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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노블레스 오블리제

세계 컴퓨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빌 게이츠의 또 다른 하나의 꿈은“잘사는 나라 수준의 보건 여건이 당연한 인권으로 간주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보건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그가 만든 재단의 자산은 무려 2백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조원이 넘는다.일부 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입의 절반이 넘는 엄청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기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보편화되어 있는 기부문화를 생각하면 그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20여년 전 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앤드류왕자가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부시 정부가 들어선 후 상속세를 감면하려 하자 대부호들의 앞다투어 반대하고 나선 일도 있었다.한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이처럼 솔선수범 하는 것을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csse Oblige)라 한다. 이 말의 의미는‘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다. 사회나 법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권층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와 입지를 세우기 위해‘전략적’으로 부과한 자율적 도덕률을 뜻하는 것이다.우리라고 이처럼 소중한 전통이 없었을 리 없다. 양반이나 선비정신이 그것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자산을 털어 군대를 조직해 싸웠던 많은 의병장들이 그 구체적 예라 할 수 있다.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상류층은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 즉 의무를 망각한 특권 신분집단에 불과하다. 재화든 권력이든 이를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천민적 졸부’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최근 들어 몇몇 부자들이 부의 사회적 환원을 점차 늘리고 있으며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사회에 내놓는 등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바람직하기로는 이처럼 소박한 자선 행위를 넘어 재단 창립과 기부문화 정착등으로 제도화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제2, 제3의 한국적 빌 게이츠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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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4.04 23:02

[오목대] 다시오는 `엘니뇨'

적도 일대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2∼3도, 많게는 10도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기상용어로‘엘니뇨’라 한다. 남미 페루의 태평양 연안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하면서 어획량변화와 새로운 어종(魚種)이 출현하는 현상을 경험을 통해 밝혀낸게 엘니뇨현상의 단초가 된것으로 알려져 있다.한마디로 바다 한 가운데에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고온의 해수대(海水帶)가 형성되고 이로인해 세계 곳곳에 폭풍·홍수·가뭄과 같은 재앙을 불러일으키는것이 엘니뇨 현상이다.엘니뇨가 발생하면 평소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던 태평양의 해류가 정반대로 흐르면서 기상이변을 몰고 오는데 그 현상에대한 정답은 아직도 명확치 못하다. 다만 기상학자들이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그 주범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대기와 해양이 손을 잡고 부리는 이 불가사의한 천재(天災)로 생태계가 입는 피해는 막심하다. 홍수나 가뭄피해 외에도 폭설·폭염이 반복되고 심지어 태풍의 진로마저도 바꿔놓는 바람에 중남미 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 대륙, 가깝게는 우리나라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97·98년 맹위를 떨치던 엘니뇨는 지구의 허파라는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섬과 아마존 우림지대를 파괴하고 남미에는 홍수와 가뭄사태를 불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말라리아가 되살아 나고 농수산물에도 큰 피해를 준바 있다.그런 엘니뇨가 올해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세계기상기구의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98년 소멸된후 4년만이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페루 연안의 해수온도가 상승하는등 전형적인 엘니뇨 초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심정일까? 지난해 태풍이 비켜 가 저수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몇개월째 가뭄마저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날씨다. 연례행사인 황사 바람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고 봄날씨 답지 않은 고온현상도 수상쩍다. 이 모든 현상이 엘니뇨 전조(前兆)는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스러운 것이다. 엘니뇨가 온다면 올해는 어떤 형태가 될까. 참으로 두려운것이 자연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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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4.03 23:02

[오목대] ‘은행나무’사랑

‘살아있는 화석(化石)’이라 부른다. 빙하기를 거치며 3억년을 살아온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됐을때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물이 은행나무이다. 끈질긴 생명력 못지않게 호용가치가 뛰어난게 은행나무이다. 열매와 뿌리는 감기·천식등에 사용되는 한약재로 널리 쓰인다. 잎에는 징코라이드·바라이드와 같은 유효성분이 많아 고혈압·당뇨·신경계통 질환치료제로 가공된다. 잎을 원료로 한 화장품·차(茶)·기능성 음료가 개발돼 있고 목재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가뭄이나 홍수, 기후변화에도 높은 적응력을 보이며 병충해나 공해에도 강해 한마디로‘버릴것이 전혀 없는것’이 은행나무이다. 그런 은행나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지난 75년 발표된‘농지이용과 보존에 관한 법률’때문이다. 이 법은 은행나무를 유실수가 아닌 정원수로 분류해 놓고 있다. 그래서 유실수로 산에 심거나 과실수로 농지에 심을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공해에 강하고 정화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만으로 오로지 관상수나 도시 가로수용으로만 권장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4년동안 은행나무 가꾸기에 전력투구해 왔다는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의 한국은행나무연구원 이창우원장이 이런 모순을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당국에 은행나무 식재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심지어 부폐방지위원회까지 진정을 낸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시원한 답변을 끌어내지 못해 안타깝다는 사연을 그는 언론을 비롯한 각계에 탄원하고 있다. 스스로 백수광부(白峀狂夫)를 자처하는 그의 은행나무에 대한 열정은 광기에 가까울정도로 집요하다. 하지만 그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 일반의 은행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외국계 제약회사들도 우리나라 은행나무 잎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한다. 우리나라 산림지역의 토질이 은행나무에 부적절하고 산주(山主)들의 호응도 적다는 산림청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럴수록 또다른 식재육림방법을 개발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하는것이 산림정책이 아닐까? 마침 내일 모래가 식목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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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02 23:02

