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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는 1986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였다. 사망자만 4천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원자력기구 기준으로 7등급 사고였다. 체르노빌에 이은 두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다. 사고후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주입되고 있는데다, 외부 지하수 까지 흘러들어 가고 있어 매일 170톤씩 방사능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현재 120만톤에 달하는 오염수가 외부 탱크에 저장되고 있는데 이 탱크들도 2022년 여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그동안 오염수 처리방안을 놓고 고심해 온 일본 정부가 최근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에 관심이 쏠린 사이에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내 소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오염수를 해양 방출이나 수증기 방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사실상 해양 방출에 무게를 두고 절차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방사능 오염수에는 트리튬(삼중수소,3H), 만이 아니라 스트론튬(Sr), 세슘(Cs ) 같은 치명적인 고위험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 일본 정부는 기준치 이하로 희석 처리하면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해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염수 처리 이후에도 트리튬은 거의 처리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상은 제대로 처리 안된 오염수인 셈이다. 일본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면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피해는 자국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국 전체로 확대된다. 해양 생물 및 생태계가 방사성 물질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안도 피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은 바다에 독(毒)을 푸는 행위와 다름없다.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도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태평양 방류는 한국을 비롯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고 들고 아베내각이 저지르려는 환경재앙을 막아달라고 전 세계에 호소하고 있다. 오염수 해양 방류는 일본의 또 다른 반인류 범죄라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방안 대신 그린피스가 처리 방안으로 제시한 강철탱크에 계속 보관하면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처리 기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국제사회를 위험으로 부터 보호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2.03 17:17

경제전문가 후보

이번 총선처럼 여야가 일찍부터 사생결단식으로 맞붙은 적이 없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은 적폐청산과 검경개혁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하겠다고 벼른다.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맞아 권력을 누수없게 하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사가 맘먹은 것 처럼 되지 않는다. 생각치도 않게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정부가 우한에 있는 교민들을 긴급 수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검찰이 송태호 울산시장 선거개입의혹을 받는 청와대 박형철 전 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해 여야간 긴장감이 더해졌다. 조사를 받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찰의 짜맞춰진 기획수사라면서 나중에 무혐의로 밝혀지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해당한 중대한 범죄라며 연일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국 기소와 이 사건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TK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견고해졌다. 이번 총선으로 지역주의가 다시 살아났다. 보수와 진보가 강하게 대립하면서 영 호남으로 지지가 갈렸다. 검찰개혁을 위해 진보세력이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 집결해서 지지세를 결집했던 것처럼 보수층이 태극기부대를 앞세워 광화문광장에 모여 정권심판론을 부르짖으면서 건곤일척의 싸움판이 만들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촛불집회로 정권을 빼앗겼다면서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앙갚음 하려고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 전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것을 잊은채 현 정권이 추진하려는 개혁과제를 트집잡아 사사건건 발목 잡고 있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문제를 남겨놓고 동물국회란 비난을 받으며 막을 내리고 있다. 최근 안철수 전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야권이 분산됐다. 여야 1대1 구도가 만들어지면 여당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야권이 분열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은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과거처럼 민주당 싹쓸이가 예상된다. 다만 군산에서 김관영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가고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정읍 고창의 지역적 특성으로 대안신당 유성엽의원의 우위가 점쳐진다. 문제는 이번주부터 시작될 민주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누굴 지지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하향세인 것과는 달리 전북은 대선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각 지구당별로 민주당 경선이 더 치열하다. 대다수 도민들은 과거와 달리 경제전문가를 선출해서 전북몫을 찾아와야 한다는 것. 명망가를 선출해봤자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안됐다는 것. 분야별로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우선 실물경제를 잘 아는 현장경제전문가가 절실하다. 이상직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이 군산형일자리를 만드는데 숨은 주역으로 전기차 생산업체 (주)명신을 만든 것처럼 실물경제전문가가 있으면 얼마든지 청년실업도 해결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2.02 15:11

전염병과 인간애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는 전염병이 퍼진 죽음의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알제리의 작은 해안도시 오랑. 수천마리 죽은 쥐들이 발견된 이 도시에서는 한 달 남짓한 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병으로 죽어간다. 밝혀진 병명은 무서운 전염병 페스트. 오랑은 봉쇄되고 시민들과 도시를 찾았던 사람들은 갇힌다. 사라진 병이라고 알았던 페스트가 도시를 덮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동안 공포에 휩싸인 오랑은 온갖 거짓 소문까지 나돌면서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페스트와 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들의 분투는 눈물겹다. 페스트가 창궐한지 열 달, 드디어 기세는 꺾인다.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세상을 문학으로 고발했던 까뮈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인간성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 페스트는 실제 인류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재앙으로 꼽히는 전염병이다. 1347년부터 시작되어 1351년까지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로 지역과 기간에 따라 적게는 2천 500만 명, 많게는 6천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페스트의 공포는 유럽인들을 공황 상태에 빠트렸고, 두세 배의 임금을 지불하고도 곡식을 수확할 농민들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 인구는 유럽의 수많은 도시들을 황폐화했다. 이 도시들이 페스트 이전의 인구를 회복한 것은 300년이 지난 뒤였다. 그 뿐인가. 당시 페스트로 잉글랜드와 프랑스간의 백년전쟁도 중단됐다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세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는 이후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발했으나 어찌됐든 지금은 역사 속 전염병이 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여파가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라 명명된 이 전염병의 규모와 확산 속도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거짓 뉴스까지 쏟아지면서 불안을 가중시키는가 하면 중국 혐오를 부추긴다. 정치적 갈등이 끼어들지 않으면 이상한 일. 우한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을 데려오는 전세기 운행을 두고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의 입장이 다르다. 까뮈의 페스트속 인물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운명을 마주한다. 그러나 끝내 절망을 뚫고 희망을 만나는 사람들은 인간애로 공동 운명체를 지켜가는 사람들이다. 현실이라고 다를 리 없다. 인간애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1.30 17:29

