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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노인일자리의 가치

세월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불변의 진리이다. 가족의 버팀목이자 사회의 든든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다, 은퇴를 앞둔 노년 세대가 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실과 공허함이 찾아온다. 통계청이 5월 발표한「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고령층의 장래 근로 희망 비율은 68.5%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이다. 경제적 이유 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소통, 일하는 즐거움, 건강유지와 무위(無爲)의 해소 등 다양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방자치단체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이 함께 추진하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은 이러한 노년 세대의 욕구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기능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빈곤율 감소, 참여자의 건강개선 효과 등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인일자리에 대해 고용지표를 왜곡하는 단순일자리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형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하여 노인일자리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일까? “내가 좋으면 그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고, 내가 자부심을 가지고 하면 그 일이 보람차고 떳떳한 것이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의 말씀이다. 좋은 일자리의 판단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건강한 신체와 높은 학력, 전문성을 겸비한 60대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퇴직 전 경륜을 활용하여 사회와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민간형 일자리가 조금 더 적합해 보인다. 민간일자리 사업의 주축인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이 만 60세 이상자를 신규 채용할 경우, 기업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여 신규 및 계속 고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참여자 연령은 80% 이상이 60대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북지역본부에서는 2022년 시니어인턴십 사업을 통해 전북지역 소재 기업 700여개소에 약 4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였다. 전북도내 기업들이 2022년 한해 동안 만60세 이상 2,000여 명을 신규 채용한 결과이다.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며, 2023년에는 배정 예산을 늘려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전라북도는 2021년 12월 기준, 만65세이상 인구 22%의 초고령사회이다. 만60세 이상으로 확장하면 30%를 훌쩍 넘을 정도이다. 전국적으로 2022년 10월 현재 노인인구는 900만명에 이르렀고, 2030년까지 1,3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매년 약 65만명 전주 인구 규모의 노인도시가 생겨난다는 뜻이다. 초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순한 복지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대규모 은퇴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저하, 각종 사회보험 재정 악화 등의 위기상황에서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민간 기업에게는 숙련된 지혜와 경륜있는 인력을 지원하고, 공적영역에서는 국민안전, 도시재생, 환경보전, 취약계층 돌봄과 같은 사회적 가치 있는 일을 통해 지역에 신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노인일자리사업과 노인의 역할로 더 나은 전라북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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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8 13:57

<금요수필> 작은 풀꽃

작은 풀꽃에는 우주가 있다. 햇빛, 달빛, 눈비, 바람이 모두 담겨있다. 우리는 작은 풀꽃의 깊이를 알아야 한다.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지구에는 큰 나무에서 피는 꽃, 나무는 아니지만 큰 식물에서 피는 꽃들이 있다. 큰 풀꽃들이 있고, 작은 풀꽃들이 무리 지어 피는 꽃들이 있다. 나는 가끔 뒷산 산책길에서 혼자 사는 작은 풀꽃을 만난다. 혼자서 소박하게 피는 작은 풀꽃, 너무 작아서 존재감이 없다. 그 작은 풀꽃은 큰 나무 아래 비탈진 언덕에서 혼자 산다. 그런 작은 풀꽃을 보면서 혼자서 참 힘들겠다고 생각한다. 작은 풀꽃은 아침이면 저녁 내 이슬에 젖었던 몸을 햇볕에 말린다. 작은 풀꽃은 짐승이 밟고 지나가면 그대로 죽을 수 있다. 아예 뿌리까지 갉아 먹으면 그냥 죽을 수 있다. 억센 비가 내리면 물속에 잠겨버릴 수 있다. 다행히 짐승들은 혼자 있는 풀꽃보다는 무리 지어 있는 풀꽃들을 뜯어 먹고, 비탈진 언덕은 물 빠짐이 좋아서 물에 잠기지 않는다. 큰 나무 밑에서 사는 것은 여름에는 시원해서 좋지만, 겨울에는 큰 나뭇가지에서 쏟아지는 눈덩이에 혼비백산한다. 작은 풀꽃은 은은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꿀은 없다. 나비와 벌이 오지 않는다.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 큰 나무는 키가 커서 작은 풀꽃이 말을 걸어도 그의 귀에 닿지 않는다. 다른 풀꽃들과 무리 지어 있으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텐데, 혼자 있으니 외롭다. 나도 혼자 산책 나와서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 작은 풀꽃에게 말을 건다. "너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느냐?" 작은 풀꽃은 밤에 별을 본다. 별을 보면서 꿈을 꾼다.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에 가는 꿈을 꾼다.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이 작기 때문에 작은 풀꽃도 존재감이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꿈속에서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을 향해 훨훨 날아간다. 작은 풀꽃에는 우주가 있다. 햇빛과 달빛, 눈비, 바람이 다 담겨있다. 사람들은 이 우주를 이해하지 못한다. 작은 풀꽃이라고 무시한다. 심성이 좋은 사람들은 작은 풀꽃을 아낀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잡초라고 무시한다. 특히 작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밭이나 밭이 아니라도 근처에 있으면 그냥 뽑아버린다.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안 된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뽑아 버린다. 작은 풀꽃 하나쯤 희생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작은 풀꽃 하나에 우주가 담겨있다는 것을 모른다. 내가 만나는 작은 풀꽃은 봄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서 여름까지 가다가 가을에는 꽃도 시들고 줄기와 잎도 말라서 뿌리만 남아 겨울을 준비한다. 눈 속에서 남은 뿌리로 생명을 유지해서 다음 해 봄이 오면 다시 꽃을 피운다. 이런 끈기의 작은 풀꽃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욱더 자연성 있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작은 풀꽃같이 고단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들이 작은 풀꽃처럼 끈기 있게 살 수 있도록 아껴 주어야 한다. 박동수 수필가는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전주대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수필문학상, 전주시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선집 ‘햇살에 기대어 바람에 기대어’등을 상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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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17:39

웅치전적지 사적 지정, 활용 방안 마련해야

임진왜란 당시 호남으로 진격하는 일본군을 막아낸 웅치전적지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이 14일 지정한 구역은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와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 일대다. 오랫동안 완주군과 진안군,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지정을 위해 애써온 결과로, 뿌듯한 일이다. 이번 사적 지정을 계기로 웅치전적지를 선현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역사학습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웅치전투는 임진왜란 발발 이후 조선군이 일방적으로 밀리던 1952년 7월, 진안과 전주의 경계인 웅치일대에서 벌어졌다. 당시 전라도 관군과 의병이 금산을 넘어 전라도 감영이 있는 전주로 침공하려는 일본군을 막아내 임란 초기 호남 방어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육상전투에서의 실질적인 첫 승리였으며 민족사적 위기 상황에서 조선을 구한 구국의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전라도를 수호해 이후 군량보급과 병력 보충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유명한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는 말도 여기서 연유한다. 문제는 앞으로 지정된 사적을 어떻게 보존·관리하고 활용하느냐 여부다. 첫째는 역사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웅치전적지는 4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당시의 전투 유적지나 유물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1976년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국가사적 지정까지 46년이 걸린 것도 뚜렷이 내세울 유물 유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적지에 남아있는 옛길과 자연지형 등을 복원해 이를 역사학습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탐방로 등을 만들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사적지의 지정구역 확대 문제다. 이번에 문화재청이 지정한 구역은 전체 전적지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정된 지역 이외의 구역에 대한 지속적인 보존과 조사 및 연구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지정범위를 확대토록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예산이 수반된다. 따라서 전북도와 완주군, 진안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인근 이치전적지와의 연계 방안이다. 웅치전투와 함께 벌어졌던 이치전적지는 이번에 사적 지정을 받지 못했다. 이치전적지의 사적 지정에 힘을 쏟는 한편 이들과 금산지역 전적지와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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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12.15 17:04

