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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형제

앞으로 사흘 후면 추석이다. 추석은 중추절가배한가위라고도 하는데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여서 명절 중에서 가장 풍성하다. 오죽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겠는가. . 풍성한 추석을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호남평야다. 전주와 광주를 연결하는 노선을 기준으로 볼 때 서쪽은 광대한 평야를 이루고 있는데 노령산맥에 의해 호남평야, 나주평야로 나눠진다. 호남평야는 동서 50㎞, 남북 80㎞ 가량 되는데 전북 총면적의 1/3 에 달하는 국내 최대 곡창지대다.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김제시가 한 복판에 들어가 있다.호남평야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 바로 김제 진봉면이다. 진봉뜰은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활한 평야지대인데 인접한 광활면은 제방축조와 진봉면 일부가 합쳐져 태동했다. 풍성한 쌀이 생산되는 들녘이다보니 진봉 출신 유명 인사도 많다. 서원석 성원그룹회장, 김종진 전 문화재청장을 비롯, 김대열김항락김병래 씨 등이 모두 진봉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서울에서 크게 기업을 일으켰던 서원석 성원그룹회장은 얼마전 작고하는 순간까지 해마다 고향에 수백가마의 쌀을 보내 어려운 이를 도왔고, 고졸 출신으로 김제군에서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차관급까지 오른 김종진 전 문화재청장은 도내 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유종근 전 지사때 실질적 2인자였던 김대열씨는 도 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지내는 등 폭넓게 활동해 지역사회에서 모르는 이가 없고, 대한컬링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지낸 김병래씨 또한 왕년의 큰손이었다. 김항락씨 또한 전북레슬링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한때 유명 인사였다. 흥미로운 것은 한때 주먹계와 체육계에 영향력이 막강했던 이들 중에는 공교롭게도 진봉 출신이 많다고 한다. 혹자는 그 이유에 대해 전국 최고의 쌀 생산지여서 풍요로웠던 것이 큰손으로 연결됐는지도 모르겠다고 재미있는 해석을 했다. 진봉뿐만이 아니다. 바로 옆 부량에는 김태촌, 조양은씨와 호형호제했던 주오택씨의 고향이 있고, 봉남에는 익산을 무대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조석기씨의 고향이 있다. 그런데 얼마전 조석기씨가 익산 집에 둔 1억5000만원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한게 알려지면서 친동생인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피해자의 도난 사건은 뒤로 묻히고 고향에 금의환향해 의욕적으로 치안행정을 펴나가던 조용식 청장이 뜻밖의 구설수에 오르면서 내심 곤혹스런 눈치다. 큰 돈을 이례적으로 집에 둔 것은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절도 사건 피해자가 친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칫 지역 출신 경찰청장이 상처날까 우려된다. 가뜩이나 전북 출신 경찰 고위직도 씨가 마를 지경인데 말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9.09 18:23

꼴찌의 고착화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소득이 뒷받침돼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개인들이 추구하는 성향도 달라졌고 삶의 패턴도 다양해졌다. 스포츠도 2만불시대에는 골프가 대중화되고 3만불이 넘으면 스킨스쿠버나 요트 등 해양스포츠쪽으로 넘어간다. 지난 88년도부터 우리사회가 개방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한 것이 해외관광이다. 웬만하면 일년에 한두번 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보편화되고 일상화되었다. 강남의 제비 마냥 여름철에는 뉴질랜드 러시아 몽골 등에서 겨울에는 동남아쪽에서 생활하는 철새족도 있다. 전반적으로 여가를 즐기는 쪽으로 가는 추세지만 아직도 저소득층은 그렇지 못하다. 예전에는 가진자나 없는자나 사는 게 별반 차이가 없었다. 세끼 밥 먹고 사는 게 비슷했고 특별히 가졌다고해서 생활이 특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의 축적이 급속도로 이뤄져 가진자와 안가진자의 차이가 극심,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심지어 부의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안전망까지 위협받고 있다. 농업이 주를 이뤘던 70 80년대만해도 전북이 경제규모나 개인소득이 전국적으로 중위권을 달렸다. 하지만 산업시설이 빈약하고 지역차별로 불이익 받은 것이 누적되면서 전북은 2010년 이후 하위권으로 쳐졌다. 지금은 2%권 경제규모가 말해주듯 1인당 소득이 가장 낮은 1706만원이다. 먹고 살기가 갈수록 힘들다 보니까 도민인구 200만이 무너지면서 인구가 설산(雪山)녹듯이 줄어들고 있다. 청년인구 탈출은 하나의 현상도 아닐 정도로 계속 이어진다. 이는 전북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방증한 것이다. 전북의 현실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도 그 누구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고 모두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 돼버렸다. 선거 때마다 당선만 시켜주면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놓겠다고 사자후를 토했지만 결국 공염불이 되었다. 현상유지는커녕 뒷걸음질 치는 형국이다. 각 지역별로 지방권력을 차지한 시장 군수들이 재선을 의식해 자기편을 모으려고 편가르기 한 것도 지역을 피폐하게 만든 한 원인이다. 살아있는 권력쪽으로 줄서서 붙어있지 않으면 국물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각 시군에서 모두가 잘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게 아니라 선거 때 이긴쪽에 선 사람들만 나눠먹는 승자독식구조라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중되고 있다.내년 총선이 전북의 명운을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깜냥도 안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마구 출사표를 던져 선거판을 흐려 놓았다. 일부 후보는 과거처럼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마치 당선을 따놓은 당상처럼 여기며 겸손을 모르는 얼간이도 있다. 아무튼 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해 학습한 결과를 통과의례 정도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삶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인식해서 주권행사를 잘해야 한다. 전북낙후를 그 누구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다. 선거때 잘못 찍은 내탓도 크다는 것이다. 여론주도층부터 십자가를 메고 목에 방울 달 각오를 해야 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9.08 17:07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

