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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vs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는 책 내용처럼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같은 취미 생활을 즐기고 같은 취향을 갖는 것이 좋겠지만 그 것 또한 힘든 일이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함께 영화라도 보려면 그 제각각인 입맛을 맞추느라 골치다. 이번 주 개봉한 영화 두 편은 분명 '남자영화' '여자영화'다. 하지만 상대방이 싫어할 요지보다 설득당할 이유가 더 많은 것이 특징. 두 편 모두 같이 보면 금상첨화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코미디/ 90분/ 15세 관람가)지난해 아줌마가 된 선배의 카카오톡에는 '초보 주부, 밥 해 먹기도 힘듦'이라는 말이 쓰여 있다. 아직 결혼을 안했음에도 선배의 말에 공감하는 건, 일하는 여자로서의 동질감일까.그리고 보면 요즘을 사는 여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 낳고 기르고, 이제는 밖에서 돈까지 번다. 한꺼번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현대의 여성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이하 '하이힐')에서 바로 우리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나는 그녀가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어(I don't know how she does it)'라는 원제처럼 슈퍼우먼 같은 주인공 그녀, 케이트(사라 제시카 파커). 케이트는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이자 집에서는 아이들과 남편 돌보기에 소홀함이 없는 주부다. 24시간을 꽉꽉 채워 써도 언제나 모자라기만 한 어느 날,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가 주어진다. 본사에서 일하자는 제안을 받은 것. 그러나 잦은 출장과 격무는 가족들을 점점 실망시키고 스스로도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가족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구태의연한 결론은 닳고 닳았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로 유명해진 사라 제시카 파커의 이미지는 '하이힐'에서도 그대로다. 영화가 보여주는 주인공의 고민도 그다지 공감되지 않고 잘 꾸민 그들은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다. 표현은 워킹맘이지만 실제는 코미디인 것이 바로 이 영화인 것. 하지만 실제는 아닌데 묘한 측은지심은 작용한다. 적어도 '아이 때문에' '가족 때문에'라는 고민은 분명 우리의 그것과 똑같으니까 말이다. △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범죄, 드라마/ 133분/ 청소년 관람불가)1982년 부산. 해고될 위기에 처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최민식)은 순찰 중 적발한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수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탕 하기 위해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손을 잡는다. 익현은 탁월한 임기응변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형배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하고 주먹 넘버원 형배와 로비의 신 익현은 함께 힘을 합쳐 부산을 접수하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자 조직의 의리는 금이 가고 형배의 라이벌 조직 보스 판오(조진웅)가 익현을 유혹한다. 동생으로 여겼던 '넘버 투' 창우(김성균) 등도 이미 등을 돌린 상황,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게 될까.'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는 한 때 유행했다는 클래식 갱스터 영화와 비슷하다. 그런데 지극히 한국 스타일이다. 영화를 만든 윤종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홍콩에는 삼합회, 미국에는 마피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며 "우리가 홍콩과 미국 영화들이 담는 내용과 똑같이 갱스터 영화를 찍는다면 가짜가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을 '형님 문화'로 대변되는 우리 스타일로 그려냈다. 이야기는 둘째 치더라도 '범죄와의 전쟁' 출연진을 그야말로 단단하다. 어떤 비루한 스토리를 갖다놨어도 제대로 맞췄을 배우들이 포진한 것. 상황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는 익현 역의 최민식과 속내를 숨기고 기다리는 형배 역의 하정우, 그리고 조진웅, 김성균 등 조연배우들까지 빈틈이 없다.

  • 주말
  • 이지연
  • 2012.02.03 23:02

온 가족 함께 볼만한 …설날 영화 바로 이것

설날 영화판이 실망스럽다. 케이블 방송이 늘어나면서 연휴 동안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풍성한 반면 극장 개봉 영화는 줄고 장르도 지난해만큼 다양하지 않다. 한 때는 대목으로 불렸던 설날이지만 한 때의 영광(?)일 뿐. 그렇다고 마냥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 가족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볼만한 신작 영화들을 골라봤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가족, 코미디/ 124분/ 전체 관람가)모험심 강하고 열정적인 칼럼니스트이자 두 아이들의 아버지인 벤자민 미(맷 데이먼). 사랑하는 아내를 최근 잃은 그는 엄마의 빈자리에 슬퍼하는 아이들과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사를 결정한다. 마침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게 되지만 완벽하게 보이는 그 집에도 문제가 있다. 무려 200여 마리의 야생 동물들이 사는 폐장 직전의 동물원이 딸려 있다는 것. 알 수 없는 모험심이 발동한 벤자민은 전 재산을 통틀어 동물원을 사기로 결심한다. 덜컥 동물원의 주인이 된 벤자민 가족은 사육사 켈리(스칼렛 요한슨)와 함께 동물원을 다시 오픈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실제 영국 칼럼니스트 벤자민 미의 이야기다. 동물원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킨 벤자민 가족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영국에서 2007년 방영된 적도 있을 정도로 이미 유명한 일화. 동명의 책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안락사 위기에 처한 늙은 동물들, 광활한 배경, 인간과 동물의 교감 그리고 가족들 간의 사랑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 ( 애니메이션/ 85분/ 전체 관람가)서커스의 외톨이였던 코알라 쟈니는 사고로 호주에 떨어지고 만다. 그리고 그곳에서 욕심쟁이 매니저 하미쉬, 사진기사 히긴스와 함께 악어 보그 일당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동물들을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그가 졸지에 얻은 별명은 영웅 '코알라 키드'. 쟈니가 보그 일당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 줄거라 믿는 동물친구들. 그리고 쟈니의 사진을 찍어 팔기 시작하는 하미쉬와 히긴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침입한 보그 일당으로부터 코알라 샬롯이 납치당하게 되고 모두들 '코알라 키드'인 쟈니에게 샬롯을 구해오라고 하는데. 3D 애니메이션인 '코알라 키드'는 한국과 미국의 합작품이다. 스태프들 또한 다국적 구성.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동물들을 앞장세워 대자연이 있는 호주를 배경으로 삼았다. 애니메이션 곳곳에 담긴 위트나 재미는 드림웍스나 디즈니에 부족하지는 않지만 그 참신함은 '둘리'보다도 떨어지는 편. 그래서 성인 관객에게 권하기에는 턱 없이 모자라다. 아이들을 위해 희생할 자세가 돼 있다면 선택해 보자. 구정기간 동안 최고의 아빠, 엄마는 따 놓은 당상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신비의 섬(액션, 모험/ 94분/ 전체 관람가)140년 주기로 바다 아래도 내려가고, 육지 위로 올라오는 신비의 섬이 있다!며칠 전 밤부터 어디선가 오는 모스 부호.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단어는 '핍, 조른, 스트럭'라는 쥘 베른 소설 '해저 2만리'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신호는 '섬은 진짜 있다'. 마치 암호처럼 스티븐슨의 '보물섬',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단서로 던져지고, 세 개의 책 속에 등장하는 섬들이 어쩌면 같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으로 세 개의 지도를 겹치니 경도와 위도가 나타나는데.내용은 진정한 전체관람가 같다. 만약 '12세 이하 관람가' 같은 단계가 있다면 붙여주고 싶을 정도.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앞뒤가 안 맞는 장면도 다수 등장한다. 이런 엄청난 우연을 당연하게 받아드릴 수 없다면 이 영화는 비추. 다만 같이 본 초등학생 조카는 즐거움에 눈을 반짝였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 주말
  • 이지연
  • 2012.01.20 23:02

연인과 함께…울고 웃고 사랑에 빠져라

△ 페이스 메이커 (드라마/ 124분/ 12세 관람가)한 번도 완주해 본 적 없는 마라톤 선수. 그래서 1등을 바라볼 수도, 아니 1등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도 않는다. 마라톤 42.195km 구간 중 30km에 결승점을 찍어두고 그 곳까지 전력을 다 하는 선수들, 그들의 이름은 페이스 메이커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의 주인공 주만호(김명민)는 동생 성호(최재웅)에 대한 책임감을 지고 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페이스 메이커가 된 것. 이제 성호는 외교통상부 사무관이 됐지만 만호는 꿈도 희망도 잃었다. 이제 누군가의 그림자로만 살았던 만호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페이스 메이커'에서 만나게 된다.영화는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형제간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후반부 장면은 남녀 할 것 없이 눈물 쏟게 될 것. 남자 형제끼리의 마음을 제대로 투영한 가족 영화. 서로의 감정을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형제들을 위한 간만의 작품이다. △ 댄싱퀸 (코미디, 드라마/ 124분/ 12세 관람가)'페이스 메이커'가 형제애를 이야기 한다면 여기 '꿈'을 강조하는 영화가 있다. 신촌 마돈나로 이름을 날리던 정화(엄정화)에게 댄스 가수가 될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남편 정민(황정민)은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겠다고 한다. 시장 후보 부인과 신인 걸 그룹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시작한 정화. 그녀의 하루하루는 스릴과 불안의 외줄타기다. 어린 시절 만나 결혼까지 한 두 사람. 부부로써 서로에게 잘 하는 듯싶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현실에 끌려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인권변호사에서 서울시장을 꿈꾸는 정민과 동네 에어로빅 강사에서 댄스 가수를 꿈꾸는 정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시간에 쫓겨, 현실에 쫓겨 버려야 했던 꿈들. '댄싱퀸'이 이야기 하는 이들의 꿈은 우리에게 다시 도전하라고 말한다. 교훈적인 내용이 코미디 요소와 결합돼 쉽게 다가올 것. 무엇보다 황정민과 엄정화의 조합은 꽤 좋다.△ 네버 엔딩 스토리 (멜로, 로맨스, 코미디/ 114분/ 15세 관람가)기쁘고 행복하기에도 바쁜 구정에 이게 웬 시한부 이야기 인가싶다. 하지만 둘이 있어 슬프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는 진정 '네버 엔딩 스토리'다. 동생 부부에게 얹혀살며 무시당하는 게 평범한 일상인 천하태평 동주(엄태웅)와 안정된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온 철두철미 송경(정려원)이 한 장소에서 만난다. 한 날 한 시 같은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 그것도 같은 뇌종양 판정이다.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남은 이들은 전국을 돌며 데이트를 즐긴다. 이미 끝이 정해진 이 알 수 없는 연애, 하지만 죽음은 누구나 두렵고 어렵다.개봉 시기도 소재도 발칙한 '네버 엔딩 스토리'는 로맨틱코미디 영화 치고는 애매하다. 장례식을 결혼식 준비하듯 설레(?)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은 더 슬프게 다가올 뿐. 시도는 새로웠지만 죽음에 대한 대답은 결국 어쩔 수 없는 조금은 아쉬운 영화다.

