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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에펠탑처럼

전주는 도시팽창으로 외형상 다핵도시 같지만 한옥마을 하나에 의지하는 단핵도시나 다름 없다. 그간 전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성장동력으로 만들었던 한옥마을의 파급효과가 도시 전체로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현재는 그 동력마저 떨어진 상태다. 한때 붐비는 관광객으로 장사가 잘돼 가게 얻기가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장사가 안돼 빈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다른 도시나 마찬가지로 상가에서 파는 음식 등 먹거리가 특색이 없고 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한옥마을로 이어지는 관광코스를 둘러 보는데 반나절이면 끝나 버리기 때문에 굳이 전주에서 잘 필요가 없다는 것. 한때 전주 갔다오면 자랑삼아 무조건 선물용으로 수제 초코파이를 사갔지만 지금은 잘 안사간다. 일부 숙박업소에서 성수기 때 비싼 숙박료를 받는 등 횡포를 부려 이미지가 나빠졌다. 이 때문에 잠자리를 전남 여수에 빼앗기면서 반토막 났다. 전주는 값싼 콩나물국밥이나 비빔밥 그리고 안주거리가 푸짐한 막걸리 정도나 먹고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되고 있다. 숙박관광객들로 붐벼야 전주가 불야성을 이루면서 흥청거리고 돈을 쓰고 가는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이 지금 와서는 다른 곳과 차별이 안돼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아니라는 것. 내국인들이 줄고 외국인들이 느는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연간 1천만이 찾는 도시라고 자부심을 가졌지만 한옥마을을 차지한 외지인들이 건물을 비싸게 임대해줘 전주는 속빈강정꼴이 돼가고 있다. 문제는 전주에 볼거리와 체험형 관광지를 만들어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전주시 혼자만의 힘 갖고는 안되고 민자유치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자광에서 도청 옆 대한방직 자리에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건립하는 것은 전주 관광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시중에는 먹튀논란에다가 온갖 특혜시비까지 미처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난무하지만 프랑스 파리 상징인 에펠탑처럼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세계박람회 때 세워진 높이 324m의 에펠탑을 건립할 때도 논란이 많았다. 역사성이 깃든 문화와 예술도시에 철제탑을 만드는 걸 놓고 파리지엥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무슨 파리에 철제탑을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모든 관광객이 에펠탑을 찾아 예술의 도시 파리가 더 빛나면서 랜드마크가 되었다. 투자해서 일자리까지 창출하겠다는 사람을 발목잡거나 반대하는 건 모순이다. 언제까지 전주사람들이 일부 보수 언론들의 비난섞인 조롱을 받고서 살아야 하는가. 전주도 보수적인 낡은 사고의 틀을 깨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반대하는 사람은 애향론자고 찬성한 사람은 전주를 피폐하게 만드는 사람쯤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주시나 의회는 면피성 공론화위원회를 만드는 것 보다 과도하게 특혜가 주어지지 않고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용머리 고갯길로 호남선 철길이 못나도록 반대했던 그런 우(愚)를 다시금 범해서는 안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11.25 19:58

고노담화와 화해치유재단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를 발표한 사람은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하여 담화 이름은 고노담화가 됐다. 그는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발표하는 담화에 일본군 위안부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더했다. 고노담화가 다시 부상한 것은 지난 2014년, 아베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보고서를 발표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고노담화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담화의 취지를 사실상 파기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숨겨져 있었다. 물론 이 덕분에(?) 고노담화의 의미와 가치는 훼손되고 부정됐다.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결정했다. 재단 출범 2년 4개월만이다.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정부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정부의 합의에 따라 2016년 7월 일본정부가 출연한 10억 엔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시민단체는 피해자가 빠진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해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해산은 출범당시부터 예상됐던 결과인 셈이다. 사실 이 합의 내용은 재단 설립이 전부가 아니다.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상호비판 자제나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 같은 내용이 더 있다. 그러나 합의의 핵심이랄 수 있는 재단 해산은 한일간 합의 효력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해산 결정에 합의 자체를 파기한다는 표현을 담지 않았지만 외교적 분쟁과 갈등이 예고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예상대로 일본 정부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일본 외무성은 주일 한국 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는가하면 아베 총리는 한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 책임 있는 대응을 하기 바란다며 합의를 지키라고 대응하고 있다. 국제법까지 운운하는 형국이다. 이쯤되니 이 합의가 갖는 효력의 범위가 궁금해진다. 법적 효력을 갖는 협약도 아닌데다 정작 중심에 있어야 할 위안부 피해자들이 배제된 합의의 효력은 어디까지일까.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1993년 고노담화를 발표한 사람은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그 고노담화의 의미를 부정하는 검증보고서를 발표한 아베 정부의 외무상은 고노 다로, 고노 요헤이 장관의 아들이다. 시대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극명하게 갈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역사인식. 자칫 진전된 것처럼 보이는 한일 관계의 현실이 새삼 놀랍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11.22 20:01

농어촌상생기금이 기업 팔 비틀기?

