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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가 비로소 복원될 수 있게 된 것은 1백10년이 지나고 나서였다. 오랜 세월, 갑오년 역사는 왜곡되고 진실은 묻혔으며 역도와 비도의 누명을 벗지 못한 농민군들의 숭고한 죽음은 황토길 위에 흩뿌려져 있어야 했다. 농민군들의 명예회복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 2004년 동학농민혁명군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되면서다. 특별법 제정의 성과는 컸다. 농민군들의 명예회복과 함께 기념관과 기념탑 건립 등 역사 조명 사업이 힘을 얻게 되었으며 혁명의 진원지인 전북을 중심으로 치중되어 왔던 동학농민혁명사업도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근대사를 주도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위상이 지역단위의 틀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 뒤 15년. 농민군들은 온전히 명예회복 되었을까. 지난 2010년 설립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따르면 특별법이 제정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명예 회복된 농민군은 3644명이며 이중 498명은 참여자 후손들(유족)이 직접 신청한 경우이고, 3146명은 직권으로 역사적 자료와 기록을 찾아 등록한 경우다. 이와는 별도로 재단이 나서 확인한 농민군 374명이 더 있다. 재단은 후손이 확인되지 않는 농민군들도 참여여부를 확인해 명예회복 시킬 계획이지만 수많은 농민군 후손의 부재는 안타깝다. 사실 자료에 따르면 갑오년에 참여한 농민군은 1백만 명, 희생자는 30만 명이나 된다. 게다가 이들 중 대부분은 이름을 찾지 못하는 무명농민군들이다. 특별법 제정 이후 15년 동안 3644명 농민군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갑오년에 희생된 농민군들의 온전한 복권은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제정됐다. 지난 19일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은 정읍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이다.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를 국가적으로 기리고 대중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역사의 대중화의 벽은 아직 높다. 시대와 목적에 따라 혼용되어왔던 명칭이 동학농민혁명으로 통일되었지만 정작 중고등학교 교과서 안의 이름은 여전히 동학농민운동이다. 더구나 교과서 개편 절차상 앞으로 3년 동안 수정되지 못한 교과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단다. 기념재단이 명칭 수정 의견을 냈지만 통과되지 못한 결과다. 국가기념일이 되었지만 이름도 바로 잡지 못한 이 상황이 안타깝다.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혐오감을 넘어 환멸을 느끼게 한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저급한 망언을 토해내면서도 정치꾼들의 뻔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8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폭도, 괴물집단 운운하며 망언을 일삼다 518 단체 등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국회도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반성은커녕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하며 518을 지지세력 규합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는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학원 강사출신 김준교씨가 이대로라면 자유대한민국은 사라지고 김정은이 통치하는 남조선 인민공화국이 탄생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앞서 대전에서 열린 연설회장에서도 짐승만도 못한 종북 주사파 정권 문재인 민족 반역자 처단 같은 망발을 서슴없이 해댔다. 더욱이 이러한 망동을 제지하기 보다는 더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의 실상이다. 망언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김준교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말하면 막말이 되고 극우가 되는 세상이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정치권의 망언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98년 5월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김홍신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겨냥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가 여당으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샀다. 법원에선 김홍신 의원에게 모욕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날, 서울역 광장 보수단체 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핵 폐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200조를 약속하는 이런 미친 가 어딨나 정신이 없는 인간 아닌가라고 망언을 일삼았다. 하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서 당사자의 고발이 없으면 법적 처벌받지 않기에 조 의원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저급한 막말 정치는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정치판이 더 이상 망언 난장판으로 변질되어선 안된다. 이제라도 정치권이 이성과 품격을 되찾아야 한다. 정치권 스스로 자정을 못한다면 막말에 재갈을 물리는 입법이라도 해야만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다. 전당대회 일정을 보니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이미 지나갔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1차 합동연설회가 충청호남권 대회였다. 당을 이끌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제1야당의 호남권 연설회에 관한 소식이 전북 언론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한국당 전당대회 소식을 홀대했다는 항의도 들리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에게 전북은 이렇게 변방이다. 그것도 아주 먼, 존재감조차 희미한 변방이다. 전북 입장에서도 한국당은그들일 뿐이다. 5.18 망언 등 일련의 행태를 보면서 차라리그들의 변방이 낫다고 자위하는 도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아니지 싶다. 물론 보수당과 전북간 소 닭 보듯 하는 관계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북 유권자들이 각종 선거에서 보수당을 지지하지 않고, 그 보수당은 전북을 외면하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다. 한국당은 지난해 전북 지방선거에서 단 1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당에서 활동하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전북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과 배척 구도를 이대로 지켜볼 수는 없다.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와 외면이 지역 정치발전에 얼마만큼 악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경험했다. 정치인들에게 정치발전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득권을 지키는 일이다. 겉으로는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지역주의에 기대는 것만큼 손쉬운 선거도 없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지역 구도의 폐해를 절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곧잘 인용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지역 대결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권한을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무엇이든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민주당도 2015년 중앙선관위에서 권고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영남권의 당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국회 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고 있으나 민주당과 한국당의 소극적 자세로 별 진전이 없다. 지역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절호의 선거제도 개혁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선거제도 개혁 진영에 힘을 보탤 때다.
