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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의 재탄생

유럽 패키지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흔하게 안내되는 곳이 오래된 성당들이다. 처음 감탄사를 연발하다가도 고딕 양식의 외형과 스테인드글라스파이프 오르간 등으로 구성된 비슷비슷한 내부 모습에 금세 식상한다. 단기간에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다녀올 경우 어떤 성당에서 촬영한 사진인지 역으로 여행스케줄을 살펴봐야 분류가 가능할 정도다. 일반 여행객들에게 성당의 모습이 별 차별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화재로 전 세계가 안타까워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무렵 이곳 대부분의 조각상은 파괴되고, 성당은 식량 저장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나폴레옹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올릴 때 장막을 드리워 그 초라한 모습을 감춰야 할 지경이었단다. 헐릴 위기에 처해 있던 이 성당이 파리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둘러싼 프랑스 사회상을 그린 이 소설이 출간되면서 성당을 살리자는 캠페인과 함께 복원 공사가 이뤄져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의 보수공사를 거쳐 어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우리 국민들에게 미륵사지 석탑은 노트르담 대성당 이상의 값진 문화유산이다. 노트르담 대성당보다 훨씬 긴 1400년 역사를 지탱한, 현존하는 국내 가장 오래된 불교 석탑이다. 단일 문화재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리한 것도 어떻게든 석탑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해체와 수리를 거쳐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지만, 미륵사지 석탑의 위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해체 과정에서 금제사리봉영기 발견을 통해 석탑 건립시기(639년)와 미륵사 창건과 관련된 배경이 밝혀졌고, 복원 막바지 단계에 있을 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석탑에 향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미륵사지에는노트르담 꼽추보다 훨씬 오래된 설화가 있고, 백제 왕도와 관련된 왕궁리 유적지 등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널려 있다. 익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세울 수 있는 자산이다. 미륵사지 석탑의 재탄생을 예사롭지 않게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4.30 20:16

호수공원과 지역 브랜드

사람들은 은연중 가격이 비쌀수록 명품으로 인정하면서 더 많이 구매한다. 경제학적 용어로 소위베블렌 효과가 있는 것이다. 멀리 갈 것 없이 골프나 등산하는 사람들 복장을 보면 너나없이 자신의 경제적 수준보다 턱 없이 비싼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명품시장이기에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위주로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차량, 의복, 각종 엑세서리에 대해 유독 브랜드를 찾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반만년 동안 못 먹고, 못 입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이 좀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브랜드의 선호도는 삶의 공간, 그중에서도 주거 공간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교육, 문화, 의료 등 모든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흔히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한다. 지역의 가치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각인돼 있는지를 한마디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분당 사는 사람은 절대 성남 산다고 하지 않는다. 엄연히 성남시 분당구에 살지만 심리적으로 좀 차별화를 하고 싶다는 잠재적 욕구가 담겨있다. 분당 중에서도 판교 사는 이들은 분당 산다고 하지 않고 판교 산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심리가 거주하는 곳에도 깊게 꽈리를 틀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면 지역사회는 브랜드를 어떻게 높일까. 일자리와 교육은 말할 것도 없으나, 사소해 보이지만 급한게 있다. 요즘 도내에서 가장 각광받는 산책코스 중 하나가 금산사 아래쪽에 있는 금평저수지 둘레길 이다. 휴일같은 경우 넓은 금평저수지를 둘러보며 산책하는 이들로 붐빈다. 광교, 일산, 동탄, 세종 등은 기가막한 호수공원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게 잘 갖춰져 있지만 호수공원 하나만 해도 수려하다. 그런데 우리도 이런게 없는게 아니다. 만경 능제, 덕진공원 호수, 은파 유원지, 아중 저수지, 혁신도시 기지제 등 도내에 산재한 호수나 저수지를 잘 가꿔서 도민들의 멋진 생활공간으로 가꿔야 한다. 다리 하나 놓고 대충 둘레길 하나 만들면 되는게 아니다. 요즘엔 좀 뜸하지만 한동안 3초백 5초백이란 유행어가 있었다. 루이비통, 구찌 같은 명품을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3초, 5초마다 만난다는 의미다. 전북이 자랑스럽게 여겼던 음식이나 소리, 한옥마을을 비롯한 각종 전통과 문화가 언제부터인가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나은것 같지도 않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들이 다하는 행사나 경쟁력이 뒤떨어진 업종을 유치하는데 헛심쓰는 경우도 없지않아 보인다. 무턱대고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기 보다 값싸지만 독특한 이미지를 강조하는게 각광받는 현실 아닌가.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4.29 20:44

