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인생 바꾸는 긍정의 힘 '예스맨'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까지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자기계발서. 그 많은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삼척동자도 알 정도로 유명한 책이 있으니, 론다 번이 지은 「시크릿」이다. 사실 책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긍정의 힘', 다시 말하면 '잘 될 거야'라고 믿으면 결과도 그렇게 따라온다는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란 부제가 우스울 정도로 당연하고 간단한 이야기지만 사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란 말처럼 쉽지는 않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복잡한 사회 안에 사는 우리에겐 그저 꿈같은 말. 여기 「시크릿」 책 한 권 사주고 싶은 한 인물이 있다.칼 알렌(짐 캐리)은 대출회사 상담 직원으로 항상 '노(NO)' 라는 말을 달고 사는 부정적인 남자다. 3년 전 아내와 이혼한 뒤 부정적인 생활 자세가 된 그는 모든 일에 시큰둥할 뿐.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참석한 '인생역전 자립 프로그램'에 참석해 '예스(YES)'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배우게 된 칼은 모든 일에 '예스'로 대답한다는 서약까지 하고 만다. 이후 그의 생활은 긍정적인 태도와 함께 완전히 변화하는데, 아뿔싸. 접수되는 대출 신청서류 마다 '예스', 구매강요 온라인 쇼핑몰 메일에도 '예스', 만나자는 여자들의 전화에도 모두 '예스'.이것이 끝이 아니다. 평소 하지 않던 일들을 경험하며 완전한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칼은 기타와 한국어를 배우고 비행기를 조종한다. 아무 계획 없이 주말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그룹의 공연을 보러가는 등 지금까지 그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즐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칼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와 연애도, 인생도 해피엔딩을 만들어 준다.영화 '마스크'(1994)에서 녹색 칠을 하고 멋진 표정 연기를 선보이고, '뻔뻔한 딕 & 제인'(2005)에서는 위트 넘치는 웃음을 준 사람. '덤 앤 더머'(1994), '브루스 올마이티'(2003),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2004), '트루먼 쇼'(1998)와 '이터널 선샤인'(2004)까지 코미디물부터 정통 연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것이 배우 짐 캐리다. 다양한 표정으로 코미디물에 등장해 인지도를 얻었지만 정통 연기 또한 호평을 받은 그가 그의 고향, 코미디물에 돌아왔다.영화 '예스맨'은 큰 웃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 풀리는 짐 캐리식 연기가 압권이다. 코미디와 교훈적인 이야기가 적당히 버무려져 있어 오락물로도 손색없고, 관람 후 느끼는 것도 많은 영화다. 물론 새로울 것이 없는 단조로운 이야기 구성이 흠이지만 짐 캐리의 연기가 그 단점을 99.9% 정도 커버하고 있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것은 극 중 주인공 칼이 한국어를 배우기 때문. 지극히 주관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장면에서 나오는 '청주 날씨는 어때요?'가 발음도 비슷한 '전주'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청주'도 나쁘지는 않다. 그가 영화 속 중간 중간 말하는 어딘가 부족하면서도 훌륭한(?) 한국어들은 충분히 귀엽게 느껴질 것이다.이 영화 또한 원작을 하고 있는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재미있게도 영화 '예스맨'의 부제작자인 데니 월레스의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 내용. 실제로 데니 월레스는 여자친구에게 차인 후 절망에 빠져 있다가 우연히 들은 긍정적인 삶에 대한 조언으로 인생을 바꾸었다고 한다.아직까지도 '긍정의 힘'을 믿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당신에게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영화가 '예스맨' 아닐까?영화가 재미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물론 '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