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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출향인사 가운데 성공한 사람이 많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정 관 재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 많다. 이들은 처음에는 단기필마로 올라와 온갖 고생과 노력 끝에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학문을 통해 학자로서 자리를 굳혔거나 정치인 의료인 기업인 예술가 공직자 등 다방면에서 성공한 전북 출신이 많다. 그간 이들은 스스로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겸양지덕을 펴 일반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쟁을 통해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인적네트워크도 없이 오직 자신의 머리와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 시장판을 전전긍긍하며 야간대학을 나와 자수성가 한 사람 가운데는 은근과 끈기라는 두 글자를 새기면서 버텨왔다. 원래 전북인은 머리가 명석하고 우수하다. 조선 선조때 정여립난이 발생하기 이전만해도 과거시험에 한양 다음으로 합격자를 많이 배출했다. 그 이후에는 인재등용이 막혀 동학농민혁명을 거치면서 한을 머금고 살아왔다. 세상에서 경쟁자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서울 등 수도권은 적자생존법칙이 강하게 작용해 살아 남은자가 강한자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성장한 전북인들은 지금와서는 인적네트워크를 종횡으로 구축,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간다. 그간 성공신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의식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주저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바꿔지고 좋은 인맥이 형성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시군 향우회를 통해 활발하게 움직인다.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 무주군이 내고장 농산물 판촉전을 펼쳐 성공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예전 같지 않게 전북인으로 연대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일단 전북발전의 청신호가 켜졌다. 문제는 전북 내부가 문제다. 그간 잦은 선거로 2백만도 안된 도민들이 갈기갈기 찢겨 사분오열 됐다. 피아가 구분될 정도로 편나누기 폐해가 심각하다. 이해관계에 따라 표변하는 의식도 문제다. 전북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못내고 방안퉁수처럼 못 먹어도 좋으니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부정의식이 팽배하다. 이 같은 현상이 전북병인 무기력증으로 변했다. 그 원인은 도 시군정을 맡은 단체장을 포함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의 잘못이 크다. 다음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문제다. 정론직필해야 할 언론도 재정적으로 관의존도가 높다보니까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했다. 지금 전북은 경쟁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투명하지도 않다. 선거 때 이긴쪽이 승자독식주의라는 미명하에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먹어 치우는 구조라서 더 그렇다. 민주당의 지배 구조하에서 집행부와 지방의회가 공생적관계를 형성한 것이 악의 씨앗이다. 21대 총선 결과가 민주당 싹쓸이로 끝나 2022년 지방선거도 민주당 공천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 21대 국회 개원을 계기로 내외 전북인이 똘똘 뭉쳐 소리를 질러야 한다. 그래야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 수 있다.
마음 산란해진(?) 이즈음 다시 꺼내본 책이 있다. 일본인 포토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가 펴낸 <기억하겠습니다>. 남북한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20명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한 책이다. 책은 제목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이란 부제를 더했으나 증언에 나섰던 할머니들은 모두 책이 나오기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다. 2014년 일본어로 출간된 이 책은 2017년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사진과 다큐멘터리로 기록해온 안해룡 감독과 번역자인 이은 씨의 공동 작업 덕분이다. 1980년대부터 일본 식민지 지배의 역사를 주목해온 이토 다카시는 1991년 10월, 지금은 고인이 된 김학순 할머니와 처음 만난 이후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던 피해 여성들을 찾아 취재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 대만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이 그의 취재 대상이었다. 그가 만난 위안부 피해자들은 90여명. 많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거의 범죄를 은폐하고 다시 전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는 그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하지 않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피해자들의 경험을 기록해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기록한 사진과 증언을 만나며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북한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영실 리상옥 김대일 곽금녀 리계월 리복녀 리경생 유선옥 정옥순 김영숙 박영심. 책속에서 만나는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과 사진은 1998년부터 북한 할머니들을 취재하기 위해 수십 번 북한을 방문했다는 저자의 고된 여정을 짐작케 한다. 사실 남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은 여러 통로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녹취 작업을 통해 출판한 증언집이 그 바탕이다. 돌아보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정에는 이들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의 열정과 희생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 그런데 정대협의 역사를 그대로 계승한 정의기억연대가 논란에 휩싸였다. 들여다보면 확인된 실체 없이 온갖 의혹만 나부대고 있다. 폄훼와 왜곡의 선동이 끼어들지 않을 리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일본 언론과 우익들의 곡해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실체도 없는 논란의 댓가가 어디에 이를까 걱정스럽다.
몇 해 전 개봉돼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던 위안부 영화 귀향. 꽃다운 소녀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짓밟히고 유린당한 현실을 애잔하게 화면에 담아내 관람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일본군이 퇴각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위안부 소녀들을 모아놓고 총칼로 무참히 학살하고 산 채로 불구덩이에 던지는 장면에서는 큰 울분과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은 대략 2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살아 돌아와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피해자가 238명. 그중에 생존자는 현재 17명이다.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의 참혹한 실상은 역사 속에 묻히면서 우리 국민의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다 1990년 11월 37개 여성단체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만들고 고 김학순 할머니가 증언에 나서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국 사회에 공론화됐다. 정대협 주최로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된 수요집회는 28년째 한결같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등 위안부 인권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정대협은 지난 2011년 12월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한 평화비를 주한 일본대사관 정문 앞 인도에 세우기도 했다. 이후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졌고 전북지역에도 전주 군산 익산 정읍 김제 남원 장수 등 곳곳에 설치됐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뉴저지 뉴욕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중국 상하이 등 14곳에도 소녀상이 세워져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정대협은 이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2018년 통합해 정의기억연대로 출범했고 수요집회를 비롯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지원 생존자 복지지원사업 연구조사교육사업 기림 및 장학사업 등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정의기억연대를 이끌던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해 위안부 인권운동을 함께 해 온 이용수 할머니가 문제제기와 함께 비판하고 나서면서 위안부 인권운동이 기로에 섰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위안부 인권운동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극우세력들은 위안부 강제 동원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의기억연대와 위안부 피해자 문제, 그리고 위안부 인권활동과 윤미향 당선인의 개인적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일본군 위안부 인권운동 자체를 폄훼하거나 매도해선 안 될 일이다.
