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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후 수만명의 나치 부역자들을 찾아내 처단했다. 국민들의 복수심을 달래기 위해 했던 작업이 아니었다. 치욕스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울 수 없다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됐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화농이 심한 부분은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거치지 않고서는 치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오늘 제83회 3.1절을 하루 앞두고 어제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에서‘친일 반민족행위사’로 자체 확정한 7백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민간주도 연구소등에서 찾아낸 친일파 명단이 공개된적은 있으나 국회의원들이 이같이 적극적인 활동을 보인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역사 바로잡기, 정의 세우기 차원에서 의미있는 일이며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의원모임이 이날 발표한 명단중에서 여성박사 1호 김활란씨와 시인 모윤숙씨등 사회, 문화, 종교, 언론계에서 지도층으로 활동했던 주요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파문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우리도 2차대전 종전후 프랑스의 사례처럼 친일파를 단죄하여 민족정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던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제헌국회에 설치했던 반민특위(反民特委)를 무력화 시킨 또 다른 반민족 행위가 최고 통치자에 의해 자행됨으로써 초기에 기회를 놓쳤다.그 결과 친일파 청산에 대한 국민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반민특위 활동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후 친일세력은 한술 더 떠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였으니 국민들이 느낀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이번 명단공개로 대상자및 유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의원모임에서는 증빙자료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자신감에 국민들의 지지가 요구된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이번 명단공개가 50년 넘게 남겨둔 친일파의 진상규명과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숙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프리카 해안에 사는 어느 종족의 부인들은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을 때 남편에게 커다란 나무를 자를 것을 요구하면 된다. 이 나무 줄기는 매우 단단하여 보통 톱이나 도끼로 베기가 쉽지 않다. 남자가 나무를 자르지 못했을 때 그것은 이혼의 훌륭한 사유가 된다.요즘‘내 인생을 찾겠다’며 별 특별한 사유 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가부장 문화에 젖어 있는 중년 남편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전국 법원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 동안 여자가 제기한 이혼재판 건수가 전체의 58.2%로 남자가 제기한 건수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심해져 2000년에는 전체 62%가 여기에 해당한다.이혼을 “진보된 문명사회의 필수품”으로 여기는 몽테스키외의 지적을 밀자면 우리도 급격하게 진보된 문명사회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그러나 이를 달가워하거나 체념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남편들의 구태의연한 태도라 할 수 있다. 여성들의‘반란’이 시작된 지가 이미 오래 되었는데도 자신에게 객관적인 귀책(歸責) 사유가 없다며 억울함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더 이상 일부종사를 꿈꾼다거나 자녀를 위하여 가부장적 권위를 참아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으며 허울좋은 결혼생활보다‘속편한’독립을 선호하는 경향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남성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가장으로서 한 살림을 꾸리기 위해 자신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만 챙길 뿐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헌신하다 어느 날 문득‘허무함’을 호소하고 나오는 부인의 입장은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이혼이 농사일 수 없다. 아니 자녀문제 등 많은 사회적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의미를 느낄 수 없는 결혼생활을 강요할 수는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최종처방’은 하나뿐이다. “진심으로 이혼이 두렵고 가족과 헤어지기 싫다면 남성들이 스스로 달라질 수밖에”없는 것이다.
영국 작가 존 파울즈가 1963년에 발표한 소설‘콜렉터(collector)’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국내에 소개된바 있다. 내성적이고 편집광적인 한 외톨이 곤충채집가가 짝사랑 하던 애인을 살해하여 암장하는 내용이 기둥 줄거리다.범행 과정을 인간심리의 내면을 통해 자세히 묘사한 이 영화는 스릴러물의 대명사로 불리울만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외부와 차단된채 도시 근교의 한 저택 지하실에 감금된 여자의 공포감, 범죄자의 이중 성격적인 포악성,‘나비표본’으로 상징되는 억압과 그로태스크한 분위기등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결국 여자는 곤충채집과 똑같은 방법으로 마취제 클로르포름으로 살해되고 범인은 그녀를 암장한후 또다른 채집 대상자를 찾아 나서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범죄 심리학을 다룬 이런 영화는 대부분 모방범죄에 이용되기 쉬운데 실제로 엊그제 서울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다. 한 20대 회사원이 지하철에서 만난 술 취한 20대 여성을 마취제로 실신시킨후, 성추행을 한 것이다. 그런데 범인은 클로르포름의 성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여자가 결국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채 목숨을 잃는 바람에 실인혐의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경찰 조사결과 여자친구가 없는것을 비관해온 범인은 평소에도 스릴러소설을 즐겨 읽으며 범죄소설의 내용을 실행에 옮길기회를 엿보고 있었다한다. 