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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마을' 막전막후

제가 처음 익산 장점마을을 찾은 게 불과 석달 전이다. 지난 9월 추석을 전후해 두 차례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원우들과 함께 격려금을 전달하고 주민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 마을과 관련된 소식은 집단 암 마을이라는 게 고작이다. 왠지 모를 선입감 때문인지 발길이 무거웠지만 막상 마을로 들어서면서 생각보단 훨씬 정겹고 푸근한 느낌을 받았다. 여느 동네처럼 잘 가꿔진 진입로 너머로 둥지를 튼 깔끔한 집들이 인상적이었다. 첫 방문 때와 달리 두 번째 우리 일행을 맞는 주민들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이웃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 문상 갔다 오는 길이란다. 18년 동안 이어진 죽음의 터널에서 아직도 고통과 아픔은 이들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살아있는 주민들도 불안하긴 매한가지. 혹시나 나도 걸리지 않을까 하는 섬뜩함과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2016년 전북일보가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사회문제화 됐다. 앞으로도 암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 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도 울분을 토해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 받고 죽는데도 익산시는 물론 도청, 환경부, 정치인까지 나몰라라 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수십 차례 하소연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며 절망의 눈빛이 역력했다. 마침내 지난달 14일 환경부가 인근 비료공장 원료인 원초박 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사태해결의 포문이 열렸다. 이후 언론에서 관련 뉴스가 연일 보도되면서 이슈화 되고 있다. 행정기관자치단체도 앞다퉈 각종 예방대책과 지원약속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마을상황이 궁금해 어제 최 위원장과 통화했다. 그는 대뜸 환경부 등 중앙부처는 익산시에만 책임을 떠넘긴다. 관리 감독기관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익산시도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아 답답하다 며 닥터헬기로 유명한 이국종교수 얘기를 꺼낸다. 언론에서 요란하게 떠들고 현장에서 건의해도, 행정의 중간관리자 때문에 안 바뀐다 고 응급의료체계 허점을 격정 토로한 이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그런 가운데 익산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소식을 접했다. 떠들썩한 언론보도용 사과나 대책발표 보다는 당장 절실한 문제해결에 나선 후, 제도장치 마련을 통해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구체적으로 풀어야 한다. 지금은 고기 잡는 방법보다 물고기를 줘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2.03 19:50

순창군의 스포츠 마케팅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스포츠 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기법으로 스포츠 마케팅 개념이 도입됐다. 스포츠와 관련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방식이다. 스포츠 의류 및 용품 제조업체에서는 매출증대를 위한 홍보활동으로, 팀이나 경기연맹등 스포츠 단체에서는 보다 많은 재원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일반기업들은 기존 광고활동을 보조해주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스포츠 마케팅 개념을 원용 도입하고 있는 지자체가 점차 늘고 있다. 각종 대회나 전지훈련등을 유치함으로써 지역에 미치는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선수와 임원진을 비롯 응원단 등이 대회나 훈련기간 동안 지역에 상주함으로써 지역내 숙박업소와 음식점등 관련업소가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경제적 효과 못지 않게 지역의 이미지 제고 및 홍보등 간접적 성과도 적지 않다. 지역내 명소와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고, 특산품등을 구입함으로써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기여한다. 지역축제나 경관농업 관광객이 한철만 찾는것에 비하면 스포츠 마케팅과 연계된 방문객 유치는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도 높다. 도내서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을 두고 적극 나서고 있는 지자체로 순창군을 비롯 고창군, 전주시, 군산시, 진안군 등이 꼽히고 있다. 군(郡)단위 지자체의 경우 경기장이나 숙박시설 등의 미비로 국제대회 유치등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름대로 갖춘 인프라와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과 기후를 강점으로 내세우면 얼마든지 국내 이벤트 유치는 가능하다. 스포츠 마케팅에 선도적인 순창군이 지난주 데일리스포츠한국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제1회 대한민국 생활스포츠대상 스포츠 마케팅 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들어 40여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거둔 성과등이 스포츠 저변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순창군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실내 돔구장과 야구축구 경기가 가능한 다용도 보조구장을 건설해 대회는 물론 4계절 전지 훈련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미 2월말 까지 각종 대회 및 전지훈련 일정이 꽉차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발전의 한 전략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2.02 17:11

세밑단상

세밑에 바라본 정치권과 전북의 현실은 암울하다. 안보상황이 크게 위협 받지만 정치권은 연일 당리당략에 따라 싸움만 일삼는다. 망국병인 사색당파 싸움이 그대로 이어진다. 민생이 도탄에 빠져 못살겠다고 아우성인 판에 국회는 세금만 먹는 하마가 된지 오래다. 패스트트랙 정국에 묶여 국회가 한발짝도 못 떼고 있다. 국회가 제대로 열려야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렇게 안되고 있다. 전북도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다. 국가예산 확보가 걱정이다. 지난해는 예결특위 소위에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들어가 큰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예결위에 4명이 들어가 나름 큰 기대를 걸었으나 단 한명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 설령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고해도 마지막 소위에서 칼질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전북은 자체 경제력이 약하므로 중앙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해마다 그래서 국가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노력했던 것. 국가예산 확보는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각 시도가 온갖 연줄을 총동원,사생결단식으로 총력을 경주한다. 최근 부결된 탄소소재법만해도 전북도나 정치권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게 잘못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효성에 와서 약속한 사항을 너무 믿었던 게 문제였다. 법사위 민주당 송기헌간사와 전북 출신 기재부 담당관이 반대논리를 펴서 부결되었다. 정운천의원이 대표발의한 안건이라 정의원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을 설득했지만 사단은 오히려 믿었던 정부 여당쪽에서 벌어졌다. 기재부 출신 우범기 정무부지사 책임논란이 그래서 빚어진 것. 서남대 퇴출로 제기됐던 남원공공의료대학원 설립도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자유한국당 반대로 무산됐다. 우리 정치는 청와대와 국회 여야 원내대표 등 소수가 이끌어 간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몇몇이 좌지우지 한다. 5개정파로 나눠진 전북 출신의원들은 그 권역에 못 들어가 변두리에서 들러리만 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했을때 민주평화당 정동영대표가 들어갔지만 기념사진 정도 찍고 돌아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4선의 정대표가 한때 여권 대선 주자로 잘 나갔으나 지금은 지지도 2%대의 군소정당 대표로 전락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민주당에 협조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기대할 게 없다. 180만 인구 붕괴가 초 읽기에 들어간 전북은 이 정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지칭해서 기대감을 갖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별 것 아니다. 이 정권 실세들과 자유롭게 통섭할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아 더 그렇다. 인적네트워크가 약한게 흠이다.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한테 지지한 64.8%가 현실정치로 연결이 안되다보니까 전북이 힘들다. 그렇다고 도민들이 자존심 상하게 울 수도 없어 더 어렵다. 이제는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바로 호남에서 탈피해 전북홀로서기 말이다. 총선 때 선거판을 크게 흔들어대면 가능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2.01 16:33

