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1 08:09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차가운 민심

총선 입지자들은 본인이 가장 적임자라고 말하지만 유권자들은 별로 신통치 않게 여긴다. 현역이나 도전자나 모두가 참신성과 역량이 떨어져 개긴도긴으로 본다. 그간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대통령 구속을 지켜봤고 촛불집회 등을 통해 직접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출시킨 경험을 갖고 있어서인지 정치권을 대하는 유권자의 시각이 예전과 달리 차갑고 냉정하다. 유권자들은 여의도 정치권을 비생산적인 공해집단 정도로 인식한다. 그 때문에 누가 총선에 출마해도 그 밥에 그 반찬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보낸들 썩어 문드러진 정치권이 나아지겠냐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정치권에 대한 실망도 크다. 20대 총선 때 안철수 개혁바람이 거세게 불어 뭔가 새롭게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갖고서 국민의당 한테 7석을 안겨줬지만 서로가 갈라져 10명 국회의원이 5개 정파로 나눠진 것에 무척 실망하고 있다. 도민들은 예산국회 막판에 구성된 계수조정 소위 15명에 도당위원장인 안호영 민주당의원이 끼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바른미래당 정운천, 무소속 이용호의원이 예결위원이 돼 나름대로 기대를 걸었으나 막판 소위에 한명도 끼지 못함으로써 전북도 국가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건설사업비가 1500억 이상 껑충 뛰었던 것도 정운천의원이 소위에 들어가서 맹활약한 탓이 결정적이었다. 국가예산 확보는 막판 소위에서 판가름 난다. 넣고 빼는 것이 15명 손에서 이뤄지므로 각 시도가 죽기살기식으로 올인한다. 하지만 송하진 지사는 소위에 전북 출신의원이 빠지자 내심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당초 7조원대 예산을 지키려고 인맥을 총가동해서 여야 구분 않고 소위 위원들 한테 전북 관련예산을 삭감하거나 삭제하지 않도록 읍소 아닌 읍소를 하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전북정치의 존재감이 약화될수록 송 지사의 어깨만 무거워진다. 사실 정치인들이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거창하게 포부를 밝히면서 출사표를 던지지만 그 속내를 보면 입신양명하려고 그 길을 선택한다. 최근 자영업자들과 중기대표들이 계속된 불경기로 신음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연간 1억8천만원의 세비와 각종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잘 산다. 대한민국에서 책임감 없이 그 만큼 떵떵거리면서 특권을 누리는 자리도 없다. 그렇게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기어코 한번 해볼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어떻게 지역구가 재편될지 모르고 후보들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은 선거에 관심이 덜하다. 신인이라고해서 쿨하다고 예쁘게 봐준 것도 없지만 현역 한테는 불만이 많다. 리턴매치니 올드보이 귀환이니 하는 용어가 난무하지만 먹고 살기가 팍팍해서 누굴 지지하겠다는 것 보다는 디스하는 경향이 크다. 전북은 다른 지역과 달리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 요구가 별로 없어 무풍지대처럼 보인다. 후보가 깜냥이 되느냐 안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17 16:46

수도사들의 필사본과 완판본 목판

노트커 라베오(Labeo Notker). 950년경에 태어나 1022년에 작고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수도사다. 노트커는 소년 시절, 지금은 스위스 영역이 된 장크르 갈렌 수도원에 들어가 일생을 보냈다. 당시 활동했던 수많은 수도사 중 그의 이름이 역사에 남겨진 것은 후세에 끼친 영향 때문이다. 수도원 교사로 있었던 그는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신학에 관한 라틴어 고전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교재로 활용했다. 그의 번역 실력은 빼어나 고고 독일어를 훌륭하게 구사했으며 본래의 구절을 단순히 해석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덕분에 그의 번역은 독일의 학문적 용어를 만들고 고대 독일어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특히 그는 중요한 고전을 필사본으로 제작했는데 대부분이 소실되고 말았으나 그중 몇 권 필사본은 살아남아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되었으니 장크트 갈렌 수도원 도서관이 그 소중한 유산을 품고 있는 곳이다. 당시 유럽의 규모가 큰 수도원들은 별도의 필사실을 두고 중요한 고전이나 성경 악보를 필사했다. 그들 중 하나였던 장크트갈렌 수도원은 16세기 이후 더욱 번성해 17세기 중반에는 최고의 필사 및 인쇄센터를 만들어 전통을 이어왔다. 10세기부터 지속된 수도사들의 귀중한 필사본을 보유 하게 된 이유다. 이 도서관은 장서만도 15만권. <그레고리오 성가> 필사본을 비롯해 스위스의 국보급 문서와 책도 한둘이 아니다. 3년 전 장크트 갈렌 수도원 도서관을 찾은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 도서관은 들어서는 현관 문 입구에 고대 그리스어로 <영혼의 치유소>라 쓰인 문패를 붙였다. 바로크 양식의 도서관 내부는 다양한 빛깔의 조형물과 조각품을 안고 있는 온갖 구조물, 하늘과 인간이 대화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펼쳐놓은 환상적인 천정화, 빛나는 장서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가슴 뛰게 했던 공간이 있다. 깨알 같은 펜글씨 필사본이 꽉 차 있던 지하 공간이다. 어두운 서고에서 시간을 다투며 필사에 몰두했을 수도사들의 고투가 온몸으로 전해졌던 그때, 문득 십여 년전 전주향교의 뒷마당 장판각에서 습기와 해충과 어둠속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썩어 들어가던 수천 장 전주 완판본 목판(그 뒤 전북대 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져 보관 중)이 떠올랐다. 여전히 박물관 수장고에 갇혀 있는 목판본의 오늘을 본다.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귀한 문화유산의 가치에 우리는 왜 눈뜨지 않는 것일까.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14 18:42

