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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인물] “민주주의는 이기려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합의의 예술”

전문=대한민국 국회의 권한은 어느 때보다 강해졌지만, 의회주의는 자취를 감췄다. 권력의 분점이 아닌 독점, 토론의 장이 아닌 전장의 풍경 속에서 ‘정치의 품격’은 희미해지고 있다. 그런 시대에, 의회주의자 백봉(白峰) 라용균(1895~1984)을 다시 불러낸 책이 지난 5월 세상에 나왔다. <백봉 라용균 연구>는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니다. 의회를 ‘규칙이 분명한 아마추어 스포츠’로 이해했던 한 정치인의 철학, 그리고 그 품격의 정치가 왜 지금 다시 소환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시대적 기록이다. 백봉의 넷째 아들이자 외교관·정치학자로 살아온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전 우석대 총장)는 이번 연구서의 발간을 통해 오늘날 한국 정치가 잃어버린 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정치는 격돌이 아니라 설득의 예술이어야 한다는 신념, 승패가 아니라 ‘좋은 경기’를 남겨야 한다는 백봉의 의회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 철학을 다시 복원하려는 시도로 오는 14일 국회에서 북 콘서트가 열린다. 전북일보는 지난 10일 이번 연구서 편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라 교수를 만나 왜 이 시점에 ‘의회주의자 백봉’을 다시 소환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 시대의 정치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들었다. -선친인 백봉 라용균 선생에 대한 연구서가 그의 사후, 좀 늦게 나온 느낌이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된 작업인가요? “저도 이제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선친에 대한 기록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선친에 관한 연구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제가) 여러 차례 자서전 집필을 권유 드렸습니다. 자술 기록을 남기는 건 공인으로서 일종의 의무라고요. 그러자 선친께선 ‘(내가 내 이야기를 기록으로 직접 남기면)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답하시더라고요. 세상을 떠나신 후 몇 분이 뜻을 모아 전기 준비를 권유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차 이번에 뜻이 있는 몇 분과 함께 이 연구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번 <백봉 라용균 연구>는 흔히 있는 전기류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지한 학문적인 연구로 시작됐습니다.” -곧 국회에서 연구서 발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립니다. 어떤 내용으로 준비 중 이신지. “단순한 출판기념회나 책 발표라기보단 선친의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특히 이종찬 광복회 회장이 특히 선친의 임시정부 시절 활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으로 있다가 재헌 국회로 이어진,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국회를 잇는 상징적 인물이다’라고요. 그게 사실 저도 다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에요. 임정에서 해방 이후까지 끊기지 않은 정치철학의 맥이 있었다는 거죠. 이종찬 광복회장, 정대철 헌정회장, 정세균 전 총리 세 분이 공동초청인으로 참여합니다. 세 분 모두 ‘의회주의를 복원에 뜻이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백봉 선생의 사상적 여정을 들여다봐야 겠네요. 의회주의자 백봉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20대 초반, 일본 유학 시절에는 공산주의에 많이 기울었어요. ‘민족해방 방법론’으로 공산주의가 매력적으로 보이던 시기였고 또 ‘독립하려면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많았으니까요. 왕정이던 우리나라가 독립해서 어떤 체제를 갖출지의 고민이었겠죠. 그래서 모스크바 동방노력자대회에도 임시정부 대표로 갔죠. 그때 여운형, 김규식 선생과 함께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련에 가서 보고 큰 충격을 받았대요. 이상사회라더니, 실제로는 숙청과 억압이 난무했거든요. 또 개인의 삶은 아무 의미가 없었어요. 현실을 접한 선친은 ‘이건 인간이 살 세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셨다고 해요. 그 이후로 평생 공산주의는 절대 (대한민국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결심하셨죠.” -청년 라용균이 공산주의와 결별을 선언하고, 의회주의자가 된 상징적 계기가 있었나요. “그 뒤로 좀 실의에 빠지셨는데, 그때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의 권유로 영국 유학을 가게 되 되셨어요. 당시 도산 선생이 선친에 ‘독립운동도 중요하다. 그러나 독립 이후 나라를 잘 운영할 인재가 더 중요하다’라고 하셨대요. 도산이 추천해 준 곳이 바로 영국이었어요. 당시 세계 제일 선진국이니 공부하고 오라고 조언하셨죠. 그래서 영국 유학을 결심하셨어요. 그게 선친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였죠.” -영국에선 무엇을 보시고 경험했나요? “영국 의회를 직접 보시고, 정치란 싸움이 아니라 규칙이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하셨죠. 선거에서 싸우던 정치인들이 결과가 나오자 웃으며 악수하더란 거예요.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승자는 패자를 존중했다는 거죠. 선친은 ‘정치는 아마추어 스포츠와 같다’라고 자주 말씀했어요. 룰을 지키고, 상대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 보는 것. 그게 바로 ‘백봉 의회주의’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상대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 본다’ 현재 우리나라 의회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요즘 국회 보면요, 의회가 아니라 싸움터 같아요. 권력을 ‘임시적 권한’이 아니라 ‘세상을 새로 만드는 도구’로 착각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임기 안에 국가의 모든 걸 바꾸려 하죠. 그건 정치가 아니라 폭정이에요. 정치는 상대를 없애는 게 아니라, 상대와 함께 규칙 안에서 경기하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정치는 아마추어 스포츠’라고 선친이 항상 강조하셨던 거 같아요.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찍어준 국민의 뜻’이라고들 합니다. 국민 다수가 찍어줬으니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텐데요. “정치는 언제나 불완전합니다. 요즘 정치 보면 ‘국민의 뜻을 다수결’이라 치환하죠. 근데 그게 국민 전체의 뜻일 수 있습니까? 60대 40으로 이겼다고 해서 40%의 의견이 무시되면 그건 폭정이에요. 의회는 바로 그 균형을 잡는 곳이에요. 상대 의견을 협의하고, 서로 조정하는 공간. 그걸 안 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집니다.” (여야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국민의 뜻이란 부분적일 뿐입니다. 60%가 지지해도 나머지 40%를 존중해야 하죠. 그게 백봉 정신, 즉 ‘합의와 품격의 정치’입니다.” -대통령중심제보다 대통령중심적 사고가 문제일수도 있겠네요. “옛날엔 ‘하늘의 명을 받아서 나라를 다스린다’ 그랬잖아요. 새로운 세상을 연다, 새로운 천하를 연다. 이런 생각이 아직 (우리나라에) 있어요. 그래서 상대방이 있다는 걸 인식 안 하고, 상대방의 근거를 모두 없애버리려고 그래요. 여야 할 것 없이 다 그래요.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어요. ‘정치는 왜 전문가가 없나’ 그랬더니 프로타고라스가 대답했죠. ‘정치 능력은 인간 모두에게 주어진 보편 능력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 사회는 언제나 의견 충돌이 있고, 완벽한 합의는 없다. 그걸 제어하는 게 제도고, 그게 바로 의회예요. 그래서 선친은 ‘항상 (나라에 충성하는) 반대파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반대가 없으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종교라고요. 또 ‘이긴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졌다고 비굴해질 필요는 없지만, 권력을 쥐었다고 교만해지면 안 된다’ 그게 선친이 평생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라 교수는 전주부 고부군 북무면(현 정읍)태생인 백봉 라용균의 넷째 아들로 194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주영국·주일본 대사를 지냈다. 제10대 우석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로 외교관출신 정치학자로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협상과 설득을 강조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사람과 정치> <세계의 발견> <한국의 불행한 대통령들> 등이 있다.