특히‘콜랙터’소설의 경우 열번도 더 읽어 범행 방법을 자세히 숙지하고 있었고 살인사건에 대한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기까지 했다니 일동의 계획 살인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것 같다.문제는 이런 모방범죄를 가능하게 한 사회환경이나 젊은이들의 새로운 풍속도다. 젊은 여성이 밤을 새워 가며 술을 마셔 아침까지 지하철에서 의식을 잃을 정도였다면 범죄 동기를 유발한 책임은 그쪽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그런 범죄가 비단 서울에서 뿐이겠느냐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찰이 정신감정을 병원에 의뢰한 이런 수준의 예삐 범죄자는 지금 우리 주변 어디에든 있다. 범죄유행도 다양해서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질병의 극복, 노화(老化)원인의 발견과 예방, 생활조건의 향상등으로 인간수명은 꾸준히 연장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9년에 실시한 국민건강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지난 71년 62.2세에서 97년에는 74.4세로 26년동안 무려 12.2세나 늘어났다고 한다. 65세 이상 노령인구만 7%를 넘어서 이미 유엔이 정한 노령화사회에 진입해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0년께는 평균 수명 85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의학계 보고도 있다.늙어서 힘은 없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사회 각분야에서 지혜와 경륜을 펼칠수 있는 노인 인구가 증가한다는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실사 노인들이 그들의 지혜나 경험을 활용하고 싶어도 마땅히 설 자리가 없는것은 문제다. 한창 일 할 나이의 청장년들이 줄줄이 퇴출당하고 특히 대졸생 실업난이 심각한 마당에 노인들이 나서봤자 대접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노인들이 갈 곳이란 경로당이요, 소일거리라 해야 장기·바둑에 TV보기가 고작이다.인생의 노년을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 봉사활동에 나서거나 여가생활을 통해 건강을 돌보는 노인들도 많다. 실버산업의 발달로 노후를‘황금세대’와 같이 즐기면서 편안하게 보내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경제적 여유를 가진 선택받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노인들이 집에서 헛기침도 제대로 못하고 며느리 손자 눈치보며 기죽어 지내는것이 보통가정의 일상화 된 모습이다.이런 노인들에게 그래도 마음 편하게 안식을 취할수있는 장소가 바로 경로당이다. 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 열기를 뿜을때 붐을 이뤄 마을마다 빠지지 않았고, 민선자치 이후에는 단체장들의‘선심성 사업’0순위로 떠오른후 그 숫자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노인들에게 경로효친의 본보기로 그만한 장소가 따로 없다. 하지만 그냥 둘러앉아 잡담이나 난고 장기판이나 두드리는 모습으로 제 기능을 다 한다고 볼수는 없다.(25일자 본보 19면)노인들이 원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로‘생산적 복지경로’의 실현을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언제부턴가 출사표(出師表)와 관련하여 농반진반(弄半眞半)의 이야기가 세상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떤 국회의원 입지자(立志者) 한 사람이 명망있는 지역유지 한 분을 찾아가 지지를 부탁했더니 그 지역유지 왈(曰)“자네가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안이 망하네”라고 했다고 한다. 언뜻 들으면 우스갯소리 같지만 곱씹어 보면 무릎을 칠만한 명언이다.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도처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내 고장을 잘 살게 하겠다’는 주장에서부터 ‘일관된 행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명예회복을 위해서’등등 출마의 변(辯)도 각양각색이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제분수 모르고 설치는 위인들이 이렇게도 맣은지 새삼 놀라운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 입신양명(立身揚名)도 좋지만 적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겠다는 애국자(?)들이라면 ‘내가 과연 나라와 백성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한번쯤 깊이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이런 와중에서도 중량급정치인들이 모두 탐내는 자리를 미련없이 던지려는 이정자가 있어 실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고장 군산출신인 고건(高建)서울시장은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66명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할것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마할 의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다수 서울시 지구당 위원장과 당소속 구청장, 그리고 대선주자인 이인제(李仁濟)·정동영(鄭東泳)·한화갑(韓和甲)고문과 심지어 시장후보 경선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김원길(金元吉)·김민석(金民錫)의원까지도 추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으나 고시장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시장은 “지난번 민선시장에 출마했던 것은 관선시장 때 구상했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그 일을 끝냈다고 본다”며 불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빈자리 하나만 나오면 서로 내것이라고 달려드는 일그러진 세태에 고시장의 시장후보 고사는 요즘 정치판을 더럽히는 욕심많은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성격을 구분하는 한 표현이다. 실제 상황보다 과장해서 표현되는 영화들이 주로 헐리우드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런 과장된 표현이 영화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이 지난 해 11월 8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내년 월드컵에서 경기 중 고의로 넘어지거나 상대 선수와의 접촉 과정에서 부상당한 척 하는 등 속임수를 부리는 모든 행동에 대해서‘레드 카드’등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이고 보면 축구경기도 영화 못지 않은 모양이다.