도청 기자실은 중앙지와 지방지로 나눠 운영하고 사무실도 따로 쓴다. 방송통신까지 공동 사용함에 따라콩나물 시루나 다름없다.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출입기자 때문에 전체회식은 꿈도 못꾼다. 엄격한 룰에 따라 기자협회에 가입 안된 기자는 출입자체도 불허한다. 이 때문에 기자와 점심식사 스케줄 잡는 것도 공보관실의 빼놓을 수 없는 일과중 하나다. 홍보 예산도 이런 시스템 룰대로 집행하면서 기자들의 불평을 사기도 한다. 언론사 난립에 따른 고육책 일환으로 처음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도 기자출신의 공보관이었다. 기자들의 공공의 적이 된 건 물론이다. 최근 도청시청을 비롯한 도의회시의회 등 주요 기관마다 소위 언론을 담당하는 공보관에 기자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어공(별정직 공무원)들과 같이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지만, 일부에선유효기간 4년짜리 전리품이라고 혹평한다. 주민투표로 선출된 기관에는 예외없이 중견 언론인출신 공보관 뿐만 아니라 34명 가량 기자후배까지 영입하며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신문방송 등 매스컴을 상대로 보도자료 배포나 대외홍보 활동을 주로 맡는다. 짓궂은 운명 탓인지 하루아침에 공수(攻守)교대가 이뤄진 셈이다. 불과 며칠 전 공보관을 상대로 취재하거나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화 했는데 180도 역할이 바뀐 것이다. 그런 점 때문에 공보관 자리가 쉽지 않다고 한다. 오랜 세월 근무한친정언론을 상대로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려야하는 이른바 PR 역할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역할은 바뀌었지만 친정의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지라 아픈 곳도 잘 안다. 출입기자 들과도 선후배로 얽혀 대인관계가 껄끄러우면서도 마음 편한 구석도 많다. 하지만 홍보예산 갑질을 둘러싼 감정싸움은 불가피하다. 공보관들은 어차피 짜여진 예산을 집행하면서도밀당하며 속을 태우고 생색내기 한다. 심지어 한 지붕 기자한테도 직급별로 쪼개주면서 빈축을 사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때로는 아픈 곳을 어루만지거나 찌르기도 한다. 매일 상대해야 하는 기자들의 심리상태나 고민, 희망사항을 파악해 한때 기자경험을 공유하며 서로 소통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흉허물 없는 사이라고 하지만 꼼수를 부리거나 올챙이시절 잊어 버리고 교만한 모습을 보이면 섭섭한 게 인지상정 일까. 민선이후 공보관 자리는 선거캠프 출신 기자 몫이라는 게 정설이다. 우선 선거 과정에서 쌓은 동지로서 무한 신뢰가 경쟁력이다. 그렇다 보니 이들은 언론관계에서 만큼은 우월적 지위를 누린다. 기자출신 공보관 답게 공과 사를 구분하고, 보편적인 언론관계를 되짚어 볼 때다.잘한 일은 크게 보도해서 격려 해주고, 부당한 일은 호되게 꾸짖어 줌으로써 바로잡는 게 언론이다
면역(免疫)은 외부에서 병원체가 들어오면 인체가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체를 죽이는 현상이다. 병에 걸리기 전에 인위적으로 항체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백신을 주입하는 예방접종이다. 면역의 개념을 집단으로 확대 적용시킨 방법이 집단면역이다. 한 집단에서 일정 비율 이상이 감염병에 걸리면 집단 전체가 감염병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돼 감염병의 전파가 느려지게 되거나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발원된 코로나19가 올들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사태 초기부터 국경 봉쇄를 비롯 이동 제한, 거리 두기, 학교 휴교, 영업 정지 등 강력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영국과 스웨덴은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만큼 스스로 병을 이겨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의 집단면역 추진인 셈이다. 영국은 무모하다는 여론에 따라 봉쇄령을 내리는 등 정책을 바꿨다. 하지만 스웨덴은 공개적으로 천명은 하지 않았지만 집단면역을 계속 밀어 부쳤다. 강력한 봉쇄정책을 취한 다른 유럽 여러 국가와 달리 대부분의 쇼핑몰과 레스토랑, 헬스클럽 등은 문을 열고, 중학교 이하 학교는 휴교하지 않았다. 50인 이상 집회 금지, 가능하면 재택근무 등과 같은 느슨한 통제로 일상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정책을 펼치며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지난 34개월 동안의 집단면역 선택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까지 코로나19 환자 3만2000여명 발생에 3천800여명이 숨져 치명률이 12.0%에 이른다. 이웃 국가인 덴마크의 치명률 5.6%, 노르웨이의 2.8% 보다 최고 4배 이상 높다. 특히 항체검사 결과 항체 보유비율이 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스웨덴이 값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 절하할 정도다. 집단면역은 전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감염될 때 생긴다. 스웨덴의 경우 항체 보유자가 60%에 도달하려면 치사율로 따져 환자 600만명 발생에 72만명이 사망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희생을 치러야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경우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해도 항체가 제 구실을 못할 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항체가 생겨도 또 병에 걸릴 수가 있다는 얘기다. 국민생명을 담보로 하는 스웨덴 식의 집단면역은 너무 잔인한 실험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거리두기와 손 씻기의 생활화등 개인 방역을 준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율적일 성 싶다.