  • 기획
  • 김윤정
  • 2025.10.12 17:45

고창 대산면 ‘서점마을’ 문 열다… 전국 최초 6개 서점이 모인 책의 마을 탄생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대산면에 책 향기가 가득한 특별한 마을이 탄생했다. 지난 11일,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서점’이 한데 모여 조성된 ‘고창 서점마을’이 문을 열며 개장식을 가졌다. 이로써 고창군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서점을 보유한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개장식에는 심덕섭 고창군수, 윤준병 국회의원(고창·정읍), 오세환·임정호·이선덕 고창군의회 의원을 비롯해 이철수 만화가, 여균동 영화감독, 대산면 지역사회단체장 등 각계 인사와 주민, 외지 방문객 수백 명이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서점마을’은 단순한 상업공간이 아닌, 귀농·귀촌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꾸려가는 문화공동체형 독서촌으로 기획됐다. 이곳에는 문학, 철학, 예술, 인문 등 각기 다른 주제를 중심으로 특화된 6개의 서점이 들어섰다. 일부 서점은 숙박이 가능한 ‘스테이형 독서 공간’으로 운영돼 방문객이 머물며 책을 읽고 작가와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서점 운영자들은 회원제를 도입해 전국의 독서인들을 연결하고, 고창 특산물과 농산물을 함께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 서점 운영자는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이 잠시 머물고 책과 사람, 지역이 연결되는 장소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이철수 만화가는 “오늘 고창에 ‘진짜가 나타났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며 “책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마을이 생긴다는 건, 시대가 다시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신호”라고 축하했다. 영화감독 여균동 역시 “서점이 사라지는 시대에 마을 단위로 서점이 생긴다는 건 문화적 사건”이라며 “고창이 대한민국 책 문화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귀농·귀촌과 지역 문화재생이 결합된 서점마을은 군의 새로운 문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책을 매개로 한 소통과 체류형 관광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책을 사러 오는 마을’, ‘책을 읽으며 머무는 마을’, 그리고 ‘쉼과 여유를 제공하는 힐링 마을’. 고창 서점마을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지역과 사람, 문화를 잇는 새로운 실험의 장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 고창
  • 박현표
  • 2025.10.12 17:42

국내 최대 드론·로봇 융복합 축제, 남원서 16일 개막

남원시(시장 최경식)는 오는 16일 남원종합스포츠타운 일원에서 ‘2025 남원국제드론제전 with 로봇’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남원시가 공동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와 항공안전기술원이 후원하는 이번 제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드론·로봇 융복합 축제로, ‘K-Drone to World Festival’의 피날레 행사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드론레이싱 종주도시를 표방하는 남원은 올해 대회를 통해 ‘드론레이싱 국제연맹’을 공식 출범시켜, 국내 드론레이싱의 표준 규격과 경기체계를 정립하고 세계대회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다. 대표 경기인 ‘DFL 드론레이싱대회’에는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다. 대회에는 국산 드론 Class 3(500mm급, 10인치) 및 Class 4(200mm급, 3.5인치) 기체가 활용된다. 드론배송 실증사업도 함께 선보인다. 시는 드론배송 기체의 국산화와 배달앱 연동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제전을 통해 AI 기반 첨단 물류 서비스 모델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행사 기간 동안 운영되는 드론·로봇 전시관에는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 국내 드론기업, 실증도시 지자체 등이 참여해 자율비행 시스템, 드론스포츠 장비, 로봇기술 등 최신 산업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전문 컨퍼런스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 산업 생태계 조성 전략,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가 발표되며, 산업 관계자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장이 될 전망이다. 시민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드론 날리기 체험, 드론축구, 드론농구, 로봇 체험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되며, 핑크퐁 싱어롱 공연과 팝업 놀이터도 함께 운영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최경식 시장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남원
  • 최동재
  • 2025.10.12 16:31