장점마을과 연초박

2001년, 100여명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 가까운 곳에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얼마가지 않아 마을 사람들은 역한 냄새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마을에 불행이 시작됐다. 주민들이 하나둘 병을 얻어 투병생활을 하다 사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이 들어선지 18년. 병을 얻은 주민은 22명이나 됐다. 이들 중 14명이 세상을 떴다. 10년 전쯤에는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로 인해 마을 방죽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익산 장점마을 이야기다. 주민들은 수년 동안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얻지 못하자 직접 조사에 나섰다. 주민들이 지목한 곳은 비료공장. 오랫동안의 조사 끝에 이 공장이 담뱃잎 찌꺼기를 가공해 비료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은 담배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 폐기물이다. 문제가 있었다. 연초박이 연소 과정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발생시키는 물질이었던 것이다. 최근 환경부가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 이곳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때문이라는 주민건강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 공장은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꽤 오랫동안 비료의 원료로 들여와 사용했다. 비싼 유기질 비료를 만들기 위해 연초박을 들여온 곳은 KT&G 신탄진 공장.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들여온 양만도 2242톤이나 됐다. 퇴비로나 사용할 수 있는 폐기물이니 아마도 값싸게 구했거나 외레 처리비용을 받고 얻어와 비료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오래전에 피해를 호소해온 주민들에 의해 수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공장에 대한 행정처분이 전부. 그동안 10여 차례의 행정처분을 받았던 공장은 지난 2017년 폐업했으나 마을의 비극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후였다. 연초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공장처럼 연초박을 퇴비로 쓰기 위해 반입한 공장이 전국적으로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알려지기로는 도내에도 익산의 또 다른 업체와 완주의 업체에서 연초박을 위탁해 처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비료공장인 이 업체들이 퇴비로 쓸 연초박을 비료를 만드는 원료로 쓰지 않았기를 바라지만 아무래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돌아보면 연초박과 같은 유해물질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많다. 장점마을의 교훈이 새삼 커진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28 19:40

실효성 없는 인구정책

지난 2012년 출산장려금 제도를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한 해남군은 지난해 출산율이 1.89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북의 출산율 1.04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해남군은 첫째 자녀를 낳으면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은 720만원을 지급하면서 한때 출산율이 2.47명까지 올라가도 했다. 그렇지만 해남군의 인구는 2009년 8만1000여 명에서 지난해 7만1900여 명으로 계속 감소 추세다. 해남군이 출산율은 높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출산장려금만 받은 뒤 다른 지역으로 전출 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해남군의 출산장려금 제도를 좋지 않은 사례로 꼽았다. 일시적인 출산지원금으로는 인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 낳기 보다는 아이 키우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고는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 전라북도가 엊그제 인구 유입정책으로 모든 체류자에게 도민증을 발급해서 거주자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고 청년들에게 정착지원금 지급과 출향인의 고향 회귀 유도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인구 180만명 붕괴를 앞둔 절박한 상황에서 인구 늘리기를 위한 묘책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실효성을 못 거두고 있는 출산장려금 제도처럼 이러한 인구 유입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도민증 소지자에게 박물관이나 체육관 등 공공시설 이용료를 할인해주고 청년 취업자에게 1년간 월 30만원씩 지원하는 인구 유인책은 그야말로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구 늘리기는 자치단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문제다. 유럽의 고출산국가들을 보면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출산율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했던 프랑스가 출산 강국이 된 데는 결혼과 보육 양육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결과다. 프랑스는 총 GDP의 2.94%를 저출산 해결에 쓰고 있고 2017년 합계출산율이 2.07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GDP의 1.19%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여기에 국가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과 교육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지방에도 좋은 일자리와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면 젊은층이 지역을 떠날 이유가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27 18:29

