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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선비, 박물관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뜻이 담겨있는 처음처럼이라는 글귀를 들려주면 원래의 의미를 생각하기 보다는 술의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현대인들은 물질적 풍요에 비해 인간성 상실, 정체성과 소속감의 부재, 공동체문화의 해체 등으로 몸과 마음을 둘 곳도 둘 바도 모르면서 그저 단순히 처음처럼 술로만 세상과 인생을 잊으려고 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문해 본다. 얼마 전에 김병일이 쓴『퇴계처럼』(글항아리, 2012),『선비처럼(나남, 2015)』두 권 처음처럼과 같은 처럼 돌림의 책을 읽었다. 『퇴계처럼』에서는 학식이 높고 근엄한 대학자로만 알았던 퇴계선생 아니라 평생토록 자신을 낮추고, 자신보다 지위나 신분이 낮은 사람과 얼마나 공감하고, 배려했는지, 그리고 상대 누구든지 간에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일상 실천적 삶을 살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퇴계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겸손과 배려, 희생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선비와 선비정신은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의 사회적 어른이며 인류보편의 정신적 자산이다. 선비는 수양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추구해나가는 인물이다. 선비가 도야하는 수양의 내용이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며, 자신에겐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정신을 근본으로 한다. 앞으로 선비의 고장 전주에서, 선비문화를 선도하는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선비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 재발견하여, 창출하고 새롭게 선도해 나가려고 한다. 전주 지명 뒤에 양반, 선비라는 명칭을 붙여도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한다. 국립박물관 유일의 선비문화 중심은 국립전주박물관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선비의 모습을 제시하고, 특화된 공간콘텐츠를 구축하려고 한다. 선비문화를 조사연구하고,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어린이박물관 전시를 통해 가시적으로 구현하며, 선비아카데미와 다양한 교육을 통해 국립전주박물관은 명실 공히 국립박물관 유일의 선비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지금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의 편지글을 통해 우리가 알리 못했던 선비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현재 3천편 이상 연구논문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퇴계와 고봉의 100여 통 편지, 다산이 아내가 보낸 다홍치마에 아들과 딸을 위해 쓴 편지 『하피첩』과 『매화병제도』, 아들에게 고추장을 보낸다는 『연암선생서간첩』, 딸과 사위의 싸움은 타이르는 효종의 편지『숙명신한첩』, 기생과의 추문은 사실이 아니니 걱정마라고 아내에게 보내는 「추사의 한글편지」, 서른에 죽은 사랑하는 남편의 관 속에 넣은 가슴 저미는 애절한 「원이엄마편지」와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신발 등 선비들의 편지와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 유물들은 보물, 중요민속자료 등으로 지정된 쉽게 만날 수도 없고 한자리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자료들이다. 근엄하고 학문만 하는 선비들이 아니라 편지로 애틋한 우정, 따스한 사랑, 가족에 대한 애정을 나누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과 함께 꼭 한번 관람 하시기를 강권한다 이제 선비와 선비정신에 대한 우리 시대의 왜곡과 편견을 걷어내고 새로이 탐구하고 구현해야 한다. 배려와 섬김이라는 선비와 선비정신을 현대에 다시 불러내어 오늘날의 새로운 가치관과 자신의 생활 지침으로 삼는다면, 풍요로운 정신문화를 이룩하는 데 해법이 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선비문화는 전주에서부터 출발한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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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06 19:05

진상품 문화 그 속살 들여 다 보기

김용근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조선시대에는 고을마다 왕에게 보낼 만큼 자랑스러운 특산품이 있었다. 그 지방의 땅과 기후에 가장 잘 적응해서 어느 지역의 것보다 우월한 산품이 그것이었다. 토질과 기후에 사람의 심성까지 들여지면 그것은 진상품이 되었다. 진상품은 고을 원님들의 무리한 아부경쟁으로 백성들의 원한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크고 작은 고을들의 브랜드를 키워내는 역할도 했다. 진상품은 그러한 외형적인 문화 외에도 내면의 속살을 가졌다. 그것은임금이 고을수령의 봉임 자세와 백성들의 형편을 알아보는 직접적인 소통의 도구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왕이 지방고을 수령들의 봉임 자세를 깊고 세세하게 알아보는 방법은 별로 많지 않았다. 요즈음 같이 민원전달 시스템이 구축되지도 않았으니 지방의 수령들은 아방궁의 주인이었다. 간혹 암행어사 같은 제도를 활용하거나 상급기관의 감찰활동도 있었으나 너 좋고 나 좋은 일로 무마되기 일쑤였으니 지방 고을 수령들의 큰 통제수단은 스스로 수양된 선비정신이었다. 임금은 고을 수령들의 봉임 자세와 백성들의 형편을 알아보는 소통의 방법을 고민했고 그것의 방법은 각자의 고을들에서 올라오는 진상품의 실체를 점검해 보는 것이었다. 진상품은 왕실로 보내진 고을의 특산품이었다. 그러나 진상품의 실상은 왕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고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고을 사람들이 가장 잘 만들거나 가꾸거나 채취할 수 있었던 것이었기에 그랬다. 한양의 임금에게 올라간 진상품은 그 품질과 크기와 상품성이 해마다 기억되고 기록되었다. 흉년이 들었는데도 예년과 같은 좋은 진상품이 올라왔다면 그 고을 원님은 백성들에게도 좋은 상품을 기준으로 평년과 같이 조세를 과하게 부과징수 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그러나 흉년의 진상품이 흉년 수준이었다면 그 고을 원님은 아부적 충성이 아니라 정직한 것이니 백성들의 사정을 잘 알고 선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고을들에서 한양으로 올리는 진상품은 백성과 임금의 소통도구인 셈이었고 그것을 통하여 수령의 봉임 자세와 백성들의 형편을 점검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임금에게 올리는 고을들의 먹는 진상품을 관리하는 곳은 공상청이었다. 조선팔도의 고을들에서 올라오는 진상품의 고을 형편을 가장 잘 아는 이는 소리꾼들이었다. 조선팔도를 유랑하며 고을들의 민심과 백성들의 형편과 산품들의 풍, 흉을 잘 알던 소리꾼들을 한양의 공상청에서 불러 조선팔도 고을들의 산품에 대한 형편을 점검하기도 했다. 동편제 판소리 창시자 가왕 송흥록은 경상도와 함경도까지 생의 흔적이 많은 명창이다. 그가 한양의 고관들과 인연을 많이 가지게 되었던 첫 번째 사연은 왕실 공상청의 부름으로 조선팔도 고을들의 진상품에 대한 실상을 제공해 주는 일을 하면서부터였다. 송흥록 명창은 조선최고의 명창이 되면서 활동영역이 조선팔도로 커졌다. 그러한 연유로 수많은 고을들의 사정을 잘 알 수 있었던 것이 그 일과의 인연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일에 참여했던 또 다른 집단은 보부상들이었다. 전라도 보부상은 전라도 진상품을, 경상도 보부상은 경상도 진상품을 그러한 방법으로 조선팔도 고을들의 진상품은 백성들의 사정과 수령들의 백성 섬김 자세를 확인해 내는 도구이기도 했다. 진상품의 속살은 존재로 선행인 고을백성들의 형편을 제대로 살펴보고 고을 수령들의 봉임 자세를 묵시적으로 감시해내는 문화적 통치술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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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29 20:44

