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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얼리어답터

주위에 보면 신제품이나 신기술 등 새로운 것에 대해서 유난히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로저스의 저서‘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얼리어답터(earlyadopters)라고 규정한다(우리말로 바꾼다면‘초기구매자’가 어떨까 싶다). 그에 따르면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을 다섯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고 한다. 첫째 모험심이 강하고 가격에도 민감하지 않은 부류(Innovators). 둘째 사회규범을 잘 지켜 모범적이며 다수의 소비자보다 앞서서 제품을 구매하여 써 보고 주위사람들에게 그 평을 하는 부류인 얼리어답터. 셋째 일찍 구매하지는 않지만 주위의 평에 따라서 상품을 구매하는 부류(Early Majority). 넷째 신제품 구매를 하기는 하지만 좀 느린 부류. 다섯째 신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부류.이들 얼리어답터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강한 사람들이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신제품 신기술들을 찾아 다니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구해서 직접 사용하여 보고 이에 대한 정보를 주위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이들 얼리어답터를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정보의 공유와 그 정보의 객관성에 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는 경제적 시간적 투자 없이는 얻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정보를 아무런 보상 없이 나누어 주는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또한 직접 제품을 사용한 경험에서 나오는 정보가 구체적이고도 객관적이기때문에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그런데 이런 얼리어답터들의 행동특성이 제품구입의 경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언어사용의 경우에도 얼리어답터와 같은 행동들이 존재한다. 남보다 먼저 새로운 단어나 이야기들을 먼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얼리어답터에 해당될 것이다. 얼리어답터라는 용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각 분야마다 존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얼리어답터와 같은 역할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분야는 바로 언론이다. 전해지지 않았던 소식들과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던 기사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해악이 얼마나 컸던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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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2.16 23:02

[오목대] 청년 失業

다음주부터 도내 대학을 비롯 전국 각 대학의 졸업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하지만 각 대학 졸업식장마다 분위기가 썰렁하리라고 예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취업난으로 상당수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한 형편에 축복속에 졸업기분을 낼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실업문제중에서도 청년실업(15-24세)은 가장 큰 문제이다. 청년실업은 당사자들과 가족의 좌절및 고통도 문제이지만 고급인력의 유휴화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사회불안을 가져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청년실업 사태는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대폭 줄이면서 5년째 계속되고 있다.지난해 12월현재 국내 청년실업자는 22만명에 이르러 청년실업률이 10.6%에 달한다. 전체 평균실업률 3.4%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신분이던 미취업 졸업예정자들이 졸업을 하게 되는 이달말 쯤에는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교육부가 전국 4년제 대학을 상대로 올 2월 졸업예정자들의 가(假)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20만명 가운데 순수 취업자는 2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대는 거의 10%대에 머물러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이같은 청년실업의 증가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대학정원의 급속한 확대로 인한 고학력 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들 수 있다. 고졸자의 68%가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우리사회의 고학력화가 급속히 진행됐지만 이들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늘지 않고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아 제대로 일을 하게끔 만드는데 드는 비용부담을 꺼려 경력자를 선호하는 탓에 신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또한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소위‘3S’외면현상을 보이는 것도 실업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정부는 올해 5천2백여억원을 투입하는 청년실업 대책을 지난해 12월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처방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고급인력에 대한 산업현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혁등 보다 근복적이고 제도적인 청년실업 해소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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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2.15 23:02

[오목대] 禁煙열풍

새해 벽두부터 온 나라에 금연열풍이 불고 있다. 신년마다 부는 금연열풍이라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소식은 담뱃값 인상과 맞물려 금연바람을 상승시켜 담배인삼공사를 긴장시키고 있다.그러나 정부차원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불구하고 흡연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른다. 니코틴의 중독성이 그만큼 무시무시하다는 이야기다.흡연자가 담배를 못 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순간을 넘기지 못해서다. 상사에게 어이없이 깨졌을 때, 애인한테 무참히 차였을때, 답답한 학교에서 하루 종일 시달린 학생의 귀가길,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 옛날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 더이상 해야할 말이 없음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에 피워무는 담배 한개피를 말한다. 실직 후 상심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선물하는 담배 한갑은 오히려 니코틴의 폐해를 잊게 한다.니코틴 중독은 알코올 중독처럼 정신질환으로 다루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정부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건강보험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금연 치료에 대해서는 보험혜택을 주지 않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니코틴중독 서민층에게 금연 보조제를 무료로 제공하고 상당부문 보험치료 혜택을 주고 있다.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미 오래된 사랑이라는 담배철학을 내뱉으며 서로 위로하고 있는 애연가들을 의지박약의 정신병자로 몰아치지는 말았으면 한다. 금연, 그것은 너무나도 힘든 싸움이다. 모두가 끊고 싶다고 고백한다. 담배세를 보험혜택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정부라면 니코틴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낙오자들에게 오히려 더 이상 위협과 공포로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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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2.14 23:02

