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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술자가 공천 유리

삽화=권휘원 화백 단체장 선거에 도전하고 싶어도 너무 진입장벽이 높아 출마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북에서는 정서상 민주당 공천을 받지 않으면 선출직이 될 수 없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사실상 선거가 하나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공천장이 누구한테로 가느냐에 따라 시장 군수 자리가 결판난다. 현행 민주당 시장 군수 공천은 당원 50% 일반시민 50%를 합산한 결과로 판가름한다. 공직자들이나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당원 모집을 못해 출마를 못 한다. 이에 반해 현직이나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사람은 능력 여부를 떠나 지역에 살면서 날마다 형 아우 관계를 맺고 살기 때문에 당원모집도 용이하고 여론조사할 때 지지도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그쪽을 택한다. 그렇게 공천자를 결정하므로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공천경쟁에서 해볼 도리가 없다. 전북은 도민들의 정서가 거의 같아 굳이 당원과 일반시민으로 나눠서 지지도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 그간에도 당원과 시민여론 조사 결과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이러한 공천방식 때문에 4차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전문가들이 열정이 있어도 맘처럼 쉽게 도전장을 못 내민다. 한마디로 정치적인 역량보다는 평소 인간관계를 잘 형성한 사람이 공천 받을 확률이 높다. 특히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진성당원을 많이 확보한 사람이 유리한 구조다. 월 1000원 하는 당비도 얼마든지 대납해줄 수 있는 구조라서 결국 재력 있는 사람이 유리할 뿐이다. 한마디로 지역에 살면서 애 경사나 잘 챙기는 사람이 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선거기술자들이 공천장을 쉽게 거머쥘 수 있다. 당원 모집 잘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보는 것은 문제가 많은 것이다. 막상 선거로 시장 군수가 되어도 중앙에 인맥이 제대로 형성돼지 않아 국가 예산 확보를 못 하고 겨우 지역에서 골목대장 노릇이나 하는 것이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단체장의 덕목으로 고도의 행정 능력을 겸비한 정치력을 친다. 시골 고샅길이나 누비며 애경사나 잘 챙기는 사람은 단체장으로 적합하지 않다. 승자독식 구조로 전리품을 나눠 먹는 구조라서 그런 식으로 단체장을 뽑으면 안 된다. 유권자가 많은 도시도 똑같은데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처럼 돼선 안 된다. 경영마인드를 갖춘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단체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발전이 빨라진다. 이 같은 맹점을 민주당 중앙당이 공천심사위원회를 잘 구성해서 걸러내야 한다. 다음 선거도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공천자를 결정하면 안 된다. 현직 단체장에 대한 평가는 중앙당에서 비공개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해야 한다. 상당수 단체장들이 당선만 되면 재선하려고 선심성 인기몰이에 집중한다. 표 얻으려고 자연히 혈세를 낭비해가며 인기영합주의 행정에 치중한다. 표의 등가성 때문에 현직들은 서민들이나 블루칼라 쪽으로 고개 숙이며 표 모으기에 혈안이다. 이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12.20 17:54

자급자족도시 ‘알메르’의 지혜

삽화=권휘원 화백 세계 여러 나라들이 땅을 늘리는 일에 눈을 돌린 이후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간척은 나라마다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간척으로 땅을 늘리고 경제를 쌓은 나라가 적지 않지만 간척의 나라를 꼽는다면 단연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크고 작은 간척 도시들이 많다. 그중 지금은 인구 40만 명에 해마다 5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자급자족도시로 성장한 알메르(Almer)가 있다.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남 플레보랜드에 위치해 있는 알메르는 쥬다지 간척사업 가운데 가장 늦게 개발된 곳이다. 알메르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가 1968년에 계획, 1975년 암스테르담 앞바다의 매립 공사로 건설을 시작했다. 당초 목표 인구는 약 15만 명, 크기는 1만 7,921ha 이었지만 향후 인구 25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도시로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알메르는 조성 초기부터 독특한 개발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다른 도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작은 것으로 시작해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면서 시대적 수요와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들었다. 충분한 이유와 계획을 세우고 나서야 개발에 들어가는 알메르 만의 방식으로부터 많은 도시들이 자극을 받았다. 알메르의 성공에는 암스테르담의 인구팽창에 따른 배후도시로서의 배경이 깔려 있지만 도시민의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철저한 도시계획이 주효했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녹지도시도 그중 하나다. 알메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대단위 녹지를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광활한 간척지에 나무를 먼저 심어 자연을 다시 들여온 지혜는 도시 건설은 곧 자연 훼손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바꾸어놓았다. 매립지가 갖는 도시환경창조의 한계를 주거지나 공공건축물의 현상설계를 통해 질 높은 건축 환경의 창조로 보완해나가는 방식 역시 철저한 도시계획이 바탕이었다. 간척을 시작한지 29년. 속속 땅을 드러내고 있는 새만금에 수변도시 조성사업이 시작된다. 새만금에 인구를 들이는 첫 도시 조성사업이다. 수변도시는 24년까지 사업비 1조 3천억 원을 들여 인구 2만 5천명 규모의 자족기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알메르처럼 도시민의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철저한 도시계획을 갖추어야 가능한 일이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12.17 17:54

허울뿐인 특례시

삽화=권휘원 화백 지방 대도시와 광역 시도 자치단체 간 대립 양상으로 번졌던 특례시 지정 문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수원과 고양, 용인, 창원 등 4곳이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1월부터 특례시로 출범하게 된다. 이들 대도시는 특례시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기 위해 많게는 10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결과, 이번에 결실을 거뒀다. 전주시도 특례시 지정을 위해 그동안 총력을 기울여왔다. 김승수 시장이 2년 전부터 전력투구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전주 발전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도약을 위해선 특례시 지정이 필수적이라며 75만여 명에 달하는 전주시민과 출향 인사의 서명도 받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행정안전부에서도 지난 7월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김승수 시장의 뚝심이 특례시 관철을 일궈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승수 시장의 의지가 광역자치단체에 꺾이고 말았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특례시 지정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충북권 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셌다.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가 10곳에 달하는 경기도는 이들 도시가 특례시로 지정받게 되면 시군 갈등과 불평등을 조장하게 된다는 이유로 결사 반대했다. 충북권 시장군수들도 취득등록세와 교부금 등 재정 특례가 이뤄지면 특례시와 규모가 작은 시군 사이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지난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2차 전략회의 자리에서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은 송하진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방자치법 개정안 중 특례시 조항 삭제분리를 공식 요청하면서 50만 명 이상 대도시는 제외되고 말았다. 그러나 국회를 통과한 특례시 관련 법안이 실익이 없는 빈 껍데기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특례시에 대한 재정 특례와 사무권한 이양 등에 대한 규정이 따로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는 특례시에 제공되는 특례가 다른 자치단체의 재원을 감소시키거나 권한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놓았다. 결국 특례는 없는 허울뿐인 특례시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그동안 특례시 지정에 올인해 온 김승수 전주시장이 특례시 탈락 때문에 너무 슬퍼하거나 화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12.16 17:50

