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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키우는 지혜

전북은 남원공공의대설립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넘친다. 남원공공의대설립 문제는 서남대 의대의 폐교로 생긴 문제라서 남원에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4.15 총선이 끝나고 코로나19로 여러지역서 유치 움직임을 보인다. 모든 일은 타이밍이다. 20대 국회 때 이 문제를 해결해서 처리하고 지나 갔어야 옳았다. 다행히도 무소속 이용호의원을 비롯 도내의원 10명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어느정도 안심이 들지만 걱정스럽다. 지금 전북이 겪는 총체적인 어려움은 인구 감소에서 비롯되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전북에서 수도권 등 타지로 빠져 나간다.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180만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줄줄 빠져 나가고 있다는 것. 청년층의 인구 유출은 전북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간 도나 각 시군이 인구증가정책을 폈지만 도로아미타불로 그쳐 별다른 성과를 못냈다. 문제는 청년층의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인구유출은 계속될 것이다. 이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전북공동체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그간 단체장들이 기업유치에 성공했다며 MOU만 체결되도 언론에 공개해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왔다. MOU는 양해각서로 의사표시에 준하는 것인데 마치 MOU만 체결되면 기업유치가 끝난양 과대홍보를 일삼았다. 물론 그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바는 아니지만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은 것을 홍보하고 치적으로 삼은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윤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는 기업들이 이전여부를 너무도 잘 헤아린다. 외지기업은 산토끼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잡기가 쉽지 않고 잡았다고해도 공정이 전자동화로 가 인력충원효과가 크지 않다. 겨우 현지에서 쓰는 인력은 청소인력 등 단순노무직 정도로 그쳐 효과가 미약하다. 그럴바에는 거액의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외지기업을 유치할 게 아니라 향토기업을 육성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 코로나19로 지금은 집토끼를 잘 기르는 게 지혜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시의 기업유치상황을 보면 가관이다. 지난 2017년 (주) 자광이 도심속의 흉물로 되간 도청 옆 대한방직터를 1980억원에 매입,2조5000억을 들여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등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끝나면 5000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 전주경제에 결정적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인의 사유재산을 놓고 전주시가 개발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가부간의 결정을 못내리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비춰진 것은 잘못이다. 이 문제는 전주시장의 고유권한에 속한 행정행위라서 시장이 소신껏 법대로 처리하면 문제될 게 없다. 마치 특례시만 되면 전주시가 엄청나게 발전할 것으로 홍보하지만 재정적인 지원이 안돼 흥분할 사안이 아니다. 김승수시장은 청년일자리 마련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자광의 의욕을 꺾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28 16:24

욱일기의 부활

모로코의 경제중심도시 카사블랑카의 거리에 세워진 현대자동차 광고판이 논란이다. 윙크하는 젊은 여성과 현대자동차 사진 뒤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광고판 배경 때문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햇살이 사방으로 퍼지는 형상의 광고 디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 이 광고판이 카사블랑카 거리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이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나 SNS의 뜨거운 논란으로 부상한 것은 최근이니 이미 두 달이 넘도록 카사블랑카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모로코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 광고판을 제작한 현지 업체는 형상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사용했단다. 광고판을 철거하겠다는 입장도 전해진다. 욱일기에 대한 감정이 우리와는 다를 터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광고 디자인에 왜 하필이면 욱일기 형상의 무늬가 선택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사실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 군대가 군기로 사용했던 깃발, 이른바 전범기다.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 된 하켄크로이츠는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했던 시기에 국기로도 사용될 정도로 상징성이 강했지만 1945년 독일 패전과 함께 나치스가 해체되면서 독일 정부는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아예 법으로 금지했다. 일장기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 역시 태평양 전쟁 등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어김없이 군기로 내걸었으나 1945년 패전과 함께 사용을 중단했다. 전쟁을 일으킨 전쟁범죄자란 징표를 없애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묻어두려는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 두 개의 전범기 신세는 다르다. 법으로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일본의 욱일기는 군기로 다시 돌아와 과거 체제를 결속시키는 중요한 상징이 되어 있다. 그래서 다시 궁금해진다. 끊임없이 제국주의 시대의 영광(?)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일본에게 카사블랑카의 현대차 광고가 큰 즐거움을 안겨주진 않았을까. 하기야 돌아보면 일본이 반가워할 광경은 이곳 대한민국에도 얼마든지 있다. 보수단체의 집회 현장에나 등장했던 욱일기가 최근에는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뒤에서도 펄럭이는 일까지 잦아졌다. 소녀상 철거와 정의기억연대의 해체를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퍼포먼스 덕분이다. 이쯤 되면 군국주의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려는 일본의 욕망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25 19:13

잊혀지는 6·25 전쟁

24일 서울공항을 통해 북한에서 발굴된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1990~1994년 북한 개천시와 운산군 장진호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1차 북미정상회담 뒤 2018년에 미국으로 송환됐고 2차례 한미 공동감식을 거쳐 국군 전사자로 판정돼 고향 땅을 밟게 됐다. 앞서 북한에서 발굴돼 송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92구로 이번에 돌아온 147구를 포함하면 총 239구의 유해가 봉환됐다. 앞으로 DNA 검사 등을 거쳐 전사자 신원 확인과 함께 유가족을 찾아 주는 게 우리의 몫이다. 한국전쟁 때 미수습된 전사실종자 수는 13만5000여 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발굴 수습된 유해는 1만여 구에 불과하다. 휴전된 지 67년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유해발굴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625 전쟁 전사실종자 수는 국군이 13만7899명, 경찰 1만215명, 유엔군 4만670명에 달한다. 북한군과 중공군 사망자 수는 52만 명에 이른다. 625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은 더 크다. 남한 지역 민간인 사망자는 24만4663명에 달하고 양민 학살로 숨진 사람도 12만8936명이나 된다. 북한 지역 민간인 사망실종자 수는 117만8000여 명에 달한다. 25일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됐지만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한 상태로 지속하면서 세계 전쟁사에 유례가 없는 최장기 전쟁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북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연평도 포격 등 국지적 도발과 군비경쟁을 통해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24일 한 중앙 일간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다소 충격적이었다. 625 전쟁이 일어난 해를 묻는 질문에 1950년이라고 정확하게 응답한 사람이 64.3%에 불과했다. 20대는 45.6%, 30대는 50.9%만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625 전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이라고 부른다. 3만7000여 명에 달하는 미군이 희생했지만 국민들이 전쟁의 참상과 피해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졌다. 그렇지만 625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우리 국민마저 한국전쟁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625 전쟁의 교훈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6.24 16:53