돈 주고 상(賞) 받기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지난 10월 말 올해의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해 화제를 모았다. 북유럽 5개국 협의기구인 북유럽이사회(Nordic Council)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환경과 기후에 관한 논의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툰베리는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툰베리는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해 준 노르딕 카운슬에 감사를 표했지만 기후 변화 운동엔 상이 필요하지 않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약 6000만원(35만 크로네)에 달하는 상금도 거절했다. 대신 툰베리는 정치인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해결할 과학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10대 소녀의 당찬 발언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주 전국 자치단체들이 홍보비를 주고 상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전국 자치단체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118개 지자체가 263차례에 걸쳐 서울지역 5개 언론사로부터 각종 상을 받고 홍보비로 49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에 따른 홍보비 지급이 가장 많은 곳은 고창군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총 3억3375만원을 지출했다. 이로 인해 고창군은 지난 2010년부터 황토배기 수박으로 10년 연속, 복분자는 2011년부터 9년째 OO브랜드 대상을 탔다. 돈 주고 상 받기 병폐는 고창군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도 비슷하다. 부안군도 이 기간동안 1억 2375만원을 지출했고 타 시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수상 실적은 고스란히 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내세운다. 언론 보도자료와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알리고 연말이면 따로 수상 실적만 묶어서 대대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한다.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군의원 등 선출직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CEO리더십 등등 정체도 모호한 상을 받고서 언론과 현수막 등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열을 올린다. 낯부끄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상(賞)의 가치를 모르는 어른들이 10대 소녀 툰베리에게 배워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13 17:07

총선 물갈이 ‘무풍지대’

여야가 내년 총선을 겨냥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속셈이다. 총선시계가 빨라지면서 예전보다 일찍 기획단 인선을 마무리 하는 등 총선모드 에 돌입했다. 대대적 물갈이공천은 총선승리로 직결된다는 통계에서 보듯 여야는 참신한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초선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조국 정국이 끝나자마자 당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인적 쇄신론이 힘을 실고 있다. 때마침 한국당도 1차 영입인사 논란이 불거진 후 텃밭 중진의원 물갈이론에 휩싸였다. 지난 7일 초선들이 인적쇄신을 부르짖었지만 민주당 초선과 달리 자기희생 없는 이들의 외침이 공허하기만 하다. 전북정치권은 중앙의 열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무풍지대다. 불출마선언 사퇴의원도, 거물급 인재영입도 없는 안전구역인 셈이다. 뿌리깊은 민주당 정서와 야권중심 정치구도가 엇박자로 맞물리면서 중앙당의 거센 물갈이론이 다소 비껴가는 모양새다. 지난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으로 현역 8명인 야권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당초 거셀 것으로 예상됐으나 각자도생도 힘겨운 데다 인물난까지 겹쳐 현역에 맞설 대항마 부재로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이춘석(3선)안호영(초선) 의원 2명이어서 상대적으로 덜한 분위기이나 총선이 문재인정부 중간평가로 인식된 만큼 승패여부에 정권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기조속에 대대적인 물갈이 요구는 전북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에서 출사표를 던진 여야주자 상당수는 4년전 그들만의 리그 에서 리턴매치하거나 몇몇 눈에 띄는 정치신인들이 등장함으로써 경선을 통한 물갈이도 초미 관심사다. 김금옥 전 청와대비서관(전주갑) 이덕춘 변호사(전주을) 김수홍 전 국회사무처장(익산갑) 윤준병 전 서울시행정부시장(정읍고창)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김제부안) 등이 결전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이 없는 전주 3곳에서 누가 여의도행 티켓을 따내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전주갑과 전주을은 본선보다 치열한 박빙경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성없는 전쟁 이 진행되고 있다. 단체장의 조직까지 가세해서 차기 전북정치권의 맹주자리를 둘러싼 물밑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에 반해 제3지대에서 생존을 저울질하는 야권의 풍향계는 3선급이상 중진들 거취에 주목한다. 정동영(4선)조배숙(4선)유성엽(3선) 의원이 숱한 난관을 뚫고 금배지를 지키느냐에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인적쇄신을 통해 심판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물갈이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12 18:03

전주 ‘바람길 숲’

전주시의 대표적인 지정학적 특성은 분지형 도시라는 사실이다. 전주시가 그동안 매년 여름철이면 대구시와 함께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무더위 도시 대명사가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전주시의 경우 1990년대부터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과 삼천 주변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바람길을 막아 버렸다. 도시 지역내 아스팔트와 차량 에어컨등에서 내뿜는 열기가 도시 외곽으로 빠지지 않으면서 도심 온도가 외곽지역 보다 25℃ 높아지는 열섬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삶의 질 향상과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도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도시 지역의 개발과 대량 소비는 제어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환경 및 도시 전문가들은 악화되어 가는 도시환경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도시 숲 조성을 꼽고 있다. 도시 숲이 지닌 환경보존 및 순화기능은 도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도시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 역할을 한다. 나무는 자라면서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대기 정화기능을 한다. 특히 최근 핵심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무는 광합성을 하면서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도 함께 들이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 1ha에서 연간 168㎏의 미세먼지등 대기 오염물질을 흡수한다. 미쳐 빨아들이지 못한 미세먼지는 잎에 흡착시켜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기도 한다. 이밖에도 도시 숲은 도시민들에게 심신의 안정과 휴식및 산책공간을 제공하고, 도시 소음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중요한 역할이다 그동안 전주시가 꾸준히 펼쳐온 나무심기 사업에 이어 최근 천만그루 정원도시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일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청 관계자를 비롯 전문가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바람길 숲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산림청이 주관한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업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을 지원 받는다. 국비를 포함 사업비 200억원으로 2021년 까지 도시 외곽의 산림공원과 도심의 숲을 연결해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유입시키고, 미세먼지등 대기 오염물질과 열기는 도시 밖으로 배출시킨다는 구상이다. 도시 숲 한평, 나무 한 그루는 다음 세대에는 희망의 싹이 된다. 전주시는 도시 숲이 생명의 숲 이라는 인식아래 바람길 숲 조성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돼 시민들이 맑고 신선한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11 16:57