소셜 벤처를 육성하자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독서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사업하는 트래바리는 소프트뱅크 벤쳐스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의 흐름을 역발상하여 국내 최초로 독서모임을 사업화하여 46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압구정, 안국, 성수 아지트에서 약 300개의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제주토박이이면서 도시재생스타트업 기업 다자요의 대표인 남성준씨는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여 2억원을 모은 후 오래된 제주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로 서귀포시의 도순돌담집 1, 2호점을 독채 숙박시설로 운영 중이며, 2020년까지 공간 브랜딩과 체인점 영업으로 빈집 100 채를 공유하겠다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을 소셜 벤쳐라고 부른다, 보통 소셜 벤처는 개인사업자, 기업,?비정부기구,?지역사회단체 등 다양한 조직을 기반으로, 외부 파트너를 모아 재정적 지원을 받거나, 제품 또는 서비스 판매로 사회적 사업의 비용을 조달하거나, 사업으로 이익을 창출하지만 사회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그 이익을 재투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소셜 벤처와 일반 벤처기업의 차이점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소셜 벤처는 빈곤, 불평등, 환경파괴, 교육격차 등 사회 문제 중에서 시장 경제나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부분을 시민의 힘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풀어나간다. 소셜 벤처 기업가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특히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힘든 과정 중 하나이다. 한국의 대표적 소셜벤쳐 기업인 마리몬드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 분 한 분의 인생을 모티브로 한 꽃할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디자인제품, 콘텐츠, 커뮤니티를 통해 그 분들의 존귀함을 이야기한다. 사회적기업 컴윈은 전기, 전자폐기물의 재활용으로 환경을 지킴과 동시에 희귀 자원을 재활용하여 컴퓨터 제작사업까지도 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기업인 트리플래닛은 2010년 스마트폰 나무 심기 게임 사업으로 시작하여 크라우드 펀딩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심은 나무에서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크라우드 파밍 사업과 숲 속 휴양문화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테라사이클은 국제적인 환경 스타트업 기업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을 재활용하고 자원순환 문화를 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으며, 현재 21개국에 진출하여 제로웨이스트 박스를 이용하여, 담배꽁초, 과자 봉자 등을 재활용하고 있다. 소셜 벤처는 혁신적 비즈니스모델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사회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는 많은 소셜 벤쳐들이 모여 있고, 서울시에서는 2022년까지 5000억원 수준의 펀드를 조성하여 소셜 벤쳐 밸리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라북도에도 올해부터 3년간 사업으로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이 군산의 폐교 부지에 설립되고, 전문인력양성과 사회적기업 육성을 추진한다고 한다. 전북은 오래 전부터 혁신센터의 설립과 운영에 대해 많은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전문교육, 팹랩 기반의 기술 혁신, 사회적경제에 적합한 금융지원, 사회적경제 전문연구 및 리빙랩을 통한 사회혁신연구 등의 기능 수행할 수 있는 혁신타운으로 조성되기를 바라며, 많은 활동가들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모여들어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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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22 18:47

꽃 등 걸기

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긴 겨울 속에서 우리는 따뜻한 봄을 기다려 왔습니다. 여느 해처럼 복수초, 변산바람꽃, 노루귀, 영춘화 등 봄의 전령사가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도 왠지 올봄은 봄 같지가 않습니다. 그건 아마도 계속된 미세먼지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이 온통 꽃밭으로 변하여도 누구든 집 밖으로 나오길 꺼리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하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불안한 듯 눈망울을 껌뻑거리며 걷고 있는 풍경이 일상화된 요즈음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풍경이 있습니다. 앞에 누가 오든 말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마침내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십년 후를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물질문명으로 계속 이어가다 보면 백년 후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의 내면에 자욱한 미세먼지입니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가 공고히 유지되면서 일어나게 된 현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갈수록 핍진해가는 우리 영혼을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새삼 미개했던 옛 세상이 그리워집니다. 하늘을 향하여 신비로 가득한 대자연을 찬양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그렇게 간절히 살아왔던 상고시대 말입니다. 조선 중기시대 승려인 서산대사(1520~1604)는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라는 선시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전국의 사찰 승려들을 독려, 승병을 일으켜 평양성을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또한 독립 운동가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도 시국이 어지럽고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할 때마다 서산대사의 답설야(踏雪野)를 되새기면서 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무릇 인간관계란 서로가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겸손한 마음으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하며, 올바른 길로 가고자 합니다. 나도 누군가의 꽃길로 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들은 한결같이//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다리를 갖지 않았습니다//밉거나 예쁘다를 말할 줄 아는/입을 갖지 않았습니다//아름답다거나 추하다를 분별하는/눈을 갖지 않았습니다//주변이 소란스럽다거나 적적함 따위를/멀리하는 귀를 갖지 않았습니다//구릿하다거나 향기롭다는 물론/자신의 몸에서 풍기는 향마저도 거부하는/코도 갖지 않았습니다//누구에게도 곁으로 와 달라거나 멀리하라는/수화마저 보낼 수 있는/손도 갖지 않았습니다//오직, /바람과 눈과 비와 구름과 해와 달과 별을 삭이며/생각마저도 버리는 선정(禪定)이/눈을 가진 모든 이들의 얼굴과 얼굴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없음에서 있음을 이루고/어둠에서 밝음을 여는/정령(精靈)의 화신(花神)이기 때문입니다. -「꽃이 되는 이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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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5 20:12

박물관장의 다섯 가지 기도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저는 매일 아침에 다섯 가지 기도를 합니다. 박물관에 근무하기 전에는 일신의 안녕과 개인의 영달을 위해기도했고, 박물관장이 되고 난 후에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기도하다가 최근에는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졌습니다.인류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 인종, 동물, 식물 등 자연생태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우주질서의 안녕을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라고 하면 대부분 듣는 분은 피식 웃으시고 맙니다. 그런데 저의 기도가 마치 농이 섞인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기도까지는 누구나 인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이후의 기도부터는 좀 의아해 할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인류가 타문화에 대해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정하고, 공존과 공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기도입니다. 그동안 저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인류공통의 문화요소인, 샤만, 혼례, 청바지, 소금, 장난감과 인형 등을 조사하여 전시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다루기엔 조금은 생소했던 주제 청바지는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광산 노동자의 작업복으로 탄생해 어떻게 세계인의 일상복이 되었는지를 조사하고 전시하여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웃을 잘못 만나면 이사가 가면 그나마 해결될 수 있지만 이웃나라를 잘못 만나면 나라를 옮길 수도 없고 아주 난처한 일입니다. 박물관을 통해 우리와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과 나라들을 이해하고 공존하고 공영할 수 있는 안목과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세 번재 기도를 답하는 타문화, 인류학박물관은 전라북도에는 없습니다만 앞으로 국립전주박물관이 그 역할을 하겠습니다. 네 번째 인종, 식물, 동물 등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기도는 정말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인간들은 심심하면, 동물을 빗대어 욕지거리를 합니다. 그런데 동물세계에서 가장 나쁜 욕은 인간같은 놈일 것입니다. 인종이야 말로 지구의 주인인양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면서 지구 멸망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인종 이외에 지구의 주인은 많습니다. 식물계, 동물계도 어엿한 지구의 주인들입니다.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쓰레기전시를 통해 인간 문화에서 버린 모든 것이 얼마나 인류의 환경과 미래를 위협하는 지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진시황도 결국 못찾았던 불로장생의 영약은 오늘날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스치로폼 물질로 나타났고, 18만년을 산 삼천갑자동박삭보다 더 오래 사는 유리?플락스틱?비닐 등 신 십장생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물질입니다. 자연생태계의 획복과 균형을 위한 네 번째 저의 기도는 식물원, 동물원, 생태원, 자연사박물관에서 답하리라 믿습니다. 다섯 번째 우주질서의 안녕입니다. 참으로 중요한 명제입니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계절이 바뀌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반짝입니다. 이 모두가 어우러지는 하나의 질서와 조화 속에서 우주가 운행됩니다. 만에 하나 어느 하나라도 질서에서 벗어나면 대재앙이 지구에 닥칩니다. 얼마전 진주 인근에서 떨어진 운석도 어찌 보면 작은 우주질서의 반란입니다. 언론에서는 운석의 경제적 가치만 야단치레 따졌지,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증거라는 사실은 대부분 외면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주질서의 안녕에 대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 기도는 우주항공박물관, 천문대 등에서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에 놀러 오십시오. 박물관 존재의 필요성에 대한 철학적 바탕을 느끼게 될 이 다섯 기도의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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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8 20:46

