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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전, 그 이면에 사라지는 인간의 의미

물건을 얹어 놓을 수 있는 상판과, 그 무게를 지탱하는 4개의 다리 받침들. 이 중 하나만 없어도 불균형한 상태에 놓여 본래의 기능이 상실되는 것, 바로 테이블이다. 지난 2008년부터 테이블이라는 소재를 통해 문명과 인간을 주제로 작업해오고 있는 김병철 작가가 새 전시 지혜로운-을 통해 인간의 굴레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의 생각을 펼쳐보인다.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을 주제로 한 설치작업과 퍼포먼스를 만나볼 수 있다. 설치작업 dessert는 다리 한 개 위에 길게 펼쳐져 있는 사각형의 상판위로 일상의 사물이 조각된 구조물을 올려놓은 입체물이다. 전시 첫날인 7일 오후 6시에 선보이는 퍼포먼스 인간은 지난해 베를린에서 진행한 20일간의 전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간 설문 작업을 읽기와 쓰기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두 번째 나는 여기를 사랑한다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다양한 인물을 한 화면에 그리는 퍼포먼스다. 캔버스 화면 대신 오직 인물만을 응시하며 그리기를 반복한다. 이는 사람과 사람의 교감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간 내면 깊숙이 간직한 따뜻함을 찾아가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김병철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테이블을 통해 본 길들여짐의 이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는 길들여짐에 익숙하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지극히 두려운 일이며 경험하지 못한 상황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길들여짐 바깥에 본연의 우리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상호보완관계인 테이블의 물리적 요소를 불확실하거나 불완전한 이미지로 시각화해, 우리 의식을 인간적 의미와 관계의 장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 김병철 작가는 1972년 김제 출생으로, 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8~2012년 CAC전시기획자로 활동했으며, 2011년에는 군산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기도 했다. 하정웅 청년미술상과 군산미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주로 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05 20:36

새 봄, 사랑과 위로의 노래 ‘한 무대서’

전주시립합창단이 5일 신춘음악회를 열고 마음 가득 물오르는 새 봄을 선사한다. 전주시립합창단(예술감독상임지휘자 김철) 제135회 정기연주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왈츠에 붙인 사랑 노래로 막을 올린다. 1869년 브람스가 작곡한 Liebeslieder Walzer(사랑의 노래들)에는 18개의 곡이 사중창으로 구성돼있지만 시립합창단은 솔로, 이중창, 사중창, 합창 등으로 다양하게 연주한다. 두 번째 무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이들을 위한 슬픔과 위로의 노래로 채워진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애가 악마들의 행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진혼곡등 이용주가 작곡한 3곡을 차례로 연주한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사쿠라이 유키호, 강우현, 이희석, 염병욱, 유성희의 협연으로 칼젠키스의 GLORIA가 울려퍼진다. 마지막 순서는 신비롭고 즐거운 외국합창이다. 이 중 스웨덴 민요 Trilo(어부를 기다리는 여인들의 노래)는 즉흥적인 연주기법이 자주 사용되며, 지휘자와 연주자의 창의적인 음악적 해석이 돋보이는 곡이다. 전주시립합창단이 한국 초연으로서 아름답고 신비스런 음악적인 색감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전석 7000원이며 전화예매는 1522-6278로 하면 된다. 문의는 063-251-2786.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03 19:36

“도깨비 방망이 들고 사고뭉치 호랑이 잡으러 가요”

어린이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국악공연을 접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7, 8월 제외)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어린이 국악극 이야기 보따리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야기 보따리 기획공연은 어린이 자녀를 둔 가족들이 주말 여가활동으로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도 국악과 전통문화가 담긴 체험형 뮤지컬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소극장에서 진행돼 소수 관람에 그쳤던 한계를 극복하고 올해부터 대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석 무료. 오는 9일 열리는 첫 번째 공연은 ㈜위플레이프로덕션이 만든 체험형 전래동화 뮤지컬 뚝딱하니 어흥이다. 관객들은 도깨비나라에 숨어있는 사고뭉치 호랑이를 잡기 위해 꼬마도깨비 뚝딱하니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이 이야기에서는 전래동화 속 닮은 듯 다른 세 마리 호랑이를 만나게 된다. 호랑이와 곶감속 겁쟁이 호랑이, 호랑이 형님속 효성 깊은 호랑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속 욕심쟁이 호랑이. 과연 이들 중 숨어있던 사고뭉치 호랑이를 잘 찾아낼 수 있을까? 지난 2014년 초연 이후 전국에서 20만명 이상의 관객과 만난 체험형 전래동화 뮤지컬 뚝딱하니 어흥은 제4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아동청소년부문 아시테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어린이 관객들이 직접 만든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극에 참여하며 전래동화의 교훈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 감상할 수 있어 무한한 상상력이 열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좌석은 선착순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며 관람 문의는 전화(063-620-2324~5)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3.03 19:36

