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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위기 담론이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데 있다. 오히려 위기론이 확산될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현재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단순한 재정난으로 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거기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모순이 복합적으로, 구조적으로 얽혀있다. 사회·문화적 수도권집중현상이 교육부분으로 표출되고 있는 형태라 할 수 있는 것이다.그 구체적 모습은 크게 세 가지 현상으로 집약된다. 우선 정원미달 사태를 들 수 있다. 삼류대학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쉬쉬하고 있지만 입학정원을 제대로 채운 지방대학은 거의 없다. 있다 하더라도 한바탕 학생유치‘전쟁’을 치르고서야 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확보한 인원마저 편입학으로 빼앗기고 나면 지방대학의 몰골은 말 그대로 스산하기 짝이 없다.또 하나 심각한 것은 교수들의 이탈이다. 지방의 대학들이 소위 잘 나가는 서울 소재대학의 교수를 조달하는 창구 내지는‘교육징검다리’역할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잔류 교수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각한 일이지만 교육과 연구 질의 급격한 저하는 악순환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대학 존립 자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위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연구기반의 부실화이다. 교수는 물론이요 박사나 석사과정 연구인력을 확보할 수 없이 연구‘무풍지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두뇌한국21’등 국가적 차원의 연구프로젝트는 지방대학의 모습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뿐이다.‘지방대 육성 특별법’제정 운동은 이러한 위기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단의 혁명적 조치가 없으면 지방대학은 몰락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결국 전체 대학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다.더욱 유의해야 할 점은 지방대학의 위기가 한국사회의 심각한 징후, 곧 지방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우리가‘지방대 육성 특별법’이나 코앞으로 다가온 우리 지역 대학들의 총장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사회가 다변화하고 정보통신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노동부 산하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펴낸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대략 1만2천여개에 이른다.이들중 일부는 직업 분류방식의 변화에 따른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난 직업들이다. 가령 서비스업에서 행사도우미나 이벤트 전문가, 애완견미용사 같은 직업은 이미 보편화 되다시피 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직업도 환경생리연구원·폐기물이용기술원·폐기물재생설비원 같은 생소한 명함이 새로 생겨 나기도 했다. 그러나 말이 연구원이지 이런 직업은 사실 고물수집상이나 고철덩어리를 분리 재생하는 기술자들을 점잖은 표현으로 높여 부른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구두닦이나 목욕탕에서 떼를 벗겨주는 일, 모험모집, 외판원등에게도 격상된 용어로 위생원이나 설계사 같은 호칭을 붙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재미있는것은 유립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노래 특종사진을 찍는 파파라치(직업 사진사)들이 우리나라에서 변형된 전문 신고꾼으로 바뀐 점이다. 이들의 활동영역은 쓰레기나 담배꽁초 불법투기, 교통법규위반 현장촬영등 다양하다. 포상금을 노려 거리 곳곳에서‘목’을 지키는 이들의 극성은 단순 포상차원을 떠나 이미 직업화 한것이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지급하는 포상금이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파파라치 한 사람이 회고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니 요즘같은 취직난에 이만한 직업이 또어디 있겠는가.그러나 이들의 형태가 도를 넘어 몰래 카메라 수준의 개인 약점잡기로 흐르는것은 우려할만한 현상이다. 도처에서 이들의 신고가 시비의 대상이 되는것도 그때문이다.경우는 다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전국 곳곳에서 불법선거운동‘전문신고꾼’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한다. 선관위가 신고포상금제를 실시하고 있기때문이다. 도내에서도 이미 1백20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그중 69건이 포상대상으로 분류했다한다. 이런 경우는 한시적(?)‘신고직업’으로 불류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기왕의 파파라치들과는 달리 이런 고발자들은 일정부분 증명선거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만도 하니 그 효과가 기대된다고 할수있을것 같다.
