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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음주 측정기

세밑을 맞아 송년모임이 한창 이다. 모임에는 으례 술이 따르게 마련인 우리 국민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한해의 더께를 술로 씻어내기 위해 마구 술을 권하고 마시는 악습이 여전하다.이같은 연말 분위기에 편승한 음주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최근 아침 출근시간대 까지 음주운전 측정을 실시할 정도로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피하기 위한 갖가지 비책(?)이 등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음주측정기를 설치하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도내의 경우 지난해 까지만 해도 음주측정기를 비치한 음식점이 한곳도 없었으나 올들어 전주시내 아중지구만 해도 19곳, 중화산동에 8곳이 음주측정기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에도 14곳, 익산에도 12곳이나 이런 음식점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들 음식점들은 손님 50명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업소라는 것이 공통점이다.음주측정기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의 전기화학적변화를 디지털신호로 바꿔 측정하는 기기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위와 장에서 곧바로 흡수된다. 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으로 들어가 공기와 함께 호흡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내쉬는 숨속에 들어있는 알코올의 양을 측정하면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현재 사용되고 있는 음주측정기는 대개 전자식으로 이 측정기에는 백금 양극이 있어 관을 통과하는 알코올 기체분자가 일부 전자를 잃으면서 아세트산으로 산화시켜 전류가 만들어지는 것을 디지털신호로 바꿔 수치로 나타낸 것이 혈중 알코올농도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혈액 1백㎖속에 몇㎎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는 가를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다.음식점이나 시판중인 음주측정기의 수치만 믿고 운전을 하다가 경찰의 측정수치와 달라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 모양이다. 기기 종류나 측정 시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무시한 만용이다.음주운전은 까딱하면 자신은 물론 죄없는 타인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참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술을 한잔이라도 마셨을 때는 절대로 핸들을 잡지 않는 운전자들의 자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세밑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2.28 23:02

[오목대] 국악계의 送舊迎新

모두가 송구영신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이 지역 국악계만 우왕자왕, 분위기가 어수선 하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감정싸움에만 매달려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다. 국악의 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을 연출한 첫 공로자는 단연‘도립국악원사태’라 할 것이다. 민간위탁 방식을 놓고 대립하던 과정에서 불거진 도와 예술단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그 앙금을 털어 내지 못하고 국악원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이에 못지 않게 커다란 실망과‘거리’를 제공해준 것이‘전주대사습사태’이다. 주관 방송사와 대사습보존회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대사습대회의 위신을 현저하게 실추시키고 말았다.여기에 정체성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는 세계소리축제의 모습도‘예향’의 자존심을 구기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백화점식 행사의 나열로 비판을 받아오다가 조직위의‘근무태만’건이 터지더니 급기야는 총사퇴라는 극한 처방으로까지 치닫고 말았다.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맛과 멋의 고장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갖가지 세세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그에 따른 처방도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어느 것도 상대방의 혼쾌한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이제 이 지역 원로들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미시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의 묘방을 찾을 수 없다. 당사자들에게 맡기기에는 너무나 착잡한 일이 되고 말았다. 원로들이 만나 원칙적인 방향을 확인해주고 커다란 들거리의 정책적 판단도 견인해내야 할 것이다.낡은 것의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소홀하게 할 수는 없다. 불똥이 뛸까 염려하여 모른채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국악원이나 대사습, 소리축제 모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이 지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것이다. 더 이상 파국으로 치닫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의 어른들이 하루빨리 나설 것을 감히 촉구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2.27 23:02

[오목대] 나눔의 美德

연말연시도 접어 들면서 망년회다 동창회다 사은회다 해서 사회분위기가 달뜨고 있다. 호주머니는 가볍지만 마음이 따스한 사람들끼리 한 해를 보내며 애환을 나누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겹다. 이런 모임들을 통해 공동체 사회의 미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때 그 사회의 건전성은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그런 한편으로 가진 자들의 사치 낭비 풍조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심어 준다. 요즘 대형 백화점이나 고급 용품점등에는 부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고급 룸살롱 같은데서는 한 명에 기백만원 하는 최고급 양주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동이 나고 있다한다. 매년 이 맘때 쯤이면 빠지지 않는 호화 골프여행도 한 몫을 한다.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동남아나 하와이쪽으로 나가는 졸부들의 행태가 서민들의 기를 죽인다. 해마다 연말연시에 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수는 없다. 부지런히 일 해서 깨끗한 부(富)를 축적했다는 그 성취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때로는 가진 사람들의 행태가 못마땅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의 그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해 주는 것이 자본주의 사호의 도리 아닌가.문제는 소득계층의 불균형 심화다. 가난한 80%가 부자 20%의 위세에 눌려 속으로 울화통을 삭여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 현주소다. IMF는 극복했다지만 우리 경제사정은 아직 바닥이다. 실업자와 노숙자가 거리를 헤매고 청년 실업,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65세이상 노인 8만명과 18세미만 청소년 2만명이 아직도 제 때 밥을 못먹는 결식인구라는 통계도 있다. 커피 한 잔에 2만원, 식사 한 끼에 10만원 짜리를 즐기며 상류층이 흥청망청 할 때 소득이 떨어져 가난한 서민들의 물질적 박탈감에 심화(心火)를 앓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이럴때 일수록 가진 사람들의 겸양과 나눔의 미덕이 사회를 밝게 한다.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로 늘어난다는 말도 있다. ‘행복이 결코 부(富)의 순위와 비례하지 않는 것’이라면 가난하다고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 또한 없는 것이 사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2.26 23:02

