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 20 : 10 농사 법칙
지난해는 사상 최대의 풍작으로 정부와 농민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풍작의 고민은 행복한 걱정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연말 재고량이 세계식량농업기구의 식량안보 권고량을 크게 초과한 190여만톤이 되다보니, 정부는 적정생산을 위해 3만ha의 논에 벼대신 타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는 중장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였다.우리나라 호당 평균 경지면적은 1.5ha로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선진 농업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이다. 쌀 생산 농가수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2014년 기준 농가수의 60%인 67만6000호에서 아직도 벼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비는 중국보다 2.7배 높고, 가격은 수입쌀에 비하여 23배에 불과하다. 농사를 지은 후 경영비를 제외하고 나면, 1.5ha의 논농사 연간 소득이 1000만원 이하에 불과해 의식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벼농사는 적어도 5ha 이상을 지어야만이 연 평균 농가소득 35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그러므로 올해부터는 토지, 자본, 노동력을 극대화하여 논에 벼농사보다는 소득이 높은 타 작물을 재배하여 농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논 농업을 다양화 해보자.첫째, 논에 이모작을 재배하자. 2014년 기준 경지이용률은 102.5%로 매우 낮다. 논 면적 93만4000ha 중 이모작 가능면적이 약 66만ha이다. 벼 후작으로 보리, 우리밀, 사료작물 등을 재배하면 벼만 재배하는 것보다 3559% 소득이 높다.둘째, 지역 특산품과 연계하여 생산에서 판매까지 시장교섭력을 강화하자. 순창파주 논콩 재배단지, 괴산신안 잡곡단지, 천안경주 팥 재배단지들처럼 논 활용을 다양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례로, 순창에서는 논콩 재배를 권장하기 위해 장려금으로 ha당 300만원을 지원하여 380ha의 논에 콩을 심어서 장류산업과 연계된 성과를 거두고 있다.셋째, 논에 벼농사 의존에서 탈피하여 간편하고 소득이 높은 작부체계를 활용하자. 봄감자 후작으로 콩, 콩 수확 후 우리밀 또는 봄배추 수확 후 콩을 재배하는 등의 작부체계를 도입하자. 지난해 순창군 복흥면 박수남농가는 논에 봄배추를 수확하고 콩을 재배하여 10a당 230만원의 소득을 올려 벼 재배보다 2.5배 소득을 올린 사례가 있다.넷째, 쌀 수급조절을 위해 들녘경영체를 중심으로 일정규모의 일반벼를 재배하자. 9월 15일경 미리 수량을 조사하여 평년작 이하가 예상되면, 수확 후 공공비축미로 수매하고, 풍작이 예상되면 총체벼로 수확하는 방안을 채택하자. 총체벼를 수확한 후 동계작물로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연중 조사료 생산체계를 확립하자.다섯째, 쌀 주산단지 중심으로 생산, 가공, 마케팅을 연계하여 6차 산업으로 육성하자. 김제 단지에서는 쌀 가공업체와 계약재배를 추진하여 생산된 벼는 농협미곡종합처리장에서 수매하고, 도정한 쌀은 한우물영농조합에서 볶음밥을 만들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판매하는 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여섯째, 중국에 쌀 수출길이 열렸다. 간척지 등에 맞춤형 수출전문단지를 조성하여 수입국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유기농, 가공용 쌀을 생산하여 수출하자.끝으로 쌀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논에 벼 대신 타 작물을 재배하도록 정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적극 도입하고, 농업인은 돈 버는 농업실천을 위해 농지 중 70%에는 주력 작물을 재배하고, 20%에는 부수적인 작물을 재배, 10%에는 기후변화 등을 대비하여 소득 작물을 선택하여 시범적으로 재배하자.△성신상 전문위원은 남원 출신으로 지난 1982년 공직에 입문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 등에서 32년 동안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