'통합학교' 투표에 교사 개입 있어선 안될 일

전주 효정중과의 통합운영학교 추진이 무산된 완산서초 학부모들이 찬반 투표 선거에 일부 교사들이 개입했다며 특별감사를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학부모들은 1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효정중 교사 몇 명이 통합반대를 주장하는 유인물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통합운영학교가 무산됐다” 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선거 개입의 구체적 정황을 설명하며 “국가공무원인 교사들이 선거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거짓 선동으로 수업시간 등을 통해 반대를 적극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 라며 “교사들의 이기심으로 147억 원의 교부금을 교육부에 반납해야 할 처지라며 이는 학생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9일 전주 완산서초와 효정중의 통합운영학교 지정을 위한 찬반투표에서 완산서초는 압도적 찬성을 보인 반면 효정중은 반대 의견이 우세해 통합이 무산됐다. 그에 반해 지난 달 전주 완산초와 곤지중과의 통합운영학교 투표에서는 완산초와 곤지중이 각각 67.4%와 84.4%의 찬성률을 보여 통합이 결정된 바 있다. 이처럼 통합운영학교 지정 문제가 관심을 끄는 것은 교육부가 2017년 전주 화정중(에코시티)과 전주 양현중(혁신도시) 신설 조건으로 구도심 중학교 2개교를 적정규모화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전주 완산초와 곤지중, 전주 완산서초와 효정중을 통합운영학교로 추진키로 하고 찬반투표 절차를 밟았지만 김승환 교육감 임기 내 이를 이행하지 않아 교육부는 올해 12월까지 조건부 이행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줬다. ​통합운영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은 부지 내 있으면 이를 묶어 교장 1명이 운영하는 학교다.​ 교감은 각 학교에 따로 두며 행정실, 급식실, 체육관, 운동장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 폐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통합운영학교도 불가피한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학교마다 교육 환경이 제각각 다르지만 그래도 최우선 과제는 학생 이익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교사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런 교육적 가치를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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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12.15 17:04

동네목욕탕의 행방

<카라칼라 욕장>은 로마에 남아 있는 고대 유적지다. 해마다 여름이면 야외 오페라가 열리는 덕분에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그 전신은 이름 그대로 공공 목욕탕이다. 216년, 로마제국의 카라칼라 황제가 문을 열었으니 어림잡아도 18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부분 시설이 그대로 남아 로마의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카라칼라 욕장은 고대 로마 시대에 번성했던 공공 욕장 중 두 번째 큰 욕장으로 꼽힌다. 다양한 목욕시설은 물론, 오락실과 도서관, 체육관까지 갖춘 이 욕장이 고대 로마인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활용되었을지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고대 로마인들의 목욕 사랑은 특별했다. 목욕을 좋아하고 즐기는 고대 로마인들에게 공공 욕장은 단순히 몸을 씻어내는 장소로서가 아니라 휴식공간이자 사교를 위한 공간으로 발전해갔다. 황제들은 이러한 로마인들의 독특한 문화를 위해 수많은 방과 다양한 시설을 갖춘 거대한 공공 욕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능력을 과시했다. 덕분에 350년쯤에는 성업 중인 로마의 공공 욕장이 900개가 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공공 욕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그 쓰임도 단순히 목욕과 휴식을 위한 장소로보다는 사교를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면서 간통과 난교, 매춘까지 이어지는 퇴폐적인 장소로 전락해갔다. 매춘과 풍기문란으로 퇴폐문화를 조장하는 공공 욕장의 번성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로마는 결국 시민들이 1주일에 한 번만 목욕할 수 있게 하는 ‘목욕제한령’을 공포해 공공 욕장의 남용(?)을 막았다. 공공 욕장의 번성이 로마제국의 존립까지 위협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증명되니 이쯤 되면 ‘로마가 목욕탕 때문에 망했다’는 말도 그냥 나온 것은 아니겠다. 공공 욕장은 로마에서 시작되어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목욕탕 문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도입되어 발전하거나 쇠퇴했다. 우리에게 공공 욕장은 ‘대중목욕탕’ 혹은 ‘사우나’란 이름으로 친숙한데, 한때 한국의 독특한 ‘사우나’는 이름을 널리 알려 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상품이 되기도 했다. 동네마다 자리를 잡아 우리 일상 문화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던 시절이 있다. 목욕탕이 발전하면서 ‘사우나’나 ‘스파’란 이름으로 동네에도 호사스럽고 고급스러운 목욕탕들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대를 이어가며 동네 사람들을 맞았던 동네목욕탕은 대부분 작고 아담한,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었다. 동네목욕탕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동네목욕탕을 대신한 다양한 공간이 들어서면서 운영의 어려움에 처해 문을 닫는 상황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그래서 더 안타까운 현실은 따로 있다. 대중목욕탕이 꼭 필요한 취약계층이 안게 될 일상의 고충이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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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2.12.15 15:49

‘전주을’ 재선거, 전북 민심의 바로미터!

