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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 〈마음의 발견〉…동서고금 학자들 명언 헤아려

촌각을 다투면서 변하는 마음. 그 마음을 다잡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람들의 마음은 하루에 얼마나 여러 번 변하고, 곁에 마음의 문을 열어 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길에서 역사와 문화를 발견하고 명저에서 삶의 좌우명을 건져 올렸던 신정일 문화사학자(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가 자신을 들여다봤다. 그가 새로 낸 저서 <마음의 발견>(푸른영토)은 지금 내 마음에 필요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학자들의 명언과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소주제별로 엮어낸 책이다. ‘마음의 주인’·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누구인가’· ‘마음을 사랑하는 것’ 등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대 마음에 다가가는 길’· ‘그대는 항상 저 멀리 있고’ 등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것을 두루 살핀다. ‘현명한 자는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고 미련한 자는 그 노예가 될 것이다.’(푸블리우스 시루스 <금언집> 중에서)’신 이사장은 하루에도 오만 번씩 변하는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단지 마음의 중심에 서서 제멋대로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통제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나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것. 연연해할 필요도 없다. 가고 오는 것, 그것이 세상의 진리고 우주의 섭리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살라”면서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는 것보다 오다가다 만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고요히 앉아본 뒤에야 보통 때의 기운이 경박했음을 알았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조급했음을 알았다. 일을 뒤돌아본 뒤에야 전날에 시간을 허비했음을 알았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예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다. 정을 쏟은 뒤에야 평일에 마음 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다.’(진계유 <안득장자언> 중에서)지나간 다음에야 알지, 우리가 무엇을 알았겠는가. 지난 뒤에야 너무 각박했음을, 그대를 너무 깊이 사랑했음을 깨닫지만 지나간 것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이라서 그저 마음만 아프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적막해져 이윽고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오르는 것은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달은 후에야 가능한 일일 것. 저자는 마음 안에 있는 ‘참 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옛 사람들의 말을 좇아서 가다보면 언젠가 그 마음의 정수에 도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격려한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5.12 23:02

김경성 두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펴내

먼 바다까지 끌고 나가서/ 부서지도록 던져놓아도 다시 제 속으로 들어와 새살이 돋게 하는/ 기억들과 손끝에서 왈칵 꽃이 피게 하는/ 달큰한 추억의 시간,/ 어느 것 하나 내 것 아닌 것이 없다. (「풀등」 부분)김경성(55)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를 펴냈다. 시인은 폐허를 지키는 사람이었다가 날아오르는 천 마리의 새떼를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치열한 언어적 탐구를 통해 읽어내는 풍경은 생동감 있는 붉음으로 마침내 도달한다.시인은 만개한 꽃보다 시든 꽃과 시든 꽃이 품고 있던 열매에 시선을 둔다. 이 세계는 시인을 통해 비로소 태어나고, 의지와 표상을 갖는다. 시인은 쓴다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간다. 김 시인은 시작(詩作) 배경과 관련해 폐허나 폐사지, 고목 등 사라지거나 오래된 것에 마음이 머문다며 그래서 10년 넘도록 관조스님의 사찰 꽃살문 책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사찰, 박물관 등 꽃살무늬를 찾아다녔다고 설명했다.박성현 시인은 김경성 시인에 대해 그는 무한히 펼쳐져 있는 사물들의 관계 속으로 스며들어, 그것의 오래된 습속을 단절시키고 균열을 낸다며 그의 두 번째 시집은 시인이 세계와 대면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감각의 실존이며 세계의 내적 표현이자 울음이고 통각이라고 말했다.김 시인은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2011년 미네르바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와온>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5.12 23:02

