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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民心

맹자(孟子)는 제후(諸侯)들에게 왕도(王道)를 가르치면서 ‘천시(天時)는 불여지리(不如地利)요, 지리(地利)는 불여인화(不如人和)’라고 하여 “하늘의 때는 땅의 이득만 못하고 땅의 이득도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고 설파했다. 이말은 곧 ‘때가 아무리 좋아도 주어진 여건만 못하며 주어진 여건도 사람이 화합하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민심(民心)을 얻지 않고서는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는 깊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선거는 꿈도 꿀수 없던 절대군주시대에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사상을 일찌기 갈파한 맹자의 혜안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한데 민심이란 묘한 구석이 있어 정의와 붙의 선과 악, 사랑과 미움 겸손과 아집 등이 함께 공존하는 바람에 그 형체를 알아보기가 쉽지않다. 더구나 민심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속성이 있어 그 속을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러나 정치는 민심을 떠나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민심이 부정적이든, 파괴적이든, 이기적이든 숫자가 많은 쪽을 쫓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기끔은 정치판이 개판이 되기도 한다. 8.8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11대2로 민주당에 압승을 거뒀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도 16개 광역단체 중 11개 지역을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특히 지방선거 부활 이후 계속 차지하던 서울시장 자리마저 내주는 것을 보면 민심이 돌아서도 단단히 돌아선 모양이다. 거의 모든 언론이나 정치평론가들은 대통령 아들들의 떳떳치 못한 돈거래와 수시로 터지는 권련형 비리가 집권여당으로 부터 등을 돌리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업자득이니 누구를 탓할 수있겠는가마는 혹시 민심으로 포장된 지역감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은 아닌지, 아니면 부풀려진 여론에 국민들의 판단이 잠시 흐려진 것은 아닌지 조금은 헷갈리는 대목이 있다.‘혹시나’하다가 융단폭격을 당하더니 이제사 민주당이 정신을 차리려는가 보다. 당 수뇌부가 전원 사퇴한다느니, 신당 창당을 결의한다느니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와중에 민주당의 어느 당직자가 “민심은 수시로 변하니까 언제가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정치적이해득실에 얽매어 파벌이나 조성하고 내앞에 큰 감이나 놓으며 다투는데도 민심이 돌아올까? 글쎄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12 23:02

[오목대] 정치적 신념

신념은 어떤 사상(事象)이나 명제(命題)·언설(言說) 등에 대해서 적절하다고 또는 진실되다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신념의 대상들이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갖게 되면 대단히 안정성 있고 소신있는 사람이 되지만 이들 신념의 대상에서 상관성을 찾기 어려울 때는 예측 불허의 사람이 되기도 한다.미국의 심리학자 로키치는 그 중요성 및 모든 신념체계의 결합도를 기준으로 신념을 다섯 종류로 분류한 바 있다. 첫째 사회적 지지가 100%인 근원적 신념, 둘째 개인적 경험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신념, 셋째 저마다의 권위에 대한 신념, 넷째 동일시되는 권위에서 나오는 신념, 다섯째 개인적 취미에 바탕을 두어 다른 신념과의 관련이 희박한 개별적 신념 등이 있다.정치도 신념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좋든 싫든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도 후보의 정치적 신념을 평가해서 우리 손으로 선출하며 입법부의 구성원들인 국회의원도 정치적 신념을 봐서 우리 손으로 선출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신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납득이 되지 않는 면들이 많다. 신념은 그 성격상 지식의 많고 적은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치적 신념은 빈부, 남녀노소를 떠나서 다양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에는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 일색인 것을 보면 정말 이상하다. 먼저 국회의원 입지자 등 정치인들을 보면 지역에 따라 일할 만한 일꾼들이 특정 정당에 몰려 있는 것을 보면 이상하다. 이들이 과연 신념에 따라서 정당을 선택한 것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활동이 보장되는 정당을 먼저 선호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유권자들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8.8 재보선 투표율은 전국평균이 29.6%라고 한다. 이는 한일국교 정상화 반대시위 와중에 치러진 1965년 이후 최저 투표율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정치적 신념이 과연 존재하는가를 묻고 싶다. 얼마전 끝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세계의 찾사를 받은 것은 무엇때문인가. 그 많은 군중들이 보여 주었던 질서의식이 그 중 하나였는데 이를 우발적인 행동의 결과로 해석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많은 외국인들은 이런 질서의식을 보면서 다른 국가적 행사에서도 수준높은, 그리고 신념에 찬 모습을 연상했을 것이다.참 아쉽다. 신념이란 한 가지 대상에 한정된다기보다는 여러 대상에 대해서 일관성을 유지할 때 예측 가능한 개인, 나아가 예측 가능한 사회가 될 것인데 이번 선거에서 그런 정치적 신념을 찾기 어려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10 23:02