고향의 씨앗 마을 이야기

김용근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사람은 누구나 고향이 있다. 도시나 농, 산촌 아니면 바닷가 그 어디에서든지 태어남과 자람이 있고 그 터전에 고향을 둔다. 고향의 속살은 그러한 터전에 이웃사촌하며 공동체의 삶을 들인 마을살이에 들어 있다. 마을은 사람살이의 현실적인 유토피아 공동체이다. 이웃사촌의 모둠이 모여 가장 생태적이고 인문사회적인 환경을 진화의 에너지로 삼으며 수 백 년을 이어오고 있으니 그렇다. 나는 지리산 농촌들의 마을들을 수십 년 동안 조사해왔다. 마을 속에 들어 있던 음식과 씨족이며 풍수와 생활문화 같은 것이 그것들이었다. 그 이야기 중 마을의 탄생 신화를 꺼내보고자 한다. 지리산의 마을들은 대부분 자연의 일부에 들어있고 마을 탄생의 이야기는 구전에 있다. 조선시대 전란이나 사화 같은 사회적 불안을 피해 새로운 삶터를 구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지리산 산중을 찾아들었다. 여기저기 다니던 한 사람이 사람살기 좋을만한 곳에 머물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노숙을 하며 비가 오기를 기다렸다. 비가 개이자 주변 곳곳에 불을 피웠다.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연기가 여러 갈래로 구불구불 산 계곡을 타고 올라갔다. 훗날 그 연기 길은 마을의 골목이 되었다. 풍수의 바람 길을 사람살이의 터전에 두고자 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노숙하던 주변에서 가장 습한 곳을 찾아 땅을 팠다. 물이 고였고 조금 지나 개구리며 소금쟁이 같은 미물들이 찾아들었다. 살아있는 물이 확인되었으니 풍수의 우물을 사람살이의 터전에 둘 수 있게 되었다. 바람과 물길을 알아냈으니 이번에는 주변에서 가장 큰 나무를 찾아갔다. 뿌리며 가지의 방향과 상처 등을 살펴서 태풍이며 가뭄이며 자연재해의 정보를 그 나무에서 얻고 그 댓가로 제를 올리며 당산나무로 섬겼다. 이만한 곳이면 일가친척을 불러 마을을 이루어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내고 그 터전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으니 마을은 그렇게 생겨났다. 조상에게 새로운 터전의 마을 정착을 알리는 일 또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집에서 가져온 씨 간장을 집안의 가장 좋은 자리에 모셔두고 조상이 계신 곳을 향해 두 손 모아 고했다. 그 일들이 모두 끝나면 돼지를 들여 사람살이의 터를 지신에게 고했고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까지 집안에 들이게 되었다. 마을은 그렇게 수풍청(水風廳)삼합을 보듬으며 그것을 자양분 삼아 제대로 된 사람으로 자란다는 선조들의 생각은 마을의 정체성이다. 마을은 대부분 씨족집단이었다. 그래서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인 종가는 마을 공동체의 뿌리인 규범적 존재였다. 종가는 마을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했다. 마을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일까? 수풍청(水風聽)의 삼합이 일 년 내내 집안에 존재하는 곳이었다. 우물과 바람과 자연의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 종가의 집터가 되었다. 우물은 종가의 씨 간장 종자가 되었고, 흔들바람은 일 년 내내 새 기운을 불러 집터의 지기를 지켜내어 건강한 종손을 길러냈다. 그리고 사계절의 자연이 내는 소리 또한 사람을 소우주체로 단단하게 해주는 집안의 버팀목이 되게 했다. 사람들은 종가의 양택(陽宅)을 중심으로 집터를 골라 자리하며 마을을 이루었고 지금 우리는 그 후손들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대가로 풍성한 삶 속에 들었다하나 항상 갈구하는 자신의 정체성은 아직 미완의 행복이다. 물과 바람과 자연의 소리를 보듬은 고향에서 그 에너지를 들여 보자. 마을은 마음에 크게 두어야 할 삶의 이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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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1 20:28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청정의 전북을 기대하며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스웨덴은 점점 더 나쁜 것들로 인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그것을 막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교 수업을 거부하고 스웨덴의 땅이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세계 최연소 노벨 평화상 후보인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이러한 이유로 국회의사당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등교 거부 운동를 시작으로 지금은?#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ForFuture)이라는 해시태그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제는 호주, 영국, 벨기에, 미국 등 전 세계 270개 지역에서 10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등교 거부 운동에 함께 하였고, 지난 3월15일에는 전 세계 59개국, 524개 지역에서 전 세계적인 등교 거부 운동이 벌였다. 한국에서도 5대탄소발생국가라는 불명예에 기후악당 대한민국이란 피켓을 들고 온난화와 미세먼지 등 기상재난에 신속히 대응할 것을 호소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우리 실존을 위협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중요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도 않았고 정치인들은 토론회에서 스웨덴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의 본보기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스웨덴은 기후 변화에 모범적으로 대응해 온 국가 중 하나이고, 2045년까지 탄소 중립국을 목표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관련 법안을 제정하기도 했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매년 1인당 1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기에 스웨덴의 정책은 충분치 않다고 툰베리는 생각했다. 2019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툰베리는?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우리들의 집에 불이 났어요. 불이 났다고 말하려고 여기 왔습니다. 다른 모든 곳들처럼 이곳 다보스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만 얘기합니다. 돈과 성장이 우리의 주요한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는 도넛 경제학이란 책에서 21세기 인류가 맞닥뜨린 생태, 사회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하고, 더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장 중독에 빠진 주류 경제학에서 벗어나 지구 차원에서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공평하게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학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세계 개발 정책, 정부 정책, 기업 전략의 가이드로 자리 잡았다. 2015년 UN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협상 과정에서도 경제 성장을 매우 함축적으로 묘사한 도넛이 번영을 위해 지켜야 할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세계가 내걸어야 할 여러 목표의 큰 그림을 상기시키는 기준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도 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또 다시 미래보다는 표만을 생각한 무분별한 성장과 개발 공약만이 난무할 것으로 생각된다. 툰베리와 같은 청년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어른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우리 문명은 희생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이 만든 정치 체제는 모두 경쟁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우리는 협력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구의 자원을 공평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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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5 20:18

제주도에 뜬 무지개

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제주도에 무지개가 떴다. 제주도에 뜬 무지개가 왜 전북 사람인 나에게 부럽고 반가운 걸까. 우리 전라북도에도 하루속히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멀리 제주도에 뜬 무지개는 문학관 건립이다. 인구 70만 명밖에 안 되는 제주도에 연 면적 2,500㎡에 지상 4층의 규모란다. 거기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세미나실, 북카페, 대강당, 창작 공간, 문인단체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고 한다. 제주도민 70만 명에 비하면 전북도민은 180만 명이나 된다. 제주도보다 더 크고 다양성 있는 문학관이 건립되어야 함에도 전북문학관의 실태는 너무도 낙후되어 있고 초라하다. 전북문학관은 본래부터 문학관용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다. 1980년대에 전두환 대통령 영빈관, 도지사 관사 등으로 사용했던 것을 리모델링하여 쓰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단층 건물인데다 비좁고 오밀조밀하다. 현재 전북에는 몇 개의 문학관이 있다. 그중 전북문학관은 전라북도를 대표할 수 있는 문학관이다. 그럼에도 전북문학관이 가장 낙후한 상태로 남아 있어서야 되겠는가. 전북문학관은 예향 전북 도민들의 자존심이다. 문화의 고장이라 자칭하고 있는 전라북도문학관이 지금처럼 초라하게 서 있다면 우리 고장 전북의 위상과도 관련이 아니 된다 할 수 없다. 전북문학관의 신축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전북문학관이 제대로 세워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위치다. 문학인은 물론이요 일반 도민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세워져야 한다.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 지금의 문학관 자리에 개축하는 것보다 장소 선정을 심사숙고하여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에 문학관 고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신축해야 한다. 다음은 건물의 용도다. 현재 옛 도지사 관사를 문학관으로 개조하여 쓰고 있어서 너무 동떨어진 시설이다. 이제는 미래 지향적인 최첨단 시설의 철저한 설계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전북문학관 신축의 필요성은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전북도민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하여 노력하던 중 2016년에 문학관 건립에 대한 국고 지원이 가능해지게 되자 바로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한다. 기회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온다. 기다리는 사람만이 기회를 잡는다. 앞으로는 문화 사업이 먹고 사는 업종의 주요 분야가 된다고 한다. 직업 중에 많은 직업이 성쇠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는 문화 분야의 직업이야말로 오히려 더 융성할 거라 한다. 특히 마음을 다스리고 살찌우는 데 문학이 큰 역할을 하고 있어 그 기대감이 크다. 이는 보이지 않는 정신이 보이는 형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일찍이 문화예술 분야에 눈을 떠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인들이 많다. 그분들에 대한 자취를 제대로 조명할 수 있는 전국적인 문학관이 들어서기를 바란다. 전북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학관 건립에 모든 도민과 정치권과 사회단체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예향의 고장 전북에 머지않아 전국적으로 소문난 전북문학관이 세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도 하루빨리 전북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제주도에 뜬 무지개가 전라북도에도 떠오르기를 고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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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8 20:18

