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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라"

이번 주 개봉영화 두 편은 10점 만점에 5점도 간신히 넘을 것 같다.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지만 어딘가 한군데씩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 그런데도 '괜찮은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래도록 회자되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매력이 뭔지 궁금하다면 영화로 확인해 볼 것. 무더워지는 날씨의 활력소가 돼 줄 것이다.절대악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건설한 이블 퀸(샤를리즈 테론), 영원한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능가할 운명을 지닌 스노우 화이트(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없애야 한다는 예언을 듣게 된다. 저주가 걸린 어둠의 숲으로 사라진 '스노우 화이트'를 죽이기 위해 왕비는 뛰어난 전사 헌츠맨(크리스 햄스워스)을 고용한다. 하지만 어둠에 지배를 받고 있는 세계를 구원할 유일한 존재가 스노우 화이트라는 것을 알게 된 헌츠맨. 결국 이블 퀸을 배신하고 스노우 화이트의 편에 서게 되는데. 이블 퀸에게 맞서 세계를 구할 결심을 한 스노우 화이트는 최강의 전사 헌츠맨과 강인한 드워프족 그리고 신비한 능력을 지닌 정령들의 도움을 받아 빛의 군대를 만든다. 그리고 이블 퀸에게 빼앗긴 세계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다.'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으로 이번 영화가 첫 시리즈에 해당된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위해 1부의 이야기는 급진적이지는 않지만 영상만큼은 강렬하다. 대규모 전투 신과 CG로 무장한 장면은 대거 등장해 관객의 눈을 잡는 데는 성공. 물론 미지근한 이야기 전개나 복잡하기만 한(물론 다음 시리즈를 염두에 두었기에 어쩔 수 없지만)이야기는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여전히 작용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1편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미 모든 것을 쏟아 낸 듯 한 영상이, 그리고 앞으로 두 편이나 남은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6.01 23:02

한 목사의 감동 실화

불법과 마약, 엉망인 삶을 살던 샘 칠더스(제라드 버틀러)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다. 반성과 함께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다행스럽게 상대가 살아있는걸 알게 된 그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다. 시간이 지나 어느 날, 수단의 집 짓기 봉사에 참여한 그는 그 곳에서 아이들이 팔려가거나 총을 들고 군인이 되어 총알받이가 되거나 혹은 제거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보게 된다. 이런 죽어가는 아이들 앞에 그는 목회자이지만 총을 들고 반군에게 맞서기 시작하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기관총과 선교사라는 영단어 조합, 이 영화의 제목인 '머신건 프리처'는 실제 한 전도사의 별명이다. 그리고 '머신건 프리처'의 내용도 그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전도사 샘 칠더스가 실존인물인 것. 비극적인 현실과 그 안에서 온몸을 바쳐 정의(?)를 지킨 한 사람의 참담한 이야기다.그런데 실화는 아름답고 의미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어딘가 모르게 모순적이다. 기독교 영화 같기도, 또 '람보'를 보는 듯 한 느낌도 들기 때문. 이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섞이면서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장르를 탄생시켰고 관객은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를 전혀 다른 온도의 이야기를 한 영화 속에서 견뎌야만 한다. 그나마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이 '머신건 프리처'의 구세주이자 유일한 희망. 차라리 '조금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본다고 생각한다면 영화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5.25 23:02

과거·현재, 상상초월

윌 스미스는 이미 많은 출연작을 자랑한다. 그래서 그의 영화 중 흥행작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윌 스미스라는 배우를 생각하면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영화는 '맨 인 블랙' 시리즈다.'맨 인 블랙'이 3편으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케이 요원(토미 리 존스, 조시 브롤린)과 제이 요원(윌 스미스)은 또 팀을 이뤄 지구를 지킨다. 그들에게 도전장을 내민것은 1969년 당시, 케이 요원과의 대결 중 한쪽 손을 잃고 달 감옥에 감금되었다가 지구로 탈옥한 외계인인 짐승 보리스. 지구로 온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케이 요원을 살해하고 케이가 만든 지구의 방어막을 제거한다. 달라진 과거로 인해 '현재'도 다른 모습, 더군다나 케이가 사라진 것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것은 제이 뿐이다. 이때를 노린 외계인 전함들이 날아와 뉴욕시를 공격하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보리스가 타고 간 것과 같은 타임머신을 이용해 1969년의 과거로 돌아가 이 모든 음모를 막는 것이다.시리즈물이 길어지면 한 번은 등장할 수밖에 없는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본편의 이야기 흐름을 설명하는 기능을 한다.)을 시간여행이라는 방법으로 영리하게 심었다. 더군다나 과거라는 점을 이용해 다소 연배가 있는 토미 리 존스 대신 젊은 피 조시 브롤린을 투입해 과도한(?) 액션도 소화했다. 언제나 멋지게 장식하던 엔딩 장면은 물론이고, 노하우 넘치는 주연 배우들과 미국식 코미디와 우주적(?)인 농담,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매력, 특수효과는 지난 시리즈와 다르지 않다. 여기에 시간여행으로 알게되는 케이의 깊은 속사정은 오래 알고 지난 친구의 고민을 들은 것만 같아 따뜻하기 까지 하다. 구관이 명관, '맨 인 블랙3'를 위한 말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5.25 23:02

