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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만화로 나와 고향을 다시 쓰기

우리 집 다락방 구석에는 사진 앨범이 여럿 있다. 80년대 사진부터 최근의 사진까지 있으니까, 추억을 나쁘지 않게 모아둔 편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사진을 보게 될 때면 꼭 사진 속의 나와 현재의 내가 여기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떤 사진에서는 감정의 파도가 일어날 때도 있다. 하지만 ‘당시의 나’로서 느꼈던 감정이 현재의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넘어서는 일은 거의 없는걸 보면, 나도 조금은 어른이 되기는 했나 보다. 선우훈 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은 도트 그래픽을 이용하여 쿼터뷰의 고정된 각도로 그려졌다. 이러한 연출은 고전 게임이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연상케 함으로써 독자에게 레트로의 향수를 자아내기도 한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또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인물이 만화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동일한 크기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만화에서는 인물의 크기가 원근에 구애받지 않고 등장인물이 감각하는 자의식의 크기와 비례하게 그려지는 연출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렇다면 인물이 만화 내내 같은 크기로 그려진다는 것은 등장 인물에게 거리를 두고, 필요 이상의 동일시와 감정이입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칸과 말풍선으로는 과거를 구현하고, ‘말배너’라고 불리는 별도의 요소를 이용해 현재 관점에서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살던 고향>은 이처럼 의도적으로 과거와 현재에 거리를 부여한다. 그럼으로써 누군가가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기 쉬운 자기 연민, 감정 과잉과 같은 함정을 피한다. 그렇다. <나의 살던 고향은>은 선우훈 작가의 자전적인 만화다. 자전적인 만화로서, 이야기는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 대학교, 군대, 그리고 그 이후까지 삶의 궤적을 1인칭 시점에서 충실히 따라간다. 그는 어머니의 재혼을 계기로 초등학생 때 서울에서 정읍으로 이사를 온다. 외갓집이 정읍이었기에 그에게 정읍이 아주 낯선 곳은 아니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시절이 시작된다. 재혼가정이기에 그와 새로운 가족 구성원과는 성씨가 다르지만 모두 그를 반기며 예뻐한다. 또한 성장 과정에 따라 그는 서울에서 정읍으로 그리고 정읍에서 다시 서울로, 지역을 오간다. 이에 작가는 1화 말미에 이야기한다. “가족이 누구인지는 성씨 같은 걸로 정해지는 게 아닐 것이다.” 이 장면은 마지막 화의 결혼식에서, “우리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겪는 하루하루가 내가 살던 고향이 되어가리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다.”라는 단언과 함께 결합한다, 그럼으로써 이 만화는 가족과 고향이라는 단어가 가진,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성격을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정상성의 규범’을 온건한 방식으로 흔들어놓는다. <나의 살던 고향은> 이후 선우훈 작가는 《지역의 사생활 99》 시리즈의 정읍 편인 <샘골 이야기>를 발표했다. <샘골 이야기>에서 그가 ‘내가 정읍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깨달아서’라고 이야기한 것은 내게는 어쩐지 기쁜 일이었다. 그것은 <나의 살던 고향은>을 통해 가족과 고향을 이야기하는 것이 용기 있는 일이면서도 동시에 행복하기만 한 일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지레짐작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읍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니 독자로서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선우훈 작가의 또 다른 정읍 이야기를 기다려봐도 되지 않을까? 괜히 기대를 해본다. 박근형 만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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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07 18:21