  • 주말
  • 기타
  • 2012.01.20 23:02

원더풀 라디오 vs 다크 아워

극장가는 곧 다가올 구정 대목에 앞서 '폭풍의 눈' 같이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번 주 개봉 영화는 팝콘과 함께 시간 때우기 좋은 작품들로 추렸다. △ 원더풀 라디오 (드라마/ 120분/ 15세 관람가)그 존재만으로 설레는 것들이 있다. 눈(雪), 아기 등은 사람을 저절로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감성으로 다가오는 라디오는 소리만으로 사람들의 오감을 깨운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라디오의 매력을 전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퍼플'의 멤버였던 신진아(이민정)는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의 DJ이다. 국민요정으로 불리던 시절을 이미 지나갔고 그녀에게 남은 것은 시청률 바닥인 라디오 프로그램 뿐이다. 하지만 자존심만큼은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그녀. 방송에서 막말하고 신청곡을 멋대로 바꾸는 것 그녀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방송국은 청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PD 재혁(이정진)을 투입하게 되고 진아는 까다로운 재혁과 사사건건 충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아는 청취자가 자신의 사연을 직접 노래로 부르는 '그대에게 부르는 노래'라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면서 프로그램은 대박 나지만, 지나간 과거는 그녀의 발목을 또 붙잡고 만다. 진아 곁을 지키고 있는 매니저 대근(이광수)과 라디오를 소재로 해 언뜻 영화 '라디오 스타'가 스친다. 여기에 '인기 떨어진 왕년 아이돌 스타'는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최고의 사랑'과도 다른 버전의 같은 느낌. 워낙 특별한 이야기도, 소재도 아니기에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원더풀 라디오'가 재미있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작은 뛰어 넘어야 했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만큼 감동도 없고, '천년의 사랑'만큼 웃음도 없다. 라디오 사연이 관객들을 더 울고 웃게 하는 문제가 발생되는 영화. 김민정의 매력과 오밀조밀한 재미에 만족할 수 있다면 볼만한 영화는 될 것이다. 조금 억지스럽긴 하지만 다채로운 카메오들의 출현도 재미라면 재미다.△ 다크 아워 (SF/ 미국/ 89분)역시 기대 없이 본 영화는 꽤 괜찮은 결과를 안겨준다. '다크 아워'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해서 '다크 아워'가 잘 만들어졌다는 게 아니라, '재미도 없었지만 기대를 주지 않을 정도의 홍보' 라고 해석해 주면 좋겠다. 칠흑 같은 밤하늘 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빛나는 물건들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세계 곳곳에서는 각종 기계들의 기이한 오작동이 속출하고, 미확인 존재들이 인류를 향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벌인다. 같은 시각, 모스크바를 여행 중이던 네 명의 젊은이들은 순식간에 빛을 잃고 암흑 속에 갇히게 된다. 광대한 낯선 도시 안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보이지 않는 생명체를 향해 필사적으로 대항한다. '다크 아워'는 꽤 괜찮은 도입부를 가지고 있다. '적'이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단서를 달아 외계인 침공 같은 흔한 소재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볼 수도 없는 데다가 대항할 자가 없는 외계인은 꽤 괜찮은 설정. 문제는 영화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3류 영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는 너무나 갑작스레 끝나버리고 그 허무함이 더 오래 간다. B급 배우들과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해도, 신선한 소재는 장점이. 그외에는 별 기대를 하지 말고 관람하길 권한다. 속편도 개봉할 예정이니 이왕 볼 생각이면 3D로 관람하시길.

  • 주말
  • 이지연
  • 2012.01.06 23:02

새해도 영화와 함께 휴식을기다리던 시리즈작 연달아 개봉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 시간을 반성하기도, 올 한해를 위한 다짐도 한다. 2012년을 즐겁게 시작하기 위해 가족들과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어떨까. 시리즈물의 경우 전편을 봐두는 센스도 필요하다. 2012년 개봉을 앞둔 개봉작들을 만나보자.△ 맨 인 블랙 시리즈 (맨 인 블랙 3/ 5월 개봉 예정)'이 넓은 우주에는 우리만 살고 있는 게 아니야!'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아도 영화 '맨 인 블랙'은 꽤 괜찮은 오락 영화다. 1997년 첫 영화가 개봉된 이후 2002년 두번째 시리즈물이 공개됐으니 꼭 10년 만에 시리즈가 이어졌다. 아무리 오래됐다지만 그 심오한(?) 이야기와 유머러스한 대사, 엉뚱한 발상까지 하나하나 모두 기억날 정도로 여러 번 돌려봤다. 시리즈가 이렇게 긴 기간 동안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1편의 주인공이었던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가 3편 주인공을 맡았으니, 이전 작품을 다시 꺼내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을듯. 특히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우주는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넓고 많은 종족과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의 마지막 장면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단편을 따로 즐길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3편 감상을 위해서는 1, 2편 관람이 필수다. △ 스파이더 맨 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7월 개봉 예정)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알고 있는 존재, 스파이더 맨의 새로운 시리즈도 올 해 중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몇 편 안되는 것 같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은 스파이더 맨 시리즈의 4편 격. 사실 제목은 같지만 감독도 주연 배우도 모두 바뀐 '새롭고 다른' 시리즈다.'배트맨 비긴즈'나 '수퍼맨 리턴즈' 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턴 스토리 형식을 띄고 있다. 4편부터 보고 나머지 시리즈를 보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지만 영상을 만드는 기술력의 차이를 생각하면 개봉된 순으로 보는 것이 괜찮을듯. '스타워즈' 처럼 말이다. 1편과 2·3편을 통해 약하게 그려졌던 스파이더 맨이 4편을 통해 어떻게 변하는지도 관람 포인트다. △ 배트맨 시리즈 (다이나이트 라이즈 / 7월 개봉 예정)'스파이더 맨'과 쌍벽을 이루는 영웅물, '배트맨 시리즈'도 7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박빙이 될 두 영웅 영화의 라이벌전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특히 베트맨 시리즈의 경우 2009년 '다크 나이트' 이후 3년 만의 개봉이라 더욱 설렌다.배트맨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영화 시리즈는 '배트맨 비긴즈'를 시점으로 제2막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배트맨 비긴즈'를 통해 배트맨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를 담았고 그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2막을 통해 다시 전성기를 찾은 배트맨 시리즈는 '다크 나이트'를 거쳐 이제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돌아오는 것. 전작 '다크 나이트'는 높은 평정대를 유지하며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감정선도 세밀하게 드러났다. 명배우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도 만날 수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브레이킹 던 Part 2 / 11월 개봉 예정)뱀파이어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정점이다. '트와일라잇' '이클립스' '뉴문'으로 이어지는 12세 관람가 영화에서 '브레이킹 던 Part 1'이 지난해 개봉되면서 '15세 관람가'로 탈바꿈했다. 뱀파이어인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 컬렌(로버트 패틴슨)과 인간인 여주인공 벨라 스완(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종족을 뛰어 넘는 사랑이 기본 줄거리다. 여기에 늑대인간이자 뱀파이어와는 원수이며 벨라의 오랜 친구 제이콥 블랙(테일러 로트너)이 둘 사이에 위치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브레이킹 던 Part 1'에서 벨라와 에드워드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결혼해 아기까지 낳았다.우리나라에서는 지극히 낮은 평점으로 10대 소녀들과 철 모르는 20대 언니들에게만 인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바이트 미(bite me·나를 물어주세요)'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 주말
  • 이지연
  • 2012.01.02 23:02