아전같은 사람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어른 아이가 따로 없다. 예전에는 그 지역마다 나름대로 위계질서가 존중되었다. 선후배 개념이 철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이기주의가 만연한 탓에 미풍양속이었던 좋은 규범이 무너져 내린다. 이 같은 현상은 잦은 선거로 생겨났다. 선거 때 많은 표를 모아준 사람이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다. 생업에 바쁜 서민들은 아예 생각조차 안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사람들은 표 모으는 것에 목숨을 건다. 모든 선거가 승자독식주의로 흘러 가다 보니까 이기는 게 목표다. 예전과 달리 선거꾼들이 설치는 세상이 됐다. 각종 선거가 많다보니까 선거브로커가 하나의 직업처럼 돼버렸다. 경험없는 후보는 이들의 세치혀끝에 놀아난다.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게 좋게 끝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돈 잃고 사람까지 잃는다. 선거판의 실세는 돈을 쥐고 후보를 움직이는 사람이다. 여왕벌을 만드는 사람이다. 돈 만들고 표를 결집시키기 때문에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각 지역별로 오피니언 그룹이 있지만 그 중 학경력이 일천한 사람이 큰 소리치며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있다. 어찌보면 뒤에서 손가락질 하는 줄도 모르고 빈수레가 요란한 것처럼 시끄럽다. 자신이 선거때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뻐기며 참모진을 휘어잡고 설쳐댄다. 양식있는 사람이 보면 한편의 코미디다. 이게 현실이다. 인구가 적은 농촌군에서는 이긴쪽에 못끼면 기를 피고 살기가 힘들다. 군수가 모든 정보와 재정을 틀어쥐고 있어 같은 편이 아니면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고 속앓이하다 끝난다. 중요한 군정도 자기편끼리만 모여 폐쇄적 구조로 운영된다. 설령 반대자들이 끼어도 무늬만 갖춰줄 뿐이다. 건설업자나 자영업자들이 선거때 귀신처럼 될 사람 쪽에 서서 뒷돈대며 열나게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도시도 똑같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묶어서 당원으로 가입시켜 공동운명체를 만든다. 그렇게 조직을 만들어 하나의 성을 쌓는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지만 호가호위하는 사람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죽기 살기로 선거운동을 한다. 이들은 주로 꿀단지를 갖고 있는 도지사나 시장 군수쪽에 달싹 붙어 용비어천가를 읊조리고 반대편을 디스하거나 편가르기를 한다. 지역을 통합시키는 게 아니라 적대세력한테는 국물도 없게 만든다. 단체장이 모든 일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호가호위하는 세력들이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 이들은 지방의원들과 짝짜꿍해 공생관계를 형성, 장학생 역할을 한다. 시장 군수들은 이들이 선거 때 실탄을 조달해주고 표를 모아준 동지적 관계라서 완장을 채워주고 수의계약 등으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다. 흥선 대원군 시절 전주아전들의 횡포 때문에 지역사회가 망가진 것처럼 지금 전주시가 발전하지 못한 것은 김승수시장의 리더십도 문제지만 예전의 아전마냥 이들이 설친 탓이 크다. 이들이 시장 뒤에 서서 감놔라 배놓아라 하며 호가호위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10 16:55

학성강당 훈장님

김제 성덕면 대석마을의 학성강당을 처음 찾았던 것은 오래전이다. 학성강당 훈장 화석(和石) 김수연 선생(1926~2019)과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평생 상투를 틀고 지내며 학문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학정신을 철저하게 실천했던 선생의 길을 들여다보는 일은 특별했다. 2005년의 일이니 햇수로 15년이나 지났지만 그때의 감회가 새롭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기의 학문적 영향을 받은 화석은 기호학파의 맥을 잇는 서암 김희진 문하에서 공부했다. 스물아홉 살 때 문을 연 강당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것이 운영방식이었으니 누구에게나 열려있었지만 정작 선생을 인터뷰로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인터뷰를 물리쳤던 선생으로부터 얻은 시간은 짧았으나 주옥같은 가르침은 시간의 양이 무렴할(?) 정도로 차고 넘쳤다. 그중에서도 선생이 내내 강조했던 것이 있다. 본분과 지행이다. 본분은 사람이 걸어갈 길을 이르는 것. 선생은 세상의 모든 만물이 다 제 갈 길이 있다. 그런데 유독 사람들만 그 길을 잘 모른다. 그 길이 바로 제 안에 있는데 그것을 보려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행은 뜻을 세웠으면 실행해야한다는 것. 아무리 학문을 깊게 했다고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헛된 일, 조선이 망한 것도 수많은 선비들이 학식을 실천하지 않은 채 시문이나 지으면서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선생은 안타까워했다. 덧붙인 말씀이 있다. 요즈음이라 해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것이나, 물질만을 내세우는 가치관도 마뜩치 않다. 지금 행하는 학문 방법을 바꾸어야 해결될 일이다. 지금 같이는 인간의 본성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의 본분, 도리를 찾게 해주는 것을 학문의 첫째로 꼽았던 선생은 환갑 이후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지만 젊은 시절에는 농사일에도 최선을 다했다. 진정한 선비는 놀고먹지 않는다는 이른바 주경야독을 철저히 실천했던 것이다. 수업 방식도 독특했다. 언제나 1대 1, 스승과 제자가 마주 앉아 이루어지는 독대 형식에 수업시간의 끝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람에 따라 공부하는 내용에 따라 수업 시간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그것이 가장 평등한 방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화석 선생이 지난 10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학성강당 훈장님이 주신 본분과 지행을 다시 생각한다. 혼탁한 시대, 더 절실한 교훈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07 17:35