[오목대] 어린이의 안전

몇 일 전 6살 된 꼬마아이가 아파트 문 앞에서 10여분을 혼자 울었다. 틀림없이 아빠가 와 있을 거라고 믿고 유치원 차에서 내려서 1층에서 선생님과 헤어져 9층까지 올라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고, 혹시 잘못된 층으로 온 것은 아니겠지 하여 위층 아래층으로 다녀보아도 분명히 9층이고 자기 집 같은데 아무도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 계속 울어댄 것이었다. 지난 6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9월24일 정책담당자, 경찰, 전문가, 지역지도자, 교사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보호회의'를 워싱톤에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지침서도 발간했다. 그만큼 미국에서는 어린이 실종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년에 실종된 수가 100만명, 납치된 어린이의 수가 25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어린이들의 실종이 선진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많은 후진국에서 어린이를 납치하여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매춘업소에 넘기거나, 때로는 신체장기의 일부를 축출하여 팔기도 한다. 특히 매춘이 발달한 타이와 인도에서는 어린이 매매나 납치와 관련된 사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일년에 약 5,000명의 어린이들이 실종되지만 대부분 가족을 찾아내기 때문에 장기실종자는 년 6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린이를 납치하는 경우가 적지만 증가하는 추세로 보인다. 이들 장기실종자는 대체로 납치되거나 미아가 된 후 사망하거나, 고아원 등에 맡겨지거나, 앵벌이 등의 범죄자가 데리고 있는 경우이다. 부모들은, 어린이들이 어디 갈 때, 반드시 함께 다녀야겠다. 관광지나 공연장에서 부모를 잃어버려 울고 있는 아이들을 많다. 대부분 미아보호소, 관리소, 파출소 등에서 찾지만, 찾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나타나고 있다. 아이를 잃어버리면 부모도 평생 아이를 찾아 헤매며 실성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 아이는 평생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활을 할 것이다. 어린이, 특히 아직도 자신의 집이나 전화번호도 제대로 모르는 꼬마들은 유치원이나 부모들이 미리 미리 아이의 안전을 위해 신경을 쏟는 수밖에 없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09 23:02

[오목대] 황소개구리

개구리는 양서류 가운데서도 가장 번창한 동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1종 뿐이지만 전세계에는 무려 4천여 종이 존재한다.미국은 1940년대 임신여부를 알아내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아프리카가 원산인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를 다량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60년대에 그 목적을 충족시키는 약품이 개발되자 효용가치가 없어진 이 개구리들을 하천등지에 마구 버렸다. 이후 이들 개구리들은 토종개구리를 다 몰아내버렸다. 생물학자들은 이 사례를 ‘외래종이나 유입종이 생태계에 큰 혼란을 일으킨 교훈’으로 지적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80년대초 식용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이와 비슷한 사례다. 요리 대중화에 실패한 양식업자들의 방치로 산과 호수등지로 퍼져나간 황소개구리는 왕성한 번식력을 과시하며 생태계의 무법자로 등장했다.황소개구리는 올챙이때의 몸크기가 이미 다 자란 토종개구리만 하고 3년이 지나면 몸길이가 18㎝ 안팎, 다리를 펴면 40㎝나 되는 대형개구리로 성장한다. 황소개구리는 호수 등지에서 토종개구리 새끼나 물고기 알과 치어 심지어 뱀까지 마구 먹어 치우면서 생태계를 마구 파괴한다.황소개구리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황소개구리를 ‘생태계 위해(危害)외래종’으로 지정하고 확산방지 대책마련에 나섰다. 폐해가 극심하던 97년에는 ‘황소개구리와의 전쟁’까지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 마리를 잡으면 1천원씩 주는가 하면 공공근로사업에 황소개구리 포획까지 포함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면서 까지 소탕작전에 나섰다.2∼3년전 까지만해도 전국의 호수와 하천을 덮고 있던 황소개구히 수가 최근들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 양서파충류연구소가 전국31개소의 황소개구리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개체수가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많이 잡기도 했지만 천적 역활을 하는 조류의 등장과 과포화된 황소개구리의 유전적 악순환등 자연생태계 스스로의 복원력이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래 동식물 유입으로 파괴된 우리의 고유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연구에 획기적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08 23:02

[오목대] 장애인의 挑戰정신

장애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미국인 헬렌켈러여사이다. 그녀는 어려서 열병을 앓아 시력과 청력을 잃었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가지 장애로도 견디기 힘든 고통을 그녀는 세가지나 겹쳐 받으면서도 처절할 정도의 노력끝에 저명한 교육자이자 저술자로서 훌륭한 삶을 살았다.미국의 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대통령도 마찬가지다.그도 소아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진 장애인이였다. 하지만 그 역시 2차 세계대전을 미국의 승리로 이끈 역대 뛰어난 대통령중 한 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헬렌 켈러나 루즈벨트가 이처럼 성공할수 있었던것은 서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이해심, 그리고 완벽한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이 큰 힘이 됐음을 물론이다.우리나라에도 고 김기창(金朞昶)화백처럼 장애를 딛고 인간승리를 이룬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멀리갈것도 없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나 김용준(金容俊) 전 헌법재판소장도 장애인이다. 전주의 양복규(楊福圭)동암학원이사장이나 송경태(宋京泰)시각장애인도서관장도 그들중 하나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크게 시정되지 않고있다. 복지시설이나 편의시설도 태부족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의 멍에를 지고가기에는 힘들고 고단하기만 한게 우리의 현실이다.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보통 장애인들의 눈물겨운 시련극복과 도전정신은 정상인을 능가하는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다. 시각장애 고교생들이 히말라야 등정에 나서는가 하면 손발이 없어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젊은 화가 지망생도 있다. 장애인 올림픽에서 놀라운 투혼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활약상은 또 어떤가. 그 중 우리들에게 낯익은 주인공의 한 명이 어제 전주에 왔다.암벽등반과 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장애극복을 위한 도전을 계속해온 시각장애인 송경태(宋京泰)씨. 광복절날 판문점 도착을 목표로 지난1일 목포를 출발한지 엿새만이다. 분단의 아픔과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도보 대장정에 나섰다는 그의 끝없는 도전정신에 새삼 경탄을 금치못한다. 영국 속담에도 ‘모험없이는 아무것도 얻울수 없다’는 말이 있다. 작은 불빛을 밝히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 그의 모험이야말로 모든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상징 되고도 남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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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8.07 23:02

[오목대] 현대판 抗命파동?