[금요칼럼] 여름의 복판에서 바다를 노래하다

요즘 부쩍 자주 어린 시절이 꿈에 비친다. 내가 나이든 탓일까, 혹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 탓일까. 이런 꿈을 자주 꾸는 까닭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꿈은 아무 의미 맥락도 없이 뒤죽박죽이다. 꿈에서 깨어나면 이미 새벽이 와 있다. 내륙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나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혼자 땅따먹기나 하며 권태를 견뎠다. 나는 농업 기반으로 살림을 꾸리는 내륙인의 농담과 수수께끼, 그들만의 습속과 도덕관념을 체화하며 성장한다. 바다 근처에서 살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꿈을 품었지만 나는 내륙에서 나고 자랐다. 그건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실존의 불가피한 조건이었다. 질풍노도였던 사춘기에는 바다를 동경했다. 바다, 나로부터 멀리 있는 바다는 미지의 그 무엇이고, 결핍의 대상이었다. 바다를 실물로 처음 영접한 건 17세때다. 그 여름 태풍이 몰아치던 동해안의 포구인 죽변항 앞 바다를 보았다. 방파제에서 본 바다는 집채만한 파도로 세상을 뒤집을 듯한 태세로 포효하며 사납게 일렁거렸다. 그것은 무서운 바다였다. 태풍이 지나간 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놀랐다. 나는 일망무제의 고요를 품고 있는 바다의 표변에 몸서리를 쳤다. 저 바다, 저 무서운 바다, 저 변화무쌍한 바다! 배들을 난파시키고, 숱한 항해자들을 집어 삼키고도 어린애처럼 순진한 얼굴로 떠 있는 바다! 바다는 잠잠하거나 사납게 일렁이지만 약탈자가 아니다. 바다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바다는 스스로 그러함으로 인류에게 교역과 소통의 길을 열어주며 많은 기회를 베풀었다. 그 바다를 윽박지르고 도발한 것은 늘 탐욕스런 인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바다는 상상력의 보고다. 바다는 모든 좋은 걸 무상으로 주었다. 나는 바다에서 분노와 열정을, 좌초의 쓰라림과 회생의 기쁨을, 우정과 사랑을 배웠다. 내륙인으로 성장했지만 나는 바다에서 인생의 덕목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중요한 계기 때마다 나는 바다에서 숙고하고 결단하는 지혜를 얻었다. 그리고 바다에 관한 많은 시를 써냈다. 바다는 내게 삶 자체다. 우리는 저마다 실존의 바다에 닻을 내린 채로 삶을 꾸린다. 바다에서의 나날은 예측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바다가 변화무쌍한 탓이다. 허만 멜빌의 ‘모비 딕’은 거대한 흰 고래를 쫓는 에이허브라는 사내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바다에 관한 매혹적인 서사시다. ‘물줄기다! 고래가 물을 뿜고 있다! 는 덮인 산처럼 하얀 혹이다!’. 분노에 눈이 먼 에이허브는 일곱 곳의 바다를 누비며 흰 고래를 쫓는데, 흰 고래는 바다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저마다의 바다에서 하얀 고래를 쫓는다. 하얀 고래는 우리 꿈과 사랑이고, 우리 그토록 열망한 성공이자 명망이며, 삶의 보람과 고귀함의 집약체일 테다. 어쩌면 그건 우리를 유혹한 신기루였는지도 모른다. 에이허브 선장이 쫓던 흰 고래는 궁극의 추구이자 의미의 표상이다. 살아보니, 흰 고래가 없었다면 에이허브의 삶은 무의미로 전락한다. 살아보니, 사람의 가슴마다 흰 고래가 살아 있다. 그것은 일종의 성배다. 그 성배를 찾으려고 우리는 평생을 실존의 바다에서 헤맨다. 나는 무슨 흰 고래를 좇았던가? 살아보니, 알겠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길들일 수 없다는 점에서 흰 고래는 인생의 모험 그 자체인 것을! 평생 내륙인이었지만 스무 살 때 ‘바다사냥’이란 장시를 써서 내놓은 자로 감히 바다의 발명자라는 자부심을 품었다. 휘트먼에게 풀잎이 있고 보들레르에게 파리가 있었다면 나에겐 바다가 있었다. 지금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오염되고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인류가 일으킨 재앙의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바다 생물들의 몫이다. 영원을 품은 저 바다, 뭇 생명의 태초를 품은 저 바다. 늘 새롭게 변화하며 숨 쉬는 저 바다가 살아야만 인간도 살 수 있다. 나는 폴 발레리처럼 노래한다, 저기 바다가 있다, 살아봐야겠다! 장석주 시인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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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07 18:21