지방교부세 페널티

중앙 정부가 지방재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 분권 등을 위해 매년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지원하고 있다. 주로 소득세법인세주세영업세 등 국가가 거둔 국세 중 일부를 자치단체에 나눠 준다. 지난해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227조5629억 원의 19.24%인 43조7831억 원이다. 올해는 52조4600억 원 수준이며 내년 정부의 지방교부세 예산편성액은 52조3053억 원으로 올해보다 1547억 원 정도 줄어든다. 지방교부세는 자치단체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8년 기준 지방재정 수입 중 40.76%가 지방교부세다. 지방교부세는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분권교부세 부동산교부세가 있으며 분권교부세는 지난 2015년부터 보통교부세로 편입됐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법령을 위반해 재정 집행을 잘못하거나 징수 태만으로 인한 세수 결손 시에는 정부에서 교부세 감액심의위원회를 통해 교부세 지원금을 삭감하는 페널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재정운영을 잘하거나 징수실적이 좋은 자치단체에는 삭감된 교부세를 재원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교부세 감액 규모는 1107억원에 달했다. 도내 14개 시군의 5년간 감액 규모는 총 115억5400만원에 이르렀다. 도내에서 감액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완주군으로 31억6500만원이었다. 이것은 양구군과 평택시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음으로 전주시 29억100만원 군산시 11억4500만원 남원시 6억6600만원 무주군 5억8500만원 익산시 5억6700만원 진안군 5억6100만원 임실군 4억9800만원 김제시 3억8400만원 순이었다. 반면 교부세 인센티브는 남원시 13억 9500만원 정읍시 7억원 전주시 5억4000만원 완주군 1억원 부안군 5000만원 진안군 2000만원 등 총 28억500만원에 불과했다. 중앙 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액제도는 지방재정 운영의 건전성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에서 주민을 위한 자치행정 구현에 걸림돌로도 작용한다. 더욱이 보통교부세가 여전히 중앙 정부의 보조사업에 대부분 충당되는 마당에 지방의 자율적인 시책사업 추진은 요원한 실정이다. 민선자치 취지에 맞게 지방의 재정 독립과 재원 확대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06 17:10

되살아난 '미투 망령'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잠시 잊혀졌던미투(# ME TOO)운동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고 있다. 작년 초 들불처럼 번졌던 성관련 피해자들의 애끊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거센 후폭풍이 휘몰아 친지 불과 1년 만에 가해자들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먹고살기 위해 문화현장 한켠에서 인고(忍苦)의 세월을 버텨온 피해자들은 해코지나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화권력으로 인식된 그들은수퍼파워명성 그대로 영향력은 막강하다. 자신에게 반기를 든 어느 누구도 현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할 정도다.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던 만큼 피해자들은 수치를 겪고도벙어리 냉가슴 앓듯참고 견뎌야 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현장으로 돌아와 피해자와껄끄러운 동거를 시작한 셈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가해자로 알려진 대부분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며 활동을 중단하거나 칩거중이다. 일부는 법정다툼이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길지 않은 숙려기간 이들의 복귀에 놀라울 따름이다. 주위 사람들이 침묵으로 방관하면 그 곳에 다시는제2의 미투는 피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난 28일 전북연극협회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미투로 영구 제명된 인물과 접촉한 회원을 대상으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징계를 통해 제명자들이 도내 어떠한 기관과도 협업할 수 없도록 조치할 뿐 아니라 운신의 폭을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도에서도 지난해 종합대책을 통해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개인과 단체는 3년간 보조금 지원을 중단키로 했었다. 제명과 자격박탈 그리고 행정기관의 보조금 중단에도 다시 활동을 재개한다면 그들이야 말로 가슴에주홍글씨낙인을 찍고 2차 가해자라는 오명에 두려워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무료 법률서비스를 통해 마음 놓고미투를 폭로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절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의 신상노출을 무릅쓰고미투에 나선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고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동료한테도 괜히 부끄럽다고 따돌림 당하고 어떤 순간에는이러다 사회에서 매장당하지 않을까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오롯이 피해자가 그동안 감내해야만 했던 몫이었다. 세상은 이제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이렇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은 가해자의 몫으로 기억돼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05 17:26

고창 ‘식초문화도시’

식초(食醋)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발효식품이자 천연 조미료이다. 곡물과일 등을 발효시켜 알코올로 변환시킨뒤 여기에 아세토박터균을 넣어주면 아세트산(초산, CH₃COOH)성분이 35% 정도 함유된 특유의 신맛을 내는 식초가 얻어진다. 막걸리등 저알콜 술이 공기중에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시어지는 것이 그 이유다. 식초는 비교적 쉽게 제조가 가능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문화권 사람들이 쉽게 접했던 조미료이다. 역사적으로 서양에서는 기원전 5000년경에 바빌로니아에서 술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양조법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으므로 식초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조때 편찬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식초가 식품의 조리에 쓰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식초는 제조방법과 성분에 따라 천연발효식초, 합성식초, 양조식초로 나눌 수 있다. 합성식초는 석유에서 뽑는 순도 99% 이상의 아세트산을 말한다. 순수한 것은 16℃ 이하에서 얼음처럼 결정상태가 되므로 빙초산(氷醋酸)이라 부른다. 원액 그대로 마시면 인체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나며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양조식초는 속성발효를 위해 알코올에 초산균을 넣어 23일만에 숙성시킨 식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등 생리활성 물질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천연발효식초는 곡류나 과일 100%로 만들기 때문에 원료가 가지고 있는 성분을 모두 지니고 있어 인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천연발효 식초 관련 연구에 3번이나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것만 보아도 식초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인 명품식초로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지방의 발사믹식초, 일본 가고시마현의 흑초(黑醋), 프랑스 오를레앙의 포도식초, 중국 산시성의 노진초(老陳醋)와 강수성의 진강향초(鎭江香醋)등이 꼽힌다. 모두 천연발효 식초로 최소 1년이상 장기 숙성시킨 제품들로 맛도 뛰어나다. 복분자로 대표되는 농생명식품 수도 고창군이 빼어난 자연환경과 먹거리를 활용해 국내 식초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기 위한 야심찬 계획으로 지난 1일 식초문화도시 선포식을 가졌다. 국내에는 이제껏 식초도시가 없어 고창군이 첫 번째 식초도시인 셈이다. 고창군은 식초 원료가 되는 쌀과 보리등 곡류와 배리류(복분자 아로니아)등의 국내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복분자주 덕분에 발효분야 전문 인력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게르마늄(Ge) 함량이 높은 온천수를 발효수로 활용할 수 있다. 웰빙시대를 맞아 고창식초가 세계적인 명품식초로 탄생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04 16:47

