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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 전북 핵심예산 확보 총력전 나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19일 국회를 찾아 핵심 인사들과 연속으로 면담하고 2026년 국가예산 확보에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 예결위 심사가 본격화된 시점에 맞춰 한병도 예결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을 잇달아 만나 전북의 핵심사업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특히 △RE100 산업단지 구축지원(261억원) △새만금 국가정원 조성(10억원) △새만금 상수도 간선관로 건설(7억원) △새만금 헴프 산업클러스터 조성(5억원) △전북권역 통합 재활병원(98억원) 등의 핵심 사업의 예산 확보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새만금 개발과 연계되는 미래산업 투자가 국가 전체 성장 기반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국회 심사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같은 날 김종훈 경제부지사도 기획재정부 복지안전예산심의관실과 면담을 갖고 △전북권역 통합 재활병원 △전북 혁신도시 종합사회복지관 △순창 공설추모공원 △한의임상교육센터 △재난안전산업 진흥원 설립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등 도민 생활 및 안전과 직결되는 기반 사업의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윤건영 행안위 간사를 만나 전북특별법 일부개정안의 행안위 법안소위 심의 통과도 건의했다. 현재 행안위에는 한병도·조배숙·이원택·안호영 의원이 발의한 전북특별법 개정안 42건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에는 △청년농업인 및 스마트농업 연관산업 지원 △ 사용 후 배터리 이용 활성화 및 지원 △ 자동차 임시운행허가 기간 연장 △ 지방의료원의 기부금품 모집 등 전북특별자치도의 핵심 산업 수요와 인구소멸 대응을 뒷받침할 주요 특례가 포함되어 있다. 전북자치도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심사 일정에 맞춰 논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즉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휘부를 중심으로 정치권·기재부와의 직접 면담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새만금과 미래산업, 복지·안전 분야는 전북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영역”이라며 “전북이 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정부와 국회를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백세종 기자

  • 정치
  • 백세종
  • 2025.11.19 19:21

최서연 시의원 “전주시, 사설 장사시설 관리·감독 소홀로 유족 피해 키워”

전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설 장사시설에 대한 전주시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최서연 전주시의원은 19일 복지환경국에 대한 행감에서 “A추모관과 B자연장지 두 시설 모두 강제경매 절차에 들어갔는데도 전주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A추모관은 2017년 전주시로부터 사설봉안시설 설치신고를 수리받았지만, 설립 당시부터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다. 그럼에도 전주시는 운영 능력 검증이나 재무 상태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서류 기준으로 신고를 처리했다. 이후 2019년 강제경매가 개시됐으나, 전주시는 시정 명령이나 개선 명령 등 장사법이 정한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특히 경매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주시는 기수 증가 승인을 내줬고, 그 결과 분양 피해 규모는 약 470기에서 1800기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강제경매 중 기수 증가 승인은 피해자를 수백 명 더 늘린 행정적 과오”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2024년 6월 A추모관의 소유권 이전 후 전주시가 변경신고를 수리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관련 시설(A추모관 2층)은 현재까지도 조성되지 않았다. 심지어 변경신고한 공간조차 경매로 넘어갔다”며 “그 시점 이후로도 계속해서 영업이 이뤄져 피해자는 계속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이 제때 멈춰세웠다면 현재처럼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전주시의 소극적인 대응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이 문제의 주원인은 전 운영법인들이다. 이들이 손을 떼버린 상황에 대해 행정이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전주시는 전 운영법인들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1.19 19:21

엠에이치소프트, 대만 TRI와 8만 달러 규모

(주)엠에이치소프트(이하 엠에이치소프트)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검사장비 생산기업 TRI(Test Research, Inc.)와 미화 8만 달러 규모의 ‘공정 관제 및 원격제어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엠에이치소프트는 TRI가 운영하는 주요 생산라인에 △AI 기반 공정 데이터 실시간 확인 △멀티 장비 원격 제어 △이상 징후 감지 및 원격관리 등 투입인력을 최소화하며 대응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고도화된 관제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이번 계약의 주요 내용은 엠에이치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RemoteMV를 대만에 직접 공급하는 것으로, RemoteMV는 TRI의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전략에서 강조한 안정성및 24시간 연속운영 환경을 충족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TRI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생산 분야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엠에이치소프트 김민호 대표는 “글로벌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 TRI가 엠에이치소프트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자사의 공정관제 및 원격제어 솔루션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과정에 있어 매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반도체·전자 제초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제조·DX(디지털전환)·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TRI는 “이번 계약을 통해 기존 대비 공정 관리율 향상, 품질 편차 감소 사전 모니터링, 정비 효율화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5.11.19 19:00

[건축신문고]불법건축물, 무엇이 문제인가.