완주 로컬푸드의 힘

처음엔 이름도 생경했던 로컬푸드가 브랜드 파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로컬푸드는 지난 2012년 완주군이 처음 도입했다. 완주 용진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팔릴지 우려의 목소리도 컸기에 규모가 큰 농협에서도 선뜻 나서지 않았지만 용진농협의 모험은 대박을 일궈냈다. 요즘 하루 매출만 2000만 원이 넘고 연간 매출액은 100억 원에 달해 타 지역농협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완주군에서만 로컬푸드 직매장이 12곳으로 늘었고 연간 매출액은 600억 원을 넘어섰다. 완주 로컬푸드가 큰 성공을 거두자 전국의 자치단체마다 벤치마킹에 나서면서 전국에 248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섰고 연간 매출액은 4000억 원에 이른다. 전북에는 현재 36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렇듯 완주발 로컬푸드가 농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도내에서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는 농업인 1만500여 명이 연간 평균 950만 원 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에 고령농이나 소작농에겐 로컬푸드가 열 효자보다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컬푸드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완주 로컬푸드 인증이라는 자체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농산물 생산 단계부터 토양 농업용수 잔류농약 분석 등 국가검사 기준과 동일한 320종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함에 따라 안전한 먹거리라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한 것이 성공 키워드가 됐다. 완주군은 로컬푸드의 성공을 통해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우수사례 평가에서 지역경제분야 우수사례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정부에서도 완주표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올해부터 2022년까지 3개년 추진계획을 세우고 현재 4.2%인 로컬푸드 유통 비중을 15%까지 확대하는 중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전국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10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고 자치단체도 45곳이 로컬푸드 체계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의 경제 대공황 당시 농작물이 팔리지 않자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로컬푸드의 단초가 되었고 일본에선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이 일면서 지역경제의 동력이 되었다. 이제 완주에서 시작한 로컬푸드가 우리 농업농촌의 회생과 도농상생, 일자리 창출에 새로운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1.29 17:02

삼인삼색

전북의 정치 1번지 전주갑. 구도심과 상가, 산동네, 아파트 밀집지역이 뒤섞여 있는 지역구다. 한마디로 민심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바로미터이다. 장노년층과 젊은 층, 그리고 빈부 격차도 혼재돼 있어 유권자의 속내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이번 총선 대진표는 더욱 흥미롭다. 전현직 의원간 리터매치 진검승부에 대학 운동권 선후배가 금배지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전북대 운동권 3김 김광수 김윤덕 김금옥 후보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먼저 세 사람의 대진표를 보면, 여성이자 이중 막내인 김금옥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첫 출사표라 잠시 접어두자. 김광수 김윤덕 후보의 맞짱은 지난 2016년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으로 첫 도전에 나선 맏형 김광수 후보가 현직초선인 아우 김윤덕 후보를 누르고 여의도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두 사람 빅매치 여부가 총선의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최대 걸림돌은 김윤덕 후보가 정치신인인 김금옥 후보를 넘어서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당 공천원칙에는 지역구의 30%를 여성몫으로, 여성 신인은 최대 가산점 25%까지 줘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윤덕 후보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반면 김광수 후보는 본선 대항마로 누가 좋을 지 내심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총선에 나서는 이들 세 사람의 묘한 인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이 겪는 고충도 상당하다. 권리당원 모집때 후보들 서로 잘 아는 처지라 상대 후보에게 들키면 큰일 난다며 통사정하고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금도 서로 상대후보 모르게 선거운동을 도와주느라 진땀 빼고 있단다. 선후배 쪽에서는 대놓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 난처하다고 한다. 또 다른 얘기는 모임과 행사가 많은 연말연시는 후보자 입장에선 대목이나 마찬가지다. 얼굴 알리고 인지도 높이는 데 최적화 조건이기 때문이다. 단골손님인양 드나드는 다른 후보와는 달리 김윤덕 후보 얼굴이 좀 뜸했다. 김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은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도 얼굴 알리는 대신 조직을 다시 추스렸다고 한다. 상대 김금옥 후보가 예상밖 선전을 함에 따라 궤도수정했다는 추측이 나돈다. 이처럼 이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한달 후면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난다. 어제 민주당은 415 총선후보 공모를 마치고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해당자들에 대한 개별 통보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가면서 금배지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1.28 17:22

인수(人獸)공통전염병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어제(27일) 현재 2300명 이상의 확진환자가 나왔으며, 사망자도 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6일 하루 사이에 확진환자는 371명 넘게 늘어나고, 사망자도 전일보다 24명이 증가했다. 자칫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의 병원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로 지난 2003년의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처럼 전파매개와 중간숙주인 전통 수산시장에서 판매된 야생동물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스의 경우 박쥐와 중간숙주인 사향고양이에 의해, 메르스의 경우는 박쥐와 중간숙주인 낙타에 의해 사람으로 전파됐었다. 코로나(Corona)바이러스는 구형의 단백질이 왕관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인간이 걸리는 코감기 병원체일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약한 바이러스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인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사스나 메르스, 우한 폐렴처럼 동물과 사람간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되는 감염병을 인수(人獸)공통전염병 혹은 인수공통감염병이라 한다. 이들 감염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을 떠나 사람간 전염이 이뤄진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백신을 만들기 어렵고, 개발한다 해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는 중국 방역당국의 늑장대응과 불투명한 정책 결정이 한 몫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첫 환자 발생 이후 10여일 지나서야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공항 철도 이용객들의 발열검사를 시작했을 정도다.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했던 사스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중국 정부가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정보공개를 소홀히 하면서 전 세계 37개 국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우한 폐렴에 대비한 백신이나 특정 치료법은 아직 없다 철저한 예방과 방역이 최선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4명의 확진사례가 나왔다. 감염병은 초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해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진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성 싶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1.27 15:20

