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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가치의 왜곡

전주시 완산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그토록 기다렸던 코로나 거리두기 완화 소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거리두기 완화 이후 몰려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나, 부족한 일손과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인건비로 달리기도 전에 지쳐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완주군 3공단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경영하는 대표자 B씨는 오늘도 한국을 떠난 외국인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구직사이트에 몇 차례 들어가 봤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현재 대한민국의 구인난은 왜 심각해지고 있을까? 노동의 가치가 변화된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있다. 자산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등 변동성이 높은 자산들이 큰 폭으로 요동치다 보니 한 방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즉 노동을 통한 소득으로 자산을 갖기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투자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노동의 가치마저 잃어버리고 오로지 한 방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노동이 재산 형성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의 참된 가치는 노동 환경 속에서의 사회화 과정을 통한 사회성과 인격의 성장이다. 노동이 결여된 일부 과도한 투기 행위들로 하여금 일확천금의 환상을 좇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인지 우려스럽다. 플랫폼 배달업체로 인력이 몰리고 있어 구인난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SNS통해서 ‘일당 수십만 원을 벌었다’라는 배달 인증 글이 유행할 정도로 배달 아르바이트에 관심이 높다. 플랫폼 배당업체에 종사하는 인력들은 유연한 근무환경과 높은 급여로 모두가 선호하고 있는 직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업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원할 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장점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고수익 배달업이 유지될 것인가? 코로나 이후 새롭게 변화된 산업에서 플랫폼 배달업은 새로운 변화를 겪을 것이고 단기간 유연하게 근무하는 노동자는 언제든지 일이 끊기게 될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새고있는 정부지원금이 문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국가 및 지자체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권장하고 나아가 기업의 안정적인 고용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사업들이 고용시장의 숨통을 틔워준다. 하지만 정부의 궁극적인 사업 목적과는 다르게 일부 청년층은 최소한의 노동으로 최대한의 혜택을 받기 위한 일명 ‘꼼수’를 부리고 있다. 업(業)을 통한 생산과 그로 인한 세금으로 정부지원금이 운영되는 순환구조를 망가트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정부와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노동은 삶의 필연적인 조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로 한국을 떠난 외국인노동자가 줄어들며 노동시장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농가, 공장 등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려는 경쟁까지 생겨나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다. 농촌과 공장뿐만 아니라 유통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발급의 문을 더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외국인노동자의 입국과 채용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면 모든 생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부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여도 노동이 없는 가치는 허구에 불과하다. 즉 우리는 땀 흘려 얻은 작은 결실이 주는 가치가 우연히 얻어진 행운 이상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노동과 함께 직업에 대한 일을 배워야 한다. 노동의 가치가 중시되는 건전한 사회를 창출한다는 기본 개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열악하고 어려웠던 환경에서도 꿋꿋이 노력했던 노동의 가치가 없었다면 불가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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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2 14:21

빛이 된 그림자: 쓰레기의 변신

4월은 추운 날씨가 풀림으로써 여행이 시작됨을 알린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듣는 이에게 휴식, 오랜만의 외출, 일상에서 벗어나기 등 기대감을 준다. 오늘의 주제는 여행의 즐거움에 가려진 흔적, 쓰레기의 변신이다. 여행의 핵심은 이동이고 이동 시에는 먹고 마시는 일들이 편리하고 행장이 가벼워야 한다. 한 사람의 1일 바닷가 여행에는 플라스틱 생수병, 알루미늄캔, 비닐봉지 등이 함께한다.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6호에서 찍힌 지구사진의 이름은 청량한 바다와 대륙이 어우러진 ‘푸른 구슬’이다. 1997년 미국의 환경운동가는 남태평양 근처에서 우연히 커다란 섬을 발견한다. 남한 면적의 15배에 이르는 섬은 안타깝게도 플라스틱 아일랜드로 불린다. 이름 그대로 각종 플라스틱과 비닐로 덮인 섬이다. 2022년 강의실에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생수병을 납작하게 눌러 분쇄 후 열로 응축하여 뭉친 펠트필통 상품을 보여주며 공정과 가격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행 시 가볍지만 잡동사니가 많이 들어가고 잘 늘어나는 니트 손가방을 구입했다. 주말에는 그동안 마셨던 음료수 병들을 플라스틱 칸에 열심히 분리수거한다. 캔류가 섞였는지 재차 확인까지 하면서. 니트 손가방 1개는 500ml 생수병 16개를 잘게 잘라 실로 만들어 니트원단을 주름잡아 주름이 펴지면서 물건부피에 따라 가방이 늘어난다. 기존 실보다 페트병에서 나오는 실은 길이가 짧고 불규칙 하여 실을 뽑는 공정이 훨씬 힘들다. 그리고 물병이라도 세척과정을 다시 거친다. 지금까지 내용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의문이 들 것이다. 만들지 않고 쓰지 않으면 쉽지 않을까. 제 1의 물결인 농업혁명에서 제 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을 넘어 4차 산업혁명까지 인류가 이룬 진보와 풍요를 역류할 수는 없다. 가장 오염이 덜 된 천혜의 환경은 원시시대이기 때문이다. 다만 속도의 조율이 필요하므로 덜 쓰고 버리며, 버려진 것들을 자원으로 순환시켜 상품화하는 방법이 포함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내세운 것이다. 이 발전은 결국 새로운 시장형성과 연결된다.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이나 폐지로 동물 만들기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인의 실천과 달리 이윤을 창출하는 수익모델과 연결된다. 친환경 제품으로 접근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페트병 니트 가방을 사도록 만든 상품성과 가방의 스토리가 퍼지도록 한 소셜 미디어가 있다. Z세대가 사회와 환경이슈에 민감한 특성을 가졌다고 하여 무조건 구매클릭을 누르지 않는다. Z세대가 아닌 필자도 가격, 형태, 무게, 색, 활용도까지 따져 볼진데, 이전 세대들보다 친환경 제품정보 공유와 트렌드에 더 익숙한 이들은 세탁관리까지 추가할 것이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를 비롯해 전주 다시봄 센터, 광명 업사이클 센터 등 친환경 창업지원과 보육기관이 확산중이다. 한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재활용인데 왜 비싸냐는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말한다. 관심이 있다면 시장은 형성되고 있으니, 고객 및 유사제품, 설계, 재료수급, 디자인, 공정, 품질표준화까지 꼼꼼히 따진 후 시작하길 권한다. /윤진영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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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5 19:12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봄을 기다리며