지난 15일 국회에서 FTA 이행에 따른 농어촌기업 상생발전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에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과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참석했고 국회에서는 농해수위 소속 황주홍 위원장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사인 경대수정운천 의원, 그리고 김태흠김종회박주현 의원이 자리했다. 기업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그룹 LG전자 롯데지주 등 15개 대기업 관계자들이 나왔고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들도 함께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서 농어촌상생기금 출연을 독려하는 자리였다. 앞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5개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기금 출연을 촉구했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이 농어민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매년 1000억원씩, 10년 간 1조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한미, 한중FTA 체결 당시 여야정과 경제단체들이 무역이득공유제를 약속했고 지난 2016년 12월 현 자유한국당의 대표 발의로 FTA농어업법도 제정했다. 하지만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액이 너무 저조함에 따라 국회와 정부에서 기금 출연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년간 조성된 농어촌상생기금은 505억여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470억원을출연한 반면 민간기업에선 고작 35억원만 냈다. 1억 이상 낸 대기업은 현대차 4억원, 롯데 2억원 정도다. 아무리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하지만 FTA로 인한 수혜를 독점하는 대기업의 행태가 너무 옹졸하다. 물론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 기업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FTA로 직격탄을 맞은 농어민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연간 총 수입이 1000만원도 안되는 농가가 70%에 달하는게 농도 전북의 현실이다. FTA 때문에 파산당한 농어민들도 부지기수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서울지역의 일부 언론들이 일제히 정부와 국회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을 빗대면서 또 다른 적폐행위, 권력형 앵벌이 수준, 기업 팔 비틀기, 반강제적 준조세 운운하며 대기업을 두둔했다. 우리 농업농촌이 무너지면 식량주권이 무너지고 국가경제도 붕괴된다는 사실을 서울지역 언론들도 직시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8.11.21 19:48

자영업의 위기

고창 전통시장 내에 위치한개미상회가백년가게로 선정돼 얼마 전 현판식을 가졌다. 야채와 과일 등을 판매하는 이 가게는 올해로 33년째 한우물을 파왔다. 충분한 냉동냉장창고를 둬 신선한 상품을 제공하고, 아들이 대를 이어 지속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백년가게로 선정된 곳이 전국에 48개가 있으며, 전북에서는 전주의늘채움과탑외국어, 정읍의 제일스포츠와 정읍낚시 등 4개가 더 있다. 중소기업벤처부가 올 시작한백년가게사업은 30년 이상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홍보마케팅금융 등을 지원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자영업 현실은 100년은커녕 몇 년도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5년 간 전북도내 자영업자 13만552명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만 2만7640명이 폐업했다. 도내 전체 자영업자 21만1773명의 10%가 넘는다. 자영업의 위기가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자영업자 83만7714명이 문을 닫았다. 1년간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자영업 붕괴론이 결코 엄살이 아님을 보여준다. 자영업의 위기 진단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높은 자영업자 비중과 과당경쟁, 온라인 쇼핑의 득세, 프랜차이즈 수수료 부담 등으로 다산다사의 악순환을 겪어왔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심리적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자영업의 붕괴는 자영업자 개인을 넘어 지역경제에 직접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자영업자 폐업이 늘면서 당장 빈 상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3분기 전북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9.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굳이 통계 수치가 아니더라도 전주시내만 둘러봐도 건물 사무실을 임대하겠다는 곳이 수두룩하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한옥마을, 대학로 등 도내 핵심 상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억대의 권리금을 받았던 곳에서 권리금 없이 임대한다고 해도 임자를 찾지 못한단다. 자영업의 구조조정 과정으로만 편하게 볼 일이 아니다. 자영업자의 연착륙과 재도약을 지원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11.20 19:49

톡톡 튀는 지방의원

지금부터 27년전인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면서 유행한 단어중 하나가 가불(假拂)이었다. 가불이란 노동시장에서 앞으로 받을 임금이나 품삯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미리 앞당겨 받는것을 말하는데, 그만큼 생활이 어려운 지방의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소위 황색돌풍에 의해 지방의회에 입성한 이들중에는 제대로 된 학벌은 커녕, 직업한번 없이 정당 주변을 맴돌았던 이가 많았다. 더욱이 당시 지방의원은 명예직에 불과했을뿐 급여조차 없었기에 오직 남은 것은 깡다구 뿐이었다.일비나 여비 등 회의참석 수당으로 근근이 생활하던 일부 지방의원들은 가불을 해가기 일쑤였다. 다음 회기때 받을 수당을 미리 타가는 것이다. 법률적으로는 변태경리였으나 이것을 잘 하는게 유능한 경리 담당자였다. 그런가하면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예결위는 으레 기관장의 업무 추진비중 일부를 쪼개 쓰는게 관례였다. 만일 분배가 잘 안되면 의정단상에서 난리가 나기 일쑤였고, 사사건건 시비가 걸렸다. 이런 와중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행정의 난맥상을 제대로 짚어내면서 점차 이름을 알려가는 이들이 있었다. 학벌이나 경력 등에서 별다른게 없었으나 결기 하나로 무장된 일부 의원들은 향후 정치적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잘못된 관행에 대항했고, 대안을 제시해냈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역량을 한껏 발휘하거나 운동권이나 각종 단체에 몸담으면서 익힌 노하우를 접목시켜 나간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의원들은 진정성을 인정받았고, 훗날 시장 군수나 국회의원을 지낸 경우도 많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지방의원들은 이제 영악해졌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구태여 많은 적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의 위상을 높이면서 지지기반을 넓힌다. 지방의원은 도약을 위한 발판이라는 얘기다.10년전, 20년전에 비해 요즘 의원들의 소양과 품위는 한참 위에있다. 정의감으로 무장되고 세련된 기술을 갖춘 이들도 많다. 더욱이 지선이후 첫 등단한 올해 도의회나 시군의회 모두 열정이 넘친다. 그런데 벌써부터 일부 지방의원들은 갑질 행태를 보인다고 한다. 의정활동은 무조건 물고 뜯어야만 자신을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아가면서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를 깐깐히 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나친 오만이 종종 눈에 띈다고 한다. 일부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중에는 공적인 일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키는 경우가 없지않아 보인다. 심지어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는 의원도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무관심한 듯 해도 의원들이 4년동안 어떤 마일리지를 쌓는지 예의주시 하고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11.19 20:34

