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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문학상'에 정양 시인의 〈헛디디며 헛짚으며〉

구상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자효)와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가 주관하는 제8회 구상문학상에 정양 시인의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모악)가 선정됐다.구상문학상 심사위원단은 <헛디디며 헛짚으며>는 내면적 쓸쓸함에 철저하게 시적 저류(低流)를 두면서도, 상처받은 세상으로 돌아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연대하려는 그의 열정은 스스로에게는 고행인 동시에 독자들에게는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위안과 치유의 형식이 아닐 수 없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김용택이병천안도현 등 전북 출신 작가 20명이 출자해 설립한 출판사 모악의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다. 정양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동국대 국문과와 원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천정을 보며로 등단했으며 현재 우석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모악문학상아름다운작가상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은 <까마귀떼>, <수수깡을 씹으며>, <나그네 는 지금도> 등이 있다.한편 제8회 젊은작가상으로는 김애란 소설가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아트홀. 정양 시인에게는 5000만원, 김애란 소설가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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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영록
  • 2016.11.09 23:02

제1회 시낭송축제…덕진연못 가득 채운 詩 향기

전주 덕진연못에 연꽃은 졌지만 연향은 시의 향기가 되어 피어올랐다. 시인과 시민이 함께한 (사)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회장 이소애)의 제1회 시낭송축제가 덕진연못에 핀 시(詩) 주제로 지난 4일 오후 5시 전주 덕진공원 야외무대에서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김한창 소설가가 시나리오와 무대 총감독을 맡고 유미숙 시낭송가가 연출했으며 조미애 시인이 진행했다. 전주시와 (사)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전북일보사가 후원했다.이번 행사에서는 소재호 시인(석정문학관 관장)이 김해강의 금강의 달을, 김용옥 시인(한국문인협회 감사)은 그냥 그러하게를, 정군수 시인(신아문예대학 교수)은 덕진채련을 낭송하는 등 도내 10여명의 시인이 직접 시를 낭송했다.신석정 뿐 아니라 김해강이철균백양촌 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어 전북문단의 문학공원이기도 한 전주 덕진연못은 도내 원로와 중진 시인들이 낭송한 시들로 물들며 낙엽지는 가을의 서정적 분위기를 흠씬 머금었다.시낭송축제를 주관주최한 문인협회 전주지부 이소애 회장은 우리를 키운 덕진연못이 시인들의 동무가 되려고 축제의 밤을 마련했다며 전주시민들과 시를 공유한 전주문협의 회원들이 활짝 핀 연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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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07 23:02

전북문인협회 〈전북문단 70년사〉 수정·보완 재발간

한국문학 발생의 근원지인 전북지역의 문단 지형도가 집대성됐다.전북문단이 제도화 된 지난 1945년부터 2015년까지, 70년의 방대한 문단사를 총망라한 것이다. 예총이나 다른 예술관련 협회는 종종 10년사나 30년사를 발간한 적은 있었으나 문학 쪽에서는 그동안 전혀 나온 적이 없어 지역 문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 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안도)가 펴낸 <전북문단 70년사>(신아출판사). 지난 2월 발행했으나 수정보완을 거쳐 다시 펴냈다.<전북문단 70년사>는 크게 다섯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전사(前史)는 아동 문학 평론가이자 문학 연구자인 최명표 평론가가 전북문단의 형성과정에 대해 집필했다. 장르별 문단사는 시 문단사에 시인 소재호(석정문학관장) , 시조 문단사에 이기반 시인과 유휘상 시인, 수필 문단사에 지난 10월 별세한 정주환 수필가, 소설 문단사에 김한창 소설가, 아동문학 문단사에 편집부이윤구 전북아동문학회장, 평론 문단사에 장세진 작가, 희곡은 최기우 전주대 겸임교수가가 정리했다. 또 전북문인협회와 함께 전북작가회의 문단사도 상세하게 다루었다. 동인문단사 부문에서는 중산 이운룡 시인이 1940년부터 1990년까지의 전북 동인 문단사를 다루었으며 32개의 개별 동인회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부록에는 전북 발행 문예지와 전북 소재 문학관과문학비도 담아냈다.그동안 전북문단사가 발간되지 전까지는 몇몇 문학잡지나 구전을 통해 지역문단을 조명한 것들로 문단의 단편적인 일면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문단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지난 1년 동안 일일이 현장을 답사하고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 전북문단의 역사를 온전히 완성해낸 집필진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안도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은 <전북문단 70년사>의 발간으로 전북문단이 전북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아시아와 세계로 저변을 확대해 온 문학의 원천이었음이 입증되었다며 70년이란 세월을 장르별, 단체별, 동인별로 정리하다 보니 난관이 많아 내용이 부실한 점이 있으나 전북문단 지형도의 디딤돌을 마련한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편집을 맡은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자료의 부족과 불확실성, 미정리 등을 극복하려고 우선 기존 자료의 나열만이라도 서둘렀다고 밝히며 나중에 이 책을 바탕으로 완벽한 문단사가 발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안도 회장은 내년에 <전북문단 70년사>의 후속으로 <전북문단야사>의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이 책에는 신석정 시인과 최승범 시인의 관계와 전남 출신 박봉우 시인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등이 담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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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04 23:02