얼마 전부터 주유소의 가격표시판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2년 전 리터 당 1,100원 하던 경유가 어느덧 2,000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유가 사태 이후, 14년 만에 폭등이다. 일각에서는 경유가 휘발유의 가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고, 서울 일부 지역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산 경유 수급에 문제가 심각한 글로벌 경제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나토(NATO)’의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불안과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려는 팽창주의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발발된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이 어느덧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의 물질적, 인명피해는 물론 침략국인 러시아의 경제 또한 서방세력의 강력한 경제제재로 위협받는 실정이다. 그중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에너지 문제이다.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의 45%와 원유의 25%를 러시아가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에너지 수입 비중을 낮추며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러시아와 연결된 가스관인 '노드스트림2'의 승인을 보류했으며, 미국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 급하게 LNG선으로 천연가스 수송에 나섰다. 하지만 단기간에 유럽으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릴 수 없어 에너지 대란은 피할 수 없다. 보통 가스 및 원유는 파이프를 이용해 수출입이 이루어지는데, 관을 통하는 국가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노드스트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수수료를 주지 않기 위해 바다를 통해 독일로 연결한 가스관이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해 완공된 ‘노드스트림2’의 승인을 철회하여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를 가한 것이다. 이에 러시아도 제재가 계속되면 현재 공급하는 ‘노드스트림1’을 끊겠다는 주장이다. 천연가스 공급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더욱 과열되고 있으며, 이러한 공방전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에너지 전쟁으로 평가하는 이유이다. 위와 같은 분쟁 속에서 우리는 과거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에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백년전쟁의 표면적인 원인은 공석이 된 프랑스 왕위를 쟁탈하기 위함이지만, 그 내막은 프랑스 최고의 와인 생산지인 보르도 지방을 얻기 위한 와인전쟁이다. 보르도 지역에서 나온 와인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당시 프랑스 전체 세금보다 많았을 정도이니 보르도를 차지하기 위한 양국의 전쟁은 예견된 것이다. 백년전쟁 이전에 보르도 지방은 당시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 공국에 속했다. 아키텐 공국의 지배권은 엘레아노르 공주에게 있었는데, 프랑스의 왕 루이 7세와 결혼으로 보르도 지방을 프랑스가 소유하게 된다. 하지만 그 둘의 이혼으로 아키텐 공국은 엘리아노르가 다시 가져간다. 이후 영국의 왕인 헨리 2세와 결혼하며, 프랑스 내에서 아키텐 공국의 땅이 영국령으로 귀속되게 된다. 프랑스는 자신의 영토에서 영국이 보르도 지역을 소유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고, 결국 100년 동안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국가 간 상충하는 이해관계와 영토분쟁 그리고 권력층의 이권다툼으로 장기화되어 가는 전쟁의 양상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백년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통점은 전쟁의 공포와 고통일 것이다. 전쟁이 끝나도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안길 것이며, 그 아픔은 보상받지 못할 것이다. 오는 4월 5일 화요일은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晴明)’이다. 완연한 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우크라이나는 5~6월은 되어야 봄이 온다. 그렇기에 우크라이나의 4월은 춥다. 하루빨리 전쟁이 종식되어 그들에게 봄이 오길 바란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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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8 18:50

탄소중립, 농업·농촌의 새로운 기회로

농업은 날씨 변화에 민감하다. 예나 지금이나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후인 것이다. 기후변화는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 품질 저하, 병해충 발생 빈도·강도 증가, 재배 적지 변화 등 우리 농업 생산기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도 최근 10년간 이상기온이 지속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고온, 다우 등의 이상기후 발생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기상이변이 늘어나면서 농작물 재해 발생도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채소가 크게 감소하고, 과수 재배 적지도 북상하는 등 농산물의 주산지도 변화하고 있다. 농업은 온실가스 흡수원으로서 온실가스 감축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토양, 과수, 산림 등의 농림자원은 대표적 탄소저장고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토양의 탄소저장량은 대기의 2~3배로 가장 효과적인 탄소 감축 수단이다. 특히 토양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며, 탄소농사는 토양 속 이산화탄소 저장을 확대할 수 있는 등 농업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토양의 탄소저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산업임에 분명하다. 물론, 농업부문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농업의 탄소배출 현황을 살펴보면, 농경지 경종(벼재배)과 축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2018년 기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9%를 차지한다. 경종은 55.6%, 축산은 44.4%를 차지한다. 경종 분야에서는 화학비료 투입과 논물의 혐기성미생물 분해, 작물잔사소각 등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축산은 가축의 장내발효 및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1990년 대비 경종은 22.3% 감소, 축산은 62.0% 증가한 수치로, 이는 벼재배 면적의 지속적 감소와 가축사육두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수단은 대부분 정부 정책사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부문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총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적고, 타 산업에 비해 영세하고 불특정 다수의 소규모 농가가 배출원이라는 특성상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지원사업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경종 부문은 간단관개, 논물얕게대기 등 논물관리, 축산 부문에서는 가축분뇨 처리시설 확충과 양질의 조사료·저메탄사료 보급으로 장내발효 개선을 통한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부문에서의 효과적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농업생산 뿐만 아니라 농식품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탄소중립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저탄소·친환경 농산물 및 국산농산물 소비(탄소발자국 감축)와 음식물쓰레기 감축 등 친환경 소비 실천을 위한 소비자의 공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투입·자원순환형 농업 확산과 에너지 이용 효율을 개선하고, 무엇보다 농업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직불금 연계 등의 지원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농업분야 자연재해 발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상기후 대응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증가와 농업인 부담 가중으로 농업 전반의 경쟁력 상실은 불가피하다. 탄소중립 실현의 주체로서 농업·농촌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기후변화를 농업환경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체계 구축을 위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농업 전후방의 적극적인 탄소저감과 환경보전 활동이 농업소득 증대와 농산업 및 농식품 전반의 경쟁력 향상의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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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8 11:44

길을 사랑한 건축가

가벼운 운동복에 물 한 병 들고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봄바람과 함께 달리니 코에 봄기운이 가득해진다. 건물을 벗어나 천변을 따라 내려가니 화려한 봄꽃과 우아한 몸짓의 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한 무리의 까치가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유유히 걸어 다니고 통통해진 오리들도 사람을 피해 도망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물속에도 물고기가 있는지 수중발레 선수처럼 두 다리만 물 밖으로 내놓고 머리는 바닥을 탐색하고 있다. 오리 구경도 하면서 봄에 취해 한참 달리다 보면 내가 목표했던 반환점을 지나쳐 돌아올 때는 온몸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요즘 도시는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인도와 자전거길이 구분되어 있고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주말에는 제법 북적거린다.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가면 주변의 풍경들에 눈이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바로 옆 높은 빌딩을 가로지르는 자동차들 사이로 자전거 길을 벗어나면 오래된 단독주택들이 보인다. 좁고 오래된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예쁜 수채화 그림을 보는 듯하다. 그 작은 공간이 주는 친근함과 포근함에 길을 걷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도시에 살면서 고개를 들어 편안하게 하늘을 보는 게 몇 번이나 될까. 사무실에서 컴퓨터나 문서 더미에 쌓여 있다가 낡은 골목길에서 만난 사소한 만남이 지친 몸과 마음을 해방한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이 만든 구조물과 다양한 형태의 공간에서 그에 맞춰 적응하며 살아간다. 정보기술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고 역동적이라 질 좋은 장소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도시 간의 격차, 도시 내의 격차도 점점 커진다. 가상공간은 처음에는 현실 공간과 정반대로 구상되었지만, 점차 현실 공간과 비슷해지고 있고 온라인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고립과 불평등도 만들어 낸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정보화 시대에 기술과 정보는 풍성하지만 건조한 기술의 세계에 갇히지 않도록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을 조율해야 한다.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현재를 분석하고 진단한다면 건축가는 공간을 통해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변화하는 건축의 중심에 서서 도시 진화의 기반을 마련하며 정보 교류의 장으로서 관련 조직 간 화합을 유도해야 한다. 옛것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방향과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재해석하여 창조하는 방향이 공존해야 한다. 삶과 건축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이고 건축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며 우리 삶의 본질적 요소이기도 하다. 오늘날 경쟁과 자본사회의 집적공간인 도시에서 생존을 위한 요소들은 저절로 제공되지 않는다.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 시민의 삶을 담는 건축은 중요한 물리적 환경이며 새롭게 변화하는 건축을 통해 도시는 더 나은 환경으로 진화 할 수 있다. 길과 광장을 예찬한 많은 역사학자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무미건조한 산업도시를 비판한다. 도시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새로운 변화 요구에 부응하는 건축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도시는 변형을 거듭했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걷는 수고를 받아들이고 얻은 뿌듯함과 돌아서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세월의 흔적 하나하나가 정겹고 사랑스럽다. 등줄기로 흐르는 땀을 식히기 위해 길모퉁이 그늘에 앉아 나른한 피로와 함께 도시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E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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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1 14:44