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이 쓴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벼슬아치들이 지켜야 할 도리를 밝힌 얼론의 공직 지침서라할수 있다.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등 여러 사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율기’가 엄중하다.‘목민관은 청렴해야 하며 집안을 잘 다스리고 외부로부터의 청탁을 물리쳐야 한다. 또한 씀씀이를 아끼고 베풀기를 좋아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새겨 보면 어느것 하나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것들이다. 하지만 백성들로부터 나온 녹(綠)을 받는 목민관일진대 이만한 몸가짐은 당연하다. 그래야 정사(政事)를 바로 보고 백성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을수 있다.왕조시대의 목민관이란 오늘의 공무원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사회지도층도 여기에 포함된다. 당시에는 목민관이 백성을 다스렸지만(牧民) 지금은 공무원이 국민의 머슴(公 )이란 개념이 일반적임으로 청렴이나 제가(齊家), 절용(節用)은 의무사항이랄수 있다. 사회지도층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런데 그런 가치기준이 지금 사회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쉼없이 터지는 우리 사회의 온갖 비리와 부정, 뇌물관련 스캔들 뒷편에는 반드시 공직자나 사회지도층인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에게‘청렴’이나 ‘청탁배제’‘절용’을 아무리 강조해본들 소귀에 경읽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벤처사업가로 주목받던 젊은이들이 줄줄이 금융스캔들로 쇠고랑을 찬게 엊그제다. 정현준·진승현의 허상이 무너진데 이어 작년 여름부터 세상을 시끄럽게 해온 이용호게이트가 잠잠해 지기도전에 이번에는 최규선비리라는것이 또 터져 나왔다. 이번에도‘권력실세’나‘고위공직자 비호’같은 의혹이 어김없이 뒤따르고 있다.안타까운것은 그동안 보일듯말듯 하던 대통령 아들들의 연루설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는것은 아니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는 어느것 하나 단정지을만한 확증은 없다. 막연히‘그랬을 것’이라는 예단만으로 공인의 명예를 훼손시켜서는 곤란하다.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다짐하고 있으므로 지금은 지켜봐야 할 때다. 참으로 공직자나 사회지도층의 수기치심(修己恥心)이 절실한 시점이다.
경기가 오랜 침체의 터널을 빠저나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하나 그 혜택이 일부 업종과 계층에만 쏠리고 있어 일반 국민들은 정말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인지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내수 부양조치에 힘입어 건설과 자동차·시멘트 등의 업종은 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신발과 섬유·의복 등 영세 중소기업의 업종은 여전히 죽을 쑤고 있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목등으로 부유층의 소비심리는 호전되고 있는 한편 소득원이 한정된 영세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물가불안 요인까지 겹쳐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산업자원부가 발표한‘3월중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와 8.1%가 증가했고, 소비성향도 고가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의 경우 30∼40인치형 디지털TV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으며 냉장고도 600ℓ이상 대형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판매 또한 전년 대비 14%나 늘어났다.특히 경마와 경륜 같은 사행산업은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고 부동산 중개업과 골프장 등도 서비스업 평균치 보다 3∼6배 가량 신장했다고 하니 가진자들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그러나 일반 서민의 체감경기를 가늠케 하는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의 경기는 되레 2.7%가 감소했고 상당수 중소기업이 아직도 60%를 밑도는 가동률을 보이면서 불황에서 허덕이고 있다. 영세 소매업자들은 경기회복이 어느 나라 이야기냐며 차라리 외환위기 때가 더 나았던것 같다고 하소연하고, 중소기업 사장들은 국가신용 A등급 회복이니, 주식시장 1천포인트시대가 임박했으니 하면서 들떠있지만 우리는 월급 줄돈이 없어 만부득이 직원을 해고해야 할 형편이라고 장탄식하고 있다. 그러니 경기가 풀렸다고 골프가방 짊어지고 해외로 나가는 상류층을 보면 경기회복의 수혜를 누가 먼저 받아야 하는지 야속한 생각이 든다.속담에 아랫목이 따뜻해져야 윗목이 따뜻해진다고 하지만 이러다가 윗목에 온기가 오기도 전에 아궁이 불이 꺼져버리지 않나 걱정이 앞선다.
지난 9일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회장 민관식 전 문교부장관)는 대통령과 교육부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건의하였다고 한다. 우리말은 70% 이상이 한자어로 되어 있는데도 대학생들이 한자를 못 읽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1999년 초에 문화관광부가 공문서와 도로표지판에 한자를 병용하겠다는 발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다.이처럼 한자를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의 반대편에 한글전용론자들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동안 벌어졌던 논쟁들도 보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최선의 어문정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어문정책의 근간을 보면 1948년 만들어진‘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밝힌 것처럼 한글전용이다. 그렇지만 이런 법률은 앞으로의 어문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실제로는 부수조항에 명기한 것처럼 한자와 더불어 한글을 표기하는 형편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국민들의 문자생활을 보면 대세는 한글표기로 기운 것 같다. 이처럼 한글전용쪽으로 문자생활이 기울게 된 계기는 정부의 어문정책보다 한자를 사용하기 힘든 컴퓨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1980년대 중반에 보편화되기 시작한 컴퓨터에는 한자를 입력하는 작업이 무척 번거로웠고 그렇게 입력했다고 해도 출력해서 보면 한자의 획들이 뒤엉켜서 글자를 구분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이 지속되는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입력이 간편한 한글로만 글을 쓰는 경향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컴퓨터에서 한자를 입력하기도 쉬워졌고 인쇄물에서 획을 구분하기도 좋아졌지만 이런 기능의 향상이 한글표기의 대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닌 긋하다. 이렇게 문명의 도구를 거론하는 이유는 한글과 한자 선택의 동기가 언어정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고자 하는 문자의 편리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한자는 한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문자생활을 하는 국민들에게 어문정책의 쟁점인 동음이의어, 한자문화권과의 교류, 전통계승의 수월성, 한문교육의 시기와 범위 등의 문제는 추상적일뿐이다. 어문정책을 논하기 전에 국민들이 어떤 표기방식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를 꼼꼼히 살필 수 있기를 바란다.
