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1 11:20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한국 축구의 메카 ‘NFC’

월드컵 지난해 우승국인 프랑스도 축구 암흑기가 있었다. 프랑스는 1960~70년대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버거웠고, 심지어 유로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런 프랑스가 1998년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을 때 훈련장으로 사용된 클레르퐁텐 국립축구연구소(INF)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1988년 개장한 클레르퐁텐은 56만㎡의 대규모 축구센터로, 국가대표와 우수한 신예들이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축구성지는 세인트조지파크로, 영국의 모든 축구팀들이 널리 활용하고 있다. 런던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이곳에는 130만㎡ 부지에 실외 경기장 13개, 실내경기장, 재활센터, 스포츠 과학 의학시설 등 축구 경기에서 필요한 시설들이 완비됐다. 우리나라도 영국의 세인트조지파크를 본떠 경기도 파주에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만들었다. 2002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개장한 파주 NFC는 천연잔디구장(6면)과 인조잔디구장(1면)을 갖추고 축구 국가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제2의 축구종합센터 공모에 나서 자치단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33만㎡ 규모로 계획된 축구종합센터는 소형 스타디움과 천연인조잔디 구장 12면, 풋살구장 4면, 다목적체육관과 축구과학센터, 체력단련실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선수 30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숙소 등 편의실설과, 직원 200여명이 상주할 수 있는 사무용 건물도 계획에 포함됐다. 축구협회는 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에 10년간 생산유발 효과 2조8000억원, 부가가치 1조4000억원, 고용유발 4만1885명 등의 효과를 예상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자치단체들이 욕심을 낼 대규모 스포츠산업인 셈이다. 축구종합센터 공모에 전국적으로 24개 지자체가 응모했으며, 지난달 12곳의 1차 후보지가 가려졌다. 전북에서 군산과 장수가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군산과 장수가 다른 시도 후보지와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전북도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다. 후보 단일화를 조율하거나, 그게 어려울 경우 각각의 강점을 살린 맞춤형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축구의 메카가 될 기회를 꼭 붙잡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3.05 20:36

친일의 굴레

제2차 세계대전때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한 작전이 있었으니 바로 1940년 덩케르크 철수 작전이다.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서 영국군 22만6000명, 프랑스벨기에 연합군 11만2000명이 몰살위기 직전 상황에서 극적으로 영국으로 탈출, 결국 연합군이 반격하는 기반이 됐다. 6.25 전쟁때도 덩케르크 철수작전과 비슷한게 있었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젊은층에게도 널리 각인된 흥남부두 철수작전이 바로 그거다. 1950년 12월, 10만명을 구해낸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연출됐다. 흥남부두에서 출발해 거제도에 도착한 배의 이름은 바로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 먼 훗날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가 이 배에 탑승해 피난했다고 해서 더 유명해졌다. 당시 김백일 1군단장 등은 에드워드 알몬드 10군단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피난민까지 철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있는 흥남철수작전기념비에는 10만명의 인명을 구한 6명의 영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김백일 장군이 한국전쟁 때 흥남 철수 과정에서 미군을 설득, 많은 피란민을 배에 태워 생명을 구한 공적을 기려 동상을 세울 것을 요청했고, 거제시가 지난 2011년 동상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후 김백일 장군은 친일행적에 휩싸였다. 급기야 지난 1일 거제 지역 3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친일김백일동상철거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김백일 장군 동상 바로 옆에 김백일 친일행적 단죄비를 세웠다. 김백일은 1937년부터 1945년까지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했는데 간도특설대는 일제의 괴뢰만주국에 소속된 900여명 규모의 특수부대로 항일운동을 하는 독립군 토벌을 했다고 한다. 즉 친일 인사를 그냥 놔둘 수 없다는게 이번에 단죄비를 세운 이유다. 한쪽에선 숱한 피난민을 살리는데 기여했다고 공적비를 세우고, 또 다른편에선 친일행적을 문제삼아 단죄비를 세우는 현실은 우리 아픈 현대사가 아직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어제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낯선 이름 하나가 주요 검색어에 올랐다. 바로 완주 삼례 출신 양칠성이다.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이 붙은 도로가 생기는데 양칠성 도로라고 한다. 양칠성은 네덜란드-영국연합군과 맞서 싸운 지역 주민들의 독립투쟁을 도운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차대전 말기 그는 징용에 끌려가 현지에서 일본군 군무원으로서 연합군 포로 감시원을 지냈고 죽을때는 천황 만세를 외친 골수 친일이라는 연구 결과들도 있기에 양칠성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오늘도 역사에 대한 심판은 계속되고 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3.04 20:26