그런데 이번엔 쇼트트랙, 그것도 올림픽 무대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헐리우드 액션의 주연배우는 미국선수 아폴로 안톤 오노. 그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열심히 달렸을 뿐 아니라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 노력이 가상해 보였는지 제임스 휴이시(호주)와 제임스 샤핀(미국), 조셉 뉴(영국)등 심판들은 오노의 편을 들어 주었다.금메달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은 대단하다. 그 열망에 대한 달콤한 유혹이 바로 반칙이다. 한 번만 반칙을 어기면 이길 수 있다는 유혹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반칙을 하게 되고 또 그러기에 심판이 필요한 것이다. 공정한 경기운영은 심판의 존재이유이다. 그런 심판들이 특정 국가의 편을 들었다는 것, 그것도 올림픽 경기에서 그런 형편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사실 이번 대회는 어느 기자의 말대로 가장 추악한 동계 올림픽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부정 스캔들과 미국의 애국심 표현을 위한 안방잔치로 전락한 개막식, 그리고 부정한 판정들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를 위해서 모인 자리에 9.11 테러에 찢긴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행위는 자국 이기주의의 압권이었다. 이런 행태들이 미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의 액션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60년대 청정환경을 자랑하던 스웨덴 호수의 산성도(酸性度)상승 원인가운데 상당부분이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아황산가스(SO₂)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웨덴과 이웃 국가인 핀란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하여금 실태를 조사하도록 의뢰했다. OECD는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관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에따라 유럽경제위(ECE)는 72년 스위스에서 첫 환경회의를 열었으며, 몇년간의 진통끝에 79년 제네바에서 35개 나라가‘월경성(越境性)’에 서명했다. 국경을 넘어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국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표적 분쟁해결 사례이다.해마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우리 상공을 찾아오는 불청객이 황사(黃砂)다.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에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환경공해중 하나이다. 황사의 진원지는 중국 북부와 몽골의 고비사막, 중앙아시아의 타클라마칸 사막 일대다. 이 지역에 회오리바람이 불면 황사가 3∼6㎞ 상공으로 치솟았다가 때마침 부는 편서풍을 타고 이동, 2∼3일 후면 한반도에 도착한다. 이 황사는 중국 동부연안의 공업지대를 통화하면서 대기중에 다량 포함된 납 카드뮴 등 중금속 미세입자까지 운반해온다. 매년 3∼4월이면 우리나라를 공습하는 황사는 하늘을 황갈색으로 뒤덮으면서 인체및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햇빛을 차단하는가 하면 감기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 결막염 피부병등을 유발한다.달갑지 않은 이 황사가 중국대륙과 가장 가까운 우리지역, 특히 바다에 접한 군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주지방환경청이 지난해 평균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인 300㎍/㎥를 초과한 횟수가 전주 5회, 익산 21회에 비해 군산은 56회로 나타났다. 기준치의 2배까지 검출되기도 했다니 공해정도의 심각성을 짐작할 만 하다.지난 99년부터 한국·중국·일본 3국 환경부장관들이 회의를 갖고 황사에 대한 공동 조사·연구를 실시하기로 하는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활동이 성과를 거두기 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일이 소요될지 모른다. 당분간은 개개인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황사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첩경이 될듯 싶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인 교육과 관련한 대통령의 충정어린 특별지시가 엉뚱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방대학 육성책과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현실을 모르는 비상식적 요구로까지 치부되며 일부 보수 언론과 교육계의 비아냥 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의 낙후와 소외의 문제는 지방대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는 다시 지방의 황폐화를 부채질한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외국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서울의 생활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이를 완화하기 위해 제기된‘지방대학 할당제’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구체적 검토가 시작되기도 전에 폐기처분되었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미국에서는 여성이나 유색인종 등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환영받고 있는데 학연이 판을 치고 있는 이 땅에서는 공정하지 못한 제도로 매도되고 있는 것이다.시간강사의 처우 문제는 재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박사급 보따리 장수’‘대학의 일용잡급’‘반(半)백수 지성’등, 대학 교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시간강사들은 이렇게 스스로의 처지를 비하하고 있다. 연구비가 거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당이라는 것도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게다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긴 방학동학은 말 그대로‘백수건달’이 될 수밖에 없다.