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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미투 망령'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잠시 잊혀졌던미투(# ME TOO)운동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고 있다. 작년 초 들불처럼 번졌던 성관련 피해자들의 애끊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거센 후폭풍이 휘몰아 친지 불과 1년 만에 가해자들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먹고살기 위해 문화현장 한켠에서 인고(忍苦)의 세월을 버텨온 피해자들은 해코지나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화권력으로 인식된 그들은수퍼파워명성 그대로 영향력은 막강하다. 자신에게 반기를 든 어느 누구도 현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할 정도다.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던 만큼 피해자들은 수치를 겪고도벙어리 냉가슴 앓듯참고 견뎌야 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현장으로 돌아와 피해자와껄끄러운 동거를 시작한 셈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가해자로 알려진 대부분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며 활동을 중단하거나 칩거중이다. 일부는 법정다툼이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길지 않은 숙려기간 이들의 복귀에 놀라울 따름이다. 주위 사람들이 침묵으로 방관하면 그 곳에 다시는제2의 미투는 피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난 28일 전북연극협회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미투로 영구 제명된 인물과 접촉한 회원을 대상으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징계를 통해 제명자들이 도내 어떠한 기관과도 협업할 수 없도록 조치할 뿐 아니라 운신의 폭을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도에서도 지난해 종합대책을 통해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개인과 단체는 3년간 보조금 지원을 중단키로 했었다. 제명과 자격박탈 그리고 행정기관의 보조금 중단에도 다시 활동을 재개한다면 그들이야 말로 가슴에주홍글씨낙인을 찍고 2차 가해자라는 오명에 두려워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무료 법률서비스를 통해 마음 놓고미투를 폭로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절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의 신상노출을 무릅쓰고미투에 나선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고통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동료한테도 괜히 부끄럽다고 따돌림 당하고 어떤 순간에는이러다 사회에서 매장당하지 않을까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오롯이 피해자가 그동안 감내해야만 했던 몫이었다. 세상은 이제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이렇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은 가해자의 몫으로 기억돼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05 17:26

고창 ‘식초문화도시’

식초(食醋)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발효식품이자 천연 조미료이다. 곡물과일 등을 발효시켜 알코올로 변환시킨뒤 여기에 아세토박터균을 넣어주면 아세트산(초산, CH₃COOH)성분이 35% 정도 함유된 특유의 신맛을 내는 식초가 얻어진다. 막걸리등 저알콜 술이 공기중에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시어지는 것이 그 이유다. 식초는 비교적 쉽게 제조가 가능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문화권 사람들이 쉽게 접했던 조미료이다. 역사적으로 서양에서는 기원전 5000년경에 바빌로니아에서 술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양조법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으므로 식초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조때 편찬된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식초가 식품의 조리에 쓰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식초는 제조방법과 성분에 따라 천연발효식초, 합성식초, 양조식초로 나눌 수 있다. 합성식초는 석유에서 뽑는 순도 99% 이상의 아세트산을 말한다. 순수한 것은 16℃ 이하에서 얼음처럼 결정상태가 되므로 빙초산(氷醋酸)이라 부른다. 원액 그대로 마시면 인체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나며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양조식초는 속성발효를 위해 알코올에 초산균을 넣어 23일만에 숙성시킨 식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등 생리활성 물질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천연발효식초는 곡류나 과일 100%로 만들기 때문에 원료가 가지고 있는 성분을 모두 지니고 있어 인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천연발효 식초 관련 연구에 3번이나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것만 보아도 식초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인 명품식초로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지방의 발사믹식초, 일본 가고시마현의 흑초(黑醋), 프랑스 오를레앙의 포도식초, 중국 산시성의 노진초(老陳醋)와 강수성의 진강향초(鎭江香醋)등이 꼽힌다. 모두 천연발효 식초로 최소 1년이상 장기 숙성시킨 제품들로 맛도 뛰어나다. 복분자로 대표되는 농생명식품 수도 고창군이 빼어난 자연환경과 먹거리를 활용해 국내 식초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기 위한 야심찬 계획으로 지난 1일 식초문화도시 선포식을 가졌다. 국내에는 이제껏 식초도시가 없어 고창군이 첫 번째 식초도시인 셈이다. 고창군은 식초 원료가 되는 쌀과 보리등 곡류와 배리류(복분자 아로니아)등의 국내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복분자주 덕분에 발효분야 전문 인력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게르마늄(Ge) 함량이 높은 온천수를 발효수로 활용할 수 있다. 웰빙시대를 맞아 고창식초가 세계적인 명품식초로 탄생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04 16:47