내년 4월 5일, 전주을 재선거가 실시된다. 전주을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상직 전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으며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이다. 이제 가장 중요한 변수였던 민주당 공천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전주을 재선거는 후보군의 재편과 더불어 민심이 요동치는 핫한 곳이 되었다. 지난 12월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전주을 지역에 민주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민주당 소속의 이상직 전의원의 구속으로 재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민주당이 이전부터 공언해왔던 것처럼 무공천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다. 일부 정치권과 후보들은 물밑에서 민주당 공천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힘을 쏟았고 시중에는 공천을 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도 상당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민주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게 되었고 출마를 저울질하던 후보들이 유·불리와 관련한 주판알을 튀기기 여념이 없게 되었다. 이제 전주을 선거는 국민의힘 비례 국회의원인 정운천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며 출마할 것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결국 국민의 힘의 공천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혹자는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이상 편법으로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게 되었다. 정운천 후보에 대적할 무소속 후보군의 가장 큰 변수는 당선되더라도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유력 후보 중에 탈당을 강행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후보가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이다. 여기에 해당하며 나름 지역 기반이 있는 후보로는 임정엽 후보와 최형재 이덕춘 후보가 있다. 여타의 후보들은 지역 기반이 취약하여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여 정운천 후보와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을 주장하며 민주당 후보군 중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한 양경숙 후보는 서울 유턴을 고민하거나 1년 뒤를 보며 불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연고를 주장하나 비례대표 의원인 현역 프리미엄을 빼면 지역 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정헌 후보 마찬가지이다. 이덕춘 후보도 탈당을 강행하며 모험을 하기에는 소탐대실의 가능성이 너무 높다. 이제 선거구도가 단순화되었다. 압도적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성향의 지지표를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누가 얻을 수 있는가에 따라 정운천 의원의 명운이 갈리게 되었다. 8년 전 황홀할 정도의 절묘한 삼각 구도에 의해 30%대의 득표를 하고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던 정운천 후보는 이후 현역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대선과 맞물려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기회가 왔다. 민주당 무공천은 그가 가장 바라던 그림이었을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최형재 후보는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으면 불출마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탈당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임정엽 후보는 아직까지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대의 변수인 민주당 공천 문제가 일단락되었기에 출마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만약 출마가 이루어진다면 지역에서 능력과 영향력 있는 현실 정치인 중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항상 비주류에 몰리거나 과거 정치적 성격의 비리, 구속을 빌미로 선거 때마다 주류 세력의 강력한 견제를 받아 민주당으로의 경선 참여조차도 박탈당해 왔던 한풀이에 나서 정운천 후보와 진검 승부의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여기에 부활을 꿈꾸는 진보당, 정의당을 비롯한 여러 후보들이 나설 것이다. 진보당은 이미 후보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최근 동시 지방선거를 거치며 일부 확인된 전북 민심이 과연 어디로 향할지 지켜본다면 쏠쏠한 재미로 다가오며 선거에 대한 관심도 여느 보궐 선거와는 다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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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14:16

육군 운전병 지원 방법에 대해 알려 주세요

육군 운전병은 육군 기술행정병으로 모집하는 특기로 수송운용(차량운전)입니다. 매월 모집하는 육군 기술행정병 모집 시 모집분야는 기술행정병, 모집특기는 수송운용(차량운전)으로 선택한 후 지원하여 최종 합격하면 운전병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 수송운용(차량운전) 등 기술행정병은 지원서 접수년도 기준 18세 이상 28세 이하(2022년 기준 : 1994. 1. 1. ~ 2004. 12. 31. 출생자)인 사람으로 신체등급 1~4급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병역판정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1차 서류전형에 선발되면 현역병지원 신체검사를 받게 되고 신체등급 1~4급 현역병 입영대상 판정을 받으면 육군 기술행정병으로 최종 선발될 수 있습니다. 지원시기는 일반적으로 매월 하순에서 다음 달 초순까지이고, 입영시기는 지원서 접수 마감월로부터 3개월차입니다. 예를 들면, 접수 마감일이 ’22년 12월 5일인 경우 접수 마감월이 12월이므로 입영시기는 ’23년 3월 중이며, 정확한 입영일자는 최종 합격자 발표일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송운용(차량운전) 특기로 지원한 사람은 운전면허증 등급, 출결 상황, 가산점 등을 합산하여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됩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병무청 누리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디스크 관절 이상 등 신체 제한 사항이 있거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벌금이상의 형을 선고 받는 등 결격사유에 해당될 경우에는 선발에서 제외됩니다. 육군 수송운용(차량운전) 등 기술행정병 지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병무청누리집 → 군지원(모병)안내 → 모집안내서비스 → 안내 및 지원절차 → 육군 → 기술행정병’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궁금한 내용이 있는 경우 전북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 현역모집계(☏ 063-281-3244, 3245)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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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14:11

김장을 담그며

어릴 때 나는 왠지 김장 담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들은 진정한 어른이다’라고 혼자 속으로 존경심을 가지곤 했다. 초겨울이면 리어카에 실린 배추 더미가 이집 저집 마당으로 들어가고 동네 여기저기서 김장을 담갔다. 산더미같은 배추와 다라이에 담긴 고춧가루 양념, 고무장갑을 끼고 목에 수건을 둘렀지만 추위로 코가 빨개진 여자 어른들. 고른 두께로 곱게 썰린 무채와 비린내가 나는 젓갈, 알싸한 마늘과 생강. 노란 배춧속과 붉은 고춧가루와 푸른 쪽파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의 대비. 그것은 정말이지 오감을 자극하는 현장이었다. 부드럽게 절여진 배추 사이사이 김장양념을 채워서 장독에 차곡차곡 쌓으면 1년치 식탁을 책임질 김장이 되었다. 나는 가끔 절인배추에 빨간 양념을 바르는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어린아이의 부드러운 피부에 매운 양념이 닿으면 안된다고, 어른들은 재미삼아 한두번 발라보게 한 후 서둘러 나를 부엌에서 쫓아냈다. 어린 내가 보기에 김장은 고된 노동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삶의 현장이었고 사람이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성대한 기준 중 하나는 김장을 담는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김장을 담근 이웃들이 한번 맛이나 보라며 접시에 담은 김치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김장철이면 삶은 돼지고기와 생굴과 갓 담은 김치가 저녁 상에 자주 올랐다. 나는 삶은 돼지고기를 조금 먹었을 뿐 굴도 날김치도 먹지 않았으므로 내 입장에서는 김장철이면 오히려 먹을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만은 즐겼다. 김치와 함께 부침개나 내가 먹을만한 것들이 따라오는 일도 있었고, 집집마다 김치의 맛과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도 흥미로웠다. 옆집에서 온 김치 갈피에서 조그만 새끼 조기가 통째로 발견된 날 우리 가족들은 한참 웃었다. 우리는 김장김치에 해물을 많이 넣지 않았으므로 그 작은 생선을 김치와 함께 으적으적 씹어 먹어치울 자신은 아무도 없었고 양념을 씻어내고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 어떻겠냐는 우스개가 저녁식탁을 오갔다. 김치 갈피를 헤치며 여기도! 여기도! 하고 작은 생선들을 찾아냈던 그 저녁은 어린 나에게 특별히 흥겨웠던 날이었다. 자라서 직업을 가지고,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키우고, 거울에서 흰머리와 주름살을 어렵지않게 만나게 된 이후로도 나의 어른 되기는 완성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집안일에 익숙해져갔지만 김장만은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해마다 양가 어른들이 보내주시는 김장김치가 넉넉해 김치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고 김치 소비가 많지도 않았다. 어쩌다 배추나 무가 생기면 배추전 무전을 부쳐 먹었다. 하지만 5년전 어느날 텃밭에 취미를 붙인 친구가 배추 세 통과 무 두 통을 선물로 주자 전을 부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분량인 것이 한눈에도 확실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인터넷을 뒤져 초보용 김장 레시피를 검색했고 시장에서 젓갈과 고춧가루를 사왔다. 밤새도록 비장하게 배추를 절였고, 그렇게 얼떨결에 우리집의 김장이 시작되었다. 덜 절여진 배추가 김치뚜껑을 열고 살아 나왔다느니, 김장이 물러져서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다느니 하는 초보김장괴담은 일어나지 않았다. 첫해부터 맛있는 김치가 담가져서 내가 가장 놀랐다. 겨울이 다 가기도 전에 김장김치를 다 먹어치워서 새로 담그기까지 했다. 실은 첫해 김장이 가장 맛있었고 다음 해부터는 첫해의 기적적인 맛이 재현되지 않았다. 레시피를 바꾸지도 않았는데, 첫해 김장의 비결이 뭐였을까? 아마 고소한 텃밭 배추의 위력이 아니었을까 짐작할 따름이다. 이듬해부터 텃밭 배추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맛있는 김장이 만들어졌다. 자식은 평생 어린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던 부모님도, 내가 김장을 담기 시작하자 갑자기 나를 동등한 어른으로 존중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해마다 배추 여섯 통으로 김장을 담고 있다. 올해는 배추값이 내 김장 역사상 가장 쌌던 해였다. 김치통 하나를 가득 채우면 끝나는 소량 김장이지만 우리 세 식구 1년 먹기는 충분하고, 이웃들에게 한쪽씩 먹어보라고 돌리는 재미는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김치를 주고 김치를 받는 재미있는 거래가 일어나기도 한다. 내 김치도 맛있지만 이웃들의 김치는 더 맛있다. 굴과 갓 담은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로 이 계절의 정찬을 즐기며, 성냥갑 같은 아파트 살이에도 소소하게 남은 이웃간의 정을 기쁘게 누린다. /심윤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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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14:10