총선과 전북 발전

21대 총선이 5개월 정도 남았지만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입지자들간 우열을 점치기가 어렵다. 선거는 선거구도가 어떻게 잡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총선때 989표차로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던 전주병선거구(덕진)는 이번에도 정동영과 김성주간의 전주고 서울대 선후배간 재대결이 확실시 돼 일찍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집권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이 5선 성공으로 전주의 정치적 자산으로 계속 남을 것인지와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톡톡히 받아온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부활해 성공하느냐를 놓고 건곤일척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싸움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정치의 비정함을 느끼게 한다. 그간 전주는 외부 정치력에 의해 묘한 정치적 구조가 만들어졌다. 13대때 DJ가 이철승을 꺾으려고 손주항을 출마시켰고 14대때 손주항을 꺾기위해 장영달을 출마시켰다. DJ에 의해서 벌어진 선후배간 싸움의 결과가 결과적으로 전주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것. 문제는 전주시민이 선거때마다 별다른 생각없이 분위기에 휩싸여 당락을 갈라 놓은 게 패착이었다. 전주시민들이 인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말이 그때부터 회자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런 묘한 분위기가 남아있어 전주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DJ가 7선의 정치거목 이철승을 꺾어 대통령까지 되었지만 전북은 그 이후 광주 전남 패권주의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같은 묘한 기류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아병적인 개인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큰틀에서 전북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통상 유권자들은 누가 되어야 자신한테 이로운가를 먼저 따지는 관성이 있다. 거창한 구호나 정책 공약등을 살펴보고 그걸 참고삼아 투표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유권자가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고 이해득실을 따지다보니까 연고주의선거가 판치게 돼 있다. 민주당 공천자 등 입후보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여론형성도 안됐다. 각 후보진영마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자체여론조사결과를 갖고 우열을 들먹이지만 모두가 아전인수식 해석 밖에 안된다. 요즘같은 단풍철에는 입지자들이 지방의원들과 함께 아침 일찍 관광버스 앞에서 절하기 바쁘다. 스킨십이 먹혀들기 때문에 그렇게 허리를 굽히며 표동냥을 나선다. 누가 더 진정성을 갖고 스킨십을 하느냐에 표심이 갈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지난날의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자나깨나 도민들은 전북이 낙후돼 살기가 힘들다고 개탄한다. 이 문제는 결국 국회의원 등 선출직을 잘못 뽑은 결과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선거를 단순한 흥미위주의 게임으로 바라다만볼 것이 아니라 누구를 뽑아야 진정으로 일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확실하게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전북정치가 바로 서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명망가 보다는 일꾼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더 많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03 16:41

영주와 무주

경상북도 영주는 인구 10만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건축인 무량수전을 안고 있는 부석사와 소수서원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영주 역시 한국의 많은 중소도시들이 그렇듯이 소멸위험도시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인구가 줄면서 도시권의 중심이 쇠퇴하고 빈공간이 늘어가는 환경도 여느 도시들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영주가 얼마 전부터 다른 자치단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구도심의 근저에 들어서는 공공건축물이 그 시작이다. 이 작은 도시를 공공건축의 성지로 부상시킨 영주의 공공건축물은 대부분 본새나 기능이 예사롭지 않다. 해마다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뒤를 이어 찾아 오고 도시재생과 건축학도들의 답사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니 영주는 도시 자체로 명물이 된 셈이다. 영주의 변화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오래된 도시의 재생이 부상한 시기다. 당시 국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전국 소도시의 도심재생을 과제로 삼고 있었다. 연구소는 도심재생 마스터플랜을 함께 실행할 도시를 모집했으나 가능성이 있는 10개 도시 중 단 한곳, 영주만 이 작업에 참여했다. 영주시는 2009년 공공건축가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시장 직속으로 디자인관리단을 만들었다. 전국 최초로 지역건축 디자인 기준을 마련하고 영주시 경관 및 디자인 조례를 제정했으며 공공건축의 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업무를 확충해갔다. 시스템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는 놀라웠다. 그중에서도 공공건축가 제도 도입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올해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문한 자리에서 영주가 성공적으로 도입한 공공건축가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내세웠을 정도다. 시민활동을 매개하는 노인종합복지관, 공간성이 돋보이는 장애인종합복지관, 영주실내수영장과 대한복싱전용훈련장, 148 아트스퀘어 등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공공건축물과 공간들은 영주의 오늘을 빛낸다. 전북에도 이런 도시가 있다. 1996년부터 10년여 동안 건축가 고 정기용의 프로젝트로 태어난 30여개 공공건축물을 가진 무주다. 무주의 건축물들도 한때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었지만 지금은 공공건축물의 쓰임과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문득 10여년이나 지난 영주가 아직도 공공건축물의 성지로 건재한 바탕이 궁금해진다. 들여다보니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정책의 지속성이다. 무주의 공공건축물이 잊힌 이유 또한 분명해진다. 새삼 안타깝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31 17:45

