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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정강선

기적의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체육수장에 오른 정강선 회장. 전북체육회장 정강선호가 출범한 지 벌써 50여 일이다. 부회장과 이사진을 새 얼굴로 교체하면서 나름 팀 컬러와 지향점을 보여줬다. 면면을 보더라도 일부 참신한 인물도 있으나 대체로 선거 보은인사 논란에서 비껴갈 수 없을 것 같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대학 선수육성에 부정적이었던 대학은사를 부회장에 앉히고 핵심 요직인 사무처장에 선거참모를 기용하면서다. 뿐만 아니라 기존 명망가들이 발을 빼는 바람에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사무처장이 누구일까 모두 궁금했다. 민선 첫 출발이라 더욱 그러했다. 총괄책임자인 사무처장 중심체제로 체육회 조직이 운영될 거라고 정 회장도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인탁이다. 항간에 레슬링 지도자를 그만둔 뒤 통닭집민물장어 장사로 크게 성공했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 체육행정은 또 다른 시험대다. 돈 벌고 운동하는 만큼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작년 초 익산체육회 사무국장 재임시절 회계처리와 임원 구성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에 여론의 반응도 싸늘했다. 괜찮은 인물도 많은 데 하필 체육계 주변에선 못내 아쉬워했다. 그의 인선에 대한 언론평가도 부정적이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가지려 했으나 기자단 거부로 무산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강선, 본인 조차도 믿기지 않았던 민선체육회장 당선. 그런 힘겨운 과정을 거쳤기에 도민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최연소 후보에다 검증이 안된 터라 노파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다. 그의 거침없는 젊음과 패기를 대의원들은 높이 산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체육계에 변화와 혁신 바람을 기대함은 물론이다. 정 회장은 당선이후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도지사와의 첫 미팅 때 온갖 구설수로 체면을 구기고, 얼마 전 이사진 구성때도 메신저를 보냈는데 비위를 건드려 분위기가 서먹했다고 한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 민선출범 의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서로 화합하면서도 섞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임 송하진 회장과의 관계설정에 걸맞는 글귀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닻 올린 정강선호는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 선거 전부터 걱정거리였던 안정적 예산확보와 인사 문제는 빼놓을 수 없다. 융복합시대 독선을 멀리해야만 원만하게 이뤄낼 수 있는 현안이다. 이제 허니문 기간은 끝났다. 기대했던 만큼 응답하라. 정강선.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3.03 17:55

‘코로나19’ 판데믹

전 세계 6대륙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남미의 브라질에서 지난주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 CNN 방송 평가대로 남극을 제외하고 전 대륙이 코로나19에 감염 됐다. 2일 현재 코로나19 발생국가는 전 세계 64개 국가에서 환자는 8만7000여명에 사망자는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세계적 위험수준을 매우 높음 단계로 올린 WHO(세계보건기구)가 여전히 가장 높은 단계인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미루는 등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WHO는 증세는 우려스럽지만 아직 세계적 대유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WHO의 사무총장은 자칫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대유행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감염병 학자들 사이에는서는 코로나19가 이미 판데믹 상황에 진입했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판데믹(Pandemic)은 모두를 의미하는 pan 과 사람을 의미하는 demic 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두 대륙 이상 넓은 지역에 겹쳐 발생하는 강력 감염병에 해당할 때 선언한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후 판데믹을 선언한 감염병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발병 때 두차례이다. 당시 사망자는 각각 100만명, 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판데믹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아시아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지금까지 판데믹 상황의 대표적인 감염병으로는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페스트를 비롯 1918년 유럽대륙에서 50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에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낮은 의학기술로 감염병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현대사회가 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된 것은 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파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명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지는 자연 훼손에 따른 기후변화와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무한경쟁도 무시못할 요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판데믹 선언 여부를 떠나 고개 숙일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당장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다.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거니 통제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 불안과 공포로 국민들 일상은 멈춰서버린 느낌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파탄지경이다.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비명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정부도 나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국민들도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할 시점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3.02 18:32

