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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사회 안정망 '이웃사회 네트워크' - 윤승희

새학년을 맞아 아이들 학교에서 학부모회를 한다는 통지문이 왔다. 개교 한지 수십년이 되는 학교는 새 건물을 짓느라 분주하다.낡은 건물들 속에 새로 지은 건물이 키발을 딛듯, 비죽 솟아나고 있다. 마치 40여년된 오래된 몸을 가진 우리 학부모들과 새로 솟아나는 아이들이 대비되는 것같다. 그 속에서 무리지어 서있는 학생들은 사뭇 역동적이다. 늦은 시간 학원에서 홀로 돌아올 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짙은 청색 웃옷에 청색 바지, 그리고 체크무늬 주름치마. 어떤 아이들은 학부모들을 안내한다며 수줍게 서 있었고, 웃고 소리치고 뛰듯이 걸어가는 모습에는 누르고 또 눌러도 다시 튀어오르는 생명력이 넘친다. 아이들은 새로 지은 4층 건물보다도 더 화사했다. 강당 안쪽으로 들어서니 학급담임을 맡은 선생님들이 죽 서계신다. 그 중에는 아이의 이전 학년 담임선생님도 계신다. 지난 학년을 마치고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오래전에 학교를 마친 옛 제자가 이번에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병으로 누워만계시는 아버지랑 둘이서 살고 있는 소녀가장이라는 것이었다. 중학시절부터 어려운 형편에 공부하느라 애를 썼는데 이번에 대학에 들어갔고 입학등록금을 적금을 부어 마련해 낸 기특한 제자라며 혹시, 방송을 통해 그 가정을 도울 수는 없겠냐고 하셨다. 입학등록금은 몇 년 동안 부운 적금으로 마련했지만 앞으로 4년 동안 책값이며 학비가 걱정스럽다는 말씀이셨다. 워낙 성실하고 열의가 있는 제자이니 조금만 도우면 줄업 후 자기 인생을 잘 꾸려갈 것이라며 방송을 부탁하셨다. 선생님의 제안에 몇 사람이 나섰고, 몇 가족이 그 가정을 돕기 위해 나서고 있다.간혹 신문 방송을 통해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있는 학생들이 보도되곤 한다. 그런데 그 학생들을 돕는 이들은 자신 역시 어려움 속에 있어보았던 사람들이거나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시련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아니면 서로 돕는 공동체적 자산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포기하고 좌절하고 싶은 순간에도 나를 지켜보는 단 한 사람의 눈길이 느껴지면 인간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여러해 전 졸업한 가난한 형편의 제자를 오래도록 지켜보아온 선생님으로 인해 한 가정이 유지되어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누워만 있는 병 든 아버지를 모시고 어린 소녀는 막막할 때도 많았을 것이다. 달려가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계셔서 한결 든든했으리라. 많은 가정들이 질병이나 가난, 그밖의 여러 이유로 해채되고 있고가정의 형태 역시 무척 다양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고 책임질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 늙고 병든 사람들, 이주여성과 온누리안 아이들, 이런 가정을 여러 측면에서 보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확보가 절실하다. 아직 국가 쳬계는 정비되지 않았고 우리 가정은 언제든 해체될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오래전에 이웃사촌이라는 용어를 생산했던 우리는 이미 심정적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대한 훈련이 되어왔었다. 아직 크게 부족한 사회 안전망을 대신할 이웃사촌 네크워크는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웃사촌네트워크의 제안과 구성이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를 이용하는 것도 좋으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한정되는 경우가 많아 차상위계층에는 지원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와 도움을 줄 이웃을 연결하고 격려하는 일, 우선 학교를 중심으로 그 일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정서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성장기의 아이들과 그 도움을 줄 지역사회 구성원을 연결하는 일, 아이들의 삶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선생님들로서는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학교가 사교육 시장에 아이들을 뺏기고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며 매를 맞고 있으나 학교는 여전히 존재할 이유와 가치를 지닌다. 바쁜 부모, 가난한 부모, 병 든 부모를 대신하는 네트워크의 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한 아이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사랑과 염려로 바라보는 스승이 있다는 것, 바로 그 점 때문이다./윤승희(전주문화방송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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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3.26 23:02

[새벽메아리] 대학개혁의 출발점 - 이유선

오늘날 우리 대학들은 심한 개혁의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는 국공립대의 통폐합을 유도함으로써 사립대를 포함한 전체 대학의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 졸업 후 취직자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학과들은 이미 폐과가 되었거나 사라질 위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대학의 구조조정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벌어진 구조조정의 과정에 비교해 보면 그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고 정도가 심하다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학벌주의와 온정주의의 보호막 안에서 대학들은 여전히 공부안하는 교수들의 철밥통을 보장해주면서 당신들만의 상아탑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면서 재단전입금은 거의 내놓지 않는 몇몇 사학재단들은 등록금 인상 담합에 대해서는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면서, 사학법 개정에 대해서는 마치 민주투사라도 된 양 결사항전도 불사한다. 우리 대학의 후진적인 현 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 최근에 있었다. 여러 대학의 체육학과에서 폭력적인 신입생 신고식을 하는 장면을 매스컴이 보도한 것이다. 선배들이 후배들의 군기를 잡을 것을 교수가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 여학생이 폭력을 견디지 못해 자퇴했다는 뉴스도 있다. 이것이 과연 체육학과만의 문제일까? 우리 대학사회는 권력을 둘러싼 패거리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폭력은 신입생 신고식에 비할 바 아니다. 대학강의의 절반정도를 교수가 받는 임금의 10분 1정도를 받는 박사 실업자들이 충당하고 있는 것만을 보아도 대학에서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부당한 권력들이 행사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매스컴은 대학이 변화를 꾀하는 긍정적인 사례로서 대학에서 새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와인관련 강좌나, 부자학, 사랑학 강의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런 강의를 한다고 해서 우리 대학들이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시키는 대학이 되지는 못한다. 이런 강의는 주부를 상대로 하는 백화점의 교양강좌로서 적합한 것들이다. 신입생 신고식과 와인 및 부자학 강좌는 반개혁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전자는 학생을 패거리 문화의 권력에 순응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후자는 시장질서에 순응시키려는 것이다. 대학 개혁은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대학은 기존의 질서와 불합리한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진리 탐구의 성지로 남아야 한다. 세계화는 창조적이며 비판적인 지식인을 요구한다. 우리 대학은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은 부당한 기득권과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포기함으로써, 스스로 진리를 말할 자격이 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이유선(군산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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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3.19 23:02