전주시, '종광대' 토지 매입 착수...후백제 도성 복원 시작

전주시가 종광대 토지 매입에 나선다. 전주시는 지난 2일 '후백제 도성(종광대) 토지 등 매입사업' 보상 계획을 공고했다. 재개발이 무산된 종광대 토지 매입 절차를 본격화한 것이다. 공고에 따르면 매입 위치는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728-34 등 232필지(2만 8761㎡)다. 보상 대상은 사업 지구에 편입되는 토지, 물건 등이다. 해당 보상 계획은 오는 15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열람 공고를 마치면 전주시는 감정평가 등을 거쳐 보상금을 산정한다. 손실 보상 협의가 성립될 경우 계약 체결, 소유권 이전을 거쳐 보상금을 지급한다. 손실 보상 협의가 불성립될 경우 수용재결, 보상금 공탁 및 수용 절차를 밟는다. 반면 재개발 무산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은 조합과의 보상 협상은 지연되고 있다. 당초 전주시는 지난달까지 내년도 본예산 책정을 위해 조합과 보상 범위, 금액, 시기 등에 대한 협의를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주시와 조합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주시 담당 부서인 국가유산관리과는 내년도 본예산에 종광대 보상 관련 필수 예산만 우선 책정해 기획예산과에 요청한 상태다. 그 규모는 400여억원 수준이다. 명목은 조합원 대출금 상환 등이다. 전주시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예산의 시급성, 필요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내년도 본예산 편성 규모를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 시기가 도래하면서 국가유산청, 전북도와의 재원 분담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국비, 도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전주시 재정 형편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은 전주시 인후동1가 171-1번지 일대 3만 1243㎡의 옛 주택을 헐고 지하 3층∼지상 15층, 7개동, 전용면적 33∼84㎡ 공동주택 530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해당 부지에서 후백제 시기로 추정되는 토축 성벽이 발견되며 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 국가유산청은 지난 2월 19일 문화유산심의위원회를 열고 종광대2구역 재개발 부지에 대해 조건부 현지 결정을 내렸다. 전주부사(1942년)에서 후백제 도성벽으로 추정 표기한 곳에서 실제 유구가 확인된 것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광대2구역 재개발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재개발 조합 측은 보상 금액 등으로 193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시는 보상협의회를 구성하고 조합과 보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0.12 16:20

지금이 가장 뜨겁다…비엔날레로 빚은 남도 예술의 풍경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남과 광주는 반드시 거쳐야 할 성지다. 오랜 시간 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아트 허브로 군림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열리며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미술 관계자, 컬렉터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마당 문화 기행으로 탐방하게 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현장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며 뜨거운 분위기였다. △미술기행의 시작, 전남도립미술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4주년 기념 전시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BLACK & BLACK’은 동아시아 수묵 남종화와 1950년대 서구 블랙 회화를 현대미술의 시각에서 교차 조명한 전시다. 핵심은 동서양의 블랙 회화를 병렬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재 윤두서의 작품에서 시작해 남도 수묵 전통을 잇는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을 거쳐 세계 현대미술사의 거장들과 연결된다. 서구 블랙 회화의 중심에 선 피에르 술라주와 앵포르멜의 대가 한스 아르퉁, 추상표현주의의 로버트 마더웰, 이우환, 이응노, 이강소의 작업을 비중 있게 다룬다. 총 30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70여 점의 작품은 동서양 거장의 궤적을 중심으로 남도의 현대 수묵 작가들이 어우러지는 장대한 스펙트럼을 선사한다. △딱 한 곳만 고른다면!…광주비엔날레관 광주 미술시장의 중심축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너라는 세계 :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라는 제목으로 포용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선한 오지랖이 개인과 공동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 함께 탐구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 전시에서는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물리적‧심리적 장애물 없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무장애(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넘어서 모두의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는 디자인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고안한 ‘세 번째 엄지손가락’의 경우 사용자의 파지력과 민첩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외에도 현대인의 삶의 질과 사회참여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모빌리티’의 미래화는 공평한 이동 환경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서울 청계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전기버스 ‘로이’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도록 낮은 바닥 구조와 휠체어 탑승을 위한 경사로를 갖추고 있다. 주행 중에는 탑승객뿐 아니라 도로의 모든 사용자를 고려하는 감지 기능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이 작동된다. △지역 미술의 중심축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 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은 2024 허백련미술상을 받은 이철량 작가의 '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허백련 미술상은 한국화의 거장 의재 허백련(1891~1977) 선생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광주시가 1995년 제정한 한국화 부문 미술상으로 지난해 이철량 작가가 본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철량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짚어본다. 작가의 초기 대표작인 ‘언덕’과 ‘신시’를 중심으로 그가 구축한 수묵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1부 전시와 수묵을 동시대 회화로서 미학적으로 풀어낸 2부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에서는 지역에서 시작한 전시가 전국을 거쳐 세계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다. 예향의 가치를 내건 전북 또한, 지역과 세계를 잇는 예술 도시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12 16:16

쓰레기 종량제봉투 과다 배출…환경미화원 안전 위협

관련 조례 개정에도 용량을 초과한 종량제 봉투 배출이 이어지면서 환경미화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무거운 종량제 봉투로 인한 환경미화원 산재 사고가 잇따르고 안전 관련 우려가 불거지자, 환경부는 각 지자체에 100ℓ 종량제 봉투의 신규 제작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2020년 100ℓ 종량제 봉투 판매를 종료하고 폐기물 관리 조례를 일부 개정해 종량제 봉투 용량을 50ℓ 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미화원들은 여전히 과다 배출 종량제 봉투로 인한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12일 전주시내 한 골목. 전봇대 근처에서 기준선을 묶지 않아 용량을 한참 초과해 쓰레기가 들어있는 종량제 봉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종량제 봉투는 위로 비닐을 테이프로 덧대 추가로 쓰레기를 욱여넣은 상태였다. 환경미화원 A씨는 “과다 배출뿐만 아니라 다른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들도 단속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고, 설치된 단속카메라들도 물체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몸 상태가 문제가 없을 때는 과다 배출된 종량제 봉투 수거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는 순간적인 접질림이나 넘어짐 등으로 인해 부상을 입는 사례가 다수 있다”고 한숨지었다. 환경미화원 B씨는 “종량제 봉투 과다 배출은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는 상황 중 하나”라며 “꾹꾹 눌러 담기만 해도 종량제 봉투가 꽤 무거운데, 봉투 위를 테이프로 감거나 다른 봉투를 올려서 쓰레기를 버리니 일반적으로 배출된 100ℓ 종량제 봉투와 크기나 무게가 큰 차이가 없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수거 거부를 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놔둬봐야 결국 언젠가는 치워야 하니 큰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종량제 봉투 과다 적재 배출 방식은 규정 위반이며 다른 시민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종량제 봉투 제한선을 살짝 초과해 배출하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테이프나 비닐 등까지 봉투 위에 덧대 과도하게 배출하는 것은 단속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는 종량제 봉투를 정상적으로 사용해 쓰레기를 배출한 사람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관련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명확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주시는 종량제 봉투 과다 배출에 대한 현황 조사와 함께 계고·과태료 등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최근 대행업체와 함께 수거 구역에 테이프와 비닐 등을 덧대 종량제 봉투를 과다 배출하는 곳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했다”며 “배출 규정을 위반한 업체와 기업 등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계고 등 조치에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께서도 종량제 봉투 배출 규정을 준수해 쓰레기를 배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0.12 15:41