총장 선거의 그림자

전북대교수 40명이 지난 9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총장선거 개입혐의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은 교수재판과 관련해 강한 유감 표명을 했다. 이들은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이 사건을 기획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인물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다면서국립대학 총장선거에서 외부세력을 교묘하게 활용해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고자 했던 피고인들의 추악한 행태에 솜방망이 처벌이 아닐 수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들이 지지했던 전임 총장은 지난 선거에서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이날 성명은 그 때의 억울함과 참담함이 짙게 배어 있어 주목을 끌었다. 성명과는 별개로 그간 항간에 떠도는 선거 후유증이 아직도 곳곳에 잠재돼 있음을 확인하곤 했다. 작년 2월 취임한 김동원 총장이 탕평 내각을 구상하면서 선거에 같이 출마했거나 다른 계파 교수를 영입했는데도 약효는 크게 없었던 모양이다. 총장취임 이후에도 수면아래 똬리를 틀고 있는 패거리 문화가 학내 분란만 부추긴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뿐이다.벌금 교수를 둘러싼 징계수위를 놓고 교수사회 전반으로 여파가 확산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무렵 2018년 10월. 경찰관의 선거개입 의혹과 고소고발 등으로 선거가 끝났는데도 인사검증이 늦어지면서 총장 공석사태는 길어졌다. 100여일 넘는 진통 끝에 새 총장이 취임했음에도 교수들의 비위일탈행위가 잇따르면서 대학은 지탄의 대상이 됐다. 급기야 작년 7월 김 총장이 보직교수와 함께 머리 숙여 도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김 총장 흔들기는 그 후에도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멈추지 않았다. 사석에선 아예 대놓고 전남출신 총장이라고 지역감정을 겨냥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김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돌직구 발언도 쏟아졌다.이왕 총장이 된 마당에 출마당시 프리젠테이션에서 보여준 미래 청사진을 뚝심있게 밀어붙이라자기색깔 특유의 리더십으로 대학 구성원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라보직교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라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그대로 전달했다. 올해 초 국민권익위가 발표한2019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전북대는 전년보다 2등급 하락한 최하위 5등급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교수들의 잇단 비위 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도 청렴도 하락과 부패방지 노력이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대학은 지금 코로나의 녹록치 않은 여건에서 이런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 지난 주에도 제자 장학금을 가로채고 학생들에게 개인무용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로 50대 여교수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의대생 성폭력 사건과 함께 부끄러운 민낯이 계속 드러남에 따라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은 데도 계속 편 가르기만 할 것인가.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6.23 20:29

위기의 청년몰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형태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서민들 애환이 담긴 삶의 터전이 되어 주던 전통시장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달라진 유통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현상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난제인 청년취업 문제를 침체상태인 전통시장과 결합시키기 위해 찾아 낸 상생의 대안이 청년몰 사업이다. 시장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기반시설 및 공용공간을 조성한 뒤 창업의지가 있는 청년들을 입주시켜 취업난을 덜어주고, 동시에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가능성을 전통시장에서 찾으려는 발상은 신선했다. 청년몰의 원조는 전주 남부시장이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선정돼 사업에 착수해 다음해 11가게가 오픈한 것이 국내 청년몰 1호다. 시장 남쪽 전주천변 2층 옥상에 10여명의 청년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공방과 카페, 놀이방, 음식점 등을 열고 새로운 청년문화를 창조해 나갔다. 남부시장 청년몰은 도보로 510분 거리에 위치한 한옥마을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때 마침 시작된 야시장과도 겹쳐 젊은층들이 전통시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곳이 뜨면서 전국 각 지자체마다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서기도 했다. 남부시장의 성공을 지켜 본 중소벤처기업부는 2016년부터 청년몰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까지 전국 27개 시장에 청년몰이 조성돼 입주점포는 489개로 집계되고 있다. 청년몰 한 곳당 최대 15억원을 지원했다. 도내서도 전주 신중앙과 서부시장을 비롯 군산, 완주 삼례, 진안, 김제 등이 청년몰 사업에 참여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을 동시에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청년몰 사업이 최근 위기에 부닥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적으로 휴폐업 상태인 점포가 절반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찾는 발길이 급격하게 줄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도 있겠지만 전주 남부시장도 매출액의 급격한 감소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니 다른 청년몰의 사정은 불문가지다. 대부분의 청년몰은 접근성과 자금사정 등이 열악한 약점을 안고 출발한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단지 용기와 열정만 가지고 위기를 헤쳐나가기에는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청년몰만이 지니고 있는 강점을 살리려는 청년들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정부와 지자체도 지원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6.22 17:28