총선과 전북 발전

21대 총선이 5개월 정도 남았지만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입지자들간 우열을 점치기가 어렵다. 선거는 선거구도가 어떻게 잡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총선때 989표차로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던 전주병선거구(덕진)는 이번에도 정동영과 김성주간의 전주고 서울대 선후배간 재대결이 확실시 돼 일찍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집권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이 5선 성공으로 전주의 정치적 자산으로 계속 남을 것인지와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톡톡히 받아온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부활해 성공하느냐를 놓고 건곤일척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싸움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정치의 비정함을 느끼게 한다. 그간 전주는 외부 정치력에 의해 묘한 정치적 구조가 만들어졌다. 13대때 DJ가 이철승을 꺾으려고 손주항을 출마시켰고 14대때 손주항을 꺾기위해 장영달을 출마시켰다. DJ에 의해서 벌어진 선후배간 싸움의 결과가 결과적으로 전주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것. 문제는 전주시민이 선거때마다 별다른 생각없이 분위기에 휩싸여 당락을 갈라 놓은 게 패착이었다. 전주시민들이 인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말이 그때부터 회자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런 묘한 분위기가 남아있어 전주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DJ가 7선의 정치거목 이철승을 꺾어 대통령까지 되었지만 전북은 그 이후 광주 전남 패권주의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같은 묘한 기류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아병적인 개인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큰틀에서 전북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통상 유권자들은 누가 되어야 자신한테 이로운가를 먼저 따지는 관성이 있다. 거창한 구호나 정책 공약등을 살펴보고 그걸 참고삼아 투표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유권자가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고 이해득실을 따지다보니까 연고주의선거가 판치게 돼 있다. 민주당 공천자 등 입후보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여론형성도 안됐다. 각 후보진영마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자체여론조사결과를 갖고 우열을 들먹이지만 모두가 아전인수식 해석 밖에 안된다. 요즘같은 단풍철에는 입지자들이 지방의원들과 함께 아침 일찍 관광버스 앞에서 절하기 바쁘다. 스킨십이 먹혀들기 때문에 그렇게 허리를 굽히며 표동냥을 나선다. 누가 더 진정성을 갖고 스킨십을 하느냐에 표심이 갈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지난날의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자나깨나 도민들은 전북이 낙후돼 살기가 힘들다고 개탄한다. 이 문제는 결국 국회의원 등 선출직을 잘못 뽑은 결과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선거를 단순한 흥미위주의 게임으로 바라다만볼 것이 아니라 누구를 뽑아야 진정으로 일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확실하게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전북정치가 바로 서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명망가 보다는 일꾼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더 많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03 16:41

영주와 무주

경상북도 영주는 인구 10만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건축인 무량수전을 안고 있는 부석사와 소수서원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영주 역시 한국의 많은 중소도시들이 그렇듯이 소멸위험도시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인구가 줄면서 도시권의 중심이 쇠퇴하고 빈공간이 늘어가는 환경도 여느 도시들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영주가 얼마 전부터 다른 자치단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구도심의 근저에 들어서는 공공건축물이 그 시작이다. 이 작은 도시를 공공건축의 성지로 부상시킨 영주의 공공건축물은 대부분 본새나 기능이 예사롭지 않다. 해마다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뒤를 이어 찾아 오고 도시재생과 건축학도들의 답사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니 영주는 도시 자체로 명물이 된 셈이다. 영주의 변화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오래된 도시의 재생이 부상한 시기다. 당시 국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전국 소도시의 도심재생을 과제로 삼고 있었다. 연구소는 도심재생 마스터플랜을 함께 실행할 도시를 모집했으나 가능성이 있는 10개 도시 중 단 한곳, 영주만 이 작업에 참여했다. 영주시는 2009년 공공건축가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시장 직속으로 디자인관리단을 만들었다. 전국 최초로 지역건축 디자인 기준을 마련하고 영주시 경관 및 디자인 조례를 제정했으며 공공건축의 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업무를 확충해갔다. 시스템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는 놀라웠다. 그중에서도 공공건축가 제도 도입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올해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문한 자리에서 영주가 성공적으로 도입한 공공건축가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내세웠을 정도다. 시민활동을 매개하는 노인종합복지관, 공간성이 돋보이는 장애인종합복지관, 영주실내수영장과 대한복싱전용훈련장, 148 아트스퀘어 등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공공건축물과 공간들은 영주의 오늘을 빛낸다. 전북에도 이런 도시가 있다. 1996년부터 10년여 동안 건축가 고 정기용의 프로젝트로 태어난 30여개 공공건축물을 가진 무주다. 무주의 건축물들도 한때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었지만 지금은 공공건축물의 쓰임과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문득 10여년이나 지난 영주가 아직도 공공건축물의 성지로 건재한 바탕이 궁금해진다. 들여다보니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정책의 지속성이다. 무주의 공공건축물이 잊힌 이유 또한 분명해진다. 새삼 안타깝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31 17:45

종교개혁일과 한국교회

오늘은 기독교계에서 기념하는 종교개혁일(Reformation)이다.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의 부패와 타락상을 비판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독일 비텐베르크성 교회 정문에 내건 것을 계기로 시작된 교회 개혁운동이다. 당시 교황청과 가톨릭 교회는 성직 매매와 부패한 생활 등으로 타락상이 심각한 데다 교황 레오 10세는 산피에트로 대성당(성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팔았다. 누구든지 회개하고 기부금을 내면 죄를 용서받는다면서 제후나 귀족, 상인 등 신분에 따라 면죄부 가격을 책정했다. 심지어 지옥에 간 자나 성모마리아를 범한 죄라도 용서받을 수 있다며 면죄부를 강매했다. 마르틴 루터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이신칭의(以信稱義)를 내세우고 교회 의식이나 선한 행위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직접 하나님 말씀을 들어야 한다며 히브리어와 희랍어로 쓰인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이것은 가톨릭 교회에 대한 전면 부정이었다. 루터가 처음 내건 95개 조항의 의견서는 일종의 대자보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이 내용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로 확산되면서 세계사의 분수령을 이룬 종교개혁의 횃불이 됐다. 결국 로마 가톨릭에서 개신교가 분리되었고 약 1000년간의 중세시대를 마감하고 근대 유럽국가를 형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한국 기독교계가 종교개혁 502주년을 맞아 대각성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라는 루터의 정신으로 돌아가 나부터 개혁하자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현실은 암울하다. 장로회 교단의 장자(長子)교회로 불리는 서울 명성교회는 부자세습 문제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교계는 옹호와 반대 세력으로 나뉘어 만신창이가 되었다. 수퍼 메가 처치인 서울 사랑의 교회는 편법탈법으로 초대형 건물을 세웠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원상복구 판결을 받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 할 한국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걱정과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 네 행위의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였노니... 회개하라(요한계시록 3장) 사데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질책을 지금 한국 교회가 되새겨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30 17:48