영농철 농촌인력 부족 문제의 해결을 바라며

농촌인구 감소와 급격한 노령화 등으로 영농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농촌의 일손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영농인력난 심해졌고 인건비 상승에 따른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오는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인해 농촌의 가용 인력이 농업 현장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어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농촌에서는 영농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커졌다. 외국 인 계절근로자는 2021년 7월말 기준 배정인원 6,216명 중 입국인원은 493명 약 8%에 불과했다. 고용허가제도 상황도 마찬가지로 배정인원 6,400명 중 실제 입국은 약 1,350명(10월말 기준) 남짓이었다. 이로 인해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 체류인원은 2019년 12월 기준 3만 2,289명에서 2021년 8월 기준 2만 8,02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외국인력 공급 여건은 고용허가 외국인근로자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확대로 전년보다 양호할 것으로 생각되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존재할 수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 농업인의 71.5%가 코로나19 이후 영농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비공식 경로를 통한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 고용이 만연한 상황이고, 외국인근로자 주거시설 기준 강화도 고용농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영농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밭농업 기계화율은 61.9%에 불과하다. 특히 파종과 정식 작업은 12.2%, 수확 작업은 31.6%로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본격적인 농번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농촌 인력수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농촌인력중개센터 확대 운영, 도시지역 구직자와 국내 체류 외국인력의 농작업 참여 활성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 시범사업 등을 통해 영농철 농업 인력 공급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단기간에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품목으로 매년 인력수급에 가장 취약했던 마늘·양파 생산 전(全)과정 기계화 사업도 지속해서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전북도에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시군 인력 수급 대책을 점검하고 농가의 일손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농촌인력중개센터를 30개소에서 32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도 단위 자체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신규 운영한다. 또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활성화를 위해 산재보험료, 파견근로자 차량 임차비 등을 도비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전북농협에서도 지자체 협력 영농작업반 28개소 운영, 법무부 협력 사회봉사대상자 농촌지역 집중 투입, 범농협 임직원 농촌일손돕기 활성화, 전북도민 농촌일손돕기 참여 캠페인 등을 통해 농번기 농업 인력을 집중 투입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무주군·임실군과 협력하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여 단기 근로인력이 필요한 농가에 공급하는 방식의 공공형 계절근로 시범사업에도 참여한다. 정부, 지자체, 농협 등의 기관들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농업 인력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나가고 있다. 기관·단체, 자원봉사자 등의 적극적인 농촌일손돕기 참여를 기대한다. 실제 농가가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규모의 인력이 지원되어 농번기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농민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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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21 14:09

숨바꼭질

첫눈 내리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 올 것 같은 초겨울의 기다림이 지나고 오래 정들었던 겨울나무 사이로 바람 끝에 봄이 묻어왔다. 봄이 오니 그동안 가지 못한 여행 생각이 간절하다. 오래전 이맘때 친구와 처음 해외여행을 간 나라는 일본이다. 경차가 많고 도로는 좁아 보였다. 작은 집들과 겸손해 보이는 사람들의 몸짓이 인상 깊었던 첫 여행이었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각종 홈쇼핑에서 여행상품이 많이 나왔을 텐데 요즘은 건강식품이나 명품 방송이 많아졌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시대, 먹고 싶은 것은 언제든 먹을 수 있고 구입하고 싶은 것은 클릭 한 번이면 가질 수 있는 세상이다. 비록 잠시의 행복이지만 상대적인 우월감도 가질 수 있다. 집안은 물건들로 점점 가득 차고 빚도 늘어난다. 자기 능력 이상의 것을 소유하면서 물질적 풍요는 누리지만 정신적으로 공허해지고 외로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바쁘게 사는 것이 잘사는 거라고 착각하며 밤새 불이 켜져 있는 도시와 더불어 잠들지 못하고 바쁜 것을 핑계 삼아 가까운 이들에게도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행동하며 시간을 내어주는 일엔 늘 인색하다. 많은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돈이 많든, 적든 여부와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자유를 얻기는 힘들다. 다만 경제적인 여유를 위해 노력하고 노력할 뿐이다. 보고 듣고 말할 것이 많은 요즘 우리의 눈과 귀와 입은 늘 쉴 틈 없이 피곤하다.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각자의 도덕관, 윤리관 등 모든 가치관에 대해 확신이 없고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면, 주말조차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스스로 정원을 가꾸듯이 마음의 여유를 위해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의 결핍이 일어나면 쉽게 화를 내고 지치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많이 있지만, 가치관의 부재,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 지나친 욕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성취의 기쁨 또한 찰나의 한순간이기 때문에 금세 또 다른 기준을 찾게 될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온전하게 나 자신을 위해서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걸 얻기 위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 물리적인 최소화한 삶뿐만 아니라 내 삶에 시간적 공간적 최소화한 삶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또 나를 지지하고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기준을 찾는데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숨바꼭질하는 마음으로 외부와의 약속을 잠시 미루어 두고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내가 나와 사귀는 시간, 내가 나와 놀아주는 여유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만 주변 사람들, 주변 풍경들을 돌아보고 다툴지언정 잘 풀어나갈 수 있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일 년의 두 달은 부지런히 지나갔지만 내가 맞이하는 시간은 그 공간에 물질적, 시간적 여유를 담아 손잡을 수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음을 깨닫고 앞으로 해야 할 힘든 일들도 더욱더 슬기롭게 꾸려가며 가끔 술래를 피해 나만의 숨을 곳을 찾아 짧은 고독도 즐겨야겠다. 다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첫 목적지로 터키를 꼽아 두었다. 사랑과 욕망이 가득했던 터키의 역사를 보면서 위대했던 술탄이 숨 쉬는 화려한 모스크도 궁금하고 저마다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비워진 나의 공간에 사람 냄새나는 여유를 담고 싶다.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E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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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4 13:56