전범기라 이름 붙여진 깃발들이 있다. 전쟁범죄자를 뜻하는 전범과 깃발을 뜻하는 기를 합해 붙여진 이름이니 명예스럽지 않거니와 쓰임의 목적이 분명하니 어느 국가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깃발이 아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전범기들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 군대가 군기로 사용했던 것들이다.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일본의 욱일기가 그것이다.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 된 하켄크로이츠는 갈고리 십자가를 뜻한다. 그 생김새가 불교의 상징인 만(卍)자와 비슷한데다 만자 문양이 이미 오래전부터 쓰여온 것처럼, 하켄크로이츠도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고대문명에서 문양이 발견될 정도로 쓰임의 연원이 길다. 하켄크로이츠가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 된 것은 1920년 창단한 나치스가 이 문양을 정당의 상징으로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하켄크로이츠는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시기, 국기로도 사용될 정도로 상징성이 강했지만 1945년 독일 패전과 함께 나치스가 해체되면서 독일 정부는 아예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법으로 금지해버렸다. 일본의 욱일기는 어떤가. 일장기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 역시 1870년 육군 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해 태평양 전쟁 등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는 군기로 전면에 내걸었으나 1945년 패전과 함께 육해군이 해체되면서 사용을 중단했다. 전쟁을 일으킨 국가로서 감당해야 할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씻는 최소한의 선택이었을 터다. 그러나 이들 전범기의 운명은 이제 서로 달라져 있다. 독일이 법으로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끊임없이 욱일기의 부활을 꾀하고 있는 탓이다. 1954년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욱일기를 군기로 다시 들여온 일본은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은 커녕 외레 과거 체제의 결속을 더 견고히 다져가는 모양새다. 그 덕분(?)일 터.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일본 국민들이 욱일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일본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욱일기 사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IOC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원칙적인 제재가 아닌 마당에 욱일기 사용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기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난해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조차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은 욱일기 게양으로 논란을 불렀다. 궁금해진다. 왜 일본은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망령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9.05 17:25

코리아 로드 777

영국 BBC의 탑기어 같은 자동차 프로그램이나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사이트, 또는 매거진 등에서 종종 세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를 선정한다. 주로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나 선진국 위주로 선정되다 보니 우리나라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태평양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해안가, 그리고 산길과 숲길이 이어지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1번 국도를 비롯해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인 뉴질랜드 남부섬의 서해안, 프랑스 남부 밀라우 바이아덕트, 스코트랜드의 노스코스트 500, 이태리의 스텔비오 패스, 루마니아의 트란스파가라산, 노르웨이의 트롤스티겐, 캐나다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아랍에미리트의 제벨 하피트 산간도로 등이 주로 꼽힌다. 지난달 익산국토관리청이 서남해안에서 낭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해안도로를 처음 선정했다. KR 777(Korea Road 777). 전라로 명명한 서남해안 해안도로는 군산 비응항에서 전남 여수까지 총 1228㎞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경관이 수려한 해안선을 갖고 있지만 해안 경관을 즐기면서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해안도로 개념이 부족했기에 익산국토관리청에서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발굴한 것이다. 주요 핵심 도로인 새만금해안도로를 비롯해 부안해안도로 고창해안도로 영광백수해안도로 해남해안도로 등 569km 구간에는 별도의 해안도로 명칭을 부여했고 주변 지역의 관광명소도 둘러볼 수 있도록 해안도로 지도도 제작했다. 코리아 로드 777 명칭은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 때 지정된 부산에서 경기 파주를 잇는 국도 77호선과 부산에서 강원 고성까지 동해안을 연결하는 국도 7호선을 합한 한반도 전체의 해안도로 개념이다. 총 연장만 2794㎞에 이르며 앞으로 북한의 신의주를 거쳐 중국 요동과 함흥을 거쳐 러시아 연해주까지 연결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번 KR 777. 전라는 익산국토관리청과 전라남북도, 군산시 부안군 고창군 등 17개 기초단체가 협업을 통해 해안도로 노선을 발굴했고 앞으로 도로안내 표지판 설치와 쉼터, 그리고 주변 볼거리 먹거리 등을 연계한 다양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KR 777. 전라가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명품 해안관광 도로로 자리매김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해안도로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9.04 18:14

김승환 교육감과 언론관

김승환 교육감이 수장인 전북교육청에서 지난 주 전북일보를 정조준해 입장 보도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떠들썩했던 상산고 파문과 관련 지난 8월 21일자 본보 사설 전과자에게 전북교육을 맡길 수 있는가 제하보도와 관련해서다. 김 교육감의 사퇴를 주장하며 8개항의 문제점을 지적한 정운천 의원의 회견내용을 실은 것이다. 당사자는 읽기 불편하고 귀에 거슬리는 내용이었을 지언정 객관적 시각의 논조였다. 그들은 이날 보도내용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입장자료를 통해 대놓고 명예훼손, 책임운운하며 겁박했다. 이같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내용을 훑어보면 조목조목 김 교육감의 입장만 강변했다. 가짜뉴스인양 폄훼한 관련보도에 대한 뉴스가치의 잣대를 교육감의 주파수에 맞춰놓았다. 그들 주장대로 도민이 뽑은 선출직이기에 상산고 사태와 관련해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기에 엄중한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했고, 공무원 청탁이나 뇌물을 받지 않아 인사비리 아니다라는 주장도, 어쨌든 관행적 인사방식이라고 스스로 해명한데다 직권남용으로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는데 이를 부인한단 말인가. 이와 더불어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이며, 교육감 재량행위다라는 주장도, 문재인 정부 교육부 장관이 부동의 결정으로 자사고 폐지를 거부했는데 뭐가 문제되나. 계속해서 상산고는 의대 입시학원, 졸업생 진학자 많다는 발언도, 상산고 홍보용 게시판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슬쩍 발뺌했다. 그들이 이처럼 보도가 잘못됐다고 반박하려면, 명백한 근거제시와 함께 설득력있는 주장을 통해 해명해야함에도 그러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 정치인의 정치공세와 신원미상의 자칭 교육계원로 몇명이라는 유아독존적 태도로 교육감 사퇴를 주장한 이들을 깎아 내렸다. 그러면서 또 지난 5년간 교육청이 126건 법정소송비용으로 6억6000만원을 썼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징계 또는 행정처분에 불복한 행정소송이 대부분이라며 교육감이 제기하거나 신청한 사건은 20여건이라고 에둘러 인정했다. 중3학생 국 영 수 기초학력미달률 꼴찌라는 지적에도, 3년전 결과를 가지고 거론한 데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며 강한 부정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또 보도내용이 썩 내키지 않았는지, 이를 작심 반박하는 자료에서조차 스스로 자기 독선에 빠져 저주와 비방을 퍼붓고 언론 정도(正道)에서 한참 비켜갔다 등 감정적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한술 더 떠 노골적인 저의를 드러내 사실확인 소홀해 진실왜곡 흠집내기식 트집 등 자의적 해석을 비아냥 투로, 전북일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껄끄러운 보도기사가 싫으면 뉴스메이커 가 되지 않으면 그만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9.03 18:34

