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6 15:3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신간] 35년간의 공직, 인생 반환점 돌며

늦은 나이에 수필을 배우며 한편 한편 습작을 모으다 보니 제법 불어나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됐네요. 나이 드는 일은 자연스런 일이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우철 씨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인지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35년간의 공직생활, 그리고 은퇴. 첫 수필집 <나이 드는 즐거움>(수필과비평사)을 펴낸 이우철 씨는 지금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그는 삶의 뒤안길을 더듬어보니 아슬아슬한 게 우리의 삶이었고 그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축복이라고 고백한다. 이우철 씨는 2015년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해 현재 전북수필대한문학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1975년 6월 고향인 순창군에서 공직을 시작해 전주시와 익산시를 거쳐 2009년 6월 전북도 사업소에서 과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녹슬어 있는 마음의 창고에서 아쉬운 경험을 찾아내고 기름을 치는 일은 영롱한 아침이슬을 꿰는 작업이다. 여지껏 의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나의 즐거움이요 보람이다.(반환점을 돌며 중) 고희를 맞아 출간한 이번 수필집에는 고향, 가족, 신앙생활, 취미 등 그의 평생을 엮어온 삶의 진솔한 이야기가 66편이나 담겼다. 일곱 살짜리 손자 시원이의 나이 든 친구가 되기로 한 이우철 씨에게 칠순이라는 나이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 만큼 깨달음이 늘어간다고 생각하니 그 세월 또한 소중하고 알뜰하게 느껴진다. 자라는 손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삭막했더 마음에 꽃이 만발하고 싱그러운 희망이 돋아나며 눈부신 햇살이 다가올 정도다. 책 표지에서 이우철 씨는 손자와 손을 잡고 천변을 걷고 있다. 손자와 종종 산책을 나섰던 전주와 완주 용진의 경계를 이루는 소양천이다. 사진은 이우철 씨의 아들이 찍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다정한 데이트 모습을 차마 혼자 보기 아까웠던 모양이다. 원로수필가인 김학 신아문예대학 교수는 믿음과 성실로 살아온 이우철 작가는 믿음과 성실을 바탕으로 수필의 탑을 꾸준히 쌓아왔다면서 가난이 준 체험과 그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그의 수필이 있다고 총평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6.26 16:51

박영삼 사진작가 사진집 ‘전주 태조로 완상’ 출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전주 한옥마을의 변화하는 모습을 2년 동안 줄곧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박영삼 사진작가가 사진집 <전주 태조로 완상>(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출간과 함께 7월 5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작품 전시회도 연다. 박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전주 태조로는 조선 제1대 왕, 태조 이성계의 묘호를 따 지은 도로명으로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의 대동맥이다. 이 길을 따라 전동성당, 경기전, 전주공예품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고, 인근에는 객사, 풍남문, 전주향교, 오목대 등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박 작가는 관광객이 태조로를 중심으로 한옥마을과 문화유산을 구경하며 즐기는 완상(玩賞)의 세계를 수년간 촬영해 왔다. 작가는 특정 장소에 삼각대를 고정하고 같은 화면구도로 촬영한 사진들을 합하는 현대적 예술 표현법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한 장소에서만 각각 100컷에서 200컷까지 촬영하는 공을 들였다고. 장노출이나 다중노출을 이용해 잔상을 표현한 작품들과는 또 다른 멋이 있는 작품들이다. 사진집에는 작품 60점을 실었고, 전시회에서는 30점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책을 내며 사진적 표현에 충실하면서 한옥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의 구경 분위기와 천년 고도 전주의 멋, 맛, 역사의 향기가 교차하고 중첩하여 나타내는 심미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시도했다고 강조하고 오는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도 사진전을 연다고 말했다. 이명화 순수필회 회장은 박 작가는 독창적 기법으로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재조명해 새로운 힘을 불어 넣고 있다며 사진 작품을 통해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사진집 발간을 축하했다. 작가는 호원대학교 공업화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난 2017년 전북사진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전국 사진 공모에서 50여 회 입상했다. 2017년 첫 개인전 여행자의 잔상을 시작으로, 여로의 감성, 가을 상추객, 여행자 군상 등 사진전을 열었으며, 10여 차례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사진집으로 <여행자의 잔상>, <삶의 터전>을 출간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청록사우회, 엔탈피포토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6.26 16:46