‘현대수묵 3인전’ 김호석 화백 “화가로서 스스로를 바꾸는 혁명”

2월 27일 오후 5시 현대수묵 3인전 오픈 준비로 분주한 전주 누벨백 미술관 4층 전시실. 현대 수묵의 주축인 송수남, 이철량, 김호석 3인의 작가를 초대해 수묵화운동의 초기작과 근래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다.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숭고한 민족자주정신을 되새기고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한국 현대수묵을 재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호석 화백에게 고향에서 전시를 열게 된 소회를 들었다. 1981년에 동산방화랑에서 송수남 선생과 이철량, 김호석, 신산옥 네 사람이 모여 수묵화 4인전을 열었어요. 이게 이후에 미술계에서 작은 수묵화전시가 잇따라 열리는데 기폭제가 된 거죠. 한국 현대수묵화 운동을 이끌었던 네 사람 중 세 사람이 전주를 기반으로 했던 전북출신이라는 것이 의미가 큽니다. 김 화백은 이어 오는 9월에 도립미술관에서 무주 정읍 익산 순창지역과 수묵화전시회를 할 예정이다면서 타지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전북출신 작가들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조부로부터 고조부에 대해 들었던 가르침은 김 화백의 작품세계에 든든한 뿌리로 자리잡았다. 그의 고조부 김영상 열사는 일제의 강제합병에 반대해 옥중에서 투쟁하다 목숨을 잃었고 조부 김균은 항일운동 이후 농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어릴적 할아버지께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전라북도는 혁명의 땅이고, 끊임없이 지배를 받으면서도 민중의 정신 속에는 숭고함이 있다는 이야기였죠. 제가 자랐던 칠보는 풍류정신을 실현시켰던 고장이고, 그것은 곧 선비가 자유정신을 잘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이 됐다고요. 31운동을 촉발시킨 동학정신도 빼놓지 않고 강조하셨어요. 독립운동가이자 조선의 땅과 얼을 목숨처럼 여기는 분에게 교육을 받은 것이 저에겐 무척 큰 자산입니다. 평화와 어울림을 사랑하는 김 화백의 그림에는 대동정신이 녹아있었다. 먹과 한지는 붓의 힘과 속도에 따라 서로 어우러집니다. 서로 배격하거나 대립하지 않죠. 단순하면서도 소박하고 격조 있는 먹의 정신이야말로 청렴결백하고 당당한 우리 조상의 선비정신이자 한국정신이 아닐까요. 최근에는 인도 모디 총리의 초상작업을 맡아 두 나라의 외교에 기여하기도 했다. 2017년 국립인도현대박물관에서 개인전 빛 속에 숨다를 열었을 때, 인도 모디 총리가 전시도록을 살펴보고 이 그림에는 먼 훗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생명이 담겨있다면서 김 화백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주면 좋겠다는 의사를 비쳤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김 화백은 모디 총리의 고향에서 채취한 흙을 정제해 만든 안료로 초상화를 그렸고, 지난해 국빈 방문 당시 문대통령이 인도 모디 총리에게 선물한 것. 한국과 인도의 닥나무를 섞어서 종이를 만들고, 흙을 섞어서 안료를 만들고, 먹을 섞어 그림을 그렸어요. 한국 고유의 임금을 그리는 어진화법으로 인도 모디 총리의 초상화를 완성했죠. 이후로 모디 총리가 방한했을 때 초대를 받아 만나기도 했어요. 이 모든 일은 한국의 얼을 중시했던 사람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40여년 동안 붓과 먹으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온 김 화백이 앞으로 그려나갈 활동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돌아온 대답은 조화와 혁명의 시대정신이었다. 붓을 잡기 시작하면서부터 전통적인 수묵으로 현대적 삶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왔습니다.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우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용기 있는 백성들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지요. 저도 화가로서 시대에 따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스스로를 바꾸는 혁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2.28 20:19

초록우산 드림국악오케스트라 ‘꿈나무들이 들려주는 봄의 소리’

