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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帝王的 대통령?

역대 어느 정권인들 권력형 비리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마는 국민의 정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이른바‘게이트’로 불리는 각종 의혹사건이 터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와 대통령 아들까지 비리사건에 연루돼 여론으로 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사건의 실체야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 차차 밝혀지겠지만 어쩌다 온 나라가 폭삭 썩어서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이렇게 시끌벅적한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연유야 어찌됐건, 또 사건의 경중(輕重)이야 차치하고라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정권의 도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집권세력의 중대한 실수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그러나 정권의 모든 비리가 대통령과 청와대로 부터 비롯되고, 그 근저에는 제왕적 대통령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도 일방적으로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제왕적 대통령의 사전적 의미는 입법·사법·행정을 모두 틀어쥐었던 전제군주시대의 왕권과 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뜻한다. 또한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와 같이 헌법상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정치집단 간에 왕왕 시비거리가 되거니와 그 나라의 역사와 제도·문화·관습과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제가 갖는 여러 소인을 무시하고 제왕적이라는 말을 붙여 무조건 뒤집어 씌우려 해서야 되겠는가?물론 시대의 변천에 따라 헌법도 법률도 제도도 뜯어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여건은 크게 변한 것이 없는데 제왕적 대통령이라며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만 지우려 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역설적이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정말 제왕적 대통령 이라면 야당과 언론이 그토록 무차별 공격을 할 수 있으며, 그들은 또 정말 제왕적 대통령과도 같던 군사독재 시절 어디서 숨죽이며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하기야 사정은 좀 다르지만 우리보다 정치문화가 30∼50년은 앞섰다는 미국에서도 부시는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난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최소한의 정치도의를 존중하며 이성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지 우리처럼 막가는 식의 공격을 해대지는 않는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29 23:02

[오목대] 풍차와 정치

‘우리같은 무지렁들은 / 주는대로 받아 먹으며 / 높고 귀하신 어른들 일은 / 모른척 해야 하는데’이 가사는 윤민석(송앤라이프 대표)씨가 만든 반성문적 성격의 노래‘예전엔 미처 몰랐죠’의 한 구절이다.사실은 이렇다. 윤민석씨는 얼마전‘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란 노래를 만들었다. 제목처럼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노래가 풍자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노랫말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그 노래를 만든 윤민석씨를‘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위반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경 사이버수사대로부터‘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라는 노래를 작사, 작곡, 유포한 경위에 대해서 진술하라는 내용이 담긴 출석요구서를 발부받은 윤민석씨가 지은 반성문, 아니 반성노래 제목이‘예전엔 미처 몰랐죠’이다. 윤민석씨는 특정 정치인을 풍자한 노래때문에 고소를 당하자 자신의 형편을 다시 노래로 풍자한 것이다. 풍자의 역사를 보면 그 뿌리가 깊다. 우리나라에서는‘화양계’등 고려의 가전체류와 조선후기의 사설시조 등에서 찾을 수 있고 서구에서도 그리스로마시대에 아리스토파네스, 루킬리우스, 호라티우스 등이 풍자시를 썼던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풍자는‘정치적 현실과 세상풍조...등에 가해지는 기지 넘치는 비판적 또는 조소적 발언’(두산백과사전) 또는‘잘못이나 모순 등을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하는 것’(금성판 국어대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시경(詩經)을 말할 대 으레 언급하는 육의(六義)중 하나가 풍(風)인데‘위정자(爲政者)는 이로써 백성을 풍화(風化)하고 백성은 이로써 위정자를 풍자(諷刺)’한다는‘모시(毛時)’의 기록과 더불어 이를 말하는 자 죄 없으며 이를 듣는 자 훈계로 삼을 가치가 있다는 기록은 우리의 관심을 끈다.한나라당이 윤민석씨를 고소한 이상 이 노래에 대한 시시비비는 선거법이라는 법의 수준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풍자가 갖는 특성상 그동안 법의 차원에서 다뤄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이런 풍자적인 성격의 노래가 서민들 모두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부 서민의 애환을 위로해 준다는 순기능적인 차원을 고려해서라도 한나라당은 좀더 너구러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27 23:02