스포츠와 정치는 동전의 앞뒤라고 할만큼 깊이 연결돼 있다. 2006년 지방선거를 한두달 앞둔 어느날, 도지사 실에서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강현욱 당시 지사의 재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체육계 임원 중심으로 열린 것이다. 김완주 전주시장이 도백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직인 강현욱 지사가 전격 뜻을 접자 일부 체육인들이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끝내 강 지사는 출마하지 않았고 선거후 강현욱 출마를 촉구한 체육인들은 험한꼴을 보거나 자의반 타의반 현직을 떠났다. 도 체육회 사무처장의 지사 면담이 수개월째 거부되거나 생활체육회 예산이 끊기면서 직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도생활체육회장이나 사무처장이 사직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된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체육계와 정치권이 어떤 관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북체육회장은 늘 도지사가 맡아왔기에 예전엔 체육회 임원이나 종목 협회장을 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던 때, 1995년 민선시대가 열렸다. 유종근 민선지사의 측근이었던 김대열씨가 전북체육회 상임부회장이 되면서 도내 시장, 군수에게 특정 종목 단체장을 맡겼는데 누구하나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후 지사가 바뀔 때마다 도내 체육계도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어졌다. 시장, 군수가 체육회장을 맡고있는 시군에서는 선거때마다 피아를 구분하고 철저한 논공행상과 정치보복이 뒤따르는데 그 중심에 체육계가 있다.그래서 체육계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고조됐다. 급기야 지난해말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쉽게 말해 도지사는 전북체육회장을 맡을 수 없고, 시장군수도 시군체육회장을 올해 안으로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체육회 등이 선거조직으로 악용되는 관행을 막는다는 것이다. 잘 운영되면 체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 같지만 실상 체육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다. 전북체육회의 경우 해마다 3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인사가 체육회장이 됐을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시군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자칫 스포츠를 살리려다가 더 고사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체육과는 무관한 선거공신이나 생계형 업자가 체육회장을 맡는다면 그 폐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벌써부터 체육계 안팎에서는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100회 전국동계체전 팡파르가 울리는 오늘 체육인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주가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되고 있다. 그간 전주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려들자 계속해서 몰려 올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마땅치 않아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관광소득은 숙박을 해야만 부가가치가 창출되는데 전주는 갈수록 숙박관광객이 줄고 있다. 천만관광객 시대를 맞았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동안 전남 여수는 1300만명이 찾아들면서 연중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돌산과 오동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상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관광객이 급증, 이제는 여수가 숙박관광지로 날리고 있다. 순천만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꾸며 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순천도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전주가 한옥마을 위주의 단편적인 관광권으로 고착된 사이 여수나 순천 등은 체험형 위주로 관광콘텐츠를 다변화시켜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전주에서는 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 그리고 안주 푸짐한 막걸리 정도나 먹고 잠은 여수서 자는 것으로 돼 있다. 전주에서 겨우 반나절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돈 쓸 시간과 체험형관광거리가 없어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된다. 인구 65만인 전주는 한옥마을 하나 갖고는 관광소득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한옥마을을 발판삼아 체험형 관광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볼거리가 있고 체험할 공간이 만들어지면 자연히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숙박으로 이어진다. 숙박으로 연결이 안되면 돈이 안떨어진다. 이같은 전주의 형편을 감안할때 (주)자광에서 대한방직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서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건립하는 것을 적극 도와줘야 한다. 투자하겠다고 나선 업체를 불신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모순이다. 파리의 에펠탑이 프랑스의 명물이 되었듯이 전주에 익스트림 타워가 건설되면 전주의 랜드마크가 되면서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다. 그간 시중에는 익스트림 타워 건립을 놓고 찬반의견이 맞서 있다. 심지어 먹튀논란까지 가세해 업체를 힘들게 했다. 만약 이 사업이 착수되면 그 순간부터 고용창출은 물론 타워 운영에 따른 고용유발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지금 타워건립을 반대하면 애향론자고 찬성하면 마치 매향노인 것처럼 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 전주 유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전주 용머리 고갯길로 호남선이 깔리지 못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주시민들도 고용창출이 안되는 상황에서 업체가 돈을 싸들고 와서 투자하겠다는 것을 반대하거나 막아서면 안된다. 도나 전주시는 업체에 과도하게 특혜가 주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최대한 공익을 확보하면 된다. 그간 전주시가 도와 견해가 달라 종합경기장 개발 문제를 장기간 표류시킨 것이 전주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을 직시하면서 이 문제를 다뤄나가야 한다. 정동영 정운천 김광수 국회의원도 표 떨어질까봐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익스트림 타워 건립에 적극 협조해서 전주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평택항에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화물 선박이 들어왔다. 필리핀으로 수출됐던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를 실은 선박이다. 