[오목대] 설 풍속도

도시의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한 20∼30대들에게‘설’은 그저‘노는 날’정도의 의미밖에 없을지 몰라도 농촌에 뿌리를 박고 살아온 40∼50대 이후 장·노년층에게 설은 단순한 명절의 의미를 뛰어넘어 섧게 살아온 그 시절이지만 가슴속깊은 곳에 묻어두었다가 다시 꺼내보고 싶은 각별한 날이다. 지금이야 먹을 것, 입을 것이 지천으로 널려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대다수 국민이 절대빈곤에서 허덕이던 그 때는 새 옷에 색다른 음식이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속된 말로 뭐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도 고지(미리받은 품삯)라도 내서 설만은 그런대로 풍족하게 지냈는데 아무 짬도 모르는 철부지 자식들이야 부모 사정은 알 바 없고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뿐인가. 집집마다 떡 치고 산자 튀기고 조청 달이면서 웃음꽃이 피어나고, 가는곳마다 덕담 주고 받으며 온동네가 잔치분위기였으니 남녀노소 할것없이 설명절이 어찌 아니 즐거웠겠는가.그런데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로 접어든 요즘 젊은이들은‘설이 부담스러워서 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결혼 정보회사‘듀오’가 실시한‘명절과 스트레스’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기혼 남녀의 경우 여성의 91.3%와 남성의 71.9%가 명절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고 또 전체 응답자의 71.1%가 그로인해 부부싸움까지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남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64.1%, 교통체증이 40.8%, 아내의 짜증 38%, 고부갈등이 17.9% 순이었고 여성의 경우 음식준비가 56.3%, 경제적 부담이 37.9%, 시댁방문 31.3%, 손님맞이 21.7%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혼 남녀들의 37.4%가 설 연휴기간 동안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31.3%는 여행을, 28.6%는 휴식을, 17.7%는 레저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세월이 흐르는데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마는 설음식 장만하기 귀찮다고 마춤 음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고향길 번거롭다고 휴양지에서 제사를 모시는 웃지못할 설 풍속도를 보면서 인간의 이기심이 어디가 끝인지 혼란스러워 진다. 이러다가 통째로 뿌리까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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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2.10 23:02

[오목대] 인터넷 신문

선거법 제 254조(선거운동기간 위반죄)에 보면 언론기관이 아닌 매체가 공식선거운동기간 전에 대선입후보 예정자를 초청하여 대담, 토론회를 갖거나 이를 생중계하거나 동영상물을 게시 불특정다수의 선거구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지난 5일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인터뷰를 위해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사무실로 들어가려다 선관위 직원 50여명에 의해 제지당했다. 인터넷신문‘오마이뉴스’가 방송법이나 정간법에 따른 “언론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지금은 대선입후보 예정자와 대담, 토론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선거법의 취지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하는 데 있는 만큼 선관위는 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2500만,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설치가구는 700만을 넘는다. 그리고 지금 문제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는 50만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매일 접속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선관위가 “언론기관”의 판단근거로 삼은 방송법과 정간법에는 인터넷신문 등 온라인 매체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거나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허술한 방송법과 정간법의 형편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의 담당 국장도 개정이 추진될 경우 온라인 매체에 대한 규정을 신설할 방침이라고 밝힐 정도이다. 우리나라 선거운동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고비용, 금권, 과열, 타락 등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선관위는 인터넷신문 등 온라인 매체를 선거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들 온라인 매체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망국적인 지역감정 조장발언과 흑색선전 등을 막자고 선거법을 고치고 있다. 그런데 7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선거법 소위원회 회의에서 500만원 이상이라는 벌금형 하한규정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한다. 이런 내용이라면 지역감정 조장발언과 흑색선전이 과연 사라질까?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의 대선입후보 예정자 릴레이 인터뷰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진 이류는 이런 소식들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2.09 23:02

