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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민주당원

지난달 마감한 전북의 민주당 권리당원수는 기존 5만여명을 포함 12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전북보다 인구수가 배 가까이 많은 광주 전남의 11만여명 보다 더 많다. 이처럼 전북의 권리당원수가 급증한 것은 1년전 확정한 총선룰 때문이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로 후보경선 선거인단을 구성해 총선공천후보자를 뽑는다. 권리당원이 절반을 차지하므로 후보자들이 죽기살기식으로 지난달까지 월 당비 1천원을 내는 당원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전북 유권자 152만의 7.8%가 민주당 권리당원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나지만 경쟁이 심한 전주 3개지역구 권리당원 비율이 높다. 여성정치신인으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금옥씨가 김윤덕 현위원장 한테 도전장을 내민 전주갑은 2만2000~2만4천여명에 달했다. 이는 운동권 선후배인 양측이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일찍부터 조직적으로 당원모집에 나선 탓이 크다. 민주당 총선룰이 정치신인 한테는 불리하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아무나 도전장을 내밀 수 없는 구조다.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 당비를 내는 당원을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신인들은 지역주민들한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전략공천 아니면 처음부터 넘나보기가 쉽지 않다. 전북은 10명의 위원장 중 8명이 원외위원장들이어서 이미 이들은 20대 총선과 경선 등을 치르면서 상당부문 능력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새로울게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야권 난립에 따른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으로 보여 후보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지난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후보들한테 빼앗긴 의석을 차지해 집권여당으로서 지역발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힌다. 문제는 도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것. 최근 민주당의 지지를 암묵적으로 받았던 진보측 김승환교육감이 대법원으로부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 교육부가 상산고 자사고 지위를 5년간 유지토록 결정함에 따라 자사고 폐지를 결정했던 김 교육감이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교육감을 주민소환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교육계 원로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도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냉랭해졌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제가 없지만 진보를 자처한 김 교육감을 민주당 쪽에서 알게 모르게 지지해 그만큼 여론도 싸늘해졌다. 상당수 도민들은전북이 광주 전남보다 민주당 당원수가 많은데 지역발전은 뒷걸음질 쳤다면서이런 당을 계속 지지해야 하는가는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또선거 때마다 황색깃발만 꽂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해준 것이 문제라면서제대로 지역발전과 사람대접을 받으려면 민주당과의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민주당 공천장만 거머쥐면 21대 총선 때 당선은 떼논당상처럼 여기는 풍토가 또 만들어질지 의문이다. 급조된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지역여론이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8.11 15:59

그들의 조국

인터넷 검색으로 한 단어를 찾아보았다. 엄마-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새삼스럽지만 엄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사전적 의미가 그렇더라도 우리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인가. 슬픔과 기쁨의 절정에서 나오는 이름, 되뇌는 순간부터 그리움이 앞서는 이름, 그 무엇과도 치환될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이름. 이 아름다운 엄마 이름이 수모와 치욕을 당하고 있다. 엄마를 내세운 어떤 부대의 활약상(?) 덕분이다. 엄마부대는 애국보수시민단체를 자칭한다. 이 부대를 이끄는 이는 주옥순 대표다. 그는 2013년 발족한 이래 정치 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존재를 과시한다. 공식 직함은 유튜브 엄마 방송진행자란다. 홍준표 대표가 이끌던 자유한국당에서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던 그는 2018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허위사실 유인물을 뿌려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그와 엄마부대는 세월호 참사, 통진당 해산, 박근혜대통령의 탄핵 반대 등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물론 이들이 내놓는 주장은 거개가 황당한 궤변이다. 이 부대가 또 일을 냈다. 이번에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선전과 선동이다. 지난 1일에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수상님 저희의 지도자가 무력해서 무지해서 한일관계의 그 모든 것을 파기한 것에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확정 판결이 국제법에 부합함에도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아베에게 사죄라니. 8일에도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벌써 다섯 번째다. 정부가 어렵게 도출한 종군위안부 관련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미 배상이 끝난 지난 1965년 협정을 뒤집었다며 다 끝난 일을 다시 뒤집는 고의적 도발행위라고 주장한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아무래도 여론이 주목한 탓일 게다. 한일관계회복을 위한 기자회견이란 이름으로 이어가고 있는 볼썽사나운 퍼포먼스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이즈음 전해 받은 푸시킨의 시 한 대목이 있다. 그대는 외국 민족을 그토록 아끼고 사랑해 이토록 지혜롭게 조국을 증오하였네. 지혜란 단어가 아깝지만, 정부가 자유대한민국을 망하게 하고 있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는 이들에게 당신들에게 조국은 어떤 의미냐고 묻고 싶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8.08 19:01

부창대교와 천사대교

전남 신안군 압해읍과 암태면을 잇는 천사대교가 지난 4월 개통한 이후 100일 만에 방문 차량 100만대에 방문객은 220만 명이 넘었다. 압해읍의 교통량은 개통 전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신안군의 관문 격인 천사대교는 총 길이 10.8㎞, 다리 교량 구간은 7.22㎞로 현수교와 사장교 형식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교량이다. 사장교 길이는 1004m로 신안군의 섬 1004개를 상징하며 그래서 다리 이름도 애초 새천년대교에서 천사대교로 바꿨다. 천사대교는 지난 2005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익산국토청에서 총사업비 5800억원을 들여 2010년 9월 착공, 9년만인 지난 4월 완공됐다. 개통 이후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신안군 음식점과 숙박업소들이 특수를 누릴 뿐만 아니라 인접한 목포 북항과 하당까지 호황이어서 서남권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신안군에서는 천사대교 특수를 이어가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복합리조트와 호텔 펜션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레저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반면 천사대교보다 앞서 추진했던 전라북도의 부창대교는 15년째 오리무중이다. 고창출신 정균환 의원의 16대 총선 공약으로 시작된 부창대교는 지난 2002년 예비타당성 조사에 이어 2005년 기본설계까지 마치고 2007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중단됐다. 이후 2008년 전라북도에서 부창대교 건설을 재추진, 2011년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됐고 2012년 대선 공약사업 선정과 2015년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2016~2020년) 계획에 반영됐지만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또다시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중단시키고 말았다. 고창 해리면 왕촌리와 부안 변산면 도청리를 해상으로 잇는 부창대교는 교량 7.48km와 국도 등 총 15.2km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부창대교가 신설되면 부안 변산국립공원과 고창 선운산 지구를 바로 연결하게 돼 70㎞를 우회해야 하는 고창부안간 이동거리를 7㎞로 단축시킨다. 이렇게 되면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군산 새만금방조제와 부안 변산 격포, 고창 동호 구시포를 잇는 서해안 관광벨트가 완성돼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전남은 섬과 해안을 교량과 도로로 연결하는 15조원 규모의 2030 전남기반시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다. 전북출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있을 때 부창대교 하나 만들지 못하면 전북발전은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8.07 17:15