내 아내의 모든 것 vs 돈의 맛

서양 속담 중에 '겉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말아라'라는 말이 있다. 겉은 멀쩡하고 화려하지만 그 속은 어떤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게 어디 책 뿐이겠는가. 사람도 그렇고 영화도 그런 것이 현실이다. 영화 제목이나 포스터가 언제가 부터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요즘 개봉하고 있는 영화들은 포스터 한 장, 독특한 제목 등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번 주 영화 두 편도 '겉표지'로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겉모습과 그 속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평가할 기회다.■ 이혼하고 싶은 남편 발칙한 상상- 내 아내의 모든 것 (멜로, 코미디/ 121분/ 15세 관람가)사람과 사람 사이는 원래 어려운 것이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온 형제들끼리도,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고향 친구도 모두 다른 생각을 갖고 다른 것을 꿈꾼다. 그런데 부부사이는 어떻겠는가. '사랑'으로 만났지만 어느 순간 '님'에서 '남'이 되는 이 오묘한 관계의 미학은 설명하기도 풀어내기도 만만치 않다.'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부부의 이야기다. 버티고 극복하고 또는 참지 못해 끝을 내야하는 남녀 그리고 사람 사이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는 기본이고 완벽한 요리 실력까지 가진 최고의 신부감 정인(임수정). 남들이 보기엔 부러운 아내지만 남편 두현(이선균)은 정인 때문에 죽을 맛이다. 입만 열면 쏟아내는 불평과 독설 때문. 두현은 이런 아내 때문에 매일 이혼을 결심하지만 정작 아내가 무서워 이혼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한다. 아내와 헤어질 방법을 고민하던 그가 떠 올린 단 하나뿐인 길은 그녀가 먼저 자신을 떠나게 하는 것이다.아내가 싫어하는 행동만 골라하며 반항을 해보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정인 때문에 두현은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어떤 여자든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는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를 만나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되는데. 두현은 성기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 달라 부탁한다.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다. 장점이 있고 또 단점이 있다. 두현과 정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있게 한 기본이자 우리가 느끼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라 하겠다. 소통에 대한 방식, 사랑에 대한 시선을 새로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빠지면 나오기 힘든 위험한 중독- 돈의 맛 (드라마/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한 번 떨어져도 다시 총선이나 대선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소위 '정치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것이 '권력의 맛'이라나. 그런데 이 영화는 '돈의 맛'을 이야기 한다. 권력보다도 더 가까이, 더 쉽게 우리를 유혹하는 돈의 매력은 무엇일까? 과연 우리라면 영화 속에 나오는 돈의 맛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고 맛있다.돈으로 얘기하면 둘째가자면 서러운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그녀의 남편은 돈에 중독돼 살아온 윤회장(백윤식)으로 이제는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낀다.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과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김효진)가 이들을 존재하게 한 단 하나의 이유, 돈을 이야기 한다.백씨 일가는 돈에 이미 중독됐다. 문제인지 알면서도 벗어나지 않는, 아니 벗어날 수 없는 그 구렁텅이 안에 살고 있다. 이들과는 전혀 다른 그저 평범했던 샐러리맨 영작도 '돈'을 알면서 백씨 집안 보다 더 무섭고 처절해 진다. 돈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 이들의 슬픈 모습. 얽히고설킨 권력과 욕정, 집착의 관계는 결국 돈에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비극의 모습이다. 65회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하기도 했으니 영화의 매력과 돈의 마력을 간접 체험 해보길 바란다.한 번 떨어져도 다시 총선이나 대선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소위 '정치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것이 '권력의 맛'이라나. 그런데 이 영화는 '돈의 맛'을 이야기 한다. 권력보다도 더 가까이, 더 쉽게 우리를 유혹하는 돈의 매력은 무엇일까? 과연 우리라면 영화 속에 나오는 돈의 맛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고 맛있다.돈으로 얘기하면 둘째가자면 서러운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그녀의 남편은 돈에 중독돼 살아온 윤회장(백윤식)으로 이제는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낀다.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과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김효진)가 이들을 존재하게 한 단 하나의 이유, 돈을 이야기 한다.백씨 일가는 돈에 이미 중독됐다. 문제인지 알면서도 벗어나지 않는, 아니 벗어날 수 없는 그 구렁텅이 안에 살고 있다. 이들과는 전혀 다른 그저 평범했던 샐러리맨 영작도 '돈'을 알면서 백씨 집안 보다 더 무섭고 처절해 진다. 돈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이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 이들의 슬픈 모습. 얽히고설킨 권력과 욕정, 집착의 관계는 결국 돈에서 시작해 돈으로 끝나는 비극의 모습이다. 65회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하기도 했으니 영화의 매력과 돈의 마력을 간접 체험 해보길 바란다.

  • 주말
  • 이지연
  • 2012.05.18 23:02

'나무요정 매력'

살아 있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최첨단 인공도시 스니드빌에서는 사람들이 휴대용 공기를 마시며 살고있다. 어느 날 소년 테드(잭 에프론)는 나무를 구하기 위해 마을 밖으로 모험을 떠나는데 짝사랑하는 이웃집 누나 오드리(테일러 스위프트)가 나무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 황량한 언덕 위 원슬러의 오두막에 도착한 테드는 그에게서 환상의 트러풀라 숲과 나무요정 로렉스(대니 드 비토)에 얽힌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된다. 사람들은 그저 한 그루의 나무를 베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돈과 자신만을 위해 나무가 전혀 남지 않게 된 것. 테드는 무사히 살아있는 나무를 구해갈 수 있을까?영화 '로렉스'는 20세기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동화작가 닥터 수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무가 없는 세상' 즉 '종말'을 연상케 하는 이 상황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띤 등장인물과 농담 섞인 대사들은 아이러니인 동시에 더 강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재미와 교훈이 영화의 대부분, 아니 영화를 만든 목적으로 보일정도로 선동에 직접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것이 특징. 그래서 화려한 색감에 담아낸 교훈적인 스토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이지만 마치 정신교육을 시키듯 수 없이 반복되는 '나무를 심자'는 메시지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로렉스'가 담고 있는 상황은 지금 우리가 가는 길과 비슷한 것 같아 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우울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조금 유치한 감이 있지만 가족 영화로는 손색없을 듯. 과하지 않은 깔끔한 마무리는 아마도 애니메이션의 신흥강자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의 저력일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5.11 23:02

'오싹한 로멘스'

전주국제영화제로 그 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실컷 즐겼던 만큼 이제 '평범한' 영화를 볼 때도 됐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번 주 소개할 영화들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다. 주인공이, 감독이 혹은 스토리가 어딘가 특별하고 특이한 작품, '타크 섀도우'와 '로렉스'를 만나보자.팀 버튼 감독과 배우 조니 뎁 콤비가 돌아왔다. 멜로와 공포, 코미디를 하나로 버무리는 감독의 능력에 미간 주름 하나로도 연기를 하는 조니 뎁의 능력이 더해지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낸 완벽하고도 음침한 불협화음을 더 즐기고 싶다면 '유령신부' '스위니 토드:어느 작혹한 이발사 이야기' '슬리피 할로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 것이 방법. 이 전작들을 이미 섭렵한 관객이라면 '다크 섀도우'를 보는 순간 눈치 채고 말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조합은 오묘하고 특별할 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18세기를 주름잡던 유명한 바람둥이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는 마녀 안젤리크(에바 그린)에게 실연의 상처를 준 죄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저주를 받아 생매장 당한다. 그리고 200년 후, 뱀파이어로 깨어난 그는 옛 모습은 사라지고 폐허가 된 저택과 뱀파이어인 자신보다 더 어두워 보이는 후손들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세상이 낯설기만 한데 설상가상, 현대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한 마녀 안젤리크가 다시 그를 찾아와 애정공세를 펼친다. 끈질긴 유혹에도 콜린스가 넘어오지 않자 안젤리크는 콜린스 가문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되는데. '다크 섀도우'는 1966년부터 미국에서 방영됐던 TV시리즈다. 아직까지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작품. 비록 1000여 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한 편의 영화로 줄였음에도 그 컬트적인 요소는 그대로다. 특히 괴기한 분위기 속에 베어 나오는 유머는 영화를 중반까지 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대를 반영하는 고풍스런 영상과 음악, 완벽한 배우, 스타일리쉬한 감독으로 그 빈 곳을 채워야 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5.11 23:02