농심으로 빚은 자연…김성효 시인, ‘푸른 고향의 노래’ 출간

마음 속 추억의 등나무 덩굴과 번민의 칡덩굴로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김성효 시인이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며 첫 시집 <푸른 고향의 노래>(신아출판사)를 펴냈다. 모정 스케치, 샘골 약수터, 모시, 베틀 이야기, 두승산과 배들, 내장산 비경. 시집에는 정읍시농업기술센터 농업인상담소장으로 농촌을 위해 일하면서 느낀 고향 사랑이 맛깔스럽게 담겼다. 호남의 신산인가? / 천기 새어 날까 / 하얀 구름 몰아와 / 서래봉을 감싸안고 / 오직! 안갯길 열어놓고 / 선녀들 내려보내 / 신선만을 모셔왔네 / 금선계곡 넘을 때에 / 선녀들이 넋이나가 / 바람결에 옷 날아갔네 / 아뿔사! 급하오! / 금선폭포 띠를 떠서 / 앞 가슴을 가려 보오.- 내장산 비경. 장지홍 한국문인협회 정읍지부장은 <푸른 고향의 노래>에는 잊혀진 농촌의 역사가 있고 고향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긍지가 자리하고 있다. 순수한 동심으로 착색된 감성과 리얼리티를 버무려 내밀하면서도 웅혼한 감동으로 먹어도 마셔도 생각나는 민속주를 닮았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정읍 북면 출신으로 <한맥문학> 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들어섰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6.26 16: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종필 동화작가 - 박성우 동시집 ‘첫말 잇기’

동시를 읽으며 이렇게 웃어보기는 처음이다.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렸을 때 만화방에 가서 책을 보며 웃어본 이후 처음인 거 같아요. 40년도 훨씬 지났어요? 고마워요 잃어버린 책 웃음을 다시 찾아줘서. 작년 백석문학상 수상 작가 박성우 시인이 동시집 <첫말 잇기>를 냈다. 시인의 통통 튀는 상상력 여간 재미난 것이 아니다. 엄마 뾰족구두 신고 / 구름 위를 다다다 뛰어다니면 / 구름이 뿅뿅뿅 뚫려 // 비가 와! (구두_구름_구멍) 미끌미끌한 / 바나나 껍질을 / 바느질로 이어서 / 미끄럼틀을 만들고 있어 / 엄청 미끄럽겠지 / 그치 // 근데 말이야 / 바나나 바느질을 하다가 / 바늘을 스무 개나 / 잃어버려서 / 엉덩이가 좀 걱정되긴 해! (바나나_바느질) 시를 읽고 설명을 한다는 것은 구차한 일이다. 더욱이 동시를 읽고 설명해야 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외면 받을 동시임에 틀림없다. 특히 저학년이 읽은 동시는 말의 맛을 느끼고 상상하고 호기심을 느끼고 재미있어 하면 그만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사들은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다보니 한계를 느끼기 일쑤다. 다행히 예체능 과목은 임시방편 대안이라도 있지만 글쓰기(문학) 교육은 대다수의 교사가 한숨을 쉰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교사들 손에 이 책을 쥐어주고 싶다. 여기에 나온 시 중 아무거나 한 편을 칠판에 써 놓고 소리 내어 읽은 후, 흉내 내어 써보기를 시키면 창의적인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 같다. (상상_상자)처럼 말이다. 상상 상자를 열면 독수리만한 모기가 나와 / 상상 상자를 열면 하늘을 나는 두더지가 나와 / 상상 상자를 열면 타조보다 빠른 나무늘보가 나와 / 상상 상자를 열면 지네발이 달린 뱀이 나와, 무섭지? / 상상 상자를 열면 일등을 하는 나도 나와, 진짜 놀랍지? 동시도 훌륭하지만 삽화가 또 하나의 예술이다. 동시를 이렇게 잘 해석해낸 그림이 있을까 싶다. 어린이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그림을 보면서 화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동시는 동시대로 삽화는 삽화대로 즐거움을 준다. 삶이 꼿꼿한 박성우 시인은 글쓰기가 직업이다. 비록 자기 집에서지만 아침마다 책상 앞으로 출근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때가 되면 퇴근을 하여 머리를 식히며 걷고 놀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성실하고 근면한 글 노동자의 수확물이다. 내게 큰 기쁨을 나눠준 그의 거룩한 노동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한마디 보탠다. 박성우 시인, 노동자는 몸이 보배요. 어쨌든 건강 잘 챙기고 시방처럼 건필 하시오. * 김종필 동화작가는 무주 출신으로 199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땅아 땅아 우리 땅아> <아빠와 삼겹살을> <앙코르 왕국에서 날아온 나비> <또 걸렸냐?> <박승 이야기>를 펴냈으며, <제1회 공무원문예대전 대통령상>, <참교육문학상>, <환경동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작가회의 회장과 한국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6.26 16:31

여원공연시낭송예술원, 시낭송 콘서트 ‘전북의 시 자연을 그리다’