패배주의 극복

역사는 순환하면서 발전한다. 우리의 역사도 장구한 세월 속에서 아픔과 견디기 힘든 고난도 있었지만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적인 조건이 좋아 배고픔의 역사는 덜했다. 사람도 할아버지 아버지 나의 3대를 합산해서 나눠보면 같다고 한다. 추운 겨울처럼 견디기 힘든 운명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꽃피는 봄이나 추수하는 결실의 계절에 태어난 사람도 있다. 자신의 것만 분리해서 비교해보니 안타깝고 불행해 보이는 것이다. 공동체의 역사도 그렇다. 고려 왕건 때 훈요십조에는 차령산맥과 공주강 이외 사람들은 지세가 배역하니 인재로 등용치 말 것을 주문했다. 호남기피의 근거가 됐지만 전북인들은 머리가 명석해 조선 선조때까지 과거급제자수가 서울 다음으로 많았다고 한다. 이씨 조선의 본향답게 과거 준비생이 많았고 농경지와 어염이 풍부해 사대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조 때 대동세상 건설을 외친 정여립이 모반으로 몰리면서 전북 엘리트 1천여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반역자의 누명을 쓰고 정여립이 처형되는 등 전북인들이 동서인 싸움(기축옥사)에 휘말려 큰 피해를 입었다. 정여립난 이후 과거급제자수가 뚝 떨어져 하위권으로 밀린 것만 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돌이켜보면 머리가 명석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좌절을 맛보자 세상을 한탄하면서 풍류쪽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 전북이 지금같은 맛과 멋의 고장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설이 있다.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사상을 정여립이 외쳤기 때문에 그게 동학농민혁명정신으로 이어지면서 3.1만세운동으로 결실을 본 것이다. 전북인은 나라의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의병을 일으켜 순국하는 등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민초들이었다. 남원성을 지키려다 순국한 사람들이나 임진왜란 때 이치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전주성을 지킨 사례는 그래서 빛나는 역사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고 인내천 사상에 근거한 동학혁명은 풀뿌리민주주의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었다. 외세에 의해 수 많은 희생자를 낳았지만 동학농민혁명은 각 지역에 집강소를 설치하는 등 민주정치의 토대를 만들었다. 근래 박정희 군사독재정치와 전두환군부독재정치가 이어지면서 전북이 힘들었지만 조상들의 자랑스런 국난극복의 역사를 오늘에 되살린다면 패배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지금이 어렵고 힘든다고 쉽게 포기할 것이 아니라 끊없는 도전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야 이룰 수 있다. 피와 땀의 역사는 절대로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완주 신리 태생인 정여립사건을 모반의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들춰내 전북정신의 귀감으로 삼도록 해야 한다. 그간 승자의 편에서 역사가 잘못 기술돼 억울함과 한이 서려 있을 수 있다. 숙종 때 이중환이 전북을 와보지도 않고 펴낸 택리지 속에다 전북인의 성징을 나쁘게 기술했지만 전북인의 핏속에는 저항과 선비의식이 도도히 흐른다. 3.1운동 1백주년을 맞아 이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게 전북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3.03 19:36

안중근 의사의 공판 기록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은 1909년 10월 26일이었다. 그의 나이 스물일곱.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된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 수감되어 4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다. 그가 일본 재판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기까지 열린 재판은 여섯 번. 1910년 2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에 걸쳐 열린 졸속 공판이 전부지만 뤼순 관동법원 재판정에 선 조선의 청년 안중근은 의연했다. 그는 그 재판정에서 대한민국이 일본제국주의에 어떻게 침탈당하고 있는가를 알리려 했으며 자신의 철학을 세계에 전하고 싶어 했다. 남아 있는 공판기록이 전하는 내용이다. 그 현장의 공판기록은 우리가 위인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면모와 철학을 생생하게 전한다. 그만큼 사료의 의미와 가치가 크다는 이야기지만 일반인들에게 안중근 의사의 철학과 사상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통로는 여의치 않다. 이러한 상황이 안타까워 누군가는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공판 내용을 번역해 재구성한 역사책을 펴냈다. 출판인이자 번역가이기도 한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다. 안중근 의사의 삶과 철학을 제대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그에 따르면 재판기록은 1000부 정도의 책으로 출간되어 있을 뿐이다.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를 펴낸 김 대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선 재판정 양측의 주장 속에는 한마디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안 의사의 분오와 침묵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전한다. 이 기록을 보면 안중근의사는 단순히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범인으로서가 아니라 조선정부를 대표하는 의용대장으로서의 자격으로 재판을 받고 싶어 했단다. 역사적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하고 치밀한 속성이 있다. 하얼빈 의거의 진실 또한 그런 점에서 좀 더 깊이 해석되고 조명되어야 한다는 김 대표는 재판 기록은 그 날의 숨은 진실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고뇌와 분노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살아 있는 자료라고 소개한다. 안중근의사는 어린 시절부터 무술에 뛰어났다고 알려져 있지만 서예에도 출중했으며 한학에도 밝았다.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할 정도였으니 그의 사상과 철학적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이익을 보면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칠 줄 알아야 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오늘, 문득 안중근 의사의 삶과 철학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2.28 20:19

조합장 잘 뽑아야 하는 이유

28일부터 농협 조합장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조합장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13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다. 이번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전북에서는 농축협 92곳과 수협 4곳, 산림조합 13곳 등 모두 109곳에서 조합장을 새로 뽑는다. 조합장은 단위 농협의 최고경영자이다. 임직원 인사권과 경제 사업권, 대출한도 조정, 예산 재량권, 파산 신청권, 농산물 판매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여기에 교육지원 명목으로 농협 복지사업을 주관하고 조합원 경조사, 자녀 장학금, 각종 영농단체와 모임 지원, 홍보선전 지원 권한도 행사한다. 조합장 연봉은 농협 규모에 따라 5000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곳도 많다. 조합장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을 웃돈다. 또한 매달 200만원 가량의 업무추진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조합장이 받는 평균 연봉은 1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농가 평균 소득 3824만원 대비 2.6배에 달하는 고소득층이다. 일부의 경우 조합장 연봉이 시장군수보다도 많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단체장은 행정권력, 조합장은 경제권력으로 통한다. 조합장 경력을 발판으로 단체장과 지방의회 등 지역 정계로 진출하기도 한다. 거꾸로 지방의원을 하다가 실속있는 조합장 자리를 넘보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조합장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혜택이 크지만 견제 수단은 미흡한 실정이다. 조합원 총회와 이사회가 있지만, 조합장이 총회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기에 사실상 제동을 걸기 어려운 현실이다. 지역에선 일단 조합장이 되면 신분 상승과 함께 경제적 여유도 보장되는 만큼 출마자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득표전에 나선다. 벌써 전북경찰청에선 이번 조합장 선거와 관련, 17명을 수사중이다. 이 가운데 금품향응 제공이 12명에 달한다. 검찰에서도 금품수수 등으로 7명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에서는 검찰이 71명을 입건하고 53명을 기소했다. 재판 결과, 6곳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재선거를 치렀다. 지금 농협은 개혁의 시험대에 서 있다. 사실 조합원이 농협의 주인이지만 조합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얘기에 동의하는 농민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 농업과 농협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진짜 일꾼이 아닌 삯꾼을 뽑으면 농협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2.27 20:08