야누스의 도의회

삽화=권휘원 화백 도의회가 그제 정례회를 마감했다. 사실상 올해 의정활동이 막을 내린 것이다. 말 많고 탈 많았던 1년의 의정평가는 차치하고 야누스 적인 두 장면이 떠오르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전에 업무 차 도의회에 잠깐 들렀다. 의원실이 있는 4층에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류를 들고 대기중이었다. 예산결산 심사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이다. 그 곳에서 만난 후배 얘기가 문제예산으로 찍혀 한 푼이라도 깎이지 않으려고 의원에게 보충설명 하려고 왔다는 것. 눈길을 끄는 건 박용근 의원실이 가장 붐빈다는 점이다. 박 의원에게 밉보인 문제예산이 다른 의원보다 훨씬 많아 공무원들이 골머리를 앓는다고 귀띔한다. 하물며 1층 휴게실에서도 시간을 쪼개 그를 이해시키는데 5분 남짓 안간힘을 쓴다. 예산안 심사는 불요불급하거나 불합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수정 보완을 요구하는 게 상례다. 도의원으로서의 기본 책무임에 틀림없다. 그런 강한 면모 때문에 박 의원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어수선한 휴게실에서 그 짧은 시간에 문제예산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아니면 공무원들에게 깐깐하게 지적함으로써 긴장감을 심어줄려고 그랬는지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그간 행적에 비추어 이 같은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불과 얼마 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입방아에 올랐다. 피감기관 공무원에게 안내문자뿐 아니라 입금 계좌번호까지 보내 물의를 빚었다. 눈밖에 난 공무원에게는 자료를 과다하게 요구해 괴롭히는가 하면 그 직원의 업무 상세일지를 제출하라고 강요해 노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이해충돌 논란을 야기한 최영심 의원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돌봄 전담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최 의원의 문제 제기에 답변에 나선 부교육감이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거론하며 맞섰다. 그는 최 의원이 공무직 노조전임자 때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며 미래 이익과 상충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의원들은 부교육감의 태도를 문제삼으며 사과를 요구한 가운데 의회 경시냐 소신 발언이냐를 놓고 설왕설래 했다. 더욱 아쉬운 건 답변태도만 질타하면서 이해충돌 논의는 비껴갔다고 볼멘소리다. 도의원들이 짚어야 할 것과 다뤄야 할 것을 애매하게 처리함으로써 핵심이 흐려졌다는 지적이다. 도민의 대변자로 자처한 도의회하면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갖고 제기된 현안을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의원들은 공인으로서 이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더구나 그들이 상대하는 공무원과 이해당사자들은 선거때 유권자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투표를 통해 권한과 의무를 주며 책임을 다하라고 뽑아준 이가 다름아닌 유권자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12.15 18:15

특례시 무산과 지방선거

삽화=권휘원 화백 전주 특례시 지정 무산이 전주-완주 통합과 차기 지방선거의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례시 지정보다 시군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돼 왔고, 특례시 무산에 시도지사들의 반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김윤덕 국회의원에 이어 김승수 전주시장까지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김승수 전주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기 고양수원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등 4곳의 특례시는 수도권 특례시이자 국가 불균형 특례시라고 비판했다. 사실 인구 50만 이상 특례시 지정은 경기도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 인구 50만 이상 전국 16곳의 도시 중 10곳이 포함된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중 나머지 21개 시군은 비특례시로 전락해 역차별받을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수도권 3곳이 특례시가 됐고, 전북은 인구 50만 이상 도청 소재지(전주청주) 중 광역시와 특례시가 없는 지역으로 남았다. 특례시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특례의 기준과 범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전주 특례시 지정이 광역시가 없는 전북에 각종 정부 사업과 국가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전주 특례시 지정이 전북 전체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설명된 것이 없다. 전주 특례시 지정 무산으로 타 시도의 초광역권 구상과 맞물린 전주-완주 통합 재추진 목소리가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시장은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특례권한 부여 조항이 살아있다는 점을 들어 특례시 재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민간주도의 통합 추진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전주시가 특례 권한을 받으면 시군 통합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전주-완주 통합은 과거 완주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에 비춰볼 때 무엇보다 완주군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단순한 시군 통합과 특례시를 목표로 한 시군 통합 등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되고 이해돼야 한다. 그동안 특례시와 시군 통합은 어떤 연관성이 있고 어떤 긍정부정효과가 있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례시 무산에 대해 김승수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반대하고 방해해서 온 이 결과가 대한민국 전체 균형발전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결과인지, 또 만족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시도지사협의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주 특례시 무산은 수도권에 뒤처져 있는 지방의 균형발전 기회를 무산시킨 것이란 인식이다. 그는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러나 김 시장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전주 특례시 무산이 전북 정치 지형과 행정 구조의 변화를 부를 태풍이 될 지, 찻잔 속 미풍에 그칠 지 지켜볼 일이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0.12.14 17:48