야간경관 조성

세상사는 음양의 조화로운 관계다. 빛과 어둠이 있듯이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는 법. 빛은 오감만족을 위해 중요하다. 빛은 그 자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밝기가 중요하다. 요즘 세상은 낮과 밤이 따로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촛불처럼 생명이 타오른다. 밤을 낯같이 만들다 보니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기술의 발달로 또다른 멋진 밤거리가 만들어진다. 전주가 지향하는 개발방향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관광도시건설이다. 하지만 전주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전주IC나 호남제일문이 너무 어둑컴컴하다. 전주역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밤에는 전주역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암흑세계다. 전국 그 어느역에도 이 같은 밤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전주역을 새로 짓는다고 하지만 그 이전까지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전주역을 환하게 불 밝혀야 한다. 지금 밤에 전주로 들어오는 각 방면의 초입부터 너무 어두워 전주 이미지가 좋지 않다. 전주시가 그간 한옥마을에 야간경관조명사업을 펼쳤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초보수준이다. 경관조명이란 낱말이 무색할 정도다. 예산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시 당국의 의지가 문제다. Led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돼 하나의 예술작품까지도 만들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야간관광이 대세다. 젊은 세대들은 먹고 마시고 체험하면서 야간에 돈 쓰고 가기 때문에 야간경관조성은 필수인프라다. 지금같이 전주 밤거리를 어둠으로 내몰아선 안된다. 한옥마을만 신경 쓸게 아니다. 도시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먼저 LED가로등으로 조도를 올리고 대형빌딩에 간접조명하고 근린공원을 더 밝게 해야 한다. 시민들이 야간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범죄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관광객들이 맘 놓고 어디나 오갈 수 있도록 하면 밤에 활력 넘치는 전주가 될 수 있다.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 리오데자네이루 도쿄 파리 뉴욕 등만 들먹일 필요가 없다. 재선인 김승수 전주시장이 그간 발벗고 뛴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야간경관조성사업을 소홀히 한 탓이 크다. 전주가 발전하고 빛나야 전북이 사람살기 좋은 고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그렇지않고 이대로 전주를 놔뒀다가는 생명력 잃은 불꺼진 도시로 가고 말 것이다. 관광객 수에 흥분하지 말고 다시 찾고 싶은 전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시민들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와 눈높이가 달라진 만큼 전주의 야경도 확 달라져야 한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비해 전주시의 행정력이 뒤쳐져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무작정 예산타령만 늘어 놓을 게 아니라 김 시장이 의지를 갖고 야경이 아름다운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시의회도 야간경관조성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간 문제 많았던 여수시를 비롯 다른 선진도시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11.18 19:35

다큐 감독의 저작권

안해룡 다큐멘터리 감독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2000년 그가 기록한 영상물 끝나지 않은 법정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다. 그는 일본에서 열린2000년 일본군과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 법정 행사를 기록한 영상물을 만들었다. 당시 다섯 명으로 영상팀을 구성했다니 물리적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터였다. 이 다큐는 KBS의 열린채널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는데, 방송이 나가자 복사본을 요청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방송사에 부탁해 복사본 50개를 구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도 복사본을 요청한 단체 중의 하나였다. 문제는 18년이 지난 지금 불거졌다. 아시아 프레스 인터내셔널 서울 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안감독이 그동안 촬영하고 기록한 일본 위안부 관련 테이프를 국가기록원에 기증 보존하는 과정에서였다. 안 감독은 테이프로 보관되어 있는 영상물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디지털화 작업으로 공공의 역사적 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사무실에 갖고 있던 영상물을 정리하고 보니 2000년 국제 법정 기록물 원본을 찾을 수 없었단다. 정의기억연대로부터 당시 전달했던 복사본을 구해 국가기록원에 전달하고 디지털화한 영상물을 다시 정대협에 전달했다. 그런데 국가기록원과 협약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정의기억연대가 이 기록물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확인이 필요했지만 정의기억연대에는 18년 전 어떤 약속으로 이 영상물이 단체에 전달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럼에도 정의기억연대는 회의를 거쳐 자기 단체에 저작권이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변호사 자문까지 받았다는 이 단체의 결론에 안 감독은 분노했다. 당시 정대협은 영상팀 4명에게 200만원의 경비를 지급했다. 제작비 전체의 극히 일부였다. 그런데도 저작권을 정당화시키려고 한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았다니 법대로 하라는 것이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 그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조선인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조선족, 입양아 등 식민지시대 역사와 소외된 계층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치열하게 지켜온 대표적인 다큐 감독이다. 20여 년 동안 일본군 피해자의 증언과 식민지 지배 하에서 권력을 갖지 못하고 배우지 못했던 가난한 민중들의 피해의 역사를 추적해온 안감독이 다른 곳도 아닌 정의와 인권을 지키는 시민단체와 분쟁하게된 상황이, 그가 안게될 상처가 안타깝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11.15 19:53