볼만했던 영화 vs 볼만한 영화

2011년 많은 영화들이 개봉했다. '볼만한 영화'를 통해 소개 됐던 영화들 중에서도 실망스러운 작품이 있었는가 하면, 기대 이상의 몫을 톡톡히 한 화제의 작품도 있었다. 이야기가 좋았든 배우가 훌륭했든 이유 불문하고 '재밌다'는 평을 받았던 영화와 이슈가 됐던 작품을 모아봤다. 이번 주 개봉한 '라이온 킹 3D'는 덤이다.△ 옥보단(드라마, 에로/ 114분/ 청소년관람불가)'19금 영화의 3D 상영'으로 이름을 날린(?) 작품이다. 극장에 여성 관객보다 남성 관객이 훨씬 많았다는 후문. 사실이야 어떻든 생각 보다 그렇게 야하지는 않았다. 다만 3D로 본다는 사실이 새롭고 설레었던 영화. 이제 다시 볼 수 없어 더욱 아깝다. 섹시남으로 떠오른 주인공 히로 하야마와 하라 사오리의 모습으로 위로해보자.△ 쿵푸 팬더2 (애니메이션, 모험/ 91분/ 전체관람가)'쿵푸 팬더'는 나이에 상관 없이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 그래서 2편의 개봉이 더 없이 반가웠다. 특히 2편은 '무협 영화'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액션이 훌륭하다. '쿵푸 팬더 2'의 총감독은 재미동포인 여인영(제니퍼 여) 감독이 맡아 아시아적 냄새가 1편보다 더 진해진 것도 특징.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셴 역을 맡은 게리 올드먼, 점쟁이 할멈 역을 맡은 양자경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다.△ 트랜스포머3(액션, SF/ 152분/ 12세 관람가)'트랜스포머3'는 개봉과 동시에 7월 첫째 주, 전국의 스크린을 모두 점령했다.1,2편을 본 관객들 목마름이 증명되는 순간. 하지만 이야기는 다소 산만했고 어지러워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더욱이 여자주인공을 맡았던 메간 폭스 대신 모델 출신 로지 헌팅턴이 나타나 그녀의 부재를 더 크게 느끼게 했다. 1편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곧 개봉할 4편을 위해서라도 꼭 거쳐가야 할 관문이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모험, 판타지/ 131분/ 전체관람가)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 책이 출판된 1997년부터 영화가 종결한 2011년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다. 중간 중간 실망스러웠던 시리즈도 있었지만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는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다고 꼽히는 편.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훌륭한 짜임새를 자랑하고 액션 시퀀스도 그저 멋질 뿐이다. 해리포터와 아름다운 이별을 고해보자. △ 고지전(전쟁, 드라마/ 133분/ 15세 관람가)보통 전쟁 영화들은 애국주의나 전우애, 형제애, 동포애 호소했다. 관객에게 전쟁에 대한 타당성을 강요 했던 것. 하지만 '고지전'은 결국 인간이 벌인 전쟁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지전'은 이런 독특한 초점 때문에 이슈가 됐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통렬한 애국주위 비판이 새롭고 아프게 다가왔고 서정성도 잊지 않고 한 스푼 얹었다. 신하균, 고수와 더불어 신인 배우 이제훈의 발견도 참신했던 영화.△ 도가니(드라마/ 125분/ 청소년 관람불가)올해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영화는 단연 '도가니'다.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아동 성폭력 사건을 그리고 있다. 이미 종료된 사건이었던 이 이야기가 다시 관심을 끌었고 더 발전해 장애인의 인권 보호 문제로까지 확대됐다.영화가 사회에 던진 비참한 소용돌이 같은 이야기. 꼭 한 번쯤 봐야할 작품이지만 그 씁쓸함은 꽤 오래 지속될 것이다.△ 라이온 킹(애니메이션, 모험/ 89분/ 전체관람가)'라이온 킹'이 3D로 제작돼 돌아왔다. 1994년 개봉했던 '라이온 킹' 이야기를 그대로 사용했으니 사실 '새로운 시리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라이온 킹'은 '희대의 명작'이라 불리며 그림, 이야기, O.S.T 까지 모두 사랑 받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힘 있는 스토리는 3D가 돼서도 죽지 않았고 오히려 세련미를 입어 '요즘 아이들'에게 더 강하게 어필 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사는 이미 미국에서 개봉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라이온 킹'의 성공에 힘입어 '미녀와 야수'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등을 3D로 다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012년이면 만날 다른 애니메이션들을 기다리며 '라이온 킹'으로 첫 테이프를 끊으면 어떨까.

  • 주말
  • 이지연
  • 2011.12.30 23:02

마이웨이 vs 퍼펙트 게임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신작 '마이웨이'가 개봉(21일)을 하루 앞당겨 영화 '퍼펙트 게임'과 같은 날 맞붙었다. '280억원짜리 도전과 실험'에 나선 한국 영화'마이웨이'와 故 최동원과 선동열 선수의 명승부를 재연한 영화 '퍼펙트 게임'.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뜨거운 가슴을 가진 라이벌의 승부욕을 그려냈고, 톱스타들을 볼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 마이웨이 (드라마/ 137분/ 15세 관람가)영화'마이웨이'는'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기대작이자 장동건 오다기리 조(일본), 판빙빙(중국)까지 합세한 영화다. 역대 최고 제작비,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을 투입해 흥행과 평단 평가의 두 측면에서 모두 관심을 받고 있다. 1938년 경성에는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 청년 준식(장동건)과 일본 최고의 마라톤 대표 선수 타츠오(오다기리 조)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에게 강한 경쟁의식을 가진 둘은 각각 조선과 일본을 대표하는 세기의 라이벌로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식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고 시간이 흘러 1년 뒤 일본군 대위가 된 타츠오와 운명적인 재회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두 청년은 중국과 소련, 독일을 거쳐 노르망디에 이르는 1만2000Km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겪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강한 동지애를 느끼며 희망을 찾는다. 러·일 전투는 물론, 제2차 대전의 독일·러시아 전투, 연합군과 독일 간 노르망디 전투까지 본격적으로 다뤄 전쟁 영화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카메오들을 발견해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개성파 배우 김수로와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여자 아이돌 그룹 '카라'의 니콜, 건축가 양진석이 등장한다.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참여한 O.S.T에도 귀 기울인다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퍼펙트 게임 (드라마/ 127분/ 12세 관람가) 야구와 인생에는 '퍼펙트 게임'이란 없다. 퍼펙트 게임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는 일이 없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프로리그에서 퍼펙트 게임은 아직 한 차례도 기록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사 최고의 두 투수가 1987년 맞붙었다. 그전까지 이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지역주의와 학연주의의 골이 깊었던 불안과 격동의 1980년대, 전 국민이 환호했던 프로야구에서 고독하고 치열한 맞대결에 던져진 최동원과 선동렬의 이야기다.1986년 4월19일 사직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 선동열은 개인 통산 첫 번째 완봉승을 따내며 최동원에게 1실점 완투패를 안겼다. 하지만 4개월 뒤 사직에서 최동원은 선동열에게 비자책 2실점 완투패를 선사했다. 물러설 수 없는 세 번째 대결에서 연장 15회를 기록하며 각각 200개가 넘는 공을 뿌렸던 상황. 아직까지도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라이벌의 대결을 그린다.강력한 실화의 힘으로 감동을 집어삼킨다. 두 투수를 연기한 조승우, 양동근의 투구 폼이 실제 선수와 흡사할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작품. 야구팬들은 야구 영화라는 자체로도 극찬을 하지만 사실 너무 아름답게 포장된 부분은 현실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야구로 즐거웠던 세대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며 '역전 만루 홈런'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다.

  • 주말
  • 이지연
  • 2011.12.23 23:02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vs 결정적 한방

크리스마스 아침, 머리맡에 놓인 예쁜 선물을 보고 산타 할아버지에 대한 설레임을 느꼈던 이들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거나 올해 힘들었던 일들을 한바탕 웃음으로 날리고픈 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아봤다.△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모험/ 107분/ 전체관람가)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해 화제를 모은 영화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하 틴틴). 롤러코스터를 탄 듯 정신 없지만 즐거운, 그러나 묘한 희열이 있는 영화다.특종 기자 틴틴(제이미 벨)은 우연히 유니콘이 박힌 모형 배를 손에 넣고 위험에 휩싸인다. 누군가 침입한 흔적과 함께 모형배까지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하지만 배에서 떨어진 비밀 지도에서 삼형제가 모이면 정오의 태양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세 개의 유니콘호에서 광채가 나리라!라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정체 모를 괴한들의 습격을 받게 된다. 납치된 배 안에서 만난 주정뱅이 하독 선장(앤디 서키스)과 함께 탈출을 감행하던 중 만난 폭풍우로 거센 사막을 표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17세기 경 보물을 싣고 난파한 해적의 왕 레드 라캄(다니엘 크레이그)의 배유니콘호의 위치를 가리키는 지도임을 알게 된다. 전설의 세계를 향한 이들의 모험은 인디아나존스 풍이다.땡땡이의 대모험이라는 벨기에 작가 에르제의 유니콘호의 비밀(1943)은 물론 황금 집게발 달린 게(1941), 라캄의 보물(1944)등 3편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애니메이션이다. 유니콘호를 둘러싼 모험을 담은 이 영화가 특별해진 것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때문. 시간공간의 제약 없 상상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이다. 아바타식 모션캡쳐를 통한 3D 기법을 도입해 배우 연기를 토대로 한 인물과 배경 영상 등은 놀라운 사실감으로 연출했다. 영화 23편은 피터 잭슨 감독이 맡을 예정이다. △ 결정적 한방 (드라마, 코미디/ 100분/ 15세 관람가)이 영화가 웃긴다는 게 씁쓸할 따름이다. 국회의원 이한국(유동근)이 장관으로 취임한다. 우리가 기다려왔던 신개념 장관인 그이지만,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많다. 공직자 청렴을 내걸고 민생 탐방을 하던 중 오히려 일을 만들고, 한국의 비서 하영(윤진서)과 비서실은 뒷수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여당 최고위원 근석(오광록)은 부정부패의 대표 인물이다. 한국이 시골 학교 아이들을 위해 공사하려던 도로 사업이 근석이 뒤를 봐주는 민자 고속도로 사업과 충둘하게 되고, 한국의 아들 수현(김정훈)과 그의 연인까지 근석의 계략이 휘말리고 만다. 국민이 원하는 장관의 모습이 이런 것인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이 딱히 싫지만은 않을 걸 보면 알면서도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더욱이 영화가 끌어들인 에피소드 중에는 민자고속도로 사업이나 장자연 사건 같은 실제 사건들이 있어 표정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더없이 씁쓸하다. 더욱이 우리가 원하던 장관이 그 정도의 한 방밖에 못한다는 게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결정적 한 방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코미디 영화답게 웃음과 재미는 100%로 보장한다.