독일 선전상 괴벨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기념행사가 어제(현지시각) 폴란드의 비엘룬에서 열린 가운데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인에게 깊은 사죄를 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행사장에 나란히 입장하는 장면은 우리에게는 신선하다 못해 커다란 충격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하는 자세를 생각하면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다. 지금부터 80년 전인 1939년 9월 1일, 독일은 폴란드 중부 비엘룬을 기습 공격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신호탄 이었다. 이 전쟁으로 폴란드에서만 무려 600만명에 이르는 국민이 희생당했다. 나치 총수인 히틀러 혼자만 잘못해서 비극이 발생한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잘 보면 그렇지가 않다. 권력 쟁취 과정에서 독일 국민의 절대 다수가 열광적으로 히틀러에게 지지를 보냈다.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영토를 늘려나가는 히틀러는 일개 정치인에서 점차 괴물이 돼갔다. 국민들이 아무런 의심없이 힘을 몰아주면서 히틀러는 마침내 총통이 됐다. 권력을 완벽하게 움켜 쥔 히틀러의 이후 행보는 잘 알려진대로다. 나치가 보잘것 없는 군소정당에서 일약 전 국민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은 국내외적 환경이 기가 막히게 작용했으나, 그중에서도 독일 선전상 괴벨스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대중을 마음대로 웃기고 울린 그의 능력은 잘못 쓰인게 문제였을뿐 가히 천부적이었다. 히틀러를 마치 카이사르나 나폴레옹 같은 인물로 과대 포장한 이가 바로 괴벨스였다. 괴벨스의 유명한 어록이 있다. 증오와 분노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나는 누구라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예를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사람이 편지에서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했다면 괴벨스는 이렇게 되묻는다. 그럼 당신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인가라고 말이다. 그것만으로 반역죄로 처형할 수 있다는 거다. 요즘 한일 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일본 정객중에는 극우 보수세력에 기대어 선동을 일삼는 이가 많다. 홍보 전문가인 세코 경제산업상은 급기야 자민당의 괴벨스란 별명까지 얻었다. 선의의 독일 국민들이 괴벨스에 농락당했던 것처럼 오늘날 일본에서도 자민당의 괴벨스를 비롯한 정객들에게 쉽게 휩쓸리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요즘 국내에서도 사사건건 흑과 백의 논리가 활개를 치고 있다. 정확한 정보와 판단 근거가 부족한 일반 대중들은 자칫 선동의 대상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선전상 괴벨스는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된다고 했다. 각 정파의 주장을 여과없이 믿지말고 민초들은 보다 냉정한 자세로 잘 듣고,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통합도 가능하고 극일도 가능하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9.02 18:43

전주발전론

도청 소재지인 전주가 발전하면 그 영향이 인접 시군으로 직간접으로 가기 때문에 전주가 발전해야 한다. 한옥마을에 연간 천만명의 관광객이 왔다고 반겼지만 그간 다른지역에도 유사한 한옥마을이 많이 생겨나면서 관광객이 분산, 관광객이 줄었다. 최근 팔복동에 있는 효성이 문재인 대통령한테 1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자리창출이나 그에 대한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전주나 부여 공주 경주 등 고도들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즉각 따라잡지 못한 탓이 크다. 특히 주민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도전의식이 약한 것도 문제다. 여기에 시장의 리더십이 개혁적이지 못하고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된 것도 한 원인이다. 정부의 산업화정책에서 소외돼 밀린 것도 있지만 민선자치시대로 들어오면서 시장이 강력하게 비전을 제시하며 목표가 정해진 사업에 시민들을 설득해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누가 뭐래도 종합경기장과 도청 옆 대한방직 부지를 빨리 개발해야 한다. 김완주 전 시장 때부터 논란이 되어온 종합경기장 개발문제는 시민 70%가 찬성했지만 여건변동으로 다시금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개발토록 해야 한다. 김승수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어느날 갑자기 양말 뒤집듯이하면서 개발키로 한 것은 패착이다. 선거 때 제시한 공약이 사정변경으로 지키기가 힘들 때는 그 이유를 소상하게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 그런 과정도 거치지 않고 롯데쇼핑으로 하여금 장기 임대방식으로 개발토록 한 것은 잘못이다. 시민들 가운데는 금싸라기 땅을 왜 롯데쇼핑한테 장기임대 해주느냐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을 들먹이며 롯데쇼핑한테 최장 99년까지 임대해준다는 것은 노골적인 특혜다. 호텔을 지어서 기부채납 받고 컨벤션을 짓도록 하기 때문에 백화점 부지를 임대해줄 수 있다는 논리는 눈가리고 아옹한 것이나 다름없다. 땅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자랑하지만 금싸리기 땅인 종합경기장 부지는 공개경쟁시켜 매각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다. 경쟁을 붙이면 매각대금도 올라가서 굳이 재정이 빈약한 전주시가 야구장 만드는데 필요한 1150억을 기채하거나 시비 등을 들일 필요가 없다. 더 답답한 것은 대한방직 부지에다가 자광이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 등을 설치하겠다고 요청하는데도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허가를 내주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 김 시장이 기업을 유치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자광으로 하여금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토록 하면 청년일자리나 부가가치 창출은 걱정 안해도 된다. 언제까지 도청 옆에 있는 공장부지를 그대로 놔두겠다는 말인가. 시민들도 예전과 달리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가 과도하게 특혜만 주지 않으면 걱정할 문제는 없다. 김 시장이 다른 현안도 신경써야 겠지만 이 두가지 문제를 즉각 풀고 나가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전주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9.01 17:29