태극기

한 나라를 상징하는 깃발이 국기다. 국가가 성립하기 전 고대사회 때부터 각 집단이 동물해달과 같은 징표를 사용했으며, 그러한 징표를 종이나 천에다 표시하게 된 것이 깃발이다. 국기가 국가를 상징하게 된 것은 근대국가 성립 이후로, 국기가 처음 사용된 것은 근대 시민사회 출발의 계기가 된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 때다.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 3색기가 오늘날 세계 각국 국기의 모태가 됐다. 우리의 국기인 태극기의 효시는 프랑스보다 100년 뒤인 1882년 박영효가 일본에 수신사로 가면서 사용한태극도안이었다. 태극기가 공식적인 국기가 된 것은 1883년 고종이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하면서다. 태극기는 그해 시카고 만국박람회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에 걸렸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국기제작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아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됐다. 오늘날 통일된 태극기는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국기제작법이 고시되면서였다. 태극기는 일제강점기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상징으로 받들어졌다. 태극기가 국민들 속에 보편화 계기도 3.1운동 때였다. 일제는 이후 태극기를 만들거나 지니고만 있어도 독립운동가로 간주했다. 4.19혁명과 광주민주화운동, 198년 민주화운동 등에서도 태극기가 물결을 이루며 민주화에 대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올림픽 등 각종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국가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될 때면 가슴이 뭉클하다. 태극기가 갖는 마력이다. 국민적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이런 태극기가 요즘 분열과 갈등의 한복판에 있다. 소위태극기 부대가 등장하면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2016년 가을부터 촛불집회가 열리자, 보수 우파들이 이에 맞서태극기 집회를 열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태극기 부대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집단 입당해 전당대회를 흔들었다. 이들은 국민적 정서와는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재판의 불공정성을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소신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문제는 신성한 태극기까지 혐오감을 줄까 걱정이다. 3.1절의 태극기가 태극기부대로 인해 일그러져서야 되겠는가.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2.26 19:58

김정은 '남행열차'

토머스 제퍼슨 제3대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애국자와 압제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우리의 근현대사만 봐도 그렇다. 동학농민혁명, 31운동, 625 전쟁, 419혁명과 바로 뒤이은 516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등등 숱한 고비고비마다 수많은 애국자는 물론, 압제자들의 피가 뿌려졌다. 광복 이후 어쩌면 우리 국민은 희생을 덜 치르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을 수도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히 무산되면서 엄청난 시련을 더 겪어야만 했다.대표적인게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질뻔하다가 눈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진 조병옥신익희 선생의 급서를 들 수 있다. 1960년 2월 15일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보였던 조병옥 박사가 급서했다. 조윤형조순형 전 국회의원의 아버지인 조병옥 박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등록까지 마쳤지만 갑작스럽게 발병, 미국 월터리드 육군병원에 입원했으나 끝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30년이 넘는 세월을 군부독재 치하에서 고통받는 신호탄 이었다. 조병옥 박사의 급서에 앞서 4년전 더 놀라운 일이 있었다. 이승만 정권에 대한 염증이 깊어지면서 1956년 3대 대선때 민주당 신익희 후보는 당선을 목전에 뒀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민주당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여론을 등에 업었으나 거기까지였다. 대선을 열흘 앞두고 신익희 선생이 호남 유세를 위해 열차로 이동하다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면서 정권 교체가 무산됐다. 공식 사망 원인은 뇌졸중 이었으나 갑작스런 유력 야당 후보의 죽음은 숱한 의혹을 낳았다. 바로 그때 전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를 담아낸 노래가 있었으니 박춘석 작곡, 손로원 작사, 손인호가 노래한비내리는 호남선이다. 신 박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한 애도 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공전의 히트를 했다. 이후 김수희의 남행열차란 노래도 비내리는 호남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이런저런 사연을 모르는 이들도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로 시작하는 남행열차란 노래를 회식자리 같은데서 한두번쯤은 불렀으리라. 그런데 요즘 때아닌 남행열차열풍이 불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열차로 종단해 베트남에 도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이 지방행사에 참석할 경우 비행기, 열차, 자동차 등 3가지 교통 수단이 동시에 움직인다고 한다. 경호 등 여러가지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어쨋든 한편에선 3시간이면 갈 것을 3일이나 걸려 간다고 말하고 있으나 남행열차를 타고 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남행열차에 몸을 실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와의 핵담판에서 과연 핵웃음을 자아낼 큰 작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2.25 20:17

