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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물과 평화 - 이세재

평화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 사물에 빗대라고 하면 고요한 호수를 댈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우면서도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충만한 물덩이의 유연함, 크고 작은 나무와 풀과 꽃들이 수면에 손과 발을 적시고 있는 풍광, 혹 하얀 고니라도 한두 마리 떠 있다면, 그리고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거기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이처럼 평화의 이미지는 정적이며 수평적이다. 깎아지른 수직의 바위절벽에는 투쟁의 긴장된 힘이 서있고 아득한 수평선에는 포근한 휴식의 노래가 누워있다. 그런데 수직의 절벽은 현실로 존재하지만 호수나 바다의 수평선은 보이기만 할 뿐 실상 그 실체는 없다. 우리의 삶은 투쟁적 현실만 있을 뿐 피곤한 몸을 눕혀 쉴 수 있는 수평의 평화는 꿈으로만 존재한다는 걸 암시라도 하는 것일까.수평(水平)에는 말 그대로 물의 본질이 담겨있다. 물은 만나기만 하면 곧 하나가 된다. 형태와 색깔이 각각 다른 물방울들이 모였을지라도 제 색깔 제 모양을 나타내지 않고 순식간에 공통의 색깔과 모양이 되고 만다. 천 길 땅속에서 솟은 샘물이건 썩은 시궁창에서 흘러온 폐수이건 서로를 거부하지 않는다. 호수 바닥의 낮은 곳부터 차근차근 쌓여서 수심이 깊어지면 서로가 어깨를 맞춘다. 한 쪽이 깊어지면 다른 한 쪽이 발을 늘이고 자신이 높아지면 낮은 쪽을 찾아 키를 맞춘다.그러나 수평의 기준치는 아무도 모른다. 물들의 만남에도 끝은 없다. 호수의 물들이 밤새 서로의 키를 맞추고 서로의 몸 구석구석을 채워보아도 아직은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있다. 새벽 호수를 뒤덮은 물안개. 그 그리움의 풍경을 보았는가. 물들은 어쩌면 저 에베레스트의 만년설이나 남극의 빙하로 갇혀있는 동료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눈물이 되어 마른 땅을 적시고 증발해버린 친구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물이 한 곳에 모이는 날 수평의 기준선은 그어질 것이다.그날을 위해 물은 낮은 데로 낮은 데로 흐른다. 때로는 물안개로 그리움을 노래하고 때로는 구름이 되어 방랑자를 부르다가 비가 되고 눈이 되어 가야할 곳을 찾는다. 김수영의 시처럼 폭포가 되어 나타와 안정을 뒤집기도 하고 정적(政敵)의 참소에 가슴이 뚫린 시인 굴원의 영혼을 쉬게 하는 멱라수 맑은 강이 되어 역사를 말하기도 한다.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에서부터 계곡을 휩쓸고 강둑을 범람하는 홍수에 이르기까지 물은 오직 수평을 찾아 흘러간다.2006년 7월, 홍수가 전쟁처럼 휩쓸고 갔다. 전쟁처럼이란 우리 인간들의 생각이다. 물은 수평을 향해 제 길을 갔을 뿐이다. 수평과 평화가 동질일진대 우리는 왜 홍수를 전쟁처럼 겪고 있는가. 물이 물을 그리워하듯 인간이 인간을 사랑할 때 홍수는 평화처럼 흘러가지 않을까. 인간의 평화도 물처럼 서로의 높이를 맞추는 데서 이루어질지 모른다./이세재(우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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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31 23:02

[새벽메아리] 낙선자의 책임있는 삶 - 전선자

일주일씩이나 햇빛 한 줄기 보여주지 않고 뿌려대던 빗줄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그렇게 애 먹이던 장마도 이제 끝나려나 보다. 우리나라 전역의 위아래를 휩쓸고 다니던 게릴라 성 폭우에 국민 전체는 놀라고, 가슴 졸이고, 힘겨워 지치고, 피해로 고달픈 일들이 많이 생겼다.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한마음이 되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추슬러야할 때다. 슬픔을 함께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같이하면 배가된다는 진리가 잘 통하는 때이다. ARS 한 통화라도 걸어주는 것이 힘이 될 것이다.지난 51 지방선거가 무사히 끝났고 지방자체단체 민선 제 4기가 새롭게 출범됐다. 몇 달동안 전국이 선거 열풍에 휘말리면서 선거기간동안 내내 상대 입후보자의 흠집내기와 꼬집기로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었었다. 이번 선거는 다행히 예전에 비해 부정부패가 적었다고는 하나 어느 지역에서는 혼탁선거가 만연했다는 말이 계속 떠돌고 있으니 그것 또한 찝찝할 노릇이다.언제쯤 우리 유권자들도 정확한 판단아래 지역일꾼을 뒷소리 없이 정정당당하게 잘 뽑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까지는 주민들의 의식부터 또다른 개혁이 있어야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무주군 만해도 자치단체장 1명, 도의원 2명, 군의원 7명 도합 당선자는 10명이다. 그런데 입후보자는 37명이 되었다하니 낙선된 후보자가 27명이라는 얘기다. 그 많은 입후보자들이 하나같이 무주군을 발전시키고 군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로 출마하였다. 생각 같아서는 그들에게 모두 적합한 직책을 나누어주어 무주발전과 대망의 뜻을 결집하게 하고 싶은데 어디 현실이 그러한가선거라는 것은 그렇다. 당선의 확신이 있기 때문에 출마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만큼의 수 외에는 모두 낙선되는 것, 낙선의 고배를 마셔본 사람만이 안다. 그 허무함을. 낙선하고 나서 견디기 힘든 것은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다. 분명 저 사람은 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표는 다른 사람에게로 가지 않았던가. 그 하나만으로도 자칫 미래를 살아갈 힘을 잃는 것이다. 다음을 기약하고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사회생활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성격 나름이겠지만 각양각색이 모여 사는 땅이 이 땅 아니던가.어려운 상황일수록 서로를 따뜻하게 다독이고 보살펴 아우르는 기지가 필요하고 낙선자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인격도야와 지식 쌓기에 더욱 힘써야겠다. 지역과 개인의 이기주의를 탈피하고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 다시 시작하다보면 지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선되었다고 낙망하지 말고 새로운 희망으로 새 삶을 시작해 봄이 어떨지? 욕심은 꼭 버려야 할 때 빨리 버리는 것이 현자(賢者)의 삶이고 자리가 비었다하여 내 자리도 아닌 아무 자리나 덜커덕 앉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할 일이다. 단 한 사람이 나를 지지했어도 그 한 사람을 위하여 해야할 책임을 다해야되는 것이 참된 인간이지 않은가! △전선자 지부장은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수필집 <숨겨진 방> 시집 <그 어디쯤에서 나는>이 있다. /전선자(한국문인협회 무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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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24 23:02