원불교 100년 성장사 한눈에…100주년기념성업회, 총람 발간

모든 현재는 그 자체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교단의 현재를 알기 위해 과거를 살펴야 한다. 어제 속에서 오늘을 찾고, 오늘 속에서 내일을 찾자는 것이다. 교단의 지나온 세월과 오늘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교단 현상을 알아야 미래를 살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원불교 100년 총람> 발간사 중원불교 100주년기념성업회가 원불교 100년의 역사적정신적 성업을 4년에 걸쳐 총체적으로 정리한 <원불교 100년 총람>을 발간했다. 원불교 100년 총람은 원기 73년부터 원기 100년 12월까지 원불교 교단의 발전 과정과 현황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정리했다.1권당 1300면의 방대한 분량으로 모두 10권이다. 국내외 교당 600여개, 교육기관 180여 개, 자선 복지기관 200여 개, 각종 기관 및 단체 100여 개 등을 수록했다. 작성자와 감수자 2000여 명, 편집위원과 교정위원은 200여 명이 참여했다. 총람은 총편, 중앙총부, 기관단체, 교구지구교당, 인물연표로 분류해 정리했다. 특히 교구지구교당별로 설립 동기와 연혁, 회장단 임원, 역대 교무, 중요 행사 및 활동, 법사승급자, 법호수증자, 비전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원불교 100년 총람 편집위원장 장연광 교무는 종교가 인류 역사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과업의 수행과 더불어 사상적으로 시대를 이끌어갈 만한 이념을 제시하고, 이를 대중이 공감하도록 끊임없이 교리를 재해석하면서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며 이 총람은 원불교 100년 성장의 의미를 담은 통사의 기본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원불교 100주년기념성업회는 다음달께 총람을 전자책(e-book)으로 전산화하고, 분야별 통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5.12 23:02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선거 이야기…정관성 〈대통령은 누가 뽑나요?〉

“초등학생도 대통령을 뽑을 수 있나요?” “4·19혁명이 투표 때문에 일어났다고요?”정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열 가지 질문과 대답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담겼다. 정읍 출신의 작가이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관성씨가 신간<대통령은 누가 뽑나요?>를 펴냈다. 책에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아빠와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쌍둥이 남매가 등장한다. 남매와 아빠의 대화를 통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정치와 선거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책 속의 아빠는 초등학교에서 치러지는 어린이 회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비교하면서 정치는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설명한다. 오히려 정치를 통해 삶을 바꿀 수 있고, 정치인은 국민의 일을 대신해 주는 ‘대리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정치를 할 수는 없으니 대신 일할 사람을 뽑는 일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에 선거는 반드시 해야 하고, 또 신중하게 선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부터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의 역사가 어떻게 막을 내렸는지 상세히 서술해 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 ‘독재 정치’인지를 일깨운다.정관성 작가는 “플라톤에 따르면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면서 ”책의 독자는 아직은 선거권도, 피선거권도 없는 어린이들이지만 책을 통해 선거와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고 세상을 바꾸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5.05 23:02

전주 출신 한윤이 동화작가,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

전주 출신이자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 등을 지낸 한윤이(70) 동화작가가 제20회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2000만 원. 한 작가는 올 초 발간한 동화집 <기린마을 아이들>로 가톨릭신문사가 주관하고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아동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기린마을 아이들>은 여럿이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책이다. 심사를 맡은 정두리 아동문학가는 “이즈음의 동화류가 유행이나 재미에 몰두하는 것과 달리 이 책에 수록된 9편의 동화에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따뜻한 소통과 정직하고 반듯한 마음이 나타나 있다”면서 “ ‘스마트폰 화면에 코를 바짝 대고 까닥까닥 손가락놀림에 빠져있는 어린이를 구출’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에서처럼 이 책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평했다. 한 작가는 “학원으로 내몰리며 쫓기는 시간을 사는 요즘 어린이들이 함께 하며 즐기는 지난날의 놀이 공간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고 여유로움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면서 “늘 다짐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좋은 벗이 되는 동화를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7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동박골 아이들’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국어교사와 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부장, 주간, 언론사 문화센터 강사 등을 지냈고,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5.05 23:02

영화 보며 위로받는 사람들…이승수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

‘소설이 시나리오가 되고 시나리오는 영화가 되고, 나는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왜 쓰는가. 장르도 모호한 이 글을? 영화에는 심리 기제가 많다. 무수히 많은 그것을 순간순간 기록하지 않으면 지나가고 묻혀버린다. 글로 남기고 싶은 이유다.’(<영화 보고 갈래요?>중)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이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신아출판사)를 펴냈다.국내에 지난 2004년 즈음 알려진 영화치료는 영화를 유대 형성, 관찰 학습, 심리적 위로, 대리만족 등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동화하며 감동하고 정화를 느낀다. 그러면서 스스로 변화와 성장을 꾀한다.이 지부장은 낯선 영화치료를 전북에 널리 알린 핵심 인물로, 지난 2014년 초부터 전북일보에 ‘이승수의 힐링 시네마’를 2년여 동안 격주로 연재했다. 이 중 51편을 선정해 모아낸 책은 성장, 자아탐색, 사랑·가치, 여성·가족, 사회현상·중독 등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이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가 던지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실감이다. 이를테면 사람이 서로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에너지.영화 속에서 바다는 실감의 매개체다. 각자의 아픔과 불안을 간직한 소년과 소녀. 바다가 무서워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소년은 소녀의 손을 잡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이들을 보며 글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또 하나의 문을 열기 위해 버둥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바람 불고 파도치는 바다, 해저로 헤엄쳐 들어가야만 두 번째 문의 열쇠를 구할 수 있으리라. 그것은 인간의 심연이고 무의식이다.”이밖에도 영화 ‘400번의 구타’, ‘나의 산티아고’ ‘동주’ ‘본 투 비 블루’ ‘산타바바라’ 등을 치유의 관점으로 읽어낸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5.05 23:02