한국관광 100선 전북 7곳을 매력있는 J-컬처로

전북지역 관광지 7곳이 2023∼2024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한국관광 100선'은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꼭 가볼 만한 대표 관광지다. 전북은 2년 전 6곳에서 이번에 7곳으로 1곳이 늘어났다. 인구나 경제력 등 도세에 비해 크게 약진한 것으로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 관광지를 매력 넘치는 전북문화(J-컬처)의 원천으로 삼았으면 한다. 나아가 이들 관광지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이들 반열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관광지를 공격적으로 개발했으면 한다. 이번 ‘한국관광 100선’에는 유적지·건축물 등의 문화관광자원 61곳, 숲·습지 등 자연관광자원 39곳이 선정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24곳, 강원권 10곳, 충청권 13곳, 전라권 17곳, 경상권 28곳, 제주권 6곳 등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등 서울 5대 고궁, 전주 한옥마을, 제주 올레길,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등 관광지 14곳은 6회 연속 선정됐다. 전북의 7곳은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5회 연속 이름을 올린 정읍 내장산국립공원, 진안 마이산도립공원, 그리고 이번에 처음 선정된 고창 고인돌운곡습지마을, 익산 왕궁리유적, 군산 고군산군도, 무주 반디랜드&태권도원 등이다. 2년 전 선정됐다 이번에 제외된 곳은 익산 미륵사지, 옥정호 구절초 지방정원, 남원 시립김병종미술관 등 3곳이다. 올해 심사대상에 오른 곳은 총 235곳이었다. 지난번 선정된 곳과 지자체가 추천한 곳,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취합된 곳 중에서 최종 선정, 높은 경쟁율을 보였다.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면 문체부와 관광공사로부터 여행박람회, 홍보여행, 지도 및 기념품 배포, 마케팅 지원 등 우대혜택이 주어진다. 지자체 차원에서 하기 힘든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홍보전략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함께 정부는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항공·숙박·쇼핑 할인 등 민관협력 공동마케팅을 전개하고 세계 50대 도시에서 'K-관광 로드쇼', 한류 콘서트 등 '메가 이벤트'를 열게 된다. 전북은 이번 기회에 도내 7곳의 관광지를 세계적인 명소로 알리는 등 관광전북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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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4 17:22

월드컵과 전주완산을 재선거

〈카사블랑카〉는 지금부터 꼭 80년전 미국에서 만들어진 매우 유명한 영화다. 주인공은 당대 최고의 스타인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등이다. 카사블랑카는 ‘하얀 집’이라는 뜻인데 영화의 배경은 제2차대전때 프랑스령 모로코의 항구도시 카사블랑카이다. 모로코 수도는 사실 라바트 라는 곳인데 카사블랑카로 아는 이들도 많다. 영화 배경이나 휴양도시로서의 높은 지명도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모로코는 한때 자신들을 식민통치했던 프랑스와 조우하게 됐으니 참으로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다. 1930년 제1회대회에서부터 지금까지 무려 92년 동안 계속된 월드컵에서 유럽이나 남미가 아닌 나라가 4강에 진입한 경우는 단 3번밖에 없었다. 1930년 첫대회에서 미국, 2002년 대한민국, 2022년 모로코 등이 그 주인공이다. 꼴찌의 반란이나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게 이렇게 어려운 것임을 새삼 깨닫게된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호남과 영남의 특정정당 독식구도 하에서 소위 지역내 비주류 정당의 설자리가 얼마나 좁은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전북에서 치러진 총선이었다. 1985년 12대 총선때까지는 집권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중선거구제여서 동반당선됐다. 그런데 1987년 직선제 대선 이후 치러진 1988년 13대 총선부터는 민주당 독식 구도가 계속됐다. 당시 군산 고건, 남원 양창식, 진무장 전병우, 김제 조철권 등 지명도 높은 인사들이 나섰지만 황색돌풍은 매서웠다. 1992년 14대 총선때는 남원에서 양창식, 진무장에서 황인성 후보가 민자당 간판으로 당선됐으나 남원의 경우 민주당 조찬형, 무소속 이형배간 3파전 구도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진무장 황인성 당선자는 지역정서와 더불어 상대적 약체인 오상현을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1996년 15대 총선때 군산시을에서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가 당선되는 기염을 토해냈으나, 이후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데는 무려 20년이 더 걸려야만 했다. 2016년 20대때 전주시을에서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가 민주당 최형재, 국민의당 장세환과 3파전을 벌여 당선된 것이다. 2000년 16대때 남원순창 이강래는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08년 18대때 완산갑 이무영, 정읍 유성엽 후보는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이들은 모두 공천을 받지 못했을뿐 친 민주당계 후보였다. 2020년 21대때 남원임실순창 이용호 후보 역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당시 그는 친 민주당계 후보였다. 내년 4월로 다가온 전주 완산을 재선거는 작아 보여도 정치적 함의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지역정가에서는 과연 정운천 도당위원장으로 대변되는 국민의힘 후보가 임정엽, 최형재로 예상되는 친 민주당계 무소속 후보와 어떤 승부를 보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집권여당이지만 전북에서는 지극히 세력이 약한 국민의힘 후보가 과연 모로코처럼 꼴찌의 반란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한계에 봉착할지 지역민들이 주시하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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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2.12.14 15:31

