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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남은 잼버리대원, 좋은 추억을 주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 8개 시·도로 분산 배치되었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으로 참가자를 비상 대피시키려 했으나 수도권 숙박난에 따라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156개국 3만7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전국 128개 숙로로 별 혼란없이 이동했다. 퍽 다행이다. 전국으로 흩어져 잼버리 정신인 우정과 연대에는 상처가 났으나 각 지자체별 프로그램에 따라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이들은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공식적으로 마치게 된다. 이번 분산 배치된 8개 시도는 서울과 경기, 인천, 전북,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이다. 인원별로는 경기가 가장 많은 1만8000여 명, 충남 6000여 명, 서울 3000여 명 등을 수용했다. 이들 중 전북에는 10개국 5720명이 남았다. 수용 장소는 전북대·원광대·전주대·우석대·호원대·한국농수산대 기숙사와 무주 반딧불청소년수련원, 임실 청소년수련원, 남원 일성콘도, 진안공고 등이다. 우리는 전북에 남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종 문화체험과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파행으로 인해 아쉬웠던 마음을 달랬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박과 교통편, 의사소통 등에 불편함이 없도록 자상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안전은 물론 여름철 식중독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들은 새만금 현장에서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식사와 건강 이상 등 의료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정부 비상대책반장을 맡고 있는 한덕수 총리는 “태풍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새만금 영지 활동은 종료됐지만 잼버리는 주말까지 계속된다”며 “K-컬처로 일컫는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자체는 태풍 상황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들에게 위험요인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그래서 초반에 혼선을 빚었지만 마무리를 잘해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보줬으면 한다. 또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이 전북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9 18:08

종신보험 가입시 유의 당부

지난 해 기준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에서 처리한 금융민원을 분석한 결과 생명보험 모집 관련 민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신보험 모집과 관련한 민원이 많았는데 ‘저축인 줄 알고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종신보험이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단기납(보험료 납입기간 10년이하) 종신보험의 판매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종신보험 관련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종신보험은 본인이 사망할 경우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대표적인 보장성보험이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은 목돈마련, 노후대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성보험과 비교하여 보다 많은 위험보험료(사망보험금 지급 재원) 및 사업비(보험설계사 수수료 등)이 납입 보험료에서 공제되므로 생전에 중도해지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해지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 보다 적어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저축목적에는 적합하지 않다. 민원으로 자주 접수되는 종신보험 불완전판매의 주요 유형을 살펴보면, 보험설계사는 직장 내 법정의무교육을 빙자한 이른바 ‘브리핑영업’을 통해 보험회사로부터 승인 받지 않은 자료를 이용해 ‘저축’, ‘확정금리’, ‘목돈마련’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가입자를 현혹한다. ‘브리핑영업’이란 직장 내 법정의무교육, 세미나 시간 등을 이용하여 단체를 대상으로 상품을 안내, 가입을 권유하는 영업방식인데, 주로 교육 종료 후 또는 쉬는 시간 등 비교적 단시간 내에 상품설명이 이루어지므로 가입자가 상품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여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험가입시에는 보험설계사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상품설명서와 약관 등을 통해 종신보험 또는 저축성보험인지 여부, 보장내용 등을 꼼꼼히 확인 및 이해한 후 가입을 결정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보험료 납입유예, 중도인출 기능 등이 있는 유니버셜종신보험과 관련한 민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통상 보험설계사는 해당 상품이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다며 저축상품과 유사한 것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으나, 동 상품 역시 종신보험으로 은행의 예․적금과는 다른 상품이다. 보험료 납입이 부담스러운 경우 보험료 납입유예가 가능하나이 경우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추후 보험을 해지할 경우 내가 돌려 받을 해지환급금으로 매월 보험료를 대체 납입하는 것으로, 해지환급금에서 보험료를 더 이상 대체할 수 없게 되면 보험계약이 해지(실효) 될 수 있고 해당 계약을 부활하고자 할 경우에도 그동안 미납한 보험료 및 이자까지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종신보험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은 대부분 내가 죽어야 보험금이 나오는 상품인 줄 알았다면 절대로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종신보험의 성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저축상품으로 오인하도록 설명한 보험설계사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상품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자필서명 한 가입자에게도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보험상품에 가입하기 전에는 내가 이 상품에 가입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가입하려는 상품이 그 목적에 맞는 상품인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상품설명서 등을 통해 해당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후에 가입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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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8.09 18:07