[오목대] 고려청자

그러나 이것은/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靑磁器)!/빛깔 오호!빛깔/살포시 음영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조촐하고 깨끗한 비취(翡翠)여/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물방울 뚝뚝 서리어/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박종화(朴鍾和)의 시 청자부(靑磁賦)는 고려청자의 은은하고 신비한 빛깔을 이렇게 찬탄했다. 우리민족의 대표적 문화유산의 하나인 고려청자는 9세기 중엽 중국에서 기법을 들여와 만들었지만 중국을 능가하는 독창적 기술개발로 11∼12세기 절정을 이루었다. 예술성이나 아름다움에서 중국 자기는 비교가 되지못해 당시 중국인들도 스스로 그점을 인정했다.송(宋)나라 휘종의 사신으로 고려 인종원년(1123년) 개경에 왔던 서긍은 그의 저서‘고려도경’에서‘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어느 것과도 비교될 수 없다’고 극찬했다. 또 북송말엽 태평노인(太平老人)은‘수중금(袖中錦)’이란 책에서 당대 중국 상류사회의 천하제일 열가지를 뽑는 가운데 중국청자를 제쳐놓고‘고려비색’이라 하여 고려청자를 꼽았다.이런저런 경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다가 소더비등 세계적 경매장에 등장하는 고려청자기 한 점에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것도 뛰어난 예술성과 희귀성 때문일것이다.하지만 그 뛰어난 청자 예술도 고려가 멸망하면서 비법이 전수되지 않아 맥이 끊기고 말았다. 아무리 엄밀한 고증과 발달된 현대 과학기술을 동원해도 고려청자를 1백% 완벽하게 재현하기는 불가능하다니 그 신비스러움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엊그제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 인근 해저에서 고기잡이 하던 어민에 의해 처음 발견된 고려청자가 무려 4백54점이나 인양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인양된 청자의 종류도 다양하여 학계는 지난 75년의 신안 해저유물 발굴에 버금가는 중요한 발견으로 보고 있다니 흥분할만 하다.이 유물들은 고려청자 전성기때 생산중심지의 하나였던 부안(扶安) 유천도요지에서 제작된 것을 개경등지로 운송하던중 배의 침몰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배의 침몰이 확실하다면 부근엔 더 많은 유물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인양해역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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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4.26 23:02

[오목대] 동학기념관

독선적 행정의 표본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황톳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또 다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올 8월에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곳에 진열할 전시물을 한 점도 확보하지 못해 빈껍데기 기념관으로 전락할 염려가 높기 때문이다.동학농민혁명 관련 전문가나 기념사업단체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추진할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국비 2백53억, 교부세 1백억, 도비 40억 등 총 공사비 3백93억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이 그 구체적 운영계획 하나 없이 진척될 수 있다는 것이 의아스러울 뿐이다.철지난 이야기지만, 애초부터 전문가들과 관련 단체들은 이 사업의 무모성을 지적한바 있다. 기왕에 상당한 규모의 전적지기념관이 있는 곳에 대규모 예산을 다시 쏟아 붓는 것은 기념사업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심각한 낭비, 혹은 반복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혁명의 역사적 복권을 위한 것이라면 방치된 전국 곳곳의 유적지 정비가 마땅히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주관해온 전라북도는 마이동풍,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하다 현재의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이제 새삼 옛이야기를 들 출 여유가 없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준공이 되고 나면 운영비만 해도 매년 수십억원이 당장 소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추스를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우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그 구체적 운영계획을 세워나갈 위원회 구성을 권하고 싶다. 산재해 있는 기념사업단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전국 규모 단체의 구성도 검토할 만한 일이다. 요약하자면 탁상공론식 추진만은 과감하게 벗어 던지라는 말이다.또 하나 몇몇 국회의원들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 특별법과 연계하는 것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밀실행정으로 또 다시 동학농민군을 욕보이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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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25 23:02

[오목대] 정치인의 폭로

권력기관이나 사회 각분야의 비리고발방법으로 흔히 양심선언이란게 있다. 사직당국이 인지하여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부정이나 비리를 양심선언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하는 형식이다. 군사독재 시절에 이런 일이 특히 흔했다. 이문옥 감사관이나 이지문 육군중위의 양심선언은 당시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지만 훗날 모두 사실로 밝혀졌고 그들은 민주화이후 보상도 받았다. 그러나 재작년 권력핵심의 압력으로 부당대출을 해줬다고 폭로한 모은행 지점장의 양심선언은 그 대상자가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확정 판결을 받음으로써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된바 있다.이와 달리 지금은 내부고발자의 인터넷 공개가 일상화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치부가 여과없이 인터넷에 올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 잦다. 요즘 한창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최규선비리 커넥션도 그 중 하나다. 대통령의 아들이 최씨를 통해 각종 이권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이런 와중에 이번에는 민주당 설 훈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가 윤여준의원을 통해 최씨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았다’는 메가톤급 의혹을 폭로해 불에 기름을 붓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설의원을 즉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지만 설의원은 확보하고 있다던 녹음테이프를 아직 공개하기 못하고 있다. 되레 ‘조작’이라는 역공을 받고있다. 당사자들끼리의 사활을 건 싸움은 정작 이제부터다. 설의원이나 윤의원 둘 중 한명은 어떤 형태로든 정치생명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게 분명하다. 아니면 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정치공세’수준에서 슬그머니 마무리될지도 모르지만.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면책특권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 국회밖에서 책임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의원은 이번 폭로를 ‘국회밖에서’했다. 따라서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것을 모르고 설의원이 발언했으리고 보기는 힘들다. 설의원의 폭로가 설혹 명예훼손이 된다 할지라도 ‘명예훼손에 대한 가장 큰 징벌은 법에 의한 처벌이 아니라 당사자의 신뢰상실’이라는 정치 경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양심선언(?)도 아닌데 야당이 왜 이렇게 펄펄 뛰는것인지 오히려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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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24 23:02