정부 예산안과 지역예산 챙기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내에 처리되지 못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예산 소위 위원으로서 예산안 처리기한을 지키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 처리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개인적으로도 11월 초부터 예산 소위 위원으로 숨 가쁘게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던 터라 더욱 아쉽다. 국회가 예산안의 심의, 의결권을 갖고 있는데 정부가 제출한 예산의 규모를 조정하고 감액하는 권한,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숙원사업 등 ‘의원 제기사업’을 정부의 동의를 얻어 예산안에 포함시키는 증액 권한을 가진 곳은 예산 소위다. 예산 소위의 역할 중 백미는 ‘의원 숙원사업’을 예산안에 넣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예산 소위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가 신규 예산 증액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해서 무슨 사업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사업(R&D)은 국가과학기술심의위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하고, 도로 사업은 국가 중장기계획에 포함돼 있어야 하는 등의 철저한 원칙이 있다.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예산 소위 위원이 되면서 지역구인 남원, 임실, 순창의 미래를 위해 어떤 사업들의 예산을 국회에서 추가로 확보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 결정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미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대통령 공약사업인 유소년 스포츠콤플렉스 조성 사업을 더 빨리 추진하기로 했다. 그래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비 3억원이 이미 정부 예산안에 반영돼 있음에도 실시설계비까지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한 해 예산에 타당성조사 용역비, 실시설계비를 동시에 반영한 전례가 없으나 타당성조사 후 바로 실시설계까지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또 국내 최초로 남원 유치가 확정된 국제항공연맹(FAI) 월드 드론레이싱 대회 개최비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미 확정된 LX(국토정보공사) 드론활용센터에 이어 남원을 드론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보려는 것이다. 남원의 자랑인 옻칠·목공예 전시관을 건립해 옻칠 목공예를 널리 알리고 남원의 미래 먹거리 관광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의견의 고장인 임실 오수면에는 세계명견 테마랜드를 조성해 반려동물·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우리 국민에게 고추장, 된장으로 친숙한 순창에는 전통장류 지역미생물 실증단지를 구축해 순창 장류산업의 세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무주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과 군산 1·2 국가산단의 인프라 확충, 새만금 글로벌 푸드허브 사업을 통해 한·중·일을 아우르는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용역비 확보를 위해서도 고군분투했다. 전남 광양항과 율촌산단 간 연결도로 개설, 국립 순천대에 첨단공학관도 신축 등 호남권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뛰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지자체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예산의 국회 통과가 조속히 이뤄져 남원·임실·순창과 전북, 전남의 발전을 앞당기는 예산이 조속히 확정되길 바랄 뿐이다. 그동안 필자의 국회 의원회관 518호 사무실은 호남 예산 확보를 위한 캠프 역할을 했다. 보좌진과 전북도, 남원시 등 시·군 예산 관계 공무원들은 치열한 예산 확보 전쟁을 치르느라 고생이 많았다. 감사드린다. /이용호 국회의원(국민의힘·남원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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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4 13:48

옥정호 농업용수 절감방안 마련을

요즘 들어 가끔 눈이나 비가 내리면서 사람들은 가뭄을 잊다시피 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전북을 비롯한 남부지방 가뭄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가뭄 극복을 위한 용수 확보, 물절약 등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환경부가 남부지방의 겨울가뭄이 영농기까지 이어질 것에 대비해 한국농어촌공사에 옥정호 농업용수 절감 방안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 것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생활·공업용수 주요 수원인 다목적댐(20곳) 저수율은 예년의 99.6% 수준이지만, 전북의 섬진강댐은 저수율이 예년의 54.8%로 낮아 댐 관리 기준이 '심각' 단계다.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931.4㎜)은 평년의 94.0% 수준이다. 그러나 남부지방(684.5㎜)은 평년의 71.4%로 기상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강수량은 전남(596.5㎜)이 평년의 62.2%로 비가 가장 적고 경남(714.3㎜)은 평년의 67.3%, 전북(699㎜)은 평년의 71.3% 수준이다.올들어 11월까지 남부지방 강수량은 대략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심각한 수준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을 통해 남부지방 기상 가뭄이 적어도 1월 초중순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가뭄이 유지되고 있는 곳은 전남 대부분 지역과 남원·정읍 등 전북 남부지역, 경남 서부지역, 경북 내륙지역 등이다. 이처럼 남부지방 가뭄이 심각한 것은 여름철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자주 확장하면서 저기압과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주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발달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기록적 폭우를 부른 비구름도 고기압의 위력 때문에 남하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러한 남부지방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거다. 겨울철은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전북을 비롯한 남부지방의 가뭄 상황에 대해 관계당국의 유기적인 대응책이 긴요하다.주민들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용수 확보에 나서야 하는 것은 전북도나 중앙정부의 몫이지만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절약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전북보다 상황이 심각한 광주·전남지역에선 물절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북 역시 철저한 대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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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12.14 11:13

의회 본연의 책무 완수는 군민과의 약속

지난 7월부터 의정활동을 개시한 제9대 임실군의회의 최종 목표는 함께 소통하고 화합하는 군민중심의 열린 의회다. 이는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본연의 책무를 완수키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군민중심의 열린 의회 조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임실군의회는 지난 7월 개회를 통해 ‘군민께 드리는 약속’이라는 성명서를 발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의회가 새롭게 구성되면서‘무엇을 어떻게 해야 신뢰받는 임실군의회로 거듭날 것인가’에 대한 의원들의 결의였다. 내용은 의회방송 개설과 민원갈등조정위, 의회연구회 활성화 및 주민과 함께하는 토론회 등 모두 7개항을 제시했다. 더불어 군의회는 군민의 다양한 요구와 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회 정립을 위한 4대 지표도 내걸었다. 과거와 달리 9대 의회는 새로운 사명감으로 집행부에는 견제와 감시, 군민에는 신뢰받는 의회를 정립한다는 차원에서다. 지표는 소통과 통합의 의정활동으로 군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 수용,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열린 의정에 초점을 맞췄다. 또 하나는 효율적 예산 운영과 집행부 견제 및 협조 등으로 정책 대안제시와 창의적 정책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의회의 자치역량과 전문성을 강화, 정책 개발과 연구에 앞장서는 으뜸 의회 조성이 의원들의 결심이다. 나머지는 청렴한 의회상 정립을 위해 행동강령 자문위를 구성, 스스로 반성하고 공정한 의정활동 추구에 초점을 맞췄다. 군의회는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소멸위기론에 대해서도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지방소멸위기론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현 집행부가 소멸위기에 대처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편승, 군의회도 소멸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고 군민과 함께 적극적인 방안을 도출할 것에 의견을 일치했다. 지난 1966년 임실군의 인구는 11만8277명을 정점으로 1977년에는 10만명이 무너졌다. 2013년에 들어서는 3만 명이 무너졌고 올해 현재는 2만 6730명으로 급속한 인구 감소를 보였다. 이럴 경우 임실군은 30년 이내 소멸 예측과 함께 출산장려와 인구유입 정책 수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창출이 최대 목적이므로 집행부가 추구하는 ‘섬진강 르네상스’의 관광산업 추진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지역 현안에도 군의회는 면밀한 주시와 대안을 통해 집행부의 지역발전 의지에 동참할 방침이다. 치즈클러스터와 의견관광, 반려동물 클러스터 등 미래 성장동력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도록 앞장설 계획이다. 아울러 관광산업 전문가를 초빙, 군민과 공무원이 임실발전을 모색하고 군민과의 공청회로 작은 소리도 경청할 예정이다. 임실군의회는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 결선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방의회 의정활동과 운영의 우수사례를 발굴 확산해 지방의회의 역량을 강화키 위해 행안부 주관 경진대회에 참가했다. 이를 통해 결선에 진출한 9개 팀이 경연, 임실군의회는 ‘악성민원에 대한 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표했다. 조례는 지난해 8월 제311회 임시회에서 악성민원으로부터 정당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보호하는 조치와 악성민원 피해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군민의 다양한 목소리도 확인했다. 임실군의회 의원들은 이 같은 군민의 여망에 적극 부응, 초심을 유지해 군민복지와 지역발전에 총력을 쏟을 것을 약속드린다. /이성재 임실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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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4 11:09