절박한 군산형 일자리

지금 군산경제는 출구 없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마저 문을 닫으면서 그야말로 불 꺼진 항구로 전락했다.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으로 한 때 5000여명이 넘었던 인력은 대부분 공장을 떠났다. 조선소 협력업체 86개사 가운데 64개사, 74%가 연쇄 도산했고 협력업체 근로자 4900명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20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 협력업체 149곳은 개점휴업 상태고 이 가운데 30%는 부도를 맞았다. 협력업체 근로자 1만2700여명도 실직상황에 처했다. 실제 폐업한 협력업체 수는 통계치보다 훨씬 많다는게 군산자동차부품협의회장의 전언이다. 사실 완성차의 협력사는 조그마한 볼트 만드는 공장까지 치면 15차까지 간다고 한다. 군산조선소와 자동차공장 폐쇄로 1년여 새 군산지역 실업자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실업률은 4.1%로 지난해 1.6%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생계위기에 처한 시민들이 군산을 떠나면서 인구는 1년6개월 사이에 4000여명이 줄어들었다. 전북산업의 두 축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전북경제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 생산량은 2조2900억원이 감소했고 전북GDP의 15~16%가 줄어들었다. 군산조선소를 포함하면 전북산업생산의 30%가 타격을 입은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전북 정치권은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군산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전북민심 수습책으로 군산형 일자리를 제시했다. 지난 2일 전북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광주형 일자리처럼 군산형 일자리를 전북도와 중앙당이 함께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의 반값 연봉 수준인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 노조와 민주노총의 강력 반발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 반영시한인 오늘(15일)까지 협상 타결이 안되면 추진동력을 잃게 된다. 문닫은 한국GM 군산공장 등을 활용한 군산형 일자리창출에 정부와 여당, 그리고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피폐해진 군산경제가 너무 절박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8.11.14 19:39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조계종은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이다. 종단 조직의 정점에 종정이 자리하고, 그 산하에 원로회의감찰원총무원원로회의중앙종회 등으로 편성되어 있다. 종정은 조계종 종단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며, 종단 전반은 총무원장 중심 체제로 운영된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종단의 인사와 예산, 3000여개의 사찰 주지 임면권을 갖고 있어 그 권한이 막강하다.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매번 갈등이 따르는 배경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던 것이1994년 분규다. 당시 총무원장 3선 연임을 놓고 난투극까지 벌였다. 1998년에는 정화개혁회의측과 총무원측 사이에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싼 분규가 발생해 법정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찰 수와 신도 수에서 큰 세력을 갖지 못한 전북지역 사찰에 승적을 둔 금산사 송월주 회주스님과 실상사 도법스님이 이들 조계종 최대 분규의 한복판에서 종단의 안정을 꾀하는 데 각기 주역으로 활동했다. 금산사에서 줄곧 수행해온 원행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선출돼 어제 취임 법회를 가졌다. 원행스님의 총무원장 선출 과정 또한 순탄치 못했다. 이번에는 월주도법스님과 함께 기득권 세력으로 비쳐지면서다. 원행스님도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총무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 각급 기관과 법인들이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고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개혁에도 방점을 뒀다. 김제 만경 출신의 원행스님은 지역사회에서도 폭넓게 활동했다. 두 차례의 금산사 주지를 역임하는 동안 콘서트템플스테이 개최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했다. 전북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전북갈등조정위원회, 전북 녹색성장위원회, 새만금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권세와 명리, 사치와 부귀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결백하다지만 이를 가까이 하고서도 이에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결백하며,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을 고매하다고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매하다. 원행스님이 금산사 주지 때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소개한 자신이 좋아하는 <채근담> 글귀다. 총무원장에 취임한 원행스님에 대한 종단과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11.13 19:57

자치단체 경영마인드

낚시하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는 놓친 물고기라고 말한다. 멀리 갈것없이 우리 지역에서도 놓친 물고기가 커 보였던게 한두번이 아니다. 전북혁신도시 유치가 확정됐던 LH 본사가 주택공사와의 통합으로 인해 힘겨루기에서 밀리면서 결국 경남 진주로 둥지를 틀었고, 먼저 기치를 들었던 동계올림픽 또한 강원도 평창에 넘겨줘야 했다.전북 입장에서 보면 아깝기 그지없는 아픈 경험들이다. 그런데 결과가 과정을 합리화 시키는 경우가 많기에 놓친 물고기를 너무 아쉬워 할 일도 아니다. 예를들면 LH를 놓치고 대신 얻은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잘만 활용하면 훨씬 큰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사업도 잘만하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의 군산 유치로 지역경제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역설적으로 두 기업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파산지경에 이르면서 만일 다른 기업이 왔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날 전 세계는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고 쓸만한 기업을 끌어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아주 보기드문 일이 있었다. 제35보병사단이 지난 7일 순창군 공설운동장에서 2018년도 15기 신병수료식을 가진 것이다.향토사단이 현재 임실에 주둔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순창에서 신병수료식이 열린 것은 황숙주 순창 군수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사단측에 요청하면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이를위해 순창군은 수료식때 장병들의 왕복 이동수단 제공과 음식값 할인 등 유리한 조건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병들에게 전북의 다양한 지역을 체험하고 지역문화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조치라는게 사단측의 설명이다. 순창군은 이번 수료식때 신병 190여명, 가족 등 900여명이 참가해 짧은 시간이나마 순창의 맛과 멋을 즐기는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임실군의원, 상인회 회원 등 관계자 20여명이 지난달말 35사단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아닌게 아니라 사단 주둔지인 임실군으로서는 집토끼를 놓친 격이어서 자존심이 상할 노릇이다.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반대로 산토끼를 잡은 순창군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단순한 사안에 불과한 것 같아도 이번 사례는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치단체가 얼마나 경영마인드로 무장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11.12 19:31

