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투혼 vs 어브덕션
▲ 투혼(드라마/ 124분/ 전체관람가)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로 많은 팬들이 울고 웃으며 야구를 즐겼고 스포츠로서 뿐 아니라 삶의 애환을 담은 서민의 친구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나름의 깊은 역사가 있다 보니 야구에 대한 책이나 영화의 제작도 활발했다. 실제 존재했던 삼미슈퍼스타즈 팀의 이야기를 엮은 책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비롯해 '스카우트' '글러브' '아는 여자'도 야구를 주제로 삼은 영화.올해 프로야구도 이제 포스트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번 주, 야구 영화 한 편이 또 개봉했다. 김주혁, 김선아 주연의 '투혼'이다.통산 149승, 최고구속 161km, 3년 연속 MVP에 빛나는 롯데 자이언츠의 윤도훈(김주혁)은 팀의 간판스타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오만방자에 안하무인, 1년 내내 신문 1면을 장식하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문제아로 전락한다. 마운드에서는 패전처리 2군 투수로, 집에서는 바람피우다 걸려 쫓겨난 신세.유도훈의 아내 유란(김선아)은 그런 철부지 남편을 그냥 놔둘 수가 없다. 뒷바라지를 하며 도훈이 정신 차리기를 기다리지만 생각만큼 쉽지않은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란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게 되고, 도훈은 이 사실을 알고 아내의 바람대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다.사실 야구영화라고는 하지만 '투혼'은 야구보다는 다 큰 어른의 '인간되기'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왕년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퇴물이 된 인물, 그리고 뒤늦게 철이 드는 '어른아이'의 인생을 그리는 것. 그 과정에 가족과 사랑, 그리고 도전이 있는 것이고 이를 위해 끌어들인 소재가 야구인 것이다.혹자는 '딱 봐도 뻔 한 이야기'라고 평하기도 했지만 '야구는 9회 말부터'라는 말처럼 '투혼'이 끝날 때 까지는 결론을 섣부르게 예단해선 안된다.▲ 어브덕션(액션, 스릴러/ 105분/ 15세 관람가)딱히 기대했던 영화는 아니지만, 하지만 볼 수밖에 없는 영화가 '어브덕션'이다.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남자, 진짜 '짐승남'인 테일러 로트너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테일러 로트너는 영화 '트와일라잇'의 늑대인간, 제이콥이다.'어브덕션'은 평범한 고등학생 네이슨(테일러 로트너)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심에 두고 있다. 우연히 실종자 프로그램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 네이슨은 자신의 모든 삶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순간, 그를 제거하기 위해 의문의 남자들이 닥치게 되고, 급기야 가족들은 몰살당한다. 정체불명의 거대 조직의 추격 속에 CIA 역시 그를 뒤쫓게 되고 네이슨은 자신이 국가적 음모와 연관이 있음을 직감하는데...영화는 로트너를 제대로 이용한다. 초반부터 그의 기존 이미지를 활용하는 상의 탈의신, 강한 액션들을 포진시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트와일라잇'과 자동 비교가 되지만 다행히 액션은'트와일라잇'보다 앞서 있다. 로트너의 매력은 잘 살아 있지만 이미 '트와일라잇'으로 맛 본 관객들의 환상을 채우기는 역부족. 더욱이 '왜 그는 쫓기도 있는가'에 대한 답이 너무 늦게 나오는 탓에 영화가 점점 지루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야기를 잘 손질 하거나 로트너를 더 벗기든가(?) 확실히 선택 했어야 한다.좋은 흥행 성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속편제작이 확정됐다. 위에서 말한 한 가지를 선택해 속편을 제작한다면 조금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한 여자 관객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