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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해 봄, 바람처럼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김상중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

어쩌면 사랑이란 가장 근사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숨결이 가빠지며, 종종 불면의 밤마저 맞이하기 일쑤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의 애틋함과 기쁨을 오롯이 느껴봤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은 사람의 이기적인 면모마저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존재. 이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 김상중 작가의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가 출간됐다. 현실 속 보통 남녀의 일상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사랑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로맨스 소설. <봄과 봄 사이>는 의문의 대입 수험생인 은지가 연석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서슴없이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형상화된 내러티브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신예 작가답지 않게 상투적인 패턴에 함몰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잔잔하고 섬세한 색채를 지닌 채 선연하면서도 깊이 울려 나가는 사랑의 이야기는 오늘 사랑에 빠진 독자들의 감성 속으로 스며든다. 전주 출신인 김상중 작가는 여행자, 무사, 검도 사부, 소설가 등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검도 사부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그는 검 한 자루 들고 세상을 떠돌며 글 쓰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가, 어느 순간 검 한 자루에 목숨을 거는 무사가 되었고, 좋은 제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사부가 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신아출판사에 투고한 것이 계기가 돼 좋은 편집인을 만나 글쓰기에 집중해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신간] ‘사람과 언론’ 제6호 발간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이 <사람과 언론> 제6호(2019 가을호)를 펴냈다. 이번 가을호에는 국회 개혁 없이 정치개혁 없다라는 주제를 특집기획으로 엮어, 한국 정치의 민낯과 개혁 과제를 짚었다. 또한 유독 사학비리에 관대한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다. 또한 가을호 특집에서는 (사)대동사상기념사업회 신정일 이사장과 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등의 논문을 통해 공화주의를 주창한 정여립과 대동사상을 재조명했다. 또한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가 이번호부터 각 정권별 언론통제 전략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편은 제1공화국부터 제6공화국까지 언론통제 전략을 시기별로 분석해 정리했다. 이외에도 드론 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 위기의 지역 공영방송, 해법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드론의 저널리즘 활용 현실과 법적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또한 지역방송의 위기 실태와 해법을 지역에서 왕성하게 언론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민 언론학 박사를 통해 진단했다. 촌철살인의 세평과 시평은 우리 사회의 이슈를 위트와 경고의 메시지로 전환해 전달했으며, 대입 수시 전형에 관한 전문가 조언과 퇴직 후 창업에 관한 정보, 포토에세이나 서평, 뉴스 큐레이션 등 알찬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가을호에서는 국어학자 정인승 선생을 인물탐구에서 다뤘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들, 수필집과 판타지소설로 가을 인사

문학인들의 감성이 무르익는 계절,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이 새 작품으로 가을 인사를 전한다. 이준호 작가의 장편소설 <커렉터>(청동거울)와 김재희 작가의 수필집 <하늘밥>(수필과비평사)이 독자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일본 극우세력의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다 이준호 작가의 신작 <커렉터>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SF와 판타지를 곁들여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대체역사소설이다. 그동안 역사문제를 다룬 글을 써온 이준호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꿀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만약 1945년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고가 다다요시, 에놀라 게이, 안중근.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소설은 2056년 일본의 식민지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타임머신을 이용해 역사를 왜곡한 일본 수뇌부는 미래의 첨단 무기를 1945년으로 보내 미군의 에놀라 게이를 파괴, 원폭을 무화시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들은 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한다. 주인공 류타는 과학자인 엄마를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꾸는 교정자 커렉터가 돼 역사를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미래에서 과거로, 그리고 다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역사와 삶, 그리고 참된 진실의 의미를 새로이 되짚어본다. 이준호 작가는 이 소설은 가정법을 활용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한다면서 시작은 반성이었다.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일본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준호 작가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듬해 계간 작가세계에서 소설, 2001년 MBC창작동화대상에서 동화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와 SF소설을 꾸준히 쓰는 것이 목표다. 지은 책으로는 <할아버지의 뒤주>, <그해 여름, 닷새> 등이 있다. △삶의 후반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하늘밥이란 숲, 물, 공기, 바람 등 자연이 어우러져서 만든 순수한 것들을 의미한다. 인공 감미료를 넣어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모여 만든 정감가는 존재가 된 것이다. 김재희 작가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니 듣기만 해도 마음 따듯해진다면서 넘쳐나는 문명의 혼동 속에서 책임감 없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정서가 깃든 가르침이 부족한 사회 환경 속에서꼭 필요한 말이라고 썼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김재희 작가는 산다는 것은 항상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연속이라며 오늘도 내일도 내가 하는 일, 나에게 처한 일들이 마지막일 테니 성의를 다해 보내자고 생각한다. 그중에 하나가 지금 글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필집에 실린 글에는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단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들어 앉아 또 다른 빛을 받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40여편의 글에는 함께 하는 삶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정감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풍경이 가득하다. 이 책의 제목인 하늘밥은 작가가 우연히 전주천 산책길에서 만난 벽화에서 비롯됐다. 얘들아 하늘밥 먹자는 인상적인 문구와 함께 천변의 풍경을 담은 아이들의 그림이 새겨져있었다고. 작가의 마음에 유독 깊게 자리잡은 건 아주 작은 풀꽃 하나가 피어 있는 그림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치고 말았을 작은 풀꽃에 담긴 순수한 동심 하나가 그려진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보고 느낀 감상도 소개한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덕유산 신풍령에 이르는 산행일지에는 작가의 일상에 신바람의 맛을 전한다. 김재희 작가는 정읍 출신으로 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서 장승으로 등단한 뒤 수필집 <그 장승을 갖고 싶다>, <꽃가지를 아우르며>를 냈다. 이후 행촌수필문학상, 수필과비평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04 18:40