침묵의 기술 혹은 지혜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수도원이 아닌 세속에 적을 둔 프랑스 출신의 세속 사제다. 신부이면서도 빼어난 설교자이자 문필가로, 또 논객으로서 당대 사회현실에 적극 참여했던 그는 3년 전쯤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책 <침묵의 기술> 저자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그는 사실 1700년대를 살았던, 지금으로부터 두 세기도 더 지난 시대의 인물이다. <침묵의 기술>도 1771년에 발간됐으니 이 역시 두 세기를 훌쩍 넘어 오늘을 사는 한국의 독자들과 만난 셈이다. 소통이 화두가 된 시대라고는 하지만 두 세기도 더 지난 옛 책이, 그것도 침묵의 기술을 앞세워 지구의 또 다른 한편에서 다시 독자들을 만나는 일은 흥미롭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말이 소개되어 있다. 말의 과잉을 앓는 오늘 우리에게 즉효의 처방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란다. 물론 이 책은 역자의 소개처럼 당대 보수적 사회질서의 수호를 강력하게 주창하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문으로 읽힐 수도 있겠으나 침묵을 주제로 한 이 희귀한 고전이 오늘날 프랑스에서도 끊임없이 부활하여 재해석되는 이유 또한 분명할 터다. 며칠 전 책장에서 <침묵의 기술>을 다시 꺼냈다. 말과 글이 난무하는 시기, 진실과 거짓이 뒤엉켜있으니 그 폐해가 어디까지 이를지 가늠할 수 없는 이즈음 문득 생각난 책이었다. 저자가 두 세기 전, 그때도 침묵의 가치가 절실해진 시대라고 규정한 것을 보니 침묵이 필요한 시대는 따로 있지 않은 모양이다. 디누아르 신부가 제안하는 침묵의 기술은 단순히 침묵하는 기술, 이를테면 단순히 입을 닫고 말하지 않는 것으로서의 침묵이 아니라 제대로 침묵하기 위한 기술과 지혜다. 물론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깊은 숙고와 밝은 혜안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니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온갖 의혹으로 인터넷이 뜨겁다. 장관 임명에 이처럼 극렬한 대립과 갈등을 겪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을까. 국민을 대신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있지만 우리가 만든 그 제도마저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실마리를 잡았으니 가히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시절이라 할만하다. 디누아르 신부가 가른 열 가지 침묵이 있다. 그 중의 하나, 신중한 침묵이 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상대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입을 닫는 침묵을 이른다. 물론 신중한 침묵이 가닿는 가치가 따로 있을 터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침묵이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8.29 18:42

패장의 복귀?

한 번 물레방아를 돌린 물은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지만 정치는 예외다. 중국 당나라 헌종은 전쟁에서 패한 것 때문에 신하들이 절도사 오원제와의 싸움을 말리자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며 독려했다. 이기고 지는 것이 전장에서 항상 있는 일처럼 정치판에서도 당락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내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내 전직 국회의원들이 권토중래를 벼르고 있다. 공천 경쟁을 대비해서 조직을 추스르고 보폭을 넓혀가며 유권자들로터 잊혀진 얼굴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많게는 8년에서 4년 가까이 정치 일선에서 떠나 있었지만 그동안 와신상담하면서 재기의 칼을 갈아왔다. 현재 내년 총선에 거론되는 도내 전직 국회의원은 9명 정도. 전주 갑에 김윤덕, 전주을 이상직, 전주 병 김성주, 익산 갑 전정희, 익산을 한병도, 김제부안 김춘진, 남원임실순창 이강래와 강동원, 완주진안무주장수 박민수 전 의원 등이다. 전정희강동원 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하지만 이들의 재도전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20대 총선 때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민심이반을 초래한 장본인이란 것. 그동안 도민의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의정활동으로 인해 민주당 심판론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또한 금배지를 달아주었으면 전북발전을 위해 나름 역할을 했어야 하지만 개인의 입신양명만 누렸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현재 여권이 구심점 없이 무기력한 것은 중량감있는 인물들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국회는 선수(選數)에 따라 위상과 역할이 달라지는 만큼 다선의 경륜과 경험, 그리고 정치적 파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세 차례나 대선 패배후 정계 은퇴까지 했다가 1997년 대선에서 당선돼 외환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렸고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대선 패배 뒤 2017년 선거에서 당선된 것처럼 낙선이 꼭 정치적 흠결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렇지만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정치판도 새로워져야 썩지 않는다. 정치권 스스로 혁신없이 텃밭 정서에만 기대면 민심의 풍랑은 또다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8.28 16:49