조합장 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도 안됐는데 조합장 선거열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다음달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임기 4년인 조합장은 연임할 수 있다. 조합장 선거가 혼탁해지면서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조합장이 갖는 권한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조합의 규모에 따라 보수가 다르지만 억대 연봉에다가 직원들의 인사권까지 쥐고 있어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단체장의 실제 권한이 막중해 지역에서는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 지방의원이 견제를 하지만 대부분 같은 당 소속이어서 시장 군수가 거의 맘 먹은대로 한다. 지방의원들이 유급직으로 전환하면서 의정비를 받고 있지만 경조사비를 내고나면 남는 게 없고 바닥나기 일쑤다.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지방의원들은 사명감 없이는 지방의원 하기가 벅차다. 의원들은 자신들을 빛좋은 개살구라고 자조섞인 말들을 한다.하지만 조합장은 돈을 쥐고 있는 금력자라서 그 권한이 상상을 초월한다. 내부감사를 받지만 신용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금이 막대해서 도시형 농협은 얼마든지 조합장이 맘만 먹으며 조합원에게 선심성 환원사업을 할 수 있다. 재선하는 것은 떼논당상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쉽다. 심지어는 자기돈 안들이고 조합원들을 연수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시켜주고 값싸게 영농자재 등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현직 프리미엄이 엄청나다. 이처럼 농촌에서 조합장 자리를 놓고 경합이 심한 이유는 지방의원 해봤자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 비해 조합장은 돈과 명예를 아우를 수 있는 자리라서 경쟁이 치열하다. 조합장이 4년간 가져가는 보수가 억대에 이르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그냥 대충 표를 찍지 않는 풍토가 만들어졌다. 얻는 소득 만큼 조합원을 위해 베풀고 쓰라는 것.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간 지방의원 선거가 실시됐지만 금품선거 풍토는 조합장 선거에서 비롯됐다. 돈 안뿌리면 안된다는 식이 돼 버렸다. 법망에 안걸리고 쓰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할 정도로 돈선거가 교묘해지고 치밀해졌다. 특히 농촌은 연고주의 선거가 판치는 형국이라서 아무리 관계당국이 시퍼란 단속의 칼날을 들이대도 끄덕 않고 간다. 아마추어들이나 식사비 제공이나 명절 때 선물 돌리다 걸리지 진정한 프로는 애경사 때 조용하게 피아구분해서 빵빵하게 챙겨줘서 끝냈다는 것. 불탈법 선거가 연례행사처럼 됐지만 문제는 조합원 자신들이 당당하게 표를 던져야 한다. 후보가 깜냥이 되는지와 조합장으로서 역량이 있는지 그 여부를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조합발전을 위해 정책과 공약을 어떻게 내걸었는지도 살펴서 표를 찍어야 한다. 선거 때 알게 모르게 돈 써서 당선된 조합장은 본전 채우려고 도둑질 할 수 밖에 없다. 제발 받지도 주지도 않는 공명선거가 돼야 조합이 발전할 수 있다. 조합장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지면 우리의 장래가 어둡게 된다.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선진국으로 가려면 법질서 확립이 제일 중요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2.24 18:35

기념일과 이름 바로잡기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가 비로소 복원될 수 있게 된 것은 1백10년이 지나고 나서였다. 오랜 세월, 갑오년 역사는 왜곡되고 진실은 묻혔으며 역도와 비도의 누명을 벗지 못한 농민군들의 숭고한 죽음은 황토길 위에 흩뿌려져 있어야 했다. 농민군들의 명예회복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 2004년 동학농민혁명군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되면서다. 특별법 제정의 성과는 컸다. 농민군들의 명예회복과 함께 기념관과 기념탑 건립 등 역사 조명 사업이 힘을 얻게 되었으며 혁명의 진원지인 전북을 중심으로 치중되어 왔던 동학농민혁명사업도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근대사를 주도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위상이 지역단위의 틀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 뒤 15년. 농민군들은 온전히 명예회복 되었을까. 지난 2010년 설립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따르면 특별법이 제정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명예 회복된 농민군은 3644명이며 이중 498명은 참여자 후손들(유족)이 직접 신청한 경우이고, 3146명은 직권으로 역사적 자료와 기록을 찾아 등록한 경우다. 이와는 별도로 재단이 나서 확인한 농민군 374명이 더 있다. 재단은 후손이 확인되지 않는 농민군들도 참여여부를 확인해 명예회복 시킬 계획이지만 수많은 농민군 후손의 부재는 안타깝다. 사실 자료에 따르면 갑오년에 참여한 농민군은 1백만 명, 희생자는 30만 명이나 된다. 게다가 이들 중 대부분은 이름을 찾지 못하는 무명농민군들이다. 특별법 제정 이후 15년 동안 3644명 농민군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갑오년에 희생된 농민군들의 온전한 복권은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제정됐다. 지난 19일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은 정읍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이다.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를 국가적으로 기리고 대중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역사의 대중화의 벽은 아직 높다. 시대와 목적에 따라 혼용되어왔던 명칭이 동학농민혁명으로 통일되었지만 정작 중고등학교 교과서 안의 이름은 여전히 동학농민운동이다. 더구나 교과서 개편 절차상 앞으로 3년 동안 수정되지 못한 교과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단다. 기념재단이 명칭 수정 의견을 냈지만 통과되지 못한 결과다. 국가기념일이 되었지만 이름도 바로 잡지 못한 이 상황이 안타깝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2.21 20:31