[오목대] 인터넷 도박

도박이나 마약을‘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경구(警句)에도 불구하고 한번 빠져들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속성이 있다. 심한 중독증세 때문이다. 특히 도박의 경우‘한번 시작하면 밤을 세워가며 한다’거나‘안하면 초조하고 불안하다’‘잃은 돈을 되찾기 위해 한다’는 정도에 이르면 이미 중증(重症)이라고 봐도 틀림이없다.정신과의사들이 만든 자기진단 방식에는 앞의 예(例)말고도‘이번 꼭 한번만’이라고 다짐하는 것이나‘이혼 또는 공금에 손 댄 경험’까지 도박과 마약의 폐해는 공통점이 많다. 통계에 따르면 도박을 하다가 적발돼 형사처벌받은‘꾼’중 70%는 풀려나자마자 다시 도박판에 끼어 들더라고 한다. 그런 사실들은 최근 사회문제화 하고 있는 강원도경선카지노에서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 헛된 대박꿈에 빠져 수천, 수억원대의 가산을 탕진한채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갬블러들의 처량한 몰골은 연민의 정을 넘어 분노를 치미게 할 정도다.정신의학적으로 보면 도박을 개인의 의지로 고칠수있는 습관이 아니라 뇌의 충동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일종의 장애현상이라고 한다. 노름중독증을 쉽게 고치지못하는 이유도 자기제어능력을 상실한 정신질환자의 치료가 어려운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요즘 회사원이나 주부·중고등학생에이르기까지 인터넷 도박게임에 빠져 심각한 중독현상을 보이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미 인터넷에는 고스톱·포커·카지노·마작등 각종 도박게임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종의 오락게임으로 제공되고있긴하지만 종래에는 전문도박으로 발전돼 가상과 현실을 착각한 네티즌들의 도박중독 현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실제로 한 인터넷 사이트가 고스톱 게임을 유료화하면서 상금을 내걸고 대회를 열었다가 도박개장죄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회사측은 순수한 홍보행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돈을 건만큼 도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판결이 인터넷 도박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사회 이곳저곳에는 이밖의 도박증후군도 얼마든지 널려 있다. 이를 차단하는 일도 여전히 시급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23 23:02

[오목대] 정치인과 돈

수백년이 흐른 오늘날까지 청백리(淸白吏)의 표상으로 존경받고 있는 조선 초기 명재상(名宰相) 황희(黃喜)정승(1363∼1452)이 얼마나 청렴결백했는가를 엿보게 하는 일화 한 토막이다. 어느날 세종(世宗)임금이 황정승댁 앞을 지나가다가 처마 밑에‘박씨 기증’이라고 써붙인 비단 한 필과‘최씨 기증’이라고 써붙인 통닭 한 마리를 보게 됐다. 그런데 그 비단과 통닭은 하도 오랫동안 비에 젖고 햇볕에 쪼들리고 먼지가 타서 언뜻 보아서는 무엇을 매달아 놓았는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집수리를 못해 비가 새는 집에 산다는 이 댁에 어인연유인가 싶어 세종이 황정승을 불러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황정승은“사사로운 일을 도모하기 위해 뇌물을 들고 찾아오는 자들을 경계하기 위함이옵니다”라고 대답했다. 황정승의 대답을 들은 세종은 그의 청백함에 감탄하면서 그를 귀감으로 삼아 자신은 물론 문무백관을 잘 다스려 선정(善政)을 베풀었다고 한다.한데 요즘 정치권이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과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金弘傑)씨간에 벌어진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소송극을 놓고 또 온갖 수사(修辭)를 동원하여 상대방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차차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 개요를 보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해야 할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수 있는 것인지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물론 이 전 의원이 폭로한대로 유학생 신분의 홍걸씨가 60만달러짜리 호화 저택에서 살았다면 분명 일반 국민정서와 큰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한때 민주투사를 자임하고 공당의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사람이 대통령 아들의 약점을 미끼로 돈을 챙기려 했다는 것은 백번 양보해도 파렴치한 짓이다.이렇게 돈을 탐하는 정치인이 하나둘이 아니고 또 그들이 국정을 농단한다면 이 나라가 온전히 지탱할 수 있겠는가? 국가의 체제와 제도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지만 위정자들의 의무와 사명감은 고금(古今)이 다를바없다. 이 시대, 황 희정승과 같은 도량 넓고 청렴결백한 위정자는 없는 것인지 애타게 기다려진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22 23:02