새만금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새만금 얘기만 꺼내면 5060이후 세대들은 시큰둥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세대가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던 지난 1991년 방조제공사가 첫삽을 떴다. 당시만 해도 세계최장 33.9Km의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이라며 떠들썩했다. 금방이라도 전북의 미래 청사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이 때문에 30여년간 전북에서 만큼은 새만금관련 이슈는 늘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호사다마라 할까. 순조로왔던 사업이 환경이라는 거대담론과 찔끔예산 탓에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끝맺음까지는 19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핑계로 뭐 하나 속 시원히 진행되지 못한 탓에 그들은 애증(愛憎)의 눈길만 보냈다. 아니 할 말로 내가 죽기 전에 새만금 사업을 끝낼 수 있을까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동안 뜸하다 때마침 고군산군도 관광시대 가 열리면서 새만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를 타고 꼭 가고 싶은 꿈의 여행지 선유도가 2017년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새만금방조제는 주말 관광객들로 붐빈다. 풍광이 빼어난 고군산군도가 새만금과의 찰떡궁합으로 시너지효과를 본 것이다. 겹경사가 이어졌다. 도민들이 염원해온 새만금특별법 이 2018년 입법화되면서, 관련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뿐 아니라 민간투자 활성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매립사업의 예비타당성 통과로 내부개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도 현지에서 본격 출범해 환황해권 경제시대 도약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내부개발의 대동맥인 새만금~전주 동서도로와 군산~부안 남북도로가 드넓은 내수면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공사가 한창이다. 동서도로 1단계 김제 심포항까지 구간은 내년 뚫린다. 활주로처럼 쭉 뻗은 3.8Km 신항만 방파제도마무리돼 위용을 뽐내고 있다. 방조제 바로 옆에 오랫동안 퇴적된 150만평의 토지가 눈길을 끈다. 한국판 두바이 라고 일컬어지는 스마트 수변도시가 거주인구 2만여명 규모로 이곳에서 내년 공사에 들어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3.9Km방조제를 달리면 양쪽으로 바다만 보였다. 언뜻 보면 썰렁하고 휑한 모습이었다. 너무 더디게 공사가 진행되면서 뒷전에 밀려났던 새만금.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게 사실이다. 그런 기억으로 지난주 방문 기회가 있어 그 길을 달렸다. 마치 신기루처럼 막연하고 멀게만 여겨졌던 새만금 사업이 하나 둘씩 윤곽을 드러내며 꿈틀대고 있다. 부릅뜬 눈으로 다시 가보자. 관심밖에 있던 새만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8.27 16:46

‘역린’ 건드린 조국

여고 동창 모임에 나가서 절대 언급해선 안되는게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자녀 진학이나 취업, 결혼 얘기, 둘째는 남편 수입 얘기, 셋째는 살고있는 집 크기라고 한다. 우스갯소리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민감한 사항이고 잘못하면 즐거워야 할 자리가 서로 비교하게 되면서 언짢아질 수 있다는 거다. 그중에서도 자녀 입시 문제를 잘못 물어봤다가는 감정을 상하기 십상이다. 역린이기 때문이다.역린(逆鱗 )이란 한비자에 나오는 말인데 용의 목에 거슬러 난 비늘을 의미한다. 군주의 노여움을 비유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용이란 짐승은 잘 친해지기만 하면 올라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목 아래에 직경 한 자쯤 되는 역린이 있는데 만약 그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이고 만다.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사람인지라 자칫하면 역린을 건들기 십상이다. 어린 시절 토끼를 많이 키워 본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아는게 있다. 그렇게 순하기만 한 토끼도 사람들이 귀엽다며 자기 새끼를 건드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할퀴거나 물리기 십상이다. 교육계에 아주 유명한 사건이 있다. 1965학년도 입학시험 당시의 무즙파동이다. 중학입시 자연과목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란 문제가 있었다. 출제위의 정답은 디아스타아제였으나 다수 학생들이 무즙을 선택했다. 이 문제 하나로 당락이 갈린 학생들의 부모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열성 부모들은 아예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엿이나 먹어라 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고 모두 38명의 학생이 명문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됐다. 그런데 유력자 자녀 21명이 덤으로 부정입학을 했다. 부정입학 관련자 중에는 청와대 정무비서관, 공보비서관 등도 포함됐다. 무우즙 파동은 문교부 수뇌부나 청와대 비서관의 목을 날렸다. 반세기도 더 지난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1993년 초반, 김영삼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최형우 당 사무총장이 아들의 대학 부정입학 문제로 낙마했다. 좌동영, 우형우란 말이 있을만큼 YS에겐 김동영, 최형우가 최측근 참모였다. 이때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말이 그 유명한우째 이런 일이였다. 요즘 정계의 뇌관으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떠올랐다. 조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린이나 마찬가지인데 야권이 그 역린을 건드렸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조 후보자의 딸 입시 문제가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게 또 하나의 역린이었다. 당연히 휘발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권력 실세의 부침이라는 점 말고도, 이번 사안은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 자녀 입시 문제가 역린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이런 말이 나와선 안된다. 우째 이런 일이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8.26 16:09

지행 불일치

진보의 아이콘인 조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까발려진 각종 의혹들이 마치 종합비리선물세트를 연상케할 정도로 많아 국민들을 실망케 했다. 시험 한번 제대로 보지 않고 그의 딸이 외고고대서울대환경대학원부산대 의전원을 입학했다는 것은 젊은 학생들에게 좌절감과 분노를 안겼다. 부모 재산이 자그만치 56억원이나 된 사람이 의전원에서 낙제하고도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 받았다는 것은 모두를 아연실색케 했다. 과거의 조국이 현재의 조국을 죽인다는 말이 일반에 널리 회자되었지만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의 결과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에다가 서울 법대 출신이라는 감히 일반인들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그의 학경력에 모두가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선망 그 자체였다. 울산대와 서울법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보수정권에 칼럼을 통해 추상같은 꾸지람을 계속해왔다. 힘 없이 지쳐 있는 서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국민감정이 악화됐다. 급기야 고대서울대생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공정개혁정의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촛불시위를 벌였다. 고등학교 2학년생이 어떻게 논문 제1저자가 돼 그를 매개로 해서 시험 한번 보지 않고 의전원까지 입학할 수 있었느냐는 것.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있는 사다리를 모두 불태워 버리고 금수저인 자신만 사다리를 통해 올라갔다며 비분강개했다. 그간 조국이 말해온 모든 것이 위선이었고 거짓이 되었다. 내로남불을 떠나 조로남불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국민들은 믿었던 그가 말 따로 행동 따로한 것에 몹시 실망했다. 학교와 사모펀드에 투자한 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지만 악화된 국민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당 대표도 공식사과했지만 약발이 먹혀 들지 않고 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에서 국민여론이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가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다. 진보와 보수만의 싸움이 아니다.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세력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결코 진영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폭발력이 큰 입시문제라서 벌집 쑤셔 놓은 것처럼 돼버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030대는 분노, 4050대는 박탈감, 6070세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후보자의 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무역전쟁과 남북관계 등 주변국 안보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는 형국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바람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큰 어려움을 맞았다. 조 후보자의 사태를 통해 표리부동하고 지행일치가 안된 것은 결국 자신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일깨워줬다. 앞으로 부모가 자식들한테 뭐라고 가르쳐야할지가 더 걱정스럽다. 조후보의 문제를 나라발전의 성장통 쯤으로 여기기에는 너무 아픔이 크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8.25 16:27