사정이 이러한데도 이를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한 통치권자의 지시가 현실성 없는 것이라 매도되고 있는 것은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백보를 양보하여 현실성이 떨어진다 해도 교육행정의 시행이 대부분 당위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비난이야말로 비현실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지방대학이 살아야 지방이 살고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시간강사의 처우가 개선 되어야만 대학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 근시안적인 현실론으로 교육의 당위가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미국·영국·독일등 선진국들이 고속도로 건설을 구상하여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것은 대개 1950년대초부터이다. 이미 1924년에 독일에서 최초로 고속도로 건설이 논의되긴 했지만 이를 구체화하여 본∼쾰른 사이를 연결하는 아우토반(자동차 전용도로)이 개통된 것은 1933년 히틀러 시대의 일이고 각국이 새로운 도로계획에 의해 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2차대전후 50년대부터의 일인 것이다.일본도 비슷한 시기에 도로건설에 관한 법령을 정비하여 나고야(名古 )∼고베(神白)간 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하여 1966년 7월 개통함으로써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 시대의 막이 오른것은 1968년 서울∼인천간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부터이다. 산업화나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에 거의 20년 격차를 보여온 우리가 고속도로에 있어서만은 결코 뒤지지 않은 기록인셈이다. 조국근대화의 기치를 내린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때 아우토반을 주행(走行)해 본 후 우리도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착공배경으로 알려져 있다.건설과정에서 현대 정주영(鄭周永)회장의 뚝심이 화제를 불러 모으면서도 우리 기술로, 최단시일내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등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한 고속도로시대의 개막은 국민생활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한 계기가 됐다. 전국을 1일생활권으로 좁혀 놓은 고속도로는 계속된 확장신설로 물류·유통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었고 지난 연말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전국토의 고속운송망 체제를 갖추기에 이르렀다.그러나 문제는 2천km가 넘는 고속도로를 가진 나라치고 국민들의 교통질서 의식이 너무나 낙후돼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2조원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 설 연휴때의 각종 사고는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어제 본지(1면)보도를 보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의 야간주행이 최고 2백30km가 넘는 경우도 있다한다. 신호체계가 아직 완비되지 않아 단속도 허사라는 경찰의 설명엔 맥에 빠진다. 고속도로 운행차량의 준법의식, 지금 우리 모두의 과제다.
사람이 죽음을 맞을때 남기는 말이 유언(遺言)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독배(毒杯)를 들면서 남긴‘악법도 법’이라고 한 말은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의미있는 법언(法諺)이 되고 있다. 중국의 고승(高僧)중 한 분인 승천 큰 스님은 둘러서 있던 제자들에게 불법을 설파한 후‘나 이제 세상을 떠난다’면서 두 손모아 합장한 자세로 입적했다고 한다.역사적으로 이름있는 성인 현자(賢者)·재자·지도자의 유언은 인류의 철학·사상사에 큰 획을 긋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국가지도자들이 남기는 유언도 화제를 몰고 다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오뚜기 정치인 등소평(鄧小平)은 이미 죽기 훨신 전에 자신의 장례식을 간소히 치르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자신의 시신을 의학용으로 기부하고 잔해를 화장할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김일성(金日成)이 그러하듯 대부분의 사회주의국가 지도자들의 시신이 방부(防腐)처리된채 유리관에 영구히 보관되는것과 판이하다.프랑스 나폴레옹의 유언장은 지난 96년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우리 돈으로 따져 3억2천만원에 팔린 일이 있고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었던 필리핀의 마르코스지만 그는 유산 대부분을 국민들에게 헌납한다는 유언을 남긴바도 있다.유언장이라면 거의가 재산분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듯 싶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공병우 박사는‘무덤자리 한 평에 콩을 심는게 낫다’면서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고 떠났고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도 모든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고 떠난 분이다.심각한 묘지난때문에 화장(火葬)에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지도층이나 성직자들을 중심으로‘화장유언’이 일상화 되고 있는게 우리 추세이다. 몇년전 별세한 SK그룹 최종현 회장의 화장 유언이 신선한 충격을 준것도 같은 맥락이다.엊그제 별세한 현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동생 마가렛공주가‘화장유언’을 남겼대서 화제다. 왕실의 전통을 거부하고 화장을 선택한 그녀의 속내를 두고 화제가 만발했지만 그 결단은 놀랄만 하다. 이를 아직도 무덤사치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준 새해 교훈이 아닐까 생각 한다면 지나칠까?