박물관은 미래를 꿈꾸는 상상의 공간이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박물관에 견학을 갔다가 공룡화석 밑에서 잠이 들어 다시 찾으러 갔던 아이가 바로 미국의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였다고 합니다. 스필버그는 어린 시절 박물관에 드나들면서 무한한 탐구심과 상상력을 키웠다고 합니다. 박물관에서 키운 풍부하고 기발한 스필버그의 상상력은 현실을 뛰어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쥬라기 공원>의 공룡으로, <인디아나존스>의 고고학 등으로 재현되어 영화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 몸에 받던 공룡의 존재가, 신비한 피라미드 속의 유물과 상황이 영화 속에서 현실이 된 것입니다. 물론 엄청난 경제적 이익도 창출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오래된 물건과 고루한 생각을 박물관으로 보내라고 합니다. 박물관 큐레이터로 평생을 일해 온 저로서는 이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박물관은 죽은 물건을 가져다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문화의 자궁이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면 박물관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박물관에 담겨 있는 선조들의 삶의 흔적을 통해 현재의 우리를 이해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물관 유물 속에는 자연, 역사, 생활, 문화, 경제, 과학도 있습니다. 조선의 풍속화가 신윤복이 그린 월하정인 그림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문학에서만 연구되었는데, 천문학자 이태형 소장은 그림 속의 두 남녀가 만나고 있는 시각은 1798년 8월 21일 밤 11시 50분경으로 추론했습니다. 그 단서는 그림 속의 부분월식이 일어난 달 모양과 야삼경(夜三更)이라는 글 속에서 찾았습니다. 그림 속 달은 볼록한 부분이 위로 올라가 있는 독특한 모습으로 초승달도 그믐달도 아닌 개기월식이 일어난 달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이태형 소장은 달과 지구, 태양의 공전주기를 이용해 신윤복이 활동했던 시기인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 동안 일어난 월식을 우선 계산했습니다. 그 중 한양에서 관측할 수 있었던 월식은 신윤복이 26살이었던 1784년 8월 30일과 그로부터 9년 뒤인 1793년 8월 21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승정원일기에는 당시 날씨가 1784년에는 비가 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월하정인이 그려진 날은 1793년 8월 21일이라는 것을알아낸 것입니다. 옛 그림과 천문학의 만남으로 얻은 답입니다. 어릴 때부터 박물관과 친해야 합니다. 박물관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보통 고고학자, 역사학자, 민속학자 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박물관을 좋아하는 어린 관람객 속에서 스필버그처럼 천재적인 영화제작자, 세계적인 예술가, 창조적 디자인너, 인류를 책임질 과학자도 틀림없이 나올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은 자연, 역사와 문화, 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공간입니다. 미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어릴 때부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많은 것을 경험하고 탐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물관이 바로 그 상상력의 주춧돌이 되는 곳입니다. 몇 천년 전의 조상들과 만날 수 있고, 지금도 흉내 낼 수 없는 찬란한 문화유산이 가득합니다. 마음껏 역사 속으로 유영하면 미래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의 대화는 미래에 대한 상상입니다. 박물관은 과거가 아닙니다. 현재이고 미래입니다. 박물관에서 경험과 추억은 틀림없이 풍성한 미래를 꿈꾸게 만들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전시, 행사, 놀이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일찬치, 유치원 졸업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통째로 돌려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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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1 20:35

속담 안에 든 전라도 사람들의 음식철학

김용근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전라도 음식을 먹고 엄지 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다. 전라도 음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맛이 자랑이기 때문이다. 전라도 음식은 좋은 식재료와 전통적인 손맛 그리고 숙성의 조상경험이 조합되어 밥상에 오른다. 전라도 음식의 맛을 내는 양념은 정성이다. 어느 지방의 음식인들 정성 없이 밥상에 오르겠는가마는 전라도 음식 속에는 맛의 유전자를 키워내는 인간 내면의 철학이 존재한다. 음식이 약이고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은 식재료의 착함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지리산의 구전자원을 조사하면서 할머니들의 공통된 생각을 들여 다 보았다. 음식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善)함을 들인 정성의 산물이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이렇다. 우리들의 일상적인 음식 중에 청국장이 있다.콩 농사가 반찬의 절반이다라는 속담처럼 콩은 우리 식찬의 중요한 재료이다. 간장, 된장, 두부를 비롯하여 청국장에 이르기까지 콩이 주재료가 되는 음식은 오래되고 다양하다. 청국장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삶은 콩에 지푸라기를 꽂아서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을 씌워 놓으면 청국장이 된다. 이러한 청국장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하는 질문에 우리세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콩이라고 답한다. 그러면 조상들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선조들이 청국장 음식문화에 들인 정성의 실체는 이렇다. 청국장을 띄워주는 발효균은 지푸라기에 들어있고 그 발효균이 착해야 착한 청국장이 되어 그것의 음식이 착한 사람을 내고 마을 공동체가 이웃사촌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착한 청국장을 내는 방법은 착한 사람이 지은 농사의 볏짚을 집집마다의 청국장 발효에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조상들의 농촌에서는 연말이면 마을 총회 때 가장 착한 사람 한명을 선정해서 선행상을 주기도 했다. 그 상을 받은 농부가 일 년 동안 지어놓은 쌀농사 볏짚 속에는 착한 발효균이 살고 있으니 그 지푸라기를 집집마다 가져다 청국장을 만들었다. 그러면 착한 청국장이 되고 그 음식으로 착한 사람을 키워낸다는 생각이 전라도 사람들의 생활음식 철학이었던 것이다. 전라도 사람들이 음식에 들인 착한 마음은 음식속담에 크고 많다. 특히나 간장은 모든 음식의 감초이고 그 정체성은 집안의 기둥이었다. 그래서 장독에 들인 정한수와 할머니들의 정성이 오랜 세월 동안 그 속에 들여져 온 것이다. 전쟁 피난길에도 집안의 간장씨앗은 가장 먼저 챙겨야 했던 피난 짐 일호였고, 집에 불이 나도 간장독만 잘 지켜내면 집안을 다시 일으키는데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실천해 냈던 전라도의 음식 문화는 풍류와 예술과 고을공동체의 에너지가 되어왔다. 조상은 제사 때 집 간장 냄새를 따라 온다 집안이 망해도 집 간장은 팔지 않는다 오일 장터에 집 간장을 팔러 오는 사람 없다 노름빚에 집 간장은 없다와 같은 속담에 전라도 사람들이 음식에 들인 정성의 크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집성체는음식은 약이고 사람을 낸다는 심성의 본체다. 입맛만 잘 맞게 해내는 음식솜씨는 손맛에서 나오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솜씨는 자연의 이치를 헤아려 내는 눈맛에서 나온다. 그래서 집안의 음식에 눈맛과 손맛을 가지게 하려는 며느리 십년 시집살이는 전라도 음식문화의 총아다. 음식은 천리 손님도 부른다며 극찬을 받았다는 전라도 음식은 하루에 세 번 착해지는 선행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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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4 20:26