[오목대] 좋은 이웃

우리는 참 정이 많은 민족이다. 이웃과 살갑게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 외국인들은 참 친절하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생면부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네의 태도는 딴판이다. 굳은 얼굴표정과 당장 한바탕 싸움이라도 벌일듯한 태도는 다분히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이웃이라고 말할수 있는 공동체의 크기를 가늠해 볼수있는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동체의 크기뿐 아니라 그런 공동체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우리’들의 생각이다. 특히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거나 소수일 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단지 다수만을 위하여 존재한다면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통하는 동물의 왕국보다 나을 것이 없다.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다. 사회적 소수인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에 앞서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의식에 더 큰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과연 비장애인인 우리가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일 수 있는가? 만약 그럴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신질환자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예 기억하지도 못하는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을 찾는 사람들도 장애인의 이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불러 주기를 원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이 받을 상을 이미 다 받은 사람들이다. 하기는 장애인이 이웃이 아니라거나 딴 마음을 품은 사람들에게서 뭘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기는 하다.문제는 장애인이 우리의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웃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선결조건인데 우리는 장애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다가 때로는 사치스러운 눈물을 흘리며 700번 전화번호를 돌리는 것으로 이들의 이웃이라고 자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20 23:02

[오목대] 사라진 제비

얼씨구나 내 제비/ 어찌하여 누추한 이 내집을 허유허유 찾아 오느냐/ 인심은 간사하여 한번 가면 잊건마는/ 너는 어이 신의 있어 옛 주인을 찾아오니/ 반갑고도 반갑구나.남원 운봉에 살았던 흥보가 봄에 찾아오는 제비를 반기며 부른‘홍보가’의 한 구절이다. 부러진 다리를 치료해준 흥보에게 박씨를 물어다줘 보은(報恩)했다는 제비는 우리 민족의 정서에 어울리는 친근한 새이다.대표적 여름철새인 제비는 해마다 음력 9월9일 중양절에 강남(지금의 중국 양쯔강 남쪽)으로 갔다가 3월3일 삼짇날에 돌아온다고 했다. 귀소성이 강한데다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영물로 인식되어 길조(吉鳥)로 여겼다. 지붕 아래 안쪽으로 들어와 둥지를 지을수록 좋은 일의 조짐으로 보았으며, 배설물등이 떨어지는 불편을 막기 위해 둥지밑에 받침대를 달면서도 둥지는 극진히 보살피는 정성을 쏟기도 했다.봄이면 어김없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제비는 봄의‘전령사’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그런 제비들이 돌아온다는 삼짇날이 며칠 지났지만 도심은 물론 농촌지역에서도 좀처럼 제비가 보이지 않는다.제비 첫 발견시기를 관측하고 있는 전주기상대의 자료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예년 평균 처음 제비가 관측되는 시기가 4월11일인데도 지난해의 경우에는 이보다 20일 늦은 4월30일경에 처음 관측됐다고 한다. 지구의 온난화로 봄이 갈수록 빨리 오는 현상까지 감안하면 우리나라를 찾는 제비의 수자체가 크게 줄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전북산림환경연구소의 도내 야생동물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제비의 개체수는 ㏊당 0.31마리로 96년의 3.94마리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제비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논밭 면적이 줄고 농약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제비의 먹이가 되는 곤충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제비가 둥지를 짓기쉬운 재래식 가옥이 사라져가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이러다가는 흔하디 흔하던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올성 싶다. 사라져가는 제비가 보내는 경고의 의미를 깊이 새겨봐야 할 때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19 23:02

[오목대] 위기의 지방대학

지방대학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위기 담론이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데 있다. 오히려 위기론이 확산될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현재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단순한 재정난으로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거기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모순이 복합적으로, 구조적으로 얽혀있다. 사회·문화적 수도권집중현상이 교육부분으로 표출되고 있는 형태라 할 수 있는 것이다.그 구체적 모습은 크게 세 가지 현상으로 집약된다. 우선 정원미달 사태를 들 수 있다. 삼류대학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쉬쉬하고 있지만 입학정원을 제대로 채운 지방대학은 거의 없다. 있다 하더라도 한바탕 학생유치‘전쟁’을 치르고서야 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확보한 인원마저 편입학으로 빼앗기고 나면 지방대학의 몰골은 말 그대로 스산하기 짝이 없다.또 하나 심각한 것은 교수들의 이탈이다. 지방의 대학들이 소위 잘 나가는 서울 소재대학의 교수를 조달하는 창구 내지는‘교육징검다리’역할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잔류 교수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각한 일이지만 교육과 연구 질의 급격한 저하는 악순환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대학 존립 자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위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연구기반의 부실화이다. 교수는 물론이요 박사나 석사과정 연구인력을 확보할 수 없이 연구‘무풍지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두뇌한국21’등 국가적 차원의 연구프로젝트는 지방대학의 모습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뿐이다.‘지방대 육성 특별법’제정 운동은 이러한 위기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단의 혁명적 조치가 없으면 지방대학은 몰락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결국 전체 대학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다.더욱 유의해야 할 점은 지방대학의 위기가 한국사회의 심각한 징후, 곧 지방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우리가‘지방대 육성 특별법’이나 코앞으로 다가온 우리 지역 대학들의 총장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4.18 23:02