와인의 명품, 샴페인

“형제들이여,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소.” - 돔 페리뇽(Dom Perignon) ‘매장이 오픈(Open) 하면 바로 달려간다(Run)’라는 의미의 ‘오픈런(Open Run)’이란 용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연이은 명품의 가격 상승으로 줄을 서서 구매하는 현상에 새롭게 생겨난 신조어이다. 주류 업계 역시 가격 상승과 품귀현상으로 줄을 서서 구매하는 ‘오픈런’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와인의 명품 ‘샴페인(Champagne)’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샴페인은 다른 와인에 비해 특별함과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 특정한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샹파뉴 지역은 대서양의 영향을 받아 예측 불가능한 기후조건과 포도나무의 뿌리가 깊게 내려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백악질 토양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포도가 신맛이 강하며, 세심하고 예리한 맛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큰 탱크나 수조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각각의 병에서 최소 18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포도부터 숙성까지 많은 제약과 복잡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와인에서는 볼 수 없는 부드럽고 작은 기포와 깊고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샴페인은 맛과 품질을 보장받기 때문에 다른 와인보다 안정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런던국제와인거래소(Liv-ex)는 상위 50개 샴페인의 가격 변동성을 나타내는 ‘샴페인 50지수’를 발표하는데, 매년 8~10% 정도 상승하는 지수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33.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당시 런던증권거래소에서 발표한 세계 주가지수 상승률(15.4%)보다 높은 수치라고 한다. 샴페인 투자자들이 웬만한 주식 투자자들 못지않게 큰 이익을 거두었다는 의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2020년에 비해 코로나19 위협의 점차적인 완화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수집가와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샴페인은 단순히 그 맛과 향으로만 세계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이하 ‘LVMH’)의 성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LVMH는 18세기 ‘끌로드모에’의 와인 사업과 모엣&샹동의 샴페인 하우스로부터 출발하였고, 20세기에 코냑 회사인 헤네시와 패션 회사인 루이뷔통의 합병으로 현재의 LVMH가 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와 명성 아래 그들이 보유한 ‘돔 페리뇽’, ‘모엣 샹동’, ‘크루그’와 같은 샴페인 브랜드는 명품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인다. 이들의 지난해 와인 및 스피리츠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약 25.3% 증가한 5,974백만 유로(약 8조 1천억)로 그들이 가진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 입증됐다. 우리가 고작 술 한 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샴페인이 ‘루이뷔통’, ‘디올’ 등과 같은 명품브랜드와 나란히 서서 독자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샴페인은 고유한 맛과 품질면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애주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나아가 특정 집단에게는 하나의 가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샴페인을 찾는 의미는 제각기 다르지만, 결국 샴페인이 주는 의미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바로 ’행복과 기쁨을 나눈다‘라는 점이다. 샴페인의 오랜 역사와 명성과 같이 투자 상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과 기쁨을 나누는 와인의 명품이 되기를 바란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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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07 14:04

우리의 한복, 변형만큼 중요한 원형

2월은 한복으로 시작한 달이다. 한민족 최대명절인 설은 옷장 속 한복을 꺼내게 했다. 색동저고리와 복주머니를 단 아이들에게 한복은 연례행사의 꽃이자 축제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색동저고리도 변화했다. 조선시대 염색한 양단이 귀했던 시절 소매부분만 오방색을 각각 이어 붙여 아이의 건강을 빌었다. 너무 귀한 천인지라 만들고 난 자투리는 작은 삼각형의 잣으로 만들어 장식처럼 덧대었다. 2022년 해외 럭셔리브랜드 구찌는 구찌상회를 열고 색동원단을 활용한 복고풍 상품들을 진열했다. 한편에서는 청년창업가가 색동원단으로 만든 운동화, 미니스커트를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소셜 미디어로 매일 대중들과 소통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색동 운동화와 설날의 색동저고리는 간극이 크다. 한편에서는 한 번씩 꺼내 입는 전통한복보다 매일 입고 소비할 수 있는 변형이 나은 방향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일상 속으로 들어온 상품도 좋지만 활용된 한복의 원형과 가치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두 입장 모두 옳고 그름을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한국 그리고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도시에 사는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관한 것이다. 구찌를 비롯해 외국 디자이너와 명품 브랜드들은 특히 색동의 색감과 형태를 선호했다. 아마도 화려한 색들의 어울림과 서양에서도 익숙한 줄무늬가 주는 시각적 효과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표면적인 부분이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러나 강렬한 색동의 표면이 색동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은 색동의 오방색이 지닌 상징성과 색동저고리의 유래를 모르더라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15년 전 이탈리아 밀라노의 도서관에서 찾은 세계 민속복식 책에 한복저고리 깃이 차이나 칼라로 표기되어 있었다. 책을 다시 출판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입구 쪽 책상에 앉아있던 관리자에게 페이지를 보여주며 코리안 칼라라고 설명하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해외에서 더 강해지는 자국 전통에 대한 자긍심이 아니더라도 현재 국내외에서 한류패션의 이름으로 한복을 활용해 퍼져 나가는 상품들은 기체와도 같다. 기체는 그 가벼움으로 인하여 멀리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활용된 색동으로 비유한 문화 자산의 가치는 무거워야 한다. 원형은 그 자체로무게를 지니고 흔들림 없이 보전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구찌상회를 통해 젊은이들이 색동을 아는 것과 색동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구찌상회를 접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한옥마을로 와보자. 한옥마을은 한옥과 한복 그리고 한식이라는 의식주가 동시에 가능한 독자적 브랜드다. 그렇기에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을 거니는 사람들 자체가 브랜드 광고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광고는 무엇일까. 경복궁, 민속촌에서의 한복체험보다 기억에 남아 내 친구와 이웃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한옥마을 대여상점에서 한복을 빌려입는다. 체험 후 탈의하더라도 입었던 한복이 배자인지 당의인지 머리에 꽂았던 것이 비녀인지 떨잠인지는 기억하도록 하자. 대여상점에서 각 아이템별 그림과 명칭 그리고 쓰임새가 적힌 엽서를 비치하거나 판매한다면 한복체험의 추억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입었던 것들의 엽서모음이 곧 나만의 한옥마을 컬렉션을 완성할 것이다. 우리만이 한복의 가치를 정확히 알리고 지킬 수 있다. /윤진영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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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1 14:12