원팀으로 뭉쳐라

지난 415 총선 때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이 모두 당선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10명 중 남임순에서 이강래 전의원만 떨어지고 9명이 싹쓸이했다. 이 같은 결과가 민주당을 176석을 지닌 사상초유의 거대여당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전북을 포함 호남에서 싹쓸이 한 것은 당연하고 수도권에서 싹쓸이 한 것을 더 값지게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이 수도권 121석 가운데 용산과 강남을 제외하고 80%에 해당한 103석을 싹쓸이 했다. 코로나19가 블랙홀로 작용해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너무 유명무실한 게 이 같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지난 20대는 안철수 녹색바람이 불어 전북에서 국민의당이 7석을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탓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이 임기를 마쳤다. 의원들이 초심을 잃고 살길을 찾아 각개약진 해 협치는 고사하고 송하진 도정 발목잡기에 바빴다. 유권자가 이를 모를리 없다. 결과적으로 다선 중진의원들의 경륜과 관록 보다는 문재인 키즈들의 패기를 택했다. 정치인은 현직 때 힘 쓰는 것이지 낙선하면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백목련꽃 이파리처럼 천박하게 보인다. 도민들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한테 64.8%라는 압도적인 지지와 21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 9명을 당선 시켜줬기 때문에 뭔가 지역개발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권자가 선거 결과에 기대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약발이 영원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만해도 전북 유권자가 표를 많이 줬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전북을 잘 해줄까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임기가 채 2년이 안남아 해주고 싶어도 다른 현안에 밀려 못해주고 있다. 전북은 문 대통령 임기중에 각종 현안을 해결해야지만 그게 결코 만만치 않게 돌아간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한발짝도 못 나가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 이유는 해양파생금융도시로 지정 받은 부산 정치권과 금융권이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북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다루는 정무위원회에 한명도 신청을 안한 것이 빌미가 될 수 있다. 자칫 성과를 내는 국민연금을 갖고 여의도 금융권과 보수언론에서 계속 흔들어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무소속 이용호의원이 남원공공의대설립법안을 제1호 법안으로 제출했지만 여러지역서 탐내 유치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 문제는 지난 20대 때 결판내서 남원에다가 유치시켰어야 옳았다. 코로나19로 시간이 갈수록 명분이 약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금 전북정치권은 초재선으로 짜여져 국회나 민주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송하진 지사와 10명이 원팀으로 똘똘 뭉치는 길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21 16:10

이 도시의 선택이 부러운 이유

로칼리즘 시대에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길은 많다.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역에서 지역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한 이유다. 그러나 여건은 만만치 않다. 특히 예술 분야의 경우 예술에 재능을 보이는 인재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서울 등지로 유학을 가거나 좋은 스승(?)을 찾아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지도를 받고서야 원하는 학교 진학의 길을 찾는다. 지역의 예술영재들이 일찌감치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의 악순환이다. 올해 초 문광부와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가 함께 추진한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 사업에 적지 않은 도시들이 주목했던 것은 지역의 전문적인 예술 교육 환경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다. 이 사업은 지리적 경제적 제약으로 예술영재교육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 국내 최고의 예술교육기관으로 인정받는 한예종의 우수한 강사를 파견하여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음악과 무용, 전통예술, 융합 등 4개 분야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한예종이 강사를 파견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광역시도가 공간과 설비를 제공하는 형식이니 지역 예술영재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당연히 이 사업을 주목한 여러 도시들이 공모에 참여했으나 올해 사업을 선점한 도시는 2개에 그쳤다. 신도시 세종과 오래된 도시 통영이다. 주목되는 도시는 통영이다. 일찌감치 예술의 도시를 내세운 통영은 경남도와 뜻을 모아 공모사업에 뛰어들어 다른 자치단체를 밀어내고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도와 시의 파트너십이 얻어낸 결실이다. 공모에 선정되면서 경남 지역 초중고등학교 75명의 예술인재들은 서울을 가지 않고도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영재들이 교육을 받는 공간도 관심을 모은다. 통영시는 지역 경제를 수십 년 동안 이끌었으나 조선 산업 사양화로 폐조선소로 전락한 옛 신아sb 공간을 고쳐 예술영재 교육을 위한 맞춤형 시설로 만들었다. 오래된 도시들이 낡은 공간을 고쳐 너나 할 것 없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것과는 그 활용의 의미가 사뭇 다르다. 통영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와 유치환 등 예술가들을 배출한 도시다. 덕분에 통영은 줄곧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예술의 도시를 앞세워 왔다.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그 미래를 위해 투자와 관심을 집중해온 과정도 남다르다. 이 도시의 선택과 집중의 힘이 부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18 19:47

편의시설 없는 구이저수지 둘레길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완주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이 많이 늘어났지만 화장실과 쉼터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이저수지 둘레길은 구이 호반을 따라 8.8km에 걸쳐 야산과 능선, 제방과 언덕, 숲과 데크 코스 등으로 연결돼 트레킹 및 산책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탐방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주민과 도시민뿐 아니라 도외 지역 내방객들도 풍광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고 많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이저수지 둘레길에 쉼터나 휴게시설은 물론 화장실조차 없어 탐방객들의 불만이 비등하다.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완주하려면 여성의 경우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인 데도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쉼터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맨바닥이나 풀밭에 주저앉아 쉬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더욱이 장시간 걸어야 하는 데도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한 곳도 설치되지 않아 곤욕을 치르는 사례도 있다. 중간에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에서 설치한 야외 화장실이 있지만 둘레길 코스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데다 안내판마저도 없다. 이 때문에 탐방객들이 구이면 소재지에 있는 음식점 화장실을 찾다 보니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급한 경우에는 둘레길 주변에서 해결해야 하는 민망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차공간 부족도 문제다. 탐방객들이 주로 구이농협 주차장이나 제방길 빈 공간에 주차하고 있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몰려드는 차량들로 차 댈 곳이 턱없이 모자란다. 모악산 건너편에 있는 술테마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도 많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이곳도 만원사례다. 완주군에서 면 소재지에 주차시설 부지를 마련했지만 아직 주차장 조성이 안 돼 있다. 또한 술박물관에서 망산마을로 가는 중간지점과 저수지 제방 쪽으로 가는 야산 길은 비만 오면 진흙탕 길로 변해 중간에 돌아와야 하거나 돌멩이 등을 놓고 건너가야 한다. 다행히 구이면에서 망산마을 쪽은 토지주 동의를 얻어 데크시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3년 착수한 구이저수지 둘레길이 7년째를 맞았지만 올해 초에야 데크 길이 모두 연결됐을 뿐 아직 미흡한 게 많다. 전원 관광레저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완주군의 약속대로 구이저수지 둘레길이 명품 트레일 명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6.17 17:01