해가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졌다. 원래 인심은 독에서 난다고 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주변도 살필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개인주의로 치닫다 보니까 자신과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식의 이기주의가 팽배, 옆집에 누가 죽고 사는지 조차 모른다.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 중에도 희망 없이 무력증에 빠져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전북은 그간 경제발전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재벌급 큰 부자는 없다. 근면 성실하면 어느 정도 곳간을 채울 수 있지만 큰 부자는 될 수 없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란 말이 있듯 평소 남 모르게 착한 일을 많이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우리 선조들은 거지 한테도 음식을 나눠주는 등 나름대로 보시(布施)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다. 보시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타민이다. 그래서 오른 손이 한일 왼손도 모르게 해야 한다는 것. 지금 전북은 돈맥경화현상이 생기면서 정신세계도 약화됐다. 구심점을 이루는 원로그룹도 없다. 여름철 오랜 가뭄으로 강 바닥이 드러난 것처럼 지역사회가 황폐화 됐다. 세칭 SKY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좋은 직장을 찾아 떠나버려 지역은 인재난이다. 인재들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부족하다. 여기에 1991년 부활된 지방자치로 선거를 자주 실시하다보니까 승자독식에 의한 편나누기가 극심, 민심이 갈기갈기 찢겼다. 먹고 살려고 승자쪽으로 줄서는 바람에 진쪽은 국물도 없다. 민주당이 진입장벽을 높게 쳐버려 역량 있는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려도 벽이 높아 진입을 못한다. 그런 게 지역낙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못 먹으면 찔러나 본다는식으로 내가 못 먹으면 너도 못 먹는다는식으로 가는 게 문제다. 파이를 키워서 나눠 먹으려는 생각은 않고 서로 싸우다 보면 방휼지쟁(蚌鷸之爭)처럼 제3자가 이익을 취한다. 평소에는 입안에 있는 것도 나눠 먹을 듯이 형 동생하고 찾지만 이권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안면을 바꾼다. 먹을 것은 한정돼 있는데 숟가락 들고 달려드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생긴다. 지방정치권도 똑같다. 총선이 끝났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21대 원 구성을 앞두고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광주 전남 사람들처럼 의리를 지키며 뒤통수 치는 일을 안했으면 한다. 포스트 코로나19에 맞는 새판짜기는 시급하다. 지역서 터줏대감 노릇 한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말할 수 있는 열린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 수 있다. 아무튼 원전문제도 아닌 개인의 사유재산인 대한방직터를 놓고 전주시가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것은 큰 잘못이다. 광주나 다른 지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전주가 못 사는 이유는 바로 말 많은 사공 때문이다. 전주시는 2조5000억의 투자건을 좌고우면 않고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독일에서 유학중인 지인 부부가 안부를 전해왔다. 부부는 젊은 신학도 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로 위기를 맞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보며 그들의 안부가 궁금했었다. 신학대를 막 졸업한 이들은 목회활동으로 연고가 없는 전주에 와서 살았다. 전주의 작은 교회 소속 교역자였던 남편과 같은 길을 가면서도 경제적 여건을 위해 또 다른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했던 아내는 두세 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렸다. 부부는 지난해 연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목회활동을 하며 신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서였다. 한 달이 지나고서야 시간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간신히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에도 코로나가 닥쳤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이들의 안부였다. 주거와 일자리 등 어느 것 하나도 안정되지 않았을 초짜(?) 유학생 부부에게 코로나가 몰고 온 상황이 얼마나 큰 고통을 안길까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의외로 침착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즈음 독일 메르켈 총리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다. 2005년 총리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전국 방송으로 중계된 메르켈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다는 것, 국민의 60~70%가 감염되어 항체가 생길 때야 비로소 끝날 수 있다는 것, 지금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위기상황이라는 총리의 회견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단호하고 명징했다. 그럴듯한 수사나 몸짓을 사용하지 않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진정성 있게 설명했다는 독일 언론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국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지 않도록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는 평까지 더해졌다. 그즈음 메르켈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는 80%를 훨씬 웃돌았다. 두 달여 지난 지금 독일의 코로나 확진자는 178,473명(5월 21일 기준)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의학과 제약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임을 감안하면 코로나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사망자는 8144명에 그친다. 독일 정부의 단호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도시에서는 공공생활 조치에 대한 항의와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독일 국민 다수는 여전히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주목을 끈다.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증거일 터.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매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하는 지방소멸지수를 보면 전북의 미래는 암울하다. 지난해 말 발표한 지방소멸지수에 따르면 전라북도는 14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됐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하곤 모두 소멸 위기에 처한 게 현실이다. 전북의 지역 성장동력으로 타 시군의 부러움을 샀던 완주군도 지난해부터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완주산업단지와 완주과학산업단지 완주테크노밸리산업단지 삼례농공단지 등 대단위 산업입지를 구축하고 전라북도의 내륙산업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완구군 인구는 한때 10만 명에 육박하면서 남원 김제를 추월해 정읍시를 바짝 뒤쫓았지만 현재는 9만1000명 선으로 내려앉았다. 시군 소멸 위기는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지방소멸지수를 도입한 이래 소멸 위기 지역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75곳에서 2018년 89곳, 지난해 말에는 97곳으로 증가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2.5%가 소멸위험 지역이다. 