가족 성평등

우리나라만큼 가족과 친족에 대한 호칭이 어렵고 복잡한 나라가 많지 않다. 가부장제의 유교적 사고에서 비롯된 가족 호칭은 어렵고 불편하며 남녀를 차별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2월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가 쓰고 있는 가족 호칭이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52.3%로, 그렇지 않다는 의견 44.8%보다 많았다. 예컨대 남편의 집은 시댁, 아내의 집은 처가로 부르거나 부계 가족은 친가라고 부르는 반면 모계 가족은 외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남녀 차별이라는 것이다. 또한 결혼한 남편의 남동생은 서방님, 나이 어린 형제는 도련님, 여동생은 아가씨로 불러야 하고 나이 많은 오빠의 부인은 올케라고 불러야 하니 어색하고 민망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듣는 당사자들도 이러한 호칭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친족의 호칭은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 3촌 관계는 백부 숙부 고모 이모 외삼촌 질(조카) 생질(여형제의 자식) 이질(여형제끼리의 자식) 등으로 부른다. 4촌 가계는 종형제 내종형제(고종사촌) 외종형제(이종사촌) 종조(할아버지 형제) 대고모(할아버지 여형제) 외종조(외할아버지 형제) 등으로 호칭한다. 5촌을 넘으면 종숙(당숙) 내종숙, 재종숙, 내재종숙 등으로 부르기도 어려워진다. 여성가족부에서 올 설 명절을 맞아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명절 실천 캠페인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추석에 이어 가족 간 평등 언어 사용을 추진한다. 자녀의 외조부모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로, 장인어른장모 대신 아버님아버지 또는 어머님어머니로,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이름 뒤에 씨를 붙여 부르자는 식이다. 설음식 준비와 설거지 청소 등도 성 역할의 구분 없이 함께 하고 서로 배려하는 평등한 명절 문화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즉 여성들에게만 지워진 명절 가사노동을 함께 분담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만들어가자 취지다. 또한 가족 간에 서로 존중하는 대화와 언어문화, 그리고 명절 전래놀이와 윷놀이 등 다양한 가족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즐기면서 행복한 명절을 보내자는 뜻이다. 이미 이렇게 실천하는 가족들도 많지만, 아직 명절 차례상이나 제례 준비 등으로 부담이 큰 가정들도 많다. 명절 스트레스나 설 증후군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우리의 명절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가족의 화목과 행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1.22 16:44

농민 대통령

유남영 정읍조합장(64).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6선의 정통 농협맨이다. 4월 총선후보 보다 유독 그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오는 31일 치러지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전북출신으론 민선 첫 출사표를 던졌다. 중앙회장 권한과 역할이 막강하기에 조합원 235만여 명의 농민 대통령 으로 불린다. 자산 400조, 31개 계열사 그리고 1천118개 농축협조합, 8800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공룡 조직의 수장이다.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까지 거머쥐고 있다. 유 후보 포함 10명이 지난 17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대의원조합장 292명의 선택을 기다린다. 초반 판세에서 일단 유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는 평이다. 지난달 퇴임한 김병원 회장과의 역학관계에서 승패를 점치고 있다. 전남 나주출신 호남 첫 민선 회장이었던 김 전회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핵심 동지다. 그가 두 번의 농협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 끝까지 함께 한 이가 유 후보였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경영철학과 가치는 오랫동안 교감을 통해 이뤄졌다. 실제 유 후보가 중앙회 이사를 오래 하다 2016년 김 전회장 취임과 함께 농협금융지주 이사를 맡아 든든한 후원자역할을 해왔다. 그런 관계 때문에 호남회장 승계론 이 대의원 사이에서 회자된다. 상당수 대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4년동안 농협경영의 탄탄한 기반을 닦아놓은 김 전회장의 경영철학이 과거로 회귀할까 전전긍긍이다. 이들이 유 후보에게 기대를 걸고 힘을 싣는 이유가 김 전회장과 노선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유 후보와 함께 2강 으로 불리는 상대후보를 경북출신 전임 회장 측근들이 밀고 있다는 설이다. 한마디로 전임 회장과 직전 회장간의 대리전인 셈이다. 유 후보는 1990년대 중반 정읍시의원을 거쳐 농협조합장에 당선됐다. 당시 도산위기 농협을 탁월한 경영수완으로 구해내면서 동시에 새 변화를 이끌어 신뢰를 쌓았다. 특히 하나로마트 성공이 대표적이다. 초창기 온갖 어려움을 딛고 전국 농협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재작년 정읍시장 선거때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농협회장 출마를 위해 뜻을 접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경영자적인 거시 안목과 현장의 치열한 감각을 익혔다고 한다. 누구보다 농협의 미래 먹거리와 비전을 꿰뚫고 있다고 자부한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을 잘 살게 하는 농협을 만들어야 한다 는 캐치프레이즈에 그의 마음을 담았다.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는 그가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1.21 16:34