존경받는 체육인의 긍지를 갖고 살아가자

필자는 체육을 전공하지 않았다. 이리농림고등학교 재학시절 축산과 학생으로서 병아리가 탄생하는 부화의 3대 요소가 무엇인가를 배우며 가축사육에 필요한 것을 배워나갔다. 정답은 온도, 습도, 환기다. 소나 돼지나 닭 등 가축을 통해서 미래를 설계하던 평범한 학생이 또래 친구들과 했던 팔씨름이 나를 운동선수의 길로 이끌었고 직업이 되어버렸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체육을 전공하지 못했다. 76학번인 필자는 영생대학(전주대학교 전신)야간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당시 체육학과가 없어서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다. 필자는 항상 체육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체육학에 대한 열등감과 배우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이론적으로 체육을 배워야만 하는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97년도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체육생리학을 꼭 배우고 싶어 동국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생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이유는 체중조절종목(레슬링) 선수출신 감독이여서 궁금한 점이 너무 많았다. 체중조절을 하면 배고픔보다 갈증이 더욱 심해와 밥은 들어가지 않고 물만 찾는다. 그래서 궁금한 점은 첫째, 체중을 7~8kg를 감량하고 계체량을 통과한 후 뜨거운 물, 미지근한 물, 시원한 물 증 어떤 물을 마셔야 하나? 둘째, 연습 중에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갈증이 많이 나는데 물은 언제 마셔야 되고 한 번에 얼마나 마셔야 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다시 마셔야 컨디셔닝에 가장 효과적인지? 셋째, 평상시 운동 끝나고 사우나를 하는데 어느 온도의 물에 들어가야 효과적인지? 등 궁금한 사항이 많아서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스포츠심리학도 흥미로워서 선수를 지도할 때 웃어야 할지, 엄한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떠한 태도로 지도해야 효과적인지도 궁금했고, 체벌과 경기력의 상관관계는 어떤지? 목소리 톤은 어때야 하는지? 정말 배움이 주는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냈다. 체육을 전공하면서 정말 행복했고 체육인으로 다시 한번 거듭나며 그동안의 열등감을 일순간에 씻어내 버린 것이다. 체육이란 무엇인가? 그때 배운 기억을 되살리면 체육은 인간의 근본을 신체활동을 통해서 교육함으로써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 가는 교육이다. 완벽한 인간이란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벽해야 된다. 지구상에 가장 훌륭한 교육은 바로 체육교육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체육인이라 하면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며 솔직해야 되고 약자를 돕고 상대를 배려하며 조직을 갈라치기 해서도 안 된다. 부끄럽게도 체육계에도 무늬만 체육인으로 진정한 체육인의 길을 걷지 못하는 체육인도 있다. 여름 장마철에 수박은 당도가 형편없이 떨어져 맛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여름 장마철 맛없는 수박도 수박이라 칭한다. 진정한 체육인 이라 하면 당도 높은 수박이 되어야 한다. 얼마 전 대표팀을 월드컵 16강에 올려두고 귀국한 손흥민 선수에게 전 국민이 열광하는 것은 단순히 손 선수의 퍼포먼스 뿐 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지닌 인성과 배려심, 리더쉽 등 모든 부분에서 체육인으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필자도 체육인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긍지와 확실한 철학으로 부끄럽지 않은 체육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늬만 체육인 인지 스스로 끊임없는 박차를 가하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다. 오늘의 글이 여러분과 만나는 마지막 글이다. 필자는 12개월 동안 타향에서 원고를 통해 여러분들과 만나게 되어 매우 행복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으며 두서없는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유인탁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2.14 11:08

전주시노인취업센터, 위상 정립 다시 하라

노인일자리 마련을 위해 앞장섰던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의 수탁기관이 바뀌었다. 각종 잡음이 일자 그동안 운영해 왔던 대한노인회 전주시지회가 손을 떼고 '사단법인 나누는 사람들'이 맡게 됐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전문기관으로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던 점에 비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전주시의 노인 취업뿐만 아니라 도내 지역 노인일자리 창출 및 방향제시에 앞장설 수 있도록 거듭났으면 한다. 2009년 개관한 센터는 13년 동안 전주시 및 완주, 김제 등 인근 지역 노인들의 재취업 교육과 일자리 알선 등 종합적인 지원 역할을 해왔다. 공익형, 인력파견형, 시니어인턴십, 사회공헌활동, 사회서비스형 등 각종 노인일자리 사업을 운영했고 맞춤형 재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또 국민연금공단과 손잡고 150명의 어르신 바리스타를 배출했으며 해마다 노인일자리 관련 심포지엄을 열었다. 특히 2019년에는 전주지역 아파트 200여 단지에 근무하는 384명의 경비원과 청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발표해 전국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다. 노인들의 정서 함양과 정보 제공을 위해 노인영화제와 노인신문도 발행했다. 하지만 최근 센터는 각종 잡음이 일면서 위상이 곤두박질쳤다. 존립 이유까지 거론될 정도다. 지난 8월 전주시가 실시한 감사결과가 그걸 보여준다. 2019년 11월 이후 업무에 대한 재무감사 결과 시정주의 2건, 주의 6건 등 8건이 지적돼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러한 경고는 센터의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불거진 직원 간 갑질문제와 성추행 등 갈등문제도 마찬가지다. 전주시의 관리·감독 소홀과 대한노인회 전주시지회의 방관 및 태만, 센터장의 무능 등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 문제는 최고의 노인복지라 할 만큼 중요하다. 빈곤·무위·고독·질병 등 소위 노인의 4고(苦) 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그런 점에서 노인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순노무직 탈피와 베이비부머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개선할 일이 많다. 이번 센터의 수탁기관 교체를 계기로 업무의 범위와 방향, 인력구조 등 노인일자리 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노인복지관이나 시니어클럽 등과 차별화된 센터만의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12.13 16:47