겸손한 후보

선거 때 선거 분위기나 후보간의 우열을 알아보는 말로 공기라는 말을 많이 쓴다. 여론의 우위를 가늠하는 공기도 겉공기와 속공기가 다르다. 겉공기는 여론주도층이 특정후보를 유리하게 만들려고 저잣거리에서 만들기 때문에 부정확하다. 민초들은 곧잘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후보들이 밑바닥 민심을 알기가 쉽지 않다. 겉공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좋아도 속공기가 안좋으면 당선되기 어렵다. 그래서 누가 더 밑바닥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잘 다져 나가느냐가 당락을 가른다. 통계학적인 조사기법을 사용하는 여론조사도 응답자가 제대로 응답을 해줘야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고 자기의견을 숨기는 경우에는 조사결과가 빗나간다. 조사기법이 다양해졌지만 전화 한통화로 사람 맘을 파악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대면조사가 비교적 정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성은 알면서도 이 방법을 안 쓴다. 선거는 후보자가 민심을 훔치는 행위다. 유권자들의 민도가 높아져서 예전과 달리 주권행사를 그냥 쉽게 안한다. 찍는 명분이 다 있다. 예전과 달리 SNS가 발달돼 유권자가 관심만 기울이면 후보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다. 현역들은 의정활동하면서 상당부분 공개돼 있지만 도전자들은 아무래도 감춰진 부분과 숨기고 싶은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면 감추고 싶다고해서 감춰질 수가 없다. 진실이 아니면 모든 게 알려지기 마련이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가면서 안 것은 후보의 상품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경선을 치렀지만 유권자는 깜냥이 되는지 여부를 중요한 가늠자로 삼았다. 후보자들은 아전인수식으로 국회의원 깜냥으로 본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 유권자가 손가락질 하는줄도 모르고 자아도취에 빠져 선거판을 마구 누비고 다닌다. 선거직은 동냥벼슬이라서 잘못 뛰어들면 패가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본인의 살아온 모든 면을 3대에 걸쳐 평가 받기 때문에 돈 많다고, 학식이 풍부하다고, 고관대작을 지냈다고 마구 못덤벼 드는 법. 그러나 개중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깜냥도 안되는 사람이 끼어든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공자님 말씀이 생각난다. 평소 덕을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가 관건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남에게 베풀면 그게 공덕으로 쌓인다. 그런 세상원리도 모르고 선거철만 닥치면 출사표를 던져 혹세무민하는 사람도 있다. 주역 64괘중에서 15번째 괘인 겸괘야말로 이 험난한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겸손하지 못하면 금배지라도 표 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유권자는 다선한테도 겸손하지 못하면 가차없다. 때로는 유권자가 어리석게 보일지 몰라도 한번 아니다 싶으면 배도 갈아 엎는다. 겸손한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남 다르다. 매사를 책임질 줄 안다. 겸손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사람살기가 편하게 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3.01 15:27

환경 파괴의 결말

나우루 공화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북동쪽,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나라다. 둘레 19km에 면적은 21.2㎢, 인구 1만여 명에 불과한 이 나라는 몰타기사단이나 바티칸 시티처럼 국가적 기능과 자격을 가진 종교적 조직이나 영역으로서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로 꼽힌다. 육지로 나오기 위해서는 주변 가까운 섬을 거쳐 배를 타야하는데, 그 시간이 장장 나흘이나 걸린다니 지리적 여건으로 보자면 언뜻 외부와 단절된 아프리카의 어디쯤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놀랍게도 이 작은 섬나라는 1960~70년대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였다. 1980년대만 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 달러에 이르고 집집마다 고급 승용차가 넘쳐났던 나우루의 부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오랜 기간에 걸쳐 산호초가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섬, 나우루는 바닷새들이 몰려들면서 새들의 터전이 되었다. 인산칼륨이 함유된 새들의 배설물은 섬을 이룬 산호초 위에 쌓이며 고급비료로 쓰이는 인광석으로 변했다. 이 놀라운 자원이 발견된 것은 1800대 말, 유럽인들에 의해서였다. 이후 독일과 호주, 영국 등 유럽의 기업들이 인광석 채취에 나섰다. 2차 세계대전 후 UN의 신탁통치령에 있었던 나우루는 1968년에 독립, 본격적으로 인광석을 채취해 팔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은 금세 부자가 되었다. 교육비와 의료비는 무료였으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유학생에게는 정부가 학비를 모두 지원했으며 가정마다 매년 1억 원씩의 연금도 주어졌다. 인광석만 캐다 팔면 많은 돈이 들어오는 지상낙원(?)에서 나우루 국민들은 더 이상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노동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은 전세기를 타고 관광과 쇼핑에 나섰다. 그러나 윤택한 삶은 오래가지 않았다. 섬 전체에 매장되어 있던 인광석이 급격히 줄면서 광산은 문을 닫고 더 이상 채굴할 인광석이 나오지 않는 나우루는 황무지가 됐다. 국가는 파산했으며 국민들의 삶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물질적 풍요로움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했던 나우루 위정자들이 가져온 결과였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귀한 자원 덕분에 일하지 않고도 풍요로움을 누리다 추락한 국가 나우루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상 20세기 최대 재앙의 하나로 꼽힌다. 사실 나우루의 예가 아니고도 역사 이래 자기 환경을 스스로 지키고 보존하지 못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문명사회는 여럿이다. 인간의 욕망이 몰고 오는 재앙이 두려워지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2.27 18:31

신천지 강제 해체 청원

신천지예수교회의 강제 해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가자 수가 게시 사흘 만에 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국 확산 진원지로 떠오르면서 국민청원 참가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청와대 국민청원 최다 기록인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촉구 청원수 183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강제 해체 청원에 동의하는 국민이 급증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사태에 대한 신천지 교회 측의 대처와 국민적 불신에서 비롯됐다. 청와대 청원자도 청원 글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발 코로나19의 대구경북지역 감염사태 역시 신천지의 비윤리적 교리와 불성실한 협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질병관리본부에서 연락오면)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라 등 코로나19 역학조사와 방역을 방해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언급했다. 실제 신천지 교인 중에 대구교회 예배 참석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자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심지어 대구 서구보건소 코로나 방역총괄팀장도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신천지 신도임을 밝혀 큰 파문이 일었다. 이로 인해 함께 근무하는 보건소 직원 50여 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코로나 방역망에 차질을 초래했다. 보건직 공무원뿐만 아니라 경찰관 교도관 교사 회사원 등도 확진 판정이후에야 신천지 교인임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도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따른 책임의식을 느끼고 방역에 적극 협력해야 함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 방역 당국에서 신천지 교회와 시설, 그리고 신도 명단을 확보하려 했지만 넘겨주지 않다가 정부와 일부 자치단체에서 강제력을 동원하려 하자 그제야 종교시설을 공개하고 교인 명단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이것도 일부는 누락된 것으로 드러나 신뢰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포교를 위한 위장단체와 신입 교육생 등이 빠졌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지금 신천지는 내우외환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몰린 데다 신천지 2인자이자 이만희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김남희씨가 유튜브를 통해 내부 문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청와대 강제 해체 청원은 윤리적 문제나 국민 정서 차원하고는 다르다. 지난 25일 한기총 해산과 전광훈 목사 구속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처럼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법률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26 17:09