컨테이너 안에 실린 쓰레기는 자그마치 1400톤. 수입국인 필리핀세관 검사에서 적발당한 각종 유해물질과 플라스틱이 뒤섞인 쓰레기 더미다. 그런데 되돌아올 쓰레기가 더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에 불법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6500톤이다. 1400톤이 돌아왔으니 나머지 5100톤이 아직 필리핀의 미사시스 오리엔탈에 남아 있다. 실제 영상으로 공개된 이 쓰레기 더미를 보니 하치장에 거대한 산처럼 쌓여있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한 병해충과 악취로 불거진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필리핀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나선 항의시위 현장.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필리핀과 같은 개발도상국에 떠넘기는 것이 정의로운 일인가고 외치는 필리핀 시민들 항의가 가슴을 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어 환경문제를 일깨운 다큐가 있다. 중국 왕구량감독의 <플라스틱 차이나>다.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다룬 이 영화는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중국으로 수입된 쓰레기가 모이는 칭다오 근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가족의 일상을 그린 이 영화는 단지 환경오염 문제만을 고발하지 않는다. 처리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수많은 나라들의 도덕성과 경제적 대가를 받으며 이 쓰레기를 받아들인 중국의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중국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폐기물 스물네 가지 수입을 금지해 자국의 환경오염을 막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 여파는 세계 곳곳의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한국은 불법 쓰레기 수출국이란 요명을 얻게 됐다. 그런데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억울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출한 폐플라스틱은 67,441톤. 이중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53,461톤을 보냈다는 통계가 있다. 쓰레기를 정말 다른 나라로 보내고 싶나요. 이건 환경 문제를 떠나 도의적 법적 문제입니다. <플라스틱 차이나>로 중국의 환경정책을 바꾼 왕구량 감독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최근 군산항에도 이 쓰레기가 반입되어 있다. 군산항 인근 창고에는 다른 나라로 수출하려다 길이 막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수천 톤 불법 폐기물이 발견됐단다.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지난 8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 비방 왜곡하는 발언으로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발표자인 지만원씨를 비롯 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북한군 개입설과 광주 폭동 괴물집단 등을 운운하며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이들의 망언과 궤변에 광주는 물론 전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해명이 논란을 격화시켰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 나경원 원내대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급히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발언 당사자들은 여전히 주관적 의견이라거나 북한군 개입여부 검증 유공자 명단 공개를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518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지난 39년 동안 6차례 국가 차원의 조사에서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도 2년6개월간 조사를 거쳐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 밝혔다. 북한군 개입을 주장해 온 지만원씨는 지난해 10월 518 단체 4곳과 당사자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으로부터 9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도 이미 법원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실제 다른 국가유공자 명단도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 518 망언과 관련,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4당이 국회 윤리위원회 징계 회부와 함께 518 왜곡 금지법 제정에 나섰다. 악의적인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형법상 명예훼손보다도 더 강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1985년 제정된 형법 제130조 제3항을 통해 나치 범죄를 옹호, 찬양하거나 부인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벌금형에 처한다. 오스트리아도 1947년 제정된 나치 금지법으로 나치조직을 설립하거나 부활을 기도하기만 해도 10년 이상, 2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유럽연합 역시 1996년 인종주의와 외국인혐오 행위 방지협약에 따라 대량학살 전쟁범죄 등을 부인하거나 축소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 처하도록 한다. 이번 518 왜곡 금지법 제정을 통해 범죄적 망언이 다시는 발호하지 못하도록 강력 단죄해야 한다.
공상과학(SF) 영화 속의 미래 세상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초실감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다. 초연결은 사물인터넷(LoT)으로, 초지능은 AI로, 초실감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통해 이미 눈앞에 다가섰다. 초실감을 더욱 실감 있게 구현하는 기술이 홀로그램(Hologram)이다. 홀로그램이 가상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다. 홀로그램(Hologram)은완전하다라는 뜻의 Holos와 정보라는 뜻의 Gram이 합쳐진 단어로, 사진 투영 기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3차원 이미지다.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원리란다. 일반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40년 전 제작된스타워즈영화에서 홀로그램 기법으로 인물을 만들어냈으며, 요즘 영화에서는 3차원 입체영상이 보편화 될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홀로그램 연인이 대화 상대로 인기를 끌고, 러시아에서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장애인이 나타나는 영상도 등장시켰다고 한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홀로그램 교수 강의를 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서울 코엑스에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이 개설돼 홀로그램 방식의 콘서트와 뮤지컬이 열리고 있고, 마이클 잭슨과 김광석을 무대로 불러내고 있다. 한국은행 5만원권 지폐에도 위조방지를 위해 홀로그램 기술이 들어있다. 