제헌국회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의회에 상정된 장관 해임건의안은 모두 70여건에 이르지만 통과된 안건은 단 3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2건은 ‘항명 파동’으로 비화돼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에 피바람을 몰고 왔다. 첫번째 항명파동은 지난 69년에 일어난 소위 ‘4·8 항명 파동’이다. 야당이 권오병 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자 박정희 대통령의 3선개헌에 반대하던 여당내 개혁세력들이 이에 동조하여 해임안을 가결시켜버린 것이다. 이 사건으로 양순직·예춘호·박종태·김달수·정태성 의원 등 5명이 공화당에서 제명을 당했다.두번째는 오치성 내무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이른바 71년의 ‘10·2 항명 파동’이다. 당시 김종필 총리 계보였던 오장관이 반(反) 김종필 계의 핵심인 백남억·길재호·김진만·김성곤 의원의 행정부와 결찰내 인맥을 제거해 나가자 이들 4인방이 정부를 향해 반기를 든 것이다. 두말할것 없이 박대통령은 격노 했고, 그날 밤 중앙정보부로 끌려간 4인방은 의원직 사퇴서와 함께 탈당계를 제출해야만 했다. 김성곤 의원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콧수염까지 쥐어뜯겼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건국 이래 첫 여성 총리서리로 지명을 받은 장상(張裳) 전 이화여대총장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헌정사상 7번째의 총리인준안 부결이지만 앞서 6번은 광복 후 나라의 기틀이 채 잡히기 전인 1∼2공화국 때의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장서리의 부결파문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한데 장서리의 임명동의안이 부결처리된 후 정말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당초 예상을 뒤엎고 큰 표차로 부결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상대 당이 반대표를 많이 던졌다며 ‘네탓 공방’을 벌이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한술 더떠 의총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주요 당직자들이 급히 회동, 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적어도 30명 이상이 찬성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한나라당이 집권당이 아닌데, 또 민주당에서 반란표를 던졌다고 해서 예전처럼 책임을 물을 통치자도 없는데 왜들 이리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 진실로 국민이 두려워 현대판 항명파동이라도 불러들이자는 것인가? 이제 정치판을 희화화 시키는 일은 제발 그만두기 바란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05 23:02

[오목대] 臟器이식법 有感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는데 ‘장기이식법’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 법은 2000년 입법 당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많은 관계자들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장기이식 사례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분명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에 해당한다.이 법에 의해 설립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뇌사자의 장기기증 사례는 2000년 52명 2001년 52명 2002년 6개월 동안 17명으로 줄었다. 이는 ‘장기이식법’의 제정 직전 뇌사자의 장기기증 사례가 16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줄어든 것이다.물론 이 법의 입법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부도덕하고 반인류적으로 장기가 밀매되거나 일부 가진 자들만이 혜택을 누리는 문제를 해결하려 든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찬동한다. 하지만 오늘의 결과가 말해 주듯이 장기기증자의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마당에 도덕성과 공평성만 강조하는 것은 장기를 기증받으려는 사람들의 애환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처사다.“제도의 정착으로, 시험으로, 시행착오로, 그러는 몇 년간 대기자들은 죽어가고 또 늘어나고 희망은 아득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생명은 연습이 아닙니다.” 다른 데도 아닌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애절한 글의 일부다.이런 애절함보다는 못하겠지만 장기기증자나 그 가족 역시 기증에 따른 각종 서류준비 등으로 고통스럽다. 이런 기증자와 그 가족의 불편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가 의료기관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을 한다. 때문에 기증자의 입장에서는 병원과 관리센터 두곳을 모두 상대하면서 장기를 기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관리센터에서 전국에 산재한 기증자, 이식희망자, 뇌사판정 병원, 장기적출 병원을 관리하다 보니 양질의 서비스는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장기기증을 가로막는 ‘장기이식법’은 개정이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 각막이식의 경우, 올해 6개월 동안 이식받은 자는 전국적으로 4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법만 폐지되면 전북, 그것도 개인병원 차원에서 100명 이상을 시술할 수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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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03 23:02

[오목대] 母乳먹이기 주간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중의 하나가 엄마 품에 포근히 안겨 젖을 빨고 있는 아기들의 모습일 것이다. 아기들은 엄마와 직접접촉을 통해 따스함을 느끼고 심장의 박동소리를 들으며 안정을 찾는다. 태내에서 엄마의 심장 박동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에 심장의 박동이 잘 전달되는 왼쪽에 안고 젖을 먹이면 정서발달에 더욱 좋다고 한다.모유(母乳)수유의 장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다. 모유는 88%가 수분이지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등 기본 성분외에 타우린, 항암성분, 0-157균 억제등 새로운 성분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초유(初乳)에는 A형 면역 글루불린이라는 강한 면역성분을 갖고 있어 아기의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액에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막아준다. 그래서 엄마 젖을 먹인 아기들은 상대적으로 건강해 감기, 설사, 소화장애, 호흡기감염, 알레르기 등에 걸릴 확률도 분유를 먹였을 때보다 낮다. 우유를 먹고 자란 아이보다 지능지수가 8포인트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었다.이처럼 모유를 먹일 경우 셀 수 없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유 수유율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85년 59%에 이르던 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유 수유율은 1994년 11.4%, 2000년에 10.2%로 줄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장 활발한 북유럽 국가들의 모유 수유율이 80% 이상이며,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50% 이상의 모유 수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하면 가히 ‘분유 천국’이라 할 만 하다.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유 수유율이 이같이 낮은 것은 몸매를 중시하는 그릇된 풍조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지만 이보다도 분유회사들의 집요한 판촉활동과 여기에 편승한 병원·산후조리원의 빗나간 상혼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다.마침 어제(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은 WABA(세계 모유수유연맹)이 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세계적인 피육열을 가진 대한민국 여성들의 모유 수유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은 부끄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생아와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모유먹이기 운동이 연중 계속 필요하리라고 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02 23:02