농촌지역 청소년들이 즐겁게 음악을 배우면서 사회성을 기른다. 완주지역의 초등중학생 48명이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대금, 피리, 타악, 판소리 등 8개 부문으로 뭉친 초록우산 드림국악오케스트라 이야기다. 이들의 오는 2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제2회 정기연주회 꿈나무들이 들려주는 봄의 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록우산 드림국악오케스트라는 LS의 이웃사랑 성금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번 공연은 ㈔전통문화마을이 주관하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완주군이 주최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강성오 지휘자를 중심으로 48명의 기악부, 창악부, 사물부로 편성돼 하모니를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풍요로운 전북의 전통을 노래하는 정악연주 영산화산 中 타령 △천년의 전라도 소리, 남도민요 성주풀이와 진도아리랑 △열정을 간직한 설장구 놀음 △창과 관현악의 신사철가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3악장으로 구성됐다. 초록우산 드림국악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소리, 함께 함으로써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토를 가지고 이번 정기연주회를 준비해왔다면서 아이들의 기대와 노력에 걸맞는 성장을 위해 강사진과 기획진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우산 드림국악오케스트라는 전국의 초록우산 오케스트라 11곳 중 유일하게 국악을 중심으로 편성됐다. 오디션을 통해 선정한 국악전공 지도강사를 중심으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2.28 20:19

2월 문화가 있는 날, 문화예술로 일상에 환기를

27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내달 3일까지 도내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로 일상에 설렘을 전한다. 27일 저녁 7시 30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는 축배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전주시립교향악단 신춘음악회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구민영과 테너 박진철이 무대에 올라 KBS교향악단 부지휘자 윤현진의 지휘에 맞춰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인다. 테너 박진철은 이태리 가곡 푸니쿨리 푸니쿨라로 새 봄 활기를 전하고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으로 사랑의 추억을 소환한다. 소프라노 구민영은 한국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에 이어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풍경을 노래한다. 이번 공연에 대한 문의는 전주시립예술단운영사업소 교향악단(063-274-8641)으로 하면 된다. 전석 무료. 전주 경기전은 27일 하루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입장료 없이 손님을 맞는다. 어진박물관도 27일 매듭공예, 왕실의상 체험, 탁본 체험, 익선관만들기에 대한 체험료를 50% 할인한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는 해설이 있는 전통주 미각체험을 반값에 즐길 수 있고, 학예사와 함께하는 박물관이야기 및 유상곡수연 풍류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전주역사박물관에서는 내달 2일 오후 3시 학예사와 함께하는 전시해설이 진행된다. 꽃심, 돼지띠해 배지 만들기, 스탬프 찍기, 효문자와 전주부지도 탁본 등 상설프로그램을 반값에 체험해볼 수 있다. 군산시립설림도서관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8일 오후 5~6시 동화 태극기 다는 날을 읽고 태극기 케이크를 만들며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 도내 주요 영화관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에 상영되는 영화를 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단, 전주시네마타운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한다.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는 문화시설과 각종 혜택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www.cultur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2.26 19:58

“가장 아끼는 작품 골라…” 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 세 번째 회원전 ‘향연’

(사)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이하 현사연)가 세 번째 회원전 향연(饗宴)을 펼친다. 27일부터 3월 13일까지 전주 서학동 사진전문 갤러리 아트갤러리 전주, 오프닝은 27일 오후 7시. 이번 전시는 현사연 회원 20명이 참여해 작가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을 골라 꺼내놓았다. 올해는 사진 탄생 1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시대를 지나 디지털 카메라의 도구적 역할은 우리에게 사진예술에 대한 고민과 의문점을 남겼지만,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예술적 가치로 함축 된다는 본질적인 해답도 내려준 듯합니다. 박승환 현사연 소장은 초대의 글을 통해 사진의 예술적 가치를 탐색하며 수년간 자신의 아이텐티티를 찾아 나섰던 현사연 작가들이 향연을 펼친다며 지역 문화유산과 사진예술의 만남을 통해 그간 무심히 지나쳤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새기는 감성을 피워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사연은 모든 예술인의 자유로운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8년 창립했으며, 사진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며 사진문화 영역을 넓혀온 사진연구단체다. 창립 이후 전주국제사진제를 11년 동안 묵묵하게 이어왔고 올해 5월 초 제12회 전주국제사진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2.26 19:58