푸른 눈의 이방인 전주공연

경남 남해에 가면 독일인마을이 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잘 묘사됐듯이 1960년대와 70년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광부와 간호사 등으로 파견돼 집안을 일으키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독일 거주 교포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2001년에 조성된 곳이다. 남해에 독일인마을이 있다면, 강화에는 스페인마을이 있다. 이곳 역시 스페인의 체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스페인은 애국가를 작곡했던 안익태가 살던 곳 정도로 여겨질만큼 심리적으로 먼 곳이었다. 바르셀로나올림픽때 몬주익 언덕을 누빈 황영조와 이후 축구 스타들의 활약으로 인해 지금은 매우 친숙한 나라가 됐다. 더욱이 최근들어 스페인 여행 붐이 일면서 워낙 가까운 곳이 됐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스페인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아리랑'이 실렸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리가 어릴때 '에델바이스'나 '오 솔레미오'를 배웠듯 우리 노래를 스페인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게 된 것이다. 스페인 교과서에 한국 노래가 실리게 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이가 있으니 바로 임재식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단장이다. 한인 지휘자이자 성악가인 임재식 씨는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중 1980년대, 세계 3대 테너 중 두 명이 스페인 출신인 걸 확인하고 무작정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고 한다. 지금이야 K팝 인기로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졌지만, 당시는 한류는 커녕 스페인에서 한국이란 나라 자체도 잘 모를 정도였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한국 노래를 스페인에서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그는 어느날 무릎을 탁 쳤다. “아하, 현지인 목소리로 우리 노래를 부르게 하면 되겠구나” 풍찬노숙끝에 그는 스페인 국영방송 합창단 종신 단원이자 테너 파트장으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마침내 1999년엔 꿈에도 그리던 한국 민요와 가곡을 부르는 '밀레니엄 합창단'을 창단했다. 이후 밀레니엄 합창단은 해마다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국 노래를 알렸다고 한다. K팝 열풍이 전 세계에 불기 전인 1999년부터 이미 유럽 사회에 한국 음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것이다.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민요와 가곡을 부르는 프로 성악가들로 구성됐다. 60년의 역사를 가진 스페인 국영방송사 RTVE 합창단원들이다. 임재식 지휘자를 제외하곤 모두가 푸른눈의 이방인들로 구성된 밀레니엄합창단이 때마침 8월에 국내 11곳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전북의 경우 전북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고 전북교육청, 주한스페인대사관 등이 후원한 가운데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전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전주 공연에서는 특히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 새야새야 파랑새야, 섬집아이, 하숙생 등 한국인의 정서를 외국인의 선율로 담아내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국내 가곡의 세계화를 향한 작은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래저래 푸른눈의 이방인들이 펼칠 전주 공연에 이목이 쏠린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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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8.09 18:07

서울에서 만난 전북 -한양도성

코흘리개를 겨우 면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을 시절의 일입니다. 제가 다녔던 남원중학교는 시내에서 꽤 떨어진 야트막한 산밑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입학식을 마치고 보니 학교 옆으로 뭔가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만인의총(萬人義塚)’이라는 시설을 만드는 공사였습니다. 1만명의 의로운 사람들의 무덤이라는 뜻이지요. 정유재란 당시 왜군과 싸우다 돌아가신 조명연합군과 백성들의 무덤을 이장해 그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에 자주 있었던 것처럼 저희도 그 공사에 투입되었습니다. 흙을 나르고 돌을 고르고 잡초를 뽑는 일이었지요. 남원성 전투 당시 왜군의 지휘관 중에는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도 있었습니다. 왜군의 선봉장으로 부산포에 처음 상륙했던 인물이지요. 그는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와 경쟁 끝에 흥인지문(동대문)을 통해 한양도성에 처음 입성하기도 했습니다. 무능한 왕 선조는 이미 한양을 버리고 몽진을 떠난 후였지요. 태조는 조선을 건국한 후 천도를 계획하면서 한양도성을 쌓았습니다. 길이만 해도 약 18.627Km에 이릅니다. 백악산(북악산)을 주산으로 낙산 ~ 목멱산(남산) ~ 인왕산까지 내사산(內四山)을 잇는 매우 긴 성이지요. 한양도성은 백악산을 기점으로 97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팔도의 백성들을 동원해 만들었습니다. 당시 동원된 인부 약 12만명 중 18,255명이 전라도 출신이었지요. 전라도 백성들은 천자문 59번째 글자인 이(李)부터 74번째 글자인 용(龍)까지의 구간을 담당했습니다. 목멱산 서쪽에서 시작해 백범광장과 숭례문(남대문)을 거쳐 이화여고 부근까지의 구간입니다. 농한기를 이용해 상경한 그들은 아침 저녁으로 고향을 향해 절을 하면서 마음으로 가족들의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다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변변한 기계와 기구가 없던 시절, 맨손으로 성을 쌓다 보니 많은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태조 대에 신축되고 세종, 숙종, 순조 대에 개축된 한양도성은 이후 일제에 의해 많은 부분이 헐렸습니다. 그로 인해 전라도 백성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구간은 현재 목멱산 서쪽부터 숭례문에 이르는 구간만 남아 있습니다. 전라도 백성들의 노고는 세종 때 개축되면서 그 흔적을 뚜렷하게 남겼습니다. 흥인지문에서 낙산에 이르는 구간인데요. 그곳 성벽에는 지금도 井邑(정읍), 金堤(김제), 沃溝(옥구), 咸悅(함열)과 같은 지역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성벽이 무너지면 그곳을 담당한 지역 백성들에게 보수를 시키기 위해 일종의 공사실명제를 실시한 까닭이지요. 남원 출신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최철호 소장은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내사산 중 낙산이 125m로 제일 낮다 보니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성곽을 견고하게 쌓아본 경험이 있는 전라도 백성들이 낙산구간에 동원된 것으로 추측한다.” 한양도성은 일제가 조선을 침탈한 후 도시를 새로 정비한다는 미명 아래 헐릴 운명에 처합니다. 전차길을 낸다는 명목하에 결국 서대문, 혜화문 등이 헐리게 되지요. 그런데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살아남았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가또와 고니시가 두 문을 통해 한양으로 입성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한양도성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역사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라고. 남원성을 파괴했던 고니시로 인해 흥인지문이 살아남았으니까요.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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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9 16:12