세대 간의 장벽 게임문화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기대감을 지니며 한주 한주를 보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이야기 하듯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되면서, 마법과 과학, 현대와 중세, 그라나다와 서울 등 어우러질 수 없는 분리된 경험들이 한 공간에서 일어난다. 바로 포켓 몬스터로 우리를 환상에 이끌었던 증강현실(AR) 기술, 혼합현실(MR) 기술을 전 국민에서 보여준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 대해 많은 비평가들은 게임의 현실성이 잘 들어나지 않았고, 스토리 역시 정교하지 않았다고 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게임을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게임을 소재로 하다 보니 이 드라마에서는 많은 게임 용어들이 등장한다. NPC, 동맹, 아이템, 퀘스트, 인스턴트 던젼 등. 과연 이를 시청자들은 이해하였을까? 아니면 옆에 있는 얘들에게 물어보며 드라마를 즐겼을까? 이 드라마는 게임 플레이어인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시시한 설정이었을 것이고, 게임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이해 불가능한 이상한 세상 이었다. 게임에 의한 세대 간의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특히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개임이 자녀의 학업과 인생을 망치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기 때문에 장벽이 더욱 공고화된다. 하지만 세대 융합과 소통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네플릭스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빛의 아버지라는 일본 드라마는 60세가 넘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실의에 차 있던 아버지에게 「파이널 판타지 XIV」를 소개하고 게임 세계 속에서 아들임을 숨기고, 게임 속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를 도와주어 게임을 끝내게 하고, 현실세계에서도 병을 완치하고 아들과 어린 시절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다. 이 드라마는 원래 마이디라는 닉네임을 가진 게임을 좋아하는 청년이 연재하였던 블로그 일기였는데, 일본에서 300만이 접속하면서 인기를 끌어 2017년?마이니치와?TBS에서 드라마도 방영되었고, 한국에서도 공개되었다.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 작품 속의 게임 플레이 장면(에오르제아 파트)을 원작자인 마이디와 그의 동료인 자유부대원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내용을 촬영한 영상이 사용된다. 세계 최초로 게임 속에서 캐릭터를 조작해 드라마 대본에 맞게 연기 하였고, 이 과정은 제작사의 촬영용 서버나 클라이언트 지원을 받지 않고 제작사에서 실제 게임에 가까운 영상 재현을 위해 직접 촬영하였다고 한다. 이런 드라마가 나오게 된 이유는 원작자가 원래부터 온라인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초보자를 도와주는 플레이를 자주 하였고, 이 게임에서도 원작자가 부대장인 자유부대 지오비네짜는 초보자 지원 부대로 활약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대원들은 초보자가 스스로 게임 공략법을 익히게 하거나, 자신도 도전적으로 싸우려고 저 레벨 장비로 스스로 규칙을 부여해서?파고들기?플레이를 한다고 한다. 이제 게임은 문화이다. 특히 50대 이전 세대에게는 주도적 문화이며,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시니어 세대들은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루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시니어 세대들이 다양한 문화를 누리고 세대 융합을 이루도록 게임 기술적 발전과 산업의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세대 융합을 문화로 특히 게임으로 풀어본다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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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25 20:17

세상이 열리는 창

류희옥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우리는 한 생을 살아가면서 비단보자기에 썩어가는 생선을 쌀 것인가? 무명보자기에 향기나는 허브를 쌀 것인가? 인류가 살고 있는 푸른 별의 오대양 육대주가 수억만 년 전 보이지 않는 내부 핵의 열에너지에 의해 맨틀 지각 변동으로 분리되어 오늘에 이르고, 지상의 만물이 고요한 함묵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경이롭게 나타내고 있다. 인간의 행위도 보이지 않는 마음이 온갖 동작을 짓게 하고 그 움직임에 따라 얼굴과 몸 매무새가 변형되어 그를 보고 그 사람의 인품을 가늠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삼라만상의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기저(基底)를 궁구하고 인류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인 영혼의 정수를 조명하고자 한다. 이에 BC 6세기경에 활동한 중국 제자백가 가운데 하나인 도가의 창시자인 노자의 《老子道德經》에서 도(道)는 본질적이고 덕(德)은 그 작용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노자 사상의 근본은 도에 있다. 노자가 말하는 도는 유교(儒敎)의 도덕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제1장에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이라 했다. 노자가 생각하는 도는 천지가 있기 이전부터 있는 것으로 빈〔虛〕것이며 무(無)인 것이며 존재 아닌 존재이기 때문에 무어라고 이름 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그것은 크고 영원한 것이다. 그러니 도라는 말은 실은 도의 이름이 아니다.라고 했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그의 깨달음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경지에 이르러 이미 현대 천문학의 성과인 우주 빅뱅의 경이로움을 훤히 꿰뚫고 있었으며, 후세에 무어라 전언할 말을 찾던 중 그것을 도(道)라 일컬었으리라 본다. 그러나 스스로가 너무나 어줍잖은 표현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되어, 마치 도공이 도자기를 한 가마 빚어 놓고 꺼내 보니 자기 맘에 충족치 못하여 하나도 남김없이 두들겨 깨버리듯 그를 비상도(非常道)라 부정해버린 것이라 생각된다. 그는 또 이름 없는 것은 천지의 처음이고, 이름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다. 이름 없는 것은 도를 가리킨 것이고, 이름 있는 것은 하늘과 땅을 일컫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하였다.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 천지가 아직 생기기 전에 이름 없는 시원(始元), 즉 도(道)가 먼저 존재하여 그 도에서 천지라는 유형(有形)한 것이 생기고, 이미 유형하기 때문에 하늘이니 땅이니 하는 이름이 있게 되었으며, 그 형체 있고 이름 있는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생성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물에 이름을 붙임과 동시에 그 사물의 순수성은 이미 때묻어버린 것이므로 비상명(非常名)이라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우리가 어린 아이를 낳아 이름을 붙이지 않을 때의 순수 그 자체의 그대로인 것이다. 이처럼 노자의 학문과 영혼은 얼마나 백지처럼 희디흰 본질의 세계를 갈구하며 향유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우주의 창조 과정을 도천지만물, 이렇게 단계적으로 설파했다. 이러한 사상은〈구약성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창조론과 역경(易經)에서 태극(太極)이 양의(兩儀) - 천지(天地)를 낳았다고 한 학설 등과 비교하면 더욱더 흥미진진하리라 본다. 그래서 그는 상무(常無), 즉 영원한 무(無), 영원히 형용할 수도 감각할 수도 이름 지을 수도 없는 도에서 지극히 미묘한 작용을 보고자하고, 상유(常有) 즉 영원불멸의 존재인 천지에서 천지만물의 귀착을 보고자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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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8 19:48

국립전주박물관은 새해 100만명의 관람객을 기다린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기품이 있는 청기와 건물, 잘 조성된 소나무대나무 숲, 널찍한 주차장, 주위의 맛집 등 국립전주박물관은 역사문화 공간으로서 자리메김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러한 좋은 주위환경을 못 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이면 개관 30주년인 국립전주박물관은 권위적인 박물관, 어려운 박물관, 재미없는 박물관, 먹거리가 없는 박물관 등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의 목표는 국립전주박물관의 변화와 변신을 통해 1년간 국립전주박물관 관람객 100만명 시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국립전주박물관부터 변하겠습니다. 박물관은 끊임없이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스스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변화를 선도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요된 지식과 고착화된 전달방식이 아니라, 신나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이는 모든 박물관 관람객에게 우선되어야 할 중요한 화두이기도 합니다. 박물관은 놀면서, 쉬면서, 위로받을 수 있는 쉼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박물관은 그저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에서 벗어나 변화와 변신이 요구되는 새로운 장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국립전주박물관의 문턱을 낮추고 열겠습니다.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오감으로 체험하고 놀 수 있는, 재미있는, 쉬러오는, 맛있는 박물관으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박물관의 변신은 무죄입니다. 국립전주박물관을 통째로 관람객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국립전주박물관을 즐길 마음의 준비만 하고 놀러 오면 됩니다. 2019년 국립전주박물관은 다양한 전시, 교육, 행사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우선 몇 가지 맛뵈기로 자랑하겠습니다. 조선의 선비문화의 특성화 올해 국립전주박물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선비는 실천하는 지식인입니다. 지역명칭에서 양반이란 이름을 붙이는 곳은 전주와 안동뿐입니다. 국립박물관 중에서 유일하게 전주에서만 조선의 선비문화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역과 세대를 뛰어 넘어 학문과 정을 나누었던 퇴계와 고봉의 편지, 다산 선생이 아들에게 보내는 하피첩,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원이엄마 편지 등을 전시하는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담다 특별전을 4월 중에 개최하겠습니다. 선비화가 이정직, 완주의 역사와 문화 특별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비아카데미, 선비어린이박물관도 올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소나무 밭에는 작년에 이어 해먹을 설치하고, 한여름에 물총대전, 가을의 짚풀 놀이터를 개설하여 재밌게 즐기고 쉬는 박물관을 만들겠습니다. 무엇보다 맛있는 박물관을 위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강당교육관영화관회의실야외전시장 등 박물관의 모든 시설과 공간을 공개하겠습니다. 누구나 박물관에서 동창회도 하고 계모임도 하고, 작은 결혼식도 올릴 수 있도록 박물관을 통째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예전에는 전주가 전국 5대 도시였는데, 지금은 많이 낙후되었다는 푸념을 하시는 소리를 가끔식 듣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박물관 중에서 관람객이 100만이 넘는 곳은 서울과 경주 정도이다. 만약 국립전주박물관의 관람객이 100만이 된다면 전국 제3의 박물관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전북도민과 전주시민들은 꼭 한번 이상 국립전주박물관을 방문해 주셔야 합니다. 전북과 전주의 품격과 자존심을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으로 자주 놀러 오십시오. 국립전주박물관은 만반에 준비를 하고 기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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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1 19:33