“아베야 고맙다” 극일 릴레이

요즘 불볕더위 못지않게 뜨거운 이슈가 일본상품 불매운동이다. 가히 폭발적이다. SNS를 통한 네티즌의 각개격파식 실천운동이 길거리 시위까지 이어지는 전면적인 양상이다. 이같이 걷잡을 수 없는 움직임은지난 2일 백색국가 제외 2차 경제보복 이후 더욱 뚜렷하다. 한국인이 깨어있음을 보여주고, 뭔가 본때를 보여준다는 결기로 가득찬 표정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그들은 대한민국을 겨냥해 끊임없이 도발하고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켜켜이 쌓인 분노와 적대감이 이번 경제보복을 통해 분출됐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네티즌의 분노가 불매운동의 신호탄이었다. 이들은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보복 이후 온라인에서 댓글을 통해 운동참여를 독려했다. 순식간에 격려와 성원의 글이 봇물을 이뤘다. 하루에도 서너 개 이상 이와 관련된 정보들이 시시각각 스마트폰에 올라온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다. 들불처럼 타오른 것은 그 때문이다. 이 가운데 극일(克日)메시지 가 단연 눈길을 끈다. 일본을 알아야 일본을 이긴다 1919년은 졌지만 2019년은 반드시 이긴다 NONO 재팬 등 기발한 문구들이 그나마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식혀준다. 어찌됐든 릴레이식 댓글을 통한 반일감정이 최고조를 향하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이번 만큼은 모두 독립운동가를 자처하고 있다. 일본제품 안 쓰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것이 진정한 독립운동 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그뿐 아니다. 전국 자치단체 140군데에 이어 연예인, 사회단체까지 동참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중 6명 이상이 이 운동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정말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경제전쟁의 끝은 예측불허다. 분명한 것은 아베식 치졸함이 시작이었다는 사실이다. 대법 배상판결을 빌미삼아 경제보복으로 총구를 겨눈 것이다. 허를 찔린 사람들의 표정이 지금 결연함으로 번뜩인다. 안 사고, 안 가고, 안 팔고 다함께 일본을 뛰어넘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 아베야 고맙다, 뒤늦게라도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를 깨닫게 해줘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8.06 18:19

전북 몫 찾기

한일간 경제전쟁이 격화하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이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원래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유래한 말인데 기존 패권국가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이 어느 시점에서 결국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한일 경제전쟁의 핵심은 일본이 헤매는 동안 한국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식민 통치를 했던 한국과의 GDP 격차가 2001년 8배에서 지난해에는 3배로 좁혀지면서 당황하고 있다는 예기다. 초격차 상태에서는 너그러울 수 있는데 근접해지면 예민해지는 것은 인지상정 아니던가. 그런데 며칠전 발표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전국 1위는 17조5152억원을 기록한 삼성물산 이었다. 2위는 현대건설로 11조7372억원, 3위는 대림산업으로 11조42억원 등 전국을 무대로 뛰는 굴지의 대재벌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전남 업체인 호반건설이 4조4208억원으로 당당히 전국 10위에 랭크됐다. 호반뿐만이 아니다. 중흥토건, 금호산업, 제일건설, 우미건설, 중흥건설, 라인건설, 보광종합건설 등 무려 11곳이 전국 100위 안에 들었다. 광주전남 최하위권 건설업체 평가액이 3000억원에 가깝다. 반면 전국 100위 안에 드는 도내 업체는 전무하다. 전북 1위 계성건설(주)이 채 2000억원이 안된다. 그 뒤를 이어 (주)신성건설, (주)제일건설, (주)신일, (유)한백종합건설, (주)대창건설 등이 1000억원이 넘어서고, (주)성전건설, (주)군장종합건설, (유)부강건설, 세움종합건설(주) 등은 900억원~500억원 가량된다. 전북혁신도시, 만성지구, 에코시티, 효천지구 등 최근 10년이내 개발된 전주권 중심 주요 택지개발지 4곳의 주택은 무려 2만세대가 넘는데 도내 업체는 단 한곳도 없다. 지난해 화두가 됐던 전북 몫 찾기가 보다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함을 알 수 있다. 청와대 비서관급(1급) 이상 64명에 대한 분석 결과, 광주전남이 12명인데 전북은 2명이다. 차원이 좀 다른 이야기지만, 광주전남에서 태어나거나 그곳에서 고교를 다닌 사람이 도내에서 전북대총장이나 전북교육감을 하는게 현실이다. 반대로 전북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가 전남대총장이나 광주교육감을 한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너무 배타적이어선 지역 발전이 저해되지만 전북 몫을 내어주는 것 만큼 광주전남에서 가져오는 근성이나 지혜도 필요하다. 새만금공항 등 각종 사업뿐 아니라 정치권 헤게모니 확보과정에서도 전북이 도약하려면 앞으로 전남광주의 견제를 견뎌내야 한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8.05 17:32