‘불문율’ 인사이동

뭐니뭐니해도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문제다. 특히 승진은 그동안 희생과 노력을 평가해 보상해주는 것 같아 기쁨 두배다. 인사철을 앞둔 공직사회는 그래서 한층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달 말 인사가 예상된 전북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대외협력국장 자리이동이다. 추측컨대, 비서실장이 대외협력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 하나의 불문율이 지켜질 지 관건이다. 김완주송하진체제 도정 14년째를 이어오면서 우연찮게 지사의 최측근 김승수이원택 두 사람이 이같은 코스를 밟아 정치인으로 급성장한 배경 때문이다. 그들은 실세로 불리며 정무부지사까지 판박이 수련을 통해 탄탄한 정치기반을 닦았다. 당시 경력나이에 비해 초고속 승진을 두고황태자의 정치수업이라고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한민희 비서실장도 이 두 사람 못지않은 내공을 쌓아소리없이 강한남자로 불린다. 원래 이원택사단이라 불릴 만큼 전주시청에서부터 도청에 이르기까지 이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근무했다. 기자출신인 한 실장은 그동안 주로 공보업무를 맡아 인맥관리도 매끄럽다고 한다. 때문에 비서실장 발령때도 오히려 대외협력국장이 더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다. 특유의 순발력 때문인지 주변에선 정치를 해도 잘할 거라고 평가가 후한 편이다. 그렇지만 그는 참모로서 송 지사에게 누를 끼칠까 봐 말을 아끼고 있다. 대외협력국장은 정무를 담당하며 불가피하게 국회와 도의회 등 정치인을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정치인과 친분을 쌓을뿐 더러 연대의식도 강해진다는 면이 있다. 물론 역량에 따라 개인차는 다소 있지만 업무가 힘들수록 인간적 유대감은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어쨌든 이 자리가 정치인 등용문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어 뒷맛이 씁쓸하다. 연쇄이동에 따른 이강오 대외협력국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아태 마스터스조직위의 사무총장 이동설이 파다하다. 지난 달 조직위가 출범함에 따라 실무책임자 인선에 관심이 쏠린 건 물론이다. 이 국장은 올해 8월 임기가 끝나는 데다 아태대회 유치에서부터 조직위 창립까지 실무를 총괄한 주무국장이기에 급부상하고 있다. 그를 가리켜 도청 안팎에선억세게 관운이 좋다며 부러워한다. 정통관료로서 정년퇴임한 뒤 개방형 공모를 통해 연거푸 국장을 맡아 장수비결이 뭔지 궁금해하는 이가 많다. 이번에 3연타석 홈런을 칠지 관전포인트다. 이번 인사배경을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송 지사 3선도전과 관련해 임기 후반기 도정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총선 이후 달라진 전북 정치지형에 대한 대응전략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궁금하다. 송 지사가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6.16 16:28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히 꺾일줄 모르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사태가 7차 감염사태 까지 이어지고, 물류센터, 개척교회, 방문판매 업체를 연결고리로 연쇄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50명 안팎으로 나오면서 15일 현재 확진자 수도 1민2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관심은 백신과 확실한 치료제가 언제쯤 개발될지에 쏠리고 있다. 선진국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임상시험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적어도 12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 허가된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딘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방법이 혈장 치료제의 개발이다. 혈장은 혈액 속에서 적혈구(42%), 백혈구(1%), 혈소판 등을 제외한 성분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속에서 바이러스와 인체 면역체계가 싸우게 되고, 이 과정에서 병원체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면서, 혈장안에 항체가 남아있게 된다. 혈장치료제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완치자의 혈액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등 면역 단백질 만을 추출 분획해 농축시킨 고면역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혈장치료가 의료행위라면, 혈장치료제는 의약품이다. 혈장치료의 정확한 효과는 알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혈장치료와 다른 치료제와의 결과나 효능을 비교한 실험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혈장치료제의 효과에 대해서도 학계의 논란이 없지 않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치료제의 하나라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GC녹십자사가 개발에 착수해 혈장을 모아 7월 중에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공적으로 개발돼 상용화에 들어가면 치료제의 국산화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혈장치료제 개발의 관건은 필요한 완치자의 혈액 확보다. 지난 10일 기준 국내 완치자 1만600여명 중에 75명만이 혈장공여를 약속했다. 우선 필요한 혈액은 최소 130명에서 최대 200명 정도라 한다. 그동안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고, 완치까지의 평균 치료비 1000만원도 국가가 부담하면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혈장 공여는 그들의 헌신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기회다. 건강한 사회 공동체를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세균총리도 지난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완치자들의 적극적인 혈장 공여 동참을 요청했다. 완치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6.15 17:19