[오목대] 공중화장실 受難

길거리나 공원, 운동장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은 그 나라나 그 도시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하는 척도가 된다. 선진국일수록 화장실의 청결유지, 공간활용, 시설관리가 깔끔한 반면 후진국일수록 지저분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것이 화장실 문화다.파리나 런던 로마같은 유서깊은 도시들은 공중화장실을 겉모습부터 고풍(古風)에 맞게 우아하고 세련되게 치장하여 그 자체로 관광상품화할 정도다. 화장실을 휴게실(Rest Room) 개념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경우도 도시는 물론 아무리 한적한 시골이라도 공중화장실만큼은 완벽하게 관리한다. 깨끗한것은 두 말할것도 없고 공중전화나 자동판매기, 관광안내 팜프렛까지 빠짐없이 비치하여 여행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해 준다. 같은 아시아 쪽이라도 일본이나 싱가포르같은 나라의 화장실 문화도 결코 구미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우리나라도 88올림픽을 치른 이후 공중화장실이 크게 개선되거나 개선돼 나가는 중이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외국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청결유지와 환경미화가 잘되고 있다. 대리석으로 내부를 치장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공중화장실은 호텔이나 공항화장실 못지않은 수준이다.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것중 하나가 공중화장실 이용이라는 불명예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공원이나 터미널등의 공중화장실은 여전히 불결하거나 지저분한곳이 많다. 내년 월드컵대회를 앞둔 전주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시민운동단체들까지 나서서 환경개선운동을 벌여 어느정도 질서가 잡혀가나 싶었지만 엊그제 보도를 보면 아직 한심하다는 생각이든다. 어린이공원 터미널등의 공중화장실이 엉뚱한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실내 전구·유리·화장지 벽걸이등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고 심지어 난방용 전열기까지 떼어갈 지경이라니 기가막힌다. 시민의식이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문화시민이라 자처할 것인가. 공중화장실은 청결유지 못지않게 환경을 가꾸는것도 중요하다.월드컵때 외국인들에게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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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25 23:02

[오목대] 성탄절

성탄을 맞이하여 도심의 거리는 캐럴 송이 울려 퍼지고,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배불뚝이 산타클로즈 할아버지의 네온이 휘황찬란하게 눈을 어지럽히며, 크리스마스 트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만 간다. 그런가 하면 온갖 성탄 선물세트로 진열된 백화점의 쇼 윈도는 흥청망청하기만 하다. 이것이 요즈음 성탄의 풍속도이다.세밑이 되면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해마다 겨울 기온은 따뜻해져 가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지고만 있다. 세상이 변해서인지 어려운 사람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인 것 같다.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자꾸 빈약해져만 가고,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눈길을 주고 자그마한 성의라도 보태는 사람들 역시 어려움을 겪었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씁쓰레한 마음뿐이다. 세상은 풍족해져만 가는 데 사람의 마음은 더욱 가난해져 가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서 일 것이다.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이 이루어진 날이다. 예수 탄생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할 때이다. 가장 고귀하고 높으시다는 분의 탄생은 가장 비천하고 낮은 마구간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어쩌면 높이 오르려는 사람은 스스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의 가르침을 몸소 행하신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분이기에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셨는지도 모를 일이다.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X-Mas 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놀랍게도 44%가 쇼핑이라고 대답하였으며, 37%는 예수님의 탄생이라고 대답하였고, 나머지 19%가 파티와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이쯤 되면 성탄절의 본래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이고, 성탄절은 그저 전 세계가 즐기는 하나의 명절이나 휴일로 전락되어 버린 것이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 인간을 바라보는 예수께서 탄식을 하며 잃어버린 성탄절을 찾아달라고 호소라도 해야 할 판이다. 부디 올해의 성탄은 잃어버린 성탄절이 되지 않도록 서로 함께 나누는 본래의 성탄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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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24 23:02