[오목대] 집값과 논값

미국(美國)과 일본(日本)등 세계 경제대국이 장기 불황의 터널에 빠지면서, 때마침 국가환란사태가 들이닥쳐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달에 분양하는 강남의 모아파트는 예상경쟁률이 무려 1천대1을 넘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것을 보면 부동산 시장이 달아 올라도 후끈 달아 오를 모양이다. 집값이 오르면 여유 돈 굴리는 사람들이야 쾌재를 부르겠지만 한푼 두푼 어렵게 모아 내집 장만하려던 서민들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져 내릴 일이다.한데 영국(英國)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誌)가 최신호(4월4일자)에서 집값과 관련된 흥미로운 분석기사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세계 경제강국들이 지속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펼쳐 주택 구매 의욕을 부추기는 바람에 집값이 크게 올라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며 “그결과 부(富)를 축적한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려 생산을 촉진시킴으로써 세계경제를 불황에서 구해냈다”고 논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조사대상 14개국 중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선 미국 영국 스페인 등 12개국에서는 집값이 0.2%∼11.4%까지 상승했으나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본과 독일은 각각 -3.6%, -0.9%가 떨어졌다”며 집값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도 했다.집값이 올라 경기가 회복되는지, 경기가 풀려 집값이 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도하라운드 준비협상 이후 논값은 바닥이 어딘지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농지의 활용가치를 높여 울컥한 농민들 마음을 달래볼 요량으로 농지전용 규제와 농지취득자격을 쥐꼬리 만큼씩 완화하는 새농지법시행령을 4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농민들 반응은 냉담하다. 쌀이 남아 돌아 걱정이고 모자라면 값싼 외국쌀 사다 먹으면 그만이라면서 왜 그리 농촌을 희생시키는 정책에는 인색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논값이 떨어지면 농민들은 그냥 앉아서 자산을 빼앗기는 것 같아 어떻게든 농촌을 떠날 궁리만 해댈텐데 농촌이 아주 초죽음 상태나 돼야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으려는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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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01 23:02

[오목대] 선거와 심판

가만 두기로 한다면 너도나도 대통령 한 번 해 보고 싶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투표란 걸 해서 뽑기로 정한 것이다. 즉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을 세웠다. 그랬더니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도 참 다양했다. 돈이나 기념품으로 매수하기, 지역감정이나 학연에 호소하기, 붉은 색 칠하기, 정책대안 제시 등등. 하지만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고 했던가. 나쁜 짓하는 후보가 더 표를 많이 얻는 일이 많아지게 되고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란 조직을 만들고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업무를 관리하도록 하였다. 이 조직의 역할은 운동경기에서 심판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우리는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1등으로 들어오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없었던 상황에 무척 분개해 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될 수도 있었던 것은 심판의 판정때문이었다. 잘못됐지만 한 번 심판이 내린 결정은 그 뒤로도 번복되지 않았다. 그만큼 심판의 역할은 중요하다.민주당 내부의 일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후보경선은 참으로 박진감이 넘쳤다. 여느 주말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조차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재미가 그 도를 넘지 않나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등식이 대통령후보 경선에 적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후보는 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무나 맡아도 좋은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적임자를 찾는 다른 방도를 모색할지언정‘꿩대신 닭’식으로 곤란한 것이 이번 경선이다.정책토론의 장은 말 그대로 정책을 토론하고 검증해 보는 자리여야 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토론이 무엇인지 정도(正道)는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극단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또한 근거도 없는‘설’을 퍼뜨리는 소위‘카더라 통신’도 사라져야 한다. 이는 동계올림픽으로 친다면 안톤 오노가 사용한‘헐리우드 액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는 경선을 관리하는 당직자들의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 선거는 과열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당직자가 그런 분위기를 방임해서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진다면 어렵사리 마련한 정치실험에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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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30 23:02