공익직불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 농업·농촌은 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장둔화와 활력저하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고투입 관행농업, 고밀도 축산 등으로 농업의 환경부하가 가중되고, 농촌공간의 체계적 관리 보전 미흡, 환경오염원 관리 부실로 농촌경관과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환경, 생태보전과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지고 농축산물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는 등 국민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농촌 환경보전, 농촌 공동체 유지, 식품 안전 등의 농업·농촌의 공익기능 증진과 농업인 소득안정을 위해 기존 직불금 제도를 보완한 ‘농업농촌 공익증진직불제(이하 공익직불제)’가 시행되었다. 공익직불제는 ‘기본형 직불제’와 ‘선택형 직불제’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농지요건’과 ‘농업인 자격’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종전의 쌀고정·밭고정·조건불리직불 대상 농지이면서, 대상농지가 2017년부터 2019년 기간 중 1회 이상 직불금 수령실적이 있어야 기본직불금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기본직불금 신청자는 지급대상 농지를 경작하면서, 농업경영체에 등록하고, 2016년부터 2019년 기간 중 직불금을 1회 이상 수령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 공익직불제 시행 2년차인 2021년 기본직불금 지급 대상은 112만 농가·농업인으로, 지급 총액은 총 2조 2,263억원이다. 사전 검증 강화, 농지의 자연감소 등으로 지급 대상 면적이 줄어 지급 총액이 2020년보다 506억원 감소하였다. 공익직불금 수령농지는 108만 3천ha로 전체 농경지(156.5만ha)의 69%만 직불금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48만 2천ha(전체 농경지의 31%)는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쌀고정·밭고정·조건불리직불 대상 농지가 아니거나, 직불금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영향이다. 공익직불제의 성공적 안착과 농업인 만족도를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첫째, 실경작자가 직불금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자격요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신청자가 2016년부터 2019년 기간 중, 신청한 농지가 2017년부터 2019년 기간 중 직불금을 지급 받은 실적이 없으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농사를 짓고 있음에도 과거 특정 기간에 불가피한 상황으로 신청하지 못해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농업인에 대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 특성과 탄소중립 정책을 고려한 선택형 직불제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의 공익직불제는 기본형 직불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보다 높은 수준의 농업·농촌의 공익기능 창출을 위해서는 청년농업인직불, 식량안보직불, 탄소중립직불 등 다양한 선택형 직불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셋째, 공익직불제 예산 확대가 절실하다. 2022년 공익직불제 예산은 지난해와 동일한 2.4조 원으로 동결되었다. 선택형 직불제를 강화하고 수혜농가 대상 확대 등을 위해서는 예산 확대가 선결되어야만 한다. 공익직불제는 농업인들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가장 중요한 농업정책 중 하나이다. 농업·농촌의 공익기능 증진, 농업인 소득안정 등 소기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고 농정의 핵심수단으로의 자리매김을 위해 현장 농업인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한다.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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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4 14:16

이웃과 함께하는 공간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 ENG대표 아파트 게시판에 공고가 붙었다. 옆 단지 아파트를 가로지르지 말고 우회해서 다니라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와 옆 단지는 경비실만 있을 뿐 별다른 경계가 없다. 등하교하는 학생들,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람들 자유롭게 왕래하는 길이다. 어느 때부턴가 옆 단지 가는 길목에 자전거나 유모차가 다닐 수 없게 도로 경계석이 생기고 지금은 입주민들의 사유재산이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배너와 함께 흙을 쌓아 막아 놨다. 많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소음이 심했나 보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미를 앞세운 과거 유럽의 건축계에 더욱 많은 사람에게 집을 만들어주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대규모 공동주택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이었고 소유가 아닌 주거 공간이었다.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건축이었지만 우리나라를 뒤덮은 아파트는 주거가 아닌 소유,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한 채 서민을 괴롭히는 괴물이 됐다. 최대 용적률을 따지며 가구 수 늘리기 바쁜 우리나라의 아파트가 높은 담장과 게이트로 외부 출입을 차단하고 그들만의 성을 쌓을 때 사람을 위한 곳이 아닌 건물을 위한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아파트에는 많은 공간이 있다. 공간의 기능은 활동 목적에 따라 그 수요공간의 기능이 달라진다. 정원, 주차장, 흡연 구역, 스포츠시설, 독서실 등등 기능이 다양해진 만큼 그 공간이 사람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요즘 공간이란 단어는 무한히 변신한다. 물리적 공간, 형이상학적 의미를 담은 공간과 가상공간을 포함해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선, 무선으로 이어진 온라인 공간으로 소통의 창이 이동하고 증강현실로 가상공간을 체험하고 상대방을 만난다. 얼마 전 TV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하여 사망한 가족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놀라웠다. 물리학적으로 무엇인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이 공간이지만 전문화, 첨단화에 앞서 좋은 건축과 건강한 도시 공간으로 그 주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통상 4인 가족을 위한 정형적이고 획일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의 색채, 거주자의 취향 등을 고려하여 살기에 쾌적한 환경이 되도록 조화로운 색채 계획을 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가진 건축에 관한 생각의 다양한 면이라 할 수 있다. 1인 가구, 새로운 결합 공동체는 물론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도시에는 많은 이주민이 유입되고 있으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파트는 도시를 형성한다. 과거 끊임없이 이상적인 공동체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공동체 공간은 배제되고, 배타적이거나 투기판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사람은 계획적으로 만들어낸 공간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 단지의 아이들이 아니어도 놀이터를 개방하는 것이 당연한 사고여야 하며 건물에 들어가면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자존감이 커지고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미래는 단순히 한 건축물의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공동체를 이루어냄으로써 우리의 자아를 이상적으로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단지 내 어린이집이 마칠 시간이면 마중 나온 엄마들과 아이들의 재잘거림, 어느 집 아이가 리코더로 부는 에델바이스가 빌딩풍이 되어 적막하고 추운 겨울을 감싸주는 포근함이었으면 한다.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E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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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7 19:08

만찬주(晩餐酒)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국가 주요 행사에서 술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타국에서 진행되는 일정 속 피로와 긴장감을 덜어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이때 선정되는 술은 주로 행사의 주체 목적이나 초청 국가부터 인사의 개인적인 특성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 선택되기 때문에 행사를 빛내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2017년 백악관 공식 초청 만찬에 오른 두 와인은 당시 전문가들이 한국과 닮은 와인이라 평가했다. 바로 스톤 스트리트 소비뇽 블랑과 하트포드 코트 파 코스트 피노누아이다. 두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알렉산더 밸리의 높은 고도와 험난한 환경을 극복하고 만들어졌다는 점과 1990년대 후반에 설립된 짧은 역사를 가지는 점에서 한국의 성장 역사와 유사하다. 두 와인은 짧은 역사에 비해 그 맛과 품질은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와인이다. 단기간에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와 안성맞춤이다. 이렇듯 각국 정상들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선택되는 만찬주는 그 자리에 걸맞은 상징성이 부여된다. 중국의 마오타이주는 시펑주, 오량액, 수정방과 함께 중국의 백주 중 명주로 꼽히고,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술이다. 시진핑 주석은 국빈을 맞을 때 보통 4천 위안(약 74만 원) 짜리 마오타이주를 대접하는데, 2018년 북한 방중 만찬 때는 126만 위안(약 2억 3천만 원) 짜리 마오타이주를 내놓았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16년간 숙성된 초호화 술을 내놓은 것이다. 그야말로 술 하나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와 회담의 상징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국가 행사에 선정되는 술들은 행사 자체가 가지는 표면적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술 자체로서 객관적인 품질과 맛을 인정받는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하 APEC) 정상회의에 건배주로 선정됐던 부산 전통주인 천년약속은 2004년 매출이 4억 원에 불과했으나, 2006년엔 185억 원으로 매출이 40배 이상 증가했다. 보해복분자 역시 APEC 만찬주에 이어 2007년 한중 정상회담의 만찬주로 선정되는 등 연이어 국가 행사 식탁에 선보이며 출시 당시 매출 65억에서 5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매출 급증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만찬주로 선정된 점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기업이 아닌 정부기관 등 공적 영향력이 강한 단체에서 선정되는 술은 수 억의 미디어 광고 노출보다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지표로서 영향력을 갖는다. 일례로 2010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우리술의 품질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최한 우리술품평회를 들 수 있다. 여기서 선정된 우수한 품질의 전통주는 대통령상 수상과 국제 행사나 국빈 초청 만찬주로 선정하는 등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한 번씩 들어봤을 법한 술로는 2018년 이방카 트럼프 방한 만찬주인 여포의 꿈과 남북정상회담 문배술이 대표적이다. 2022년 임인년이 밝았다. 올해는 새로운 변화의 불씨가 피어나는 해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제20대 대선과 프랑스 등 13개국의 대선이 예정되어 있으며, 멕시코를 비롯한 중앙남아메리카 16개국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종 행사가 간소화되고 있다. 그래도 행사를 빛내는 만찬주는 결코 빠지지 않는다. 2022년을 대표하는 만찬주로는 어떤 술이 선정될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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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4 19:48