[오목대] 冬至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어느 집 질화로에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콩기름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파묻은 불씨 헤치며 잎담배 피우시며/‘고놈 두눈동자 초롱같애’하며/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중략)우리 민족이 농사를 천직으로 앍로 살아가던 50∼60년대 겨울밤을 배경으로 해선 쓴 김용호씨인의 ‘눈오는 밤에’첫 대목이다.속된 말로 ×구명이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라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는 가족끼리, 이웃과 함께 오순도순 엄동설한을 잘도 이겨냈다. 구멍난 양말 기워 겹겹이 끼워 신고 찢어진 문풍지사이로 들어오는 황소바람 헌 옷가지로 틀어막으며 살았으나 그래도 그당시 겨울은 느긋한 삶의 여유가 있었다. 유난히도 과부가 많았던 시절이었지만 춘향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조웅전이 있어 용케도 동지(冬至)섣달 기나긴 밤 지새울수 있었다. 또 그때는 난방시설이라야 아궁이에 불지피는 것이 고작이고 이부자리야 검정물 들인 무명이불이 전부였지만 간밤에 까마귀 얼어죽었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사람 얼어죽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그런데 웬일인가. 집안에 있으나 문밖을 나서나 겨울추위 무서운줄 모르고 먹을것이 지천으로 널려 배고픈줄 모르는데 왜 이리 세상살이가 각박하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백수들은 늘어만 가고 백수들 일부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길거리를 떠돌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현재 전국의 노숙자수는 4천8백46명으로 3년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서울시에서만도 올들어 14명의 노숙자가 목숨을 잃었고 이가운데 10명은 외로움고 추위를 이기지 못해 술로 생활하다 간질환으로, 나머지는 정신질환이나 폐렴, 결핵, 뇌출혈로 숨졌다고 한다.오늘이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끼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는 동지다. 일년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기도 하다. 혹한이 오거나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동네사람들이 혼자 사는 노인네 집을 둘러보던 그시절이 그립다고 한다면 지나친 낭만주의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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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22 23:02

[오목대] 福券 열풍

복권은 로마시대에 처음 고안됐다. 폭군 네로황제는 로마의 화재이후 도시복구 자금이 부족하자 복권을 팔아 조달하였다고 한다. 근대적 형태의 복권은 153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로토’라고 불리는 복권이 발행돼 오늘날 복권의 효시가 됐다. 복권을 뜻하는 영어‘lottery’는‘로토’에서 나온 말이다.우리나라에서 복권의 효시는 1947년 12월에 발행된‘올림픽후원권’이다. 이 복권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경비 마련을 위해 발행돼 서울지역에서만 판매되었다. 정기적으로 복권이 발행된 것은 1969년 9월15일 주택복권이 첫 선을 보이면서 부터이다.그후 당첨금이 계속 늘어나고 복권종류도 많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는 가히‘복권공화국’으로 블려도 무방할 정도로 복권열풍에 휩싸여 있다. 지난 11월말 현재 모두 19종의 복권이 발행되고 있다. 민간업체의 인터넷복권까지 합치면 30종이 넘는다. 올해 팔린 복권은 장수로 9억여장에 액수는 6천여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98년 한해 3천여억원이었던 복권시장이 불과 3년만에 2배나 늘어난 것이다.이같은 열풍에 힘입어 전국에 복권만을 전문 취급판매하는‘복권방’이라는 신종 체인점까지 등장, 전국에서 2백여 곳이나 성업중이라고 한다. 엊그제 부터는 1등 당첨금으로 1백억원을 주는 복권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온라인 연합복권(일명 로토)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 복권은 구매자가 49개의 숫자중 6개를 선택하고 당첨이 되면 배당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베팅 방법이 간단하고 당첨자가 안나올 경우 배당금이 이월돼 무한대로 커질 수 있어 사행심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높다.최근의 복권열풍이 일기전 까지 복권은 봉급생활자나 근로자등 서민들이 소박한 희망을 걸고 2∼3장식 사서 지갑에 넣고 다니며 당첨을 기대하는 정도였다. 당첨이 안되어도 서민주택 마련등 공익사업에 일조한다는 자기위안도 작용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첨금이 많아지면서 일확천금을 노린 사행심리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는 추세다. 사회적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서 벌이는 경쟁적인 복권판매는 한번쯤 재고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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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1.12.21 23:02

[오목대] 도립국악원 파행

이 지역의 자랑거리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했던 도립국악원의 위상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민간위탁 관련 진통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예술단원들의 노조설립으로 깊어진 사무국과의 감정적 골이 이번 오디션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지고 만 것이다.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다른 지역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던 우리음악의 대중적 산실이 무슨 연유로 이 지역의 골칫거리, 모두가 떠나고 싶은 곳, 소속 단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수들에게도 자괴심을 곱씹게 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그러고도 책임지는 이 하나 없으니 이러고도 국악의 고장을 운위할 수 있단 말인가?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도립국악원의 위상추락이라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것을 추슬려야 한다는 당위가 더 절박한 것이다.오디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를 강행하려는 사무국의 명분이나 이를 거부하고 있는 단원들의 실질적인 염려의 마음도 모두 수긍이 간다. 오디션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연주자는 도태돼어야 한다. 그러나 오디션이 노조와해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노조설립을 인정하면서 유명무실화된 조례를 내세워 예술인들을 옥죄려 하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조차 하다.중요한 것은 국악원을 살리는 일이다. 핵심은 그럴 의지가 도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조례의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염려가 되는 것은 조례 자체가 아니라 민간위탁으로 쌓인 감정의 앙금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조례를 핑계로 앙갚음을 하겠다는 옹졸함으로부터 도나 그 지시를 받는 사무국이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우리의 자랑스런 도립국악원이 더 이상 만신창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골칫거리라는 오명도 어서 빨리 떨쳐버려야겠다. 이는 사무국과 예술단노조 사이의 타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일이 결코 아니다. 도의 정책적 판단과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도지사의 결심이 관건인 것이다. 국가경영을 꿈꾸는 분의 통큰 결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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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20 23:02