[새벽메아리] 물 고인 땅에 물꼬 내기 - 박찬숙

너른 밭 한가운데가 장마철 잦은 비에 물웅덩이가 되어버렸다. 심어놓은 그 자리의 참깨는 진작 죽어버리고 몇 가닥 잡초가 대신 엉겨 붙어있다. 아무리 넓은 밭이라도 적절히 고랑을 만들어 물 고일 법한 곳을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농사의 기본일 것이나 새로 개간한 터라, 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탓에 밭 한가운데가 그 지경이 된 것이다. 물 고인 땅, 그곳에선 고인 물이 썩는 것은 물론이요 질병의 근원지가 되어 온 밭을 병들게도 만든다. 또한 반 평도 못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피를 빨며 못된 병균을 옮겨놓을 수천의 모기떼가 태어날 것이다. 살충제를 뿌린다 해도 계속 태어나는 모기떼는 막을 수 없고 급기야 가축과 사람이 그들의 포식성 앞에 팔다리를 내주어야 한다. 때문에 물꼬를 내지 못한다면 흙이라도 돋우어 물기를 없애야 한다. 농부라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고 그것은 사람의 먹을거리가 자라는 밭에 대한 농부의 당연한 도리이며 예의이다. 태풍이 몰려온 아침, 세찬 빗줄기 속에 누런 황톳물을 게워내며 가라앉고 있는 그 웅덩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빗물 아닌 또 다른 물기가 고여 있을 세상의 웅덩이들을 떠올려본다. 가난, 질병, 차별, 소외, 폭력 등 고통 받는 이들이 놓여있을 우리주변의 수많은 웅덩이, 그리고 그곳에 고여 있을 눈물이라는 물기에 대하여.....그러한 물기 역시 무관심하게 방치한다면 그곳에 엉겨있는 아픔이나 슬픔은 분노라는 습기가 되어 어쩌면 물 고인 웅덩이의 모기떼처럼 우리사회 전체에 엄습할 지도 모른다. 우리사회 어느 곳에 물꼬를 내고 흙을 돋워야할지 그것은 나라의 복지정책의 내용과 폭에 해당되는 문제이겠으나 단지 정책을 다루는 정치권이나 일선의 사회복지사들만이 전담할 문제는 아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이 나라에서 이웃의 불행과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알고도 외면한다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를 모르는 것이나 진배없을 것이다. 오래도록 가슴에 메아리쳐온 전우익선생의 말씀을 되뇌어본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어느 쪽으로 물꼬를 내야 물이 빠져나갈지는 그 웅덩이에 직접 가보아야 알 수 있다. 비바람이 잦아지길 기다릴 수만은 없어 삽을 챙겨들고 나서는데 여기저기 논두렁마다 물꼬를 손보는 삽질이 광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각계각층의 심각한 우려와 반대 속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협상이 그대로 타결될 경우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빈곤의 웅덩이들이 우리사회 곳곳에 확산될 것이다. 그리고 농민들은 그 웅덩이의 가장 밑바닥으로 침몰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매년 반복되는 악천후와 농산물개방의 어려움 속에서 부지런한 삽질 하나로 버티며 생명의 땅을 지켜온 농민들, 그 부지런한 삽질이 분노의 삽질로 변하기 전에 움푹 패인 이땅 농민들의 빚더미 삶터에도 누군가 시급히 물꼬를 내주어야한다. 아무리 논밭 물꼬내기에 이골난 농민들이라도 깊은 웅덩이 속에서 스스로 물꼬를 낼 방법은 없는 것이다.<약력>1959년생, 이화여대 졸,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재학 중, 1983년부터 순창에서 농사,1988년부터 여성농민회 활동, 2004-5 전북여성농민회연합 회장 역임, 96년 이후 여성, 농민 관련 작곡활동(음반, 흘러라 섬진강)/박찬숙(前 전북여성농민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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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7 23:02

[새벽메아리] 무지개를 사세요 ~ - 노현정

강아지에 물려죽은 어린 꼬마 네로,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방문 잠근 채 일 나간사이 화재로 죽은 아가의 엄마 힘쎈 댁, 평생 자신이 좋아하던 가야금을 한 번도 쳐보지 못한 야금할미, 그리고 보아 같은 가수가 꿈이었던 성냥팔이 소녀가장, 이 네명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당하고 선택하지만, 다시 태어나 죽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돌봄 노동을 나누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으로 여성차별과 빈곤이 근절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승의 차별과 빈곤에 허덕이다 못해 죽음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무지개를 사세요는 지난주 여성주간을 기념하여 9회째를 맞이한 전북여성한마당에 올려진 연극의 주인공들이다. 여성주간은 1995년 국가가 여성권익과 양성 평등한 세상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대한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위 협약의 이행의무를 내용으로 하는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 기념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7월 7일까지를 지정한 날이다. 이 주간에 각 지자체들은 매년 기념행사를 하고, 지역 여성단체들은 여성 관련된 주요한 이슈와 내용을 대중에게 알려내고, 함께할 수 있는 자리들을 만들어 왔다. 벌써 11주년, 아홉번째 전북여성한마당을 맞이하는 내게 이 한편의 연극은 저릿하도록 가슴을 아프게 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났으면 뭔가 달라져 있지 않을까? 여성의 사회진출도 늘어나고, 불평등한 법과 제도도 변해 가는데 이제 좀 괜찮아지지 않았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했던 그 질문들은 무대 뒤편 쪼그리고 앉은 내게 눈물로 답변한다. 요즘에도 여성들은 깜깜한 밤거리를 되찾기 위해 몸과 마음의 권리를 요구하는 달빛시위를 해야 하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은 더 징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달라져만 가고, 고위직 인사의 성추행은 은근슬쩍 관행처럼 잊혀지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해고는 옥수수 펑 튀듯이 늘어만 가고 있다. 이렇듯 여성에게 체감되는 지금의 현실은 결코 무지개가 뜨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삶에 대한 관심과 감수성이 뛰어난 여성이 있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 본다. 그리고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와 관행을 변화시켜 내도록 지역여성과 시민들을 만나가는 풀뿌리 활동들을 밀접하게 해 나가며, 여성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의제화하고 각자의 처한 삶의 조건을 바꿔내는 일을 고민하고 개발해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때 있듯 싶다.갑자기 내 가슴 속 무대 위, 야금할미는 멋지게 가야금을 켜고 있고, 힘쎈 댁은 예쁜 아가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다. 성냥팔이 소녀는 보아처럼 댄스가수가 되어있고, 꼬마네로는 강아지와 신나게 놀고 있다. 이미 맘속에 그녀들이 말한 무지개를 눈물로 사버린 난, 그 네 명이 환하게 웃을 그 날을 향해 무지개를 띄우고 또 띄울 것이다.△74년 생, 전북대,성공회대 NGO대학원 졸, 전북여성단체연합 간사활동을 시작으로 홍보부장, 사무국장을 거쳐 현)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노현정(전북여성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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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10 23:02