그네를 흔들흔들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 세상

박성우 시인이 빗방울을 의인화해 소나기가 내리는 풍경을 펼쳐놓은 그림책 <소나기 놀이터>(창비)를 펴냈다. 먹구름이 몰려와 고요해진 놀이터에 후드득,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요. 소나기 빗방울들은 그네를 흔들흔들, 미끄럼틀에서 쭈욱,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들과 함께 놀아요, 소나기 놀이터에서! 이 책은 비 오는 날 밖에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상상의 세계를 선물한다. 이파리 위에서, 모래밭에서, 거미줄에서 또 놀이 기구에서 튕기고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의 모습은 재미있고 사랑스럽다. 박 시인은 텅 빈 놀이터를 가득 채우는 빗소리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글로 표현했다. 둥당둥당, 디리리링, 찌잉찌잉등 다양한 의성의태어와 쉽고 친근한 입말로 여러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깨운다. 그림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황로우 씨가 맡았다.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 정지해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묘사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박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 <동물 학교 한 바퀴>, 어린이책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을 출간했다. 신동엽문학상윤동주젊은작가상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황로우 씨는 전시아트 상품 제작과 더불어 책 표지삽화를 비롯해 출판음반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9.04 18:35

“소설 혼불의 문장에 운율 담아 읽어요”

지난 7월 전주한옥마을 절기축제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혼불만민낭독회가 다시 한번 열린다. 최명희문학관은 오는 4일 오후 4~6시 문학관 앞마당에서 낭독회를 열고 <혼불>의 애독자와 소리꾼, 배우, 가수, 문학인 등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혼불>의 문장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2019에 맞춰 열리는 이번 낭독회는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을 소리 내 읽음으로써 운율을 느끼고 시와 판소리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국악인은 거멍굴 사람들이 기표와 우례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판소리 흥보가의 박 타는 대목을 들려준다. 이는 흥부가 박에서 나온 미인 양귀비를 첩으로 들이자 이를 질투하는 아내를 달래는 부분으로, 소리꾼 박윤희경보비 씨가 판소리 흥보도 사내라로 재창작했다. 연극인은 소설 속 옹구네공배네춘복이가 신분제도에 대해 토로하는 부분과 정을 주고받는 부분을 도대체 양반이란 거이 머여?와 어찌 그리 넘으 속을 잘 안당가?로 다시 구성해 극을 선보인다. 극단 까치동의 배우 전춘근정경선염정숙정성구이희찬 씨가 삶의 고달픔과 해학을 질퍽한 전라도 사투리에 담아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문학인이 시 처럼 읽는 혼불은 김도수 시인과 이진숙 수필가가 진행하며, 당일 참가한 관객들이 소설 <혼불> 속에 등장하는 전주의 상징적인 부분을 낭독하게 된다. 또한, 작곡가 겸 가수인 유동만 씨는 박남준의 시 봄날, 박정만의 시 어느 흐린 날, 김수영의 시 거미에 음을 담아 시 노래를 들려주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문의는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03 18:15