무허가건축물이나 불법증축에 관한 건축상담을 하다보면 종종 ‘개인 사유지에 임의로 건물을 짓거나 개인사유재산을 임의로 증축하는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건축법을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잘 써오던 공간을 두고 갑자기 벌금(이행강제금)을 내거나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당황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불법건축물, 흔히 ‘까대기’라 불리는 시설들은 대개 개인주택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겨난다. 오래된 집의 툇마루에 창을 설치해 공간 만들거나, 발코니에 지붕을 씌우는 등 생활 편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상업시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창고가 좁아서 벽을 넓히고 기준에 맞지 않는 다락을 만들기도 한다. 건축 행위에 앞서 전문가와 상의하고 신고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필요와 무관하게, 현재 인허가 절차 없이 건물을 짓거나 증축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단순한 벌금 이상의 불이익과 안전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금까지 문제없이, 무너지지 않고 불도 안 났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는 안전한 상태를 얘기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건축물의 하중을 위협할 만큼의 폭우나 폭설이 없었고, 한 번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작은화재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축법은 근거없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법제화되기 시작한 이래, 크고 작은 화재와 붕괴 사고, 인명피해라는 희생을 거치며 끊임없이 강화되고 구체화된 최소한의 규제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위해 발전되는 중이다. 편의를 위해 벽을 조금 달아내고, 지붕을 조금 씌우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임의증축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사고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상적인 재산으로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사고 후 보상에도 제약이 생긴다. 그러므로 벽을 세우거나 지붕을 씌우는 등의 행위가 필요할 때는 건축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인허가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 경제일반
  • 기고
  • 2025.11.19 19:00

강경호 장편소설 ‘내 강아지들을 만나러 갑니다’