전주시의 혈세 낭비

삽화=권휘원 화백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확진자가 103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8일부터 방역당국이 음식점에서는 저녁 9시 이후에는 포장해서 가져가도록 했고 커피숍은 테이크 아웃만 허용했다. 무주와 장수 이외의 도내 시군 자영업자들은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아우성친다. 그간에는 빚을 내서라도 영업을 해왔는데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어 죽을 맛이라면서 이대로 가다간 문 닫을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판에 전주시는 무슨 이유로 거액을 들여 삼천을 잇는 우림교 양측 인도를 한옥형 비가림 경관시설을 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 지나는 시민들마다 궁전 회랑 같은 시설을 다리 양측에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시가 경관조경사업의 하나로 이 공사를 하는 것은 분명히 저의가 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 건축가는 사람이 머물지 않은 곳에 큰 불편함도 없는데 굳이 거액을 들여 이런 시설을 한 이유가 뭣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전주시가 경관사업이란 명분을 내걸고 자그마치 9억원을 들여 이 공사를 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민들이 혈세낭비라며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사업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시는 이 경관공사가 끝나면 전주시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지만 시민들은 시의 재정형편을 감안할 때 그렇게 한가롭고 여유가 있지 않다면서 사업추진을 맹비난했다. 더 가관인 것은 14억5000만원을 들여 만든 금암분수대다. 이 사업은 눈가리고 아웅한 것 같아 기가 찰 정도다. 전주를 상징하는 예술성은 고사하고 초등학생들 공작놀이 하듯 공사를 끝냈다. 정원수 다운 정원수 한그릇 제대로 심어 놓지 않고 무슨 잡목 비스듬한 나무를 몽땅 심어 놓고 늦가을 정취를 풍기는 억새만 심어놔 과연 이게 예향 전주의 분수대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조경석도 그렇고 어디서 파석을 깔아 놓아 날림공사를 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부 시민들은 유럽 분수대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전주시가 아트폴리스를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상징적인 분수대를 제대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한다. 전주시는 지난 415 총선 때부터 교체하지 않아도 될 인도블록을 교체하는가 하면 교통섬을 만든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전주시가 여름철에 더운 이유는 지형이 분지이고 전주천 삼천 바람길을 아파트로 막아서 그런 것인데 무작정 나무만 심으면 해결될 것으로 착각,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건물이 양쪽에 들어선 중앙로는 도로폭이 비좁고 햇볕이 들지 않아 비싼 나무를 굳이 심을 필요가 없고 구불길 만든 건 예산낭비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서민들의 생활이 어떠한지를 파악해서 이들이 생존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지금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혈세를 아껴야 한다. 우림교에다가 공사한 것은 겉치레 공사로 대표적인 예산 낭비다. 시중에서는 김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거취만 의식해 너무 인기영합주의 행정만 편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12.13 17:35

컨네이너의 변신과 임시 병상

컨테이너는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통칭하지만 우리에게는 화물을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자형 용기로서의 컨테이너가 친밀하다. 알루미늄이나 강철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컨테이너가 좀 더 익숙한 것도 그 때문인데 컨테이너 재료는 목재합판강철알루미늄경합금섬유강화플라스틱 등 의외로 다양하다. 1950년대에 등장한 이래 물류혁명을 이끌었던 컨테이너는 지금도 여전히 수송용 용기로서의 쓰임이 가장 활발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그 쓰임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쓰임은 건축물 소재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컨테이너 건축물이 등장했는데, 그때만 해도 크고 작은 컨테이너 건축물은 대부분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후반, 국내외 관심을 모았던 컨테이너 건축물이 있다. 2009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PLATOON Kunsthalle)>다. 스물여덟개 군수용 컨테이너를 연결한 구조물에 아스팔트로 바닥을 입힌 이 건축물이 강남 한복판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컨테이너의 특별한 변신을 놀라워했다. 건축주는 비주류 문화운동을 주도해온 독일의 아트커뮤니케이션 그룹 <플래툰>. 서울은 플래툰이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로 쿤스트할레를 들여놓은 도시다. 이 컨테이너 건축물 설계자가 전주출신 건축가 백지원씨다. 어렸을 적부터 움직이는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동 가능한 최고의 구조물인 컨테이너를 주목해 자신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모듈건축의 기반으로 삼았다. 컨테이너를 연결한 덕분에 필요에 따라 내부 구조를 바꾸고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한 <플래툰 쿤스트할레>는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비주류 문화를 추구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적은 예산과 이동 가능한 구조물이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이후 컨테이너는 공공미술프로젝트 등 예술작업에서도 중심 소재가 됐다. 전원주택에 관심이 높아진 이즈음엔 주택의 소재로도 널리 쓰이고 있으니 컨테이너 건축물이 우리 일상에 좀 더 가까이 들어왔다는 증거겠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확보에 비상이 걸린 서울시가 임시방편으로 컨테이너 이동병상을 짓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로 태어나는 컨테이너의 변신이 다시 주목되지만, 코로나 감염 확산의 위기를 반영하는 이동 병상이나 임시 병상으로 이름 지어진 컨테이너 병상의 등장은 결코 반갑지 않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12.10 20:36

2050 Net-zero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11월 지구의 평균기온이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 유럽연합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11월 지구의 평균기온은 1891~2010년 사이 평균기온보다 약 0.8℃ 높았다. 특히 유럽지역 평균기온은 2.2℃가 더 높아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지역은 1900년대 이후 가장 더운 11월을 보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해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선 가뭄과 고온 탓에 초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다른 한쪽에선 계속되는 폭우로 물난리를 겪으면서 엄청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북극에선 얼음이 얼지 않고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15년 뒤엔 북극 바다 얼음이 다 사라지고 2100년엔 북극곰이 거의 멸종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올 여름 50여 일이 넘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를 겪으면서 전국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에선 섬진강과 금강이 범람하고 강둑이 무너지면서 남원 순창 임실 무주지역이 큰 수해를 입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집계한 피해액만 1조2500억 원으로, 자치단체의 자체 피해복구 금액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한다. 이상 기온 여파로 올 겨울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한파나 국지적으로 대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다. 무분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서 빚어낸 기후 변화 때문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1℃만 높아져도 산불과 열대성 폭풍 등 극심한 기상 이변이 나타난다고 예고했다. 당장이라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몰살 수준의 환경 재앙을 초래한다고도 경고한다. 환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 안호영 의원이 지난 1일 2050년 Net-zero를 실현하기 위한 기후위기대응법을 대표 발의했다.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이 제로 상태(Net-zero)로 되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무총리실에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후행동센터와 기후위기적응센터 지정 등을 법률안에 담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에 2021년 정부 예산안 시정 연설 때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연내에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UN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모든 산업이 저탄소 구조로 전환되어야 하고 탄소세 도입 등으로 기업과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인류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그리고 자연의 질서와 모든 생명체를 위해 넷 제로(Net-zero)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12.09 17:43