[새벽메아리] 딱새 둥지와 아파트 - 이세재

조그만 호숫가 산자락에 사는 친구가 있는데 금년 봄 그는 딱새와 함께 살았다. 현관의 장작더미 위에 버려둔 헌 밀짚모자 속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길렀던 것이다. 친구는 기뻐하면서도 앞으로 이놈들과 평생을 어떻게 조심스레 사냐고 걱정부터 했다.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새끼들이 성장하면 딱새는 두 번 다시 이 둥지를 찾지 않을 테니까. 딱새의 머리로는 그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새끼를 낳아 길렀을 뿐 새끼들이 날 수 있게 되면 그들은 산 속의 나무로 돌아갈 것이다.많은 새들이 산에 살지만 새집은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새의 둥지는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은폐되지 않으면 그 가치가 없는 고로 새들의 둥지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인간의 처마 밑이 오히려 안전함을 깨달은 제비도 해마다 집은 새로 짓고 산다.동물의 집은 이처럼 종족보존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공간이다, 사람이 사는 집은 물론 단순한 공간으로서의 집(house)이라는 의미보다는 가정(home)이라는 정신적, 문화적 의미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간의 집도 종족보존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의 집(house)은 후손들을 안전하게 기르는 곳이라는 이 기본적인 조건이 무너지고 있는 듯하다.웬만한 아파트는 보통사람이 평생을 모아도 사기 힘든 가격이 되었다. 서울 강남에는 10억짜리 13평 아파트가 있고, 비밀번호로 무장한 자신들만의 전용 출구가 있는 수십억대의 집이 있다는 것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집의 크기가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배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13평짜리 아파트가 어떻게 10억원의 가치를 갖는가. 가족의 생활공간인 집에 수십억 원을 투자를 하는 것과 가정의 행복은 과연 상관관계가 있는가.딱새 둥지의 안전은 포식자로부터의 은폐가 조건일 것이고 우리들 자녀의 안전은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 있을 것이다. 둥지에 불과한 집값을 수십억씩 올린 그 기발한 생각들을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향으로 돌리지 못한 어리석음에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혹 수십억짜리 집을 물려주는 것이 자녀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딱새와 인간의 생존에 대해서 아주 특별한 차이를 말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각종 광고마다 환상적인 아파트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환상적인 광고판 뒷면에는 둥지를 짓기 위해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허공을 방황하는 새들이 날아간다. 주택정책을 개혁한다는 정치인들의 아름답고도 답답한 모습과 그들을 욕하는 딱새만도 못한 인간들의 얼굴도 숨겨져 있다.딱새를 보며, 집은 허름하지만 묵묵히 자식들을 사랑으로 기르고 있는 이웃들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약력 : 1953년 생. 문학박사.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과 <시문학> 우수작품상으로 등단. 현 우석고등학교 교사. 시집 <뻐꾸기를 사랑한 나무>/이세재(우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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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03 23:02

[새벽메아리] 순창고추장 성공 비결 - 황영모

순창 고추장을 중심으로 한 장류산업은 농업과 가공산업간 연계로 부가가치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의 이면에는 지역내 농가와 전통고추장업체간의 계약재배가 그 숨은 원동력이었다. 지역농업발전의 단초, 고추계약 재배초기 고추생산 농가와 전통고추장업체간의 계약재배는 군청이 중심이 되어 추진했다. 그러나 고추값 폭등으로 농가의 계약이행이 낮고, 행정도 사업의 필요성과 전문성이 부족하여 결국 흐지부지 되었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은 역할을 찾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 후 터덕거리던 계약재배 사업은 농민회를 중심으로 농민회원 20여명이 참여하면서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 갔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농민회원의 계약재배는 눈앞의 이득보다 충실한 의무이행으로 주변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고추 흉년으로 시장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임에도 계약재배 농민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며 사업을 안착시켜냈다. 전통고추장업체, 농협과 행정의 생산농민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하며 사업지속의 튼튼한 틀을 만든 것이다.이렇게 되자 다음해는 전통고추장업체도 품질좋은 고추장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더욱 늘었다. 당연히 계약재배 농가도 늘게 되고, 뒷짐만 지고 있던 농협과 군청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장류산업 활성화의 새 지평을 열다농가와 업체간의 계약재배 사업이 안정되자 생산분야의 1차산업을 고추장 가공으로 2차산업과 연계하고, 장담그기 체험 행사 등으로 다각화시켜 낼 수 있었다. 이후 계약재배는 고추장 원료인 콩, 찹쌀, 매실 등으로 확대되었고, 전국적 지역혁신의 성공사례로 선정되어 신활력 사업 등 국가사업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지금은 전통고추장 원료농산물 계약재배사업단이 꾸려져 장류산업 발전과 지역농업의 새로운 소득창출을 해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28개 전통고추장업체와 600여명의 원료농산물 생산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억원의 계약재배규모가 다음해 4억원, 올해에는 11억원에 달한다. 또 농가, 제조업체, 행정, 농협이 계약재배발전기금을 조성해 농산물 가격 급변시 활용하고 있다.농업의 다각화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흔히 농업의 다각화 또는 6차 산업화를 말할 때 1차+2차+3차=6차로 이해한다. 그러나 농업의 다각화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이해해야 한다. 더하기에서 1차의 농업이 없다고 해도 5차는 되지만, 곱하기에서는 1차의 농업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0차가 되기 때문이다. 농산물 시장 여건의 변화로 계약재배 품목의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성실히 이행한 농민과 고추장 제조업체의 단결된 힘이 지역농업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지역농업 성공사례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생산농민의 조직화된 꾸준한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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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27 23:02