빈 수레가 요란

그간 국민들은 엉터리 대통령을 뽑아 나라경제를 망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았을 당시만해도 큰 기대를 걸었다. 그 이유는 가정이 없기 때문에 부정부패에 연루될 가능성이 없어 국가발전에만 전력투구할 것으로 믿었다. 서울시장을 지내고 현대에서 샐러리멘 신화를 창출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것도 국가경제발전에 대한 안목과 그의 경험을 높히 샀기 때문이다. 결과는 모두가 아니올씨다로 끝났고 국민에게 불행만 안겨줬다. 워낙 기대가 큰 탓인지는 몰라도 박근혜는 최순실의 치마폭에서 헤어나질 못한채 국정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이명박은 미래먹거리를 준비해야 할 시간에 28조를 쏟아부어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빚만 잔뜩 안겨 놓았다. 그간 보수정권 8년동안 국가경쟁력을 강화해놓지 않아 지금 나라경제가 안 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세계공장이었던 중국이 옆에 있어 우리경제가 발전했지만 그 이후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국가미래먹거리를 제대로 찾아놓지 않은 것이 오늘날 큰 화근이 되었다. 잘 나가던 전자 조선 자동차산업등도 중국에 추월당해 지금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겨우 명맥을 이어간다. 국가는 항상 미래먹거리를 걱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먹거리 마련을 위해 비전과 방향제시는 필수다. 보수정권 8년간 R&D투자로 국가경쟁력을 확보해 놓았어야 했다. 좋은 시절 다놓치고 이제서야 그같은 준비를 할려고 하니 산업경쟁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지역도 나라살림살이와 똑같다. 글로벌시대인 만큼 각 자치단체를 이끄는 단체장의 능력이 그래서 중요하다.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행정만 펴는 사람은 위험천만하다. 그런 사람은 임기를 마치면 속빈강정꼴이 된다.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을 시켜 놓겠다는 말이 한낱 미사여구로 그친다. 옛말에 알아야 면장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전문적인 식견이 없이는 단체장이 선두에 서서 진두진휘할 수 없다. 전문가시대라서 더 그렇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지역이 발전하려면 단체장의 역량강화가 절대적이다. 이 문제는 단체장을 잘뽑아야 할 뿐더러 뽑힌 단체장에 대한 감시를 잘 해야 해결된다. 의회가 그래서 견제와 감시역할을 잘 해야 한다. 지금 농촌에서도 종편 덕분에 모두가 정치학박사나 다름 없을 정도로 식견이 높다. 세상돌아가는 일에 모르는 게 없다. 그 만큼 정보의 빠른 유통으로 인식이 앞선다. 하지만 지역 일에 대해 잘못돼가고 있는데도 자신이 뽑아준 단체장이라고 감싸주는 일이 종종 있다. 잘한 일은 칭찬하고 잘못하면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어 개선토록 해야 한다. 잘못을 알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죄악이다. 정치인들은 대중조작에 능해 항상 대중을 자기쪽으로 유리하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그 사실관계를 잘 파악해야 한다. 역량있는 단체장은 소리가 요란하지 않다. 앞만 보고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절치부심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4.28 19:47

‘아이리스’ 회원들의 말 걸기

지난주 딱 이틀 동안 열린 특별한 전시회를 다녀왔다. 완주군 상관면 한 정신장애시설의 장애인과 시설 담당자들이 꾸린 문화공동체 <아이리스> 회원들이 찍고 그린 사진과 그림 전시회다. 상관면 주민센터 2층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맨 처음 만난 글 한편. 나는 정신장애를 벗어나 나이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이름을 부르기 보다는 정신병을 가진 김 아무개로 말한다. 나는 단지.병을 벗어나 내 이름으로 불리우고 싶을 뿐이다. 아이리스 회원들은 김 아무개씨 처럼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다. 우울증이나 조울증, 알코올과 약물 중독, 조현병 같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으니 사회와의 소통은 물론이고 누군가와 어떤 일을 도모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문화공동체를 꾸린 이들의 전시회가 궁금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20여명 아이리스 회원들이 내놓은 사진과 글과 그림은 놀라웠다. 지난 1월부터 공동체를 꾸리고 함께 해온 작업은 사진 찍기. 상관면 주민들이 대상이다. 머리를 잘라주는 이발사 아저씨, 동네 슈퍼마켓 아줌마, 경찰아저씨, 사진과 그림을 가르쳐준 작가와 장애시설 선생님, 자원봉사자, 그리고 동네 곳곳의 풍경이 이들의 핸드폰 카메라에 담겼다. 이들에게 함께 사진 찍기는 어떤 의미였을까. 좁지 않은 전시실을 가득채운 사진과 글과 그림이 답해주었다. 선생님은 참 친절하신 것 같아요. 하나로 마트에 갈 때마다 선생님이 근무 때는 기분이 좋아요. 오래 오래 하나로 마트에 근무하세요. 항상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로부터 분리된 환경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사진 찍기는 자신의 일상에 스며든 누군가를 향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의 통로였던 것이다. 아이리스는 완주문화도시추진단이 공모한 문화공동체지원사업으로 뿌리 내린 단체다. 이 단체를 꾸리고 이끌어온 시설 담당자는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깊은 환경에서 마을과 주민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했다며 활동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마을 주민들의 따듯한 배려가 장애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었다고 전했다. 전시장을 돌아 나오며 마주한 또 하나의 글이 있다. 저는 이길순입니다. 마음이 착하고 악이 없습니다. 그는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을까. 정신장애인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지금, 아이리스 회원들의 말 걸기가 주는 울림이 크다.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4.25 20:36

완주 구이저수지 둘레길

지난 2007년 9월 제주도에 올레길이 생겨나면서 트레킹 코스로 각광을 받고있다. 제주 출신 언론인 서명숙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벤치마킹해서 고향에 만든 올레길은 제주 성산에서 시작해서 모두 21개 코스, 430km에 달한다. 해안을 따라 골목과 들, 오름과 산, 돌담과 숲길, 그리고 작은 섬 등을 연결한 올레길은 제주도를 생태와 힐링여행지로 탈바꿈시키면서 매년 100만명이 넘는 올레 탐방객이 찾는다. 제주 올레길을 통해 새로운 걷기여행 트랜드가 형성되면서 전국 각지에 도보여행길 조성 열풍이 불었다. 지리산둘레길을 비롯해 강원도바우길 무등산옛길 전남남도길 서울성곽길 부안마실길 군산구불길 등 지역마다 특색있는 도보여행 코스가 생겨났다. 완주 구이저수지에도 호반 수변을 따라 8.8km에 달하는 아름다운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한국의 100대 명산인 모악산과 경각산을 사이에 두고 200ha에 달하는 구이저수지는 풍광이 매우 뛰어나다. 지난 1953년 1월 착공해 1963년 12월에 완공된 구이저수지는 상류지역에 오염원이 없기에 깨끗한 물과 야트막한 산, 들녘 그리고 1km에 달하는 제방이 호반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특히 봄철에 제방을 따라 아름드리나무에서 피는 벚꽃은 일대 장관을 연출하며 산과 나무들이 철따라 옷을 갈아입고 잔잔한 수면에 비치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 둘레길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당시 산림관련 사업비로 받은 국비 가운데 사용하고 남은 20억원을 반납하지 않고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 주변 수변구역에 보행용 데크를 설치하면서부터. 이후 완주군에서 20억여원을 들여 여수 터 교량과 저수지 상류지역에 횡단보도교를 설치하는 등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냈다. 둘레길은 숲길과 고갯길 논두렁길 마을안길 제방길 등이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저수지 둘레길이 완전하게 조성되지 않은데다 쉼터와 휴게시설, 주차시설, 그리고 둘레길 주변 정리 등이 미흡한 게 옥의 티다. 여기에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경관교량 설치가 안 돼 한 바퀴 완주하지 않으면 중간에 장거리를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함도 크다. 완주군이 구이저수지를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명품 둘레길로 만들어서 모악산과 술테마박물관을 연계한 트레일 명소로 조성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4.24 20:20