[새벽메아리] '결혼중개업법'제정 재검토를 - 이지훈

지난 2월 15일 전라북도청 대회의실에서는 결혼중개업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국회위원 김춘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5년 2월 1일 16명의 발의자를 참여시켜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2년을 넘긴 지금에 논의를 붙이는 것이다. 이날 토론자는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와 공익 변호사 그룹 공감 소라미 변호사, 소비자보호원 최은실 팀장, 보건복지부 인구여성정책팀 강도태 팀장과 결혼중개업체의 대표로 국내업소와 국제결혼중개 업소 대표 각 한명씩 참여하여 토론에 참여 했다. 이 날 공청회에는 결혼중개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고, 모 결혼중개업체에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도 못하는 이주여성들을 상당수 대동하였다. 그리고 청중 질문시간에는 질의를 통해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지원책 여부를 질문하기도 했는데, 결혼중개업체의 관계자들은 그때마다 소리를 내여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동의의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공청회가 마친 이후에는 김춘진 의원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춘진 의원은 법안발의 취지내용에서 최근 두 자리 수로 증가하는 국제결혼의 상당수가 사업화로 인하여 외국인 배우자는 물론 내국인도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국제결혼을 허가제로 하고, 허위 정보 제공 금지 등 일정한 국제결혼 중개행위를 법률로 명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청회를 거쳐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법안은 허위과장광고 금지, 표준계약서 작성, 개인정보 누설 금지, 업체에 대한 교육,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중개업체의 어떠한 행위를 금지?규정할 것이며, 금지행위 위반 시에는 어떠한 행정적?형사적 처벌을 가할 것인지가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어 실질적 규제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있다. 또한 시외에 걸려 있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 하세요 등을 규제하는 각종 허위?과장된 정보제공 및 광고 등의 금지를 규정하는 부분에서도 성 차별적.인종차별적 광고까지는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표준계약서 작성 규정에서도 어떠한 내용이 계약서 내용에 포함되어져야 할지를 자율적 상행위에 맡기고 있어 국제결혼 성립 전?후에 걸쳐 일어나는 근거 없는 과다 수수료 부과, 허술한 통역서비스, 비전문적인 남성 고객 중심적 사후관리의 문제, 사후 피해발생시 보상의 미비 등의 피해에 있어서 대책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그 외에도 국내의 결혼중개업자와 대상국의 결혼중개업자와의 관계 속에서 국외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을 제어할 수 없는 점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제어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금번 결혼중개업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는 김춘진 의원과 의원 16명이 2년 전에 발의한 내용이다. 지난 2년 동안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한 인권 침해적이고, 인신매매적인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들이 즐비하게 나타났다. 왜곡?과열되어가고 있는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관행은 국제결혼 중개의 상행위를 더 이상 사적 자치의 영역의 자유시장의 논리에만 맞길 수 없게 하여 규제의 필요성을 낳게 하고 있다. 2년 전 발의된 법안은 진지한 재검토와 논의를 필요로 한다. 이 법안으로는 실질적 법률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결혼중개업법만을 고집하지 말고, 이주여성의 인권 문제 등을 다양하게 포괄할 수 있는 넓은 시각의 법안과 대만처럼 결혼중개업의 비영리성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이지훈(아시아노동인권센터/아시아이주여성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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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3.12 23:02

[새벽메아리] 교육정책 중심축은 학교- 이경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교육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교육을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로서 바라보고서 이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자치단체들이 펼치는 많은 교육사업에 대해서 찬사만을 보내지 못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로 시행하는 교육사업으로는 무상급식지원, 외국어교육비지원, 학생 해외연수 지원, 영어캠프 등의 지원사업과 인재숙, 영어마을, 중국어마을 등의 시설운영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사업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극히 이벤트 중심이며 가시적인 건물을 지어서 시행하는 교육사업이다. 민선단체장들은 아무래도 짧은 기간 내에 여러 차례 사업을 수행하고 가능한 다수의 학생들이 포함되는 사업을 선호한다. 반면에 자치단체장들은 지역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재정보조기금, 교육환경개선 등의 사업에는 그 지원이 지극히 인색하다. 이렇듯 자치단체장들이 학교교육에 대한 투자보다 직접적인 교육투자사업을 선호하는 경우, 교육 사업은 자치단체장들의 전시행정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또 하나는 자치단체서 펼치는 교육의 형평성에 관한 문제이다. 자치단체들은 주민들의 세금을 이용하여 주민들의 복리를 증진할 의무가 있다. 당연히 이 복리 혜택의 대상은 다수의 주민이어야 한다. 교육복리도 마찬가지다. 자치단체장들은 교육복리의 혜택을 가능한 많은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행정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자치단체장들의 교육사업이 소수의 엘리트나 일부 계층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 이런 교육사업은 소수의 성공자를 배출할 수 있으나 다수의 패배자를 양산한다. 이런 교육정책이 장기화되는 경우 오히려 지역 인재의 공동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자치단체장들은 소수 엘리트나 일부 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못지않게, 지역의 미래 시민들인 평범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교육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역 교육에 대한 정책은 공교육인 학교교육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행해질 때 보기에 좋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교육정책의 중심축을 학교교육에 두어서 학교교육의 효과가 지역사회로 넘쳐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공교육의 교육환경개선, 각종 장학지원 등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펼쳐서 주민 다수의 교육복리를 증진시키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지방자치단체들이 엘리트를 양성하는 일에 투자하여 지역 학생들의 교육경쟁력을 높여가길 바란다. 학교인재가 지역인재가 될 때 지역의 교육경쟁력은 가장 높아지리라 생각한다./이경한(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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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3.05 23:02

[새벽메아리] 남부시장엔 '3S'가 있다 - 윤승희

전주mbc라디오 시사전북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다보면, 지역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도 교육청 교원 인사가 있었고, 거기에는 첫 장애인 교사가 4명이라는 반가운 뉴스도 있었다. 대학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장이 예전과 달리 개그 공연 등으로 웃음 넘치는 현장이라는 소식도, 전북 조선소 유치가 이제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소식도 있다. 그리고 설 명절을 전후해서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이 설 전 열흘 동안 4억원어치나 되었고, 지난 추석의 두배라는 소식도 있다. 함께 방송하는 후배는 재래시장의 3C 부재론을 펼쳤었다. 카터기 카드결재기 카(car)를 놓을 곳이 그것이다. 지금은 재래시장 군데군데 주차 공간이 있고 남부시장의 경우는 천변 공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장보기를 마치고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을 하는 상황은 대형 마트보다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3월부터는 장바구니를 들어주는 도우미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다.해질녁 오후, 남부시장을 찾았다. 주차가 어떨지 몰라 택시를 잡아타고 풍남문 앞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다. 10년 넘게 붕어빵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를 지나 새마을금고, 시몬양품, 남문마트, 꽃길다방을 지나 골목으로 접어드니, 한일상사, 전북마트앞 자전거보관소, 남부정육점, 영광생선, 7번 생선집이 이어진다. 7번 생선집에는 주인아주머니와 그 어머님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하루라도 쉬면 몸이 아파 못 견딘다며 설 다음날에도 나와 장사하던 주인아주머니는 마음 좋게 잘 웃는다.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웃음이라 보기 좋다. 185호 김막례 할머니, 186호 문봉순 할머니, 187호 김순례 할머니 가게가 이어져있다. 한 손에 갈치를 들고, 한 손에 냉이와 대파를 사니 금방 할머니들과 벗이 된다. 시장 할머니들과 단 몇 마디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이 고단한 삶이 나 혼자서가 아니라는 사실에 당장 안도하게 된다. 할머니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은 결국 전주 사람들 삶의 근간이 되고 나의 삶도 이 할머니들과 맞닿아있다. 그리고나서 완산교를 향해 고개를 돌리니, 어? 여기가 어디인가. 참으로 낯선 하늘과 산허리가 눈에 들어온다, 넓디 넓게 펼쳐진 하늘은 이제 어둑어둑 암청색으로 기울었고, 다가산자락은 검은빛으로 가라앉는다..그 아래로는 휑한 전주천이 무심히 흘러가고 있고! 하나 둘 밝혀지는 불빛은 마치 풍경 사진에서 본 빠리나 런던을 떠올리게한다. 아파트숲에 가로막혀 잊고 살았던 전주의 하늘이 거기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부시장에는, 3C가 충분치 않다. 그래서 여전히 불편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3S가 있다. 훈련되지 않은 웃음(Smile), 사회적 상호관계(Social relationship), 그리고 다가산에서 시작되는 길게 이어지는 전주의 하늘선(Sky line)이 바로 그것이다. /윤승희(전주 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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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26 23:02