게임은 영화나 애니메이션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최근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다.게임산업의 급성장은 정보통신기술(IT)의 눈부신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컴퓨터와 이동통신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의 게임은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고 즐기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정보통신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게임이 인터넷을 연결되면서 수천 수만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엔 무선인터넷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Mobile)게임이 각광받기 시작했다.모바일게임은 PDA(개인정보단말기)나 휴대폰등 휴대용 통신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을 뜻한다. 하지만 보통은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국한한다. 초기에는 휴대폰에 내장된 간단한 게임 위주였지만 무선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임의 종류는 게임을 다운받아서 하는 방식과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고스톱등 간단한 게임부터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까지 다양하게 나와있다.1999년 모바일게임을 처음 시작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가 9백만명에 이르렀다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 하다. 일본의 경우에 비춰볼 때 이동전화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어선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의 이용자는 2003년에 3백50만명, 시장규모는 1천2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도 2004년이후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처럼 거대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컨텐츠 공장 설립을 전주에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재)전주영상정보진흥원이 엊그제 국내 35개 모바일게임 업체와 공장설립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식을 체결하고 공동개발 프로젝트 수행, 개발인력 양성, 신기술 공유등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영상정보 인프라가 뛰어난 전주에 세계 선두스룹 수준인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키면 새로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가 해외에서도 아직 미개척분야인 모바일게임 산업의 메카로 우뚝설 날을 기대해본다.
“언어가 사라지면 그것을 통해 표현이 가능한 인간의 사고와 지식을 잃게 된다.”지난 2월 유네스코가 ‘세계 멸종위기 언어지도’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별 국가의 강압적 언어정책과 유력 언어 사용의 확산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언어’가 적어도 3천 개에 이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유엔한경프로그램, ‘위기에 처한 언어를 위한 기금’등에서도 인류사회에서 사라져 가는 언어들의 보호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의말과 글을 스스로 홀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열풍 때문이다. 미국의 한 신문은 어린이 혀수술까지 자행하는 이 땅의 광적인 영어열풍을 비웃은 바 있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나서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는 ‘동북아 비지니스 중심국가 실험방안’을 확정한 바 있는데, 그 방안 가운데 영어교육 강화와 ‘경제특구’영어 공용화 구축내용이 들어 있다.경제특구에 영어를 공용하게 했을 때 득실은 무엇일까? 이는 제주도특별법 추진 때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이곳에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누릴 편의와 투자효과에 견줘 한국인이 치러야 할 대가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폐해로는 민족정체성 혼란 가중, 언어 혼란 심화, 민족문화 파괴, 국어 천시, 언어 계층 발생 등이 있다. 특히 유의할 점은 그 폐해가 특구에 한정되지 않고 곧장 온 나라에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현재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되면 영어공부에 치어 정작 필요한 전문적 지식이나 역량의 배양은 꿈도 꿀 수 없게 된다. 영어를 통해 전달할 내용이 없거나 부실해지게 되는 것이다.영어는 ‘교통어(交通語)’일 뿐이다. 모국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교류하는 데 필요해서 사용하는 언어인 것이다. 그것은 몇몇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면 된다. 모든 국민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교류할 내용을 충실하게 챙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영어가 모든 것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허위의식부터 버려야겠다.
음식에도 원조(元祖)가 있고 대접이 남다르다면 단연 전주비빔밥을 빼 놓을수 없다. 전국 어디를 가나 대중음식점에서 비빔밥을 조리해 팔고 맛도 제각각이지만 접두어(接頭語)로 ‘전주’가 붙어야 제 격에, 제 맛이 난다는게 식도락가들의 평이다. 적어도 비빔밥만큼은 전주가 확실히 ‘원조’대접을 받고있는 셈이다.하긴 전주비빔밥이 국내에서만 성가가 높은것도 아니다. 세계적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그 맛에 반했다 하고 이미 국적(國籍)항공기뿐 아니라 외국 졸지의 항공사들도 기내식(機內食)으로 비빔밥을 내놓을 정도가 됐으니 그 명성이 가히 세계적이다.우리가 늘상 먹는 밥에 고추장과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의 독특한 맛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 말할것도 없이 이고장의 풍부한 물산과 넉넉한 인심, 독특한 조리기법이 조화를 이룬 ‘맛의 화합’이란 설명이 그럴듯 하다. 음식맛의 화합이라고 한다면 지난번 익산에서 치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결과에 대한 한 정치인의 평가도 꽤 인상적이다. 노무현·이인제·정동영 세 후보가 30%대의 고른 득표율을 보이자 ‘황금분할’이란 분석과 함께 ‘비빔밥식 표배분’이란 절묘한 표현을 썼다. 듣기에 따라서는 풍전세류(風前細流)라는 전라도사람 기질을 비아냥 거린듯 싶기도 하지만 그 실 순박함과 넉넉함으로 대변되는 이 고장 사람들의 높은 정치적 식견을 은유적으로 비유한것 쯤으로 자위해 봄직하다.월드컵을 앞두고 전주시가 패스트푸드 형식의 전주비빔밥을 개발해 외국관광객들에 선보인다는 계획이고 전통음식점으로 지정받은 몇몇 업소들도 ‘비빔밥 자랑’을 맛갈스럽게 준비하고 있다한다.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부분까지 꼼꼼히 챙겨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에 걸맞는 이미지 제고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 이미 그들 나름의 독특한 돌솥비빔밥과 기무치를 개발해 도전하는 마당이니 우리가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것은 당연하다.얼마 있으면(14일) 전주에 국내 최초로 비빔밥박물관이 문을 연다고 한다. 월드컵 손님맞이는 물론 음식기행에도 새로운 명소가 될게 분명하다. 한 비빔밥업소의 작은 아이디어가 전주 이미지 제고의 큰 결실로 대물림 되길 기대한다.