‘돈의 굴레’ 체육회장 선거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전북 도체육회장 선거를 향한 입지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단 겉으론 정중동(靜中動)양상이다. 그렇지만 수면아래서는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보이지 않는 두뇌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영호 교수, 김광호 회장, 나혁일 전처장과 박승한 전회장, 이대원 전차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라 지지세를 넓혀가는 형국이다. 나 전차장은 지난달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유력후보로 점쳐지는 진영에선 상대동향 파악과 거취 여부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외에 명망 있는 3-4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초반 탐색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거판도는 두 갈래인데, 한쪽은 자치단체 예산권을 앞세워 단체장의 의중 운운하며 특정인의 추대 분위기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반면 초대 민간회장 선거인 만큼 대의원 경선을 통해 뽑혀야 힘이 실린다는 원칙론이 팽팽히 맞선 모양새다. 긴장감이 더해지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괴소문까지 나돌아 체육인들의 빈축을 샀다. 재정부족 우려 때문에 단체장의 예산집행권은 물론 학연까지 들먹이며 단체장이 일찌감치 점찍은 인물이다체육계 막후 실세가 밀고 있다는 등 그럴싸한 시나리오가 횡행하고 있다. 체육계가 선거판에 휩쓸리는 것을 막기 위해정치와체육을 분리하면서까지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는데 이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일침을 가한다. 체육인들은 한결같이 자치단체의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체육인들의 선거축제가 또다시 정치인들의 잔치로 전락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을 법으로 막았겠는가. 일부선 그간 정치인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으면서 숱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젠 정치색이 없는 체육인이나 체육진흥에 공로가 있는 인물 중에서 회장이 선출됐으면 한다며 단체장과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선거판을 흐리게 하는 소문과 억측의 이면에는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선거 입지자들이 출마 여부를 이들에게 상의할 정도란다. 유종근지사 시절 막강 2인자였던 김대열 체육회상임부회장을 롤모델 삼아 황태자를 꿈꾸는 핵심들이다. 체육계 전반을 아우르며 보폭을 넓히는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간 체육회장은 내년 1월 15일까지 선출해야 한다. 전북체육을 새롭게 이끌어 갈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거에서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 체육인과 도민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0.29 20:53

공유(共有) 도시

공유(共有)경제란 물건이나 재능, 시간, 정보, 공간등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나눠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경제활동이라는 의미로 2008년 미국 하버드대학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c)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자신이 소유한 재화나 자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합리적 효율적 소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보통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공유경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공유경제를 널리 알린 것은 대표적으로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등이 대표적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을 지자체 행정에 도입해 응용한 것이 공유도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공공시설은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배치된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재정은 넉넉하지 않은 현실에서 주민 편익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제공해야 하는 각종 인프라를 어떻게 마련하고 배치하는 과제가 지자체마다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지자체들이 서로 협의하여 각종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의 의미인 공유와 협업을 실천하는 것이다. 최근 충북 진천, 음성, 괴산, 증평군등 행정구역을 달리 하는 4개 자치단체가 하나의 시각으로 모두의 처지를 안고가는 공유와 협력의 공유도시 업무협약을 맺어 관심을 끌고 있다. 4개 군이 역할과 기능을 분담해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공동으로 건립 운영하기로 목표를 정한 뒤 주민생활과 밀접하고,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소방 복합치유센터 공동 유치에 성공해 공유와 협업의 가치와 성과를 이미 확인하기도 했다. 전북의 경우 지난 2015년 서남권 추모공원(광역 공설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지자체간 극심한 갈등을 겪은바 있다. 정읍시와 고창, 부안군이 공동 협력사업으로 추진한 화장장이 김제시와 인접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김제 주민들은 물론 단체장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김제시가 참여하면 김제 주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인데도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결국 김제시의 참여로 문제는 해결됐지만 지자체간 공유와 협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값진 경험이었다. 도내 지자체들도 이번 충북 4개 지자체의 공유도시 협약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늘어나는 주민들의 행정수요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새로운 모델로 삼을만 하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0.28 17:54

국토위 3인방

인구감소로 전북의 정치적 지형이 좁혀지고 있다. 현재 10명의 국회의원이 21대 총선때는 같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숫자가 적어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의원수가 줄면 도민의 이익 대변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내서는 집권민주당 국회의원이 2석 밖에 안돼 생각만큼 국가예산은 물론 전북몫 확보가 잘 안되고 있다. 전북은 의석이 적어 전체 상임위원회를 커버할 수가 없다. 국회는 철저하게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해서 의정활동이 펼쳐지기 때문에 고르게 상임위에 포진하는 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전북은 숫자도 적은 상황에서 자기들 입맛대로 상임위를 배정 받아 국가예산 확보때마다 어려움이 많다. 이 때문에 도청이나 각 시군이 각 부처를 상대로 국가예산 확보작업을 할 때마다 남의 힘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인기있는 국토교통위에는 정동영안호영이용호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도 조배숙김관영정운천 그리고 보건위 김광수, 기재위 이춘석 농림축산식품위 김종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 유성엽 의원이 배치돼 있다. 사실 상임위에 출신의원이 없으면 그 만큼 부처 상대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특정상임위에 우르르 몰려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로 갈려 있어도 어느정도는 협조가 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 혁신도시의 국토정보공사가 하는 일을 보면 얼마나 전북을 무시하고 지역상생과는 괴리감이 큰지를 알 수 있다. 전주시가 드론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상황에서 LX가 찬물을 끼얹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주를 드론교육센터 후보지로 정해 놓고 전북을 들러리 서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 공기업의 지방이전이 아직까지 큰 효과를 못 거둔 것은 LX 최창학 사장처럼 자기 맘대로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에 LX가 있기 때문에 상생차원에서 드론교육센터는 전북으로 유치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더 가관인 것은 전북도에다가 유치해주겠다고 협약까지 해 놓고서 내적으로 경주를 후보지로 지정해 결국 전북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 심지어 남원시는 최장 5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제공까지 해놓고 있던터라 더 황당하게 됐다. 이처럼 혁신도시에 와 있는 LX가 전북도민을 우습게 보는데도 국토위 소속 3명의 국회의원들은 가타부타 아무 말이 없다. 도의회는 최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했다. 문제는 국토위 소속 전북 3명 의원을 얼마나 얕잡아 봤으면 이같은 짓을 최사장이 했겠느냐는 것이다. 정동영 의원등 3명이 평소 국토교통위에서 야무지게 LX를 감시했거나 다뤘으면 절대로 이 같은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붙잡기 위해 선거판을 누비지만 더 중요한 것은 끝까지 의정활동을 잘 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경주 후보지를 백지화시켜 전북으로 유치하는게 옳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0.27 16:51