작은 일상서 찾는 행복과 사랑…이영철 우석대 교수 에세이 〈행복한 비빔밥〉 출간

우석대 이영철 교수(특수교육과)가 학교에서 일어난 제자와의 소소한 일상과 신앙인으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하느님과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행복한 비빔밥>(책과나무)을 출간했다.이 교수는 책에서 과거의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정확히 담겨져 있는 것이 오늘의 나라며, 작은 일상에서 사랑과 행복을 찾아내고 감사하는 마음이 삶의 매듭을 푸는 열쇠라고 말한다.지금도 행복한 꿈을 꾸고 있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저자는 내 인생의 푸른 정원에 감사와 사랑, 행복의 꽃을 멋있게 가꾸고 싶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에세이는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좋은 생각과 행복점수, 사은회 등의 단상을 엮은 자전거와 나의 꿈, 스페인, 싱가포르 등을 비롯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담은 2부 카미노 데 산티아고, 건강은 아름다운 축복, 행복 비빔밥, 수성의 가을 등을 엮은 3부 감사 일기, 표류, 히말라야 파노라마, 캐나다 로키의 낭만 등 여행을 다룬 4부 붉은 장미의 도시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이 교수는 1997년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작은 사랑의 생각을 담기만 한다면>, <혼자서 할 수 없는 사랑>, <낯선 세상에 홀로 서보면>, <북어국>, <아름다운 프로젝트>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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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04 23:02

김자연 글쓰기 책 〈놀다 보니 작가네〉 출간…내달 북콘서트도

놀다 보니 작가가 된다는 책이 나왔다. 놀았는데 작가가 된다니 가능한 일일까?저자에게 물었다. 논다는 것의 의미는 단어를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하루를 단어로 표현하면? 봄이 오는 소리를 단어로 써보면? 이렇게 단어를 찾아 쓰다 보면 재미가 있다는 것. 즉 재미있게 놀면서 글 힘을 키우고 문장력을 기르고 나아가 동화 한편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이다.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책은 아동문학가 김자연의 신작 <놀다 보니 작가네>(도서출판 더클)다. 이 책은 글쓰기 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글쓰기를 안내한다. 이론을 배우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보고 난 후 이론을 배우는 글쓰기다. 구체적으로 단어와 눈을 마주치고 놀면서 마음속에 떠다니던 씨앗을 잡아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다. 실제 이 글쓰기 방법을 통해서 써낸 수강생의 동화 두 편이 그 과정과 함께 이 책에 수록돼 있다.저자는 또 말한다. 글쓰기와 어깨동무하며 지낸지 30여년이 되었을 즈음, 누구나 쉽게 글 문을 트게 하는 편안한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형식에 억눌리지 않고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글쓰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대학생, 교사, 직장인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글쓰기 책을 소망했다고. 그래서 50꼭지 정도의 글쓰기 과정을 마련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를 하게 됐는데, <놀다 보니 작가네>는 그 결과물이란다.저자는 글쓰기의 치유와 힐링 기능도 강조한다. 글쓰기를 할 때 동화를 선택해서 쓴다면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를 펴낸 강원국 작가는 추천사에서김자연 작가의 <놀다 보니 작가네>는 정말 책 속에서 뛰어놀게 된다. 끄적이고,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져 간다. 이 강의는 첫 시간부터 수강생 모두가 펜을 들고 종이 위에서 놀기 시작한다고 밝혔다.글쓰기가 곁에 있어서 행복하고 고맙다는 김자연 작가는 글쓰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동화를 열심히 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놀이 같은 글쓰기를 접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밝혔다.동화작가이기도 한 김자연은 아동문학평론(동화) 신인문학상, 한국일보 신춘문예(동시) 당선, 전북아동문학상, 제10회 방정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항아리의 노래> 외 2권, 그림책 <개똥할멈과 고루고루밥>, 동시집 <감기 걸린 하늘> 등이 있으며, 올 11월 말 그림책 <수상한 김치똥>이 출간 예정에 있다.<놀다 보니 작가네> 북콘서트는 11월 16일 오후 7시 전주 중화산동 전북은행 3층 투어컴교육장에서 열린다. 선착순 100명에게 저자 친필 사인 책을 선물로 준다. 참가비는 무료. 문의 063-901-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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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8 23:02