'킹메이커' 최고권력 만드는치열한 두뇌게임

'시기적절'이라는 말을 단 한 번만 쓸 수 있다면 바로 지금 사용해야겠다. 영화 '킹메이커'가 개봉한 이 시점이야말로 시기적절한 타이밍이기 때문. 총선이 끝나고 12월 대선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에게 '킹메이커'가 던져주는 시사점은 아프기도, 섬뜩하기도하다.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에게 3월15일은 결전의 날이다. '오하이오 프라이머리(primary, 정당 당원이 아닌 일반인까지 참여해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대의원을 뽑는 예비선거)'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마이크는 아칸소 상원의원인 풀먼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앞서고 있으나 만에 하나 오하이오 프라이머리에서 덜미를 잡히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렇게 접전을 벌이던 중, 마이클은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과감한 전략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게 되고 덕분에 스티븐은 이번 경선의 '킹메이커'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스티븐은 같은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 매력적인 인턴 몰리(레이첼 에반 우드)와 깊은 관계까지 가게 되는데. 그런데 어느 날 늦은 밤, 마이크가 그녀에게 전화를 하면서 스티븐은 혼란스러워 한다. 몰리의 고백에 따르면 마이크의 유혹에 넘어가 관계를 맺었고, 급기야 그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다.한편, 상대 진영의 홍보 담당관 톰 더피(폴 지아마티)는 스티븐에게 같이 일하자며 접근한다. 이를 알게 된 마이크의 선거캠프 본부장인 폴 자라(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는 스티븐을 캠프에서 내치는데, 상대 진영의 접근은 스티븐을 쫓아내기 위한 계략이었던 것. 양쪽에서 버려지고 자신이 지지하는 선거후보의 치명적 비밀까지 알게 된 스티븐. 앞으로의 그의 선택은 어떻게 흘러갈까?'킹메이커'는 배우인 조지 클루니의 4번째 연출작이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됐던 작품으로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통해 미국 정치판을 신랄하게 씹어냈다. 더하면 더했지 우리나라 정치도 다르지 않을 터. 유권자인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정치세계가 세밀하게 표현됐다. 그 동안 '개념 배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보였던 조지 클루니인만큼 '킹메이커'도 그 기대를 벗어나지 훌륭하다.드라마를 위주로 한 이야기이지만 워낙 정치 자체가 스릴 있기에 '킹메이커'의 기승전결은 살 떨리는 추격전이자 스릴러다. 혼란과 배신, 그 안의 믿음, 또 협박과 협상으로 이뤄지는 정치계의 상황만으로도 영화 구성은 빈틈없고 여기에 연기파 배우들까지 더해져 완벽한 모습이다. 비단 정치에 관심 없던 관객이라도 스릴러를 보는 기분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 이 영화를 계기로 이번 대선에 관심 갖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킹메이커'는 연극 '패러것 노스'(Farragut North: 대부분의 정치 컨설턴트들이 상주해 있는 워싱턴 D C의 전철역)를 원작으로 삼았는데, 원작의 극작가인 보 윌먼은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명이었던 하워드 딘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인물로 직접 정치인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연설로 대중을 감화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 제시에는 미흡한 마이크에게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몰리 스캔들'을 통해서는 클린턴 대통령을 떠올렸다면 아마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4.20 23:02

유혹은 향기를 남기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

'간지남'으로 오해할 만 한 이 애매한 이름 '간기남'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줄임말 이다. 형사 선우(박희순)는 동료들로부터 '간통종결자'라 불릴 정도로 간통 수사에 뛰어나다. 형사 생활 중 정직을 당하자 선우는 간통 수사 경력을 살려 불륜 현장을 급습해 돈을 버는 흥신소를 운영하게 된다. 복직일로부터 3일을 앞둔 어느 날, 그에게 한건의 불륜 현장 급습 의뢰가 들어오고 의뢰인의 배우자가 여자와 함께 묵고 있는 모텔에 도착한 선우는 의뢰인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의뢰인은 현장 급습은커녕 선우를 유혹하고 시간이 지나 선우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함께 자던 의뢰인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돼 있다. 거기에 불륜 현장의 의뢰인 배우자도 죽은 채로 발견된 것. 목격자는 선우와 의뢰인의 배우자와 함께 있던 수진(박시연)뿐이다. 그러나 수진은 죽은 남자의 실제 부인이고 선우 옆에서 죽은 의뢰인이 수진 남편의 불륜 상대! 용의자로 몰릴까 두려워진 선우와 수진은 두 구의 시체를 모텔 주변에 암매장하고 선우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진범을 찾으려하는데. 제목만 어려웠지 내용은 쉽다. 첫 시작만 보더라도 범인을 예상할 수 있을 것. 다만 선우를 유혹하는 의뢰인이나 또 거기에 넘어가 주는 선우나 이야기를 '너무 쉽게' 만들어 흥을 깨는 장치로 보인다. 여자 주인공으로 나선 박시연은 그 자체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멍한 이미지 때문에 섹시해 보이거나 치명적이 매력이 있다고 보기는 한참 모자라다. 물론 그녀의 몸매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이만큼 친절한 영화가 없겠지만 그런 청소년 관람불가 적인 장면을 삭제하고 코미디나 스릴러 어느 한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면 튼튼한 영화가 될 수 있었지 않을까 아쉽다.