역선택

지난 주 민주당 공천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북 10개 지역구의 총선 대진표 윤곽이 드러났다. 본선을 앞두고 피 말리는 경선을 치러야 하는 후보들은 입이 바짝 말라 있다. 극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코로나 사태로 더욱 힘든 나날이다. 운명을 건 진검승부 상황에서 선거꾼들의 역선택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역선택 은 원래 경제용어인데 흔히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한다. 이를테면 본선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고자 상대당 경선 여론조사에 지지자들을 동원해 민심을 왜곡한다. 당내 여론조사때는 여야를 떠나 서로 도우미역할을 자처하며 이른바 여론조사 품앗이도 은밀하게 거래한다는 것. 심지어는 같은 당에서 경쟁하다 탈락한 후보가 경쟁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제3자를 지원하는 경우다. 예상외로 공천 후폭풍이 거세다. 탈락자들이 대부분 반발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역선택 의 빌미를 제공하는 이런 환경이 예사롭지 만은 않다. 어제 전주을 최형재 후보가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역선택 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맞수 이상직 후보를 저격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과정 앙금이 남아 있고 본선 상대로 버겁기 때문이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는 상대당 후보가 지방의원들을 동원해 민주당 경선판도를 배후 조정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초박빙 경선의 전주갑도 민생당 김광수 후보 의중이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현역의원이 본선에서 버티고 있는 익산을남원임실순창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당 여론조사에 당원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상대정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은 비열하고 처벌 받아야 할 범죄행위다. 공직선거법 108조 11항에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성별연령 등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선거는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비상사태에 이어 여야는 공천 후유증으로 잡음과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경선이 시작되면서 후보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래통합당민생당으로 출범한 야권의 공천움직임도 활발하다. 무소속 후보중엔 경쟁력 있는 현역의원도 포함돼 있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예측불허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역선택이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살얼음 승부에서 변수로 작용하지만, 자칫하면 정치인생 종지부를 찍는 자살골이 될 수 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2.25 20:10

백신 개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4일 오전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763명으로 늘었고,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도 위기 경보수준을 지금 까지의 경계 단계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다. 지난 2009년 11월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이후 11년만에 최고의 방역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 32개 국가에서 7만8800여명의 확진환자가 집계되고 있다. 자칫 팬데믹(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세가 이처럼 만만치 않다보니 백신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공인된 치료제 없이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처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바이러스 분리에서부터 백신을 개발해 임상과정을 거쳐 투약하기 까지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그동안 여러 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대처해 왔다.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된 천연두 백신은 당시 사망률 40%에 달하던 천연두 극복에 성공하면서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퇴출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후 계속된 연구 개발로 19세기 들어 장티프스, 콜레라 백신등이 선보이고, 백신의 대명사 격인 결핵 예방백신 (BCG)까지 개발됐다.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감염병도 있다. 에이즈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인류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고, 최근에 메르스나 사스도 유행했지만 아직껏 백신 개발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수시로 변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해도 바로 실용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단계의 임상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잘돼서 성공한다 해도 인체 투약이 가능하려면 빨라야 1년,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도 국립 보건과학원과 한국 화학연구원등이 백신 개발에 착수하고,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희망을 가져야겠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도 코로나19 백신 완성에 적어도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확산을 막는데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는 손 씻기 등의 셀프 백신(doityourself vaccine)이 현재 최고의 코로나19 예방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감염 예방 행동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최선의 예방 백신이라는 얘기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2.24 16:46

경계할 민심왜곡

민주당이 어렵게 1차 공천작업을 끝냈다. 전주병과 군산은 추가모집까지 했으나 후보적합도에 앞선 당초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전주갑 등 6군데는 당내 경선을 3월초 쯤 실시해 공천자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각 후보들이 이렇게 공천작업에 목을 맨 이유는 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서 젖 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후보적합도와 5개항에 걸친 면접조사를 통해 1차 공천자를 결정했다. 어떤 원칙과 기준도 보편타당성을 내세워 만든다. 하지만 제도를 만든 것이나 운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각계에서 대표성을 지닌 18명이 심사위원이 돼서 공천작업을 마쳤지만 낙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이미 재심을 청구한 후보도 있다. 하지만 공천작업은 정치행위다. 어떻게 해야 민주당 지지가 높은 전북에서 전원 당선시킬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그대로 유지, 문재인 정부가 후반부에 안정되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평가지표를 계량화해서 객관화시켰어도 당의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은 있게 마련이다. 1차관문을 통과한 경선자들은 거의 친문이며 청와대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는 친노가 중심세력으로 당정을 좌지우지했다. 지금은 친노보다는 친문이 훨씬 세다. 살아 있는 권력으로 당의 중심세력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동지적 연대감과 정권을 창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친문은 금으로 따지면 순도가 99.9%로 이념이나 충성도가 보통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피아 구분을 잘 한다. 솔직히 말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입해서 권리당원이 된 당원들도 자신의 후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를 잘 모른다. 인간적 관계로 당원가입해 달라고 요구해서 응해줬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은 모른다.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당심과 민심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화 한통에 공천이 왔다갔다 한다. 지금 걱정스러운 것은 민심왜곡으로 안되어야 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전주경선은 당심과 민심이 한 방향으로 같게 나왔다. 하지만 전주갑과 다른 지역에서 역선택이 예상되면서 민의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이유는 일부 선거기술자들이 외지인들의 스마트폰을 대거 전주 통신사를 통해 등록을 마쳐놓아 여론조사 때 안심번호 채택가능성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는 비단 전주뿐만이 아니고 다른 지역구도 그렇다는 것. 또 일부 후보가 교묘하게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민심을 왜곡시키고 있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서 표 도둑질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 때 역량있는 일꾼을 뽑아야 전주와 전북을 확 바꿀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2.23 16:05