[오목대] 전문 신고꾼

사회가 다변화하고 정보통신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노동부 산하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펴낸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대략 1만2천여개에 이른다.이들중 일부는 직업 분류방식의 변화에 따른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난 직업들이다. 가령 서비스업에서 행사도우미나 이벤트 전문가, 애완견미용사 같은 직업은 이미 보편화 되다시피 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직업도 환경생리연구원·폐기물이용기술원·폐기물재생설비원 같은 생소한 명함이 새로 생겨 나기도 했다. 그러나 말이 연구원이지 이런 직업은 사실 고물수집상이나 고철덩어리를 분리 재생하는 기술자들을 점잖은 표현으로 높여 부른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구두닦이나 목욕탕에서 떼를 벗겨주는 일, 모험모집, 외판원등에게도 격상된 용어로 위생원이나 설계사 같은 호칭을 붙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재미있는것은 유립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노래 특종사진을 찍는 파파라치(직업 사진사)들이 우리나라에서 변형된 전문 신고꾼으로 바뀐 점이다. 이들의 활동영역은 쓰레기나 담배꽁초 불법투기, 교통법규위반 현장촬영등 다양하다. 포상금을 노려 거리 곳곳에서‘목’을 지키는 이들의 극성은 단순 포상차원을 떠나 이미 직업화 한것이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지급하는 포상금이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파파라치 한 사람이 회고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니 요즘같은 취직난에 이만한 직업이 또어디 있겠는가.그러나 이들의 형태가 도를 넘어 몰래 카메라 수준의 개인 약점잡기로 흐르는것은 우려할만한 현상이다. 도처에서 이들의 신고가 시비의 대상이 되는것도 그때문이다.경우는 다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전국 곳곳에서 불법선거운동‘전문신고꾼’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한다. 선관위가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하고 있기때문이다. 도내에서도 이미 1백20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그중 69건이 포상대상으로 분류했다한다. 이런 경우는 한시적(?)‘신고직업’으로 불류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기왕의 파파라치들과는 달리 이런 고발자들은 일정부분 증명선거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만도 하니 그 효과가 기대된다고 할수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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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7 23:02

[오목대] 공인의 수기치심(修己恥心)

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이 쓴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벼슬아치들이 지켜야 할 도리를 밝힌 얼론의 공직 지침서라할수 있다.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등 여러 사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율기’가 엄중하다.‘목민관은 청렴해야 하며 집안을 잘 다스리고 외부로부터의 청탁을 물리쳐야 한다. 또한 씀씀이를 아끼고 베풀기를 좋아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새겨 보면 어느것 하나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것들이다. 하지만 백성들로부터 나온 녹(綠)을 받는 목민관일진대 이만한 몸가짐은 당연하다. 그래야 정사(政事)를 바로 보고 백성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을수 있다.왕조시대의 목민관이란 오늘의 공무원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사회지도층도 여기에 포함된다. 당시에는 목민관이 백성을 다스렸지만(牧民) 지금은 공무원이 국민의 머슴(公 )이란 개념이 일반적임으로 청렴이나 제가(齊家), 절용(節用)은 의무사항이랄수 있다. 사회지도층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런데 그런 가치기준이 지금 사회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쉼없이 터지는 우리 사회의 온갖 비리와 부정, 뇌물관련 스캔들 뒷편에는 반드시 공직자나 사회지도층인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에게‘청렴’이나 ‘청탁배제’‘절용’을 아무리 강조해본들 소귀에 경읽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벤처사업가로 주목받던 젊은이들이 줄줄이 금융스캔들로 쇠고랑을 찬게 엊그제다. 정현준·진승현의 허상이 무너진데 이어 작년 여름부터 세상을 시끄럽게 해온 이용호게이트가 잠잠해 지기도전에 이번에는 최규선비리라는것이 또 터져 나왔다. 이번에도‘권력실세’나‘고위공직자 비호’같은 의혹이 어김없이 뒤따르고 있다.안타까운것은 그동안 보일듯말듯 하던 대통령 아들들의 연루설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는것은 아니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는 어느것 하나 단정지을만한 확증은 없다. 막연히‘그랬을 것’이라는 예단만으로 공인의 명예를 훼손시켜서는 곤란하다.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다짐하고 있으므로 지금은 지켜봐야 할 때다. 참으로 공직자나 사회지도층의 수기치심(修己恥心)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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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6 23:02