  • 주말
  • 이지연
  • 2012.04.13 23:02

정체불명 외계 괴물체의 습격 '지구의 바다를 지켜라'

이번 주 개봉한 '배틀쉽'과'간기남'의 공통점이라면 멋진 영상미를 꼽겠다. 또 거기에 약한 스토리 라이도 똑같은 모습. 시각적인 자극에 약해져 가는 현대인들 때문인지 아니면 영화 자체의 문제점인지는 극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지구와 기후가 비슷하다고 추정되는 행성에 지구는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외계와의 교신 시도, 비콘 프로젝트다. 시간이 흘러 몇 년 뒤 그 신호의 응답으로 외계 물체가 대형을 이뤄 지구로 돌진해온다. 한 편, 전 세계 해군들이 한데 모여 훈련하는 림팩 다국적 해상 훈련이 있던 첫날,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정체불명의 물체가 발견된다. 쉐인 함장(리암 니슨)은 수색팀을 파견하고 하퍼 대위(테일러 키취)가 괴물체에 접근하게 되는데. 몸체에 손을 댄 순간, 엄청난 충격과 함께 괴물체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거대한 장벽을 구축한다. 레이더도 통하지 않고, 부딪히는 순간 모든 걸 파괴시키는 엄청난 위력의 장벽을 시작으로 그들의 공격이 시작된다.영화 '트랜스포머'를 있게 한 동명의 장난감을 만든 곳, 미국의 완구 회사 하스브로(Has bro)가 만든 보드 게임을 영화화 한 것이 '배틀쉽'이다. 세계 1차 대전부터 종이와 연필을 이용한 게임으로 시작해 1970년대에는 비디오로 그리고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게임이 됐다. 두 명이 서로의 배를 숨겨 놓고 상대의 배를 찾아내는 것이 목적인 이 게임이 지구인과 외계인으로 대상이 바뀌어 영화가 됐다.그러나 외계인과 싸운다는 소재는 이런 21세기에 고루할 뿐이다. '배틀쉽'이 차이를 준 것은 그 전투가 바다에서 이뤄진다는 것. 각종 전함, 특히 외계 함대의 구성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었다. 전투신을 아무리 긴장감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흐름에서 오는 긴장감은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기존 SF영화와는 다르다고 피터 버그 감독은 꼬집어 말하지만 영상미에 관심 없는 관객에게 사랑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 주말
  • 이지연
  • 2012.04.13 23:02

타이타닉 - 더 생생해졌다

영화 '타이타닉'이 개봉할 때쯤 우리나라는 금 모으기 운동이 한창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국민들이 금을 모으고 있을 때 '타이타닉' 열풍이 불어 왔고 '타이타닉'을 보는 것만으로도 외화를 낭비한다는 생각해 관람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타이타닉' 주제곡인 마이 하트 윌 고우 온(My heart will go on)은 오랜 시간 동안 명곡으로 사랑 받았고(받고 있고) 영화는 그 보다 더 큰 호응과 호평으로 영화사에 남는 작품이 됐다. 그리고 15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타이타닉'이 3D 영상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다.제 7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11개 부문 수상, 타이타닉 O.S.T 빌보드 앨범 차트 8주 연속 1위, 역대 흥행 수익 2위(한화 18억 4320억 달러) 라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만큼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2012년 판 '타이타닉'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5년의 제작기간 동안 200억 원을 투자해 탄생시킨 3D 기술력. 그리고 그 기술력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손에서 어떻게 예술이 됐는지 정도다.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딴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을뿐더러 몸이 피곤한 느낌도 없을 것. 다른 이유를 다 제처 두더라도 예전 영화의 여운이 다시 일깨워 진다면 그 이상의 큰 감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스크린으로 보는 것도 영화의 큰 묘미로 남는다.

  • 주말
  • 이지연
  • 2012.04.06 23:02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명작은 언제 봐도 명작이다. 그래서 영원한 고전으로 남는다.  명작으로 사랑 받은 책이 영화로, 그리고 이제는 고전으로 불리는 영화가 다시 극장으로 돌아왔다. 판타지 소설의 차세대 주자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과 아름다운 사랑 '타이타닉'을 스크린으로 만나보자.여기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이 있다. 폐허가 된 북미 대륙에 세워진 이 국가는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생존 전쟁인 '헝거게임'을 만들어 낸다. 일 년에 한번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두 명을 선발해 총 24명이 생존을 겨루게 되는 방식이다.헝거게임의 참가자를 추천하던 추첨식 날.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어린 여동생의 이름이 호명되자 동생을 대신해 참가를 자청하며 주목을 받는다. 과거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줬던 피타(조쉬 허처슨) 역시 선발되어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캣니스는 금지구역에서 함께 사냥을 했던 게일(리암 헴스워스)에게 가족을 부탁하고 생존을 겨루게 될 판엠의 수도 캐피톨로 향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무기는 단 하나. 모든 과정은 생중계되고 패자와 승자는 결국 죽음이자 생존을 뜻한다.'헝거게임'은 수잔 콜린스의 동명 소설 3부작 중 1부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판타지 소설이 원작인데다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했다는 공통점에서 개봉 전부터 '해리포터' '반지의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비교되곤 했다. 보통 원작이 뛰어나면 뒤따라 나오는 영화들이 혹평을 면치 못하는데 같은 이유로 '헝거게임'은 영화 제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생존게임임에도 지루한 감이 드는 것은 호불호(好不好) 갈리는 주인공들의 연기력도 한몫했다. 거의 신예에 가까운 여자 주인공부터 다수의 낯선 배우들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하고 받아들여지는지가 관건. 더욱이 '헝거게임'이 시리즈물로 제작될 것을 생각하면 논란이 없도록 캐스팅에 더 공을 들였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의심이 든다.원작의 영광에 비록 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끝난 '해리포터'시리즈와 다음 편을 한참 기다려야 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대타로는 제법 괜찮은 카드다.

  • 주말
  • 이지연
  • 2012.04.06 23:02

타이탄의 분노 - 그리스 신화의 결정판

12세 이상의 학생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의의 뜻을 궁금해 한다면 '타이탄의 분노'를 보여주면 된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은, 아니 못한 것보다도 더 참담한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켄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한적한 마을의 어부이자 10살 된 아들의 아버지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신과 타이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깊은 지하 세계 속에 묶여 있던 포세이돈의 아버지 크로노스가 속박에서 풀리게 된다. 이를 기회로 제우스(리암 니슨)를 무너뜨리기 위해 지옥의 신 하데스(랄프 파인즈)와 제우스의 아들인 전쟁의 신 아레스가 크로노스와 결맹해 세상의 종말을 부를 대혼란을 계획한다. 크로노스의 등장으로 타이탄의 힘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더 이상 이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페르세우스는 아버지 제우스와 위기에 처한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안드로메다 공주와 포세이돈의 아들 아게노르,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와 연합군을 결성한다. '타이탄의 분노'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담으려 하다 보니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액션은 부담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허구, 가공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더해져 이 영화가 진짜 그리스 신화를 참고로 했는지도 의문이 들 정도다. 1급 연기파 유명 배우들과 현대 디지털 기술을 갖고 만든 2급 영화. 비록 12세 이상 영화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30 23:02

시체가 돌아왔다 - 웃다 지치는 '시체 쟁탈전'