저급한 막말 정치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혐오감을 넘어 환멸을 느끼게 한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저급한 망언을 토해내면서도 정치꾼들의 뻔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8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을 폭도, 괴물집단 운운하며 망언을 일삼다 518 단체 등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국회도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반성은커녕 마치 개선장군처럼 행세하며 518을 지지세력 규합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는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학원 강사출신 김준교씨가 이대로라면 자유대한민국은 사라지고 김정은이 통치하는 남조선 인민공화국이 탄생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앞서 대전에서 열린 연설회장에서도 짐승만도 못한 종북 주사파 정권 문재인 민족 반역자 처단 같은 망발을 서슴없이 해댔다. 더욱이 이러한 망동을 제지하기 보다는 더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장의 실상이다. 망언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김준교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실을 말하면 막말이 되고 극우가 되는 세상이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정치권의 망언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98년 5월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김홍신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겨냥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가 여당으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샀다. 법원에선 김홍신 의원에게 모욕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날, 서울역 광장 보수단체 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핵 폐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200조를 약속하는 이런 미친 가 어딨나 정신이 없는 인간 아닌가라고 망언을 일삼았다. 하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서 당사자의 고발이 없으면 법적 처벌받지 않기에 조 의원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저급한 막말 정치는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정치판이 더 이상 망언 난장판으로 변질되어선 안된다. 이제라도 정치권이 이성과 품격을 되찾아야 한다. 정치권 스스로 자정을 못한다면 막말에 재갈을 물리는 입법이라도 해야만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2.20 21:25

전북과 선거제도 개혁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다. 전당대회 일정을 보니 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이미 지나갔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1차 합동연설회가 충청호남권 대회였다. 당을 이끌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제1야당의 호남권 연설회에 관한 소식이 전북 언론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한국당 전당대회 소식을 홀대했다는 항의도 들리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에게 전북은 이렇게 변방이다. 그것도 아주 먼, 존재감조차 희미한 변방이다. 전북 입장에서도 한국당은그들일 뿐이다. 5.18 망언 등 일련의 행태를 보면서 차라리그들의 변방이 낫다고 자위하는 도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아니지 싶다. 물론 보수당과 전북간 소 닭 보듯 하는 관계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북 유권자들이 각종 선거에서 보수당을 지지하지 않고, 그 보수당은 전북을 외면하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다. 한국당은 지난해 전북 지방선거에서 단 1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당에서 활동하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전북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과 배척 구도를 이대로 지켜볼 수는 없다.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와 외면이 지역 정치발전에 얼마만큼 악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경험했다. 정치인들에게 정치발전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득권을 지키는 일이다. 겉으로는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지역주의에 기대는 것만큼 손쉬운 선거도 없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지역 구도의 폐해를 절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곧잘 인용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지역 대결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권한을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무엇이든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민주당도 2015년 중앙선관위에서 권고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영남권의 당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국회 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하고 있으나 민주당과 한국당의 소극적 자세로 별 진전이 없다. 지역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절호의 선거제도 개혁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선거제도 개혁 진영에 힘을 보탤 때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2.19 20:27

전북체육회장

스포츠와 정치는 동전의 앞뒤라고 할만큼 깊이 연결돼 있다. 2006년 지방선거를 한두달 앞둔 어느날, 도지사 실에서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강현욱 당시 지사의 재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체육계 임원 중심으로 열린 것이다. 김완주 전주시장이 도백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직인 강현욱 지사가 전격 뜻을 접자 일부 체육인들이 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끝내 강 지사는 출마하지 않았고 선거후 강현욱 출마를 촉구한 체육인들은 험한꼴을 보거나 자의반 타의반 현직을 떠났다. 도 체육회 사무처장의 지사 면담이 수개월째 거부되거나 생활체육회 예산이 끊기면서 직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도생활체육회장이나 사무처장이 사직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된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체육계와 정치권이 어떤 관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북체육회장은 늘 도지사가 맡아왔기에 예전엔 체육회 임원이나 종목 협회장을 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던 때, 1995년 민선시대가 열렸다. 유종근 민선지사의 측근이었던 김대열씨가 전북체육회 상임부회장이 되면서 도내 시장, 군수에게 특정 종목 단체장을 맡겼는데 누구하나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후 지사가 바뀔 때마다 도내 체육계도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어졌다. 시장, 군수가 체육회장을 맡고있는 시군에서는 선거때마다 피아를 구분하고 철저한 논공행상과 정치보복이 뒤따르는데 그 중심에 체육계가 있다.그래서 체육계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고조됐다. 급기야 지난해말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쉽게 말해 도지사는 전북체육회장을 맡을 수 없고, 시장군수도 시군체육회장을 올해 안으로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체육회 등이 선거조직으로 악용되는 관행을 막는다는 것이다. 잘 운영되면 체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 같지만 실상 체육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다. 전북체육회의 경우 해마다 3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데 소위 코드가 맞지 않는 인사가 체육회장이 됐을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시군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자칫 스포츠를 살리려다가 더 고사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체육과는 무관한 선거공신이나 생계형 업자가 체육회장을 맡는다면 그 폐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벌써부터 체육계 안팎에서는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100회 전국동계체전 팡파르가 울리는 오늘 체육인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2.18 19:48