전라북도 역시 소멸위험지수가 광역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전남이 0.44로 가장 낮았고 경북 0.50에 이어 전북이 0.53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강원 0.54, 충남 0.63 순이다. 비교적 소멸위험이 덜한 곳은 세종(1.56) 울산경기(1.09) 서울(1.02) 정도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에서 20~39세의 여성 인구 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즉 인구 재생산 주기인 30년 뒤 현재 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지역의 공동체 기반이 붕괴하고 사회경제적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소멸위험지수는 일본 도쿄대 마스다 히로야 교수가 지난 2014년 일본 내 지방이 쇠퇴해가는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내놓은 분석 기법에 기초해 개발됐다.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남과 경북은 지난해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인구소멸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재경 전북도민회를 비롯해 전국 7개 도민회가 참여하는 전국도민회연합도 지난해 11월 여야 국회의원을 초청해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도 가졌다. 시군의 소멸 위기 해소는 지역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지방의 소멸을 방치하면 국가가 공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의원들은 요즘 전화 받기가 겁난다. 까맣게 잊고 지낼 만큼 오래된 지인이거나 잠깐 만나 명함정도 건넨 사이 인데도 전화번호가 찍히면 반갑게 받았다가 이내 실망한다. 격의없는 친구선후배 에게 걸려 온 전화도 마찬가지다. 후반기 도의회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청탁성 전화때문이다. 출마 예정자들이 본인은 물론 지인까지 총동원해서 저인망식 득표활동에 나선 까닭이다. 6월하순 예정된 도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선거에 전체 의원의 절반 이상인 242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도의회는 재선 11명초선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송성환 의장의의사봉 공석사태로 전반기 도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체의원 39명이 뽑는 집안 선거인데도 막전막후 득표전이 치열한 양상이다. 경쟁이 불꽃튀는 만큼 선거 이후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 한차례 집행부 선거로 내홍에 휩싸이지 않을 까 걱정이다. 절대 다수를 차지한초선들의 반란움직임도 결코 예사롭지 않다. 초선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기초의회 의장부의장 출신이라 정치적 내공은 역대급이다. 이들이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집안 선거인데도 예상과 달리 초반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른 이유다. 초재선 팽팽한 힘겨루기 에다 지역구끼리 해묵은 감정대립까지 얽혀 선거전은 점입가경이다. 먼저 자신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초선들의 견제심리가 작동됐다. 다시 말해 재선에게 맞짱 한번 뜨자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지역구끼리 기(氣)싸움도 볼만 하다. 전주 을의 경우 송성환 의장이 전반기 의장을 지냄으로써 출마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희수 의원 준비동작이 고작이다. 반면에 전주 병은 전반기 최찬욱국주영은에 이어 김명지이명연 의원까지 위원장 도전의사를 밝혀 마뜩찮은 표정이다. 부의장 출마설이 나돌던 국주영은 의원은 뜻을 접었다. 의외로 깜냥이 안되거나 생뚱맞게 출마하려는 의원에게 노골적인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 지역구 단체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경력쌓기 행보라며 애써 평가절하 한다. 어찌됐든 간에 도의회 집행부 구성은 의원들의 자존심과 직결돼 있다.송성환 사태로 전반기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몸소 견뎌야만 했다.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하는 지 의원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서로 속사정을 잘 아는 처지라 표정관리가 쉽지 않다. 대부분 마음에 둔 후보를 이미 점찍어 둔 상태다. 굳이 외부 지인까지 동원해봤자 헛물만 켜는 셈이다. 의회 주변에선입지자 면면을 훑어보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출사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중에 오히려 적임자가 많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최근 이태원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초중고 개학이 다섯 번째 연기되면서 정치권등 일각에서 9월 신학기제 도입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 2주씩 연기할 바에야 학기제 변경 같은 장기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기제 변천은 근현대사의 변화와 함께 해왔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제는 자국 제도에 맞춰 각 학년이 4월1일 시작해 다음해 3월말 끝나도록 했다. 일본은 지금도 각급 학교가 4월 개학한다.1945년 광복후 미(美)군정은 신학기를 9월에 시작하고, 2학기를 3월에 시작하는 9월 학기제로 바꿔 시행했다. 대학도 9월에 개강하도록 했다. 이후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1948년 공포 시행된 첫 교육법은 새학기를 4월에 시작해 다음해 3월31일 종료하도록 규정했다. 1952년 제정된 교육법 시행령은 1학기를 4월1일, 2학기를 10월1일 시작한다고 처음으로 학기를 명시했다. 학계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당시 정부는 9월 신학기제는 67월 장마와 무더위 철에 입학시험을 치르는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4월 개학을 강행했다. 1961년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정부는 신학기를 3월로 한달 앞당겼다. 군사정부는 혹한기인 12월 방학으로 연료비 절감 등의 장점을 꼽았다. 9월 신학기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현행 3월 신학기제가 대다수 선진국과 시기가 일치하지 않고, 2월에 봄방학을 하기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봄 신학기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호주, 일본, 한국 뿐이다. 또 9월 신학기제는 2학기 다음 여름방학이 길기 때문에 다음 학기의 충분한 준비가 가능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일본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다. 막연하게 세계 표준에 맞춰야 한다는 이유만으로의 학기제 변경은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신입생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필요한 교원 증원과 교실 확충등의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만도 10조원대로 추산된다. 3월 신학기제 유지나, 9월 신학기제를 요구하는 측 모두 자신들 주장의 장점을 제시한다. 학계나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국민들은 공론화 등의 과정없이 불쑥 튀어져 나온 신학기제 논란에 당혹스럽다. 이해 관계가 많은 사회적 변화일 수록 공론화를 통해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신학기제 논쟁은 정치적 이해나 일부 계층의 편익을 앞세운 주장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닌 만큼 신중한 접근과 논의를 하기 바란다.