돈선거의 끝자락

예전보다 선거법이 엄격해졌지만 아직도 돈 선거판은 계속된다. 후보자는 돈 안드는 선거를 하고 싶지만 선거가 가열되다보면 물불 안가리고 돈 선거의 유혹에 빠진다. 자유당 때부터 선거 때마다 고무신 한켤레라도 받거나 막걸리 한잔이라도 받아 먹어야 찍는 묘한 습성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형태만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법의 감시가 소홀하고 법망을 피해 가는 요령이 기가 찰 정도로 교묘해져 돈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각 후보들이 실제로 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을 거의 초과해서 쓴다. 하지만 회계기준에 잘 맞춰서 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지 속내를 들여다보면 거의 위법이다. 후보 등록전부터 알게 모르게 경조사비로 쓰거나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거나 맺으려고 많은 돈을 쓴다. 오만원 짜리가 나온 후에는 인플레가 이뤄져 규모가 커졌다. 거의가 본인 돈 보다는 남의 돈 갖고 선거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 대가성이 오가는 돈이라서 탈도 잘 난다. 그간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 당선됐다고 자부한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거의가 법망에 안 걸려 운 좋게 빠져 나간 경우가 더 많다. 각 후보자들은 선거가 끝난 후 6개월이 지나야 공소시효를 벗어나 발뻣고 산다. 그 이전에는 혹시나 경찰이나 검찰에서 선거법과 관련해서 조사할게 있다고 통보해올 것을 두려워 한다.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표정관리를 하지만 얼마든지 털면 털릴 사람들이다. 8년여 잠행끝에 붙잡힌 최규호 전 교육감이 돈 선거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돈 안들이고 선거를 하고 싶어도 전북 전체를 아우르는 선거를 치러야 하므로 조직을 갖추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무실 차리고 조직을 갖추다보면 그 때부터 실탄 들어 가는 건 불문가지다. 자원봉사자가 있어도 공중전화통 마냥 돈 줘야 움직이므로 그들한테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각 지역별로 선거브로커들이 챙기는 돈도 만만치 않다. 이들에게 밉보였다가는 추풍낙엽처럼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이들을 조직으로 끌어 들이면서 검은 컨넥션이 형성된다. 요즘 선거판에서 10만원은 돈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표값이 치솟았다. 동정표를 얻어 당선된 사람도 있지만 그것도 자신이 사전에 뿌려 놓은 씨앗을 거둬들인 것이나 다름 없다. 몇십억 드는 교육감 선거에 최 전교육감이 어떻게 실탄을 만들었겠는가. 그가 김제자영고등학교 실습지를 골프장 건설업체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3억을 받은 것을 비롯 뭉칫돈을 만들려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등을 들어줬을 것이다. 3선 출마도 가능했던 최 전교육감이 수뢰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후 붙잡히자 시중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떨고 있다는 말이 퍼져 있다. 그의 입에 운명이 갈릴 사람들이 있다는 것. 돈을 매개로 한 정실선거가 있는 한 제2의 최규호는 나온다.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명예욕이 빚어낸 과오로 돌려야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11.11 16:16

간척의 땅과 개발

간척은 바다를 막아 더 이상 강물을 안지 못하게 하고 땅을 만드는 일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 중에는 간척을 통해 땅을 얻어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예가 많다. 대표적인 나라가 네덜란드다. 간척의 과정은 보존과 개발의 첨예한 대립구도를 부른다. 그러나 둘러보면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이룬 개발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길이 500미터 차이로 방조제 최장 기록을 새만금에 내준 네덜란드 주다지 방조제. 환경 파괴가 아닌 개발과 환경의 조화로 인식되는 이 방조제는 10여년 전 16만5000ha의 새로운 토지가 만들어져 농업지역, 도시지역, 위락휴양공간, 자연생태보전지역 등으로 조성됐으며 12만5000ha에 달하는 담수호가 농업용수, 공업용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간척지 곳곳에 숲과 습지를 보존하면서 스프레이-프리-팜이란 친환경농법으로 담수호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덕분이다.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로 개발된 도시 알메르도 있다. 알메르는 주다지 간척사업으로 개발되는 5개 지구 중 하나다. 당초 15만 명으로 계획됐지만 목표를 일찌감치 넘어 40만 명 인구 규모로 수정됐다. 인구 증가 비결은 쾌적한 도시환경이다. 1967년 매립이 시작된 이후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알메르의 도시 개발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실행하지 않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는 것이다. 수요의 양과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들어가는 방식 덕분에 도시 곳곳에는 아직 빈터로 남아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공간이 적지 않다. 충분한 이유와 계획을 세운 이후에 개발에 들어가는 알메르는 특히 녹지 공간이 많다. 개발에 앞서 나무를 심는 일부터 시작한 덕분이다. 적절하게 안배된 녹지공간은 앞으로의 개발을 위한 여유 공간이지만 시민들의 삶을 높이는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인구증가와 더불어 토지 활용도가 다양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을 담보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에게도 보존과 개발의 갈등구도 속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간척의 땅 새만금이 있다. 지난달 정부가 새로운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이다. 정부의 대대적 구상이 반가우면서도 불쑥불쑥 터져 나오는 새만금 개발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논란이 시작됐다. 정치적 공세까지 가세했으니 이번에도 갈 길이 험해 보인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11.08 21:36