제6회 석정시문학상 수상 신달자 시인 “흔들리는 마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시”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 신달자 시인이 선정됐다. 독자적인 자기만의 시 세계를 구축했음과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확고하게 위치를 다진 인물이다. 앞서 신달자 선생의 사고 소식을 접했던 터라 시상식에서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시상식을 한 시간여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9분. 시상식 준비가 한창인 부안 석정문학관에는 구급차 한 대가 들어왔다. 낯선 풍경에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구급차 안에서 신달자 시인이 구급 침상에 몸을 의지한 채 나타났다.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이튿날 사고가 났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고, 주최 측에 수상을 포기한다는 의사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한국문학의 거장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안 석정문학관을 찾았다. 시상식 전 잠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신 시인은 일 년에 한 번뿐인 행사에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나 자신이 먼저 씻을 수 없는 후회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런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위축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시인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거장다운 말이었다. 나 자신을 내려놓는 일을 잘한다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선다는 것, 걷는다는 것, 앉는다는 것처럼 지극히 사소한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게 주어진 축복인지 눈물겹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겪은 고통에서 거대한 것이 아니라 아침이 오고, 낮이 오고, 밤이 오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야 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지극히 사소한 것에 대한 기쁨을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이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깨달은 정신의 탄생이라 일컬었다. 신석정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을 받아 기쁜 마음도 전했다. 신석정 시인과의 인연은 잠깐 마주친 것이 전부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신석정 선생의 시를 빼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깊은 울림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신석정 선생의 시는 흔들리는 마음을 의지할 수 있게 한다며 화해와 평화, 그리고 사랑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을 찾으니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하면서도 누워있는 사람은 사고가 잘 돌지 않는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이런 몰골로 찾아왔지만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란다.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1 18:10

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 이춘호 시인 “자기 목소리 내는 작가 되겠다”

올해 석정촛불시문학상은 이춘호 시인이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이춘호 시인은 자기 목소리를 갖는 작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서른 해 이상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의 끈을 한 번도 놓은 적 없는 시인. 그는 스무 살 객기로 시작했던 문학의 길이 숙명 같은 형벌인 것을 이제 와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당선작 도마는 온몸을 기꺼이 내어주고 평생을 칼 같은 세파에도 침묵으로 정갈하게 생을 갈무리하시는 우리의 다른 육신인 부모님을 생각하며 낸 작품. 그는 어느 날 덩그러니 버려진 도마를 보며 모든 삶이 도마를 닮지 않았나, 거기에는 우리네 부모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길이지만 항상 신석정 선생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시인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1명당 5편씩 응모한 촛불시문학상은 215명이 1075편을 응모했다. 예심위원들은 12명의 시 60편을 본심에 올렸고, 본심위원들이 이춘호 시인의 도마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박찬선 심사위원은 이춘호 씨의 시 도마에 대해 빼어난 상상력과 언어미로 함축된 시적 기량을 흠잡을 데 없이 표상했다고 평했으며 최동호 심사위원은 이미지가 간결 명쾌하며 작품의 전체적인 언술 형태의 밀도나 완성도가 좋다고 말했다. 남원 출신인 이 시인은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고 시집 <그대 곁에 먼지로 남고 싶습니다>와 산문집 <내일의 태양은 오늘이 빚는다>를 썼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1 18:10

김병기 전북대 교수,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 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글, 쉬운 내용인 것 같지만 깊이가 있고, 무거울 것 같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과 교수가 펴낸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어문학사). 이 책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한자와 함께 명쾌하게 풀이하고,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덧붙여 엮은 글 모음이다. 칼럼은 김 교수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제일간지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188편을 골랐다.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해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 차이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설명을 붙였다. 책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쓴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학자는 현실참여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한다는 김 교수의 학문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신비로운 북유럽 신화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신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이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책인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지식서재)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출판 문화산업진흥원의 2019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토르, 어벤져스 등 현대 판타지물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북유럽 신화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김 소장이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문체로 쉽게 풀어 썼고, 18세기 필사본부터 19~20세기 초 유명 삽화가들의 작품 130여 점을 발굴해 컬러 도판으로 실었다. 책은 세계 창조 이야기, 판테온의 12주신, 신들의 모험 이야기, 빛의 화신 발데르와 어둠의 화신 로키, 세상을 몰락시킨 전쟁, 라그나뢰크, 뵐숭 가문과 니플룽 가문의 비극 등으로 구성됐다. 애꾸눈 신 오딘, 천둥의 신 토르, 전쟁터를 누비는 여전사들인 발키리아 등 마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신과 영웅들 이야기가 흥미롭다. 특히 우리에게 황금만능주의를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받은 반지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북유럽 신화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김제 출신으로 연세대 독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우석대, 홍익대 등에서 독문학, 독일어, 신화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화, 세상에 답하다>, <신화, 인간을 말하다>, <신들의 전쟁>, <그림으로 보는 신들의 사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시인 - 하기정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