남아메리카의 독립영웅

지난 9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장.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그의 연설을 듣지 않고 독서에만 열중해 있던 여성이 있었다. 다니엘라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유엔 대표부 소속 외교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책 한권에만 집중해있던 그의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잡히고 인터넷에 노출되면서 그가 읽던 책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던 듯 그는 연설이 끝나자 트위터에 트럼프대통령이 외국인 혐오와 제국주의로 가득찬 연설로 유엔을 모독하는 동안 내가 읽고 있던 책이라며 인물 사진이 실린 책 표지를 올렸다. 볼리바르, 영웅, 천재 그리고 보편적 사고라는 책 표지의 주인공은 남미의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1783~1830)였다. 새삼스럽게 다시 주목 받게 된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유력한 가문 출신들이 가는 길을 따라 그도 열여섯 살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3년 후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조국의 독립을 위한 운동에 나선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른바 혁명가의 길로 들어선 셈이었다. 혁명의 길을 열어준 사람은 가정교사였던 시몬 로드리게스. 진보 성향의 스승은 자신이 꿈꾸는 독립과 제국주의를 향한 저항의식을 제자 볼리바르에게 물려주었다. 베네수엘라의 독립 영웅으로 추앙받는 볼리바르는 자신의 길지 않은 생애를 온전히 남아메리카 독립에 바쳤다. 덕분에 베네수엘라 뿐 아니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가 줄줄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시대를 살던 정치가와 민중들은 볼리바르가 이루고자 했던 남아메리카의 완전한 독립을 향한 행로를 끝까지 지켜주진 못했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혁명의 아이콘이었던 볼리바르가 민중들의 참여보다는 엘리트에 의한 통치를 선호했던 까닭에 독재자로 불리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애를 통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던 그를 독재자로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평가한다. 어떻든 그 덕분에 독립을 얻은 볼리비아는 그의 이름을 따 국가이름을 만들었고,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아메리카의 많은 도시들은 중심부에 볼리바르 광장을 만들었다. 그 뿐인가. 공항과 도로, 건축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이름은 건재하다. 국가와 민중을 위해 헌신했던 혁명가를 추모하고 기억하려는 방식일터인데, 우리에게는 이 또한 부러운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24 17:34

세계 축구의 전설 ‘발롱도르’

세계 축구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인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명에 손흥민 선수가 올랐다. 지난 22일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풋볼이 발표한 올해의 발롱도르(Ballon dOr) 후보에 손흥민 선수를 포함, 2019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판다이크 베르나르두 실바 레반도프스키 세르히오 아궤로 킬리안 음바페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2002년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었던 설기현과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에 이어 14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발롱도르 후보에 선정됐다. 당시 설기현과 박지성은 투표에서 표를 얻지는 못했다. 이번에 손흥민 선수가 1표 이상 얻게 되면 한국인으로서 첫 발롱도르 득표자가 된다. 손흥민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을 자축하듯 23일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멀티 골을 장식하면서 통산 121호 골을 넣었다. 이 기록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축구 리그 최다 골과 동률로 자신의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다. 프랑스의 축구 잡지인 프랑스 풋볼이 1956년 창설한 발롱도르는 그 한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서 축구선수에게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발롱도르는 프랑스어로 황금 공을 뜻하며 트로피도 축구공을 본떠 제작한다. 2010년부터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되어 FIFA 발롱도르를 시상하다 2016년에 다시 분리되었고 2018년부터는 여성 축구선수에게도 발롱도르를 수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다 수상자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동안 5회씩 수상했다. 3회 수상자로는 요한 크루이프 미셸 플라티니 마르코 반 바스텐 등 3명, 2회 수상자로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프란츠 베켄바워 케빈 키건 칼 하인츠 루메니게 호나우두 6명이 있다. 프란츠 베켄바워는 1972년 수비수로서는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1995년 이전에는 유럽 선수 외에는 발롱도르를 받을 수 없었기에 2016년 발롱도르 60주년 기념으로 이전 선수들에 대한 재평가 결과, 축구황제 펠레가 7차례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12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19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손흥민 선수의 득표에 관심이 쏠린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23 18:16