지폐를 기울여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세 가지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차선이탈과 충돌 위험경고 기능이 포함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산업의료문화보안 등 전 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이 경북 구미와 함께 익산시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직 예타가 진행되고 있으나 300억원 규모의 서비스센터가 익산으로 유치되면서 시동은 걸렸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홀로그램 산업이 익산만의 홀로가 아닌, 전북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범도민적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한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여럿을 죽이면 살인마가 되며, 수천수만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고 한다. 감히 입에 담기도 참담하지만 전쟁 영웅의 경우 때로는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단 한사람을 죽였지만 암살범의 굴레를 영원히 지는 경우도 있다. 로마의 카이사르, 미국의 링컨, 인도의 간디 암살범이 바로 그들이다. TV로 생중계되던 시절에 자행된 미국의 케네디, 이집트의 사다트, 필리핀의 베니그노 아키노 암살 장면은 인류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겼다. 우리 역사도 마찬가지다. 소석(이철승)의 대선배였던 고하 송진우 선생은 1945년 끝자락에 한현우 일당의 총탄세례를 받고 56세의 나이에 절명했다. 이후 여운형, 장덕수, 김구 등이 잇따라 암살당하는 비운의 현대사가 진행된다. 이승만 배후설이 나돌았지만 진실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사직한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 같은 재주를 가진 이가 1993년 2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할 때도 있었다. 바로 전병민씨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의 외곽조직 기획실장을 맡아 홍보 전략 수립에 기여한 공신이었고, 앞서 1987년 대선때 노태우 캠프의 선거 전략에도 기여했다.전두환 친구 노태우의 이미지를 중화시키기 위한 보통사람 노태우 슬로건과 당선 뒤의 원탁회의 주재, 007가방 직접 휴대 등이 그가 속한 팀 한가람기획단에서 짜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YS 집권 후 하나회 숙청, 공직자 재산공개 등의 개혁 과제를 가다듬던 그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당당히 입성했으나 연좌제에 걸렸다. 동아일보가 전씨의 장인(한현우)이 해방정국의 정객 고하 송진우의 암살범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송진우는 동아일보의 주필과 사장을 지냈기에 당연히 1면 톱 기사였다. 장인이 고하 송진우 암살범 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병민은 낙마했다. 당시만 해도 연좌제의 그늘이 있었다.많은 이를 죽이고 전쟁 영웅이 된 사람과 달리 무장하지 않은 양민을 학살한 역사의 죄인들도 많다. 캄푸치아의 크메르 루주 정권이 자국민 200만명 이상을 학살한게 대표적이다. 그러고도 크메르 루주 지도부는 인구의 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변명한다. 요즘 광주 518과 관련해 자한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 파문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또다시 후벼 파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북한 개입설에 그치지 않고 전두환 영웅론까지 주장하고 나서자 관련단체나 민주당 등은 영웅이 아니라 살인마라며 분기탱천해 있다. 이번 파문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지, 아니면 학살에 대해서는 끝까지 단죄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고 있다.
전북이 지역현안이나 국비확보를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송하진 지사가 중앙을 상대로 혼자서 발벗고 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도내서는 송 지사의 영향력이 가장 세지만 중앙에서 보면 시도지사 가운데 한 사람 내지는 민주당원일 뿐이다. 외유내강형인 송지사는 전형적인 행정관료라서 정치인들과 행정스타일이 다르다. 사람을 골라 쓰는데도 실사구시형이나 자기와 함께 근무하면서 검증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주로 쓴다. 이런식으로 도정을 이끌다 보니까 리스크는 줄일 수 있지만 판을 크게 벌이는데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시 도지사는 정치인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행정가 출신도 있지만 지역주의가 상존하는 우리 같은 대통령제하에서는 아무래도 국가예산을 확보하거나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는데는 정치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행정가 출신도 단체장이 되면 정치인으로 뒤바뀌지만 몇십년간 조직내에서 일하다 보면 그 틀을 벗어 나기가 힘들다. 행정가 출신들은 비교적 치밀하고 누수가 없지만 아무래도 큰 그림을 그리고 추진하느데는 박진감이 떨어진다. 나무만 보지 숲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10명의 국회의원이 4색으로 나눠진 판에서는 지사가 도정을 이끌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번에 새만금국제공항 예타를 면제 받은 사례에서 답이 나온다. 이낙연 총리 등 광주 전남 출신들은 무안공항 때문에 반대하고 심지어 이해찬 대표도 충청권의 청주공항이나 서산공항 때문에 새만금공항신설을 반대했다. 중앙언론은 항공수요 운운하며 경제성이 없다면서 계속해서 새만금공항 신설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웃 광주 전남 언론들도 반대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중앙정치권으로 연결돼 혹시나 송지사는 누락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것. 송지사는 민주당 지도부가 새만금공항 신설을 탐탁치 않게 여기며 묘한 반대기류가 생기자 청와대나 기재부를 상대로 채널을 가동해서 새만금예타면제를 받아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고 그 기저에는 지난 장미대선 때 문 대통령 한테 도민들이 64.8%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이 송지사한테 큰 힘이 되었다. 지금도 정치력이 약해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하는 판에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 인구감소로 국회의원수가 줄어들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나가야 할지가 걱정이다. 무작정 다선 의원을 새피로 물갈이 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다.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 현재처럼 4색 칼라로 가는 것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협치 운운하지 실제로는 협치가 안되기 때문이다. 어떻게해야 적은 숫자로 일당백 할 수 있는 정치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자칫 이대로 무기력하게 가다가는 전북의 존재감이 더 약화된다. 광주 전남과 충청권 사이에 낀 전북의 지정학적 요인을 극복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21대 총선 때 전북의 장래가 판가름 날 수 있다.