사람이 점(占)을 치는 이유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진실탐구, 즉 신(神)의 뜻을 알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미래를 예측해보기 위함이다. 전자는 신의(神意)를 미리 알아 행동함으로써 신이 내리는 벌(罰)을 면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고 후자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인 예지욕(豫知欲)을 충족시키려는 심리가 깔려있다.이같이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생긴 점복(占卜)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어느 민족에게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이 동양에서는 인도의 점성술과 중국의 복서(卜筮)가 일찍부터 발달하였고 우리나라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미 상고시대부터 점복이 발달하였다.우리나라에서 점복은 제정일치(祭政一致) 시대에 최고조로 성행하여 당시 점복자는 권력과 밀착,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는데 이후 신라와 고려·조선시대에도 관상감(觀象監)과 태사국(太史局)·서운관(書雲觀)이라는 관청을 두고 국가의 대소사(大小事)에 적극 활용하였다. 그러나 현대 과학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복을 미속(迷俗)이라 하여 근본적으로 부인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한 때는 점집 찾는 사람을 시대착오적인 속신(俗信)주의자 정도로 비하하기도 했다.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요즘 점집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구정에 선거·대학입시·주식판이 맞물려서 그런가? 웬만한 점집은 예약을 하지 않고는 무작정 기다려야 할 정도라니 점이 취미인 사람들이 많긴 많은 모양이다. 하기야 점집이 얼마나 호황을 누리면 미국펜실베니아대학, 일본 와세다대학, 서울 명문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역술인으로나서고 카페형 점집에다 프렌차이즈형 점집까지 속속들어겠는가 마는 이러다가 온 나라가 점 신드롬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50만명의 역술인과 무속인이 활동중이고 그들이 복채로 벌어들이는 돈은 대략 한 해에 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는것도 좋고 인생상감도 좋지만 도가 좀 지나친것 같다. 옛말에‘사주보다 관상, 관상보다는 심상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마음을 잘 다스리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주위에 보면 신제품이나 신기술 등 새로운 것에 대해서 유난히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로저스의 저서‘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얼리어답터(earlyadopters)라고 규정한다(우리말로 바꾼다면‘초기구매자’가 어떨까 싶다). 그에 따르면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다섯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고 한다. 첫째 모험심이 강하고 가격에도 민감하지 않은 부류(Innovators). 둘째 사회규범을 잘 지켜 모범적이며 다수의 소비자보다 앞서서 제품을 구매하여 써 보고 주위사람들에게 그 평을 하는 부류인 얼리어답터. 셋째 일찍 구매하지는 않지만 주위의 평에 따라서 상품을 구매하는 부류(Early Majority). 넷째 신제품 구매를 하기는 하지만 좀 느린 부류. 다섯째 신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부류.이들 얼리어답터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강한 사람들이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신제품 신기술들을 찾아 다니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구해서 직접 사용하여 보고 이에 대한 정보를 주위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이들 얼리어답터를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정보의 공유와 그 정보의 객관성에 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는 경제적 시간적 투자 없이는 얻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정보를 아무런 보상 없이 나누어 주는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또한 직접 제품을 사용한 경험에서 나오는 정보가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이기때문에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그런데 이런 얼리어답터들의 행동특성이 제품구입의 경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언어사용의 경우에도 얼리어답터와 같은 행동들이 존재한다. 남보다 먼저 새로운 단어나 이야기들을 먼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얼리어답터에 해당될 것이다. 얼리어답터라는 용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각 분야마다 존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얼리어답터와 같은 역할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분야는 바로 언론이다. 전해지지 않았던 소식들과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던 기사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해악이 얼마나 컸던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음주부터 도내 대학을 비롯 전국 각 대학의 졸업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하지만 각 대학 졸업식장마다 분위기가 썰렁하리라고 예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취업난으로 상당수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한 형편에 축복속에 졸업기분을 낼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실업문제중에서도 청년실업(15-24세)은 가장 큰 문제이다. 청년실업은 당사자들과 가족의 좌절및 고통도 문제이지만 고급인력의 유휴화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사회불안을 가져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청년실업 사태는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대폭 줄이면서 5년째 계속되고 있다.지난해 12월현재 국내 청년실업자는 22만명에 이르러 청년실업률이 10.6%에 달한다. 전체 평균실업률 3.4%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신분이던 미취업 졸업예정자들이 졸업을 하게 되는 이달말 쯤에는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교육부가 전국 4년제 대학을 상대로 올 2월 졸업예정자들의 가(假)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20만명 가운데 순수 취업자는 2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대는 거의 10%대에 머물러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이같은 청년실업의 증가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대학정원의 급속한 확대로 인한 고학력 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들 수 있다. 