[오목대] 경기회복과 서민

경기가 오랜 침체의 터널을 빠저나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하나 그 혜택이 일부 업종과 계층에만 쏠리고 있어 일반 국민들은 정말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인지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내수 부양조치에 힘입어 건설과 자동차·시멘트 등의 업종은 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신발과 섬유·의복 등 영세 중소기업의 업종은 여전히 죽을 쑤고 있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목등으로 부유층의 소비심리는 호전되고 있는 한편 소득원이 한정된 영세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물가불안 요인까지 겹쳐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산업자원부가 발표한‘3월중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와 8.1%가 증가했고, 소비성향도 고가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의 경우 30∼40인치형 디지털TV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으며 냉장고도 600ℓ이상 대형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판매 또한 전년 대비 14%나 늘어났다.특히 경마와 경륜 같은 사행산업은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고 부동산 중개업과 골프장 등도 서비스업 평균치 보다 3∼6배 가량 신장했다고 하니 가진자들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그러나 일반 서민의 체감경기를 가늠케 하는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의 경기는 되레 2.7%가 감소했고 상당수 중소기업이 아직도 60%를 밑도는 가동률을 보이면서 불황에서 허덕이고 있다. 영세 소매업자들은 경기회복이 어느 나라 이야기냐며 차라리 외환위기 때가 더 나았던것 같다고 하소연하고, 중소기업 사장들은 국가신용 A등급 회복이니, 주식시장 1천포인트시대가 임박했으니 하면서 들떠있지만 우리는 월급 줄돈이 없어 만부득이 직원을 해고해야 할 형편이라고 장탄식하고 있다. 그러니 경기가 풀렸다고 골프가방 짊어지고 해외로 나가는 상류층을 보면 경기회복의 수혜를 누가 먼저 받아야 하는지 야속한 생각이 든다.속담에 아랫목이 따뜻해져야 윗목이 따뜻해진다고 하지만 이러다가 윗목에 온기가 오기도 전에 아궁이 불이 꺼져버리지 않나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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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5 23:02

[오목대] 문자사용의 편리성

지난 9일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회장 민관식 전 문교부장관)는 대통령과 교육부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건의하였다고 한다. 우리말은 70% 이상이 한자어로 되어 있는데도 대학생들이 한자를 못 읽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1999년 초에 문화관광부가 공문서와 도로표지판에 한자를 병용하겠다는 발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다.이처럼 한자를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의 반대편에 한글전용론자들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동안 벌어졌던 논쟁들도 보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최선의 어문정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어문정책의 근간을 보면 1948년 만들어진‘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밝힌 것처럼 한글전용이다. 그렇지만 이런 법률은 앞으로의 어문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실제로는 부수조항에 명기한 것처럼 한자와 더불어 한글을 표기하는 형편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국민들의 문자생활을 보면 대세는 한글표기로 기운 것 같다. 이처럼 한글전용쪽으로 문자생활이 기울게 된 계기는 정부의 어문정책보다 한자를 사용하기 힘든 컴퓨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1980년대 중반에 보편화되기 시작한 컴퓨터에는 한자를 입력하는 작업이 무척 번거로웠고 그렇게 입력했다고 해도 출력해서 보면 한자의 획들이 뒤엉켜서 글자를 구분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이 지속되는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입력이 간편한 한글로만 글을 쓰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컴퓨터에서 한자를 입력하기도 쉬워졌고 인쇄물에서 획을 구분하기도 좋아졌지만 이런 기능의 향상이 한글표기의 대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닌 긋하다. 이렇게 문명의 도구를 거론하는 이유는 한글과 한자 선택의 동기가 언어정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고자 하는 문자의 편리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한자는 한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문자생활을 하는 국민들에게 어문정책의 쟁점인 동음이의어, 한자문화권과의 교류, 전통계승의 수월성, 한문교육의 시기와 범위 등의 문제는 추상적일뿐이다. 어문정책을 논하기 전에 국민들이 어떤 표기방식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를 꼼꼼히 살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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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3 23:02

[오목대] 모바일 게임

게임은 영화나 애니메이션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최근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다.게임산업의 급성장은 정보통신기술(IT)의 눈부신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컴퓨터와 이동통신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의 게임은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고 즐기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정보통신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게임이 인터넷을 연결되면서 수천 수만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엔 무선인터넷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Mobile)게임이 각광받기 시작했다.모바일게임은 PDA(개인정보단말기)나 휴대폰등 휴대용 통신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을 뜻한다. 하지만 보통은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국한한다. 초기에는 휴대폰에 내장된 간단한 게임 위주였지만 무선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임의 종류는 게임을 다운받아서 하는 방식과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고스톱등 간단한 게임부터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까지 다양하게 나와있다.1999년 모바일게임을 처음 시작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가 9백만명에 이르렀다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 하다. 일본의 경우에 비춰볼 때 이동전화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어선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의 이용자는 2003년에 3백50만명, 시장규모는 1천2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도 2004년이후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처럼 거대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컨텐츠 공장 설립을 전주에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재)전주영상정보진흥원이 엊그제 국내 35개 모바일게임 업체와 공장설립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식을 체결하고 공동개발 프로젝트 수행, 개발인력 양성, 신기술 공유등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영상정보 인프라가 뛰어난 전주에 세계 선두스룹 수준인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키면 새로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가 해외에서도 아직 미개척분야인 모바일게임 산업의 메카로 우뚝설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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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2 23:02