혼자 뛰는 신영대 의원

전북은 국회의원 숫자가 10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원팀으로 똘똘 뭉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특히 정치력이 약한 초 재선들로 팀이 짜여져 있어 더 단합하고 뭉쳐야 한다. 다선들이야 정치적 기반이 견고하고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호랑이처럼 혼자 움직여도 큰 성과를 낸다. 지금 전북 의원들은 뭔가 유권자들에게 가시적 성과를 내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자 낸 제1호 법안만 봐도 그 의욕을 짐작케 한다. 지난 20대 미완으로 그친 남원공공의대 설치법이나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안이다.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이 것 만큼 중요할 수 없다. 남임순 출신 무소속 이용호의원이 서남대 의대 폐교로 발생한 49명 정원의 의대를 살리려고 남원공공의대법을 본인의 제1호 법안으로 준비해서 제출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국회가 본격 가동되면 법안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중요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종합하면 군산 출신 신영대의원 혼자서 외롭게 뛰고 있는 것 같다. 신 의원은 직을 걸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미 천명했기 때문에 모든 방법을 망라해서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재가동은 군산 출신 신 의원 혼자 매달려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전북도 현안 중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라서 10명이 합심협력해야 묘수를 찾을 수 있다. 예전처럼 정부가 기업한테 감놔라 배놔라 했던 시절 같았으면 어떻게든 권력이 작용해서 해결책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관치시대가 아니어서 정부도 업체의 동향을 살피면서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이 문제는 상당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카타르에서 LNG선 100척(24조원 어치)을 수주했다는 낭보가 들어와 우리 모두를 설레게 했지만 조선 3사가 나눠서 건조하기 때문에 수주 물량을 더 확보해야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전북도나 군산시는 정부를 설득해서 정부가 현대중공업측에게 당근책을 먼저 제시토록 하는 것도 재가동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건조할 관함 즉 해양경비정이나 관용선박 수주를 현대중공업측에 물량을 사전에 밀어 주자는 것이다. 일감을 현대중공업측에 먼저 확보해주면 재가동 명분이 될 수 있다. 그런 이후 계속 해외에서 LNG선박이나 다른 선박을 수주해서 일감을 확보하면 군산조선소는 재가동돼 예전처럼 군산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 중대한 문제를 신 의원 혼자 도맡아 해결하기가 버겁다. 송하진 지사와 동료의원이 원팀이 되서 뛰어야 한다. 사주인 정몽준 전의원이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그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마련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전북의원들이 한달에 한번씩 만나서 조율하자고 결의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길이 열린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14 15:57

‘기증의 선순환’이 가져온 결실

프랑스의 마르모탕미술관은 마르모탕-모네 미술관으로 불릴 만큼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모네 컬렉션을 자랑한다. 모네 뿐 아니라 드가와 마네, 고갱, 르누아르, 베르트 모리조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소장하고 있어 인상주의 미술관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기획전에는 어김없이 마르모탕 미술관 소장품들이 건너오는데, 그 덕분에 미술애호가들에게는 마르모탕-모네미술관이 낯설지 않게 됐다. 마르모탕(Jules Marmottan 1829~1883)은 주식과 석탄 광산으로 부자가 된 인물이다. 당대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던 마르모탕은 1882년 한 귀족의 사냥 별장이었던 건물을 사들여 저택 겸 소장품 보관소로 사용하다가 이듬해, 아들 폴에게 상속했다. 폴은 후에 아버지의 컬렉션, 자신이 수집했던 미술품과 나폴레옹 시대의 가구들을 보관하기 위해 이 건물을 특별한 양식으로 개조했다. 그러나 이 건물이 본격적인 미술관으로 개관한 것은 그가 작고한 후였다. 폴은 1932년, 소장품과 저택을 프랑스 예술학회(미술 아카데미)에 모두 기증했다. 그리고 2년 후 미술관 설립을 내세웠던 폴의 뜻에 따라 마르모탕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이후 이 미술관에는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뒤를 이어 기증됐다. 오늘날 모네미술관, 혹은 인상주의미술관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 덕분이다. 마르모탕미술관의 기증 이야기가 흥미롭다. 법조인이면서 우리 문화유산에 해박한 지식을 갖추었던 고 최영도 변호사는 자신이 펴낸 <유럽미술산책-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에서 미술관 기증 이야기를 전한다. 기증의 대열에는 인상파 화가들을 치료하고 그들의 작품을 수집해 딸에게 상속한 루마니아 태생의 의사 조르주 드 벨리오와 모네의 대표작 <인상, 해돋이>를 비롯해 상속받은 20여점을 기증한 그의 딸, 아버지(모네)의 유작 수십 점과 아버지의 수집품을 기증한 모네의 둘째 아들 미셀 모네가 있다. 1980년대에는 세계 최상의 중세시대 채색 사본 컬렉션 수백점이 기증됐는데, 당대에 이름난 화상 조르주 윌덴스타인의 아들 다니엘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귀한 유산을 내놓은 주인공이다. 최 변호사의 말처럼 수집가들이 자신의 컬렉션을 아낌없이 나라에 쾌척하여 더욱 빛나는 미술관이 된 마르모탕미술관은 그 자체로 <기증의 선순환의 모범>을 보여준다. 기증문화가 척박한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저 부러운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11 19:40