공공기관 트라우마

전북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농수산대학 허태웅 총장이 지난 16일 한농대 분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쪼개기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런데도 최종 결정권자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명확한 입장을 듣지 못해 일말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전북출신 의원이 3명이나 포진했음에도 장관에게 쐐기를 박을 절호 기회를 날린 셈이다. 시기적으로 엄중했기에 더욱 아쉬웠다. 이날 이 문제는 거론조차 못했다. 긴급 현안에 집중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애써 이해하려 해도 전북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긴 매한가지다. 의원 3명이 소속 정당이 다르다 보니까 속칭세트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까지분교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김 장관이 9월 취임하면서 전임 장관과 한농대 총장이 약속했던 한농대 분교 불가 방침을 뒤엎는 발언 탓이다. 그는한농대 발전방안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예측할 수 없으며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거듭한농대 분할 절대 불가론을 언급하며 확실한 답변을 요구했는데도 분할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고수, 향후 예측불허 상황을 시사한 바 있다. 아시다시피 지난주LX 드론교육센터 경북건립논란이 대표적이다. 최창학 사장이 전북도와 업무협의까지 마치고 부지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몰래 경북도와 센터설립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져 도민들은 공공기관의 이중적 행태에 크게 반발했다. 공공연하게 약속해놓고 뒤통수치거나 발뺌하고 나 몰라라식학습효과때문이다. 그동안 전북은 혁신도시가 만들어 지기까지 정치권과 정부의 독단으로알토란공공기관을 빼앗기는 등 깊은 분노와 박탈감을 참고 견뎌야만 했다. 지난 2011년에는 LH본사 전북이전이 물거품 됐고 대신 오기로 약속했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입성도 오랜 기간 진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 3월에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5급 승진후보자 교육을 경기도가 자체 추진하겠다고 밝혀 교육기관의 기능축소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공공기관 트라우마는 도민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호의적이지 않은 주변 상황도 도민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자유한국당 최교일의원 등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호남권이 아닌 타 지역에 한농대 분교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개정 법률안을 발의, 근거를 마련했다. 게다가 한농대는 연말까지기능과 역할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 지면서전북혁신도시 흔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0.22 17:42

플라잉카(Flyingcar)

1899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장 마르크 쿠티라는 화가가 100년 후인 2000년의 모습을 상상하며 50여장의 작은 삽화를 그렸다. 평소 과학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졌던 그가 상상한 모습은 비록 현재의 기술과 모양은 다르지만 청소기나 녹음기 등의 아이디어가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상상력이 놀라울 정도다. 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에어택시 승강장(Aerocab station)이라는 그림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Flyingcar)가 승강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비행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기를 만들어 비행에 성공한 1903년 보다 4년이나 앞서 그려졌다는 사실 ㅤㄸㅒㅤ문이다. 플라잉카는 도로 주행은 물론 비행까지 가능한 개인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이다. 45명을 태우고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해 대형 드론으로 생각하면 된다. 플라잉카는 그동안 백투더 퓨처2 제 5원소등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의 단골소재로 등장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내연기관차가 만들어진 1885년 이후 수많은 자동차와 항공 전문가들이 플라잉카 개발에 나서 여러 가지 모델을 제작했지만 실용화와 대량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항공 및 드론 기술, 자동화 기술등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완성차 업체를 비롯 항공업체, 모빌리티 업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한 플라잉카 개발이 진행중이다. 엄청난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시장의 선점을 위한 경쟁은 각국 기업들이 생존을 걸 정도로 치열하다. 이같은 거대하고 도도한 흐름에 뒤처질 수 없는 우리 정부도 지난주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등 향후 10년간 우리 미래차 산업이 나아갈 3대 추진 전략이 포함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다른 나라 기업들의 개발 계획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자칫 실기하면 전세계 생산 7위의 자동차 강국 위상도 위태로울 수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현대차 그룹도 플라잉카 전담 사업부를 새로 만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는등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미래차 전략을 발표하던 날 때마침 전주시도 미래형 개인 비행체(PAV) 시장과 지역산업 연계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실현 가능성을 모색했다. 특히 전주시의 주력산업인 탄소섬유 기술을 활용해 부분 특화기술로 접근하고, 드론 축구등 나름의 강점을 바탕으로 PAV 시장에 다가서는 방안등을 논의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자체 차원에서 시의적절한 대처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전주시의 선제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0.21 17:27

돈 선거의 종말

선거 때마다 돈선거의 유혹을 내치기가 쉽지 않다. 후보들의 선거운동은 애경사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요즘처럼 결혼 시즌에는 주말마다 몇건씩 결혼식장을 찾아다니면서 혼주 눈도장을 찍는 게 일과다. 환절기라 애사가 많아 일일이 돈 봉투 들고 장례식장에 가서 상주를 만나면서 조문객들과 악수하기에 바쁘다. 5만원 고액권이 나온 이후에는 축조의금도 인플레가 생겨 5만원짜리 한장 넣기가 낯간지러운 때가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친불친에 따라 더 넣어줘야 할 사람도 있어 이래저래 깨지는 게 북장구 마냥 돈이라는 것. 축조의금 전달했다고해서 다 표 찍어 주는 것도 아니다. 후보들도 그런 줄 알면서 모두가 다 하기 때문에 자신만 안할 수가 없다는 것. 모두가 애경사장에 얼굴을 내미는데 자신만 빠지면 불이익을 보지 않을까해서 보험금처럼 생각하고 찾아간다. 문제는 액수다. 사람 맘이 조석으로 변하기 때문에 사람 마음을 묶어둘 수가 없어 돈봉투를 건넨다는 것. 경제력에 따라 후보경쟁력이 애경사장에서 판가름 난다. 아무래도 돈 많이 넣어주면 알게 모르게 약발을 받기 때문에 후보로서는 돈을 쓸 수 밖에 없다. 선거법이 강화돼 돈을 주고 받다가 걸리면 패가망신 당하는 걸 알고서도 은밀하게 돈봉투를 주고 받는다. 흔히 돈 쓰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농협장 선거 때 3일전에 돈 쓸 요량으로 돈을 확보해 놓고도 무서워서 돈을 못써서 낙선했다고 한 후보가 고백한다. 이 후보는 초반에 겉공기가 유리해 나중에 돈을 쓰려고 했지만 상대 후보들이 조직을 통해 돈을 써온터라 결과는 그 정반대였다는 것. 유권자들이 표심을 정할 때 주고 받는 정리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실탄인 선거자금인데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구가 광역화 돼 최소 몇십억은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 현역은 현역프리미엄이 작용해 큰 돈 안들이지만 도전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 지역마다 선거가 잦다보니까 선거꾼들 한테 주는 돈도 만만치 않다. 조직관리를 위해 명절때 뭉칫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농촌에서 유권자의 수준이 낮아서 돈봉투를 받는 게 아니라 선출직이 되면 누리는 혜택이 많아 어느 정도는 환원측면에서 내놓아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억대의 국회의원의 세비나 지방의원의 의정비 그리고 조합장이 받는 월급등을 알기 때문에 분배차원에서 어느정도는 내놓아야 한다는 것. 선거때마다 돈 선거의 폐단을 알고서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후보와 유권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다. 이항로 진안군수가 명절 때 홍삼선물세트를 돌린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아 군수직을 상실 한 게 본인잘못이지만 선거풍토도 문제라는 것. 송영선 전 진안군수는 선거 때 진 빚을 못갚았는데 그걸 법원은 뇌물로 판단해 7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돈 써서 당선된 후보들은 본전챙기려고 못된 짓을 꾸민다. 결국 시군정이 갈지자 행정으로 갈 수 밖에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0.20 18:09