곱슬머리와 정체성 찾기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한 그 해 가을,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로 공개됐다. 그즈음 SNS에는 미셀이 흑인들 특유의 아프로 헤어를 한 모습도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셸의 곱슬머리는 자연스럽고 발랄했으며(?) 아름다웠다. 2018년 가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당선된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매사추세츠 첫 흑인여성 의원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그가 고수했던 브레이즈 헤어 로 더 큰 주목을 모았다. 미셀과 프레슬리의 곱슬머리는 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미국사회, 특히 고위층(?) 흑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상징하는 아프로 헤어나 레게머리가 금기시되어 왔다. 미셸이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지켜왔던 곧게 편 생머리 스타일 대신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나 프레슬리가 이 머리를 했을 때 진정한 내가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곱슬머리 지켰던 것은 이러한 인종 차별에 맞선 정체성 찾기였던 것이다. 뉴욕시 인권위원회가 최근 흑인들의 머리카락이나 머리 모양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시행을 발표했다. 머리카락과 관련한 인권 보호지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된 머리카락 차별 금지 운동은 다양한 형식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매튜 A 체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2개월 만에 18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작품은 7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블랙헤어와 블랙 대디에 대한 고정된 인식과 편견을 일깨운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사회의 고정된 관념을 바꾸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감독은 제작비 7만 5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했다. 모금액은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30만 달러. 전 세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1위 기업인 킥스타터의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 역대 최고 액수였다. 그만큼 프로젝트의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증거다. 지난해 봄, 소니 픽처스 배급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는 올해 오스카상(단편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 여세가 만만치 않다. 인터넷에는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제작한 패러디 영상까지 올라오고 있다. 변화의 힘이 어디까지 이를지 흥미롭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2.20 19:46

정운천의 승부수

21대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전주을이 현역인 정운천 의원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으로 다소 맥 풀린 분위기다. 지역 정가에선 연초부터 정 의원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정치적 행보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결국 그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선택했다. 그를 향해 일부 민주당 예비 후보가 꼼수 정치, 구태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쏟아냈지만, 선거용 제스처에 불과하다. 그는 본래의 친정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정 의원은 자신의 행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욕먹을 일이라고 실토했다. 그렇지만 본인의 확고한 신념 때문에 선택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사실 정운천 의원이 정치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는 그를 아는 도민들은 많지 않았다. 참다래를 재배, 유통하고 세척 고구마를 백화점에 납품하는 전문 농업경영인으로서 신지식 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인연을 맺어 농업 현안에 조언한 것을 계기로 MB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오르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여파로 촛불 시위 책임을 떠안고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정 의원은 전북의 새벽을 열겠다며 보수정당 간판으로 쌍발통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에 나서 15만 여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고 2012년 411 총선에선 전주을에서 3만여 표를 득표하고도 석패했다. 하지만 4년간 절치부심 끝에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111표 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14대 때 황인성 양창식, 15대 때 강현욱 의원에 이어 20년 만에 전북에 보수의 깃발을 꽂았다. 정치 1번지 전주에선 임방현 의원에 이어 32년 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실로 전북 정치사의 풍운아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에게 미래한국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그의 정치적 신념은 지역장벽 극복과 전북 발전이라고 누누이 천명했다. 비록 새누리당과 바른미래당 옷을 입었지만 전라북도 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전북에서 보수의 궤멸을 막고 전북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시 정치적 명운을 건 그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19 17:19