(사)여원공연시낭송예술원이 23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제10차 전북의 시 자연을 그리다 시낭송 콘서트를 연다. 이번 10차 공연에서는 6월을 맞아, 전북 시인들이 쓴 시 중에서 호국보훈의 내용을 담은 시를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조기호 시인의 겨울 지리산, 정군수 시인의 봄날은 간다, 심재기 시인의 그 바다에 가면, 심옥남 시인의 꽃의 고도, 정성수 시인의 민통선의 아침, 박철영 시인의 아름다운 감옥, 정재영 시인의 우리 헤어질 것 아니면, 박경희 시인의 평화에 대한 그리움, 이선화 시인의 유월의 노래 등 총 9편. 시낭송 때마다 바이올린첼로가야금해금대금기타금관악기 등 여러 악기 연주와 성악국악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게스트들이 각각 출연해 종합예술의 멋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임의 대가 유진규 씨와 기타 연주가 김광석 씨도 함께 공연한다. 유미숙 지도교수는 여원공연시낭송예술원이 창작한 융복합예술인 공연시낭송이 판소리와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공연문화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며 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년 2회 이상의 공연시낭송 정기공연을 고집하는 이유이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이 후원했다. 한편 여원공연시낭송예술원의 전북의 시 자연을 그리다 시낭송 콘서트는 관객 1000명이 넘는 성공적인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6.20 15:45

[고 김순영 수필가를 추모하며] 전북 여성문학계 큰 별 지다

고 김순영 수필가 우리고장 여성문학계의 큰 별 김순영 수필가가 지난 12일 오후 향년 82세로 이승을 떠났다. 전북 문단에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였다. 뒤늦게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문을 사절하고 가족장으로 치러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평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고인이 모습으로 손 흔들며 떠나는 잔영을 보았다. 김순영은 정읍 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광주와 전주에서 보냈다. 정읍동 초등학교 2학년 때 광복을 맞았으나 한국전쟁이 시작되어 광주로 피난해 광주여중과 광주여고에 입학했다가 의사이자 사회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전주로 옮겨와 전주여고를 졸업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태영 변호사 등 법조인을 흠앙했던 그는 이들의 뒤를 잇고 싶어 이화여대 법대를 진학했지만 2학년 봄에 교통사고를 당해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해 원광대 법학과에 편입했다. 당시 아버지는 재산을 정리해 고아원을 운영 등 사회사업에 치중했고 결국 그는 전주저금관리국에서 체신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여 40여 년 가까이 봉직하다가 전주 동산동 우체국장으로 퇴직했다. 김순영은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샛별 질 무렵과 삼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외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60, 70년대 신석정, 김해강, 백양촌 등을 찾아다니며 문단활동을 했으며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 등의 창립에 기여하는 등 폭넓은 문학 활동으로 특히 전북 여류문학사의 지평을 넓혔다. 1991년 수필집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비롯해서 2009년 <東이 西에서 먼 것같이>까지 10여권의 저서를 냈으며 전북문학상을 비롯해서 한국수필문학상, 한국기독교문학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았으며 2016년 전주문화재단의 100인의 자화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순영의 수필은 사람이 걸어온 자취이며, 삶에서 찾아낸 정(精)의 뿌리이기에 재주로 쓰는 글이 아니라 애정으로 쓰는 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수필에는 단 하루도 같은 아침은 없었다.는 그의 소소한 일상은 모두 문학을 향한 바탕임을 알려주는 글들이 숨을 쉬고 있다. 김순영은 평소 저는 쉬운 수필이 좋아요. 여운이 남는 수필.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수필. 내가 제시하고 해결하고 답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답은 자연스럽게 독자의 몫이 되어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의 글은 이처럼 소박하고 진솔하다. 작은 것에 감격하고, 하찮은 것에 놀라고, 별것 아닌 것에 신기해했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삶의 단편들은 깐깐하고 찰지다. 느슨하면서도 끈질기다. 전에 본 것, 들은 것, 맛본 것, 접한 것들을 매번 처음 보고, 듣고, 맛보고, 접하는 것과 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김순영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다. 그가 쓴 알아서 불행해진 이야기를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추석빔 대신에 책을 사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딸의 제의에 얼마나 감격을 했던지 이 일을 위인전의 특별한 일화를 들려주듯 두고두고 자랑하셨다고 했다. 이처럼 오로지 수필을 위해 살고 본을 보이며 평생을 지내온 김순영 수필가의 주옥같은 수필들은 오래도록 남아 우리 후배들의 가슴 속에서 찬연히 빛날 것이다. 이제 병고에 지친 육신을 벗어 버리고 날고 싶은 수필의 세계로 훨훨 날기를 우리 후배들은 두 손 모은다. /안도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 문학·출판
  • 기고
  • 2019.06.19 18:33