한 농민의 용기

두 달 전 전주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주농협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에서 공판장 물건을 떼다가 팔고 심지어 수입 농산물을 팔기도 했다는 제보였다. 처음엔 농협 로컬푸드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기자의 취재 결과, 제보는 사실로 드러났다. 전주농협에서도 공판장 물건을 들여오고 중국산 농산물을 판 사실을 인정했다. 물품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소비자의 구매 충족을 위해 공판장 물품을 납품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로컬푸드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단계적으로 줄였고 현재는 조합원 생산품이 100% 납품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전북소비자정보센터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5월 초 전주농협 로컬푸드 매장 4곳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여전히 공판장 농산물이 팔리고 있었다. 3곳 매장의 로컬푸드 판매대에 진열된 1140개 품목 중 225개 품목이 일반 농산물로 확인됐다. 전주 평화점 105개 품목, 아중점 84개 품목, 중화산점 36개 품목 순이었다. 엉터리 로컬푸드가 판매되는 사실을 확인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즉각 전주농협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도 전주농협에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에선 전북지역 37개 로컬푸드 직매장 점장과 시군 행정담당 등을 불러 대책 협의를 했다.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 앞으로 정기적인 전수조사와 함께 농산물 안전성 검사 공시기간 조사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라북도는 로컬푸드의 꼼수 운영을 막기 위해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판매구역 미설정, 생산자 정보를 표시하지 않을 때 보조금 회수와 함께 각종 보조사업을 배제하기로 했다. 한 농민의 용기 있는 제보가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인 전라북도 로컬푸드의 투명성과 안전성,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 농민은 1년여 전부터 로컬푸드 문제점을 제기해오다 농협으로부터 10년간 농산물 납품 정지를 당해 당장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만 했다. 공익을 위한 선의의 활동이 생업을 잃는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 이 농민은 농협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6.10 17:59

공무원 ‘소신’과 ‘소심’

2015년 7월 국회 메르스특위. 임수경 의원의 강한 추궁에 30대 역학조사관의 답변이 막히자 회의장은 일순 긴장에 휩싸였다. 그때 뒷줄에 있던 직속상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이 대신 답변에 나섰다. 답변을 굳이 안해도 된다는 국회의원의 만류에도 그는 부하직원의 답변을 거들었다. 이날 정 반장이 답변에 끼어든 건 둘 다 아랫사람의 답변이 막혔을 때였다. 코로나사태 국민영웅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5년전 녹취가 얼마 전 공개돼 화제가 됐다. 그의 똑부러진 소신과 리더십뛰어난 전문능력을 보여준 반전 매력이다. 혹사할 정도로 4개월 넘게 코로나브리핑을 강행하는 것도 투철한 책임감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 밤낮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그의 건강을 염려하자그래도 1시간 이상은 잔다고 했던 답변은 지금도 회자된다. 한때 무사안일복지부동의 대명사로 불린 공직사회. 민선이후 단순 민원서비스사회복지 등 최일선 민원실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하지만 인허가 업무처럼 역발상으로 바뀌어야 할 담당자는 과거에 얽매여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뿌리깊은 보신주의 탓이다. 새로운 공장을 지어 지역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데도 거액 투자처를 내쫓는 형국이다. 실제 두부 명맥을 이어오며 완주 순두부 명성을 전국에 알린 화심 두부마을. 이곳 한 업체가 밀려드는 온라인 판매주문을 제때 소화못해 공장 증설에 목매는 상황인데도 공무원들은 큰 관심이 없다. 결국 새로 짓는 공장은 투자유치에 발벗고 나선 김제시에 지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서에 있는 유명떡집의 김제 이전도 마찬가지다. 완주군이 로컬푸드 성공신화에만 갇혀 있어 그런지 걱정스럽다. 반면 익산시의 기업친화적인 행정과 묘한 대비가 된다. 지난 5일 열린하림로(路)명명식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경기침체에도 하림그룹의 지속적 투자에 대한 보답으로, 익산 중앙로 일부 구간에 명예 도로명이 탄생한 것이다. 하림푸드 신사업에 각각 8800억5200억을 쏟아부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공유함으로써 자치단체기업의 상생모델을 만들어낸 셈이다.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지방 자치단체는 기업유치에 비상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도 모자랄 판에 전례가 없다거나 모호한 규정을 핑계로 브레이크를 거는 것과 달리 정은경 본부장 처럼은 아닐지언정 가급적 재량권 범위를 확대해석 해서라도 민원인 입장에서 사업추진을 시도하는 것은소신과소심의 차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6.09 17:10

LNG선 수주와 군산조선소

지난주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船) 100척의 건조주문을 현대중공업을 비롯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싹쓸이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수주 금액만도 23조6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의 해외 수주 기록이다. 세계 경제위축과 코로나19 등으로 선박 발주가 끊겨 어려움을 겪던 국내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는 유전 또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가스를 영하 162℃에서 액화시켜 얻는다. 메탄(CH4)이 주성분으로 일반 가정의 도시가스와 전력공업용으로 사용된다. 흔히 프로판(C3H8)가스로 불리는 LPG(Liquefied Petroleum Gas, 액화석유가스)는 석유 정제 공정 등에서 생성되는 가스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시켜 얻는다. 차량이나 일반 연료로 주로 쓰인다. LNG선은 현존하는 초대형 선박 건조기술의 총집합체로 불린다. LNG는 액화상태로 안정적으로 운송하려면 영하 162℃ 초저온 상태를 유지시켜줘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LNG선 건조는 1980년대 까지는 일본이 선도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일본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면서, 1990년대 부터는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 쾌거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이같은 LNG선 건조 기술력의 초(超)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초격차는 한국 수출의 l등 공신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기술력 우월성을 이야기 할 때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국내 조선 3사의 LNG선 역대급 수주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역 관심은 전북 최대 현안의 하나인 현대중 군산 조선소의 재가동과 연계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 측이 수주 물량이 일정 수준 확보되면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기대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바람은 아직은 희망사항에 그칠 모양이다. 회사 측은 군산 조선소가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장을 돌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최소 물량이 40척 가량인데 이번 수주 물량이 목표치의 절반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군산시는 현대중 조선소의 가동 중단을 비롯 GM자동차등 대기업의 폐쇄 여파로 협력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경제 침체로 도시 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LNG선 발주 이후에도 향후 러시아와 모잠비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적잖은 물량의 LNG선 발주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미 기술력이 입증된 만큼 현대가 많은 물량을 수주해 군산 조선소 재가동이라는 낭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6.08 16:35