완주의 딜레마

완주 유권자들은 총선이 다가 올수록 맘이 편치 않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이후 4번의 선거에서 완주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지역발전을 생각하면 능력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들의 복잡한 속내를 꿰뚫고 후보와 지방의원들이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라 소지역주의를 부채질한다. 무진장지역 보다 인구도 훨씬 많은데 왜 우리 지역출신이 안되느냐 며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자극한다. 이것도 모자라 대놓고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통해 편가르기를 노골화하고 있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는 동부산악권의 보수색채가 강한 무진장벨트와 전주를 품고 있어 진보성향이 짙은 완주가 묶여 있다. 유세지역까지 4개군으로 나눠져 표밭관리가 쉽지 않은 곳이다. 완주가 9만 7000여명으로 무진장 7만 5000여명보단 인구에선 앞선다. 소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 때문이다. 전주 3공단과 혁신도시가 들어서며 완주의 무한 변신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도농상생 성공사례로 전국 명성을 얻고 귀농인구까지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 공장이나 LS 엠트론 같은 대기업 유치뿐 아니라 혁신도시에 12개 공공기관이 옮겨 옴에 따라 신도시가 생기면서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완주출신으로 유희태 후보와 임정엽 후보가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안호영 후보 고향은 진안이다. 2016년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에 휩싸여 도내 10곳중 겨우 2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는데 당시 안호영 후보가 임정엽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양상은 전혀 딴판이다. 때아닌 민주당 바람이 전북에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대로라면 민주당후보 당선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안호영 후보와 유희태 후보의 경선결과 따라 금배지 향방도 결정된다는 게 중론이다. 완주는 예전부터 투표성향에서 전주와 밀접한 관계다. 전주와 맞닿은 지역은 지지하는 정당이나 색채가 비슷한 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고산운주경천비봉지역은 정반대 투표를 해왔다. 지난 총선 임정엽 후보가 전주와 가까운 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도 고산지역 등에서 안호영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빼앗겨 울분을 삼키기도 했다. 유권자 정치의식은 타시도에서 유입된 인구가 늘면서 한층 성숙한 면을 보인다. 대기업공공기관이 완주에 들어섬으로써 일자리창출세수효과 등을 눈으로 확인했다. 중앙무대에서 이같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존재야말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이런 후보를 골라내는 게 선거를 하는 까닭이다.무조건 우리 지역출신을 뽑아 달라고 말하는 건 눈앞 이익에만 급급한 소아병적 외침이다. 지역발전만 후퇴시킬 뿐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2.18 17:44

로봇심판 시대

오심(誤審)도 경기의 일부다 오랜 스포츠 역사에서 흔히 통용되던 말이다. 이는 경기장의 재판관이자 경기의 조정자로 불리는 심판들도 사람인 이상 실수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는 방어적 수사(修辭)였다. 오심을 밝혀줄 기술적 방법이 없던 시절 심판의 권위를 보호하고 선수들의 복종을 강조하는데 쓰였던 전통적 관념이었다.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의 오심 하나는 경기 흐름을 일시에 바꿔버릴 수 있다. 선수들은 사기를 잃고, 팬들은 등을 돌린다.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될 수가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가치는 심판의 권위가 아니라 공정성이며. 이를 위해 기술의 도움을 받는게 맞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이 인간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나 실수를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게되면서 감정이나 실수가 없는 정확한 판단이 최선의 가치가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미 여러 경기에서 첨단기술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국내서도 축구, 야구, 농구, 배구, 테니스 등 프로경기가 발달한 종목을 중심으로 비디오 판독(VAR)시스템이 시행되고 있다. VAR은 여러 대의 카메라가 찍은 영상으로 경기 과정을 다시 돌려보고 모든 상황을 검증하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이들 구기종목의 경우 아직까지는 파울이나 라인의 인 아웃 판정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테니스의 호크아이 시스템의 경우 오차는 겨우 2∽3㎜ 일 정도로 정교하다. 미국의 메이저리그(MLB)에 이어 한국 야구위원회(KBO)도 올해 하반기 부터 우선 프로야구 퓨처스 리그(2군)경기에서 로봇심판을 운영한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지금 까지의 홈런아웃등 5개 항목의 비디오 판정 이외에 투수가 던진 공의 스트라이크 여부를 로봇심판이 판단하게 한다는 것이다. 레이더 추적기술을 이용한 시스템이 투구의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해 이를 이어폰을 통해 홈플레이트 뒤에 서있는 인간심판에 전달하면 주심이 이를 복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로봇심판에 대해 일각에서 거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 요소가 배제된 채 기계가 야구를 지배한다면 결국 인터넷 게임과 다를게 없다는 비판이지만 공정성을 강조하는 대세에 밀릴 수 밖에 없다.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속도는 엄청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에 인간이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은 이미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을 비롯 세계적 바둑 고수들을 꺾으면서 여실히 보여 주었다. 로봇 야구심판시대가 도래하면서 과연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작업중 어느 부분까지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도 쉽게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2.17 17:56