[오목대] 英語 공용화 정책

“언어가 사라지면 그것을 통해 표현이 가능한 인간의 사고와 지식을 잃게 된다.”지난 2월 유네스코가 ‘세계 멸종위기 언어지도’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별 국가의 강압적 언어정책과 유력 언어 사용의 확산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언어’가 적어도 3천 개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유엔한경프로그램, ‘위기에 처한 언어를 위한 기금’등에서도 인류사회에서 사라져 가는 언어들의 보호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의말과 글을 스스로 홀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열풍 때문이다. 미국의 한 신문은 어린이 혀수술까지 자행하는 이 땅의 광적인 영어열풍을 비웃은 바 있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나서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는 ‘동북아 비지니스 중심국가 실험방안’을 확정한 바 있는데, 그 방안 가운데 영어교육 강화와 ‘경제특구’영어 공용화 구축내용이 들어 있다.경제특구에 영어를 공용하게 했을 때 득실은 무엇일까? 이는 제주도특별법 추진 때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이곳에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누릴 편의와 투자효과에 견줘 한국인이 치러야 할 대가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폐해로는 민족정체성 혼란 가중, 언어 혼란 심화, 민족문화 파괴, 국어 천시, 언어 계층 발생 등이 있다. 특히 유의할 점은 그 폐해가 특구에 한정되지 않고 곧장 온 나라에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현재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되면 영어공부에 치어 정작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나 역량의 배양은 꿈도 꿀 수 없게 된다. 영어를 통해 전달할 내용이 없거나 부실해지게 되는 것이다.영어는 ‘교통어(交通語)’일 뿐이다. 모국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교류하는 데 필요해서 사용하는 언어인 것이다. 그것은 몇몇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면 된다. 모든 국민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교류할 내용을 충실하게 챙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영어가 모든 것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허위의식부터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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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1 23:02

[오목대] 비빔밥 박물관

음식에도 원조(元祖)가 있고 대접이 남다르다면 단연 전주비빔밥을 빼 놓을수 없다. 전국 어디를 가나 대중음식점에서 비빔밥을 조리해 팔고 맛도 제각각이지만 접두어(接頭語)로 ‘전주’가 붙어야 제 격에, 제 맛이 난다는게 식도락가들의 평이다. 적어도 비빔밥만큼은 전주가 확실히 ‘원조’대접을 받고있는 셈이다.하긴 전주비빔밥이 국내에서만 성가가 높은것도 아니다. 세계적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그 맛에 반했다 하고 이미 국적(國籍)항공기뿐 아니라 외국 졸지의 항공사들도 기내식(機內食)으로 비빔밥을 내놓을 정도가 됐으니 그 명성이 가히 세계적이다.우리가 늘상 먹는 밥에 고추장과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의 독특한 맛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 말할것도 없이 이고장의 풍부한 물산과 넉넉한 인심, 독특한 조리기법이 조화를 이룬 ‘맛의 화합’이란 설명이 그럴듯 하다. 음식맛의 화합이라고 한다면 지난번 익산에서 치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결과에 대한 한 정치인의 평가도 꽤 인상적이다. 노무현·이인제·정동영 세 후보가 30%대의 고른 득표율을 보이자 ‘황금분할’이란 분석과 함께 ‘비빔밥식 표배분’이란 절묘한 표현을 썼다. 듣기에 따라서는 풍전세류(風前細流)라는 전라도사람 기질을 비아냥 거린듯 싶기도 하지만 그 실 순박함과 넉넉함으로 대변되는 이 고장 사람들의 높은 정치적 식견을 은유적으로 비유한것 쯤으로 자위해 봄직하다.월드컵을 앞두고 전주시가 패스트푸드 형식의 전주비빔밥을 개발해 외국관광객들에 선보인다는 계획이고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받은 몇몇 업소들도 ‘비빔밥 자랑’을 맛갈스럽게 준비하고 있다한다.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챙겨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에 걸맞는 이미지 제고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이미 그들 나름의 독특한 돌솥비빔밥과 기무치를 개발해 도전하는 마당이니 우리가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것은 당연하다.얼마 있으면(14일) 전주에 국내 최초로 비빔밥박물관이 문을 연다고 한다. 월드컵 손님맞이는 물론 음식기행에도 새로운 명소가 될게 분명하다. 한 비빔밥업소의 작은 아이디어가 전주 이미지 제고의 큰 결실로 대물림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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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10 23:02