'AI 커닝' 바둑

시험을 치를 때 미리 준비해 간 쪽지나 남의 답안지를 몰래 보고 쓰거나 베끼는 행위로 커닝(Cunn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커닝은 일본식 영어 발음 간닝구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본래는 교활한이라는 뜻이다. 영어로 시험에서의 부정 행위는 Cheating인데 여기에는 커닝 뿐 아니라 도박이나 게임 등의 속임수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시험이 치러지는 곳이면 빠지지 않는게 커닝이다. 시험 결과에 대한 급부가 큰 시험일 수록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예전에도 과거시험 급제는 곧 신분상승이라는 인생역전을 가져 오는 만큼 커닝 수법이 상상을 초월했다. 답안지 바꿔치기나 대리시험은 예사였다. 붓통과 도포자락, 버선 등에 커닝페이퍼를 넣어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콧구멍에 숨겨 가기도 했다. 조선조 숙종실록에는 밖에서 과장(科場)까지 대나무 통이 묻혀 있는 것이 적발됐다는 기록도 있다. 응시자가 끈에 매단 문제를 내보내면 밖에서 답안을 작성해 들여보내려 했던 것이다. 중국 청나라 때 만든 가로 4.5㎝, 세로 3.8㎝, 두께 0.5㎝ 에 불과한 책 9권에 10만자를 담은 커닝페이퍼가 남아 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인 미국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에서도 대규모 시험 부정이 적발되기도 했다. 시험 앞에서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는 모양이다. 커닝 방법도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되고 있다. 과학기술 발달로 첨단 수법이 동원된다. 지난 2004년 시행된 수능에서는 광주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정답을 문자 메시지로 집단 전송한 부정행위가 적발돼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을 포함 그 해 부정행위로 성적 무효처리된 학생이 무려 314명에 달했다니 그 파장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지난주 프로기사 자격시험인 한국기원 주관 입단대회에서 인공지능(AI)로부터 몰래 훈수를 받아 대국을 한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정 행위자가 붕대를 감은 귀안에 이어폰을 꽂고, 외투 단추에 부착한 소형 카메라를 통해 바둑판을 비추면 외부에서 대기중인 브로커가 이를 보고 AI의 훈수를 전달받아 착점하는 방식이었다. 몇 년전 개봉됐던 영화 신의 한 수에 나오는 장면이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영화에서는 바둑신동이 외부 고수였지만, 이번에는 AI가 고수 역할을 한 것이 달랐다. 현재 AI의 바둑실력은 프로기사 고수들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최근 은퇴한 이세돌 9단도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에서 3대1로 패했고, 은퇴직전 국산 AI 프로그램 한돌과의 대국에서도 2대1로 졌다. 커닝은 원칙을 지키는 정직한 사람들에게 불이익과 박탈감을 준다는 점에서 공정사회를 해치는 해악이다. 일벌백계로 부정행위의 유혹을 막아야 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1.20 19:10

철옹성 민주당?

진보나 보수정당 지지도가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나타나 총선결과도 그렇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대 총선은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 녹색돌풍이 강하게 불어 호남을 장악했다. 전북에서 10석 중 7석을 석권하면서 19대때 민주통합당이 차지해온 안방을 꿰찼다. 그 때 국민의당이 전북에서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워낙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현실에 안주한 탓이 결정타였다. 유권자의 변해가는 눈높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공천만 받으면 찍어줄 것 아니겠냐는 후보자들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결과적으로 선거를 망쳤다. 21대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서면서 전북에서는 종전과 다른 양상이 보인다. 20대때는 국민의당이 석권했지만 서서히 지역주의가 강하게 불붙어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강세를 보인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사건건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사건을 앙갚음하려고 국회나 행정부를 상대로 깊은 태클을 걸면서 국민들한테 정치권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야당은 국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주임무지만 자유한국당이 그 한계를 벗어나 국민들을 분노케하면서 실망시켜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박 이명박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기소 됐기 때문에 국민한테 석고대죄하는 측면에서 당을 해산하고 새롭게 창당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게 순리였다. 하지만 그런 과정 없이 무작정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정개혁과제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국회에서 태클을 건 게 결국 부메랑이 되었다. 조국사태 검찰개혁 등 사사건건 태클을 걸어 국회를 동물국회로 만들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그 결과가 서울 경기 호남 부산 경상남도 등에서 민주당 지지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총선은 선거구도가 중요하다. 프레임이 어떻게 짜여 가는가가 판세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의 흐름도 전북에서는 서서히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 간다. 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선거 때 얻은 표보다 더 높은 70% 가까이 나타나고 당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증적 사례로는 예비후보들이 개최한 출판기념회에 구름처럼 지지인파가 몰려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예전같지 않게 민주당 지지가 높아 벌써부터 당 경선열기가 본선처럼 후끈거린다. 각 예비후보들도 공천권을 확보하려고 당심과 민심을 잡으려고 꼭두 새벽부터 부산하게 움직인다. 민주당이 지지도를 더 결집하려면 호남에서 여성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전북은 군산 정읍 고창 2개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강세다. 경선이 끝나면 예전같이 싹쓸이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가 출중해서라기 보다는 야권과 1대1 대결구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이번 선거는 민주당 선거로 끝날 전망이다. 워낙 자유한국당의 반사이익이 선거판에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1.19 16:02

