자 자부심이 된 것도 이 덕분이었다. 그러나 2008년 대불황이 몰고 온 금융위기로 제인스빌 GM공장은 결국 문을 닫았다. 지역 경제를 그물망처럼 엮고 있었던 GM 공장 폐쇄는 9천명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제인스빌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공장 폐쇄 후 7년 동안 제인스빌의 지역공동체 변화를 기록한 책 <제인스빌 이야기>(에이미 골드스타인 지음)는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공장이 폐쇄된 이후 한도시가 어떤 부침을 겪어내는가를 보여준다. 해고노동자와 그들의 가족, 교육자, 정치인, 기업인 등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분투하는 제인스빌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물겹다. 지난 2018년 5월 31일, 한국 GM 군산 공장도 문을 닫았다. 1200여명이 퇴직을 희망하고 남은 노동자들은 다른 지역 전환배치를 신청해 떠났다. 군산은 제인스빌보다 네 배 이상 많은 인구를 가진 도시지만 오랫동안 지역경제를 떠받쳐왔던 군산 GM 공장 폐쇄는 지역 경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그 뒤 2년여. 지역사회를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고 있지만 무너진 지역공동체 회복은 아직 멀어 보인다. 제조업 기반 산업에 의지하고 있는 도시들에게 새로운 답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도시의 지속가능한 힘이 무거운 과제로 다가온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1.28 19:23

코로나와 교회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해 2월 대구 신천지교회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교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실체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신천지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도 그 실상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신천지를 이단으로 분류한 개신교계에선 코로나사태가 오히려 신천지의 폐해를 온 국민이 인식하게 되는 기회로 여겼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횡령 및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지만 감염병예방법 위반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1심 판결에 불복, 모두 항소한 상태다. 하지만 신천지교회발 코로나 대유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전광훈 목사의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차 대유행의 시발점이 됐다. 극우적 정치 편향성과 신성모독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한국 교계의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측 양대 교단은 이단성 연구에 들어갔다. 전 목사가 대표로 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사실상 와해했다. 계절 특성상 겨울에 맹위를 떨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그러들 무렵 이번에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한 데 이어 대전과 광주 IM선교회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BTJ 열방센터관련 확진자만 800명을 웃돌고 IM선교회도 500명을 넘어섰다. 기독교계 일각에선 차라리 잘됐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교계의 골칫거리인 이단의 실체가 속속 밝혀지고 문제 있는 교회나 단체의 실상이 알려져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워준 측면도 있다는 것.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자 또한 한국 교회가 아닐 수 없다. 정부 방역지침에 비협조적인 일부 대형 교회로 인해 교회를 향한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역수칙을 지키기 않은 교회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잇따르면서 교회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높다. 이로 인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힘겹게 교회를 지키는 작은 교회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좀 규모 있는 교회도 1년 가까이 현장 예배를 갖지 못하면서 교인 수가 줄고 신앙공동체가 활력을 잃었다. 성경의 구약시대에는 대규모 전염병을 인간의 타락과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받아들였다. 돈과 물질이 신(神)보다 우위에 있는 세상과 교회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1.27 16:38

오월동주(吳越同舟)

삽화=권휘원 화백 이용호 의원(무소속)의 선거법 위반 1심 무죄판결이 남원정가를 들썩이게 했다. 검찰의 벌금 500만원 구형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이 의원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보궐선거 셈법에 대한 해석이 구구했다. 무엇보다 대권후보와 연관지어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물론 대선 레이스에 따른 변수도 주목했다. 판결 직후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이 이환주 시장이다. 현직 시장으론 극히 이례적으로 민주당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겸하고 있어서다. 만약 이 의원 낙마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그가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란 소문은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단체장 3선 연임제한 때문에 선택지가 좁혀진 것도 사실이다. 지역에선 그의 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주 무죄판결 이후 그의 출마를 둘러싼 다양한 얘기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를 눈여겨 보는 것은 고교동문인 정세균 총리와 가까운 데다 지역위원장 임명도 그런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 시장의 조기 등판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3월 9일 대선출정을 위한 사퇴시한인 만큼 대권주자 이낙연 대표의 지역위원장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가 아니더라도 차기 지도부 구성에 따른 지역위원장 리스크는 여전히 잠복한 상태다. 이래저래 향후 그의 정치적 운명이 예측불허 국면이다. 그런 가운데 당초 계획했던 이 시장의 정치적 스케줄이 꼬임에 따라 당분간 시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다행히 이 의원과 이 시장의 엇갈린 운명은 지역 최대현안 남원 공공의대 설립에는 긍정적 신호다. 그간 이 문제를 앞장서 추진했던 두 사람이 호흡을 다시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이상 코로나를 겪으면서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당위성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의사 집단파업으로 진통을 겪었지만 보건복지부가 남원을 적시해 사업비 2억 3천만원을 확보한 것은 고무적이다. 관련 법 국회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추진동력이 떨어졌으나 모멘텀이 마련된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남원출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사업추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얄궂은 운명의 이 의원과 이 시장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있다. 공공의대 설립은 그들의 정치생명과도 직결돼 있다. 둘이 찰떡궁합을 과시해야 하는 입장이면서도 결국엔 공공의대 성패를 놓고 선거전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인연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를 활용해 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 2024년 남원에 문을 열기로 확정했다. 공공의대 설립이야말로 이들 두 사람의 최대 관심사이자 장애물인 셈이다. 그 결과에 따른 지역 주민들 선택이 둘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1.26 18:48