드라마 ‘녹두꽃’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었다. 그는 천주교 신자였으나 동학의사람이 하늘이다는 인내천 사상을 현실 정치로 들여오는데 적극적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80년 민주화의 봄 때 정읍에서 열린 동학혁명제에서 3.1운동과 4.19정신이 동학의 정신 속에서 흘러온 것이며 민주화의 깃발을 높이 들어 짓밟힌 조상들의 피맺힌 한을 풀어주자고 역설했다. 당시 10만명이 모인 동학제는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신군부는 그 열기에 놀라 동학제 일주일 뒤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동학농민혁명과 그런 인연을 가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동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이 안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동학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도 많고, 전북지역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연극과 뮤지컬, 무용 등의 무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전면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 올 국가기념일까지 제정됐으나 아직도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전북지역 지자체와 동학 관련 단체 등이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으나 대부분 지역행사에 머무는 실정이다. 동학농민혁명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아무리 강조해도 먼 나라 이야기였다. 동학농민혁명을 가까이 할 대중화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그런 점에서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24일 전봉준 장군의 동상이 서울 한복판에 세워진 것은 의미가 있었다. 전봉준장군동상건립위원회가 구성돼 국민성금을 모아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 앞에 동학농민군 최고지도자 동상을 세운 것이다. 또 하나의 단순 조형물이 아닌,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전국에 우뚝 세운다는 의미를 담아서다. 한 지상파 방송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해 이번 주부터 방영에 들어간다고 한다.녹두꽃타이틀의 총 24부작 미니시리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안타깝게 여겼던 동학 소재의 드라마가 만들어져 안방을 찾게 된 것이다. 올 처음 치러지는 국가기념일 행사(5월11일)와 더불어녹두꽃드라마가 동학농민혁명의 대중화에 일대 전기가 되길 바란다. /김원용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4.23 17:56

동교동의 십자가

우리 나라에서는 주요 인사를 말할때 그가 기거하던 곳의 지명을 대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면 경교장은 백범 김구 선생을 말하는데 이는 그가 마지막 까지 머물다간 사저다. 오늘날 강북 삼성병원 자리인데 광복 후 귀국한 임시정부 요인들도 경교장에 머물렀다. 이화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말하며, 안국동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양반가 한옥인데 윤보선을 의미한다. 떡볶이로 유명한 신당동은 사실 오랫동안 김종필 이라는 의미였다.유신정권이나 5공때 언론은 함부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이나 김영삼을 거론할 수 없었다. 대신 마포구 동교동에 사는 김대중을 일컬어 동교동으로,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김영삼은 상도동이라고 담아냈다. 40년 넘게 동교동과 상도동은 한국의 야당사 그 자체였다. 양김(兩金)과의 대결에서 소석 이철승이 밀리면서 전북 출신 정치인은 대부분 동교동계에 둥지를 틀었다. 김원기, 한광옥, 김태식, 조세형,정균환, 최락도, 이협, 최재승, 윤철상 등 이루 셀 수가 없다. 시간이 좀 지나 유종근, 정세균, 정동영 등도 동교동계가 발탁한 젊은피였다.흔히 인장지덕 목장지폐(人長之德 木長之弊)라고 한다. 인간은 큰 사람 밑에 있어야 덕을 입고. 나무는 큰 나무 밑에 있으면 해를 입는다는 의미다. 이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동교동의 그늘은 수양산 자락을 덮었다. 그런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에게 만큼은 아버지로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많이 줬다. 대표적인게 장남 김홍일이다. 오늘(23일) 장례를 치르는 칠십평생 김홍일의 삶은 참으로 지난한 것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안위를 염려해 굽힐때 타협하지 않은 야당 지도자를 아버지로 둔 업보였다. 한쪽에선북에는 정일이(김정일), 남에는 홍일이(김홍일)라는 비판이 나왔으나 아버지로서 무한한 빚을 진 김대중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큰아들 김홍일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3번이나 달아준다. 노벨평화상을 받고 대통령이 됐지만 아버지로서는 자식에게 한없이 미안했다는 얘기다. 사연 하나를 들어보면 너무나 가슴이 저린다. 사형선고가 확정된 뒤 청주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김대중은 1981년 장남 김홍일의 편지를 처음으로 받았다. 김대중 회고록을 보자.봄기운이 조금씩 스며들던 4월의 어느 날, 큰아들 홍일에게서 편지가 왔다. 발신지는 대전교도소였다. 작년 517 이후 헤어진 뒤로 오늘까지 거의 1년을 아무 소식을 못 듣고 있다가 편지를 받으니 가슴이 너무도 떨렸다.(중략)편지 겉봉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졌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몇 시간을 어루만지기만 했다. 밤이 돼서야 이불 속에서 편지를 읽었다. 글씨가 안 보여 몇 번이나 눈물을 닦아야 했다.동교동 마음의 십자가였던 김홍일 전 의원의 영면을 빈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4.22 18:47