호수마을 할슈타트의 고민

잘츠캄머구트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빈과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는 이곳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그 이름이 친숙하다.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한 잘츠캄머구트는 70여개의 호수를 품고 있다. 이들 호수의 풍경은 서로를 빼어 닮은 아름다움으로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통로가 됐으니 장크트 길겐, 장크트 볼프강, 볼프강, 할슈타트 등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호수가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잘츠캄머구트의 진주로 꼽히는 호수가 할슈타트다. 소금광산으로도 이름을 알린 할슈타트는 알프스 빙하가 녹아 골짜기로 흘러 들어가는 아름다운 호수마을. 1997년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관광도시가 된 할슈타트가 지금은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 수입으로 재정적 독립까지 이뤄낸 할슈타트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슈타트는 인구 778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관광도시로 부상한지 오래지만 그동안 찾아온 관광객은 하루 100명 정도였다. 그런데 디즈니랜드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도시 <아렌델>이 이 마을로부터 구상되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언론에 따르면 이 작은 마을에 찾아오는 하루 관광객 수는 많게는 1 만 명. 관광객이 급증하다보니 마을은 쓰레기가 넘쳐나고 온갖 소음과 무질서한 행태에 물가가 급등해 그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단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유럽의 유명매체들은 관광객들이 마을을 영화세트장처럼 다룬다거나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는 슈퍼마켓은 기념품 판매점이 되어버렸다는 주민들의 아우성에 할슈타트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 한국인들이라는 내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관광산업이 마을 경제의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관광객 수를 적어도 3분의 1은 줄여야만 한다는 할슈타트 슈츠 시장의 인터뷰를 보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2015년의 세계 관광인구는 11억 8300만 명. 관광으로 경제력을 얻은 도시들은 환호했으나 그 때문에 돌려받게 된 폐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르셀로나, 베니스, 베를린, 동경, 몰디브 등이 그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여러해 전, 세계적인 관광도시 베니스 주민들이 몰려오는 크루즈 관광객들을 막기 위해 배위에 올라 시위를 벌이며 흔들었던 피켓의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과잉관광의 폐해, 그 울림이 크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1.16 18:44

기부의 감동지수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56)가 호주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기부를 했다가 되레 구설에 올랐다.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의 마음은 파괴적인 산불에 대처하고 있는 모든 호주인에게 향한다며 100만 호주달러(약 7억97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연일 비판의 글을 올리고 있다. 그의 자산 규모에 비해 기부액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1167억 달러(약 134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25년간 결혼생활을 했던 매켄지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383억 달러(약 44조2058억원)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넘겼지만 여전히 세계 부자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의 수입은 시간당 900만 달러(약 104억원), 하루에 2억1500만달러(약 24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베이조스의 기부액은 그가 4.6분 동안 번 돈이라거나 그의 자산의 0.00059%에 불과하다며 비꼬기도 했다. 반면 호주 국적의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 부부는 호주 산불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을 위해 응원과 염려, 기도를 전한다며 50만 달러(약 5억 8000만원)를 기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환경보호재단을 통해 300만 달러(약 34억7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구례 토지면에 가면 중요민속자료 8호로 지정된 고택 운조루가 있다. 1776년(영조 51년)에 삼수부사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세운 저택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행랑채에 있는 큰 원통형 쌀 뒤주 때문이다. 쌀이 나오는 뒤주 아래쪽 입구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씌어 있다. 누구나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로 배고픈 사람은 쌀을 가져가라고 배려한 것이다. 이곳 주인들은 매년 수확되는 200여 석의 쌀 가운데 30여 석을 이 뒤주를 통해 나눔을 실천해왔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란 속에서도 운조루가 오롯이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것은 유씨 가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덕분이었다. 연말 연초를 맞아 폐지와 고물을 모아 판 돈으로 기부행렬에 동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스토리가 소개됐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선뜻 내놓는 손길에서 진한 감동이 전해졌다. 기부와 나눔은 진정성이 있을 때 그 빛을 발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1.15 16:16

‘정강선의 이변’

지난 주말 뉴스의 초점은 민선 첫 전북체육회장 당선자 정강선씨가 화제였다. 그가 지역사회에선 거의 무명에 가까울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던 터라 깜짝 당선 에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2000년 초부터 출판디자인 업계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었다. 서울까지 사업을 확장해 성공한 사업가로 통했다. 체육부 신문기자 출신이지만 당시에는 체육과 관련해서는 어떤 인연도 찾기 어려웠다. 한참 뒤 들리는 얘기로는 체전 등 전국대회 참가 전북대표단에 격려금을 빼놓지 않고 보낸다는 게 고작이다. 그랬던 그가 작년 하반기 돌연 민선 체육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다. 체육회 임원 등 경력이 없어 체육인들조차 갸우뚱거렸다. 마찬가지로 지인들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대학에서 체육전공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체육부기자 경력을 감안하더라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그래서인지 선거 초반 입지자 8명중 하위권으로 분류된 건 물론이다. 명함 돌리며 인지도를 높이려는 속셈이라고 출사표를 폄훼할 뿐 아니라 후보등록 시점에 사퇴할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퇴는커녕 완주(完走)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당선권에 근접하리라곤 엄두조차 못냈다. 그런데 한술 더 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선두를 위협한다는 얘기마저 흘러 나왔다. 쉽게 믿기지 않아 주변 체육인들에게 넌지시 판세를 탐문해봤다. 이구동성으로 유력후보 당선은 떼논 당상 이라 대세를 뒤집지는 못할 거란 평가속에 2위와 표차가 어느 정도냐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투표 하루 전 일이다. 선거 당일 투표장 분위기도 유력후보 당선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유력후보 주위엔 체육계 유명 인사들이 몰려 눈도장을 찍고 있었던 데 반해 다른 후보들은 몇몇 지인들만 모여 대조적이었다. 그런 가운데 정 당선자는 다른 후보와 달리 투표하는 대의원들에게 일일이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진행되면서 일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 순간에도 누구 한 사람 투표결과를 의심하지 않았다. 드디어 개표결과가 발표됐다. 오후 5시 44분께 선관위원장이 기호 2번 정강선 후보 129표 를 말하자 장내는 술렁거렸다. 조직과 명성보다는 체육에 대한 개인 열정과 비전을 제시한 진정성이 빛을 발한 것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낡고 잘못된 관행을 뜯어 고치라는 체육인들의 표심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1.14 19:25