[오목대] 천연두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역사라고도 할만큼 인류는 수많은 전염병에 시달려왔다.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집단공포 속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뤘다.그러나 그 많은 전염병중에서 의학자들이 퇴치에 성공한 병은 천연두 하나 뿐이다. 마마, 손님, 두창으로도 불린 천연두는 전염성이 높고 치사율이 30% 이상에 치료후에도 얼굴을 온통 곰보로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다.천연두는 고대 로마시대에 군대내에 창궐하여 천하무적 로마군을 궤멸시켰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이 무서운 병도 함께 상륙해 원주민 1백만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잉카제국과 아즈테크 문명의 멸망을 앞당긴 것도 유럽인들이 묻혀간 천연두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지난 1967년 전세계에서 1천만명이 발병하여 2백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중인 1951년 이 병에 걸려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천연두는 지금의 에이즈처럼 공포의 대상이었다.천연두 치료및 예방에 전기를 마련한 사람은 18세기말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였다. 제너는 소의젖을 짜면서 소의 질병인 우두에 걸린 여자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점에 착안, 우두에 걸린 환자의 고름을 한 소년에게 주사하여 면역을 얻게하는데 성공하였다. 요즘 백신 예방법의 효시인 셈이다.제너의 종두법은 19세기말 일본에 건너간 지석영(池錫永)이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한국전쟁중 창궐했던 천연두는 그후 급속히 소멸, 1966년 3명이 걸린 것을 끝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도 1977년 소말리아 환자가 마지막이었다.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 박멸’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그 무렵부터 백신접종을 중단했다. 우리 국회는 1993년 천연두를 제1종 법정전염병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법적 ‘사망 신고’를 내렸다.그런데 엊그제 보건복지부가 ‘사망 선고’9년만에 천연두를 4군전염병에 다시 포함시키기 위해 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개정령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9·11테러사태 이후 월드컵등 국제행사에서 생물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테러가 전염병의 역사까지 새로 쓰게하지 않을 지 두려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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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3.29 23:02

[오목대] 敎育自治의 두 모습

교육자치 관련 두 도지사의 상반된 태도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무소신’교육부총리의 정책에‘뚝심’으로 버티고 있는 서울시 교육감과 지역교육계의 자존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부 방침에 금방 꼬리를 내리고 만 이 지역 교육감의 대조적인 처신이 바로 그것이다.서울시 유인종 교육감은 교육부가 내놓은 내실화 방안과 자립형 사립고안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이 정규수업의 존중에 있으며 보충수업은 입시위주 교육을 부채질하여 학교수업을 획일화할 뿐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자립형 사립고도 몇몇 명문고를 부상시킴으로써 중학교 때부터 입시과열을 초래, 고교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염려가 있기 때문에 대상학교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황사 현상이 닥쳤을 때 학생들의 건강을 이유로 주저 없이 이틀 동안 휴교를 단행한 것도 신선해 보인다. 선출직 교육감으로서 학부모와 교육부의 눈치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이처럼 소신 있는 처신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이에 비해 부교육감 추천과정에서 보여준 문용주 교육감의 소신 없는 태도는 구설수에 오를 만하다. 사건의 발단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부교육감을 후보로 추천했다가 교육부의 반려를 핑계로 번복, 기다렸다는 듯 교육부에서 요구한 인사로 대체해버린 데 있다.특히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은 교육자치를 명분으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의지를 불태우며 한달 가까이나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백기를 든‘해프닝’이다. 사실 부교육감을 굳이 지역 인사로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치의 뿌리내리기를 이유로 지역 교육계가 내심 문교육감을 지지·후원하고 있었던 것이다.교육부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변명’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이를 고려하지 않았단 말이가? 오랫동안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놔둔 채 교육부와 심한 갈등을 빚음으로써 결국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은 꼴이 되지 않았는가? 괜한‘기싸움’에 지역 교육계의 자존심만 손상 받고 말았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일까? 씁쓸하기만 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3.28 23:02

[오목대] 벚꽃의 반란

봄 기운이 완연해 지면서 산과 들에 꽃의 향연이 한창이다. 산수유 매화에 이어 개나리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있고 도심 골목길 담장 위로는 목련이 그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자태를 수줍은듯 뽐내고 있다. 봄의 생명력을 망울속에 간직한 벚꽃 또한 터질듯 화려한 만개(滿開)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다.벚꽃은 활짝 피는 시기는 짧지만 화사하기 그지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꼽힌다. 자연이 주는 선물로 이 보다 더 경이로울수 없을만큼 춘심(春心)을 설레이게 하는게 바로 벚꽃이다. 해마다 진해의 군합제를 시작으로 전국각지에서 판을 벌이는 벚꽃축제도‘봄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는’그 정취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만끽 하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모은 행사들이다.그런데 올해는 각 지역마다 벚꽃축제에 비상이 걸린 모양이다. 이산고온 현상으로 지역별 만개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내달 5일부터 왕벚꽃축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미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여 오늘 내일이면 벚꽃이 만개할 전망이라 한다. 이러다간‘벚꽃없는 축제’가 될판이라 제주시가 개화(開花)시기를 늦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벚나무에 얼음찜질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축제의 모양을 갖추게 생겼으니 자연의 심술(?)에 인간이 농락당하는 꼴이다.사정은 전주∼군산간 1백리 벚꽃축제등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 또한 마찬가지다. 해마다 벚꽃만개 시기인 4월 14일 열리는 전주∼군산간 벚꽃 마라톤대회가 올해는 벚꽃없는 레이스가 될 공산이 크다는것이다. 기상대 발표로는 전주∼목천교간은 오는 31일, 목천교∼군산구간은 내달 3일부터 꽃망울을 터뜨릴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작년에 비해 9일정도 빠른 데다가 93년이후 개화시기가 가장 앞당겨진다니 우리도 얼음찜질이라도 해서 개화를 늦춰야 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고 가뭄마저 너무 장기화 하여 산천이 바짝 말라들어가고 있다. 지구환경파괴로 인한 기상이변의 재앙이 황사바람에서 보듯이 인간생활 곳곳에 상 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가 깨질 때 그 순환법칙마저도 흐트러진다는 교훈을‘일찍 핀 벚꽃’들이 몸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3.27 23:02