[기고-김형미 시집 〈오동꽃 피기 전〉을 읽고] 삶의 낯설음과 쓸쓸함, 그 불편함에 대하여

김형미 시인의 시집 오동꽃 피기 전을 읽으며 나는 불편하다. 그리고 아프다. 다리가 부러지고 팔이 잘라지는 폭압적 통증이 아니다. 작고 나지막하게 그러나 길고 집요하게 지속되는 아픔이다. 왜 시인의 시들은 나를 불편하고 아프게 하는가?이 시인이 시집 도처에 깔아둔 불편함의 첫 번째는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의 불화에서 온다. 대저 시인들은 불편한 세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그들의 시 속에 제시하곤 한다. 이러한 불화에 대한 시인들의 도전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주제다.시인이 세상과의 불화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차용한 것은 낯설음과 서정이다. 이 시집에서 낯설음은 불화를 잊게 하는 미약과도 같다. 때문에 김형미의 낯설음은 치유의 낯설음이다. 서정의 낯설음이다. 서정과 낯설음은 메타 언어적 측면에서 보면 전혀 어울릴 수 없는 관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의 시에 있어 낯설음과 서정은 자웅동체처럼 서로 밀접하다.무덤 속에서 그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너무 오랫동안 죽어 있었군, 그가 나직이 내뱉자/컴컴한 무덤 안이 순간적으로 시끄러워졌다//진짜 두려운 것은 자신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죽은 사람 부분).시인이 이 시집에 깔아둔 두 번째 불편함은 삶이 가져다주는 신산함과 쓸쓸함이다. 이 감정들은 귀를 막고 싶은 비명에 가깝다. 독자들에게 똑같이 고통스러워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왜 시인은 폼나고 그럴듯한 문학적 질료로서의 쓸쓸함을 거부하고 등을 쿡쿡 찌르는 것만 같은 쓸쓸함과 낯설음을 굳이 자신의 영토로 삼았을까?그림자가 생겼다 그림자는/나도 되고 너도 된다/내가 네가 되면//나와 그림자 중 누가 나이고/누가 나의 그림자인지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동행 일부).시인의 쓸쓸함은 지극히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 신조어 등장의 이면에는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가 있다. 무급인턴, 비정규직, 취업난 등의 현실이 이 나라를 지옥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의 통치자들은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고 있다면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화를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아래서 낭만적 의미의 쓸쓸함은 얼마나 철딱서니 없는 농짓거리에 불과한 것인가.따라서 시인의 김형미식 쓸쓸함은 당연하다. 혹자는 그렇다면 이 시인의 쓸쓸함은 분노인가라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터무니없는 질문일지 모르나 정답을 비껴가지는 않았다. 다만, 이 시인의 시적 미학은 그 분노를 쓸쓸함 속에 잘 담아 놓았을 뿐이다.안개가 자욱한 길을/몇 번이고 헤매다 돌아왔다//내심 발밑에서 바스락거려/홀린 듯 이 세상에 없는 시간을 견디다 돌아왔다(십일월부분).이 세상에 없는 시간이라니. 더 늦기 전에 김형미 시인이 비명처럼 내지르는 쓸쓸함에 귀를 기울이자. 그녀의 영토에 놀러가서 술 한 잔 하자.△정동철 작가는 2006년 광주일보와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 2014년 작가의 눈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전북작가회의 부회장이며 최근 시집 '나타났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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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8 23:02

정군수 시집 〈초록배추 애벌레〉·나기채 〈고향〉 펴내

이상기온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온 가을, 다소 쌀쌀함이 느껴질 때 읽는 따뜻한 시 한 편은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마음을 두드린다. 원초적 생명과 인간 본연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담은 시어들은 시상이 되어 깊어가는 가을을 붙잡는다.정군수 시인(석정문학 회장)의 시집 <초록배추 애벌레>(인간과문학사)는 인간 본연의 마음을 성찰하게 한다.<초록배추 애벌레>는 꽃, 나무, 벌레, 계절 등 자연 현상을 시적 화자의 마음으로 형상화시켜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을 탐구하고자 한다. .봄비는 우산도 받지 않고 내린다로 시작되는 시 봄비는 자연현상을 아름다운 인간생활로 상징해 인간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시인은 자작시 해설을 통해 행여 누가 보고 들을까 봐 우산도 받지 않고 조용조용 맨몸으로 내리는 비야말로 순수한 인간과 가까워지기 위한 봄비의 친화적 행위라고 밝히고 있다.정군수 시인은 국어교사로 정년퇴임한 이후 계간지 <시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모르는 세상 밖으로 떠난다>, <풀은 깎으면 더욱 향기가 난다>, <봄날은 간다>, <늙은 느티나무에게> 등의 시집과 저서를 펴냈다.시인 겸 수필가 나기채의 시집 <고향>(도서출판 맘)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담아냈다.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삶에 대한 성찰을 진솔하게 담아낸 <고향>은 그동안 여러 문예지에 실었던 작품과 미발표 시들을 모아 엮어낸 시집이다.표제시 고향은 사립문 너머로 풍겨오는 구수한 된장찌개 향기를 잡아내듯 기억 속에 사라진 시어들을 얼어붙은 시린 손을 감싸쥐듯 잡아준다.전원범 시인(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은 발문에서 나기채 시인의 시는 고향에 대한 회귀의식과 자연의 동경, 꽃을 사랑하는 마음, 일상적 삶에 대한 성찰, 그리움의 정서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고창 출신으로 1992년 전북 시문예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문예사조> 수필부문 신인상에 당선됐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신문학인협회 이사, 미당문학회 이사, 한국수필문학, 전북문인협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한 페이지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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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8 23:02