1950년대 미국 뉴욕의 한 사업가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밥값을 내려다가 망신을 당했다. 깜박 잊고 지갑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다. 물론 외상으로 계산은 했지만 이 우연찮은 사고(?)가 훗날‘우선 쓰고 나중에 갚는’신용카드 탄생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다이너스 카드’의 유래다.현찰은 아니지만 현찰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사용되는것이 신용카드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다른 말로‘플라스틱 머니’라고도 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일찌기 갈파한대로‘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지폐대신 플라스틱 머니가 시장을 좌우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카드 한 장으로 안되는 일이 없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여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금융거래나 공과금 납부, 해외송금도 가능하다. 급하면 현찰도 한도내에서 얼마든지 서비스 받아 쓸수 있다. 한마디로 경제생활의‘만능 키(Key)’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카드 소지자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직장생활자나 자영업자, 농민, 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카드 한 두장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런 통계도 나와있다. 금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미성년자나 65세이상 노인을 제외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천3백만명에게 발급된 카드가 총 8천9백만장에 이른다고 한다. 1인당 평균 4장꼴이다. 그중에는 10장 이상을 갖고 있는 회원도 23만여명이나 되고 2월중 신용카드로 5백만원 이상 현금 서비스를 받은 고객도 1백37만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히‘카드 공화국’이라고 할 만 하다.그러나 문제는 카드 사용을 위해 반드시 확립돼야 할 신용의 정착이다.‘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고’‘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는 식’으로 사용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정해진 기간내에 결제가 엄격히 지켜지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르면 뒤따르는 온갖 수모와 불이익은 당해 본 사람이면 다 안다. 엊그제 강원도에서 발생한 30대 가장의 일가족 자살사건도 바로 카드 빚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지금도 마구잡이 발급에 열중하는 카드회사, 뒷감당도 못하면서 쓰고 보자 식 회원들의 무절제가 바로잡히지 않는한 신용카드로 인한 사회문제는 계속 될수 밖에 없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과열되면서 이인제(李仁濟)후보와 노무현(盧武鉉)후보 간에 이념공방이 치열하더니 급기야 이회창(李會昌)한나당 전 총재가 현 정부를 ‘좌파적 정권’이라고 몰아부치면서 정국이 느닷없는 좌우 이념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를 치를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색깔논쟁을 신물나게 지켜봐왔기 때문에 대통령선거 때가 되면 으례 그러려니 하면서도 한편으로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국민을 어떻게 보고…’하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울수가 없다.물론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대통령후보의 이념과 자질을 검증하는 일은 흔히 쓰는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후보자의 성향에 따라 극우에서 극좌까지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이 다양할뿐 아니라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도 급진적 개혁에서 부터 수구적 보수까지 각기 다를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게 이뤄질수록 좋다. 다만 그 검증은 구체적인 국가정책에 대한 토론을 전제로 진행돼야지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확대 해석 하거나 상대의 정당한 이념이나 견해에 대해 올가미를 씌워 자신의 생각대로 색깔을 덧칠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색깔논쟁을 벌여 선거에 이용하려 해도 그 진부하고 부질없는 말싸움에 속아넘어 갈 국민은 그렇게 많지가 않을성 싶다. 오히려 국민을 식상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들 따름이다. 지구촌에 이미 생전 이데올로기가 사라진지 오래이고 국민의 정부 들어 꾸준히 추진해온 햇볕정책으로 남북간의 담이 허물어지고 있는데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좌우논쟁으로 표를 얻을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서독(西獨)이 통일을 위해 동독(東獨)을 껴안았다 해서 어찌 서독을 좌파적 정권이라 할수 있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통일을 모색하기 위해 북한땅에 들어갔다고 어찌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세상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왜 유독 우리 정치인들은 과거에 매달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못하는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진부하기 짝이없는 매카시즘적 논쟁을 중단하고 정책을 놓고 검증하는 생산적인 이념논쟁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팬클럽은‘특정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예술가 등을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직한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전적 정의에서, 좋아하는 대상에 정치인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노무현후보가 뜻밖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심에‘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노사모’)이라는 팬클럽이 있기 때문이다.‘노사모’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결성된 한국 최초의 팬클럽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의미는 평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필요결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모임이라는 데 있다.그동안 정치인들이 운영하는 조직의 경우 자발적 참여보다 돈 때문에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후보자의 당선여부도 뿌리는 돈의 다과(多寡)와 밀접할 수밖에 없고 정치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다.