강경호의 <내 강아지들을 만나러 갑니다>(푸른사상)는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로 가득한 소설이다. 소설 속의 세계는 죽은 이후에 가는 ‘저 세상’이지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낙원 또는 지옥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제각각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처럼 묘사된다. 그래서 잔인하기도 하고 친절하기도 한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비슷한 듯 다른 신비한 세계에게 ‘미스터 하’라는 절대자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을 리드미컬하게 풀어냈다. ‘나’라는 화자는 오랜 세월 갇혀 있던 조그만 구멍에서 어떤 세계로 나오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놓인 낯선 세계에서 화자는 자신의 강아지를 찾아 헤매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고, 절대자 ‘미스터 하’를 찾아 나선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와 닮은 공간에서 화자는 위험과 좌절이라는 극한의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글쎄요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닐 거예요. 물론 그 자가 진짜 ‘미스터 하’의 시자에게 들었다면 맞겠지요. 이건 내 추측이지만, ‘미스터 하’를 저세상이나 그 어디에서도 만났다는 사람이 없으니 ‘미스터 하’는 가상의 존재일 수 있어요(…중략…) ‘미스터 하’의 실체를 알고 있는 재사(才士)가 필시 있을 거예요. 여기 선민의 도시보다 억압이 덜해 자유롭기도 하고요. 누가 압니까?”(158쪽 일부) 소설은 지난한 과정 끝에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주며 독자에게 인간과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절대자를 만나야 한다. 하지만 절대자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라며 “그런데도 두 사람은 절대자를 만나려는 의지가 굳건하다. 아마도 의지는 영속하고 그 의지가 끝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 강경호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국문과를 졸업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그날 이전> <에델바이스> <천상의 묵시록(전2권)> <포세이돈의 후예들> <관용> 등이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19 18:5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극작가-정양 ‘헛디디며 헛짚으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귀싸대기 올려붙일 줄 아는 시인의 눈 부라림이 생생한 시집이다. 시인은 헛딛고 헛짚으며 살아온 한국 사회의 맹점을 예전 교육 현장에서 꺼낸다. 귀싸대기를 때리고 싶지만, 맞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 시집에는 “머리통에 어깻죽지에/ 뭉치자 삼천만, 깨뜨리자 삼팔선/ 그런 종이 띠를 두르고/ 양팔간격으로 늘어선” 1940년대 국민(초등)학생들이 있고, 양팔간격 사이로 “줄 틀리는 아이들을 단속”(「깨뜨리자 삼팔선」)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수업 시간에 “출입문 드드륵 밀고 들이닥쳐/ 머리 긴 아이들 머리통에 한 줄씩/ 드르륵 드르륵 신작로를 내놓고” 나가는 1950년대 바리깡 훈육부 선생님이 있고, “그렇게 길들기가 죽어라 싫어/ 일주일 넘게 신작로를 그대로 이고 다닌”(「신작로」) 학생도 있다. 시인은 이 시절을 “황량했다”라고 표현한다. 바르지 못한 시대의 바르지 못한 일들. 철썩철썩, 학생들의 뺨을 갈기는 선생은 1990년대까지 꽤 많았다. 반세기가 지났어도 진저리 쳐지는 그 순간순간은 애잔한 그리움이자 씁쓸함이며, 여전한 통증이자 참담함이다. 시인이 기억하는 두 선생님이 있다. 정작 이름 석 자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그의 귀를 번쩍 열리게 했고, 지그시 입술까지 깨물게 했다. “원래 건달이었는데 이사장 친척이라서/ 자격증도 없이 체육선생이 되었다고들’ 했던 ‘별명이 무식이었던 체육선생님”은 농구공·배구공·축구공을 던져주고 알아서 편 짜고 놀다가 끝나면 공만 체육실로 가져오라 시키고 당당하게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은 자신의 수업 시간에 소지품 검사를 하겠다고 들이닥친 훈육부 선생들에게 “왜정 때 배운 대로만 풀어먹을라고 저 지랄들을 해댄다.”(「잃어버린 이름」) 라고 쌍욕 하며 막아서기도 했다. 분필 하나 달랑 들고 교실에 들어오는 “왔다리갔다리 시계불알 화학선생님”은 출석도 안 부르고 차렷 경례 끝나면 곧바로 노트도 책도 없이 고개를 한 번씩 좌우로 저으며 수업 내용을 칠판에 빼곡하게 적었다. 아이들이 책상을 두드리거나 발을 구르거나 말거나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시험 답안지에 모두 ‘×’를 친 시인에게 “이 세상에는 옳은 일보다 그른 일이 많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제대로 채점하면 60점인데 기분 좋아서 100점”(「화학선생님」)이라고 말하던 선생님이었다. 옳은 일보다 그른 일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두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시인을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었을 것이다. 정양(1942∼2025) 시인은 다른 시인들과 달리 “발표한 작품이라도 고칠 데가 있으면 고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대도 사람도 변하니 지나간 것을 보면 당연히 고칠 게 많다는 것이며, “눈 감기 전까지는 자기가 쓴 시를 고치는 것이 시인의 의무”라는 믿음이다. 시집에 실린 시도 다시 고쳐 내듯 시인은 묵히고 삭힌 기억을 또렷하게 살려냈다. 그 아득한 기억은 어둡고 답답한 굴레에서 벗어나 소소한 것을 위대하게 하고, 비루한 것을 장엄하게 했다. 후배들 곁에서 시대와 ‘맞짱 뜨는 법’을 조금 더 알려주셨으면 좋았으련만. 오늘도 우리는 『헛디디며 헛짚으며』(모악·2016)를 읽으며 귀싸대기 때릴 순간을 기어이 기다린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1.19 18:58

무너진 나를 일으켜 준 새벽 드로잉⋯김경주 작가의 ‘언폴드’