주택보급률 이중잣대 논란

삽화=권휘원 화백 전주시의 주택보급률 이중잣대 논란이 뜨겁다. 최근들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전주지역 아파트 값과 오버랩 되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불과 자동차로 510분 거리의 전주 역세권 개발과 송천 천마지구 개발을 둘러싼 정반대 논리가 시의회에서 지적됐기 때문이다. 시는 이미 주택보급률 113%인 점을 내세워 역세권 개발은 백지화한 데 반해 천마지구는 특혜의혹까지 감수하며 밀어붙이고 있어 화를 자초한 셈이다. 그제 전주시의회 서윤근 의원은 LH가 제안한 전주 역세권개발 백지화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시가 2017년 12월 LH와 기본협약 체결을 통해 전주역 뒤편에 6645세대 주택개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것. 공공임대와 공공주도 민간임대는 72%나 되고, 민간분양 아파트는 28%가 고작이다. 그런데도 시는 돌연 입장을 바꿔 주택보급율 113%를 들먹이며 해당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아파트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서 의원은 거칠게 질타했다. 이런 시의 논리가 성립되기 위해선 전주시민 모두가 최소 1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해야 하는데, 실제는 시민 35%가 무주택자 라며 백지화 논리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공 민간임대는 기본적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등 주거 취약계층과 무주택 중산층에 우선 공급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역세권 개발이 집 없는 서민층 위주로 공급된다는 의미다. 이와는 반대로 전주시는 송천동 천마지구 개발에는 강한 의욕을 드러냄으로써 묘한 대비가 된다. 전주의 마지막 택지개발지구로 각광받는 천마지구는 부동산 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노른자위 땅으로 알려져 있다. 호성동과 송천동 시가지를 연결하는 데다 건지산과 덕진공원을 끼고 있어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인 곳이다. 이런 뛰어난 입지조건에도 시는 2018년 12월 수의계약을 통해 (주)에코시티를 개발사업자로 선정해 특혜시비를 낳았다. 에코시티 개발에 따른 수백 억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부지활용 기본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개발사업자 선정을 서둘러 각종 이권과 관련한 소문과 비판이 무성했다. 이 곳에도 3100세대의 아파트 건설이 계획돼 있음에도 주택보급률 얘기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서 의원과 일부 시민들은 역세권개발 백지화와 관련해 천마지구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아파트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민간아파트 분양은 그대로 진행하고, LH 공적임대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며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도시팽창을 억제하고 주택보급률에 따른 아파트 규제 원칙이라면 동일하게 적용해달라는 목소리다. 이같은 시의 방침대로라면 수천억 원대 기반시설까지 조성하며 제2에코시티천마지구 등에 민간 아파트를 추진하는 전주시의 속내를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들 두 지역의 엇갈린 개발사업 과정만 훑어봐도 주택보급률 113%를 앞세운 사업 타당성 얘기는 군색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12.08 18:01

쌍발통 정운천의 정치 실험

삽화=권휘원 화백 전북 정치에서 보수 정당은 영원한 야당이었다. 보수 정당이 정권을 잡았을때나 정권을 잃었을때나 전북 정치에서 보수 정당은 항상 변방이었다. 선거 때마다 지지율은 한 자릿수였고, 보수 정당에 참여한 인사들도 자신들의 선거 승리보다는 선거 이후 자리 보상에 관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전북 보수 정당의 한계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비례대표)의 정치 실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참다래 아저씨, 쌍발통 정치, 함거 석고대죄, 5년 연속 국회 예결위원 정운천 의원은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은 정치인이다.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이듬해인 1981년 전남 해남에서 키위 재배를 시작해 뉴질랜드 키위를 국산 참다래로 정착시키는 성공 신화로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에 참다래 아저씨로 소개됐다. 당시 고구마를 세척해 소량 포장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해 고부가가치 웰빙식품으로 재탄생시킨 것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농업에서의 성공 신화로 2008년 최초의 농업인 출신 농수산식품부 장관이 됐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157일 짜리 장관으로 마감했다. 당시 목숨 걸고 광화문 집회 현장에 나갔고, 모든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쌍발통 정치로 지역장벽을 깨겠다며 2010년 한나라당 후보로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이듬해 LH공사 전북이전 공약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1주일 동안 함거 속에 들어가 도민들께 석고대죄를 청했다. 정치적 쇼라는 냉소적 시선도 있었지만 스스로 내 탓을 인정하고 책임정치를 보여준 신선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역시 고배를 든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며 전북 보수 정치의 새 역사를 썼다. 국회에서는 4년 내내 국회 예결특위 위원 자리를 지키며 쌍발통 정치를 실천했고, 21대 국회에서도 5년 연속 국회 예결위원 기록을 세웠다. 정운천 의원은 지난 10년간 전북에서 정치를 하면서 자신이 직접 체험을 통해 결론 내린 보수 정당의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바로 호남동행 국회의원과 비례우선추천제다. 국민의힘 국민통합특별위원장을 맡은 그는 올해 호남동행 국회의원 49명(전북 17명, 광주 8명, 전남 24명)을 선정해 동행 지역구를 배정했다. 정운천 의원과 추경호 예결위 간사(대구 달성군, 동행지역구 전주) 등 호남동행 국회의원들은 8조원 시대를 연 전북 국가예산 확보에 기여했다. 전북도와 전주시 등 지자체 예산담당 공무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호남동행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은 일단 긍정적이다. 무늬만 호남이 아닌 지역에서 활동하는 호남인사를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하는 비례우선추천제는 향후 과제다. 전북 보수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 정운천의 정치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참다래 아저씨 정운천의 쌍발통 정치가 도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전북 보수 정당의 성공 신화로 기록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0.12.07 17:42