고졸자의 68%가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고학력화가 급속히 진행됐지만 이들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늘지 않고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아 제대로 일을 하게끔 만드는데 드는 비용부담을 꺼려 경력자를 선호하는 탓에 신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또한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소위‘3S’외면현상을 보이는 것도 실업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정부는 올해 5천2백여억원을 투입하는 청년실업 대책을 지난해 12월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처방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고급인력에 대한 산업현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혁등 보다 근복적이고 제도적인 청년실업 해소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에 금연열풍이 불고 있다. 신년마다 부는 금연열풍이라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소식은 담뱃값 인상과 맞물려 금연바람을 상승시켜 담배인삼공사를 긴장시키고 있다.그러나 정부차원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불구하고 흡연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른다. 니코틴의 중독성이 그만큼 무시무시하다는 이야기다.흡연자가 담배를 못 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순간을 넘기지 못해서다. 상사에게 어이없이 깨졌을 때, 애인한테 무참히 차였을때, 답답한 학교에서 하루 종일 시달린 학생의 귀가길,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 옛날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 더이상 해야할 말이 없음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에 피워무는 담배 한개피를 말한다. 실직 후 상심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선물하는 담배 한갑은 오히려 니코틴의 폐해를 잊게 한다.니코틴 중독은 알코올 중독처럼 정신질환으로 다루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정부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건강보험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금연 치료에 대해서는 보험혜택을 주지 않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니코틴중독 서민층에게 금연 보조제를 무료로 제공하고 상당부문 보험치료 혜택을 주고 있다.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미 오래된 사랑이라는 담배철학을 내뱉으며 서로 위로하고 있는 애연가들을 의지박약의 정신병자로 몰아치지는 말았으면 한다. 금연, 그것은 너무나도 힘든 싸움이다. 모두가 끊고 싶다고 고백한다. 담배세를 보험혜택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정부라면 니코틴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낙오자들에게 오히려 더 이상 위협과 공포로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도시의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한 20∼30대들에게‘설’은 그저‘노는 날’정도의 의미밖에 없을지 몰라도 농촌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40∼50대 이후 장·노년층에게 설은 단순한 명절의 의미를 뛰어넘어 섧게 살아온 그 시절이지만 가슴속깊은 곳에 묻어두었다가 다시 꺼내보고 싶은 각별한 날이다. 지금이야 먹을 것, 입을 것이 지천으로 널려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대다수 국민이 절대빈곤에서 허덕이던 그 때는 새 옷에 색다른 음식이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속된 말로 뭐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도 고지(미리받은 품삯)라도 내서 설만은 그런대로 풍족하게 지냈는데 아무 짬도 모르는 철부지 자식들이야 부모 사정은 알 바 없고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뿐인가. 집집마다 떡 치고 산자 튀기고 조청 달이면서 웃음꽃이 피어나고, 가는곳마다 덕담 주고 받으며 온동네가 잔치분위기였으니 남녀노소 할것없이 설명절이 어찌 아니 즐거웠겠는가.그런데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로 접어든 요즘 젊은이들은‘설이 부담스러워서 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결혼 정보회사‘듀오’가 실시한‘명절과 스트레스’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기혼 남녀의 경우 여성의 91.3%와 남성의 71.9%가 명절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고 또 전체 응답자의 71.1%가 그로인해 부부싸움까지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남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64.1%, 교통체증이 40.8%, 아내의 짜증 38%, 고부갈등이 17.9% 순이었고 여성의 경우 음식준비가 56.3%, 경제적 부담이 37.9%, 시댁방문 31.3%, 손님맞이 21.7%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혼 남녀들의 37.4%가 설 연휴기간 동안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31.3%는 여행을, 28.6%는 휴식을, 17.7%는 레저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세월이 흐르는데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마는 설음식 장만하기 귀찮다고 마춤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고향길 번거롭다고 휴양지에서 제사를 모시는 웃지못할 설 풍속도를 보면서 인간의 이기심이 어디가 끝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이러다가 통째로 뿌리까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선거법 제 254조(선거운동기간 위반죄)에 보면 언론기관이 아닌 매체가 공식선거운동기간 전에 대선입후보 예정자를 초청하여 대담, 토론회를 갖거나 이를 생중계하거나 동영상물을 게시 불특정다수의 선거구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지난 5일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인터뷰를 위해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사무실로 들어가려다 선관위 직원 50여명에 의해 제지당했다. 