“평범하면서도 비범하게, 지루하면서도 신바람 나게, 한 번 뿐인 내 인생을 그렇게 그리며 살고 싶다. 다른 사람이 만든 길을 걷다 이탈하면 모든 걸 잃은 기분이 들지만, 나만의 길을 만들다 모르겠으면 잠시 멈추거나 다른 길을 그리면 된다. 중요한 건 지웠던 흔적도, 삐뚤삐뚤한 선도 모두 내 길이라는 것, 그리고 연필을 쥔 사람 역시 언제나 나라는 사실이다.”(책 ‘언폴드’ 중 발췌)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 중인 김경주 작가가 신간 에세이 <언폴드 Unfold: 무너진 나를 일으켜 준 새벽 드로잉>(후즈갓마이테일)을 펴냈다. 지난 3년간 매일 같은 시간, 새벽 다섯 시에 자신과 마주하며 그려온 1000여 점의 드로잉 중 544점을 엄선해 글과 함께 묶은 고밀도 감성 아트북이다. 책 제목 ‘언폴드(Unfold)’가 뜻하듯, 저자는 구겨지고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조금씩 펼쳐지는 과정을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비유해 차분히 기록한다. 인생의 가장 추웠던 ‘겨울’이자 상실과 좌절의 시기였던 12월에서 출발해, 타인의 기대를 내려놓고 자신을 돌보는 ‘봄’, 새로운 균형을 찾는 ‘여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는 ‘가을’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무너짐–회복–성장–확장’의 서사가 완성된다. 극심한 외로움 속에서 저자는 ‘내 생각이 나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스스로에게 가장 다정한 친구가 되기로 결심한다. 매일의 그림과 짧은 문장은 감정의 파동을 다스리는 도구가 되고, 삶을 다시 일으키는 단단한 힘으로 쌓인다. 독자는 그 꾸준함 속에서 ‘성실함이 결국 자신을 구하는 가장 큰 힘’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새벽 드로잉을 시작한 계기는 6년 전 인생을 뒤흔든 사건에서 비롯됐다. 김 작가는 “교과서처럼 반듯하던 제 삶은 이혼이라는 파도를 만나 순식간에 뒤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일상을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의 차이를 절감하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빨간 봉투를 건네준 장면이 강렬하게 남으며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날 이후 저자는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해 매일 새벽을 깨우고, 그림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으며 스스로를 치유해 왔다. <언폴드>는 단순한 드로잉북이나 에세이를 넘어, 한 사람이 혼란과 상실 속에서 자신을 회복해 나가는 섬세한 기록이자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에 관한 진정성 있는 안내서로 자리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전한다. 저자는 경영학부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마이모리’라는 브랜드를 운영했고, 현재는 브랜딩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단순한 선과 단어 속에 이야기를 담으려 하는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 왔던 꿈을 조금씩 펼쳐 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1.19 18:58

지역업체 제한경쟁 150억으로 상향

정부가 지역 건설업체의 공공공사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제한경쟁 적용 범위를 기존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지역 건설업계의 공사 수주 기회가 넓어지고, 지역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공사 지역업체 참여 확대방안’에 따르면, 현행 지방공사 입찰에서 지역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제한경쟁 기준이 24년 만에 조정된다. 그동안 공사 규모가 100억 원을 넘으면 전국 단위 업체가 경쟁에 참여해 지역 업체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놓여 왔다. 이번 기준 상향으로 학교·도로·생활SOC 등 중형 규모 공사 상당수가 지역업체 중심으로 발주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역 의무공동도급 비율도 합리적으로 조정해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역업체가 단순 하도급에 머물지 않고 기술·공정 전반에 참여하도록 공공 발주 지침을 손질하고, 지역 참여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불이익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공사 과정에서 지역 장비·자재 구매비율을 높이는 지침도 병행해 지역 내 생산·고용 파급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전북 건설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역 중견·중소업체의 실질적 수주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선급금 축소, 기성금 지연 등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진 지역 건설사들이 공공공사를 통해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지역 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중형 공사가 전국 경쟁으로 넘어가 지역 업체가 구조적으로 불리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정부의 기준 상향이 지역 건설 생태계 회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해 지역 건설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19 17:51

봉동농협 김운회 조합장, 새로운 농협 조합장 상 수상

봉동농협 김운회 조합장이 최근 전북농협 정례조회에서 ‘전북농협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을 수상하는 영애를 안았다. 전북농협 새로운 농협 조합장상은 지역 농업·농촌 발전에 헌신하고 농협 핵심사업 활성화에 탁월한 성과를 거둔 조합장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상이다. 특히 농업인 실익증대, 경제·신용사업 활성화, 경영 혁신 등 전북농협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중심으로 선정돼 그 의미가 뜻깊다고 할 수 있다. 김운회 조합장은 봉동농협 조합원들과 소통 강화를 기반으로 2024년 금융점포와 하나로마트를 통합한 종합청사를 준공하여 조합원과 지역주민의 금융·생활 편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조합원 복지 향상을 위해 농업인 안전보험과 농작물 재해보험 지원을 확대하는 등 농가 위험 부담을 크게 덜었으며, 영농자재 무상 지원을 통한 농업인 경영비 절감과 안정적인 영농활동도 지원해 왔다. 지역사회와의 협력 확대 및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구축에도 앞장서며 농업인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김운회 조합장은 “이 상은 조합원 여러분과 임직원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봉동농협이 지역 농업·농촌의 중심에서 더욱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5.11.19 17:51