군산공장 매각 늦추는 한국지엠의 꼼수

지난달 29일 국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군산공장 매각과 관련, 현재 몇 개 업체들과 긴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처음 언급했다. 그는 결과가 나오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며, 대외비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산공장의 일부 부품생산설비 재가동에 대해선 향후 공장 매각 등 제3자와의 협상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카젬 사장이 언급한 협상 대상업체들은 대략 다섯군데 정도다. 전기차를 OEM 방식으로 생산, 중국 완성차 제조회사에 공급하겠다는 특수목적회사(SPC)와 소형화물차를 생산하려는 중견 특장차 제조판매사, 그리고 경승용 다마스를 생산하려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12개 중소기업, 또 외국계 인수합병 전문기업과 조립형 주택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 등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한국지엠의 비협조적 태도에 불만을 토로한다. 공장 인수와 함께 사업성을 판단하려면 먼저 군산공장 내 시설 현황을 파악해야 하는데도 달랑 건물평면도 하나만 주었다는 것. 구축된 설비나 도면 제공은 한국지엠이 거부하고 있기에 사업계획서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올해 초 미국 제너럴모터스는 한국지엠의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우리 정부와 협상을 통해 산업은행에서 7억5000만 달러, 원화로 81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고 산업은행은 지난 4월 이중 절반을 한국지엠에 집행했다. 당시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은 군산 지역에 면목이 없다면서 부지 매각 방식대상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 뜻에 따르겠다고 확약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송하진 도지사에게 서면으로 약속했다. 그랬던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매각에 차일피일 늑장을 부리고 있다. 결국 돈 때문이다. 129만㎡에 달하는 군산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1242억원 정도다. 그러나 군산지역 경기 침체로 산업단지의 실거래가는 공시자가를 밑돌아 실제 군산공장 땅값은 1000억원 수준이다. 기업에겐 오직 이윤이 최대의 선이라지만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한국지엠의 꼼수에 군산시민과 전북도민들은 분노한다.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군산국가산업단지 협력업체의 30% 정도가 도산했다. 이달말 군산공장 무급휴직자의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끝나면 군산 경제는 더 피폐해질 것이다. 정부와 산업은행, 그리고 전북도의 강력 대응이 시급하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8.11.07 20:51

민평당의 존재감

전북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새만금의 대단위 태양광단지 조성계획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 측은 새만금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내세우고, 반대 측은 30년 기다린 새만금에 겨우 태양광이냐로 맞서고 있다. 과연 태양광이 새만금의 선물일까. 일단 외형상 잘 포장된 선물 보따리로 보인다. 태양광풍력단지 건설에는 민간자본 10조원과, 연구실증시설 등에 5690억원이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20년 넘게 투입된 사업비에 버금가는 돈이 몇 년 안에 새만금에 풀린다는 데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뿐 아니다. 지역 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많이 배려하고, 주민펀드 등을 통한 주민소득까지 챙기는 계획도 들어 있다. 그럼에도 새만금 태양광단지 설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전북지역 민주평화당 국회의원들이 그 중심에 있다. 민평당은 태양광단지가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새만금이 환태평양 경제중심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여기에 전북도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고 있다. 민평당의 이런 문제 제기에 정부와 여당, 전북도는왜곡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산업단지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용지를 활용하는 것이며, 전북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강변한다. 전북도 역시 새만금 재생에너지에 대한 논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전에 이미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전북도의 설명대로 새만금 태양광단지 조성계획은 이미 1년 전 언론에도 보도됐다. 민평당의 지금 입장처럼 새만금에 태양광이 설치될 경우 부정적 기류 또한 만만치 않았다. 정부가 당초 새만금 20%를 태양광 부지로 요구해서 전북도의 입장이 곤혹스럽다는 이야기도 이 때 흘러나왔다. 베일에 가려졌던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민평당이나, 정부의 전북도 주도론 모두 절반씩은가짜뉴스인 셈이다. 민평당이 새만금 태양광의 공론화 절차를 문제삼은 것은 정치적 계산을 숨겼다고 하더라도 뒤늦게나마 잘한 일이다. 그간 새만금에 인색했던 정부와 여당이 그나마 전북도민들의 눈치를 보게 만든 것만으로도 민평당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부 에너지정책에서 새만금이 절실한 만큼, 이를 고리로 새만금 현안들을 푸는 데도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11.06 20:31

송하진과 정동영

세상사 우연히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돼서 어떤 경우에는 동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묘한 시점에서 대척점에 서기도 한다. 박정희와 존 F 케네디는 이역만리 전혀 다른 곳에서 태어났으나 묘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던 1917년 식민지 한반도에서는 박정희가 태어난다. 묘하게도 미국에서 같은해 존 F 케네디가 탄생한다. 그리고는 한참 시간이 흐른 1961년 둘은 공교롭게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요즘 같으면 청년 취급을 받는 44세때였다. 한 사람은 뷸릿(bullet 총알)으로 정권을 훔쳤고, 다른 사람은 합법적인 밸럿(ballot 선거)으로 권좌에 올랐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두 사람은 1961년 11월 미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상회담을 갖는다. 불과 2년후 존 F 케네디는 46세를 일기로 댈러스에서 흉탄에 의해 암살되고, 박정희는 1979년 61세를 일기로 역시 궁정동에서 시해되기 때문이다. 먼 훗날 일부 사가들은 이들이 같은해에 태어나고 같은해에 권좌에 오른데다 머리에 흉탄을 맞고 사라진 것에 대해 우연치고는 참으로 묘하다고 말한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인데 이는 1616년 4월 23일 스페인의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우연하게도 같은 날 사망한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고 한다. 요즘 정가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를 던지고 떠난후 집권여당과 민주평화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대결 구도가 만만치 않다. 좀 성에 차지 않더라도 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정부가 제시하는 지역발전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게 관행이나 이번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송하진 지사가 새만금의 활로를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찾겠다며 이는 곧 새만금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가장 앞장서서 반대 논리를 펴고있다. 심지어 대통령 방문에 맞춰 군산 현지에서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요즘 도민들은 좀 헷갈리는 분위기다. 송하진 지사와 정동영 대표는 무려 50년전 까까머리 소년때 고교 동기동창으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어왔는데, 지역 현안에 대해 이처럼 대척점에서 만나는 것은 좀 의아하다. 일부 호사가들은 발전 방향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며 병자호란때 주화파와 주전파의 예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쪽에선 겉으론 새만금 발전 방향에 대한 시각 차이 같지만 본질은 가깝게는 내후년 총선, 좀 멀게는 차기 도백 선거와 맞닿아 있는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이번 새만금재생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일개 사업에 그치지 않고 향후 결말에 따라 송 지사,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전북의 명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11.05 19:39