[신간] 노래가 된 전북의 산천, 한 자리에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산천을 노래한 시편이 한자리에 모였다. 절로 탄복해 고개 숙이게 만드는 시의 힘은 전라북도 산천이 바로 시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 이하 재단)은 시선집 <들어라 전라북도 산천은 노래다>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총 310쪽에 달하는 이 책에는 전북을 비롯해 전주, 익산, 군산, 정읍, 김제, 남원, 고창, 무주, 부안, 순창, 완주, 임실, 장수, 진안 등 15개의 주제로 나눠 각각 10편씩 총 150편의 시를 수록했다. 재단은 이번 시선집을 발간하기 위해 각개 시집의 깊은 골짜기에 꼭꼭 숨어있는 절편들을 하나하나 찾았다. 이후 모아놓은 시를 각 시군에 맞춰 추린 후에 꼼꼼하게 선별했다. 10편씩 고르게 나누는 것은 물론 지역의 명소와 인물, 역사, 풍경 등 주제가 겹치지 않도록 빠짐없이 담아낸 작품으로만 다양하게 채우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북 출신이거나 지역에 거주하는 시인뿐만 아니라 전북 곳곳을 대상으로 한 모든 시를 찾아 엮었다. 단, 고대 이후의 노래와 시가를 포함하면 그 양이 매우 방대한 까닭에 현재 생존해서 작품활동을 하는 현역 시인의 작품으로 선정 범위를 한정했다. 강인한, 송하진, 정양, 정호승, 곽재구, 서홍관, 신겨림, 손택수, 김남곤, 김준태, 최승범, 안도현, 김용택, 유용주, 황동규 시인을 비롯한 150명의 시 150편이 그 결실이다. 오는 21일에는 이번 시선집 발간을 기념하는 시화전도 열린다. 27일까지 7일간 전북예술회관 기스락1, 차오름1 전시실에서 현초 이호영 서예가와의 협업을 통한 시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병천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전라도는 숱한 노래와 시를 탄생시킨 음률의 땅이었다. 이번 시선집이 우리 고장에 대한 시적 감성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면서 시선집에 실린 어느 시든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시가 곧 노래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책은 전국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 1만 5000원. 문의는 전화 063-230-7471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6.19 18:29

[신간] 김계식 시인 ‘영혼의 아침’ 출간

김계식 시인의 시집 <영혼의 아침>이 출간됐다. 한평생 시를 사랑하고, 바지런히 시로써 인생을 기록해 온 시인의 모습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꽃 나들이, 눈 위에 쓰는 연서, 달이 빚은 독백, 시 쓰는 벌과 별, 평온의 날개 등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된 시집에서 시인은 들과 산과 꽃으로 표현된 자연을 찾아가고 그 속에 그리움을 색칠하고 있다. 시인의 모습에서 뜨거운 정열보다 은근하고 뭉근하며 조심스러운 마음이 드러난다. 드러냄이 익숙하지 못한 세대여서인지 그의 핏속 흐르는 겸손과 점잖음의 유전자가 시속에서 그리움으로 점철된다. 시인의 가슴에는 시들을 통해 사랑이 움트고, 풀과 꽃이 환하게 핀 곳으로 그리움을 따라가는 길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정적의 새벽을 열고 저 하늘나라의 맑은소리를 어렵게 받아 적은 둔한 필사들이다며 엄동설한을 넘긴 봄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시의 그릇에 담아 올리니 기쁘게 받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철영 문학평론가는 김계식 시인의 시는 세계로 다가온 자연 속 풍경에서 시작되고, 과도하거나 때로는 빈약할 수밖에 없는 풍경 속 텍스트를 내면화하는 노력으로 추수되고 있다며 시인의 근원적 욕망은 자연을 찾아가는 것이다. 시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몸과 마음이 자연의 결을 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한 김계식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자문위원을 비롯해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미당문학회 등에서 이사로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제13회 한국창조문학 대상,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 제9회 전북 펜 작촌문학상, 제25회 전북문학상, 제1회 교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6.19 18:29

[신간] 고창 사랑 듬뿍 담아…박종은 작가 시집 ‘고창, 고창이여’