[오목대] ‘님비’ 현상 극복

내 집 주변이나 우리 동네에 쓰레기소각장이나 화장장, 분뇨처리장 같은 혐오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십중 팔구는 감당하기 어려운 저항에 부닥칠게 뻔하다. 시설의 필요성이나 부지선정의 적법성 여부는 따질 필요도 없다. 우선 머리띠 두르고 반대투쟁부터 벌여 나가는것이 상례다.‘우리 뒷마당에는 안된다’는‘님비(Nimby)현상’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에서 처음 생긴 이 말은‘not in my back yawd’라는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新造語)도 뉴욕 근교 작은 마을의 쓰레기 처리 고충을 빗댄 말이다. 3천여t의 쓰레기를 내다버리게 했으나 어디서도 거절당해 장소를 찾지 못한데서 유래한 것이다.‘우리 동네만은 절대 안된다’는 님비현상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대표적인 예가 쓰레기매립장이나 소각장 건설이다. 지자체마다 최대 골치거리다. 기존의 매립장들은 대부분 포화상태라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데 가는곳마다 반발에 부닥쳐 애를 먹고 있다.도내의 경우만 해도 전주·군산·익산등 도시는 말할것도 없고 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다이옥신과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공해물질을 ㅂ출하는 소각장 건설을 선선히 받아 들이기를 기대하는것은 무리다. 그래서 세금감면이나 주민 일자리 제공등 인센티브를 주는 접근방식을 시도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천금을 준대도 환경침해는 받아들일수 없다는게 어쩌겠는가.이런 마당에 마침 부안군이 정읍·고창군과 공동참여하는 광역쓰레기 소각장부지를 줄포면에 마련하기로 했다한다. 6월중에는 국비지원도 신청할 계획이라니 상당히 구체성을 띤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궁금한것은 주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한 결과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님비현상때문에 사업이 중도에 좌절된 일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님비현상의 반대되는 말로‘핌피(Pimfy)현상’이란 말도 있다. 내 지역에 유리한 시설을 유치하려는 노력(plese in my Flont yalel)을 말한다. 이번 줄포소각장 건설계획도 주민들에게 그런 의식을 심어주는데서 부서 출발해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3.26 23:02

[오목대] 盧武鉉 돌풍

“일시적인 거품형상이다” “아니다. 국민들의 본심(本心)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요즘 여야 대선주자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가 당초 예상을 뒤엎고 돌풍을 일으키자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 까지 예사롭지 않은 이 사건(?)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한창이다. 하도 뜻밖의 상황이어선지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는 사람에서 부터 진작 그럴줄 알았다는 사람 까지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하기야 정치라고 하면 ‘내로라’하는 기성 정치인들이나 논평에 익숙한 언론들 까지도 원인 분석에 골몰하고 있고 여론조사 전문가들 마저도‘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누구 말이 더 옳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그럴줄 알았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뢰성 여부를 떠나 흥미로운 점이 있다.그의 주장은 이렇다.“우리나라 정치구도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직 지역감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영남권의 지지를 쉽게 끌어내 강력한 야당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지역의 오랜 반(反)DJ 정서 때문이다. 92년 대선 당시 영남에서 몰표를 받았던 것 또한 대안 부재의 상태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사실 이인제(李仁濟)후보의 경선 불복만 없었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노무현이라는 대안이 떠올랐다. 이인제 후보의 경선 불복이 마음에 걸리던 차에 민주당 내에서 노후보가 그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후보 경선에서 선전을 하기 시작했다. 울산과 광주 경선을 거치면서 이회창총재와의 지지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노후보가 확실한 대안이라는 반증이다. 게다가 호남쪽에서는 일찍부터‘호남후보 불가론’운운하며 찬물을 끼얹지 않았는가.‘노후보의 돌풍’을 거품이라고 일축하는 시각도 있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모를 일이다. 한 사람의 주장이나 어디까지 맞아떨어질지 모를 일이지만 정치권에 뭔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것 같다. 세상은 바뀌고 민심은 변하는데 지역정서만 믿고 날만 새면 온갖 험한 말 다 동원하여 구태정치만 일삼더니 이것이‘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3.25 23:02