종교개혁일과 한국교회

오늘은 기독교계에서 기념하는 종교개혁일(Reformation)이다.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의 부패와 타락상을 비판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독일 비텐베르크성 교회 정문에 내건 것을 계기로 시작된 교회 개혁운동이다. 당시 교황청과 가톨릭 교회는 성직 매매와 부패한 생활 등으로 타락상이 심각한 데다 교황 레오 10세는 산피에트로 대성당(성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팔았다. 누구든지 회개하고 기부금을 내면 죄를 용서받는다면서 제후나 귀족, 상인 등 신분에 따라 면죄부 가격을 책정했다. 심지어 지옥에 간 자나 성모마리아를 범한 죄라도 용서받을 수 있다며 면죄부를 강매했다. 마르틴 루터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이신칭의(以信稱義)를 내세우고 교회 의식이나 선한 행위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직접 하나님 말씀을 들어야 한다며 히브리어와 희랍어로 쓰인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이것은 가톨릭 교회에 대한 전면 부정이었다. 루터가 처음 내건 95개 조항의 의견서는 일종의 대자보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이 내용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로 확산되면서 세계사의 분수령을 이룬 종교개혁의 횃불이 됐다. 결국 로마 가톨릭에서 개신교가 분리되었고 약 1000년간의 중세시대를 마감하고 근대 유럽국가를 형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한국 기독교계가 종교개혁 502주년을 맞아 대각성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라는 루터의 정신으로 돌아가 나부터 개혁하자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현실은 암울하다. 장로회 교단의 장자(長子)교회로 불리는 서울 명성교회는 부자세습 문제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교계는 옹호와 반대 세력으로 나뉘어 만신창이가 되었다. 수퍼 메가 처치인 서울 사랑의 교회는 편법탈법으로 초대형 건물을 세웠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원상복구 판결을 받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할 한국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걱정과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 네 행위의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였노니... 회개하라(요한계시록 3장) 사데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질책을 지금 한국 교회가 되새겨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30 17:48

‘돈의 굴레’ 체육회장 선거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전북 도체육회장 선거를 향한 입지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단 겉으론 정중동(靜中動)양상이다. 그렇지만 수면아래서는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보이지 않는 두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영호 교수, 김광호 회장, 나혁일 전처장과 박승한 전회장, 이대원 전차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라 지지세를 넓혀가는 형국이다. 나 전차장은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유력후보로 점쳐지는 진영에선 상대동향 파악과 거취 여부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외에 명망 있는 3-4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초반 탐색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거판도는 두 갈래인데, 한쪽은 자치단체 예산권을 앞세워 단체장의 의중 운운하며 특정인의 추대 분위기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반면 초대 민간회장 선거인 만큼 대의원 경선을 통해 뽑혀야 힘이 실린다는 원칙론이 팽팽히 맞선 모양새다. 긴장감이 더해지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괴소문까지 나돌아 체육인들의 빈축을 샀다. 재정부족 우려 때문에 단체장의 예산집행권은 물론 학연까지 들먹이며 단체장이 일찌감치 점찍은 인물이다체육계 막후 실세가 밀고 있다는 등 그럴싸한 시나리오가 횡행하고 있다. 체육계가 선거판에 휩쓸리는 것을 막기 위해정치와체육을 분리하면서까지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는데 이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일침을 가한다. 체육인들은 한결같이 자치단체의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체육인들의 선거축제가 또다시 정치인들의 잔치로 전락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을 법으로 막았겠는가. 일부선 그간 정치인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으면서 숱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젠 정치색이 없는 체육인이나 체육진흥에 공로가 있는 인물 중에서 회장이 선출됐으면 한다며 단체장과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선거판을 흐리게 하는 소문과 억측의 이면에는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선거 입지자들이 출마 여부를 이들에게 상의할 정도란다. 유종근지사 시절 막강 2인자였던 김대열 체육회상임부회장을 롤모델 삼아 황태자를 꿈꾸는 핵심들이다. 체육계 전반을 아우르며 보폭을 넓히는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간 체육회장은 내년 1월 15일까지 선출해야 한다. 전북체육을 새롭게 이끌어 갈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거에서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 체육인과 도민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0.29 20:53

공유(共有) 도시

공유(共有)경제란 물건이나 재능, 시간, 정보, 공간등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나눠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경제활동이라는 의미로 2008년 미국 하버드대학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c)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자신이 소유한 재화나 자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합리적 효율적 소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보통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공유경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공유경제를 널리 알린 것은 대표적으로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등이 대표적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을 지자체 행정에 도입해 응용한 것이 공유도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공공시설은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배치된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재정은 넉넉하지 않은 현실에서 주민 편익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공해야 하는 각종 인프라를 어떻게 마련하고 배치하는 과제가 지자체마다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지자체들이 서로 협의하여 각종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의 의미인 공유와 협업을 실천하는 것이다. 최근 충북 진천, 음성, 괴산, 증평군등 행정구역을 달리 하는 4개 자치단체가 하나의 시각으로 모두의 처지를 안고가는 공유와 협력의 공유도시 업무협약을 맺어 관심을 끌고 있다. 4개 군이 역할과 기능을 분담해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공동으로 건립 운영하기로 목표를 정한 뒤 주민생활과 밀접하고,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소방 복합치유센터 공동 유치에 성공해 공유와 협업의 가치와 성과를 이미 확인하기도 했다. 전북의 경우 지난 2015년 서남권 추모공원(광역 공설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지자체간 극심한 갈등을 겪은바 있다. 정읍시와 고창, 부안군이 공동 협력사업으로 추진한 화장장이 김제시와 인접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김제 주민들은 물론 단체장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김제시가 참여하면 김제 주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인데도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결국 김제시의 참여로 문제는 해결됐지만 지자체간 공유와 협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값진 경험이었다. 도내 지자체들도 이번 충북 4개 지자체의 공유도시 협약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늘어나는 주민들의 행정수요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새로운 모델로 삼을만 하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0.28 17:54