세상에서 라이벌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정치든 사업이든 경쟁구도가 만들어져야 정신차리고 최선을 다한다. 이번 21대 총선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구조여서 과연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6개월 이상 당비내는 진성당원만 확보하면 공천 받는 것도 문제될 게 없었다. 공천기준이 당원 50% 일반시민여론 50%를 합산해서 결정하는 구조라서 당원만 많이 모집하면 시민여론도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인물본위의 선거가 될 수 없다. 월 당비가 1000원이어서 큰 부담이 안된다. 선거를 앞두고 1년 정도 당원을 죽어라고 모집하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덧붙여서 애경사 관리만 잘하면 그만이다. 정책이고 공약같은 것은 사치스러울 뿐이다. 도민들은 코로나19와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1번인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묻지마 투표를 한 것이다. 가장 이성적으로 치러져야할 투표가 감성으로 흘렀다. 후보의 역량 보다는 묻지마 갑자생처럼 정당이 우선시 돼 결국 민주당 싹쓸이가 이뤄졌다. 앞으로 2년후에 치러질 지방선거도 뻔하다.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당선은 어려울 것 같다. 지방의원들이 그래서 총선 때 죽어라고 뛰었다. 지금 도의회를 비롯 14개 기초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익산 고창 임실 무주 등 4개 단체장을 제외하면 시장군수 10명이 민주당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의회가 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될 수 없다. 누이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하에서는 생산적일 수 없다. 주민을 위해 양심껏 노력하는 의원은 수적열세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다. 의회에서 다수가 단체장을 에워싸기 때문에 단기필마는 모기소리로 그친다. 후반부 원 구성을 놓고 물밑야합이 이뤄진다. 선수에 비례해서 역량이 갖춰져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 감투욕에 젖어 의장이나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할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생긴다.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인기관리나 하는 사람이 감투를 차지하는 구조다. 이런식으로 의장단이 정해지다 보니까 의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 주민을 위해 열심히 하는 의원을 왕따시키는 구조라서 그 소외감은 말할 수 없다. 이해가 상충될 때마다 표대결로 다수의 횡포가 나타난다. 2년후에 치러질 지방의원 선거가 벌써부터 염려된다. 주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지방의원의 역할이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예산안을 승인하고 질의를 통해 단체장이 잘못하면 얼마든지 지적해서 바로 잡을 수 있다. 생활자치라서 자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접적 연관이 깊다. 지금부터라도 현직 지방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잘 살펴야 한다. 공천만 받았다고 당선시켜 주는 구도는 깨야 한다. 쥐 못 잡는 고양이를 도태시키듯 역량이 떨어진 사람은 설령 공천 받아도 떨어 뜨려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를 무섭게 알고 열심히 한다.
말뫼(Malmoe)는 스웨덴 남쪽 끝에 있는 항구 도시다. 상업과 공업이 발달했지만 환경적 특성으로 조선업도 번창해 조선 산업 도시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조선소인 코쿰스가 있던 곳도 이곳 말뫼인데,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자 코쿰스도 도산 위기에 몰리게 됐다. 결국 문을 닫게 된 코쿰스는 코쿰스 크레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세계 최대의 크레인을 내놓았으나 해체하는 데만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크레인의 주인(?)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2002년 이 크레인은 우리나라의 현대중공업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당시 크레인 가격은 단돈 1달러. 막대한 해체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코쿰스의 초대형 크레인이 해체돼 말뫼를 떠나던 날, 말뫼 주민들은 항구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한없이 아쉬워했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이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생중계 방송했는데, 이때 붙인 타이틀이 말뫼의 눈물이었다. 우리에게 말뫼가 알려진 것도 이때부터인데 그 뒤 말뫼의 눈물은 조선업 몰락의 상징어가 됐다. 그렇다면 조선업 몰락으로 지역 경제가 붕괴되고 쇠락 위기에 처했던 말뫼는 어떻게 되었을까. 뜻밖에도 18년 전 코쿰스 크레인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렸던 말뫼는 지금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 받는 도시로 부상해 있다. 말뫼의 눈물이 아닌 말뫼의 웃음으로 불릴 정도로 흥미로운 변신이다. 오늘의 말뫼시 인구는 34만 명. 1990년 23만 명이던 인구가 10만여 명이나 더 늘어난 것인데, 같은 기간 새로 창출된 일자리가 7만개에 이른단다. 말뫼의 인구 증가 요인이 결국은 일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예여서 대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쇠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오래된 도시들에게는 더욱 부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올해 초 한국을 찾았던 리팔루 말뫼 시장은 조선소 폐쇄에 이어 자동차 공장과 비행기 공장이 이전하면서 다른 산업이 대체됐지만 산업대체에 따른 풍요는 길지 않았다고 전한다.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시민들을 설득해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하려고 할 때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전통적 산업기반 대신 지식기반 산업이나 문화, 환경을 주목한 말뫼시의 선택은 주효했다. 조선소 부지에 대학을 짓고 과학단지와 연결시키면서 친환경도시로 탈바꿈한 말뫼는 신재생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산업의 메카이자 친환경 생태도시가 됐다. 들여다보면 도시를 혁신시키는 과정이 평탄하기만 했을 리 없다. 말뫼의 혁신 사례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제프리 석우 장 박사 세계 최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 코로나방역의 최선봉에 선 한국계 의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 곡성 출신 제프리 석우 장(48) 박사는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로 미 NBC방송 등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긴급 승인을 받았다.