[새벽메아리] 자랑스러운 선생님이고 싶다 - 조미애

최근 교원정책특별위원회에서 본회의 상정을 위해 만들어진 합의안이 부결되고 소속 위원 중 일부가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교육정책이 또다시 표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게 되었다. 교장승진제도에 대한 교원단체의 견해가 10인10색으로 크게 엇갈리고 교육정책이 교원단체의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는 비난 중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같다는 것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음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어렵게 이룬 합의가 막상 무산되고 보니 일부 특위 위원들의 상심이 매우 컸던 것 같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에서는 새로운 교원정책을 올 상반기에 만들겠다는 로드맵으로 교원특위를 구성한 바 있다. 다시는 승진에 매달려 학생교육이 소홀히 되는 사례가 없도록 하고, 교단에서 묵묵히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신 선생님들이 우대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한 전문위원회인 것이다.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이 어찌 하나뿐일 수 있겠는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담긴 오솔길이거나 몇몇 사람들의 동행 길이었던 좁은 산길일 수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정상에 이르는 길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산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조용히 안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이며 아름다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9월부터 전국 51개교에서 교장초빙?공모제 시범학교를 운영하며 이중 특성화고 4개교에는 20대 IT전문가부터 60대 전직CEO도 교장이 될 수 있는 완전개방형 공모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교육부의 방침은 현장 교원들에게는 오히려 혁신적이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교장의 자격기준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한다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자이다. 사회 각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된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특위 합의안에는 교장 자격을 10년 이상의 교육경력자로 제한하고 있다.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국내정상에 있는 (주)메가스터디(megastudy)의 창립 멤버로 연봉 18억을 포기한 괴짜강사의 이야기 <이범, 공부에 반(反)하다>를 보면,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에 비해 교육정책의 역량이 뒤떨어져있는 현실이 정말 신기할 정도라고 한다. 학원가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그는 교육부가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취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학원 강의를 그만두고 지금은 인터넷무료강의만 하고 있는데 나의 무료강의는 선행이나 기부행위가 아니라 나의 생활이다라고 하면서 한국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식 학원 교육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강변한다. 교육비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입시지옥 학교교육으로 자살하는 학생이 늘어가고, 2만 여명의 초?중?고 학생이 우리나라를 떠나 외국으로 유학 가는 지금의 참담한 교육현실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교장승진 및 교원양성과 연수제도를 기필코 마련하여 교육기획력을 가진 교사에 의해, 자율적인 학교운영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평생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생님이고 싶다./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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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20 23:02

[새벽메아리] 어렵고도 곤란한 단어 - 함한희

얼마 전 여행을 하던 중에 새 단어를 하나 알게 되었다. 모르던 말을 알게 되었으니 기분이 좋아야 할 터인데, 그 반대였다. 오히려 큰일 났구나 할 정도로 걱정이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는 무심코 지나친 분도 있고, 아니면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분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고속버스가 휴게소에 사람들을 내려놓았다. 요즈음 휴게소의 화장실은 여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하고 화려하다. 그 날 내려서 들린 휴게소는 최근에 전면적인 수리를 하여 다른 곳 보다 더 정갈하였다. 화장실 내부에다가 나무도 심고, 조화도 가져다 놓는 등 세심하게 실내장식을 해 놓았다. 문 앞에는 친절하게도 푯말이 일일이 붙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화식과 양식이라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푯말이었다. 그런데 화식이라니. 설마하며 두 곳의 문을 다 열어 보았다. 양식은 의자식 변기 즉 양변기를 말하는 것이고, 화식은 바닥에 붙어있는 것 즉 우리가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오던 것을 말하였다. 얼마 전까지는 재래식이라고 불렀던 것이지만, 그 말의 어감이 나빴던지 화식이라고 바꾸어 놓았다. 화식이란 일본식이라는 뜻인데, 왜 굳이 화식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본 여행 중 공중화장실에서 보았던 표말을 우리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 선거를 치루는 동안 내내 들리는 매니페스토라는 단어 역시 화식의 용례에서 느끼는 기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사전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여전히 매니페스토의 뜻이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쉬운 우리말로 공약실천운동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왜 굳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만 할까. 요즈음 정부에서 나오는 각종 정책설명서나 행정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업내용을 읽노라면, 멘토링, 어메니티, 거버넌스 등등 무척이나 어려운 단어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특히 농촌 어메니티, 농촌아동 멘토링은 우리식의 변소를 화식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진다. 어떤 단어는 이태리어나 불어에 어원을 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그리이스 신화를 알아야만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는 단어도 있다. 정부는 전문가나 지식층만을 상대로 행정을 펴는 곳은 아닌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는 말을 사용해서 혼란을 주고 있다. 이제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뽑혔다. 이들이 선두에 서서 우리고장에서만이라도 쉽고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해 본다. /함한희(전북대 문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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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13 23:02

[새벽메아리] 당선자에게 바란다 - 조혜자

5.31 지방선거를 통하여 앞으로 4년간 시정을 맡아 운영할 시장과, 도의원, 시의원을 새로 뽑았다. 당선을 축하하고 낙선한 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린다. 출범 4기를 맞이한 지자제도 이제 그동안 있었던 사례를 경험 삼아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새로 선택된 당선자들에게 거는 시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이에 시민의 자격으로 바라는 것들을 제시하여 본다.① 대 화합이 필요하다. 선거전을 통해 서로 경쟁하다보니 격한 말로 헐뜯고 비판하였고 감정의 앙금은 커졌으며 이편저편으로 진영이 나누어 졌던 것은 필연적 결과이다. 이제 선거전은 끝났다. 모두가 평상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승자도 패자도 다 시민이고 보다 발전된 우리들의 시를 만들겠다고 경쟁한 것이 아니었던가. 특히 시민모두를 하나로 단합시키는 것은 당선자들의 몫이라고 본다. 승자의 아량과 포용력이 필요한 시점이다.② 공무원들의 동요를 막고 공평한 보직 순환 배치가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겠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음지에서 소외 의식을 가지고 근무한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한 사람도 없도록 순환 보직을 실시하여야겠고 승진인사도 능력 있고 소관업무에 열성적인 사람이 우대 받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학연이나 지연이나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는 한 그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시정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혹시 주변에 아첨하고 보신에 치중하는 직원이 있나 살펴서 그런 사람을 멀리하고 면전에서 옳은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소신껏 일하는 묵묵한 직원을 찾아 중용하여야 할 것이다.③ 상주인구증가에 정책대안이 수립, 시행되어야겠다. 인구의 대도시 집중화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현실에만 맡기면 중소도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인구의 증가 없이 도시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천계획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시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④ 시민의 생활현장을 직접 찾아가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보고에만 의지하지 말고 수시로 예고 없이 직접 시의 전 지역을 조그만 마을까지도 직접 방문,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고, 조치하여주는 그런 시장과 시의원을 시민은 좋아한다. 아직도 생활민원이나 시정, 보완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⑤ 여성인력활용과 능력배양에도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법과 제도의 보완, 분위기 고조, 인식 변화 등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색 맞추기 정도의 선을 철폐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있기를 여성들은 바란다. 그들의 능력과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특별하고도 지속적인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이외에도 선거에서 제시한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인기에 영합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겠으며, 무엇이 시를 발전시키고 시민에게 유익한가를 판단기준으로 삼아 시정을 수행하여야겠다. 중요한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서는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정책내용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인내력을 가지고 설득함으로써 공감대형성의 바탕 위에서 출발하여야 성공이 보장될 것으로 믿는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질 때 우리 고장은 날로 발전하고 활력이 넘쳐 살고 싶고, 오고 싶은 도시로 변모되리라 믿는다.앞으로 4년 후 당선자들이 임기를 마칠 때에 성공한 시장, 성공한 도의원과 시의원으로 시민들의 공통된 판정을 받고 기록되기를 기대하여 본다./조혜자(한국걸스카우트 전북연맹 부연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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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6.06 23:02