거꾸로 간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최근 전주시가 발표한 종합경기장 개발안은 개선된 것이 아니고 눈가리고 아옹하는 개악(改惡)이 되고 말았다. 당초에는 개발방식이 기부대양여 방식이었는데 시가 토지소유권을 보존하기 위해 롯데쇼핑측에 50년 이상 장기임대키로 했다는 것. 언뜻 보기에는 시가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임대료를 받기로 했지만 50년 이상 장기임대할 경우 금싸라기 땅이 롯데쇼핑한테 넘어간 것이나 다름 없다. 통상 장기임대방식은 새만금지역과 같이 투자유치가 안되는 지역에 외국인 투자유인책으로 이 같은 방식을 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마련과 경제발전을 위해 이 방법을 쓴다. 또 200실 규모의 호텔을 롯데쇼핑이 운영한 후 기부채납키로 한 것도 큰 도움이 안된다. 규모가 적을 뿐더러 20년 사용하다가 시가 기부채납 받기로 했지만 20년이 넘으면 시설 노후화로 전면 개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게 된다. 1만7천800㎡에 전시 컨벤션센터를 짓는다고 했는데 이는 언발에 오줌눕는 식이나 다름 없다. 수원시등 대도시에 있는 전시 컨벤션시설이 3만9천600㎡ 규모다. 이처럼 적은 규모로는 제 기능을 다할 수 없을 뿐더러 MICE 산업 발전을 운운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안된다. 전주시민들도 세계 각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특색있는 MICE 시설들이 있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이번 종합경기장 개발에서 가장 시가 잘못한 것은 시비 630억와 지방채 270억을 발행해서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짓기로 한 것이다. 지금 전주시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데 굳이 시비와 지방채를 발행하면서까지 경기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종전에는 롯데쇼핑측이 종합경기장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을 건립해서 이전키로 했다. 전주시가 종합경기장 부지를 시민의 숲과 마이스산업 혁신기지로 개발키로 홍보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그 이유는 시내에서 5분내지 10분만 나가면 모두가 산이요 공원이나 마찬가지인데 굳이 이 같은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생활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것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으로도 보이지만 결국 백화점과 호텔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번에 전주시가 발표한 종합경기장 개발계획은 롯데쇼핑한테 통째로 금싸리기 땅을 넘겨주는 것이어서 특혜행정의 표본이 되었다. 특히 김승수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이 했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람에 상당한 저항이 뒤따를 것이다. 지금이라도 시의회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개발계획안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옥마을에 연간 관광객이 천만명이 다녀가지만 정체성 혼란으로 다시찾고 싶은 관광지가 안되기 때문에 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금 위기상황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면 현재18위인 전주시가 더 후퇴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4.21 19:42

빅토르 위고와 노트르담 성당

빅토르 위고(1802~1885)는 세기를 통틀어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작가로 꼽힌다. 문학 뿐 아니라 그림에도 뛰어나 데생화가로도 활동했던 그는 정치가로도 이름을 알렸지만 가장 뚜렷한 족적은 역시레미제라블같은 명작을 남긴 대문호로서의 궤적에 놓여 있다. 그의 작품들이 클래식 연주곡이나 오페라의 원작이 되거나 영화나 뮤지컬로 제작되면서 그를 당대 풍미했던 작가로서만이 아니라 시대와 시대를 잇는 대중적 작가로 건재하게 하는 것 또한 그 바탕이 된다. 그의 이름을 오늘의 대중들까지도 기억할 수 있게 한 통로는 역시 영화나 뮤지컬로 제작된 여러 편의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레미제라블은 영화로 제작된 것만 30여 차례에 이르고 파리의 노트르담 역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10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그 원작의 탄탄한 힘을 짐작할 수 있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우리에게도 친숙한데, 1957년에 제작된 안소니 퀸과 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의 노트르담의 꼽추의 원작이 이 소설인 덕분이다. 레미제라블과 함께 뮤지컬로도 제작된 파리의 노트르담은 1998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래 대중들의 인기를 모아 롱런하면서 지금은 프랑스 뮤지컬의 상징이 되었다. 이 소설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성당과 얽힌 인물들의 운명과 15세기 당시의 프랑스 사회상을 그린 작품이다. 덕분에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한 성당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고 싶어 하는 이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되었다. 위고가 이 소설을 쓴 배경이 흥미롭다. 위고는 1345년 완공된 이래 프랑스 왕실이 예배를 올리는 교회로, 중요한 국가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되어온 공간이자 고딕 양식의 건축물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대성당이 심하게 파손되어 헐릴 위기에 놓이자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설이 가져온 결과는 놀라웠다. 성당을 살리자는 캠페인이 이어지면서 1845년 마침내 복원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15일 밤, 아름다운 노트르담 성당이 화재로 원형을 잃었다. 불에 타는 지붕과 첨탑이 엿가락처럼 무너져 내리는 현장은 처참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 안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이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짓겠다고 재건 계획을 발표했지만 노트르담 성당의 원래 모습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됐다. 또하나의 빛나는 유산이 우리 시대에 사라진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4.18 20:13

가시 면류관

이번 주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기리는 고난주간이다. 특히 부활절을 앞둔 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 금요일로 기념한다.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을 앞두고 지난 16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였다. 대성당의 상징인 93m 높이 첨탑과 지붕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850년 역사의 인류 문화유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사라진 것이다.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 때 센강 시테섬에 있던 교회를 허물고 100여 년에 걸쳐 완성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의 대표작이다. 우리의 여인을 의미하는 노트르담(Notre Dame)은 성모 마리아를 뜻하며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메리 여왕 결혼식 등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주요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었다. 다행인 것은 노트르담 최고의 보물인 가시 면류관(Crown of Thorns)을 비롯해 십자가 조각과 못, 그리고 프랑스 왕 세인트 루이 9세가 착용한 튜닉, 회화 등은 소방관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구해냈다.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그리스도의 가시 면류관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나뭇가지와 갈댓잎을 원형으로 엮은 것이다. 원래 예루살렘 시온산 바실리카에 있었지만 1239년 프랑스 국왕 루이 9세가 당시 콘스탄티노플 측으로부터 사들여 프랑스에서 소유하고 있다. 가시 면류관이 파리에 도착했을 때 루이 9세가 맨발에 속옷 차림으로 뛰어나가 맞이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 가시 면류관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노트르담의 가시관 및 그리스도 수난 유물 경배 행사 때만 일반인에 공개해왔다. 그렇지만 성경의 마태마가요한 복음 등 세 곳에서는 로마 군병들이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예수의 머리에 씌우고 갈대를 오른 손에 들리고 자색 옷을 입혀 유대인의 왕이여라고 희롱하였다고 기록했다. 이를 보면 당시 예수가 쓰셨던 가시 면류관은 지금과 같은 황금 소재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여하튼 가시 면류관이나 십자가 조각, 못 등 예수의 고난을 나타내는 상징물에 천착(穿鑿)하기보다는 온 인류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본받는 것이 가시 면류관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일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4.17 20:16