정동영의 길

얼마 전 50대기수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총선 불출마선언을 통해 세대교체론을 쏘아 올렸다. 이때 정치권에선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의원 대항마로 점찍은 임 전실장의 폭탄선언으로 뒷 얘기가 무성했다. 정 의원의 출마의지가 확고해 뜻을 접었다는 설이 파다하다. 어찌됐든 정 의원의 정치적 무게감을 새삼 실감하는 불출마였다. 물론 지금의 존재가치가 돋보인 건 본인의 자기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11년 12월 1일 정 의원이 서울 종로출마를 선언했다. 내리 4선을 기록하며 쉽게 당선될 수 있는 무주진안장수 지역구를 마다하고, 격전지인 정치 1번지에서 내년 총선승리정권교체 밀알이 되겠다 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당시 거물 홍사덕 후보를 꺾은 데 이어 20대 총선에서도 대권주자 오세훈 후보를 제치면서 일약 6선 의원으로 대권반열에 올랐다. 그때까지 그의 정치적 역량에 의문부호를 가졌던 사람들도 연거푸 거물급을 제압하는 뚝심을 보며 꼬리를 내렸다고 한다.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변혁 대안신당 이어 무소속 이언주, 이정현 의원이 신당창당의 기치를 내걸었다. 승리 방정식을 위한 정치권의 이합집산 움직임과는 달리 여야 3선이상 중진에 대한 물갈이 요구도 거침이 없다. 여야 대표급 이해찬,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화했고, 나름 존재감을 뽐냈던 초선 의원들도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불출마대열에 동참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북 정치권의 물갈이 요구도 예외일 수 없다. 텃밭이란 기울어진 운동장 에서 영광을 누렸던 3선 이상 금배지들의 거취에 주목한다. 지역구 어느 곳 하나 안심할 수 없는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데 그중에서도 4선 정동영 의원의 최종 선택지가 궁금하다. 호남과 수도권출신 의원 중심으로 제3지대 창당이 암중모색되는 가운데 현재 당대표 프리미엄에 전국적 지명도를 감안할 때 총선용 간판역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그에게는 화려한 순간도, 고난의 연속도 결코 짧지 않았다. 2007년 대선패배, 2008년 동작패배, 2012년 강남패배, 2015년 관악을 보선패배로 만신창이 칩거할 때 고향의 전주 유권자들이 당선시켜줌으로써 다시한번 명예회복의 길을 터줬다. 그렇다면 이젠 고향이 아닌 수도권에서 전북의 자존감을 곧추세우는 일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그의 결단이 기다려진다. 개인 명예뿐 아니라 당을 살리고 전북도 살리는 길을 찾으라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26 17:37

국경 넘는 오염물질

환경문제는 비단 한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땅과 바다로 지구가 붙어 있는 한 환경오염은 어떤 형태로든 이웃 국가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각 국가간에 오염원(汚染源)을 비롯 처리비용 부담문제등을 놓고 분쟁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 국가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인접 국가의 환경을 악화시킨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9세기 중엽부터 1세기 동안 영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로 피해를 입은 북구(北歐)의 스웨덴이 꼽힌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연료로 사용한 석탄에서 배출된 매연은 바람을 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역으로 퍼졌다. 수많은 숲이 파괴되고 호수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스웨덴은 토질과 수질 분석 결과 오염물질중에 포함된 이산화황(SO₂)성분이 대기중 수증기와 결합해 산성(酸性)비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문제는 국제 이슈화 되면서 197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웨덴의 주장을 인정했고, 1979년에는 스웨덴의 연구 결과를 부인하던 영국을 포함한 유럽 31개 국가가 서명한 월경(越境)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LRTAP)을 이끌어냈다. 국경을 넘어온 오염물질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 국제적 연대를 통해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지난 20일 겨울이면 사회적 재난으로 부를 정도로 심각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관련 주목을 끈 보고서가 발표됐다. 동북아 세 나라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난 2000년부터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 오염물질(TLP) 국제공동연구라는 협력사업을 수행해 왔다. 각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상대국가로 어떻게 또 얼마나 흘러가는지 등을 공동으로 연구해온 것인데 이 결과를 합의해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연구에 착수한지 무려 19년 만의 결실이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미세먼지(PM2.5)의 32%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반도 미세먼지에 대한 자국의 영향을 줄곧 부인만 해왔던 중국이 처음으로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문제는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일단 어렵게 상호협력의 토대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3개국간 지속적 협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월경성 대기오염 물질협약같은 구속력을 갖는 국제협약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감축 노력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25 20:00

야권 단일화가 관건

지금 같은 정치구도가 계속되면 내년 총선 결과를 점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 등 5개정파로 나눠져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정파가 많지만 도민들의 정서가 엇비슷해 인물본위로 갈 공산이 짙다.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이용호의원이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친 여권이고 유성엽의원이 민주평화당에서 대안신당으로 떨어져 나왔지만 달라진게 없다. 연말이 지나면 합종연횡이 이뤄지겠지만 선거구도가 민주당 대 야권단일화로 가야만 경쟁정치가 펼쳐질 것이다. 선거판이 만들어졌으나 아직까지 눈에 띈 후보가 안 보인다. 3선을 넘은 다선의원은 큰 정치인이 되려면 대권을 넘봐야 한다. 그게 안되면 더 이상 선수(選數)를 늘리는 게 무의미하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 결국 후배들의 진로를 가로 막는 사람으로 자칫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수 있다. 결국 한번 더 하는 게 의미없이 본인의 호구지책용 밖에 안된다. 그래서 다선은 수도권 등 험지로 나가야 한다.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도권에서 살아남아야만 정치력을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내년 선거 결과가 향후 전북정치권의 진로를 좌우하기 때문에 그 어느때 선거보다 중요하다.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전북경제를 견인하려면 정치권부터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바람이다. 전북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절박하다. 그간 문재인 정부에 나름대로 큰 기대와 희망을 걸었으나 기대했던 것 만큼 성과를 못거뒀다. 그래서 전북몫을 스스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호남권에서 탈피해 전북 홀로서기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가려면 명망가도 중요하지만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간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바람선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제대로 된 사람을 뽑지 못했다. 대통령 선거나 각종 선거때마다 묻지마 투표를 한 게 지역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운좋게 뽑혀 임기동안 그들만의 잔치판만 펼쳤다. 이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깜냥이 되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검증해야 한다. 일정한 직업없이 정치 한답시고 철새마냥 왔다 갔다 한 사람은 예선서 탈락시켜야 한다. 요즘 국가예산 확보철을 맞아 송하진 지사가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는 인물이 없다보니까 예산철만 닥치면 송 지사 옆에 원군이 없어 안절부절한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는 한 전북발전은 요원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말했지만 문 대통령의 친구는 전국민이다. 특별히 전북만 챙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안된다.경쟁의 정치가 살아나야 지방정치도 발전한다. 국회의원을 잘 뽑으면 지사 시장 군수등을 유능한 사람으로 뽑을 수 있다. 지역구가 줄 수 있어 일당백 할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전북이 꼴찌를 탈피하려면 모든 면에서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 내년 총선때 기회를 못살리면 전북은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24 16:26