[새벽메아리] 농업예산 세일즈의 시사점 - 황영모

정부는 2005년부터 그동안 중앙 7개 부처가 나누어 집행하던 국가 균형발전관련 사업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산을 일괄하여 패키지로 지원하고, 지역이 자체의 우선순위에 따라 원하는 사업을 선택하여 추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 차원에서 분야별 예산투자의 비중을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지역별 예산의 비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 전체적인 균특회계 내 지자체 자율사업 예산은 총액에서 5% 정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농업분야는 오히려 4% 감소하고 있다. 결국 균특회계를 지자체 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비중을 두는가에 따라 지역별 농업은 달라질 수 있다. 시?도별 자율편성사업은 시?도의 지출한도 내에서 자율 편성되기 때문에 자치단체별 정책적 판단에 따라 여러 분야로 예산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지역농정의 중요성과 균특회계 지역농정의 관점에서 지방으로 이양된 균특회계가 지자체 농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균특회계의 도입으로 지자체의 농정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균특회계로 이관된 농림사업은 2004년 135개 농림사업 중 23개의 농림사업이 이관되었다. 이들 농림사업이 차지하는 규모는 농림예산의 약 14%, 사업성 농림예산의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농림부 차원의 예산편성과 배정이 아니라 지자체의 자율적인 농림예산의 편성이 결국 중요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균특회계의 도입으로 지자체의 농정집행과 관리가 크게 변모하고 있다. 단체장의 농정철학과 총괄조정 부서의 역할이 중요 갈수록 농업분야 예산투자의 효율성이 강조되고, 단기간의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농업으로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곧 출범할 민선 4기의 지방정부가 선거를 통해 쏟아낸 각종 개발관련 공약의 이행을 위해 농업예산을 뒷전으로 밀어낼 경우 농업예산의 홀대가 우려된다. 그 많은 개발공약의 예산을 어떻게 충당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농업분야로 꾸준하게 예산이 자율편성되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농정철학과 의지는 물론이고 지자체 내 총괄조정 부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요구된다. 농업예산 세일즈의 시사점 얼마 전 농림부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농업예산 세일즈 행사를 벌였다 한다. 균특회계내 지역개발사업 계정으로 편성되는 시?도별자율편성사업에 농림분야의 예산신청이 많이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적극 호소했다. 농업이 홀대받지 않으려면 예산에서의 경시를 막아야 한다는 게 농림부의 생각이다. 예산확보는 '머리가 아니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러나 농림부는 발품을 팔아 농업예산 확보를 하더라도, 지역에서는 ‘머리’의 의지와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의 어려운 농업을 살리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업계의 ‘발품’과 지자체 ‘머리’의 현명한 선택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황영모(전북 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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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5.30 23:02

[새벽메아리] 자녀양육·교육 국가가 책임져야 - 조미애

할 수 있다면 오래오래 지리산 자락의 큰 바람을 붙잡아두고 싶다. 80년대 초반에 중학생이던 제자들과 함께 바래봉에 오르면서 벅찬 감동으로 자꾸만 하늘을 바라다본다. 인터넷카페에서 늘 만나고 헤어지기 때문인지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어제 한 교실에 있었던 반 친구들처럼 자연스럽다. 대부분 한 두 명의 자녀를 둔 30대 후반의 장정들이다. 방글이의 두 아들이 일행보다도 더 빠르게 앞서 달려간다. 어린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기혼여성의 35.6%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소극적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1년에 1.30이던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5년에는 1.08로 낮아져서 홍콩의 0.95 다음으로 세계 최저수준이 되었다. OECD 평균은 1.6이다. 언제부터 우리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 것일까. 좁은 국토와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다가 하나만 낳자 라고 하던 시절이 엊그제다. 나라의 정책이 이렇듯 30년 앞의 미래조차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데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혼여성 가운데 26.2%가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결혼여부를 물을 때에도 기혼, 미혼 외에도 비혼란을 추가해야 될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2050년에는 4천만 명 미만일 것으로 예측되며, 14세 이하 학생인구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과밀학급이니 콩나물교실이라는 말은 옛이야기 속으로 사라지고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이내가 되어 환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 같다. 미래교육은 이처럼 줄어드는 초중고 학생 수와 함께 고령화된 사회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형을 필요로 한다.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직장과 가정이라는 이중적 역할부담이 요구된 반면 남성의 역할은 크게 변화하지 못한 당연한 결과가 낮은 출산율로 이어졌다. 지체된 혁명(Delayd Revolution)인 셈이다. 언제쯤이면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갈등하지 않고, 일과 가정을 동시에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취업 중이던 여성의 61%가 결혼을 전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정도나 재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바래봉 산행 길에 줄곧 함께했던 은희는 둘째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퇴직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녀가 많은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전환 또한 필요하다. 현서는 여섯 명의 아이엄마다.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하는 오늘날 2030세대를 생각하면 가히 인간문화재라고 할만하니 그에 마땅한 지원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가정의 자녀양육과 교육은 나라에서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하고자하는 젊은 부부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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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5.23 23:02

[새벽메아리]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들 - 함한희

나는 얼마 전 아름다운 음악회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의 느낀 특별한 감흥이 지금까지도 가시지를 않는다. 그 음악회는 25년 동안이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되어온 현을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의 44번째 정기연주회였다. 정기연주회가 그 정도이고, 특별연주회의 약사를 어 보니 몇 곱절이나 더 많았다. 우리고장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지역이 아니면 엄감생심이다. 지방의 젊은 예술인들이 자꾸만 중앙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게다가 지자체가 마련해주는 특별한 지원책도 없는 상황을 떠올리면, 그 음악단원들의 장인 정신은 누구에게라도 귀감이 된다. 그런가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주위 분들의 작은 정성들도 여간 소중해보이지 않는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자기 일을 사랑하는 일하며, 그것을 꾸준히 지속하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연륜이 쌓여서 아름다운 향기가 주위에 소리 없이 번져나간다. 그 향기로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 향기가 번지는 속도는 누구도 가늠하기 힘들다. 예술이나 문화의 아름다움은 역사성에 있다. 다시 말해서 오랜 시간 동안 장인들이 갈고 닦는 전문성은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숭고하고 고결한 정신에서 나오며 그러한 진실함과 역사성이 예술의 혼이며 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일을 마음 깊이 사랑하며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자부심과 품격을 갖추면서 예술의 맥을 이어온 장인들로부터 나오는 특별한 향기가 우리 고장에서는 이곳 저곳에서 풍겨나왔다. 장인들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랑하는 일반사람들도 예술의 진실성과 역사성을 귀하게 여기면서 그 맥을 조심스럽게 잇게 하고자 노력을 함께 해 온 것이 우리고장의 장기였다. 그런데 점차 그 자랑거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 여기 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옥마을을 다니다보면 각별히 드는 생각이다. 역사를 훼손하는 일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것을 잘 손질하고, 빛나게 가꾸는 일 보다는 헌 것을 과감하게 헐어내고 새것을 짓는 일들로 이곳저곳이 분주하다. 최신식 한옥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서 보기에는 근사하다. 그 근사한 건물들을 보면서 우리가 공부할 수 있는 역사는 어떤 내용일까. 문화적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을까. 장인들이 품어내는 향기를 맡고자 천리 길을 마다않고 온 외부의 관광객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새로 칠한 페인트냄새를 맡고자 먼 길을 달려온 것은 아닐 터인데... 역사를 부수는 현장을 보면서 실망한 마음이 지난 5월 작은 음악회에서 회복되었다. 그리고는 희망이 샘솟았다. 아직도 우리 고장에는 숨어있는 장인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함한희(전북대 문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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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5.16 23:02