물당번도 못하는 60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속속 공직이나 일반 직장에서 퇴직한다. 자녀들 때문에 노후 준비도 제대로 못해놓고 퇴직해 경제적으로 힘들어라 한다. 당장 돈 벌어야 할 상황이지만 일자리가 없어 헤매고 있다. 나날이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기술과 자본도 없어 자영업을 차리지도 못한다. 이들 세대들은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낀 세대로서 힘든 경쟁세월을 보내왔다. 대학을 나와야 직장을 구하고 동료들보다도 승진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밤잠 안자고 공부했고 집에까지 일보따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했다. 이들은 번아웃족같이 퇴직 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일만 하다가 퇴직하다 보니까 여가생활을 즐길줄 모른다. 경제적으로 안정돠어야 취미생활도 하고 산행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전주만해도 70대 이후 세대들은 어느정도 노인대접을 받는다. 자녀들한테나 사회적으로도 누릴 것은 누리고 있다. 후배들이 있어 어른이나 선배대접을 받고 있다. 그러나 60대들은 사회적 발언권도 약하고 물당번도 못한다. 선배들로부터 어린아이 취급을 당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함께 가려고 챙기거나 끼워주질 않는다. 지금 전주사회는 너무 고루하고 보수적이다. 세상이 하루게 다르게 변해 가지만 역동성이 떨어진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소극적으로 가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소통이 잘되는 사회라야 건강해지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방의회가 있지만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계가 있다. 아직도 지방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지 못해 더 그렇다. 전주 사람들은 양반기질이 강해서인지는 몰라도 장단점 모두가 착하다. 장점도 착하고 단점도 착하다. 이런 성격 가지고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 뭔가 똑 바른 기질이 있어야 하는데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애매하다. 매사에 수동적이고 적극적이질 못하다. 비난과 비판만 할 줄 알지 대안을 제시할 줄 모른다. 60대들은 공부도 할 만큼 해 지적수준이 높고 경험도 풍부하다. 예전 60대들 보다 건강하고 에너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지금부터는 할일이 없다고 푸념만 할 게 아니라 일을 만들어서 하면 그만이다.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거나 조합을 결성해서 운영하는 것도 좋은 예일 수 있다.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물당번도 못한다고 선배들 탓만 할 게 아니라 목에 방울 달 일이 있으면 방울을 달아야 한다. 동학의 후예답게 촛불집회 때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서야 한다. 너무 긴 잠에 빠져 있는 전주나 전북사회를 깨우자. 우리 스스로가 행동하는 양심을 갖고 지역사회에 역동성을 불어 넣어야 한다. 지역사회가 잘못가고 있거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 여론이 잘못 형성돼 가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바로 잡아줄줄 알아야 한다. 60대들이 전주와 전북사회를 바꾸는 중심이 돼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남들한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고 발전해 갈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11.04 19:12

전동차와 관광지

안동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삼면을 감싸 안고 있는 독특한 지형과 빼어난 자연경관, 조선시대 한옥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풍광이 더없이 운치 있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전체가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될 만큼 유형무형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이 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금은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으니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힐만하다. 하회마을이 요즈음 때 아닌 분쟁으로 시끄럽다. 마을에서 운행되는 전동차가 분쟁의 주범이다. 그런데 분쟁의 속내를 들여다보니 그 이유가 마을 안 골목길을 달리는 전동차들의 폐해 때문이 아니라 마을 안의 업체와 밖에 있는 업체 사이에 운행 독점권을 둘러싼 싸움이다. 하회마을에 전동차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하회마을의 안에서만 4개, 전동차 80대를 운행하고 있단다. 상상해보자. 600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을의 느티나무와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하회마을의 골목길,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이 배인 한옥과 정갈하고 멋스런 흙담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전동차들의 행렬을. 일본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쯔마고가 생각난다. 쯔마고는 에도시대, 교토에서 도쿄를 잇는 길에 형성된 여관마을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적으로 형성됐던 69개 여관마을 중 보존이 잘되어 있는 6개 마을을 중요전통적건조물보존지구로 지정했다. 그중에서도 400년 역사를 가진 쯔마고는 최고로 꼽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지키고 있는 규정이 있다. 팔지 않는다. 빌려주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는 구호를 내세운 일종의 규약이다. 마을 사람들이 이 규약을 충실하게 지켜오고 있는 덕분에 쯔마고는 여전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사시사철 외국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이 마을에서는 걷고 쉬면서 전통가옥과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모습까지도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전동차를 받아들인 하회마을도 쯔마고처럼 오래도록 원형을 간직할 수 있을까. 오직 편하고 빨리 마을을 둘러보는 수단으로서의 전동차의 존재는 아무래도 위험하다. 관광을 앞세워 망가지고 있는 오래된 유산들이 적지 않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전주의 한옥마을에도 전동차가 달린다. 큰 길 작은 길을 가리지 않고 전동차가 달리는 한옥마을은 제 정취를 잃은 지 오래다. 우후죽순 늘어난 전동차 가게는 도로를 점령하고서도 당당하다. 안전사고까지 가세했지만 행정의 규제도 닿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11.01 19:25