표심 왜곡

민주당은 후보자 결정을 전략공천과 후보자간 경선으로 한다. 전북은 당 지지율이 우세하므로 10개 선거구 후보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선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전주완산을은 정운천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접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출마하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 없다. 이 때문에 이상직과 최형재 후보간 경쟁이 거의 사생결단식이 돼버렸다. 오는 24일부터 3일간 치러지는 당내 경선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50%와 일반시민 50%를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확정한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권리당원은 당비납부 현황만 파악하면 문제가 없지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얼마든지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주에 전혀 연고가 없는 서울시민도 스마트폰 전화만 전주에 있는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전주로 옮기면 안심번호 추출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굳이 주민등록을 안옮겨도 1분 정도 통신사 대리점 직원과 통화하면 스마트폰 등록지를 변경해준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표심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이 통신사별로 3개씩 모두 9개까지 휴대폰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어 1개를 사용하던 사람이 8개를 추가로 등록하면 그만큼 안심번호 추출 확률이 높아진다. 이처럼 일부 지역구 후보측들이 권리당원 확보가 마감된 이후 줄곧 이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이 같은 사실은 후보캠프에 깊숙이 관여해온 사람들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의식하고 이미 수천개씩 번호를 돌려 놓았다는 것. 예를들어 3만개의 안심번호를 추출하는데 이미 3천명을 이 작업을 통해 해놓았으면 상대방 보다도 여론조사 대상자로 뽑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리하다는 것. 지난 20대때 민주당 공천을 받고도 낙선한 사람들이 본선에서 패한 이유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경선에서 이겼어도 본선경쟁력이 부족해 낙선했다고 분석한 사람도 있다.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을 하므로 지금 당장이라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표본추출은 최소 6개월이나 1년전에 사용한 전화를 대상으로 안심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심왜곡이 이뤄져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 있다. 전주에 살지 않은 타 지역 사람들이 얼마든지 전주 민주당 후보를 뽑는데 참여해 후보자를 뽑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이 선택한 여론조사 방식에 이 같은 허점이 노출돼 곧바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다. 어떤 경선제도도 공정성에 의문이 일면 안되지만 이번 경우는 과거 문제가 된 일반전화 착신과 같은 현대판 착신이나 다름 없어 웬만한 선거기술자들은 다 알고 있다. 사회시스템을 교묘하게 경선 때 악용하는 것이어서 불법성 여부를 따져서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아무튼 경선때 꼼수를 부리거나 선거기술자를 뽑는 것은 막아야 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2.16 16:09

서점과 도시

도시 구석구석에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한 동네책방의 진화가 예사롭지 않다. 독서 모임을 내세운 커뮤니티 활동은 기본이고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형식의 문화 활동을 주도하고 지원까지 해내는 역할이 곳곳에서 빛난다. 우리 지역에도 적잖은 동네책방들이 있다. 길게는 10년 가까운 역사를 안고 있지만 대부분은 4-5년 안팎의 나이 어린 책방들이다. 물론 그 사이 이름을 알렸으나 운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책방도 여럿이다. 사실 들여다보면 살아남아 있는 동네책방들에게도 궁핍한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네책방은 아니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태어나 지역을 지켜온 까닭에 오랫동안 향토서점으로 꼽혀온 서점이 있다.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전주의 홍지서림이다. 40여 년 동안 서점 주인으로 한 길 인생을 걸어왔던 창업주 천병로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스물세 살에 전주의 이름난 책방 문성당에서 사환으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1963년 자신의 책방을 열었다. 전주시 경원동 동문사거리의 모퉁이에 문을 열었던 다섯 평 남짓한 공간이 그 시작이다. 60-70년대 출판시장은 참고서와 교재가 중심이어서 지역 서점이 살아남으려면 참고서를 내는 출판사와 특약을 맺고 책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면 된다는 의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사 일지사의 판권을 따냈다. 서점이 활기를 얻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는데, 새벽 6시에 문을 열고 자정이 넘어서야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장사(?)는 호황이었다. 70년, 홍지는 공간을 50평 규모로 확장했다. 공간 확대를 계기로 교재전문서점에서 교양서적과 전문서적을 갖춘 종합서점으로 변신했다. 일반 독자들에게 책을 만나고 읽는 즐거움을 주는 서점의 존재를 일깨워준 시절이었다. 81년에는 동문사거리 시대를 접고 현재의 위치에 건물을 지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고난은 절정의 고비에서 찾아왔다. 개인적 어려움에 1997년 IMF의 한파까지 겹치자 그는 부도 를 피하지 못하고 서점을 넘겨야 했다. 서점을 법인화해 서점을 일구어온 직원들과 주식의 절반을 나누겠다는 그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다행히 새 주인이 된 전주 출신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부침이 심한 여건에서도 서점을 일으켰다. 그 덕분에 홍지서림은 살아남은 힘만으로도 이 도시의 역사가 됐다. 진화하는 동네책방들도 이 도시의 역사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낼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2.13 15:45

기생충 신드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휩쓸면서 전 세계가 봉 감독과 기생충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 겸손하고 재치있게 의미를 함축하면서도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같은 영화 거장들을 존중하는 수상 소감에 LA 돌비 극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미국 LA에선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축하 인사를 받고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북미지역에서 개봉 당시 단 3곳에 불과했던 스크린 수는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르자 1060곳으로 늘었고 4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쓰자 230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서도 아시아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여 개 상영관을 확보한 데 이어 개봉 당일 관객 수도 외국어 영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생충은 앞으로 130여 개 국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흥행 수입 2000억 원은 예고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삶과 영화에 대한 열정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 낸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무거운 주제 속에 블랙코미디를 덧입혀 영화가 주는 재미와 메시지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조명되고 있다. 그 역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뜨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었고 결혼식 비디오나 물건 사용설명 촬영 알바로 생계를 꾸린 적이 있었기에 기생충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 기생충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영화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선 마포구의 돼지쌀슈퍼와 기택의 집 주변 계단,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피자집과 스카이피자 등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소개했다. 하지만 영화의 60% 정도를 촬영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박 사장집 야외세트장은 스포일러 방지차원에서 이미 철거된 상태라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은 온오프라인 서점가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고 제시카 송 바꿔 부르기와 빈부격차를 은유적으로 보여준 짜파구리 요리법,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 등 유쾌한 신드롬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던진 계층간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12 16:49