국토위 3인방

인구감소로 전북의 정치적 지형이 좁혀지고 있다. 현재 10명의 국회의원이 21대 총선때는 같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숫자가 적어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의원수가 줄면 도민의 이익 대변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내서는 집권민주당 국회의원이 2석 밖에 안돼 생각만큼 국가예산은 물론 전북몫 확보가 잘 안되고 있다. 전북은 의석이 적어 전체 상임위원회를 커버할 수가 없다. 국회는 철저하게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해서 의정활동이 펼쳐지기 때문에 고르게 상임위에 포진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전북은 숫자도 적은 상황에서 자기들 입맛대로 상임위를 배정 받아 국가예산 확보때마다 어려움이 많다. 이 때문에 도청이나 각 시군이 각 부처를 상대로 국가예산 확보작업을 할 때마다 남의 힘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인기있는 국토교통위에는 정동영안호영이용호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도 조배숙김관영정운천 그리고 보건위 김광수, 기재위 이춘석 농림축산식품위 김종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 유성엽 의원이 배치돼 있다. 사실 상임위에 출신의원이 없으면 그 만큼 부처 상대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특정상임위에 우르르 몰려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로 갈려 있어도 어느정도는 협조가 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 혁신도시의 국토정보공사가 하는 일을 보면 얼마나 전북을 무시하고 지역상생과는 괴리감이 큰지를 알 수 있다. 전주시가 드론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상황에서 LX가 찬물을 끼얹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주를 드론교육센터 후보지로 정해 놓고 전북을 들러리 서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 공기업의 지방이전이 아직까지 큰 효과를 못 거둔 것은 LX 최창학 사장처럼 자기 맘대로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에 LX가 있기 때문에 상생차원에서 드론교육센터는 전북으로 유치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더 가관인 것은 전북도에다가 유치해주겠다고 협약까지 해 놓고서 내적으로 경주를 후보지로 지정해 결국 전북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 심지어 남원시는 최장 5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제공까지 해놓고 있던터라 더 황당하게 됐다. 이처럼 혁신도시에 와 있는 LX가 전북도민을 우습게 보는데도 국토위 소속 3명의 국회의원들은 가타부타 아무 말이 없다. 도의회는 최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했다. 문제는 국토위 소속 전북 3명 의원을 얼마나 얕잡아 봤으면 이같은 짓을 최사장이 했겠느냐는 것이다. 정동영 의원등 3명이 평소 국토교통위에서 야무지게 LX를 감시했거나 다뤘으면 절대로 이 같은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붙잡기 위해 선거판을 누비지만 더 중요한 것은 끝까지 의정활동을 잘 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경주 후보지를 백지화시켜 전북으로 유치하는게 옳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0.27 16:51

남아메리카의 독립영웅

지난 9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장.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그의 연설을 듣지 않고 독서에만 열중해 있던 여성이 있었다. 다니엘라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유엔 대표부 소속 외교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책 한권에만 집중해있던 그의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잡히고 인터넷에 노출되면서 그가 읽던 책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듯 그는 연설이 끝나자 트위터에 트럼프대통령이 외국인 혐오와 제국주의로 가득찬 연설로 유엔을 모독하는 동안 내가 읽고 있던 책이라며 인물 사진이 실린 책 표지를 올렸다. 볼리바르, 영웅, 천재 그리고 보편적 사고라는 책 표지의 주인공은 남미의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1783~1830)였다. 새삼스럽게 다시 주목 받게 된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유력한 가문 출신들이 가는 길을 따라 그도 열여섯 살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3년 후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조국의 독립을 위한 운동에 나선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른바 혁명가의 길로 들어선 셈이었다. 혁명의 길을 열어준 사람은 가정교사였던 시몬 로드리게스. 진보 성향의 스승은 자신이 꿈꾸는 독립과 제국주의를 향한 저항의식을 제자 볼리바르에게 물려주었다. 베네수엘라의 독립 영웅으로 추앙받는 볼리바르는 자신의 길지 않은 생애를 온전히 남아메리카 독립에 바쳤다. 덕분에 베네수엘라 뿐 아니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가 줄줄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시대를 살던 정치가와 민중들은 볼리바르가 이루고자 했던 남아메리카의 완전한 독립을 향한 행로를 끝까지 지켜주진 못했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혁명의 아이콘이었던 볼리바르가 민중들의 참여보다는 엘리트에 의한 통치를 선호했던 까닭에 독재자로 불리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애를 통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던 그를 독재자로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평가한다. 어떻든 그 덕분에 독립을 얻은 볼리비아는 그의 이름을 따 국가이름을 만들었고,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아메리카의 많은 도시들은 중심부에 볼리바르 광장을 만들었다. 그 뿐인가. 공항과 도로, 건축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이름은 건재하다. 국가와 민중을 위해 헌신했던 혁명가를 추모하고 기억하려는 방식일터인데, 우리에게는 이 또한 부러운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24 17:34

세계 축구의 전설 ‘발롱도르’