[오목대] 월드컵 효과

지난 20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 개막경기를 보러 온 관중은 5천여명 이었다. 같은 날 수원, 광양, 안양에서 열린 경기에는 6천8백21명, 1만5천2백32명, 8천5백5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전주는 관중수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리가 한산해질 정도인 걸로 보아 축구에 대한 시민의 관심들은 대단한데 홈팀인 전북현대 경기에는 큰 관심들이 없는 모양이다.전주는 머지 않아 월드컵 경기를 치를 도시다. 월드컵을 치르고 나면 축구관중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축구관중의 증가 효과는 그리 길게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월드컵이 열렸던 해에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98년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 하였던 것이다.이처럼 좋은 기회를 맞고도 그 효과를 지속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여기에는 비효율적인 경기운용방식, 이기기 위한 팀관리에 급급한 구단, 불편한 경기장 시설, 재미없는 경기, 관중수의 부족 등등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들 문제 중에서 제일 시급한 것은 축구협회 차원의 대책일 것이다. 월드컵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데 필요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이런 점에서는 구단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현대 모터스 구단관계자는 월드컵을 통해서 고무되어 있는 잠재적 축구 애호가들이 계속 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리한 치밀한 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그런 관중 유인책도 없다면 적은 관중수를 탓할 자격도 없다. 특히 홍보 전담 인력조차 없고 월드컵에 관련된 축구중흥책이 있는지 없는지도 공개하지 않는 구단 관계자의 태도는 무책임하기까지 하다.다음으로, 한국에 축구팬은 없고 애국자만 있다는 외국의 평에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한다. 스포츠는 즐기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지 애국심이나 승부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경기장을 찾는 것은 축구에 대한 관심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한국팀의 경기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팀끼리의 경기를 보고도 축구를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축구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애국자보다 축구팬이 늘어날 월드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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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23 23:02

[오목대] 電子투표

지난 2000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무효표 사건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정보화시대에 1백년이나 지난 낡은 방식인 펀치카드 투표방식을 여전히 사용함으로써 빚어진 사건이었다. 전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첨단 정보화국가인 미국에서 이같은 후진성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이 기폭제역할을 해 세계 각국에서 전자투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자투표가 도입된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확산된 90년대 후반부터이다. 브라질이 96년 총선에서 처음 실시한뒤 세계 각국에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00년 애리조나루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투표가 실시됐다. 영구 집권 노동당도 올 봄 지방선거에 시험적으로 인터넷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음 총선에서는 아예 온라인으로 치른다는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일본정부도 2004년 참의원선거때 전자투표를 도입할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이어 대통령후보 국민참여 경선제에 도입한 전자투표가 국민경선의 1등공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채택한 전자투표 방식은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투표용지 대신 버스카드 모양의 투표권을 기계에 갖다대 신분을 확인한뒤 화면에 떠오른 후보를 1위에서 최하위까지 차례로 누르면 된다. 물론 수정도 가능하다.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법과 비슷해 선거인단은 투표방법을 무난히 소화했고, 투개표도 신속하게 진행돼 팽팽한 긴장감도 불어 넣었다.지금까지 제주, 울산, 광주, 대전등 4곳을 끝마쳤지만 아무런 차질이 없어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주당은 세계 최초로 개발 실시한 전자식 투표시스템을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전자투표가 일반화되면 붓뚜껑으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는 투표함을 비롯 투개표 요원은 물론 선거때만 되면 불을 환하게 밝힌 학교강당의 풍경도 추억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21세기 정보통신시대를 맞아 전자투표-인터넷투표가 민주주의의 영원한 이상인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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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22 23:02

[오목대] 세계 '물의 날'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소중한 자원입니다. 최근 급격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인해 우리의 수자원은 계속 줄어드는 데다가 오염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와 우리 후손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물 사랑이 생활 속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고…”‘물 사랑 실천선언’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물이 지구생태계와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임은 제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인구와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UN은 1992년 리우환경회의의 권고에 따라 결의안을 채택하고 3월 22일을‘세계 물의 날’로 선포하였다.수자원 보존과 먹는 물 공급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 정부기구,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및 민간부분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물의 날 행사의 주요 목표이다. 한마디로 물을‘물처럼 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 행사라 할 수 있는 것이다.우리 지역도 용담댐 담수와 관련 충남과 첨예한 갈등을 빚으면서 수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 특히 부여 취수장의 원수(原水)가 심각한 오염상태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담댐 물의 조기공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요 민원의 하나로 까지 비화되고 있다.그러나 구체적인‘물 사랑 실천’은 아직 걸음마 단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중목욕탕은 물론이요 가정에서조차도 물 아끼기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하천에서 세차를 하는 일이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물의 낭비와 오염이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 없이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의 특이한 기상조건이나 산과 강의 구조로 볼 때 이러한 물의 낭비와 오염은 치명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환경파괴와 생태계 교란을 초래하기 마련인 대형댐을 계속해서 건설해 나갈 수도 없는 일이다.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물의 날’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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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21 23:02