선거법 개정의 역설

삽화=권휘원 화백 마을 경로당에서 지지를 부탁하는 말을 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원택 국회의원(김제부안)이 지난 20일 열린 1심 재판에서 면소(소송 종결)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이 말로 하는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어 형사소송법상 면소 판결 조항인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공직선거법 개정이후 전국에서 처음 내려진 면소 판결이다.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은 전국에 4명이 더 있어 이번 면소 판결은 이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법조계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법 시행 이전의 행위에 대한 벌칙 적용을 종전 법 규정에 따르도록 하는 부칙 조항이 없어 대법원의 최종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한 면소 판결을 이끌어낸 말로 하는 선거운동 허용 조항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이 최초 발의자여서 눈길을 끈다. 지난 2010년 광주고검 전주지부 검사로 재직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30일 자신의 21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 달 뒤 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도 말로 하는 선거운동 허용 조항을 신설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취지가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시행됐다.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치 신인들의 선거운동 기회가 늘어나면서 진입 장벽도 낮아질 전망이다. 옥내외에서 개별적으로 말로 하는 선거운동과 전화를 통한 선거운동을 연중 상시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각종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인사를 하거나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장소를 방문해 개별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허용된다. 각종 모임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연설이나 건배사를 하면서 말로 하는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다만 마이크를 사용한 선거운동, 학교나 교회에서 교사와 목사의 선거운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직선거법 개정은 현역 의원과 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기존 선거운동 방식을 국회의원들이 경쟁자들에게 스스로 개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업무상 상시적으로 주민 접촉이 가능한 단체장과 현역 의원들은 1년 내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반해 입지자나 정치 신인들은 예비후보자 등록 이전에는 사실상 선거운동이 불가능했다. 말과 전화, 명함 배부 등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현역 정치인들과 대결할 경쟁자들의 입을 풀었다는 점에서 향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당장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 입지자와 정치 신인들의 발걸음과 입이 바빠지게 됐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역 정치인들은 신경써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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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1.25 16:48

전주시의 ‘장고 끝에 악수’