세계 축구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인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명에 손흥민 선수가 올랐다. 지난 22일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풋볼이 발표한 올해의 발롱도르(Ballon dOr) 후보에 손흥민 선수를 포함, 2019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판다이크 베르나르두 실바 레반도프스키 세르히오 아궤로 킬리안 음바페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2002년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었던 설기현과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에 이어 14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발롱도르 후보에 선정됐다. 당시 설기현과 박지성은 투표에서 표를 얻지는 못했다. 이번에 손흥민 선수가 1표 이상 얻게 되면 한국인으로서 첫 발롱도르 득표자가 된다. 손흥민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을 자축하듯 23일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멀티 골을 장식하면서 통산 121호 골을 넣었다. 이 기록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축구 리그 최다 골과 동률로 자신의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다. 프랑스의 축구 잡지인 프랑스 풋볼이 1956년 창설한 발롱도르는 그 한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서 축구선수에게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발롱도르는 프랑스어로 황금 공을 뜻하며 트로피도 축구공을 본떠 제작한다. 2010년부터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되어 FIFA 발롱도르를 시상하다 2016년에 다시 분리되었고 2018년부터는 여성 축구선수에게도 발롱도르를 수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다 수상자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동안 5회씩 수상했다. 3회 수상자로는 요한 크루이프 미셸 플라티니 마르코 반 바스텐 등 3명, 2회 수상자로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프란츠 베켄바워 케빈 키건 칼 하인츠 루메니게 호나우두 6명이 있다. 프란츠 베켄바워는 1972년 수비수로서는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1995년 이전에는 유럽 선수 외에는 발롱도르를 받을 수 없었기에 2016년 발롱도르 60주년 기념으로 이전 선수들에 대한 재평가 결과, 축구황제 펠레가 7차례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12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19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손흥민 선수의 득표에 관심이 쏠린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23 18:16

공공기관 트라우마

전북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농수산대학 허태웅 총장이 지난 16일 한농대 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쪼개기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런데도 최종 결정권자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해 일말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전북출신 의원이 3명이나 포진했음에도 장관에게 쐐기를 박을 절호 기회를 날린 셈이다. 시기적으로 엄중했기에 더욱 아쉬웠다. 이날 이 문제는 거론조차 못했다. 긴급 현안에 집중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애써 이해하려 해도 전북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긴 매한가지다. 의원 3명이 소속 정당이 다르다 보니까 속칭세트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까지분교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김 장관이 9월 취임하면서 전임 장관과 한농대 총장이 약속했던 한농대 분교 불가 방침을 뒤엎는 발언 탓이다. 그는한농대 발전방안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예측할 수 없으며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거듭한농대 분할 절대 불가론을 언급하며 확실한 답변을 요구했는데도 분할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고수, 향후 예측불허 상황을 시사한 바 있다. 아시다시피 지난주LX 드론교육센터 경북건립논란이 대표적이다. 최창학 사장이 전북도와 업무협의까지 마치고 부지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몰래 경북도와 센터설립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져 도민들은 공공기관의 이중적 행태에 크게 반발했다. 공공연하게 약속해놓고 뒤통수치거나 발뺌하고 나 몰라라식학습효과때문이다. 그동안 전북은 혁신도시가 만들어 지기까지 정치권과 정부의 독단으로알토란공공기관을 빼앗기는 등 깊은 분노와 박탈감을 참고 견뎌야만 했다. 지난 2011년에는 LH본사 전북이전이 물거품 됐고 대신 오기로 약속했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입성도 오랜 기간 진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 3월에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5급 승진후보자 교육을 경기도가 자체 추진하겠다고 밝혀 교육기관의 기능축소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공공기관 트라우마는 도민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호의적이지 않은 주변 상황도 도민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자유한국당 최교일의원 등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호남권이 아닌 타 지역에 한농대 분교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개정 법률안을 발의, 근거를 마련했다. 게다가 한농대는 연말까지기능과 역할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 지면서전북혁신도시 흔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0.22 17:42

플라잉카(Flyingcar)

1899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장 마르크 쿠티라는 화가가 100년 후인 2000년의 모습을 상상하며 50여장의 작은 삽화를 그렸다. 평소 과학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졌던 그가 상상한 모습은 비록 현재의 기술과 모양은 다르지만 청소기나 녹음기 등의 아이디어가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상상력이 놀라울 정도다.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에어택시 승강장(Aerocab station)이라는 그림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Flyingcar)가 승강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기를 만들어 비행에 성공한 1903년 보다 4년이나 앞서 그려졌다는 사실 ㅤㄸㅒㅤ문이다. 플라잉카는 도로 주행은 물론 비행까지 가능한 개인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이다. 45명을 태우고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해 대형 드론으로 생각하면 된다. 플라잉카는 그동안 백투더 퓨처2 제 5원소등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의 단골소재로 등장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내연기관차가 만들어진 1885년 이후 수많은 자동차와 항공 전문가들이 플라잉카 개발에 나서 여러 가지 모델을 제작했지만 실용화와 대량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항공 및 드론 기술, 자동화 기술등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완성차 업체를 비롯 항공업체, 모빌리티 업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한 플라잉카 개발이 진행중이다. 엄청난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시장의 선점을 위한 경쟁은 각국 기업들이 생존을 걸 정도로 치열하다. 이같은 거대하고 도도한 흐름에 뒤처질 수 없는 우리 정부도 지난주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등 향후 10년간 우리 미래차 산업이 나아갈 3대 추진 전략이 포함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다른 나라 기업들의 개발 계획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자칫 실기하면 전세계 생산 7위의 자동차 강국 위상도 위태로울 수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현대차 그룹도 플라잉카 전담 사업부를 새로 만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는등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미래차 전략을 발표하던 날 때마침 전주시도 미래형 개인 비행체(PAV) 시장과 지역산업 연계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실현 가능성을 모색했다. 특히 전주시의 주력산업인 탄소섬유 기술을 활용해 부분 특화기술로 접근하고, 드론 축구등 나름의 강점을 바탕으로 PAV 시장에 다가서는 방안등을 논의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시의적절한 대처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전주시의 선제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0.21 17:27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