[오목대] '철새'들의 공격

번식을 하거나 월동(越冬)을 위해 장거리를 비행하는 철새들은‘초능력’에 가까운 생존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령 고니나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들은 스스로의 이동거리를 알고 있기때문에 이동할때 필요한 에너지를 여름철에 충분히 섭취해 둔다. 몸 무게의 두배까지 지방질을 비축하는 철새도 있다한다.오가는 항로에 대해서도 자로 잰듯 정확하다. 지구의 자장(磁場)으로 방향을 측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태풍이나 폭풍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행할 수 있다. 어쩌다 방향을 잃고 낯선 해안가나 내륙에까지 날아드는것은 바로 지진이나 태풍등 자연계의 이상징후를 미리 알고 피하는 수단으로 보면 된다. 선두의 대장이 인도하는데로 정확히 대오(隊伍)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편대를 보면 새들의 행동학이 얼마나 오묘한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그 철새들이 해마다 잊지않고 찾아드는 곳이 바로 철새도래지이다. 강하구나 저수지등 철새들이 머무는 도래지는 먹이사슬이나 번식환경이 넉넉하여 수십만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군락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우리나라의 경우 낙동강하류나 주남저수지, 경포호수, 우포늪등이 대표적이다. 서해안 쪽으로 김포매립지와 대호방조제, 천수만, 서산간척지, 금강하구둑 등지도 빼놓을수 없다. 어느곳이 한철을 나기 좋은지를 철새들은 정확히 알고있고 그곳이 오염됐다 싶으면 다시 찾지 않는것도 당연하다. 동양 제일의 철새도래지로 손꼽혀온 낙동강 하류가 갈대밭 훼손으로 외면받는 대신 90년 완공된 금강하구둑에 철새들이 대량 서식하는것도 환경변화에 민감한 철새들의 생태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철새들의 이동경로인 부안군 계화면 일대에서 기러기떼가 보리밭을 습격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 농민들에 따르면 수만마리의 기러기들이 보리밭을 습격(?)하여 보리 새싹과 뿌리를 쪼아먹어 피해면적만 1백㏊가 넘는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이 철새도래지로 지정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는 점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환경보호의 참 뜻일진대 이제는‘철새들의 엉뚱한 공격’에 속앓이 하는 농민들의 하소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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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20 23:02

[오목대] 産油國의 꿈

석유의 중요성이 인류문명에 끼친 영향은 19세기 산업발전과 궤(軌)를 같이 하지만 그 실 석유의 발견은 기원전이다. 구약성서에 이미 석유에 관한 기록이 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보존하는데 석유를 사용했다. 등을 밝히는 기름으로 뿐 아니라 의약품을 만들거나 접착제, 종교의식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된 것이다.석유는 연료용외에도 화학제품 용도로 더 널리 쓰인다. 합성수지·섬유·고무·도로·세제등 우리 일상생활에 쓰이는 모든 용품에 망라돼 있다. 의류혁명을 이룬 나일론이나 식기·가구·공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이 모두 석유화학제품이란 사실을 보면 그 쓰임새를 쉽게 알수있게 한다. 한마디로 인류 생활사를 뒤바꾼‘검은색 황금’이 바로 석유이다.현재 세계적으로 석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중동(中東) 국가들이다. 매장량 규모로는 미국이나 러시아에 결코 앞서지 못하지만 유일·최대의 자원인 석유 생산만으로 부국(富國)의 선두대열에 올라서있는 나라들이다. 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것은 당시 미·소(美蘇)를 비롯한 강대국들의 이해 다툼때문이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 석유시장을 쥐락펴락하고있는 OPEC 가맹국들의 위세는 대단하다.석유라면 우리에게도 한때 꿈을 안겨준 에피소드가 있다. 70년대초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바케츠에 담긴 검은색 원유를 국민들에게 내 보이면서‘울산에서 석유가 나온다’고 공개했었다. 69년부터 우리나라 대륙붕에서 석유·가스탐사를 시작한 이래 첫 개가라고도 했다. 가수 송대관의‘해뜰날’이라는 노래가 국민들에게 산유국의 꿈을 부풀린것도 바로 이 때였다. 그러나 그 뿐 이었다.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채굴이 중단돼 버린 것이다.그러던 우리에게 드디어 산유국의 꿈이 실현됐다. 울산 앞바다 동해 1가스전에서 4백만t의 천연가스가 매장된것이 확인됐고 지난 15일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생산시설 기공식도 가진 것이다. 그러나 대륙붕 개발 30여년만에 맛 본 감격의 순간이지만 메스컴의 관심은 어쩐지 썰렁한듯 싶어 아쉽다. 그래도 우리 군산 앞바다에서도 좋은 소식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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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9 23:02

[오목대] 걸레스님‘重光’