[새벽메아리] 신시도 청년이 보는 새만금 - 이유선

현재 전북지역 최대의 현안은 아마도 새만금 문제일 것이다. 새만금 간척 사업은 태생 자체가 불순한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대법원이 이미 공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고 방조제가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으로, 지역주민을 위하는 방식으로 새만금을 개발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군산대학교 환황해연구원 및 문화사상연구소는 2월 9일, 10일 양일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자 새만금 방조제의 중간 기점인 신시도에서 신시도에서 새만금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가졌다. 새만금 문제에 관한 한 철저한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최근 제안된 새만금 문화권이라는 개념과 관련된 몇 가지 철학적 안건을 논하는 발제를 맡아 참여 했다. 새만금지역을 직접 견학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그동안 숱한 갈등을 노정시키면서 국가적인 과제가 된 새만금 문제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는 학자, 언론인, 시민운동가 등 새만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신시도 주민들이 참여했다. 신시도 주변은 온통 공사중이었기 때문에 신시도 이장의 도움이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했다. 처음 달려본 방조제는 과연 엄청난 규모였으며, 배를 타고 들어간 신시도는 아름답고 정감 있는 섬이었다.예정된 발제를 간단히 마치고 신시도 마을회관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벌였다. 관점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가장 감명 깊게 들었던 것은 신시도 이장과 한 마을 청년의 이야기였다. 신시도는 새만금 개발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각종 개발 청사진이 나오고 섬이 육지와 이어지면서 마치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이 금방 향상될 것처럼 주변에서 떠들어댔지만, 막상 섬에는 오토바이로 통행할 수 있는 도로조차 변변히 건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서울과 지방의 관청을 찾을 때마다 무시당하고 박대당한 설움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섬을 찾은 손님을 위해 이장 옆에서 묵묵히 일을 하던 마을 청년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지는 관을 우습게 알어유. 관도 우릴 무시하구유. 그치만 지는 이장형님은 최고로 쳐유. 왜냐면 이장형님은 제가 찾아가면 언제나 밥을 주시거든유.이 말을 들은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필자로서는 이 말이야말로 새만금 개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새만금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밥을 주는 쪽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새만금을 둘러싼 이권에 혈안이 되어 달려들고 있는 소위 전문가들은 과연 자신들이 제시한 청사진이 얼마나 이 당위적인 요구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유선(군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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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12 23:02

[새벽메아리] 거주외국인 지원조례안 허와 실 - 이지훈

지난 2월 2일 전라북도 의회는 전라북도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을 다루었다. 이 조례안은 행정자치부가 일괄적으로 만든 초안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내준 것으로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것을 기초로 하여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을 만들었다. 제주도와 충청남도를 비롯하여 각 지방자치단체는 입법을 예고하였고, 곧 통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북도도 행정자치부가 보내준 초안에 의해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안을 만들었는데, 이 내용은 행정자치부가 보내준 내용과 95퍼센트가 넘는 일치를 보인다.행정자치부가 중심이 되어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을 마련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제 다문화 사회가 되어져가고 있는 반증이다. 외국인은 지금껏 우리 사회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제도적으로 포용되지 못했던 그룹이 되어져 왔다. 특히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이주노동자들과 혼인이주여성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제도적으로 이들이 한국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데 소원했던 과거를 생각해볼 때, 금번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은 긍정적이고,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금번 조례안은 이러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기게 하고 있다. 이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조례를 거의 동일하게 적용시킨 전라북도 거주외국인 지원 조례안은 행정자치부가 만들 조례의 모순과 문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조례안의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 사회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거주 외국인들의 적응과 지원에 관한 것이다. 조례안은 거주외국인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어 지고 있고, 병리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는 외국인들의 인권에 관한 내용은 어느 곳에도 나타나고 있지 못하다. 거주 외국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인데,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권침해와 인권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금번 조례안은 거주외국인들의 사회적응에 중심적 관심을 두고 있는데, 사회적응은 인권과 같이 가야할 수레바퀴의 한 부분이다. 인간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차별당하는 현실 속에서 사회적응 프로그램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또한 금번 조례안은 목적부분에서 분명이 명시하고 있는 거주 외국인 자립생활지원에 관한 부분이 지원 범위에서는 빠져 있다. 그리고 지원 대상을 명시하는 위원회의 기능에서 외국인에 대한 지원을 얘기하는데,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의 범주를 빠뜨리고 있는 등 여러 부분에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조례의 내용을 보이고 있다. 금번 조례안은 거주 외국인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는 첫 번째 조례안으로서, 무척이나 다행스럽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자문을 구하는 등의 절차도 없었고, 중요한 인권부분을 빠뜨리며, 조례의 내용상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도 많이 있다. 따라서 금번의 조례안은 빠른 시일에 민간의 자문을 거친 후, 개정안을 마련하여 수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지훈(아시아노동인권센터/아시아이주여성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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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05 23:02

[새벽메아리] 논술 잘하는 지름길은 독서 - 이경한

내년부터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면서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금 논술에 대한 관심은 가히 열풍이라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초등학생부터 대입 수험생까지 온통 논술에 빠져 있다. 논술은 학생들의 종합적 사고를 알아보기에 좋은 평가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앞으로 대학입시에서, 그것도 일류대학이나 인기학과 입시에서 결정적인 인자가 될 거라는 세인들의 술렁임으로 인하여 그 비용의 투자가 늘고 있다. 그 결과, 논술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논술은 논이 필요조건이고, 술이 충분조건이다. 논이 어느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이라면, 술은 그에 대한 표현이다. 그래서 논술에서는 논이 우선이고 술이 나중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논술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어 글을 잘 쓰는 훈련에만 너무 집착한다. 이것은 논술지도의 순서가 바뀐 모습이다. 다양한 책읽기가 전제되지 않은 글쓰기는 상대를 감동시키지 못하고 내용보다는 글의 기교에 빠질 확률이 높다. 결국 필요조건인 논을 충족시키지 않고서는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어서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는 많은 책을 체계적으로 읽힐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범주의 책을 읽도록 권장하여 그 내용을 토대로 자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지금 학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논술지도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생들은 책읽기에 온통 마음과 몸을 쏟지 못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책읽기를 좋아하나 사교육 시장에 몰입되어 스스로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책읽기를 요약형에 의존하는 일이 많이 있다. 다른 사람이 학습지나 다른 매체를 통하여 책의 내용을 축소 요약한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읽어내어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지식만을 축척해가기도 한다. 이런 책읽기 습관은 학생들의 생각이나 사고를 글쓰기로 이어지지 못하게 한다. 논술에서는 책읽기가 우선임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자신이 스스로 고민하며 글을 읽어내어 책읽기의 성취감을 맛보게 하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표현하도록 하자. 그 표현이 좀 서툴더라도 인내하며 머릿속의 생각과 손의 글쓰기의 괴리를 줄여가도록 하자. 학생들은 스스로 내공을 쌓아 그 차이를 충분히 줄여갈 수 있는 잠재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학생들을 책읽기에 보다 많이 노출시켜, 그들이 논에 술을 더하여 논술의 필요충분조건을 완성해가길 바란다./이경한(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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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29 23:02