익스트림 타워

전주가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되고 있다. 그간 전주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려들자 계속해서 몰려 올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마땅치 않아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관광소득은 숙박을 해야만 부가가치가 창출되는데 전주는 갈수록 숙박관광객이 줄고 있다. 천만관광객 시대를 맞았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동안 전남 여수는 1300만명이 찾아들면서 연중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돌산과 오동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상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관광객이 급증, 이제는 여수가 숙박관광지로 날리고 있다. 순천만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꾸며 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순천도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전주가 한옥마을 위주의 단편적인 관광권으로 고착된 사이 여수나 순천 등은 체험형 위주로 관광콘텐츠를 다변화시켜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전주에서는 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 그리고 안주 푸짐한 막걸리 정도나 먹고 잠은 여수서 자는 것으로 돼 있다. 전주에서 겨우 반나절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돈 쓸 시간과 체험형관광거리가 없어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된다. 인구 65만인 전주는 한옥마을 하나 갖고는 관광소득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한옥마을을 발판삼아 체험형 관광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볼거리가 있고 체험할 공간이 만들어지면 자연히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숙박으로 이어진다. 숙박으로 연결이 안되면 돈이 안떨어진다. 이같은 전주의 형편을 감안할때 (주)자광에서 대한방직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서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건립하는 것을 적극 도와줘야 한다. 투자하겠다고 나선 업체를 불신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모순이다. 파리의 에펠탑이 프랑스의 명물이 되었듯이 전주에 익스트림 타워가 건설되면 전주의 랜드마크가 되면서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다. 그간 시중에는 익스트림 타워 건립을 놓고 찬반의견이 맞서 있다. 심지어 먹튀논란까지 가세해 업체를 힘들게 했다. 만약 이 사업이 착수되면 그 순간부터 고용창출은 물론 타워 운영에 따른 고용유발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지금 타워건립을 반대하면 애향론자고 찬성하면 마치 매향노인 것처럼 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 전주 유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전주 용머리 고갯길로 호남선이 깔리지 못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주시민들도 고용창출이 안되는 상황에서 업체가 돈을 싸들고 와서 투자하겠다는 것을 반대하거나 막아서면 안된다. 도나 전주시는 업체에 과도하게 특혜가 주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최대한 공익을 확보하면 된다. 그간 전주시가 도와 견해가 달라 종합경기장 개발 문제를 장기간 표류시킨 것이 전주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을 직시하면서 이 문제를 다뤄나가야 한다. 정동영 정운천 김광수 국회의원도 표 떨어질까봐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익스트림 타워 건립에 적극 협조해서 전주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2.17 18:56

불법 쓰레기의 귀환

평택항에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화물 선박이 들어왔다. 필리핀으로 수출됐던 불법 플라스틱 쓰레기를 실은 선박이다. 컨테이너 안에 실린 쓰레기는 자그마치 1400톤. 수입국인 필리핀세관 검사에서 적발당한 각종 유해물질과 플라스틱이 뒤섞인 쓰레기 더미다. 그런데 되돌아올 쓰레기가 더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에 불법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6500톤이다. 1400톤이 돌아왔으니 나머지 5100톤이 아직 필리핀의 미사시스 오리엔탈에 남아 있다. 실제 영상으로 공개된 이 쓰레기 더미를 보니 하치장에 거대한 산처럼 쌓여있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한 병해충과 악취로 불거진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필리핀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나선 항의시위 현장.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필리핀과 같은 개발도상국에 떠넘기는 것이 정의로운 일인가고 외치는 필리핀 시민들 항의가 가슴을 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어 환경문제를 일깨운 다큐가 있다. 중국 왕구량감독의 <플라스틱 차이나>다.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다룬 이 영화는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중국으로 수입된 쓰레기가 모이는 칭다오 근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가족의 일상을 그린 이 영화는 단지 환경오염 문제만을 고발하지 않는다. 처리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수많은 나라들의 도덕성과 경제적 대가를 받으며 이 쓰레기를 받아들인 중국의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중국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 폐기물 스물네 가지 수입을 금지해 자국의 환경오염을 막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 여파는 세계 곳곳의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한국은 불법 쓰레기 수출국이란 요명을 얻게 됐다. 그런데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억울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출한 폐플라스틱은 67,441톤. 이중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53,461톤을 보냈다는 통계가 있다. 쓰레기를 정말 다른 나라로 보내고 싶나요. 이건 환경 문제를 떠나 도의적 법적 문제입니다. <플라스틱 차이나>로 중국의 환경정책을 바꾼 왕구량 감독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최근 군산항에도 이 쓰레기가 반입되어 있다. 군산항 인근 창고에는 다른 나라로 수출하려다 길이 막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수천 톤 불법 폐기물이 발견됐단다.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2.14 19:54

5·18 왜곡 금지법

지난 8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 비방 왜곡하는 발언으로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발표자인 지만원씨를 비롯 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북한군 개입설과 광주 폭동 괴물집단 등을 운운하며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했다. 이들의 망언과 궤변에 광주는 물론 전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해명이 논란을 격화시켰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 나경원 원내대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급히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발언 당사자들은 여전히 주관적 의견이라거나 북한군 개입여부 검증 유공자 명단 공개를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518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지난 39년 동안 6차례 국가 차원의 조사에서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도 2년6개월간 조사를 거쳐 북한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 밝혔다. 북한군 개입을 주장해 온 지만원씨는 지난해 10월 518 단체 4곳과 당사자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으로부터 9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도 이미 법원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실제 다른 국가유공자 명단도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 518 망언과 관련,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4당이 국회 윤리위원회 징계 회부와 함께 518 왜곡 금지법 제정에 나섰다. 악의적인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형법상 명예훼손보다도 더 강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1985년 제정된 형법 제130조 제3항을 통해 나치 범죄를 옹호, 찬양하거나 부인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벌금형에 처한다. 오스트리아도 1947년 제정된 나치 금지법으로 나치조직을 설립하거나 부활을 기도하기만 해도 10년 이상, 2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유럽연합 역시 1996년 인종주의와 외국인혐오 행위 방지협약에 따라 대량학살 전쟁범죄 등을 부인하거나 축소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 처하도록 한다. 이번 518 왜곡 금지법 제정을 통해 범죄적 망언이 다시는 발호하지 못하도록 강력 단죄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2.13 19:55