언어에도 삶이 있다. 하기정의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꺼내 보이는 흔한 언어는 아니다. 약간은 주저하고 망설여지는, 쉽게 내뱉어지지 않는 언어들이다. 이를테면 통증, 비관론자, 증오, 불안, 징후 등. 입 밖으로 꺼내놓는 순간 사람들 간의 관계를 보편성에서 흩트리고, 불편하게 할 것만 같은 언어들. 한마디로 아웃사이더이면서 방외지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기정의 시집에서는 방외지사적인 그 언어들끼리 모여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났다가 헤어지곤 하면서 저희들만의 영토를 구축한다. 당신의 심장과 무릎(?당신의 심장과 무릎과?)처럼 거리가 있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언어들끼리 만나 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영토이다. 즉 전혀 만나질 수 없는 심장과 무릎이지만, 몸을 구부려 다리를 껴안음으로 해서 서로 닿을 수 있게 되는, 그런 원리인 것이다. 올 수 없는 것을 기다리며 근거도 없이 서성거리지만,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가로등?), 아름답지 않음에서 아름다움을 싹트게 만드는 것이 시인이 시의 영토를 이룬 언어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잃을 것을 잊은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근원도 없이 뜨거워졌다 차가워지는 것들끼리 모인 언어들의 집합소라고 해야 할까. 아름다움과 폐허, 긍정과 부정 등 서로 상반된 형태 속에서, 그럼에도 우리로 하여금 긍정과 아름다움 편에 서게 만드는 힘은, 시인의 시적 완결성과 내면의 확장력 때문일 것이다. 그 영토 안의 언어들은 모두 귀와 입을 달고 있다. 그리고 귀가 있으되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 너희는 귀가 없다고, 반면에 나의 말은 무겁(?감정의 소환 1?)다고 당당히 고하는 저 당당함. 하여 진정한 귀와 입을 가진 이들만이 눈이 부시고 아름다울 수 있음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음에 대하여 우리로 하여금 상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기정의 언어들은 낯선 세계에 들어와 그 세계에 관여하는 척하며, 스스로 귀와 입이 된다. 귀 없는 낙법을 상상해본 적 있니?라고 태연자약하게 되물으며 자신들의 존재를 확고히 하기에까지 이른다. 심지어는 사람인 척 변명을 하는 능청스러움도 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 내게서 도망치는 것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필사적으로 피력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시를 대할 때는 조금은 삐딱하고 엉뚱한 성품을 가지고 있는 언어들에게 밉보여서는 안 된다는 조심성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 자칫 잘못했다가는 언어에 닿기도 전 삼진 아웃 나가리가 될 수도 있다. 우린 왜 자꾸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에만 / 깊은 우물을 파는지 스스로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하기정은 전혀 시적이지 않은 단어들을 시어 화(化) 하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쌍방울메리야스, 개구멍, 테트리스, 권투선수, 배뇨습관, 의류수거함 등. 즉 서정성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을 끌어와 낯설고 위험한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 세계가 하기정의 언어들이 만든 영토의 생태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녀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낯설지만 위험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기에 낯설지 않다. 역시나 끝까지 그녀의 내면에서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투적으로 살아져도 용도가 다양해서 / 습관적으로 내게 와서 모두 수리되었(?도구적 인간?)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마치 좀더 오랫동안 우리를 따라다니며 여전히 발랄하고 재치 있는, 생소하고 상큼한 질문들을 종알거리겠다는 투로 들리기도 한다. 이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살 만한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하여 나 또한 그렇게나마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두고 들을 수 있기를, 이봐, 거기 너! // 친절한 학년주임 선생처럼 / 상냥하게(?희망?)그녀를, 그녀를 따르는 언어들의 영토를 간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밤의 귀 낮의 입술>은, 한 마음이 마음을 건너는 일(?두 손?)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우리의 가슴에 남을 만한 시집이다. *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그림에세이 <누에>, <모악산>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한국문학예술상, 목정청년예술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8.28 17:16

[신간] 신아출판사 기획 최진환 장편소설 ‘파란 불꽃의 형사’