경기전의 태조어진

전주의 귀한 공간 경기전의 가을이 깊어졌다. 전주의 가을은 이곳, 경기전 은행나무가 제 잎을 노랗게 물들이고 마침내 옷 벗을 채비를 하면 끝을 맞는다. 경기전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안고 있지만 은행나무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밤 경기전 풍경은 그 자체로도 귀한 선물이다. 유교를 국교로 택해 예를 중시했던 조선왕조는 그 실천을 위한 건물을 건립했다. 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진전(眞殿)도 그들 중 하나다. 경기전은 조선왕조 개창자인 태조어진을 모신 진전이다. 태조 어진을 모신 진전은 전주와 태조가 태어난 영흥, 태조가 성장한 개성, 고구려 수도였던 평양,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세워졌으나 모두 불에 타고 경기전의 태조어진만 살아남았다. 진전은 몇 분의 어진을 모셨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형식이 달라졌다. 경기전처럼 한 분의 어진을 모시는 곳과 선원전처럼 여러 왕의 어진을 모신 곳이 그것이다. 경기전은 당초 태조 어진 만을 모신 공간이었으니 다른 진전들과 구별되거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후 경기전에는 태조 어진과 함께 세종 정조 고종 영조 철종 순종의 어진이 함께 봉안됐다. 경기전 정전(正殿)에 다른 어진들을 함께 모신 것을 두고 경기전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의미를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더해졌던 것은 그 때문이다. 어진의 의미도 다르다. 태조어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대의 경기전을 위해 새로 제작된 것들이다. 초상화의 왕국이었던 조선시대 왕들이니 초상이 얼마나 활발하게 제작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전란을 견디고 화재를 피하여 살아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어진뿐이다. 오늘에 남아 있는 다른 왕들의 초상은 모두가 추정으로 그려진, 이른바 상상도나 다름없는 셈이다. 살아남은 어진 중 태조어진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린 전신상으로는 유일한데다 조선시대 초상화의 최고봉으로 꼽힐 정도로 그 의미와 가치가 특별하다. 회화사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경기전이 성지 같은 곳이었던 이유도 여기 있다. 경기전 안 뒤편 뜰에 어진 박물관이 건립된 이후 정전에 있던 왕의 초상들은 박물관 안으로 옮겨졌다. 전시실은 공간의 역사성을 담지 못했으나 왕의 초상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분주해졌다. 사실 1년 중 대부분 전시실에서 만나는 태조의 초상은 모사본이다. 진본 보존을 위해 1년에 한번, 20여 일 동안만 공개되기 때문이다. 태조어진 진본이 지금 공개되어 있다. 27일까지 어진박물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시간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21 19:32

살찐 고양이법

살찐 고양이라는 말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프랭크 켄트(Frank R. Kent)가 1928년에 출간한 정치적 행태(Political Behavior)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당시 정치자금을 많이 내는 부자나 특혜를 입은 부자들을 살찐 고양이로 비유했다. 1960년 미국 대선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부유층으로부터 많은 선거자금을 지원받는 존 F. 케네디 후보에 맞선 휴버트 험프리 후보가 나는 살찐 고양이(fat cat)의 지원을 받는 후보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살찐 고양이는 탐욕스러운 자본가를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당시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파산하면서 금융업계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으로 어려움 겪는 상황 속에서도 미국 월가의 은행가들은 거액 연봉과 보너스에 세제 혜택까지 누리자 이들의 행태를 비꼬아 살찐 고양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살찐 고양이법은 공공기관 임원의 급여를 제한하는 법령이나 조례를 일컫는다. 프랑스는 지난 2012년 공기업의 연봉 최고액이 사내 최저 연봉의 20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직원 중간값의 몇 배인지 공개하도록 규정해놓았다. 스위스는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가 결정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민간기업 최고경영자와 공공기관 임원 연봉을 각각 최저 임금의 30배, 10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최고임금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4년째 법안 심의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자치단체에선 지난 5월 부산시에서 처음 살찐 고양이법 조례가 제정, 공포됐다. 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됐지만, 행정안전부의 반대와 부산시장의 공포 거부 등 2차례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시행됐다. 이후 7월에 경기도가 2번째로 도입했고 울산시 경남도 대전시 등도 잇따라 제정했다. 전라북도는 정의당 최영심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살찐 고양이 조례가 지난 19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했다. 앞서 두 차례나 보류됐지만 도내 공공기관장과 임원의 연봉을 최저임금의 각각 7배와 6배 이내로 제한하는 원안대로 가결돼 본회의 의결을 남겨 놓고 있다. 살찐 고양이법이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 나가는 실마리가 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20 17:54

향우회도 ‘탈 호남’