[오목대] 親日派

연세대 함재봉(咸在鳳)교수가 지난 7월 27일 중앙일보에 쓴 ‘친일파 대 빨갱이’란 칼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친일파 대 빨갱이’란 구도가 우리의 근현대사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친일파’가 한국의 경제를 성장시켰고 ‘빨갱이’들이 이끄는 체제 저항세력이 민주화의 동력이 되어 결국 ‘친일파’와 ‘빨갱이’가 남한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원동력이 되었단다. ‘친일파’와 ‘빨갱이’에 관심이 없는 붉은악마 또는 신세대에 의해 그 이분법적 구도가 이제 극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빨갱이’라는 말은 나중에 살표보고, 오늘은 그의 ‘친일파’만 살펴보자. 그는 ‘친일파’를 “일제에 의해 국권을 강탈당한 후 조선사람들은 일제에 순응하면서 민족의 실력을 길러야 한다는 현실 주의적 ‘친일파’들”로 규정하고 있다. 참으로 너그러운 친일파의 개념이다.우리는 일제에 순응하면서 민족의 실력을 길러야 한다는 사람들을 친일파라고 부르지 않는다.우리가 일제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친일파는 일제의 한국지배를 정당하게 생각하며 일제의 앞잡이노릇을 한 사람을 뜻한다. 이러한 친일파를 일제체제를 순응하면서 민족의 실력을 길러야 한다고 한 사람들과 동일시하는 것은 역사를 크게 왜곡하는 것이다.더구나 그는 ‘친일파’가 정권을 잡아서 경제가 발전한 것처럼 가정하고 있다. 친일파가 아닌 집단이 정권을 잡았어도, 그리고 독재를 하지 않고도 경제를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일제시대의 친일, 해방 후의 독재, 그리고 경제발전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이를 동일시함으로써 친일하고 독재하여 경제가 발전했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있다.해방 이후 일본의 수출경제모델을 받아들여 경제발전을 추구한 사람들도 ‘친일파’라고 부른다고 해보자. 이때의 ‘친일파’개념은 일제시대의 ‘친일파’의 개념과 전혀 다르다. 일제시대 ‘친일파’는 식민지배의 앞잡이였던 반면, 해방 후 나타난 ‘친일파’ 독립을 유지하면서 한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본을 따르자는 생각을 가졌다. 같은 친일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식민지배의 앞잡이를 일본식 경제모델추종자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8.01 23:02

[오목대] ‘쉬리’도시 캐릭터

우리나라 하천에 고르게 분포하는 민물고기 가운데 ‘쉬리’와 ‘피라미’가 있다. 두종(種)이 모두 잉어과에 속하고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여 흔히 한 종(種)으로 혼동하기 쉬우나 자세히 살펴보면 틀리다. 가령 피라미는 확연히 몸은 바탕이 은색인데비해 등은 청갈색이며 쉬리는 배쪽은 은백색이되 등쪽은 흑남색에 중앙부에 황색 세로띠가 있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혼인색(婚姻色) 이라 하여 무지개빛의 화려한 색깔을 띠는데 전주지방 사투리로 흔히‘불거지’라고 부르는 놈이 바로 이 피라미나 쉬리수컷이다. 차이점은 또 있다. 피라미가 우리나라나 중국·일본등지에 널리 분포하는데 반해 쉬리는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 종(種)이라는 점이다. 주로 하천 상류나 중류의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이나 바위가 있는 여울에서만 살기 때문에 어지간한 냇물에서 흔히 볼수있는 피라미에 비해 훨씬 고고(高孤)한 귀족어종인 셈이다.사실 쉬리와 피라미가 다른 종이라는 사실에 관심을 가진것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쉬리’개봉후가 아닌가 싶다. 북한특수부대의 작전병으로 사용된 쉬리가 이 영화제목이 되었지만 영화속에서 쉬리는 공안당국 깊숙이 침투된 ‘어항속 첨단무기’로 이용돼 이미지가 으시시하다.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환경파괴로 전주천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 쉬리가 다시 나타났다고 한다. 전주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생태하천 가꾸기사업의 결실이다. 지난 2000년 4월 사업에 착수한지 2년여만에 전주천의 현재 수질은 1∼2급수로 개선됐고 쉬리외에도 참종개·버들치·각시붕어등도 서식하고 있는것으로 확인됐다는것이다. 석양에 백로나 왜가리가 먹이사냥에 나서고 은빛 하천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겹다.전주시가 이 쉬리가 사는 전국 유일의 도심하천을 이용해 ‘쉬리 도시’의 캐릭터를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 한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다. 관광상품이란게 별게 아니다. 무주하면 반딧불이가 떠오르듯이 전주가 ‘쉬리의 고장’으로 각인되면 태조로와 같은 전통문화구역과 비빔밥·합죽선등과 함께 진짜 전주 명물로 내외국인들에게 자랑할수 있지 않겠는가. 전국의 지차제들간 캐릭터 원조(元祖)다툼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지금 서둘러도 행여 늦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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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31 23:02