상산고가 주는 교훈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을 놓고 모처럼만에 도민들의 의기투합이 이뤄졌다. 물론 반대도 있었지만 교육부가 불법요소를 지적해서 결론을 냈다. 그간 지역 이슈를 전국적인 이슈로 만들어 우리 스스로가 이번처럼 강하게 움직인 적은 없었다. 상산고 학부모나 동창회를 제외하더라도 누가 시켜서라기 보다는 스스로가 알아서 일어났던 것. 그 만큼 상산고 자사고 유지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를 상대로 싸울 때 관이 뒤에서 사회단체 등을 움직이어서 반대운동을 펼친 적은 있었다. 바로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이후 범도민적으로 들고 나섰으나 성과는 별로였다. LH를 빼앗긴 이후 국민연금공단이 전북혁신도시로 왔을 뿐이다. 전북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촛불정치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기대했던 만큼 전북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고 지역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면 전북은 비켜 가고 다른 지역에 비해 투자규모가 적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면서 처음에 기용됐던 장차관들이 퇴진했거나 퇴진할 예정이어서 중앙정치무대에 전북 출신이 많이 없다. 다행인 것은 1년짜리 국회 기재위원장 자리에 3선인 이춘석의원이 앉은 것을 비롯 바른미래당 정운천의원이 내리 4년째 예결위원이 된 게 눈에 띈다. 상산고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은 정의원은 혼자서 여야의원 151명의 서명을 받아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한테 서명부를 제출해 큰 힘이 되었다. 정의원은 제헌국회 이래로 임기내내 예결위원이 된 3번째 의원으로 기록됐다. 이번 상산고 사태를 놓고 김승환교육감이 법적대응을 예고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줬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찌보면 권리 위에 낮잠자는 사람은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다. DJ가 항상 강조해서 민주화를 이뤄낸 것처럼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 행동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때로는 침묵시위도 있지만 울때는 한 없이 울어대야 한다. 그간 도민들의 심성이 착하고 양반근성이 강해서 행동하는 측면이 부족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렸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도민들은 문 대통령이 낙후된 전북발전을 위해 알아서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정치권 스스로가 알아서 해준 게 없다. 한여름 매미 마냥 고막이 터지도록 울어대야 한다. 부당하면 청와대 등 중앙정치권을 향해 울어대야 한다. 군산 꽃새우 어민들이 국회에 가서 크게 울어대서 농심을 굴복시킨 것처럼 힘 있게 울어대야 한다. 지금은 점잔만 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본 아베총리를 굴복시키려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강력하게 펼쳐야 한다. 이제는 사즉생의 각오로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 도민들이 김승환교육감의 적폐를 청산하려면 주민소환운동을 즉각 펼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8.04 19:46

훈민정음 해례본의 행방

경복궁 앞 광화문 광장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있다. 세종은 왼손에 책을 들고 있는데 그 책이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원리, 이를테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그 용법을 한자로 설명한 글이다. 세종은 자신이 직접 한글을 만든 이유와 한글 사용법을 간략하게 설명한 의례 말고도 이를 더 상세하게 설명한 글 해례를 집현전 학사들에게 집필하게 했다. <훈민정음 정본>은 당초 의례와 해례본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셈인데, 아쉽게도 <세종실록>이나 <월인석보> 등으로 전해온 의례와는 달리 해례는 따로 전해진 것이 없어 그 실체가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었다. 해례가 알려진 것은 1940년 훈민정음 정본이 발견되면서다. 덕분에 해방 후에는 해례본 내용이 대중들에게도 공개되었지만 그 실체는 자취를 감추어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천신만고 끝에 소장하게 된 간송본과 2008년 경북 상주의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된 상주본 등 두 권이 전부다. 상주에서 발견됐다하여 이름 또한 상주본이라 이름 붙은 훈민정음 해례본이 다시 논란이다. 상주본은 운명이 지난하다. 국가와 원 소유자였던 골동품상, 그리고 현 소유자인 배익기씨가 10년 넘게 소송권 분쟁을 이어 온데다 지난 2005년에는 상주본을 소장하고 있던 배씨의 집에 불이나 일부가 불에 타 훼손됐다. 지난 6월 대법원은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판결했다. 소유권 분쟁이 일단락 된 셈이지만 분란은 좀체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배씨가 1000억 원 배상을 요구하며 상주본 반환은 물론 실체를 공개하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상주본이 화재로 상당부분 훼손되어 전체 33장 가운데 13장 밖에 남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상주본에 안겼던 1조원 가치도 퇴색될 처지에 놓였다. 지난주 개봉한 훈민정음을 만든 과정을 담은 영화 <나랏말싸미>의 극중 한 장면이 생각났다. 집현전 학사들이 집필해 완성한 해례본을 세종은 신하들에게 널리 알려달라며 나눠주지만 한명을 제외하고는 훈민정음 창제 자체를 반대했던 신하 모두 자리에 그대로 놔두고 나가버린다. 그 빈자리에 남아 있던 책들이 훈민정음 해례본이었을 터. 그 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달랑 두 권, 그것도 한권은 훼손된 채 남아 있는 오늘날의 해례본 실체가 아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8.01 18:32