임실 치즈의 아버지

국내에서 서양식 우유 생산기술이 도입된 것은 1900년대 초다. 당시 대한제국 농상공부의 프랑스 기술자가 일본으로부터 20여 두의 홀스타인 종 젖소를 도입해 지금의 서울 신촌역 부근에서 사육하며 우유를 생산한 것이 근대 낙농의 효시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까지도 낙농규모가 영세하고 우유 공급이 부족해 원조에 의지했다. 국내 치즈산업의 역사는 우유보다 훨씬 짧다. 치즈가 국내 최초로 본격 생산된 해는 1969년이다.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가 부임지인 임실에서 산양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 임실 치즈의 출발점이었다. 지 신부는 다른 신부에게 선물로 받았던 산양을 키우면서 젖을 짜 팔면 가난한 농가에 힘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유럽의 가정에서도 치즈를 만들어 파는 곳이 많으니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여겨 치즈 공장을 세웠다. 임실이 국내 치즈산업의 메카로 우뚝 선 모멘텀이었다. 지 신부가 치즈 공장을 세울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아직 치즈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시절이다. 공장 설립을 위한 허가기준이 있을 리 만무했다. 당시 농림부 차관은 지 신부에게한국 사람이 치즈를 먹을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단다. 서울의 호텔과 외국인 전용 상점, 피자 가게 등으로 판로 확보에 나선 것도 지 신부의 몫이었다. 국내 치즈산업이 크게 성장한 것은 임실에서 치즈가 생산된 후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서울우유, 삼양식품, 해태유업, 두산종합식품, 파스퇴르 유업 등이 잇따라 치즈 생산에 뛰어들면서였다. 임실군의 낙농규모는 전국대비 1%도 채 안 되지만, 치즈 생산량은 전국 30%를 차지한다. 기업 계열사인 푸르밀(옛 롯데우유)의 최대 공장이 일찌감치 임실에 둥지를 틀었고, 임실치즈농협과 숲골유가공 등 유가공업체가 임실에 자리하면서다. 임실에 치즈마을, 치즈연구소, 치즈테마파크도 만들어졌다. 국내 치즈 역사를 쓴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지 신부가 지난해 한 월간지와 가진 생전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임실치즈의 성공을 이렇게 말했다.전 단지 그들과 함께 한 것뿐입니다. 함께 배우고 사랑하면 뭔가가 이뤄지는 것이지요. . 임실 치즈는 영원히 고인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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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19.04.16 20:30

선거구 획정과 완주

완주군의 면적은 821.05㎢에 달한다. 동서가 36km, 남북이 71km에 달하는 상당히 큰 자치단체다. 그렇게 커 보이는 서울시 면적이 605.3㎢에 불과한 것을 보면 완주군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완주군 인구는 지난달 현재 9만3564명에 달하고 있고, 재정자립도 또한 군 단위로서는 전국 어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예전에 완주 사람들은 수도권에 가면 굳이 고향을 완주라고 하지 않았다. 설명하려면 길어지니까 그냥 쉽게 전주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지금이야 로컬푸드를 비롯해 완주의 브랜드 가치가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면서 고향을 물으면 대부분 완주라고 말한다. 구태여 설명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완주의 자존심은 국회의원 선거때마다 구겨지는 일이 많았다. 인구 하한선을 맞추기 위해 완주는 이리저리 짜맞춰지는 일개 객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완주만큼 선거구가 바뀐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제헌때부터 5대때까지 초창기는 일단 놔두고 6대 이후 완주 선거구를 한번 되짚어 보자. 6대 최영두, 7대 유범수, 8대 유기정 국회의원까지는 모두 완주군 단일 선거구에서 선출됐다. 그런데 유신 직후 치러진 1973년 9대 선거 때 동반 당선을 노린 집권당은 완주를 전주와 합해 2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로 바꿨다. 결국 9대부터 12대까지 전주-완주는 하나의 선거구가 된 것이다. 이철승-유기정 의원이 9대와 10대에 동반 당선되고, 11대와 12대에는 임방현-김태식, 이철승-임방현 의원이 여야 한명씩 동반 당선된다. 6월 항쟁이후 소선거구제로 되돌아간 13대부터 15대까지 완주는 다시 단일 선거구가 돼 김태식 의원을 잇따라 당선시킨다. 그런데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해 16대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인구 하한선에 걸려 독립 선거구 유지를 못하면서 완주는 16대에 임실과 하나로 묶인뒤(김태식), 17대부터 19대까지는 김제-완주 선거구(최규성)가 된다. 급기야 20대에는 완주가 지역적 연관성이 희박한 진-무-장과 묶어져(안호영) 선거가 치러졌다. 요즘엔 내년 선거때 완주가 전주와 하나의 선거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총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각 지역마다 추측이 무성하다. 압권은 완주가 이번엔 과연 어디와 묶어지느냐다. 선거구 획정때마다 개리맨더링의 요소가 작용하는게 현실이지만 지금까지 전국 자치단체중 완주만큼 선거구가 요동친 곳이 없기에 더욱 그렇다. 혁신도시로 인해 과거보다 비중이 부쩍 커진 완주군이 선거구 획정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데 있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4.15 20:12