  • 주말
  • 이지연
  • 2011.12.09 23:02

브레이킹 던 Part 1 vs 오싹한 연애

뱀파이어라는 명사와 오싹하다 라는 동사가 만났다. 아니 격돌했다. 이번 주 극장을 점령한 영화 두 편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이자 뱀파이어가 주인공인 브레이킹 던과 오싹한 연애. 두 편 모두 기대작 리스트 상위 순위에 오른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높은 예매율을 자랑했다. 과연 우리의 기대에 보답 받을 수 있을까?△ 브레이킹 던 Part1 (판타지, 멜로/ 117분/ 15세 관람가)법적으로 술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됐건만 영화 속 키스하는 장면은 아직도 부끄러워하니 주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15세 관람 영화를 볼 때면 뭔가 부족해라며 아쉬울 뿐. 더욱이 섹시함의 대명사 뱀파이어가 주인공일 때는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틴에이저 뱀파이어 영화의 정답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트와일라잇의 후속편이 나왔다.브레이킹 던 Part1는 제목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두 편으로 나눠져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 하지만 비록 결혼이라는 충격적(?) 키워드를 사용했지만 그저 15세 관람가일 뿐이다.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이른다.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을 뒤로 하고 허니문을 떠난 벨라와 에드워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시간을 보내는데. 행복한 시간도 잠시, 벨라는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고 늑대족은 벨라의 아기가 일으킬 위험 때문에 벨라를 죽이려한다. 그리고 벨라의 아기는 빠르게 자라며 벨라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하는데.더 많은 이야기를 원한다면 700여장에 달하는 원작을 먼저 보길 권한다. 이번 편은 벨라가 아이를 갖게 되는 과정까지 가는 준비운동에 불과하니 말이다. 스토리의 전개는 굼벵이보다 느리지만 화려한 결혼식장이나 낙원 같은 허니문은 소녀들의 기대를 채우기는 충분하다. 하지만 법적 성인들에게는 심심한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 같은 동화 속 이야기를 뱀파이어와 사람 사이에 풀어 놓은 브레이킹 던 Part1. 아무리 악담을 해도 이 영화가 좋은 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동경과 대리만족 같은 것 아닐까.△ 오싹한 연애 (멜로, 공포, 코미디/ 114분/ 12세 관람가)손예진, 이 언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 저렇게 새치름한 얼굴을 하고 뻔뻔하게 트로트를 부르는가 하면 당당하게 진상을 부리기도 한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주인공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손예진이 신작 오싹한 연애로 찾아왔다.보통 연애나 사랑은 좋은 단어들로 설명된다. 예쁘다거나 달콤하다거나 로맨틱하다는 말 처럼. 하지만 여기 오싹한 연애를 하는 커플이 있다.귀신을 보는 여자 여리(손예진)는 자신에게 붙어있는 귀신 때문에 항상 외롭다. 그 귀신이 여리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공포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공포에 여리 곁을 떠나고 가족까지도 핀란드로 이민을 가버렸다. 그런데 그녀에게 빠진 마술자 조구(이민기)가 나타난다. 달콤해야 할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귀신들로 인해 하루하루가 공포특집이다. 오싹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끝이 날까.이제 로맨스와 공포의 조합은 예전처럼 새롭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도한 웃음이나, 손예진 식 애교는 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 더욱이 때를 잘 맞춘 것이 장점이다. 크리스마스 용 데이트 영화를 지금 선택하라면 오싹한 연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공포물도 로맨스물도 아닐 수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닌 덕에 남자친구 앞에서 무서운 척도, 사랑스러운 척도 가능하다.

  • 주말
  • 이지연
  • 2011.12.02 23:02

[볼만한 영화] 인 타임 vs 프렌즈 위드 베네핏

틴 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영화 두 편을 선보인다. 가수 출신으로 10대의 우상이었던 그가 이제 영화의 주인공 자리까지 점령한 것. 같은 배우가 만들어낸 전혀 다른 장르와 다른 이야기를 만나보자. 영화 '인 타임'과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다.▲ 인 타임 (SF, 스릴러/ 109분/ 12세 관람가)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어디 '사랑' 뿐인가. 우리는 어릴 때부터 '시간이 금이다'라는 말을 듣고 산다. 시간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여기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시간이 화폐, 돈이 되는 시대다. 커피는 4분, 버스요금은 2시간, 스포츠카를 구입하는 데는 59년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잔여시간 1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집세를 내고, 버스를 타는 등 삶을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구매한다. 하지만 갖고 있던 시간을 모두 써버려 시계가 '0'이 되는 순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이 시대의 부자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는 자다. 몇 세대에 걸쳐 시간을 갖고 영생을 즐기지만 가난한 자들은 조금 더 살기 위해 노동을 해 시간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빌리거나, 그 것도 안 되면 훔쳐야만 한다.주인공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매일 아침 자신의 남은 시간을 걱정해야 하는 그 가난한 이들 중 하나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던 윌은 어느 날,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란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주게 된다. 그에게서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현 시스템의 비밀을 듣게 되지만, 그가 100년의 시간을 윌에게 물려주고 시체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자들만이 모여 사는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 그는 끈질긴 타임 키퍼 레온(킬리언 머피)의 추적으로 체포될 위기를 맞고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간신히 탈출하게 되는데.'시간이 곧 돈이다'라는 명제를 재미와 영화적 요소를 더해 잘 만들어 낸 '인 타임'은 비록 오락 영화지만 '월화수목금금금'을 사는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해 씁쓸하다. '사회'라는 공간 안에 갇혀 사는 우리와 '시간의 노예'로 사는 그들의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 숨은 뜻도 그렇지만 재치있는 발상만으로도 이미 만점이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 (코미디, 로맨스/ 109분/ 청소년 관람불가)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원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 딱 그의 옷이다. 장난스럽고 쾌활한 악동의 모습이 이 영화에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타고난 감각으로 아트디렉터로 잘 나가는 딜런(저스틴 팀버레이크)은 헤드헌터 제이미(밀라 쿠니스)의 제안을 받고 뉴욕으로 건너와 패션매거진 GQ의 아트디렉터가 된다. 이 인연으로 만난 딜러과 제이미는 비슷한 생각과 취미로 장난스럽고 유쾌한 친구 사이가 된다. 이들이 한 순간 잘 맞는 친구 사이가 된 것은 사랑이 귀찮다고 느끼는 공통점 때문. 이렇게 남녀 사이의 친구 사이를 잘 유지해 나가는 듯 보이지만 서로의 성적 매력(?)을 느끼면서 곤란해진다. 친구 사이에도 섹스는 가능할까? 이 것이 과연 우정일가 사랑일까?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를 살린 어른용 영화다. '친구와 연인사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와 이야기가 너무 비슷해 안타까울 정도. 물론 그 영화보다 더 과감한 표현이 많기는 하지만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는 같은 영화를 주인공만 바꿨나 싶을 정도로 판박이다. 만약 '친구와 연인사이'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기고 웃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관람을 포기하기를 권한다.상투적인 이야기와 미국식 정서가 부담스럽더라도 남·녀 주인공의 몸매는 정말 매력적. 아줌마 같은 발언이라 하겠지만 눈 만큼은 호사한다 밝히는 바다.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관객들을 미리 배려하자면 딜런과 제이미 같은, 남녀 친구사이끼리는 관람불가다. 친구 사이로 영화보러 갔다가 나올 때는 민망함에 서로 쳐다 보지도 못하는 경우는 피해야 하니까 말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10.28 23:02

[볼만한 영화] 오직 그대만 vs 완득이

한국 영화 두 편이 예매율 상위권을 웃돌고 있다. 전혀 다른 장르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 왠지 두 편 다 봐야 할 것 같은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 가을이라 본능적으로 당기는 사랑이야기, 혹은 언제 봐도 재미있는 베스트셀러 이야기, 입맛대로 골라보면 되겠다.▲ 오직 그대만(드라마/ 105분/ 15세 관람가)불쌍한 캐릭터는 꼭 어디가 아프다. 특히 연약한 여주인공은 눈이 안보이기 일쑤고 꼭 그 여주인공이 위험에 처했을 때 사회의 방랑자인 남자 주인공이 그녀를 구해준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다시 시련이 오고 이겨내고 잘 되거나 그냥 바라만 보거나 하는 이런 이야기, 너무 많이 봤다. '오직 그대만'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얘기한 '뻔한 얘기'에서 어느 것 하나 벗어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 더 더해진 뭔가는 분명 있다. 예상했던 스토리를 돌아보게 하는 이 영화의 힘, 과연 뭘까?전직 복서에 전과자인 철민(소지섭)은 생수 배달로 생계를 연명하며 밤에는 주차장을 관리하는 일을 새로 시작한다. 어느 날, 철민은 주차장 관리를 하던 전임자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내던 한 여자, 정화(한효주)를 알게 된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시력마저 거의 상실한 정화와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점점 사랑이라 느끼던 그 때쯤,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정화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철민은 위험한 일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고 이렇게 헤어짐의 시간은 다가온다.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아름답게 변화시켜준 것은 영상이다. 마치 일본 영화의 그것을 보는 듯 한 몽환적인 화면 배색이나 느낌은 사랑 이야기에 언제나 회자되는 '냉정과 열정사이'처럼도 보였다. '소간지'라는 별명까지 가진 소지섭과 청순한 한효주가 만나 이루는 조화도 멋지고 두 배우의 모습이 깊이 있는 장면 연출로 이어져 관객의 눈과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통 멜로로 던진 승부수는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고 사랑이 정말 그런 모습인양 건들이면 깨질 것은 순수함으로 일관한다.누군가 신데렐라나 백설공주가 왕자가 아니라면 정말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겠냐(빠진것처럼 했겠냐)고 의문을 던지는 시대다. 슬프게도 조건 아닌 조건에 나를 맞추고 눈을 맞추는 세상에서 '오직 그대만'은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완득이(드라마/ 107분/ 12세 관람가)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 '완득이'가 영화로 돌아왔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이 않은 제자와 선생의 이야기는 가치를 깨닫는 '개념 이야기'로 변모해 있다.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자신에게만은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유아인). 가난하고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자신 있다. 그런 완득이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바로 담임 '똥주'가 없어지는 것이다.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동주(김윤석)가 미울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주는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던 친엄마를 만나 보라고 완득이를 설득하고 그의 엄마(이자스민)가 필리핀 출신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렇게 엄마와의 서투른 만남이 시작된다.'완득이'의 이야기도 구태의연하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보다도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닐까. 베스트셀러 출신(?)의 영화답게 이야기가 나가는 방식은 영리하고 매끄럽다.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어느새 가족의 가치로 변해 은글슬쩍 마음에 와 닿아있으니 말이다.겉으로는 별로인 것 같아도 결국은 따뜻한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완득이'에 담겼다. 단순한 가족의 모습을 넘어 다문화가정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 무엇보다 부모님과 보기 좋은 영화라는 것 자체로 가산점을 주고 싶다.