냇 킹 콜(Nat King Cole, 1917~1965)은 1950~60년대 재즈음악을 이끌었던 미국의 흑인 재즈 가수이자 피아니스트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리듬앤블루스(R&B)나 로큰롤(Rock & Roll)이 유행했지만 중후한 음색으로 감미롭게 부르는 그의 재즈 음악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열광케 했다. 우리나라에 팝송이 소개되기 시작했던 1950년대, 그 선두에도 역시 그의 노래가 있었다. <모나리자>를 비롯해 <투 영> <언포게터블> <엘 오 브이 이> <퀴자스 퀴자스 퀴자스> 등 오늘에도 사랑 받는 노래들이다.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1950년대에 솔로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냇 킹 콜은 50년대 말,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무대 밖에서는 멸시받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공연 중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미국은 1863년 링컨의 노예해방선언 이후 노예제가 폐지되고 투표권 시민권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가 이어졌지만 흑인들은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차별 받았고, 지역에 따라서는 더 노골적인 차별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자유롭게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그 시기, 특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1936년에 첫 선을 보인 이 책은 연간 발행되는 여행안내 책자였다. 저자는 미국 전역을 운전하며 다니는 우편배달부 빅터 휴고 그린. 아프리카계 흑인이었던 그 역시 숙소는 물론 식당과 화장실까지 출입 제한을 받으며 온갖 차별에 생명까지 위협을 받았다. 생존을 위해 흑인들이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는 식당과 숙소를 알아야 했던 그는 미국 각 지역의 흑인들을 위한 숙소와 식당, 그 밖의 서비스 공간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정보가 쌓이자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흑인들을 위해 책을 내기로 한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그린북>이 그것이다. 1966년까지 발간되었던 이 책은 해마다 정보가 더해져 여행을 하는 흑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서가 되었다. 1960년대, 백악관에 초청될 정도로 연주 실력을 인정받았던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도 인종차별의 벽이 견고했던 미국 남부 지역 투어 공연에서 노골적인 차별로 끔찍한 일상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그가 연주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이 책, <그린북>이 있었다. 인종차별의 참담한 현실을 딛고 세상에 나온 <그린북>이 주는 울림이 크다. 예나 지금이나 정보의 힘이 공유에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도 새삼스럽다.
이번 설을 맞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명절에 개선해야 할 성차별 언어와 관용 표현 7개를 지난 1일 발표했다. 명절에 주로 사용하는 표현들로 대개 남성 쪽을 더 높여 부르거나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성차별적 언어나 관행적 표현을 고쳐 부르자고 제시했다. 우선 남편 쪽 집안은 시댁(媤宅), 여성 쪽은 처가(妻家)라고 부르는 것을 시가와 처가든, 또는 시댁과 처가댁이든 서로 대칭을 맞추자고 했다.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은 배우자로, 주부는 살림꾼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남편의 도움은 외조, 아내의 도움은 내조라는 표현도 배우자의 도움이라고 하면 된다는 것. 또한 친가외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 본가,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는 어머님이나 아버님으로 통일하는 안을 내놓았다. 남편과 함께 죽어야 했으나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미망인도 고(故) ○○○의 배우자로 풀어쓰고 미혼모는 비혼모로 순화하자고 밝혔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8월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결혼 후 성별에 따른 전통 가족 호칭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남성 중심의 가족 호칭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남편의 누나는 형님으로, 아내의 언니는 처형으로 부르는 관행도 마찬가지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4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에 접속해서 설문, 댓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가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가족 호칭 개선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난달 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족 호칭의 성차별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성차별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49.5%로, 성차별적이다 31.9%를 크게 앞섰다. 반면 20대와 30대 40대 여성층에선 60% 이상이 성차별적이다고 응답, 남녀 성별간, 세대간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족 호칭 문제를 성별간 대결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또 다른 사회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평등의 관점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다.
황금주 할머니는 취재도중 테이프 녹음기를 집어 던지기도 했으며 심미자 할머니는 체험을 이야기 하다 때때로 내 생각을 물었다. 정옥순 할머니는 이야기하다가 의자에서 일어나 조금씩 나에게 다가왔다. 눈앞에 있던 내가 순간 일본군으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1991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인터뷰해온 일본 포토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는 자신의 책에서 인터뷰 현장의 고통을 소개하며 이처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취재는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그가 그동안 만난 위안부 할머니들은 800여명. 인터뷰를 했던 할머니 대부분은 세상을 떠났으나 가해의 역사를 외면하는 자신의 모국을 부끄러워하며 고통스러운 작업을 지켜온 덕분에 할머니들의 증언이 살아남게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8일, 또 한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김복동 할머니. 1992년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세상에 알렸던 할머니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고 진정한 사과를 받기 위한 일에 여생을 바쳤다. 빈 세계인권대회, 유엔 인권위원회 국제전범 재판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인권을 위한 국제회의와 모임을 찾아다니며 증언했던 할머니의 일상은 치열했다. 대장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하며 일본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으로 각성을 촉구했다. 자기들이 한 짓이 아니라니 증거가 살아 있는데 왜 증거가 없다고 하는가. 내가 증거다. 지난해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도 그가 미 의회 공개청문회에서 증언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열네 살에 위안부로 끌려가 8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지만 기구한 삶을 살아야했던 할머니의 빈소에 조문객 행렬이 이어지고 엊그제 열린 1372번째 수요집회에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단다. 할머니가 남긴 목소리가 있다. 일본은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겠지만 나는 죽지 않을 거야. 내가 죽더라도 내 문제를 함께 하는 젊은이들이 내 문제를 기억하고 함께 할 거야. 그의 바람을 수많은 젊은이들이 가슴으로 안은 모양이다. 영상으로 본 수요집회 현장에는 젊은 참가자들이 유난히 많다. 그래서인가. 여생을 인권운동으로 보냈던 할머니의 고단했던 삶이 더 빛나 보인다.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 생존자는 이제 23명이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들의 증언은 아직 제자리에 놓이지 않았다. 2월 1일에는 김복동 할머니의 영결식이 열린다.