도심 속 공동체 마을

한 시절 화려했으나, 도시 발전에 따라 상권의 축이 옮겨가면서 활기를 잃은 공간이 적지 않다. 도시의 패러다임이 바뀐 지 오래, 낡고 방치됐던 공간을 살려 도시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새 옷을 입힌 공간을 가진 도시는 여전히 그렇지 못한 도시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힘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도시들의 지속가능한 힘은 아직 멀리 있어 보인다. 도시와 공간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진지한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빈약한 탓일 터인데 여느 도시들과 다를 것 없는 내용과 형식, 자생의 힘을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차별성 없는 콘텐츠 구현이 그것을 증명한다.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문화생태마을 우파파블릭(ufa Fabrik)이다. 우파파블릭은 공동체의 힘과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도심 속 마을이다. 이곳은 1920년대 문을 연 필름현상소가 있던 공간인데 1961년 베를린 장벽이 만들어지면서 기능을 잃고 문을 닫았다. 당시 유럽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이주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빈 건물로 방치되어 있던 이곳 필름현상소에도 베를린으로 이주해오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낡고 오래된 건물은 불편했지만 입주자들은 떠나지 않고 건물을 새롭게 고쳐 생활공간을 만들고 마을을 꾸렸다. 이들은 길드 형식의 공동체를 주목했다. 이곳 공동체 마을을 알린 것은 1978년, 주민들이 연 페스티벌이다. 3개월 동안 이어진 이 축제는 공동체 마을의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들기 위한 실험이었는데, 도심의 쓰레기와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생활용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재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환경 친화를 주제로 한 치열한 토론은 세계 최초로 태양열목욕탕과 물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자연발효화장실을 개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우파파블릭은 이듬해 6월, 공동체 마을로서의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마을 안에는 빵공장이 들어섰으며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이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주민들이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우파파블릭은 해마다 수십만 명의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문을 열고 닫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로 진화했으니 그야말로 도시의 지속가능한 동력이 된 셈이다. 재생의 형식 거개가 낡은 건축물 활용에 치우쳐 있는 우리에게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17 18:19

돈 주는 쓰레기 마트

버려지는 쓰레기로 쇼핑하는 마트가 화제다. 지난 6월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쓰레기 마트는 빈 캔이나 페트병 등을 가져가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준다. 이 쓰레기 마트에는 자판기와 비슷한 순환자원 회수로봇인 네프론이 설치돼 있어서 사람들이 빈 캔이나 페트병 등 재활용 쓰레기를 투입하면 바로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페트병은 10포인트, 캔은 15포인트씩 적립해주며 이 포인트로 마트에서 에코가방이나 벌집 밀랍으로 만든 친환경 랩, 저온 압착 방식으로 짜낸 참기름 등 30여개 제품을 살 수 있다. 빈 캔 두 개를 가져가면 30포인트를 받아 에코가방 구입이 가능하다. 쓰레기 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냥 버리는 쓰레기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자 너도나도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마트를 찾았다. 많이 올 때는 하루 800명까지 찾았고 지난 9월 5일 운영을 종료하기까지 70일동안 1만5000명이 이 쓰레기 마트를 이용했다. 순환자원 회수로봇인 네프론은 정부 과천청사와 어린이대공원을 비롯 제주 여수 의왕시 등 전국 80여 곳에 설치돼 있다. 폐지를 줍는 노인이 네프론을 이용해 리어카를 구입한 사례도 있고 사람들이 감사의 뜻으로 네프론 위에 편지와 빵 등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 쓰레기 마트는 국내 스타트업 수퍼빈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코카콜라도 수퍼빈의 뜻에 함께해서 업사이클 상품 전시와 판매를 지원했다. 쓰레기로 새로운 문화를 만든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원래 철강회사를 운영했다. 고철을 제련해서 새로운 철을 만드는 것에 착안해서 버려지는 캔과 페트병 등을 재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 그는 연남동에 이어 쓰레기 마트 2호점을 준비 중이다. 우리들이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까지 파괴하는 쓰레기 재앙시대에 쓰레기 마트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쓰레기 재활용에 나서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쓰레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소각장으로 가면서 대기오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무단 투기된 쓰레기는 토양과 하천, 그리고 해양까지 오염시키면서 지구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넘쳐나는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에도 쓰레기 마트를 설치해보면 어떨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16 18:40