[새벽메아리] 영화가 던져준 평화의 메시지 - 윤승희

지난주말 가족과 함께 영화박물관은 살아있다(원제 night museum) 라는 영화를 보았다. 실업위기에 직면한 한 아빠가 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자연사박물관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업한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밤마다 모든 조형물, 전시물이 생명을 얻는다, 이집트 아크라멘트 왕의 보물로 인해서다, 이전의 경비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보물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른 미국 영화들처럼 보물을 둘러싼 음모와 모험이 주제가 아니다. 밤마다 되살아나는 역사속의 인물들이 살아있을 때처럼 투쟁과 원망을 품고 박물관을 난장판으로 만들곤 하는데, 그저 한 야간 경비원에 불과한 한 아빠가 이를 평화롭게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되고, 이 이야기를 통해 오랜 세월 인류의 고통이었던 전쟁과 투쟁을 평화로 유도할 책임이 우리에게 여전히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공룡의 뼈가 살아나 뛰어다니고 미니어쳐가 말을 하게 하는 등 영화 내내 환상과 코믹을 삽입해서 지루하지 않게 주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누구나 행복하고 싶다. 두군거리는 자신의 심장 박동을 느끼게 되면 새삼 살아있음을 인지한다. 문제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출하는 방식이다. 박물관에서 밀랍인형으로, 박제로 만들어져 있던 존재들은 생명을 얻게 되는 밤이 되면, 달리고 물어뜯고 훔치고 터트리고 할퀴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그 방식을 바꾸게 되고 이후에는 모두가 윈윈하는 평화가 찾아든 것이다.그렇다면 박물관 밖은 어떨까? 그쪽에서도 같은 메시지가 통하는 것은 아닐까? 실업으로 인해 아들을 실망시킬까 두려워하는 아버지는 박물관 밖 사람들의 실망과 좌절을 짐작하게 한다. 현실은 때로 우리들에게 서로 물어뜯기를 강요한다. 경쟁으로 내모는 아이들의 입시가 그렇고 이익을 위해 끝없이 생산성을 강요하는 기업의 생태가 그러하다. 그 와중에서 우리는 아무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러나 모든 선택은 결국 인간이 한다. 서로 물어뜯고 할퀴는 방식으로 존재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도 존재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일은 지금, 우리에게 날마다 주어진다. 한 편의 코믹 영화가 던진 의미가 그래서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윤승희-전주문화방송 라디오 제작부, 현재 여성시대 진행, 시사전북 제작/윤승희(전주 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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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22 23:02

[새벽메아리] 인문학 위기와 논술 유학 - 이유선

대학입시에서 논술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났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지방 학생들이 대거 서울의 학원가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한 달이나 두 달 동안 유명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대치동이나 노량진 근처에서 기거하며 논술훈련을 받는다. 지방에서는 믿고 다닐 만한 논술학원이나 선생님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 논술의 비중이 커지는 2008년 대입부터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지도 모른다.한 쪽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를 부르짖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논술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유학을 한다고 하니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논술의 내용이라고 하는 것이 모두 인문학적 사고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문교양서적은 단 몇 백 권도 팔리지 않는데, 논술교재 시장은 수 조 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논술교재가 훈련시키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인문학적 사고력이다. 아무도 인문학 서적을 읽으려 하지 않지만, 모두가 인문학적 사고력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인 셈이다.학생들의 입장에서는 12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교육받아 본 적이 없는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고 근거를 대라고 하니 막연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사들로서도 대학에서 도입하겠다고 하는 통합논술에 대비하려고 하니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득점을 약속하면서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 심리를 파고드는 논술 사교육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근원적인 철학적 물음에 대해 답하는 것이 한두 달 훈련받는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단기간에 논술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광고는 모두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논술시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논술교육이 올바로 이루어진다면 교육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바람직한 입시제도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논술 교육의 전제는 학생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하기 위해서 대단한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인문학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학생들과 책을 읽고 토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나 교사만 있으면 된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가운데 스스로 생각을 키운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논술 유학은 필요 없을 것이다.교육 불평등이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점점 고착화되어 간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분명히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적어도 논술교육만큼은 시장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 철학과 및 동대학원 졸, 철학박사(서양철학전공)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고려대, 한양대 강사현 군산대학교 문화사상연구소 연구교수저서: '리처드 로티', '정보사회의 빛과 그늘'(공저)외 다수역서; '사회정의에 관한 6가지 이론', '철학자 가다머 현대의학을 말하다'외 다수/이유선(군산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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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15 23:02

[새벽메아리] 이주여성 따뜻하게 보듬자 - 이지훈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이주하고 있는 이주자들은 세계 인구 65억 중에서 약 2억 명에 달한다. 한국에도 취업을 목적으로, 혼인을 목적으로 하여 이주하고 있는 이주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40만에 이르고, 혼인하여 국민의 배우자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여성들도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경우만 약 8만 명에 이른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도 등록된 이주노동자들이 약 3천에 이르고, 미등록 체류자들이 약 2천으로 하여 약 5천여 명이 취업을 목적으로 체류하고 있다. 국민의 배우자로서 이주여성들은 전라북도에 약 5천명으로 추산할 수 있는데, 국적 미취득자는 약 3천여 명이고, 국적 취득자는 약 2천여 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지난 2002년 이후 월드컵 당시 보였던 열광적 국민들의 응원열기가 지난 해 까지도 이어졌다. 이 축구 대한 열기는 온 국민을 하나로 엮기에 충분했고, 온 국민은 하나가 되어 단결된 모습을 자랑해냈다. 이러한 힘의 바탕은 바로 민족주의에 바탕하고 있다. 과거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로부터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도 이 민족주의는 작용되어 민족이 식민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남과 북이 대치된 이 아픈 현실 속에서도 통일에 대한 기대와 염원을 버리지 않게 한 것도 남과 북이 한민족이라는 당위적 민족주의 정신에 기초하여 화해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게 하고 아직까지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그러나 이 민족주의는 저항민족주의로써 우리 민족과 국가의 원동력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권역으로 지구화 사회라 일컬어지고 있다. 한국사회도 수십만에 달하는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의 급증이 말 하듯, 이미 다민족과 다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다민족 다국가 사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종과 국가, 민족과 국가, 민족에 대한 구분과 차별이 심각할 만큼 크게 작용하여 나타나고 있다.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은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반말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도어지면서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제약되고 이들은 우리 사회의 차별과 소외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다국가사회, 다민족사회를 이루고 있다. 과거 저항 민족주의가 왜곡되어 지면서 다른 민족을 배척하는 배타 주의적 민족주의로 변질되어져 버렸는데, 이제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잘못된 구별과 차별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 다국가주의와 다민족주의로 변화해야 하고, 다국가 사회를 넘어 다문화 사회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가 이민화, 이주화, 세계화 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배척과 차별이 아닌, 포용과 이해를 추구하고 지향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우리 사회에 자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아시아노동인권센터 소장 아시아이주여성센터 소장 전북외국인노동자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전국이주노동자인권연대 운영위원 전국이주여성인권연대 운영위원 전북민중연대회의 집행위원 법무부 전북지역 외국인인권증진협의회 위원 완산경찰서 인권모니터 요원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전북협의회 대표 /이지훈(아시아노동인권센터/아시아이주여성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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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8 23:02