[오목대] 理工系 살리기

엊그제 합격과 등록을 마감한 서울대에서 공대의 등록률이 81.7%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은 근래들어 심화된 청소년들의 마학기술 분야에 대한 기피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서울대 16개 모집단위 전체 미등록자중 31.8%가 공대 지원자였다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서울대 공대가 어떤 대학인가. 국내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최고 수준의 시설과 교수 지도아래 우리의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한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을 배출해 온 대학이다. 이같은 서울공대에 합격하고도 빠져나간 학생들은 대부분이 복수지원한 다른 대학의 의·치의학계열로 몰렸다고 한다. 보다 안정적이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쪽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변변한 천연자원도 없고 관광문화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가 살길을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60∼70년대 과학입국을 내세우며 과학기술 발전에 국가정책의 우선을 둔 결과 80∼9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학기술자들의 그같은 노력이 없었던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의 주종인 반도체·정보통신·자동차등 분야의 성장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청소년들이 이공계 진출을 기피하는 것은 과학기술자가 더이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이나 부(富)를 얻을 수 있는 선망의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공계 출신들은 민간기업에 입사해도 관리직에 비해 승진이나 연봉수준이 떨어진다. 공직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공계 출신들이 응시하는 기술고시 출신들은 행정고시 출신에 비해 승진은 물론 보직에서 불리하다. 행정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고위직인 1급까지 오르기는 그야말로‘하늘의 별따기’다. 이 때문에 이공계 대졸자들은 기술고시가 아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하려는가 하면 공대출신들이 재학중 법대에서 청강하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같은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푸대접현상이 고교생들에까지 반영돼 고교에서는 이과(理科)반이 계속 줄어들고, 수능시헙 자연계 응시자 비율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과학한국을 이끌어갈 두뇌인 과학기술자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종합적이고 근복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2.08 23:02

[오목대] ‘환경 성적표’

우리나라의 환경지속성지수(ESI)가 세계 142개 나라 중 136등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의 ‘환경성적표’가 122개국 가운데 95위를 차지했던 작년보다도 훨씬 더 나빠진 것이다.‘환경지속성지수’란 한 국가가 환경파괴를 유발하지 않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능력을 지표화한 것이다. 이때 평가 대상은 기본적인 환경상태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기업환경관리, 에너지 효율성, 보건상태 등 사회·경제적 지표도 함께 아우르고 있다. 말하자면 ‘삶의 질’을 종합 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경제규모나 올림픽에서의 메달 등, 질적인 것보다 양적인 것을 더 중시해온 우리들의 관행으로 본다면 이런 부끄러운 결과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결정에서 늘 경제논리가 환경에 우선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환경지속가능성이 쉽게 평가될리 없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성적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관계당국의 태도라 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조사의 신뢰도를 문제삼더니 이번에는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아 어쩔 수 없는”일이라며 변명만 일삼는 등 겸허한 수용이나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환경부만 탓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환경에 대한 고려가 적을수록 장차 사회가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로도 확인되었다. 건교부나 산자부, 그리고 농림부 등 개발을 주도하는 부처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 전체가 이 ‘미래에 대한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다.일반 시민들도 정책적인 일이라 여겨 손 괴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는 향후 자신의 삶은 물론이요. 후손들의 양질의 삶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구체적 삶의 건강한 환경과 바람직한 조건을 확보하는 일을 나 몰라라 해서야 어디 될 법한 일인가? 불량 성적표를 감추려 하거나 그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당국에 압력을 행사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견인해내야 한다. 치욕스러운 이번 결과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2.07 23:02

[오목대] 양심적 兵役거부

변방에 난리가 나 젊은 이들이 모두 전장에 끌려 나가게 됐다. 하지만 불구가 된 노옹(老翁)의 아들은 징집을 면한다. 집에서 기르던 말을 타다가 떨어져 절름발이가 됐기 때문이다.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새옹지마(塞翁之馬)의 고사내용이다.세상사 길흉화복은 변화가 무쌍하다. 행복이 불행의 씨앗이 될수도 있고 불행이 도리어 행복을 가져다 줄수도 있다. 그래서 노옹의 아들이 절름발이가 된 불행도 징집면제라는 행운으로 보상받을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것이다.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군(軍)에 가는것을 달가와 하지 않기는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병역문제가 고사에까지 등장하는것 아니겠는가. 하긴 군역(軍役)이 어렵고 힘들기는 조선시대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대부나 양반은 면제됐지만 16세이상 양민이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하는것이 당시의 국민개병제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를 면하려고 당시 관원이나 아전들을 찾아 다니는 등 부정과 비리가 횡행했던 점도 지금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정약용(丁若鏞)이 ‘뇌물로 빈 군안(軍案)에 강아지와 절구까지 올린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을까. 이런 병무비리가 그 후 국운쇠퇴의 한 원인이 됐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재작년 병무비리로 온나라가 한바탕 소동을 빚더니 그 후 소식은 사실상 유야무야였다. 특권·지도층의 온갖 비리의혹도 매스컴에서 요란을 떨었지 결국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로 끝나고 말았었다. 여기 비하면 요즘 다시 논란을 빚고있는 양심적인 병역 거부자들에 대한 처벌문제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신앙인들이 병영대신 감옥을 택하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그들이 주장하는 대체복무제의 채택 여부를 공론화하는 방안은 없을까? 지금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는 추세다. 마침 지방법원의 한 판사가 현행 병역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 했으므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 문제가 가닥이 잡힐것으로 기대되기는 한다. 그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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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2.06 23:02

[오목대] TV토론 웬 재미?