[오목대] 週5일 근무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장 뼈 빠지게 일한게 노동자들이었다. 춥고 배고프던 개발 연대에 열악한 노동환경과 살인적인 저임금을 마다 않고 산업현장에서 노동력을 혹사 당한게 바로 그들이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고도성장의 그늘에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얼룩져 있다.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IMF라는 암초를 만났지만 근로환경의 개선,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의 큰 흐름은 지속돼 왔다. ‘풍요로운 삶’의 가치 배분에서 노동자의 몫을 챙기려는 노력이 바로 노동의 질 향상과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국민의 정부들어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되고 노사협상을 통해 산업현장의 효율성 제고가 이루어진만큼 지금 최대 화두는 ‘주5일 근무제’가 된다.그동안 노동계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투쟁도 불사했고 사용자측은 생산현장의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노동시간 단축에 소극적이었다. 1년 이상을 끌어오며 노사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마침내 주5일근무제의 단독 입법을 선언했다. 내년 7월부터 우선 공무원·학교·금융보험업·대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것이다. 아직 도입 일정이나 연월차휴가·임금보전등 노사정간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드디어 선진국형 ‘주5일 근무’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사실 노동복지에 앞서 있다는 미국도 주5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된것은 지난 1950년이었다. 산업혁명후 근로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무려 1백년이 걸린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럽 여러 선진국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고 우리의 개발 모델이라고 할 일본도 크게 앞서 있다고 할수 없으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있는 우리로서도 비로소 체면을 세웠다고나 할까.그러나 제도의 도입 못지않게 중요한것은 엄격한 시간관리로 노동의 질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적당히 근무시간을 떼우며 늘어난 시간을 레저나 소비향락쪽으로만 돌린다면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더 저하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예고되는 ‘주5일 근무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할것인가는 노사정 모두의 새로운 과제라 할 수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2.19 23:02

[오목대] 또 불거진 ‘리스트’

정치권력과 돈·정보·리스트는 불가분의 관계인가. 정현준·이용호게이트에 이어 해묵은 진승현리스트가 정치권에 또 한 차례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직 사정(司正) 총수가‘할복자살 운운’하는가 하면 정관계 인사 30여명이 명단에 올라 있다는 설들이 분분한 가운데 검찰의 사정서슬이 시퍼렇다.영어로 리스트(list)는 단순히 명단·목록·일람표란 뜻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정치권에 이입되면 음습하고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마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이름이 리스트의 명칭이라도 되듯이 사람들을 그 명단에 궁금증을 갖게돼고 입방아를 찧기 마련이다. 정태수리스트를 시작으로 그동안 정관계에 나돈 리스트는 한 둘이 아니다. IMF 위기때의 김선홍리스트, 병무비리와 관련된 원준위리스트, 옷로비 파문때의 최순용리스트도 모두 세상을 부정적 시각으로 가득차게 한 바 있다.리스트에 올라 있을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생사람 잡는 소리’라거나 ‘소설 쓰고 있다’고 잡아 떼고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루설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단게 리스트의 존재다. 이번 진승현 리스트도 그 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지금은 누구도 예측불허다. 그러나 검찰이 신광옥 전 법무차관과 김은성 전 안기부 차장을 금명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니 리스트 존재여부도 뒤를 이어 밝혀질것으로 보인다.미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따르면 ‘정치인들은 다른 분야 사람들과 비교해 인간성이 결핍된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럽쪽 유권자들은 ‘이익에 따라 진실 외곡을 일삼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일이 터졌다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이 우리라고 크게 다를바 없으니 이런 혹평이 나올법도 하다는 생각이다.이번 리스트 작성자가 누구냐에 이르러 떠오르는 고사가 있다. 진시황 사후 황제의 작은 아들 호해(胡亥)를 옹립하여 전횡을 일삼은게 환관 조고(趙高)다. 시황의 주변에서 정보를 독점하여 권력 공백기에 천하를 뒤흔든, 바로 ‘사슴을 말이라고 우긴’그였던 것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도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기보다 해악이 되는 일에 더 열중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번 리스트의 작성자라면 그것은 국가적 비극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2.18 23:02