전북지역 새마을금고 ‘보이스피싱’ 피해 빈번 "시스템 구축 필요"

전북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새마을금고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3~2025.06) 새마을금고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585억원이며, 피해건수도 3008건으로 매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2023년 980건 119억원, 2024년 1135건 270억원, 2025년 893건 19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전북 지역에 위치한 58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도 같은 기간 107건 약 21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한 지점은 남원중앙점으로 17건에 약 3억 28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완주, 이리 평화, 원광, 전주 송천, 전주 남부 등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가 많았다. 액수별로는 남군산 지점이 3억3000만원(4건)으로 가장 피해액이 높았다. 박정현 의원은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규모가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다‘며 ”피해자 연령층 대다수가 20대와 60대 이상 금융취약계층인 만큼 서민금융을 뒷받임하는 새마을금고와 같은 상호금융기관들이 앞장서서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와 같은 상호금융기관은 읍·면 단위에 위치한 지점이 많아 지방에 거주하는 고령층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며 ”이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이나 인력 배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현 의원 ​​​​​​

  • 금융·증권
  • 김경수
  • 2025.10.12 15:37

전북 최초 숲속결혼식 생태관광지 명소화 추진

올 가을 단풍으로 새 옷을 갈아입을 생태관광지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턱시도 차림의 신랑을 만난다면 어떨까. 전북 생태관광지가 도민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대변신을 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생태관광지에서 최초로 ‘숲속 결혼식’을 마련한다. 숲속 결혼식은 오는 11월 10일 정읍 솔티마을 단풍생태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는 지난 3월 전북 생태관광육성사업에 관한 서비스 개발 계획을 김관영 지사에게 보고했다. 김 지사는 "전북의 훌륭한 생태관광지를 리마인드 웨딩촬영 등으로 활용해 도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숲속 결혼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제시했다. 이에 전북자치도와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는 도내 생태 공간을 활용한 웨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8월 도민들을 대상으로 숲속 결혼식과 리마인드 웨딩, 가족사진 촬영 공모를 추진하며 사연들을 모집했다. 공모 끝에 예비 청년 부부와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희망하는 중년 부부, 가족 등 10개 팀이 선정됐으며 이 중 숲속 결혼식을 진행할 최종 1쌍이 엄선됐다. 전북 최초의 숲속 결혼식 주인공은 몸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 커플로 여느 청년들처럼 뜨거운 사랑을 키워온 사연으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한 예비부부다. 숲속 결혼식의 주인공이 된 커플은 도내 생태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웨딩 촬영과 감성적인 야외 예식은 물론 지역 관광지와 연계된 신혼여행이 지원된다. 결혼을 앞두고 도내 생태관광지 중 한 곳인 고창 운곡습지에서 웨딩 촬영을 한 회사원 강민창(29) 씨는 "결혼 준비를 하던 중에 지인의 권유로 고향의 생태관광지에서 웨딩 촬영을 하게 됐다"며 "색다른 경험이었고 다른 지역의 생태관광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도내 생태관광지를 활용한 웨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민들의 자연 환경 체험 기회가 확대된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생태관광지의 명소화를 꾀할 수 있는 지속적인 홍보 방안 마련 등이 관건으로 꼽힌다. 두양수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장은 “도민들이 전북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생태관광지에서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다면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생태관광의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10.12 15:36

최장 10일 추석 명절 연휴···소비자 피해 ‘우후죽순’

#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 씨(40대)는 추석 연휴 가족들과 전남 신안군의 한 대형 리조트를 찾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잠을 자고 일어난 방 안에서는 개미 수백 마리가 방 한구석을 점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추석 연휴 가족여행을 위해 큰 돈을 들여 숙소를 잡았는데, 개미가 들끓는 방 안에서 잠을 자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미가 나온 상황에 대해 항의하자 호텔 측은 처음에는 호텔 안 음료 이용권을 제시하는 것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했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전하자, 추후 회원가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사안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방안에서 개미가 나오는 방을 누가 다시 이용하고 싶겠냐”고 토로했다. # 군산에 거주하는 강모 씨(30대)는 구매한 제수 음식의 품질 문제로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구매했던 제수 음식들의 품질이 좋지 않았고, 구매한 장소에 연락해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긴 연휴 기간 연락을 아예 받지 않았고 결국 해당 음식들을 모두 사용하지 못했다. 강씨는 “명절에 대비해 구매해 놓은 생선류 등 음식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구매한 곳에 다시 문의를 하려고 해도 전화가 꺼져 있었다”며 “연휴가 길어 가게를 운영하지 않는 것은 이해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게 아니냐”고 말했다. 도내 지자체가 최장 열흘간의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소비자 피해구제 집중창구’를 운영해 피해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각종 피해가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다. 12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설·추석 명절기간 소비자 피해구제 집중창구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총 133건(설날 73건, 추석 60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설 명절 기간에도 97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특히 이번 추석 명절은 예년(3~5일)보다 긴 기간 휴무를 함에 따라 각종 피해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소비자정보센터의 설명이다. 이에 전북특별자치도소비생활센터와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는 다음달 24일까지 ‘추석명절 소비자 피해구제 집중창구’를 운영한다. 해당 창구는 소비자 전문상담원이 배치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피해신고를 접수하고, 피해구제 방안을 안내한다. 최근 농산물 수급 불안정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高’ 현상이 겹친 상황에서 인터넷 쇼핑몰의 사기 판매, 택배·퀵서비스 운송 중 파손·분실·배송지연, 원산지 허위 표기 등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는 “명절 특수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발생시 ‘소비자 피해구제 집중창구’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 상담 문의는 △전북특별자치도청 소비생활센터(도청 민원실 내 063-280-3255~6)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063-282-9898)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0.12 15:35