스릴러를 표방하는 신예작가 최진환의 신작 <파란 불꽃의 형사>(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내러티브 전개를 박진감이 넘치고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돼 있어 장르 소설로서의 미덕을 충분히 구현시킨 작품. 흡인력 넘치는 스토리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형사. 그에게는 숨길 수밖에 없는 큰 비밀이 몸속에 감춰져 있다. 가족과도 왕래할 수 없다. 어느 날 가족이 너무나 참혹하게 몰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것을 발단으로 형사는 복수를 다짐하며 몸속에 봉인돼 있던 파란 불꽃을 발화시킨다. 작중 전개는 누아르 적 분위기와 하드보일드 문체로 긴박감을 고양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히어로가 복수의 갈등 속에서 번민하는 모습에 화자의 시점이 맞춰진 것이나, 초능력이란 판타지에 현실성을 깊이 부여해 작품의 문학성을 힘껏 끌어올린 것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장르 소설이 가지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충분히 집중하면서도, 사회적 비판의 시각을 작품 곳곳에 예리하게 장착한 것은 작가의 작품세계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방증. 히어로를 쫓는 강력계 형사 상호의 시점에 따라, 사회에 만연한 강력범죄의 양상과 법적 처벌의 수위에 대해 일선 형사가 가지는 고민을 피력하는 부분은 요즘 한국사회의 범죄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중 상호의 형사, 정말 지랄 같네.라는 자조적인 한마디는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히어로 현수의 개인이 감행하는 복수에 대한 고민과 이를 막으려는 상호의 공적 입장이 부딪히는 마지막 부분의 대결은 이 작품 <파란 불꽃의 형사>의 가장 강렬한 백미.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절대 악으로 상정된 캐릭터의 지난 이야기가 긴장을 극에 달하게 만든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 ‘질라래비 훨훨’

한국 육아전통문화 단동10훈 가운데 하나인 질라래비 훨훨. 쥐암쥐암 도리도리 짝짝궁짝짝궁 처럼, 아이의 양팔을 벌려 잡고 새처럼 춤추며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하며 건강하게 자라나 맘껏 꿈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종록이 쓰고 은섬이 그린 동명의 소설 <질라래비 훨훨>은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이자 성장소설이다. 이 책에서는 생존적 가치관에서 자기 표현적 가치관으로.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노래하는 어린 춤꾼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잊혔던 꿈과 이야기를 전한다. 히말라야산맥을 넘나드는 쇠재두루미는 인간의 오랜 친구다. 전설의 비행 고수 가문에서 태어난 용골돌기 발달장애 소녀는 지혜롭게 늙어가는 할머니와 아주 특별한 인생 여행을 떠난다. 생태와 환경을 중시하고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추구하며 자기 표현적 가치관을 묻는 교양소설이다. 한국학에 정통한 인문학자 김종록 작가의 여행 경험과 철학이 배어있다. 김종록 작가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작가이자 인문학자다. 이십 대 때부터 만주벌판과 바이칼, 알타이, 카일라스, 히말라야를 여행하며 한국학 문화콘텐츠 작업을 해왔다. 금척,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바이칼, 소설 풍수, 붓다의 십자가, 근대를 산책하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한국문화대탐사, 현장 인문학 등 다수의 소설과 인문학 책을 썼다. 성균관대 대학원 한국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국가연구소 대표로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전주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의 ‘불꽃 같은 삶’

1897년, 미국남장로교 선교부에서 한국 전주로 파송한 푸른 눈의 의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티 잉골드. 그는 30세 여성의 몸으로 전주 서문 밖 은송리에 초가 진료소를 세우고 가난한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의 뜨거웠던 열정이 담긴 일기와 기고문, 관련 자료를 번역한 책이 나왔다. 전주 예수병원(병원장 김철승)은 병원 개원 121주년을 맞아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 일기>를 펴내고 그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한강 이남 최초의 여의사라고 불리는 마티 잉골드는 28년간 한국에 머무르며 의료선교사, 전도사, 근대적 교사, 문서선교 등 다양한 역할을 감당했다. 1925년 58세의 나이로 한국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1962년 10월 29일 95세의 일기로 눈을 감을 때까지 한국 선교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티 잉골드는 송별사를 통해 언제나 이기적이지 않게 저를 도우시고 제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줄 수 있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어 공부, 예수병원 초가 진료소, 추수감사절, 성탄절, 설날, 한국가정방문, 전도여행, 잔치 등 한국 전주에서의 일상이 슬라이드쇼를 보듯 펼쳐진다. 마티 잉골드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 덕분일까. 모든 것이 낯선 한국 땅, 그중에서도 전주에 정착해 의료와 선교활동을 펼쳤던 그의 시간에 점점 빠져든다. 1898년 진료를 시작한 마티 잉골드는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기록했다. 덕분에 이 책에도 1899년부터 1904년의 진료기록이 담겼다. 가까운 군산에도 종종 들러 다른 의료선교사와 만나 약을 얻거나 처방법을 배워오기도 했다.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일과 전주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들과 성경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적었다. 그의 한글 필체와 당시 선교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실려 당시 전주의 풍경을 짐작하게 한다. 이 책에는 마티 잉골드를 소개한 신문기사와 잉골드의 초급 교리 문답을 비롯해 미국 볼티모어 의대 자료, 미국 록힐제일장로 교회 자료 등 쉽게 찾기 어려운 자료도 수록했다. 김철승 예수병원장은 가난한 천년 고도 전주 땅에서 주가 명하신 사명 하나로 동행하며 전 생애를 바쳐 헌신한 모든 순간이 진가의 사랑이었다면서 예수병원의 첫사랑 마티 잉골드의 뜨거운 삶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기록을 번역 출판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8 17:10