기인(奇人)인가, 천재(天才)인가, 아니면 광인(狂人)인가, 자유인(自由人)인가. 숨이 막힐듯 규격화된 세상의 틀을 온 몸으로 거부하며 한시대를 풍미하던 걸레스님 중광(重光·속명 高昌建)이 지난 13일 자신이 출가한 경남 통도사에서 거추장스럽던 육신을 태우고 한 줌의 재로 돌아갔다. 26세의 나이에 부처에 귀의(歸依)했지만 불심의 다잡지 못하고‘나는 미치광이’라며 멀쩡하게 살아있는 자신의 제사를 지냈는가 하면 느닷없이 자살을 기도하는 등 기행과 파계를 일삼다가 44세에 파문 당한 그 사찰에서 다비로 장례를 치렀으니 세상 인연이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생전의 그의 기행은 일반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것이어서 늘 화제가 되곤 했다. 거지도 영락없는 상거지 행색에다 굴뚝인지 코인지 모르게 피워대는 줄담배에 막걸리아 소주를 섞어 제조(?)한 폭탄주를 즐기고, 성기에 붓을 매달아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 필법을 무시하고 거꾸로 써나가는 독특한 서체, 예수를 그려 벽에 걸어놓고 예수보살이라며 껄껄댄 호기등등, 그의 기행은‘삶 자체가 기행’이라 할 만큼 일일일 나열하는 것이 무의미할정도다. 이렇듯 기행으로 점철된 중광의 생애와 예술세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지만 선화(禪畵)의 영역에서 독특한 경지를 이룬 그의 그림은 미국 록펠러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 그리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까지 소장할 만큼 국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1979년도에 중광의 화문집‘광승(狂僧)’을 펴낸 미국 버클리대학의 루이스 랭커스터 교수는 그를 가리켜‘한국의 피카소’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누가 알겠는가. 훗날“중광은 천재화가였다”고 인정받는 날이 올지….반은 미친듯, 반은 성한듯/사는 게다/삼천대천세계(三天大天世界)는/산산이 부서지고/나는 참으로 고독해서/넘실넘실 춤을 추는거야/나는 걸레.평소 세속의 때를 닦아내는 존재라는 의미로‘나는 걸레’라는 말을 자주 했던 중광이 1977년 영국 왕립 아시아학회에서 낭송한 자작시‘나는 걸레’의 한 대목이다.‘괜히 왔다 간다’는 그를 보내면서 한 순간이라도‘왜 이렇게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가’자괴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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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8 23:02

[오목대] 월드컵 교통대책

월드컵이 76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제 열린 한·일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는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10여일 뒤의 아시아청소년 축구대회 예선전, 그리고 2002월드컵을 잘 치르기 위한 점검의 기회이기도 했다.월드컵은 지구촌축제라는 별칭을 달고 다닐 만큼 대단한 행사다. 전주시가 이런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와 협조가 필요한데 어제의 친선경기는 이런 문제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본다.그중에서도 교통문제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일 것이다. 전주시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고심을 하는 것으로 안다. 자가용 홀·짝 운행, 주차장 확보, 진입차량 통제, 버스의 증편 등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안다.그런데 주무부서인 전주시 교통과에서는 이런 경기장 주변의 교통대책에 대한 내용을 신문과 방송 등으로 “알려 주는”방식만을 고수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전주시 월드컵 추진단에 문의해 봐도 교통문제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가 없다.경기장 주변의 교통대책에 대해서 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특히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보다 그 시각 생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이런 정보는 꼭 필요한 것이다. 주무부서는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세로 교통대책을 세워 주었으면 한다.이를위한 한가지 대안으로 월드컵 전주 홈페이지(www.worldcupjeonju.com)를 통해서 경기장 주변의 교통흐름을 알리는 방법이 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한 홍보는 한시적·일방적이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는 교통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편리한 시간에 알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는 시민들의 인터넷 이용이 활성화 되어 있고 홍보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해 볼만한 일이다.월드컵 전주 홈페이지에 대해 부연하자면 전주를 찾는 이들을 위한 정보가 좀더 보완되었으면 한다. 특히 ‘숙박’항목이 ‘오는 길과 소요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과 좌석배치도가 작아서 읽을 수 없는 점 등은 개선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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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6 23:02