데이터센터

최근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디지털 금광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구글이나 네이버 등 검색엔진을 통해 찾고자 하는 정보를 검색할 때 데이터센터를 통해 처리된 정보를 사용자의 컴퓨터로 전달하게 된다. 이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등을 갖추고 있고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온라인 쇼핑 등을 처리한다. 10년 전만 해도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기업에 석유관련 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 하지만 지금은 IT관련 기업들이 꿰찼다. 10위 안에 IT관련 기업이 7개나 포함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이 1위에서 5위까지 차지했다. IT관련 산업이 뜨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너도나도 데이터센터 건설에 올인하고 있다. 아마존은 9개 국가 15개 도시에 100개 이상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도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부동산 투자를 전년 대비 250%나 늘렸다. 구글도 올해 버지니아를 비롯해 14개 주에 데이터 센터와 지점 등을 건설하는데 130억 달러를 투자한다. 애플은 향후 5년간 110억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와 시애틀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 등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에 이어 추진하는 제2 데이터센터의 유치전이 치열하다. 애초 경기 용인에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전자파를 우려하는 지역주민의 반발로 포기하고 공모를 한 결과, 전국에서 136곳이 신청했다. 군산과 새만금개발청 부산 인천 대전을 비롯해 자치단체 60곳에서 78개 부지, 민간과 개인사업자가 58개 부지를 제안했다. 용인 데이터센터가 무산된 것이 네이버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자치단체에선 미래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방세 증가 고용 창출 상권 형성 등 경제적 효과 때문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9월 중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5400억원을 투입, 2022년까지 13만223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완공한다. 이와 관련, 전북연구원에서 새만금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최적지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추가 확장이 용이하고 기가와트급 재생에너지와 중국을 겨냥한 해저 광케이블망 구축이 강점이라고 제시했다. 새만금이 미국 버지니아주나 네덜란드 Agriport A7처럼 글로벌 데이터센터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7.31 19:03

‘적반하장’ 교육감

김승환 교육감이 29일 간부회의서 교육부의 상산고 자사고 유지 결정을 비난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평가 일부의 위법성까지 밝혀졌는데도 정부와 교육부를 향해 협력관계 단절을 시사하는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일단 상산고 문제에 대해 불복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목적과 가치를 달리하는 반대 진영에도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사과나 해명은커녕 오히려 도둑이 매를 든 격이다. 안하무인이자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교육부의 평가결과가 나오자 이에 대한 김 교육감의 책임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상산고 총동창회는 독선과 아집으로 1년 7개월간 전북교육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다. 학부모는 물론 여야 정치권, 일부 교육단체까지 이같은 움직임에 가세했다. 그리고 불과 며칠 전에는 김 교육감의 트레이드 마크인 청렴성에도 큰 생채기가 났다. 4차례나 측근 승진인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이 확정 판결됐기 때문이다. 이때도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교육청 대변인 논평대로 라면 법원판결 역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자사고 결론 이전에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교육부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때 핏발 선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런데 그가 다시 일전불사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지금까지 진보교육감으로 자처해온 터에 아군이나 다름없는 현 진보정권까지 대놓고 적으로 규정, 한판 싸우겠다는 것이다. 전북교육이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취임 이후 중앙정부와 담 쌓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그 결과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중앙정부 특별교부금 3260억원을 받아 9개 시도 중 제주 다음으로 적었다. 불통으로 인한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수개월간 학부모학생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다 자사고 폐지라는 거센 광풍이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그는 끄덕하지 않았다. 지금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교육수장으로서 전북교육을 위해 일 할 시간이 아직 3년 남았다. 제발 이 사태를 깊이 성찰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7.30 17:26

다윗과 골리앗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세상사에는 도저히 힘들것 같은 승부에서 약자가 강자를 꺾는 경우가 왕왕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이런 일이 많은데 상식을 깨는 결과에 사람들은 더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기록 경기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둥근 공이 개입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럭비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구기 종목에서는 이변이 연출된다. 작년 이맘때쯤 월드컵 역사상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FIFA랭킹 1위 독일과 한국이 맞대결을 벌였는데 결과는 잘 알려진대로 한국의 2-0 승리였다. 벼락이 친 것도 아니고 비둘기가 독수리를 잡아먹는 현상같은 전조도 전혀 없었는데 맑은날 이런 일이 발생했다. 킨샤샤의 기적으로 역사에 남은 알리와 포먼의 경기 또한 이변이었다. 은퇴한 노장과 40연승 가도를 달리는 숫사자의 대결에서 모든 도박사들이 포먼의 kO승을 점쳤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전쟁에서 이런 일이 나면 역사책에 남는다. 1588년 스페인 무적함대의 침몰, 이순신의 기록적인 승리, 트라팔가르 기적을 일궈낸 넬슨 제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주변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한다. 며칠전 교육부에서 최종 결정된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문제가 바로 그런 경우다. 결정권을 가진 도 교육청과 대항력이 없이 일방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학교측의 승부는 마치 칼자루를 쥔 사람과 칼날을 잡은 이의 승부처럼 보였으나 칼날을 잡은 이가 승리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다른게 아닌 민심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에서 보듯 선거에서도 약자가 강자를 뒤엎는 일이 가끔 있다. 그래서 세상사가 재미있는지도 모른다. 내년 4월 총선때 도내 정치역학이 어떻게 변할지가 관심사인데 여기에서도 역시 다윗과 골리앗이 있다. 능력이 있고 시민을 위해 더 헌신해 온 사람들이 뽑힐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으면 거의 당선을 담보하는 박스 선거의 특성상 누가 얼마나 많은 권리당원을 확보했는가, 아니면 조직력이 앞서는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강하고 고관현직을 지낸 골리앗을 꺾는 다윗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그런데 요즘 호사가들 사이에서 내년 총선때 함께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진안군수 선거가 화두다. 올 추석 이전에 이항로 군수의 재판이 마무리될 전망인데, 지역정가에서는 이한기 도의원, 이우규 진안군의원, 전춘성 진안군 행정복지국장을 비롯해, 도의원을 지냈던 김현철이충국김종철씨와 김남기 전 군의원, 이기선 전 전북도 국장 등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진안에서도 역시 다윗과 골리앗은 있을텐데 과연 골리앗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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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19.07.29 17:05