한국 현대수묵 거장 만난다

전통 산수화나 문인화의 현대적 변용을 추구하고, 수묵이 지닌 원초적 가치와 표현방식을 새롭게 찾으려 했던 수묵화운동. 1980년대 수묵화운동은 한국미술사 최초의 미술계 집단운동으로서 평가된다. 이 수묵화운동의 출발점이 된 것은 1981년 수묵화 4인전으로 당시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현대수묵의 개막을 알렸다. 참여 작가는 제주 출신 신산옥 화백을 제외하면 송수남(전주), 김호석(정읍), 이철량(순창) 화백 등 3인이 모두 전북 출신이었다. 이들 한국 현대수묵을 이끌어온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전시가 열린다. 전주 누벨백 미술관이 27일부터 3월 26일까지 진행하는 현대 수묵 3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작고한 송수남 화백과 어느덧 60대에 들어선 그의 제자 김호석이철량 화백이 수묵화운동을 하던 초기작품과 근래의 작품을 소개한다. 남천 송수남 화백(1938~2013)은 다양한 실험으로 전통수묵의 현대화에 중추적 역할을 한 작가로 꼽힌다. 그는 전통적 재료인 먹에 현대적 생명을 부여하고 단순한 선의 나열을 통해 담백하면서도 기개 있는 선비정신을 표현했다. 먹을 재료가 아닌 정신으로 치환하고 수묵정신과 문인화 정신을 연결해, 한국 정신이 깃든 수묵화를 뿌리내리게 했다. 성철과 법정 등 불교계의 큰 스님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을 그린 것으로 유명한 김호석 화백은 전통 초상화의 권위자로서 배채법을 화면에 실현하는 수묵화가다. 김호석 화백의 작품은 경술국치에 항거하다 죽음을 불사했던 고조부로부터 물려받은 조선의 얼이 그 근원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수묵만으로 사물과 인물을 그려낸 그의 작품은 우리 시대의 정신과 삶의 모습을 함축한 서사시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김 화백은 인도 모디 총리의 초상 작업을 통해 두 나라의 외교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국빈 방문 때 문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에게 김호석 화백이 그린 초상화를 선물한 바 있다. 이 초상화는 한국 화가가 한국 고유의 기법으로 그렸을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 고향에서 채취한 흙을 정제해 안료를 사용한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철량 화백은 전북이 낳은 대표적 한국화 화가로 현대수묵의 맥을 잇고 있는 버팀목으로 평가받는다. 수묵화의 가능성을 세련된 터치로 구현한 그의 작품에는 은은한 먹 냄새와 함께 삶에 대한 철학과 깊은 사유, 전북 선비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 교수의 최근 작품은 검은 색의 도시 city. 미로처럼 복잡한 도시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삶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최영희 누벨백미술관 관장은 한국 선비들은 풍류 문화를 확장시키고 국난을 당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숭고한 민족자주정신을 되새기며 전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한국 현대수묵을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2.25 20:17

국립전주박물관 “선비문화 담긴 새 소장품 보러오세요”

국립전주박물관이 새롭게 소장하게 된 문화재 11점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6월 26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역사실. 전주박물관은 지난해 박영란 소지 등 조선 시대 고문서 18건을 기증받았고, 조선말기 화가 최석환이 그린 묵포도도 등 그림과 글씨 5점을 구매했다. 이번 전시는 새로 수집한 23점 중 11점을 선정해 소개하는 자리. 주요 전시 소장품으로는 △조선 시대 화가 조석진의 기명절지도, △최석환의 묵포도도, △박영란의 충절을 알리는 21명 유림의 청원서인 박영란 소지, △서홍순 글씨첩 호산심서 등이다. 조석진의 기명절지도는 조선 1907년, 비단에 엷은 색으로 채색한 정물화로 진귀한 옛 그릇과 화초과일채소류를 화폭에 그린 작품이다. 오른쪽 폭에는 국화향로아래에 호박배추가 그려져 있다. 왼쪽 폭에는 고색임리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최석환의 묵포도도는 조선 1868년, 종이에 엷은 색으로 그린 작품으로 아래에서 올라와 왼쪽으로 곡선을 그리며 뻗어가는 포도 줄기가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박영란 소지는 임진왜란 당시 활동했던 의병 박영란의 행적을 기려 김제 유림 21명이 이를 표창해 줄 것을 청하는 문서다. 김제 출신 조선 시대 무관 박시달의 후손이 전주박물관에 기증했다. 호산심서은 전주 풍남문의 편액 호남제일성 글씨를 쓴 호산 서홍순의 서첩이다. 이외에도 19세기~20세기 전북지역에서 활동했던 서화가들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주박물관 천진기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전북지역 역사가 담긴 문화재 수집 노력과 결실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며 우리 문화의 멋과 향기를 느껴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2.24 18:35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북 예술인 (1) 포스댄스 컴퍼니] “전북문화, 퍼레이드 공연 만들어 세계에 알려야죠”