지역 건설업계 “공사비·공기 보장 필요“

공사 물량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건설업계가 정부에 제도 개선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18일 연 ‘호남권 건설산업 활성화 간담회’에서 대한건설협회·전문건설협회 등 호남권 단체들은 현장의 애로를 집중 공유하며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익산국토청 산하 4개 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와 지역 건설 단체장, 주요 건설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협회들은 공사비·공기 불균형, 복잡한 안전관리 규정, 관급자재 제도의 비효율 등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렸다. 전북도회는 △장기계속공사에서 발생하는 공기 연장 추가 비용의 정상 지급 △무분별한 관급자재 적용 개선 △상충·중복되는 안전관리 규정 표준화 △입찰단계 사전단속 제도의 합리적 운영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소재철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와 직접 논의한 것이 의미가 크다”며 “내년 확정될 제6차 국도·국지도 일괄 예타·비예타 사업에 전북 노선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장기 경기침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적정 공사비·공사기간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건설업계도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주문했다. 이들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 발급 활성화 △표준하도급계약서 보급 확대 △복합공사 발주 시 전문업종 직접 발주 확대 △과도한 특허·신기술 적용 자제 △합리적 설계 관행 정착 △선급금 운용방식 개선 등을 건의했다. 임근홍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은 “상호시장 개방 이후 전문업종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며 “현장의 기술력이 제대로 평가받는 발주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경호 익산국토청장은 “건의된 사항은 면밀히 검토해 즉시 개선 가능한 부분부터 조치하겠다”며 “중앙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권 건설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공정한 건설시장 조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종호 기자

  • IT·과학
  • 이종호
  • 2025.11.19 17:50

윤태익 의식경영컨설팅 대표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2기 2학기 여덟 번째 강의가 지난 18일 한국전통문화전당 4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윤태익 의식경영컨설팅 대표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라는 주제로 인간의 고유한 성향과 갈등 해소의 관점을 풀어냈다. 국내 에너어그램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윤 대표는 인하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조직문화·리더십·자기이해 교육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윤 대표는 강연의 첫머리에서 “80세 인생이 이제는 100세로 늘어났다”며 “요즘은 스스로 ‘후회 리스크’를 적어보고 있다. 죽는 순간에 무엇을 가장 후회할지 생각하고, 지금 해결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줄여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생애 흐름 속에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질문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환기시켰다. 이어 “오늘의 주제는 사람 공부”라며 특유의 유머를 섞어 분위기를 풀었다. “사람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지만, 사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부딪힘이 줄고 관계가 편안해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강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윤 대표는 “MBTI가 유행이지만 인간의 기질을 더 근본적으로 나누면 머리형·가슴형·장형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복잡하게 설명되던 성격이 ‘반응의 패턴’으로 단순화되며 이해가 쉬워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성격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인격”이라며 “성격에는 원래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가 가장 강하게 지적한 것은 ‘동일함을 강요하는 문화’였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말은 ‘나처럼 하라’는 말”이라며 “이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각 성향의 특징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했다. 머리형은 문제가 생기면 우선 구조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며, 장형은 생각보다 행동이 앞선다. 가슴형은 관계와 감정의 균형이 흐트러질 때 불안을 느낀다. 윤 대표는 “문제 해결 방식에서조차 서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다르다. 나에게는 핵심 사안이지만 상대에게는 사소한 문제일 수 있다”며 충돌의 출발점을 짚었다. 민족성, 표현 방식, 판단 기준까지도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사람들의 행동을 뒤집어보면 성격이 보인다”며 말투, 걸음걸이, 대화의 속도 등 일상적 패턴 속에 성향의 단서가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할까’라는 오해가 쌓이고, 결국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강의 후반부에서는 조직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의사소통을 할 때 자기 기준만을 내세우면 상대는 방어적으로 변한다”며 “각 성향의 사람들은 결정 과정에서 다른 논리와 감정의 흐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부터가 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관계가 가벼워진다. 상대가 옳아서가 아니라, 다른 구조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다. 관계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이 기본 원리를 잊을 때 생긴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강연이 끝난 뒤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관계와 조직 경험을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이번 강의는 리더십·조직 커뮤니케이션·자기 이해를 주제로 진행되는 아카데미 커리큘럼 가운데 특히 호응이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성향이 공존하는 시대,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려는 지역 리더들의 관심이 반영된 강의였다. 김경수 기자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1.19 17:45