[오목대] 선거 브로커

최근 동아일보사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미(美)아시아재단과 함께 제16대 총선자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兆)단위 이상의 돈이 뿌려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어쩌다 한국의 선거문화가 이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이러고도 우리가 50년 민주정치를 한 나라라고 말할수 있는 것인지 자괴감이 든다. 그동안 세간에 국회의원 선거 한번 치르는데 최소한 10억원은 든다느니, 30당(當)20락(落)이라느니 하는 말들이 떠돌기는 하였으나 이같은 풍문들이 설(說)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니 실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조사결과에 따르면 후보자들 스스로가 밝힌 선거비용만도 평균 5억원을 넘어 전국 평균 법정선거비용인 1억1천6백만원을 무려 4.5배나 초과했다. 더구나 이 금액은 선거기간 동안에 투입된 실질적 선거비용이라는 점에서 선거준비기간부터 들어간 여러 간접비용과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실제로 그보다 2∼4배가 많은 10∼20억원에 이를것이라는게 정당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이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 국회의 꼴을 무엇이 되는가. 법을 만드는 그들부터가 위법자라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할것이며 위법자가 법을 만든다는 아이러니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난감하기 짝이없다.그러나 이 모든 책임을 후보자들에게만 뒤집어 씌울수는 없다. 어느 정신나간 후보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쓰고 패가망신하고 싶겠는가. 문제는 선거때만 되면 이 구실 저 핑계를 대며 후보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려는 선거브로커들이 더 큰 문제다. 초조하고 불안한 후보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 빼내는데 이골이 난 이들은 후보자의 당선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많은 파렴치한 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1억원을 쓴 후보가 10억원을 쓴후보를 이기고, 30억원을 쓰고도 돈이 모자라 낙선했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었다는 것은 정치지망생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한솥밥 먹는 부부도 각자 마음먹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세상인데 그까짓 돈몇푼에 양심을 팔 유권자가 몇이나 되겠는가.4대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치사한 선거브로커들부터 소탕해야 정치가 깨끗해지고 나라기강이 바로 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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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7 23:02

[오목대] 政治브로커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제대로 된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꾼만 득실댄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지금의 한국 정치현실은 참으로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이른바 '진승현(陳承鉉) 게이트'가 마치 검은 망령처럼 여의도 정가를 뒤덮고 있다.재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진씨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1억5천여만원을 건네줬다고 진술한 민주당 당료 최택곤씨를 13일 전격 소환하여 밤샘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최씨는 "진씨에게서 로비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신광옥 법무 차관에게 돈을 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분명 준 사람이 있으니 받은 사람도 있을 터인데 진씨의 진술이나 최씨의 말 그대로 라면 로비 자금으로 건넨 돈이 증발하였던지 아니면 배달사고가 났던지 참으로 기이하고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윗물이 맑아도 아랫물이 맑을 지 모르는 세상에 윗물이 이래서야 어찌 아랫물을 탓할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혹시 터질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치꾼들의 핵우산을 얻어 쓰려고 마치 보험에 가입이라도 하듯이 검은 돈을 뿌리기 일쑤였다.깨끗한 돈이니 염려 말고 받아도 된다는 말은 어쩌면 먹어도 뒤탈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은 돈이니 그리 알고 챙기라는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인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준 사람은 있는 데 받은 사람은 없다. 청와대 인사나 여권실세와 가깝다면 그저 깜빡 죽는 우리 사회의 의식도 문제지만 이제는 부정과 비리로 얽힌 연결고리의 끝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사건의 실체 앞에 또 한번 분노와 좌절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건의 추이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디까지 불똥이 튈지 모를 이 사건 뒤에서 전전긍긍할 정치꾼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정치인이 바로 서야 이 나라가 바로 서겠지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보다는 차라리 정치가 없다하더라도 정치꾼과 정치브로커가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다행이라는 심정이다. 정치는 무릇 민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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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5 23:02

[오목대] ‘해리 포터’열풍

‘해리 포터’열풍이 다시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영국의 무명 여류작가‘조앤 롤링’의 동화‘해리 포터’가 이번에는 스크린을 통해 지구촌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나온 영화‘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해리 포터’시리즈 7편중 첫번째 이야기이다. 지난달 16일 미국등지에서 동시에 개봉된 이 영화는 개봉당일 3천1백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려 미국영화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개봉 5일만에 입장수입 1억달러를 돌파, 지난 99년‘스타 워즈’가 세운 5일만의 1억달러 돌파기록과 파이를 이루며 최단기간내 1억달러 흥행기록에 합류했다.전세계에 돌풍을 몰고 온 이 영화가 오늘부터 국내에서 개봉된다. 배급사는 진즉 전국 1백60개 극장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미 개봉 5주일전에 벌써 예배표만 17만장을 넘어서 공전의 히트가 에상된다. 배급사측도 국내 외화흥행 최고기록인‘타이타닉’의 관객 4백50만명을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모양이다.영화‘해리 포터’의 이같은 성공은 우선 원작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은 데 크다고 볼 수 있다. 11세 꼬마마법사‘해리 포터’의 모험과정을 담은 판타지 동화‘해리 포터’는 97년 첫편이 출간된후 현재 4권까지 출판됐다. 세계 2백여 나라에서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2천여만권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역사이래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얘기가 결코 과장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99년 번역 출판된후 지금까지 4백여만권이 팔렸다. 출판업계가 추산하는 총 매출액만도 무려 3백억원에 이른다니 가히 경이적이다.‘해리 포터’는 책과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 캐릭터 상품, 완구 등으로 제작돼 국내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사이트에서 뜨거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전문가들의 예측대로 21세기 문화산업은 거대해져 가고 있다. 그리고 한번 인기를 얻은 문화상품은 과거처럼 한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해리 포터’의 사레가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충족시켜 주는 작은 동화에서 시작한‘해리 포터’의 성공은 우리나라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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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4 23:02