[오목대] 무더위 열풍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장마와 태풍이 물러간후 바람한 점 없이 푹푹 쪄대는 가마솥 같은 무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더욱 힘든것은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까지 이어져 심신을 더욱 피곤하게 한다는 점이다.생체 리듬은 더위는 그런대로 견딜수 있게 하지만 무더위는 견뎌내지 못하게 한다. 무더위에는 다량의 습기가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후덥지근 하다’는 말은 바람은 없는데 습도는 높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상태를 말한다. 요즘 우리나라 날씨가 바로 그런 무더위이다.열대지방에서는 비가 와도 한시간쯤 퍼붓다가 멈춘다. 그러면 날씨는 다시 건조한다. 열대지방의 습도는 고작해야 70% 정도이고 보통은 50∼60% 사이를 오르내린다. 그러니 땀을 많이 흘릴 일이 없고 흘러도 피부에 끈적거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습도가 90%까지 오를 때도 있으니 짜증이 나고 심하면 불쾌감까지 느낄 정도가 되는 것이다.그러나 무더위는 딱이 수은주로만 알 수 있는게 아니다. 기온이 30도가 넘고 습도가 높으면 대략 무더위라고 하지만 여기에 불쾌지수라는게 있다. 미국의 한 천기예보회사가 50년대에 처음 쓰기 시작해 지금은 기상대에서도 쓰고 있는 일상화 한 지수가 바로 불쾌지수다. 통계에 의하면 이지수가 70이 넘으면 일부사람이, 75도가 넘으면 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80을 넘으면 모든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85가 넘으면 아예 불쾌감을 견디지 못해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는게 의학계의 설명이다.엊그제 전주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도를 넘어 그야말로 가마솥 더위를 기록했다. 밤에도 며칠째 열대야 현상이 계속돼 밤잠을 설친 시민들에게 짜증을 더 해 주고 있다. 그런데 ‘사우나 통속’같은 이런 무더운 날씨는 내달초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게 달갑지 않은 기상대 예보다. 하지만 여름은 어차피 더운 계절이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자연적인 현상이다. ‘덥다 더워’소리만 연발할 일이 아니라 푹푹 삶아대는 열대야 현상도 극복하기 나름이다. 다만 무더위를 더욱 짜증나게 하는 우리 주변의 불쾌지수 증후군만을 서로 삼가하면서 이 여름을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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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30 23:02

[오목대] 실종된‘태권도 공원’

2천년 전,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창시된 전통 무술 태권도(跆拳道)가 일본의 가라테와 중국의 우슈(武術)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호신(護身) 스포츠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1백60여개국의 수련생 6천만명이 태극기를 걸고 우리말을 구령에 따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우리에게도 이렇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있었나 새삼 놀라게 된다. 이제 태권도는 단순한 호신 스포츠를 뛰어넘어 지구촌 곳곳에 한국적인 진취적 기상을 전파하고 코리아의 얼을 심는 민간 외교수단으로서의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곳에 성지(聖地)는 고사하고 제대로된 박물관 하나가 없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어느 한국인 사범은 외국인 제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종주국을 방문 했다가 체육관 같은 국기원을 보고 크게 실망하는 바람에 그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뺏다고 한다. 중국 소림사(小林寺)와 같은 고색창연한 수련장 하나 없는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부끄러울 따름이다.뒤늦게나마 정부가 이러한 실상을 이해했는지 ‘태권도 공원 조성 계획’(태권도인들은 엄숙해야 할 태권도 본산에 공원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발표하고 재작년 6월까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유치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공모 단계에서 문광부가 ‘투자예산 5천억에 고용인력 1천5백명, 외국인 관광객 1백50만명에 관광수입은 15억달러가 예상된다’며 바람을 잡는 통에 무려 24개 자치단체가 몰려들어 과열되기 시작했다. 전북은 4개 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심사 끝에 무주군으로 단일화 했으나 일부 자치단체가 심한 반발을 하여 갈등을 빛기도 했다.유치권이 치열해지자 문광부는 어느 지역이 선정되더라도 뒷말이 나오고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판단, 선정 시기를 당초 8월에서 10월로, 또다시 11월로 연기를 하다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버렸다.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느냐’는 말이 있는데 언젠가는 단안을 내려야 할 사안을 소위 중앙정부라는데서 이런식으로 일처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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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9 23:02

[오목대] 교통문화 유감

지난 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 국민이 보여 준 질서의식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점과 그런 장소에 쓰레기가 남지 않았다는 사실 등이 외국인들의 눈에는 아주 신기했던 모양이다.이런 우리 모습은 사실 평소와 좀 다르다. 그 중 교통문화에 대한 것만 생각해 보기로 하자. 지난 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매긴 우리나라의 교통문화 점수는 50점 정도라 한다. 그리고 고쳐야 할 운전습관으로 ‘갑작스런 차로 변경, 지나친 경적 사용, 다른 운전자에 대한 무례’등을 지적한 바 있다.그런데 지난 해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보면 우리의 교통문화는 좀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232개 자치단체를 기준으로 제시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사망자는 6.26명으로 G7 선진국 평균 1.64명의 4배, OECD 수준(2.06명)보다는 3배가 높은 것이다.이런 우리 나라 평균 사망자 수는 전북과 비교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전북에서 제일 나은 편인 전주시가 6.323명으로 전국 평균을 밑돈다. 그리고 전북 최하위는 임실로 37.416명인데 이는 전국의 232개 자치단체 중 231위에 해당된다. 전국 최하위 10개 자치단체 중에는 앞서 언급한 임실을 비롯 230위 장수(35.89명), 224위 완주(27.41명)가 끼어 있다. 무주와 정읍은 10-15명선, 순창, 진안, 김제, 부안, 남원은 16-20명선, 고창은 21-25명선에 해당된다. 전북의 모든 자치단체들이 전국 평균치 아래에 있고 최하위 10개 도시에 든 곳도 셋이나 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최하위 수준의 사망률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같다고 하니 세계적으로도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그런데 이런 교통사고 사망률이 그 지역 사람들의 문제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점이 해당지역이라는 의미일 뿐 그 지역 운전자가 낸 사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전국이 하루생활권에 있어서 타지역 차량의 통행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오히려 교통사소 예방을 위한 행정적 노력 여부, 도로와 교통안전시설 등 교통 여건 그리고 교통량 등이 사망사고 가능성에 좀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자치단체가 교통안전 위해요인을 제거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정책의 우선과제로 삼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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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7 23:02