높아진 통신비···단통법 철회 효과 ‘글쎄’

전주에 사는 박모(50대·여)씨는 수능이 끝난 아들의 핸드폰을 바꿔주기 위해 가게를 찾았다가 큰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 대부분의 핸드폰들의 가격이 100만원을 기본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박씨의 아들이 원하는 모델은 갤럭시S25울트라로 150만원이 넘었다. 해당 판매점에서는 통신사 보조금을 받을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했지만, 보조금을 더해도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했다. 박씨는 “수능을 보느라 고생한 아들의 핸드폰을 바꿔주려고 했는데, 휴대폰 가격이 웬만한 컴퓨터보다 비쌀 줄은 몰랐다”며 “가게에서는 10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하면 50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준다고 설명해줬다. 통신비가 높아져도 너무 높아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높아진 통신비에 도민들의 주머니가 더욱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 7월 22일 통신비 지원에 제한을 뒀던 단통법(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됐지만, 도민들의 통신비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19일 한국소비자연맹이 단통법 폐지 전후인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동통신 3사 온라인 가격과 대리점·통합판매점 48곳을 현장 방문한 결과에 따르면 공시지원금은 고가요금제 기준 최대 23만원까지 늘어났으나, 저가요금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단말기 추가 할인 역시 고가요금제의 평균 증가액은 7만6000원, 저가 요금제는 3만7000원에 그쳤다. 특히 아이폰16 프로 맥스, 갤럭시S25 엣지 등의 혜택은 10~23만원 늘어났으나, 저가 단말기의 경우 혜택이 감소했다. 연맹은 “(단통법 폐지 이후) 소비자 혜택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며, 고가 요금제와 고가 단말기에 혜택이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전주시 일대 휴대폰 가게를 방문한 결과, 각 판매점들은 8민9000원, 109000원 요금제의 사용을 권유했다. 비교적 저가였던 50만원대의 출고가를 가진 핸드폰에 대한 설명을 묻자. “해당 휴대폰(보조금)은 10만원도 나오지 않아요”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날 휴대폰 가게들은 최고가 모델을 권유하며, 마찬가지로 고가 요금제의 사용을 해야 보조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구매 가격을 의마하는 할부원금이 100만원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는 없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2015년 55만4713원에서 2023년 87만3597원으로 30만원 이상 올랐다. 특히 국내 출시된 단말기 중 80% 이상이 139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모델로 조사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계 교수는 “높아진 통신비로 가계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통법이 사라진 이후 보조금 증가 등 소비자들의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혀 그러한 모습이 없다. 통신비가 한 달 생활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기자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1.19 17:45

전라도천년사, 또 좌초 위기…연내 배포 사실상 무산

전라도 정도(定道) 1000년을 기념해 편찬된 ‘전라도천년사’가 2년째 멈춰선 가운데, 연내 발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고대사와 독립운동사 서술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전북·전남·광주 세 광역단체 간 협의가 다시 교착 상태로 빠졌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본을 인쇄해 보관 중인 데다 보관 창고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편찬 사업의 조속한 정리와 발간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전라도천년사는 세 광역단체가 총 24억 원을 들여 2023년 편찬을 마쳤다. 그러나 일부 고대사 서술이 위서 논란이 있는 ‘일본서기’ 사관을 반영했다는 시민단체 지적이 이어지면서 배포는 중단됐다. 백제·가야·왜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문국’ 표기와 일본서기 인용이 포함된 점이 논란을 키웠고, 발간 직후 예정됐던 봉정식도 잇따라 취소됐다. 논란 이후 도는 시민단체와 의견을 조율하며 출구를 모색해 왔다. 고대사를 제외하고 고려 현종 1018년 ‘전라도’ 명칭 확정 이후 중세·근대·현대 서술만 우선 공개하는 ‘선배포’ 방안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삼도 실무회의에서도 선별 배포 방향이 논의됐지만, 근대사 서술에서도 지역 간 시각차가 다시 불거지며 합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특히 독립운동사 서술을 둘러싼 전남도의 문제 제기가 협의 중단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전남도는 전남 출신 독립운동가와 지역 활동 비중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이러한 이견은 지난 17일 전남도의회 본회의에서 공개 발언으로 확산됐다. 신민호 전남도의원은 “근대 독립운동 서술에서 전남의 실체적 활동이 빠져 있다”며 “총체적 부실인 전라도천년사는 폐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무선에서 다뤄지던 갈등이 의회 발언을 통해 표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시민단체가 최근 “집필진 참고용 배포도 사실상 선배포”라며 이의를 제기하는등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아직 광역단체 간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전체본을 집필진에게 먼저 공유한 것이 ‘발간 강행’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전북자치도는 절차적 경위를 설명하며 설득을 이어가고 있지만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전북·전남·광주 세 광역단체는 이미 인쇄본을 균등 분량으로 나눠 보관 중이며, 보관 창고 계약이 연말에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발간 일정이 다시 미뤄질 경우 추가 보관비 부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북도 관계자는 “8월 이후 가시적 진전이 없고 여러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하면 삼도 합의 없이 단독 발간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도는 발간 자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대사와 근대사 중 논란이 없는 권만 먼저 배포하는 방식, 문제되는 단락의 공동 수정, 세 광역단체가 보관 중인 완성본을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방식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2월 초·중순 열릴 삼도 실무협의가 ‘선배포 방식’과 ‘서술 조정 범위’를 결정할 사실상 마지막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1.19 17:44