대선(大選)예비주자들에 대한 TV토론이 시청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전파낭비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모양이다. SBS의 ‘토론공방’시청률이 평균 3% 수준이고 MBC의 ‘선택 2002 예비후보에게 듣는다’도 2∼3%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우선 천편일률적으로 진행하는 토론방식과 편성시간대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3∼4명의 패널이 한 사람의 예비주자에게 질의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식의 토론은 특정 현안에 대한 집중부각이나 논쟁이 어렵다. 패널들의 군림(?)하는듯한 고압적 질문에 대입(大入) 면접시험을 치르는듯한 후보들의 답변태도도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한 낮(MBC)이나 한 밤중(SBS)에 방송하는 것도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TV토론이라면 후보의 정치력이나 함량을 꼼꼼이 짚어보는 기회가 돼야 할텐데 누가 자기 자랑이나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이런식의 방송에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물론 아직 여야간에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이해가 간다. 본격적인 TV토론은 여야 후보간 대결때 비로소 진면목이 드러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하는 예비주자, 그것도 민주당 일방의 토론을 이런 식으로 계속해야만 할까?현재 두 민방(民放)외에 뉴스 전문채널인 YTN도 예비주자들에 대한 대담 프로를 내보내고 있다. 경인방송도 7명의 후보를 한 자리에 모아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라 한다. 여기에 3월중에는 KBS는 TV토론을 시작할 계획으로 있다. 시청자들은 결국 재탕삼탕의 진부한 정치 프로그램에 시청권을 헌납(?)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97년 대선때의 TV토론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바대로다. 후보들의 자질이나 경륜, 도덕성등을 검증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기회는 드물다. 하지만 대선을 아직 10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이다. 이런 프로가 너무 남발되면 선거과열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방송국들은 새로운 TV토론 포맷을 개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올리든지 아니면 전파낭비를 자제했으면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2.05 23:02

[오목대] 윤락행위 방지법

11명이나 되는 생때같은 젊은 여성의 생목숨을 앗아간 군산 개복동의 한 유흥업소 화재 참사사건은 필설(筆舌)로 형언하기 어려운 애잔한 마음이 솟아오르게 한다. 연유야 어찌됐건 빚에 팔려와 감금당한채 짐승보다도 못한‘노예매춘’을 하다가 꽃다운 나이에 비명횡사를 했으니 아무리 기구한 운명이라 해도 이럴수가 있을까 어이가 없다.전주의 유흥가 선미촌에서는 고인(故人)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장례식을 치를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고 각 업소 입구마다 근조(謹弔)깃발을 내걸기로 했다고 한다. 참으로 가슴아픈 정경(情景)이거니와 그들의 동병상련(同病相憐)하는 기막힌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사고가 나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언론·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분노하여“반복되는 대형참사와 노예매춘에 통탄을 금치 못한다”며“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어차피 이번 사건도 그렇고 그런 수준에서 매듭이 되고 또 얼마간 세월이 흐르면 희미한 기억속으로 사라질것을….천호동 텍사스촌의 보안관이라는 김화자경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윤락녀10명중 8명은 돌아갈 가정이 없는 고아나 마찬가지 신세다. 가족에게 상습구타당하고, 근친강간 당하고, 부양해야할 가족은 많고 돈벌이할 능력은 없고…. 대부분 인신매매 당한 끝에 엄청난 빚을 지고 감금당한 상태지만 자신도 처벌당할까봐 신고조차 못한다”또‘공창제 인정’을 주장하다 여성단체들로부터 호된공격을 받은 여자 포청천 김강자총경도“요즘 매매춘은 사이버상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질 정도로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제 윤락가를 찾아가는 것은 고전적 윤락행위에 속한다”며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문제의 근원을 찾아 해결해야지 흥분만 한다고 될 일인가. 윤락행위를 유인·알선한자는 물론이고 상대자와 당사자까지도 함께 처벌한다는 융통성 없는‘윤락행위방지법’을 뜯어고치지 않는한 노예매춘은 사라지지 않는다. 미풍양속이 우선인가, 인권이 우선인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매매춘은 더 이상 불법이 아니라며 합법판정을 내린 독일에서 얻을수 있는 지혜는 없는지 답답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2.04 23:02