‘발하우스’의 선택

오래된 도시의 오래된 건물들이 주목 받고 있다. 낡고 방치되어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거나 도시를 재생시키는 작업이 도시의 중심 동력이 된 덕분이다. 사실 문화 복지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공간을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세계 여러 나라들에 견주어보자면 우리나라는 한참 뒤처진 후발주자다. 실제 낡은 건물은 무조건 때려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는 개발논리에 찌들어 있던 우리에게 기존 건물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낯설었겠으나 이제라도 오래된 것의 질서와 가치를 주목해 옛것과 새로운 것을 공존시키려는 인식의 변화는 반갑다. 이쯤해서 되돌아봐야 할 일이 있다. 오래된 건축물의 쓰임새를 찾아가는 방법과 과정이다. 독일 베를린 시내, 평범한 주거지역의 건물사이에 아주 작고 낡은 공연장 발하우스 콘서트홀(Ballhaus Naunystrasse)이 있다. 이 건물은 19세기, 베를린의 전형적인 사교댄스장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이 공간은 베를린안의 자유로운 예술가 그룹의 창작무대이자 국제예술 무대로 활용되고 있으니 낡고 비좁은 이 공간이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참으로 놀랍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사교댄스장의 변신이 아니라 콘서트홀이란 새로운 쓰임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다. 다양한 활용방안이 제안되면서 발하우스가 있는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오랫동안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이들이 선택한 것은 오래된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면서도 가장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식. 낡아서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과 비밀통로와도 같은 계단, 오래된 시멘트 바닥,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지하의 소박하고 작은 바,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야외정원까지. 무도장을 바꾼 음악당의 100여개 객석이 아니고는 대부분의 구조물이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건물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공간의 규모와 관계없이 오랫동안 지켜온 전문적인 운영체제가 답이었다. 전문가 집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운영하면서 전체 운영비의 3분의 1을 프로젝트 운영으로 충당할 수 있게 하는 결실을 얻어냈다. 돌아보면 우리 지역에도 재생공간이 적지 않다. 거개가 고민과 논의의 과정보다는 화려한 변신이 주목을 끈다. 그래서일까. 오래된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에 방점을 둔 발하우스가 오랜 논의 끝에 얻은 선택이 더 빛나 보인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8.22 17:10

R의 공포

글로벌 금융시장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의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한때 패닉에 빠졌었다. 금리 역전현상이 단 하루에 불과했지만 일각에선 구조적 장기불황(Secular Stagnation)의 예고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국채시장에서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건 1978년이후 모두 5차례 있었고 어김없이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지난 2007년 6월에도 미 국체금리의 역전이후 2008년 전 세계에 금융위기 쓰나미가 덮쳤다. 경기침체 조짐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유럽의 성장엔진인 독일도 이미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독일의 올 2분기 GDP가 1분기보다 0.1% 줄었고 3분기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학계에서는 두 분기 이상 연속 GDP가 감소할 때 경기침체로 본다. 독일의 경제 위기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에 나선 일본도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어들면서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의 제조업 경기지수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우려되는 영국도 올 2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0.2% 줄어들면서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에도 GDP 감소가 예상돼 경기침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R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3거래일 연속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반면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새 40원 가까이 올랐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경제동향 8월호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R의 공포 다음에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경기가 더욱 악화하는 D(Deflation)의 공포가 이어지고 이후에는 일자리마저 없어지는 L(Lay off해고)의 공포가 다가온다. 사사건건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은 국민들이 도탄에 빠지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8.21 17:23

반려동물

머리에 화살촉이 박힌 길고양이가 지난 달 군산에서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동물학대 가해자 처벌을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9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서울에서도 30대가 길거리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 살해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엽기적인 동물학대가 잇따르자,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며칠 새 5만 여명 이상이 폭풍 댓글로 공감을 표했다. 전북에서도 2018년 반려동물 약 6042마리가 몰래 버려졌다. 이중 주인에게 되돌려 지거나 다른 데로 입양된 경우는 3432마리이며, 자연사하거나 안락사한 경우도 2106마리나 된다. 뭔가 개운치가 않다. 주변에서 이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그런가 하면 반려동물을 적극 보호하자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도의회 김정수의원(익산2)은 지난달 전라북도 반려동물 보호 및 학대방지 조례안을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자치단체에서도 앞으로 반려동물 소유자가 군대입대 등 불가피한 경우 동물을 인수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북은 7월 2868마리가 반려동물로 신규 등록해 정부의 안전망 관리를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공원을 만들려다 인근주민 반대로 1년 넘게 속앓이 해온 전주시가 동물복지과를 신설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령화와 1인 가구가 대세인 요즘,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 이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연관산업 매출규모가 내년 6조원대로 상상을 초월한다. 동물병원, 애견카페, 펫샵 등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약재를 달인 보양음료, 애견 홍삼액, 종합영양제까지 불티나게 팔린다. 오죽하면 개 팔자가 사람 팔자 보다 낫다며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동물학대. 따가운 주위 시선에 여론도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글자 그대로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 다름없다. 몰래 버리고 학대하는 건 가족에게 저지르는 패륜범죄와 진배없다. 반려동물 이라는 이름이 지난 1983년 처음으로 사용된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함과 동시에 애완동물은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그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8.20 17:39