[새벽메아리] 영어마을 유치 열풍 유감 - 이경한

영어마을이 문제다. 전북지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영어마을을 짓거나 유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저마다의 논리를 내세워 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 주장의 이면에는 교육에 대한 열정보다는 교육을 통하여 주민들에게 어필해보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한 듯하다. 즉 주민들에게 폼 나는 일을 하거나 폼 나는 시설을 유치하여 단체장의 치적을 올리겠다는 생각이 앞서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우리 지역의 영어교육에 기여하고 주민들의 교육능력 신장을 돕겠다는 생각은 가상하다. 이 점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별 효과가 없을 일에 자치단체들이 너무 많은 집착을 하고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영어 실력을 높여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점은 지향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영어마을을 가지고서 이런 인재를 기를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짧은 기간의 영어 체험만으로 학생들의 영어능력이 향상된다면 왜들 그리 법석을 떨면서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겠는가라고 자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미 다른 시도의 영어마을이 그 효과가 별로 없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고작 얻는 것이 외국인의 얼굴을 몇 번 대하고 외국사람과의 외마디의 영어를 나누고 영어문화권의 공포감을 덜어주는 정도라면 영어마을에 대한 지나친 투자와 이의 경쟁을 삼갈 필요가 있다. 차라리 그 많은 돈을 교육현장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듯하다. 지금 전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영어마을에 투자하겠다는 비용을 학교현장의 원어민 교사의 유치에 투입한다면 그 효과가 보다 클 듯하다. 영어마을을 지어놓고 학생들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불러다 놓고 시행하는 수업보다는 원어민 교사를 학교에 초빙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영어교육의 처방으로 가장 적극적인 해결책은 영어교사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의 영어교육의 패러다임도 시설 투자보다는 영어교육자의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 이 점은 교육이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시 영어교육의 질은 영어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음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어교사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것도 그 효용성이 높은 젊은 영어교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교사가 오래 근무할 것이고, 그들이 기여할 가능성이 높기에 투자 효과도 크다고 본다. 최근 교육부의 흐름도 영어교사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선회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전북도와 시군자치단체들이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기왕에 영어교육을 강조하고 싶다면, 신규 영어교사의 채용방식도 변해야 한다. 영어교사의 선발시험에서 영어활용능력에 대한 보다 엄정한 절차와 자격을 두어 실력있는 교사를 선발해야 한다. 이런 영어교사를 신규채용하면 영어교사에 대한 재교육비용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하여 영어교육이 강조되는 상황을 도외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영어교육에 투자하더라도 제대로 투자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전북도는 시군자치단체들이 지나친 영어마을 경쟁으로 인하여 주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하지 않도록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야 한다. 모쪼록 영어마을에 대한 지나친 열풍이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치단체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박사, 미국 Texas A&M University 연구교수(2002년), 전주교교 사회교육과 교수, 전주교대 학생처장 역임,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자문위원. 저서: 희망은 아이들이다(2006), 사회과 지리수업과 평가(2004) 등/이경한(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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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01 23:02

[새벽메아리] FTA...AI...'설상가상' 농민 - 박찬숙

TV화면 아래로 대설주의보 띠자막이 지나가자 정말 커다란 눈송이가 밤하늘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농민만 아니었다면 그 소담스런 광경에 순수와 평화 등 아름다운 단어들을 떠올리며 그 어느 때보다 푸근한 잠자리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날 밤 평화는커녕 시시각각 쌓인 눈의 높이와 무게를 가늠하느라 밤잠을 설쳐야 했다. 다음날 긴 막대에 갈퀴를 묶어 하우스 위에 쌓인 눈을 끌어내리는데 하우스 사이 좁은 통로는 끌어내린 눈으로 사태를 이루었다. 허리께까지 차오른 눈더미 속을 빠져나오는데 바지자락, 내복 함께 무릎위로 말려 올라가버렸고 눈이 가득찬 장화 속에서 빠져나온 빨간 속살은 흰눈 속에 퍽이나 생경하게 보였다. 그렇게 눈 골짜기를 정신없이 허우적대는 동안 엄습해온 것은 추위나 힘겨움이 아니었다. 익산, 김제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방지를 위해 살처분되고 있을 작은 짐승들의 신음과 허우적거림이 눈 속에 박힌 나의 무기력한 다리에 잔뜩 엉겨붙어오는 것만 같았다.국제보건전문가들이 AI 확산방지를 위해 조류 외의 가축까지 도살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었음에도 정부는 개, 고양이 등 돌아다니는 가금류가 AI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조류와 함께 살처분 방침을 결정하였다. 그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니 그에 전문성이 없는 나는 그 어떤 다른 주장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살처분 대상의 기준이란 것이 매우 불합리해 보인다. 고양이, 개는 몰라도 돌아다니는 돼지가 있을 리 없음에도 살처분 대상에는 돼지도 들어있다. 돼지는 위험해도 소는 괜찮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그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상식선에서 본다면 가금류보다는 양계장 주변에 가장 흔하게 돌아다니는 쥐, 족제비 등 야생포유류와 까치 등 텃새들이 바이러스 매개동물로는 훨씬 더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을 일제 소탕한다는 방침은 없는 듯하다. 풀어 키우던 가축은 가두고 격리하여 철저히 관리하면 되지 않을까? 꼭 모조리 죽여야 하나? 해당지역 조류사육 농민들의 피해와 고통만으로도 충분히 안타깝고 가슴 아픈데 가금류와 반려동물까지 생매장해야하는 주민들의 상처는 또 어찌하랴! 김제에 사는 어떤 이는 며칠 전 반려견을 데리고 먼 친척집으로 피난을 떠났다고 한다. 진정 살처분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가? 예방주사는 AI의 종류가 수십가지여서 현재로서는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철새가 지나갈 때마다 살처분의 공포로 아수라장이 되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해야하나? AI가 공중에 떠돌아도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닭, 오리로 키우는 방법은 정말 없는가? 사람 또한 AI든 싸스든 각종 독감바이러스를 극복해낼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방법은 없는가? 예전에 농가에서 키우던 닭과 오리들은 철새들이 지나갈 때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있었을까? 한미FTA로 인한 불안에다 AI공포까지, 겹치기 고통 위에 내려진 대설주의보, 밀운불우 나라에 사는 설상가상의 농민은 흙더미 속에서 허우적대는 살처분 대상이나 진배없이 그 삶의 무게가 너무도 무겁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신 오늘, 익산, 김제지역의 농민들에게 AI로 인한 상처와 고통 그 한가지만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평화의 날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박찬숙(전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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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25 23:02