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학연구소의 미생물학자 플로리안 크래머 교수와 함께 개발한 이 진단키트는 곧 생산, 판매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체가 만들어졌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장 박사는 또 혈장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 연구 개발에 나서 조만간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 250명 이상에게 혈장치료를 시행한 결과, 생존율을 크게 높였으며 렘데시비르 등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NBC방송 등 언론 인터뷰에서 몇 주 안에 유의미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며 이 혈장치료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 박사는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등과 함께 코로나19 대응 콘퍼런스센터 멤버로 활동하며 4개월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곡성에서 태어난 장 박사는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을 거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해부학임상병리학을 전공했다.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2013년 마운트 시나이 병원 임상실험센터장으로 발탁돼 줄기세포 관련 연구 등을 맡고 있고 아이칸 의과대학 부총장으로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장 박사 부친 장준술씨는 전주고(34회)와 한국해양대를 나와 해양토목계에서 활동하다 이민을 갔다. 부인 마리나 장씨(48)는 남원 출신으로 성심여고를 졸업한 뒤 미 하와이 패시픽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현재 뉴욕 힐튼호텔 상무로 재직 중이다. 남원 국일세무회계사무소 서호련 대표세무사가 장 박사의 장인이다. 장 박사는 K방역으로 불리는 한국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라며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위기속 제주도 외유성 연수로 뭇매를 맞은 전주시의회반성 기자회견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등 7명은 지난 7일 시민의 대변자로서 책임과 도리를 망각한 데 대해 정식 사과했다. 유감스럽게 2분짜리 사과문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 이날 회견도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워크숍 행사에 대한 부도덕함을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시의회 의장단은 징검다리 황금연휴인 지난 4일부터 2박 3일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당시 제주도는 한꺼번에 몰린 20만명의 관광객 때문에 코로나의 지역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언론에서 계속 제기한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다른 시도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할 정도로 심각했다. 또한 코로나사태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인식하고 제주지사는 이번 만큼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쉽게 갈 수 없는 엄중한 시기였다. 망신살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행사를 무리하게 강행했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부적절한 연수 못지않게 여론이 사나운 것은 고사위기 지역경제를나몰라라했다는 것이다.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자영업자의 주름살이 늘고 있는데 굳이 제주도까지 가서 시민혈세를 써야 했는지 궁금하다. 고통받는 서민들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정부와 자치단체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등 고통분담에 나서던 때였다. 그리고 전주시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도 그 지역에서만 사용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시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는 그때, 그것도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지역에 써도 모자랄 판에 타지에 가서 돈을 쓴 것에 화를 키웠다. 더구나 지역에서만 써야 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과 맞물려 이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는 시의회 의장단의 안이함을 질타한 것이다. 이번엔 서울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이 전북에도 강타해 코로나19 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시의회는 오늘(13일) 임시회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다른 시군의회는 코로나 때문에 질의를 취소하거나 서면보고로 대체하는 등 탄력 운영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물론 의정활동을 탓하기 보다 코로나 방역에 올인하는 공무원들의 비상 근무를 감안하면 의회활동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아 반응이 시큰둥하다. 지난 2월 40대 전주시 공무원이 코로나 업무중 과로사한 적도 있다. 최근 지방의회가 코로나사태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고통분담에 나서 화제가 됐다. 올해 해외연수비를 자진 반납해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도의회를 비롯한 군산익산김제시의회와 무주진안완주순창부안군의회가 사랑나눔 실천운동에 동참했다. 모처럼 주민 대변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 나눔행렬에 아직 전주시의회 동참소식이 없어 아쉽다.
전 세계를 쇼크상태로 만들어 놓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고비를 넘기고 난 뒤의 변화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름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러 예측 가운데 공통적인 것이 사람들 끼리의 대면접촉이 없이 경제활동이 가능한 언택트(Untact 비대면) 산업의 발전이다. IT(정보기술)과 AI(인공지능), 통신기술 등의 발달에 힘입어 향후 전 세계 변화를 이끌어 갈 산업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언택트가 교육을 비롯 사회 전반의 뉴노멀(새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새로운 변화 가운데 국내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는 분야가 원격의료다. 우리가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갖추고도 지금까지 원격의료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르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이후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격의료 행위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개원의사들의 반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사고 위험과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동네 의원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는 것이 반대 이유다. 