사필귀정의 승리

다른 시도교육청처럼 70점으로 기준점수를 정했더라면 상산고 재지정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친전교조 성향의 김승환교육감이 교육부의 권고안을 무시, 자신의 재량권에 속한다며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올렸다. 김 교육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자사고 폐지가 들어 있어 처음부터 상산고를 재지정에서 탈락시키려고 기준점수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본인은 자사고 재지정을 받으려면 이 정도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대응해 왔었다. 상당수 도민들이 상산고가 재지정에서 탈락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마지막 교육부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워낙 도교육청의 반대입장이 확고부동해 상산고측은 안심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지난 26일 교육부가 김교육감의 취소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표함으로써 앞으로 5년간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평가는 교육감의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며 평가적정성이 부족하다고 번복 이유를 전했다. 처음부터 상산고가 입시기관으로 전락해 폐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논리였다. 이 학교 만큼 다양하게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학교도 드물다. 홍성대 이사장의 건학이념대로 국가동량을 기르기 위해 자율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놓고 색안경 끼고 반대입장을 취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갔다. 전국에서 1인당 소득이 최하위인 전북에 영재학교도 없는 현실에서 상산고를 일반고로 만든다는 것은 전북의 장래를 망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교육부는 상산고에 사회통합전형잣대 적용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4점 만점에서 1.4점을 얻어 기준점에 미달한 79.6점을 얻어 탈락위기를 맞았다. 사회통합전형을 잘못 적용해 상산고를 탈락시키려는 것은 교육부 지적대로 김 교육감의 재량권 일탈과 남용으로 위법하다는 것. 헌법학자 출신으로 매사를 법논리로 재단해서 마치 법만능주의자(?)인 것처럼 보이는 김 교육감은 상산고 재지정 문제를 떠나, 4차례 승진인사에 부당개입한 혐의가 인정돼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본인은 이 판결에 억울할지 몰라도 공정해야 할 인사가 잘못됐기 때문에 분명 책임져야 한다. 전임 최규호 교육감이 전북교육을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려 깨끗한 이미지 때문에 김 교육감이 전교조와 민노총 등 진보세력의 지원으로 3차례나 교육감에 당선됐다. 이제 그는 범법자 교육감으로 낙인 찍혀 영이 제대로 안서게 됐다. 이 상황에서 정의로운 교육을 시키라고 지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또 교육문제를 이념논쟁으로 변질시켜 상산고의 명예를 실추시켰기 때문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한편 상산고문제에 많은 사람이 걱정했으나 그래도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열심히 뛴 의원은 없다. 여야의원 151명의 서명을 받아 교육부에 올린 그의 용기는 자랑스럽다. 특히 홍성대 이사장의 건학이념이 계속 이어지도록 한 이번 결정은 법치주의와 사필귀정의 승리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7.28 16:21

철길마을의 오래전 풍경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다. 철길이 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철길 양옆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낡은 집들이 이어지는 기묘한 풍경 덕분이다. 철길마을은 경암동 페이퍼 코리아 공장과 군산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km의 철로 주변에 형성되어 있는 마을을 이른다. 철길은 1944년 페이퍼 코리아의 전신인 북선제지 공장의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로,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로, 이후에는 <세대 제지선>이나 <세풍 철도>로 불리다가 세풍 그룹 부도로 새로운 업체가 인수한 후에는 <페이퍼 코리아선>으로 불리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마을 또한 철길이 놓여진 1944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고 하니 마을의 역사와 철길의 역사가 같다. 경암동 철길마을을 처음 가본 것은 15년 전이다.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그때는 오전과 오후, 입환열차라 하여 철길을 오가는 열차가 있었다. 입환열차는 화물을 수송하는 열차를 이른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집과 집 사이 거리는 불과 3.5미터. 기차는 이 사이에 끼어 겨우 통과했는데 그 풍경이 놀라웠다. 건물을 비집고 나온 구조물이 놓여 있을라치면 기차는 속도를 한껏 더 줄이고서야 그 구역을 통과했다. 그동안 기차 앞에 매달려 탄 안전요원들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철길 양옆에 놓인 집기들을 치우고, 중간 중간에 트인 통로를 통제하느라 분주했다. 안전요원들이 깃발을 흔들거나 호각을 부는 것은 주민들의 주의를 일깨우기 위한 의례(?)였다. 총 연장 2.5km 중 사람의 걸음걸이와 거의 같은 속도로 운행해야만 하는 구간은 길게 잡아 500미터. 기차가 통과할 수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이 철길은 수십 년 동안 입환열차의 통로가 되었으니 철길을 지척에 두고 살아온 주민들에게 기차의 존재는 위험했으나 익숙한 일상이 된지 오래였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철길 옆 주택들은 철길이 만들어진 이후에 자리 잡은 손님(?)이었다. 합법적인 절차로도, 현실적인 여건으로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하는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오래전의 경암동 철길 마을 풍경이 가르쳐준 것이 있다. 서로에게 짐이 되지만 또한 서로가 양보하여 함께 존재한다는 것.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가능했을 그때의 풍경이 새삼 그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7.25 18:05

웬 반일 종족주의?