  • 주말
  • 이지연
  • 2011.10.21 23:02

[볼만한 영화] 리얼스틸vs삼총사

△ 리얼 스틸(액션, SF/ 127분/ 12세 관람가)휴 잭맨이 주인공이라고 했다. 그래서 '엑스맨'을 떠올렸다. '로봇 파이터의 불가능한 도전'이라는 카피를 발견하고 나자 '아이언맨'도 생각났다. 그런데 그 '로봇 파이터'가 지구를 위협하는 적을 무찌르는 게 아니라 복싱 선수로 링 위에서 펼쳐지는 얘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이언맨'과 '엑스맨' 여기에 '로키'까지 더하고 나니 '리얼 스틸'의 모습이 얼추 갖춰졌다.2020년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복싱 경기장. 링 위에서 숨 막히는 승부를 펼치는 이들은 사람이 아닌 900kg에 2m 50cm가 넘는 거대한 로봇 파이터들이다. 인간의 권투가 금지되고 로봇을 이용하게 된 것. 이들을 조종하는 프로모터가 인간의 역할이다.챔피언 타이틀 도전에 실패한 전직 복서 출신 찰리 켄튼(휴 잭맨)은 지하의 복싱 세계를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다. 겨우 번 돈으로 구입한 고철 덩어리를 로봇 파이터로 만들어 재기하려는 찰라, 존재도 모르고 지낸 아들 맥스(다코다 고요)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임시 보호를 맡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된 부자는 맥스가 우연히 발견한 고철 로봇 아톰을 최고의 월드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는데.'리얼 스틸'의 강점은 로봇의 크기에 비등한 화려함은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 복싱이지만 인간 사이의 감정이나 갈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 하지만 또 그 감정에 비해 스토리는 조금 뻔하고 밋밋하다. 로봇을 이용한 영화의 한계라면 한계지만 '트랜스포머'처럼 이야기를 잘 살린 영화도 있으니 부족한 면으로 인정해야 할 듯싶다. 스토리의 빈 곳을 채운 것은 CG 효과와 실제로 제작 했다는 3m짜리 실물 크기 로봇이다. 모션 캡처를 이용해 움직임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해 현실감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또 하나의 '리얼 스틸'의 매력 포인트는 로봇 경기 장면 모두를 권투의 전설이라 불리는 슈거레이 레너드가 감수했다는 것이다. 피 튀기는, 아닌 쇳가루 튀기는 로봇들의 권투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면 어떨까.△ 삼총사(액션, 모험/ 111분/ 12세 관람가)고전을 건드릴 때는 엄청난 결단이 있어야 한다. 잘해야 본전인 장사가 고전 리메이크. 그래서 '삼총사'의 로망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번 영화는 '두고 보자'였을 것이다.프랑스 왕의 친위부대 삼총사는 세계 최초 비행선을 설계한 다빈치의 설계도 암호를 갖고 베니스 총독 저택의 비밀 방에 모인다. 하지만 아토스의 연인인 밀라디(밀라 요보비치)가 암호를 빼내 버킹엄 공작(올랜도 블룸)에게 넘겨주며 삼총사는 임무를 실패하게 되고 다빈치의 설계도 또한 버킹엄 공작 손에 들어가고 만다. 일 년후, 프랑스의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추기경(크리스토프 왈츠)은 꼭두각시 왕을 제거하고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를 계획하고 한편, 왕의 친위부대가 되기 위해 성으로 향하던 달타냥(로건 레먼)은 우연히 만난 삼총사와 합류한다. 이제 이들은 추기경의 음모와 마주하게 되고 프랑스 왕실의 운명을 건 대결은 시작된다.이미 90년대에도 '삼총사'는 영화화 됐었다. 이번 개봉작의 차이는 3D로 제작됐다는 것. 옛 이야기에 기술이라는 새 옷을 입힌 것이다. 대규모 전투신을 비롯해 화려한 궁의 모습이 실제처럼 눈앞에서 춤춘다. 그런데 기존의 삼총사를 생각했다면 엄청난 실망감만 돌아올지 모른다. 일단 이야기 자체가 달타냥에 초점을 맞춰 삼총사는 조연처럼 보일 정도. 여기에 로맨스적인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의리'로 대변되는 '삼총사'의 로망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오히려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 '삼총사'에 3D만 입혔다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3D로 즐기는 '삼총사'는 분명 색다른 경험. 항상 하는 얘기지만 3D 영화는 지금 놓치면 영영 볼 수 없으니 생각이 있다면 얼른 극장을 찾아야겠다.이지연기자jiyeonwithu@

  • 주말
  • 이지연
  • 2011.10.14 23:02

[볼만한 영화] 투혼 vs 어브덕션

▲ 투혼(드라마/ 124분/ 전체관람가)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로 많은 팬들이 울고 웃으며 야구를 즐겼고 스포츠로서 뿐 아니라 삶의 애환을 담은 서민의 친구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나름의 깊은 역사가 있다 보니 야구에 대한 책이나 영화의 제작도 활발했다. 실제 존재했던 삼미슈퍼스타즈 팀의 이야기를 엮은 책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비롯해 '스카우트' '글러브' '아는 여자'도 야구를 주제로 삼은 영화.올해 프로야구도 이제 포스트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번 주, 야구 영화 한 편이 또 개봉했다. 김주혁, 김선아 주연의 '투혼'이다.통산 149승, 최고구속 161km, 3년 연속 MVP에 빛나는 롯데 자이언츠의 윤도훈(김주혁)은 팀의 간판스타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오만방자에 안하무인, 1년 내내 신문 1면을 장식하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문제아로 전락한다. 마운드에서는 패전처리 2군 투수로, 집에서는 바람피우다 걸려 쫓겨난 신세.유도훈의 아내 유란(김선아)은 그런 철부지 남편을 그냥 놔둘 수가 없다. 뒷바라지를 하며 도훈이 정신 차리기를 기다리지만 생각만큼 쉽지않은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란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게 되고, 도훈은 이 사실을 알고 아내의 바람대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다.사실 야구영화라고는 하지만 '투혼'은 야구보다는 다 큰 어른의 '인간되기'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왕년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퇴물이 된 인물, 그리고 뒤늦게 철이 드는 '어른아이'의 인생을 그리는 것. 그 과정에 가족과 사랑, 그리고 도전이 있는 것이고 이를 위해 끌어들인 소재가 야구인 것이다.혹자는 '딱 봐도 뻔 한 이야기'라고 평하기도 했지만 '야구는 9회 말부터'라는 말처럼 '투혼'이 끝날 때 까지는 결론을 섣부르게 예단해선 안된다.▲ 어브덕션(액션, 스릴러/ 105분/ 15세 관람가)딱히 기대했던 영화는 아니지만, 하지만 볼 수밖에 없는 영화가 '어브덕션'이다.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남자, 진짜 '짐승남'인 테일러 로트너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테일러 로트너는 영화 '트와일라잇'의 늑대인간, 제이콥이다.'어브덕션'은 평범한 고등학생 네이슨(테일러 로트너)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심에 두고 있다. 우연히 실종자 프로그램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 네이슨은 자신의 모든 삶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순간, 그를 제거하기 위해 의문의 남자들이 닥치게 되고, 급기야 가족들은 몰살당한다. 정체불명의 거대 조직의 추격 속에 CIA 역시 그를 뒤쫓게 되고 네이슨은 자신이 국가적 음모와 연관이 있음을 직감하는데...영화는 로트너를 제대로 이용한다. 초반부터 그의 기존 이미지를 활용하는 상의 탈의신, 강한 액션들을 포진시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트와일라잇'과 자동 비교가 되지만 다행히 액션은'트와일라잇'보다 앞서 있다. 로트너의 매력은 잘 살아 있지만 이미 '트와일라잇'으로 맛 본 관객들의 환상을 채우기는 역부족. 더욱이 '왜 그는 쫓기도 있는가'에 대한 답이 너무 늦게 나오는 탓에 영화가 점점 지루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야기를 잘 손질 하거나 로트너를 더 벗기든가(?) 확실히 선택 했어야 한다.좋은 흥행 성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속편제작이 확정됐다. 위에서 말한 한 가지를 선택해 속편을 제작한다면 조금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한 여자 관객의 바람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10.07 23:02

[볼만한 영화] 의뢰인 vs 카운트다운

관객들이 영화 '도가니'의 도가니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는 지금, 한국 영화 두 편이 또 개봉했다. 이미 '도가니'를 본 관객이 다른 영화로 갈아 탈 최고의 기회. '의뢰인'과 '카운트다운'을 소개한다.▲ 의뢰인(드라마, 스릴러/ 123분/ 15세 관람가)영화 '의뢰인'은 이상한 출발점에 서 있다. 사건과 범인은 있지만 시체는 없는 기묘한 상황. 시체 없는 살인사건이지만 명백한 정황으로 용의자는 붙잡힌 상태다.한 여자가 죽었고 용의자는 피살자의 남편인 한철민(장혁)이다. 결정적 증거인 시체가 없자 승률 99%를 자랑하는 변호사 강성희(하정우)가 한철민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선다. 그리고 강성희에 대한 은근한 경계심을 지닌 검사 안민호(박희순)는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친다.'의뢰인' 속 시체의 부재는 기존 범죄 스럴러를 답습하지 않는 하나의 장치이자 곧 사건의 시작이다. 용의자는 유죄가 확실하지만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죄를 묻기는 힘들다. 급기야 감형이 아닌 무죄를 주장하고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만다. 이제 '의뢰인'은 의문의 사건에서 법정 스릴러로써의 두뇌 싸움으로 전환된다.검사와 변호사는 하철민의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 배심원을 설득하고 타인에게 어떤 것이 사실 '같은지' 평가 받아야 한다. 감독은 관객들을 배심원으로 초대한다고 했다. 그래서 관객은 영화를 즐기는 동시에 사건을 판단해야하는 일종의 '의무'를 져야한다. 과연 한철민의 아내는 죽은 걸까? 범인은 한철민이 맞는 걸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바로 여기서 탄탄한 시나리오의 힘을 느낄 수 있게 될 것. 하지만 맥없는 결말이 영화의 허무함을 장식하고 만다. 주요 출연진들의 연기까지 아깝게 만드는 부분. 지루하거나 뻔 하지 않지만 1류 배우와 시나리오를 아쉽게 만든 결말이 최대 흠이라면 흠이다.▲ 카운트다운 (액션, 드라마/ 119분/ 청소년 관람불가)'칸의 여인' 전도연이 돌아왔다.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함께 한다. 출연진만으로도 기대가 부풀어 오르는 영화 '카운트다운'. 목숨을 건 동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회수율 100%의 냉혹한 채권추심원 태건호(정재영)는 5년 전 아들을 잃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감정을 잊고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간암'이라는 인생 최악의 선고가 떨어지게 되고 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10일 내에 자신과 장기조직이 일치하는 차하연(전도연)의 간을 이식 받는 것 뿐이다. 추적 끝에 태건호는 차하연이 정재계와 법조계 유력인사를 동원한 사기 사건으로 수감 중인 미모의 사기전과범임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 공주여자교도소로 향한다.건호에게 간 이식을 약속하는 대신 하연은 자신을 감옥에 보낸 장본인이자 옛 스승인 조명석(이경영)의 행방을 찾아줄 것을 그에게 제안한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에 놓인 태건호를 이용해 조명석을 향한 복수에 성공한 하연은 그를 버리고 달아나게 되고 건호의 생명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빠른 템포와 매끄럽게 진행되는 스릴러가 재미있고 주인공 하연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이 흥미를 유발한다. 두 주인공뿐 아니라 튀는 조연 오만석의 출연도 관심 갖아야 할 부분. 특별하지는 않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좋은 영화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30 23:02