‘말로만’ 지역상생

지난주 농업진흥청 국감에서 일감 몰아주기 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업체에게 최근 5년간 홍보콘텐츠 제작을 하면서 전체일감의 73%를 퍼준 것이다. 특히 2017년에는 홍보영상 11편 모두를 독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이 업체는 2017년 이전엔 동영상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데도 일감을 싹쓸이한 셈이다.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전북업체를 선정했다는 농진청장의 해명은 불에다 기름을 붓는 격이다. 농진청이 수원에 있을 때부터 함께 사업을 하다 일시 폐업한 뒤 농진청이 혁신도시도 이전한 뒤인 2015년 전주에서 같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무늬만 전북업체이다. 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 12개가 이전, 임직원 5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들이 지역과의 상생계획을 쏟아내면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도민들의 체감도는 물론 사업의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찍혀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거나 포퓰리즘 이벤트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매스컴 홍보용 이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도민들이 내심 원하는 지속가능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들은 기존 거래업체와 짝짜꿍하면서, 정부 특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곁가지 일만 생색내고 있다. 주민들 삶과 직결된 문제는 애써 외면한 채 눈앞의 홍보 효과에만 집착하는 이중플레이에 시선이 곱지 않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도 바닥권이다. 권고수치인 35%에 크게 못 미치는 19.5%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혁신도시 이주를 독려하기 위한 취득세 감면과 아파트 특별분양이라는 당근책도 제시했지만, 정작 수도권과 타시도에서 인구유입은 겨우 13.2%에 그쳤다. 금요일 오후 혁신도시에는 주말을 맞아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수도권 등으로 직원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분주하다. 교육문화 등 부족한 도시인프라 핑계를 대지만 속내는 인 서울의 뿌리깊은 사고방식 탓이다. 최근 공공기관의 이유있는 변신도 눈에 띈다. LX는 7월에 국민연금공단, 완주 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함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힘쓰기로 하고, 구내식당에서는 전주와 완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우선 소비하고 각종행사 기념품과 명절 선물에도 로컬푸드를 사용키로 했다. 이처럼 주민들과 상생노력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사랑과 성원속에 전북에 깊게 뿌리내리는 전환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0.15 17:12

남북한 축구

북한 축구는 1966년 런던에서 개최된 잉글랜드 월드컵대회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예선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는등 뛰어난 실력으로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도 포루투갈에 연속 3골을 뽑아 이변 연출을 예고했으나 세계적 스타였던 에우세비오를 막지 못해 3대5로 역전패하면서 4강전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한국 축구는 대회 1년여전 열린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 참가 자체를 포기했다. 북한을 이길 자신이 없던 대한축구협회가 정부 당국과 협의해 아예 불참한 것이다. 북한에 패하면 큰일나는 것으로 여기던 시절의 한국 축구 흑역사(黑歷史)다. 북한 축구의 선전에 자극받은 중앙정보부가 주도해 1967년 만든 양지(陽地)축구단 창단 배경이기도 하다. 남북한 간의 축구경기는 일제 강점기 때인 1929년 서울(경성)과 평양팀 간의 경평(京平)축구에서 시작됐다. 경평축구는 분단전인 1946년 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가며 9차례 열렸다. 광복이후 남북한 축구경기가 부활한 것은 양측 사이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던 1990년이다. 경평축구 이후 44년만인 그해 10월 평양과 서울에서 국가대표들이 참가해 승부를 겨뤘다. 평양에서는 북한 팀이, 서울에서는 우리 팀이 승리했다. 스포츠에서도 역사는 반복되는 모양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이 열린 2008년 3월과 9월, 남북 축구대결을 앞두고 북한은 홈경기를 포기하면서 제3국에서의 경기를 주장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개최해야 했다. 북한으로서는 월드컵 대회 규정에 따라 홈에서 대회를 치를 때 평양 경기장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나아가 패배에 대한 두려움도 무시 못했을 것이다. 당시 북한은 우리와 함께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했다. 한국과의 평양 경기를 주저하던 북한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組)에 펀성됐다. 북한은 이번에는 홈에서 경기를 갖겠다고 발표해 오늘(15일) 오후 평양에서 한국과의 경기가 열린다. 1990년 이후 29년만에 평양에서 국가대표 팀간 타이틀이 걸린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팀이 북한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은 선수와 관계자들에게만 입국을 허용하고, 취재진과 응원단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 조차 없다. TV중계 마저 경기 전날에야 무산이 공식 확인됐다. 경기결과는 문자에 의존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선수들은 응원단도 없이 외로운 싸움을 해야만 하게 됐다. 현재 한국은 FIFA 랭킹 37위로 북한(113위)을 크게 앞서지만 평양이라는 변수가 크다. 시원한 골로 답답한 상황을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0.14 16:58