고창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시로 노래한 시집. 박종은 작가가 <고창, 고창이여>를 펴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창의 아름다움이 담긴 시와 사진이 가득 담겨있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북쪽으로 서해와 동남쪽에 노령산맥이 이어진 고창은 선사시대 유물이 살아 숨쉬는 유네스코 지정 유형문화재 고인돌과 천년고찰 선운사 그리고 사시사철 고창을 지키는 고창읍성이 펼쳐진 고장. 고창 예총회장을 맡고 있는 박종은 작가는 이러한 고창 이야기 가운데 80편을 모아 김녕만, 박현규, 오강석 사진작가의 사진과 함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을 펼치면 고창 방장 일출과 선운승경, 고인돌군, 문수 단풍, 서해 낙조, 청보리밭 등 고창 12경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고창읍성과 모양성, 고창읍성 척화비, 고창 판소리 박물관 등 고창의 역사 이야기가 그득하게 이어진다. 봄에 피는 선운사 동백꽃과 벚꽃, 중산리 이팝나무 꽃, 청보리밭이 책장 가득 어우러진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여름철 시원한 바람이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도솔천 시냇물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명사십리 바닷가 파도 소리와 무장읍성의 연꽃이 가득하다. 문수사 단풍과 함께 꽃무릇, 메밀 꽃밭이 책장을 넘기는 손을 붙잡는다. 선운산 기슭의 눈꽃과 동림 저수지의 가창오리 떼 등 고창 겨울 풍경도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다. 박 작가는 조선 시대의 성곽으로 왜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쌓은 고창읍성을 비롯해 1500년 역사의 선운사 등 손꼽히는 문화유적이 많은 고창 지역이 아직도 알려지지 않아 아쉬웠다며 앞으로 이 책이 계기가 되어 고창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박종은 작가는 고창교육장을 역임한 교육자이며 영랑문학상, 전북문학상, 해양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시인이다. 세월위에 띄우는 빈 배 등 8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을 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6.19 18: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장마리 ‘블라인드’

언젠가 장마리 작가가 물었다. 사랑했기 때문에, 사랑했으므로 애인을 살해하다.가 가능할까요? 아마도 블라인드를 한참 집필하고 있던 때였을 듯하다. 막연히, 그럴 수는 없다고 말한 듯도 하고, 말이 막힌 듯도 하다. 누군가의 슬픔을 직면하고 싶지 않거나 연관되는 것마저도 외면하게 되는 때가 있다. 이미 극도의 슬픔을 경험했기 때문에 현장이 재현되는 그 아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러한 트라우마에 휩싸여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겠다는 가장 소극적인 태도, 블라인드를 치는 것, 마음의 거리를 두고 창을 닫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 단체 또는 정부기관과 살아가며 숱하게 부딪히는 이 세계의 모든 현상에 대해 마음을 닫아두는 일은 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태도일 수도 있다. 그것이 내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라면 말이다. 블라인드가 그것이다. 내가 회복할 시간을 얻기 위해 가림 막을 치고 공간을 만드는 것. 소설가 장마리의 <블라인드>를 읽고 내가, 우리 사회가, 기업이, 정부가, 세계가 가리고 싶은 진실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블라인드를 걷어내고도 자아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개인의 성숙한 이해,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가능할까하고. 장마리 작가는 그의 첫 장편인 <블라인드>를 통해 이경민과 신미나라는 인물을 끌어왔다. 진실을 알지 못하는 이경민의 누나인 나는 그 블라인드를 걷어내는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를 이끌고, 그 블라인드의 정체가 무엇인지 신미나의 궤적을 쫓는다. 문예창작학과에서 만난 이경민과 신미나, 그들의 글쓰기는 서로의 인연을 확인시키는 도구가 된다. 경민은 누나인 경은에게 소설은 무엇일까? 인간의 이중성, 어두운 그림자를 보는 거라고 말한다. 가릴 수밖에 없었고, 가려지길 원했던 신미나의 블라인드를 걷어낼 수 있다면, 당신 내면의 블라인드를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 소설 <블라인드>가 자본주의 극단의 신경증적인 주제를 말하기보다는 인간 내면의 서사에 더 집중하는 것은, 이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외면하고 싶은 심리의, 대중적인 무의식적 제스처라고 말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장마리 작가는 실제 수형자들과의 글쓰기나 익산여성의전화 등에서의 치유적 글쓰기의 경험을 살려 문학이 가지는 치유성을 작품에 고스란히 접목시켰다. 윤흥길 소설가가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나 역시 장마리 작가의 첫 단편집인 <선셋 블루스>를 소설가를 꿈꾸는 문우에게 작문 교과서로 소개하기도 한다. 그의 첫 장편인 <블라인드>는 장마리 작가에게 있어 장편의 장르에서 시나리오의 장면기호를 소제목으로 등장시킴으로서 추리극의 관객으로 우리를 붙들어 매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장마리 작가의 장점인 서사성에 충실한 첫 장편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1독이 아니라 2독을 하며 느낄 새로운 즐거움까지도. *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등단한 정숙인 소설가는 역사를 마주보는 소설 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작품으로는 단편소설 백팩과 빛의 증거와 채록집 <아무도 오지 않을 곳이라는, 개복동에서>가 있다. 현재 전북작가회의와 여수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6.19 18:26