[세무상담] AI세무조사에 대한 우리의 준비

“가족간 송금도 세금폭탄 맞는다”, “8월부터 AI로 모든 계좌 감시시작”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영상에는 8월부터 가족에게 50만원만 보내도 증여세가 부과된다는 자극적인 문구까지 등장하여 납세자들이 걱정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우려에 국세청은 새 시스템 도입은 없으며 일부 탈세 의심사례를 자동 분석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하였습니다. 사실 국세청은 이미 2023년부터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AI기반 세무조사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2025년 8월부터 그 대상을 개인사업자로 확대하는 것에 불과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인들이 우려하는 탈세 의심사례가 어떤 경우가 있을지 몇가지 사례를 설명을 들어 보며 미리 가족간 자금이체시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가족간에 고의적으로 계좌를 나누어 송금해 증여세 한도를 피하려는 시도를 조심해야 합니다. 이를 대비하여 계좌 이체시 차용증을 미리 작성해놓는 것도 좋은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본인의 소득을 넘는 소비형태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AI는 이상 징후를 파악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증여로 인하여 소비가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하여 조사대상으로 삼을 것입니다.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자녀에게 매월 고액을 송금하면서 자녀는 수입 전액을 저축하는 방식 또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생활비 명목에 의한 입금은 그에 비례하여 지출이 되어야 맞지만 저축의 수단이 된다면 증여로 볼 것이기에 이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AI가 특정 패턴을 포착했다고 무조건 세무조사 대상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세무조사는 인력소요가 많은 만큼 모든 개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개한 사례정도는 미리 유의 하셔서 차용증이나 미리 증여신고 등을 하여 혹시 모를 조사에 대비해 놓는게 좋을 것입니다.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5.08.07 18:21

[해설]국토부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균형발전” 큰그림

국가균형발전을 ‘선택이 아닌 생존’이라고 강조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비수도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구현에 방점을 찍었다. 과거 정부나 지자체의 균형발전 정책이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이벤트성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단순한 선거용 개별사업보다 기존 도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연계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7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 다수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방자치 30년간 오히려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한 원인을 따져보고, 단순한 개별 단위 사업이 아닌 패키지 형태의 균형발전 시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역대 국토부 장관들과 다른 점은 지역 토박이 출신이라는 점이다. 실거주지 역시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전주로 당사자가 비수도권 지방의 실태와 낙후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 국토부 장관들의 주 거주지가 서울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100만 이하 도시에 오래 산 김 장관의 경험은 균형발전 정책에 주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의 균형발전의 핵심은 우선 교통인프라와 원도심 내부 정부 인프라 개선이다. 교통은 각 지역별 거점 공항을 통해 전국 어디서든 해외로 오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고속철도를 효율화하는 데 핵심이다. 김 장관이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전남 무안공항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등을 찾은 것도 지방에도 안전하고 지역민들이 애용할 공항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철도망과 각 지역의 광역교통망까지 연계한 도시 재편도 주목할만한 요인이다. 고속철도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현재 국토교통부, 국정기획위원회 차원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KTX·SRT 교차운행은 기존 서울역에서만 출발하는 KTX를 수서역에도 투입하고, 수서역에서만 출발하는 SRT를 서울역에도 배치하는 방식을 말한다. 만약 이 같은 교차운행이 실행될 경우 '수서를 오가는 KTX 운행'으로 전북도민들의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고속철도가 활성화하면 다음으로 남는 게 지역 내 교통망으로 이것이 실현되면 수도권처럼 도시 편의성이 높아져 일자리와 기업유치 여건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다음으로 주목하는 것은 문화·체육 인프라와 시민 편의성 극대화다. 전북과 같은 비수도권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항상 쇼핑이나 문화, 생활체육 시설, 도시 경관 등이 수도권은 물론 광역시에도 지나치게 뒤처지면서 인구 유출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주민들이 비수도권 지역에 남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이를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22대 국회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를 택한 이유도 관련 인프라가 전주와 같은 비수도권 중소도시에 깔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였다. 이번 마이스 산업단지 구축은 전북이 국제적인 회의도시로 거듭나고, 이 주변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 결과를 보면 역세권과 지역 신산업을 연결해 교통과 일자리를 따로 두고 정책을 설계하는 게 아니라 유기적으로 판단한 게 엿보인다”면서 “체감할 수 없는 지역균형발전 사업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주에서 오래 산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다만 앞으로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굵직한 균형발전 현안들이 남아있는데 효율성과 균형발전 사이에서 딜레마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08.07 18:09