[오목대] 美國的 사고방식

대화를 하면서 참 난감한 경우 중 하나는 교과서에 나옴직한 뻔한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인 양 이야기할 때다. 그러면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마치 그렇지 않은 몰상식한 사람처럼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미국적 사고방식과 아시아적 사고방식은 차이가 있다. 실용적(pragmatic)이고 직설적(straight)으로 대화하는 것이 미국적 사고방식이며, 여기에 체면을 살려 주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보면 안 된다.”주한 미국대사 토머스 허버드가 엊그제 흥사단 통일포럼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원칙만을 강조하는데 진정으로 대화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 내용으로 보면 미국적 사고방식에서만 실용적이고 직설적으로 대화하는 것인 양 들린다. 하지만 대화에 대한 이 같은 생각은 대단히 교과서적이다. 대화방식은 미국과 아시아가 차이를 보일 만한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직설적으로, 혹은 실용적으로 대화할 상황이 있고 감정에 호소할 상황이 따로 있을 뿐이다.여기서‘미국적 사고방식’발언이 염려스러운 것은 대화의 한 당사자가 그 대화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규정했다는 데 있다. 대화는 어차피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성립되는 것인데 말이다. 이런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은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을‘악의 한축(an axis of evil)’이라고 한 발언과 더불어 이붑법적인 사고방식의 단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한다면 이 또한 이분법적일 것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미국:아시아’나‘선:악’‘네편:내편’등 명쾌한 편가르기에 따르는 부작용이다. 9.11 테러에 대한 응징현장인 아프간 지역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으로 어린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죽어간 것도 한 사례로 들 수 있다.더 심각한 것은 둘로 나누는 요즈음의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어느 자리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악 판단의 대상 중 하나가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미국적 사고방식’이 염려스러운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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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2.02 23:02

[오목대] 萬頃江의 수달

도내에는 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등 4개의 큰 강이 흐른다. 이들 4개의 강중에서도 금강은 유역이 충남·충북에, 섬진강은 전남·경남에 많이 포함돼 있어 전북에서 발원하여 전북에서 생(生)을 마감하는 강은 만경강과 동진강이다. 그러나 동진강은 유역면적등이 만경강의 50%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강은 만경강이라고 할 수 있다.만경강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가 발원지라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동상면 원등산이나 완주군 화산면 경천저수지에서 강이 발원된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전북일보 만경강 취재팀이 지난 2000년 탐사한 바 에 따르면 완주군 동상면 작은대미재 계곡의‘진틀’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강이 시작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튼 앞으로 학계나 관련단체의 정확한 고증이 필요한 부분이다.전북인들에게 가장 많은 수리(水利)혜택을 베푸는 젖줄인 만경강이 언제부터인가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각종 쓰레기며 공장·축산 폐수등을 마구 배출하면서 자연생태계가 크게 파괴된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새만금사업 중단 논쟁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도 만경강의 수질오염 문제였다.새만금의 수질개선이 전북도의 현안이자 많은 도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에 엊그제 완주군 삼례읍 만경강 상류에서 수달이 발견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2급수의 맑은 계곡이나 하천가에서 오염되지 않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수달이 이곳에 서식한다는 사실은 만경강 수질개선의 청신호를 볼 수 있어 학계나 관계당국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일이다. 도내서도 무주·장수등 일부 1급수 하천에서의 서식이 보고된 적이 있으나 만경강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하천의 환경수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수달이 계속 만경강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계당국에서는 수달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달이 살 수 없는 터전에서는 사람돌 결국 살 수 없게 된다. 만경강에서의 수달 발견을 계기로 우리 주변의 환경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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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2.01 23:02

[오목대] 良心의 호루라기

한 공무원이 양심을 버리지만 않았어도 씨랜드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심의 호루라기를 분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었어도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이처럼‘양심선언’이나‘내부고발’을 통해 한 집단구성원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과 비리를 외부에 알림으로써 공공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는 행위를 공익제보(whistleblowing)라 한다. 이 말은 영구 경찰관이 호루라기를 불어 시민의 위법행위와 동료의 비리를 경계하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공익제보자란 이처럼 공익을 위해 용기있게 정의의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으로 이문윽, 이지문씨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사실, 부정부패를 척결하자 해도 비리가 조직 안에서 감추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외부에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알 수고 없으며, 설사 일부 안다고 하더라도 조직적 은폐에 부딪혀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양심선언’이나‘재부고발’등의 공익제보가 부패척결의 핵심고리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공익제보자는 많은 사회 건설을 위한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어려운 결단을 한 이들은 오히려 조직을 고발한 배신자로‘왕따’의 대상이 되어 보복을 당하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구속까지 되는 일도 있다.이런 의미에서 볼 때 지난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패방지법의 의의는 매우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법의 핵심이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부당한 명령과 부패행위 앞에 양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있다.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제정된 법이야말로 부정부패의 근절과 사회개혁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이번에 군산에서 재발한 대형참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법 제정에 안주할 일이 아니라 그 취지를 교육·홍보하고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체제의 구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서도 확인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시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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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31 23:02