[신간] 봄에서 겨울까지…시로 쓴 농사일기

농사 짓는 시인 박형진의 새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천년의 시작)이 최근 출간됐다. 시인은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를 써왔고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여태껏 그럭저럭 살아왔다면서 제 앞에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그저 지수굿하게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새 시집을 낸 소감을 갈음했다. 1958년 부안군 보항마을에서 태어난 박형진 시인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1990년까지 농민운동에 몸담았다. 1992년 <창작과 비평> 봄호에 봄편지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시집 <바구니 속 감자싹은 시들어가고>, <다시 들판에 서서>, <콩밭에서>를 비롯해 여러 산문집과 어린이책, 농업 서적을 두루 출간했다. 현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박형진 시인은 이번 책에 봄부터 가을에 이르는 시로 쓴 농사 일기 37편 등을 엮어냈다. 민들레, 경운기, 멧돼지, 고추, 양파, 깨, 호미, 오이, 고구마 등 흙냄새 나는 생명과 사물은 그의 생활 면면을 채우고 있다. 겨울편도 있다. 비록 땡볕 아래서 땀 흘리며 밭을 가는 이야기는 없지만 농사꾼으로서 책임은 더 단단해진다. 하루해가 저물고 노을이 질 때 소처럼 순해진 그의 마음과 소처럼 고단해진 그의 몸이 농부의 하루를 완성한다. 정도상 소설가는 해설을 통해 박형진의 정체성은 농부의 자아와 시인의 자아로 구성돼 있다면서 농부의 자아는 그의 삶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농부이며 동시에 시인인 상태로 그는 노동하고 있다. 아름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6.12 17:42

[신간] 고하 최승범 원로시인, 일평생 짓고 연구한 시조 엮어

팔팔 미수이면 오래 산 것인가 / 덜 산 것인가 살 만큼 산 것인가 / 아침을 일어 앉아서 / 정강이를 훑는다 -미수 전문. 일평생 시조와 수필을 가르쳐온 고하 최승범 원로시인이 여든 여덟 번 째 해를 마주하며 시조 마디 속에 담백한 속마음을 풀어냈다. 그의 13번째 시집이자 미수 기념 단시집인 <八八의 노래>(도서출판 시간의 물레)에는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단상과 세상살이에 대한 소회가 담겨있다. 내자의 병상기라는 부제목을 단 5편의 시에는 인생의 동반자인 아내에 대한 애정이 글자를 따라 진하게 흐른다. 이번 시조집에서는 무엇보다도 교단과 문단에서 평생을 정진한 고하 선생의 시백을 읽어낼 수 있다. 반세기 넘도록 대학 강단에서 제자들을 기르고 글을 써온 최 시인이 출간한 도서만 50여 권에 이른다. 소문난 전주 먹거리를 읊은 시편이 일본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한국의 빛깔과 소리를 천착해 저술을 남겼으며 조선의 청백리를 기리는 저서도 여러 권 썼다. 한국에서 최초로 수필이론서를 출간, 수필가로도 일가를 이뤘다. 1969년 창간한 <전북문학>은 지역 문학발전의 초석이 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필문학연구>, <남원의 향기>, <선악이 모두 나의 스승이다>, <시조 에세이>, <풍미기행>, <한국을 대표하는 빛깔> 등 시조, 수필, 고전문학 등에서 역사문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여러 저서가 그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발문을 쓴 김진악 씨는 시조는 고하 선생이 일생을 두고 짓고 연구한 시가이다. 이 노래는 600여 년 동안 살아있는 민족의 전통시가라면서 여러 형식의 시조 가운데서도 단시조(평시조)는 시조시의 정수라 하겠다. 누구나 노년이 되면 인간만사 단시조처럼 짧아지고 단순해진다고 설명하며 고하백세기념문집이 간행되기를 기원했다. 현대시조의 태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수제자인 최승범 시인은 모교인 전북대에 40여 년간 재직하면서 시조론과 수필론을 가르쳐 후학을 양성해왔다. 지난해에는 항토예술 진흥에 헌신하고 후학을 양성해 온 공덕을 인정받아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6.12 17:42