전주 종합경기장을 베슬처럼

세계는 지금 디자인 경쟁시대다. 도시재생사업의 열풍이 분다. 그 대표적인 곳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허드슨야드다. 총사업비가 28조원대에 이르는 최첨단 시설의 복합단지가 지난달 15일 1차로 문을 열었다. 그 곳이 벌집 모양의 15층 짜리 나선형 구조물인베슬(Vessel)이다. 2500개의 계단과 발코니가 마치 벌집처럼 엉켜 있어 뉴욕의 새 랜드마크로 변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말 개장하는 삼각형의 전망대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설립,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전망대로서 강화유리를 통해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뉴욕 맨해튼 철도 차량기지 용지 약 11만3000㎡를 활용해 주거 업무 상업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허드슨야드 프로젝트는 미국서도 역대 최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금융위기 발발로 2008년 사업자가 당초 티시먼에서 릴레이티드로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토지소유주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사업자에 용지를 장기간 임대해주고 수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임대료를 유예해 주면서 2012년 12월 첫 삽을 떴다. 낡은 철도역이었던 황량한 곳이 뉴욕의 명소로 부각,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료로 베슬을 방문할 수 있지만 워낙 인기가 높아 예약을 해야 한다. 지금 전주는 어떠한가. 전주시가 과거 집창촌이었던 선미촌을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해서 모양을 바꿨다. 팔복동 공업단지에 문화를 불어 넣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시가 한옥마을 하나 갖고서는 더 이상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다고 판단,법원 검찰청사 주변의 가련산공원과 덕진공원 동물원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김승수 시장이 시비 안들이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종합경기장 사업을 할 수 있는데도 왜 이 사업을 안하는지 시민들이 의아해 한다. 시중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김 시장 평가가 엇갈린다. 지지자 중에서도 지난 4년간 도와 대립각만 세웠지 한일이 없다고 힐난한다. 한옥마을은 김완주 송하진 지사가 시장 때 해 놓은 일이라서 김 시장으로서는 내놓을 게 역전 앞 구불길 등 비난받은 사업 밖에 없다는 것. 그러다보니까 다음 선거 때는 지사로 가야 하는데 마땅한 명분이 없자 특례시 지정을 들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것. 정동영 등 전주 3명 국회의원들도 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나머지 김 시장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던 터라 어릿광대짓을 하고 있다는 것. 지난달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인구 50만 이상 도청소재지인 대도시는 반영되지 않았다. 김 시장이 정부개정안 마련에 실패하자 30만 범시민서명운동으로 방향을 전환,국회 입법화에 승부수를 띄웠다.정무적 감각이 좋은 김 시장이 특례시 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뉴욕 허드슨 야드 베슬처럼 파급효과가 큰 종합경기장 개발사업부터 먼저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안으면 항상 인기영합주의 행정만 펴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판을 키워 랜드마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4.14 20:15

로테르담항의 건재 이유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무역 항구다. 유럽의 물류는 라인강 어귀에 자리한 로테르담을 통해 세계로 나간다. 이 지리적 장점은 로테르담이 세계 1위의 물류항을 가진 회대 항구도시로 자리 잡게 하는 기반이 됐다. 지금은 상해나 싱가포르 등 야심차게 돌진해오는 신항들의 추격으로 그 자리를 내주었지만 로테르담이 여전히 유럽 최대 항구도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로테르담항이 위상을 지킬 수 있는 바탕은 역시 항만으로서의 지리적 장점이다. 로테르담항은 북해에서 불과 2시간 안에 항만으로 들어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유럽 3대 항만인 독일의 함부르크항이나 벨기에의 안트워프항이 로테르담항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도 북해에서 들어오는데 6시간 이상 걸리는 입지적 여건 때문이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긴다는 로테르담항의 위상은 지리적 여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10여 년 전 새만금과 같은 간척 도시를 답사하며 로테르담을 찾은 적이 있다. 그때 항만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로테르담항은 오래전부터 물류를 특화하고 고부가가치 품목을 경쟁력으로 키우는 특별한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항만과 유럽의 허브공항인 스키폴 공항까지 고속도로와 철도를 연결해 물류를 공항 중심까지 직접 수송할 수 있도록 교통 여건까지 갖춰놓았다. 로테르담항은 특히 전문항구 컬렉션이라는 특성을 내세웠다. 수많은 전문항구 중에는 과일전용항구 Fruit terminal Rotterdam이 있다. 3만2000㎡의 자동온도조절 창고와 1만5000㎡의 냉동창고 시설을 갖추고 있는 이 항구에는 남아공과 브라질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실려 온 과일들이 가득 쌓인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 수많은 과일마다 붙어 있는 바코드였다. 현재의 위치나 환적 또는 수송지 등을 기록한 이 바코드는 언제라도 이 과일들의 수송 상황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과일전용항에는 대규모 주스공장도 있다. 터미널에서 불과 500m 정도 떨어진 이 공장에서는 항만에 도착한 주스 원료를 가공해 바로 제품으로 생산한다. 자연히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유럽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주스가 네덜란드산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우리도 새만금 신항만 조성을 앞에 두고 있다. 수많은 신항들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로테르담항이 건재한 이유. 그들의 특화 전략을 주목하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4.11 20:36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100년 전인 1919년 4월 11일, 31운동의 자주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민족적 염원을 모아 중국 상하이에 수립한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다. 이날 상하이 임시의정원에서 제정한 대한민국임시헌장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명기했다. 이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세계 최초의 선언이다. 유럽에서도 민주공화국이 헌법에 쓰인 것은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 헌법에서부터다. 이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명문화했고 헌법 1조 1항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고 명시했다. 이날 대한민국임시의정원은 국호(國號)를 대한민국으로 결정했다. 조선이나 고려공화국을 국호로 정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격론 끝에 대한민국으로 낙착됐다. 당시 각료로는 임시의정원 의장 이동녕, 국무총리 이승만, 내무총장 안창호, 외무총장 신규식, 법무총장 이시영, 재무총장 최재형, 군무총장 이동휘, 교통총장 문창범 등을 선임했다. 임시정부는 삼권 분립제도를 표방하고 외교활동과 의열투쟁, 광복군 창설 등을 통해 27년간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폭탄 투척 의거로 일제의 압박이 심해지자 그해 5월 상하이를 떠나야만 했다. 항저우 전장 창사 광저우 류저우 치정 등지를 떠돌다 1940년 충칭에 자리잡았다. 1940년 건국강령 3장을 발표해 광복군을 강화했고 1944년에는 김구를 주석으로 선출했다. 이후 광복군은 미국 OSS부대와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다가 해방을 맞았다. 하지만 미 군정의 임시정부 불인정으로 1945년 11월 29일 임정 간부들은 개인 자격으로 귀국했고 국내 정세의 혼란으로 임시정부의 내각과 정책은 계승되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4월 13일에 임시정부 수립기념행사를 가져왔지만 올해는 11일에 기념식을 갖는다. 상하이 주재 일본총영사관 경찰부가 펴낸 조선민족운동연감 자료에 근거해 임시정부 수립일을 정했지만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서 발굴된 임정 관련 자료를 통해 4월 11일로 바꿨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숭고한 민족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갈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4.10 19:59