쌍발통 협치가 만든 또 하나의 기적,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난달 전북 새만금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새만금의 미래와 넓은 부지,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 장점이 높게 평가돼 선정된 것이다. 오랜 시간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던 새만금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 그동안 전북은 ‘낙후전북’이라는 오명을 지닌 채 발전 시계가 멈춰있었다. 국가적 대규모 사업 유치, 경제력 확대는 정치적 역량에 달려있는데, 1당 독주 속에서 경쟁과 책임의 부재로 정치력이 미미했던 전북은 항상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뒤쳐졌다. 경제적 지표를 통해 바라본 전북의 현실은 암담하다. 2021년 기준 전북 GRDP(지역내총생산)는 55.5조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불과하다. 전북의 1인당 GRDP는 3,091만원으로 17개 시∙도 평균보다 1000만원이나 낮다. 전북과 인접한 충남은 5,724만원으로 전북과 2배나 차이가 난다. 필자는 여·야 쌍발통 협치만이 멈춰버린 전북 발전의 시계를 돌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행히 일당독점 체제에서 낙후되어가는 전북의 현실을 명확히 바라본 김관영 도지사가 도정 출범과 동시에 필자가 주장하는 여·야 쌍발통 협치를 공식화했다. 쌍발통 협치가 공식화된 후 가장 큰 성과는 ‘특별자치도’의 탄생이다. 광주 중심의 호남권 속에서 이중소외를 받고 있던 전북을 독자권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함으로써 100년 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이었다. 필자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내실을 다지고 지역경제를 대폭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은 대규모 산단을 정부로부터 지정받는 것이라 생각했다. 전북은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천혜의 땅 새만금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신분으로 전북을 찾아 “새만금에 기업이 바글거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1년간 6조 6,000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새만금개발청 설립 이후 9년 동안 모인 투자금 1조 5,000억원의 4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새만금을 발전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함께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는 좋은 분위기에서 획기적인 것이 필요했다. 바로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다. 함께 경쟁하는 타 지자체들은 이미 이차전지 공장들이 가동되고 있기에 허허벌판인 새만금에 미래만을 내걸고 도전하는 것이 무모해 보였다. 필자는 국회 산자중기위원으로서 이차전지 특화단지 공모심사가 진행된 올 상반기 내내 주관부처인 산업부와 긴밀히 소통하는 동시에 대통령실과도 접촉하며 새만금 지정 필요성과 당위성을 계속 설득했다. 지난 5월에는 김관영 도지사, 민주당 신영대 의원과 3자 협치로 이창양 산업부 장관 면담을 성사시키는 등 막바지까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지사 역시 단체장 중 유일하게 특화단지 발표 평가에서 직접 PPT를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여·야 쌍발통 협치를 공식화한 전북은 특별자치도 법제화에 이어 또 한 번 기적이 만들어졌다. 새만금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됨으로써 확실한 투자 인센티브, 정부 R&D 예산 우선 반영, 원활한 입지 확보 등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게 된다. 이차전지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산업으로 스마트폰, 전기차, 로봇 등에 활용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2030년에는 3천억 달러 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으로 50조원의 생산액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총생산액 55조원에 맞먹는 규모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새만금 유치는 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열고 나아가 세계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에 전북이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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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9 16:12

전주역사 예산 늘려 원래대로 지어라

전주역사(全州驛舍) 증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주시는 주차장과 광장 등 역내 차량 출입 통제와 임시주차장 운영 방침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전주시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4월 “2025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전주역사 개선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기관이 예산을 분담해 짓는 새로운 역사는 지하 1층∼지상 3층에 전체 건물면적 1만1210㎡ 규모다. 무려 42년 만이다. 도시의 관문인 전주역의 새로운 변신에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지금의 청사진대로라면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무엇보다 42년 만에 새로 건립되는 역사의 규모가 시민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친다. 기존 역사에 비해 전체 면적은 4배, 주차 공간은 2배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형편없이 작다. 세 기관에서 분담하는 총사업비(450억 원)의 규모가 도시의 위상과 맞지 않다. 오송역과 천안아산역 등 비교적 최근에 새로 건립된 다른 도시의 역사(驛舍) 건립 예산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정해진 사업비에 맞추다보니 지금의 옹색한 청사진이 나왔을 것이다. 전주시는 지난 4월 ‘왕의 궁원(宮苑)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전주를 아시아 최고의 역사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바뀌는 전주역사가 과연 아시아 최고 역사관광도시의 관문이자 랜드마크 역할에 걸맞은 규모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역사(驛舍)는 방문객들에게 각인되는 도시의 첫인상이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지만, 새로 바뀌는 전주역은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도시의 대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전주시가 계획하고 있는 역세권 개발과 역 주변 교통체계 개편사업도 역사가 도시 위상에 걸맞은 규모로 건립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계획대로 오는 2025년 전주역사 증축사업이 완료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적어도 30~40년은 그 형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2025년 새롭게 바뀐 전주역을 마주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첫발을 다시 내딛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공사중단이라는 강수를 둘 필요성도 있다. 다시 예산을 늘려 역사와 주차장의 규모를 미래 수요에 맞게 대폭 확대해야 한다. 역사관광도시 전주의 미래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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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09 13:09

날씨 만큼 화 나는 요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고, 밤낮 없는 폭염에 지쳐 이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와중에 8월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무더위와 함께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들이 매일 발생하고 있어 어서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8월 1일 세계 158개국 청소년 4만4000명이 참가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시작되었다. 모두의 기대와는 다르게 시설미비와 부실 운영으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온열 질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영지 내 병원에는 병상이 없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는 찾을 수 없는데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턱없이 부족하고 위생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최다 참가국인 영국과 미국 등의 단원이 폭염과 위생 문제를 견디기 어려워 철수를 결정하기도 하였다. 잼버리 개최 장소로 선정된 후 6년이란 기간 동안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폭염과 폭우,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당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대책을 세워놨다"고 밝혔지만 지금으로서는 정말 대책이란 것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남은 기간 더 이상의 최악을 막고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되기를 바랄 뿐이다. 잼버리 폐영 이후에는 정치권이 부디 남탓 말고 사태가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 준비 부족과 안일한 대처로 인한 파행이 준 교훈마저 쓸모 없는 것으로 만들지 않길 바란다. 8월3일에는 서현역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A씨가 자신의 차량을 타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AK플라자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을 쳤고, 차에서 내린 뒤 백화점 건물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9명이 부상을 입혔다. 중상인 피해자가 12명이나 되고, 안타깝게도 부상자들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어 4일에는 B씨가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달아 발생하는 흉기난동 사건에 치안강국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A씨와 B씨는 모두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 자체는 일반인보다 높지 않고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일단 범죄를 저지르면 피해가 심각한 강력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조현병 환자의 경우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극단적 상황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중증 정신 질환자의 치료와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온라인에는 이와 유사한 살인예고 글들이 올라왔고, 경찰은 지난 2일부터 6일 오후까지 전국에서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 전주에서도 덕진구 일대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글이 SNS에 게시되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장난으로 이런 글을 쓴다는 무모함이 놀랍고, 그 장난으로 인하여 시민의 공포감이 가중되고 막대한 경찰력이 낭비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어리석음이 개탄스럽다. 해당 행위는 협박 혐의가 적용된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이다. 부디 이제 이 여름이 좀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한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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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8 18:17