가장 쉽고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바로 영화다. 늘어나는 관객만큼 영화 개봉 수도 많아지고 그 질도 꽤 높아졌다. 그러나 재미있는, 기대 이상의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작품'이 나오는가 하면 기고만장해져 '실패'를 불러 온 영화도 있다. 이번주 새로나온 영화 두 편은 그 차이가 극명하다.영화 '시체가 돌아왔다'를 보고 있노라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다. 빠른 스토리 전개나 등장인물들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관객을 흥겹게 하는 힘을 발휘하고 춤추는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다. 회사 경영자인 김택수 회장은 연구원들이 피땀 흘려 개발한 기술을 가로챈다. 회장은 자신의 몸에 첨단과학기술이 담긴 칩을 숨기고 미국으로 출국을 시도하지만 연구에 모든 걸 걸었던 한진수(정인기)와 백현철(이범수) 일행은 졸지에 해고자가 되자 회장의 출국을 방해하려 한다. 그러던 중 한진수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김택수 회장 또한 같이 음모를 꾸민 스티브 정(정만식)의 계략으로 사망하기에 이른다. 한진수의 사고로 뭉치게 된 그의 딸 동화(김옥빈)와 현철은 회장의 시체를 훔쳐 몸값을 요구하려 한다. 그러나 시체 협상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훔친 시체는 회장이 아닌 사채업자를 피하려고 시체 행세를 한 진오(류승범)였던 것. 진오의 등장으로 상황은 뒤죽박죽이 된다. 시체를 찾아야 하는 현철 일행, 이들을 쫓는 스티브 정, 스티브 정을 쫓는 국정원 요원, 다시 스티브 정은 사채업자를 통해 현철 일행을 찾으려 하고 현철 일행은 도망간 진오를 찾고자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이들의 관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원하는 바는 뚜렷하기만 하다. 각자의 목적을 지닌 인물들 덕분에 사기, 범죄, 추격의 릴레이 가운데서도 무게 중심은 잘 잡혀 있는 것. 두 시간여의 '댄싱 타임' 동안 넘어지지 않고 관객을 요리조리 돌리는 진짜 춤꾼의 실력이라는 말이다. 기존의 범죄사기극과는 분명하게 다른 소재, 이야기가 돋보이며 이범수, 류승범, 김옥빈 트리오가 살려낸 독특한 캐릭터들 덕분에 유쾌한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30 23:02

건축학개론 - 15년 뒤 다시 만난 첫사랑…

영화 제목이 '건축학 개론'이다보니 떠오르는 건 공사장이요 생각나는 것은 설계도뿐이었다. 그런데 영화 분류가 로맨스라니, 그렇다면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란 말인가.대답은 '그렇다'. '건축학 개론'은 사랑 영화중에서도 진한 사랑 영화, 집 짓듯 사랑을 짓는 그런 이야기다.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학생인 승민(이제훈)은 건축학 개론 수업에서 음대생 서연(수지)을 처음 만나고 반하고 만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멀어지게 된다.시간이 흘려 15년이 지난 어느 날, 서른다섯의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 앞에 15년 만에 서연(한가인)은 불쑥 나타난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승민에게 서연은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 달라 하고 승민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으로 서연의 집을 짓게 된다. 함께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어쩌면 사랑이었을지 모를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두 사람은 새로운 감정이 생김을 느끼게 되는데.사랑은 원래 정의하기가 힘들다. 누구에게는 달고, 또 누구에게는 쓰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달기도 쓰기도 한 것이 사랑이다. 그러나 첫사랑에게 남아 있는 설렘이나 그 때의 아쉬움 등은 만국 공통어 같은 것. '건축학 개론'은 그런 상황들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런 아련함을 그리는 데는 실패했다. 추억을 끄집어 낼 수는 있지만 마음까지 동요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흐릿하지만 남아있는 90년대의 모습이 스크린을 덮으면 그 때의 향수가 마음을 더 흔들게 될 것. 전람회의 노래가 나오는 순간이 설렘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 주말
  • 기타
  • 2012.03.23 23:02

언터처블 1%의 우정 - 실화가 주는 '짜릿한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더 움직인다.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가 그랬고 핸드볼 선수들의 이야기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그랬다. 그래서 '언터처블: 1%의 우정'(이하 '언터처블')도 그만한 힘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실화만큼 감동과 재미가 있는 영화 '언터처블'이다.하루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은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오마 사이)를 만나게 된다. 필립은 거침없이 자유로운 성격의 드리스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특별한 내기를 제안하는데, 바로 2주 동안 필립의 손발이 되어 자신을 간호하는 것. 참을성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던 드리스는 오기가 발동해 엉겁결에 내기를 수락한다.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극과 극, 두 남자의 예측불허 기막힌 동거가 시작 되는데.'언터처블'의 훈장은 대단하다. 2011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주 연속 1위, 누적 관객 1800만 돌파로 역대 흥행순위 3위, 유럽 각국의 박스오피스 1위 석권, 도쿄국제영화제 작품상, 뤼미에르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성적만도 인상적이다. 흔히 '상 탄 영화는 재미없다'고들 하지만 프랑스 누적 관객의 수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작품성과 예술성, 흥행성까지 고루 갖춘 전대미문의 영화다. 스토리에 한 번 감동하고 나면 '눈은 번쩍, 두 귀는 쫑긋' 하게 만드는 두 남자의 질 높은 농담이 기다리고 있고, 그 다음은 영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따뜻한 음악이 준비 돼 있다. 더 이상 설명해서 뭐 하겠는가. 안보면 후회할 영화임은 분명하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23 23:02