교사 유투버 활동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장래직업 중에 유튜버가 손가락 안에 든단다. 유튜브에 눈감으면 자녀들과 소통이나 교감조차 어려울 정도로 유튜브가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단순히 동영상을 보고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제작자로 참여하는 유튜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굳이 킬러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취미생활까지 유튜브에 올려 힐링 공간으로 활용하는 유튜브 대중화시대다. 세계가 유튜브에 열광하는 것은 무엇보다 1인 미디어로써 영향력 때문이다. 연예인이 부럽지 않을 만큼 인기를 끌면서 부를 축적하는 유튜버들도 즐비하다. 1인 미디어 업계의 선두 자리에 있는대도서관의 경우 19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연간 17억원의 매출액을 자랑한다. 대도서관 운영자는 화려한 스펙도, 대학 졸업장도 없이 성공신화를 쓴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이런 평범한 사람도 유튜브를 잘 활용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유튜브의 매력이기도 하다. 유튜브 열풍에 따르는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 유튜브 시청이 스마트폰 중독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와 선정적인 영상이 넘쳐나고, 가짜뉴스가 그럴 듯하게 포장된 채 유통된다.유튜브 정치가 확산되면서 집단지성이 사라져 정치의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 자녀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부모들도 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빗나간 행동도 서슴지 않은 동영상들이 버젓이 유통되는 곳이 유튜브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최근 교원들의 유튜브 활동과 관련한 실태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이 크게 늘면서 부작용이 없는지 파악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교육자 신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교사 개인의 유튜브 활동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려는 건 온당치 않다고 본다. 아무러면 교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나 빗나간 활동을 하겠는가. 오히려 교사의 노하우가 학교 밖을 넘어 사회 청량제가 될 수 있게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장려할 일이다. 영리목적이 아닌, 알찬 콘텐츠로 수익을 올린다고 규제의 빗장을 걸 일도 아니다. 교육부의 실태조사가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4.09 19:59

제3금융중심지

요즘에야 인기가 좀 식었지만 오랫동안 복싱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숱한 스타가 명멸했으나 전문가들이 꼽은 최고의 테크니션은 단연 슈거레이 레너드였다.웰터급에서 시작해 라이트 헤비급까지 뛰었던 그는 1980년대 무려 5개 체급을 석권했다. 그가 복싱 역사에 뚜렷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쟁쟁한 라이벌들이 동 시대에 활동하는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마빈 헤글러, 토마스 헌즈, 로베르트 듀란 등과 더불어 1980년대 복싱 황금기를 이끌었다. 뚜렷한 라이벌의 존재는 일정 부분 개인이나 집단에 있어 성장과 발전의 촉매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전라북도는 전라복(福)도라고 한다. 태풍이나 홍수 등 재해 무풍지대다. 며칠전 강원도 일대를 휩쓴 초대형 산불을 생각해 보면 각종 재난이 적은 전북에서 생활한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하지만 동전엔 반드시 앞뒤가 있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평온하게 살아오면서 안주했고 이는 결국 낙후를 불렀다. 같은 강원도라도 대관령 동쪽의 영동과 그 서쪽의 영서 지역 정서는 전혀 다르다. 영서는 토지도 비옥하고 넓지만 이름 좀 있다는 사람들은 영동인 경우가 많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살아오면서 적극적인 생활양식이 몸에 밴 때문이라고 한다. 전라도 역시 남도와 북도는 천지차이며, 경상도의 경우 대구경북 쪽과 부산울산경남 등 남도는 성향이 크게 다르다. 흔히 말하기를 충청도 사람들은 단정적인 말투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충북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경우 어제는 고구려, 오늘은 백제였던 땅이 내일은 신라의 영토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겉으로 뚜렷한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게 체득된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부산 일대에서 전북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이 많다고 한다. 부산이 금융중심지에 관한 한 전북을 또다른 라이벌로 여긴다고 하니 한편으론 과하게 대접해 줘 고맙다는 느낌도 든다. 부산 일대에서는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의 논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에서는 전북으로의 금융중심지 지정이 결국 부산에 집중가능한 금융공기업을 전주로 빼앗길 것이란 우려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전북은 해양금융중심의 부산시와 달리 세계 3위 자산운용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만큼 기금운용의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기금운영의 안정성과 고수익율 창출을 도모시키기 위한 지역적 특수성이 있다고 한다. 금융공기업 이전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서울, 부산 등의 금융중심지와 경쟁이 아닌 자산운용 위주의 금융산업 발전을 통해 금융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전북에서 말하는 것일뿐 아직 부산 지역 정치인이나 시민들이 충분히 공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게 풀어야 할 과제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4.08 20:46