하림 김홍국 회장의 역할

도의원을 거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한 초선 의원은 언젠가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막상 내가 국회 가보니까 도내 선배 의원들 누구도 30대 재벌총수 하고 직접 통화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더라 유권자들을 만나면 겉으론 지역을 위해 무슨 큰일이나 하는 냥 큰소리 뻥뻥 치지만 정권 실세가 아닌 바에야 재벌하고 속 터놓고 대화할 통로조차 없더라는 얘기다. 쓸만한 기업은 모조리 싹이 잘라진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치고 전북 출신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운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10일 도민들은 매우 낯선 광경을 하나 목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간담회를 가졌는데 김홍국 하림 회장이 들어간 것이다. 30대 기업 대표들과 회합을 갖는 자리에 도내 업체 총수가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만 참석하는 자리에 김홍국 회장이 식품산업 대표로 유일하게 참석한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었다. 하림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자산 11조9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26위에 올랐다. 하림은 단순히 축산 회사가 아니다. 닭고기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곡물 유통, 해운, 사료, 축산, 도축 가공, 식품제조, 유통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식품의 가치사슬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푸드&애그리비즈니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약 28년전 올챙이 기자 시절 도청을 출입할 때의 이야기다. 당시 백승운 축정과장은 기회가 될때마다 출입 기자들에게 아직은 크게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하림 김홍국을 잘 지켜봐라. 훗날 엄청난 재벌이 될 것이다. 복기해 보면 전문 축산인 백 과장은 예리하게 축산업의 앞날을 꿰뚫어봤으나 많은 이들이 그의 말을 크게 귀담아 듣지 않았다. 불과 한 세대가 가기 전에 하림은 30대 재벌 반열에 올라섰다. 요즘엔 하림 김홍국 회장이 재경전북도민회장 까지 맡고 있고 재벌 본사를 터전인 익산으로 옮겼으니 지역 사회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어떨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것이다. 요즘엔 K팝, K뷰티, K푸드 등 다양한 한국 문화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맛의 본고장 전북이 도약하는 해법도 결국 K푸드에서 찾아야 한다. 전북 식품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앞으로 대기업 하림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해외여행때 기내식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비빔밥은 당연히 전주 비빔밥이고, 고추장은 당연히 순창 전통 고추장인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전북식품산업이 전세계를 호령할지 여부가 하림 김홍국 회장의 어깨에 달려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8.19 17:05

수기가 약한 전주

인류역사는 대하(大河)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세계4대 문명권인 이집트문명은 나일강에서 메소포타미아문명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에서 인더스문명은 인더스강에서 그리고 황하문명은 황하유역에서 발달했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물의 자원화와 생태계를 보전한다는 이유로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사업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수질악화 등 부작용만 초래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전북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당시 도의회에서 이 사업을 반대해 새만금의 수질 악화를 가져오는 만경강과 동진강 개수사업을 못했다.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다. 연간 평균강우량이 1500mm에도 못미친다. 노령산맥의 끝자락에 있는 전주는 분지라서 여름철에는 대구와 함께 가장 무더운 도시다. 그 원인은 무분별한 아파트 난개발이 결정적이다.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바람길을 차단시켜 여름철만 닥치면 도시 전체가 열섬현상이 생긴다. 전주천과 삼천은 사천이라서 비가 내릴 때만 어느정도 물길이 형성되지 그렇지 않을 때는 그냥 바닥이 드러난다. 전주천 상류 남부시장쪽에다가 콘크리트 주차장을 만든 것도 생태게 보호측면에서는 패착이다. 전주시가 국비 지원을 받아 건산천 일부 복개구간을 뜯어 생태하천으로 만들었지만 깨끗한 수량부족으로 여름철에는 악취만 풍겨 나온다. 중앙시장서 한국은행간을 똑같이 생태하천으로 만들었지만 제기능을 못해 오히려 복원을 안한 것이 나았다는 지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치산치수는 국가나 지방행정의 근간이다. 시가 그간 무분별하게 하천을 복개했다가 다시 헐고 뜯고 고치는 바람에 자원낭비는 물론 생태계만 파괴시켰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해서 국민적 인기를 끌어 대통령이 된 것을 모방해서 전주시도 이 같은 재생사업을 반복했지만 실패작으로 끝났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여름철 기온을 떨어 뜨리려고 대구처럼 나무 심기운동을 의욕적으로 펼친다. 전임시장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김 시장은 1000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을 벌인다. 그가 배고픈 아이에게 밥주는 엄마도시락 사업과 함께 가장 잘한 일이다. 장성 축령산에 순창 출신 독림가 임종술 씨가 편백나무 숲을 조성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풍수에서 물을 재물로 본다. 덕진 연못도 전주지기가 얕다는 이유로 인공호수를 만든 것이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가 물로 에워싸져 있다. 한강 때문에 서울에 돈과 사람이 모이게 돼 있다. 전주천과 삼천에 물이 넘실거려야 전주가 흥해진다. 전주천은 완주 신리저수지 물을 유지관리수로 활용해야 하고 삼천은 옥정호 물을 구이저수지로 끌어들여 방류시켜야 한다. 건산천이나 중앙시장 생태하천은 지하수를 개발해서 유지관리수로 써야 한다. 김 시장은 다음에 지사로만 가려고 신경쓰지 말고 임기동안 치산치수(治山治水)정책을 잘 폈으면 한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처럼 이치에 맞질 않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보다 이 사업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8.18 17:06