인물이 그저 그래

조국 사태로 전북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오히려 견고해졌다. 촛불집회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통해 성공한 정권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달리 유권자들이 일편단심으로 뭉친다. 태극기부대와 보수세력의 논리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지난 장미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얻었던 압도적 지지 흐름이 그대로 이어간다. 진보세력 가운데서 일부가 중도층으로 돌아서는 스윙보터들이 생겨났지만 전반적인 판세의 흐름은 진보쪽이 장악해 묻지마 조국이 되었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내년 4.15총선의 전북판세는 민주당쪽 우위가 점쳐진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전북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야권이 계속해서 분열양상을 띠는 바람에 민주당이 반사이득을 취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동영이 이끄는 민주평화당은 유성엽의 대안정치연대가 떨어져 나가면서 당 존립기반마저 위태로울 지경이었지만 김광수박주현 의원이 전주에서 3각편대를 형성,인물론을 들고 나서면서 지지세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야권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민주당이 지역정서에 힘입어 지지세가 강하지만 각 후보들의 역량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구당별로 경선에 나설 후보들의 면면이 새롭지 않고 정치력이 그렇게 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 개혁세력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갖고 전북정치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한마디로 중량감이 떨어지고 존재감이 약하다는 것이다. 중앙에서 활동한 사람이나 지역 출신들도 거의 도긴개긴으로 보고 있다. 전문성이 없고 느닷없이 지역에 나타나 지역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도 있다. 지역정서상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중앙당 차원에서 1차적으로 후보 검증을 실시해서 여론과 부합하지 않은 후보는 사전에 걸러내야 한다. 20대 총선 때 낙선한 사람은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경선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특히 소지역주의에 매몰된 사람이나 특별한 직업없이 지방의원이나 줄세우기해서 단체장 한테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도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 대선 경선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다른 후보를 민 후보는 더더욱 안된다는 것이다. 전북은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찾아올 새로운 정치세력 확보가 절실한데 현재까지 드러난 면면으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전북발전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럴만한 역량있는 후보가 안보인다는 것. 더 답답한 것은 현역들의 약한 존재감이다. 이빨빠진 호랑이 마냥 야성도 약하고 자신만 살려고 각자도생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역발전을 위해 협치하겠다고 다짐했던 현역의원들이 재선에만 관심을 쏟아 지역이 오히려 처량해 보인다. 도민들도 눈에 띈 후보가 딱 보이지 않아 딜레마에 빠졌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0.13 16:33

사코와 반제티의 수난

벤 샨(Ben Shahn, 1898~1969)은 미국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화가다.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여덟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1900년대, 경제공황 상황에 놓인 미국의 도시 빈민과 민중의 억눌린 삶을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사회적 부조리를 고발했다. 그의 대표작 <사코와 반제티의 수난>도 그 중 하나다. <사코와 반제티의 수난>은 1920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신발공장에서 두 명을 죽인 혐의로 기소된 제화공 니콜라 사코와 생선상인 바르톨로메오 반제티의 사건을 다룬 그림이다. 사코와 반제티는 살인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었지만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결국은 처형당한 이탈리아 출신의 노동자다. 이들은 7년이나 지속된 재판과정에서 범죄사실을 부정하고 억울함을 항변했지만 판결은 바로 잡아지지 않았다. 숱한 항소가 제기되었지만 모두 1심 판사에 의해 기각됐기 때문이다. 사실 성실했던 이들 노동자들에게 덧씌워진 누명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무정부주의자로서의 정치적 신념 때문에 가해진 폭력이었다. 이 재판은 당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진보적 지식인들은 이들이 급진적인 무정부주의자라는 이유로 기소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항의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세계 도처에서 이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아인슈타인이나 아나톨 프랑스 같은 명사들도 탄원에 나설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 대법원은 세계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재심 요구를 기각했으며 1927년 사형선고를 확정, 불과 20일 만에 사형을 집행했다. 이들의 사형소식이 전해지자 분노한 군중들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폭동을 일으켰다. 사코와 반제티의 억울한 죽음이 가려진 것은 사형 당한지 30여년이나 지난 1959년이다. 진짜 범인이 나타나자 그제야 이들에게 사면이 제안됐다. 편견과 의혹이 가져온 폭력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 사건은 당시 반공 운동의 열기가 고조되었던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벤 샨의 그림 <사코와 반제티의 수난>에는 정치재판의 희생자 사코와 반제티 사이에 회색빛 얼굴을 가진 법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신념을 가진 두 노동자의 얼굴은 살아있으나 법관의 얼굴은 죽은 자의 낯빛이다. 편견과 의혹이 진실을 가려 버린 이즈음, 그림 한 장이 주는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다. 그렇고 보니 진실의 힘이 더 절박해진 시절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0.10 15:15

종자 국산화

봄철 개화 때 진보라색에서 점점 라벤더색으로 변하면서 매혹적인 향기로 유혹하는 미스김라일락. 미국 라일락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세계 조경수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스김라일락이 원래 우리나라 꽃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47년 미국인 식물 채집가 엘윈 미더가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해 원예종으로 개량한 뒤 자신의 일을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미스 김의 성을 따서 꽃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부터 비싼 로열티를 내가며 역수입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구상나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지리산과 덕유산 한라산 정상 부근에만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목이다. 이를 미국의 식물 채집가 어니스트 윌슨이 1917년 한라산에서 구상나무 종자를 채집해 가 개량해서 전 세계로 역수출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종자 전쟁 중이다. 종자 산업은 IT 산업의 반도체와 같다. 농업뿐만 아니라 의학 화학 소재 분야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뒷받침하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종자 유전자원을 수집, 확보하고 이를 개량해 신품종으로 개발해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종자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37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종자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은 4억8000만 달러로 1.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87.3%가 국내 판매이고 수출은 12.1%에 그쳤다. 이미 서울종묘 흥농종묘 중앙종묘 등 우리나라 종묘회사들은 몬산토 신젠타 다끼이 등 외국 종묘회사로 넘어갔고 세계 농산업시장이 독일 바이엘과 중국 중국화공, 미국 다우케미컬 등 3대 공룡기업 체제로 재편됐다. 종자 산업이 예속되다 보니 지난 2014년 이후 5년 동안 종자 무역적자가 4040억 원에 달했다. 외국산 종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 지급액도 590억 원에 이른다. 정부에선 지난 2012년부터 종자 산업 육성에 2678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리 종자 산업의 국산화율은 26% 선에 그치고 있다. 일본에선 한국에 대한 반도체 분야 수출규제에 이어 종자 농업분야 추가 규제를 거론하고 있다. 우리 종자 산업을 적극 육성해서 종자 국산화를 이루고 종자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종자 산업은 식량 안보와 직결되며 종자 전쟁은 생존게임이 됐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0.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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