겨울 답지 않은 겨울

예전 같으면 소한과 대한 절기가 들어있는 요즘 무렵이 일년중 가장 추운 날씨였다. 천지가 꽁꽁 얼어 붙고, 처마밑에는 고드름이 즐비했으며,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들어붙을 정도였다. 혹한(酷寒)이 몰아쳐야 할 1월 초순인데도 강물은 얼지 않고, 눈(雪)도 전혀 오지 않는다. 소한 다음날인 지난주 7일에는 전국에 눈 대신 적지 않은 겨울비가 내렸다. 한겨울인데도 지난 7일 제주의 낮 최고기온이 23.6도 까지 올라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1월 기온을 기록했다. 도내 고창도 이날 낮 가온이 최고 17.8도 까지 올랐다. 세계적 겨울축제로 자리잡은 산천어축제로 유명해진 강원도 화천군은 당초 지난 4일 축제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얼음이 얼지 않아 11일로 연기한데 이어 또 다시 27일로 미루었다. 도내 경우도 1월초 시작한 남원 바래봉 눈꽃 ㅤㅊㅜㅈ제가 비로 인해 잠시 운영을 중지하기도 했으며, 무주 남대천 얼음축제는 행사를 치를 만큼 충분한 얼음이 얼지 않아 축제를 취소했다. 이번 겨울들어 전주에는 눈도 한번 오지 않았다. 12월 평균 적설량은 13.4㎝에 달하지만 올 겨울에는 한 차례 진눈깨비만 흩날렸을 뿐 적설량은 전혀 없다. 한반도 전체가 이처럼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원인으로는 겨울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올해 특히 약한데다, 고도 5㎞ 이상 대기 상공에 위치해 북극과 한반도 사이를 가로지르며 일종의 에어 커튼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동서로 강하게 형성되어 있어 북극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답지 않은 겨울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현상이 아니다. 노르웨이러시아등 유럽과 북미에서도 우리와 비슷하게 이상고온 현상을 겪고 있다. 반면 호주는 기록적인 혹서(酷暑)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겨울 시작한 산불이 남한 전역의 절반 이상 면적을 태우고 해를 넘겼지만 꺼질 기미가 없이 호주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24명이 숨지고 야생동물 5억 마리가 죽는 재앙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산불 원인으로 호주를 둘러싸고 있는 인도양 서쪽과 동쪽 바다의 온도가 서로 다른 양극화 현상이 호주 전역을 건조하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전세계적인 이같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 인간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다 주고, 끝내는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후변화가 이미 터닝 포인트를 지났을 수도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경고도 있다. 이대로라면 몇 년뒤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청소년들까지 나서 기후위기 대책을 요구하는 외침을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1.13 16:39

90일 간의 피말리는 싸움

군산과 정읍 고창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해 보인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여파가 그대로 남아서 약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는 의미가 다양하다. 선거에서 이긴 쪽이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대선판도까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DJ,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연결되는 진보쪽은 이번 총선에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총력을 다한다. 권력을 잡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 권력의 위력이 어떠한가를 알기 때문에 청와대 출신 70여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도 농경문화에 젖어 있는 도민들은 말로만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지 실제는 다르다. 청년층은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중장년층은 보수적이다. 이 같은 성향은 조선 선조 때 정여립난을 겪으면서 이 지역 엘리트 1000여 명 이상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동학혁명을 겪으면서 수십만의 민초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강한 저항의식을 가지면서도 쉽게 자기 속내를 들어내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한번 옳다고 여기면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함께 들불처럼 동시에 타오르는 성향이 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도민들은 다음에도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민주당 지지가 높다. 민주당 당내 경선이 그래서 본선처럼 치열하게 치러질 수밖에 없다. 전북에서 유일하게 여성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주 갑 김금옥 전 청와대비서관과 광주 서구을 양향자 전최고위원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이유는 민주당이 전주 3개 선거구에서 현역이 한명도 없어 여성 몫으로 전략공천하는 게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김 전비서관은 학생운동과 여성운동을 통해 여권신장에 앞장서 왔고 참신성이 시대정신과 크게 부합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전북의 권력지도가 바뀔 수 있다. 전주가 대표적이다. 어느 당에서 3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과 지방의원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총선과 지방선거는 성격이 다르지만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쥐고 있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정치적인 꿈을 갖는 사람들이 대거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을 직간접으로 돕고 있다.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어야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공천을 받는 데 유리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안철수 녹색돌풍으로 지난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이 7석을 확보해서 전북의 맹주가 되었지만 지금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무소속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야권단일화를 통해 민주당과 1대 1 대결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낙관할 수 없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거쳐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승산이 있다. 각 예비후보들이 출판기념회나 여론조사를 통해 세 불리기에 나서지만 설이 지나야 민심의 향배가 정해질 것 같다. 지금 너나 할 것 없이 자체여론조사한 것을 유포하지만 값싼 여론조사가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과학으로 포장된 여론조사가 아전인수식 해석밖에 안 되고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1.12 15:33