[볼만한 영화] 도가니 vs 킬러 엘리트

똑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아니, 사실 '잔인함'이라는 키워드는 같을지 모르겠다. 심리적인 압박과 시각적인 압박, 그 차이와 잔인함의 정도는 관객들의 판단에 맡겨본다.영화로 마주하는 불편한 현실- 도가니(드라마/ 125분/ 청소년 관람불가)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충격 실화'라는 말은 이 충격을 반도 설명하지 못할 단어였다. '이런 세상 속에 살아야만 하는가'란 의문까지 느껴졌고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영화 '도가니'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그린다. 언제나 옆에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의식하지 못하는 존재, 그렇게 숨겨져 있다가 수면 위로 올라 온 진실이다.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가니'는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아동 성폭력 사건을 그리고 있다. 2000년부터 5년간 청각장애아를 상대로 교장과 교사들이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저지른 사건. 하지만 현실에서의 그 악마들은 충분히 처벌받지 않았다.사실 이런 일들이 새삼스레 새로운 것은 아니다.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사건이 어디 한 둘이며, 돈 없고 힘없는 자들이 당하고 사는 순간이 한두 번에서 끝나겠는가. 알면서도 무시했던 일들을 영화로 마주하는 순간, 충격과 아픔, 비참함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상처 받게 될 것이다.이렇게 아픈 이야기인줄 알면서도 이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는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우리를 돌아보고 이 험악한 도가니 속을 찬찬히 둘러봐야하기 때문이다. 비록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은 현실이지만 앞으로 또 10년이 지나서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장애인 인권이나 정의를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누군가에게 악마이진 않았는지 돌이켜 볼 문제다.남성적인 마초의 교본- 킬러 엘리트(액션, 스릴러/ 116분/ 청소년 관람불가)'남자 영화''여자 영화'를 정한 다는 것 자체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영화들이 대략의 가닥을 잡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킬러 엘리트'는 정말 어려운 기준에 서 있다. 스토리 보다 부각된 액션은 분명 '남자 영화'인데 출연 배우인 제이슨 스타뎀이나 로버트 드니로를 생각하면 여성 관객이 타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어째든 화려하고 잔인한 액션 덕에 청소년 관람불가 딱지를 붙은 '킬러 엘리트'를 만나보자.석유 전쟁 속에서 SAS 요원에게 아들을 잃은 오만의 부족장은 실패를 모르는 본능적인 킬러 데니(제이슨 스타뎀)에게 요원 처치를 의뢰한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파트너인 헌터(로버트 드니로)를 구하기 위해 의뢰를 받아들인 데니는 세밀한 계획을 세운다. 특수부대를 상대로 자백을 받아내고 사고로 위장하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사랑하는 연인을 뒤로 한 채 타깃들을 하나씩 제거하는데.한 편, 고문도 안 통하는 독종의 영국 특수부대 SAS 전직 요원인 스파이크(클라이브 오웬)는 전, 현직 요원들의 연이은 죽음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 현장에 전문가가 개입됐음을 직감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배후를 캐내기 시작한다.여느 액션물이 그렇듯 이야기 전개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심심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액션을 방해하지 않는 스토리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 마초적인 강한 남성 배우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킬러와 영국 용병을 멋있게 그려낸 영화. 그 이상을 원하지만 않는다면 킬링타임용이나 눈요기 거리로 적당한 액션 스릴러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23 23:02

[볼만한 영화] 샤크 나이트 3D

▲ 샤크 나이트 3D (공포, 스릴러/ 91분/ 15세 관람가)연휴가 짧아 추석 개봉 영화가 많았던 것도 아닌데 이번 주는 초토화다. 새로 개봉한 영화는 잘 보이지도 않고 그 마저도 딱히 추천하고 싶지 않는 영화에, 개봉은 했으나 극장에는 걸리지도 않는 것도 있다. 그 중에서 어렵게 찾아낸 작품 하나. 3D로 제작된 '샤크 나이트'다. 사실 3D 영화야 볼만큼 봤고, 샤크 같은 무서운 바다 생물도 죠스 시리즈를 통해 겪을 만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크 나이트'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일단 3D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최고라는 것과 이제 찾아온 늦더위와 제법 잘 어울린다는 것. 날씬한 언니들 몸매도 관람 거리 중 하나다.최고의 방학을 만들기 위해 크로비스 호수에 있는 사라(사라 팩스톤)의 별장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 지상낙원에서 뜨거운 한때를 즐기고 있던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격을 받고 생명을 위협 당하게 된다. 꿈같던 여행은 한 순간 지옥으로 변하고,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식인 상어 떼는 점점 강하게 공격해온다. 점점 좁혀오는 식인 상어 떼의 공격에서 사라와 친구들을 벗어나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게 되는데.처음부터 단점을 얘기하기 안타깝지만 우리가 바라는 '보통의' 공포 스릴러물보다 좀 약한 감이 있다. '15세 관람가'에서 눈치 있듯, 피가 난자한다거나 잔인한 장면은 예전의 스릴러물보다 못한 것. 지난 해 여름, 3D로 개봉했던 비슷한 종류의 영화 '피라냐'를 생각하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비록 낮은 평점과 '여자 가슴과 피로 영화 다 만들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무서운 바다 생물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이 두 가지가 아니겠는가. 아무리 욕해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은' 두 가지의 부재는 '샤크 나이트'를 좀 없어보이게 만들고 말았다.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3D영화는 극장이 아니면 볼 수 없는데다가 다량의 영화 관람 경험상 '샤크 나이트' 같은 영화가 3D 관람용으로는 제격이니 빠뜨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소화한 이 영화의 매력을 꼽자면 이렇다.먼저 킬링 타임용으로는 완벽한 영화라는 것. 특별히 머리 써야 하는 스토리도 반전도 없으니 그냥 보고 즐기면 된다. 화면도 좋고 소리도 좋고, 배우들도 빠지지 않아 이런 날씨에 극장으로 피신을 계획한다면 '샤크 나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탁월하다. 여기에 90분의 러닝타임은 마치 감독이 관객의 입장을 배려(?) 했다는 느낌. '이제 좀 지루하겠구나' 싶으면 영화가 끝이 난다. 요즘 영화치고는 제법 짧은 길이. 3D 관람에 불편을 느끼는 관객이라도 90분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다.여느 바다 스릴러물이 그렇듯 90분 중 60분은 넘게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여자 배우들도 장점 이라면 장점이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 배우들 몸매가 여자 배우들 보다 더 좋아 보인다는 것. 남자친구가 보자는데 굳이 말릴 필요는 없을 정도다(사실 질적인 면으로는 여성관객들의 눈이 더 호강할지도 모른다).영화의 화면이 꽤 어둡게 보이는데 콘셉트라고 느낄 정도. 하지만 후보정 실패가 이유라는 소문이 있다.영화 마지막에 더해진 주연배우들이 만든 뮤직비디오 영상도 챙겨보고 나오길 바란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16 23:02