삽화=권휘원 화백 전주시가 1000만 관광객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실행계획이 미흡했다. 줄곧 한옥마을 하나에 힘을 싣고 나간 게 잘못이었다. 전주한옥마을은 조선 왕조의 본향으로 경기전 등 전통적인 특성이 강해 일찍부터 다른 지역과 차별화 되었다. 특별히 신경 안써도 관광객이 밀물처럼 찾아올 것으로 판단한 것이 패착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우후죽순격으로 한옥마을을 조성해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매출급감으로 부도위기에 내몰렸다. 도청소재지인 전주가 발전하지 못해 전북으로 돈과 사람이 안모인다. 팔복동에 탄소산업단지가 조성돼 효성이 가동하지만 기술수준이 일본에 미치지 못하고 낮아 기대했던 것 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탄소수도로서 발전하려면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국립 탄소진흥원이 전주에 유치됐지만 계속해서 후발주자인 구미의 경쟁이 만만치 않아 경계대상이다.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됐지만 각 시도마다 유사한 형태의 식품단지가 들어서 전북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전주는 발전의 기회가 닥쳤는데도 못살리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이눈치 저눈치 봐가며 본인의 정치적 득실계산만 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라감영복원사업을 추진할 당시 완산경찰서를 외곽으로 이전시키지 못한 게 악수였다. 경찰청으로부터 개보수 비용을 받았던 완산경찰서는 예산집행을 안하면 예산을 반납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외곽으로 이전 못하고 개보수공사를 했다. 그 때 시가 적극 나서서 완산경찰서를 박물관쪽으로 이전 시켰더라면 전라감영복원사업 효과가 크게 나타났을 것이다. 문제는 종합경기장 개발건이다. 김 시장은 시민의 성금으로 종합경기장이 만들어진 만큼 시민의 숲으로 조성해서 공원화 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건 너무 순진무구한 발상이요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다. 시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사업을 롯데에다가 줘서 백화점 컨벤션 등을 짓도록 하겠다는 것은 특혜사업이다. 종합경기장 개발건은 대한방직건과 맞닿아 있어 재정이 취약한 전주시는 최대한 실리를 확보하면서 대한방직을 개발토록 하면 문제될 게 없다. 김 시장이 혈세를 들여 굳이 공론화위원회를 만든 것부터가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김 시장이 자광한테 과도하게 특혜만 안주고 딴주머니만 안차면 해결날 문제를 질질끌고 있다. 시가 자광이 대한방직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서 얻은 이익금을 경기장 건설에 쓰면 시비를 굳이 투입할 필요도 없다. 지금이라도 토지소유주였던 송하진 지사와 만나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개발건을 협의해야 한다. 두군데는 기능중복을 피하면서 개발하는 게 옳다. 최상의 선택지는 전주시청사가 비좁고 낡아 청사를 종합경기장으로 옮겨야 한다. 다른 지역은 하루게 다르게 LH등을 끌어들여 공공개발을 추진하지만 전주시는 유독 차일피일 안되는 쪽으로 장타령만 늘어 놓는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1.24 16:54

표절에 관대한 사회

/삽화=권휘원 화백 저작권 전문가인 연세대 남형두 교수로부터 미국 디즈니사의 곰 인형 푸우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푸우가 가져온 경제적 가치 이야기였다. 캐릭터 하나로 기업이 살고 뮤지컬로 한 도시가 먹고사는, 문화가 곧 경제력이 된 시대에서문화의 산업적 가치를 지키는 동력이 저작권 보호에 있음을 이 푸우이야기로 알게 되었다. 미국의 저작권법에 따르면 푸우의 저작권 보호는 2006년까지였다. 그런데 푸우의 저작권 보호 기간을 5~6년 앞둔 2000년, 미국의회가 나섰다. 푸우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이었다. 저작권 연장을 둘러싸고 미국에서도 위헌소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었지만 법원은 합헌 판결을 내렸다. 푸우의 저작권 기간 연장이 자국 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푸우라는 곰 캐릭터 하나를 지키기 위해 국가의 법을 바꾸고 헌법 재판까지 끌어낸 결과는 어떤 결실을 가져왔을까. 푸우가 가져온 경제적 가치를 환산해보니 200억불, 한화로 20조원에 이르는 결과였다. 문화산업을 진작시키는 요체가 저작권 보호에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사실 저작권의 힘은 세계의 나라들이 자국의 산업을 위해 지적재산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남 교수가 강조한 또 하나의 저작권 기둥이 있다. 정직한 글쓰기, 곧 표절문제다. 표절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니 도둑질에 다름 아니지만, 표절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불거진다. 우리 사회에 표절 문제가 그만큼 만연해있다는 증거다. 최근 다른 사람의 소설을 베껴 문학상을 수상하고, 노래가사와 사진, 심지어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슬로건까지 그대로 훔쳐 각종 공모전을 휩쓴 손 모씨의 상습적인 도용이 논란이다. 소설 한편을 도용해 지난해에만 다섯 개 문학공모전에서 수상한 것도 모자라 오랫동안 공모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남의 글을 그대로 가져다 수상한 경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남용, 뿌리 깊은 무의식적 관행에 표절에 대한 관대함까지 갖추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일 터다. 문화선진국이 되려면 표절에 대해 더 이상 관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남 교수의 조언이 떠오른다. 온갖 표절 시비의 앞뒤를 돌아보니 관대함을 버리는 일이 우선이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1.21 17:09