전북작가회의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 발간

‘치열하게 시와 한판 붙어보겠다고 책을 읽고 시를 쓰던 날들이 멀어져 갔다. 그녀와 나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마른 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에도, 함박눈이 쏟아지는 날에도 어둠을 헤치며 김 공장으로 향했다. 우린 쓰러져 잠들어 자명종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면서 처절한 노동의 밥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본문 중 유수경의 ‘살구나무집 툇마루의 가을’에서)39명의 시인과 작가들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서 반짝이는 시절을 붙잡아 글로 옮겼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 회원들이 펴낸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모악).극작가 최기우, 문학평론가 문신, 방송작가 김성숙, 소설가 김저운·장용수·차선우·한지선, 수필가 김승종·배귀선·황숙, 시인 경종호·김이흔·도혜숙·박두규·서연수·신재순·안도현·안성덕·유강희·유수경·이병창·이병초·이소암·이영종·이은송·장창영·장현우·조석구·조재형·채명룡·최자웅·하미숙, 아동문학가 김자연·박서진·박예분·박월선·서성자·윤미숙·장은영. 장르도 개성도 다른 문학인들이 꺼낸 자신의 이야기는 역시 다채롭다. 총명하고 순수했던 유년 시절도 있고, 열병에 시달리고 좌절과 깊은 절망에 허우적대던 청춘도 떠올린다. 삶의 큰 깨달음을 준 인연들, 어머니의 따뜻했던 손길, 추운 시절을 함께 견뎌냈던 친구도 찬찬히 돌아본다. 전북에서 겪은 추억들을 담았기 때문에 전북의 서로 다른 39가지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들의 평소와 다른 호흡과 언어로 엮어낸 글을 곱씹는 것도 묘미다. ‘지상의 끝에 서다’ ‘국수 한 그릇의 추억’ ‘오늘은 재미 좀 봤나비?’ 등 3부로 구성돼 있는 책은 장소에 대한 추억, 사람과의 인연, 사건에 얽힌 사연 등을 소재로 한다. 문신 문학평론가는 서문에서 “글을 쓰는 일은 소멸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우리의 기억을 문장 안에 새겨 넣는 이유는 우리 삶이 함부로 잊혀서는 안 될 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수필가 김승종은 청년 시절부터 전주천, 삼천, 구이 등에서 투망을 즐기던 아버지를 떠올렸고, 서연수 시인은 순창 메타세쿼이아가 쭉 뻗은 도로와 강천저수지부터 젖줄로 흐르는 작은 시내를 꺼냈다. 장현우 시인은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로 귀촌했던 2008년 겨울을 떠올렸고, 군산의 명물이었던 선창가 포장마차를 일컫어 채명룡 시인은 “밤새 수맥 사람들과 시 나부랭이를 주절대던 해망동 13번 포장마차는 80년대를 관통하던 시대의 또 다른 작업실이었다”고 고백했다. 문신 문학평론가는 모악산을 보면 그 산기슭에서 살던 박남준 시인의 모악산방을 찾았던 1998년을 떠올렸고, 김이흔 시인은 부안 청자박물관, 김자연 아동문학가는 전주 홍지서림, 이병초 시인은 황방산 틀못, 조석구 시인은 장수군 계남면 화양리 난평마을, 최기우 극작가는 기억 속 그곳으로 전주 산성마을을 꺼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21 23:02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경종호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 펴내