코로나 재확산…개인위생 철저히 대비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다 여름철 독감까지 유행하고 있어 개인 위생을 보다 철저히 했으면 한다. 몸에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고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등 한창 유행 때의 기본수칙을 다시 상기시켰으면 한다. 정부는 당초 9일로 예고됐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전환 등 ‘일상회복 2단계’ 시행을 코로나19 확산세로 잠정 연기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의 마스크 의무 착용이 계속 유지되고 검사·치료비를 일부 유료로 전환하려던 계획은 보류된다. 이것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폭염 대응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3단계에 걸쳐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조정해 이달 중에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현재 2급에서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내릴 방침이었다. 지난 2일 신규 환자는 6만4155명으로 지난 1월 10일, 6만19명 이후 7개월 만에 6만 명대를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도 5만388명으로 직전 주의 약 4만5500명과 비교해 11%가량 증가했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환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통상 여름철에 접어들면 감소하는 독감도 동절기 유행 기준을 3배 이상 웃돌고 있다. 무더운 한여름에 독감이 유행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이같은 코로나 재확산 추세는 지난 6월부터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고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방역 규제가 완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작년 말 접종받은 백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이것도 한 몫을 거들고 있다. 또 새로운 코로나 변이의 등장도 확산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확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염 취약 공간에서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수밖에 없다. 마스크는 코로나 감염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착용 의무가 없어도 자발적 착용이 자신을 지키는 첩경이다. 출퇴근길 버스 안처럼 밀집되고 밀폐된 환경에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감염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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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8 18:16

특별재난지역 선포 외 지역에도 현실적인 보상을....

원망스럽기 그지없던 장맛비 대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오늘도 둘러본 들판 곳곳에는 수해가 할퀴고 간 흔적들이 아직도 참담하기만 하고 망연자실한 농부의 모습에 절로 숙연해진다. 연일 쏟아지는 집중 호우기간 동안 필자는 수해 현장을 직접 지휘하면서 전 행정력을 동원하여 피해조사와 함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주력해 왔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해 상황을 알렸으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간곡히 요청함으로써 김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았다. 지난달 19일, 논 콩 피해가 극심했던 김제시 죽산면이 전국 읍면동 단위에서 유일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되면서 복구에 필요한 재정지원뿐만 아니라 피해 주민에게 재난지원금과 세제 혜택, 전기·도시가스 요금 감면 등 간접 지원까지 추가로 받게 되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나 우선 선포에서 제외된 서부지역 피해 주민들의 실망과 비통함을 생각하면 마냥 안도할 일만도 아니다. 예로부터 ‘풍요의 고장’하면 김제를 꼽았다. 드넓고 기름진 평야를 기반으로 고대부터 농사가 시작됐고 농사가 가장 중요한 시절에 제법 잘나가는 지방이었다. 비록 일제강점기에는 식량 수탈기지로 비운의 세월을 보내야 했으며 산업화시대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여 터덕거렸을망정 그래도 경지면적 전국 3위, 경지율 1위를 유지하며 오늘도 대한민국 ‘곳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제의 역사가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김제도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전 세계적인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한때 26만 인구의 웅군이었던 김제시가 지속되는 인구감소와 침체된 지역 경제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필자는 김제시장으로서 ‘대한민국 대표 곳간’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와‘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소 철학을 바탕으로 농업 현장을 누비며 농민들과 소통하고 구시대적 관행과 낡은 규제를 퇴출하면서 농업인의 실익 증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행복한 농촌 만들기에 주력해 온 결과, 지난해부터 인구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지방소멸 시대에 반전을 보여주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올 해부터 쌀 시비직불금을 당초 100억에서 130억으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당 36만원을 시비로 추가 지원하는 소농 직불금을 신설하여 대농과 소농간의 비대칭적인 직불금 지급구조를 개선하고 소농의 경영안정을 도모하였다. 집중호우로 침․관수된 밭에는 병해충이 빠르게 퍼지기 마련이다. 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차 피해 예방을 위하여 시 자체 예비비 4억1100만원을 긴급하게 투입하여 논콩 재배면적 5415㏊ 1827농가에 병해충 방제를 위한 약제비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수도권 은퇴자나 청년층의 지방 정착을 위한 대규모 국책사업 지원도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해법이지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하여 중앙정부 차원에서 불가항력의 재해로부터 실질적인 농업피해 보상책 마련도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쪼록 금번 집중호우 피해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적 선포 외에도 제외된 기타 지역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책이 마련되어 한 해 농사를 망쳐 실의에 빠져있는 농심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해 본다. /정성주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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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8 18:14