이번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밝힌 선거관련 사조직의 수는 6천1백35개나 된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 자연과 학연 혈연으로 뭉친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세 조직이 전체 조직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치를 선거의 분위기가 어떨지를 짐작케 한다. 그래서 공명선거,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가 매번 나오는데 이는 그동안의 선거가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이런 계제에 세간에 널리 알려진‘노사모’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4·13 총선 뒤에 자생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아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에 의해서 조장된 정치혐오증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노사모’는 선거철이 되어야만 정치에 잠깐 관심을 갖는 일반적 관행을 벗고 지속적으로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또한 필요경비를 회원들이 부담하는 ‘자립갱생의 원칙’은 우리가 바라던 돈 안드는 선거의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회원간의 의견개진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여론을 형성하여 정치권이 시민들의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본다. 앞으로 이런 성격의 모임들이 더 많이 생겨서 정치에 대한 건강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세계 컴퓨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빌 게이츠의 또 다른 하나의 꿈은“잘사는 나라 수준의 보건 여건이 당연한 인권으로 간주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보건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그가 만든 재단의 자산은 무려 2백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조원이 넘는다.일부 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입의 절반이 넘는 엄청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기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보편화되어 있는 기부문화를 생각하면 그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20여년 전 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앤드류왕자가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부시 정부가 들어선 후 상속세를 감면하려 하자 대부호들의 앞다투어 반대하고 나선 일도 있었다.한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이처럼 솔선수범 하는 것을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csse Oblige)라 한다. 이 말의 의미는‘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다. 사회나 법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권층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와 입지를 세우기 위해‘전략적’으로 부과한 자율적 도덕률을 뜻하는 것이다.우리라고 이처럼 소중한 전통이 없었을 리 없다. 양반이나 선비정신이 그것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자산을 털어 군대를 조직해 싸웠던 많은 의병장들이 그 구체적 예라 할 수 있다.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상류층은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 즉 의무를 망각한 특권 신분집단에 불과하다. 재화든 권력이든 이를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천민적 졸부’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최근 들어 몇몇 부자들이 부의 사회적 환원을 점차 늘리고 있으며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사회에 내놓는 등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바람직하기로는 이처럼 소박한 자선 행위를 넘어 재단 창립과 기부문화 정착등으로 제도화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제2, 제3의 한국적 빌 게이츠를 기대해 본다.
적도 일대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2∼3도, 많게는 10도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기상용어로‘엘니뇨’라 한다. 남미 페루의 태평양 연안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하면서 어획량변화와 새로운 어종(魚種)이 출현하는 현상을 경험을 통해 밝혀낸게 엘니뇨현상의 단초가 된것으로 알려져 있다.한마디로 바다 한 가운데에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고온의 해수대(海水帶)가 형성되고 이로인해 세계 곳곳에 폭풍·홍수·가뭄과 같은 재앙을 불러일으키는것이 엘니뇨 현상이다.엘니뇨가 발생하면 평소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던 태평양의 해류가 정반대로 흐르면서 기상이변을 몰고 오는데 그 현상에대한 정답은 아직도 명확치 못하다. 다만 기상학자들이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그 주범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대기와 해양이 손을 잡고 부리는 이 불가사의한 천재(天災)로 생태계가 입는 피해는 막심하다. 홍수나 가뭄피해 외에도 폭설·폭염이 반복되고 심지어 태풍의 진로마저도 바꿔놓는 바람에 중남미 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 대륙, 가깝게는 우리나라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97·98년 맹위를 떨치던 엘니뇨는 지구의 허파라는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섬과 아마존 우림지대를 파괴하고 남미에는 홍수와 가뭄사태를 불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말라리아가 되살아 나고 농수산물에도 큰 피해를 준바 있다.그런 엘니뇨가 올해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세계기상기구의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98년 소멸된후 4년만이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페루 연안의 해수온도가 상승하는등 전형적인 엘니뇨 초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심정일까? 지난해 태풍이 비켜 가 저수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몇개월째 가뭄마저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날씨다. 연례행사인 황사 바람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고 봄날씨 답지 않은 고온현상도 수상쩍다. 이 모든 현상이 엘니뇨 전조(前兆)는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스러운 것이다. 엘니뇨가 온다면 올해는 어떤 형태가 될까. 참으로 두려운것이 자연재해다.