임인년 새해 농업인에게 희망이 넘치길 기원하며

-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가 힘차게 밝았다.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가세하며 도무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힘들고 지친 한해를 보냈다. 특히, 우리 농업·농촌·농업인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액운을 막아주는 ‘검은 호랑이이 해’인 올해는 우리 농업인들의 꿈과 소원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어렵고 힘든 우리 농업·농촌과 농업인에게 한 줄기 희망을 주는 결정이 있었다. 농업계가 그토록 원했던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고향세)’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023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온 ‘고향세’ 논의가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고향세는 출향인사나 도시민들이 고향이나 자신이 희망하는 지방자차단체에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내면 세액 감면과 지역특산품 등의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농촌 지역의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농특산물의 판매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달 9일 명절기간 농축수산물의 선물가액을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내수경기 침체는 우리 농축수산물 소비를 위축시켜 농업인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늦게나마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명절기간 선물가액 상향이 정례화돼 농축수산물 소비촉진 효과가 예상되어 지역경제와 농업인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농업·농촌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자연재해로 농사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사회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아 소멸위기에 처한 읍·면이 상당하다. 기후변화로 농작물의 재배적지가 북상하고 있으며, 폭염·폭우·폭설 등 이상기후를 동반하여 농업 생산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짐으로서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각종 새로운 병해충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농업용수 관리체계 개선, 기후에 적합한 품종 개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 환경을 갖춰나가야 한다. 지금의 농촌사회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0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2020년 농림어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1.7%로 전국 평균 16%보다 2.6배나 높았다. 2015년 37.8%보다 3.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고령화 추세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청년들이 농업분야에 쉽게 진출하고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임인년을 상징하는 검은 호랑이는 호랑이 중에서도 강력한 리더십, 독립성, 도전 정신, 강인함, 열정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선조들은 검은 호랑이를 매우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地天下地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농업은 인간 생활의 기본으로 우리 생명과 직결되고 가장 소중한 산업이다. 기후위기와 농촌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이 대우 받고, 농촌에 희망이 넘치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희망찬 2022년을 기대해본다. *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은 농협중앙회 무주군지부장과 농협중앙회·농협은행 인사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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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9 13:55

전북 정치인, 구호보다 이미지로 텔링하라

윤진영 원광대 교수 이미지 시대가 된 지 오래다. 글보다 말이고 말보다 영상이다. 영상은 짧을수록 좋고, 종국에는 이미지 하나만 머리에 남는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많은 이가 각기 저마다 이미지를 쏟아낸다.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등, 여러 목적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서로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물며 인플루언서 대장격인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은 그 중요도와 파급력이 크다. 프랑스로 가보자.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식 의상으로 파리2구의 작은 단골 양복점에서 맞춘 50만원 양복에 3만원짜리 넥타이를 찼다. 머지않아 마크롱 대통령은 서민친화적인 젊은 국가지도자의 대명사가 됐다. 코로나19 방역에서도 그의 패션은 빛을 발했다. 자유로운 프랑스 국민은 마스크 착용을 꺼려했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은 푸른색 양복을 입고 동색 프랑스국기 모양의 작은 라벨이 달린 니트 마스크를 썼다. 공식석상에서 말이다. 이 사례는 단순히 정치인의 패션 정치 로 한정 된 게 아니라 유의미하다. 그의 이미지 메이킹은 다양한 스토리 텔링으로 이어졌다. 그가 착용한 마스크는 니트 생산업체가 만든 신제품이었고, 취임식 양복을 지은 테일러 샵은 오래됐지만 크지 못한 동네 양복점이었다. 사실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부흥기와 헐리우드 영화산업 전성기를 맞은 미국 부유층과 배우들의 폭발적인 의상 수요를 공략했다. 아예 패션 산업을 국가산업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지원했으며 대형 명품브랜드위주의 패션산업을 만들었다. 그러나 고가의 명품 브랜드만이 프랑스 패션산업 전체를 이끌 수는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니트 마스크와 동네 양복점의 모델이 됐다. 말보다 이미지다. 시의 적절하게도 코로나19로 침체된 니트 산업은 국민적 관심에 힘입어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소규모 장인 테일러 샵들의 매출도 올랐다. 나머지 이야기는 저절로 만들어진다. 기능성과 스타일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니 판매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작은 상점이지만 장인이 지닌 양복 테일러링 기술의 가치는 널리 전파되야 한다는, 그런 스토리 텔링이. 전북을 보자.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수많은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다. 스마트그린, 순환경제 그리고 탄소산업 등등. 딱딱한 정치언어가 지역경제 및 산업과 맞물려 반복된다. 취업하고 창업해 오랫동안 전북에서 잘 살고 싶은 2030 청년 유권자들이 이 언어에 공감할 수 있을까. 동영상도 1분 넘어가면 지루해서 못 보는 시대다. 반면 재미있으면 10초짜리 쇼츠(짧은 이미지)에서도 긴 스토리가 파생된다. 현대 정치인이라면 추상적인 정책 키워드들을 하나의 짜임새 있는 이미지로 다듬어야 한다. 강렬한 이미지는 스토리를 절로 만들어낸다. 비오는 날 탄소소재 살대가 들어간 우산을 들고 출근하는 도지사님, 익산 귀금속단지 브로치를 단 의원님, 청년들의 테일러샵에서 맞춘 한지원단 양복을 입은 시장님, 재활용 소재로 만든 니트를 입고 봉사활동 하는 젊은 의원님들을 상상해보자. 이미지로 접근 가능한 유즈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유권자도 좋을 것이다. 유권자가 좋으면 정책에 힘을 받아 정치인의 인지도도 올라가고, 그 수혜는 다시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정책이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돼 시장과 민생에 번질 것이다. 백마디 정치 레토릭보다 정책이 자연스레 녹아든 이미지 메이킹에 전북정치인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윤진영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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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7 19:20