인터넷신문‘오마이뉴스’가 방송법이나 정간법에 따른 “언론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지금은 대선입후보 예정자와 대담, 토론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선거법의 취지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하는 데 있는 만큼 선관위는 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2500만,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설치가구는 700만을 넘는다. 그리고 지금 문제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는 50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매일 접속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선관위가 “언론기관”의 판단근거로 삼은 방송법과 정간법에는 인터넷신문 등 온라인 매체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거나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허술한 방송법과 정간법의 형편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의 담당 국장도 개정이 추진될 경우 온라인 매체에 대한 규정을 신설할 방침이라고 밝힐 정도이다. 우리나라 선거운동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고비용, 금권, 과열, 타락 등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선관위는 인터넷신문 등 온라인 매체를 선거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들 온라인 매체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망국적인 지역감정 조장발언과 흑색선전 등을 막자고 선거법을 고치고 있다. 그런데 7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선거법 소위원회 회의에서 500만원 이상이라는 벌금형 하한규정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한다. 이런 내용이라면 지역감정 조장발언과 흑색선전이 과연 사라질까?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대선입후보 예정자 릴레이 인터뷰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진 이류는 이런 소식들 때문이다.
엊그제 합격과 등록을 마감한 서울대에서 공대의 등록률이 81.7%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은 근래들어 심화된 청소년들의 마학기술 분야에 대한 기피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서울대 16개 모집단위 전체 미등록자중 31.8%가 공대 지원자였다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서울대 공대가 어떤 대학인가. 국내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최고 수준의 시설과 교수 지도아래 우리의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한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을 배출해 온 대학이다. 이같은 서울공대에 합격하고도 빠져나간 학생들은 대부분이 복수지원한 다른 대학의 의·치의학계열로 몰렸다고 한다. 보다 안정적이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쪽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변변한 천연자원도 없고 관광문화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가 살길을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60∼70년대 과학입국을 내세우며 과학기술 발전에 국가정책의 우선을 둔 결과 80∼9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학기술자들의 그같은 노력이 없었던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의 주종인 반도체·정보통신·자동차등 분야의 성장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청소년들이 이공계 진출을 기피하는 것은 과학기술자가 더이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이나 부(富)를 얻을 수 있는 선망의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공계 출신들은 민간기업에 입사해도 관리직에 비해 승진이나 연봉수준이 떨어진다. 공직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공계 출신들이 응시하는 기술고시 출신들은 행정고시 출신에 비해 승진은 물론 보직에서 불리하다. 행정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고위직인 1급까지 오르기는 그야말로‘하늘의 별따기’다. 이 때문에 이공계 대졸자들은 기술고시가 아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하려는가 하면 공대출신들이 재학중 법대에서 청강하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같은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푸대접현상이 고교생들에까지 반영돼 고교에서는 이과(理科)반이 계속 줄어들고, 수능시헙 자연계 응시자 비율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과학한국을 이끌어갈 두뇌인 과학기술자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종합적이고 근복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환경지속성지수(ESI)가 세계 142개 나라 중 136등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의 ‘환경성적표’가 122개국 가운데 95위를 차지했던 작년보다도 훨씬 더 나빠진 것이다.‘환경지속성지수’란 한 국가가 환경파괴를 유발하지 않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능력을 지표화한 것이다. 이때 평가 대상은 기본적인 환경상태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기업환경관리, 에너지 효율성, 보건상태 등 사회·경제적 지표도 함께 아우르고 있다. 말하자면 ‘삶의 질’을 종합 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경제규모나 올림픽에서의 메달 등, 질적인 것보다 양적인 것을 더 중시해온 우리들의 관행으로 본다면 이런 부끄러운 결과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늘 경제논리가 환경에 우선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환경지속가능성이 쉽게 평가될리 없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성적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관계당국의 태도라 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조사의 신뢰도를 문제삼더니 이번에는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아 어쩔 수 없는”일이라며 변명만 일삼는 등 겸허한 수용이나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환경부만 탓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환경에 대한 고려가 적을수록 장차 사회가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로도 확인되었다. 