집토끼 키우기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가 인구 65만에서 머물러 있다. 전주시는 산업시설이 빈약하고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좋지 않아 사람과 돈이 모이지 않는다. 그간 김완주지사가 시장으로 있을 때부터 도와 시의 관계가 좋지 않고 엇박자를 낸 것이 결과적으로 전주발전을 어렵게 했다. 전주시장이 되고 나면 전주 유권자가 많기 때문에 그 기반을 정치적 토대로 삼아 도지사를 넘보았다. 그 결과 전주시장 2명이 지사가 되었다.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직에 취임하자마자 김완주시장이 열정적으로 추진했던 경전철 건설을 백지화 시킨 것은 잘했다. 현직지사가 시장 때 추진했던 사업을 후임시장이 백지화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당시 송시장이 김완주시장이 추진했던 경전철 사업을 그대로 승계해서 2개코스로 추진했더라면 지금 전주시는 빚더미에 나 앉았을 뿐더러 부채로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 시장이 경전철 용역비나 관계공무원 해외시찰 등으로 자그만치 40억 정도를 날렸다. 누누히 지적했지만 전북도가 전주시에 양여해준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을 지금까지 추진않고 방치한 것은 전주발전을 뒷걸음질 치게 한 것이다. 이 사업은 강현욱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 때부터 이뤄진 사업이라서 양여조건에 맞게 개발했어야 했다. 시민 70% 가까이가 찬성한 사업을 김승수 시장이 취임 1년 지난뒤에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처럼 공원으로 조성해서 시민들에게 돌려 주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재선 한 지금까지 가시화 된 게 아무것도 없다. 이 사업은 전주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도 연관이 깊다. 혁신도시 입주기관들은 대규모 컨벤션이나 호텔 위락시설 등을 필요로 한다. 국민연금공단이나 기금운용본부가 전주혁신도시에 있어 외국 큰손들까지 전주를 찾지만 이들이 편하게 이용할만한 부대시설이 없어 KTX를 이용, 일만 보고 서울로 돌아간다. 소비력이 왕성한 큰손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주 야구팬들은 야구장 시설이 없어 전주에서 프로야구 관전을 못한다. 서울 등 대도시를 전전긍긍하며 야구 관전을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더 한심한 것은 전주에 대형 유통매장이 없어 대전 코스코나 부여 롯데아울렛 매장 고객 30% 이상이 전주시민들로 채워진다는 것. 지금은 글로벌경쟁시대라서 담 치고 울타리만 친다고해서 상권이 보호되는 때가 아니다. 영세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제약을 가해야겠지만 무작정 로드숍 보호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종합경기장 개발을 안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전주에서 광주 등 외지업체들이 아파트분양가격을 맘대로 천만원대까지 끌어 올려 그간 8조원을 챙겨갔지만 모두가 유구무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자광이 대한방직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을 전주시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모순이다. 잡히지도 않는 산토끼를 잡겠다고 나서는 것 보다 집토끼를 잘 길러 도시발전을 하는게 낫다. 김 시장이 특혜만 안주면 걱정할 게 없다. 자광 로비 받아 다음 지사선거에 나선다는 말도 안 나올 것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4.07 20:27

‘나무를 심은 사람’ 그 이후

애니메이션 거장 프레데리크 백 감독(1924~2013)은 우리에게 <나무를 심은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출신으로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그는 환경운동가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첫 작품 <아브라카다브라>를 발표하면서 이름을 얻기 시작한 그는 <일루션> <크랙> 등의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를 인정받았지만 <나무를 심은 사람>은 그의 대표작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사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원작은 따로 있다. 프랑스 출신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이 그것이다. 한 양치기가 버려진 황무지에 40여 년 동안 도토리를 심어 결국은 생명을 가진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나고 감동시켰다. 주인공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는 비록 가공인물이었지만 프레데리크 백은 한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폐허의 땅이 생명의 땅으로 바뀌는 감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이 애니메이션이 상영된 후 영화가 제작된 캐나다 전역에서 나무 심기 운동이 일어나 2억 5천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무를 심는 주인공의 헌신과 노력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덕분이다.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에 비판적이었던 프레데리크 백 또한 나무를 심는 일에 앞장서 수많은 나무를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가공인물의 이야기지만 실제로 자신을 바쳐 나무를 심고 가꾸어 후대에 귀한 선물을 남긴 사람들이 있다.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귀화해 한국 사람이 된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 1921~2002) 선생도 그 중의 하나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된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을 유산으로 남겼다. 일찍부터 식물의 다양성에 눈을 뜬 그는 스스로 나무를 구해 심고 가꾸는 일에 평생을 바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물을 가진 수목원을 만들었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봄이면 절정을 이루는 700여종의 목련과 600여종의 호랑가시나무를 비롯해 1만 3천여 종의 온갖 식물들이 계절을 기다려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란다. 1960년대 초반 조성된 천리포 수목원은 10년 전부터서야 일반인들에게 문을 열었다. 기다려 문을 연 이유가 있었을 터다. 그가 남긴 말이 있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나무의 나이테는 일 년에 한 개만 생긴다. 그 울림이 깊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4.04 20:42

내로남불식 인사청문회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구성을 앞두고 전북출신 장관 후보자 3명 중 2명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다. 특히 익산 출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의 자진 사퇴에는 아쉬움이 크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비롯해 정읍~남원 동부내륙권 국도건설, 익산 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 전주역 시설개량 등 국토부 현안이 산적한 전라북도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는 30여년간 국토부에서 근무하면서 주거와 교통 분야 요직을 두루 경험한 국토교통 전문가다. 국토부 내에서도 첫 여성장관인 김현미 장관의 파격 등용에 이어 안정적으로 국토부를 이끌 적임자라며 크게 환영했다. 탁월한 업무 능력과 직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기에 공무원 노조에서도 환영과 함께 청문회 통과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다주택 보유 논란에 그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여기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부동산 투자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참여정부 이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중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처음 낙마한 사례가 됐다. 물론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한 것은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경륜과 역량 업무능력, 그리고 공직사회 평판까지 상쇄시킬 정도인가에는 의문의 여기가 남는다.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동정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20대 국회의원 289명 가운데 두 채 이상 다주택자는 117명으로 40%가 넘는다. 이들 가운데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도 71명에 달한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각각 주택 6채를 소유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도 2018~2019년도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1년동안 평균 1억원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재산이 94개에 달하는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1년새 1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보았다. 부동산 57개를 보유한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인사청문회가 아닐 수 없다.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능력과 자질 검증은 뒷전이고 오로지 흠집내기와 트집잡기, 망신주기식 행태로 일관하는 청문회는 국민들을 식상하게 만든다. 이런 청문회를 우리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 것인가.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4.0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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