강제징용 피해자의 눈물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승소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옹(98). 지난 2005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소송을 낸 4명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이후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승소했고 이듬해 7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1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지만 일본 기업의 재상고와 사법농단사태로 재판이 지연되면서 5년만에야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 함께 소송을 제기했던 강제징용 피해자 3명은 대법원의 승소 소식을 듣지 못하고 가슴에 한을 안은채 세상을 등졌다. 백수(白壽)를 앞둔 그는 오늘 같이 살아서 왔다면 마음이 안 아픈데, 혼자 오니 슬프고 서운하다며 울먹였다. 이번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을 보면서 감회가 남다르다. 조부도 1944년 40대 중반에 일본 구주 탄광으로 강제징용을 당했다. 탄광 막장에서 강제 중노역과 구타를 당하면서도 집에 남겨진 부인과 7남매를 생각하며 버텨오다 이듬해 8월 해방이 되면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돌아왔다. 하지만 하루 콩 한 줌으로 연명하며 중노동과 가혹행위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피골이 상접한 채 돌아와서 시름시름 앓다가 5년만에 돌아가셨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피해접수를 받았고 22만여명이 신청했다. 탄광에서 받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노역금을 1엔당 2000원씩 원화로 환산해서 80만원을 수령했다. 1년여 동안 강제 중노동의 댓가로는 터무니없는 액수였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에 따르면 아직도 강제노역 피해신고를 못한 사람들이 10만여명이 넘는다. 일제의 강제 징용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진행됐다. 중일전쟁을 일으킨 이듬해인 1938년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해 강제징용에 나선 것. 이 기간 일본과 만주 등 국외로 강제 동원된 사람이 150만명, 국내 작업장에 동원된 사람이 약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당시 인구 2500만명의 14%가 강제 징용 피해를 당했다. 독일은 기억책임미래 재단을 만들어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의해 강제노동에 동원된 피해자를 단 한명도 누락되지 않도록 접수받고 있다. 이제라도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함께 우리 정부도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8.10.31 19:46

그늘 드리운 태양광

태양광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거리마다 나부낀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태양광 투자 이야기가 결코 생소하지 않다. 태양광 투자로 얼마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인들의 투자담도 곧잘 듣는다. 전문 업체들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태양광 사업이 평범한 시민들 속으로 들어왔다. 가히 태양광 열풍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은퇴자들이 특히 태양광투자 유혹의 대상이다. 분양 업체는 보통 100kw 1기를 기준으로 2억5000만원 안팎을 투자할 경우 월 2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한다. 부지비 등 1억원쯤 있으면 나머지 저리 융자를 받아 소자본으로 발전소 사장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기조로 삼는 정부가 든든한 후원군이다. 태양광 분양업체의 광고가 과대광고로 제재 받지 않는 걸 보면연금발전소란 말이 헛말은 아닌 모양이다. 물론 건실한 분양 업체에 투자해서 정상 가동되는 경우다. 낮은 금리 체계에서 연간 10% 내외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데 어찌 투자처로서 큰 매력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진 곳도 있기 마련이다. 태양광 열풍에 따른 입지 갈등과 산지 훼손, 부동산투기 등 사회적 문제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북은 전국적으로도 태양광발전의 핫플레이스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전북의 태양광 발전 허가 건수는 1만7831건으로 전국 5만2298건의 34%에 달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미 정읍과 김제, 임실, 부안 등은 태양광 발전시설에 필요한 변전소 연계 용량을 초과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곳이기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태양광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도내 시군 태양광 시설의 상당부분은 외지인 소유로 알려져 있다. 전북지역 땅값이 싼 이유로, 외지인들의 먹잇감이 된 셈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가 어제 군산에서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정부는 새만금에 신재생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관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발전수익 일부를 재투자함으로써 새만금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이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희생양이 될 뿐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새만금이 정부 정책의 먹잇감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태양광이 새만금과 지역발전의 빛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10.30 20:05

‘전북의 친구’ 문 대통령

주요 포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어제 하루종일 새만금이 상위에 올랐다. 시작된지 무려 27년이 지났지만 타 지역 사람들은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거나, 아니면 휙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제 새만금이 떠오른 것은 국정 감사 등에서 새만금 태양광풍력단지에 대한 민주평화당의 문제제기, 조선일보 1면 톱 보도, 문재인 대통령의 30일 군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참석 발표 등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새만금이 여론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지난 28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이라는 새만금의 비전을 바꾸는 것이면 안된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다.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다음날 1면 톱 기사와 3면 전체에 새만금 태양광 기사를 실었다. 새만금에 원전 4기에 맞먹는 태양광풍력단지가 조성되는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의 환황해권 경제거점 개발계획이 1년 만에 방향 전환되는 것이라는 취지였다. 조선일보는 특히 새만금에 여의도 13배 크기의 태양광 시설을 갖추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비공개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여야간 공방이 계속될 전망인데 과연 결론이 어떻게 맺어질지 주목된다. 문제는 경제다. 빌 클린턴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가 떠오르는 시점이다. 요즘 전국 방방곡곡 어렵지 않은 곳이 없지만, 유독 전북 지역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단지가 과연 도민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새로운 희망을 주게될지, 아니면 일부 야권의 우려처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없는 사업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한다. 30일 군산에서 열리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 예정인 가운데 그의 발언에 온통 이목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31일 군산에서 열린 22회 바다의날 기념식에서 언제나 너른 마음으로 품어주신 전북도민과 군산시민들께 감사드리며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항만과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 확충해 새만금이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처음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지난해 대선때였다. 도민들은 전북의 친구에게 전국 시도 중 최다 득표율(64.8%)로 화답했고 올들어서도 지난 6.13 지방선거때 전북은 민주당에게 표를 몰아줘 대다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과연 이제 문 대통령은 친구에게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10.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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