황방산 터널

전주 서부권의 교통대란 해소책으로 황방산 터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터널을 뚫어 꽉 막힌 교통흐름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실효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6일 공동성명에서 황방산 터널은 자동차 이용객의 비용과 편익을 넘어 숲과 하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권리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신시가지와 혁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서부권 교통대란은 예견됐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성지구와 여의지구까지 도시팽창이 가속화되면서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구도심과 연결 도로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함으로써 운전자들은 뚜껑이 열릴 지경이다. 특히 출퇴근 교통체증 스트레스는 만성화된 지 오래다. 실제 하루 23만 8700여대가 혁신도시를 통과하고, 퇴근시간대는 2만 4800여대가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도시 주변 도로는 남북방향으로만 펼쳐져 있어 폭증하는 교통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동서방향으로 연결된 도로망확충이 절실한데 황방산 터널이 해법이라는 것. 서곡지구의 황방산(해발 217m)은 서부권과 구도심을 동서로 가로막아 차량들은 서전주IC 방향 지방도와 서부우회도로를 우회 통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2012년 10월 전북연구원은 혁신도시 제2 진입로를 위해 황방산 터널을 제안한 바 있다. 2014년 이후 시의회에서도 교통체증 해결방안으로 황방산 터널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때마다 번번이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반대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상직 예비후보가 지역구인 황방산터널 개통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걸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주 도심과 혁신도시를 잇는 구간의 교통체증이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서 황방산 터널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기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교통체증으로 미세먼지 등 심각한 대기오염을 오히려 터널 건설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방산을 둘러싼 전주천 삼천에는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 등 7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를 보호하는 게 환경단체의 반대 명분이다. 그렇게까지 환경보존 가치가 중요한 만큼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도시균형개발 당위성도 존중하자는 것이다. 매일 출퇴근때 겪는 운전자의 정신적 고통도 환경보호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언론을 통한 소수의 반대 목소리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소리없는 외침도 귀 기울여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2.11 17:55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쾌거

한국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 어제 미국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중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봉준호 감독이 헐리우드 스타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말하는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非)영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후보에 오른 외국어 영화는 1938년 프랑스 영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까지 9편이 작품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껏 수상한 적이 없었다. 기생충이 백인 남성 중심의 헐리우드 높은 장벽을 처음으로 넘은 셈이다. 또 각본상 역시 아시아 영화 최초 수상이다. 감독상 수상도 대만의 이안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역대급 기록의 파란을 예고했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도 1995년 이후 두 번째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이후 전 세계 57개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받았고, 124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그 사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북미에서도 3개 영화관 개봉을 시작으로 지난달 1000개 상영관을 돌파했다.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가장 권위있는 영화시상식이다. 영화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1929년 첫 시상식이 열려 올해 92회를 맞았다. 아카데미상을 오스카라고도 하는데 이는 트로피 이름이다. 손에 긴 칼을 쥐고 필름 릴위에 선 기사 형상의 트로피가 오스카로 불린다. 트로피는 높이 34.5㎝ , 무게 3.85Kg로, 윗 부분은 브리타늄 재질에 금박을 입혔고, 아래는 검은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제작비용은 우리 돈 45∽50만원선이지만 수상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수상하는 감독이나 배우는 명예와 함께 몸값도 크게 치솟는다. 아카데미상의 선정은 영화인들로 구성된 회원의 투표로 이뤄진다. 올해는 회원 8469명이 수상작을 결정했다. 아카데미상에 대한 한국영화의 도전은 1967년 신상옥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처음 두드린 이후 57년간 쉼없이 도전했지만, 수상은 커녕 본선에 오른 적도 없다. 지난해 이창동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부문 예비후보에 포함된게 유일하다. 한국영화가 올해로 101년째를 맞았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지난해 부터 시작된 수상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면서 한국영화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기생충의 쾌거를 계기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신기원이 이룩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2.10 18:50

의자 이야기

지인이 얼마 전 의자를 샀다. 지난해 가을 끝 무렵부터 전주살이를 시작한 지인은 오랫동안 몸에 익은 책상을 가져왔으나 의자가 마뜩치 않아 이참에 좋은 의자 하나 갖고 싶다고 했다. 오래 앉아 있기 불편한 의자를 구하려고요. 스치듯 듣게 된 의자의 조건은 아무래도 의외였다. 불편한 의자는 어떤 의자일까. 이야기를 듣다보니 반듯한 자세로 앉아 있게 하는 의자가 답이었다. 어찌어찌 지인이 원하는 불편한 의자를 찾는 일을 함께 궁리하게 됐다. 인체공학을 내세우는 형태에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진 이름난 브랜드의 의자들은 애당초 대상이 아니었다. 익산에서 가구를 만드는 젊은 목수의 공방이 생각났다. 그의 작업실 한 편, 오래되었거나 새로 만들어진 것이거나 한 몸처럼 쌓여있는 의자들이 있었다. 푹신한 쿠션감이 살아 있는 의자가 아니라 온전히 나무로만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의자들. 지극히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목수의 손길이 수백 번 더해져 그 자체로 아름다워진 의자의 품격은 마음을 빼앗기에 족했다. 높이와 넓이에 맞는 의자를 주문한지 보름 만에 의자가 완성됐다. 기본적인 구조에 종이끈을 엮어 만든 바닥이 조화를 이루는 의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정갈하고 아름다웠다. 쓰임새는 어떨까 궁금했다. 의자가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불편한 의자를 찾았는데 불편하지 않다니. 덧붙인 문자가 있었다. 덕분에 호사를 누리네요. 언뜻 불편하게 보이는 의자였으나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앉으면 더없이 편한 의자, 덤으로 좋은 자세까지 얻게 해준 젊은 목수의 의자는 한 달 가깝게 우리가 나누었던 의자이야기의 완결 편(?) 이었다. 이즈음 읽은 책에 대통령의 의자이야기가 있다. 입헌군주 국가인 영국이나 일본은 물론 역사가 일천한 미국도 의미 있는 행사에는 대통령과 내빈을 위해 별도로 의자를 제작하거나 특별한 의미가 담긴 가구를 내놓는단다. 의자 한 점에도 역사와 신화, 문학, 미술 그리고 철학이 담겨 있다고 소개하는 저자는 이러면서 이야기와 신화가 나온다. 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아쉽게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자는 리프로덕션(복제)한 의자다. 의자 하나에 역사를 문화를 언급하는 것이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 지나친 여유일까라고 반문하는 저자는 그러나 어떤 작업도 역사와 맥락에서 등장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인의 의자도 일상의 맥락으로부터 얻어진 것일 터. 생각해보니 우리는 맥락의 가치를 너무 쉽게 잊고 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2.06 18:32