농사꾼 시인의 연장이야기

한 달 전,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 씨를 만났다. 그와의 인터뷰는 소개됐지만 미처 담지 못한 연장이야기가 있다. 그는 3년 전 쯤, 사라져가는 농사 연장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여든 여덟 가지 농사 연장의 구조와 원리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의 특별한 글쓰기 덕분에 책은 도감이되 도감이 아닌 인문학적 책이 되었다. 스스로 전통세대의 마지막이나 됨직한 베이비부머라 칭하는 그는 변해가는 농촌 문화와 사라져가는 생활양식이 안타까워 연장이야기를 붙잡은 이후 온갖 자료를 찾고 고쳐 쓰기를 반복해 책으로 내기까지 꼬박 5년을 바쳤다. 그가 말하는 연장은 이렇다. 농부에게 연장은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그 사람의 신체의 연장에 다름 아니다. 가령 우리에게도 익숙한 괭이나 호미는 인간이 수렵 채취를 시작한 때로부터 몇 만 년이 흐른 지금도 단순하기 짝이 없는 원시의 모습 그대로인데, 그는 그 이유를 이 연장들이 역설적이게도 단순한 신체의 일부였기에 도구로 기능하며 거친 논밭을 일구는 것을 넘어 마을을 일구고 한 사회와 그 사회를 떠받치는 규범 즉 문화를 일구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요즈음의 농사 연장은 더 이상 이런 단순한 도구가 아닌 기계들이다.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관리기 등 효율성으로만 따지자면 연장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것들인데, 그의 말을 더하자면 효율을 중시하는 이들 기계의 속성은 그것을 만들어낸 거대 기업, 즉 자본의 속성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는 농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기의 속성대로 굴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업이 기계화되는 과정에서 농촌의 유구한 전통문화가 붕괴되어버렸다해도 농촌은 편리함과 효율성을 얻었으니 기계의 유용함을 무작정 부정할 수만은 없는 일이지만 그는 적정기술과 속도의 문제를 제기한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앞세운 과잉기술의 시대에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삶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맞닿아 있다. 귀 기울여지는 제안이 있다. 트랙터나 콤바인 등 기계에 의존하는 과잉기술이 필요 없는 도시 농부들의 텃밭 농사다. 그는 호미나 괭이, 낫 같은 간단한 전통농기구면 충분한 도시 농사가 도구와 연장의 부활을 넘어 땅에 작용하는 푸른 노동을 통한 건강한 정신의 맥잇기 운동이자 도시문제의 한편을 해결할 수 잇는 방법이라고 단언한다. 상상해보니 도시와 농촌의 의미 있는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겠다 싶다. 솔깃한 제안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8.15 17:34

유대인 카포와 친일부역자

오래전 폴란드 남부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적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의해 무려 400만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 현장으로 그 당시 수용소 건물과 가스실 고문실, 그리고 유대인들의 유품과 머리카락이 보관된 전시실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침 수학여행 중인 이스라엘 학생들이 줄지어 수용소를 관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누구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꼭 한번은 탐방해야 한다. 그들을 용서는 하되 절대 잊지 말라는 교훈 차원에서다. 전시실에서 눈길을 끈 것은 수용소의 일상을 그린 수감자의 그림 가운데 몽둥이를 들고 서 있는 유대인 카포(Kapo)의 모습이었다. 수용소 내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일종의 유대인 경찰로 나치 부역자다. 수감자 중에서 선발된 카포는 나치 친위대원보다 더 악질적이었다고 한다. 수감자보다 좀 더 편하고 배불리 먹기 위해 동족을 구타하고 밀고하며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민족반역행위자이었다. 독일이 패망한 이후 이들은 공공의 적이 되었고 1950년 이스라엘은 나치와 나치 협력자를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모사드의 표적이 되었고 철저히 색출해서 죗값을 치르게 했다. 우리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 편에 서서 부귀영화를 누린 친일부역자들이 많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에서 선정한 친일반민족행위와 부일협력행위를 한 사람은 4378명에 달한다. 이 중 전북인 120여명도 포함되어 있다. 친일부역자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반민족행위가 밀정(密偵)이다. 피로 맺은 동지와 친구를 일제에 팔아넘기고 그 대가로 치부를 일삼은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태다. 지난 13일 밤 방송된 KBS 탐사보도 시사기획 창에 따르면 김좌진 장군의 최측근 비서인 이정과 안중근 의사의 거사 동지인 우덕순이 일제의 밀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탐사보도부는 일본 외무성과 조선총독부 조선군사령부 등의 기밀자료를 분석해 밀정 혐의자 895명을 특정했다. 특히 이정의 경우 자신이 밀고했던 독립운동가 이홍래 선생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에 나란히 안치된 것은 충격적이었다. 현재 현충원에는 이러한 친일 반민족행위자 63명이 버젓이 안장돼 있다. 잘못된 역사와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광복의 시작이다. /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8.14 16:39

개각과 가난한 집 맏아들

사람들은 상고(商高)하면 야구와 가난한 집 맏아들을 우선 떠올린다. 1970~80년대 고교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는데 군산상고선린상고덕수상고 등 야구 잘하는 학교중 유달리 상고가 많았다. 또한 가난하되 머리가 좋은 아들이 하루빨리 가족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진학하는 학교가 바로 상고였다. 김대중(목포상고)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며 고려대를 졸업한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동지상고 출신이다. 엊그제 야구 명문인 109년 전통의 서울 덕수상고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특성화계는 종로구에 있는 경기상고로 통합하고, 일반계는 위례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없어지는 것이다. 덕수상고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종남 전 법무부장관,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이름있는 동문을 많이 배출했다. 그런데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자들이 판을 치는 요즘 우리은행 행부행장 중 상고출신 비중이 전체 11명 중 7명으로 63%나 됐다고 해서 화제였다. 며칠전 개각에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7년 전 논문에서 재벌을 가난한 집 맏아들에 비유하며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게 크게 관심을 끌었다. 조 후보는 최근 재벌의 높은 성과가 있기까지 이들이 성장하도록 인적 물적 자원을 몰아준 경제 구성원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재벌을 다른 형제들의 희생을 토대로 성공한 맏아들로 비유했다. 재벌 때문에 기회조차 받지 못한 기업 및 경제주체에게 보상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거다. 대기업은 무조건 나쁘다는 최근 사회 일각의 분위기엔 공감하기 어렵지만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한 형제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공한 맏아들에겐 응당 막중한 책무가 따른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이번 개각때 10명의 장관급 인사중 전북출신이 이정옥 여가부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수혁 주미대사, 정세현 평통 수석부의장 등 4명이나 된다고 해서 지역사회가 크게 고무됐다. 내 고장에서 나고 자란 이가 국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잼버리 개최나 전북금융타운 조성에 좀 도움이라도 되지않을까 하는 기대가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 출신 인사들이 가난한 집 맏아들답게 잘 처신해주길 기대한다. 개각에선 분명 출신 지역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텐데 장관 발탁을 자신의 능력만으로 해석하는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북인으로서 혜택은 다 입으면서도 지역사회에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장관은 두고두고무늬만 전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위병기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8.1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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