임인년 새해 농업인에게 희망이 넘치길 기원하며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가 힘차게 밝았다.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가세하며 도무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가 힘들고 지친 한해를 보냈다. 특히, 우리 농업농촌농업인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액운을 막아주는 검은 호랑이이 해인 올해는 우리 농업인들의 꿈과 소원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어렵고 힘든 우리 농업농촌과 농업인에게 한 줄기 희망을 주는 결정이 있었다. 농업계가 그토록 원했던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고향세)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023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온 고향세 논의가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고향세는 출향인사나 도시민들이 고향이나 자신이 희망하는 지방자차단체에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내면 세액 감면과 지역특산품 등의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농촌 지역의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농특산물의 판매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달 9일 명절기간 농축수산물의 선물가액을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내수경기 침체는 우리 농축수산물 소비를 위축시켜 농업인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늦게나마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명절기간 선물가액 상향이 정례화돼 농축수산물 소비촉진 효과가 예상되어 지역경제와 농업인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농업농촌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자연재해로 농사짓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사회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아 소멸위기에 처한 읍면이 상당하다. 기후변화로 농작물의 재배적지가 북상하고 있으며, 폭염폭우폭설 등 이상기후를 동반하여 농업 생산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짐으로서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각종 새로운 병해충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농업용수 관리체계 개선, 기후에 적합한 품종 개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 환경을 갖춰나가야 한다. 지금의 농촌사회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0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2020년 농림어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41.7%로 전국 평균 16%보다 2.6배나 높았다. 2015년 37.8%보다 3.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고령화 추세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청년들이 농업분야에 쉽게 진출하고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임인년을 상징하는 검은 호랑이는 호랑이 중에서도 강력한 리더십, 독립성, 도전 정신, 강인함, 열정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선조들은 검은 호랑이를 매우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地天下地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농업은 인간 생활의 기본으로 우리 생명과 직결되고 가장 소중한 산업이다. 기후위기와 농촌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이 대우 받고, 농촌에 희망이 넘치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희망찬 2022년을 기대해본다.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은 농협중앙회 무주군지부장과 농협중앙회농협은행 인사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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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0 19:17

만물 장수 트럭으로 본 구도심 활성화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 ENG대표 시내와 10분 거리지만 오가는 시내버스가 작아 자동차가 없으면 식료품조차 제때 사기 어려운 동네에 일주일에 한 번 오는 만물 장수 트럭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비싸지 않은 돈으로 밥상이 푸짐해지니 동네 어르신들이 기다릴만하다. 한 주라도 빠지면 시내에 나가는 사람한테 심부름 거리가 많아진다. 전에는 그래도 버스가 여러 대 다니더니 요즘은 작은 마을버스마저도 뜸하다. 구도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 저녁이면 벌써 사람들 발걸음이 사라지고 적막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근처에 신도시라도 생기면 그나마 있던 편의시설, 복지시설은 신도시로 옮겨 간다. 지방의 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감이 컷던 인구 유입 효과는 미미하며 빈 상가만 넘쳐나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젊은 층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으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젊은층이 선호하는 오피스텔이나 작은 평형의 주거시설을 공급하고 민간기업의 이전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인구 유입은 당장 지역의 힘을 넘어선 미래성장의 중요한 요소이고 반대의 경우 국가예산편성 과정에서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서는 구도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노후한 생활 필수설비 교체와 재가설을 통해 구도심 활성화와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지역 상품권 등을 이용한 골목상권 살리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주민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며 지역개발을 활성화하고 촉진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는 사업과 공정한 경쟁과 적당한 보상이 실현되는 시장경제 질서의 회복이 필요하며 과거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 전략의 한계 극복과 지속할 수 있는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 한 사회에 속한 모든 이들은 경제의 주체이다. 중소기업, 대기업 두 성장의 주역에게 성장의 혜택 및 결과가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음으로 중소기업에는 정당한 경쟁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생존을 위한 출혈 경쟁을 해나가고 있다. 공공분야 담당자나 발주처들이 명확한 기준 없이 부대 업무를 강요하는 문화는 정부의 노동환경 개선 정책과 반대되는 일이며 업계 종사자들의 밤낮 없는 일 중독의 삶을 부추기게 된다. 단순하게 중소기업이나 경제적 약자의 보호를 위한 정책을 넘어서며 왜곡된 시장경제의 규칙을 바로잡아 일한 만큼의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 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 경제의 성장기반을 단단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불평등과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등장하는데 이윤의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인 시장경제와는 달리 사람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본질인 혁신을 통해 사람에 많은 투자를 하고 사회 간접 시설과 비즈니스에 투자하여 지역과 민간 부문 수출 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 공유로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 바람직한 나눔의 형태를 통해 정치이념이 아닌 지역민들의 행복한 삶의 질을 높이고 서로 협력해 갈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경제는 개별 명제들의 논증 타당성을 따지는 사고실험이 아니라 이 땅에 발 딛고 선 이들의 목숨줄이니 근본적으로 우리 몸의 전신을 순환하며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옮기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만물 장수 트럭이 오는 날을 기쁘게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마음으로 지자체의 명약을 기대해본다. *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 ENG대표는 제27대 전라북도건축사회 회장, 전주대교수, 고등법원조정위원 등을 지냈다. /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 ENG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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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3 19:44

2021년 회고와 2022년 전망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어느덧 2021년의 세밑이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시작부터 여느 해와는 달랐다. 보신각에서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나 새해를 맞이하는 떠들썩한 인파 없이 가정에서 차분하게 맞이한 새해였다.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남아있었지만, 조만간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어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점차 적응해나갔다. 명절에 가족, 친지가 모이는 풍경이나 지역축제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온라인과 가상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정은 오고갔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결혼식을 시청하며 축하를 보내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집에서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행도 화상회의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비대면으로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제약된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지속되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손실보상도 진행되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 많은 이들이 전북을 떠나며 인구도 18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위기 속에서 성과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었고 도민들의 높은 참여 속에 열에 여덟은 백신을 접종하였다. 전북경제도 지난해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수출액은 올해 8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100억달러 이상 수출하던 시절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쉽지 않은 경제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희망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군산형일자리와 이스타항공 인수 등 굵직한 이슈들도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한편 한국은행 전북본부도 3,9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자금을 운용하여 중소기업의 피해극복에 힘을 보탰다. 며칠 뒤면 맞이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올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해가 될 것 같다. 코로나19 변이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3차접종 시행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 역시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라는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데 큰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전북경제의 미래를 위한 공약 발굴과 비전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역 경제의 성장엔진 역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7월부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연간 8천대의 스타리아 생산이 새롭게 이뤄질 예정이고, 2017년 가동중단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전북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와 조선 산업이 살아난다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소 및 탄소산업과 같은 신성장동력의 본격적인 도약 또한 기대되는 한 해이다. 새해에도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주력산업의 발전방안과 경제적 과제를 점검하는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 이맘때 회고하는 2022년은 도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열망 속에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모두 달성한 해로 평가되기를 기원한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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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7 19:25