계간 ‘문예연구’, 전국계간문예지 전주축제 연다

지역문예지는 그 지역의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며, 그 지역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문화 창달의 기수입니다. 계간 <문예연구>가 창간 25년, 통권 100호를 기념해 2019 제21회 전국계간문예지 전주축제를 연다. 24일 오후 3시 전주 노블레스웨딩홀 3층 컨벤션홀. 문예연구사와 한국문예연구문학회가 주최하고 전국계간문예지편집인회의가 주관하는 이날 축제에는 전국 7대 지역문예지 편집자와 지역 문인 등 2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문예지는 전북 문예연구를 비롯해 제주 다층, 인천 리토피아, 광주 시와사람, 대전 시와정신, 서울 미네르바열린시학 등이 참여한다. 왜 지역문학은 일반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가.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문학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지역문예지로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전국 지역문예지와의 연대를 통해 문학적 현안을 담론화하고, 지역문학의 활로를 찾는 자리. 각 문예지 편집자와 출신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며, 문학을 통해 지역의 벽을 넘는 축제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전주축제는 꽃심의 온고을, 천년의 생각을 빚다를 주제로 가장 한국적인 전통과 문화를 갖춘 전주의 문학적 자산을 확인하고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는 우도농악보존회의 판굿을 시작으로 이종호 문예연구 편집장의 경과보고, 서정환 문예연구 발행인의 대회사와 문화예술공연팀 예원의 시극, 윤흥길 작가의 문학강연, 전국지역문예지 대동 한마당 등이 진행된다. <문예연구> 관계자는 지역문학의 발전은 문인들의 노력으로만 가능한게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 단체와 독자들의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역문학의 주체들이 모여 남의 탓만 하는 소극적 자세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는 지난 1999년 전국에서 발간되는 문예지 7개사의 편집자들이 모여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모임을 결성됐다. 한국문학이 중앙 집중화 경향의 문학 현상에서 벗어나, 지역 개념으로서의 문학적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힘을 모아왔다. 제주에서 제1회 편집자대회를 개최한 이후 매년 각 회원사의 거점 도시에서 전국계간문예지축제를 열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1 17:51

이강길 시인 첫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

주상복합건물 앞에 / 고양이 한 마리가 두리번거린다. // 찢어진 청바지 입은 청년에게 / 바짝 다가선다. // 지평선을 넘어온 거인이 / 도시 한쪽 귀퉁이를 베어 문다.- 시인의 말 전문. 늦깎이 시인 이강길 작가가 첫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리토피아)를 펴냈다. 시집에는 이 시인이 나이 쉰을 앞두고 문단에 나온 이후 틈틈이 쓴 시 75편을 4부에 걸쳐 담아냈다. 눈길을 모으는 작품은 이 시인이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주요 국책사업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린 연작시다. 30여 년 건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감상을 섬세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독자에게 잔잔한 여운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개성공단 조성 업무를 담당할 당시 방북 협의 과정에서 만났던 북녘 사람들과 북녘 산하에 대한 연작시 9편은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에 앞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넌즈시 묻는다. 이밖에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도시 공동화 현상, 반려견, 혼밥 등 현대인의 아픔을 그린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유강희 시인은 이강길 시인은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을 되짚는 방식으로 시를 일구어 낸다며 그의 시는 일상의 일상을 복원하는 시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임실 출신인 이 시인은 현재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본부에 재직하고 있다. 인천남동공단, 개성공단, 동탄신도시 조성 등 주요 국책사업 현장에서 일했다. 2010년 <문학광장> 신인문학상 수상을 받아 등단했다. 전북작가회의, 지평선시동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1 17: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박형진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