국회, 13일부터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돌입

국회가 오늘(13일)부터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에 돌입한다.(관련 기사 3면) 12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25년도 국회 국정감사가 1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5일간 실시될 예정이다. 17개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국정감사 계획서에는 법제사법위원회 등 14개 상임위원회는 오는 13일부터 30일까지 국감을 실시한다. 겸임 상임위원회인 국회 운영위원회는 11월 5일·6일, 정보위원회는 11월 4일·5일·6일, 성평등가족위원회는 11월 4일·5일 국감을 한다. 대상 기관은 총 834개 기관으로, 이 중 위원회 선정 대상 기관은 743개 기관(전년보다 32개 기관 증가)이며, 본회의 승인 대상 기관은 91개 기관(전년도와 동일)이다.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 공공기관, 광역지방자치단체까지 대상으로 벌이는 이번 국감에서 윤석열 전 정부의 비상계엄 이후 대선 전까지 과도기적인 상황과 이 정부 출범 이후 넉 달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며 국감 기간 내내 팽팽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검찰청 폐지 이후 보완 수사권 유지 등의 문제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논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따른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한미 관세 협상,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실의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조희대 대법원장, 이진숙 전 위원장의 증인 신청을 두고 쟁점이 격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인 증인 출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증인과 참고인 조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전북 관련 기관 국감 일정은 13일 새만금개발청(국토교통위원회)을 시작으로 17일 농촌진흥청(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2일 전북대학교(병원)(교육위원회), 23일 새만금개발공사(국토위), 24일 국민연금공단(보건복지위원회), 28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전북경찰청(행정안전위원회), 29일 새만금개발청 종합감사(국토위)등이 예정돼 있다.

  • 국회·정당
  • 백세종
  • 2025.10.12 15:24

[기획] 명절 뒤 찾아오는 마음의 피로, ‘명절증후군’의 경고를 들어야 할 때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직장인 김미래(46·가명) 씨는 평소와 다르게 기분이 쳐지고 쉽게 짜증이 난다. 연휴 내내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느라 지친 탓인지 피곤하고 의욕도 떨어지고, 직장에서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낀다. 병원을 찾은 그는 "집이나 주변에는 괜찮은 척 지내려고 하지만, 그 동안 쌓였던 긴장과 답답함에 힘들다"고 호소했다. 흔히 ‘명절증후군’이라 불리는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어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일 교수와 함께 명절증후군의 원인과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 등을 알아본다. 명절증후군이란 ‘명절증후군’은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지만,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심리적·신체적 반응으로 바라본다. 명절 동안 장시간의 이동, 가족 간의 역할 부담과 관계 갈등, 과도한 가사 노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체적 긴장과 정신적 피로가 쌓인다. 그 결과 불면, 두통과 같은 신체 증상은 물론, 짜증·불안·우울감 등의 정서적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업무 복귀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면서 무기력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겪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의 리듬이 깨지고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이 겹쳐서 나타나는 심리적·신체적 후유증이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의 원인 명절은 가족과 친척을 만나 정을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명절을 맞이하는 장거리 이동이나 집안일, 지출 부담, 그리고 관계 속 갈등은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와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국 같은 명절이라는 경험 속에서도 어떤 부분은 에너지를 채워주지만, 또 다른 부분은 오히려 힘을 소진시켜 명절 후 피로와 불편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 증상 - 스트레스, 불안 및 신체증상 명절은 오랜만에 친척이나 가족을 만나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와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음식 준비, 예산 문제, 친척 간의 갈등까지 겹치면 마음이 쉽게 지치고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 명절은 반가운 만남과 기쁜 자리이지만, 일상적인 생활 리듬이 깨지고 평소와 다른 환경과 역할에 적응해야 하다 보니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분노와 짜증의 급격한 표출 감정을 억누르며 지내다가 명절을 계기로 갈등이 격해지면 화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듣기 싫은 잔소리를 참고 넘기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말에도 웃으며 맞장구치는 일이 반복되곤 한다. 이런 감정이 쌓이다 보면 명절 이후에도 스트레스와 불편감이 이어질 수 있다. - 식사와 수면 패턴의 변화 평소보다 많은 명절 음식을 접하면서 과식이 일어나고, 술자리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특히, 연휴가 길어질수록 이러한 불규칙한 습관이 고착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예컨대 깨진 수면과 식사 리듬이 회복되지 않아 피로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업무에 집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곤 한다. 대처법과 극복 전략 - 감정 표현하기 명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자리들도 있을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이나 친척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 준비와 일정 관리에 대한 압박 등이 쌓이면 작은 일에도 짜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럴 때는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긴장되고 지친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 기대치 낮추기 명절을 완벽하게 치러야 한다는 압박감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키우는 주요 원인이다. 박 교수는 “명절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마음이 지치기 쉽다. 모든 일을 다 해내려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충분히 잘했다’는 인식을 가지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가족 간 갈등에도 과도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명절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 규칙적인 수면 회복 명절 동안 뒤틀린 수면 리듬을 회복하는 것은 정신건강 회복의 기본이 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되찾고, 낮잠은 30분 이내로 제한하며, 밤에는 소음을 줄이고 조명을 낮추어 수면 위생을 지켜야 한다. 충분한 숙면은 피로를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가벼운 운동·명상 걷기, 스트레칭과 같은 신체 활동은 긴장을 완화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명상이나 호흡법, 특히 복식호흡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며 긴장과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10분의 짧은 명상만으로도 심리적 피로를 줄이고 사고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 - 전문가 도움 받기 명절 증후군이 수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로 치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우울감, 불안과 짜증, 불면, 과도한 피로감 등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상담이 필요하다. 개인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지지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나 마음챙김 기반치료와 같은 다양한 치료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낡은 편견을 버리는 일이다. 정신건강 문제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조기에 개입할수록 회복이 빠르고 삶의 질도 향상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개인의 건강을 회복하는 차원을 넘어 가족과 사회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결정적이다. "긴 명절이 지나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더디다면… 무시하지 말아야" 박종일 교수는 "명절증후군이 일시적인 피로나 기분 변화로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증상이 나타날 때 스스로를 탓하기보다는 충분히 쉬고, 힘든 마음을 솔직하게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의 반가움뿐 아니라, 수고도 함께 나누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명절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획
  • 김문경
  • 2025.10.12 15:23