[볼만한 영화] 이 영화, 집에서 여유있게

주말이 낀 연휴 덕에 추석 TV 특선영화 가짓수가 뚝 떨어졌다. 대부분 한 번 이상 텔레비전에서 방영했던 작품이라 기대감도 적은 편. 하지만 혼자 영화관 갈 필요 없이 배 긁으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냄새나는 오징어를 뜯는다고 해서, 소리 지르거나 전화 통화를 한다고 해서 눈치 줄 사람은 없으니 위안삼아보자.- 9월 10일 토요일▲ 아마데우스 (KBS1 오전 0시 15분)공중파 3사를 통틀어 이 날은 '아마데우스'가 유일한 영화다. 1984년에 만들어지고 1985년에 개봉했다고 하니 고전 중의 고전.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야기쯤은 들어봤을 명작이다.눈보라치는 어느 날 밤, 한 노인이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수용소에 수감된다. 그는 수용소를 찾아 온 신부에게 자신을 요세프 2세의 궁정 음악장인 살리에르(F.머레이 에이브러햄)라 밝히며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데. 모차르트(톰 헐스)와 그의 얽힌 관계, 천재성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픽션이 더해진 실화이다 보니 아직까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 논란 자체가 아직까지'아마데우스'에게 관심이 있다는 반증. 시간이 지나서도 촌스럽지 않은 고전을 느껴보자-9월11일 일요일▲ 이끼(KBS2 오후 10시 35분)'청소년 관람불가'인 등급의 '이끼'가 어떻게 각색되어 텔레비전에 등장할지 기대된다.'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 말처럼 알 수 없는 사람들과 그들 사이의 이야기. 도시 생활을 정리한 해국(박해일)은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하던 시골 마을을 찾게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반응에 의문을 품게 되고 아버지 죽음까지도 의심스럽게 되는데.개봉 당시 호불호(好不好)가 극심하게 갈렸던 영화인만큼 안방극장에서는 어떻게 비춰질지도 관심 사항이다. 2007년부터 연재됐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백야(KBS1 오전 0시 25분)이쯤 되면 눈치 챘겠지만 이번 추석 KBS1 채널은 고전 영화들의 향연이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이 1985년 개봉작 '백야'.긴 백야가 계속되는 시베리아 상공을 지나가던 한 여객기가 기체 고장으로 불시착하게 된다. 탑승객 중에는 소련에서 망명한 세계적인 발레리노 니콜라이(마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있었고 불시착 이후 소련 KGB의 차이코 대령(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과 맞닥뜨리게 된다. 차이코 대령은 니콜라이를 강제 송환해 새로 지은 카로프 극장의 첫 공연 무대에 그를 출현시키려 한다.춤과 음악이 가슴 벅차게 만드는 영화로 지금까지 나온 무용 작품 중 최고의 댄서를 만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젊은 얼굴의 배우들을 보는 재미와 완벽한 해피엔딩까지 단점을 꼬집기가 더 어려운 영화다.-9월 12일 월요일▲ 방가?방가!(KBS2 오후 8시 50분)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방가?방가!'는 무거운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와 웃음으로 버무릴 수 있다는데 만점을 주고 싶은 영화다.동남아인 스러운 외모를 자랑하는 방태식(김인권)은 면접만 보면 떨어지는 낙방의 달인이다. 취업을 위해 부탄인 방가로 변장한 그는 외국인노동자로 백수를 벗어나는데.방태식의 취업성공기는 눈물과 역경의 연속이다. 비록 우리는 영화를 보며 웃고 있겠지만 외국인노동자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불법체류자, 청년실업 같은 사회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쓴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이 영화를 우리의 거울 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님은 먼곳에(MBC 오전 0시 15분)가끔씩 마을에서 노래 부르는 게 소일거리인 순이(수애)는 시어머니의 등살에 못 이겨 군대 간 남편 상길(엄태웅)의 면회에 나선다. 하지만 따뜻한 말 한 마디 없는 남편. 순이는 다음 달도 어김없이 남편의 면회를 가지만 상길은 베트남전에 자원해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행방조차 알 수 없는 남편을 찾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날 결심을 한 순이는 위문공연단 보컬로 합류한다.큰 재미나 감동은 없지만 은근하게 여운이 남는 영화다. 스토리 자체에 빈틈이 보여 아쉽고 관객에게 친절하지 못한 것이 흠. 그나마 정재영을 비롯한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조합이 이 영화의 힘이요, 영화를 살린 일등공신이라 봐야겠다. '남편 찾기'가 아닌 '자아 찾기'로 이해하고 시청한다면 영화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전우치 (SBS 오전 0시 35분)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 맨 등 모양도 역할도 가지각색인 서양 영웅들에 질렸다면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는 지향한 '전우치'가 제대로된 처방이다.500년 전 조선시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에 손에 넘어가자 세상은 시끄러워지고 당대의 신선들은 도인 천관대사(백윤식)과 힘을 합쳐 요괴를 물리친다. 한 편, 천관대사의 망나니 제자 전우치(강동원)가 둔갑술로 소동을 일으키자 신설들은 화담(김윤석)과 천관대사를 찾아가는데 이미 그는 살해당한 상태. 범인으로 몰린 전우치과 그의 개 초랭이(유해진)은 그림족자 속에 봉인되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 2009년 서울, 요괴들이 다시 활개 치자 다시 전우치를 찾게 된다.강동원과 임수정의 출현으로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이 영화는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 블록버스터급은 아니지만 제법 화려한 액션신을 자랑하며 조연인 초랭이 역의 유해진을 비롯해 신선들의 나사 빠진 듯한 행동이 웃음을 유발한다.- 9월 13일 화요일▲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KBS2 오전 8시 10분)퓨전사극인 '조선명탐정'은 김탁환의 역사 추리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많이 각색이 되긴 했지만 추리물의 매력은 변하지 않았다. 스토리도 훌륭하지만 김명민, 한지민 두 배우의 연기에 초점을 맞추면 영화의 재미를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명품 조연으로 이름 난 오달수도 한 몫 톡톡히 해냈다.탐정물의 교과서라 불리는 셜록 홈즈와 그의 절친이자 도우미인 왓슨 박사처럼 김명민과 오달수 콤비의 탐정 이야기가 흥미롭다. 개봉 당시 3주째 1위를 기록했으며 제작사인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는 10편이 넘는 한국판 대표 시리즈 영화를 만들고 싶다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들을 위해 이번 추석에는 1편을 놓치지 말자.▲ 의형제 (KBS2 오전 11시 20분)2010년 개봉한 장훈 감독의 영화. 송강호와 강동원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국정원 요원 한류(송강호)와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총격전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그러나 작전 실패로 한류는 국정원에서 파면 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찍혀 북에서 버림받게 된다. 그로부터 6년 뒤, 다시 우연히 마주친 이들은 서로의 신분을 숨기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게 되는데. 적으로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형제처럼 느끼게 되는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지만 결정을 해야 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만다.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이런 남북 관계에 대한 영화로는 '쉬리' 이후 애정 있게 봤던 작품. 무엇보다 이런 영화도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훈훈하게 끝나는 결말이 깔끔하고 감동적이다. 극장에서 놓친 관객이라면 꼭 봤으면 하는 최근작이지만 연휴의 마지막 날이니 무리는 하지 말자.

  • 주말
  • 이지연
  • 2011.09.09 23:02

[볼만한 영화] 대목의 성찬, 입맛대로 골라 보자

연휴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영화다. 가족들끼리도 친구들끼리도 누구와 함께해도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매체. 더욱이 추석같은 대목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대거 개봉하기 때문에 영화 관람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집안 일 돕기 싫은 노처녀 딸도,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엄마도, 직장 일에 영화관 찾은 지 오래인 오빠도 두루 즐길 수 있는 추석 영화. 액션, 웃음, 사랑 등 입맛대로 고를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액션/ 80분/ 청소년 관람불가)'남자들끼리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싶을 때''옹박'시리즈는 이런 상황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언젠가는 코끼리를 지켰고 또 언젠가는 무에타이 부활에 일조하더니 이번에는 황실의 보물을 사수하려는 남자의 활약상을 그렸다.1987년, 태국과 미국의 대사가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자리. 갑작스런 괴한들의 습격으로 대사들은 죽고 보물은 잃게 된다. 2009년 어느 날, 커크(러셀 윙)는 우연히 황실의 보물 한 가지는 찾게 되고 이를 알게 된 골동품 밀수 조직이 움직이며 일은 커지는데...언제나 그랬듯 이야기 보다는 액션. SF를 보는 듯 한 허무맹랑함 속에 재미를 찾기 바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태국 영화의 진수는 '옹박'의 진짜 묘미다.▲ 콜롬비아나 (액션, 모험/ 105분/ 15세 관람가)암흑조직에게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9살 소녀 카탈리아(조 샐다나)는 부모의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킬러 삼촌에게서 완벽한 복수를 준비해 가게 되고 똑똑한 두뇌와 치명적인 매력으로 킬러로서의 조건과 실력을 갖추게 된다. 드디어 카탈리아는 부모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을 하나씩 처리해 가고 이 때문에 동시에 FBI와 암흑조직의 표적이 되는데.액션 영화를 표방하는 '콜롬비아나'는 연약할 것 같은 소녀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킬러로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포스터에서부터 느껴지는 액션에 대한 기대는 영화에서 어느 정도 채워주기는 하지만 스토리가 깔끔하지 못한 단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부모님 복수를 위해 킬러가 된다는 설정 또한 식상하고 마치 짜고 치는 듯 한 어린 시절 탈출신은 눈요기는 되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마이너스. 킬링 타임용으로나 머리 쓰기 싫을 때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 다양한 종류의 각종 총이나 화려한 액션이 남성 관객에게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날씬하고 매력적인 조 샐다나 또한 남자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공포, 액션/ 95분/ 청소년 관람불가)죽을 만큼 위험한 사고를 우연히 피하게 됐고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이들이 죽을 차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아는가?'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이런 전제 하에 시작한 이야기다. 꿈에서 본 사고가 실제로 일어나고, 그래서 우연히 친구들과 그 사고를 피하게 된 주인공. 그들은 사고로 인한 죽음은 피했지만 또 다른 위험을 차례대로 겪게 된다. 하지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차례를 무참히 파괴했다.긴장감으로만 따진다면 1, 2위를 다툴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시리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깔끔하게(?) 죽는 사고신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백미. 늦은 밤 제대로 두근거릴 수 있는 선택으로 2D와 3D버전 모두 볼만한다.▲ 챔프 (드라마/ 133분/ 12세 관람가)휴먼 드라마에 제일 잘 어울리는 배우를 찾으라면 단연 차태현을 꼽겠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배우 같고 귀여운 듯 하면서 멋있고, 동네 오빠나 교회 오빠 같은, 모자란 듯 하다가 따뜻한 그런 이미지가 차태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챔프'는 주인공만큼은 일단 제대로 골랐다.교통사고로 아내를 읽고 시신경을 다친 채 어린 딸(김수정)과 살아가는 기수 승호(차태현). 같은 사고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친 경주마 우박이가 '챔프'의 중심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들의 우승을 향한 경주를 희망적으로 그린 이야기로 따뜻함이 돋보인다.명절이면 등장하는 감동과 눈물이 만난 가족 영화로 요즘 대두되고 있는 동물과 사람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감동을 위해 다소 억지로 만든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풍풍 감동에 눈물 좀 흘리게 될 것이다. 김광규, 박하선, 박원상 등도 출현한다.▲ 통증 (드라마/ 104분/ 15세 관람가)아직도 현실과 영화를 구분하지 못하고 만화책을 보며 꿈을 키워 나가는 기자는 영화 '통증'이 불륜 같아 마음이 껄끄러웠다.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를 가진 권상우의 애정 신(포스터부터)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만 했던 것은 이미 많은 영화에 원작을 제공한 강풀 작가가 원작자이기 때문이었다.어린 시절 겪은 사고 후유증으로 온 몸의 감각을 잃은 남순(권상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마음의 상처도 타인의 고통도 알아채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유전으로 인해 작은 상처도 치명적인 통증으로 느껴지는 여자 동현(정려원)을 만나게 되는데.강풀식 유머와 애잔한 이야기, 연기와 스토리가 잘 어우러졌지만 웹툰으로 볼 때만큼의 감동은 부족하다. 가수 임재범이 부른 O.S.T.가 영화의 맛을 살린다.▲ 파퍼씨네 펭귄들(코미디/ 95분/ 전체관람가)이 영화는 제목처럼 펭귄이 대거 등장한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펭귄들이 약간의 CG 처리를 제외하고는 진짜라는 것. 이것만으로도 영화 티켓 값은 하지 않았나.파퍼(짐 캐리)는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가족들과의 사이는 좋지 않다.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이상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는데 바로 남극펭귄. 이 애물단지들을 버리기 위해 알아보지만 오히려 펭귄 다섯 마리를 추가로 받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퍼의 아들의 이 펭귄이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 오해하게 된다. 간만에 아빠 노릇할 기회를 가진 파퍼는 펭귄을 버릴 수도 없고 결국 동거 생활을 시작하는데.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 주인공이 누군지 따진다면 '파퍼씨네 펭귄들'은 일단 관람 해야 할 것이다. 코미디 영화를 위해 태어난 남자 짐 캐리가 주인공이기 때문. 내용이 좋든 별로든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평균점 이상은 했다.행복하고 즐거운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야기로 오락성도 제법 괜찮다. 동물영화로는 독특하게 펭귄을 등장 시켜 더 눈길이 간다. 추석 가족 영화로는 가장 제격. 펭귄과 잼 캐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09 23:02