최근 뉴라이트 계열 일부 인사들이 펴낸 반일 종족주의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로 한일간 경제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거짓말 나라로 폄훼하면서 일본의 강제 침탈을 옹호하는 곡필(曲筆)에 분노가 일고 있다. 이 책의 필진으로는 이승만학당 교장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주익종 이승만학당 교사 등 보수진영 인사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서울과 대구 부산 등지에서 북 콘서트를 열고 반일 종족주의를 타파하자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도발적인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친일은 악(惡)이고 반일은 선(善)이며 이웃 나라 중 일본만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종족주의가 반일 종족주의라며 한국의 민족주의는 본질적으로 반일 종족주의다고 규정했다. 대법원에서 배상을 인정한 강제징용과 관련, 징용 이전의 모집과 관알선을 통한 조선인의 일본행은 그들의 자발적 선택이었다. 이후 징용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은 10만 명 정도였는데 이들에게 일본은 하나의 로망이었다며 강제징용을 로망으로 미화시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강제 연행과 성노예로 동원된 사실을 부정했다. 이영훈 교장은 강제 연행됐다는 건 사료로 인정하지 않는 개인의 증언 등에서 비롯한 심각한 오해라며 여인들이 공창으로 향할 때 가난과 폭력이 지배하는 가정을 벗어나 도시의 신생활로 향하는 설렘이 없지 않았듯 위안소로 향하는 행렬도 마찬가지였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위안부 역시 전쟁특수를 이용해 한몫의 인생을 개척한 사람이었다. 이들을 세상 물정에 어두운 무능력의 존재로 간주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엉터리 주장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첫 증언 이후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맺힌 증언과 관련 사료 등을 통해 입증된 역사적 사실을 전면 부정하는 망동에 불과하다.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과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이들이 일본 1급 전범이 출연한 일본재단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행태는 개인의 영달에 눈멀어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과 다를 바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7.24 16:55

연꽃 같은 마음

요즘 도내 곳곳에 연꽃향이 가득하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결하고 고귀한 연꽃. 이렇게 꽃을 피워냈기에 절개를 중시하는 선비들 기풍과 잘 맞는다고 꽃 중의 군자(君子)라고 불렸다. 수줍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주 덕진 연못이나 정읍 태인면 피향정, 김제 청운사 하소백련 등에선 축제가 한창 이다.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정호승시인의 시 연꽃구경 의 일부다. 4년제 대졸예정자 10명중 1명만 정규직에, 또 1명은 비정규직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10명중 2명만 겨우 직장을 잡고, 8명은 백수인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에서는 소상공인 3명중 1명(33.6%)이 지난 1년새 휴업이나 폐업을 고려했으며, 응답자 77%는 올들어 매출이 크게 줄어 생계를 걱정할 정도란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서민들 살림살이도 죽을 맛이지만, 더 큰 문제는 자녀 취업까지 막혀 미래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데 있다. 한마디로 가정경제의 내우외환이 심각한 지경이다. 이들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정치권은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 여야 막론하고 벌써부터 기싸움이 대단하다. 지난 19일 여야합의 추경안 처리가 또 무산되면서 빈손국회로 임시국회 막을 내렸다. 추경안에는 군산을 포함한 구조조정지역 등 일자리 민생예산이 편성돼 지역 주민들은 한가닥 희망을 걸었다. 이마저도 정치권이 정쟁에 몰두한 나머지 서민 고통과 아픔을 외면한 것이다. 네 탓공방 일삼는 여야 진흙탕싸움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서 일까.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했던 정치인 노회찬의 친서민, 친노동자의 행보가 돋보이는 것도 요즘이다. 어제 그의 1주기 추모일이었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19.07.23 18:02

비키니의 추억

오늘은 24절기 중 열두 번째인 대서 (大暑)다. 중복인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내 유명한 민어탕, 삼계탕 맛집은 인산인해를 이룰거다. 중장년들이 복달임을 하는 이 시기, 해수욕장에서는 맨살이 많이 드러나는 수영복인 비키니(Bikini)를 입고 뛰어노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런데 모든게 때와 장소가 있다.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기 십상이다. 대표적인게 베이징 비키니패션 아닌가. 웃통을 드러내는 노출 패션은 중국 남성들의 오랜 피서법인데 상반신 노출에 그치지 않고 셔츠 아래를 둘둘 말아올려 배만 드러낸 경우도 있다. 서방 언론은 이를 여성 비키니에 견주어 베이징 비키니라고 부른다. 올해부터 중국 일부 도시에서 베이징 비키니 단속에 나섰다. 텐진시는 공공장소 웃통 금지 규정을 마련, 위반자에게 벌금을 물렸고 허베이성 한단시는 교육용 동영상 까지 만들어 보급했다. 우리가 오늘날 비키니 라고 하면 시원한 수영복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실은비키니엔 어두운 역사가 담겨있다. 호주와 하와이 중간쯤에 있는 비키니 섬은 1954년 미국 최초의 수소폭탄이 터진 곳이다. 당시 수소폭탄 캐슬브라보의 위력은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000배나 됐다. 핵폭탄만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옷이 등장했다는 의미에서 과감한 형태의 옷을 비키니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유사이래 리틀 보이(Little Boy)만큼 쇼킹한 것도 없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코드명이다. 라디오를 통해 천황(=덴노)이 떨리는 목소리로 항복 선언을 한 이후의 역사는 널리 알려진대로다. 사실 일본이 리틀 보이를 맞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바로 1941년 12월 7일 자행한 진주만(Pearl Harbor) 습격이었다. 기습에 성공한뒤 그 유명한 암호 도라 도라 도라를 사령부에 타전하며 득의만연 했으나 결국 일본은 미국에 무릎을 꿇게 된다. 일본 군부가 분수를 모르고 맞을 짓을 해서 얻어 맞은게 결국 리틀 보이다. 종전 후 무려 74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그 여진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사할린을 비롯한 숱한 곳에서 들려오는 징용자들의 피울음 소리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이 해석을 달리하면서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국민감정은 핏발이 서고 칼날처럼 곤두서고 있다. 병자호란때 주전파아 주화파가 그러했듯 한편에선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고, 다른쪽에선 현실적 해법을 주문하고 있다. 걱정스런 것은 극우로 치닫는 일본 정부가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쾌재를 부르는게 아닌가 싶다. 그게 결국은 양국에 엄청난 부담을 줄 터인데 말이다. 비키니를 보면서 일본 당국자들이 맞을 짓을 하는것은 아닌지 어둡던 과거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7.22 17:01