‘제7회 마이산의 메아리 전국 시낭송 대회’ 성료

구름재 박병순 시조시인 선양을 위한 ‘제7회 마이산의 메아리 전국 시낭송 대회’가 11일 진안문화의집 2층 마이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진안군이 주최하고 진안예총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전북일보, 진안문화원, 진안문인협회 등이 후원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주, 군산 등 도내는 물론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경기 등 전국 각지의 실력파 시낭송가 1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앞서 80명가량이 겨룬 예심(녹음파일 심사)을 통과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전춘성 군수, 동창옥 군의회의장과 군의원 다수, 전용태 도의원, 우덕희 진안문화원장, 유종구 진안예총회장, 구연배 진안문인협회장, 박주홍 진안생활문화예술동호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전북특별자치도애향본부 총재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이 특별히 자리를 함께했다. 심사에는 김윤아 (사)시읽는문화 대표이사(심사위원장), 오선숙 한국재능시낭송협회장, 유미숙 전북대평생교육원 공연시낭송 전담교수, 김용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박영우 경기대 명예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대회 결과, 문화체육부 장관상과 시낭송가 인증서, 300만원의 상금이 함께 주어지는 대상은 채진순(군산) 씨가 차지했다. 채 수상자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무대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으며, 대상 발표 직후엔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금상(1명·100만원)은 최미영(청주) 씨, 은상(2명·각 40만원)은 임정민(공주)·이미자(대구) 씨가 각각 수상했다. 동상(3명·각 20만원)과 장려상(8명·각 10만원)도 수여됐다. 참가자들은 구름재 시조시인의 시조 1편(지정시)과 애송시 1편 등 2편의 시를 연이어 낭송했다. 대회 전반부, 후반부 종료 직후엔 여러 곡의 성악 공연(김나라 소프라노, 박동일 테너 출연)이 솔로 또는 듀엣 무대로 펼쳐졌다. 채 수상자는 수상소감에서 “한 달 전 어머니를 위해 장을 보러 가다 다리를 다쳤다. 몸이 불편해 포기할까도 고민했지만 악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아름답다는 생각이 커 밀어붙였는데 결과가 너무 좋아 믿기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유종구 회장은 개회사에서 “구름재의 시조에는 산, 들,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맑은 샘처럼 흐른다”며 “오늘 대회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말의 아름다움과 마음의 떨림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시의 잔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춘성 군수는 축사에서 “진안군은 구름재 박병순 시조시인의 생가 복원에 이어, 이에 못지않은 의미를 가진 문학관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소중한 공간이 속히 완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정 총재는 축사에서 “이 대회는 안호영 국회의원 등의 노력으로 문체부장관상이 수여되고 상금 규모 역시 다른 대회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주옥 같은 구름재 선생의 시를 외워서 출전한 여러분을 깊이 응원한다”고 말했다. ---------------------------- △박병순 시조시인은? 일제 강점기인 1917년 진안 부귀면 세동리 적천마을에서 태어난 박병순 시조시인은 ‘구름재’라는 호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08년 9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가람 이병기를 잇는 한국 시조 문학의 거목이지만 행적에 걸맞은 조명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나라사랑과 겨레사랑 정신이 투철했던 그는 젊은 시절 한글전용 운동에 앞장섰고, 민족 문학의 한 갈래인 시조를 쓰면서 일생을 보냈다. 남긴 시조는 1000편가량이다. 진안공립보통학교, 대구사범학교, 전북대 국문과(1회), 전북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39년부터 1978년까지 전주사범초등 교사를 시작으로 진안농고, 전주고, 전주상고, 전라고 등 여러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65년부터 1991년까지 전주대, 명지대, 중앙대, 한양대 등에서 시조창작론, 고전세미나, 시조가사론 등을 강의했다. 시조 최초 전문지 ‘신조’를 5집까지 발간했다. 11권의 시조집, 2권의 시조선집도 출판했다. <현대문학>에 시조 ‘금만경’, ‘생명’, ‘철창일기’ 등을 발표하며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1950년대 중반 ‘가람 시조 동호인회’를 조직하고 동인 시조집 <신조>를 내면서부터 한국시조문학 중흥의 기틀을 다지는 산파역을 맡았다. 민족의식에서 시조를 공부하고 창작했으며 나라사랑과 겨레사랑 정신 아래 한글과 시조를 높은 문학적 차원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민족 고유의 정서에 기반해 혁신풍의 신조(新調)를 개척 발전시켰고 쉬운 한글로 웅숭깊은 뜻과 여운을 담아내는 시조시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 진안
  • 국승호
  • 2025.10.12 15:17

부안농협 박상원·서은정 부부 ‘이달의 새농민상’ 수상

부안농협(조합장 김원철) 조합원인 박상원(43)·서은정(40) 부부가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다. 지난 2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두 사람은 청년농부로서 자립과 과학, 협동의 새농민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상원·서은정 부부는 ‘부안리얼팜’을 운영하며 수도작과 시설하우스를 병행한 복합영농으로 20여 년째 농촌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들 부부는 농산물 수입개방 이후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스마트팜의 필요성을 절감, 2018년 부안지역 최초로 스마트팜을 완공했다. 이들의 스마트팜은 총 9330㎡ 규모로, ICT 기반 환경제어시설을 갖춰 온·습도·조도·급액 등을 자동 조절할 수 있다. 현재 딸기를 양액재배 방식으로 생산해 연간 약 1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딸기 수확기가 끝나는 5월 이후에는 상추를 후속 작물로 재배해 약 7000만원의 추가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박씨 부부는 홍희 품종의 딸기 모종을 직접 육묘해 원가를 절감하고, 지난해에는 부안산 딸기를 홍콩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상원 씨는 “농촌의 고령화로 노동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첨단시설 농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청년농부가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과 경험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새농민상은 자립·과학·협동의 정신을 실천해 타 농업인의 귀감이 되는 농업인을 매달 전국에서 선정·시상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김원철 부안농협 조합장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우리 농업이 위기에 놓여 있지만, 박상원·서은정 부부처럼 기술과 열정으로 대응하는 선도농이 많아질수록 지역 농업의 미래는 밝다”며 “부안농협도 스마트농업인 육성과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사람들
  • 홍경선
  • 2025.10.12 14:17