지난 25일 군산 인근 남서쪽 해상에서 인공 강우 실험이 있었다. 기상 항공기가 1천500m 상공에서 한 시간 정도 비행하면서 구름 씨앗(Cloud Seed)을 만드는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연소탄 24발, 3.6㎏을 뿌렸다. 그동안 인공 강우 실험은 가뭄 극복차원에서 진행됐지만 이날 실험은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실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공강우와 고압분사 등 새로운 방안을 연구 개발해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시한 뒤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인공 강우는 대기 중에 구름층이 형성돼 있지만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주변 수분을 흡수하는 물질인 요오드화은이나 염화나트륨 같은 구름 씨앗을 뿌려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이날 실험 결과, 영광 가마미해수욕장 모바일 관측차량에서 약한 안개비 현상이 관찰됐고 기상선박 주위 해상에서도 비구름이 목격됐지만 공식적인 강수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은 올해 첫 실험이 실패했지만 앞으로 14차례에 걸쳐 인공 강우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가뭄 해소를 위해 임대 항공기로 42차례에 걸쳐 소규모 인공강우 실험을 했었다. 이 가운데 16차례 성과가 있었고 지난해부터는 기상 항공기를 도입해 12차례 인공 강우 실험을 한 결과, 9차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공 강우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으로 지금까지 1mm 강수량을 1시간 동안 유지한 것이 공식 성과이다. 현재 인공 강우 기술강국으로는 중국과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을 꼽는다. 중국은 지난 1958년부터 인공 강우 연구에 나선 결과, 2007년 랴오닝성 대가뭄 때 인공 강우용 로켓 2100여발을 발사해 8억t 이상 비를 내리게 했다는 보도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인공 강우를 통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공 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제거에는 효과가 없다는 부정적 견해도 많다. 과학적 근거나 기술적 타당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중국도 지난 2013년부터 인공 강우로 미세먼지 감축 실험을 본격적으로 해왔지만 얼마나 제거됐는지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미세먼지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다. 인공 강우나 고압 분사 등 할 수 있는 방법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광한루(廣寒樓)는 춘향전의 배경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 역사는 훨씬 깊다. 광한루는 황희 정승이 남원에 유배됐을 때인 1419년 축조한 것으로, 본래는 광통루(廣通樓)로 불렀다. 현재의 광한루는 전라관찰사였던 정인지가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월궁속의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를 본 따광한루로 부른 데서 유래했다. 광한루가 600년간 유지되면서 사랑을 받아온 배경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뛰어난 경관이 바탕이 됐다.지세가 높고 평평하게 넓은데, 멀리로는 사사이 속세가 있으며 산 둘레에는 하늘에 맞닿아 있어 흰구름이 반쯤 걸려있고, 앞에는 골짜기 물이 명주베를 펼쳐놓은 것처럼 흐르고, 그 흐르는 물에서 섬린(纖鱗, 작은 물고기)을 보노라니 가히 아름다운 곳이라 부를 만하다..황희의 아들로, 영의정을 지낸 황수신이「광한루기」(1458)에서 묘사한 광한루의 모습이다. 광한루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광한루는 또 황희를 비롯하여 정철, 김종직, 신흠, 정약용 등 유명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아 시문을 남겼다. 여기에 한국의 대표적 고전소설인 춘향전의 배경지라는 점이 대중적 명소로 자리 잡게 했다. 기존의 광한루 안에 춘향각월매집춘향관 등이 만들어진 것도춘향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늘날 광한루의 진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광한루원이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관아누각으로의 장소성이 크게 상실됐다는 측면에서다. 특히 춘향을 테마로 한 시설들이 광한루의 관광자원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테마 위주의 과도한 시설 배치가 광한루의 본질적 가치와 상치된다는 것이다. 정작 보물로 지정된 광한루는 다른 이질적 시설들에 의해 가려지면서다. 광한루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확보하기 위해 광한루원에 위치한 춘향시설의 분리 혹은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남원시가 올광한루 600주년 기념의 해로 지정하고, 여러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일도 좋지만, 광한루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장기적 안목의 사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광한루 600주년이 그저 이벤트성 행사만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 JTBC의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무려 23.2%의 시청률로 비지상파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자기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풍자극인데 과장된 점이 많지만 교육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입시 코디네이터의 지침을 따르면 서울대 의대에 들어간다는 상황을 설정했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학력의 벽은 봉건시대 신분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 KBS의 여론 조사 결과는 놀랍다. 학력및 학벌에 의한 차별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차별로 꼽혔고, 장애인과 세대, 성에 따른 차별이 뒤를 이었다. 학력 차별은 곧 임금의 차이로 나타났다.고졸자보다 대졸자는 1.5배, 대학원 졸업자는 2배가 많았다. 대졸자도 대학에 따라, 같은 대학이라도 출신고교에 따라, 기득권은 더 강하게 작동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그런가 보다했지만 실제 계량화 된 수치로 우리사회의 실태가 드러나자 놀라는 사람이 많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처럼 상고 출신으로 역사를 쓴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건국 이래 한 두명이다. 정부 중앙부처 주요 국장급 정도만 봐도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스카이 출신 △고시 경력자로, △박사학위 소지 △해외 체류 경험 2~3년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선거로 당선된 시도지사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이런 정도의 스펙을 지니고 있다. 물론 김수곤 전 전북대 총장 처럼 형제나 자녀 모두를 전북대에 보낸 이들도 있지만,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자녀를 기를 쓰고 서울이나 해외의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이유가 이해된다. 얼마전 전북혁신도시에 사는 지인들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다른 애들 아빠는 억대 연봉에 박사니까 저한테 성적 가지고 들들 볶지 마세요하더라는 거다. 잘 생각해보니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입주 기관의 박사학위 소지자가 1000명이 넘고 지역민들과는 비교 자체가 안되는 수입이 떠오르기에 쓴 웃음만 나왔다고 한다. 빈곤의 대물림과 부의 대물림이 엄연한 현실임을 너무 잘 아는 까닭이다. 사실 SKY 캐슬은 꼭 수능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극소수 엘리트 선수나 문화예술인을 국가대표나 장인으로 만들기 위한 도제식 교육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요즘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엘리트 체육을 없애고 전국체전, 소년체전도 폐지하자는 사람도 있다. 문제가 있으면 시정해야지 아예 없애자는 것은전북판 스카이 캐슬에 문제가 있다며 특목고 자사고를 없애 하향 평준화로 치달아야 한다는 사람들과 같은 논리다.