중복 같은 선거 열기

21대 총선 열기가 중복열기 마냥 후끈 달아 오른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띠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 대 다야 구도로 치러질 이번 선거는 의미가 남다르다. 민주당은 재집권과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과반 이상을 차지해야하고 자유한국당은 탄핵으로 부당하게 정권을 빼았겼다고 생각하며 한석이라도 더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결기를 다져간다. 정치는 민감한 생물이라 워낙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가 어렵다. 김정은과의 남북문제를 비롯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등 현안이 산적해 이 문제들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이 정치개혁특위위원장을 맡아 지역구가 줄고 비례대표가 늘 수 있다. 10석인 전북은 여야 협상과정에서 1~2석은 줄 수 있다. 자칫 게리멘더링 선거구 획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경선구도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각 지역구별로 선거구도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민주평화당도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한 비당권파가 분당수순에 들어가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과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운천 의원의 거취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의당도 제1야당을 목표로 전열을 정비해 그 어느때보다 한판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정치 1번지인 전주의 싸움이 볼만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이 전멸한 전주는 경선을 앞두고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이달 말까지 경선 때 절반을 차지한 당원 몫을 더 확보하려고 당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알게 모르게 감시가 심해 과거처럼 당비를 대납해주면서 무더기로 등록한 것은 어려워 보인다. 완산갑은 과거 학생운동권 선후배간의 선거로 치러진다. 민평당 김광수의원은 공천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를 기다린다. 민주당은 현 김윤덕위원장 한테 여성 신인인 김금옥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52)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정치신인이며 여성한테 주어진 가점이 25%나 돼 새로운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주변에서 점친다. 경선에서 김 비서관이 승리하면 전주선거판 전체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전주는 3개 선거구이지만 단일선거구나 다름 없어 누가 완산갑 경선에서 승리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경선기술자라는 평을 듣는 김 위원장은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원택 정무부지사와의 정치적 연이 깊어 이들의 지원여부가 변수다.문제는 전주시민의 여론에 달려 있다. 변화와 혁신을 바란다면 물갈이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찻잔속의 미풍으로 끝날 수 있다. 시민들이 얼마나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줄지가 걱정이다. 현역들 한테는 고정표 30%가 있다. 선거구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최소 40%는 되어야 금배지를 달 수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현역들의 고정표는 쉽게 이탈 안한다. 현안이 산적한 전주발전을 가져오려면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나중에 잘못 뽑아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후회 안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7.21 16:07

마에다 감독의 '백만인의 신세타령'

동아시아 역사를 수십 년 동안 추적해온 일본인 다큐 감독이 있다. 마에다 겐지 감독이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다큐의 영역을 지켜온 까닭에 이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제작한 수백편의 다큐 속에는 일본의 침략사를 조명한 역사기록물이 적지 않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백만인의 신세타령> 도 그 중 하나다. <백만인의 신세타령>은 일제 치하에서 강제 징용과 강제 노동, 정신대에 끌려갔던 피해자들의 한 맺힌 육성을 그대로 담은 기록이다. 상영시간만 225분. 7년을 꼬박 바쳐 완성한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상영됐지만 그다지 조명을 받진 못했다. 다큐로 제작한 <백만인의 신세타령> 이 발표되기 전, 책으로 엮은 증언집이 먼저 나왔다. 6백56쪽의 두툼한 책, 1백9명의 증언이 실린 이 책은 전쟁의 참상에 대한 기록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책이 출간됐을 때 일본에서는 진보 지식인 뿐 아니라 언론들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전화신청이 수백 건에 이르고 도쿄 간다의 책방 거리에서도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마에다 감독은 90년대 초반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대학교수와 작가, 의사 등 각 분야에서 일하는 지식인 20여명이 참여한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제작을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쟁피해자들을 찾아다니는 여정은 만만치 않았다. 7년 동안 그의 카메라와 마주한 증언자는 120여명.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증언을 받아내는 일은 그만큼 어려웠다. 그는 왜 이렇게 고단한 일을 자임하고 나섰을까. 20세기 격변기에 동아시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주목하고 살아온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우리 앞에 놓인 역사는 권력자들이 쓴 역사다. 따라서 이 역사는 실체가 아니다. 당한 사람으로부터의 역사를 밝혀내야 우리가 살고 있는 20세기를 바로 볼 수 있다. 이제 조금은 빚을 갚게 된 기분이다. 일본이 권력에 힘입어 제멋대로 역사적 질서를 파괴하고 강매했던 그 치부를 들춰내고 인정하는 일이 우리 스스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던 마에다 감독의 작업은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남북한과 일본 각지를 찾아다니며 풍신수길이 자행했던 폭력의 실체를 추적한 <월하의 침략자>(2009)도 그 결실이다. 아베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요원해 보이는 역사의 진전이 아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7.18 17:29