인공지능 시대의 생존법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10년 전인 2009년 11월 22일 KT는 한국 최초로 아이폰 예약 가입을 진행하였다. 그 후 우리들은 하루의 스케줄, 온갖 구매 및 예약서비스, SNS를 통한 지인과의 소통 및 뉴스, 은행 관련 업무,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등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10년 후는 또 어떻게 바뀔까? 인공지능기술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켜 단순 반복적인 일들에서 벗어나서 창조적인 업무로 전환하고,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창조적인 노동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돌봄과 같은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우미 로봇이나 지능형 의료 시스템을 제공해 주는 인공지능 맞춤형 복지 서비스가 확대 될 것이다. 일예로 일본 도요타에서는 2020년까지 노인들의 생활을 보조하거나 청소나 세탁 등의 가사 업무를 지원하는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자연어 처리 및 사물 인식 능력 등이 향상되면서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말하는 기능을 갖게 되어 기계와의 소통이 더욱 수월하게 된다. 요사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더라도 아마존(Amazon)의 에코(Echo)라는 스마트 스피커 제품을 이용하여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여러 인공지능 스피커들과 농담을 주고 받고 있다. 또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을 주문해주거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여 실시간으로 대응해주는 개인비서 서비스 등도 실현되었다. 허나 즐겁지 만은 않다. 자신과 자녀들의 미래에 어떤 일자리가 남아 있을까? 독일 지멘스(Siemens)의 스마트 공장은 인공지능으로 공장의 기계들과 부품들을 지능적으로 관리하여 제품생산 자동화를 통해 제품 불량률을 0.001% 수준으로 낮추고 에너지 비용을 30% 감소시키고 있다고 하고, 아마존(Amazon)은 창고 정리 자동화 시스템인 키바(Kiva)를 도입하여 물류 시스템 효율이 2-3 배 가량 증가, 총 비용은 20% 정도 감소시켰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단순 노동 업무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들이 수행하는 고비용의 지적인 업무까지 대체하여 생산성이 대폭 높이고, 판단 오류의 가능성을 줄여가고 있다. 미래 일자리 보고서(WEF)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중 65%는 현존하지 않는 직종에 종사하게 될 것이며, 20년 까지 약 710만 개의 입자리가 사라지고 약 2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일자리와 관련된 여러 전망 중에서 인간의 직업 중 45% 정도는 컴퓨터가 대체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완벽한 자동화로 완전히 대체 가능한 직업은 5%에 불과할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 지능사회에서는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여 실업이 발생하게 되지만 인공지능기술의 개발 및 보유로 이익을 얻은 일부 소수 계층으로 부의 집중 현상이 야기되면서 인류 역사의 어느 때 보다도 사회적 양극화 심화될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군산형 일자리는 바로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등으로 부의 집중을 완화하고, 인간의 노동을 문화 예술과 같은 창조적인 노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면, 인간의 삶의 질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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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8 19:35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 한국문학의 발생을 삼국시대 이후 조선 말기까지 살펴보면 모든 문학 장르의 작자, 작품, 배경, 사건 등이 전북지역에서 형성되었다는 역사적 근거와 사실은 명백하다. 첫째, 백제시대 가요를 전북 정읍에 살았던 한 여인이 지어 불렀다는 점이다. 여염집 한 행상인의 부인이 남편의 무사 귀가를 기원하면서― 둘째, 삼국유사 소재 향가 14수 중에서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삼국시대 백제 30대 무왕의 「서동요」가 있다. 서동설화는 백제 무왕이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를 연모하여 서라벌에 가서 선화공주와의 은밀한 만남과 통정을 4구체 향가 형식의 「서동요」라는 동요를 불러 퍼뜨린 데서부터 시작된다. 셋째, 고려시대 작자와 연대 미상의 노래 가운데 백제 가요의 영향을 받은 「선운산곡」이라는 제목과 해설이 『고려사』속악조와 『증보문헌비고』에 각각 「선운산」「선운산곡」이라는 제목과 해설이 전해오고 있다. 넷째, 고려말엽에 시 형태가 완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시조는 천년을 이어오는 한국고유의 정형시이다. (자수율 생략) 우리 고장의 가람 이병기 선생의 혁신풍 시조 형식이다. 지금은 이 혁신풍의 현대 시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섯째, 조선시대 가사의 효시 작품으로 정읍 태인 사람 불우헌 정극인의 「상춘곡」이 있다. 정극인은 단종이 폐위되자 벼슬을 사퇴하고 고향인 태인에 은거하면서 후진을 양성할 때 「상춘곡」을 지었다고 전한다. 속세를 떠나 자연에 묻혀, 봄 경치를 감상하며 안빈낙도하는 생활을 노래한 가사다. 작품 내용은 서사(序詞)춘흥취락결사의 4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춘곡」의 가풍(歌風)은 이후 송순(宋純)의 「면앙정가(?仰亭歌)」로 이어져 강호가도(江湖歌道)라는 시풍을 형성했다. 여섯째, 판소리 사설 역시 고창의 가객 신재효 씨가 판소리 다섯 바탕의 사설을 정립하였고, 이 판소리 사설이 우리 국문소설의 원류요 모태가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당시대 국문소설의 작자나 연대를 밝히지 않고 전래되어 왔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작자, 작품, 배경 등이 모두 전북지역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임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일곱째, 김시습의 한문 단편소설 다섯 편, 즉 그의 『금오신화』에 수록된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등의 작품이 있다. 또한 판소리 사설을 모태로 지어진 국문소설 「춘향전」, 「흥부전」등 역시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나 남원지역의 인물, 배경, 사건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여덟째, 조선 말기 숙종38년(1712년)에 태어난 순창출신 여암(旅菴) 신경준(申景濬)의 유고집 『여암유고(旅菴遺稿)』에 수록된 『시칙(詩則)』은 한시의 원리와 작법을 다룬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시 이론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위와 같은 여덟 가지 항목에 걸쳐 규명해 본 한국문학 발생의 역사적 위엄은 명백한 사실임과 동시에, 전라북도가 한국고전문학 내지는 한국문학의 메카, 즉 한국문학 발생의 본산지요 성지라는 사실로 하여금 전북지역을 문향, 또는 시향이라고 호칭하는 것도 당연한 처사라 하겠다. ※위 글은, 우리 전라북도가 한국문학의 메카라는 당위성이 총체적으로 잘 정리된, 전북문학관 초대 관장이었던 이운룡 박사의 글을 인용하였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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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1 19:49