행안부 국장 만난 안호영 “정부가 방향 정리해 통합 논의로 인한 피로감과 후유증을 줄여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지난 6일 국회에서 박연병 행정안전부 자치분권국장과 만나 전주·완주 행정통합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입장을 조속히 정리해 줄 것을 건의했다. 그는 특히 “특별지방자치단체 제도를 활용하면 광역경제권 형성이라는 효과를 거두면서도 지역 간 갈등은 최소화할 수 있다”며 행안부를 설득했다. 안 의원은 이날 “전주·완주 통합 논의가 장기화하며 지역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조속히 방향을 정리하고 통합 논의로 인한 피로감과 후유증을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국장은 “정부는 현재 전주·완주 행정통합과 관련해 특정한 시기를 정해놓고 있지 않다” 면서 “지역 여건과 주민 간 갈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박 국장은 이 자리에서 ‘특별지방자치단체' 제도 활성화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국장은 “(특별자치단체를 설치하면)지방 간 협력을 통해 경제·생활권 단위의 공동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권한 이양, 인력 파견, 재정 지원 등 다양한 제도 보완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안 의원은 “전주·완주·익산을 포괄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상은 지역 갈등을 넘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상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과 입법 보완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전주·완주뿐만 아니라 전북 전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생방안을 찾는 일”이라며 “통합 논의로 갈라진 전주와 완주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묶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08.07 18:08

소비쿠폰, 2주만에 2조6000억(46%) 사용...음식업종 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생활 밀착 업종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서면 브리핑에서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9개 카드사로부터 업종별 소비쿠폰 사용액과 매출액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달 3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 5조 7679억 원 가운데 46%인 2조 6158억 원이 사용됐다. 소비쿠폰 지급 전인 7월 셋째주(7월 14~20일) 대비 7월 넷째주(7월 21~27일) 가맹점 전체 매출액은 19.5%, 다섯째주(7월 28일~8월3일) 매출액은 8.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업종별로는 대중음식점이 1조 989억 원(41.4%)으로 가장 많았고, 마트·식료품(4077억, 15.4%), 편의점(2579억, 9.7%), 병원·약국(2148억, 8.1%), 의류·잡화(1060억, 4.0%), 학원(1006억, 3.8%), 여가·레저(760억, 2.9%) 순이었다. 매출액 증가 폭이 큰 업종은 음식점(2677억원), 주유(1326억원), 의류·잡화(1042억원), 마트·식료품(884억원) 순으로 나타나는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소비쿠폰 발급을 계기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국민들께서 신속히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 촉진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라며 "오늘 발표된 '지방 살리기 상생 소비 활성화 방안'을 통해 지방에서도 소비쿠폰 사용을 독려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5.08.07 18:07

전북도의회 한빛원전특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시행령 의견서 산업부 제출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 6일 고창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시행령안’ 원전지역 설명회에서 전북도의회 한빛원전대책특별위원회 김만기 위원장이 고준위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원전 인근 지역 주민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도의회 한빛특위 김 위원장과 김성수 의원이 참석해 산업부의 설명과 주민의 의견을 들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류창환 산업부 원전환경과 사무관에게 직접 시행령 입법예고 의견서를 전달하며, 시행령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부지내저장시설 주변지역’ 범위를 기존 반경 5km에서 30km로 확대해 줄것을 강력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의견서에서 “부지 인근 일부 지자체만 의견 수렴 대상이 되면 사고 발생 시 실제 피해가 확산 될 수밖에 없어, 행정구역을 넘어선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주민 보호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해 30km 범위 설정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 자치·의회
  • 백세종
  • 2025.08.07 18:06

전북도,  제80주년 광복절 앞두고 호남권 유일 생존 이석규 애국지사 위문

전북특별자치도는 제80주년 광복절을 앞둔 7일 김관영 도지사가 전주보훈요양원을 방문, 호남권 유일 생존 애국지사인 이석규 지사를 위문하고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문에는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 신재철 전주보훈요양원장, 독립유공자 후손 등이 함께해 이 지사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을 가졌다. 1926년생인 이 지사는 1943년 광주사범학교 재학 중 독서회를 조직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연합군 상륙에 맞춰 봉기를 계획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이 같은 공로로 2010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현재 국내 생존 애국지사 4명 중 한 분으로, 호남권에서는 유일하다. 김 도지사는 “일제강점기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이석규 애국지사님의 조국 독립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전북이 있을 수 있었다”고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들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자치도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 및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호국보훈수당,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정치일반
  • 백세종
  • 2025.08.07 18:06