[오목대] ‘노다지’夢想

이용호 게이트의 진원지가 된 진도 앞바다 보물탐사작업이 끝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물막이 공사까지 해가며 해저(海底)바위층을 샅샅이 뒤졌지만 탄피속에 담긴 보물은 커녕 그 흔적조차 찾지 못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깊은 바다속에서 금은보화를 건져 올리는 보물 탐사작업이 말처럼 쉽지 않은것은 비단 진도 앞바다의 경우 뿐 아니다. 지금 도내에서도 네건의 보물탐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렇다할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지난 99년부터 해양수산부의 승인을 받아 발굴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은 옥도면 말도와 선유도 주변 해역. 해방직전 금괴 1백여t을 싣고 장항제련소를 출항한 일본 화물선이 이 해역에서 미군기의 폭격을 받고 침몰했다는 목격담이 구전(口傳)돼 온데서 비롯됐다.99년부터니까 횟수로는 벌써 4년째인데도 여전히 뻘속에 묻혀 있을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선체(船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작년 여름 한 때 선체를 발견했다 해서 노다지에 한발 다가선듯 호들갑을 떨었고 모 TV방송에서 해저작업과정을 생방송한다는 보도까지 나와 도민들의 기대를 잔뜩 부풀려 놓았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뜬구름 잡기가 아닌지 모르겠다.그러나 보물선 찾기가 전혀 허무맹랑한 꿈은 아니다. 카리브해등 세계 각국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해저 보물선 탐사작업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성공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재작년 동해 울릉도 앞바다의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발견은 뒷 돈을 댄것으로 알려진 동아건설의 주가를 상종가까지 치게 한 낭보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역시 뒷소식은 실패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니 성공확률이 얼마나 희박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옛말에 집안 망하려면 광산업에 손 대는 사람 나온다고 했다. 노다지의 환상에 젖었다가 패가망신한 금광업자의 얘기는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1%의 요행을 바라고 99%의 노력을 무한정 쏟아붓는 그 열의라면 하사불성(何事不成)일까만 그것이 그야말로 일장춘몽으로 끝났을때의 허무함은 무엇으로도 보상이 어렵다. ‘장나무에 낫 걸기’같은 몽상(夢想)은 하루빨리 깨어나는게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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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30 23:02

[오목대] 直言 잘 하는 臣下

당나라 태종(太宗)의 명신 위징(魏徵)은‘직언을 잘 하는 신하’였다. 태종이 정변을 일으켜 즉위하기 전 옛날 부하 한명이 독직으로 해임됐는데 태종은 어려웠던 시절의 충성을 생각해 그를 복직시켜주려 했다. 그러자 위징이 반대하고 나섰다. ‘폐하를 모셨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면 백성들이 불안해 할것’이라는게 반대 이유였다.‘감히 임금의 뜻을…’할지 몰라도 관직의 기강을 세워야 한다는 그의 간언(諫言)을 태종은 받아 들였다.그런 위징이지만 자신은 충신이 아닌 명신이 되기를 원하기도 했다. 태종이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양신은 자신도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임금도 명군(名君)이 되게하며 자손들도 번성하게 합니다. 하지만 충신은 어느땐가 자신이 주살(朱殺)당할수도 있고 군주를 극악무도한 임금으로 전락시킴은 물론 나라와 가정을 파탄시킨후 오직‘옛날에 한 충신이 있었다’는 평판만 남길 뿐입니다.”라고.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엊그제 한 초청 강연에서‘대통령 앞에서 자기 목을 내놓고 직언할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그 정부가 잘 된다’고 강조했다. 요즘 날만 새면 잇따르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연루의혹과 관련해서 한 말이 그 고언(苦言)에 담긴 함의(含意)에 쉽게 수긍이 간다.지금 끝간데 모르게 번지고 있는 무슨무슨 게이트 파동도 그 실 대통령에게‘직언’을 할만한 참모들이 없었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핵심 측근에서 보좌해온 가신(家臣) 그룹이나 비서진들은 도대체 입을 봉하고 있었단 말인가. 하기야 그 비서진들마저 줄줄이 연루의혹에 시달리고 있으니 안타깝긴 하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지나치게 의혹이 부풀려진 정치공세적 측면도 없지 않은것이 사실이다.하긴 법치(法治)를 주장한 한비자(韓非子)도‘군주의 얼굴빛도 살피지 않고 거리낌 없이 척척 직언하는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갈파한바 있다.‘군주의 마음을 읽고 거기에 이쪽 의견을 맞추는것’이 신하의 도리라면 당연히 충신보다는 명신이기를 더 원할수도 있으리라. 그렇지만 그건 몇천년전 왕조시대 얘기다. 지금은‘무지(無知)할지는 몰라도 진실을 꿰뚫는 능력을 가진 민중들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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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9 23:02