21세기 살아가는 사람의 시각으로 읽는 ‘논어’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의 시각으로 논어를 읽는 시간. 이준자 작가의 <논어, 감성으로 읽다>가 출간됐다. 책을 통해 작가는 말한다. 요즘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다고. 왜 그럴까? 작가는 네트워크 시대라지만 어쩌면 가상공간에서 진정한 인간성을 느끼기 어려워서라고 설명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관계망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자세. 사람과 사람이 따뜻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공감하는 진정한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작가는 관계 맺기의 정석이 바로 논어에 담겨있다 강조한다. 논어의 핵심 키워드인 인덕을 개념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지양하고, 마음속에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감성적 에너지를 실었다. 너무 도덕적인 측면에 치우치지 않고 관점을 조금 달리하자 상대에 대한 덕을 행사할 때 교감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는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기존 논어에서 말하는 인덕 개념을 살려내려 노력했다. 특히 인덕 개념을 도덕적 감성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여러 서양 고전문학 작품과 연결해 풀어냈다. 다양한 관계 맺기라는 네트워크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관계 맺기가 어려운 이들에게 공자님은 현명하면서도 품격 있는 언어로 우리를 설득한다. 작가는 말한다. 멋진 말씀의 향연으로 들어가 봅시다. 전주 출생인 이준자 작가는 대학 신입생 시절, 삶이 회색빛이라 생각던 차 철학개론 강의 플라톤 이데아론에 매료돼 철학이 삶의 이정표가 됐다.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30여년 넘게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다. 전주기전여고 교사이자 여러 책 읽기 모임에서도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6.12 17:28

전북여류문학회 배순금 회장, 시집 ‘보리수 잎 반지’ 펴내

해가 갈수록 풍수지탄(風樹之歎)을 절실히 느낀다는 시인은 시집을 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안부를 챙겨 묻는다. 배순금 전북여류문학회장의 새 시집 <보리수 잎 반지>(황금알)에 실린 안부2-보고 싶은 아버지께는 지난날 아버지와 나눴던 마지막 온기와 그 먼 나라에서도 오매불망 딸자식 생각뿐일 그리운 얼굴로 완성한 부모님 전 상서다. 부모의 부재에서 피어난 간절한 그리움은 자녀와 손주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며 혈연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완성한다. 해설을 쓴 권온 문학평론가는 딸로서 아버지를 만나고, 엄마로서 두 자녀를 생각했던 시인은 첫 손녀를 이야기한다면서 아버지와 자녀와 손녀, 곧 혈연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씨가 더할 수 없이 곱다고 말했다. 배순금 회장은 아버지에 대한 시에는 우리 사회에서 가정 내 아버지의 존재가 좀 더 부각되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면서 이번 시집이 사랑, 이별, 기쁨, 슬픔, 행복, 외로움이 그리움으로 점철되는 우리네 인생 여정에서 작은 공감대라도 이룰 수 있길 소원한다고 전했다. 익산 출신인 배순금 회장은 전주교대와 원광대 교육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1975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이듬해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한 월간지 <새교실>의 새교실 대상에서 교육애 기록 부문에서 입상했다. 1991년 공식적인 시인의 이름을 얻은 이후 2008년 첫 시집 <사각지대>를 출간했다. 마한문학상과 국무총리상,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전북시인협회 지역위원장, 지초문예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6.12 17:28

[신간] 다산학 연구 50년 연구 과정·결실 책으로 엮어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50년간 천착해온 다산학 연구의 과정과 결실을 담은 역작 <다산에게 배운다>가 출간됐다. 박 이사장은 조선 후기 실학, 그중에서도 방대한 저술과 혁신적인 학문 풍토로 일가를 이룬 다산 정약용에 대한 연구를 다산학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일찌감치 주장해온 학자다. 다산연구소를 설립하고 활발히 운영해왔으며, 전문 학술연구부터 다수의 다산 원전의 번역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같은 대중 교양서를 집필기획하는 등 우리 사회에 다산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작가는 책에서 정약용을 조선 후기의 박식하고 명석한 르네상스인 정도로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정약용은 학문적정치적으로 변혁을 꿈꾼 사상가였음을 특별히 강조한다.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유학이 실천의 근거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재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해 성리학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정치는 민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책에서 지금 다산에게 배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한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기 전 다산의 사상은 재민주권의 회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등불과도 같았다. 다산을 배우며 주체적인 사상에서 근대적 생각을 만났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의 근거를 다산에서 발견했다는 것. 민주화가 진전된 이후에도 다산은 탁월한 통찰과 인격으로 대표적인 조선의 지식인으로 숭상받아왔지만 다산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니 그런 세상은 쉽게 오지 않는지도 모른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기에 민(民)이 주인이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공부는 더욱 절실하고 백성의 힘에서 희망을 본 사상가 정약용의 삶과 사상을 아우른 이 책이 개인의 미래,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공부에 일익을 맡기를 기대하고 있다. 책에서는 다산의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고차원적인 학문적 개념들에 이르는 다산학 연구의 전모를 만날 수 있다. 목민심서 등 다산의 원저들을 높은 수준의 우리말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지만, 원저를 직접 소화하기 어렵거나 당대의 맥락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친절한 길잡이와 해설이 될 것이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6.12 17: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 송현섭 동시집 ‘내 심장은 작은 북’