우리나라에 삼불패(三不敗)가 있다. 웬만해선 깨지지 않는 3개의 조직, 이를테면 고대동문회, 해병전우회, 호남향우회를 일컫는다.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한때 프로야구 해태타이거즈의 전성기시절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며 전국을 누볐다. 목청껏 응원하면서 호남인의 결속력을 과시하며 똘똘 뭉쳤다. 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호남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외로움과 설움을 참고 견뎌냈다. 아무리 터놓고 지낸 사이일지라도 밝히기를 꺼려한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서로 의지할 울타리가 절박했다. 호남향우회가 그런 배경 속에서 사랑을 받으며 급속하게 성장해왔다. 전북이 그런 슬픈 역사의 호남향우회에서 분가, 독립을 선언했다. 전북사람으로 살아가며 스스로 제몫을 찾기 위해 홀로서기를 선택한 셈이다. 이들은 그간 호남향우회에 몸담고 활동하면서 광주전남에 비해 나름 소외감을 겪었다고 술회한다. 지난 10일, 13일 각각 성남과 인천에서 열린 전북도민회 출범에는 1000여명이 넘는 고향 사람들로 붐벼 행사장이 비좁을 정도였단다. 여세를 몰아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총회를 통해 전북사람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타향살이 전북사람은 340만명 정도인데 이중 300만명이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다. 김홍국회장 취임이후 재경도민회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탈 호남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수도권 지역 전북도민회 창립이 잇따르면서 이같은 기류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체적인 흐름은 송하진 지사가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전북 몫 찾기 운동을 공식화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호남으로 묶인 전북은 여태까지 광주전남에 비해 공공기관은 물론 국가예산,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겪어야 했다. 최근 논란이 된 국회 예결소위 전북배제가 대표적이다. 예상한대로 민주당 호남몫 1명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정부 산하단체, 금융권, 기업에 이어 신문까지도 호남본부로 통폐합, 광주전남으로 이전한 지 꽤 오래다. 전북이 호남 범주에 엮이면 하등 좋을 게 없다. 광주전남과 동등한 지위는커녕 오히려 들러리 역할만 한다. 그럴 바에야 지금이라도 단단한 껍질을 깨고 세상과 부딪치며 싸워야 제몫을 차지할 수 있다며 전북도민회 출범을 격려한 출향인사의 조언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19 17:44

지역화폐 명암

전국 지방 자치단체들 사이에 지역화폐(지역사랑 상품권)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는 지난해 66곳에서 올해 10월말 현재 177곳으로 1년 사이 2.6배나 늘었다. 광역시 포함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72.8%에 달한다. 전북 역시 정읍시가 연내, 익산시가 내년초 도내 최초로 충전식 카드형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14개 지자체중 전주시를 뺀 모든 시군이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된다. 전주시도 올 상반기에 전주형 공동체 화폐 시범사업을 마쳤다. 지역화폐 발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규모도 올해 조 단위를 넘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8월 까지 1조6044억원 규모의 지역화폐가 발행돼 2016년(1168억원)에 비해 3년사이 13.7배나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는 2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의 규모는 4335억원으로 인천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도내에서 발행규모가 가장 큰 지자체는 군산시다. 현대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지난해 한국GM공장이 폐쇄되면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군산사랑상품권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발행을 시작해 4개월만에 910억원 상당을 판매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3000억원을 발행 판매했다. 종이 상품권에 이어 최근 발행한 모바일 상품권도 40일만에 판매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지역화폐의 양적확대는 결제액의 최고 10%에 달하는 캐시백(할인지원) 매력이 주민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시백으로 주어지는 결제액의 4%는 국비로 지원되고, 나머지는 지자체 부담이다. 문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 판매가 늘면서 지자체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데 있다. 누적 시비 부담이 468억원에 달한 인천시는 최근 결제 기준액을 월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캐시백 요율을 종전 결제액의 6%에서 3%로 낮추는 출구전략을 채택했다. 지역화폐 발행 모범사례로 꼽히는 군산시 사정도 비슷하다. 올해 군산시는 캐시백으로 258억원(할인율 10%)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국비 4%를 뺀 155억원(6%)이 지자체 재정에서 지출됐다. 재정자립도 21.6%에 불과한 군산시 형편으로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재정부담이다. 지역화폐의 활성화는 캐시백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비지원이 되고, 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가 무한정 재정부담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성공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금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지역화폐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재정투입 규모를 고려해 캐시백 요율을 조정하고, 지역화폐의 또 다른 기능인 지역 공동체 복원등의 본래 가치를 살리기 위한 대안등을 마련해야 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18 18:06

차가운 민심

총선 입지자들은 본인이 가장 적임자라고 말하지만 유권자들은 별로 신통치 않게 여긴다. 현역이나 도전자나 모두가 참신성과 역량이 떨어져 개긴도긴으로 본다. 그간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대통령 구속을 지켜봤고 촛불집회 등을 통해 직접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출시킨 경험을 갖고 있어서인지 정치권을 대하는 유권자의 시각이 예전과 달리 차갑고 냉정하다. 유권자들은 여의도 정치권을 비생산적인 공해집단 정도로 인식한다. 그 때문에 누가 총선에 출마해도 그 밥에 그 반찬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보낸들 썩어 문드러진 정치권이 나아지겠냐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정치권에 대한 실망도 크다. 20대 총선 때 안철수 개혁바람이 거세게 불어 뭔가 새롭게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갖고서 국민의당 한테 7석을 안겨줬지만 서로가 갈라져 10명 국회의원이 5개 정파로 나눠진 것에 무척 실망하고 있다. 도민들은 예산국회 막판에 구성된 계수조정 소위 15명에 도당위원장인 안호영 민주당의원이 끼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바른미래당 정운천, 무소속 이용호의원이 예결위원이 돼 나름대로 기대를 걸었으나 막판 소위에 한명도 끼지 못함으로써 전북도 국가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건설사업비가 1500억 이상 껑충 뛰었던 것도 정운천의원이 소위에 들어가서 맹활약한 탓이 결정적이었다. 국가예산 확보는 막판 소위에서 판가름 난다. 넣고 빼는 것이 15명 손에서 이뤄지므로 각 시도가 죽기살기식으로 올인한다. 하지만 송하진 지사는 소위에 전북 출신의원이 빠지자 내심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당초 7조원대 예산을 지키려고 인맥을 총가동해서 여야 구분 않고 소위 위원들 한테 전북 관련예산을 삭감하거나 삭제하지 않도록 읍소 아닌 읍소를 하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전북정치의 존재감이 약화될수록 송 지사의 어깨만 무거워진다. 사실 정치인들이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거창하게 포부를 밝히면서 출사표를 던지지만 그 속내를 보면 입신양명하려고 그 길을 선택한다. 최근 자영업자들과 중기대표들이 계속된 불경기로 신음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연간 1억8천만원의 세비와 각종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잘 산다. 대한민국에서 책임감 없이 그 만큼 떵떵거리면서 특권을 누리는 자리도 없다. 그렇게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기어코 한번 해볼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어떻게 지역구가 재편될지 모르고 후보들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은 선거에 관심이 덜하다. 신인이라고해서 쿨하다고 예쁘게 봐준 것도 없지만 현역 한테는 불만이 많다. 리턴매치니 올드보이 귀환이니 하는 용어가 난무하지만 먹고 살기가 팍팍해서 누굴 지지하겠다는 것 보다는 디스하는 경향이 크다. 전북은 다른 지역과 달리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 요구가 별로 없어 무풍지대처럼 보인다. 후보가 깜냥이 되느냐 안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17 16:46