공유 주차장

삽화=권휘원 화백 대도시 주택가마다 주차난이 심각한 가운데 공유 주차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 도심 주택가도 자동차 운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주차와의 전쟁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현실이다. 비좁은 이면도로에 주민들끼리 주차 구역 선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주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화분이나 타이어 등을 도로에 내놓고 주차 영역을 표시하거나 양면 주차, 이중 주차 등으로 이웃끼리 얼굴을 붉히거나 고성이 오가는 일이 다반사다. 자치단체에선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장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한정된 사업비로는 주차 민원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심 땅값이 천정부지로 비싼데다 용지를 매입하려해도 선뜻 팔려고 내놓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주택가 주차난 해소 대안으로 공유 주차장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부설 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을 펼친 서울 강남구는 공유 주차장으로 주차 민원 해소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공동주택이나 교회 상가 건물 부설 주차장 등을 전일 또는 야간에 개방하면 구청에서 노면 도색포장이나 차단기 CCTV 등 시설개선비 명목으로 2000~2500만 원씩에서 지원해 준다. 또한 주차장 배상책임보험료를 연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주차장 이용실적에 따라 교통유발부담금도 할인해 준다. 이같은 인센티브 덕분에 참여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주민끼리 다투는 주차 민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웃 사이에 관계가 회복되고 불법 주차 단속 건수도 격감했다. 교회나 상가 건물도 이미지 개선과 함께 찾는 사람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는 주차공간 한 면을 조성하는데 최소 5000만~2억 원까지 소요되었지만 공유 주차장 도입으로 수백 억원 대 예산 절감 효과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로 서울시내 각 구청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도 너도나도 공유 주차장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전주시도 올해 부설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을 도입한다.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공동주택 등을 대상으로 개방 주차면수에 따라 포장공사와 라인도색 CCTV 등 시설개선비로 1000만~2000만 원씩 지원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유 개방 주차장사업에 기관단체를 비롯해 학교 교회 아파트 등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 주차장 빗장을 열면 모두가 선한 이웃이 될 수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1.20 16:51

뒤엉킨 상의회장 선거구도

삽화=권휘원 화백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선거를 바라보는 시선이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가운데 김정태, 김홍식, 윤방섭 부회장이 표밭갈이하며 전례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회원사 가입이 1000개 이상 급증함에 따라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권에 대한 공정성 시비로 인해 막판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선홍 회장의 의중이 어디 있느냐가 관전포인트다.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선거가 치열할수록 무게추 이동의 변수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공개적으론 중립을 표방했지만 이 회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입지자들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이와 더불어 전현직 회장과의 남다른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전임 회장 K씨의 특정 인물 지원설과 맞물려 그럴싸한 소문이 파다하다. 오랜 사업 파트너이면서 끈끈한 관계였던 김정태 부회장이 이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설을 둘러싼 세 사람의 묘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선거 흐름에 약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이 회장과도 지난 선거 때 대립각을 세워 이래저래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다. 남원시장 선거 등 출마가 잦은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역학구도 때문인지 표심은 2파전으로 좁혀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선 윤 부회장의 건설협회장 자격출마 논란도 불거졌다. 건설업계가 끝없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추스리기도 버거운데 출마 자체가 과욕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회원사 무더기 가입으로 과열혼탁 등이 우려돼 합의추대까지 거론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런 구설과 잡음에서 비껴선 김홍식 부회장의 정중동 행보에 대해서도 너무 소극적인 자세라고 시선이 곱지 않다. 회장 선출방식이 간접 선거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우선 회장 선거에 앞서 투표권을 갖는 82명의 선거인단을 뽑는다. 입지자 입장에서는 첫 관문인 이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회장후보가 되는 셈이다. 투표권의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같은 결정적 변수 탓이다. 선거직전 연도에 회비만 내면 투표권을 부여하는 규정 때문에 이를 두고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입지자들이 연줄을 총동원해 가입을 독려한 것은 그런 이유다. 지난 2009년 20대 선거 때 뼈아픈 악몽이 시사하는 바 크다. 김택수 회장에게 고배를 마신 후보측 지지자들이 선거 직후 한꺼번에 탈퇴하면서 호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처럼 쉽지않은 선출과정은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1군 건설업체가 단 1곳도 없는 전북에 비해 전남은 7개나 된다. 이들 업체 시가총액이 도내 700개 건설업체 합산액을 능가한다. 전북경제가 처해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침몰위기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경제수장에 대한 최종 선택이 궁금해 진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1.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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