더러 우연을 가장해 은근슬쩍 와서는 마음에 또렷한 지문을 남기는 것들이 있다. 송현섭 시인의 동시집 <내 심장은 작은 북>도 그러했다. 이 책은 버스 시간이 남아 들어간 서점에서 우연히 내 손에 닿았다. 송현섭 시인은 제6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을 받은 뒤, 곧이어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시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 심장은 작은 북>은 그 좋은 어린이책 동시 부문 대상작이 수록된 동시집. 그동안 많은 동시를 접한 것도 아니면서 어느새 동시에 대한 생각의 울타리가 세워졌던 모양인지 이 시집이 낯설고, 기이했다. 착하고 순하고 보드라운 시어와 밝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그리는 것이 동시의 미덕이라고 여겨왔다. 송현섭 시인의 동시는 그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콧방귀도 안 뀐다. 마녀가 원숭이를 넣은 수프 끓이는 법을 제자에게 가르치고(마녀의 수프 끓이기),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 뱀 쇼를 보러 온 개구리들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 뱀은 조련사의 손을 물어버리는가 하면(뱀 쇼), 아우슈비츠를 동시 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낯선 세계와의 만남이 어쩐지 싫지 않다는 데 있다. 마녀의 수프를 먹은 것처럼 시인이 거는 마법 속으로 빠져든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아이들도 범상치 않다. 이 친구 마음에 안 들어요. / 새하얀 색, 기분이 안 좋아요. / 특히나 이 친구는 주름 하나 없이 / 항상 반듯해요. 재수 없게. / 쪼그만 과자 부스러기만 떨어져도 / 부르르 몸을 떠는 것 같아요. / 이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요? / 나는 이 친구를 치료하기 위해 / 일부러 빵 부스러기를 잔뜩 뿌리고 / 여기저기 할머니 주름을 접고 / 물 한 컵 시원하게 쏟아 버리고는 / 엄마한테 꿀밤을 세 대 맞았죠. (식탁보 전문) 삐딱하고 발칙하다. 전라도식으로 표현하자면 아그(고)똥하다. 유머와 그로테스크가 버무려진 시편들을 읽노라면 한껏 불량해져서 낄낄거리다가도 문득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보다 먼저 어른이 읽어보시길 권한다. 견고한 생각의 울타리들을 상상력이라는 장대로 어떻게 넘나드는지 엿보는 즐거움이 있는 까닭이다. 그런 다음에는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라. 알고 보면 아이들은 어마어마한 거인이라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면 고가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송현섭 시인의 말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전주MBC 라디오 작가로 일하고 있으며, 시집 <골목의 날씨>를 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6.12 17:02

전북수필문학회 창립 40주년 '제1회 전북수필가대회' 열려

전북수필문학회(회장 윤철)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지난 7일과 8일 완주 대둔산호텔과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제1회 전북수필가대회를 열었다. 대회 첫날인 7일에는 전북수필문학상 심사평, 문학상 시상식, 문학강연 등이 진행됐다. 이날 최기춘이용미 수필가가 제32회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했고, 삶의 표현-삶으로 수필하기를 주제로 김종완 에세이스트 발행인의 문학강연도 이어졌다. 8일에는 김영 시인이 다작? 되작?을 주제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에서 강연을 펼쳐 갈채를 받았다. 박동수 조직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전북 수필가들은 어느 지역보다 우수한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 수필가들이 다 함께 모여 수필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가기 위한 진지한 성찰과 토론의 자리는 갖지 못했다며 전북수필 창립 40주년을 맞아 수필문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철 전북수필문학회장은 앞으로 전북수필가대회 대회를 계속 이어가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필가들이 스스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며 수필문단이 탄탄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말했다. 전북도와 완주군이 후원한 이번 수필가대회에는 김남곤 시인을 비롯해 류희옥 전북문인협회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김종완 에세이스트 발행인, 김정길 영호남수필문학협회 회장, 이명화 순수필 동인회 회장, 도내 12개 수필단체 회원과 박성일 완주군수, 안동환 전북도 문화예술과장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6.09 17:2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