가비 vs 화차

■ 가비 (미스터리, 드라마/ 115분/ 15세 관람가)- 고종과 커피 쓰디쓴 음모소름이번 주 개봉영화 '가비'와 '화차'는 공통점이 많다. 원작이 소설이라는 것, 또 원작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 한국 영화이면서 미스터리물이고, 빼어난 배우가 한 명 이상 등장한다는 것 등. 하지만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전혀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른 '가비'와 '화차'를 만나보자.1896년, 고종(박희순)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대한제국을 준비하던 혼돈의 시기. 러시아 대륙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다 러시아군에게 쫓기게 된 일리치(주진모)와 따냐(김소연)는 조선계 일본인 사다코(유선)의 음모로 조선으로 오게 된다. 조선에서 고종의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사카모토란 이름으로 스파이가 된 일리치, 그들은 사다코로 인해 은밀한 고종암살작전에 휘말리게 되는데. '가비 작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기억하는가? 그렇다면 '가비'도 반가울지 모르겠다. '가비'의 원작은 '조선명탐정'의 원작자기도 한 김탁환 작가의 소설 '노서아 가비'이기 때문이다. 명성황후 시해가 있고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1897년 사이를 배경으로 한 픽션 사극이다. 비록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검색해 보면 '훌륭한 소설' 이라는 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극찬을 하는 원작 소설 때문인지 영화는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이 든다. 단편적인 에피소드 자체는 훌륭하나 영화 한 편의 완성도는 변변치 못하다. 그래서 설득력이 부족하고, 또 그래서 관객의 집중도도 떨어진다. 특히, 원작을 읽은 관객이라면 실망감은 더 클 것. 다만 주인공은 고종 역의 박희순의 연기가 단연 일품이다. '가비'는 비록 잘 못 내린 커피가 됐지만 그래서 더 쓰디쓴 커피는 그 시대의 우리 슬픈 역사와 닮아 안타까울 뿐이다.■ 화차 (미스터리/ 117분/ 15세 관람가)- 선악 오가는 위험한 여자섬뜩사람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포장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 싶은 욕구는 어쩌면 본능 같은 것.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리고 언제가 진실이 밝혀지면 그 관계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영화 '화차'는 그런 거짓말을 최고점에 스릴러를 섞어낸 영화다. 결혼 한 달 전 약혼녀가 사라진다.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을 찾기 위해 문호(이선균)는 그녀의 집에 가보지만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문호는 급기야 전직 형사인 사촌형 종근(조성하)에게 도움을 청하고 종근과 문호는 선영의 행적을 쫓기 시작한다. 그런데 밝혀지는 이상한 점들. 강선영으로 살았던 그녀는 강선영이 아니라 차경선이었고 진짜 강선영은 증발해버렸다는 것. 문호는 계속 드러나는 그녀의 실체에 점점 혼란스러워하고 약혼녀가 단순 실종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과 관계되어 있음을 직감하는데.'화차'는 동명의 미야베 미유키 소설(우리나라에는 '인생을 훔친 여자'로 발간)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주인공 '문호'는 영화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 선영을 사랑하는 문호로 인해 이야기의 깊이는 더 깊어졌다. 영화를 이 정도까지 설득력 있게 만든 것은 주인공인 김민희 공이 가장 크다. 가냘픈 몸매, 모델 출신으로 아무것도 담지 않은 듯 한 그녀의 얼굴은 '화차'에 딱 어울리는 도화지. 사랑스러운 약혼녀에서 괴물이 되어가는 선영의 광기가 '화차'를 있게 했으니 모두 김민희의 공이 아니겠는가. 원작만큼의 섬뜩함은 좀 떨어지지만 매끄러운 이야기 흐름은 훌륭한 편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16 23:02

스탠리의 도시락 vs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이번 주 영화들은 '특이한' '독특한' 혹은 '새로운' 같은 형용사로 정리 될 수 있겠다. 색다른 이야기와 구성, 낯선 나라와 소재는 영화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양날의 검같은 조건. 판단은 관객의 몫이니 미리 단언하지 말고 꼭 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이런 독특한 영화, 또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인도 소년들의 도시락 우정스탠리의 도시락 (드라마, 코미디/ 90분/ 전체관람가)외모, 공부, 노래, 춤까지 못하는 게 없는 학급의 1인자 스탠리(파르토 A. 굽테). 빠지는 것 없는 완벽소년 스탠리에게 있는 단 하나의 약점은 바로 점심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도시락을 나눠주는 마음씨 착한 친구들 덕분에 스탠리의 학교생활은 이상 무. 그러던 어느날 평화롭기만 하던 스탠리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식신 베르마 선생님(아몰 굽테). 후각과 미각이 발달한 그는 냄새만으로 맛있는 음식을 찾아내는 능력자(?)로 도시락을 싸오지 않는 스탠리를 늘 탐탁지 않게 여기는가 하면 스탠리의 같은 반 친구인 아만(누만 쉐이크)이 싸온 4단 도시락을 자기 것처럼 먹어치운다. 하루 이틀 베르마 선생의 도시락 공격이 계속되자 화난 스탠리와 친구들을 급기야 도시락 사수 작전에 들어가는데. 그러나 아이들이 자신을 농락한 것에 화가 난 베르마 선생은 스탠리에게 "도시락을 싸오지 않을 거면 학교에 나오지도 말라"는 말로 스탠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다.영화의 내용도 낯설겠지만 일단 인도 영화 자체가 우리에게는 어렵고 낯설다. 이야기도 단순하고 목적도 뚜렷하지만 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 때문일 것. 인도 영화답게 화려하게 쓰이는 배경음악이 즐겁고 노래 가사 위에 전해지는 영화의 메시지가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다가온다.사실 '스탠리의 도시락'은 인도의 빈부격차 문제와 아동노동 문제 같은 예민한 사회 이슈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진실된 연기 덕분이 아닐까. 인도 음식은 카레를 제외하고는 알 수 없지만 이 영화라면 인도 음식 도전에 나서고 싶어질 것이다.■ 시공 뛰어넘어 상상 세계로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SF, 액션/ 132분/ 12세 관람가)제목만 보고 지나쳤다면 그냥 그런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이하 '존 카터')이 미국 남북전쟁 시기를 다룬 영화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여기에 한 술 더 떠 '타잔'시리즈의 원작자로 유명한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SF소설 '화성의 공주'가 이 영화의 원작이란다. '화성의 공주' 원작 탄생 100주년은 맞은 올해, '존 카터'가 개봉했다.치열한 남북전쟁 전쟁 속에서 높은 활약으로 명성이 높은 존 카터(테일러 키치)는 전쟁에 염증을 느끼고 금광을 찾아 헤맨다. 애리조나의 동굴 속에서 금맥을 발견한 존은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와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이 외우는 주문 같은 소리에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그는 바숨이라 불리는 화성에서 눈을 뜨게 된다. 이곳에서 팔이 4개 달린 타르크족의 전리품으로 사로잡힌 존 카터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게 되고 대립관계에 놓인 헬리움족과 조단가족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려하지만 헬리움의 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시공간의 초월을 기본이요 외계인과의 사랑은 덤이다. 판타지 영화의 가장 기본적이 요건, 아니 식상한 전개라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원작이 100년 전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보자. 인간의 상상력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원작이 뛰어나더라도 지금은 식상한 이야기일 뿐. 그저 100년 전 그 작품을 만났다는데 만족하고 감동하는 게 최선이다. 이야기와 함께 클래식한 액션, 전투신도 새롭지는 않지만 3D효과만큼은 기대할만 하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09 23:02