[오목대] 陽性子 가속기

1803년 영국의 과학자 ‘존돌턴’은 모든 화학원소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고유한 원자(原子·atom)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들어 원자는 양성자(陽性子)와 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電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밝혀졌다. 양성자는 전자보다 1840배 무겁고 +전기를 띠고 있어 전자석으로 가속시킬 수 있다.세상 만물의 기본단위인 원자를 이루는 전자, 중성자, 양성자중 전자는 이미 60여년 전부터 각광을 받아왔고, 중성자 역시 핵분열(원자력발전)이나 핵융합(수소폭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침묵을 지키던 양성자가 물리학 분야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30여년 전이다. 이른바 대형 양성자가속기라는 것이 탄생하면서 부터이다.양성자 가속기란 말 그대로 양성자에 속도를 붙여주는 장치다. 1초에 수천∼수만㎢ 이상으로 가속된 양성자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양성자가속기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양성자 가속기는 현재 정밀분석 기기와 반도체 가공기기, 암치료등 의료장비에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생명과학과 재료과학, 우주산업, 원자력산업 등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국내의 경우는 아직 양성자를 다양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양성자 연구의 핵심인 대형 가속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부가 앞으로 10년간 1천2백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길이 1백m 규모의 선형 양성자 가속기를 건설할 계획아래 부지를 물색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요부지만 해도 최소 20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전남 장성을 비롯, 강원도, 경기도 안산, 대전 대덕단지등 5∼6곳이 이미 유치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도가 지난주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유치신청을 접수한 결과 익산, 정읍시에 이어 완주군이 가세하면서 이들 3개 시군 대결로 압축됐다. 전북도는 타당성 조사와 객관성 있는 평가를 통해 가장 경쟁력을 갖춘 도내 후보지를 선정해야 한다. 20여개 이상의 새로운 산업군(群)을 창출하고 테크노파크 건설등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성자 가속기가 필히 도내에 유치될 수 있도록 관계장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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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6 23:02

[오목대] 빨치산

이규택 한나라당 총무가 민주당을 "빨치산집단"같다고 했다가 경을 치고 있다. 너무 심한 표현이었다. 거기에다가 변명이 가관이다. `파티잔(partisan)'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빨치산'으로 잘못 발음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빨치산'이라는 말은 '파티잔'에서 나온 것으로 둘은 같은 말이다. '파르티잔(partisan)'은 프랑스어의 '파르티(parti)'에서 비롯된 말이며, 당원·동지·당파적인 사람을 뜻하는 용어다. 정당을 형성해서 당파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말이다. 이들이 조직되어 있는 것이 party 또는 parti, 즉 정당이다.'파르티잔'의 소련식 발음이 빠르띠잔에 가까워 해방전부터 좌파를 통해 한반도에서도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용어는 해방 이후 한국에 빨치산이라는 말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1920년대 소련 변방에서 지주계급을 중심으로 한 백군과 혁명가가 지도하는 적군의 전투가 계속되었다. 이때 일본군도 백군을 도와 소련을 침공하자 적군게릴라들이 여기에 대한 저항을 했는데 이들도 빠르띠잔으로 불렸다.더욱 유명한 빠르띠잔은 유고의 게릴라들이다. 1940년대 티토가 주도하던 해방군은 독일군 및 친독일세력과 산악지대에서 비정규적인 게릴라전쟁을 했는데 이들이 빨치산의 전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해방전쟁을 하던 게릴라였다. 독일에 항거하던 빨치산들은 그리스 등지에도 있었다.한국에서 빨치산은 처음부터 좌익게릴라를 의미했다. 6·25를 거치면서 남한에서 좌익게릴라들이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비정규전을 수행하였고 이들은 빨치산이라고 불렸다. 그래서 빨치산이 원래의 뜻은 파당적인 집단을 의미했지만 결국에는 좌익게릴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착되었다.빨치산이 좌파를 뜻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도 제1당의 총무가 제2당에게 "빨치산 집단"같다고 하였다. 한나라당의 정형근, 김용갑, 김만제의원 같은 분들도 작년에 김대중 정권을 '친북 좌파적 정권'이라거나 또는 "친사회주의적 성향인 정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월드컵 기간 중 붉은악마들이 빨간 옷을 입고 한국을 뒤덮었을 때, 빨갱이 공포가 어느 정도 사라지려나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빨갛게 낙인찍으려는 경향이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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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5 23:02