의료계의 반발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10년째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원격진료가 국내에서 강력한 규제에 묶여있는 사이에 선진 각국은 물론 우리와 인접해 있는 중국과 일본도 각각 2014년, 2015년 원격의료를 허용해 세계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은 우수한 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 의료기기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첨단기기를 개발해 놓고도 국내에서는 써먹지 못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부가 지난 2월부터 병원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진료와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국내 원격의료 허용 여부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기초적인 원격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여 만에 의료기관 3000여 곳에서 10만건 이상의 원격진료가 시행됐고, 별다른 오진 사례도 없었다. 환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분야가 변화의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변화의 거센 물결 앞에서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자칫 도태될 수도 있다. 반대논리에만 함몰돼서는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우리의 보건의료 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오진위험 등 의료계 우려를 포함해 새로운 차원의 한국형 원격의료 도입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21대 전북 총선은 모 아니면 도식이었다. 당선자 10명이 초 재선급으로 채워졌다. 지난 20대는 안철수 녹색바람이 불어 국민의당 후보가 7명이 당선되었지만 이번에는 지난 20대 때 낙선했던 문재인 키즈들과 초선을 합해 민주당 후보 9명이 당선됐다. 이번에 당선된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역량이 출중해서라기 보다 생각치도 않게 코로나19가 발생해 그게 블랙홀이 돼 모든 것을 빨아들인 결과였다. 여기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유세기간 강조한 것이 부메랑 돼 일찍부터 표 결집현상이 이뤄졌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단순한 구조였다. 선거는 하나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오죽했으면 정치9단이라는 목포 민생당 박지원 후보가 이낙연 전 총리를 들먹이며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겠는가. 직감적으로 통합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문풍이 강하게 불어 묘안이 없기에 이 같이 말도 안되는 선거전략을 구사했던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워낙 높아 그 기세가 꺾일줄 모르고 그대로 투표장으로 이어진 게 승인이었다. 선거는 성인군자를 뽑는 게 아니라 후보 중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최선이 아니어도 차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당선인 중에는 와신상담(臥薪嘗膽)해서 당선의 영예를 안은 후보도 있지만 운좋게 뽑힌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등식이라서 더 그랬다. 지금은 현실을 존중해야 할 상황이다. 과거지사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남원 공공의대설립 등 전북의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기초체력이 망가져 앞이 안보일 정도다. 여기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상황이 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당선인들이 마냥 기뻐하고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7일 민주당 원내 사령탑에 순천 출신으로 성남에서 4선을 한 김태년 의원이 뽑혔다. 김 원내대표는 원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에 들어가면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그리고 상임위 배치 등을 다룬다. 국회는 철저하게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기 때문에 10명의 의원들이 어떤 상임위에 들어 가느냐가 관건이다. 5명이 재선이어서 여당측 간사를 맡아야 한다. 전북은 3선 이상 중진이 없어 재선들이 발벗고 뛰어야 한다. 대개 간사들이 상임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간사를 맡는 게 중요하다. 김 원내대표와 사전 교감을 통해 전북 몫을 차지해야 한다. 지금 전북 당선인 중에는 정치적 리더가 없기 때문에 10명이 원팀이 돼서 국가예산 확보 등 전북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건설교통위 등 인기 상임위에 몰리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정무위에 꼭 들어가야 한다. 숫자부족을 상임위에 고르게 배치되면 상당부분 커버할 수 있다. 당선인들이 송하진 지사를 정치적 라이벌로 여기지 말고 협력자 내지는 동반자 관계로 인식해서 소통을 잘하길 바란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을 견디지 못한 고부 민중들이 관아를 점령한 것은 1894년 1월 10일이었다. 전봉준과 민중들은 이후 세를 확장하며 고부군 일대를 장악한다. 그러나 신임군수 박원명의 회유와 안핵사 이용태의 만행과 탄압으로 농민군은 해산되고 전봉준 등 지도부는 피신한다. 이들이 다시 모인 곳은 고창 무장. 전봉준은 이곳에서 무장 대접주 손화중을 설득해 농민군을 다시 모아 진영을 갖추고 수탈과 폐정을 혁신하기 위해 전면적인 봉기에 나선다. 동학농민군을 본격적인 혁명의 길로 이끈 무장기포다. 음력 3월 21일(양력 4월 25일), 고창 무장현 구수(구시내) 들판에서 4천여 명의 농민군이 폐정개혁을 내세우며 선포한 포고문이 있다.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여김은 인륜이 있기 때문이며 군신과 부자는 가장 큰 인륜으로 꼽는다로 시작되는 포고문은 충효를 바탕으로 하는 유교의 전통적 기본 윤리를 깔고 있으면서도 신하된 자들은 한갓 봉록과 지위만을 도둑질해 차지하고안으로는 나라를 돕는 인재가 없고 바깥으로는 백성을 갈취하는 벼슬아치만이 득실거린다며 부패한 탐관오리들을 매섭게 질타한다. 포고문은 처음부터 끝가지 농민군들의 절박한 결기를 명쾌하고 힘 있는 언어로 담아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다. 이제 의로운 깃발을 들어 나라는 보존하고 백성을 편안히 하는 것으로 죽고 사는 맹세를 하는 바이니..... 무장기포의 궁극적인 목적이 제폭구민과 보국안민의 당당한 대의에 있음을 그대로 담아낸 포고문은 동학농민혁명사에서 무장기포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더 새롭게 확인시켜주는 근거다. 무장기포가 올해 개정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수록됐다. 그동안 학계의 논란 속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무장기포의 의미가 새로운 차원에서 조명될 수 있게 되었으니 반가운 일이다.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을 추진해온 고창군이 역사적 공간의 성지화사업에 큰 힘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반갑다. 올해 126주년을 맞은 동학농민혁명은 사실 어둡고 긴 세월을 지나고서야 비로소 온전한 이름을 얻었다. 지난해 국가기념일(5월 11일 황토현전승일)로 제정되면서 왜곡되었던 역사의 면모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통로가 열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유적지 발굴과 보존, 세계 혁명사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연구 작업 등 크고 작은 과제가 적지 않다. 갑오년 역사에 국민적 관심이 더해져야 하는 이유다.