수도사들의 필사본과 완판본 목판

노트커 라베오(Labeo Notker). 950년경에 태어나 1022년에 작고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수도사다. 노트커는 소년 시절, 지금은 스위스 영역이 된 장크르 갈렌 수도원에 들어가 일생을 보냈다. 당시 활동했던 수많은 수도사 중 그의 이름이 역사에 남겨진 것은 후세에 끼친 영향 때문이다. 수도원 교사로 있었던 그는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신학에 관한 라틴어 고전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교재로 활용했다. 그의 번역 실력은 빼어나 고고 독일어를 훌륭하게 구사했으며 본래의 구절을 단순히 해석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덕분에 그의 번역은 독일의 학문적 용어를 만들고 고대 독일어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특히 그는 중요한 고전을 필사본으로 제작했는데 대부분이 소실되고 말았으나 그중 몇 권 필사본은 살아남아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되었으니 장크트 갈렌 수도원 도서관이 그 소중한 유산을 품고 있는 곳이다. 당시 유럽의 규모가 큰 수도원들은 별도의 필사실을 두고 중요한 고전이나 성경 악보를 필사했다. 그들 중 하나였던 장크트갈렌 수도원은 16세기 이후 더욱 번성해 17세기 중반에는 최고의 필사 및 인쇄센터를 만들어 전통을 이어왔다. 10세기부터 지속된 수도사들의 귀중한 필사본을 보유 하게 된 이유다. 이 도서관은 장서만도 15만권. <그레고리오 성가> 필사본을 비롯해 스위스의 국보급 문서와 책도 한둘이 아니다. 3년 전 장크트 갈렌 수도원 도서관을 찾은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 도서관은 들어서는 현관 문 입구에 고대 그리스어로 <영혼의 치유소>라 쓰인 문패를 붙였다. 바로크 양식의 도서관 내부는 다양한 빛깔의 조형물과 조각품을 안고 있는 온갖 구조물, 하늘과 인간이 대화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펼쳐놓은 환상적인 천정화, 빛나는 장서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가슴 뛰게 했던 공간이 있다. 깨알 같은 펜글씨 필사본이 꽉 차 있던 지하 공간이다. 어두운 서고에서 시간을 다투며 필사에 몰두했을 수도사들의 고투가 온몸으로 전해졌던 그때, 문득 십여 년전 전주향교의 뒷마당 장판각에서 습기와 해충과 어둠속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썩어 들어가던 수천 장 전주 완판본 목판(그 뒤 전북대 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져 보관 중)이 떠올랐다. 여전히 박물관 수장고에 갇혀 있는 목판본의 오늘을 본다.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귀한 문화유산의 가치에 우리는 왜 눈뜨지 않는 것일까.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14 18:42

돈 주고 상(賞) 받기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지난 10월 말 올해의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상을 거부해 화제를 모았다. 북유럽 5개국 협의기구인 북유럽이사회(Nordic Council)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환경과 기후에 관한 논의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툰베리는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툰베리는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해 준 노르딕 카운슬에 감사를 표했지만 기후 변화 운동엔 상이 필요하지 않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약 6000만원(35만 크로네)에 달하는 상금도 거절했다. 대신 툰베리는 정치인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해결할 과학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10대 소녀의 당찬 발언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주 전국 자치단체들이 홍보비를 주고 상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전국 자치단체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118개 지자체가 263차례에 걸쳐 서울지역 5개 언론사로부터 각종 상을 받고 홍보비로 49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에 따른 홍보비 지급이 가장 많은 곳은 고창군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총 3억3375만원을 지출했다. 이로 인해 고창군은 지난 2010년부터 황토배기 수박으로 10년 연속, 복분자는 2011년부터 9년째 OO브랜드 대상을 탔다. 돈 주고 상 받기 병폐는 고창군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도 비슷하다. 부안군도 이 기간동안 1억 2375만원을 지출했고 타 시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수상 실적은 고스란히 자치단체장의 치적으로 내세운다. 언론 보도자료와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알리고 연말이면 따로 수상 실적만 묶어서 대대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한다.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군의원 등 선출직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CEO리더십 등등 정체도 모호한 상을 받고서 언론과 현수막 등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열을 올린다. 낯부끄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상(賞)의 가치를 모르는 어른들이 10대 소녀 툰베리에게 배워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13 17:07

총선 물갈이 ‘무풍지대’