‘살아있는 화석(化石)’이라 부른다. 빙하기를 거치며 3억년을 살아온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됐을때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물이 은행나무이다. 끈질긴 생명력 못지않게 호용가치가 뛰어난게 은행나무이다. 열매와 뿌리는 감기·천식등에 사용되는 한약재로 널리 쓰인다. 잎에는 징코라이드·바라이드와 같은 유효성분이 많아 고혈압·당뇨·신경계통 질환치료제로 가공된다. 잎을 원료로 한 화장품·차(茶)·기능성 음료가 개발돼 있고 목재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가뭄이나 홍수, 기후변화에도 높은 적응력을 보이며 병충해나 공해에도 강해 한마디로‘버릴것이 전혀 없는것’이 은행나무이다. 그런 은행나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지난 75년 발표된‘농지이용과 보존에 관한 법률’때문이다. 이 법은 은행나무를 유실수가 아닌 정원수로 분류해 놓고 있다. 그래서 유실수로 산에 심거나 과실수로 농지에 심을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 공해에 강하고 정화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만으로 오로지 관상수나 도시 가로수용으로만 권장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4년동안 은행나무 가꾸기에 전력투구해 왔다는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의 한국은행나무연구원 이창우원장이 이런 모순을 바로잡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당국에 은행나무 식재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심지어 부폐방지위원회까지 진정을 낸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시원한 답변을 끌어내지 못해 안타깝다는 사연을 그는 언론을 비롯한 각계에 탄원하고 있다. 스스로 백수광부(白峀狂夫)를 자처하는 그의 은행나무에 대한 열정은 광기에 가까울정도로 집요하다. 하지만 그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 일반의 은행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외국계 제약회사들도 우리나라 은행나무 잎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한다. 우리나라 산림지역의 토질이 은행나무에 부적절하고 산주(山主)들의 호응도 적다는 산림청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럴수록 또다른 식재육림방법을 개발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하는것이 산림정책이 아닐까? 마침 내일 모래가 식목일이다.
미국(美國)과 일본(日本)등 세계 경제대국이 장기 불황의 터널에 빠지면서, 때마침 국가환란사태가 들이닥쳐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달에 분양하는 강남의 모아파트는 예상경쟁률이 무려 1천대1을 넘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것을 보면 부동산 시장이 달아 올라도 후끈 달아 오를 모양이다. 집값이 오르면 여유 돈 굴리는 사람들이야 쾌재를 부르겠지만 한푼 두푼 어렵게 모아 내집 장만하려던 서민들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져 내릴 일이다.한데 영국(英國)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誌)가 최신호(4월4일자)에서 집값과 관련된 흥미로운 분석기사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세계 경제강국들이 지속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펼쳐 주택 구매 의욕을 부추기는 바람에 집값이 크게 올라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며 “그결과 부(富)를 축적한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려 생산을 촉진시킴으로써 세계경제를 불황에서 구해냈다”고 논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조사대상 14개국 중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선 미국 영국 스페인 등 12개국에서는 집값이 0.2%∼11.4%까지 상승했으나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본과 독일은 각각 -3.6%, -0.9%가 떨어졌다”며 집값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도 했다.집값이 올라 경기가 회복되는지, 경기가 풀려 집값이 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도하라운드 준비협상 이후 논값은 바닥이 어딘지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농지의 활용가치를 높여 울컥한 농민들 마음을 달래볼 요량으로 농지전용 규제와 농지취득자격을 쥐꼬리 만큼씩 완화하는 새농지법시행령을 4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농민들 반응은 냉담하다. 쌀이 남아 돌아 걱정이고 모자라면 값싼 외국쌀 사다 먹으면 그만이라면서 왜 그리 농촌을 희생시키는 정책에는 인색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논값이 떨어지면 농민들은 그냥 앉아서 자산을 빼앗기는 것 같아 어떻게든 농촌을 떠날 궁리만 해댈텐데 농촌이 아주 초죽음 상태나 돼야 대책다운 대책을 내놓으려는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가만 두기로 한다면 너도나도 대통령 한 번 해 보고 싶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투표란 걸 해서 뽑기로 정한 것이다. 즉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당선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을 세웠다. 그랬더니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도 참 다양했다. 돈이나 기념품으로 매수하기, 지역감정이나 학연에 호소하기, 붉은 색 칠하기, 정책대안 제시 등등. 하지만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고 했던가. 나쁜 짓하는 후보가 더 표를 많이 얻는 일이 많아지게 되고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란 조직을 만들고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업무를 관리하도록 하였다. 이 조직의 역할은 운동경기에서 심판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우리는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1등으로 들어오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없었던 상황에 무척 분개해 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될 수도 있었던 것은 심판의 판정때문이었다. 잘못됐지만 한 번 심판이 내린 결정은 그 뒤로도 번복되지 않았다. 그만큼 심판의 역할은 중요하다.민주당 내부의 일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후보경선은 참으로 박진감이 넘쳤다. 