새만금 메가포트 건설

삽화=권휘원 화백 현재의 새만금 마스터플랜은 2011년에 확정됐다. 지난 10년간 제조업 위주의 민간투자를 위해 노력했으나 실적이 거의 없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중후장대산업이 세계적 구조조정으로 신규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디지털 뉴딜 관련 제조업 용지도 대부분 기존 산업화 지역에서 충당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나 수분해수소생산 그리고 데이터센터 등은 고용효과가 미미하다. 4차산업혁명시대와 언택트 시대에 대규모 공간 용지는 결정적 경쟁요소가 아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수요도 기대 난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만금개발 사업의 획기적 전기마련이 절실해졌다. 바로 새만금신항만을 환황해권 메가포트로 개발해 물류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새만금 신항은 수심이 14M로 깊고 배후부지가 풍부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2019~2040)에는 5만톤급 9선석에 7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그런 규모 갖고는 환황해권 물류중심지로 발전할 수 없다. 지금 부산신항은 수심 18M로 18000TEU급에서 23M 25000TEU급으로 대형화를 꾀하고 여기에 제2신항 1600만TEU를 추가해 총 4000만TEU로 증설할 예정이다. 인천 신항은 수심이 17M이며 광양항은 16M이다. 그러나 새만금신항은 배후부지가 52㎢나 돼 다른 항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새만금개발청이나 전북도도 그 점에 관심을 갖고 눈을 떠야 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항처럼 발전할 항만이 바로 새만금 신항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 항만별 컨테이너 처리실적을 보면 부산항이 75.2% 인천항이 10.6% 광양항이 8.2% 평택 당진항이 2.5% 울산항이 1.8% 순이다. 이처럼 수도권 화물이 부산으로 몰리다 보니까 체화되고 불필요한 운송비용이 들고 도로혼잡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새만금 신항을 초대형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한 대형 컨테이너항으로 개발해야 한다. 연간 500만 TEU 처리능력을 확보하려면 현재 수심을 25M로 개발하면 된다. 부산항에 집중되는 물량의 20%만 확보하면 새만금 신항은 제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중국 수출 화물을 부산항에서 선적처리하는 것보다 새만금 신항에서 처리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새만금 신항만이 이대로만 개발되면 연간 500만TEU 물동량을 기반으로 한 물류업 가공제조업 중계무역과 금융업 등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곡물 전용부두와 대규모 사일로 건설로 식품 사료 등 연관 제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신도시도 형성할 수 있다. 문제는 해양수산부의 정책적 결정(Two Port Policy)을 변경해 부산지역 반발을 무마시키는 게 중요하다. 내년 하반기에 확정될 새만금MP 용역 안에 새만금 메가포트항 건설 계획이 꼭 담겨야 한다. 지금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총력을 다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12.06 17:50

공유주택 <어쩌다 집>의 실험

삽화=권휘원 화백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어쩌다 집-연남>을 가본 것은 2년 전이다. 어쩌다란 어감이 워낙 친근하기도 했지만 다세대주택의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부터가 흥미로웠다. 연남동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어쩌다 집>은 2015년에 문 연 공유주거공간이다. 아홉 세대 소규모 주거 공간이 라운지와 부엌, 골목과 마당의 공용공간을 통해 서로 엮여 있는 집. 원룸과 쉐어하우스, 복층 주거공간, 사무실과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건물은 여유롭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답답하지도 않았다. 층마다 딸려 있는 테라스와 입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옥상 텃밭도 공유공간의 매력을 더했다.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 이진오 소장은 의도된 불편의 안배를 통해 자연과 이웃과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것을 의도했다지만 그 공간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안배된 불편의 정도보다는 자연과 이웃과 밀접해지는 관계의 지점이었다. 1인 가구가 모였지만 더 이상 혼자 살지 않게 된 집. 게다가 당시 입주 금액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공유공간 시설이나 주변 임대료 시세를 생각하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가격이었지만 궁금한 것은 입주자들의 생각이었다. 모이고 공유하면 일상이 더 재미있고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설명 때문이었을까. 엿보게(?) 된 공유 주거공간 어쩌다 집은 바람직한 일상을 도와주는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더해진 생각이 있다. 공유주거공간이 형편없이 비좁은 원룸이나 고시원 환경에 월세 부담으로 허덕이는 청년 주거 대책과 1인 공동 주거의 가능성을 열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정부가 전세 대책의 하나로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발표하자마자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호텔거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호텔 리모델링 공공임대주택에 가해진 비판은 뜻밖에도 좁고 취사시설 같은 개별 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다는데 집중되어 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에서조차 공유공간의 가치와 의미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정작 입주자들은 공용공간이 소통과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긴다. 돌아보면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공유주택이 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최대 공유주택 <올드오크>나 미국의 <커먼> 등이 그 예다. 사적인 공간과 공유공간이 분리된 공유주택의 성장은 이미 빨라지고 있다. 충분한 이유가 있을 터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12.03 19:15

한·중·일 김치 종주국 논쟁

삽화=권휘원 화백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김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일본의 김치 종주국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절임이나 피클 수준의 아사 즈케와 파오차이를 세계 김치의 표준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치 전쟁을 촉발했다. 한중일 3국의 1차 김치대전은 지난 2000년, 일본이 아사 즈케를 김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우리 농림부가 아사 즈케는 김치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아사 즈케는 발효가 안 된 배추 겉절이에 구연산과 천연색소 파프리카 등 식품첨가제를 넣어 만든 인스턴트 식품이기에 여러 가지 양념과 발효 숙성과정을 거친 우리 김치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일본 측에서 파상적인 공세에 나서자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의 국제 표준 규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고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최근엔 중국에서 중국식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가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쓰촨성 메이산시 시장감독관리국의 주도로 민간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파오차이를 국제 표준으로 정했다. 그러면서 한국 김치는 파오차이의 아류로 중국이 김치 산업의 세계 표준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피클 수준의 파오차이는 우리 김치와는 제조공정과 발효단계 등에 차이가 있다. 또한 파오차이에 대한 산업표준이 김치산업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는 중국 환구시보의 보도는 오보로 드러났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을 정하면서 김치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명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파오차이가 김치의 국제 표준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중국의 역사 왜곡인 동북공정처럼 김치도 중국 식품에 포함하려는 일종의 김치공정이 아닐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했다. 우리의 김치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념일을 제정하고 대대적인 행사도 가졌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김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9월까지 김치 수출액이 1억 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영화 기생충과 가수 BTS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 속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김치가 면역력 증진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김치 수출보다는 수입량이 훨씬 많다. 우리가 식당에서 즐겨 먹는 김치는 거의 중국산이다.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우리의 김장문화와 김치에 대한 세계화와 차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12.02 17:40