[새벽메아리] 희망의 새 생명처럼 흰눈이 내리길 - 이세재

어느 교회의 목사님은 예배 때 가끔 갓 난 아기를 안고 기도를 한다. 이 아이에게 용기와 지혜가 충만하기를, 그리하여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며 베푸는 삶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그러기 위해 좋은 친구와 이웃을 만나고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심신이 건강하게 성장 하라고 축복해 준다. 이 기도를 통해 목사님은 우리의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희망을 누가 가꾸어야 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이리라. 아이만 낳아 놓으면 하나님이 그 모든 것을 주신다고 설교를 하는 목사는 없을 테니까.박완서의 소설 그 남자네 집에는 625전쟁 후의 베이비붐에 대한 내용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빨래를 하다가도 애를 낳고, 시장에서, 부엌에서, 연년생으로 마치 전쟁으로 축난 종족들을 채우기라도 하려는 듯 아기들은 왕성하게 태어났다. 굶주림만이 입을 벌리고 있는 폐허에서 한국의 여인들은 그 아기들을 희망삼아 버티고 살았다. 머리에 생선을 이고 눈길을 걷는 어머니의 등에 업혔던 젖먹이와 좌우에서 달랑거리던 그 어린 것들이 자라서 오늘의 풍요를 이루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만약 지금 시간이 정지해서(사실은 그것이 곧 죽음의 세계이겠지만) 우리가 더 이상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해서 그것이 천국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과거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과거를 씻을 수 있는 미래라는 희망이 없는 정지된 현재가 어찌 천국이 될 수 있겠는가. 회개한 새 생명과 구원의 기독교적 진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분명 새로운 생명에게 미래의 희망을 걸며 살아왔다.평생을 폭력과 범죄로 살다 간 마피아 비토 꼴레오네의 삶을 다룬 영화 대부의 마지막 장면은 늙은 대부가 손녀와 토마토 밭에서 술래잡기를 하다가 쓰러진다. 냉혹하고 비정했던 삶을 마감하는 순간 그의 눈빛은 손녀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붙들고 놓지 못한다. 마치 그 손녀가 자신의 과거를 청산한 새 생명인 듯 바라보는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새 생명만이 우리의 과거를 회복시킬 희망이라고 믿어질 때가 많다.또 한 해가 가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인류의 구원이요 축복이라며 거리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서고 캐럴송이 울리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굳이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는 후회스런 우리의 삶에 새 생명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암시적 계기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하얀 눈으로 어두운 세상을 덮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우리는 멋도 모르고 좋아했었다. 흰눈처럼 하얗게 씻김 받고픈 영혼의 갈망이었을 것이다.험한 세상,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갓 난 아기의 새 생명이 자라기를 빈다. 아기들의 하얗고 뽀송한 피부처럼 우리의 희망이 피어나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이기를./이세재(우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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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18 23:02

[새벽메아리] 전주종합경기장은 '주차 천국' - 전선자

모모회에서는 한 달에 한번, 유적이 있는 곳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으로 답사를 떠난다. 둔황 벽화처럼 벌겋게 밝아오는 여명과 함께 무주를 출발, 전주를 향해 달리는 기분이 과히 나쁘지 않고 신선, 명쾌하다. 구릉 같은 산 셋을 넘으면서 곡예하듯 달린다. 아무리 서둘러 챙겨도 도착 시간이 급박하여 항상 조급한 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바다 같은 용담호변 대교를 달리다보면 산 끝자락과 하늘과 강이 맞닿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호프만의 뱃노래'를 들으며 음악이 없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할까 잠시 생각한다. 전주에 가면 어머니 품만큼 큰 주차장이 있어 한가닥 걱정을 던다. 바로 종합경기장이다. 떠나는 곳은 항상 그 경기장의 수당문 앞이어서 등산가는 버스, 타지 혼사에 가는 버스, 기행 답사 떠나는 버스, 등등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작은 차를 주차시키고 단체활동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이만한 거리, 공간이 달리 많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루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440여대, 그러나 차를 하루종일 주차하고 다니지는 않아서 들고 날고 하는 차량 수가 1,000여대에서 많게는 3,000여대 정도가 하루에 주, 정차를 할 수 있다하니 과히 오지랖이 넓다하지 않을 수 없다.전주 종합경기장 하면 큰 체육시설만도 13개, 작년도 이용횟수와 인원이 391회 29만 9천여명에 이르렀으며 2004년도에는 무려 411회에 30만 7천여명에 이르렀다한다. 물론 전북도에서 전주시로 이관된 대지 38,000여평 규모의 시설이고 공무원이 관계하고는 있지만 체육관계자와 공설운동장관계자는 주말과 공휴일도 반납한 채 수당 없는 근무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6월 월드컵 경기 때에는 붉은 악마와 시민 10만 명이 이곳에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고 최근 일로는 12월 6일에 '현대차노사 대타협촉구 촛불집회'가 7-8,000 여명이 모인 가운데 무사히 이뤄졌다한다. 이렇듯 전주의, 아니 전북의 대소사를 다 치르고 있는 종합경기장이야말로 전북의 모체라 해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리라. 오나가나 걸리는 것이 차이고 보면 주차시설이야말로 시민의 걱정을 해소해주는 큰 힘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이 그리 좁다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늦게 들어가면 차 댈 곳이 없어 몇 바퀴 뱅글뱅글 돌기가 일쑤인 현실, 한정된 토지에 이 또한 감당하기 힘든 것이 주차시설이리라.비슷한 시설로는 월드컵 경기장과 전주대 옆 자전거 경륜장과 도청 주차장이 있다. 년 간 무휴 시민들의 건강증진, 체력단련, 여가활동(자전거 타기, 인라인스케이트 타기)을 겸한 시설로 무료개방하고 있다한다. 물론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당연하다 말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역지사지, 내가 주말과 공휴일도 쉴 수 없는 공무원, 그 처지에 있다면 불만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관계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한편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주변환경이나 화장실이 청결하지 못함은 사람을 불쾌하게 하니 좀 개선해야 할 문제다.하루 답사를 마치고 돌아와 종합경기장에 주차된 무사한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유쾌하고 보람차다. 과연 양심적으로 볼 때 몇 천원에서부터 몇 만원에 이르는 주차비를 지불했다면 그러할까? 좋은 시설을 맘껏 향유했다는데서 오는 만족감에 그저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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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11 23:02