전주살이의 첫 새해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새해는 최고의 길몽(吉夢)이자 재복(財福)을 상징하는 돼지가 주인공인 기해년(己亥年)입니다. 서울에서 박물관 생활을 1988년 8월부터 만 30년간 하고, 2018년 7월 1일자로 국립전주박물관 책임자로 발령을 받았고, 주민등록까지 옮겨서 가족과 함께 전주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저에겐 새해가 전주살이의 첫 해입니다. 직접 살기 전에 저에게 전주는 한옥마을과 경기전, 전주양반, 한지, 소리, 서예, 국제영화제, 모악산과 금산사, 비빔밥, 삼천동 막걸리, 콩나물국밥, 모주, 가맥, 남부시장, 수제 초코파이 이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전주살이를 하면서 이들 전주를 일단 즐기느라고 눈, 코, 입, 귀가 정말로 호강을 했습니다. 전주살이에서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고 잘 한 일은 지난해 음력 7월 초하루 경기전 초삭례에 헌관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관람객이 아닌 헌관으로 참여했으니 안동 촌놈이 전주에 와서 최고의 예우를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민속박물관은 내가 근무할 당시에 이들 기관들은 경복궁 안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는 30년 동안 경복궁으로 매일 아침에 입궐하고, 저녁에 퇴궐한다고 평소 자랑했는데, 그 공덕으로 경기전 헌관의 영광이 온 것 같았습니다. 이 날 저는 관을 쓰고, 손에 홀을 들고, 흑초의를 입고, 패옥 후수, 폐슬, 대대, 버선, 제화 등으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은 헌관이 되었습니다. 경기전 안으로 들어가 태조어진 앞에서 분향을 하고, 4배를 올렸다. 저절로 그 마음과 정성, 그 경건함으로 대한민국, 전라북도, 전주, 박물관의 앞날을 기원했습니다. 이 순간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장면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문화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문화는 체험이고 소통입니다. 문화 소비자들은 역사와 문화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여 체험하고 체득하기를 원합니다. 참여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진정 사랑하게 됩니다. 겉으로만 보아왔던 경기전에 헌관으로 직접 참석하면서 전주를 알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고, 이미 온전하게 전주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전주에 새로 부임하는 기관의 책임자들에게 저처럼 경기전 초삭 분향례에 직접 참여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음력 매월 초하루에 행하니 일 년이면 12명의 기관장이 참석할 수 있습니다. 참석한 분들은 아마 전주의 최고 최상의 문화와 만나게 될 것이고, 평생 전주를 마음에 담고 응원할 것입니다. 전주는 신석기시대 농사혁명 이후 몇 천년동안 최첨단 물질인 쌀을 생산하는 오늘날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기술 단지였습니다. 오랫동안 풍부한 물산이 생산되고 모이는 곳이었으니 자연스레 다양한 문화유산이 배태되고 전승되어 왔습니다. 인류문화는 이제 농경시대를 지나 산업화, 정보화, 4차산업 등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전주의 미래는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들 변화에 대응할 만한 구심점은 바로 전주의 전통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전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꿰고, 갈래짓고, 알고, 찾고, 가꾸어야 합니다. 세계사의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그 중심이 되고 주인공이 되는 핵심에는 전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주살이의 첫 새해를 시작하는 저로서는 국립전주박물관의 새롭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주로 구현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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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14 19:55

소리판의 속살 다양한 사회적 기능의 비밀코드 해제

김용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전라도는 소리의 고장이다. 동편제 서편제가 전라도 속에 들어있고 수많은 명인명창들의 소리 유전자 또한 전라도 색이 짙다. 그러나 전라도처럼 소리문화의 우월한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일지라도 판소리의 일반적인 이해의 정도는 여타한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소리꾼과 고수와 청중이 한마당에 들어 소리와 장단과 추임새를 가진 공동체놀이 정도라는 것이 그것이다. 판소리 문화는 그러한 외형의 모습 외에 어떤 속살을 가졌을까? 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소리꾼들의 후손을 찾아서 집안의 구술문화를 조사해 왔다. 그것들을 정리하고 보니 공통된 것 중에 가장 먼저이고 큰 것은 판소리의 사회적 기능이었다. 그 이야기 중 한 토막을 엮어서 펼쳐보면 이렇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평양감사 환영연도 열 폭 병풍 중에 명창 모흥갑이 능라도 연회장에서 소리하는 장면이 있다. 축하 받을 평양감사를 중심으로 소리꾼과 고수와 청중 거기에 엿장수와 어린 아이까지 보이는 이른바 사농공상, 남녀노소, 추임새가 넘쳐나는 한마당 잔치의 모습이다. 그 소리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소리꾼은 평양감사 환영을 위한 공연소리 말고도 조선팔도의 고을 사정을 재담 섞어 쏟아냈다. 전라도 어느 고을의 수령은 흉작에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원성이 높다는 이야기에서부터 경상도 어느 고을 백성들의 하늘을 찌르는 원성의 소리, 그리고 충청도 어느 고을에서는 원님의 선정으로 백성들의 칭찬이 자자하다는 등 조선팔도의 고을 실정들이 소리판에서 재담소리로 쏟아졌다. 소리꾼의 입을 통해 소리판으로 쏟아지는 조선팔도 고을들의 사정은 한양에서 평양감사를 따라온 사람에게 기록되었고 훗날 임금에게 보고되었다. 임금은 평양감사 축하 소리판 현장에서 들어온 정보를 토대로 각각의 해당 지방에 암행어사를 보내어 조선팔도에 정의의 법치와 왕권의 준엄함을 실행했다. 그 당시 평양은 어떤 곳이었을까? 평양은 국내와 중국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정보 터미널이었다. 중국으로 들어가는 사신과 선비와 장사꾼 그리고 중국에서 조선으로 나오는 물건과 사람들이 지나야 했던 곳이었다. 그러하니 평양은 국내외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의 사회적 정보는 곧 바로 한양으로 보고되었고 그 역할을 수행하던 평양감사는 조선최고의 신뢰를 받은 요직이었다. 그래서 그 좋은 평양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평양감사의 환영 소리판은 자신의 축하연을 빌어 조선의 많은 고을 정보를 한자리에서 살펴보기 위한 비밀업무 수행의 일환이었고 그 매개체는 소리꾼이 쏟아내는 재담소리에 들어 있었다. 조선팔도를 유랑하며 고을의 사정을 가장 잘 알게 된 소리꾼들을 초청하여 벌인 평양 능라도 소리판은 조선팔도 관리들의 비선 정보 수집 처인 셈이었다. 소리꾼들의 또 다른 사회적 역할 하나는 민방의학의 정보를 백성들에게 제공하여 생명과 환자를 구하는 것이었다. 소리꾼들은 조선팔도의 유랑자들이다. 오라는 곳이 많고 가야할 곳도 많은 사람들이었으니 그곳에서마다 사람들이 잘 활용하고 있던 민방의학 정보를 몸에 익혔고 그 정보를 다른 지방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소리꾼에게 물어도 모르는 병은 나을 수 없다는 말이 백성들에게서 생겨났다. 소리꾼들의 후손에게서 들어온 구술에는 소리문화의 사회적 역할이 크게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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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7 19:45