[오목대]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대출기능(현금서비스+카드론)과 결재기능(일시불+할부)을 함께 행사(行使)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신용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제3의 화폐처럼 쓰인지 오래다. 또한 현금 사용을 줄여 투명한 상거래문화를 정착시키고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내수(內需)를 부양하는 효과를 볼수 있어 정부가 나서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통에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무려 8천만장을 넘어 경제활동 인구 1인당 2∼3장을 보유하기에 이르렀고 사용액도 4백30조원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결과 신용카드 업계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려 LG와 삼성·국민카드등 7개 전업사들이 지난 한해동안 올린 당기 순이익만 실로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할수 있는 2조5천7백54억원(전년대비 1백74.5% 증가)에 달했다.그러나 이같은 신용카드사들의 영업이익 뒤에서 2백45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됐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경제활동 능력이 취약한 10대와 20대의 신용불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밝힌 개인 신용불량자의 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10대가 1만2천명으로 전년보다 3백% 20대가 40만8천명으로 52.8%나 늘었다. 이처럼 10대와 20대의 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한 이유는 두 말 할것없이 카드사들이 자사(自社)이익에 눈이 어두워 소득이 없는 사람이나 미성년자들에게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카드를 발급해줬기 때문이다.카드사들에게 묻고 싶다.“만약 그들이 내 아들·딸이라 하더라도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해주고 싶으냐”고, 근검절약을 가르쳐야할 10대들에게 낭비와 무절제를 부추기고, 신용불량자라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모르는 학생과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기도 전에‘신용불량 낙인’을 찍어서 우리 모두에게 보탬이 될것은 아무것도 없다. 끝내 1천5백만원의 카드빚을 지고 갚지 못해 고민하던 익산(益山)의 여대생 강모씨가 자신의 자취방에서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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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8 23:02

[오목대] 會社 이름 바꾸기

물건값을 치른 그 자리에서, 샀던 물건을 물려 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 되던 때가 있었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 바로 우리 동네 가게 아저씨마저 그랬다. 그 때는 모든 것이 정말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도 반품을 하면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옛날처럼 내 발로 찾아가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된다. 안방에서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택배로 물건을 받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을 사는 기업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는 모양이다. 소비자 기호가 바뀌거나 신기술이 등장할 때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려는 “브랜드 리뉴얼(Brand Renewal)”이 그 중 하나다. 브랜드 리뉴얼은 상품 패키지나 로고 디자인 변화부터 브랜드 명칭과 로고자체의 변경까지 다양하다. 그 중 브랜드 명칭, 즉 이름을 바꾼 회사들의 경제적 득실을 보면 재미있다. 2000년도 주식시장에서 회사 이름을 국·영 혼합한 형태보다 국문으로 바꾼 경우에 브랜드 리뉴얼의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외래어, 심지어는 외국어로 회사이름을 짓거나 바꾸려는 흐름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국문으로 된 회사 이름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한 해의 경향을 두고서 속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 외래어나 외국어로 된 이름을 선호해 온 것은 회사들만이 아니다. 그리고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이런 시류는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심리적 등급이 반영된 한 단편일 뿐이다. 개화기 이전에는 중국문화가, 일제시대에는 일본문화가, 그리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문화가 우리의 의식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문화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동안 높은 곳에 자리한 미국문화 등을 보느라 우리 것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하자.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야”라는 역설적인 표현을 들지 않더라도 이제는 정말 우리 것을 사랑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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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6 23:02