새만금 잼버리의 정치학

장관이었다. 2만2000개의 형형색색 소형 텐트들이 바다를 끼고 아스라이 펼쳐진 모습이 환상적이었다. 마치 고구려나 로마 군사들의 원정시, 수십만 명이 주둔한 군영을 보는듯한 상상이 일었다. 지난 7일 오후 부안 새만금 잼버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하지만 델타구역에서 신분증 확인을 받고 들어간 잼버리 현장은 뒤숭숭했다. 스웨덴, 독일, 멕시코 등 참가국 대표단 천막에는 지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철수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것처럼 보였다. 웰컴센터와 수도간, 화장실, 편의점, 넝쿨터널 등을 기웃거리며 1시간 남짓 시간을 보냈다.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파장이어서인지 볼 것도, 할 것도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 36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8월 1∼12일로 계획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명의 청소년(14∼17세)들이 각자의 꿈을 펼치기(Draw your Dream!) 위해 모였으나 초반부터 파행을 겪다 조기 철수하게 된 것이다. 정부나 조직위원회로서는 북상하는 태풍 ‘카눈’ 덕분에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 되었다. 사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폭염 탓만 할수 없는 총체적 부실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폭염대책은 물론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 문제와 부실한 식사, 미흡한 의료시설 등 비난 받아 마땅한 수준이었다. 새만금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공항과 도로 등 SOC 확충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던 전북도의 당초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6년 동안 1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국제적인 망신만 자초했다. 어쨌든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준비 부족에서부터 미숙한 진행, 다수의 컨트롤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방만한 운영 등 지적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회가 끝난 뒤 이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야 정치권은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꼴불견을 보여줬다. 이번 행사를 살펴보면 부끄러운 한국 정치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전 정권의 정책이나 행사는 깔아 뭉개고 지워버리기에 급급한 행태가 그것이다. 그동안 잼버리가 열리기까지 과정을 복기해 보면 바로 드러난다. 이번 대회는 2012년 박근혜 정부에서 유치 신청을 했고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했다. 그리고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치렀다.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5명 중 3명이 현 정부의 장관이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인수위 때부터 폐지 대상이었다. 그런 여성가족부에 주무부처를 맡겼으니 힘을 쓸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이번 사태의 제일 큰 책임은 현 정부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했다. 그러고도 집권한지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전 정부 탓을 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어도 문 정부 시절 지반 등 기초시설은 완벽히 닦아 놓았어야 했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줄곧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잼버리를 활용했는데 내년 총선에서 심판받아 마땅하다. 지방정부의 경우 김완주- 송하진- 김관영 지사로 이어졌다.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지사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등 그동안 성과를 이번 잼버리 파행으로 한꺼번에 까먹었다. 본인이 유치하지 않은 탓인지 안일하게 대처하다 대회가 임박해서야 서둘렀다. 전 정부 지우기가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는가를 이번 대회에서 배운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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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8 18:14

고노담화 계승의 속내

1993년 8월, 일본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군 위안부가 존재했으며 일본군이 관여해 강제 동원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고노 장관은 일본군의 요청으로 위안소가 설치되었으며 관리와 위안부 이송에도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시인하면서 역사 연구와 교육을 통해 이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처음 인정한 공식적인 발표, ‘고노담화’였다. 실제 고노담화가 있고 난 뒤 일본 교과서에는 위안부 관련 기술이 늘어났다. 1995년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담아 ‘전후 50년 담화’를 발표했으며 1998년에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라고도 명명하는 한일공동선언이 이루어졌다.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고노담화가 이어낸 결정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노담화의 의미와 효력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 우익세력의 반발과 공격으로 담화를 파기하려는 시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제적 관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속내와는 달리 담화 계승을 내세워왔던 일본 정부가 속내를 드러내며 공식적으로 입장을 바꾼것은 아베 정권이다. 아베는 결국 ‘고노담화 검증’을 정부 차원의 과제로 만들었다. 지난 2014년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담화 검증 보고서’가 그 결과물이다. 이 보고서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의미를 부정하며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고 폄훼했다. 곧바로 이어진 반향은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정부터 시작됐다. 고노담화는 물론이고 교과서의 위안부 기술은 줄어들 대로 줄어들었다. 급기야 2021년에는 스가 내각이 나서 ‘종군 위안부’ 란 표현을 ’위안부‘로 바꿀 것을 결정했다. 이듬해에는 이러한 결정이 검정교과서에 반영되면서 교과서 대부분이 수정됐다. 알려지기로는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중 고노담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교과서는 1종뿐이다. 고노담화 발표 30년을 맞은 지난 3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도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기본적 방침‘은 ’1993년 8월 4일 내각 관방장관 담화를 계승한다는 것‘이다. 기본적 방침은 그렇지만 방향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일까. 담화의 의미를 사실상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계승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 교활한 정치적 속셈 뒤에 감추어진 일본 정부의 민낯이 강조될 뿐. 그래서인가. 한일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금, 고노담화의 의미가 더 새롭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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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8.08 14:10

태풍 북상, ‘농작물 피해 최소화’ 총력 대응을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10일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격이다. 농민들은 지난달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경지 침수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재해를 걱정해야 한다. 특히 폭우에 이어 강풍으로 또다시 낙과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농가의 걱정이 크다. 태풍 ‘카눈’은 앞서 일본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을 지나면서 엄청난 피해를 냈다. 한반도에 어느 정도의 생채기를 남길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태풍의 강도가 ‘강’급으로 분류된 만큼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도록 위험물 관리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더불어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폭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면 머지 않아 농촌에 남아 있는 농민을 찾아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태풍 종료 때까지 비상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배수장·저수지 등 농업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농가에서도 비닐하우스와 배수로 등 시설물 안전점검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전북도에서도 8일 오전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태풍 대책을 논의했다. 형식적인 탁상 위 대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농업 현장을 돌아보고, 농업인 스스로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조기경보체계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를 했는데도, 불가피하게 태풍 피해가 발생한다면 즉각 응급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갖춰놓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관련기관이 협력해 피해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력과 장비·재원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는 시대다. 사후 복구대책보다는 사전 예방대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 여름철 돌변하는 기상상태를 예측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농업재해 상시 대비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풍과 폭우, 폭염 등의 자연재해가 주로 여름철에 집중되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여름철 농업재해 종합대책’을 세워 기상 상황 및 재해 취약지역을 사전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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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08 12:58