모항에 저녁 내리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이런 물음에 저녁에도 소리가 있는지, 저녁은 내리는 것인지 되물을 법도 하다. 그러면 또 이렇게 말해줄 수 있으리라. 저녁은 하늘이 세 뼘쯤 가라앉는 순간이고, 그 순간에 하늘 그늘이 성큼 우리의 이마를 내리누르게 되고, 하늘 그늘과 우리 이마가 서로 닿는 순간, 귀썰미 밝은 사람들에게는 저녁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오래 전, 노을 붉게 드리우던 날 모항에서 들었던 그 소리를 거의 십년 만에 다시 듣게 되었다. 박형진 시인이 보내온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을 읽다 보면, 매일 저녁 그 빛과 무늬를 달리하는 모항의 저녁과 만나게 된다. 모항의 저녁은 이렇게 한 편의 시로 내린다. 이를테면 이런 소리다. 저 꽃을 찢지 마라-//저 꽃을 찢지 마라-(시로 쓴 농사 일기 8).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시인은 바람에게 이렇게 부탁한다. 간절하게 그리고 엄중하게. 이러한 시인의 목소리를 저녁의 소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박형진 시인의 시에는 우리 이마를 때리는 저녁의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고추밭에서, 양파밭에서 또 무논에서 고단한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시인에게는 또 일궈야 할 시밭이 펼쳐진다.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은 그가 저녁마다 일구어 놓은 시밭이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은 아침이나 한낮이 아니라 저물녘에 한 편씩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시에 그 시의 창작배경이라고 해도 좋을 저녁의 일기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시집일 뿐만 아니라 시인의 집이기도 하다. 시인의 집에 내리는 저녁은 콩씨콩씨콩씨(시로 지은 농사 일기 14) 이런 소리였다가 빠지직빠지직/오랫동안 타는 땀방울 소리였다가 드윽 득득 드윽 득득(시로 지은 농사 일기 23) 긁어대는 소리였다가 부우허어엉 웃는(시로 쓴 농사 일기 36) 소리이기도 하다. 박형진 시인은 농사일이나 시 쓰는 일이나 지수굿하게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포옥 곰삭은 된장에 박아/한철 궁합을 맞추면/그제야 서로 내손질(시로 쓴 농사 일기 33) 내는 일이 그의 생업이고 시업이다. 한 권의 시집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한 편의 시는 어느 하루의 저녁에 깊은 울림을 새겨놓는다. 박형진 시인의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은 우리의 저녁을 시의 울림으로 귀 기울이게 한다. 오늘부터는 날마다 저녁 내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와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다방면에서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시집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과 문학연구서 <현대시의 창작 방법과 교육>을 냈으며, 지금은 <문예연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8.21 17:48

[신간] 김학 수필가, 기행 수필집 ‘지구촌 여행기’ 펴내

날마다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둥근 지구의를 보며 나라 밖의 세상을 생각하곤 했다는 김학 수필가가 자신의 발자국이 찍힌 세계 나라에 다녀온 감상을 엮은 수필집 <지구촌여행기>(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백인이 사는 나라, 황인이 사는 나라, 흑인이 사는 나라 등 인종도 문화도 다양한 10여 개국을 다녀온 기행문이 수록됐다. 미국 샌디에이고필라델피아, 동유럽, 아프리카 세네갈, 중국 텐진북경, 일본 홋카이도, 뉴질랜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호치민하롱베이, 캐나다,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라오스, 북한 등 13개 나라로 나눠 각 나라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에 대해 상세히 적었다. 각 나라와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이 기행문에 깊이를 더해준다. 흡사 능숙한 여행 가이드와 함께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기분도 든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세계 각국의 생활 환경과 도시 풍경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김학 수필가는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기행문을 쓸 때마다 최남선, 이광수, 정비석 같은 유명 작가들이 이 시대를 살면서 지구촌을 누비고 세계여행기를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곤 한다며 앞으로 꿈이 있다면 한반도가 평화지대가 되어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렇게 되는 날, 나는 내 승용차를 몰고 북녘땅의 명승고적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또 한 권의 기행수필집을 엮고 싶다는 염원도 빼놓지 않았다. 임실 출신인 김학 수필가는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전주해성중고 교사와 서해방송 프로듀서, KBS 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전담 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신간] 자기 발로 찾아가는 길, ‘나를 찾아서’