[새벽메아리] '공공성'의 벽 소통 통해 뛰어넘자 - 노현정

벌써 2006년 한 해의 끝에 와 있다. 이제 겨우 한 장 남은 달력의 가벼움은 이미 넘겨있는 지난 달력들의 무게를 저울질 해봐야할 것 같은 책임감을 얹어주고 마음의 무게만 무거워진다. 그래도 매번 맞이하는 연말은 365일 각각의 삶터에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돌아봄의 의미를 부여하며 진한 삶의 가르침을 준다. 그렇게 한해를 보낼 준비를 하는 여타의 그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올 한해를 뒤돌아보다 끝없는 고민에 빠져있다. 특히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평등함을 공존하게 하고, 전체 시민들의 정치 사회적 영역에 걸친 공익적 가치가 제대로 환원될 수 있도록 실천적 활동을 고민하는 나로써 더욱 그렇다. 단편적으로 최근 연일 보도되는 한미 FTA 반대집회와 원천봉쇄로 막으려는 정부와의 싸움을 마주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신자유주의의 어두운 그늘은 무엇보다 내 마음의 허기 같은 공허를 느끼게 한다. 요즘 빈번하게 들리는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현재 시장과 경쟁,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대표적으로 공공부분과 공적사회보장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민영화하는 등의 프로젝트로 관철되고 있다. 또한 전 사회적으로 시장과 경쟁의 원리를 달성하기 위해 지역사회 안까지 공적 또는 사적인 영역을 불문하고 정치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그 파워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03년경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WORLD BANK나,IMF 조차도 입장을 수정하였고, 신자유주의 이념에서 말하는경쟁이라는 것이 우리 삶 속에선전쟁과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다른 국가들과 연구자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데도 말이다.이러한 상황 속 끝없는 고민의 시작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해 내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발전한 시민운동이 이제 거세게 몰아쳐오는 신자유주의와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적 실천의 중심에 공공성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런 사회적 안전망 없이 신자유주의에 내던져지고 있는 시민들의 경제적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공공성 확보를 위한 활동들을 통해 시민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 거침없이 계속되는 맹목적 발전주의가 극복되고 다양한 가치가 살아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조건들이 채워질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는 공공성의 이름으로 민주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권위를 가져갔고, 지역의 대다수 구성원들에게 관련된 공공적 이슈의 결정을 특정 공적기관이 절대 독점해왔다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될 일 이다. 다가오는 2007년, 지역 안의 다양한 시민사회세력들이 공공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민주적 협치를 가능하게 할 때 일방적이며 형식적인권위주의적 공공성의 벽을 뛰어넘어 발전을 위한 발전이 아닌 진정으로 소통되어 성장하는 전라북도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노현정(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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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04 23:02

[새벽메아리] 필봉에서 고성오광대를 만나다 - 박찬숙

임실 필봉의 옛 풍물굿 가락을 정리 복원하고 필봉농악의 전국적인 보급과 전승활동에 일생을 바친 고 양순용선생의 1주기 추모제로부터 시작되었고, 11주기 추모제를 맞은 지금은 필봉풍물굿이라 하여 선생의 추모제와 함께 전국 규모의 풍물놀이판을 꿈꾸고 있는, 매년 여름 막바지에 열리는 필봉 전수관 마당의 풍물굿판을 떠올린다. 해마다 구경꾼도 늘고 행사도 풍성해지고 체계도 잡혀가는 느낌이어서 다행하고 매일처럼 쏟아지던 소나기도 그날은 웬일인지 참아주니 그것도 다행하였다. 1978년도이던가? 서울 국기원에서 있었던 좌도풍물굿 필봉농악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재현되던 날의 기억, 30년 가까운 세월 저 너머에 먼지 둘러쓴 낡은 사진 몇 장으로 남아있다. 공연용으로만 짜여진 화려한 마스게임식의 농악만을 보아오던 나에게, 논두렁길을 지나 비포장 황톳길을 행진하듯 유장한 길굿 가락과 노동과 놀이와 삶의 땀냄새, 액막음과 속세의 기원 등이 틈틈이 베어있는 옛 농촌공동체의 풍물굿 그대로를 복원, 재현한 필봉농악을 처음 접했던 당시의 기억, 그것은 아마도 잔잔한 흥분이 뒤섞인 경외의 기억이 아니었나 싶다. 양순용선생의 유품 사진들을 들여다보면서 30년 전의 국기원 공연과 15년 전, 남원 대강면으로 전수갔을 때, 선생과 나의 날들이 마주치던 순간이 두 번 있었구나, 새삼 기억하며, 필봉농악의 오늘을 있게 하기 위한 선생의 고난에 찬 객지생활과 광기어린 신념,... 그 '고난'과 '신념'에 대하여 다시 또 경외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의 굿판에서 특히 반가웠던 것은 고성오광대 초청 공연이었다. 잔뜩 기대했던 것에 비해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여름날인데다 오늘날 최신 옷감의 질량 탓일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것이, 때로 힘차고 위엄있게, 때로 거드름피우듯 능청맞게, 그렇게 흔들리는 도포자락의 움직임을 십분 살려내는 멋들어진 춤사위는 볼 수 없이, 시종일관 활달하기만 한 춤사위에다 미얄 할매도 젊은 첩에게 밀리기에는 너무 혈기왕성한 연기와 몸짓, 경상도 고성사투리가 아닌 표준말의 재담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반갑고 고마운 공연이었다. 오늘날 민속문화 중에서도 비인기종목으로 추락해버린 탈춤을 지금껏 보존하며 공연한다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었겠는가? 그리 생각하면 공연의 질을 놓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그 또한 경외롭다. 인기종목에 신념을 갖고 성공하며 사는 일도 훌륭하지만 비인기종목이라 하여도, 비록 성공과 거리가 멀다 해도 신념을 놓지 않고 지속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삶일지, 그래서 순탄하게 성공한 그 성공보다 고난투성이로 지켜진 신념이 두고두고 타인에게 더 진한 감동을 주는 성공을 거둔다. 살아생전 고향집으로 들지 못하고 떠돌았던 양순용 선생이 흙으로 돌아가서야 비로소 고향마을 앞에 마련해준 필봉굿마당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고성오광대를 보며 다시금 세상의 고난투성이 신념들에 대하여 고개 숙여지던 늦여름밤의 기억.... 이제 겨울의 문턱, 2006년도 한달뿐이다. 올 한해 지나쳐온 시간들을 더듬으며 농사꾼이 이듬해 농사에 쓸 종자를 갈무리하듯, 단단하게 여문 기억 몇 가지 갈무리해두면 세월따라 쌓여가는 나이의 갈피가 조금은 더 두둑해질 듯하다. /박찬숙(전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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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7 23:02

[새벽메아리] 대학 입시는 시작되었는데 - 이세재

장차 부모님이 늙으시면 무얼 해드리겠는가? 지난 10월, 모 대학교 수시모집 면접시험 문제였다. 거기에 응시한 학생이 있어 어떻게 대답했느냐고 물었더니 집을 사드리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교수와 학생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잔뜩 긴장해서 이것저것 예상 질문에 대하여 많은 것을 준비해 갔던 학생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은 면접에 맥이 빠져 돌아왔다.그렇다. 늙으신 부모님께 집을 장만해 드리겠다는데 더 무슨 할 얘기가 있겠는가. 교수는 더 이상 대화를 나눌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이면 인간에게 근원적으로 소중한 것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있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 소외감이나 외로움 등이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라는 걸 여러 교과를 통해 배웠지만 그것은 한낱 시험문제에 불과했고 정작 그 학생의 의식을 지배했던 건 자나 깨나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물질적 행복이었던 것이다.그 학생이 면접시험을 보러 가기 며칠 전에 우리는 '트랜스휴머니즘(trans humanism)'에 대한 수업을 했었다. 나노기술, 생명공학, 컴퓨터 등 최첨단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미래의 인간은 복제된 자신의 새로운 신체에 뇌의 기억까지 옮김으로써 영생을 구가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인간은 이제 호모 사피언스 사피언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포스트휴먼(post human)으로 가는 것이다. 이 내용은 수능 언어영역 문제집에 있는 지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생명과 죽음, 영생에 대한 허구, 진정한 행복 등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고 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수학능력고사를 위한 수업은 학생들에게 예상 문제의 유형이나 기억되었을 뿐 다른 내용은 모두 지워져 버렸나 보다.사회 분위기가 학교 교육을 뒤흔드는 시대가 빨리 가기를 기대하며 교단에 서 왔다. 교육이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이야말로 교육의 자존심이다. 그런데 늙으신 부모님께 소중한 것이 아파트라고 선뜻 대답할 수밖에 없는 고 3 제자를 보면서 교육적 자존심은 또 한번 무너졌다.대학은 이러한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균형적인 사고력을 유도하기 위해 어려움을 무릅쓰고 통합교과 논술 시험 등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온갖 잔꾀로 그 논술에 대항하려고 한다. 가정은 물론 학교까지.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교육환경과 체제에서는 대학교수들이 기대하는 논술 답안지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원자로가 빈약하면 그것은 곧 재앙이다. 미래의 문명은 원자로 속의 핵물질보다 천만 배 더 위험한데 그 문명을 이끌어갈 우리 후손들의 그릇이 균형을 잃을 때 인류의 재앙은 시작될지 모른다. 학교가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세재(우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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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0 23:02