신항건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인가

새만금 신항 건설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던져 놓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전북이 명실공히 군산항과 함께 2개의 항만을 갖는 효과를 거머쥘 것인가가 그것이다. 이 과제를 등한시할 경우 전국에 무역항이 포화된 상태에서 신항은 군산항의 보조항으로 전락하는 등 전북은 항만물류의 오지로 여전히 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까지 6개 선석이 건설될 신항은 2026년 5만톤급 2개 선석이 개장된다고 해도 과연 신항을 뒷받침할 물동량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기본계획상 6개 선석중 5개 선석은 잡화, 1개 선석은 컨테이너를 취급토록 돼 있지만 이런 화물들은 이미 군산항과 중복이 된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군산항의 물동량은 수심이 비교적 양호한 신항으로 이전돼 군산항의 위상은 쪼그라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새만금 신항기본계획 재검토 당시 신항의 물동량 중 56%가 군산항의 이전 물동량으로 산정돼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전국적으로 31개의 무역항이 운영되고 무역항을 지닌 지자체마다 물동량 유치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할 때 타지역 물량의 신항유치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새만금 개발계획상 신항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인근 배후 산업단지가 없다. 군산항과 가까운 새만금 산업단지는 신항과는 거리가 20여km떨어져 있고 새만금 개발은 계획상 2050년에야 완료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신항은 상당기간 물동량 기근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신항 개발은 동력을 잃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군산항과 기능이 중복되지 않으면서 국내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지 않는 특화된 화물을 취급토록 하는 기능이 신항만에 설정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NG 수요 창출을 통해 LNG냉열을 이용한 스마트식품 콜드항만, 수소 전용 항만, 농식품 전용 항만 조성 등이 고려 대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농업회사로 직원만도 15만여명에 달하는 다국적 기업인 카길을 비롯, 국내외 농수산 식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민자 유치 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때만이 새만금 농생명 용지와 익산식품 클러스터, 식량 비축기지 조성 등에 대한 물류지원과 함께 충남, 전남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 물동량을 유인해 신항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동시에 도내 수출 물량의 80%이상, 수입 물량의 약 40%가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고 있는 등 수출입 물동량의 역외 유출현상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군산항의 현안이 준설인 만큼 근본적인 준설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물류의 생리상 군산항의 물동량은 신항으로 방향을 틀 수 밖에 없다. 신항이 특화되지 않고 군산항의 낮은 수심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항의 건설에도 전북은 한개의 항만만 보유하는 초라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기업의 사활을 건 물류비용절감을 위한 전쟁은 치열하다. 해상 물류의 핵심 인프라인 항만 발전없이는 전북 발전은 요원하다. 새만금 신항의 특화와 군산항의 근본적인 준설대책 추진! 전북이 국내 항만 물류의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 2개의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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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3.08.07 18:49

새만금 잼버리 철수, 전화위복 계기로 삼자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중단되고 각국 참가자 전원이 조기 철수키로 했다. 정부는 새만금지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감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초반에 혼란을 빚었던 잼버리 대회가 반환점을 돌면서 안정세에 들어서는 듯 하더니 이러한 결정을 하게 돼 아쉽다. 156개국 3만6000여명의 참가 대원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 장관들과 플랜B를 논의했다”면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잼버리 대회가 아니라 ‘생존 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 온열환자와 코로나 환자가 초반부터 속출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참가국이 조기철수하면서 상처가 났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업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도와주지 않고 있다. 사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폭염 탓만 할수 없는 총체적 부실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폭염대책은 물론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 문제와 부실한 식사, 미흡한 의료시설 문제 등 비난 받아 마땅환 수준이었다. 새만금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공항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던 전북도의 당초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망신살만 뻗치게 되었다. 6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욕만 먹는 대회로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서로 질세라 ‘네 탓’ 공방만 벌이는 꼴불견을 보여줬다. 어쨌든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준비 부족에서부터 미숙한 진행, 누가 책임자인지도 모르는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등 지적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회가 끝난 뒤 이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철저한 조사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서라도 안전에 유의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남은 참가자들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전북도민과 국민들이 도와줬으면 한다. 그래서 전북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7 18:49

가깝고도 먼 섬 연도, 이제 하루에 다녀오자!