[새벽메아리] 농업위기, 생산자 조직이 나섰다 - 황영모

미국산 칼로스가 가정의 식탁에 밥이 되어 오르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심리적인 공황이 반, 이대로는 안된다는 적극적 의지가 반으로 해서 부산한 움직임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쌀산업 발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관?학?민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노력 없는 대책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쌀산업 위기극복은 물론 지역농업의 활로를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연 우리는 지역현실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체감한 실천성과 전망성을 갖춘 주체역량이 있는가?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 출범지난 3월24일, 도청에서 '전북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가 출범하였다. 지역마다 고립?분산되어 쌀농업 활로를 모색?실천해온 11개 시?군의 45개 작목반이 모여 전북 쌀산업의 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밥맛 좋고 안전한 쌀을 생산하자, 친환경적으로 사고하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자, 농민현실에 맞는 정책개발에 참여하자, 도농이 상생하는 생명의 농업을 실현하자이들이 내건 활동방향이자 목표이다. 큰 틀의 전망과 목표를 아무리 세워도 농사현장과 연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의 출범은 여러모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친환경 농업의 실천적 활로 개척에 기대되사실 전북은 친환경농업의 증가와 시장확대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업의 변두리에 놓여왔다.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정책의 종속적 성격 탓일까? 친환경농업의 면적이나 농가 수는 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그나마도 농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친환경 자재를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정책당국은 비현실적인 친환경농업의 목표치만 제시하는데 그쳤다.이러한 상황에서 농업생산자 조직이 나서 위기극복을 위한 전북쌀의 해법과 친환경농업의 활로를 스스로 개척하는 실천을 보인 것이다. 물론 생산표준화를 통한 고품질 쌀생산과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농가소득으로 귀결시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그래서 학교급식조례 제정으로 지역내 친환경 농산물 소비처를 만드는 산지유통시스템 마련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농업생산자 조직의 재평가와 육성이 절실우리 농업은 시장개방의 확대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화규모화 되면서 개별농가의 경영능력만으로는 경영여건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개별영농은 생산이나 판매측면에서 규모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자본조달과 영농활동의 전문화, 그리고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유통사업에서 불리하다. 이제 친환경쌀 생산자조직 연합회의 출범을 계기로 지역농정 차원에서 다양한 전문 영농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별도의 체계적인 육성 정책 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황영모(전북 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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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5.02 23:02

[새벽메아리] 장애학생을 위한 과학교육 - 조미애

수업을 위해 교실까지 가는 길에서 철쭉이 하루가 다르게 벙글어진다. 지난주에는 그저 분홍빛 화관을 쓰고 앉아있더니만 오늘 아침에는 작은 럭비공이 되어 연신 하늘을 향해 고개 짓을 한다. 이미 활짝 개화했거나 진홍빛처럼 오후에라도 꽃필 것 같은 것도 있는데 백철쭉만은 이제야 화관을 막 쓰고 부스스 일어서고 있다. 다 같은 철쭉인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들에게도 조금 일찍 피는 것이 있고 늦게 피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늦은 봉오리를 맺은 백철쭉은 그동안 초록치마사이로 내보인 버선코 같기도 하고 새의 날개 끝 같기도 한 꽃잎을 내밀어 여러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얼마 전 전라북도과학교사교육연합회가 주관하는 학술세미나가 있었다. 이날 초청연사인 과학문화교육연구소 박승재 교수는 잃어버린 1/3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잃어버린 1/3이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신체장애학생이나 노력해도 안 되는 학습지진학생,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성적이 나쁜 학습부진학생, 공부를 잘 하지만 제도 및 경제적 여건 등으로 소외된 학생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겹친 중복장애 학생을 말한다. 서울대학교에서 정년까지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던 그는 그동안 상위 1/3에 해당하는 학생들만을 격려하고 연구 지원해왔다면서 공부하기를 어려워하고 점수가 낮은 학생은 모든 것이 학생의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이해하려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을 반성했다. 그리고는 시각장애학생을 위해서 만든 학습 자료로, 지레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군데군데 홈을 파서 만든 나무판지와 오목렌즈와 볼록렌즈를 통과하는 빛이 지나는 길을 실로 이어 만든 실험기구를 보여주었다.평준화정책의 보완을 위해 학교에서는 영재교육과 수월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해 무료보충학습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장애학생을 위한 과학실험교재의 개발과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보충학습자료의 개발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영재학생을 위한 지도 방법과 교재는 보통학생이나 지진학생을 위해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부진학생을 위해 연구 개발한 학습지도방법이나 실험교재는 모든 학생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머지않아 백철쭉이 활짝 피어 늦은 봄까지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면서 세상을 하얗게 만들 것이다. 다소 이르고 늦은 시간적인 차이가 있을지언정 꽃들은 이처럼 언젠가는 제 모습을 다 내보인다. 다소 이해가 느린 우리 학생들도 더 쉬운 교재를 활용한다면 어려운 과학적 원리도 언젠가는 훤하게 물리가 트일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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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25 23:02

[새벽메아리] 작은 플래카드의 주인공은 - 함한희

요즈음 거리를 거닐다보면 곳곳에 대형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얼마나 큰지 입이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예 건물 전면을 뒤덮고 있는 홍보물도 있다. 지방 선거전이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이기도 하다. 평소 무관심한 유권자들도 대형화된 플래카드 덕분에 출사표를 던진 우리 고장 후보자들의 면면을 쉽게 알게 되는 좋은 면도 있다. 그러나 왠지 도를 넘어선 대형화된 홍보물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선전물로써 크기가 클수록 좋다는 생각보다는 지나친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저만한 홍보물을 만들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고, 또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서도 만만치 않은 노력이 들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관을 해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저마다 크기경쟁에 돌입한 후보자들의 마음 씀씀이가 조금은 걱정이 된다. 바로 자기의 선전을 위해서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 태도가 문제이다. 이러한 무한크기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즈음 당사자들에게 자중하라고 하거나, 규격을 줄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늦은 일은 아니다. 선거라고 하는 마지막 심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의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적극적인 선전을 하기 위해서 대형홍보물 제작이 최선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크기나 외형을 중시하는 후보자들과는 달리, 여러 가지 척도로 후보자들의 역량과 자질을 평가하는 일은 바로 시민들의 몫이다. 선택의 공은 이제 우리에게로 넘어왔다. 조선시대에는 끝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욕심과 과시의 행태를 규제하는 갖가지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일정한 규격 이하의 집에서 살아야했고, 옷과 음식의 사치도 규제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의도를 거꾸로 해석해서 전제왕권의 전횡이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물론 그러한 제도를 이용한 정치가들도 있었지만, 실은 지나치게 벌어지는 계층간의 격차를 줄여서 가난한 사람들의 불만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뜻이 먼저였다. 국가경영책의 묘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국가가 제어하지 못한 욕망과 과시 경쟁을 시민들이 심판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제일 작은 플래카드를 내건 후보가 누구인지. 그 후보는 크기 무한 경쟁에서 특별한 정치철학을 가진 의연한 사람이거나 대형홍보물을 제작할 비용도 없는 청렴한 숨은 인재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만나고 싶다./함한희(전북대 문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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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18 23:02