[오목대] 騷音 짜증

매연이나 분진 악취 말고도 도시 생활의 대표적인 공해중 하나가 소음이다. 자동차 소리, 업소의 스피커 소리, 공사장의 기계소리, 노점상들의 마이크호객소리가 모두 소음이다. 거기다가 요즘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지는 휴대폰 벨 소리까지 가세해 우리는 늘 귀가 멍멍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소음은 사람의 생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냥 ‘귀에 듣기 싫은 시끄러운 소리’정도가 아니다. 예컨대 사람들이 보통 대화를 나눌때 소리의 세기는 65db(데시빌)정도인데 이를 넘기면 신체에 이상이 온다는 것이다. 가령 80db이상이면 위의 수축횟수가 줄어들고 90db이상이면 심장의 혈액 박출량이 절반 으로 내려 간다는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심하면 정신질환을 유발할수도 있다는 경고가 따른다. 뿐만아니다. 거리에서 행인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대형버스나 화물차의 경적소리(100db)소리는 귀가 아프게 할뿐만 아니라 심하면(150db이상)귀속의 작은 뼈가 부서질 정도로 위험천만이다. 그런 경적을 요즘엔 일부 택시까지 부착하고 다니며 행인들에게 겁을 주는곳이 우리나라다.선진국에서는 진즉부터 ‘소음과의 전쟁’까지 선포하면서 악질적인 소음을 단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의 경우는 매우 강경하다. 술집에서 음악 소리만 새어 나와도 얼마, 자동차 경적을 불필요하게 울려도 얼마, 심지어 개가 지나치게 짖어도 주인에게 얼마하는 식으로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개인의 권익보호와 공공의 질서확립을 기본덕목으로 삼는 들의 생활태도는 본 받을만하다.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우리도 물론 소음을 공해로 규정하고 단속 처발한다. 그러나 그 정도는 외국과 비교할바가 못된다. 아시아에서조차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소음공해가 심한게 우리나라이면서도 비교적 소음에는 관대한게 우리 정서가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그 많은 시민고발 가운데서도 소음공해에 대한 불만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것인지도 모른다.요즘처럼 무더운 장마철에는 소음이 짜증을 더욱 부채질한다. 밤낮없는 소음에 직장인들이나 일반 가정에서조차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시민 모두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씩만 모아도 소음이 공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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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4 23:02

[오목대] ‘마늘’트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마늘은 매일같이 먹는 중요한 영양분이다. 모든 음식에 빠짐없이 양념으로 들어가는게 마늘이다. 마늘을 간장에 절여 장아찌를 만들기도 하고 줄기는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유독 마늘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듣는다. 외국인들이 김치 다음으로 싫어하는 체취가 바로 마늘냄새인 것이다.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사람들이라고 마늘을 먹지 않는것은 아니다. 이태리나 스페인 프랑스등 서양요리에서도 마늘은 중요한 양념으로 쓰인다. 오히려 이런 일화도 있다. 8순에 이르도록 정력적인 사회활동을 한 미국의 루즈벨트 전 대통령에게 부인 일리노어 여사가 노익장의 비결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따로 비결이란 없다. 다만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해온건 있다. 수십년간 마늘을 먹어 왔다는것이 그것이다’ 그의 이 말 한마디가 메스컴에 알려 지면서 60년대 미국에 때아닌 마늘붐을 일으키기도했다는 일화다.마늘의 효능은 한방(漢方)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거뇨·거담·살충·건위·발한등에 좋고 구충제로도 처방을 했다. 이미 70년대에는 양방(洋方)에서도 마늘이 위암과 간암에 효능이 있다는 학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웃 일본에서는 냄새만을 제거하는 육종법까지 개발하여 마늘먹기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연전에 미국의 이코노미스트지(誌)는 세계에서 마늘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로 한국을 꼽은 일이 있다. 사실이다. 그때 한국인의 연간 마늘 소비량이 37만t이었는데 서구쪽에서 가장 많이 먹는다는 스페인이 23만t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현재 우리나라의 마늘생산량은 43t정도이다. 생산농가도 49만 가구에 이른다. 생산량이 이 정도면 아무리 소비가 늘어났다 해도 자급이 충분한 양이다.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중국과의 수입마늘 협상이 잘못되어 농가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당장 도내에서도 특산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무주 ‘육쪽마늘’이 제값을 못받게 됐다며 재배농민들이 한 숨을 내쉬고 있다.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것 같아 안타깝다. 마늘트림에 사귀(邪鬼)가 달아난다는 우리 속담도 있는데 그 트림으로라도 마늘분쟁이 해결되어 농민들을 안심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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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3 23:02