홀로그램

공상과학(SF) 영화 속의 미래 세상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초실감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다. 초연결은 사물인터넷(LoT)으로, 초지능은 AI로, 초실감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통해 이미 눈앞에 다가섰다. 초실감을 더욱 실감 있게 구현하는 기술이 홀로그램(Hologram)이다. 홀로그램이 가상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다. 홀로그램(Hologram)은완전하다라는 뜻의 Holos와 정보라는 뜻의 Gram이 합쳐진 단어로, 사진 투영 기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3차원 이미지다.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원리란다. 일반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40년 전 제작된스타워즈영화에서 홀로그램 기법으로 인물을 만들어냈으며, 요즘 영화에서는 3차원 입체영상이 보편화 될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홀로그램 연인이 대화 상대로 인기를 끌고, 러시아에서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장애인이 나타나는 영상도 등장시켰다고 한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홀로그램 교수 강의를 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서울 코엑스에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이 개설돼 홀로그램 방식의 콘서트와 뮤지컬이 열리고 있고, 마이클 잭슨과 김광석을 무대로 불러내고 있다. 한국은행 5만원권 지폐에도 위조방지를 위해 홀로그램 기술이 들어있다. 지폐를 기울여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세 가지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차선이탈과 충돌 위험경고 기능이 포함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산업의료문화보안 등 전 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이 경북 구미와 함께 익산시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직 예타가 진행되고 있으나 300억원 규모의 서비스센터가 익산으로 유치되면서 시동은 걸렸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홀로그램 산업이 익산만의 홀로가 아닌, 전북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범도민적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2.12 19:34

살인마와 영웅

한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여럿을 죽이면 살인마가 되며, 수천수만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고 한다. 감히 입에 담기도 참담하지만 전쟁 영웅의 경우 때로는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단 한사람을 죽였지만 암살범의 굴레를 영원히 지는 경우도 있다. 로마의 카이사르, 미국의 링컨, 인도의 간디 암살범이 바로 그들이다. TV로 생중계되던 시절에 자행된 미국의 케네디, 이집트의 사다트, 필리핀의 베니그노 아키노 암살 장면은 인류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겼다. 우리 역사도 마찬가지다. 소석(이철승)의 대선배였던 고하 송진우 선생은 1945년 끝자락에 한현우 일당의 총탄세례를 받고 56세의 나이에 절명했다. 이후 여운형, 장덕수, 김구 등이 잇따라 암살당하는 비운의 현대사가 진행된다. 이승만 배후설이 나돌았지만 진실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사직한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 같은 재주를 가진 이가 1993년 2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할 때도 있었다. 바로 전병민씨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의 외곽조직 기획실장을 맡아 홍보 전략 수립에 기여한 공신이었고, 앞서 1987년 대선때 노태우 캠프의 선거 전략에도 기여했다.전두환 친구 노태우의 이미지를 중화시키기 위한 보통사람 노태우 슬로건과 당선 뒤의 원탁회의 주재, 007가방 직접 휴대 등이 그가 속한 팀 한가람기획단에서 짜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YS 집권 후 하나회 숙청, 공직자 재산공개 등의 개혁 과제를 가다듬던 그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당당히 입성했으나 연좌제에 걸렸다. 동아일보가 전씨의 장인(한현우)이 해방정국의 정객 고하 송진우의 암살범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송진우는 동아일보의 주필과 사장을 지냈기에 당연히 1면 톱 기사였다. 장인이 고하 송진우 암살범 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병민은 낙마했다. 당시만 해도 연좌제의 그늘이 있었다.많은 이를 죽이고 전쟁 영웅이 된 사람과 달리 무장하지 않은 양민을 학살한 역사의 죄인들도 많다. 캄푸치아의 크메르 루주 정권이 자국민 200만명 이상을 학살한게 대표적이다. 그러고도 크메르 루주 지도부는 인구의 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변명한다. 요즘 광주 518과 관련해 자한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 파문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또다시 후벼 파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북한 개입설에 그치지 않고 전두환 영웅론까지 주장하고 나서자 관련단체나 민주당 등은 영웅이 아니라 살인마라며 분기탱천해 있다. 이번 파문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지, 아니면 학살에 대해서는 끝까지 단죄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고 있다.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9.02.11 19:33