[오목대] 餞別金 문화

공직에 있는 사람이 그 자리를 떠날때 남아 있는 사람들이 석별의 정을 담아 건네주는 돈이‘전별금’이다. 겉봉에‘촌지’나‘미의(黴意)’,‘전별(餞別)’이라고 써서 주는 작은 성의지만 주고 받는 사람들의 정의는 남다르다. 다른 표현으로‘노자(路資)’라고 쓰는데서 보듯이 왕조시대 이래의 우리의 오랜 관행이자 미떡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전별금이 때로는 뇌물로 둔갑하여 공직의 명줄을 끊기도 하고 패가망신의 횡액을 안겨주기도 한다. 상식선을 넘는 두툼한 봉투는 이미 전멸금이 아니라 뇌물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받는 쪽이 힘있는 자리일 경우 동티 날 확률도 그만큼 크다. 지난 99년 법조계를 들썩이게 했던 대전(大田)법조비리 사건도 단초는 바로 전별금이었다. 손이 크기로 소문난 한 변호사가 판·검사들을 초청해 자주 술 좌석을 만들고 이임할 때 액수가 상당한 전별금을 쥐어 줬는데 그게 정도를 벗어나‘뇌물성’으로 처벌을 받은 것이다. 나중에 대법원에서 뇌물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당시‘뇌물’과‘전별금’의 한계는 블랙유모어의 단골 메뉴가 되기도 했었다. 검찰도 시인했듯이 판·검사들이 이임할때 변호사나 지역 유지들이 전별금을 전달하는것은 일종의 관례였다. 다른 기관이나 일반 기업체도 다르지 않다. 훗날을 기약하고 일종의 보험금이라는 사시(斜視)가 문제지 그‘미덕의 관행’자체를 폄훼할 일은 아니다. 요즘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특검에 구속된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몇몇 안면있는 검사에게 전별금을 줬다하여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있다. 액수도 그리 많지 않은것 같은데 곁가지로 불거진 가시가 검찰을 당혹케 하고 있다. 마침내 검찰총장이 검사의 품위와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일체의 전별금을 받지 말라고 엄맹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의 구설(口舌)에 올라있는‘전별금 문화’를 바로 잡겠다는 다짐도 했다. 물론 관행이라 해서 때로는 마음에도 없는 전별금이 그대로 통용되는것을 두고만 볼수는 없다. 그게 시대가 바라는 변화욕구에 합치하는 길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緣)을 잇는‘작은 정성’마저도 금기시 하는 그런 사회풍토에서 어떻게 공동체의 미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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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5 23:02

[오목대] 여성고용할당제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여성고용할당제’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여성고용할당제’란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법적·정치적 수단으로 여성참여의 몫이 일정 비율에 이를 때까지 일정 요건을 갖춘 여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처를 말한다. 실질적으로는 채용이나 승진 시 일정량의 인원을 법률 및 정부규제에 의해 여성에게 배분하는 제도를 의미한다.차별 혹은 역차별의 논의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지만 이미 헌법재판소에 의해 아니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유엔 성차별처리위원회 등에서도 그동안의 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보상한다는 차원의 조치이기 때문에 역차별이나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오랜 세월 구조화된 여성차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처로 당분간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통설로 되어 있는 것이다.실제로 공무원 시험에서도 ‘여성채용목표제’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매년 그 목표비율이 증가하여 올해에는 7급이 25%, 9급 30%로 되어 있다.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교육부의 조치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환영할 만하다. 특히 여교수 채용실적이 우수한 대학에 대해 재정 지원 평가 등 각종 대학평가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그 실천 의지를 엿볼 수 있어 반갑다.2001년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여학생의 비율은 36.3%, 여성박사의 비율도 국내 23.8%, 해외 22.9%로 전체 여교수 비율인 14.1%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특히 국·공립대학의 경우에는 여교수가 8.8%만을 차지하고 있어 사립대학 16.1%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교수의 수를 늘리는 것이 당위의 사항일 뿐 아니라 현실적 차원에도 긴요한 문제라는 점이다. 여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도할 교수가 더욱 절실하다. 전향적 태도 변화는 대학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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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4 23:02

[오목대] 수준 있는 음식문화

인간은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동물이다. 그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 일이지만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먹는 즐거움도 지나치면 당사자는 과체중에서 오는 온갖 부작용으로, 도시는 음식물 쓰레기로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지난 18일 환경부가 발표한 것을 보면 우리가 1년간 버리는 음식물이 자동차 수출액보다 많은 15조원이라고 한다. 참 아까운 돈이다. 이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어림잡아 수조원정도로 추정하였는데 실제로는 훨씬 많은 돈을 낭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그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 왔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주문식단제 등으로 노력한 결과 쓰레기 양은 10년 전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그런데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해 보니 10년 전에 비해 오히려 두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비용이 상승한 이유는 물가상승, 외식 비율증가, 외식 산업의 부가가치 상승 때문이란다. 10년 사이에 가구당 외식비가 5백40% 증가한 14만6천원인 것으로 보아도 음식물 쓰레기의 비용 상승은 쉽게 수긍이 된다. 이를 보면 음식물 쓰레기의 문제가 양의 문제에서 질, 즉 비용의 문제로 양상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우리의 정서상 달랑 한두 반찬만 내 놓는 식단은 반기지 않았다. 식당에서도 그런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젓가락이 가지 않을 반찬들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번 발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잇듯이 소비자들도 먹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조금 먹더라도 맛있게 먹고 싶은 것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외식업체들도 동참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음식물 쓰레기의 양도 줄어들게 되고 음식물 재료비도 줄일 수 있는 경제적 효과도 얻게 될 것이다. 관공서에서는 외식업체들이 알뜰한 식단을 마음놓고 개발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하고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이들 소비자와 외식업체 사이에서 중립적인 관공서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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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1.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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