[현장 속으로] 편찮으신 부모 대신 짊어진 '가장의 무게'…가족돌봄아동 만나보니

어린 나이임에도 가족의 돌봄을 책임지는 ‘가족돌봄아동’들의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에 거주하는 A양(10대)은 부모님의 병원 진료 등 외부 활동에 대부분 동행하고 있다. A양의 부모님은 다리가 불편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A양은 활동 반경이 비교적 좁을 수밖에 없는 부모님의 손과 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 A양은 “가끔 바쁜 일을 하고 있거나 우울할 때는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한다”며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있다”고 했다. 또한 B양(10대)은 평소 친구와 만나는 등 일상생활 중에도 문득 귀가를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지병이 있는 B양의 어머니는 무리한 활동 시 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B양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 어머니가 편찮으시니 혼자서 일을 하시지 않도록 내가 많이 도와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밖에 있을 때는 내가 빨리 가서 옆에 있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부모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있었다. B양의 부모님은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하는 일은 뭐든 다 해주고 싶으나 경제적 사정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무언가 지원을 해준다면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례들이 잇따르자 정부는 2025년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부모의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돌봄의 책임을 지게 된 아이들을 ‘가족돌봄아동’이라고 정의하고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군산시, 익산시, 남원시는 초록우산 전북지역본부와 협력해 ‘가족돌봄아동’ 사례를 발굴, 생계비와 정서적 돌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도내 가족돌봄아동의 숫자 등 정확한 현황 파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대부분 학교와 복지기관 등 유관기관의 사례 발굴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가족돌봄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혜정 한일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돌봄아동들은 일반 아동들과 달리 학업, 여가생활 등을 희생해 가족을 돌보고 있다”며 “이들은 정서적 불안과 사회적 고립, 미래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 등 복합적 문제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북특별자치도의 가족돌봄아동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보이지만 정확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못한 채 추정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가족돌봄아동의 법적 정의를 더 명확히 하고, 체계적인 실태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8.07 18:05

자임추모공원 유족들 "어느 곳도 책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 가족을 보는데 남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추모관을 폐쇄하는 지경까지 왔는데 전주시와 전북도는 잘못이 있음에도 어느 곳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유족들은 부아가 치밀 뿐입니다.” 7일 오후 2시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자임추모공원 2층 휴게실. 가족들을 안치한 30여명의 유족들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간신히 참고 있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전북도에서 유족 설명회 및 5자회담(전북도, 전주시, 유가족, 자임, 영취산)을 개최하려 했다. 그러나 휴게실에는 유족 외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유족 공동대표 A씨는 “유족설명회를 전북도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이 문제는 빚을 가지고 있던 자임에 대한 법인허가를 지자체들이 해준 것 자체가 문제인데 지자체들은 전혀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임과 영취산 간의 싸움에 유족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세간에는 추모관이 8~9월 정도에 폐쇄가 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며 “유족들은 저희의 추모권을 지켜주고 유골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것 뿐이다”고 강조했다. 자임추모공원은 납골당 소유권 일부가 자임에서 유한회사 영취산으로 넘어간 이후 진흙탕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유족들은 법인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에서 안치된 유골들에 대한 피해를 막아달라며 전북도청에서 1인 시위 및 근조화환을 설치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자임추모공원에는 1800여구의 유골이 안치돼 있다. 공동대표 B씨는 “영취산 측에서 처음엔 자신들이 법인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식으로 말했으나 지금은 전주시나 전북도가 자임추모공원을 매입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식의 뉘양스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납골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유족들만 계속 피해를 입게 된다. 하루빨리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관계부서와 2~3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뚜렷한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며 “건실한 법인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지만 지금으로써는 힘든 상황이다. 유족대표와 두차례 면담을 했으나 대책이 크게 진전된 게 없어 나중에 진전된 부분이 있을때 설명회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임 측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해 해결을 못했던 것이다”며 “자금을 조성해 유족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전북일보는 영취산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8.07 18:05

NH농협 전주시지부,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 동참

NH농협전주시지부(지부장 하양진)가 7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주관하는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번 캠페인은 (재)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 김종범 센터장의 지목으로 진행돼 하양진 지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슬로건 피켓을 든 인증사진을 촬영하며 인구감소와 저출생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농협이 실천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은 인구감소 및 고령화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정부 및 공공기관, 민간단체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아이는 행복하고 청년은 희망을 키우며, 노인은 보람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하양진 지부장은 “저출생 극복과 인구문제 인식개선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을 발굴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표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NH농협 전주시지부는 농촌일손돕기, 고향사랑기부제 홍보활동 및 교차기부, 헌혈 캠페인, 전주함께라면 기부, 삼계탕 나눔 활동 등 농업인 실익증진 및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5.08.07 18:04