[새벽메아리] 어린이 예능교육에 거는 기대 - 전선자

노란 은행잎이 바람결에 하르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누가 금종이 어여삐 울린다고 했던가. 짧은 해를 덥썩 물고 가버린 가을사이 아직 단풍잎이 곱기만 한데 첫눈의 이미지를 안겨주는 입동이 으뭉스럽게 다가왔다. 어제는 황량한 벌판에 하얀 입김처럼 서리가 앉았다. 밭엔 겨울동안 따뜻하게 지낼 김장거리가 남아 있을 뿐 된서리에 폭삭 고개 숙인 고춧대며 호박넝쿨이 하루아침에 다른 모습이어서 보기 민망하다.지난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세계태권도 선수들이 모여 한판 승부를 겨룬 '2006 국제태권도대회'가 무주 한마당잔치로 어우러져 성황리에 끝났다. 11월 9일에는 제10회 무주 초, 중학생들의 종합예능발표회가 한국 남동발전 무주양수발전처의 후원, 무주교육청(유택열 교육장) 주관으로 열렸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니 어린이 교육 쪽에는 솔직히 관심이 덜했었는데 요즘 어린이 교육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궁금하여 이번만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나가 보았다.전시실을 꽉 메운 어린이와 자모들, 작품들을 둘러보며 그 높은 수준과 섬세함, 양질의 교육, 그 노고에 치하를 아끼고 싶지 않았다. 그래, 조화로운 인간육성교육에 혼신을 기울이는 무주의 교육가족 여러분들께 감사 드리고 싶어졌다. 이 사회가 이만큼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선량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고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있다는 감격 때문이리라.전시 작품들은 지난 10월 종합예능경연대회에서 뽑힌 우수한 작품(한국화, 서양화, 만화, 소묘, 판화, 서예 외에 시화의 작품)과 각급 학교에서 일년동안 준비한 교육과정의 학습 실적물 총 300여 점이라고 설명했다.공간과 시각과 청각을 요하는 작품으로 사물놀이에서부터 관악합주, 태권체조, 민요합창, 스포츠댄스, 리코더합주, 가야금병창, 자율댄스, 바이얼린합주, 소방동요에 이르는 무주적인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리코더 연주를 할 때 리코더가 상식 밖으로 여러 가지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것에서 내 상식이 얼마나 편협한가를 깨달았다. 시대의 장벽을 넘고 넘어 예까지 이르렀으니 우리의 성장시기를 대비시킬 필요와 재간은 없다.어린이들의 예능에 대한 관심은 평생을 두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내 경험으로 잘 안다.초등학교 5학년 때 우리담임선생님은 성악에 특기를 가지신 분이셨다. 자연히 우리 반은 전교에서 제일 노래를 잘 부르는 반으로 꼽혀 무대가 마련될 때마다 노래를 불렀다. 노래뿐 아니라 단합도 아주 잘 이루어졌다. 노래부르는 것은 정서 순화에 지대한 공을 한 것이고 음률을 탄다는 것은 생체리듬하고도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며칠전 초등학교 동창회를 했는데 다섯 반 중에 제일 많이 참석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는 일일까?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어릴 때의 교육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진리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조금씩 있을 테지만 적절한 관심과 소질 개발로 참교육을 실시한다면 지금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미래에는 훌륭한 예술인들이 많이 배출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대에 기대를 걸면서./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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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13 23:02

[새벽메아리] 플래카드에 스치는 단상 - 노현정

따르릉 따르릉 ~~ 전화벨이 울린다. 유난히 바쁜 월요일 아침 정신없이 회의를 끝내고 다른 일정을 준비할 때쯤, 전화로 전해진 황당한 이야기에 머리가 띵하고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내용인 즉 문 잠그고, 노출을 피합시다.라는 내용이 선명하게 박혀있는 플랑 하나가 전주시 ooo 시장 안에 걸려있고, 그 곳을 우연히 지나가다 본 방송사 기자분이 의아해 하며 전화를 줬다는 것이다. 최근 도내 여성실종사건을 비롯한 생활안전의 위험과 불안감 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플랑의 내용은 여성폭력의 문제가 여성피해자의 지나친 노출이나, 여성 스스로 행실을 바르게 하지 않아서 일어난 것으로 인식하며 쓰여진 내용이라는 것에 매우 심각함을 느낀다. 사실 오랫동안 사회는 여성이 겪어온 고통과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거나, 공감하지는 않으면서 여성을 피해자화 하는 데에는 익숙해 왔다. 또한 여성이 피해상황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폭력에 대한 동의나 선택으로 이해하였고, 이러한 논리에서 피해여성은 남성폭력의 원인이자 결과로 간주했었다. 결국 여성에게 가해져 왔던 폭력의 상황들이 선택되고, 동의 되었다는 전제를 깔면서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 남성의 책임을 숨겨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겨우 이 플랑 하나가 그동안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에 대한 사회인식의 아주 조그만 일부를 잠시 보여준 것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항의공문으로부터 시작하여 결국 민원까지 제기하면서우리가 걸지 않았다,누가 달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소모적인 논쟁만 한 끝에 플랑이 철거되긴 했지만 그 플랑이 걸려지기 까지 그 내용을 결정하고 걸었을 사람들에게 내재되어있는 성차별적 인식과 남성 중심적 사고에 대한 자성이 먼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이 플랑이 걸려 있던 그 곳을 알게 모르게 보고 지나갔을 사람들에게 마치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원인이 피해자의 행실과 노출의 문제로 바라보게 하고, 여성관련 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준 건 아닐까하는 끔찍한 생각마저 든다. 다가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 까지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45년 전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정권에 항거하다 살해당한 세 자매를 추모하기 위해 정해진 날로써, 매년 전국의 여성단체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3년 전부터는 여성을 대상으로 일상적 성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대하고, 여성들의 몸에 대한 권리를 회복하고자 달빛시위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낮밤 가리지 않고 운신의 위험을 겪는 여성들은 매일 알게 모르게 햇빛,달빛시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곧 있을 여성폭력추방주간, 너와 내가, 너와 우리가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평등의식의 시작이라는 사실과, 스스로가 먼저 일상에서 작은 배려와 변화를 시도하고 만들어 가지 않는 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근절 될 수 없음이 조금이라도 이해되고 인식되는 기회가 되길 바래본다. /노현정(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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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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