[줌] 21년 간 372회 헌혈…헌혈 졸업한 안영산 씨

“헌혈은 더 이상 하지 못하지만, 헌혈 독려 캠페인에는 꾸준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정읍시 헌혈사랑터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은 20년 동안 꾸준히 헌혈로 생명 나눔의 뜻을 이어온 안영산(69) 씨의 헌혈 졸업식을 진행했다. 혈액관리법에 따르면 헌혈 가능 연령은 만 16세에서 69세로, 올해 70세를 앞둔 안 씨는 이번 372회 헌혈을 마지막으로 그간의 헌혈 여정을 마무리했다. 안 씨가 처음 헌혈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그는 친구를 만나려다 우연히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서 헌혈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안 씨는 “사고로 인해 몸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었는데, 헌혈의 집에 처음 방문한 뒤로 헌혈에 관심이 생겼다”며 “처음 헌혈을 해보니 큰 보람이 느껴졌고, 이후로는 몸 관리도 꾸준히 하면서 헌혈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이후 안 씨는 두 달에 3번 정도 꾸준히 헌혈을 실천했고, 지난 2005년부터는 직접 헌혈 이외에도 ‘정읍 헌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헌혈 문화 확산에 노력했다. 그는 “당시 회원들과 함께 정읍 헌혈 권장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시의원들에게 건의하기도 했고, 헌혈자 예우 정책 마련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목표였던 헌혈 400회를 채우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안 씨는 “아직 몸 상태도 좋고 건강해 더 헌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이 제한 때문에 헌혈을 더 못한다는 사실이 졸업식을 하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헌혈 300회를 하고 나서 꼭 400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출국 등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 목표를 채우지 못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제 헌혈은 더 이상 하지 못하지만, 안 씨는 앞으로도 시민들 사이에 더욱 헌혈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안 씨는 “수많은 이웃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제 삶의 큰 보람이었다”며 “앞으로는 직접 헌혈 대신 더 많은 시민이 헌혈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 캠페인 등 여러 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시간이 난다면 다른 사람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인 헌혈에 많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안영산 씨의 꾸준한 헌신은 생명 나눔의 귀감”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헌혈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사람들
  • 김문경
  • 2025.10.12 14:14

고창군, 2개월 연속 인구 증가…“살고 싶고 돌아오고 싶은 도시로”

고창군이 인구감소 시대 속에서도 두 달 연속 인구 증가세를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고창군은 9월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가 5만595명으로, 전월 대비 32명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17명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청년층 인구 증가다. 고창군 청년 기본 조례 기준인 18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 인구가 8월 53명, 9월 41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이를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고창군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민선8기 인구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꼽았다. 군은 인구감소지역 지정 이후, △신혼부부·청년층 주거비 지원 △전입축하금 및 결혼·출산 지원금 확대 △귀농·귀촌 맞춤형 정착 지원 △생활인구 활성화 정책 등 다양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같은 노력이 실제 전입 증가로 이어지며 인구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고수면과 무장면 일대에 조성된 공공임대주택이 청년·신혼부부·귀향세대의 주거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정착을 견인하고 있다. 군은 향후 추가 공동주택 공급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인구 기반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군 5만 지키기 범군민 운동’이 군민 모두의 참여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 개선, 주거·보육 환경 강화 등을 통해 ‘살고 싶고 돌아오고 싶은 고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인구 증가세를 고창읍에만 집중시키지 않기 위해 해리면·흥덕면·대산면 등 거점 면 지역에도 공공임대주택 또는 민간 아파트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해 인구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고창
  • 박현표
  • 2025.10.12 13:28

완주문화도시 5년, 주민 중심이 된 문화생태계 만들다

군 단위에서 전국 처음으로 문화도시에 선정된 완주군이 문화도시 이후 어떤 변화와 성과를 거뒀을까.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올 연말로 문화도시 정부 지원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앞두고 지난 5년간 성과를 공유하고,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완주 문화도시의 미래를 모색하는 ‘완주 문화도시 지속 발전 포럼’을 열었다. 센터는 `공동체 문화 완주`를 기치로 건 완주 문화도시가 지난 5년간 주민이 중심이 된 문화생태계를 만들고, 문화 소외지역을 아우르는 `모두의 문화도시`를 만든 것을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문화도시 1년 차(2021년) 완주문화도시센터 설립과 시민참여 기반의 거버넌스(배심원단, 기획단) 발족을 통해 문화 자치 기반을 조성했으며, 2년 차에 지역문화자원 데이터 기반을 체계화하고, 주민 중심의 문화공론장을 활성화했다. 3년 차에 문화도시 분야별 연계협력 강화와 공공문화자원 활성화를 통해 문화 자산을 확대하고, 4년 차에 지역자원을 활용한 융복합형 공공프로젝트 등을 통해 문화브랜드를 구축했으며, 5년 차인 올해 문화도시 후속 연계 사업 확장 및 문화공동체 교류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 센터는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문화도시 사업이 본격 시작된 2022년부터 지금까지 24만7914명이 문화누림 혜택을 받았으며, 완주군 전체 인구로 따질 때 1인당 평균 2회 이상 문화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포럼에서도 완주 문화도시를 함께 일궈온 두억행복드림마을, 문화공동체 아리아리, 동상면 주민활동가, 청년예술인 공동체, 봉동가장기획단 등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로 문화도시 완주의 진정한 주체가 주민임을 확인시켰다. 포럼 특별 발표를 맡은 황태규 우석대 미래융합대 학장은 “완주 문화도시의 성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자산이다. 주민들의 마음속에 쌓인 자부심, 이웃과 함께 만든 기억, 그리고 문화로 연결된 관계망이야말로 완주가 앞으로 지켜내야 할 가장 큰 성과다"고 평가했다. 황 학장은 또 문화도시의 축적된 경험이 산업과 도시재생의 영역으로 확장돼 완주군이 경북 구미·경남 창원과 함께 정부의 ‘문화선도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이어졌고, 문화가 단지 예술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경제를 살리고 지역의 미래를 여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군은 지난 5년간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며 문화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으며,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문화 발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완주
  • 김원용
  • 2025.10.12 13:21