교육청 컴퓨터 교체 유착 의혹…조속히 의혹 해소해야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가 전북교육청의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에 대한 유착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나섰다. 교육청이 업자와 결탁한 것처럼 보이는 ‘프레임 씌우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동시에 조속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청 지부는 지난달 31일 ‘사업 쪼개기로 일감 몰아준 정책국장 사퇴하고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 도교육청에서 일괄 추진하라’라고 성명을 낸 데 이어 7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 컴퓨터 교체사업은 전 교육감이 특정지역 업체 일감 몰아주기를 염두에 두고 사업 변경을 지시했다”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거석 전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2023년 약 39억, 2024년 약 30억원 규모의 사업을 ‘전북교육청 지역생산품 우선구매 촉진 조례’와 사업비 3억6300만원 미만일 경우 지역가점(5점)을 주도록 해 사업비를 시군별 쪼개기로 A사가 거의 독점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줬고, 그 이면에 유착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해당년도의 사업비 수주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전북교육청은 김승환 전 교육감 시절이었던 2021년 11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업체 보호를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지역업체 우선구매, 지역 우대 계약제도를 본격 시행하며 지역사회의 갈채를 받았다. 수의계약(단순 구매)이나 조달청 나라장터 이용시 지역업체 물품을 우선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서거석 전 교육감이 전북교육청 수장이됐다. 서 전 교육감은 이 같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적용, 그간 일괄적으로 교육청에서 진행하던 컴퓨터 교체사업을 시군 교육지원청이 직접 나라장터를 통해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첫 제도를 적용한 2023년 총예산 38억9655만원 가운데 전주(11억7066억)·익산(5억5335만원)·군산(5억)교육지원청은 조달청 기준단가(3억6300만원)를 넘어 지역 제한이 아닌 전국으로 풀어 타지 업체가 선정됐다. 반면 나머지 11개 교육지원청(16억7200만원)은 A업체가 낙찰받았다. 이 중 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교육지원청은 사업비가 1억원 미만으로 자체 물품선정위원회를 거쳐 지역가점을 적용하지 않고 업체를 선정했다. 2024년 역시 전주(9억9905만원)·익산(4억5301만원)·군산(3억8083만원)교육지원청은 전국으로 발주했지만 조달청 물품구매 입찰에 참여한 업체 12곳이 동점을 기록, 조달청이 12곳을 대상으로 뺑뺑이를 돌린 결과 A업체가 전주와 군산 사업을 낙찰받았다. 익산은 타지 업체가 따냈다. 지역업체 가점과 자체 물품선정위원회를 거친 나버지 10개 교육지원청 사업은 A업체가 따냈고, 고창교육지원청만 타지 업체가 선정됐었다. 이와 관련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가점이 가능한 수량은 전체 보급수량 대비 2023년 29.5%, 2024년 25%에 한정됐다”며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 몰아주기는 사실이 아니며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 사업 방식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08.07 18:04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이것만은 알고 가자] ⑥놀며 배우는 전통, 아이들이 반한 국악 ‘어린이 소리축제’