[오목대] 농촌 헌 집에 投機?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의 정책만 내놓던 농림부가 모처럼 농촌의 현실을 직시한 정책을 입안(立案)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농림부는 도시 자금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성이 낮은 한계농지에 민간사업자가 미니 골프장이나 콘도를 세울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도시민이 농촌의 면지역에 집을 살때 1가구 2주택 조항에서 제외,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계농지란 평균 경사율이 15% 이상이거나 다른 농지와 연결되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는 2ha(6천평) 미만의 농지를 말한다.농림부는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농촌 투자 유치 대책안’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올해 안에 농어촌 정비법과 농업기본법 등 관련 법을 뜯어 고칠 계획이다. 농림부는 또 한계농지에 미니 골프장이나 전원주택 콘도 실버타운 등을 지을 경우 취득세나 등록세 등 지방세를 감면해 주고 도시민이 농지를 사들여 회원제형 주말농장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농지법상 규제로 완화해줄 방침이라고 한다. 이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6억3천만평에 이르는 전국의 쓸모없는 한계농지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게 되고 도시의 자본과 사람을 끌어들임으로써 급속히 무너저가는 농촌공동체를 유지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런데 재경부와 한국조세연구원이 세금 감소와 형평성의 이유를 들어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농촌주택에 대한 1가구 2주택 조항을 예외로 인정할 경우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고 살지도 않을 집을 사도록 유도해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게 무슨 r궁색한 논리인가. 경영을 잘못해 다망해가는 기업에는 몇십조원 씩이나 쏟아부으면서 겨우 숨만 깔딱거리는 농촌에는 세금 몇푼 감면해주는 것이 아깝다니, 그리고 면단위 농촌지역에 헌 집을 사서 투기를 한다니 이게 무슨 망발인가. 높은 자리 앉아서 어려운 경제이론만 다루다 보니 하찮은 농촌 사정 쯤이야 안중에도 없는 모양인데, 농촌문제가 경제논리에 휘둘리면 농촌의 미래는 참담해질 수 밖에 없고 농촌이 붕괴되면 도시도 함께 공멸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왜 애써 외면하러 드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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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22 23:02

[오목대] 易地思之

얼마 전 중국에서 한 통의 전자우편이 날아왔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 합격했는데 입국사증을 발급받을 수 없다는 호소였다. 사증 발급 거부의 사유는‘야간’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에는 입국사증을 발급해 줄 수 없다는 규정때문이라고 했다. 아마 이 규정은 한국에 체류하면서 공부보다 돈 버는 데 열심일까 봐 염려가 되어서 만든 모양이다. 처음에 그런 내용을 접하고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왜냐면 평소 그 중국 학생을 잘 알고 있던 터라 관계기관에 그 중국학생의 품성을 잘 이야기만 하면,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 학생의 신원에 대한 보증을 약속이라도 하면 입국사증은 어렵지 않게 발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그런데 일은 생각처럼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대학원 당국이나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에서나 모두 예의 규정을 들어 협조가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여러 차례 그리고 장시간에 걸친 상담의 결론은‘한국입국 불가’였다. 그래도 뭔가 희망을 갖고 편지를 썼을 그 중국학생을 생각하니 참 염치가 없었다.사리를 따져보다면 야간 대학원 입학만 안 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었다. 주간에 다니는 경우는 외국적의 학생들의 국내에서 일할 기회는 많다. 아니 오히려 주간에 일하는 것보다 사실 더 염려스럽다. 열 번 양보를 해서 야간에 학교를 다니게 되어 주간에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자. 그래서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치자.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으로‘야간학교에의 입학 불가’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제시한 당국의 처사는 동의하기 어렵다.이런 일을 겪으면서 접하게 된 정부의‘외국인력제도 개선대책’도 입국사증 발급불가라는 개인적인 지난 17일 날로 증가하는 외국 근로자의 국내불법체류를 막고 국내에 필요한 노동인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만든 방안인 모양이다. 그런데 그 속내를 보면 법과 원칙을 내세워 자그마치 26만 명이나 되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추방문제를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일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불법 체류자를 포함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 특히 동남아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 굳이 1960년대에 한국경제를 살렸던‘인력수출’을 들추지 않더라도 우리는 고통 받는 이들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7.20 23:02

[오목대] 動物 이동통로

자연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고, 복원된다 해도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야생동식물은 일단 멸종되면 다시는 모습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에 더욱 힘써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우리나라의 전체 생물 종(種)은 모두 2만8천여 종으로 조사돼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구렁이, 산양, 장수하늘소, 한란등 43종의 야생동식물은 명종위기에 처해있다. 우리 민족에 친숙한 동물인 따오기, 먹황새, 호랑이, 늑대, 여우등은 이 땅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다.유엔이 내놓은 ‘세계자원보고서 2000-2001’에 따르면 국토 1만㎢당 관찰되는 우리나라의 야생동물 종수는 95종으로 조사대상 1백55개 국가중 1백31위에 머물렀다. 동물중 다양성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셈이다. 이같은 야생동물 수의 감소는 밀렵 뿐아니라 서식환경이 그만큼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토의 마구잡이식 개발이나 산과 계곡을 관통하는 도로개설이 야생동물의 서식환경을 해치는 대표적 사례이다.그러나 환경 선진국들 조차 도로개설로 인한 생태계 단절을 막기 위해 동물이동통로를 건설한 것은 특별히 사냥의 대상이 되는 동물을 위한 것이었다니 아니러니컬 한 일이다. 세계 최초의 동물이동통로는 프랑스에서 건설된 지하통로 형태였다. 그후 동물이동통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1960년대 부터 유럽 전역을 비롯 북미지역등에 잇따라 건설되었다. 동물이동통로의 형태는 네발달린 짐승을 위해선 육교양식의 생태다리나 지하통로를 주로 만들고, 파충류나 양서류를 위해서는 암거나 흄관을 설치한다.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7년 해발 850m의 지리산 시암재에 폭 6m, 높이 5m, 길이 12m의 지하터널 형으로 건설한 것이 처음이다. 그후 백두대간 등지에 몇개소 추가 설치했지만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건설교통부가 장수 육십령재, 남원 여원재, 무주 덕산재등 도내 3개소를 포함 전국 10개소에 내년말까지 3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길이 30m 이상의 육교형 동물이동통로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인간의 행복과 편리를 위해 동물의 서식환경을 마구 파괴하는 것은 인간의 횡포에 다름아니다. 남아있는 야생동물이라도 잘 보호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2.07.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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