탁상공론 건설정책, 건설노조 횡포에 업체들만 전전긍긍

김태경 전문건설협회 전북회장 건설노조의 극심한 이기주의 행태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노조마다 서로 자기 노조원 고용을 강요하는 실태부터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보이는 노조원, 노조 관리자가 챙겨가는 전임비, 무분별한 집회 등을 통한 현장 마비 등이 대표적 문제다. 건설노조 불법행위 유형 및 실제 조사사례를 보면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례가 47건으로 조사됐다. 건설노조는 현장에서 외국인 불법 고용 근절 등 그럴싸한 노동운동 구호를 앞세우지만 결국 목적은 노조원 채용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들어 건설현장의 외국인 인력 수급 등이 불안정해지자 건설노조가 외국인 채용 조건까지 마음대로 조정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건설업계 종사자들은 건설노조 횡포가 이처럼 만연해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수수방관하는 태도와 안일한 대응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건설현장 채용 불법행위 근절 추진반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집중감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고, 국토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현장의 갈등해소를 위해건설현장 채용질서 신고센터를 11월 24일부터 운영한다고 했으며, 건설현장은 건설근로자 채용, 건설기계 임대계약 등에 대한 청탁강요 등 불공정 행위가 만연하고 이에 따른 갈등으로 인해 근로자와 관련 업계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으며 잦은 집회와 소음 등으로 지역주민까지 피해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져도 보여주기식 아니냐고 비판한다. 건설노조의 부정을 묵인하는 사이 현장은 불법과 무질서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 그 피해는 건설 산업 구조에서 최하위에 속한 전문건설업체와 건설기계 일반사업자, 그리고 일반 건설노동자가 입고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건설노조는 감독 날짜와 대상 현장 등을 미리 다 알고 대처를 해놓는다면서구멍 뚫린 현행법도 건설노조의 행태를 가로막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절차법은 채용에 관한 부당한 강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해당 법 적용으로 건설노조가 처벌받은 사례는 단 1건이다. 또 국토부가 건설현장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한 건설산업 노사정 갈등해소센터에 신고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이는 건설노조의 보복이 우려되어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 역시 건설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우선 선 신고 후 조사 방식을 버리고, 불시점검 형태의 직권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채용 강요를 근절할 수 있는 관련 법안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처벌 대상과 범위 등을 조금 더 명확히 규정하고, 월례비나 전임비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노사 갈등의 주요 빌미 거리인 외국인력 고용제한을 해결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건설현장은 내국인 부족으로 외국인력 활용이 불가피해 각 현장별 외국인 고용제한 규제 완화, 외국인력 수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 /김태경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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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3 15:22

[경제칼럼] 명절기간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상향 결정을 기대한다

정재호 농협 전북본부장 2021년 신축년(辛丑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이맘 때면 많은 사람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새로운 다짐을 한다. 발병된 지 2년 가까이 되어가는 코로나19로 농업인, 소상공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힘겹고 답답한 일 년을 보냈다. 한 달 남은 12월은 연초 계획했던 일들을 뜻하는 대로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았으면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증가에 따른 자연재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농축수산업계는 심각한 이중고를 겪은 한 해였다. 외식 수요 감소,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명절 간 이동 제한 등으로 국산 농축수산물 소비와 선물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명절 소비 의존도가 큰 농축수산물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외식업계 매출 감소액이 10.3조원, 국산 농수산물 등 식재료 소비감소액이 2.9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추석부터 2021년 설 명절 기간 한시적으로 농수산물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상향했다. 그 결과 과일, 축산물, 가공식품 등 전 품목에서 선물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농식품 선물 판매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추석 농수산 선물 매출액이 2019년 추석 대비 7% 증가했고, 2021년 설 명절 기간에는 2020년 대비 19%나 증가했다고 한다. 올해 추석에 이어 내년 설에도 농축산물 선물가액 상향이 적용되지 않으면 명절 대목이 사라져 농가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추석 명절기간에 한해 청탁금지법상 농축산물 선물가액 범위를 현행보다 2배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그동안 명절기간 국민권익위원회 결정을 통해 한시적으로 상향했던 것을 법률로 정례화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는 설추석 명절기간에 한해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선물가액 범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와 오는 9일 상정될 예정인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청탁금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으로 지난 2015년 3월 27일 제정되어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 공직사회 기강 확립을 위해 법안을 발의하여 일명 김영란법이라고도 한다. 국회에서 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상향을 정례화하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연간 농산물 판매의 약 40%가 명절기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지난 두 차례의 명절 기간 진행된 선물가액 한시적 상향은 별도의 사회적 비용 없이 국산 농축수산물의 소비를 증진시켜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 및 농업경영 불안정 해소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코로나 정국으로 농업농촌은 외국인 인력부족 문제, 인건비 상승, 농자재값 상승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로 2022년 설 명절부터 상향된 선물가액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반드시 법 개정 작업을 완료하여 삼중고에 시달리는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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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6 14:57

중고거래의 경제학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요즘 A 과장은 중고거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눈에 보이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이제는 제법 다양한 물건을 거래한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중고거래 시장이 큰 폭으로 커지고 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중고시장의 거래규모가 2008년 4조 원에서 2019년 20조 원으로 약 다섯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였다.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한 거래가 크게 늘어 지난해 기준으로 스마트폰 이용자 4명 가운데 1명이 중고거래 앱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중고거래 확대 배경으로는 우선 MZ세대의 대두를 꼽을 수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소비에 있어서도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실용적 소비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제대로 기능한다면 중고 제품이라도 개의치 않고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MZ세대를 중고거래 시장의 주요 참여자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한 리서치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의 약 83%가 최근 1년간 중고거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 수준이 높아진 점도 최근 중고거래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최근 기술발전 등으로 모바일 앱을 이용한 중고거래의 편의성이 개선되고 거래비용은 낮아졌다. 사고 팔 수 있는 중고물품만 있다면 누구나 가까운 거래자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앱 안에 내장된 거래자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믿을만한 거래 상대방을 선택하여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고거래 확대는 나에게 쓸모없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어 가치 있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적인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특히 디지털 거래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효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값비싼 제품을 중고시장을 통해 공유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을 얻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21년 소비 관련 주요 키워드로 N차 신상이라는 용어를 제시한 바 있다. 여러 차례 손바뀜(N차)이 일어난 제품이라도 제대로 기능한다면 나에게는 신상품과 같다는 의미이다. 중고거래가 우리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 후생에 주는 영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 통계인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합산한 통계인데, 중고물품은 그 해 신규로 생산된 재화가 아니어서 그 거래가 GDP 측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활동을 어떻게 적절히 경제 통계에 반영할 것인지는 통계 편제 기관의 오랜 고민이기도 하다. 최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중고시장 확대가 다양한 소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그러한 혜택이 세대별로 다르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정보화 능력이 삶의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모바일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지역은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 이러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노인분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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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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