강소성의 교훈

삽화=권휘원 화백 며칠 전 지인이 들려 준 얘기다. 지난 2011년 9월 무렵, 전북도가 청도에 위치한 중국사무소 이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전북 기업의 중국내 환경변화에 따른 역할 기능이 재조정 됨으로써 상해로 다시 유턴했다. 상해는 2003년 중국사무소가 처음 개설된 이래 5년간 있던 곳이다. 아울러 가깝게 있던 남경의 1명 뿐인 사무소 마저 상해와 합친 것이다. 당시 강소성(江蘇省) 관리들은 전북도의 이같은 결정에 무척 실망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남경이 성도(省都)로 있는 강소성은 2019년 6월 전북도와 자매결연 25주년 행사를 치를 만큼 각별한 곳이다. 그간 행정 경제는 물론 교육 문화까지 상호교류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돼 왔다. 관광을 제외한 방문만 보면 강소성은 전북 사람들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왕래했을 정도다. 이 때 결정이 아쉬운 건 전북 글로벌역량에 대한 자체평가가 너무 안이했다는 점이다. 강소성에 간 전북도 방문단이 현지 경제성장 규모와 놀라운 잠재력 때문에 준비해 간 자료는 꺼내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상해는 알려진 대로 글로벌경제 중심지로 전 세계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쟁터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 기업 투자유치가 훨씬 수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당시 그 곳 비즈니스 세계에서 전북의 존재감은 명함조차도 내밀기 어려웠다.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와 공감능력 등에서 괴리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강소성은 흔히 산을 찾아볼 수 있는 중국에선 드물게 대표적 평야지대다. 전북과는 서해를 사이에 두고 300km가 넘는 해안선이 맞닿아 있다. 이들 해안은 이미 10년 전부터 해상풍력 발전이 활발하게 건설되며 용틀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손꼽히는 경제발전 중심지로 떠오르며 기아차 공장과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도 일찍이 진출했다. 2018년 중국 31개 省의 GDP 조사결과 2위에 랭크될 정도로 잘 살고 풍요로운 지역이다. 실제 남경에서 상해까지 2시간 동안 고속철을 달리다 보면 탁 트인 철로 주변에 공장과 건물이 끝없이 이어져 경제융성의 역동적 기운을 느낀다고 한다. 전북과의 정서적 유대감도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있다. 강소성의 여성 중간간부가 한국말을 잘해 물었더니, 김제시에서 잠깐 연수하는 동안 전북 사람의 친절하고 상냥함에 매료돼 그때부터 배웠다고 엄지척을 보여주더란다. 자매결연의 잦은 교류를 통해 끈끈하고 인간적인 상호 신뢰를 바탕에 둔 결과이기도 하다. 자치단체마다 입만 열면 투자유치를 외쳐 대지만 초라한 성적표엔 입을 굳게 다문다. 오랫동안 공 들여 좀 더 쉽게 공략할 수 있는 곳을 놔두고 왜 상해를 두 번이나 선택 했는지 궁금하다. 최근에는 강소성과 공식 교류행사 열기도 예전같지 않아 시들해졌다고 한다. 26년간 친분관계를 맺은 강소성 이야말로 누가 뭐래도 전북입장에서 보면 중국진출의 교두보 임에 틀림없다. 순간 선택이 미래를 좌우한다 는 광고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12.01 18:14

건강보험 특별사법경찰관

삽화=권휘원 화백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적발 건수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611건에 이르고 이들이 챙겨간 부당이익만 3조 2267억이 넘는 상황이다. 반면 환수율은 5.5%에 불과해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근절을 위한 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입법화에 나선 민주당 정춘숙 국회의원의 지적이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의료계 반발 등으로 무산됐고, 21대 국회에서 정 의원과 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재추진에 나섰다.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은 개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사와 약사 등을 고용해 개설운영하는 불법기관이다. 영리 추구에만 몰두해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를 일삼아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건보공단의 분석 결과 건당 진료비는 일반 의원이 10만1000원인 반면 사무장 병원은 12만5000원으로 2만4000원 비쌌고, 주사제 처방률은 일반 의원이 34%인 반면 사무장 병원은 47%로 13%p 높았다. 이들 불법기관들에 대한 연 평균 환수 결정금액은 3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환수된 전체 금액은 2000억원에도 못미친다. 환수 결정금액 징수율이 5%대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가운데 매년 수 천 억원이 불법기관으로 새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건보공단과 보험협회, 정부 여당은 문제 해결책으로 특사경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다. 특사경은 삼림해사전매세무군수사기관, 기타 특별한 사항(철도저작권문화재 등)에 관해 일반 사법경찰관과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난해 8월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건보공단의 특사경 제도 도입에 국민의 81.3%가 찬성했다. 현재 사법당국의 의료 불법기관에 대한 수사는 평균 11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보건의료 전문 수사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 때문이다. 수사가 너무 오래 진행되면서 불법 행위자들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기고, 명의를 바꿔 잠적하거나 도주하는 등 환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보공단은 특사경 도입 시 수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고 조기 채권확보는 물론 재산은닉도 막을 수 있어 연간 2000억원 이상 환수를 기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사무장 병원 근절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사권 오남용 등 부작용을 우려해 특사경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 경찰청도 비공무원에 대한 수사권 부여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특사경법 개정안에는 수사권 오남용 방지장치가 담겨 있다. 수사대상을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에 한정시키고, 특사경 추천권을 복지부장관이 행사해 엄격하게 운영하며, 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 불법개설 혐의 의심 건에 한해 수사하는 내용 등이다. 10년 넘게 진행돼온 불법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국회가 진정으로 국민 편에서 일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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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30 20:15