지역을 터전으로 삼고 음악, 미술, 공연 등 각자의 고유한 문화예술세계를 갈고 닦는 전북예술인. 그들의 활동은 전북도민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자 지역의 문화예술환경을 살찌우는 토양분이다. 세계에서 전북의 문화를 펼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도내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던 전북예술인들이 세계로 발길을 뻗게 된 속이야기, 성장을 위한 이들의 날갯짓, 함께 들여다보자.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 행사장의 대형스피커에서 Buan Art가 울려 퍼질 때마다 지역예술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부안예술회관 상주단체인 포스댄스컴퍼니는 지난 15~16일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에서 부안 도깨비의 매력을 흠뻑 알리고 돌아왔다. 22일 전주에서 만난 오해룡 대표와 팀원들은 싱가포르에서 촬영한 영상을 기자에게 보여주면서 현지에서 그들을 움직였던 열정도 함께 꺼내보였다. 이번 이야기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댄스컴퍼니는 당시 강원도 원주시에서 열린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에서 해외 12개국이 참여한 214개 팀 1만4000여명과 겨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는 매우 값졌다. 수상 단체 자격으로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에 공식 초청된 것. 분장과 가면의 기술이라는 의미의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는 지난 1973년부터 매년 2월 싱가포르 내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올해는 할리마 야콥 대통령과 리센룽 총리 등 싱가포르의 주요 인사들이 퍼레이드를 찾아 1만2000여명의 공연자들과 함께 축제를 꾸몄다. 특히, 리센룽 총리는 자신의 SNS에 The energetic youth from the south Korea라는 글과 함께 직접 촬영한 포스댄스 컴퍼니 팀의 공연사진을 올려 이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작년 11월부터 부안 격포 도깨비를 소재로 한 대규모 댄스 퍼레이드를 준비했어요. 전북 예술인들과 싱가포르 교민현지 참여자 등 120여명이 구슬땀을 흘렸죠. 전북의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국과 태권도를 알리고 있는 KTMA(Korean Taekwondo Martial Art)태권도장(관장 박희원)과 태권도 시범K-pop댄스 세미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에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 60여명이 공연에 참여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이번 퍼레이드 공연에 참여한 나르샤태권도아트퍼포먼스 이정아 대표는 전북 출신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태권도를 통한 네트워크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SOUTH KOREA DOKKAEBI로 소개되는 되는 이들은 황금색 의상을 맞춰 입고 얼굴과 머리에는 알록달록한 형광색 페인트를 칠해 개성을 더했다. 영상 속 그들은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이며 공중을 돌기도 하고, 순식간에 모였다가 흩어지면서 500m 구간을 한 몸처럼 움직였다. 무용과 스트릿 댄스, 태권도를 융합한 포스댄스컴퍼니만의 특색 있는 안무는 전북의 멋과 한류를 세계에 알리기에 충분했다. 오해룡 대표는 이번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전북지역의 예술이 가진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준비를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전북이 가진 문화적 소재를 퍼레이드형 공연으로 개발해 전북만이 할 수 있는 한류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것. 이제 불 붙은 것 같아요. 저희 공연을 보며 원더풀을 외쳤던 해외 팀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네요. 앞으로도 전북 예술의 역량을 충분히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역량을 검증받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브라질 리우 카니발 무대에서 전북을 알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2.24 18:35

향목 김홍기 작가 서각공예 작품 전시회

K-water 용담지사 물문화관에서 지난달 15일부터 서각공예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향목 김홍기 작가의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행복한 새김 나들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서각공예 작품의 예술성을 전파하고 물문화관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안군 안천면 용담댐 물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진행 중이며 오는 4월 14일까지 계속된다. 평일이나 휴일에 관계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관람 가능하다. 월요일엔 휴관한다. 전시실은 벽에 걸린 소형 작품과 중앙공간에 세워진 대형 작품 등 50개가량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작품 속엔 전통 가치관과 종교적 여운이 마치 수묵화 느낌으로 스며있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중앙에 세워진 사군자다. 작가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새긴 것으로 완성하는 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격자 모양의 문틀 안에 마치 매난국죽 네 폭의 동양화가 따로 따로 안치됐으며 족자 같은 느낌이다. 방문객들이 앞다퉈 사진 촬영 배경으로 쓰고 있다. 물문화관 노덕임 해설사는 서각 공예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다. 방문객들의 감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진안읍에서 김홍기 가정의학과를 운영 중인 향목 김홍기 작가는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한 땀 한 땀 새긴 작품을 한 자리에 모으니 가슴 뿌듯하고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장소를 제공해 준 K-water 용담지사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전시·공연
  • 국승호
  • 2019.02.21 20:3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