'쪽'수 적은 전북

아직도 도민들은 문재인 대통령 한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임기 2년이 남아 있어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집권 초반부에 비해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정치는 현실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64.8%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을 당시만해도 문 대통령은 전북 도민들을 무척 고맙게 여겼다. 친구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새만금에서 열린 바다의날에 직접 문 대통령이 참석해 전북발전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이 없듯 문 대통령 한테도 모든 시도가 자식처럼 사랑스럽고 소중하다. 그 누구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전북 도민들이 생각하면 야속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밀어줬는데도 지금껏 전북으로 돌아 온 게 없다고 서운하게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다른 시도 사람들도 모두가 자신들이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여긴다. 5.18을 겪은 광주 전남 사람들은 아직껏 발포명령자를 색출하지 못했다며 이 정권을 원망할 수 있다.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국민들의 요구를 다 들어 줄 수 없다. 주로 재원이 투입되어야 하므로 우선순위(Priority)를 정해서 추진한다. 큰 틀에서 전북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하지만 그간 군사독재정권이나 보수정권이 지역차별정책을 펴 운동장을 심하게 기울어 지게 했기 때문에 진보정권은 균형발전 논리를 내세워 지원해주고 있다. 전북이 국가예산 7조원을 확보한 것도 도 당국의 노력이 있었지만 문 정권이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21대 총선이 끝나면서 묘한 기류가 감지 된다. 민주당이 수도권 121석 중 103석을 얻어 통합당을 궤멸시켰다. 서울 41대8 경기 51대8 인천 11대2로 민주당 완승이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완승하도록 도와준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수도권에 계속해서 지원책을 펼칠 것 같다. 20대 대선 때 이번처럼 수도권 표심이 재현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같은 기미는 지난 1일 정부의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드러났다. 그간 금기시했던 수도권 규제완화 카드를 슬그머니 꺼내 들었다. 심지어 민주당 유력대선 후보인 이낙연 국회의원 역시 1호 법안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관련 법안 발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을 펴면 전북 같은 낙후지역은 더 어려워진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문 대통령의 권력이 대선 후보쪽으로 기운다. 문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도 민주당에서 당선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정권 승계와 보은차원에서 수도권 지원은 필연일 것이다. 이 게 현실이다. 이런식으로 가다보면 전북은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돤다. 이번에 당선된 전북 10명 국회의원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군산 출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주를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백년하청이 될 수 있다. 정치는 머릿수(유권자수)대로 가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07 19:26

사유재산과 공공유산

지난 5월 말, 문화계의 관심이 온통 한 미술품 경매 현장에 쏠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사상 처음으로 공식 출품해 경매에 붙여진 불상 2점의 매각 현장이었다. 이날 출품된 금동보살입상과 금동여래입상은 모두 국가지정보물이 된 불교미술사의 중요한 명작이다. 응찰 시작가는 15억 원, 그러나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응찰이 시작된 지 단 3분 만에 경매는 유찰됐다. 사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이 경매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논란이 이어졌다. 문화재만도 5000점이 넘는 소장품을 갖고 있는 간송미술관이 1938년 문을 연 이후 경매시장에 문화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거니와 줄곧 우려되어 왔던 간송미술관의 재정난이 그대로 드러난 계기였기 때문이다. 문화계와 전문가들의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사이,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경매시장 진출(?)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누적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선대가 쌓아온 권위와 정신을 실추시켰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한편에서는 미술관의 지나친 폐쇄성이 오늘의 상황을 불렀다는 지적도 일었다. 해석과 평가는 충돌했지만 분명한 것이 있었다. 논란의 바탕이 간송미술관의 미래를 향한 애정에 있다는 것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은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 온 재산을 쏟아 문화재를 지켜낸 인물이다. 일제 강점기, 간송은 일본의 문화침탈이 절정에 이르렀던 바로 그 시기에 문화재를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그가 구해낸 우리의 문화재는 수 천점. 그 어느 것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중에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이 귀하디귀한 유산들이 적지 않다. 그러니 간송의 소장품은 사유재산이지만 공공의 유산으로 함께 지켜내야 하는 우리의 문화재다. 간송미술관이 처한 현실을 관망하고만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소장품 경매로 불거진 논란의 과정에 주목되는 제안이 있다. 프랑스가 시행하고 있는 국가의 공공매입 제도 도입이다. 국가차원의 문화재매입위원회에서 매입여부를 결정, 관련 기관에 위탁관리를 하게 하는 방안이란다. 어렵게 지켜낸 민족의 보물이니 되팔기를 흥정하지 말라던 간송의 유지가 전해진다. 문화유산의 향유에 그 뜻이 있을터. 문화재를 공공성의 가치로 지켜낼 수 있으니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통로도 될 수 있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04 17:26

G7 초청과 국격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 4개국을 초청하면서 국제사회에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초청 대상국 중 가장 먼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고 문 대통령은 기꺼이 응하겠다며 수락 의사를 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내용을 대외적으로 밝히고 긍정적인 발표문을 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G7 초청을 두고 옵서버로 가는 일시적인 성격이 아니라 G11, 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G11, G12 정식 멤버가 되면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만약 우리나라가 G11 멤버로서 세계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이 된다면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의중대로 G7을 G11이나 브라질까지 포함한 G12로 확대하기는 그리 쉽지만은 않다. 우선 중국이 패거리를 구성해 중국에 맞서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가 초청한 호주와 인도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기 위한 인도양과 태평양의 지정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무역이나 금융 등 글로벌 경제 주도권 경쟁을 넘어 국제 안보까지 확대되는 등 복잡다단한 형국이다. 무엇보다 G7 회원국의 입장이다. 러시아는 애초 G8 멤버였지만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G7 정상들이 러시아를 G8에서 제외해 다시 G7이 됐다. 이 때문에 영국과 캐나다는 크림반도 합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러시아의 G7 복귀에 부정적이다. 한국의 G7 참여는 일본이 달가워하지 않는다. 일본은 현재대로 G7 체제 유지를 원한다. 독일은 트럼프가 주도하는 G7 자체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독주로 G7이 파행을 겪어왔고 공동성명 채택도 불발됐기 때문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주 코로나19를 이유로 올해 G7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초청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격을 올리는 일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낀 상황임은 분명하다. 우리 경제와 안보,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등에 있어서 정부의 지혜로운 선택이 더욱 요구되는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6.03 17:49