올 1년 동안/ 여자애들에게 고백한 후/ 내가 들은 말// 넌 키가 너무 작아(은솔이)/ 넌 너무 잘난 체만 해(진솔이)/ 넌 바람둥이야(서윤이)괜찮다/ 나도 이젠 그 애들은 별로다/ 지금은 2반 김소리뿐이다(<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의 괜찮다중)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출신인 경종호 시인이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문학동네)를 펴냈다. 5년 간 시인이 모으고 버리고, 쓰고 다듬은 40편의 동시가 담겨 있다.기존 동시가 갖고 있던 교훈성을 덜어내고 아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삼아 재밌게 읽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맡겨둔다. 2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고, 동시 쓰기를 가르치며 이들의 속마음을 나눈 덕분이다. 네가 배려해주면 되잖니라는 말/ 무릎 위로/ 거머리가 기어오르는 것만 같다// 넌 자존심도 없니?라는 말엔/ 내 몸속 뼈가/ 싸르르 녹아 버리는 것만 같다( 어떤 말 중)책임과 이해, 배려와 자존심은 지켜야 할 윤리나 덕목이지만 일방적으로 강요할 때는 억압과 폭력이 될 뿐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통해 이들이 스스로 바라고 행하기까지 기다려 주자고 말한다. 뒤집기 알 넘어진 자전거 등에서도 섣불리 개입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길 바란다. 동시집이지만 문학성도 두드러진다. 동시는 교훈적이고 다소 유치하다는 일부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었다. 저학년 초등학생보다는 4,5,6학년 학생들과 중학생이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경 시인은 딸을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면서 첫 시집을 낸 것에 대한 복잡 미묘한 감정보다는 아이들이 동시집을 읽으며 공감하고 문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21 23:02

편지·일기 쓰며 아름다운 우리말 뽐내요

초등학생들이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최명희문학관, 전북일보사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마련한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이다.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손글씨 공모전은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만년필 쓰기를 고집했던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문학 열정을 상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 해 평균 3500여 편이 출품되는 등 손글씨를 콘텐츠로 활용한 학생 공모전으로는 가장 활성화 됐다는 평가다.전국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손으로 직접 쓴 편지와 일기 작품을 내면 된다. 9월 8일까지 최명희문학관(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9)으로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대상 한 명에게 전라북도 교육감상과 20만원 상당의 상품이 수여되는 등 모두 154명의 학생을 시상한다. 수상 작품은 손글씨 블로그(http://blog. daum.net/ 2840570)에 게재되고, 일부 작품은 10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최명희문학관에서 전시된다.장성수 혼불기념사업회 대표는 손글씨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느낄 수 없는 글씨의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아이들이 손으로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17 23:02

서정인 장편소설 〈달궁〉 첫 출판 후 30년만에 다시 세상으로

네 눈의 불빛은 빛을 못 보아도 불빛이다. 흙에 묻혔다고 금강석이 보석이 아니냐? 내 딸아, 너는 진주다. 다만 사람들이 흙만 보고 그 밑을 못 볼 뿐이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 잘못이고,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보물을 흙 속에 던져 버린 세상 잘못이다.(<달궁> 중에서)실험적인 소설쓰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며, 한국 소설의 지평을 질적양적으로 확장하는데 기여해온 작가 서정인의 독특한 장편소설 <달궁>. 1987년에 처음 나왔지만 절판됐던 책을 약 30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개정 합본판으로 선보인다. 바로 <달궁-박달막 이야기>(최측의 농간).<달궁>은 한국전쟁 중 부모와 헤어진 후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주인공 인실이 부정과 허위만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좌절당하는 일생을 그린 것으로, 인실의 순진함과 성공한 인물들의 허위의식이 더욱 대비되며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한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저자 특유의 형식 파괴적 실험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개정판은 방대한 분량으로 세 권으로 나뉘어 있었던 책을 한 권으로 묶어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새로이 단장했다. 서 작가는 전체 원고를 검토해 박달막 이야기를 부제로 추가하고 초판에 있던 일부 오식을 바로 잡고 문장 상당수를 개작해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인실의 아(兒)명인 딸맥이에서 비롯되기도 한 박달막을 부제에 붙인 것은 여성이라는 것이 저주가 되는 세계를 살다간 한 여성의 기억을 훼손하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서정인 작가와 출판사인 최측의 농간의 신동혁 대표는 최근 전북일보를 찾아 소설의 복간 과정에 대해 들려줬다.서 작가는 처음 복간 소식을 받았을 때 반가웠지만 옛날 책을 오늘날 사람들이 읽을까 싶어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오랫동안 준비하고 자신 있기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 신문사를 찾았다는 신 대표는 문학도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상품성을 떠나 시대를 초월한 문학성을 가진 책들이 절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그런 의미에서 서 작가의 <달궁>은 흙에 묻힌 금강석이었다. 절판된 서적을 복간하는 출판사 최측의 농간은 흙을 털어내고 정성스레 닦아냈다. 오래 견딘 활자들은 바라진 것이 아니라 빽빽하게 뭉쳐 더욱 단단해졌다. 신 대표는 900쪽에 달하는 막대한 양과 교차적으로 얽혀 있는 비선형적인 이야기들, 실험적 형식으로 인해 좀처럼 읽기의 진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를 받아들인다면 분명 소설 읽기의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14 23:02