서해의 맑고 푸른 섬, 연도(煙島)! 전라북도 군산에서 불과 24km 떨어진 고군산군도에 딸린 섬이다. 중국 산둥에서 화창한 맑은 날에는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연(煙)자를 써서 부르는 설과 한편으로는 호수 속에 피어오르는 연꽃과 같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는 두 가지의 설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군산항의 북서쪽에 위치한 이 섬은 면적 0.873㎢ 규모로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연도리에 속해있으며, 인구는 현재 189명인 조용하고 아담한 섬이다. 연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188m의 대봉산이며, 섬 전체는 기복이 비교적 심하고 경사도 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군산 연도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널리 알려진 파시, 즉 바다 위에서 어획물의 매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볼 수 없고 멸치잡이가 주민들의 주요 생업 수단이다. 연도 연근해에서는 멸치, 삼치, 새우 등이 많이 잡히며, 전복, 해삼 등의 채취와 대규모의 김 양식이 이루어진다. 모래밭으로 된 해수욕장은 없으나 수심이 얕고 곳곳에 자갈밭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연도는 인심이 좋고 경치가 좋으며 특히 어종이 다양하고 풍부해 바다 낚시터로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연도항 방파제는 낚시인들이 꼽는 전국의 명 방파제 100곳 중에서 군산 말도 방파제, 어청도 방파제, 관리도 방파제 등과 함께 낚시인들이 뽑은 명 방파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아름다운 섬, 연도는 1956년부터 국가 보조항로 제도가 운용되었음에도, 군산-연도-어청도 항로의 기항지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군산시로부터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여객선이 다니는 다른 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접근성으로 불편이 컸다. 이에 군산지방해수청에서는 연도 항로를 분리 운영할 필요성에 따라 타 청으로부터 예비선 ‘섬사랑3호’를 인수하여, 2021년 10월에 연도 항로를 운항할 선박을 사전에 확보하였고, 2022년도에는 연도항 유지 준설에 약 22억원을 투입하여 연도항 내 상시 운항이 가능하도록 수심도 확보하였다. 그리고 2021년부터 2년에 걸쳐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을 포함한 해수부와 지자체 및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공조와 섬 주민의 기획재정부 방문과 탄원서 제출 등으로 2023년부터 연도 항로 운항 선박의 운영예산 5억원을 확보하였고, 2023년 2월 1일부터 ‘어청카훼리호’가 어청도로 직항하고 ‘섬사랑3호’는 연도로 1일 2항차 운항하여 일일생활권이 구축됨으로써 즐거운 하루 여행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섬사랑3호’의 운항은 수산업 침체 등으로 연도가 낙후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 편익은 물론 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지방해양수산청과 군산시가 국가 예산확보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로 정부와 지자체의 성공적인 협력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도 항로가 어청도 항로에서 분리되면서 연도와 어청도 주민의 이동 편리성뿐만 아니라 관광객 증가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여름에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어청도와 연도에 많은 방문객이 들러 무더위도 잠시 잊고 바쁜 일상도 뒤로 한 채 힐링의 시간을 보내길 바래본다. 아울러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주민과 이용객들의 좀 더 나은 교통편의를 위하여 선령 20년 이상이 된 ‘섬사랑3호’에 대체하여 더욱더 나은 여객선 건조를 위한 적극 행정을 추진 중이다. /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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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7 17:37

문화유산 개념의 확장

올해 5월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재’라는 용어 대신 ‘국가유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관련 정책 환경의 변화와 유네스코 등 국제 추세에 맞추어 ‘재화’의 의미를 담는 문화재보다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유산’으로 명칭을 변경, 확장하고 세계유산과 유사한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의 세부 분류체계를 갖춘다는 취지이다. 이 법에서는 ‘문화유산’을 우리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서 문화의 고유성, 겨레의 정체성 및 국민생활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형의 문화적 유산이라 정의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낯설지 않은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헤리티지(heritage)라는 단어의 의미로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사적 차원에서 출발했다. 즉, 개인이나 가문을 상징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이 대대로 내려온 상태를 의미했다. 이후 민족국가(국민국가)가 성립되며 문화유산의 민족적 또는 민족주의적 가치가 부각되고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 공공의 문화유산 개념이 성립되었다. 문화유산은 민족, 국가와 같은 공동체의 의미 있는 특정한 과거를 환기시키고 공동의 기억을 형성시킬 수 있는 유형의 증거로 이해되었다. 공동의 기억 저장 창고와 같은 문화유산은 공동체의 가치 확립에 도움을 주고 그 상징처럼 역할하였다. 민족국가가 성립되는 시기 서구에서 문화유산은 국가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하여 국가의 자부심을 확립하고 국가 구성원들의 뿌리를 확인시켜 주는 ‘아름답고 찬란했던 황금기’를 창조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국가의 기억이 결집된 이러한 문화유산에는 궁전이나 박물관과 같은 유형의 유산뿐 아니라 국기나 국가(國歌)와 같은 무형의 유산도 포함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네스코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 문화유산은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문화유산의 범주가 개인, 국가, 인류로까지 확장되면서 ‘문화적 산물’로서의 개념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문화유산은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만들어져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적 산물로 인식되어 그 의미가 고정된 정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말 이후 문화유산은 현시대의 해석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동적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 시대에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정부, 전문가, 시민, 이해관계자 등이 특정 대상에 대해 갖는 집단 기억과 가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이들 간의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변화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즉, 문화유산은 현재 우리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의 해석에 따라 변화해 갈 수 있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문화적 산물로 인식하기 보다는 문화적 과정으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이러한 동적 인식을 ‘문화유산화(heritagization)’라고 개념화하고 있다. 문화유산화는 현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특정 과거를 선택하고 이를 대표화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어 그 특정 과거와 관련된 많은 사람의 서로 다른 의견이 취합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논쟁과 사회적 쟁점, 정치적 분쟁이 수반된다. 국가나 공동체의 기억 및 정체성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문화유산은 이러한 사회 정치화 과정 속에서 재해석되며 재평가되는 것이다. 이제 문화유산은 과거로부터 내려온 고정된 가치이기 보다 현재를 사는 시민의 참여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송석기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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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7 17:37