작가의 저작권과 문학상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이상의 문학과 작가 정신을 기려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상이다. 1977년부터 시행됐으니 올해로 44년, 역사도 짧지 않다. 그사이 적지 않은 문학상이 제정되었으나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문학상으로 꼽힐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발표된 중편과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과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이듬해 1월 수상 작품집으로 묶여 출간되는데 문학 지망생들의 필독서가 된 것은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베스트셀러 대열에 놓인 지 오래다. 1회 수상자 김승옥부터 이청준 오정희 유재용 박완서 최인호 서영은 한승원 최일남 이문열 양귀자 윤후명 윤대녕 은희경 신경숙 김훈 한강 김영하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이 이상문학상을 거쳤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나 돌이켜보면 문학상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작품과 작가를 가려 대중들에게 알리는 통로였으니 비로소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던 문학상은 작가들에게 각별한 대상이었다. 올해도 문학사상자는 이상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알려지기로는 대상 수상자 1명과 다섯 명의 우수상 수상자들이다. 지난해 발표된 수많은 작품 중 선정된 수상작이니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일터다. 그런데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자는 예정되어 있던 날짜에 공식 발표되지 못했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작가들 중 세 명이 수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것은 수상자들이 동의해야 하는 저작권 양도 조항이다. 이 조항은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 동안 출판사 측에 양도하도록 되어 있다. 작가 자신의 단편집에 싣더라도 표제작으로는 쓸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니 이상한 계약이 아닐 수 없다. 많지 않은 상금 대신 저작권을 3년 동안 묶어두는 출판사측의 조건에 반기를 든 작가들과 문학인들은 이 조항이 작가의 권리와 노고를 존중하지 않는 일종의 노예계약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이상문학상의 수상작 저작권 양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1987년 수상자가 된 이문열은 이 조항을 보고 상을 받고 싶지 않았지만 문학상의 전통을 깨트릴 수 없어 받아들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는 한국문예저작권협회가 이 출판사를 상대로 작가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 제작, 배포금지 판결을 얻어 내기도 했다. 낡은 관행을 아직도 벗지 못하는 출판사의 얍삽한 행태가 가져온 이 상황이 안타깝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1.09 19:17

조선업 호황과 군산의 눈물

한국의 조선업 수주량이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면서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선박 수주실적 집계 결과, 한국이 세계 선박 발주량 252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37.3%인 943만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리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중국은 855만CGT로 2위로 밀려났고 3위는 일본(328만CGT), 4위는 이탈리아(114만CGT)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은 2018년에도 세계 선박 발주량의 42%인 1090만CGT, 237척을 수주해 중국(874만CGT)을 제치고 7년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한국은 지난해 대형 LNG운반선 발주물량 51척 중 48척을 싹쓸이했고 초대형 유조선 31척 중 18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36척 중 22척을 수주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우위를 점했다. 올해도 국내 조선업은 장밋빛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물량 증가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통한 수주 경쟁력 제고 등으로 국내 조선업 수주물량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159억 달러로 지난해 달성액 122억 달러보다 30% 높게 설정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달성액보다 20% 정도 늘려 목표치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이 활황을 띠면서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 동구의 조선업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2018년 4만6915명에서 지난해 11월 4만8077명으로 1162명이 증가했다. 울산지역 아파트매매가격지수도 지난해 3분기에 30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고 개별공시지가도 오르고 주택재개발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재가동을 약속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2년 7개월째 도크는 텅 비었고 골리앗크레인은 멈춰 서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수없이 재가동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지난 연말에야 재가동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서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했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 요지부동이다. 군산의 조선산업 생태계가 무너짐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정부의 조선기자재 업종전환 지원사업을 통해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전북도민의 염원을 져버리지 말고 하루속히 군산의 눈물을 닦아줘야 마땅하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1.08 17:11

일자리 품앗이

지난 연말 전북도청 2급 정무특보에 40대 초반 이중선씨 발탁을 둘러싸고 뒷얘기가 무성했다. 지역출신으로 계속 활동했음에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데다 파격인사라고 할 만큼 중책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노사모 초기 멤버로 전주시 6급에서 청와대를 거쳐 2년여 만에 도청 2급으로 수직상승한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물론 여야를 넘나드는 유대관계를 갖춘 적임자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정무분야 오랜 전문가가 아니기에 썩 믿기지 않았다. 바로 위 정무부지사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2018년 7월 특보신설 당시에도 선거공신 보은(報恩)차원의 위인설관(爲人設官)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자리 논란은 정무특보에 이어 작년 11월에도 불거졌다. 역시 40대 송창대 대도약정책보좌관이 3급 자리에 전격 임명되면서다. 그는 손꼽히는 송 지사의 핵심측근이다. 우선 낯선 직함부터 헷갈린다. 기획조정실 산하 대도약기획단과 뉘앙스만 같지 업무는 별개다. 이 자리 또한 정무특보와 함께 휘하 공조직도 직원도 거의 없는 개방형직이다. 이 때문인지 송 보좌관도 비서실장, 대외협력국장 업무와 부딪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 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알려진 대로 두 사람의 발탁과정은, 이 특보는 정무부지사출신 청와대 행정관선배가 추천한 걸로 전해졌으며, 송 보좌관도 그간 청와대와 도청 국장급을 놓고 의견만 분분했는데 국장급으로 교통정리 되면서 청와대행도 머지 않았다는 소문이다. 이처럼 세 사람이 공교롭게 청와대 행정관자리를 연결고리로 일자리 품앗이 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비껴갈 수 없다. 일단 40대 젊은 피 등장만으로 공직사회는 술렁인다. 더구나 2, 3급은 선망의 자리다. 그 때문인지 호사가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혹시 경력관리 코스를 밟는 것 아니냐 는 나름 촉이 발동한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앞에 언급한 청와대 행정관선배가 정무부지사에 임명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총선 출사표를 던지며 스펙쌓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직자 사퇴시한인 오는 16일까지 입지자들의 줄사퇴가 예상된다. 청와대출신 총선 후보만 6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와대와 국회, 정부부처까지 인적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총선 전후 정치적 전환기에 이들 쌍두마차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더불어 송 지사의 용병술도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1.07 19:12