전북 지방선거 경쟁 ‘구체적 비전 실종+혼탁화’ 점입가경

전북 지방선거 경쟁에서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실종됐다. 정치권이 지역발전을 약속하면서 각종 비전을 내놓은 대표적 시기인 ‘선거철’이 시작됐음에도 출마예정자나 정당들의 비전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정치권에선 지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철학’보다 ‘권력’을 잡기 위한 욕심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선거 캠프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돕는 출마자가 어떤 공직사회나 의회를 만들어서 낙후된 전북을 살릴 것인지를 강조하기보단 다른 진영 후보를 인격적으로 깎아내리는 데에 더 열중하고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초강세 상황 속에서 조국혁신당이 도전하는 형국인데, 도전자 입장인 혁신당 역시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보다 ‘전북 내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를 하는 방식으로 선거전략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가 지난 26일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 요건을 완화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부터는 자치단체장 선거 움직임이 정책설계에서 현금성 지원정책 확대로 방향성이 맞춰지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를 비롯해 각종 현물성 사업 역시 자치단체장 선거 과정에서 활용되는 추세다. 개정법으로 지자체가 재해복구나 사회간접자본(SOC) 같은 투자사업뿐만 아니라 민생소비 쿠폰, 현금지원금 등에도 지방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재정자립도가 최하위인 전북에서 빚내서 정치인의 업적을 홍보하는 경우로 귀결되고 있다는 게 행정·조세 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렇게 낸 빚은 장기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 2023년 발간한 <선거가 기능별 세출예산 구성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나 한국지방정부학회가 2022년 펴낸 <지방자치단체 현금성 복지 지출 실태와 정책적 함의>연구 논문에서도 같은 비슷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전북의 자식’을 자처하며 전북에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지역구 정치인이 부재한 만큼 행정 분야의 현안보다 정치적으로 이번 지선을 접근하고 있다. 혁신당의 출사표에서 가장 강조된 것도 내란척결로 전북지역 발전이나 도민 삶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제시되지 못했다. 전북도민을 위한 더 좋은 성장을 약속했으나 어떤 게 더 좋은 성장인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전문성 부족 현상 심화한 자리에는 지나친 혐오 마케팅도 고개들 들고 있다. 이 네거티브 전략은 과거보다도 교모해 졌다. 출마예정자 본인에 대한 흑색선전을 넘어서 캠프에 합류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유언비어를 창조해 내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업적깎아내리기 전략도 과거와는 다르다. 만약 A출마예정자에 대한 업적을 폄하하면 B출마예정자는 지역발전과 관련해 다른 전략을 제시하는 게 일종의 정치적 상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현직 단체장이나 다른 경쟁자와 공약이나 정책은 100%일치하면서 타인을 조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도민들의 관심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의원 공천을 둘러싼 소문이나 전개과정은 더욱 심각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전북에서 지방의원은 도당이나 지역위원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종의 공깃돌로 취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재력이 상당하거나 사회활동이 활발한 지역유지의 혈연·지연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빗발치고 있다”며 “지방현안에 대한 이해나 철학 없는 무자격 후보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19 17:44