[새벽메아리] 지방선거와 지역농정 - 황영모

531 지방선거를 맞아 각 정당마다 후보자를 선출하고, 저마다 유권자를 향한 지역발전의 부푼 공약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농업의 비중이 높은 우리 지역은 농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비전과 대책을 쏟아낼 태세이다. 선거를 통해 살림이 좀 나아지고 지역이 발전하기를 바라기는 후보자나 유권자나 모두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자치의 선험적 경험에서 우리는 이 모두가 결코 녹록치 않은 과제임을 확인해 왔다. 선거철 때만 무엇이든 다 해결할 것 같던 공약이 잊혀지기 일쑤여서 지속적인 의지가 늘 아쉬웠다. 그래서 동일한 제도와 행정 속에서도 앞서가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뒤쳐져 힘겹게 따라가는 지역으로 갈리고 있다. 이제는 지역농업의 어려움을 낮은 재정자립도 탓이라고 하기에는 옹색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되새김이 필요하다.단체장의 농정철학, 지역농업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바로 단체장의 농정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몇 해 전 지역농정의 결정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큰 영향력은 시장?군수에 있다는 응답이 58%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농정담당 공무원이 23%로 뒤를 이었다. 단체장과 농정당국의 적극적인 농정철학과 혁신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결과이다. 지방자치제 하에서 단체장의 권한과 역할의 중요성에 견줘 단체장의 의지와 철학이 지역농정의 방향을 설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장밋빛 청사진의 공약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 지역의 농업발전에 대한 의지와 사람의 됨됨이를 꼼꼼히 평가해 참다운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지역농정의 기획기능과 차별화 전략이 중요지역농업 활성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지역은 지역농정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세워나가고 있다. 지역농정은 지역농업을 일정한 방향으로 재편해가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중앙농정의 집행에만 머물거나 추상적 비전제시, 열거형 농정으로는 지역농업의 활로를 개척할 수 없다. 지역농정은 그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정책의 차별화와 실천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역간, 산지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책의 차별화는 지역농업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무엇보다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실천유형(지자체 주도, 민간주도, 공동추진 등)의 적극적인 모색이 중요하다. 여기에 지자체의 농정평가 기능 강화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시행평가조정재시행의 환류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지역 내 농업경제의 중요성에 비춰 볼 때,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농업 활성화지역경제 발전으로의 단초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현실의 변화에 뒤떨어져 흐름을 놓치거나, 변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구적 모습으로는 희망을 찾기 어렵다. 이를 위해 옥석을 가려낼 우리의 혜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황영모(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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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4.04 23:02

[새벽메아리] 저소득층에 열린 美 사립대학 - 조미애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리 캐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보리 싹과 나물에 굴을 넣고 끓인 된장국의 구수한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황토 흙 사이로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어 이제 싹이 돋는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은 초록 잎이 온통 밭을 덮었다. 삼례를 지나 익산 가는 길에 봄날이 온 것이다. 머지않아 물오른 나무에 벚꽃이 피고 바람에 꽃비 내리면 봄은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보리밭을 누렇게 물들이면서 일렁이게 할 것이다.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미국의 명문대학들은 대부분이 사립학교다. 서부의 명문 스탠포드 대학은 9월 신학기부터 저소득층 자녀에게 수업료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연간소득이 4만 5천 달러(약 4천오백만원)미만인 가정의 자녀는 전액을 면제해주고, 4만5천에서 6만 달러 소득 가정의 자녀는 50%를 감액한다는 것이다. 동부 예일대에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하버드가 연소득 4만 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에게 학비를 면제하겠다고 처음 발표했을 때 하버드대를 지망한 학생 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었다. 프리스턴이나 브라운 등 다른 유명 사립대학들도 유사한 제도를 시행중이며,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3만 7천 달러에서 올해 2만 8천 달러이하 소득 가정의 자녀로 학비감면 지원 폭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에서는 가난한 학생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질 것 같다. 전북의 주요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1,2종)를 대상으로 10명에서 70명 정도에게 100만원 내외의 학비를 보조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 학생대비 0.5%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립대의 2-3배나 되고 비정규직 1년치 임금과 맞먹는 사립대학의 등록금을 생각하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학비 지원정도는 매우 미미하고 인색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은 올해도 인상되었다. 십여 년 사이에 5배가량이나 인상된 등록금에 비해 대학의 교육환경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의심스럽다. 미국 주립대학에서는 학비는 물론이고 기숙사비와 도서구입비까지도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대부분 대학등록금이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하다. 이것은 정부가 전적으로 재정지원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전국 초중등교육재정 적자액이 6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국비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사립대학의 비중이 높다. 그러기에 등록금 의존율이 70%가 넘는 사립대학의 재정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재정의 등록금의존율을 최대한 낮추고 평균 6%도 안 되는 재단전입금을 더욱 늘려서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학비지원을 확대함으로써 가난한 학생도 사립대학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춘궁기 보릿고개를 기억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어려운 환경의 학생을 위해서 어떠한 몸짓으로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다시 한 번 묻고 싶다./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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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8 23:02