[오목대] 밝은 미소운동

‘소문만복래(笑門幕福來)’‘일소일소(一笑一少) 일로일로(一怒一老)’‘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웃음의 소중한 가치를 깨우쳐 주는 대표적인 격언들이다.경기가 살아나고 있다지만 아직도 피부에 와닿지 않고, 정치판은 게이트 파문에 이은 밤낮없는 정쟁으로 심신 피로드는 계속 쌓이고 있어 도대체 웃을 일이 없는 게 요즘 일반 서민들의 생활이다. 그러나 심리학 이론대로 인간은 재미있고 즐거우면 웃게되지만 또한 웃다보면 즐거워질 수도 있는 법이다.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전라도 사람들은 웃음에 인색하다. 남을 보면서 웃는 사람은 조금 모자라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외국인들이 무뚝뚝한 표정의 우리나라 사람을 싸우거나 화난 사람 같다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같은 표정은 서로간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주위를 삭막하게 한다.이에 반해 미소를 머금은 얼굴 표정은 주위사람들에 안도감을 주고 기분도 즐겁게 한다. 불가(佛家)에서 가르치는‘재물이 없어도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무재칠시(無財七施)중 하나인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도 화기애애하고 기쁨의 미소를 머금은 얼굴 표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위를 밝게 해주는 소중한 보시라고 하지 않았는가.전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앞두고‘전주 월드컵을 밝은 미소로 맞이하자’는‘밝은 미소운동’이‘전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전북사랑회)’라는 시민단체에 의해 추진되고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사랑회는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시민들을 끌어 모은뒤 밝은 미소 서명운동, 스티커 부착, 미소도우미 모집등 각종 행사를 통해 전세계인들을 보다 따뜻하게 맞을 수 있는 웃음짓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경기장 시설이나 숙박업소등 경기를 치르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우리고장을 찾는 손님들을 밝은 미소로 반기는 것 역시 외국인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4백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자신들 주머니를 털어 선진 시민의식을 함양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전북사랑회’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전주시민들의 적극적은 호응과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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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5 23:02

[오목대] 戶主制 폐지 논란

지난주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의 사회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 중심에 호주제 폐지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그것이 남성우월주의에 근거하고 있어 양성평등과 혼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이혼·재혼이 빈번해지고 있는 등 변해버린 사회적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습 이라는 것이다.물론 그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이들 양측의 입장이 너무 극단적이고 감정적이어서 타협점 찾기가 쉽지 않겠다는 데 있다. 상대를 설득이나 토론이 아니라 타도와 매도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어 또 다른 차원의 사회 분열로 이어질까 심히 염려스러운 것이다. 자기 주장이나 논리에 대한 냉정한 점검이 요구된다 하겠다.예를 들어, 호주제도를 유구한 우리 고유의 전통 혹은 미풍양식이라 주장하는 데에는 어떤 이념적 허구성이 스며들어 있는 듯 하다. 호주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70년의 민적법(民籍法)에서이며 그 주체도 우리가 아닌 일본인들이었다. 식민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전 정치작업의 하나였던 것이다.또 하나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는 가족 내에서는 평등보다 질저나 조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남녀간 역할의 다름, 지위의 차등이 남녀간의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한 것으로 자연의 질서에 합당한 것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숨겨져 있다.단순한 행정문서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요란을 떠는 것이 우습지 않느냐?’는 반대 논리도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실제 이를 근거로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이혼·재혼녀의 자녀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 거꾸로 그처럼 유명무실한 행정문서라면 폐기해도 되지 않느냐는 반발을 맡을 수도 있다.더 중요한 것은 모든 일이 논리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서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엉뚱한 논리를 고집하는 것이나 미묘한 정서를 무시한 채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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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4 23:02

[오목대] 대학가 음주문화

해마다 대학 새내기들이 학교생활에서 맨 처음 겪는 일이 잘못된 음주문화이다. 신입생 환영회나 동아리모임, MT등에서 돌리는 ‘폭탄주’나 ‘사발주’등이 그 주범이다. 신고식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이런식으로 폭음을 하다보면 사고도 어김없이 일어나게 마련이다.엊그제 충복 보은에서 남자 신입생 한명이 또 희생됐다. 전날 마신 술이 깨기도 전에 구보를 하던 이 학생은 달리다가 쓰러진후 깨어나지 못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시작한 대학생활이 그 꿈의 시작을 장식한 ‘음주 신고식’으로 산산히 부서져 내린 이 비극적 상황을 무슨 말로 표현할수 있을까.대학생들의 음주 행태를 보면 이런 비극은 언제 어디서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음주율은 87.3%에 이르고 음주 빈도에서도 1주일에 2∼3회 이상 마시는 율이 32%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평소 음주량도 하루에 7잔 이상을 마시는 학생이 40.9%나 되며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월등히 많다.물론 여학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남학생에 비해 음주량이나 빈도가 떨어질 뿐 여학생의 19.1%가 1주일에 1회 이상씩 폭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한 학생도 전체의 46%에 달한다는 통계다.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어쩌다가 우리 대학사회의 음주문화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에서 인격을 도야하거나 학문탐구에 정진하는 대신 ‘폭탄주’나 ‘사발주’로 정신과 육체가 함께 퇴폐해진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을수 없다.하긴 대학가 주변에 번창하고 있는 유흥·환락의 현장을 보면 대학생들만 나무라기도 민망하긴 하다. 전북대를 비롯한 도내 대부분 대학가의 밤 풍경을 보라. 누가 누구에게 자잘못을 가리겠다고 나설수 있겠는가. 그런 환경을 방치한 대학·사회·가정이 한묶음으로 책임져야 할 자성(自省)의 현장이다.‘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에게서 사려분별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철학자 키엘케고르이다. 그러나 한창 학업에 정진해야 할 대학생들에겐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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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3.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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