정치 불법현수막 ‘공해’…전주시 과태료 부과는 0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는 가운데 전주시가 정당·정치인 불법현수막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영진 전주시의원은 19일 완산구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치인 불법현수막 과태료 부과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행정의 일관성·공정성 강화를 요구했다. 송 의원은 “전주시가 일반 불법현수막과 달리 정당·정치인 불법현수막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올해 기준 완산구·덕진구 양 구청의 정치 불법현수막 과태료 부과 건수는 0건이다. 2022년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 현수막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반 현수막과 달리 정당명, 연락처, 게시 기간 등만 표기하면 자치단체의 허가 없이 설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불법현수막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치인 현수막은 일반 현수막으로 분류돼 자치단체에 신고하고 지정된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아도 자치단체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정당·정치인 불법현수막 철거나 과태료 부과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시의원, 도의원, 시장, 도지사 후보군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며 “전북의 다른 시군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 의원은 광주 광산구가 기존 관행을 깨고 정당·정치인 불법현수막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를 들며 “불법현수막으로 홍보하고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주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완산구 관계자는 “관련 법규 검토로 과태료 부과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불법현수막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도 현수막 난립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혐오 현수막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당 현수막 관련 법률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정당이라고 해서 아무 곳에나 현수막을 다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며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1.19 17:44

순수한 마음과 발랄한 상상력이 몽글몽글

“떠나요/우주에 있는 해왕성으로//따라와요/우주복 입고/우주로 떠나요//부릉부릉/ 무지개 자동차를 타고/우주로 가요/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이 동시의 제목은 ‘빨간 자동차를 타고’이다. 삼계초등학교(교장 이수연) 동시집 <삼계친구들 동시놀이터>(다詩다)에 실린 엄태양 학생의 글이다. 해왕성으로 떠나는 무지개 자동차에 올라탄 화자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들어앉는다. “뭉게구름은 포근해/ 새털구름은 부드러워/ 강아지 토토탱구처럼/ 포근하고 따뜻해/ 구름을 안아보고 싶어”(허시은 ‘구름’). 포근하고 따뜻한 구름 위로 포개지는 마음은 어떤 걸까 상상해본다. 이처럼 아이들의 애정 어린 시선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뻗어나가 우리 눈앞에 믿음직한 세계를 펼쳐놓는다. 동시집 <삼계 친구들 동시놀이터>에는 꼬리치며 다가와 상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동물들과 아이들의 호기심이 범벅인 동시 84편이 담겼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김헌수 작가에게 동시 쓰기 수업을 받은 삼계초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학생들을 지도한 김헌수 시인은 “동시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일이며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로 꺼내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며 “삼계초 학생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꼬마 시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삼계초 학생들은 과하게 꾸밈말을 넣거나 의미를 과장하지 않는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지만 깊고 느린 여백으로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했다. 맑고 투명한 문장과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그림은 성인이 보고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어떤 글들은 간결하고 솔직해도 괜찮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바퀴가 굴러가요/ 풀잎들이 흔들려요/ 내 마음도 하늘을 날아요”(엄태준, ‘자전거 타고 가는 길’)처럼 직관적이어서 가슴 깊이 와 닿는 아이들의 마음이 진한 울림을 준다. 삼계초 이수연 교장은 “학생들이 문학과 예술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며 “아이들의 감성과 재능을 키우는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1.19 17:43

태극마크 단 배드민턴 김서윤, 국제무대 출격

전주 인후초등학교 6학년 김서윤 학생이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에 진출한다. 김서윤 학생은 최근 대한민국 배드민턴 꿈나무에 발탁됐다. 선발된 여자 초등부 12명 가운데 전북에서 유일하게 선발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연령별 꿈나무 대표(초등부), 청소년 대표(중등부), 미래 국가대표(고등부)로 나눠 인재들을 선발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김서윤 학생은 인후초 3학년 때 처음으로 라켓을 잡고, 그해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해 3위에 오르며 성장 가능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는 여자 초등부 단체전 은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번 꿈나무 대표로 선발되면서 지난 1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2025 태국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U-13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세계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2025 태국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아시아 각국의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국제 청소년 대회로, 차세대 배드민턴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김서윤 학생은 “꿈꾸던 대한민국 대표로 세계무대에 설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 열심히 배워 전북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며 “2036 하계올림픽이 전주에서 열린다면 꼭 금메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1.19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