[볼만한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vs 행오버2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극장가는 조용하다. 신작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번 주는 따분하고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것. 더욱이 꿈 같았던 여름 휴가도 다 지나가고 학교는 개학, 날씨마저 더워지는 우울한 9월이다. 이럴 때는 코미디 영화가 생기와 웃음을 주지 않을까. 미국산 화장실 유머와 야한 건지 지저분한 건지(?) 구분 되지 않는 러브신의 조합이 난감하기는 하지만 생각이 필요 없는 가벼움이 지금 우리의 상태와 딱 어울리는 듯하다.▲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코미디/ 124분/ 청소년 관람불가)여자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말에 엄마와 함께 관람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 것을 잠시 망각한 죄. 어른과 함께 보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남자친구와도 조금 민망할 수 있으니(왠지 정체를 드러내는 듯 한 기분도 든다) 자제하자.주인공 애니(크리스튼 위그)는 특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여자다. 오히려 나쁜 쪽으로는 특별한 그녀. 불경기에 시작한 베이커리 사업은 망했고 룸메이트는 속 썩히고, 나쁜 남자에게만 빠지는 것이 애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한 친구인 릴리안(마야 루돌프)이 결혼을 선언하게 되고 프러포즈 반지를 들이 미는 사건이 발생한다. 겉으로는 한껏 축하해 줬지만 애니의 마음은 만신창이. 이런 상태에서 릴리안은 들러리 대표 자리까지 애니에게 넘기고 이제 애니는 최선을 다해 결혼 파티를 준비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취향도 코드도 맞지 않는 다른 들러리 헬렌, 메건, 리타, 베카를 다루기란 쉽지 않다. 시작부터 삐걱되는 결혼식 준비와 점점 꼬여가는 애니와 들러리들. 결혼식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이 영화가 여자들에게 공감갈 수 있는 이유는 친구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경쟁심 때문이다. 특히 친구의 무리가 커지면 누군가에게 내가 가장 가깝고 친한 친구이고 싶은 것이 여자의 마음. 막상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면 그들의 아이 같은 관계 설정과 유지 방식이 귀엽다는 생각마저 들지만 현실의 우리 모습은 귀엽지만은 않다.웃고 떠드는 사이 지나가는 영화지만 조금만 곱씹어보면 관계와 나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친구 혹은 애인에게 쏟는 만큼의 사랑을 나에게 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말이다.▲ 행오버2(코미디/ 102분/ 청소년 관람불가)'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 여자들을 위한 영화 였다면 '행오버2'는 남자 친구들을 위한 영화라고 하겠다.2년 전 라스베가스에서 신랑 실종 사건을 겪은 세 친구 필(브래들리 쿠퍼), 스튜(에드 헬름스), 앨런(잭 가리피아나키스). 그 때 사건 때문에 약혼녀와 파혼하고 새로운 여자 친구를 만난 스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으로 건너간다. 2년 전 사건을 다시 되돌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들은 '딱 한잔'만을 외치지만 아뿔싸. 일어나 보니 아침이요, 필름은 또 끊겨 있다. 머리가 다 밀려 있는 앨런과 얼굴 가득히 타투를 새긴 스튜. 여기에 조끼 입은 원숭이, 음란한(?) 버섯 그리고 신부 동생의 손가락 하나가 남겨져 있다. 정체불명이 물건들과 이들의 상태는 어젯밤 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데.1편을 본 관객이라면 비슷한 전개에 안도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적어도 1편만큼은 재미있다는 뜻이지만 또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 사실 미국식 유머, 그 것도 화장실 유머라 불리는 종류의 이야기가 얼마나 어필할까 싶지만 그 지저분함을 조금만 삼키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행오버2'다. 청소년 관람불가답게 대 놓고 성인용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주저하지 않는 야한 농담과 상황이 문화적 차이로 다가오기는 한다.'내 여자친구의 결혼식'과 '행오버2'를 보며 어떤 영화가 더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웃음의 농도로만 따지자면 '행오버2'라 답하겠다. 술 취해 머리 아파본 자, 필름이 끊겨본 자,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원하지 않는 통화 목록이 보이거나 진상부린 기억이 어렴풋 올라오는 경험을 가진 자라면 '행오버2'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재미로 승화된 아픔을 웃음으로 날린다.

  • 주말
  • 이지연
  • 2011.09.02 23:02

[볼만한 영화] 혹성탈출

외계인 나오는 영화나 동물이 주인공이 영화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 유명한 'E.T'도 있고 '말리와 나' '마음이' '워낭소리' '하치 이야기' 등 동물 이야기는 셀 수도 없다.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은 그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정도. 우리의 태도에 따라 그들은 친구가 되기도, 적이 되기도 하다. 이번 주 인간과 외계인, 동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영화 두 편이 함께 상영 중이다. 두 편 모두 기대작은 아니었지만 막상 보고 다니 분명 처음과는 다른 느낌. 물론 뒤통수 맞은 것처럼 어이없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말이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액션, SF/ 106분/ 12세 관람가)과학자 윌 로드만(제임스 프랭코)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존 리스고)를 치료하는데 집중한다. 그 결과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큐어'를 개발하게 되고 이 약의 임상실험을 위해 유인원들이 이용된다. 실험에 사용된 유인원에게서 어린 유인원 시저(앤디 서키스)가 태어나고 윌은 시저를 키우게 되는데. 윌은 시저를 자식처럼 여기며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저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자신이 인간과 같지 않음을 인지한 시저는 다른 유인원들과 함께 생존을 위한 전쟁을 결심하게 된다.지금은 많이 변화 되었지만 우리는 오랜 시간 동물들을 사용해 실험을 해왔다. 가혹한 행위가 있었는지(사실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혹하지만)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의 이익을 위한 행동임은 분명. 그리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하 '혹성탈출')은 그 자신은 우월하다는 인간의 오만함에서 시작됐다. 비윤리적인 실험과 그 이면의 인가의 욕심, 오만함이 비판적으로 그려졌으며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사실 '혹성탈출'은 간결한 스토리 위에 얹은 CG가 장점이다. 자연스러운 유인원 처리와 '아바타'에서 사용 했다는 모션 캡처 방식의 업그레이드 버전 조합은 섬세하고 정교한 표현을 구현해 냈다. 비록 블록버스터 영화라 칭하기엔 부족한 영화지만 잘 만들어진 액션 장면들과 오락 영화 이상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엔딩 크레딧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 암시되니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 잊지말자.▲ 카우보이&에이리언 (액션, SF/ 118분/ 15세 관람가)기대작에 끼지도 못했던 '혹성탈출'이 괜찮은 출발을 보이자 '카우보이&에이리언'(이하 '카우보이')도 선입견으로 놓치는 것은 아닐까 겁이 났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로 활약 중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인공이라는데 솔깃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결과는 참패중의 참패. 이제는 그 이유가 문화의 차인지 그냥 영화가 재미없는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웨스턴과 SF의 결합이라는 이 영화는 '19세기에 외계인이 나타났다면?' 이란 의문점으로 시작됐다.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고 사막 한 가운데서 눈을 뜬 남자 제이크(다니엘 크레이그)의 손목에는 의문의 기계가 손목에 채워져 있다. 자신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경계하고 제이크도 이유 모를 위협을 느끼는데. 그 순간, 모두를 향한 무차별 공격이 시작되고 이제 인류를 위협하는 외계인의 습격과 카우보이의 반격이 시작된다.영화 속 카우보이와 외계인의 이야기는 조합부터가 새롭다. 하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속출한다. 고전이라 불리는 웨스턴 영화의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서부 영화와 친숙하지 않는 '보통의' 관객들은 그저 당황스러울 것. 거기에 3D도 아니고 CG처리가 돋보이는 영화도 아닌지라 '눈이 호사한다'든지 '화면으로 때웠다'고 하기도 부족한 감이 있겠다.B급 영화를 표방했다면, 혹은 그런 취향의 관객이라면 그런 대로 즐길 수 있겠으나 뭔가 허무한 결말은 힘이 빠질 뿐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8.26 23:02