[오목대] ‘혼불’기념사업

“전통 문화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그 인유(引喩)”로 주목을 받고 있는‘혼불’의 문학적 가치와 작가 최명희 선생의 치열한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심화·확산시키기 위한‘혼불문학제’가 성료되었다. 첫 번째 행사답지 않게 놀라운 가시적 성과를 거둔 채 마감된 것이다. 우선은 그 차분함이 눈에 띤다. 여타의 추모사업과는 다르게 외형보다 내실에 더 힘을 모은 모습이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 치밀한 기획이다.‘계승’의 차원에서 전북대신문과 공동으로 마련한‘최명희청년문학상’을 통해 ‘내일의 최명희’ 4명을 발굴해 낸 것이다. ‘심화’를 위하여 ‘혼불학술상’을 제정한 것도 그렇지만, ‘혼불’에 대한 학제(學諸)간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확산’에도 심혈을 기울인 점 등은 기념사업의 한 전범(典範)으로 꼽힐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혼불과 정신문화’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해에서 발표된 논문과 토론 내용은 ‘혼불’에 대한 우리들 이해의 폭과 깊이를 한 차원 높여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작품을 통해 전통사회 생활사 연구를 시도한 것이나 민속문화의 전통을 탐구한 논문은 우리 전통사회와 그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자체를 위해서도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다. 여성영웅서사에 초점을 맞춘 것과 민속신앙적 면모를 집중 분석한 논문, 그리고 언어문화와 관련하여 작품의 ‘텍스트성’에 주목한 것 등, 발표된 논문 모두가 문학외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의미에서도 주목을 요하는 것이다. 재정과 인력의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그러한 어려움을 딛고 ‘혼불’에 대한 사랑의 열정 하나로 이러한 일들을 준비해온 기념사업회 운영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나 바램이 있다면 이러한 일이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날 행사장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열기가 값진 성원이라 할 수 있지만 좀더 정책적인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겠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혼불’이 지니고 있는 풍성한 문화적 자산을 결코 가볍게 보지 말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내년 더 풍요로운 성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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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3 23:02

[오목대] ‘수지金’망령

14년전에 홍콩서 죽은‘수지 김’망령이 끝내 잘 나가던 전직 경찰 총수의 발목을 잡았다. 이무영(李茂永) 전 청장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그에겐 국정원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 사건을 은폐하려했다는 혐의가 씌워졌다.경찰 호남인맥의 대표주자로 현 정권들어 승승장구했던 그가 뜻밖의 사건으로 비운을 맞게된데 대해 도민들의 시선이 안타깝다. 재임중 하위직 처우개선과 파출소 3교대 근무확립,시위현장의 ‘무(無)최루탄’원칙고수등 경찰개혁에 광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그였다. ‘포돌이’캐릭터를 새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친근한 경찰상을 심어준 발상도 인상적이다.임기 2년의 청장직을 물러난 그의 다음 목표는 고향인 전북 도지사 출마였다.공식적으로 표명하진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발빠른 행보로 지평을 넓혀 나가는 중이었다. 여론의 향배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꿈은 이번 사건으로 한낱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정치 현실이 그가 이러한 악재를 딛고 일어서더라도 재기할수 있을만큼 결코 평탄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검찰에서 이 전 청장의 소환설이 나왔을때만 해도 사람들은 ‘설마 구속까지야...’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예측을 깨고 그는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검찰의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는 이제 법정에서 판가름날 수 밖에 없다. 검찰은‘수지 김’사건당시의 안기부장이던 장세동(張世東)씨와 이학봉(李鶴棒)전차장등도 소환해 수사 확대하고 있다.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쓰고 죽은 ‘수지 김’과 그 가족들의 피맺힌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권력구조로 볼때 과연 ‘경찰의 책임’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것도 사실이다. 경찰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희생양’이라는 분노에 찬 항의 목소리들도 간과할수 없다는 말이다.한편으로 이번 사건이 이 전 청장에게 주는 교훈도 있다. 사기(史記)에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반대로 난(亂)을 초래한다’고 기록해 있다. 지난해 2월 15일 국정원측이 수사중단을 요구했을때 이전 청장은 냉철한 이성으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오늘 그가 겪는 시련의 단초는 바로 거기서 비롯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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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2 23:02

[오목대] 催鍾吉의‘의문사’