지난 2000년 창립한 전라북도장애인문학회(회장 윤규열)가 2010년 발간을 시작한 <나를 찾아서>가 13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전북장애인문학회는 그간 정신장애인과 그 후원자를 위한 문학생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장애인 자존감 향상과 사회통합을 위한 활동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문학수업을 비롯해 문학기행, 백일장, 시화전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장애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책을 펴내는 데 앞장선 윤규열 회장은 매년 5월이 되면 문학회에서 A3 사이즈의 원고지를 분배하는데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재능과 노력, 이상과 정열 등 마음 깊은 곳의 고요함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설령 내가 뜻하는 장소에 이미 누군가의 발자국이 있다 해도, 자기 발로 길을 찾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결론은 누가 뭘 써도 상관없다는 다짐이었다. 그렇게 삶의 향기와 주변에 대한 사랑이 담긴 글 70여편이 한 책으로 엮였다. 꽃이나 봄, 꿈, 희망, 가족, 어머니로 그려지는 밝은 심성이 크게 와 닿는다. 짧은 기행문 형식의 나들이 일기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쉽게 스쳐지나갈 법한 주변의 작은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발견하다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이 순간 누가 뭘 써도 상관없다는 윤규열 회장의 말이 충분히 이해된다. 한편, 윤규열 회장은 다수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집필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제3회 허균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천강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도 신작 장편소설 <민중을 이끄는 마리안느>(개미)를 펴냈다. 낚싯줄이 엉키듯 어수선한 일이 많고 수많은 적폐로 멍든 우리 사회는 소설가에게 펜을 들게 했다. 사회에 대한 저항이 시작되고 시간이 갈수록 그 저항이 커져만 가는 상황, 소설가는 역사의 한 장이었던 해방에서 답을 구한다. 한때 적폐였던 반민족 행위자를 처단하려던 그때처럼 돌아가지 않을지 서늘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윤규열 소설가는 소설집 <가을 망둥어>, <군산 녹색 그 바다>, 장편 소설 <스터리 스터리 나잇>, <키큰 미루나무>, <너의 흔들의자>, <철화매화문벽개각>, <내 마음의 강물>, <둥근 울타리>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신간]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수필과 비평’ 214호 발간

한국수필 본연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위상을 밝혀가는 월간 문예지 <수필과비평>이 제214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에서는 제14회 황의순문학상과 제19회 수필과비평문학상, 신인상 당선작에 대한 소식도 전한다. 시상식은 오는 24~25일 유성 라온컨벤션호텔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필문학 세미나와 최학 소설가의 문학강연 수필문학과 서사양식을 비롯해 한밭수목원 문학기행 등을 진행한다. 황의순문학상 수상자는 고연숙 수필가로, 자연친화적인 상상력과 아름다운 세상을 염원하는 생태주의적 문학관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 <아름다운 뒷모습>에는 성냄, 어리석음, 탐욕, 번뇌가 사라진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다는 것과 자신이 떠난 자리에서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남는다는 것에 대해 어렵지만 필요한 일임을 되새긴다. 고연숙 수필가는 "글 읽기와 글 쓰기는 제 인생에 조금이라도 더 밝은 빛을 가져오기 위한 힘든 과정의 일부이며, 삶의 가장 큰 고통이자 희열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필과비평문학상은 <물위에 쓴 편지> 이용미, <지느러미의 여유> 박숙자, <그곳엔 물레방아집은 없었네> 김재환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사유와 통찰이 돋보이는 수필로, 철학성이 돋보이는 수필로, 거침없는 이야기 솜씨로 각각 주목을 받았다. 제214호 신인상 당선작 네편도 소개한다. 양문선 <시간의 정원>, 유병덕 <명함인생>, 임영란 <꽃 진 자리>, 최아영 <굽>의 심사평과 당선소감도 게재했다. 기획연재 지금, 여기의 여성 서사들 두 번째 편으로 최은영 군산대 외래교수의 글 왜 여성은 귀신이 되어 복수해야만 할까?를 실었다. 최은영 교수는 여귀(女鬼)를 다룬 한국 공포영화 월하의 공동묘지와 여곡성에 이르는 여성 서사를 통해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해냈다. 연재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 맘대로 세계사 19번째 이야기로는 묵은 질문- 일본에게 역사를 묻다 ? 오다 노부나가부터 이토 히로부미까지가 실려 최근 한일간 촉발된 갈등을 진지하게 고민해 성숙한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식을 깨운다. 이밖에도 다시 읽는 이 달의 문제작으로 김정화 <눈이 부시게>, 강미랑 <씨간장>, 서연실 <그대가 그립다> 등 세 편을 소개하고 문제작 작품론으로 박양근 문화전승을 위한 수필화자의 담론을 실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