한빛원전의 그늘

한빛원전은 서해안에서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고창 해리면 노을대교 예정지와 영광군 백수해안도로 앞바다 사이에 위치해 있다. 영광 굴비 주산지로 이름값을 올린 법성포와 청보리밭 축제로 알려진 학원농장이 인근에 있다. 풍천장어로 소문이 자자한 선운사 일대도 그리 멀지 않다. 이렇게 관광지로 둘러싸인 이곳 원전 4호기 재가동이 5년 7개월 만에 결정되며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 핵심은 주민들의 안전성 검증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가동한다는 점이다. 2017년 이 시설 일부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뒤 멈춰선 데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여파로 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더욱이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데도 이들의 의견 수렴은 아랑곳하지 않고 현 정부 원전 드라이브 기조에만 입맛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 원전은 행정구역상 전남이지만 실제 전북 고창군과 접해 있고 부안군도 지척이다. 이런 지리적 여건 때문에 1981년 원전 첫 삽을 뜰 때도 “모든 혜택은 영광군이 독점한 반면 전북은 피해만 고스란히 떠안는 꼴” 이라며 지역이 술렁였다. 2003년 부안 위도 방폐장 유치 때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영광 군민들이 “어차피 사고가 발생하면 영광 부안 고창군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는데 그럴 바엔 차라리 우리가 먼저 나서야 했는데 부안군에 열매를 다 빼앗겼다” 며 억울해 했다. 예상대로 한빛원전 유치의 달콤함은 영광군이 독차지한다. 원전에서 나오는 각종 지원금의 86%를 영광이 가져간 데 반해 고창군은 14% 안팎이 고작이다. 방사선 발생 리스크는 엇비슷한 상황에서 지원금이 영광군에만 편중된 셈이다. 원전 소재지 영광군 홍농읍은 원래 바닷가 근처지만 인근 법성포처럼 고깃배가 드나드는 어항이 아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수익 구조가 있는 그런 마을도 아닌 평범한 농촌이었다. 진통 끝에 원전이 들어서면서 마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지역 상생사업 일환으로 그 지역 젊은 층이 원전에 다수 취업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일어났다. 더 나아가 마을 주민과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협력사업이 늘고 상권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심지어 젊은 남녀가 결혼을 통해 이 회사 직원 가족이 되면서 유대 관계는 한층 돈독해지기도 했다. 한빛원전 4호기 재가동에 따른 불안감은 최대 수혜자 영광군뿐 아니라 전북 지역 자치단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이같은 역학 관계 속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위한 여론 수렴 등 지원을 담당하는 통합 기구의 편파적 운영이 갈등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다. 민간환경감시기구만 해도 위원장 포함 17명이 영광군 몫인데 고창군은 겨우 2명에 불과해 지역별 형평성이 심각하다. 탈원전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5년 만에 뒤바뀐 정부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춤추는 것도 좋지만 결코 간과해선 안될 것이 안전성 검증이다. 고창군 부안군 정읍시는 물론 영광군 의회까지 나서 이번 재가동을 반대하는 결정적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12.13 16:25

안호영 의원은 ‘제2의 최규성’이 되지 말라

세밑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밑에는 한 해의 묵은 숙제를 털어버리는 게 우리의 오랜 풍습이다. 전북의 묵은 숙제는 무엇일까. 새만금? 전북특별자치도? 종합경기장 및 대한방직터 개발?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완전(완주전주) 통합도 이들 못지않다. 지체된 전북발전의 기폭제이기 때문이다. 완전통합은 1997년부터 시작됐으니 벌서 25년째다. 3차례나 통합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통합이 됐다면 전북의 발전상은 꽤 달라졌을 것이다. 통합의 당위성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청주(청주·청원)나 3여(여수시·여천시·여천군),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통합 사례도 이미 많이 거론되었다. 이제는 해법을 찾을 때다. 완전통합의 키는 완주군민이 쥐고 있다. 세 번 모두 완주군민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 그동안 완주군민이 왜 반대했는지를 살펴보자. 여기에는 3가지 반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공식적인 반대 이유다. 가장 두드러진 게 3대 폭탄이다. 세금 증가, 혐오시설, 부채폭탄이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가짜뉴스다. 오히려 완주군 쓰레기는 전주권광역처리시설을 통해 소각 및 매립 처리되고 있고 세금 또한 통합된다고 더 내지 않는다. 농촌지역에 대한 소외와 공무원이나 지방의원이 줄어든다는 것도 꼽는다. 통합시가 도시행정 위주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의 경우 1000억원의 농업발전기금을 조성키로 한 바 있다. 이번에는 더 많은 기금이 조성돼 완주군 농가에 지원될 것이다. 둘째는 비공식적으로 제기하는 우려다. 완주교육청이 없어지므로 완주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통합이 되면 경로당 지원 등 복지혜택이 줄어든다, 통합으로 자치능력이 무너진다 등이 그렇다. 물론 통합되면 완주군은 사라지고 통합시가 된다. 그러나 교육의 질은 오히려 높아지고 복지혜택도 달라지지 않는다. 땅이나 아파트 값부터 오를 것이다. 셋째는 감추어진 반대 이유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2013년 통합 무산 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다. 국회의원 지역구가 바뀐다거나 군수 입후보자의 정치적 기회 박탈, 의장단 또는 상임위원장을 기대하는 군의원들의 조직적 반대가 큰 역할을 했다. 사회단체 지도자들의 불안도 한몫 거들었다. 이중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당시 최규성 국회의원의 반대였다. 군수와 군의원 공천권을 무기로 군의원들이 반대에 앞장서도록 몰아세웠다. 막판에 그것이 판세를 바꿔놓았다. 해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무주·진안·장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안 의원은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통합 반대를 천명했다. 그러나 전북을 위해 좀더 큰 정치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제2의 최규성이 될 것인가를 결단해야 한다. 물론 자신이 갈고 닦은 지역구가 바뀌는 것을 달가워할 정치인은 없다. 그렇다고 최규성의 말로를 닮아갈 것인가? 해법의 실마리는 2023년 말께로 예정된 선거구획정에 있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구 상하한선은 13만9000~27만8000명이었다.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전북지역 선거구는 10월말 현재 남원·임실·순창지역구 13만1370명, 김제·부안 13만1422명이다. 또 익산의 경우 27만4317명으로 2개 선거구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전주와 완주를 통합하면 74만4406명으로 현 3개에서 4개 선거구가 가능하다. 전북의 선거구는 전국 253개 가운데 10개인데 자칫 8~9개로 줄어들 수 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전북의 선거구도 줄지 않고 안호영 의원도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지혜를 모았으면 싶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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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3 14:15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을 위하여 ‘사건’이 되어야