여느 주말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조차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재미가 그 도를 넘지 않나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등식이 대통령후보 경선에 적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후보는 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무나 맡아도 좋은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적임자를 찾는 다른 방도를 모색할지언정‘꿩대신 닭’식으로 곤란한 것이 이번 경선이다.정책토론의 장은 말 그대로 정책을 토론하고 검증해 보는 자리여야 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토론이 무엇인지 정도(正道)는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극단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또한 근거도 없는‘설’을 퍼뜨리는 소위‘카더라 통신’도 사라져야 한다. 이는 동계올림픽으로 친다면 안톤 오노가 사용한‘헐리우드 액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는 경선을 관리하는 당직자들의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 선거는 과열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당직자가 그런 분위기를 방임해서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진다면 어렵사리 마련한 정치실험에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의 역사라고도 할만큼 인류는 수많은 전염병에 시달려왔다.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집단공포 속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뤘다.그러나 그 많은 전염병중에서 의학자들이 퇴치에 성공한 병은 천연두 하나 뿐이다. 마마, 손님, 두창으로도 불린 천연두는 전염성이 높고 치사율이 30% 이상에 치료후에도 얼굴을 온통 곰보로 만드는 무서운 질병이다.천연두는 고대 로마시대에 군대내에 창궐하여 천하무적 로마군을 궤멸시켰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이 무서운 병도 함께 상륙해 원주민 1백만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잉카제국과 아즈테크 문명의 멸망을 앞당긴 것도 유럽인들이 묻혀간 천연두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20세기 들어서도 지난 1967년 전세계에서 1천만명이 발병하여 2백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중인 1951년 이 병에 걸려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천연두는 지금의 에이즈처럼 공포의 대상이었다.천연두 치료및 예방에 전기를 마련한 사람은 18세기말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였다. 제너는 소의젖을 짜면서 소의 질병인 우두에 걸린 여자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점에 착안, 우두에 걸린 환자의 고름을 한 소년에게 주사하여 면역을 얻게하는데 성공하였다. 요즘 백신 예방법의 효시인 셈이다.제너의 종두법은 19세기말 일본에 건너간 지석영(池錫永)이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한국전쟁중 창궐했던 천연두는 그후 급속히 소멸, 1966년 3명이 걸린 것을 끝으로 사라졌다. 세계에서도 1977년 소말리아 환자가 마지막이었다.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 박멸’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그 무렵부터 백신접종을 중단했다. 우리 국회는 1993년 천연두를 제1종 법정전염병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법적 ‘사망 신고’를 내렸다.그런데 엊그제 보건복지부가 ‘사망 선고’9년만에 천연두를 4군전염병에 다시 포함시키기 위해 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개정령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9·11테러사태 이후 월드컵등 국제행사에서 생물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테러가 전염병의 역사까지 새로 쓰게하지 않을 지 두려운 생각이 든다.
교육자치 관련 두 도지사의 상반된 태도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무소신’교육부총리의 정책에‘뚝심’으로 버티고 있는 서울시 교육감과 지역교육계의 자존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부 방침에 금방 꼬리를 내리고 만 이 지역 교육감의 대조적인 처신이 바로 그것이다.서울시 유인종 교육감은 교육부가 내놓은 내실화 방안과 자립형 사립고안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이 정규수업의 존중에 있으며 보충수업은 입시위주 교육을 부채질하여 학교수업을 획일화할 뿐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자립형 사립고도 몇몇 명문고를 부상시킴으로써 중학교 때부터 입시과열을 초래, 고교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염려가 있기 때문에 대상학교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황사 현상이 닥쳤을 때 학생들의 건강을 이유로 주저 없이 이틀 동안 휴교를 단행한 것도 신선해 보인다. 선출직 교육감으로서 학부모와 교육부의 눈치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이처럼 소신 있는 처신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이에 비해 부교육감 추천과정에서 보여준 문용주 교육감의 소신 없는 태도는 구설수에 오를 만하다. 사건의 발단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부교육감을 후보로 추천했다가 교육부의 반려를 핑계로 번복, 기다렸다는 듯 교육부에서 요구한 인사로 대체해버린 데 있다.특히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은 교육자치를 명분으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의지를 불태우며 한달 가까이나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백기를 든‘해프닝’이다. 사실 부교육감을 굳이 지역 인사로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치의 뿌리내리기를 이유로 지역 교육계가 내심 문교육감을 지지·후원하고 있었던 것이다.교육부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변명’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이를 고려하지 않았단 말이가? 오랫동안 부교육감 자리를 공석으로 놔둔 채 교육부와 심한 갈등을 빚음으로써 결국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은 꼴이 되지 않았는가? 괜한‘기싸움’에 지역 교육계의 자존심만 손상 받고 말았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일까? 씁쓸하기만 하다.