우리 시대 어두운 역사의 한 단면인 세칭‘의문사’는 군사독재정권 시절 공권력에 의해 희생됐을것으로 짐작되는 의문의 죽음을 말한다.‘이 땅에 법치(法治)를 세워야 한다’며 유신독재에 맞섰던 전서울법대 최종길(催鍾吉)교수,‘게릴라전을 해서라도 박정희의 종신집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계발행인 장준하(張俊河)의 죽음등이 대표적인 의문사들이다.‘국민의 정부’들어 대통령직속으로‘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가 설치되자 시민단체들이 최·장씨 사건을 비롯 42건의 각종 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30년이상 피맺힌 한을 품고 살았던 유족들이 낸 진성서도 80여건에 이르렀다. 이 중에는 80년대초 5공정권 당시 운동권으로 분류돼 강제징집된후 이른바‘녹화사업’과정에서 희생된 대학생등 군대내 의문사, 기관원 소환으로 유족들이 의심하는 몇 건의 사망사고등도 포함된다. 이들 사건들은 대부분 자살로 처리되거나 심지어는 유족들에게 사망자의 시신마저 제대로 돌려주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문등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까 우려해서이다.그동안 진상규명위는 지난 75년 8월 등반도중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장준하의 죽음이 실종사가 아닌 타살이라고 밝혀낸바 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밖의 여러 의문사에 관해 제보나 관련자들의 양심선언등이 나오지 않아 진상규명에 애도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어둠의 저편에서‘정의 실현’과 양심의 무게를 저울질 하고 있을 관련자들이 분명 있을법한데도 말이다.이런 가운데 어제 의문사진상규명위가 최종길교수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당시 중앙정보부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한것으로 발표해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최교수는 73년 10월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조사 받다가 7층 화장실에서 투신 자살한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 따르면 그는 당시 수사관들에 의해 7층 비상계단에 떠밀려 죽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역사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마련이다. 최교수의 의문사도 이제 베일이 벗겨질 때가 된 모양이다.‘의문사’는 끝까지 추적하에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정의가 살아 숨 쉴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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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1 23:02

[오목대] 大入제도

세상에 시험치고 만만한 시험이 있을가마는 올 대입 수능시험처럼 별난 시험은 일찌기 경험해본 적이 없었던것 같다. 국민의 정부 들어 첫 교육개혁의 단추를 낀 이해찬(李海瓚) 당시 교육부장관은 위헌시비에 휘말리면서까지‘망국적인 과외는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공언하고 앞으로는(현 고3년생부터) 학교생활만 충실히 하면 대학 가기 편한 교육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 결과 불법과외가 크게 줄어들고 보충수업 대신 자율학습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으며 어떤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특성화교육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3년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지난해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변별력을 떨어뜨렸다는 여론에 떠밀려 올 수능시험은 난이도를 너무 높이는 바람에 고3교실을 눈물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수능 비중을 줄여 대학 서열화를 막아보겠다는 취지아래 총점 기준 누가성적분포도를 공개하지 않아 도대체 자신의 성적으로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지 수험생은 물론 진학지도교사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또 대학마다 웬 입시요강이 그렇게 복잡하고 수능성적통지표에 적힌 용어도 왜 그리 어려운지 가방끈 짧은 학부모는 도무지 헷갈려 자녀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 것인지 당혹스럽기만 하다. 특기 하나만 잘 살려도 원하는 대학에 어렵찮게 진학할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행한 대입제도가 이조건, 저 제한에 걸려 혼란만 부추기고 학과공부에만 매달린 수험생도 자신의 꿈을 펼칠 대학이 어느 대학 무슨 과인지 마음을 정할수가 없으니 이것은 시험이 아니라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한 시험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선진국의 입시제도가 어떻고, 다변화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고, 어차피 시험은 경쟁이라고 강변(强辯)한다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몇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임기응변식으로 땜질처방에 급급하는 대입제도 때문에 나라의 장래를 짊어질 후학들이 벌써부터 찍기·뽑기·눈치판으로 내밀린대서야 어찌 교육다운 교육이라고 말할수 있겠는가. 오늘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위해 안개속을 헤매고 다닐 수험생들이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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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10 23:02

[오목대] 술자리

연말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런저런 모임이 잦고 술자리도 부쩍 늘어가는 때가 되었다. 모임이 있으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술이다. 술은 사람의 감정이나 정서와 잘 동화하는 묘약인 것 같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을 때는 좋아서 한 잔, 괴로울 때는 괴로워서 한 잔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것 같다.술마시는 것이라면 우리 나라는 세계적 수준이다. 말하자면 금메달 감인 것이다. 우리 나라 성인들 특히 남성의 음주율은 세계적으로 대단히 높은 편에 속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1995년 현제 20세 이상 인구의 음주율은 남자 83.0%, 여자 44.6%인데, 특히 여성 음주율은 1992년 33%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또한, 연간 알코올 소비량도 88년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알코올 소모량이 이미 연간 9.1ℓ를 기록했다. 이러한 알코올 소비량은 미국·캐나다의 8.1ℓ, 러시아 5.6ℓ, 일본 4.0ℓ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한국인중 평생동안 알코올성 장애를 일으키는 사람은 1백명당 22명으로 미국의 14명, 대만의 7명보다 훨씬 많다.한국인의 술버릇 또한 독특하기 이를 데가 없다. 한국인들이 술마시는 것을 한번쯤 지켜본 외국인들은 모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각자의 잔에 주량에 맞게 마시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는 정을 나눈다는 이유로 서로 잔을 돌려가며 서슴없이 마셔댄다. 그리고 술잔에 가득 담긴 술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단숨에 들이키는 이른바‘원샷’에다가 취기가 오르면 이런저런 술로 칵테일을 하여 혼빼기 술인‘폭탄주’를 마시면 술의식은 대미(大尾)를 장식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과음과 폭음은 정해진 순서가 되고 만다.술은 적당히 마시면 긴장이나 불안을 해소시켜 준다지만 적당히가 그리 쉽지가 않은 것이 술이다. 지나친 과음은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불행과 피해를 가져다 준다. 그래서 술에 빠져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게 되는 것이다.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잘못된 음주문화와 지나친 과음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면 남은 한 해가 더 어렵고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다. 건전한 음주문화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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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08 23:02