단체장은 정치인이

삽화=권휘원 화백 여야가 여의도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것은 정권을 잡기 위해서다. 정권을 잡아야만 국가예산과 인재를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골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도 똑같다. 국회의원이나 지사 시장 군수가 되려는 것은 자기 생각을 도시군정에 접목시켜 실현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목숨 걸고 뛰는 것이다. 고시공부 안하고도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길로는 선출직이 가장 빠르다. 이장 출신으로 행안부장관을 역임한 김두관 국회의원 같은 인물이 선거로 벼락출세한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정권 들어 운동권 출신들이 국정 각 분야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도 그들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전북이 광주 전남에 비해 뒤진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정치력이 가장 떨어진다. 광주 전남 사람들의 민도가 높다. 깨어 있다는 말이다.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릴 줄 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파악해 표현할 줄 안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라고 말할 정도로 배심도 세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 안다. 광주 전남사람들 중에는 유배지 생활을 한 사람들의 후예가 살아선지 저항의식이 강하다. 전두환 군부독재 치하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을 당했어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외친 것만 봐도 그렇다. 광주는 역시 민주주의 성지다. 동학의 후예로서 전북도민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앞에서는 실컷 비판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식으로 뒷심이 부족해 흐지부지하고 만 것은 고쳐야 한다. 민초들이 존경받으려면 지행일치해서 자신의 한 표를 제대로 던져야 한다. 선거를 잘못해 놓고 나중에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에게 몰표를 안겨준 것이 전북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다. 일부 조합장 선거에서 돈 받아먹고 찍어주는 것이 잘못이었다. 지금이 막걸리와 고무신 선거가 횡행했던 자유당 시대인가. 전북이 발전하려면 선거를 잘해야 한다. 제대로 일 잘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북의 자존감을 과시하며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지금 시장 군수들의 정치력이 약해 나약하기 그지없다. 중앙에 인적네트워크가 구축 안돼 헤맨다. 신문에 국가예산 잘 확보했다고 대문짝만하게 나지만 다른 시도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3선하고도 괄목할만한 업적이 없는 게 다 이유가 있다. 결국 자신과 가족들만 임기내 호의호식했다는 뜻이다. 시군별로 시장 군수 후보군이 움직인다. 기득권 세력들은 자기 이익 때문에 현직에게 바싹 달라붙어 으샤으샤 하지만 그건 골목대장들이나 좋아할 일이다. 지금부터는 정치력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정치력은 인맥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걸 잘 파악해야 한다. 시장군수는 중앙무대에서 뛰고 행정 실무는 부단체장 에게 맡기면 된다. 지금까지 이렇게 못한 사람은 중앙에 인맥이 없기 때문에 방안퉁수처럼 골목대장 노릇이나 하는 것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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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11.29 17:55

‘공공욕장’과 ‘사우나’

삽화=권휘원 화백 영국 남서부에 있는 바스(Bath)는 고대 스파 도시로 불린다. 1세기 경, 영국을 점령한 로마인들은 영국에서는 유일하게 엄청난 양의 온천수를 뿜어내는 이 도시를 주목해 로마식 온천탕을 짓고 신전을 세웠다. 18세기에 이르러 바스는 온천 도시라는 특성에 대규모 확장으로 건축 붐까지 더해지면서 영국 부유층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교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바스를 주목받게 하는 자랑거리는 역시 로마 목욕탕이었다. 로마 특유의 화려한 건축양식과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바스의 고대 로마목욕탕 유적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바스를 해마다 3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도시로 만들었다. 사실 목욕탕의 역사는 로마가 뿌리다. 목욕을 좋아하고 즐겼던 고대 로마인들은 <공공욕장>으로 불렸던 거대한 규모의 목욕탕을 만들어냈다. 이들 공공욕장은 규모도 엄청났거니와 수많은 방과 휴식공간, 사교장까지 갖추어 시민들을 끌어 들였다. 목욕탕은 단순히 목욕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사교의 장소로 활용되면서 간통과 난교, 매춘 등이 벌어지는 장소로 전락해갔다. 결국 로마 시는 1주일에 한 번만 목욕 할 수 있게 하는 목욕제한령을 공포해 도를 넘는 시민들의 목욕탕 애용(?)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시민들의 목욕탕을 향한 욕구는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자 황제들이 나서 대규모 공공욕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티투스 욕장, 도미니아누스 욕장, 트라야누스 욕장, 카라칼라 황제의 대욕장 등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공욕장들이 이때 지어졌다. 300년 즈음에는 로마시내에서만 850여개 공공욕장이 성업을 누릴 정도였다니 그 세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원형이 그대로 남아 이름을 알린 카라칼라 대욕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는데 지금은 무대와 객석을 설치해 야외 오페라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목욕은 로마 뿐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독특한 문화로 정착해 발전하거나 쇠퇴했다. 대부분 나라들에서는 대중목욕탕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사우나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동네 대중목욕탕들이 건재한다. 덕분에 한국의 사우나 문화는 해외에까지도 알려져 관광객들이 꼭 들러 가는 관광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으니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 본새의 쓰임이 흥미롭다. 주민들의 사랑방(?)과도 같은 사우나가 코로나 19를 확산시키는 거점으로 지목 받고 있다. 사우나 이용자들의 코로나 확진세가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코로나 19가 목욕탕 문화사까지도 바꿀 판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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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11.26 17:51

‘느림의 행복’ 슬로시티

삽화=권휘원 화백 패스트푸드의 대명사격인 맥도날드가 1986년 로마에 매장을 열자 이탈리아 전통시장 상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에 지역 고유의 전통음식을 지키려는 슬로푸드(Slow food) 모임이 곳곳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1999년 10월 그레베 인 키안티를 비롯해 오르비에토, 포지타노, 브라의 시장들이 모여 슬로푸드에만 국한하지 말고 도시의 전체에 느림을 도입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때 내건 슬로건이 이탈리아어로 치따슬로(Cittaslow)로 슬로시티(Slowcity)운동의 출발점이 됐다. 슬로시티는 단순히 느리다는 의미보다는 대도시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지역의 자연 환경 전통산업 문화음식 등 고유한 자원을 지키면서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경제살리기 운동이다. 그렇다고 현대 문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정체성을 갖고 옛 것과 새 것의 조화를 위한 지역공동체운동이자 기다림의 철학을 실천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슬로시티 국제연맹 로고인 달팽이가 슬로시티의 정신을 잘 대변한다. 달팽이는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느리지만 자기만의 생존방식으로 살아남았고 3만 종 이상 분화한 고등생명체이다. 그렇지만 달팽이는 등딱지가 없으면 바로 죽게 되는데 심장 같은 주요 장기가 등딱지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달팽이가 마을을 등에 업고 있는 모습은 마을공동체가 없으면 등딱지 운명처럼 사람도 살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한국슬로시티추진위원회가 처음 결성됐고 2007년 전남 완도군 신안군 담양군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슬로시티 회원도시가 됐다. 전북에선 지난 2010년 11월 전주 한옥마을이 국제 슬로시티로 인증받았고 2016년에는 전주시 전역으로 확대해 재인증을 받았다. 현재 국제 슬로시티연맹에는 전주 김해 목포 등 국내 16개 도시를 비롯해 30개국 266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주는 최고상인 오렌지 달팽이상을 수상했다. 흉물로 방치된 팔복동 공장을 예술공장으로 리모델링해 문화 소외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성매매 집결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전라감영 복원 등 도시재생에 큰 성과를 거둔 결과였다. 전주시가 이제 3번째 국제 슬로시티 인증에 도전한다. 하지만 전주 슬로시티의 중심지인 한옥마을이 상업화로 퇴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가 세계적인 전통문화 슬로시티로 자리매김하려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문화적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도 가져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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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0.11.25 17:43