건교부나 산자부, 그리고 농림부 등 개발을 주도하는 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 전체가 이 ‘미래에 대한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다.일반 시민들도 정책적인 일이라 여겨 손 괴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는 향후 자신의 삶은 물론이요. 후손들의 양질의 삶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구체적 삶의 건강한 환경과 바람직한 조건을 확보하는 일을 나 몰라라 해서야 어디 될 법한 일인가? 불량 성적표를 감추려 하거나 그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당국에 압력을 행사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견인해내야 한다. 치욕스러운 이번 결과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변방에 난리가 나 젊은 이들이 모두 전장에 끌려 나가게 됐다. 하지만 불구가 된 노옹(老翁)의 아들은 징집을 면한다. 집에서 기르던 말을 타다가 떨어져 절름발이가 됐기 때문이다.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새옹지마(塞翁之馬)의 고사내용이다.세상사 길흉화복은 변화가 무쌍하다. 행복이 불행의 씨앗이 될수도 있고 불행이 도리어 행복을 가져다 줄수도 있다. 그래서 노옹의 아들이 절름발이가 된 불행도 징집면제라는 행운으로 보상받을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군(軍)에 가는것을 달가와 하지 않기는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병역문제가 고사에까지 등장하는것 아니겠는가. 하긴 군역(軍役)이 어렵고 힘들기는 조선시대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대부나 양반은 면제됐지만 16세이상 양민이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하는것이 당시의 국민개병제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를 면하려고 당시 관원이나 아전들을 찾아 다니는 등 부정과 비리가 횡행했던 점도 지금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정약용(丁若鏞)이 ‘뇌물로 빈 군안(軍案)에 강아지와 절구까지 올린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을까. 이런 병무비리가 그 후 국운쇠퇴의 한 원인이 됐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재작년 병무비리로 온나라가 한바탕 소동을 빚더니 그 후 소식은 사실상 유야무야였다. 특권·지도층의 온갖 비리의혹도 매스컴에서 요란을 떨었지 결국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로 끝나고 말았었다. 여기 비하면 요즘 다시 논란을 빚고있는 양심적인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처벌문제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신앙인들이 병영대신 감옥을 택하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그들이 주장하는 대체복무제의 채택 여부를 공론화하는 방안은 없을까? 지금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는 추세다. 마침 지방법원의 한 판사가 현행 병역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 했으므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 문제가 가닥이 잡힐것으로 기대되기는 한다. 그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대선(大選)예비주자들에 대한 TV토론이 시청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전파낭비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모양이다. SBS의 ‘토론공방’시청률이 평균 3% 수준이고 MBC의 ‘선택 2002 예비후보에게 듣는다’도 2∼3%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우선 천편일률적으로 진행하는 토론방식과 편성시간대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3∼4명의 패널이 한 사람의 예비주자에게 질의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식의 토론은 특정 현안에 대한 집중부각이나 논쟁이 어렵다. 패널들의 군림(?)하는듯한 고압적 질문에 대입(大入) 면접시험을 치르는듯한 후보들의 답변태도도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한 낮(MBC)이나 한 밤중(SBS)에 방송하는 것도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TV토론이라면 후보의 정치력이나 함량을 꼼꼼이 짚어보는 기회가 돼야 할텐데 누가 자기 자랑이나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이런식의 방송에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물론 아직 여야간에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이해가 간다. 본격적인 TV토론은 여야 후보간 대결때 비로소 진면목이 드러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하는 예비주자, 그것도 민주당 일방의 토론을 이런 식으로 계속해야만 할까?현재 두 민방(民放)외에 뉴스 전문채널인 YTN도 예비주자들에 대한 대담 프로를 내보내고 있다. 경인방송도 7명의 후보를 한 자리에 모아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라 한다. 여기에 3월중에는 KBS는 TV토론을 시작할 계획으로 있다. 시청자들은 결국 재탕삼탕의 진부한 정치 프로그램에 시청권을 헌납(?)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97년 대선때의 TV토론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바대로다. 후보들의 자질이나 경륜, 도덕성등을 검증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기회는 드물다. 하지만 대선을 아직 10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이다. 이런 프로가 너무 남발되면 선거과열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방송국들은 새로운 TV토론 포맷을 개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올리든지 아니면 전파낭비를 자제했으면 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