중앙정치권에서 전북이 힘을 못쓰는 것은 의원수가 부족한데다 단합이 안되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지난 장미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64.8%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해줬는데도 전북현안을 속시원하게 풀지 못한 이유는 정치력이 약해 실세들을 움직이지 못한 탓이 크다. 재선에 성공한 송하진 지사는 취임초부터 전북대도약을 위해 청와대나 행정부를 상대로 열심히 뛰었지만 정치권의 협조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운 때가 많았다. 국가예산은 각 부처에서 기재부로 올린 예산이 정부예산안으로 국회에 상정돼 예결특위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지사가 정치권의 협조를 어느정도 받아가며 현안을 세심하게 챙기지만 한계상황에 부딪쳐 예산확보때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통상 예산편성 권한을 갖는 기재부를 움직이려면 지사 혼자의 힘만 갖고서는 안된다. 그 때 정파를 떠나 모두가 합심해서 지사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렇게 잘 안되고 있다는 것. 앞에서는 협치운운하지만 뒤돌아서서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딴지를 거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지금 10명의 의원들이 국회 16개 상임위를 커버해야 하는 구조라서 전북은 국가예산 확보때마다 어렵다. 10명 가운데 노른자 상임위라는 국토건설위에 3명 농해수위에 2명 기회재정위에 1명 산자위 1명 법사위에 1명 정보위에 1명 보건복지위에 1명이 배정돼 있다. 이렇게 상임위가 배정되다 보니까 9개 상임위에는 한명도 없어 그 만큼 전북예산 챙기기가 버겁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 의원이 2명 밖에 안돼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인 상황에서 전북도가 올 예산으로 7조원의 국가예산을 확보한 것은 모처럼만에 잘한 일이다. 초대 국회의원수가 200명으로 그 당시 전북은 전체 10%인 20석을 차지할 정도로 파워가 컸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면서 의석수도 줄어 지금은 분대급 정치권으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힘센 국회의원도 없어 전북정치력의 존재감이 약화됐다. 이웃 광주 전남만해도 18석이고 대전 충남도 17명이나 된다. 설사 이들은 선거구 협상으로 의원수가 줄어도 전북 보다는 많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북은 21대 총선때 자칫 의석수가 2~3석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10석에서 줄면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어 생각 이상으로 큰 타격이 우려된다. 21대 총선에서 일당백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해도 절대수가 부족해 전북한테는 불리하다. 도나 일선 시군은 지금부터라도 인구늘리기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의석수가 줄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의석수 감소를 오불관언하듯이 바라다만보면 전북의 살림살이는 더 어렵게 된다. 지금 전북인은 동학의 후예답게 자존심을 갖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전북대도약은 송지사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다. 21대 총선이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괜찮다 싶은 이름이 자주 거명된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평양냉면 맛집 하나를 알게 됐다. 재개발사업으로 철거위기에 처했다가 논란 끝에 살아남게 된 을지면옥이다. 서울시가 생활유산 보존을 위해 당초의 재정비사업을 중단하고 도심의 노포(오래된 가게)를 보존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꾸면서 을지면옥은 철거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 토지소유주들과 사업을 추진해온 관계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은 지속되고 있지만 어찌됐든 살아남았으니 생존권과 개발의 효용성이 충돌하고 명분과 실리가 다투는 과정에서 도심의 옛것을 지켜낸 노력과 그 결실이 커 보인다. 문득 을지면옥의 역사가 궁금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오래된 가게의 연원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다. 맛집의 기준은 그 식당을 찾았던 수많은 블로거들의 평점으로 탄탄히 견인되지만 오래된의 기준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어찌어찌하다 검색된 자료를 보니 식당이 문을 연 것은 1985년이다. 예상과 달리 짧은 연원이지만 34년 동안 쌓아온 맛집의 공력이 그만큼 깊었던 모양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역사도심기본계획을 세워 사람들에게 기억돼 이어져 내려오는 유무형 자산을 생활유산으로 보존하고 있다. 법제화된 제도는 아니지만 자치단체의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 일터이니 근대문화유산과는 또 다른 가치의 문화유산 원형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사실 생활유산이 대도시의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이 닿아 있는 모든 도시에는 생활유산이 존재한다. 그러나 개발이 보존의 가치를 앞지르던 시대를 거쳐 온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도시들은 하나같이 가치 있는 생활유산을 대부분 잃었다. 안타깝게도 음식으로 자부심을 가졌던 전주만 해도 수많은 맛집이 이름을 감춘 지 오래다. 오래된 도시의 오래된 것들이 무분별한 개발 과정에서 막무가내로 사라져버린 형국은 안타깝다. 일본 도쿄의 가장 화려한 거리 긴자에서 만났던 1백년 전통의 작은 화방 겟코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내세운 호사스런 가게 사이에서 유난히 빛나보였던 낡고 오래된 공간.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소환해내는 공간이 잘 보전되고 있다는 것은 그 도시의 저력을 보여주는 바탕이 된다는 것을 그때 다시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아직 적잖은 을지면옥들이 남아 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그 환경이 한없이 위태롭다. 