[오목대] 不法 복제교재

옛말에‘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책 구하기가 힘들었던 시대라면 몰라도 지금은 엄연한 절도행위다. 특히 21세기 지식정보사회를 맞아 남이 오랜 세월 공들여 이룩해 놓은 작업을 불법으로 복사·복제하여 판매 구입하는 행위 역사‘지적 재산’을 훔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최근 국내에서 대학 교재용 학술도서를 출간하는 저자와 출판사들이 불법 복제가 단속되지 않으면 저술과 출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전국 대학가 1천여 복사업체의 불법 복제를 단속하기 위한 준사법권을 부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면서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5백여 대학교재 출판사의 등록증을 반납하는등 당력 대응하겠다고 초강수를 들고 나섰다.대학가의 서적 불법 복사·복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는 모양이다. 출판업계의 자체조사에서 대학 강의실에 놓여 있는 책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된 책이며, 복사전송권관리센터가 올해 적발한 불법 복제 건수가 무려 5천여건이 넘고, 학술 도서의 반품률이 85%에 이른다니 출판사들의 주장이 업살로만 들리지 않는다. 책이 많이 판매되면 책값은 내리겠지만 불법 복제본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다 보니 출판사들이 단가를 맞추기 위해 거꾸로 책값을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가정형편상 책값이 비싸 불법 복제된 책을 사기도 하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불법 복제본을 버젓이 구입하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당장은 값 싸게 책을 사볼 수 있어서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창작 의욕을 꺽는등 우리사회의 창의적 지식생산 토대를 허무는 행위나 다를바 없디때문이다. 불법 복제가 판치는 풍토에서 누가 저술을 하고 출판을 하려고 하겠는가. 또 불법 복제는 국제적으로 통상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달 외국 논문을 표절하여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도 비슷한 사례이다.불법 복사·복제는 엄연한 위법행위다. 학생들의 자성은 물론 당국도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 진리가 담겨 있는 대학교재가 ‘지식의 절도’에 해당하는 불법 복사·복제본이라면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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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12.07 23:02

[오목대] 지역 放送의 위기

다시 블랙홀의 거센 바람이 밀어닥치고 있다. 이 땅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죽음의 검은 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아니 쭉정이만 남기고 알곡 될만한 것 모두를 앗아가는 그래서 주변부를 더욱 삭막하고 황량하게 만드는 ‘서울공화국’중심의 음산한 기운이 다시 또 변방 낙오자들의 삶을 뒤덮을 듯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정치를 독식하고 경제를 독점하고 문화와 교육마저 그 희생의 제물로 삼켜버린 거대한 입이 이제는 지역방송마저 먹어치우겠다고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시청자의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거창한 구호에, 디지털 영상산업을 발전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그럴듯한 명분에 현혹되어 주변부의 소외군상들은 넋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하여 이를 막아보겠다는 지역방송인들의 몸부림을 ‘제 밥그릇 챙기기’정도로 여기기도 한다.질 좋은 ‘서울방송’을 보고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림 속의 떡 쳐다보고 침이나 흘리며 자신의 초라함을 곱씹어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지난달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채널운용방안’에 우리 ‘촌 것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지방파 ‘서울방송’을 디지털위성방송을 통해 다시 재송신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지역방송은 문을 닫으라는 뜻이다. 수도권 방송 3사에게만 채널을 배정하고 지역 방송을 배제한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구조에는 지역방송에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못지 않게 심각한 일이다.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여건 때문에 제대로 된 프로그램 제작이 어려워 푸대접을 받는 마당에 접근성마저 어렵게 된다면 누가 지역방송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서울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어디 눈길이나 한번 제대로 주겠는가? 광고가 끊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요, 프로그램이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리라는 것도 너무 뻔한 일이다.문제는 그것이 지역방송의 ‘죽음’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역방송이 죽으면 지역문화도 죽게 마련이다. 정치도 경제도 모두 더욱 초라한 변방으로 밀리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쭉정이 취급을 받는 지역에서의 삶 전체가 더욱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방송인들의 자구노력에 더 많은 관심과 격려를 촉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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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1.12.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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