지방의원이 줄 서는 이유

21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지방의원들을 동원한 특정 후보의 세과시용 지지선언이 잇따르면서 꼴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전현직 광역기초의원들이 무더기로 줄지어 서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선언문을 낭독하거나 아니면 출마선언을 하는 예비 후보자 뒤에 굴비 두름처럼 둘러 서 있는 모습은 정말 볼썽사납다. 이러한 광경은 전주을과 완주진안무주장수, 김제부안, 남원순창임실 등 총선 예비후보간 경쟁이 첨예한 지역일수록 두드러진다. 지난달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놓고 전주을에서 재대결을 펼치는 이상직 예비후보와 최형재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서로 편을 갈라서 지지선언에 나선 모습은 가관이었다. 총선 때만 되면 이런 지방의원의 줄서기나 줄 세우기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구태 정치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30년이나 됐지만 중앙정치의 예속화는 여전하다.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지만 예전엔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몸종이나 다름없었다. 위원장을 대신해서 지역구 민원관리 등 궂은 일은 도맡아 해야하고 후원회나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 때는 성심껏 정성을 표해야 했다. 한번 지역구 위원장의 눈 밖에 나면 다음 공천은 물 건너 가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지역구 위원장이 국회 회기가 끝나 지역에 내려올 땐 기차역 앞에서 지방의원들이 두 줄로 도열해 서 있다가 영접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만약 좀 늦거나 태도가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구둣발로 정강이를 차이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제왕적 국회의원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전국 광역기초의원들과 시장군수들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도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고 여야 모두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막판에 이를 번복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물 건너 가고 말았다.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무기로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을 쥐락펴락하고자 하는 꿍꿍이셈 때문이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지방의원 줄서기와 충성 경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05 17:13

'도의장'이란 이름으로

송성환 도의장이 지난 주 잇단 구설에 올라 비난세례를 받았다. 살아남으려는 절절함과 스치는 가벼움이 공존했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는 적자생존의 정치권에서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그는 지난 28일 돌연 총선후보 최형재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전주을에서 이상직 후보와 피 튀기는 경선레이스를 펼치는 최 후보에게 공개구애를 한 셈이다. 다름 아닌 도의회 수장이 대놓고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어떤 악연이길래 무리수를 뒀을까. 재작년 도의원 선거로 올라간다. 지역위원장인 이 전의원과 다른 길을 선택한 송 의장은 저격수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 때를 앙갚음하고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엔 이상직 저격수로 직접 총구를 겨눈 것이다. 여론은 싸늘했다. 공인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융단폭격이 이어졌다. 구태에 얽매인 지방의원의 충성서약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논란도 터졌다. 신종 코로나사태로 국가 비상시국임에도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나흘 만에 조기 귀국했다. 이번에도 공인으로서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책임감 부족이 도마에 올랐다. 도의장으로서 체면손상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의회 명예마저 실추된 이 마당에 도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는 도의장 취임이래 끊임없는 여론 질타와 논란의 중심에서도 꿋꿋이 버텨냈다. 2018년 도의회 제11대 전반기의장 선거때 일이다. 전주시의원을 거쳐 도의회 입성에 연거푸 성공한 송 의장은 화를 키웠다. 초선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젊어진 도의회를 보완하기 위해 최연장자 의장에 대한 공감대가 힘을 얻었다. 이런 와중에 송성환(전주), 최훈열의원(부안)이 경선을 선언하면서 이내 분위기는 식어버렸다. 불가피하게 치러진 경선에서 송 지사의 지원사격에 힙입어 송 의장은 낙승했다.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그는 취임하자마자 해외연수때 여행사 대표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논란이 불거졌다. 도의회 명예를 지키기 위해 의장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의원들은 그에게 윽박질렀다. 줄다리기 끝에 사퇴 대신 의사봉을 잡지 않는 선에서 봉합됐다. 그에 대한 미운 털은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그는 수사를 받으면서도 각종 외부 행사에 의장자격으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참석해 부적절한 처신 논란을 증폭시켰다. 곱지 않은 일부에선 의사봉만 안 잡았지 오히려 편하게 의장으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린다 며 마뜩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1일 그의 여행사 뇌물수수 재판이 속개된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2.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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