형경숙 작가, 장편소설 〈바람의 그 언덕〉 발간

2003년 ‘함몰-이별이라 하기엔’(영하)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소개된 장편소설이 있다.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책이 14년 만인 2017년 <바람의 그 언덕>(신아출판사)이라는 새 제목을 달고 재출간됐다.형경숙(69) 작가가 장편소설 <바람의 그 언덕>을 펴냈다. 동료 소설가로부터 꾸준히 재출간 권유를 받았고, 결말 부분만 개작해 재출간하기에 이르렀다. 2003년 <함몰-이별이라 하기엔>을 출간했을 때 일부 독자와 소설가로부터 군대라는 색다른 소재와 진솔한 줄거리로 흥미롭다는 평을 받았었다.<바람의 그 언덕>은 군부대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반대급부, 모함 등을 극복하고 이룬 장교와 여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실제 여군으로 복무한 작가의 경험이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는 간호장교를 꿈꿨지만, 극심한 지역감정으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다고 털어놨다.그는 “영상의 대중화로 독서열이 급격히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재출간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며 “이 어지러운 시기에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모두의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놓아 본다”고 말했다.형 작가는 남원 출생으로 서울예술신학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월간 순수문학에서 <벙어리 뻐꾸기>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장편소설 <함몰> <노란다이아몬드와의 이별식> <별에서 온 아그날래>, 장편동화 <소노반과 깹>, 작품집 <아름다운 선택>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4.14 23:02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김이흔, 그림에세이 〈누에〉 출간

고치 속에 들어 있다 해서 진짜 죽은 건 아니다. 그것은 보다 긴 잠의 연속일 뿐이다. 고치 속에서 누에는 나방이 될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날개가 돋는 자신을 보고 있는 지도, 자기를 알게 되면 마음의 눈이 생긴다. 전체를 보게도 되고, 듣게도 된다.( 누에중)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이자 지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이흔(본명 김형미) 작가가 그림에세이 <누에(nu-e)>(교음사)를 출간했다.잠업이 흥했던 부안에서 유년 시절 직접 누에를 쳤던 김 작가가 누에를 관조(觀照)하며 느낀 삶의 깨달음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은 책이다.오래 전에 3년 정도 칩거 생활을 할 때가 있었어요. 매일 일기를 썼는데 의도하진 않았지만 누에에 관한 글이 많았죠. 누에는 굉장히 재밌는 동물이거든요. 강한 빛이나 바람, 시끄러운 소음도 싫어하고 깨끗한 곳에서만 살아요. 허물을 벗을 땐 주욱죽 소나기 소리가 내리곤 했고요. 지쳐서 무의식적으로 글을 쓸 때 언제나 머릿속을 맴돌던 누에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나를 누에라고 생각하면서 썼어요.책에 담긴 상당수의 글과 그림이 그 당시 창작했던 것들이다. 짧은 일기 형식으로, 사람이 살면서 잊지 않아야 할 정신적인 요소들을 누에의 특성에 빗대 표현했다.총 11개 섹션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글이에요. 내면의 성찰, 정신적인 것들이 옛날부터 화두가 돼왔지만 물질 만능주의가 돼가는 오늘날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누에는 눈이 없다. 언뜻 보기엔 있는 듯 보이지만, 무늬에 불과할 뿐 앞을 볼 수 있는 눈은 아니다. 어쩌면 누에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에서 부여받은 것은, 진짜 자신의 눈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을 겪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십 번을 죽어도 죽어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누에 중)그는 올곧은 자신의 길을 향해 정진하는 누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누에를 소재로 감성적인 글을 쓰는 것도 흥미롭지만 작업 과정도 특별하다. 누에를 치던 곳인 옛 잠종사에서 생활하며 책을 완성한 것이다.조각조각 모아 놓은 글들을 그대로 두기 아쉬웠던 작가는 지난해 여름 글과 그림을 보완해 책으로 엮기로 결심했고, 지난해 9월 완주의 옛 잠종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한 복합문화지구 누에에 들어갔다. 그는 공간 누에가 주는 영감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머물고 있는 다양한 예술인들과 어울리며 많은 창작 에너지를 받았다면서 내 집필 활동과 걸맞은 행복한 기회였다고 말했다.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진주신문 가을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그는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산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이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0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