[오목대] 신용카드 빚 잔치

1950년대 미국 뉴욕의 한 사업가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밥값을 내려다가 망신을 당했다. 깜박 잊고 지갑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다. 물론 외상으로 계산은 했지만 이 우연찮은 사고(?)가 훗날‘우선 쓰고 나중에 갚는’신용카드 탄생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다이너스 카드’의 유래다.현찰은 아니지만 현찰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사용되는것이 신용카드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다른 말로‘플라스틱 머니’라고도 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일찌기 갈파한대로‘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지폐대신 플라스틱 머니가 시장을 좌우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카드 한 장으로 안되는 일이 없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여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금융거래나 공과금 납부, 해외송금도 가능하다. 급하면 현찰도 한도내에서 얼마든지 서비스 받아 쓸수 있다. 한마디로 경제생활의‘만능 키(Key)’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카드 소지자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직장생활자나 자영업자, 농민, 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카드 한 두장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런 통계도 나와있다. 금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미성년자나 65세이상 노인을 제외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천3백만명에게 발급된 카드가 총 8천9백만장에 이른다고 한다. 1인당 평균 4장꼴이다. 그중에는 10장 이상을 갖고 있는 회원도 23만여명이나 되고 2월중 신용카드로 5백만원 이상 현금 서비스를 받은 고객도 1백37만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히‘카드 공화국’이라고 할 만 하다.그러나 문제는 카드 사용을 위해 반드시 확립돼야 할 신용의 정착이다.‘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고’‘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는 식’으로 사용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정해진 기간내에 결제가 엄격히 지켜지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르면 뒤따르는 온갖 수모와 불이익은 당해 본 사람이면 다 안다. 엊그제 강원도에서 발생한 30대 가장의 일가족 자살사건도 바로 카드 빚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지금도 마구잡이 발급에 열중하는 카드회사, 뒷감당도 못하면서 쓰고 보자 식 회원들의 무절제가 바로잡히지 않는한 신용카드로 인한 사회문제는 계속 될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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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09 23:02

[오목대] 理念논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과열되면서 이인제(李仁濟)후보와 노무현(盧武鉉)후보 간에 이념공방이 치열하더니 급기야 이회창(李會昌)한나당 전 총재가 현 정부를 ‘좌파적 정권’이라고 몰아부치면서 정국이 느닷없는 좌우 이념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를 치를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색깔논쟁을 신물나게 지켜봐왔기 때문에 대통령선거 때가 되면 으례 그러려니 하면서도 한편으로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국민을 어떻게 보고…’하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울수가 없다.물론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대통령후보의 이념과 자질을 검증하는 일은 흔히 쓰는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후보자의 성향에 따라 극우에서 극좌까지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이 다양할뿐 아니라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도 급진적 개혁에서 부터 수구적 보수까지 각기 다를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게 이뤄질수록 좋다. 다만 그 검증은 구체적인 국가정책에 대한 토론을 전제로 진행돼야지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확대 해석 하거나 상대의 정당한 이념이나 견해에 대해 올가미를 씌워 자신의 생각대로 색깔을 덧칠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색깔논쟁을 벌여 선거에 이용하려 해도 그 진부하고 부질없는 말싸움에 속아넘어 갈 국민은 그렇게 많지가 않을성 싶다. 오히려 국민을 식상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들 따름이다. 지구촌에 이미 생전 이데올로기가 사라진지 오래이고 국민의 정부 들어 꾸준히 추진해온 햇볕정책으로 남북간의 담이 허물어지고 있는데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좌우논쟁으로 표를 얻을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서독(西獨)이 통일을 위해 동독(東獨)을 껴안았다 해서 어찌 서독을 좌파적 정권이라 할수 있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통일을 모색하기 위해 북한땅에 들어갔다고 어찌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세상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왜 유독 우리 정치인들은 과거에 매달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못하는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진부하기 짝이없는 매카시즘적 논쟁을 중단하고 정책을 놓고 검증하는 생산적인 이념논쟁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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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08 23:02

[오목대] 정치인 팬클럽

팬클럽은‘특정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예술가 등을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직한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전적 정의에서, 좋아하는 대상에 정치인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노무현후보가 뜻밖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심에‘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노사모’)이라는 팬클럽이 있기 때문이다.‘노사모’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결성된 한국 최초의 팬클럽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의미는 평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필요결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모임이라는 데 있다.그동안 정치인들이 운영하는 조직의 경우 자발적 참여보다 돈 때문에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후보자의 당선여부도 뿌리는 돈의 다과(多寡)와 밀접할 수밖에 없고 정치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다.이번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밝힌 선거관련 사조직의 수는 6천1백35개나 된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 자연과 학연 혈연으로 뭉친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세 조직이 전체 조직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치를 선거의 분위기가 어떨지를 짐작케 한다. 그래서 공명선거,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가 매번 나오는데 이는 그동안의 선거가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이런 계제에 세간에 널리 알려진‘노사모’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4·13 총선 뒤에 자생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아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에 의해서 조장된 정치혐오증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노사모’는 선거철이 되어야만 정치에 잠깐 관심을 갖는 일반적 관행을 벗고 지속적으로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또한 필요경비를 회원들이 부담하는 ‘자립갱생의 원칙’은 우리가 바라던 돈 안드는 선거의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회원간의 의견개진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여론을 형성하여 정치권이 시민들의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본다. 앞으로 이런 성격의 모임들이 더 많이 생겨서 정치에 대한 건강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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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4.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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