전주 모주(母酒)

전주 모주는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 콩나물국밥과 곁들여 마시면 제격이다. 전날 과음하였을 때는 속풀이로 마시는 해장술이었다. 전주 모주는 예전에는 청주를 걸러내고 난 술지게미에 한약재 등을 넣고 끓여 만들었다. 하지만 그같은 절차가 번거롭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막걸리에 생강, 대추, 감초, 인삼, 계피, 칡 등 한약재와 흑설탕을 넣어 만들었다. 3시간 정도 은은한 불로 끓이면 걸쭉한 갈색의 모주가 얻어진다. 넣는 재료에 따라 각 음식점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맛이나 향기는 비슷하다. 향기가 좋고, 단맛이 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성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6% 정도인 막걸리의 알코올 성분이 섭씨 78도면 대부분 증발해 모주에는 알코올 성분이 1∽2%정도 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모주(母酒)라는 이름이 붙은데에는 몇 가지 설(說)이 있다. 조선조 광해군때 인목대비의 모친인 노씨(盧氏)부인이 제주도에 귀양가서 빚었던 술인 대비모주(大妃母酒)가 모주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고, 예전 어느 고을에 술을 많이 마시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한 어머니가 막걸리에 갖은 약재를 넣고 끓여서 아들에게 주어 모주가 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은 전주 모주는 제조법이 업소마다 약간씩 다른데다 보관 기간도 짧아 산업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지원 대상에 전주 모주가 선정되면서 한국식품개발원과 공동으로 본격적인 제품 개발과 제조법 표준화에 착수해 이같은 고민이 해결됐다. 맛과 향, 색깔 등을 기존의 모주와 비슷하게 했으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해 제품 신뢰도를 높여 대량생산 산업화의 길을 찾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18년 전주 모주가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에 등록되면서 전주 이외 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독자적 재산권을 인정받게 됐다. 이후 전주 모주는 한옥마을등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부터 모주의 영양학적 가치 연구를 수행해온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이 엊그제 모주에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방지와 항암 항염증 항산화 작용 등을 돕는다고 알려진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그리고 미백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코지신, 뇌의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로서 생리기능이 있는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등의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것을 확인 발표해 전주 모주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 2010년대 초 항암효과등 기능성에 힘입어 상당한 인기를 누리던 막걸리가 와인맥주등 타 주류의 공세로 주춤해진 상황에서 모주를 앞세워 다시 인기를 되찾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1.06 17:07

민주당 캐슬의 적폐

해가 바뀌면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사람이 많다. 진보다 보수다 하면서 갈수록 이념논쟁이 치열해 걱정스럽다. 네편이 아니면 무작정 적으로 간주하는 험악한 세상이 만들어졌다. 마치 얼굴에 바코더를 찍고 다닌 것처럼 피아구분이 될 정도다. 머리가 좋은 식자층은 상황논리에 따라 자기변신을 잘 하지만 민초들은 그런 짓도 못한다. 선거 때마다 이긴쪽으로 붙어서 뒷돈 댄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산다. 전북은 피 같은 돈이 서울로 계속해서 빠져 나가면서 더 경제가 어려워졌다. 보험 금융 유통 등을 통해 연간 헤아리기 조차 힘들 정도의 큰 돈이 역외로 유출된다.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됐다. 피 흐름이 원활치 못해 지역이 활력이 떨어져 시래기처럼 말라간다. 각 자치단체들이 청년인구 유출을 막으려고 몸부림 치지만 백약이 무효다. 안심하고 다닐 일자리가 없다. 누가 부모 형제 떠나 타관 땅에서 살려고 하겠는가.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정치권은 노력한다는 말만 할뿐 개선을 못한다. 후보자 면면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희망을 걸 수도 없다. 자신을 뽑아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자신감을 내비치지만 그 속내는 빈수레 같다. 도민들이 지역주의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한다. 서서히 지역주의 선거를 또 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대선 때 얻은 지지율 보다 더 높은 70% 가까이 나온 게 이를 반증한다. 지금 민주당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쳐져 인재들이 못들어간다. 웬만한 인물은 당원 확보를 못해 끼어들 공간이 없다. 오랫동안 자기들끼리 성을 높게 쌓아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체가 만들어졌다. 능력이 출중해도 전북에서는 진입하기가 쉽지 않아 정치하기가 어렵다. 집권당이 됐다고 우쭐대고 자만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이름도 없었던 졸부들이 에워싸면서 유지인양 호가호위한다. 자기 편 아니면 국물도 없다는 식이다. 알게 모르게 자기편끼리만 짝짜꿍해 먹어 치우는 바람에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선거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승자독식주의라는 미명하에 끼리끼리 다 해먹어 지역사회가 건강성을 잃어간다. 집행부 독주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도 한통속이어서 믿을 게 없다. 뭣이 정의인지 구분이 안된다. 숫자만 많으면 정의라고 우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들만의 성을 쌓은 게 잘못이다. 확보된 당원이 많아 몇사람이 거대한 전북을 요리하며 권력을 휘두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이 전북발전의 기회였지만 그것을 못 살리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출신들의 무능함이 크다. 무작정 인기영합주의에 빠지거나 정치력이 없는 자치단체장들이 제왕적 권한만 누리기 때문이다.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이 불나비마냥 권력자 주변에 빌붙어서 공생관계를 형성한 게 악의 씨앗이다. 10년전이나 20년 전이나 그 때 그 사람들이 전북에서 유지랍시고 행세한다. 가관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1.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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