‘타이밍 정치’

삽화=권휘원 화백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격정 토로했던 이건희 회장이 얼마 전 타계하면서 이 말의 의미가 새삼 주목을 받았다. 3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정치가 꼴찌를 면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뒷걸음 쳤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경제, 민선 자치시대에 기업과 행정은 나름 의미있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 혐오증은 최고조에 달했다. 국회의원 등 수준이하 행태를 에둘러 표현한 이 말에 이어 최근엔 18원 후원금 이 눈에 띈다. 욕설과 발음이 비슷해 정치적 반감 표시로 자주 쓰인다. 정치권이 그만큼 변하지 않았다는 국민의 매서운 경고다. 아직도 중앙은 물론 지방정치가 시대 흐름과 정반대로 간다고 탄식할 정도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국회의원 활약상을 보면 생활정치 미명하에 지방의원 역할을 대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역구 소소한 예산확보와 법안 발의했다고 언론홍보에 열 올리는 게 고작이다. 한술 더 떠 이벤트 낯내기 행사나 포퓰리성 단체모임에 얼굴 도장 찍는 데도 혈안이다.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전북지역 초재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지렛대가 원팀정신 이었다. 3선 이상의 중진역할을 끈끈한 팀웍으로 이뤄내자는 데 공감했다. 초반에는 도민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의 벽에 막혀 좌초됐다. 의원 각자도생에 따른 후폭풍은 지역현안이 삐걱대면서 불만 표출로 이어졌다. 남원 공공의대 예산실패가 단적인 예다. 2024년 개교를 골자로 한 정부방침이 확정됐는 데도 국회 예산확보입법과정이 순탄치 않다. 한 차례 법안이 폐기되는 아픔을 겪은 데다 법안통과 의석이 확보된 상황이라 더욱 안타깝다. 지역출신 이용호 의원과 여당간사 김성주 의원이 버티고 있는데도 상임위 진통을 겪는 것은 전북출신 의원들의 원팀정신이 아쉽다는 반증이다. 반면 3년연속 7조원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송 지사 집념과 전북도 강행군이 눈물겹다. 국가예산 확보야말로 국회의원의 최고 의무이자 역량평가의 기본 잣대다. 여의도 상주하며 지역 자치단체와 증액 활동에 올인해야 할 시점이다. 한 푼이라도 예산을 늘리기 위한 의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실력행사도 불사한다는 각오가 절실한 때다. 그런데 엇박자 소리가 난다. 하필이면 이 때. 생뚱맞은 차기 도지사 선거전이 관심을 끌었다. 김윤덕 의원이 지난주 불쑥 출마가능성을 시사하며 포문을 연 것이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전현직 도당위원장 중심의 재선그룹 안호영김성주 의원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1년 6개월이나 남은 선거 이슈가 예산투쟁 전열을 흐트러뜨린다고 여론은 곱지않다. 전북 국회의원이 한데 뭉쳐 죽기살기로 싸워도 예산증액이 버거운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것. 말 그대로 원팀정신에 걸림돌이 된다는 반응이다. 당장은 예산투쟁에 집중할 때다. 도지사 꿈 얘기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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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0.11.24 20:21

변호사·세무사의 ‘전쟁과 평화’

삽화=권휘원 화백 변호사의 욕심이 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세무사법을 막아주세요 변호사의 직무 범위를 둘러싼 변호사와 세무사변리사 등 전문직들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영역 지키기를 위한 입법 다툼은 물론 지상(紙上) 광고를 통한 여론전으로 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오래전부터 내재돼 있던 전문직 간의 직역(職域) 갈등은 지난 8월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특허변호사회가 변호사법 개정 추진에 나서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변호사법 제3조(변호사의 직무)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 사무로 돼있는 현행 직무 규정에 특허관련 소송대리, 세무대리, 노무대리, 등기대리 등을 신설해 변호사의 직무를 보다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변리사회세무사회공인노무사회가 변호사 자격만 있으면 모든 업무를 독식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이들 3개 단체 외에 감정평가사협회관세사회공인중개사협회까지 참여한 전문자격사단체 협의회가 출범해 변호사 업계와 직역 다툼을 벌이는 13만7000여명의 거대 연합전선이 형성됐다. 전문직 직역 갈등은 이미 수 년전 변호사와 세무사 단체에서 시작됐다. 세무사가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기획재정부의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해야 하지만, 변호사에 대해서는 등록 예외 규정을 둔 세무사법 제6조와 제20조를 두고 서로 다툼을 벌여왔고, 결국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8년 4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1대 국회에서는 양경숙양정숙 의원이 각각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변호사에게 허용하는 세무대리업무에 일부 제한을 두고, 3개월 이상의 의무 실무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변호사 출신인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업무를 허용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변리사세무사단체는 지난 16일 변호사의 욕심이 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라는 지상 광고를 통해 시험도 없이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가 변리사 업무를 하고, 회계학 시험도 보지 않은 변호사가 회계업무를 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사단체도 다음날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세무사법을 막아주세요라는 지상 광고에서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이 세무대리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세무사가 위헌적인 입법으로 세무대리를 독점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에서 선택과목인 조세법을 선택하는 비율은 사법시험 0.4%, 변호사시험 2.2%로 매우 적고, 세무사 자격을 부여받은 변호사 1만8150명 가운데 세무대리업무를 하려는 변호사는 0.009%인 167명에 불과하다. 직역을 둘러싼 반목과 갈등보다 전문자격사의 서비스 제고를 위한 상호간의 융복합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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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0.11.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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