‘국악은 어렵다’, ‘전공자들과 어른들이 즐기는 장르다’라는 고정관념을 깬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자라는 새싹,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소리축제’를 통해 국악의 저변을 넓히고, 어린 세대와 예술의 접점을 넓힌다. 올해 특히 체험형 프로그램과 몰입형 공연이 눈에 띄게 강화돼, 예술을 ‘보는’ 것을 넘어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총 2가지로 구성됐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폴란드 전통 노래 워크숍 ‘코시(Kosy)’다.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우리놀이터 마루달에서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등 하루 두 차례 열리는 이 무대는, 6세-부터 10세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바이올린, 비올라, 인디언 하모니움, 프레임 드럼, 퍼커션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악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폴란드 전통 민요의 선율과 화음을 함께 익힌다. 단순한 공연 관람이 아닌, 노래를 직접 부르고 지역별 발음과 가사 의미를 배우는 참여형 수업이라는 점에서 특징을 지닌다. 워크숍을 이끄는 ‘코시’는 알렉산드라 그로노프스카와 카샤 파코사, 아나스타지아 소스노프스카, 카샤 세텔라-펜코시 등으로 구성된 폴란드 여성 4인조 앙상블이다. 2019년 국제 미코와이키 민속음악 축제 수상을 계기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유럽 각지의 월드뮤직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2022년 데뷔 음반 <SIEW(씨앗)>을 발표한 이들은, 이를 심포니 형식으로 재해석한 <SIEW Symfonicznie>를 2023년 선보이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바 있다. 60분 동안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유료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1만 원이고 비지정좌석제로 운영된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티켓에서 가능하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실험한 색다른 무대로 마련됐다. 오는 15알부터 17일까지 남부시장 모이장에서 선보여질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가 그것. 이 프로그램은 XR(확장현실) 기술을 접목한 판소리 공연으로, 가족 단위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예정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바탕으로 권력과 억압, 자유의 문제를 판소리와 융합된 디지털 무대에서 풀어낸다. 이 공연은 XR 기술 기반 창제작 스튜디오인 아키버스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관객은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만의 가상 동물을 선택하고, 무대 공간 위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극에 참여한다. 현실 공간은 가상 세계와 연결되고, 관객은 전통과 기술이 얽힌 새로운 서사 구조 속에 들어서게 된다. 무대에는 이봉근 소리꾼을 비롯해 이현철(타악), 권서영(가야금), 김소미(아코디언) 등 정상급 국악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이들이 직접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는 XR의 낯선 장면들과 어우러지며 깊은 몰입을 유도한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프랑스 뉴이미지스 페스티벌의 XR 유통 부문에도 초청되며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등 하루 두 차례 진행되며, 8세 이상 어린이부터 참여할 수 있다. 유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티켓 가격은 1만 원이며, 티켓 예매는 NOL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어린이 소리축제는 단순한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을 넘어, 국악의 감수성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전통 소리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험은 음악적 감성과 문화적 자산을 동시에 키우는 자양분이 된다. 국악이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한 기획, 그 가능성이 무대 위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07 18:03

현대의 팬 문화를 비틀다…조형예술가 한강 개인전 '생:카'

청년 조형예술가 한강 개인전 ‘생:카’가 11일부터 20일까지 한옥마을에 위치한 사용자공유공간 Plan C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팬’ 들의 집단인 팬덤 문화 중 생일카페의 형식을 가져와 현대의 팬 문화를 낯설게 들여다본다. 한강 작가는 전시를 통해 누군가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들이 자본과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구조화되고 소비되는지를 되묻는다. 작가는 2023년 직접 아이돌의 생일카페를 기획·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의 형식을 결정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소비되어 가는 현상을 보면서 체감한 허탈과 허무, 경쟁의식과 같은 감정을 담아 작품으로 표현했다. 실제 이번 전시에서는 팬덤 문화의 형식은 그대로 차용하되 핵심인 좋아하는 대상, ‘최애’의 자리에는 작가 본인이 자리한다. ‘생일카페’에서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목적인 ‘좋아하는 대상’이 비워지는 것이다. 작가는 ‘최애’가 아닌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오브제와 일반 생일 카페와는 조금 다른 낯설 연출들을 시도해 팬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이를 위해 전시장의 구조 또한 전형적인 생일카페의 구조보다 더욱 과하고 과장된 형태로 꾸며진다. 전시장에는 생일 카페의 기본 요소인 ‘꾸미기 포스터’, ‘슬로건’, ‘생일컵’, ‘등신대’부터 시작해서 팬덤 문화에서 주로 드러나는 ‘포토카드’, ‘주접 문구’, ‘응원봉’ 등을 과밀하게 배치했다. 전시장을 방문하면 뽑기 이벤트인 ‘럭키드로우’를 진행하고 QR코드를 사용해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단체방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남부시장 모이장에서 29일부터 31일까지 독립예술축제 Stayfoolish와 연계해 전시 퍼포먼스 ‘팬:싸’ 도 진행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구조의 반복과 과잉을 재현함으로써 감정의 피로와 착취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감정이 구조화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주를 기반으로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강 작가는 전북대학교를 졸업했다. 2021년 첫 개인전 ‘분리공포’를 시작으로 사회적 구조에 대한 질문을 영상매체와 철조 조형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기록과 기억의 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와 공간, 시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8.07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