러브픽션 vs 디스 민즈 워 - 웃기는 연애담 vs 달콤한 멜로

꽃샘추위가 남아있어 더 예쁜 봄이다. 보드라운 봄바람에 마음도 싱숭생숭. 이럴 때 완벽하게 어울리는 것이 바로 '러브스토리'아니겠는가. 이번 주 극장가에도 다양한 사랑 영화가 준비돼 있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에서 연애를 바라본 '러브픽션'과 사랑이 곧 전투라는 '디스 민즈 워'가 그 주인공이다. 봄과 함께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지금, 만나보자.그 동안 드라마나 영화들은 여성들이 바라는 '아름다운 사랑'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소한 친절, 나지막한 목소리와 미소로 대변되는 '여성들이 원하는 애정 표현'은 남성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화살이 됐다. 어쩌면 그 동안 남녀 간의 싸움을 '남성 탓'으로 모두 돌릴 수 있었던 건 이런 많은 로맨틱코미디물 덕분. 그런데 불현듯 나타난 이 영화 '러브픽션'은 순전히 남성 시각으로 본 연애담이다. 그래서 황당하고 곤란한 영화. 지금껏 금기로 여겨졌던 남자들의 연애는 어떤 모습일까?완벽한 여인을 찾아 헤맨 나머지 31살 평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소설가 구주월(하정우). 그런 그의 앞에 완벽한 여인 희진(공효진)이 나타난다. 첫 눈에 그녀에게 반한 주월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희진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런 주월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에 희진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드디어 연애에 골인하는데. 그러나 행복한 것도 잠시. 시간이 갈수록 희진의 괴상한 취미, 남다른 식성, 인정하기 싫은 과거 등 완벽하다고 믿었던 희진의 단점이 하나씩 발견되며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모든 사람들의 사랑 얘기가 다 다르겠지만 반하고, 사랑하고, 단점을 발견하고, 화내고 다투고 이별과 다른 만남 혹은 후회로 이어지는 '사랑'의 기본 전개는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러브픽션'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우리의 '사랑 단계' 같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당연한' 일반론을 왜 굳이 영화로 만들어야 했을까 의심이 드는 동시에 특별하면서도 무난한 이야기가 지루한 경향이 있다. 덕분에 기대에 비해 평점은 낮은 편. 하정우와 공효진의 조합은 연기나 외모나 괜찮은 편이다. 애인과 같이 본다면 수많은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디스 민즈 워'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재밌는데'로 설명할 수 있다. 상반된 캐릭터가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이 좌충우돌 첩보영화는 소리 소문 없이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액션 코미디물'로 요약되지만 그 바탕은 멜로라고 할 수 있으니 세 마리 토끼쯤은 거뜬히 잡을 영화다.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CIA 특수요원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은 서로를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절친한 친구다. 한편 물건은 잘 고르지만 남자 볼 줄은 모르는 여자 로렌(리즈 위더스푼)을 위해 친구 트리시(첼시 핸들러)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로렌의 프로필을 올린다. 터크와 로렌은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만나게 되고 호감을 갖게 되는데 하필이면 프랭클린도 로렌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터크와 프랭클린은 곧 서로가 호감을 가진 상대가 동일 인물임을 알게 되고 여자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다고 자부하는 프랭클린은 이혼남에 아들까지 둔 터크를 도발한다. 결국 두 남자는 여자 때문에 우정에 금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고 실제로는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시작한다.이 영화가 정말 좋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백 개쯤 만들 수 있지만 그런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영화엔 누가 될까 싶다. 물론 철학적이고 심오한 예술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아무 내용 없는 저급 영화라 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로는 '디스 민즈 워'만한 게 없다고 감히 말하겠다. 적당한 액션과 꾸준히 웃긴 내용이 이 영화의 강점. 남자 관객들 보다는 여자 관객이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3.02 23:02

언더월드 어웨이크닝 vs 맨 온 렛지

간만에 영화관에서 몸 풀 준비를 했다면 '맨 온 렛지'와 '언더월드: 어웨이크닝'에 관심 가져보자. 최근 극장을 강타한 '미션임파서블'에 이어 괜찮은 액션이자 스릴러 영화가 될 것. 이제 갓 개봉했지만 벌써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분위기니 사전 평가는 되도록 자제하는 게 좋겠다.■ 언더월드: 어웨이크닝 (액션, 판타지/ 88분/ 청소년 관람불가)언더월드 시리즈가 벌써 4편을 맞았다. '대박'이 난 편도 없었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망한 시리즈도 없으니 '가늘고 길게 가자'를 모토로 삼은 게 분명하다. 그래서 긴긴 시간 시리즈를 잡고 있다 보니 분명 3편 까지는 본 것도 같은데 내용이 생각나지는 않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하게 됐다. 첫 번째 시리즈가 2003년 개봉했으니 1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계의 선배(?)격 시리즈물 언더월드의 4편 '언더월드: 어웨이크닝'을 만나보자.600년 간 전쟁을 이어온 불멸의 두 종족 뱀파이어와 라이칸. 이 두 종족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인간들은 이들을 전멸시키기 위해 대량 학살을 시작한다. 뱀파이어 여 전사 셀린느(케이트 베킨세일)는 생포되어 뱀파이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소에 갇힌다. 그리고 12년 후 누군가의 도움으로 실험실에서 깨어난 그녀는 인간들에 의해 뱀파이어 종족이 전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수수께끼의 소녀 이브와 조우한다. 셀린느는 자신의 종족과 불멸의 능력을 가진 이브를 지키기 위해 인간들을 향한 전쟁을 시작하고 숙적 라이칸은 더욱 강력해져 이들을 위협하는데. 영화 내용만큼 그에 따른 평가도 가물 가물에 좀 찾아봤더니 역시나, 4편의 그 것과 별다를 것이 없다. 멋있던 여전사도 고루한 캐릭터가 돼버렸고 남다른 능력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3D 효과도 기대만큼 못 미치니 아쉬울 뿐. 굳이 봐야할 작품일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만약에 1편부터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봐야할 계륵(鷄肋) 같은 영화다.■ 맨 온 렛지 (스릴러, 범죄/ 102분/ 15세 관람가)전직 경찰 닉 캐서디(샘 워싱턴)는 4,000천만 달러의 다이아몬드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명예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뉴욕 맨하탄의 고층 빌딩 난간에 선다. 그가 자살할 거라 생각한 경찰은 네고시에이터(경찰 협상가)를 급히 투입하고 이 광경은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방영되는데. 하지만 이것은 모두 닉이 꾸민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같은 시각 그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한 작전들이 차례대로 시작되고 동시에 여러 상황에 작전을 이끌어가야 하는 닉에게는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S.W.A.T 팀까지 움직이며 그를 긴급 체포하려 하는데. 모든 계획이 성공해야만 그의 누명을 벗을 수 있다.'맨 온 렛지'는 한 남자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다른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다른 계획을 컨트롤하고 동시에 경찰 협상가(엘리자베스 뱅크스)의 시선을 돌려야 한다.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포스터부터 느껴지는 아슬아슬함(고층 건물 난간에 서 있는 모습)이 영화의 묘미.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난간신은 실제 21층 고층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더욱이 주인공인 샘 워싱턴은 고소공포증 환자인데 CG나 대역 없이 연기를 해냈다. 기존 스릴러물의 틀을 벗어난 편집도 새롭지만 문제는 사건들 간의 고리가 약한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끝났다고 마음 놓을 때쯤 나타나는 깜짝 반전은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관객까지도 속이는 것이 또 다른 '맨 온 렛지'의 매력이다.혹시나 주인공인 샘이 누군지 기억 못하는 분들을 위해 답을 드리자면 3D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아바타'의 주인공이다.전직 경찰 닉 캐서디(샘 워싱턴)는 4,000천만 달러의 다이아몬드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명예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뉴욕 맨하탄의 고층 빌딩 난간에 선다. 그가 자살할 거라 생각한 경찰은 네고시에이터(경찰 협상가)를 급히 투입하고 이 광경은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방영되는데. 하지만 이것은 모두 닉이 꾸민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같은 시각 그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한 작전들이 차례대로 시작되고 동시에 여러 상황에 작전을 이끌어가야 하는 닉에게는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S.W.A.T 팀까지 움직이며 그를 긴급 체포하려 하는데. 모든 계획이 성공해야만 그의 누명을 벗을 수 있다.'맨 온 렛지'는 한 남자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다른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다른 계획을 컨트롤하고 동시에 경찰 협상가(엘리자베스 뱅크스)의 시선을 돌려야 한다.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포스터부터 느껴지는 아슬아슬함(고층 건물 난간에 서 있는 모습)이 영화의 묘미.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난간신은 실제 21층 고층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더욱이 주인공인 샘 워싱턴은 고소공포증 환자인데 CG나 대역 없이 연기를 해냈다. 기존 스릴러물의 틀을 벗어난 편집도 새롭지만 문제는 사건들 간의 고리가 약한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끝났다고 마음 놓을 때쯤 나타나는 깜짝 반전은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관객까지도 속이는 것이 또 다른 '맨 온 렛지'의 매력이다.혹시나 주인공인 샘이 누군지 기억 못하는 분들을 위해 답을 드리자면 3D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아바타'의 주인공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2.02.24 23:02