그들의 가치를 살펴 보존의 길을 찾는 일이 절실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KTX 전북혁신역 신설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교통부가 KTX 익산역-정읍역 사이의 전북혁신역사(김제역) 신설안을 두고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국토부의 용역 결과에 달리 토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혁신역 신설에 주민은 없고 온통 정치적 이해만 번뜩였던 민낯을 보았기 때문이다. 혁신역 타당성 용역비가 세워졌을 때 익산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난 것 같았다. 익산 지역구의 이춘석 국회의원은 용역비 예산을 세운 같은 당 소속의 안호영 의원을 향해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비판했다. 혁신역 신설을 막는 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도 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몇 명의 후보들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반대의 투지를 불살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생산적인 토론이 나올 리 만무했다. 도지사를 비롯해 혁신도시 인접의 시장군수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지금도 알 길이 없다. 용역 결과를 지켜보자는 정도의 원론적 이야기 외에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익산 이외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고개를 돌렸다. 용역비를 세운 안호영 의원마저도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용역 과정에서 공개적인 의견 수렴 한 번 없었고, 진행 과정 또한 감감했다.타당성으로 보나 정치적 힘의 논리로 보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 이춘석 의원의 힘과 예언(?)을 넘어설 장치가 아예 없었던 셈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혁신역 신설에 대한 용역 결과를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국토부의 결과까지 나왔기 때문에 도민의 민심을 분열하거나 조장하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선 엄중 경고한다며 이런 주장이 제기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정 시장이 국토부 용역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더욱이 독재시대도 아닌 오늘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주장을 펴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물론 국토부의 용역 결과를 존중해서 익산역이 더욱 발전할 있도록 도민들의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윽박지르 듯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혁신역 문제가 남긴 상처는 깊다. 그나마 성과라면 지역의제를 이렇게 풀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리라.
새해들어 자치단체마다 지역화폐 발행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지역화폐를 발행한 자치단체는 모두 66곳으로, 금액으로는 3714억원에 달했다. 올해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5배가 넘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지역화폐가 급증하는 이유는 자치단체마다 새로 신설되는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청년배당 1753억원과 산후조리비 지원 423억원, 그리고 시군의 복지수당 등을 포함해 총 3582억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올해부터 연간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전남 해남군도 지역화폐인 해남사랑상품권 150억원어치를 발행해 지원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를 발행해 온 포항시는 올해도 10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포항시는 지난 2년간 포항사랑상품권 2300억원을 발행해서 4배에 가까운 8989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도내에서는 전북도와 군산시 김제시 완주군 임실군 장수군 등 6개 자치단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발행액이 가장 많은 군산시는 지난해 905억원 규모의 군산사랑상품권을 판매했다. 군산시가 지난해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결과, 가맹점의 66.5%가 매출이 상승했고, 응답자의 73.2%가 가계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에 군산시는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지역화폐 발행액을 대폭 늘릴 계획이지만 중앙정부의 지원이 여의치 않아 군산사랑상품권 발행규모는 유동적이다. 지난 2014년부터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해 온 전라북도는 지난 2017년에 연간 판매액이 6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부터 완주으뜸상품권을 발행한 완주군은 지난해말 판매금액이 20억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지역화폐가 뜨는 이유는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상품권을 통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동네 상권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 자금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선순환함으로써 지역경기가 살아나고 지역의 재정자립도도 높일 수 있다. 올 설을 맞아 온누리상품권과 군산사랑상품권 완주으뜸상품권 등 지역화폐를 10%씩 할인 판매한다.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을 돕고 내고장을 살리면서 실속도 챙기는 지역상품권 구매에 함께 동참했으면 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시민예술, 무대와 삶을 잇는 다리
동학농민혁명 서훈, 왜 1차 봉기 참여자 배제하는가
남원파크, 전·현직 시장에 구상권 행사해야
표절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탈출-장민강 청명초 2학년
전북 제3금융중심지 재도전, ‘이번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