인구 축소 시대, 다른 생각

한동숭 전주대 교수게임콘텐츠학과 전 세계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평균 2.4명이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은 최소한의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해서 2018년 4분기의 경우 0.97명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지난 13년 동안 2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지기만 했다. 그래서 최근 출산장려정책보다는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저출산 고령화 정책의 중심을 옮기기로 했다고 한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면 좋은 점도 있을까? 우선 지구라는 자연과 갈등 없이 잘 지내게 될 것이다. OECD의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배출량은 1.55% 감소하고, 한 연구에 의하면 아이를 한 명 덜 가질 때마다 탄소 발생량이 연간 58t 감소한다고 한다. IPCC 보고서에서처럼 지구 온도상승 억제폭인 1.5도를 달성하려면 2030년에는 지금보다 탄소배출량을 55%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자연적 감소를 이룰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두 번째로 좋은 점은 4차산업혁명에 의한 인공지능과 로봇들로 인한 일자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AI, 로봇 등이 산업 현장에서 투여되면 더 이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군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생산력 발전의 여정에서 인간은 많은 노력을 통해 소비문화의 변화, 공유 가치의 확산, 세대 간 공존의식의 확산 등으로 삶의 방식에 변화를 얻게 될 것이다. 노동하는 인간에서 놀이하는 인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청년인구의 감소에 의해 오히려 경제활동인구의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건강한 노령층을 80세까지 일을 하도록 하여 청년들의 부양 부담을 감소시키고 세대 간의 융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는 발전할까? 국민 소득이 높은 유럽의 나라들은 모두 인구가 많아서 그런가? 대부분의 나라들은 우리보다 인구가 적다. 한 연구에 의하면 출산율 감소에도 경제는 발전했고 나아가 공중 보건 개선, 유아 사망률 하락 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출산율이 하락하면서 여자들은 학교에 가고 일을 하면서 아이들 몇 명 낳을지에 대한 가족계획을 세우게 되는 등 여성 교육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높은 것보다는 40~49세 인구의 교육수준이 훨씬 더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좌우한다고 한다고도 한다. 특히나 인공지능 시대에 창의적 인재에 대한 요구는 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경제의 성패가 인구 문제로만 귀착되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교육의 힘도 중요하였다. 출산률 감소와 고령화는 민족의 측면, 국가의 측면, 경제성장의 측면에서는 비관적인 미래로 보이지만, 인류 보편주의, 기후변화의 완화, 지속가능한 삶의 측면에서는 낙관적인 미래를 보여준다. 외형적 확장에 의한 성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 내적인 성장을 이루고 각 부분의 사회적 공동체들을 활성화하고 이들의 힘으로 고용 보장과 사회보장을 위한 기반제도를 구축하여 삶의 질을 향상해야 인간 사회와 지구라는 자연이 어우러져 지속가능한 사회를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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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1 00:05

우리 음악과 세계문화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 문화를 얘기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말이 획일성이다.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의 문화를 세계 속에 소개하는데 지대한 공이 있는 임권택 감독이 어느 외국 영화제 수상소감으로,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지구촌을 황폐한 꽃밭에 비유하고 이러한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내는데 영화도 한 몫 해야 한다고 하면서,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한반도라는 땅의 삶과 문화적 개성을 영화라는 꽃으로 피워내 꽃밭을 채우겠노라고 약속했다 한다. 그 실천으로 만든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로는 최초로 칸느 영화제 본선에 올라간 <춘향뎐>이다. 임권택 감독은 이렇게 반문한다. 세계 영화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미국 영화를 아름답고 화려한 장미라 합시다. 그렇다고 장미 일색의 획일적인 꽃밭을 참다운 꽃밭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 장미가 아름답다고 해서 모든 꽃밭이 장미로만 채워진다면 이 얼마나 살풍경(殺風景)한 세상인가? 실제로 그는 우리의 삶과 문화를 담은 영화, <씨받이>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등을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세계의 영화를 다양하게 하고 풍성하게 하는데 공을 세우고 있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담는 영화를 제작하여 세계의 영화사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그의 작업은 우리의 문화가 나아갈 길에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바람직한 문화의 구축은 자기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지구촌의 음악이 서구음악 일색으로 통일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라. 그 얼마나 삭막한 세상인가? 우리음악이 살아나야 세계의 음악이 풍성해지고 나아가 세계의 문화가 다양성을 띠면서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음악의 위상을 바로 잡는 일은, 대한민국에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사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음악은 고유성을 유지해야 하고, 새로 창조되는 음악은 전통을 토대로 우리의 맛과 멋을 제대로 녹여낸 작품이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음악이 나아갈 길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모든 음악은 세계적인 보편성과 개별적인 특수성을 동시에 지닌다. 특수성으로 인해 각 민족의 음악이 구별되고, 고유성이 인정된다. 음악에는 자기다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보편성의 기준이 서양화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 보편성을 강조한 나머지 우리다움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화와 서양화는 구별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현대화는 전통에 근거를 두고 이루어진다. 서양 음악사가 이를 반증한다. 서양 음악에서 전통음악은 단절 없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음악정신은 세대를 넘어서 계승되어 왔으며 그들의 새로운 음악은 전승에 뿌리를 두고 탄생한다.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음악은 400년, 200년 전의 옛 음악이다. 그러나 누구도 예전 음악이기에 현대인에게 부적당한 음악이라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전의 원형 그대로를 사랑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 온 것이다. 우리는 이점을 본 받아야 한다. <溫故而知新-옛것을 익히고 나아가 새로운 것을 안다> 즉, 우리도 고전과 전통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고유성을 바탕으로 보편성이 충족된 음악을 창조하여 문화의 생명인 다양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풍요로운 인류문화 창달에 이바지해야 한다. 이것은 필자의 사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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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4 19:15

아시아 모든 도시의 ‘아시아문화심장터’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우리는 현대사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보고 살아오지 못했다. 우리 지역도, 우리나라도, 아시아도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기 보다는 서울 지역, 선진국으로 불리는 다른 나라, 아시아보다는 유럽이나 북미를 바라보며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제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비로소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와 아시아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가 소속된 아시아 권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유럽이나 미주지역의 학자들이 아시아를 품평해온 결과를 인용하면서, 우리가 마치 유럽이나 미주 지역의대변인인 것처럼 착각하는 습관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듯하다. 사실 전주문화가 전북과 호남문화의 일부이고, 우리나라 전체문화를 형성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문화를 일으켜 세운다. 전주가 당당해야 하며, 전북과 호남이 당당해야 하고, 대한민국과 아시아가 당당할 때, 다른 권역 즉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 북미, 중동과 함께 세계의 인류문화는 당당한 문화로 평등하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당당함이 일방적 오만으로 오해되는 지점은 누구라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아시아는 동맹, 친구라는 의미를 가진 아쑤바(assuva)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5개 권역-동북, 동남, 중앙, 서, 남아시아-안에 각 국가들이 다양한 민족, 언어, 생활양식, 풍속, 종교, 예술 등을 지닌 문화다양성의 보물창고이다. 미래 지구촌의 문화적 풍요와 경제 상생과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성취해낼 권역이다. 아시아 각 도시에는 아시아문화심장터가 있다. 그 도시만의 고유성으로 활력을 뿜어내고, 문화를 전달하고 수용한다. 전주 전체 6천만 평 중 구도심 1백만 평은 전라감영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고유문화를 순환시킬 심장터로 기대되고 있다. 전주 전역으로 문화의 활력을 전달하고, 순환시키는 심장터이며,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쉼 없이 시민들의 삶 속에 행복을 불어 넣고, 다른 도시의 문화심장터들과 함께 아시아 문화다양성의 숲에 다다르고, 다시 힘을 합하여 세계 문화다양성의 바다에 도달할 것이다. 전주는 조선 본향의 역사 위에, 우리 고유문화를 펼쳐 보여줄 한글서체인 완판본체, 한옥, 한식, 한복, 판소리, 한국화, 한지, 한국공예, 마당창극 등 유?무형 유산을 종합적으로 간직한 도시이다. 한주먹만한 심장처럼 작지만 강하며, 깊고 넓게 온 몸, 온 아시아,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기를 전할 것이다. 이 심장터의 박동은 따뜻한 설렘과 두근거림, 쉼, 안정, 감동을 제공하기 위해 심장같이 붉고 힘차게 그러나 소리 없이 쉼 없이 뛸 것이다. 아시아와 세계로 고유문화를 내보내고, 다시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것이다. 19세기 이후 잔존하는 서구중심주의와 아시아가 단일하다는 무모한 본질주의 및 물질만능의 골수 이념인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도시 모델이 되는 날을 기다린다. 전통과 동시대 문화의 조화로 시민의 삶이 회복되고, 예술인과 시민, 민간단체와 공무원들이 협치의 정신과 실천으로 상생 경제 및 문화민주주의 도시를 만드는 날까지 문화심장은 멈추지 않으리라. 모든 인간에게 따뜻한 심장이 있듯이, 아시아의 모든 도시에는 문화심장터가 있으니, 그 박동으로 아시아의 문화는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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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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