전북 무주∙경북 김천∙충북 영동 ‘삼도 화합’⋯37년째 만남의 날 행사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충청북도 영동군, 3도 3시군 화합 기원제이자 제37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가 지난 10일 설천면 미천리 민주지산 삼도봉 정상(1,176m) 대화합 기념탑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삼도 주민들이 화합하고 지역 공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올해는 무주군이 주최하고 (사)무주문화원이 주관했다. 행사에는 최정일 무주부군수와 최순고 김천부시장, 강성규 영동부군수, 오광석 무주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3개 시‧군의회 의장과 의원들, 그리고 무주문화원 맹갑상 원장과 3개 시·군 문화원장 등 300여 명이 자리해 삼도 화합을 기원했다. 최정일 무주군 부군수는 “해마다 10월 10일이면 삼도민이 모여 서로의 안녕과 지역의 발전을 기원하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자랑스럽다”라며 “영호남의 경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상생의 성과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1989년 무주군의 제의로 시작돼 올해로 37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는 3도 3시군 문화·체육 교류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의 기반이 돼 광역행정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 무주
  • 김효종
  • 2025.10.12 11:12

올 추석, 지방선거 선전포고 ‘전북권 맹주’ 다툼 본격화

올해 추석을 기점으로 차기 전북도지사 유력 후보군이 사실상 모두 결정 나면서 ‘전북권 맹주’다툼이 본격화했다. 연휴 기간에 전북도지사 후보 진영 사이의 가시적인 견제나 출마를 대놓고 암시하는 행동은 자제됐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들의 활동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이미 도지사 선거전은 막을 올렸다고 해석했다.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이 열었다. 추석 연휴 바로 직전까지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 관리를 책임질 예정이었던 그는 지난 2일 도당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의원이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갈음한 바로 당일에는 정청래 당 대표가 이 의원의 지역구인 김제전통시장을 찾았다. 표면적으로는 정 대표의 호남 민생현장 방문 일정 중 하나지만, 당 대표 선거 당시 자신을 지원했던 이 의원의 지역구를 찾았다는 데에 지역정가의 해석이 분분했다. 물론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이날 자리를 함께했으나 정치적 포커스는 정 대표의 방문 비하인드 스토리에 쏠렸다. 지난 8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 의원의 지역구인 김제를 찾았다. 김 총리는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청년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은 청취했다. 이 역시 겉으로는 총리의 민생탐방이었지만, 당 대표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잇따라 김제를 방문하면서 이를 지방선거와 연계시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김 지사와 도정 수뇌부, 관련 부서도 김 총리를 맞아 현장 시찰을 도왔다. 지난 선거에 이어 내년에도 도지사 선거에 출마가 확실시되는 안호영 의원은 명절 기간 동안 도지사 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전주 시내 전통시장을 누볐다. 지난 3일 전주 모래내 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만난 그는 바로 다음날인 4일에는 전주 남부시장에서 추석맞이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안 의원은 모래내 시장에서는 국회 환노위원장으로서 노후화한 전통시장 환경 개선을 약속했으며, 전주 남부시장에서는 도지사 공약과 유사한 정책들이 제시됐다. 그중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한 관광형 전통시장 개발 등은 실제 선거공약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현직 시장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는 만큼 다른 지역 현장에 나타나진 않았으나 전주 시내 등 도내 곳곳에 명절 덕감 현수막을 내거는 등 자신의 인지도 확산을 위한 현수막 정치를 이어갔다. 한편 김관영 대 안호영 양자구도로 예상됐던 내년 도지사선거는 이원택 의원과 정헌율 시장이 가세하면서 4자 구도로 재편됐다. 이로써 오는 지방선거는 단순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가 아닌 전북의 정치 헤게모니를 누가 장악하느냐는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이다.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5.10.09 16:14

“아쉽지만 다음에 또 만나요”…추석 연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먼저 가볼게요 할머니. 다음에 또 봬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9일 오전 전주역은 기차를 타기 위해 나온 귀경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전주역을 찾은 귀경객들은 두 손 가득 캐리어와 보자기 등 짐을 든 상태로 서로 “출발까지 얼마나 남았어?”라며 기차 시간과 번호를 확인했다. 한 시민은 아들과 헤어짐이 못내 아쉬웠는지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승강장까지 향했다. 기차가 올 때까지 자녀의 어깨를 껴안고 기다리는 시민도 보였다. 이내 역에 도착한 기차에 올라탄 손자가 “먼저 갈게요”라고 인사하자 할머니는 “건강하게 지내라”며 손을 흔들었다. 기차 앞 시민들은 창문 너머의 가족들에게 연신 손을 흔들며 기차가 출발할 때까지 승강장을 떠나지 않았다. 기차를 타는 가족들을 배웅하기 위해 나왔다는 김상기(68) 씨는 “연휴 동안 손자들과 여행도 다녀오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오랜만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서 그런지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현(31) 씨는 “이번 황금연휴 덕분에 가족들을 만나고 고향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며 “긴 연휴였던 만큼 다음 주가 걱정되기도 하는데, 내일만 지나면 바로 주말이 있어서 다행이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제 주말 동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같은 날 낮 12시께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역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 귀경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터미널 내부 카페는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한 시민은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배웅나온 가족들과 악수한 뒤 “가볼게”라고 말하며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시민은 자녀의 캐리어를 끌어주며 “버스 시간에 늦은 건 아니지?”라며 급히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왔다는 김성현(30대) 씨는 “연휴 시작 직전까지도 금요일에 휴가를 낼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며 “그렇게 오래 쉬면 연휴 이후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내일 출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여행 목적으로 전주를 찾았다는 시민도 있었다. 윤모(70대·여) 씨는 “연휴 초반에 자녀들과 간단히 식사만 하고 이후에는 남편과 여행을 다녔다”며 “추석 연휴는 끝났지만, 주말도 남아있으니 전주 이외에 다른 지역도 좀 더 돌아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0.09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