사이렌이 울리면

죽음을 부른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감미로운 노랫소리를 꼭 듣고 싶었다. 그래서 목숨을 걸었다. 선원들은 밀랍으로 귀를 틀어 막게 하고, 자신은 귀를 막는 대신 돛대에 몸을 묶어 유혹에 반응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렇게 그는 악명 높은 ‘세이렌의 유혹’에서 벗어났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오딧세이아’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 얘기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이렌(Siren)’은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한 바다 요정이다. 감미로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린 뒤 배를 암초로 유인해 침몰시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한 독일 민요 ‘로렐라이’에 나오는 전설 속의 라인강 로렐라이언덕 위 여인도 세이렌이다. 고대 신화와 전설 속의 요정 세이렌은 지금도 살아있다. 세계 최대의 커피회사 스타벅스는 인어 모습을 한 세이렌의 형상을 로고로 택했다. 전설의 힘이 대단하다. 이 또 다른 세이렌의 유혹에 지구촌 커피 애호가들이 홀딱 넘어갔으니 말이다. 오늘날 비상 상황을 알리는 경보장치를 칭하는 용어 사이렌의 어원이 바로 세이렌이다. 곧 닥쳐올 위험이나 지금의 긴급상황을 알려 경계하도록 하는 경보음에 치명적인 노랫소리로 죽음을 부르는 신화 속 요정의 이름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사이렌이 울리면 무조건 긴박한 상황이다. 소중한 생명이 달려있는 경우도 많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평상시 훈련이 필요했다. 민방위 훈련이다. 매월 정해진 날, 훈련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이 전국에 울리면 차량 이동이 통제되고, 보행자들은 가까운 대피소나 지하공간으로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우리 사회 전쟁의 상흔과 공포가 남아 있던 20세기 후반 매우 익숙했던 모습이다. 이후 공습 대비 훈련(민방공훈련)은 2017년 8월, 지진·화재 등 재난 대비 훈련은 2019년 10월까지 실시된 후 중단됐다. 같은 시각, 전국에 울리던 요란한 사이렌 소리도 오랫동안 들을 수 없었다. 그런 사이렌이 6년 만에 다시 울린다. 오는 23일 전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훈련이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가상의 비상 상황을 설정해놓고 울리는 사이렌에 시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나라의 첫 민방위훈련은 1972년 1월이라고 한다. 어느덧 반세기가 지났다. 전국민이 참여하는 이 대규모 훈련의 풍경, 그리고 시민들의 자세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사뭇 궁금하다. 사람을 홀려 죽음의 길로 끌어들이는 요정의 치명적인 노랫소리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긴급 상황을 알려 이를 경계하도록 하는 경보음으로⋯. 사이렌의 의미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귀를 막고, 몸을 움직일 수 없게 결박한 오디세우스와는 정반대로 대응하는 게 맞다. 귀를 쫑긋 세워 신호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몸은 최대한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사이렌에 대처하는 자세일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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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8.07 16:56

흉기난동 관련 범죄 확실히 뿌리뽑아라

전대미문의 불안감이 사회 각계를 휩쓸면서 가히 불안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분당 서현역에서 소위 '묻지마 칼부림'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모방범죄가 판을 치고 있는가 하면 버젓하게 ‘범행 예고’글 을 올리는 일도 빈번하다. 그러다 적발되면 “장난삼아 그랬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철딱서니 없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공의 안녕과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는 자들은 즉각 격리시키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무리 막가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관용을 베풀게 있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게 따로 있는데 이런 사례는 일벌백계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 끔찍한 흉기 난동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이른 마당에 이런 범죄를 흉내 내려는 듯한 '살인 예고글'들이 온라인상에 우후죽순 올라오면서 혼란은 한계상황에 달하고 있다. 발빠른 경찰의 대처로 인해 '살인 예고글' 작성자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는데 문제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게 있는데 예외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기가막힐 일이다. 확실한 검거와 예외없는 강력한 처벌이 병행돼야만 한다. 실제 한두건의 사건 보다도 사람들을 더 큰 불안과 혼란으로 몰아넣는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된 ‘범행 예고’ 게시글들이다. 수도권 뿐만이 아니다. 청정지역이고 상대적으로 치안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전북지역도 비켜가지 않았다. 한 번 잘못 퍼진 소문은 또 다른 소문으로 재생산돼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전술장갑차와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00여 명, 경찰관 1만 2000여 명 등 경찰력을 전국 도심 곳곳에 배치했다. ‘범행 예고’ 글에 대해 협박 및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사실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테러와 다를 바가 없다. 예고글로 관심이 끄는 것을 보고 뒤따라 모방 범죄를 하는 것은 반사회적일 뿐만 아니라 관용을 베풀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명백한 범죄다. 거듭 강조하지만 흉기난동 모방범죄나 범행을 예고하는 글을 게시하는 경우 확실하게 체포하고 응분의 처벌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평화로운 사회질서가 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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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07 13:17

‘벼랑끝 시외버스’ 살리기, 정부가 나서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시외버스 노선이 속속 폐지·축소되고, 시외버스터미널 폐업이 속출하면서 지방교통의 근간인 시외버스망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농어촌의 비율이 높은 전북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용자가 줄면서 적자를 이유로 배차 간격이 늘어나고, 이는 시외버스 이용 불편을 가중시켜 결국 이용자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지역 간 통행·교류에 중심 역할을 수행해온 시외버스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승객이 줄면서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속출하고 있다. 시외버스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회 인프라다.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단체처럼 지방 중소도시 주민들도 정부에 이동권 보장을 촉구해야 할 판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수도권 내부 교통망과 서울-지방을 잇는 교통인프라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지역과 지역을 잇는 교통인프라는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서울 중심의 거미줄 교통망을 확충하는 수도권 공화국의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지역과 지역을 잇는 지방교통망 복원에 힘써야 한다. 최근에는 도시 기능의 연계를 기반으로 한 광역권 개발 사업이 속속 추진되면서 지역 중심 광역교통망 확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간 이동을 위해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해 온 시외버스에 대해 시내버스 이상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대다. 이동권은 공공서비스의 영역이다. 당연히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지방도시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중앙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지방 교통망의 근간인 시외버스를 살려내야 한다. 지자체의 재정 지원에만 맡겨두는 현재의 구조로는 벼랑 끝에 몰린 시외버스 운영을 정상화하기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중앙정부가 지원업무를 관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정부와 지자체가 시외버스의 안정적 운행을 위해 노선을 관리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시외버스터미널 유지·운영에 국비를 지원해 달라는 지자체의 눈물겨운 호소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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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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