불안한 전북의 장래

전북이 지역현안이나 국비확보를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송하진 지사가 중앙을 상대로 혼자서 발벗고 뛰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도내서는 송 지사의 영향력이 가장 세지만 중앙에서 보면 시도지사 가운데 한 사람 내지는 민주당원일 뿐이다. 외유내강형인 송지사는 전형적인 행정관료라서 정치인들과 행정스타일이 다르다. 사람을 골라 쓰는데도 실사구시형이나 자기와 함께 근무하면서 검증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주로 쓴다. 이런식으로 도정을 이끌다 보니까 리스크는 줄일 수 있지만 판을 크게 벌이는데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시 도지사는 정치인 출신이 주류를 이룬다. 행정가 출신도 있지만 지역주의가 상존하는 우리 같은 대통령제하에서는 아무래도 국가예산을 확보하거나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는데는 정치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행정가 출신도 단체장이 되면 정치인으로 뒤바뀌지만 몇십년간 조직내에서 일하다 보면 그 틀을 벗어 나기가 힘들다. 행정가 출신들은 비교적 치밀하고 누수가 없지만 아무래도 큰 그림을 그리고 추진하느데는 박진감이 떨어진다. 나무만 보지 숲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10명의 국회의원이 4색으로 나눠진 판에서는 지사가 도정을 이끌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번에 새만금국제공항 예타를 면제 받은 사례에서 답이 나온다. 이낙연 총리 등 광주 전남 출신들은 무안공항 때문에 반대하고 심지어 이해찬 대표도 충청권의 청주공항이나 서산공항 때문에 새만금공항신설을 반대했다. 중앙언론은 항공수요 운운하며 경제성이 없다면서 계속해서 새만금공항 신설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웃 광주 전남 언론들도 반대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중앙정치권으로 연결돼 혹시나 송지사는 누락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것. 송지사는 민주당 지도부가 새만금공항 신설을 탐탁치 않게 여기며 묘한 반대기류가 생기자 청와대나 기재부를 상대로 채널을 가동해서 새만금예타면제를 받아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고 그 기저에는 지난 장미대선 때 문 대통령 한테 도민들이 64.8%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이 송지사한테 큰 힘이 되었다. 지금도 정치력이 약해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몫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하는 판에 앞으로가 더 걱정스럽다. 인구감소로 국회의원수가 줄어들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나가야 할지가 걱정이다. 무작정 다선 의원을 새피로 물갈이 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다.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 현재처럼 4색 칼라로 가는 것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협치 운운하지 실제로는 협치가 안되기 때문이다. 어떻게해야 적은 숫자로 일당백 할 수 있는 정치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자칫 이대로 무기력하게 가다가는 전북의 존재감이 더 약화된다. 광주 전남과 충청권 사이에 낀 전북의 지정학적 요인을 극복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21대 총선 때 전북의 장래가 판가름 날 수 있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2.10 18:39

생존을 위한 책 '그린북'

냇 킹 콜(Nat King Cole, 1917~1965)은 1950~60년대 재즈음악을 이끌었던 미국의 흑인 재즈 가수이자 피아니스트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리듬앤블루스(R&B)나 로큰롤(Rock & Roll)이 유행했지만 중후한 음색으로 감미롭게 부르는 그의 재즈 음악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열광케 했다. 우리나라에 팝송이 소개되기 시작했던 1950년대, 그 선두에도 역시 그의 노래가 있었다. <모나리자>를 비롯해 <투 영> <언포게터블> <엘 오 브이 이> <퀴자스 퀴자스 퀴자스> 등 오늘에도 사랑 받는 노래들이다.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1950년대에 솔로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냇 킹 콜은 50년대 말,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무대 밖에서는 멸시받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공연 중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미국은 1863년 링컨의 노예해방선언 이후 노예제가 폐지되고 투표권 시민권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가 이어졌지만 흑인들은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차별 받았고, 지역에 따라서는 더 노골적인 차별이 행해졌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자유롭게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그 시기, 특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1936년에 첫 선을 보인 이 책은 연간 발행되는 여행안내 책자였다. 저자는 미국 전역을 운전하며 다니는 우편배달부 빅터 휴고 그린. 아프리카계 흑인이었던 그 역시 숙소는 물론 식당과 화장실까지 출입 제한을 받으며 온갖 차별에 생명까지 위협을 받았다. 생존을 위해 흑인들이 마음 놓고 드나들 수 있는 식당과 숙소를 알아야 했던 그는 미국 각 지역의 흑인들을 위한 숙소와 식당, 그 밖의 서비스 공간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정보가 쌓이자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흑인들을 위해 책을 내기로 한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그린북>이 그것이다. 1966년까지 발간되었던 이 책은 해마다 정보가 더해져 여행을 하는 흑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지침서가 되었다. 1960년대, 백악관에 초청될 정도로 연주 실력을 인정받았던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도 인종차별의 벽이 견고했던 미국 남부 지역 투어 공연에서 노골적인 차별로 끔찍한 일상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그가 연주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이 책, <그린북>이 있었다. 인종차별의 참담한 현실을 딛고 세상에 나온 <그린북>이 주는 울림이 크다. 예나 지금이나 정보의 힘이 공유에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도 새삼스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9.02.07 19:56

가족 호칭

이번 설을 맞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명절에 개선해야 할 성차별 언어와 관용 표현 7개를 지난 1일 발표했다. 명절에 주로 사용하는 표현들로 대개 남성 쪽을 더 높여 부르거나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성차별적 언어나 관행적 표현을 고쳐 부르자고 제시했다. 우선 남편 쪽 집안은 시댁(媤宅), 여성 쪽은 처가(妻家)라고 부르는 것을 시가와 처가든, 또는 시댁과 처가댁이든 서로 대칭을 맞추자고 했다.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은 배우자로, 주부는 살림꾼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남편의 도움은 외조, 아내의 도움은 내조라는 표현도 배우자의 도움이라고 하면 된다는 것. 또한 친가외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 본가,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는 어머님이나 아버님으로 통일하는 안을 내놓았다. 남편과 함께 죽어야 했으나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미망인도 고(故) ○○○의 배우자로 풀어쓰고 미혼모는 비혼모로 순화하자고 밝혔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8월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결혼 후 성별에 따른 전통 가족 호칭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남성 중심의 가족 호칭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남편의 누나는 형님으로, 아내의 언니는 처형으로 부르는 관행도 마찬가지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4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에 접속해서 설문, 댓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가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가족 호칭 개선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난달 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족 호칭의 성차별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성차별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49.5%로, 성차별적이다 31.9%를 크게 앞섰다. 반면 20대와 30대 40대 여성층에선 60% 이상이 성차별적이다고 응답, 남녀 성별간, 세대간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족 호칭 문제를 성별간 대결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또 다른 사회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평등의 관점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9.02.06 18:46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