하울링 vs 더 그레이

제일 무서운 것은 역시 '인간'이라고 하지만 우리와 같지 않음에서, 낯설거나 모르기 때문에 오는 무서움은 또 다른 것이다. 더욱이 스스로가 조절 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를 더 당혹스럽게 만든다.이번 주 개봉한 영화 두 편은 '타의에 의한 상황'과 '늑대(늑대개)'를 중심으로 색다른 무서움을 담고 있다. 무섭고 괴롭지만 어쩔 수 없는 그 상황,'하울링'과'더 그레이'를 만나보자.  △ 하울링 (범죄, 드라마/ 114분/ 15세 관람가)승진 때마다 후배에게 밀리는 강력계 만년 형사 상길(송강호)은 순찰대 출신의 새파란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을 파트너로 맞는다. 고과 점수도 낮은 분신자살 사건을 함께 수사하면서 상길은 은영이 못마땅할 뿐이다. 하지만 그 사건이 계획된 살인임이 밝혀지고 두 사람은 자체 수사에 나서게 된다. 물론 협조 하에 사건을 진행해야 한다는 은영의 의견을 무시한 채 상길이 단독적으로 벌이는 것이다. 한편, 짐승에 의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은영은 사체에서 발견된 짐승의 이빨 자국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모든 살인사건들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마침내 은영과 상길은 피해자들의 몸에 있는 공통된 이빨 자국이 늑대개의 것임을 알아내고 그 피해자들이 과거 서로 알던 사이였음을 알아낸다.'하울링'은 '강력계 형사'의 이야기이자 '동물'의 대변, 혹은 '선과 악'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영화다. 비록 주인공은 송강호와 이나영이지만 이들과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후자에 가깝다. 평생 한 주인을 따르는 늑대개의 스토리가 '하울링'을 이끄는 힘. 여기에 범죄 장르를 더해서 다이내믹하다. 늑대개와 관련된 장면을 플래시백(현 시점에서 과거로 돌아가 다시 보여주는 것)으로 삽입해 영화는 더욱 단단해 졌다. '하울링'은 노나미 아사의 추리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메가폰을 잡은 유하 감독이 직접 각색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한 영화. 감독의 노력만큼이나 괜찮은 작품이다. △ 더 그레이 (액션, 드라마/ 116분/ 15세 관람가)알래스카에서 석유 추출공과 작업자들을 외부의 위협, 야생 동물들로부터 보호하는 프로페셔널 가드 오트웨이(리암 니슨). 그는 25주간의 작업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비행기는 알 수 없는 문제로 알래스카의 설원 속으로 곤두박질치고 기적적으로 겨우 살아남은 생존자들 오트웨이를 포함해 7명 뿐이다. 영하 30도에 육박하는 추위와 두려움 그리고 눈보라 속에 갇힌 이들에게는 추위보다 더 무서운 문제가 있다. 바로 호시탐탐 이들의 목숨을 놀이는 늑대 무리. 살아남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이들에게 자연은 상상하지 못한 덫으로 그들을 위협하고 이 끝없는 설원에서 이들은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자신을 지켜야 한다. 대략의 스토리에서 알 수 있듯 '더 그레이'는 재난 영화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가장 굵은 맥. 재난 영화치고 극적인 안도감이나 평온함이 없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진짜 보다 더 진짜 같은 비행기 추락 장면부터 영하 30도의 혹한과 설산(雪山) 그리고 늑대 무리의 화면 구성이 훌륭하다. 하지만 실제를 방불케 하는 이 자연 풍경을 만끽하다보면 힘에 붙이는 관객들이 다수 생길 것. 단 한 순간도 쉴 틈을 주지 않는 (실제 알래스카가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 진행은 숨 가쁘다 못해 손발을 저리게 만든다. 특히나 마음 약한 여성 관객에는 쥐약. 여기에 주인공인 리암 니슨에게 너무 할애한 나머지 다른 배우들의 존재감과 활약은 기억하기 쉽지 않다.

  • 주말
  • 이지연
  • 2012.02.1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