[새벽메아리] 생애주기에 따라 사는 방법 - 함한희

우리네 농촌살림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농과 탈농으로 경제적 기반이 무너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조만간 농촌이 사라지지 않을까를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이제 농촌 어디를 가도 고령이 된 부모들만 남아서 외롭게 살고 있다. 이들 가운데 배우자를 잃고 혼자서 사는 노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로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문화향유기회가 제한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공동화되어가고 있는 농촌사회의 일부를 외국인 신부들이 채워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농촌가족의 문제를 단지 농촌 안에서 보는 시각을 뛰어 넘어서 남아있는 가족과 떠난 가족을 다시 묶는 방법으로 농촌가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자녀교육을 이유로 떠난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이 교육을 마친 후에도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어느 새 머리가 희끗해진 이들은 늘 고향이 그립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들을 귀향시키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생각이 있다면 상황과 여건이 갖추어질 때 실천하는 것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향은 마음뿐이고 그것을 실천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그 어려움을 정부가 나서서 좋은 정책을 가지고 해결해 준다면 농촌도 도시도 살아날 것이다. 마음의 뿌리가 농촌에 있고, 이제는 도시 속 삶의 의미가 줄어든 중장년층을 위한 사회, 경제정책이 마련될 때가 되었다. 도시인으로 남게 된, 농촌을 떠난 이들은 은퇴연령이 낮아지고 재취업의 기회도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다. 도시의 실업문제와 농촌가족의 부활을 이어줄 수는 득단의 정책적 고려가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사회로 돌입하면서 장소의 구애를 크게 받지 않고도 전 지구적인 활동을 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농촌 회귀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그런가하면 친환경농업을 가지고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면 도시 웰빙족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도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도시의 젊은 층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고향을 떠날 때는 젊었던 부부가 은퇴 후 자연스럽게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무척이나 바람직한 현상이다. 공해와 회색의 도시 속에 덩그마니 실업자가 되어버린 이들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야말로 농촌회생을 위한 실천가능한 안이라고 생각된다. 생애주기에 따라서 사람들이 농촌과 도시를 오가며 산다면 이것이야말로 도농(都農)이 상생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아니겠는가. /함한희(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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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21 23:02

[새벽메아리] 새로운 봄이 오고있는데 - 조혜자

어느새 앞마당까지 새 봄이 찾아왔다. 베란다에는 새빨간 토종 동백꽃이 활짝 피어났다. 춘란은 꽃을 힘차게 솟구쳐 올리고 있다. 매화나무 가지에는 꽃망울이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른다. 돈나물도 파란 새싹을 움트고 있다. 달래며 냉이가 밥상에 올라 새 봄의 미각을 돋운다. 겨우내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모진 추위와 바람은 멀리 떠나갔다. 따스한 봄빛이 온 몸에 비추일 때면 크게 기지개를 펼 수 있어 좋다. 이런 날에는 일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맘에 맞는 사람들과 어디론가 먼 길을 떠나보고도 싶어진다. 어릴적 동무들과 어울렸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새 봄을 노래하고 싶어진다. 긴 세월동안 헤어져 지금은 어느 곳에서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옛 친구들의 얼굴이 보고 싶다. 어린 소녀가 되어 낭만으로 내 가슴을 가득히 채워보고도 싶다.그러나 세상살이에 이리저리 쫓기다 보면 계절이 주는 기쁨을 음미할 겨를이 없이 스쳐가 버리고 마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사이기도 하다. 올 해에는 우리 모두가 단 하루만이라도 새 봄이 가져다주는 온갖 선물을 듬뿍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이번 봄은 또한 선거의 계절이기도 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지방자치단체 일꾼을 새로 뽑아야한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이번에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나선다고 한다. 벌써부터 그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쟁 상대자는 이래서 저래서 안되고 자기만이 적임자라고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이제 선거도 해 볼만큼 해 보았으니 이제는 일꾼을 뽑는 눈과 기준이 몰라보게 향상 되었다고 각자가 자부하고 있을 줄 안다.그러나 막상 선거가 끝나고 나면 실망하고 후회할 때가 많다. 그러기에 우리는 제대로 된 일꾼을 뽑기 위하여 그 기준을 한번 열거해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민주화가 정착되면 될수록 정치는 경영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유권자들을 말만 앞세워 들뜨게 하는 후보자가 아닌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도자는 유권자들에게 꿈과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여야한다. 그러나 어떻게(HOW)가 빠지게 되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그것들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을 반드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남다른 식견과 경험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알아야 면장한다고 하는 말이 생겨난 것일 게다. 인기에 영합하여 단순히 찬성과 반대, 그 어느 한 쪽만을 부르짖거나 때와 장소를 따라 하는 말이 달라지는 사람들을 우리는 경계하여야겠다.지도자가 되려면 자기를 희생하고 솔선수범하여야 하며 정직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깨끗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마음을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욱을 뒤돌아보는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그 사람의 가정사를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바라는 참된 일꾼을 뽑아서 내 고장을 발전시켜 살고 싶은 고을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봄에는 새 생명이 용솟음친다.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 그리고 기쁨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계절이다. 우리 마음을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히 감싸 안아주고, 동심으로 인도한다. 이 봄에는 우리에게 그 어느 해보다 값지고 알찬 보람을 안겨주는 계절이 되기를 희망한다./조혜자(한국 걸스카웃 전북부연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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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14 23:02

[새벽메아리] 35사단 이전과 지역발전 - 황영모

전주시와 국방부의 35사단 이전계획이 확정되자 이전지로 지명된 임실군의 반대가 높아지고 있다. 임실군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지난 2일 군수가 직접 나서 35사단 이전을 반대하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35사단의 이전은 전주시의 해묵은 과제로 도시계획 등의 필요에 따라 오랫동안 논의 검토되어왔던 사안이었다. 반면 임실군은 초기 지역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이전찬성의 분위기에서 지역발전은커녕 임실의 농업유지가 어려워 지역발전에 저해된다며 해당 지역주민은 물론 많은 수의 지방의원이 반대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이전하려는 지역과 이전 대상지로 지명된 지역간의 대립적 양상이 전개되고 있으니 35사단 이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볼 일이다.35사단 이전에 대한 논쟁군사시설의 이전은 협약사항이 아닌 수용의 문제로 국방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전주시와 임실군간의 협의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35사단 이전 확정시의 의견이다. 다만 전주시는 35사단 부지를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임실군은 지난해 11월 전주시와 국방부가 임실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전합의 각서를 체결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해관계 당사자의 입장과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합의각서 체결은 자치단체 간 광역행정 추진에 있어 견지해야 할 양식있는 행태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그동안 지역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외부시설의 이전과 유치는 끊임없는 지역사회의 논쟁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더욱이 군부대와 같이 국가적으로 민감한 시설의 이전은 그만큼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져 이해 관계자간의 많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사인이다. 지역발전, 민주적 절차와 의견수렴이 아쉬워35사단 이전지로 지명된 지역은 임실군에서도 축산업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더욱이 낙농과 축산을 중심으로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 및 신활력 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곳이다. 주민들은 항공대와 포사격장까지 포함한 35사단의 이전은 축산업의 붕괴와 지역경제의 공동화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임실에서는 외부시설의 유치=지역발전이라는 논리는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역개발은 지역자원에 대한 효율적 이용이 중요하며, 농업중심의 지역에서는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라는 다움의 미학이 더욱더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할 것인가인데 이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민주적 의견수렴의 과정이 아쉬워 보인다. 벌써부터 35사단 이전문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전주와 임실의 중요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과연 지역 내외적 갈등으로 커져가는 35사단 이전에 대해 주민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황영모(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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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3.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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