해방 후 우리나라 정부에서 이념 대립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여순사건이다. 예전에는 여순반란으로 불러졌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가 지난 2009년 ‘여순사건’이라 정리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이 지역에 주둔 중이던 좌익 군인들이 ‘제주4.3사건’ 진압 명령에 불복종해 반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당시 많은 민간인이 정부의 진압 과정에서 학살됐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당시 민간인 희생자들은 반군에게 숙식을 제공했다거나 작전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와 반군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무고와 모략 등의 이유로 희생당했다. 당시 군경이 민간인 학살을 근거로 내세운 계엄령도 법적 근거없이 공포돼 이를 일명 ‘손가락 재판’이라고 칭했다. 이는 명백한 학살 행위다. 과연 여순사건이 진정 반란이었을까? 그리고, 남원 지역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 역시 반란군에 협조를 하여 학살당한것일까?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남원지역 큰 산 밑 마을마다 아픈 상처와 연좌제 같은 억울함이 있어도 말 못하고 사시는 분들이 많다. 1949년 10월 18일 군인들이 남원 주천면 고기리 마을을 기습해 민간인 학살을 일으켰다. 고기리 마을 주민 모두를 모이게 한 뒤 마을 청년 35명을 ‘통비분자’로 몰아 26명을 집단 사살한 것이다. 또, 한국전쟁 당시 군인들과 경찰들이 통비분자 색출과 빨치산들의 거점을 없애기 위해 주천면 고기리·덕치리와 운봉면 주촌리 등 5개 지역 마을을 기습해 수백 채의 가옥을 불태우고 30여명의 마을 청년과 부녀자들을 총살했다. 이들은 지리산 아래에서 농사를 짓던 민간인들로 군인들이 이들을 집단 총살하거나 칼로 목을 베어 죽였고, 이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도 무시됐다. 이는 분명 애꿎은 민간인들이 무모하게 희생된 것이며, 한국전쟁 전·후 지리산 주변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희생당한 속죄양이 된 셈이다. 아울러, 남원 대강면에서도 산을 연결하는 연봉의 산세가 험준하고 깊어 공비들이 은거하기에 알맞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공비와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고 민간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또, 남원 산내면 역시 민간인들을 뱀사골 계곡으로 끌고가 학살을 자행했다. 이들 민간인 희생자들은 모두 지리산에서 태어난 죄로 죽었고, 죽었기 때문에 죄인이 되어 무참히 총살당한 것이다. 72년이 지나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영령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가슴 깊이 기도드린다. 한국전쟁으로 우리나라 구석구석이 아프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늦게나마 지난 11월 20일 남원시 주천면에 세워진 위령비로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시기를 바란다. 특히, 우리나라가 OECD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우리 모두가 이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할 것이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를 우리 마음에 새기고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는 소중한 한걸음이 되기를 바래야 한다. 이제 구천을 헤매던 억울한 영령들이 평온하게 잠드실 수 있도록 억울한 누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진실규명이 이뤄지기를 바라며, 우리 후손들에게 역사의 진실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늦었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되어 아픔을 치유시켜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정린 전북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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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3 14:14

‘IB 교육’, 성공을 담보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IB 교육을 일반학교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는 2015년 즈음 제주도교육청으로부터 시작되었던 듯하다. 국제학교에 적용된 IB 교육(International Baccalaureate Programme)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인증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세계 161개국 5,434교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2021년 기준). 혁신교육과 미래교육을 거치면서 국제적 미래인재 구현을 목표로 최근 부쩍 IB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것이 창의인재형 미래글로벌 역량을 목표로 학생 주도의 열린 사고와 균형감을 지향하는 교육과정을 펼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위한 적용은 PYP(유,초등), MYP(중), DP(일반고)/CP(특성화고)로 단계화 되어 있고, IB 공식 교수언어(영어 등)는 고교 과정에 적용된다. 평가도 학교와 본부 주도를 병행하지만 과정과 학기 모두 오직 서술을 통해 종합적 사고를 측정한다. 그러나 IB 교육은 우리나라 대입제도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현행 대입제도에서는 수능성적 확보가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다. 국제 감각, 심층사고, 토론, 탐구, 관계, 공감 등의 교육적 요소로 대표되는 미래글로벌 역량은 이 시대의 교육적 역할로 매우 타당하지만, 이를 핵심으로 적용하는 IB 교육은 수능 중심의 대입을 직접 도울 수 없다. 제주도에서는 대입 여건을 고려하여 특정 지역 표선면에 시범 적용했으나 이에 대한 성과를 크게 이어가지는 못해 보인다. 이어서 그 적용과 시도의 움직임이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대구다. 대구의 적용 방식은 특정 학교의 일부 학급에만 적용함으로써, IB 교육을 인정하는 대학(학종전형)이나 외국 대학 진학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 같다. 둘 다 대입에의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면서 IB 교육을 적용하는 조심스러움이 있다. 시대와 논리로 매우 타당한 IB 교육이 대입제도로 인해 많은 제약과 요령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그러함에도 이에 대한 추구는 많은 지역에서 가세되고 있다. 경기, 인천의 가시적인 노력뿐 아니라 전북에서도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 교육의 적용과 성공을 위해서는 진실로 중요한 몇 가지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첫 번째는 IB 교육에 동참할 교사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교육 역량이다. 학생들의 사고를 열고 탐구력을 증진하는 IB 교육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수업 역량과 외국어 능력은 집중코스로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물론 전면 시행이 아닌 샘플링 적용에 필요한 선택적 교원의 역량교육만도 그렇다. 두 번째는 이러한 교육 방식을 함께 호흡해 갈 학생의 역량이다. 탐구적 힘, 논리를 채우는 토론, 주도적 배움, 국제적 감각, 공감과 균형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교육적 저변과 배움 스타일이 학생에게도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IB 교육은 유, 초, 중, 고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원론일 것이다. 세 번째는 대입에서 IB 교육을 인정하는 대학의 수가 최대한 확보되어야 하는 현실적 기반 조성이다. 전북교육은 혁신교육 이후 미래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전북교육이 IB 교육에 의지가 있다면, 지금은 혁신교육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무엇보다도 미래교육을 충실히 시행해야 한다. 동시에 IB 교육을 위한 교사와 학생의 역량 기반을 닦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타 지역 사례 기반의 심도 있는 논의와 다른 지역의 방향성 검토도 알찬 준비를 위해 챙겨야 하는 필수 수순이다. /송영주 전 군산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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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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