전주서 글쓰기 강연한 윤흥길 작가 "자신의 삶 자체가 글이 된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꼬뿌 없으면 못마셔~.윤흥길 작가는 고 서영춘 씨의 만담을 강연 주제로 삼아 말문을 열었다. 인생의 바다에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사이다가 떠있어도 어떻게 마실지 몰라서 못마신다며 자신만의 이야기나 장점을 꼬뿌(컵)로 담아내면 그것이 바로 글이 되고 시나 수필, 소설이 된다며 많은 메타포가 담긴 사이다와 꼬뿌란 단어로 글쓰기를 설명했다.26일 오후 2시 전주금암도서관 교양교실에서 열린 인천 앞바다의 사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주제의 대한민국예술원 주최 문화가 있는 날 윤흥길 작가 특별강연회.올해 7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된 윤흥길 작가는 진솔한 삶 이야기와 작품활동 등에 대해 쉽고 편안하면서도 사례 중심으로 강연, 글쓰기 방법에 대해 재미나고 감칠나게 풀어 나갔다.문학은 원래 고백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죄와 허물, 외로움, 슬픔, 기쁨을 외부로 표출하면 자신이 위로받고 구원받게 되며 또한 자신의 구원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며 자신만의 절실한 심리상태를 활자화 해 독자와 함께 나누는 집단적인 형식의 구원이 문학에서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체험적인 삶을 쓸 수 있고 이를 소설로 만들 수 있다는 것.특히 소설은 자신만의 체험세계 중 의미있는 것을 골라 뼈대로 삼고 여기에 허구와 상상을 붙여 완성되는 것이라며 청강자들에게 소설 쓰기를 권유했다.글쓰기 팁도 제시했다. 질좋은 쌀이 있어야 맛있는 밥이나 떡, 술이 가능한 것처럼 어휘가 풍부해야 좋은 글이 나온다며 우리 전라도식 멋진 수사법인 반어법과 판소리에 많이 등장한 과장법 등 토속적인 어휘를 배가시키고 다른 작가들의 수사법도 익히면서 자신만의 고유 수사법을 개발하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잘 쓸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윤 작가는 그동안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고향을 그리며 고향을 무대로 고향집사람들사투리가 담겨진 토속적인 고향 이야기를 써왔다며 고향을 피부로 느끼며 마지막 작품을 하려고 내려왔다고 소회도 표했다.완주에서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집필중인 차기작 대하소설 <문신>도 소개했다. 전쟁터에 나가서 죽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표시로 새겼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인 문신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고향으로의 귀소본능을 다룬다고 밝혔다.정읍에서 출생한 윤흥길 작가는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지난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으며,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한국문학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는 완장과 에미 등 많은 작품에서 독특한 리얼리즘의 기법으로 한국 현대사를 예리하게 통찰해냈다. 기행문집 윤흥길의 전주 이야기를 통해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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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7 23:02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⑭ 한심하다 -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참 한심하군, 한심한 사람이야 이렇게 한심(寒心)이라는 말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는 뜻의 한자어 형용사다. 즉 차가울 한(寒)과 심장 심(心)의 합성어로써 본디 차가운 심장이라는 뜻이다.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힐 때 쓰인다.일이 터진 뒤에야 우왕좌왕하는 꼴이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한심하다, 한심해. 어허, 한심하구나.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들이 이렇게 게을러서야. 이럴 때 주로 쓰는 말이다.옛 사람들은 극도의 추위를 느끼거나 공포를 느끼게 되면 심장이 뛴다고 여겼다. 그래서 한심은 추위 때문에 심장이 마구 뛰거나 몹시 두려워 몸을 떠는 것을 뜻했다.그러나 심장이 너무 차가와지면 이른바 기(氣)가 막혀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그래서 한심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 경우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사람이란 늘 상식의 범주에서 살아야지 상식에 반하는 사건에는 한심해질 수밖에 없다.중국말에도 무료(无聊)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나 상황에 쓰일 때는 재미없다, 시시하다라는 뜻이 있고, 오로지 사람에게만 쓰일 때는 한심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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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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