왜구 혼 뺀 ‘비격진천뢰’ 특별전

서애 류성룡이 기록한 징비록(懲毖錄)에는 임진왜란 당시 통쾌한 전투장면이 나온다. 1592년 9월 왜군에 함락당한 경주성을 탈환하기 위해 경상좌도병마절도사 박진이 성 안으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쐈다. 왜적들은 이게 무엇인지 몰라 서로 다투어 구경하려고 밀고 당기면서 만져보는 중에 갑자기 포탄이 폭발했다.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쇳조각이 별처럼 부서져 흩어지면서 즉사한 사람이 30여 명이나 됐다. 혼비백산한 왜군은 경주성을 버리고 서생포로 달아났다. 경주성 탈환뿐만 아니라 진주성대첩과 행주대첩 한산도대첩 등 주요 전투에서 조선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비격진천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첨단 비밀병기인 비격진천뢰가 지난해 10월 고창 무장읍성(사적 제346호)에서 무더기로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 발굴을 맡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무장읍성 내 수혈(竪穴구덩이)유적 등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비격진천뢰 6점은 모두 폭발후 탄피만 남아 있는 것이지만 무장읍성에서 찾아낸 것은 내부에 화약이 남아있는 원형 그대로여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인 1591년 화포장 이장손이 개발했다. 크기는 지름 21cm, 무게는 1718kg 정도로 원형의 무쇠 속에는 화약과 쇳조각, 발화 장치인 죽통(竹筒)이 있다. 죽통에는 폭발 시간을 조절하는 도화선이 들어 있어 약 500600m까지 날아가도 폭발하지 않도록 한 게 비결이다. 중국도 진천뢰라는 무기가 있었지만 폭발 시간을 조절하는 죽통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던져서 사용했다. 고창군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고창 무장읍성에서 찾아낸 비격진천뢰의 전모를 밝힌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차로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와 보존처리를 맡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지난 16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최하고, 2차로 발굴지인 고창 고인돌박물관에서 오는 10월 25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조선무기 비격진천뢰 특별전에선 고창에서 발견된 11점과 보물 제860호로 지정된 기존 유물 5점 등 16점의 출토 현황과 규격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비격진천뢰를 쏘는 화포인 완구(碗口) 3점도 선보인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최첨단 과학기술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조선의 비밀무기 비격진천뢰처럼 최근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에 온 국민이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다시는 대한민국을 얕잡아 보지 못하도록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7.17 19:20

네이버와 새만금

언론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부터 매주 월요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의 독점적 지위에 있는 네이버가 지역 매체를 배제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서다. 온라인 뉴스에서 지역문제조차 중앙적 시각이 지배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지역주민의 알 권리를 침해함과 동시에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규탄하고 있으나 네이버는 끄덕도 안 한다. 네이버의 현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네이버를 빼고 인터넷과 사회현상을 이야기 할 수 없는 시대다. 우리 국민의 3000만명 정도가 매일 네이버에 접속하고, 전체 검색시장의 70%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연간 매출액 5조원을 돌파하며 대기업그룹 반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런 네이버가 제2데이터센터 설립부지를 찾는다니 지자체로선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다. 네이버는 당초 예정지였던 경기도 용인시 설립 계획을 백지화시킨 뒤 공모에 붙였다. 민간기업이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전국적으로 벌써 10여곳에서 유치 의사를 밝혔다. 전북에서도 새만금 부지로 뛰어들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 회선 등을 제공하는 건물과 시설이다. 인터넷 검색, 쇼핑, 게임, 교육 등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려면 수만 대의 서버 컴퓨터가 필요하며, 이 서버 컴퓨터를 한 장소에 모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365일 중단 없이 가동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서버 컴퓨터에서 방출하는 열을 식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페이스북이 북극권의 스웨덴에 데이터센터를 세운 것이나, 네이버가 강원도 춘천에 제1데이터센터각을 둔 것도 냉각비용의 절감을 1차적으로 고려해서란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가 그 규모(10만㎡)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나 세수 증대에 별 기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갖는 상징성과 확장성을 감안할 때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특히 새만금과 연계될 경우 양쪽 모두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네이버는(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항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졌다. 새만금은 미래의 항해를 약속하는 땅이다. 네이버와 새만금의 결합을 보고싶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7.16 17:32

전주상의와 향토은행

전주상공회의소는 지역 중소도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1935년 설립돼 현재 회원 수가 1000 여 명에 달한다. 산업화 이후 전주상의는 건설과 운수업 종사자들이 주로 회장을 맡아왔다. 호남건설 이종덕 회장이나 흥건사 김광호동성 송기태 회장 등이 재임중 나름대로 뚜렷한 이미지를 남겼고, 도청 부근에 상공회의소 신사옥을 마련한 제23대 이선홍 현 회장은 연임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임기는 내후년 초까지다. 그런데 요즘 전주상의 안팎에서 사무처장을 과연 누가 맡을 것인가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핵심은 행정기관에서 누구를 영입하느냐, 아니면 사무처 내부 직원을 승진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일단 김병대 실장이 사무처장 직무대행을 맡아 연말까지 끌어갈 예정이다. 이선홍 회장은 당초 정관을 개정한뒤 상근부회장을 두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한다. 서울, 부산, 대전 등 광역시가 있는 곳은 상근부회장을 두고 있는데서 착안했다. 그런데 전주, 청주, 순천 등 광역시가 없는 곳은 상근부회장을 둔 곳이 전국적으로 한곳도 없기에 전주상의는 아직 정관 개정을 하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로 끌어가고 있다. 전주상의는 일단 상근부회장 제도는 보류하고 처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다. 이와관련 이 회장은 전주상의 위상 강화를 위해 (이번엔 내부승진을 지양하고) 도청 국장급 공직자를 영입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과거 이해상양영희씨 등 도청 국장급 간부가 퇴임 후 전주상의 처장을 맡으면서 위상도 높이고 일처리도 깔끔했던 기억이 강하다. 이 회장은 연말까지 국장급을 두루 추천받아 스크린할 방침이다. 그런데 이 또한 부담이 있다. 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주상의는 김순원 전 처장이 첫 내부승진 처장을 맡았을뿐 모두 외부 인사를 영입, 내부 불만이 강하기 때문이다. 최종 결론이 주목되는데, 한가지 전주상의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향토은행인 전북은행이다. 올해로 50년의 역사를 가진 전북은행은 가장 상징성이 큰 회원이기 때문이다. 매출면에서는 현대자동차, 전주페이퍼, 휴비스 등이 크지만 JB금융지주,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프놈펜 상업은행 등 굵직한 금융사를 보유한 알토란 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향토은행의 역할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창사 반세기가 될때까지 자행 출신 행장 한명 배출하지 못했다. 전주 제3금융중심지 사례에서 나타났듯 향토은행인 전북은행이 지주회사를 연금공단 주변으로 옮기는 등 보다 선제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산에 본사를 옮긴 하림을 구태여 거론할 것도 없다.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순 없지만 향토은행으로서 보다 통큰 베팅이 있어야만 더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7.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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