여야가 내년 총선을 겨냥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속셈이다. 총선시계가 빨라지면서 예전보다 일찍 기획단 인선을 마무리 하는 등 총선모드 에 돌입했다. 대대적 물갈이공천은 총선승리로 직결된다는 통계에서 보듯 여야는 참신한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초선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조국 정국이 끝나자마자 당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인적 쇄신론이 힘을 실고 있다. 때마침 한국당도 1차 영입인사 논란이 불거진 후 텃밭 중진의원 물갈이론에 휩싸였다. 지난 7일 초선들이 인적쇄신을 부르짖었지만 민주당 초선과 달리 자기희생 없는 이들의 외침이 공허하기만 하다. 전북정치권은 중앙의 열띤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무풍지대다. 불출마선언 사퇴의원도, 거물급 인재영입도 없는 안전구역인 셈이다. 뿌리깊은 민주당 정서와 야권중심 정치구도가 엇박자로 맞물리면서 중앙당의 거센 물갈이론이 다소 비껴가는 모양새다. 지난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으로 현역 8명인 야권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당초 거셀 것으로 예상됐으나 각자도생도 힘겨운 데다 인물난까지 겹쳐 현역에 맞설 대항마 부재로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이춘석(3선)안호영(초선) 의원 2명이어서 상대적으로 덜한 분위기이나 총선이 문재인정부 중간평가로 인식된 만큼 승패여부에 정권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기조속에 대대적인 물갈이 요구는 전북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에서 출사표를 던진 여야주자 상당수는 4년전 그들만의 리그 에서 리턴매치하거나 몇몇 눈에 띄는 정치신인들이 등장함으로써 경선을 통한 물갈이도 초미 관심사다. 김금옥 전 청와대비서관(전주갑) 이덕춘 변호사(전주을) 김수홍 전 국회사무처장(익산갑) 윤준병 전 서울시행정부시장(정읍고창)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김제부안) 등이 결전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이 없는 전주 3곳에서 누가 여의도행 티켓을 따내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전주갑과 전주을은 본선보다 치열한 박빙경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성없는 전쟁 이 진행되고 있다. 단체장의 조직까지 가세해서 차기 전북정치권의 맹주자리를 둘러싼 물밑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에 반해 제3지대에서 생존을 저울질하는 야권의 풍향계는 3선급이상 중진들 거취에 주목한다. 정동영(4선)조배숙(4선)유성엽(3선) 의원이 숱한 난관을 뚫고 금배지를 지키느냐에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인적쇄신을 통해 심판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물갈이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11.12 18:03

전주 ‘바람길 숲’

전주시의 대표적인 지정학적 특성은 분지형 도시라는 사실이다. 전주시가 그동안 매년 여름철이면 대구시와 함께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무더위 도시 대명사가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전주시의 경우 1990년대부터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과 삼천 주변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바람길을 막아 버렸다. 도시 지역내 아스팔트와 차량 에어컨등에서 내뿜는 열기가 도시 외곽으로 빠지지 않으면서 도심 온도가 외곽지역 보다 25℃ 높아지는 열섬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삶의 질 향상과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도시민들의 수요에 따라 도시 지역의 개발과 대량 소비는 제어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환경 및 도시 전문가들은 악화되어 가는 도시환경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도시 숲 조성을 꼽고 있다. 도시 숲이 지닌 환경보존 및 순화기능은 도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도시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 역할을 한다. 나무는 자라면서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대기 정화기능을 한다. 특히 최근 핵심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무는 광합성을 하면서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도 함께 들이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 1ha에서 연간 168㎏의 미세먼지등 대기 오염물질을 흡수한다. 미쳐 빨아들이지 못한 미세먼지는 잎에 흡착시켜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기도 한다. 이밖에도 도시 숲은 도시민들에게 심신의 안정과 휴식및 산책공간을 제공하고, 도시 소음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중요한 역할이다 그동안 전주시가 꾸준히 펼쳐온 나무심기 사업에 이어 최근 천만그루 정원도시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일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청 관계자를 비롯 전문가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바람길 숲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산림청이 주관한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업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을 지원 받는다. 국비를 포함 사업비 200억원으로 2021년 까지 도시 외곽의 산림공원과 도심의 숲을 연결해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를 유입시키고, 미세먼지등 대기 오염물질과 열기는 도시 밖으로 배출시킨다는 구상이다. 도시 숲 한평, 나무 한 그루는 다음 세대에는 희망의 싹이 된다. 전주시는 도시 숲이 생명의 숲 이라는 인식아래 바람길 숲 조성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돼 시민들이 맑고 신선한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19.11.11 16:57

아전같은 사람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어른 아이가 따로 없다. 예전에는 그 지역마다 나름대로 위계질서가 존중되었다. 선후배 개념이 철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이기주의가 만연한 탓에 미풍양속이었던 좋은 규범이 무너져 내린다. 이 같은 현상은 잦은 선거로 생겨났다. 선거 때 많은 표를 모아준 사람이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다. 생업에 바쁜 서민들은 아예 생각조차 안하지만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사람들은 표 모으는 것에 목숨을 건다. 모든 선거가 승자독식주의로 흘러 가다 보니까 이기는 게 목표다. 예전과 달리 선거꾼들이 설치는 세상이 됐다. 각종 선거가 많다보니까 선거브로커가 하나의 직업처럼 돼버렸다. 경험없는 후보는 이들의 세치혀끝에 놀아난다.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게 좋게 끝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돈 잃고 사람까지 잃는다. 선거판의 실세는 돈을 쥐고 후보를 움직이는 사람이다. 여왕벌을 만드는 사람이다. 돈 만들고 표를 결집시키기 때문에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각 지역별로 오피니언 그룹이 있지만 그 중 학경력이 일천한 사람이 큰 소리치며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있다. 어찌보면 뒤에서 손가락질 하는 줄도 모르고 빈수레가 요란한 것처럼 시끄럽다. 자신이 선거때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뻐기며 참모진을 휘어잡고 설쳐댄다. 양식있는 사람이 보면 한편의 코미디다. 이게 현실이다. 인구가 적은 농촌군에서는 이긴쪽에 못끼면 기를 피고 살기가 힘들다. 군수가 모든 정보와 재정을 틀어쥐고 있어 같은 편이 아니면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고 속앓이하다 끝난다. 중요한 군정도 자기편끼리만 모여 폐쇄적 구조로 운영된다. 설령 반대자들이 끼어도 무늬만 갖춰줄 뿐이다. 건설업자나 자영업자들이 선거때 귀신처럼 될 사람 쪽에 서서 뒷돈대며 열나게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도시도 똑같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묶어서 당원으로 가입시켜 공동운명체를 만든다. 그렇게 조직을 만들어 하나의 성을 쌓는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지만 호가호위하는 사람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죽기 살기로 선거운동을 한다. 이들은 주로 꿀단지를 갖고 있는 도지사나 시장 군수쪽에 달싹 붙어 용비어천가를 읊조리고 반대편을 디스하거나 편가르기를 한다. 지역을 통합시키는 게 아니라 적대세력한테는 국물도 없게 만든다. 단체장이 모든 일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호가호위하는 세력들이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 이들은 지방의원들과 짝짜꿍해 공생관계를 형성, 장학생 역할을 한다. 시장 군수들은 이들이 선거 때 실탄을 조달해주고 표를 모아준 동지적 관계라서 완장을 채워주고 수의계약 등으로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다. 흥선 대원군 시절 전주아전들의 횡포 때문에 지역사회가 망가진 것처럼 지금 전주시가 발전하지 못한 것은 김승수시장의 리더십도 문제지만 예전의 아전마냥 이들이 설친 탓이 크다. 이들이 시장 뒤에 서서 감놔라 배놓아라 하며 호가호위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11.10 16:55