일부 낙선한 보수진영 후보자들이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한 데 이어 재선한 현직 의원이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거나 투표일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사전투표 폐지, 또는 축소를 제기한 남원임실순창 이용호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때 호남 28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 의원은 사전투표 폐지축소 주장의 근거로 동원 선거에 취약하다는 점을 꼽았다. 각종 관변단체나 산악회 종친회 등을 통해 관권 금권 동원 선거로 흐를 수 있는 허점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사전투표일에 맞춰 각종 모임을 만들어서 관광을 빙자해 투표하도록 동원하는 식이라고 적시했다. 이 의원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이러한 불법 동원 선거행위에 대한 제보나 소문 등을 접했을 수도 있다. 실제 남원임실순창 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펼쳤던 이용호 의원이 2670표, 3.07%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그런데 관외 사전투표 결과는 이강래 후보가 4582표, 이용호 의원이 3020표로, 이 의원이 1562표나 뒤졌다. 본 투표와 관내 사전투표에서 많이 앞서지 않았다면 어려운 선거전이 될 뻔했다. 이런 연유로 이 의원이 관외 사전투표의 동원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동원 선거 의혹 때문에 사전투표 폐지나 축소를 거론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관권 금권 동원 선거는 중차대한 선거 부정행위로 선거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할 문제다. 물론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 더 줄어들다 보니 정치신인에게 불리한 점과 본 투표율보다 사전투표율이 더 높은 측면도 있다. 사전투표제는 현재의 보수 야당의 제안으로 지난 2012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했다. 당시 부재자투표의 불편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투표제를 시행했고 투표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은 26.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최종 총선 투표율 역시 66.2%로, 1992년 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제는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좋은 제도로 자리 잡았다. 일부 역효과가 우려된다면 보완해서 국민의 참정권 확대 취지를 살려 나가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지 말자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한해 1000만명이 넘게 찾는다는 전주 한옥마을. 그 건너편 광장에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천막 분향소가 눈에 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희생자를 위한 작은 추모공간이다. 2014년 7월, 46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부르짖은 정읍출신의 유가족 김영오씨. 그가 서울 광화문 뙤약볕 아래서 목숨 건 투쟁을 벌인 직후 전국 곳곳에 천막 분향소가 세워졌다. 노란리본 물결이 국민들 가슴마다 끝없이 이어지며 그해 11월 세월호 특별법이 끝맺음 됐다. 이 분향소는 뜻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세월호 6주기는 415총선 다음 날이라 묻힐 뻔 했으나 차명진 후보 막말이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의 유가족 폄훼논란은 차치하고 그 직후 세월호 관련뉴스가 잇따라 신문지면을 장식했다.유민아빠김영오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세월호 참사후 박근혜 정부가 불법사찰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한술 더떠 세월호 특조위 조사도 조직적으로 방해한 증거가 추가로 발견돼 수사에 들어갔다. 6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커녕 뭐 하나 속시원히 밝혀진 것이 없어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최근 한동안 종적을 감췄던유민아빠김영오씨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그가 고향이 아닌 광주로 거처를 옮긴 이유가 궁금했는데 사연이 밝혀졌다. 대인기피증이 심해 술 없인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었던 안산에서조차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비웃는 것 같아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다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이 혐오시설이라고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런 절망적인 현실에서 손을 잡아준 이가 세월호 투쟁때 가장 뜨겁게 반겨주었던 518성지 광주 시민들이었다고 술회한다. 이런 가운데 기자협회도 세월호 참사 6년만에 유족들에게보도 참사를 공식 사과했다. 지난 달 13일 기자협회 회장단은 피해자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세월호 유족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6년전 세월호보도참사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통해 거듭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 사실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의 잘못된 발표만을 받아썼다고 언론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세월호의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 가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더 나아가 지금도 유언비어와 괴담들이 마치 사실인양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베일에 가려진 진상규명 만이 세월호의 해묵은 숙제를 풀어내는 첫 단추다. 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새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295명 사망자 얼굴과 이름이 선명하게 아로새겨진 천막 분향소 한쪽 벽면에 이렇게 쓰여 있다.기억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총선 당선자들이 초재선이어서 전북 현안과 국가예산을 확보할 때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간 경험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유교문화권에 속한 우리 문화에 서열문화가 상존한다. 국회도 선수(選數)를 존중한다.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같은 국회직은 여야간 협상을 통해 선수를 고려해서 뽑는다. 하지만 초선이라도 능력이 출중하고 겸손하면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표시가 난다. 선거 때 초선 위주로 뽑으면 숫자도 적은 전북 정치권이 그나마 위축된다면서 중진들이 큰 정치 할 수 있도록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상당수 유권자들은 20대 때 녹색 돌풍으로 국민의당한테 7석을 안겨줬지만 그간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각개약진해 결국 전북발전만 뒤쳐졌다고 힐난했다. 지금은 당선자를 놓고 시시비비할 게 아니라 결과를 존중하면서 당선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급선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차지해 거대여당이 된 상황에서 전북 출신 9명이 어떤 상임위에 속하느냐가 관건이다. 국회의원은 주로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므로 어떤 상임위에 속하느냐가 중요하다. 내심 당선자들은 노른자 상임위라는 국교위나 농해수위 같은 곳으로 배정 받길 원한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전북 당선자나 수도권과 같은 피튀기는 각축지에서 당선된 사람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상임위 배정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오는 7일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누가 선출되느냐도 관련이 깊다. 초선이 68명이나 되기 때문에 초선들의 표 향배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 도내 당선자 9명 가운데 신영대 당선자는 전해철 의원 보좌관 출신이라서 그를 지지할 것이고, 안호영 등 나머지 8명은 그날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성남에서 4선을 기록한 김태년 후보는 고향이 순천으로 전북 당선자들과 정서가 같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친문인 3선의 전 의원도 목포가 고향이어서 청와대 출신들의 지지가 예상된다. 전북정치권 10명이 예특과 윤리특위를 제외한 16개 상임위에 고르게 분포해야만 전북의 이익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 그간 전북도가 국가예산확보철만 닥치면 애를 먹었던 이유가 국토위 등 특정 상임위에 2~3명이 들어가 공석 상임위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전북 출신이 없는 상임위에서 전북 관련 예산을 확보할 때마다 어려움이 컸다. 전북도는 그때마다 청와대나 기재부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뛰어다니며 타 지역 여당이나 야당의원을 찾아다니며 읍소하기에 바빴다. 지금은 21대 개원을 대비해서 상임위 배정 등을 논의할 단계라서 송하진 지사와 안호영 도당위원장 등 당선자들이 당정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사전조율에 나서야 한다. 특히 송 지사는 전북 연고당선자가 46명이나 되므로 이들을 우군화해서 도움 받아야 한다. 다선이 없는 상황에서 송 지사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남원파크, 전·현직 시장에 구상권 행사해야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
시민예술, 무대와 삶을 잇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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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ulture, 이제는 시조(時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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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명문가’ 신청 방법과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