봄 기운이 완연해 지면서 산과 들에 꽃의 향연이 한창이다. 산수유 매화에 이어 개나리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있고 도심 골목길 담장 위로는 목련이 그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자태를 수줍은듯 뽐내고 있다. 봄의 생명력을 망울속에 간직한 벚꽃 또한 터질듯 화려한 만개(滿開)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다.벚꽃은 활짝 피는 시기는 짧지만 화사하기 그지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꼽힌다. 자연이 주는 선물로 이 보다 더 경이로울수 없을만큼 춘심(春心)을 설레이게 하는게 바로 벚꽃이다. 해마다 진해의 군합제를 시작으로 전국각지에서 판을 벌이는 벚꽃축제도‘봄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는’그 정취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만끽 하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모은 행사들이다.그런데 올해는 각 지역마다 벚꽃축제에 비상이 걸린 모양이다. 이산고온 현상으로 지역별 만개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내달 5일부터 왕벚꽃축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미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여 오늘 내일이면 벚꽃이 만개할 전망이라 한다. 이러다간‘벚꽃없는 축제’가 될판이라 제주시가 개화(開花)시기를 늦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벚나무에 얼음찜질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축제의 모양을 갖추게 생겼으니 자연의 심술(?)에 인간이 농락당하는 꼴이다.사정은 전주∼군산간 1백리 벚꽃축제등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 또한 마찬가지다. 해마다 벚꽃만개 시기인 4월 14일 열리는 전주∼군산간 벚꽃 마라톤대회가 올해는 벚꽃없는 레이스가 될 공산이 크다는것이다. 기상대 발표로는 전주∼목천교간은 오는 31일, 목천교∼군산구간은 내달 3일부터 꽃망울을 터뜨릴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작년에 비해 9일정도 빠른 데다가 93년이후 개화시기가 가장 앞당겨진다니 우리도 얼음찜질이라도 해서 개화를 늦춰야 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고 가뭄마저 너무 장기화 하여 산천이 바짝 말라들어가고 있다. 지구환경파괴로 인한 기상이변의 재앙이 황사바람에서 보듯이 인간생활 곳곳에 상 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가 깨질 때 그 순환법칙마저도 흐트러진다는 교훈을‘일찍 핀 벚꽃’들이 몸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 집 주변이나 우리 동네에 쓰레기소각장이나 화장장, 분뇨처리장 같은 혐오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십중 팔구는 감당하기 어려운 저항에 부닥칠게 뻔하다. 시설의 필요성이나 부지선정의 적법성 여부는 따질 필요도 없다. 우선 머리띠 두르고 반대투쟁부터 벌여 나가는것이 상례다.‘우리 뒷마당에는 안된다’는‘님비(Nimby)현상’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에서 처음 생긴 이 말은‘not in my back yawd’라는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新造語)도 뉴욕 근교 작은 마을의 쓰레기 처리 고충을 빗댄 말이다. 3천여t의 쓰레기를 내다버리게 했으나 어디서도 거절당해 장소를 찾지 못한데서 유래한 것이다.‘우리 동네만은 절대 안된다’는 님비현상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대표적인 예가 쓰레기매립장이나 소각장 건설이다. 지자체마다 최대 골치거리다. 기존의 매립장들은 대부분 포화상태라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데 가는곳마다 반발에 부닥쳐 애를 먹고 있다.도내의 경우만 해도 전주·군산·익산등 도시는 말할것도 없고 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다이옥신과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공해물질을 ㅂ출하는 소각장 건설을 선선히 받아 들이기를 기대하는것은 무리다. 그래서 세금감면이나 주민 일자리 제공등 인센티브를 주는 접근방식을 시도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천금을 준대도 환경침해는 받아들일수 없다는게 어쩌겠는가.이런 마당에 마침 부안군이 정읍·고창군과 공동참여하는 광역쓰레기 소각장부지를 줄포면에 마련하기로 했다한다. 6월중에는 국비지원도 신청할 계획이라니 상당히 구체성을 띤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궁금한것은 주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한 결과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님비현상때문에 사업이 중도에 좌절된 일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님비현상의 반대되는 말로‘핌피(Pimfy)현상’이란 말도 있다. 내 지역에 유리한 시설을 유치하려는 노력(plese in my Flont yalel)을 말한다. 이번 줄포소각장 건설계획도 주민들에게 그런 의식을 심어주는데서 부서 출발해야 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