학성강당 훈장님

김제 성덕면 대석마을의 학성강당을 처음 찾았던 것은 오래전이다. 학성강당 훈장 화석(和石) 김수연 선생(1926~2019)과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평생 상투를 틀고 지내며 학문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학정신을 철저하게 실천했던 선생의 길을 들여다보는 일은 특별했다. 2005년의 일이니 햇수로 15년이나 지났지만 그때의 감회가 새롭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기의 학문적 영향을 받은 화석은 기호학파의 맥을 잇는 서암 김희진 문하에서 공부했다. 스물아홉 살 때 문을 연 강당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것이 운영방식이었으니 누구에게나 열려있었지만 정작 선생을 인터뷰로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인터뷰를 물리쳤던 선생으로부터 얻은 시간은 짧았으나 주옥같은 가르침은 시간의 양이 무렴할(?) 정도로 차고 넘쳤다. 그중에서도 선생이 내내 강조했던 것이 있다. 본분과 지행이다. 본분은 사람이 걸어갈 길을 이르는 것. 선생은 세상의 모든 만물이 다 제 갈 길이 있다. 그런데 유독 사람들만 그 길을 잘 모른다. 그 길이 바로 제 안에 있는데 그것을 보려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행은 뜻을 세웠으면 실행해야한다는 것. 아무리 학문을 깊게 했다고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헛된 일, 조선이 망한 것도 수많은 선비들이 학식을 실천하지 않은 채 시문이나 지으면서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선생은 안타까워했다. 덧붙인 말씀이 있다. 요즈음이라 해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것이나, 물질만을 내세우는 가치관도 마뜩치 않다. 지금 행하는 학문 방법을 바꾸어야 해결될 일이다. 지금 같이는 인간의 본성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의 본분, 도리를 찾게 해주는 것을 학문의 첫째로 꼽았던 선생은 환갑 이후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지만 젊은 시절에는 농사일에도 최선을 다했다. 진정한 선비는 놀고먹지 않는다는 이른바 주경야독을 철저히 실천했던 것이다. 수업 방식도 독특했다. 언제나 1대 1, 스승과 제자가 마주 앉아 이루어지는 독대 형식에 수업시간의 끝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람에 따라 공부하는 내용에 따라 수업 시간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그것이 가장 평등한 방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화석 선생이 지난 10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학성강당 훈장님이 주신 본분과 지행을 다시 생각한다. 혼탁한 시대, 더 절실한 교훈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11.07 17:35

지방교부세 페널티

중앙 정부가 지방재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 분권 등을 위해 매년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지원하고 있다. 주로 소득세법인세주세영업세 등 국가가 거둔 국세 중 일부를 자치단체에 나눠 준다. 지난해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227조5629억 원의 19.24%인 43조7831억 원이다. 올해는 52조4600억 원 수준이며 내년 정부의 지방교부세 예산편성액은 52조3053억 원으로 올해보다 1547억 원 정도 줄어든다. 지방교부세는 자치단체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8년 기준 지방재정 수입 중 40.76%가 지방교부세다. 지방교부세는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분권교부세 부동산교부세가 있으며 분권교부세는 지난 2015년부터 보통교부세로 편입됐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법령을 위반해 재정 집행을 잘못하거나 징수 태만으로 인한 세수 결손 시에는 정부에서 교부세 감액심의위원회를 통해 교부세 지원금을 삭감하는 페널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재정운영을 잘하거나 징수실적이 좋은 자치단체에는 삭감된 교부세를 재원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교부세 감액 규모는 1107억원에 달했다. 도내 14개 시군의 5년간 감액 규모는 총 115억5400만원에 이르렀다. 도내에서 감액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완주군으로 31억6500만원이었다. 이것은 양구군과 평택시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음으로 전주시 29억100만원 군산시 11억4500만원 남원시 6억6600만원 무주군 5억8500만원 익산시 5억6700만원 진안군 5억6100만원 임실군 4억9800만원 김제시 3억8400만원 순이었다. 반면 교부세 인센티브는 남원시 13억 9500만원 정읍시 7억원 전주시 5억4000만원 완주군 1억원 부안군 5000만원 진안군 2000만원 등 총 28억500만원에 불과했다. 중앙 정부의 지방교부세 감액제도는 지방재정 운영의 건전성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에서 주민을 위한 자치행정 구현에 걸림돌로도 작용한다. 더욱이 보통교부세가 여전히 중앙 정부의 보조사업에 대부분 충당되는 마당에 지방의 자율적인 시책사업 추진은 요원한 실정이다. 민선자치 취지에 맞게 지방의 재정 독립과 재원 확대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11.06 17:1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