시민운동의 길

시민단체 위상과 현주소를 가늠케 하는 유행어가 있다. 매스컴에서도 자주 인용함에 따라 일상용어가 된 지 오래다. 예전에는 입신양명 하려면 세칭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나와야 했다면, 요즘엔참여연대출신이어야 빨리 출세할 수 있다는 유행어의 시사점은 의미심장하다. 시민단체 영향력이 막강할 뿐 아니라 출신 인사들의 권력기관 진출이 눈에 띈다는 점을 빗대 나온 말이다. 최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시민단체의 존재 이유를 새삼 되뇌이게 한다. 시민단체의 역할 그중에서 정치와 환경문제에 대해선 영향력이 독보적이다. 감시견제와 비판을 통해 문제점을 짚고 대안 제시를 하는 이들 단체의 역할이야말로양날의 검이다. 날카로운 감시의 눈이 많아 질수록 사회는 깨끗해진다. 반면에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권력의 괴물로 변신하고 만다. 시민단체 이런 역할 때문에 입법사법행정언론에 이어제5부로 불린다. 전북에서도 국회 김윤덕김성주이원택 의원이 공교롭게 시민행동21 출신이다. 민변에서 활동한 안호영 의원도 오랜 경력이 있다. 총선에 출마했던 최형재씨도 대표적 인사다. 도의원시의원 상당수도 이런저런 인연이 많다. 이뿐 아니라 도청이나 교육청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시민단체 출신도 꽤나 된다. 김진태 최두현 염경형 등 잘 알려진 멤버들의 기관 근무성적도 괜찮은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 년 전 인권 전문가로 영입된 도청 팀장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시민단체 도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순수함에 비해 막강한 영향력 때문인지 이들 단체에 대한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견제와 감시 역할을 맡는 저격수로서의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만약의 경우를 대비 잡음과 말썽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보험유혹도 끊임없이 전개된다. 분쟁 소지가 큰 굵직한 사회현안 추진땐 위원회 참여를 위한 섭외 1순위로 시민단체 인사가 꼽힌다. 어쩔 때는 후원행사에 이해당사자들이 대거 몰려 얼굴 도장을 찍고 봉투를 내미는 것도 마찬가지다. 간혹 자문위원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끈끈한 연을 맺기도 한다.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그룹으로 시민단체는귀하신 몸이다. 평소에도 바쁘지만 선거 때 이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신문방송에서도 토론이나 정책검증 패널로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낙천낙선운동이 시민단체의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뿐만 아니라 사회곳곳 현장에서 피켓이나 플래카드 시위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공론화 과정에서도 유명세를 바탕으로 여론전을 주도하며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그만큼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면서 몸값은 계속 치솟고 있는 셈이다. 순수함을 생명으로 여기는 시민운동의 길은 공익적 가치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찬반논쟁에서 더욱 강조되는 대목이다. 자칫 이같은 방향에서 궤도이탈하면 시민단체의 설 땅은 사라진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6.02 17:41

불운의 고3생들

코로나19 사태로 다섯 차례의 연기 끝에 지난달 20일 고3생들이 당초 개학 예정일을 80일이나 넘겨 등교한 뒤 열흘이 지나 벌써 6월을 맞았다. 1학기 절반 넘게 지난 셈이다. 예년 같으면 벌써 중간고사를 끝내고 이미 치른 모의고사 성적등을 토대로 대입에서 수시나 정시 모집 선택을 위한 진학 상담 등으로 한창 바빠야 할 시기인데도 비교할 자료가 없다보니 자신의 실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월 들어서 부터는 그동안 못치른 각종시험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중간고사를 비롯 전국 단위 학력평가와 수능 모의평가 등을 치러야 한다. 수능도 12월 3일로 연기돼 추위속 시험이 우려된다. 이같은 촉박한 일정 속에 동아리 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한다. 대입 일정이 이처럼 헝클어지다 보니 고3생들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입시정보가 아닌 고3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 학기의 절반 이상을 날려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온라인 강의를 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면수업보다 학습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개학 후에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도 못하고 있다. 이미 고교과정을 한번 끝마친 재수생들에게 절대 유리해진 전형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입 환경이다. 현재 고3생들이 체계적인 수능준비 등의 어려움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수생 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니 현재 대학을 다니며 대입 재도전을 노리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들의 수도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고3생들에게는 경쟁자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지금 고3생들은 한국 축구가 세계 4강에 올라 온 국민을 열광시킨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태어났다. 천재지변이 아닌 질병으로 대입일정이 엉망으로 된 초유의 사태를 겪는 세대다. 올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들의 불운이 국민들의 마음을 안쓰럽게 하고 있다. 이들은 중 1년때 처음으로 자유 학기제를 경험하기도 했다. 12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을 듣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제도의 첫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었다. 내년에는 개정 교과로 수능 평가방식이 달라진다. 올해 입시에 실패해 내년에 재수를 선택하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상이다. 대학입시는 고3 학생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올해 고3생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재수생에 뒤처진게 사실이다. 교육부는 비교과활동 반영 비율 조정 등 평가제도를 유연하게 바꿔 현 고3 학생들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등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6.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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